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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유현숙 |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Ⅰ. 들어가는 말 우리나라 대학교육 기회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지만 대학의 질적 수준은 아직도 세계적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다. 지식기반사회의 도래에 따라 지식 창출을 위한 핵심 센터로서의 대학 기능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의 경우 그간 ‘두뇌한국 21’ 사업을 통한 학문후속세대의 양성, 대학원 중심대학의 육성, 특수 분야 대학원의 설치 등을 통하여 지식창출을 위한 대학의 연구역량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학의 연구역량은 세계적 수준과 큰 차이가 있다. 대학의 연구역량을 측정하는 지표들은 연구인력 배출, 특허의 산출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구논문 발표 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민간 학술기관인 ISI(Institute for Scientific Information)가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문헌인용색인(SCI)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SCI 논문 수는 2002년 현재 1만4916편으로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01년의 1만4162편에서 약간 상승한 수치 이기는 하나, 아직도 세계 총 논문 대비 점유율로 볼 때 1.66%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미국은 26만8526편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이 6만8979편으로 2위, 영국이 6만6854편으로 3위를 나타내고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영어권 국가도 아니며, 우리와 이웃해 있는 일본이 논문실적으로 본 연구 경쟁력 면에서 세계 2위라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대학별로 본다면 미국의 하버드 대학은 8537편으로 1위, 일본의 도쿄대학은 6178편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연구실적 면에서 세계 100위권 대학에 52개교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및 영국이 각각 8개교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대학으로는 서울대가 유일하게 논문 수 2713편으로 34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연구논문 500편 이상을 나타낸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9개 대학에 불과하다. 대학의 연구경쟁력은 결국 대학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이며, 다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 글에서는 대학 연구 경쟁력 강화방안을 정부와 대학차원의 연구 지원체제를 중심으로 모색하고자 한다. Ⅱ. 대학연구에 대한 지원현황 및 문제점 2001년 현재 정부의 각 부처로부터 대학에 지원되는 연구비의 규모는 약 1.6조원에 달한다(유현숙·이영 외, 2001). 교육인적자원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등의 정부 각 부처에서는 다양한 명목으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연구경쟁력 저조는 연구에 투자되는 재정이 취약하다는 데 그 일차적인 원인이 있다. 대학에 투자되는 연구비의 재원별 비중을 비교하면, 199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56%가 정부 지원인데 반해, 미국의 경우는 71%가 정부 지원이다. 한편 각 대학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연구비를 ‘연구비 중앙관리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대학연구비 중앙관리제는 ‘일정한 전담기구가 연구자를 대신하여 연구에 필요한 제반 경비의 조달과 집행절차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연구비 중앙관리의 목적은 교수들의 연구비 회계 관리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연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연구비 집행의 신속성과 융통성을 확보하여 연구자 자신이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행정적인 사무처리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연구 지연과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이다. 연구비 중앙관리제가 대학에 도입된 것은 1980년대 후반의 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연구비 중앙관리제는 안정적으로 정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1. 정부의 대학에 대한 연구지원체제의 문제점 정부 부처에서는 다양한 명목으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연구 성과를 면밀히 살펴 비용-효과 분석에 근거한 재배분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이다. 물론 개별 연구과제에 대해 평가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그 결과가 후속 연구지원을 위해 충분히 피드백(feed back) 되고 있지 못하다. 그 결과, 정부 부처 간 중복된 투자, 산만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간 대학 연구비 지원은 몇몇 부처에 한정되어 왔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분화와 고도화에 따라 이제는 그 관련 부처가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여러 부처로 확대되었다. 문제는 정부의 연구지원 사업이 이렇게 복잡화되면서 부처 간 중복지원의 문제가 발생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정책결정에 의해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학의 특성과 학문의 특성을 반영한 차별성 있는 연구 지원이 미흡하다는 점도 문제다. 대학별로 연구의 비중과 가치는 다르게 설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유형별로 연구중심대학과 비 연구중심 대학, 전문대학, 교육대학 등 연구의 목적 가치에 따라 대학 연구비 지원은 차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나, 현재 정부의 연구비 지원은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학 연구비 지원은 소수 정예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대학을 육성한다는 목표와 연구 인력의 저변확대 정책이 혼재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학문과 전공영역별 특성을 반영한 연구지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인문·사회계와 이공계는 연구 수행을 위하여 뒷받침되어야 할 물적·인적 조건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간접비 비중을 같게 적용하고 있는 경우가 그 예다. 전공영역별로 최적의 연구비 지원규모는 달라질 수 있는데, 계열별로 볼 때 이·공학계의 연구대학들이 보다 많은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으며, 그 지원액은 교수당 SCI 실적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2. 대학차원의 연구관리 체제의 문제점 정부차원의 연구관리체제의 문제도 있지만, 대학차원에서도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문제는 대학의 연구 활동이 그저 교육의 기능에 부속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 대학의 중요한 기능의 하나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학에는 연구를 위한 별도의 회계제도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는 연구 활동을 대학이 주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기능으로 대학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원가에 의한 연구비 산출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직접비와 간접비 모두 원가계산 방식에 의해 그 규모가 산출되고 있지 못하다. 간접비의 경우 직접연구비의 일정 비율로 추가하여 산정하기보다는 전체연구비의 일정 비율로 산정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 결과 간접연구비는 직접연구비와는 별도로 지급되는 ‘+’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고, 연구비총액에서 공제되는 ‘-’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간접비가 이렇게 총 연구비에서 공제되는 마이너스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연구자는 자신이 직접 사용하는 연구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인식하여, 간접비 징수자체에 저항감을 표출하게 되고, 지원기관으로서도 간접비가 연구와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또한 연구비 정산 시 당초의 연구비 예산에 간접연구비가 제대로 계상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수반한다. 한편 연구비 중앙관리제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연구비 중앙관리제는 대학교수들이 원시적인 방식으로 연구비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대학이 연구지원 업무를 대행하여 교수의 연구 이외 활동의 시간적 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비 중앙관리제가 본래의 취지를 살려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 교수는 여전히 연구자 개인이 연구비 관리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행정직원의 경우는 교수들의 일을 대신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III. 대학의 연구경쟁력 제고방안 대학의 연구기능 강화방안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노력과 대학 차원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먼저 정부와 대학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대학의 역할과 기능분화를 통해 연구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연구중심 대학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연구중심 대학 육성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연구중심대학은 정착되고 있지 못하다. 많은 경우 대학에 대한 연구비 지원이 ‘선택과 집중’의 논리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대학별 균등지원의 방향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두뇌한국 사업의 경우도 원래의 취지 중의 하나는 연구중심대학의 육성이라고 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의 경우는 정부가 대학에 대해 어느 정도의 연구비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연구중심 1대학, 연구중심 2대학으로 구분되어 있다. 정부는 앞으로 차별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연구중심 대학의 육성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둘째, 그동안 정부의 대학에 대한 연구지원의 성과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부 각 부처들은 다양한 기준에 의해 대학에 대해 연구비를 지원해 왔다.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 두뇌한국 사업을 비롯하여 대학에 대한 대형 연구지원 사업들이 다수 추진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지원에 의해 어떠한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밀도있는 분석이 요망된다. 과연 논문실적의 향상이 두뇌한국 21사업의 결과에 의한 것인지, 그리고 대학교수들의 특허나 저술 활동과 연구비 지원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대학의 연구 인력은 어느 정도나 확보되었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망되고, 이를 통해 연구비의 재 배분기준이 설정되어야 한다. 셋째, 대학연구비 산정이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대학연구비 산출지침’의 제정이 필요하다. 연구관리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대학과의 연구개발 계약을 위한 경비결정 원칙을 담은 일종의 비용산정지침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 지침에 의해 회계연도 동안 대학에서 발생한 모든 경비를 직접비와 간접비로 구분하여 교육·연구 등 주요 기능별로 배분하고, 연구기능에 배분된 직접비와 간접비에 의해 간접비 비율이 산정되도록 한다. 미국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연구비 비용을 산출하는 지침인 ‘OMB Circular A-21’은 대학이 수행하는 활동을 교육과 연구, 대외 서비스 활동 및 기타 기관 활동으로 구분하고 기관별로 발생한 경비를 이 기능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넷째, 정부의 연구비 지원정책이 ‘과정에 대한 규제’에서 ‘성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성 강화’로 그 방향이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 연구비 재배분이 반드시 성과에 기초하여 선정될 수 있는 공정한 선정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전평가와 사후평가에 보다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평가결과를 축적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 평가 강화를 위한 기본원칙으로는 평가기준과 절차의 명시화와 체계화, 외부 평가를 포함한 공정한 평가, 평가결과의 공표, 평가결과의 축적과 활용 등을 들 수 있다. 평가에 있어서 단순한 양적 지표뿐만 아니라 인용횟수, 사회적 효과 등과 같은 질적인 지표도 폭넓게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연구결과로 인해 대학과 발명자 공동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강화한다. 대학이 기술이전센터 등을 설치하고, 지적소유권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도록 하며, 실질적 기술이전에 의한 연구비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그리고 이러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주기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대학의 연구비 중앙관리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관리제를 위한 통일된 기준을 제시하는 연구비관리 지침(간접비 비율에 대한 적정한 범위 제시, 계정과목 정의, 인건비 인정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간접비를 그 취지에 맞지 않게 연구비 중앙관리제 운영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일곱째, 연구비 관리를 위한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대학 연구비 관리 모델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연구 활동을 대학의 고유한 기능의 하나로 간주한 원가계산제도를 정착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학의 주된 기능이 교육과 연구라고 볼 때 이들 두 가지 기능의 수행으로써 창출되는 서비스의 원가를 측정해야 한다. 교육서비스의 창출과정에서 희생된 대학자원의 소비는 교육원가로, 그리고 연구서비스의 창출과정에서 희생된 대학자원의 소비는 연구원가로 구분되어야 한다. 아울러 간접연구비의 구분관리를 통한 플러스 개념의 간접비 제도의 정착이 필요하다. 연구 활동을 위한 직접비와 간접비를 구분하여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연구직접비(research direct costs)는 연구 활동과의 인과관계가 직접적이어서 연구원가에 직과할 수 있는 원가항목이므로, 부문별 원가 계산을 전제로 하여 산출하도록 하고, 연구업무를 전담하는 임무부분에서 발생하는 원가들을 모두 포함하도록 한다. 여덟째, ‘대학연구회계규칙’을 제정한다. 위에서와 같은 개선안이 대학단위에서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가칭 ‘대학연구회계 규칙’의 제정이 필요하다. ‘대학연구회계 규칙’의 제정은 연구 주체로서 대학 재정의 충실화를 도모하고, 책임회계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으며, 연구비 지원기관에 대해 대학의 연구 활동에 신뢰를 주어 대학에 대한 연구비 투자를 촉진하고, 연구수행자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함으로써 대학의 연구기능이 보다 활성화되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아홉째, 연구비 관리를 위한 대학 행정체제의 개선이 요망된다. 외부로부터 지원되는 연구비의 중앙관리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연구관리 조직을 설치하고, 연구관리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춘 인력을 배치함과 동시에 재무 및 회계담당 부서와 유기적인 연계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연구비 관리가 단순히 규정의 준수 수준에서 실질적인 지원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 요원을 강화하되 연구비 관리 능력을 구비할 수 있도록 연수를 강화한다. ①유현숙. 이영 외(2001). 정부부처의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재정지원 분석 및 효율화 방안. 한국교육개발원 수탁연구 CR 2001-25. ②유현숙 외(2002). 대학연구기능 활성화를 위한 행·재정 지원체제 개선방안. 한국교육개발원 수탁연구 CR 2002-22. ③유현숙(2002). 대학의 연구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향과 과제, 교육개발 통권 136호. The Boyer Commission on Education, Reinventing Undergraduate Education : A Blueprint for America’s Research Universities, 1997).
강종훈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지역사회 내에서 대학과 산업체 간의 연계는 특히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하는 대학교육의 내실화를 통한 취업능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정부로부터 현재의 참여정부까지 지속적으로 중요한 정책기저를 이루어왔다. 본고에서는 현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경쟁력 강화 방안’과 ‘고등교육 재정지원 효율화 방안’을 중심으로 산학연계 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제언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산업현장과 괴리된 대학교육 현재 우리나라는 자본과 노동력 투입 위주의 성장전략의 한계점으로 인해 잠재성장률은 하락하고, 또한 지식과 기술이 체계화되지 못한 인적자원 개발의 한계점으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저하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공감대 아래 현 정부에서는 21C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은 교육경쟁력이 좌우하며 이 중심에서 고등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이는 대학이 신(新)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연구인력 양성, 산업수요에 맞는 기술인력 양성, 지역혁신활동 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2003년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15위이나, 고등교육경쟁력은 28위로 나타나고 있다(IMD). 이와 관련하여 과거의 독일, 핀란드, 캐나다 등도 산학협력 활성화를 통한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을 중시하여 교육경쟁력을 높인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의 우리 대학은 교육기회의 확대로 약 26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고, 박사급 이상 고급인력의 대학 집중(76%)으로 연구 잠재역량이 높고(SCI 논문수 2002년 세계13위), 지식정보화에 따른 성인의 계속교육 수요가 증가 하는 등 강점 요인이 있다. 그러나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교원(2003년 교수 1인당 학생수 한국 31, 일본 11.4, 미국 13.5명) 및 시설 등의 교육여건의 취약, 특성화 미흡, 산업현장과 괴리된 교육(기업의 대학교육 만족도 26%, 2002년 전경련 조사), 학령인구 감소, 고등교육 시장개방에 따른 학생자원 감소 예측, 낮은 취업률 등 약점과 위기요인 들이 산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현 참여 정부는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①대학의 자율역량 강화 ②경쟁을 통한 교육·연구력 제고 ③대학지원 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쟁을 통한 교육·연구력 제고에서는 대학의 연구 역량 제고와 지방대학 육성, 수요자 중심의 교육 및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의 세부 정책과제를 살펴보면 대학의 연구력 제고 측면에서는 ①연구중심대학 집중 육성(Post-BK 21사업 추진, 연구중심대학 선정·집중지원 등) ②‘기초학문육성사업 5개년 계획’ 수립 추진, 대학 연구 지원방식 개선(중장기·대규모과제 중점지원, 대학의 간접연구비를 30%로 확대 등) ③우수 이공계 연구인력 확보(국가장학금 대상을 대학원생까지 확대, 이공계 대학연구소 집중 육성 등) 등을 주요 과제로 들 수 있다 쏟아져 나온 지방대학 육성책 지방대학 육성 측면에서는 먼저 지방대학 육성을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추진을 세부 목표로 하여 ①미국의 실리콘밸리,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핀란드의 울루 지역 등의 예에서와 같이 국가혁신을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역혁신 클러스터에서 시작하고 ②대학의 인적자원과 배출되는 우수인력을 지방의 신성장동력 창출에 활용하도록 하며 (비근한 예로 일본은 지역과 연계한 대학지원사업으로 2003년 약 5400억 투자, 프랑스는 지방정부, 기업, 연구소 등을 연계한 ‘U3M’계획에 7년간(2000~2006) 총 약 4조 5000억 원 투자) ③지방대학 특성화를 통하여 현장적응력이 우수한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청년층 취업능력을 제고하도록 하였다. 두 번째로, 지역혁신체제(RIS) 구축을 위한 대표적인 사업으로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세부 목표로 ①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지역전략산업, 지역기반 향토·문화사업 등에 필요한 인력양성사업 지원 ②대학, 연구소, 지자체, 산업체 등이 연계하여 사업단을 구성하고 사업단별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추진 ③상향식 방식으로 재정 계획 수립 및 일괄 지원 ④교수, 언론인, NGO, 산업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권역별 ‘지역단위협의체’의 검토 의견을 반영하여 사업 선정 등의 세부 정책과제를 제시하였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 및 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①고급전문인력 수요에 부응하는 전문대학원의 활성화 ②교육과정의 현장 적합성 제고 ③‘산학협력단’운영 활성화 ④다양한 산학협력 활동 촉진 ⑤대학교육의 국제화·정보화 등에 세부 목표를 두고 있다. 이 중에서 본고의 주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을 중심으로 세부 정책과제를 살펴보면, 먼저 ‘교육과정 현장 적합성 제고’ 측면에서는 ①주문식 교육과정, 산업체와 계약에 의한 학과 운영, 대학의 교육과정 개발시 산업체 인사 참여 제도화②연계교육과정을 전문대학과 일반대학 간 과정으로 확대 ③전직교육, 재취업교육 등 성인·근로자의 능력개발 위한 다양한 성인학습과정 개설 ④주5일제 도입에 따른 지역 주민 대상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⑤직장인 등 성인학습자를 위한 사이버 대학 육성 등을 세부 정책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로, ‘산학협력단·운영 활성화’ 측면에서는 ①대학의 산학협력 체결, 기술 이전, 지적재산권 관리, 창업지원 등의 기능 수행을 위한 ‘산학협력단’의 설치 지원(‘산업교육진흥및산학협력촉진에관한법률’에 근거 마련, 2003년 9월 시행 ②‘산학협력단’이 테크노 파크, 창업보육센터, 기술이전센터, 우수연구센터 등 정부지원 각종 산학협력사업을 통합·관리하도록 하고, 각종 자금 또한 ‘산학협력단’회계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세 번째로, ‘다양한 산학협력 활동 촉진’ 측면에서는 ①산업계·대학·경제단체 등이 참여하는 ‘산학협력 민관 협의기구’를 통하여 대학생 인턴십 확대, 교육과정 개선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2003년 10월에 설치) ②학교기업 활성화 방안 마련 ③지자체, 출연연구기관, 기업 등이 소유하는 연구소를 대학내에 유치하여 인적·물적 자원 공동 활용 촉진 ④전문대학의 ‘산학기술교육단지’ 조성으로 생산활동과 교육활동을 연계하여 취업으로 연결되도록 지원 ⑤‘산학협력 전담교수제’ 도입 추진 등이 세부 정책과제로 제시되어 있다. 다음으로, ‘고등교육 재정지원 효율화방안’에서 제시된 산학연계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대학의 산학협력 유형을 고급연구개발 인력, 첨단·선도·기반기술 인력, 산업기술 인력의 3가지 수준으로 분류하고(2003년 9월 제23차 국정과제회의), 수준별 사업과 재정지원 방식을 결정하였다. 2004년도 기준으로 고등교육 예산 총액 2조 9600억원 중 인건비와 시설비, 일반지원 성격의 사업비를 제외하고 8582억 원(고등교육 사업비 예산의 62%)을 유형설정 사업으로 편성하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고급전문인력 양성(2637억, 31%)에 기초학문육성사업(1237억)과 BK21사업(1400억), 중견전문인력 양성(3965억, 46%)에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2200억), 수도권대학특성화(600억), 지역BK사업(500억), 이공계생 장학금지원(665억), 현장기술인력 양성(1980억, 23%)에 지방전문대학 특성화(950억), 수도권전문대학 특성화(380억), 주문식교육 및 구조조정지원(350억), 산·학·연협력체제 활성화(300억)으로 구분하여 지원하고 있다. 이 중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와 지방전문대학 특성화는 상향식(37%)으로 나머지 사업은 하향식(63%)로 지원되고 있다. 산학연계 위한 장관급 협의체 필요 이상에서 살펴본 것 같이 현 참여정부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지역사회 내에서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 산학연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이러한 정책들이 원활히 추진되어 목표한 대로 그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먼저 정책의 일관성이 요구됨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의 일관성은 지속적인 양질의 연구와 실증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과거의 정책이 일회성으로 끝난 사례에서 그 비효율성을 경험했듯이 정책 추진의 조급성으로 인해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국가의 중요한 정책이 시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음으로 산학연계에 관계된 주체들, 즉 대학, 산업체, 지자체, 연구소, 지역경제단체 등의 자발적인 의지와 유인가가 내실 있는 산학연계의 중요한 변수일 것이다. 국가차원에서 행·재정적 지원체제를 잘 갖추고 있다 하여도 이러한 주체들이 산학연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재한 상태에서 일방적인 노력만이 요구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산학연계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국가의 재정지원사업 측면에서 보면, 과거의 재정지원사업의 추진에 비교하면 재정분배 방식 및 사업선정 등에 있어 상당 부분 개선되고 발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산학연계와 관련된 사업은 각 단위사업 간의 중복성이 보이고, 특히 부처간 중복 투자 현상이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여전히 범 부처간에 산학연계를 조정할 강력한 협의체가 없다는 것에 기인할 수 있다. 물론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설치된 ‘산학협력민관협의기구’가 어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지만, 독일의 경우와 같이 산학연계를 위하여 국가차원에서 장관급으로 구성된 강력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대학과 지역·산업체 간 연계 과제 다음으로 본고의 결론으로서 지역 산학연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정부, 대학, 산업체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정부는 고등교육 시장에서 대학간 경쟁을 유발하여 양질의 다양한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는 산업체 입장에서 보면 양질의 교원이 있어 신기술 개발에 유리하고, 양질의 졸업생이 양성된다면 산학연계에 대해 타 대학이나 기관보다 이러한 대학에 좀 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지원하는 의미에서 국가 차원의 ‘품질보증제(Quality Assurance System)’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산업별 인적자원개발협의체 구성을 지원한다. 이 협의체에는 대학, 산업체 고용주 및 노동조합, 관련 연구기관 등이 포함됨은 물론 교육인적자원부, 노동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가 반드시 참여한다. 이러한 협의체의 구성과 활성화를 통해 산업체 현장의 요구, 신기술에 따른 직무의 변화 등을 신속히 반영하여 교육과정의 개발, 교수학습의 전개, 신기술 관련 연구 영역의 신속한 결정 등 진정한 의미의 산학연계가 촉진될 수 있다. 세 번째로, 산학연계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강화한다. 이러한 기업은 교육과정 개발, 인턴십,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 현장 실습 프로그램 개발 운영 등에 공동 참여한다. 대학에서는 지역 내의 대학들이 연계하여 산업별 인적자원개발 협의체와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조직을 구성한다. 물론 이러한 조직은 자연발생적인 것이 좋으나 국가에서는 이러한 조직 구성의 활성화를 위해 구성 초기에 일정 부분 재정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을 보인다. 두 번째로 진로지도 프로그램 및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개발 확산하고 이를 정보화하여 축적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 이러한 정보 센터에서는 진로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산업체(직무 변화 등도 포함), 졸업생, 교원(타 대학 포함) 등과 관련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세 번째로 산학연계를 위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거나 신기술 개발 업무 등에 관여하는 교원을 위해서는 강의 부담과 연구 실적물 제출 수를 경감하는 등의 호의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산업체에서는 산학연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함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된다. 물론 산업체에서는 좀 더 전문화되고 깊이 있는 교육을 원하고 있지만 대학의 속성상 산업체에서 기대하는 것보다는 달리 기본교육에 더 중심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신기술일수록 장비 구입에 따른 대학의 재정 부담, 교육과정 개편 및 교원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대학 자체의 노력만으로 산업체가 원하는 교육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산업체는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여 산업체의 장비 활용, 산업체 인사의 교원 활용 등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술한 바와 같은 산업별 인적자원개발 협의체 내의 산업체가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여러 장점 이외에 산업체는 교육과 연구의 결과를 현장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평가하여 대학에 반드시 전달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 해서 소위 말하는 skill mismatch, job mismatch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도록 한다.
남경희 | 서울교대 교수 수능 부정 사태 왜 막지 못했나 대학 입학 수능 부정 사건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내신 부풀리기, 고교등급제, 등급제 물수능 예고, 고교 간 학력 격차, 천정부지 사교육비, 뒷북치기 교육행정 등에 이어 조직적 수능 부정이 2004년 한국교육을 부끄럽게 하는 자화상 군단에 합류하고 있다. 교육당국도, 학생을 가르치는 학교와 교사도, 배우는 학생도 모두 자기 위치와 자기 역할에서 저만큼 탈선하고 있다. 교육 주체들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수능은 우리 사회가 학벌과 성적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사회라는 점과 전국에서 하루에 동시에 치러지는 시험이라는 특성으로 다양한 부정 행위가 발생할 소지가 매우 높다. 이런 점에서 수능 부정과의 싸움이란 시험 관리 측면도 충분히 고려하여 휴대폰을 비롯한 인터넷 기기들의 변화에 따라 예상되는 부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이번 수능 부정은 지난 1993년 후기대 입시에서 무선호출기를 이용한 ‘비퍼(beeper)’ 입시 부정사건과 수법이 동일하다. ‘선수’ 역할을 맡은 학생이 답안을 작성한 후 시험장을 나와 ‘중계 도우미’에게 답안을 건넨 다음, 커닝 수험생들의 호출기로 전송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러한 뼈아픈 교훈이 있었음에도 교육당국의 무사안일한 대응과 대처로 수능 부정이라는 재앙이 일어난 것이다. 교육당국의 거듭되는 실책과 무능으로 국민들의 수능시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 번의 승부로 인생을 좌우하는 수능의 속성으로 한탕주의 사고가 만연하고 갖가지 입시 부정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수능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능 부정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 어느 고교 교사의 고백처럼 ‘수단의 정당성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려는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이다’는 극도로 위험한 이기적 사고 방식이 수능 부정이라는 엄청난 화를 자초한 것이다. 광주의 수능 부정은 개별적이고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 도덕성을 함양할 교육의 장에서 거꾸로 내신 부풀리기나 수능 부정 같은 파렴치한 행위가 일어나고 있으니 한마디로 도덕과 양심이 송두리째 실종된 사회이다. 교육의 장이 이 정도이니 우리 사회에서 도덕과 양심을 더 이상 기대할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고 있는 교육 현실인데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저 덮으려고 하거나 모른 체하고, 실책의 반복 후 ‘사후 약방문’식 행정이나 하는 교육당국일 바에야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교육부 해체론이 그 전부터 불거져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음미해 볼 일이다. 수능 부정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 내신 부풀리기를 보더라도, ‘수’를 받았지만 석차는 과목에서 최하위인 경우도 있고, 1등이 100명이 넘는 과목도 많으며, 심한 경우 수강인원 138명 중 134명이 1등인 경우도 있다. 같은 실력을 가지고서도 학교에 따라 어느 학생은 ‘수’를 받고, 어느 학생은 ‘가’를 받고 있는 데도 이를 적극적으로 막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왔다.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식의 미온적 대처로 불공정한 내신성적이 대학 입학과 수험생의 진로를 좌우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 주소다. 내신 부풀리기를 하는 학교나 교사는,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범죄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가장 모범을 보이고 가장 규범을 준수해야 할 학교나 교사가 도덕적으로 부정한 성적 부풀리기를 하고 있는 현실이다. 학생들이 그런 학교와 교사들에게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성적 지상주의 사고방식을 경계할 학교가 거꾸로 내신을 부풀리고 커닝을 묵인하여 학생들에게 도덕불감증에 빠진 모방 범죄를 일으킬 심성을 키워주는 셈이다. 그저 눈앞의 조그마한 이익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도덕적 타락을 목격했을 테니 이들이 이번과 같은 수능 부정을 하지 않았겠는가. 광주 지역의 수능 부정은 결코 우연히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다. 학교와 교사가 도덕적 모범을 보이지 아니하고 사회가 도덕률로서 정직을 존경하지 않은 결과로 발생한 산물이라 하겠다. 학생들의 탈법과 불법에 대한 지도 감독도 그렇다. 학생들이 커닝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후 처리가 귀찮아서거나 지나친 온정주의로 탈법이나 불법을 묵인하는 것은 엄청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탈법과 불법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잘못된 법의식과 도덕 불감증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탈법과 불법에 눈을 감은 사례가 너무 많다. 과거에는 동네나 거리에서 잘못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엄하게 꾸짖는 어른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저 못 본 체 외면만 하니 청소년들의 탈법과 불법이 더욱 심각해지는 것이다. 수능 부정 학생들만의 잘못인가 이번 수능 부정사건은,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청소년들의 도덕적 타락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국민 모두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학생들만의 잘못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할 정도의 조직적인 범죄형 부정이다. 이번 사건의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도덕적 타락과 학벌주의 병리가 자리잡고 있다. 먼저, 우리 사회는 급속한 경제발전과 이에 따른 경제성장의 과실 배분 과정에서 기성세대들의 심각한 도덕적 타락을 초래하였다. 도덕적 타락은 천박한 이기심과 도덕 불감증으로 나타난다. 천박한 이기심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무조건 이기는 것만을 목표로 하여 동기나 수단, 방법 따위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목적 성취에만 혈안이 돼 매달린다. 이로 인한 도덕 불감증은 오로지 자신의 이득만을 선악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그래서 세상이 다 그런데 어쨌다는 것이냐 하는 식의 풍조가 만연하여 탈법과 불법이 정의와 정직을 몰아내고 염치를 모를 정도로 사람들의 양심을 마비시킨다. 수능 부정 사건은 이와 같은 기성세대의 도덕적 타락이 청소년들에게 여과되지 않고 그대로 투사된 사건이라 하겠다. 수능에서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을 떠나 어떻게 하든지 다른 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우위에 서겠다는 천박한 이기심도 그렇고, 커닝을 좀 했기로 뭐가 그리 잘못됐느냐, 나만 커닝한 일도 아니고 어쩌다 운이 나빠 들통난 것뿐인데 하는 식의 도덕 불감증이 그렇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는 실력보다 학벌 위주로 인재를 등용하는 학벌 사회가 되었다. 이는 경제 발전의 과정에서 기능주의 교육을 우선한 결과 서열에 따른 학벌이 중시돼 나타난 병리 현상이라 하겠다. 학벌주의 사회의 병폐는 수없이 많은 논자가 지적해 왔지만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학벌은 관청이나 대기업과 같은 조직체 내부에서 특정 학교 출신이 패거리가 되어 해당 구성원들의 이익을 꾀하는 것이다. 우리의 대학 서열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권력을 독점하는 정도에 따라 결정되고 있기 때문에 학벌을 중시할 수밖에 없게 되는 사회 구조를 연출하게 된다. 학벌 사회의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는 기성세대가 거꾸로 학벌을 중시하게 된다는 것은 학벌이라는 사회 병리가 치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능 부정 사건은 기성세대의 학벌중시 풍조가 청소년들의 가치관에 그대로 투사된 사건이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서열이 상위에 있는 대학을 가겠다는 것은 자신도 그 대학 구성원에 끼임으로써 인생을 바꿔보고 권력 독점의 다양한 과실 배분에 특혜를 받아 보겠다는 왜곡된 의식 구조에서 나오는 것이다. 수능 부정 사태 극복 어떻게 할 것인가 교육당국은 내신 부풀리기가 고교등급제라는 돌출 변수를 만나 커다란 사회 문제로 비화하자 마지못해 내신 부풀리기를 단속하겠다는 식의 면피용 행정을 하더니 이번 수능 부정 사건에서도 그 파장이 커지자 호들갑을 떠는 뒷북치기 행정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자세로는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유하지 못한다. 교육당국은 교사들이나 청소년들이 내신 부풀리기나 수능 부정과 같은 유혹에 빠지지 않게 교육 환경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전문가 집단으로 수능관리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구성하고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국민 불안을 해소시켜야 한다. 또한 차제에 수능제도 그 자체에 대한 검토도 이루어져야 한다. 2008년 이후의 수능은 사실상 변별력이 없는 등급제 수능으로 그럴 바에는 차라리 수능을 자격고사로 하고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훨씬 더 나을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교육환경은 매우 중요한 변인이다. 청소년들이 공정하고 정직한 경쟁을 통하여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중요하다. 교육당국이 수능 부정을 차단하는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못한다면 아직 판단력이 미숙한 학생들을 범죄의 소굴로 들어가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는 일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 역시 도덕적 타락이나 학벌주의 병리에서 탈피하지 못한다면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언제든지 수능 부정과 유사한 범죄에 빠지게 하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 수능부정 사건을 우리 사회를 자성해 보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스스로를 바르게 하는 일은 스스로를 정직하게 하는 일로, 정직이야말로 인간의 삶에 핵심이 되고 생명력이 된다는 공자의 말씀을 깊이 음미할 일이다. 궁극적으로 교육당국, 학교, 교사, 학생을 포함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정직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도래하는 것이다.
김홍렬 | 서울시 교육위원 1. 들어가는 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2004년 정기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미 교육상임위에서 정부개정안을 부분 수정하여 의결하였으며, 법사위와 본회에서도 교육상임위의 안이 의결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교육상임위에서 의결된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①봉급교부금과 증액교부금을 폐지하는 대신 경상교부금의 비율을 현행 내국세총액의 13%에서 19.4%로 상향 조정 ②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하는 중등교원봉급교부금을 폐지하는 대신 시·도세전입금을 서울시는 3.6%에서 10%로, 광역시와 경기도는 3.6%에서 5%로 상향 조정 ③특별교부금의 비율을 경상교부금의 1/11에서 4/100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상임위에서는 정부개정안이 초·중등교육재정의 절대적인 부족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비율을 19.4%로 하는 것과 시·도세전입금의 전입비율은 2005년과 2006년 2년만 적용하고, 2007년 이후에 적용될 비율은 차후에 법을 재개정하겠다는 조항을 부칙에 넣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초·중등교육재정의 규모,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부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16개 시·도에 교부하는 방법 등을 규정하는 법률이다. 따라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어떻게 개정되느냐는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의 운명을 가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 교육재정의 구조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이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의 문제점 등에 대하여 기술한다. 2. 교육재정의 구조 우리나라는 지방교육자치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학교육은 정부가 담당하고 있으며 초·중등교육은 지방교육자치단체인 시·도교육청이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재정도 정부의 일반교육재정과 지방교육재정으로 나눌 수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재정의 구조를 개략적으로 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표는 2005년 교육부예산안과 시·도교육청예산안을 근거로 필자가 추정해본 것이다. 위 표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 교육재정의 특징은 다음 세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유·초·중등교육재정이 전체 교육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대학교육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대학교육이 거의 학부모부담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둘째, 지방교육재정 중 국세부담이 3/4을 차지하고, 지방세부담은 20%에 불과하며, 고등학생수업료는 3%에 불과하다. 유·초·중등교육이 지방교육자치단체에 의하여 실시되고 있음에도 지방세부담에 비하여 국세부담이 이처럼 큰 이유는 우리나라 조세구조가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약 8:2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지역간 지방세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셋째, 지방교육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지방교육양여금, 지방자치단체전입금의 규모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 법으로 강제되어 있다. 따라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유 ·초·중등교육재정의 규모와 질이 결정된다. 3.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분석 1) 교육재정 삭감으로 공교육정상화를 포기하는 법안 2004년 정기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국민에게 2007년까지 교육재정을 GDP 6%까지 확대하겠다던 약속을 저버리고 교육재정을 2004년 현재 GDP 4.28%에서 GDP 4.19%로 오히려 삭감하는 법안이다. 우리나라 교육환경은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학급당 학생수가 정부목표치인 35명을 넘는 학교가 태반이며, 교과교실 부족, 유아교육시설 부족, 학교노후시설 개선, 학교 냉난방시설 개선, 특수교육 정상화, 직업교육 내실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현재의 교육재정규모로는 불가능하다. 2) 초·중등교육 황폐화 예견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급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전에, 2005년 교육예산을 정부개정안에 의해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였다. 개정안에 의해 편성된 16개 시·도교육청의 2005년 예산안을 분석해 보면, 세입예산 부족으로 1조 3000억 원에 이르는 지방채를 발행하면서도 교원인건비 6700억 원을 예산에 편성하지 못했고, 교육사업과 시설사업은 1년 전에 계획했던 것보다 2조 5000여억 원을 부족하게 편성하는 등 최소한 4조 5000억 원의 추가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아직 16개 시·도교육청에 교부하지 않은 예산이 약 2조 1000억 원이 있다고 하지만 이로서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렇게 부족한 예산으로는 정부가 지금까지 약속했던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각종 방안, 정부와 교총, 교원노조 등과 했던 각종 단체교섭 중 예산을 수반하는 사업은 모두 불가능해진다. 3) 현재 부족교원 5만 명 충원조차도 불가능 개정안은 의무교육기관교원의 봉급과 10여개 수당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는 봉급교부금을 폐지하는 대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비율을 내국세의 13%에서 19.4%로 조정하였다. 이는 안정적인 교육재정확보를 위해서는 봉급교부금이 의무교육기관 인건비 전액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교육계의 오랜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개정안에 따라 편성된 2005년 교육부예산안과 16개 시·도교육청예산안을 분석해 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초·중등교육예산은 2004년에 비하여 약 1조 4300억 원이 증가하지만, 공·사립교원의 인건비는 약 1조 8700억 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초과증가액을 충당하려면 4400억 원은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학생복지비, 교육환경개선사업비 등을 삭감하여 확보할 수밖에 없다. 이번 개정안은 교원인건비 증감과 상관 없이 유·초·중등교육재정 규모가 결정되고, 전체 교육재정 증가액이 교원인건비 증가액에 못 미치는 구조적 모순을 갖게 되어 향후 부족교원 충원과 교육환경 개선사업은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 더구나 2004년 현재 초·중등교원이 5만 명 이상 부족한 상태이고, 전국 시·도교육청이 299개교 신설과 1만 147학급 증설을 위해 2005년 1만8189명의 교원을 증원해야 하는데도 정부는 재정부족을 이유로 5231명의 교원 증원만을 허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교원보수를 봉급조정수당을 제외하고는 동결한 상황에서 교원의 호봉승진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액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초·중등교육재정이 적다. 이는 이번 개정안이 가진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4) 특별교부금 폐지 바람직 우리 헌법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지출은 주민의 대표로 구성된 국회나 지방의회의 예산심의에 의해 통제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특별교부금은 지출목적에 대해 국회의 심의를 받지 않고 교육부 마음대로 결정하여 시·도교육청에 교부하는 헌법을 위반하는 제도이다. 또한 특별교부금은 지방교육재정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용도를 결정하는 등 지방분권화를 크게 저해하고, 부정과 낭비를 유발하며, 지역간·학교간 교육환경차이를 심화시키는 제도이다. 특별교부금의 이런 폐해 때문에 참여정부는 특별교부금의 규모를 대폭 줄이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의 개정 법안은 특별교부금을 경상교부금의 1/11에서 4/100으로 낮추는 대신 경상교부금을 내국세의 13%에서 19.4%로 높임으로써 특별교부금의 감소폭(현행법대로 하면 1조 2000억 원을 줄여야 하나 개정안은 8000억 원만 줄임)을 줄이며 참여정부의 국정방향에 역행하고 있다. 특별교부금은 그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아예 폐지하던지 경상교부금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추어야 한다. 4. 법 개정 과정에서의 문제점 교육부는 이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과정에서 교육계에 많은 실망을 끼쳤다. 기획예산처, 행정자치부나 서울시 등에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특별교부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온갖 수단을 동원하였다. 국회의원들 역시 자신들에게 주어진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을 교육부와 기획예산처가 불법적으로 침해하여도 이에 대하여 무기력하게 대응했다. 1) 초·중등교육에 대한 종합계획 부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초·중등교육재정의 규모를 결정하는 법안이고, 초·중등교육재정의 규모는 초·중등교육의 질을 결정한다. 따라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할 때는 교육재정의 적정 규모를 먼저 설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초·중등교육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참여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교육부에는 초·중등교육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과, 그 계획을 실천하기 위한 재정계획이 없는 듯하다. 이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과정에서 2005년 교육세가 당초 교육부가 추정했던 것보다 5000억 원 이상 줄어들고, 2005년 교원인건비 증가액이 1조 8000억 원에 이르며, 시·도교육청의 지방채원리금상환액이 2004년에 비해 5000억 원 증가한다는 것을 재정계획에 담아 기획예산처에 제시했더라면 이렇게 교육재정이 삭감되는 법안은 만들어지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2) 국회 입법권과 예산심의권 침해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이미 3년 전인 2001년 중학교의무교육 확대 결정 당시에 2004년까지는 의무교육관련조항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예견되어 있었다. 또한 2003년 참여정부가 지방분권화정책을 표방하면서 특별교부금이 축소되어야 한다는 것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교육예산을 늘리지 않으려는 기획예산처와 참여정부의 지방분권화정책에도 불구하고 특별교부금을 축소하지 않으려는 교육 관료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정부개정안은 2004년 정기국회가 한창 진행중이던 11월 12일에야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미 2005년 교육부예산안은 현행법이 아닌 정부개정안에 의해 작성되어 10월 초에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였고, 현행법과 정부개정안에 의한 교육예산의 차이는 무려 2조 8000억 원이나 된다. 이는 국회의원이 정부개정안에 대하여 충분히 의견수렴하고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도록 하고, 예산심의과정에서 국회가 2조 8000억 원에 이르는 차이를 조정할 수 없으리라는 점을 악용하여 자신들의 의도대로 정부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의도였다고 짐작된다. 이것은 명백히 국회의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이다. 3)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 생략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법률이다. 이러한 법률을 개정하는 데 교육부는 한 차례의 공청회도 개최하지 않는 등 교육단체나 시민단체의 의견수렴 절차를 전혀 밟지 않았다. 공청회 등을 개최하면 필연적으로 특별교부금의 존폐 여부, 규모의 적정성 등이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견되므로 이를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4) 정부개정안에 대한 거짓 홍보 정부개정안은 현행법보다 초·중등교육에 대한 국가부담을 2조 8천억 원 이상 삭감하는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언론과 국회, 심지어 청와대에까지 이 법안이 향후 4년 동안 초·중등 교육예산을 1조 5000억 원 이상 증액시키는 법안이라고 홍보하였다. 지난 8월 한 일간지에 정부의 개정안이 ‘교육예산 법 고쳐 꽁꽁 묶는다’라는 기사가 나가자마자 교육부는 국회의원들에게 그 기사가 오보인 것처럼 해명했고, 10월에는 ‘서울시교육청의 2005년 예산이 2004년에 비해 대폭 삭감되어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으리라’는 기사가 나간 후 청와대 등에서 의견을 묻자 이 또한 오보라고 해명하는 등 거짓 보고를 하기도 했다. 결국 대다수 언론과 청와대, 국회의원들은 교육단체와 시민단체의 말보다는 정부기관인 교육부의 말을 더 신뢰하여 정부개정안이 거의 수정되지 않고 국회를 통과하게 되었다. 거짓 홍보로 인해 초·중등교육이 황폐화된다면 교육부는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5) 국회 심의과정에서의 문제점 정부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전국교육위원협의회, 전국교장회, 교총, 전교조 등 32개 교육시민단체는 정부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20만 명의 교직원 등이 서명한 서명지를 국회에 전달하는 등 정부개정안이 국회에서 수정 없이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정부개정안을 수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미 2005년 정부예산안이 정부개정안에 의해 편성·제출되었고 현행법과 정부개정안에 의한 예산차이가 2조 8000억 원에 이르고, 예산을 심의하기 이전에 법개정 심의부터 마쳐야 하는 데 정부개정안이 11월 12일에야 제출되어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한계 때문에 약간만 수정된 채 교육상임위에서 의결되었다. 교육부가 특별교부금을 지키기 위해 고의로 정부개정안을 지연제출하였다면 이는 국회의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을 침해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국회가 너무 무기력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없다. 5. 맺는 글 교육재정을 삭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커다란 변수가 없는 한 국회에서 확정될 것이고, 향후 초·중등교육은 예산결핍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경제가 어렵더라도 교육재정이 삭감되어서는 안 된다. 영국 등 대부분 선진국들은 경제가 어려울 때 오히려 교육투자를 확대했다. 교육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열악한 학교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소규모 공사들은 중소건설업의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부족교원 충원으로 실업문제를 다소 해소할 수 있는 등 교육투자 확대는 다른 어떤 경기부양책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교육은 더 이상 학부모와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이며, 국민에 대한 적절한 교육은 현대국가의 기본책무 중 하나다. 부족한 교육투자는 부실한 교육을 부르고, 부실한 교육은 나라의 미래를 망칠 것이다.
유종슬 | 서울 돈암초 교사 어머니는 원초적으로 태모 때부터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목숨을 걸고 보살피며 사랑한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바로 어머니다. 이런 어머니의 사랑이 없었다면 인류사회는 영속되지 못했을 것이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그런데 행정자치부에서는 이런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키려 하지 않고 현행법령만을 핑계 삼아 교원들의 슬픔을 배가시키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1995년에 개정된 재임용 2년 이내에 퇴직금을 반납해야 과거 교직경력을 재직경력에 합산할 수 있도록 개정한 ‘공무원연금법 및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이다. 영원불변인 우리의 모국(母國), 대한민국이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어 이 정도나마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 무엇보다도 스승들이 교단에서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한 마음으로 제자들을 위해 헌신하며, 교육에 진력해 온 교육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만 하더라도 오랜 동안 교단에 서서 2100여 명에 이르는 제자들을 직접 길러냈다. 42여 성상(星霜) 동안,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처럼 영롱한 제자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희망을 갖고 가르쳐 왔다. 제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분이 어버이임을 알게 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며 남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쳤다. 또한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워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 온 누리를 맘껏 누비며 살아가도록 창의력을 신장시키고, 자기주도적인 홍익인간이 되도록 헌신해 왔다. 담임을 맡아 해가 뜨고 짐을 모르며 지내오는 동안 홍안의 얼굴은 주름진 얼굴로 변하였고, 새까맣던 머리숱은 이제 반백이 되었다. 박봉이었지만 나라 살림이 어려운 시기였으므로 누구를 탓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감사해 하며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도 우리 교단을 지키고 있는 많은 스승들은 우리나라의 밝은 앞날을 위해 알아주는 이 없을지라도 오직 한 길 소명감을 가지고 자기연찬을 거듭하며, 제자 사랑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스승들 중에 한 사람이라도 퇴직 후에 안정되지 못한 여생을 보내게 한다면 우리 한(큰)나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육개혁은 교사들에게 맡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몇몇 부족한 정치가들이 교육개혁을 빙자해 정년을 3년이나 단축한 결과 교사부족이라는 시행착오를 불러왔고, 교사집단을 큰 잘못을 저지르는 집단으로 매도하여 얼마나 많은 가슴앓이를 시켰으며, 그 후유증으로 고통받게 했는가.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행정가나 정치가들은 그 무엇보다도 국민의 편에 서서 한 사람이라도 어려움이 있을 땐 보듬어주고 편의를 제공하려는 태도와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 한 일원으로서 교육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다고 인정을 받아 온 교육자들이 정년 후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한숨을 쉬며 살아간다면 나라는 어머니요, 국민은 자식과 같다고 교육시켜 온 우리의 가슴은 어떻게 된단 말인가. 아니, 어찌 이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있겠는가!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 연금을 연장하지 못한 처지를 감안하여 재직기간 합산을 원하는 공직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2년이라는 짧은 기간만 주고 그런 법이 개정되었는지 조차도 몰랐거나, 경제적 부담으로 반납기회를 놓친 공직자를 내팽개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기 뜻에 맞지 않는다고 차디찬 얼음판에 자식을 내던지는 몰인정한 어미가 있을 수 없음과 마찬가지 이유인 것이다. 국민연금법에서는 가입기간이 10년만 충족되면 노령연금을 수급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 반면, 우리 교육자들에게는 최소 20년을 불입해야 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한 것도 국민 평등권에 어긋나는 처사다. 연금 가입기간도 국민연금 수급 자격기간과 똑같이 적용되어야 옳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행정자치부에서 현행 법령상 ‘재직기간합산을위한공무원연급법’을 개정 할 수 없다는 것은 그동안 한 때 연금을 수령하였다가 시기를 놓쳐 연장하지 못한 많은 공직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다. 현행법이 문제라면 ‘동성동본결혼금지법’을 한시적으로 풀어 해결했듯이, 재직기간의 합산에 관한 특례조치(2000년 12월 공무원연금법 부칙 제5조 개정)와 같이 한시법으로라도 처리해주어야 한다. 스승은 일생을 바쳐 나라의 새싹들에게 큰 꿈을 지니도록 교육하여 국력 신장에 일조를 하였다. 그들이 은퇴 후에 어머니와도 같은 나라에 감사하며 기본 생활 정도는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치가나 행정부에서 방법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결해주어야 마땅하다. 밝은 행정을 펼쳐나갈 때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따를 것이다. 바로 이런 일이 사랑과 기쁨을 나누어 크게 함이요, 슬픔이나 어려움을 나누어 작게 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일이며, 어머니의 원초적 사랑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하는 나라는 국민을 자식처럼 사랑하며, 아픔은 기쁨으로 바꾸는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큰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
신진규 | 전북 이리공고 교사 실업계 학교 활성화에 대해 평소 생각하고 있던 바에 최근 우리 가족이 겪은 내용을 첨가하면 실감이 나고 이해가 빠를 것 같아 약간 언급하기로 한다. 우선 예전과 달리 극도로 심각해진 실업계 고등학교에 대한 편견을 불식해야 한다. 필자의 아들이 전주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이후 아이들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질문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중학교 1학년생인 조카가 삼촌에게 하는 말, “삼촌은 돌았나봐. 공고가면 나쁜 애들만 있고 깡패 돼서 나오는데….”, 아이 친구들의 말, “너는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데 인문계를 가지 않고 왜 공고를 가니, 미쳤냐?”, 복도에서 만난 학교 선생님들은 “신경택, 아깝네….”, 일부 언론에 나온 기사제목을 보면, “우등생이 공고를 간 까닭은”, “중학교 최상위급 학생 공고에 입학, 신선한 충격” 등등 부정적인 생각 일색이었다. 이런 편견은 몇 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국가 정책이 양산한 것이다. 실업계 중에서도 공업고의 육성을 위해 1970년대 중·후반부터 ‘공업인은 나라의 초석’이란 구호를 내걸고 많은 공업학교를 만들었다. 실제로 그들이 이 나라의 공업입국에 초석이 된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IMF 이후에 제일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된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공계의 석학들이 줄줄이 옷을 벗고 자기의 학식과 기술을 사장시키게 된 기막힌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인문계에서 실업계로 전환시킨 학교는 얼마나 많으며, 소도시 인문계 고교에 정보처리와 관련된 학과들을 신설하면서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였는가? 그러나 10년도 안 돼서 그들이 설 땅이 없어졌다. 부전공을 이수하여 상업계열에 근무하던 교사들은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되며, 또 다른 부전공 준비를 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속상한 일이다. 이렇게 실업계 학교 붕괴는 달면 먹고 쓰면 뱉는 근시안적 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학교에서부터 충분한 직업교육과 진로지도가 이뤄져야 하며 학부모들의 잘못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실업계 고등학교에서도 변화하는 산업사회에 적응하기 위하여 시대의 흐름에 맞는 학과 개편을 통하여 나름대로 전문 분야로의 발돋움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2005학년도 공업고등학교 신입생 접수 상황을 보면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와 학부모가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의 특성을 살피지 않고 무조건 성적순으로 1순위는 인문계고, 2순위는 국립 공업고, 3순위는 공립 공업고 등식을 세워 지원하고 있다. 인문계 고교 지원은 논외로 하고 국립과 공립 공고 간의 2분법에서 탈피해야 하는 이유를 들기로 한다. 분명 양교에는 차별화된 학과가 있으므로 특기와 적성에 맞춰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립공고에 없는 건축디자인과, 환경화학공업과, 통신과가 공립 공고인 본교에는 있다. 그렇다면 2순위에 들더라도 건축디자인을 공부하고 싶으면 당연히 본교에 입학해야 한다. 그러나 막상 원서 접수하는 걸 보면 성적순으로 1, 2, 3순위를 따져 마치 칼로 두부를 자르듯이 구분하려 하는 점이 안타깝다.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처럼 학교나 학과의 홍보자료를 제작하여 해당 지역에라도 홍보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제도적으로 홍보비 예산을 확보하여 올바른 진로지도가 수험생들에게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무지에서 비롯되는 1, 2, 3순위별 일률적 지원은 상당 부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의 능력과 적성을 고려한 진로 지도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중학교 시절은 인생에 있어서 첫번째 선택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인문계에 다니다 적응하지 못하고 실업계로 전학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 역시 진로 설정을 신중하게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그들과 상담해 보면 대부분 진학 당시에는 부모님과 담임교사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한다. 모든 학생이 공부를 다 잘 할 수는 없다. 또 잘 한다고 누구나 법관이나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의 의식과 부모들의 의식의 차이가 없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부모들의 생각에 자녀들이 따라오게 해서는 안 된다. 내 아이가 무엇을 잘 하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깊게 생각해야 한다. “아빠, 엄마나 외삼촌은 한의사가 되기를 원하시는데 저는 이공계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요. 아빠 생각은 어떠세요?” 처음에는 생각이 복잡했지만 아이를 믿고 밀어주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잘 적응하여 자신이 생각한 대로 3년 후 대학을 선택할 때, 주변 학부모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기를 바란다. 실업계 고교의 활성화는 우리의 주변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좀 더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려는 노력과, 그에 부합하는 학교의 변화 그리고 학부모와 중학교 선생님들의 제대로 된 진로 지도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제2의 실업계 고등학교의 부활을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곽해선 | 곽해선경제교육연구소 소장(www.haeseon.net) 해마다 연말이 되면 직장인들은 연례행사처럼 연말정산을 하게 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 국·공립학교 교직원, 그 밖의 공기업과 민간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모두 총무 혹은 경리부서로부터 연말정산을 할 때가 됐으니 소득공제 서류를 내라는 얘기를 듣는다. 서류를 열심히 챙겨 내면 12월 급여액이 대개 전달보다 두툼해지게 마련이다. 연말정산을 한다느니 소득공제를 받는다느니 하는 것은 대체 뭘 어떻게 한다는 이야기일까. 연말정산, 원천징수 세액 과부족 정산 보통 직장인들은 매달 월급을 받을 때마다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직장인들이 월급을 받을 때마다 저마다 자기가 낼 근로소득세를 계산해서 낸다고 하자. 내는 이는 물론이고 받는 이로서도 번거로운 일이다. 그래서 생긴 제도가 ‘원천징수’다. 직장에서 임직원에게 내줄 월급에서 임직원 개개인이 내야 할 근로소득세 해당액을 미리 떼어 임직원을 대신해 세무서에 내주는 것이다. 그런데 직장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할 때는 직장인들의 월급액이 1년 내내 똑같다는 전제 아래 세액을 계산하고 징수한다. 그러나 실제 직장인의 급여는 한 해를 단위로 보면 잔업수당이 늘거나 줄고 상여금(보너스)을 더 받거나 덜 받곤 하면서 액수가 변하게 마련이다. 실제 급여액이 늘어나면 그만큼 세금도 더 내야 할 것이고, 급여가 줄면 세금을 덜 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한 해가 다 가도록 매달 원천징수 방식으로 똑같은 금액을 세금으로 낸다. 결국 직장인들이 원천징수를 통해 이미 낸 세금액과 그 해 실제로 내야 할 세금액 사이에는 불가피하게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직장마다 연말이 되면 이 차이를 따져서 직장인들이 더 낸 금액(과납분)으로 판명난 부분은 다시 내주고 덜 낸 금액(부족분)은 그만큼 더 징수한다. 연말정산이란 이렇게 직장인들이 이미 낸 세금액과 실제로 내야 할 세액에 차이가 생기는 부분을 비교해서 차이를 없애는 것이다. 연말정산 결과는 12월에 받는 월급의 소득세 계산에 반영한다. 소득공제, 법으로 종류와 한도를 정해 세금부과 대상에서 제외 소득공제는 연말정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소득공제란 특별히 법으로 종류와 한도를 정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소득세를 매길 대상이 되는 소득액을 계산할 때, 특별히 법으로 부문과 한도를 정한 금액을 세금부과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이다. 소득공제는 꼭 직장인에게만 적용하는 제도는 아니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직장인들을 위한 소득공제 제도는 국가가 직장인들의 생계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로 시행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소득공제는 어떻게 하고, 소득공제가 연말정산에는 어떻게 관계되는지 알아본다. 보통, 소득에 세금을 매길 때는 세금 종류에 따라 과세표준이라는 것을 정한다. 과세표준이란 세법에 따라 부과할 세액을 계산하는 근거(기초, 표준, 기준)다. 더 정확하게는, 세액계산의 근거가 되는 과세 대상의 수량 또는 금액(가액)을 가리킨다. 보통 ‘과표’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소득세의 과표는 소득액이고 재산세의 과표는 재산액, 물품세의 과표는 판매가액이 된다. 세법은 세금의 세부종류, 즉 세목마다 제각기 과표 규정을 두고, 과표에 세율을 곱해 납세자가 내야 할 세액(산출세액)을 계산한다. 그런데 보통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고 말하지만, 알고 보면 1000원을 벌었다고 해서 1000원을 놓고 세금을 매기지는 않는다. 흔하게는, 1000원을 버는 데 보통 100원의 비용이 든다면 실제로 번 돈은 900원일 것이므로, 세금을 매길 때는 이런 비용은 빼 준다. 그래서 900원을 놓고 세금을 매긴다고 할 때 이 900원이 과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표의 크기에 따라 세 부담 크기가 달라진다. 결국 세금을 내는 납세자로서는 자기가 올리는 소득에 대해 과표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표가 중요하기로는 세금을 걷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과표를 어느 정도로 정하느냐에 따라 세 징수액, 곧 세금 수입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러 납세자가 올린 소득의 금액이 다 같더라도 그들이 올린 소득의 종류는 다양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처럼 종류가 다른 소득 각자에 대해서는 과표를 제각기 달리 적용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금액이 같은 소득을 올렸다 할지라도, 그들이 올린 소득 각자에 대해 과표를 어느 정도로 정하느냐에 따라 세 징수액, 곧 세금 수입의 크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소득세의 경우는 과표 계산 때 소득공제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소득세의 과표를 계산하려 할 때는 소득액에서 법정 공제가 가능한 금액이 있을 경우 그 해당액을 빼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소득세의 일종인 근로소득세의 과표를 계산하려면 사전에 근로소득액에서 법정 공제가 가능한 금액을 빼야 한다는 얘기다. 연봉이 2500만 원인 직장인 A씨가 올해 별도의 소득없이 근로소득으로 2500만 원을 벌었다고 하자. A씨는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 원칙은 2500만 원 전액이 과세 대상이다. 하지만 근로소득에는 법정 소득공제 제도가 있다. 근로소득에 대한 현행 소득공제 제도에 따르면 연봉 2500만 원 이하 직장인에게는 최고 각 100만 원 한도 내에서 결혼비용, 이사비용, 장례비용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A씨가 올해 결혼도 하고 이사도 했다 하자. 그리고 결혼하는 데 1백만 원, 이사하는 데 역시 1백만 원을 썼다고 하자. 그렇다면 A씨는 각각 100만 원씩 합계 200만 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A씨는 2500만 원의 근로소득을 올렸지만 A씨의 근로소득에 대한 과세표준은 소득공제분 2백만 원을 뺀 2300백만 원. 즉, 2300만 원만 놓고 소득세를 얼마나 내야 할지 따진다. A씨 입장에서 보면 근로소득 전액을 과세표준으로 설정할 때보다 유리하다. 이런 식으로 법정 소득공제 대상이 되는 소득으로는 현행 소득세법상 종합소득, 근로소득, 퇴직소득, 연금소득, 산림소득 등이 있다. 다만 소득공제 제도는 자동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납세자 스스로 자기에게 해당되는 공제내역이 있는지 살펴서, 해당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내용을 신고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직장인들의 각종 소득공제 신고는 12월분 급여를 받기 전에만 하면 된다. 직장인들이 소득공제 내역을 신고하고 그 내용을 반영하고 나면, 해당 직장인들이 연말에 내야 할 실제 세액은 이전에 그들이 매달 원천징수 방식으로 낸 세액과는 불가피하게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더 낸 금액(과납분)으로 판명난 부분은 그 해 마지막 급여의 소득세 계산에 반영해 도로 내주고, 덜 낸 금액(부족분)은 그만큼 더 징수한다. 곧 앞서 본 연말정산이다. 이렇게 연말정산에서는 소득공제가 불가결한 부분을 이룬다. 그러므로 연말정산을 통해 12월 급여액을 다른 달보다 두툼하게 만들려면 12월이 가기 전에 소득공제 서류를 가능한 많이 제출해 공제를 받아야 한다. 그러자면 평소,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증빙자료, 곧 영수증을 꼼꼼히 챙겨놓을 필요가 있다. 소득공제 혜택, 어디서 얼마나 볼 수 있나 소득공제나 연말정산을 보는 직장인들의 관심사는 결국 세테크다. 세테크란 세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세금공제 혜택을 받는 테크닉. 직장인의 처지에서 소득공제, 연말정산 세테크로 챙겨봐야 할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 우선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은행에서 들 수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 증권사에서 들 수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나 연금저축·연금저축펀드는 소득공제 세테크가 가능한 대표격 금융상품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는 만 19세 이상 무주택자 혹은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1주택을 소유한 세대주가 가입하면 연간 불입액의 40% 범위 내에서 최고 3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는다. 즉, 소득액에서 최고 300만 원까지는 빼놓고 나머지 금액을 상대로 내야 할 소득세가 얼마인지 따진다. 단, 7년 이상 가입해야 하고 그 전에 중도해지하면 이전에 환급받은 소득공제액을 한꺼번에 도로 내야 한다. 직장인이 1년 동안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에 750만 원을 넣었다고 하자. 소득공제가 가능한 금액이 연간 적립금의 40% 한도이므로 750만 원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300만 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본인의 급여 수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매달 급여에서 원천징수 당한 세금을 환급받는 액수가 30만 원에서 많게는 120만 원까지 된다. 그렇다면 적립을 많이 하면 할수록 소득공제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에는 분기별로 300만 원까지만 불입할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는 2006년 말까지 가입할 수 있다. 한투증권의 ‘부자아빠 장기주택펀드’, 삼성증권의 ‘삼성장기주택펀드’, 대투증권의 ‘스마트플랜주택펀드’, 푸르덴셜투자증권의 ‘드림장기주택펀드’, 현대증권의 ‘KB장기주택펀드’ 같은 상품이 있다. 장기 모기지론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도 원금상환 만기가 15년 이상이면 1년간 낸 이자 가운데 최고 10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400만 원 가까이 연말에 돌려받을 수 있다. 2000년 10월 말까지 판매된 주택청약부금도 내년 말까지는 연간 납입액의 40%를 96만 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소득공제 금융상품들은 중도 해지할 경우 그 전에 받은 공제액을 모두 추징당하므로 수입을 충분히 고려해 가입해야 한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연금신탁)은 연말 소득공제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240만 원까지 소득공제된다. 불입 한도가 분기당 300만 원이기 때문에 연말정산 전까지 가입해 240만 원만 넣으면 전액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과세표준 1000만~4000만 원(연봉 2000만~6000만 원)인 근로소득자의 소득세율 19.8%를 적용하면 환급액은 약 47만5000원 정도.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10년 이상 장기 납입해야 한다. 그 전에 중도해지를 하면 기타소득세(주민세 포함 22%), 해지가산세(5년 이내 해지 2.2%)를 내야 한다. 지난 1994년부터 2000년 말까지만 판매됐던 개인연금저축도 연간 납입액의 40%는 72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증권사에서 시판하는 연금저축펀드는 10년 만기 때까지 매월 100만 원 또는 3개월마다 300만 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식과 채권 편입비율 등에 따라 국공채형, 채권형, 주식형, 혼합형 등으로 나뉜다. 연간 불입액 중 최고 24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연말정산을 하면 소득에 따라 24∼95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보험의 경우 직장인이 많이 가입하는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자동차보험, 암보험 같은 보장성보험은 연간 납입 보험료 가운데 100만 원까지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난 1994년부터 2000년 말까지만 판매됐던 개인연금저축보험과 그 뒤에 판매된 연금저축보험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개인연금저축보험은 보험료의 40%를 72만 원 한도 내에서, 연금저축보험은 연간 납입금 전액 가운데 240만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단 개인연금저축보험은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 세금을 내지 않지만 연금저축보험에 든 사람이 연금을 받을 때는 연금소득세를 내야 한다. 두 상품 모두 10년 이상 가입해야 하고 그 전에 중도 해지하면 이전에 환급받았던 소득공제액을 한꺼번에 도로 내야 한다. 게다가 해지 가산세까지 물어야 한다. 만약 이들 보험과 함께 연금저축(연금신탁), 개인연금저축도 함께 들었다면 이들 상품 역시 소득공제가 되므로 중복해 공제받지는 못한다. 2004년 연말정산 무엇이 달라졌나 2004년 연말정산부터는 여느 해와 달리 2003년 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근로소득자 본인의 의료비에 무제한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전에는 500만 원이 한도였다). 단, 본인 외 가족에는 본인 총급여액의 3%를 넘는 금액에 대해서만 연 500만 원 한도 안에서 소득공제를 해 준다. 연봉 4000만 원인 직장인의 가족이 의료비로 연간 200만 원을 썼다면 연봉의 3%인 120만 원을 뺀 80만 원에 대해서만 소득공제를 받는다. 또 2004년 연말정산부터 연봉 2500만 원 이하 직장인에게는 결혼, 이사, 장례 비용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같은 해에 결혼하고 이사도 했다면 각각 100만 원씩 200만 원을, 장례비용은 최고 1백만 원까지 공제 받을 수 있다. 단, 공제대상이 본인과 기본공제대상자로 한정된다. 때문에 만 20세가 넘는 형제나 자매의 결혼 혹은 장례에 지출한 비용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이사 때도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 있으면 그 가족과 함께 이사해야 공제받는다. 결혼이나 장례, 이사 등에 따른 소득공제는 호적등본이나 주민등록등본, 주택매매계약서, 주택임대차계약서 등으로 사실여부가 확인되면 받을 수 있고, 실제 지출한 비용에 대해 별도의 영수증을 보관해 둘 필요는 없다. 예식장 비용이나 식대, 장례비용, 이삿짐센터 비용이 얼마가 들었는지는 소득공제와 상관이 없고, 요건만 갖추면 해당 사유가 발생한 건당 100만 원씩 공제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는 매해마다 전년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의 이용액이 올해 연말정산에 반영된다. 카드 사용액이 연봉의 10%를 초과했을 때 초과분의 20%를 최고 500만 원까지 소득공제 해준다. 카드사에서는 연말이 되면 연말정산에 쓰라고 연말소득공제 확인서를 보내준다. 이 서류를 꼼꼼히 챙겨놓았다가 직장에 내면 연말에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단,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일시불과 할부 등 신용판매분에만 적용되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사용금액은 제외된다. 2005년부터 달라지는 제도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직장인들에게 비교적 익숙한 제도지만 2005년부터는 신용카드 공제액이 축소된다. 2005년부터는 연봉의 15%를 초과한 사용액에 대해서만 소득공제를 해준다. 그 대신 2005년부터는 5000원 이상 현금결제를 한 영수증을 제출하면 신용카드와 똑같은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현금영수증제도’도 도입된다. 예를 들어 연봉이 5000만 원인 직장인이 신용카드로 1000만 원, 현금으로 1000만 원(현금영수증 적용)을 썼다고 하자. 2004년까지 신용카드 소득공제 금액은 100만 원(연봉의 10%를 초과한 500만 원의 20%)에 그친다. 하지만 2005년부터는 현금 사용액도 포함돼 250만 원(연봉의 15%를 넘은 1250만 원의 20%)으로 오른다. 신용카드로 낸 의료비는 연말정산 때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받고 의료비 특별공제도 받는 식으로 이중으로 공제받던 혜택도 없어진다. 2005년부터는 병·의원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지출분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의료비 공제로만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그만큼 의료비 지출이 많은 직장인의 세 부담은 다소 늘어난다. 그동안은 부동산과 골프 회원권도 신용카드로 사면 소득공제를 받았지만 2005년부터는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새 차 구입비, 보험료·교육비도 여전히 신용카드 지출에 따른 소득공제 혜택을 못 받는다. 마지막 의문. 연말 정산 때 의료비 등 소득공제용 지출증빙서류를 내지 않으면 공제를 전혀 받지 못하나. 그렇지는 않다. 지금까지 근로소득자라면 누구나 연간 60만 원씩 공제 혜택을 받았다. 이른바 근로소득 표준공제. 이것도 새해부터는 개정 세법에 따라 100만 원으로 공제 한도가 늘어난다. 연간 총급여가 2000만∼3000만 원인 직장인은 5만 원, 총급여 2000만 원 미만이면 1만6000원 정도 세부담이 줄어든다.
조현호 | 울산 향산초 교사 우리나라 사람치고 안동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아마도 경주나 제주 다음으로 안동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요? 이 글을 쓰는 저도 열 번은 넘게 다녀온 것 같습니다. 안동하면 ‘양반의 고장’ ‘추로지향’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한 고장’ ‘간고등어나 찜닭의 고장’ 등 다양한 이력이 붙습니다. 둘러볼 곳도 한 두 군데가 아니지요. 이번 호에서는 자존심 센 안동사람들이 만들어낸 화합의 문화를 높이 사고자 합니다. 안동이란 지명은 왕건과 관련이 있습니다. 고창(옛 안동의 지명) 전투에서 이 고장 사람들인 김선평, 김행, 장길이 왕건을 도와 견훤을 이겨, 왕건은 이 고장을 안동(安東)이라 부르고 삼태사에게 안동을 본관으로 하사하였습니다. 당시 고창군수였던 김행은 ‘능히 일의 기틀을 밝게 살피고 권도(權道)를 적절하게 결정하였다’ 하여 권 씨 성을 하사받았습니다. 안동 권 씨, 안동 김 씨, 안동 장 씨가 여기서 출발합니다. 안동이란 지명이 탄생할 때부터 세 성의 화합문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서민들의 탈춤, 양반들의 선유줄불놀이 안동에서는 매년 10월초에 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이 축제는 문화관광부 선정 국내 최우수 축제로 인정을 받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데 안동민속축제, 하회마을축제, 봉정사 등축제, 도산별시, 경북과학축제 등이 함께 열려 안동 전체가 축제장으로 바뀝니다. 2004년의 경우 주공연으로 대만, 인도, 터키, 라트비아, 일본, 러시아, 태국 등의 외국탈춤과 고성 오광대, 봉산탈춤, 북청탈춤, 가산탈춤, 동래탈춤 등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탈춤이 공연되었습니다. 이 축제의 시원은 양반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우롱하던 하회 서민들의 하회별신굿탈춤에서 시작합니다. 이 축제기간에 반드시 봐야 하는 행사가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에서 펼쳐지는 선유줄불놀이입니다. 만송정 솔밭에서 낙동강을 가로질러 병풍처럼 선 부용대까지 다섯 가닥 줄을 길게 연결해 두고 수백 개의 뽕나무 숯가루 봉지를 걸어 점화시키면 숯가루 봉지가 한 마디씩 타올라 가면서 그 불티를 백사장과 강위로 뚝뚝 떨어뜨립니다. 여기다 “낙화야!” 하는 참가자들의 함성소리에 맞추어 부용대 정상에서 어머어마한 불덩이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면 줄불놀이는 절정을 이루며 그야말로 장관을 이룹니다. 불붙인 달걀불이 강위를 떠다니고 배위에선 선비들이 시를 읊조립니다. 저는 선유줄불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백사장에 드러누워 버렸습니다.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낙화야!” 하는 사람들의 고함 소리가 들리고 줄불 아래 백사장에서 마구 뛰어다니기에 분주한 아이들의 신나는 모습……. 눈을 감았습니다. 환상 같은 현실이 계속됩니다. “낙화야!” 하는 소리가 그치고 줄불들이 부용대를 오르는데 더 힘들어 할 때쯤이면 부용대 정상에서 폭죽이 ‘펑펑’ ‘후더덕’ ‘히지직’ ‘쏴자작’ 온갖 소리를 내며 강위에서 춤을 춥니다. 하마터면 폭죽 소리에 초롱초롱한 별들이 깜짝 놀라 떨어질 듯 아슬아슬 합니다. “와!” 하는 탄성 소리가 일시에 들리고 모두가 얼빠진 모습으로 부용대 하늘을 올려다 볼 뿐입니다. 강에도 백사장에도 부용대 절벽에도 부용대 위에도 온통 불바다가 되었습니다. 몇 개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제 마음 한 켠에는 선유줄불놀이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회마을은 양반들을 비꼬는 서민들의 애환이 탈춤으로 전해 내려오고 넓은 아량으로 그들을 수용할 줄 알던 양반들의 선유줄불놀이가 공존해온 곳입니다. 엄격한 신분을 초월한 상생의 문화가 이곳에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꺼쟁이들의 음식문화 국제탈춤페스티벌 기간에 시내 ‘음식의 거리’를 찾았습니다. 음식점이 많았지만 아쉽게도 안동의 전통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큰 고등어 조형물로 외부를 장식한 ‘꺼쟁이’라는 식당이 눈에 띄어 가 보니, 이 가게는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간고등어를 주문하고 주인장에게 물었습니다. “아줌마, 식당 이름이 와 ‘꺼쟁이’ 입니꺼?” 그 아줌마는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안동사람이 ‘꺼쟁이’ 아닙니꺼?” 순간 내가 물어본 ‘-니꺼?’와 그 주인장의 ‘-니꺼?’에서 직감이 왔습니다. “아, 그렇구나. 대구 사람들이 ‘-능교’투를 쓰고, 안동 사람들은 ‘-니껴’ ‘-니꺼’투를 쓰는 사람들 아니던가. 그래서 ‘니껴’나 ‘니꺼’에서 ‘꺼쟁이’, 즉 안동사람들을 지칭하는 이름이 등장하게 된 것이로구나.” 대단한 발견을 한 듯 흐뭇해하며 이 꺼쟁이들의 음식문화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안동 사람들은 자기 고장에 대한 자부심이 보통이 아니라는데 음식문화 또한 그런 것 같습니다. 간고등어만 해도 그렇지요. 고등어가 상하지 않게 소금으로 간을 한 것은 전국의 내륙지방에는 다 있었을 텐데 유독 간고등어 하면 ‘안동 간고등어’를 대명사처럼 떠올리게 만든 꺼쟁이들 아닙니까? 그들의 일상이었던 유교문화에서 헛제사밥이 독창적으로 개발되었고 안동한우, 안동찜닭, 건진국시 등 전국 곳곳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들에 ‘안동-’이라는 고유명사를 붙이는 그들의 창조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안동의 음식문화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요? 고지식하고 자기를 소개하면 윗 조상들을 두 줄 이상 거론하며, 안동장과 풍산들이 전국에서 제일 큰 줄로 안다는 그들의 애향심과 문화에 대한 자신감이 일군 ‘꺼쟁이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감이 만든 그들만의 음식문화, 지인에게서 들은 다음 우스개 이야기는 안동 사람들의 자존심이 얼마나 큰 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계상으로 안동의 음식점에 들어가면 주인의 70퍼센트가 손님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사하는 사람은 객지인이 운영하는 관광지 식당이 대부분이라는데 하루는 손님이 안동의 어느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주인: (물 컵을 둔탁하게 놓으면서) 뭐 물라니껴? 손님: 곰탕 하나, 갈비탕 하나 주세요. 주인: (주문된 요리가 나오자 무표정하게 곰탕과 갈비탕의 순서를 바꿔서 놓는다.) 손님: (그릇을 바꾸려다 너무 뜨거워서) 곰탕과 갈비탕 자리 좀 바꿔 주세요. 주인: (퉁명스럽게) 머리는 도따 뭐하니껴, 바꿔 앉으소.” 손님: (기분이 나빠 먹지 않고 나간다.) 주인: 손님 알고 나가소. 안동은 어디가나 똑같소. 손님: ……. 자신감에 찬 꺼쟁이들이 일군 꺼쟁이들만의 독특한 음식문화, 전통을 재창조할 줄 아는 안동 사람들의 저력입니다. 안동시내에서 떠올린 비빔밥 문화 대개들 안동을 찾으면 하회마을이나 도산서원, 봉정사 등 안동 외곽에 있는 유적지를 많이 찾는다지만 안동시내만 해도 볼거리가 상당합니다. 태사묘에 가면 안동 김 씨, 안동 권 씨, 안동 장 씨 화수회 현판이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세 성씨가 나란히 한 건물에 현판을 달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 사람의 묘도 서후면 내에 모두 있습니다. 태사묘에서 잠시 우리 정치판을 생각해봅니다. 자신들의 당리당략과 무관하면 으르렁거리는 사람들, 자신도 모르게 표출되는 지역감정, 국민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라며 저질러지는 기타 구차한 핑계들을 생각하면 씁쓸해집니다. 안동역 한 구석에는 기차 소음에 시달리는 운흥사지 당간지주와 동부동 전탑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탑은 모두 다섯이 남았는데 그 중 셋이 안동에 있다는 것은 안동이 전탑의 고장임과 함께 불교의 고장이었음을 말해줍니다. 동네 사람들이 굴뚝으로 알았던 동부동 전탑은 이웃한 임청각이나 신세동 전탑마냥 철길에 의해 반 도막난 신세가 되었지만 화려했던 안동의 불교문화를 기억하게 합니다. 태화동에 위치한 관왕묘는 무안왕(武安王), 즉 삼국지에 등장하는 촉한의 명장 관우를 모신 곳입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온 명나라 장수 진린 등이 극진히 관우를 신앙하고 그의 사묘(祠廟)를 세운 데서 조선에 유행하게 되었다는데, 관우는 무력과 재력을 겸비한 신으로 도교에서 숭상받고 있습니다. 서울에 남아 있는 동묘에 비하면 그 규모가 비할 바 아니지만 안동이 관우신앙이 유행했던 곳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안동의 문화를 한 마디로 말하면 ‘비빔밥 문화’라 일컫고 싶습니다. 양반마을 한 가운데 삼신당이 자리하고 있고 양반과 서민의 문화가 공존하며 세계적인 탈춤 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곳곳에 산재한 안동의 종택은 지금도 안동만의 자존심으로 당당합니다. 봉정사를 비롯한 불교사찰과 불교문화재가 많이 남아있고 게다가 도교의 신앙대상인 무안왕묘 또한 남아있는 곳이 안동입니다. 전통적인 고유의 문화에다 유교·불교·도교의 이질적인 문화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만들어진 안동판 ‘비빔밥 문화’인 것입니다. 각기 성격이 달라 화합되지 않을 것 같은 이질적인 문화가 안동에 와서 저마다 고유의 맛을 간직한 채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낸 것이 안동의 비빔밥 문화요, 안동의 힘, 한국의 힘인 것입니다. 안동의 화합 문화는 곳곳에서 개인과 단체의 권리만 주장하기에 바쁜 이 시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화두라 하겠습니다. 내가 만난 안동 사람들 여행을 한다는 것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 그들이 보여주는 친절함에 고장 인심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그들의 불친절에 고장 전체 인심을 비뚤게 바라보기도 합니다. 마을 잔치가 있으면 지나가는 나그네를 불러 음식을 대접하는 정이 살아있는 고장, 아직은 그런 곳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안동시청 공무원인 권영태 씨는 풍류를 아는 사람입니다. 유창한 일본어로 일본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그는 하회마을 곳곳에서 시를 수십 편 읊어 주는데 절제된 감정이 묻어나는 그의 시낭송은 듣는 이들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듭니다. 특히, 색소폰을 비롯하여 빨래판 등으로도 훌륭한 악기 연주를 하는 재미있는 재주를 가진 분이라 형식적이고 경직되었다는 공무원상을 깔끔하게 바꿔주는 분이십니다. 지난 해 병산서원을 찾았다가 날이 어두워 우연히 찾아간 민박집, 그 민박집 주인은 우리를 방으로 안내하고는 무릎을 꿇고 다소곳하게 두 손을 모은 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민박집 주인이 손님에 대한 예의가 어쩜 저렇게 깍듯할 수 있을까, 알고 보니 그분은 서원을 관리하는 류시석 씨였습니다. 크지 않은 몸체지만 곳곳에 배인 그의 깍듯한 예절, 그는 살아있는 조선의 선비였습니다. 남안동 IC로 안동을 드나들 때면 일직면에 이르러 조탑동 전탑이 보입니다. 그 전탑에서 시선을 뒤로 두면 평생을 아이들의 마음으로 사신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님의 집이 있습니다. 언젠가 그의 집을 찾았을 때 그는 허름한 집에 너무나 검소한 모습으로 소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이전까지의 환상적인 동화관을 현실적인 동화관으로 바꾸게 해 준 적어도 동화계의 거장임은 분명할 텐데 어쩜 저렇게 검소하다 못해 가난한 생활을 하고 계실까. 사뭇 그분이야말로 일직(一直)한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안동을 떠나며 바야흐로 문화의 시대가 왔습니다. 문화는 이제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며 문화의 힘이 곧 나라의 힘이 되었습니다. 평범한 연예인이었던 배용준 씨는 드라마 한 편으로 일본 열도를 뒤흔드는 대스타로 변신했습니다. 그가 입은 옷, 그가 쓴 안경, 그가 하는 말,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상품이 되고 표준이 됩니다. 한국문화가 일본의 안방에서부터 자리를 잡아가고 덩달아 국가 이미지가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수십 명의 외교관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그가 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승부수는 우수한 인재가 가진 기술력, 유구한 역사가 일궈놓은 유무형의 풍부한 한국문화에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각각의 문화가 제 색깔을 가진 채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안동의 화합 문화, 비빔밥 문화는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배워야 할 지침이요, 좌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계현 | 경남 통영 도산중 교사 오랫동안 고등학교에 근무하다가 중학교에 왔을 때 처음에는 아이들을 너무 예사롭게 대한 것 같다. 저 아이들이 내가 하는 말이나 생각을 얼마나 이해하고 또 얼마만큼 근접할 수 있을까 하는 의아심이 생기더니 나도 모르게 아이들을 건성으로 대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들이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고등학생이든, 초등학생이든 그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즉, 나의 주관적 주체가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언제나 장난기 많은 영식이가 방학 과제물을 해오지 않은 데다가 1학기 때와 마찬가지로 수업중 영어교과서에 열심히 만화를 그렸다. 처음에 영식이는 내 생각의 스키머(Schema) 속에 학습능력이 부족하고 의욕도 없는 소위 ‘문제아’로 자리잡게 되었다. 하지만 세심히 관찰해보니 영식이는 학습능력이 부족한 대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물을 응시하거나 펜을 놀리는 손짓 하나하나에는 기발한 ‘생각의 깃털’이 담겨져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 뒤로 ‘영식이는 장차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화가나 만화가 또는 만화 영상물 제작자가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라는 확신과 함께 이제는 성공하는 영식이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곤 한다.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모습을 시사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 그들은 분명히 꿈을 이루게 된다. 1968년, 미국의 교육학자인 로젠탈(Rosenthal)과 제이콥슨(Jacobson)은 교육학 관련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 결과의 요지는 교사가 어떤 학생에게 ‘저 아이는 장차 성적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 그런 기대를 받은 학생은 실제로 성적이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 학생 65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였다. 그 학생들은 전 학년에 걸쳐 읽기 성적을 기준으로 우수반, 보통반, 열등반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열등반에 속한 학생들은 대부분 가정 형편이 아주 어려웠고 주로 멕시코계였다. 먼저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실시하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지능검사의 목적을 ‘성적이나 지능이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물론 이것은 교사와 학생들을 속이기 위해 계획된 거짓말이었다. 지능검사가 끝난 뒤 각 반에서 약 20%의 학생들을 무작위로 선택했다. 그리고는 명단을 교사들에게 돌리면서 ‘지능검사 결과, 성적이나 지능이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된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이것도 역시 실험을 제대로 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꾸민 거짓말이었다. 무작위로 선택했으므로 지능검사 결과와 명단에 오른 학생들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었다. 그러나 교사들은 명단에 오른 학생들이 ‘성적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지도를 하였다. 8개월 뒤에 똑같은 지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실험 집단 학생이 일반 학생 집단보다 8개월 전에 비해 향상된 수치가 3.8점 높게 나왔다. 특히 1학년과 2학년에서 차이가 크게 나타났으며 저소득 계층에 속하는 멕시코계 학생들의 점수가 두드러지게 향상되었다. 그들은 이러한 연구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에 대한 교사의 기대감은 실제로 성적 향상을 가져오는데, 이러한 기대 효과는 저학년 그리고 하류 계층 학생들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우리의 경험을 돌이켜 보더라도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여러 선생님들을 겪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모든 선생님들 앞에서 한결같지 않다는 느낌을 한번쯤은 가지게 된다. 어떤 선생님 앞에서는 공연히 주눅이 들거나 위축되고, 어떤 선생님 앞에서는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거나 행동거지가 단정해진다. 친구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친구에게는 굉장히 너그러우나 어떤 친구에게는 사납게 군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상대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행동이 그렇게 되는 듯하다. ‘저 선생님은 나를 단정치 못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이상하게도 그 선생님 앞에서는 늘 단정치 못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좀처럼 그런 일이 없다가 어쩌다 단추가 떨어진 옷을 입고 오면 꼭 그 선생님에게 지적을 당하게 되는 식이다. 반대로 ‘저 친구는 나를 참 의젓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로 그 친구 앞에서 만큼은 더할 수 없이 의젓해진다. 그런 경험 법칙을 되살려 보면 교사의 기대가 학생들의 성적을 실제로 향상시키게 되는 심리적 과정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연구자의 의도를 모른 채 학생의 지능과 잠재 능력을 신뢰하게 된 교사는 그 학생에게 평소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쏟게 될 것이다. 교사의 기대감과 신뢰는 눈빛과 말씨, 행동에 그대로 드러나고 학생은 그것을 느낀다. 설혹 그 학생이 당장 좋은 결과를 나타내지 못하더라도 교사는 그 학생의 능력을 믿기 때문에 실망치 않고 계속 격려하고 애정을 기울일 것이다. 그 학생에게 기대감을 가지기 전이라면 ‘넌 어쩔 수 없구나’하고 포기할 일도 잠재력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선생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가를 생각한다면, 그런 기대와 격려를 받는 학생들이 어떻게 행동하리라는 것 역시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 학생은 선생님의 신뢰와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저학년과 멕시코계 학생들에게서 그러한 기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는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저학년은 ‘나는 어쩔 수 없어’라는 생각이 아직 굳어지기 전이라 교사의 기대감에 따라 ‘나는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하기가 훨씬 수월한 조건 아래 있는 것이다. 또 극빈층에 속하는 멕시코계 학생들은 아마도 교사의 기대와 신뢰를 받아본 적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면에서 스스로에 대해 체념하거나 부정적인 자아 개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뜻하지 않게 선생님의 신뢰와 애정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라. 없던 힘도 생겨나지 않겠는가. 두 사람의 연구는 이른바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이론을 교육 현장에서 검증한 것이었다. ‘자기 충족적 예언’ 이론이란 ‘어떻게 행동하리라는 주위의 예언이 행위자에게 영향을 주어 결국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다’는 이론이다. 그것을 다른 말로 그리스 신화의 조각가 피그말리온에서 유래했다는 ‘피그말리온(Pygmalion) 효과’라고 한다. 즉, 장래가 불투명해 보이는 학생도 정성을 다하여 지도하면 모범생이 된다는 이론이다. 그 상대적인 개념으로 ‘스티그마(Stigma) 효과’가 있다. 낙인이란 의미의 스티그마 효과는 사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접근하면 결과도 기대치 이하로 나타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진정으로 행복한 교사란 피그말리온 효과를 항상 기대하고, 진정으로 즐거운 교사란 스티그마 효과에 대한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교육부는 12월 29일 국가전문행정연수원 교육행정연수부에서 격상, 분리되는 교육인적자원연수원 신임 원장에 김정기 이사관(현 교육행정연수부장)을 1월 1일자로 임명했다. 교육부는 또 신설되는 연수원 총무과장에 김명구 서기관, 기획과장에 이재갑 서기관, 교육과장에 손칠호 장학관을 발령 냈다. 교육행정연수원은 99년 1월 5개 부처의 다른 연수원들과 함께 행자부 산하 국가전문행정연수원의 교육행정연수부로 통합됐다가, 2005년 1월 6년 만에 교육인적자원연수원으로 격상돼 교육부로 돌아왔다.
3월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주5일 수업제가 월1회 실시되고 학교생활기록부 성적 기록양식이 수우미양가에서 ‘원점수+석차등급’ 으로 변경된다. 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으로 종전의 봉급·경상·증액교부금이 단일교부금으로 통합된다. 이밖에 교원 연구대회 관리에 관한 종합적인 규정이 신설되는 등 2005년, 새롭게 달라지는 교육관련 법·제도를 알아본다. ■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종전의 봉급· 경상· 증액 교부금을 단일교부금으로 통합하고 교부금의 법정교부율이 현행 내국세의 13%에서 19.4%로 상향조정된다. 국세교육세를 재원으로 하는 지방교육양여금제도는 폐지되며 이를 교부금의 재원으로 가산하게 된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던 봉급전입금이 폐지되며, 해당금액 만큼을 시도세에 반영, 시도세 전입금 비율이 서울의 경우 봉급전입금+시세 총액 3.6%에서 10%로, 광역시와 경기도는 봉급전입금+시세 총액 3.6%에서 5%로 상향조정된다. 기타 도는 도세 총액 3.6% 로 현행과 같다. ■ 월1회 주5일 수업 시행= 주5일 근무제에 맞춰 주5일 수업은 내년 3월부터 전국 1만300여개 학교에서 월1회 시작되고 이후 해마다 단계적으로 월 2~4회로 늘어난다. 수업일수는 연간 수업일수의 10% 내에서 감축할 수 있지만 수업시수(시간)는 교육과정상의 시간배당 기준을 맞춰야 하며 교사는 토요 휴무일에 정상 근무가 원칙이지만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를 할 수 있다. ■ 수우미양가 표기 폐지= 내신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절대평가인 평어를 폐지하고, ‘원점수+석차등급 표기제’를 도입한다. ■ 특목고 교육과정 부분 개정= 특목고 설립취지를 살리기 위해 교과이수단위 증배·운영 시 전문교과만 가능하게 된다. 외국어고는 전문교과 중 50%이상은 전공외국어로 편성, 이수해야한다. ■ 교원연구대회 관리규정 신설= 입상비율 등 운영·관리 개선, 연구대회 인정절차 구체화, 공인연구대회 지도 감독 근거를 마련하는 등 교원 연구대회 관리에 관한 종합적 규정이 제정된다. ■ EBS 수능강의 서비스 질 개선= EBS 수능강의 서비스의 화질이 300K에서 600K로 대폭 개선되며 국·영·수 초·중·고급 교재를 통합하고 고교 3년 대상 국·영·수 필수과목 교재수를 조정, 교재구입 비용을 감소시킨다. 청각장애인대상 자막방송은 500편에서 3000편으로 확대, 서비스된다. ■ 대학 학문평가 및 순위공개=대학의 특정 학문을 선정, 4년제 대학을 평가하는 학문평가가 학문. 전공별로 5년 주기로 시행되고 순위도 공개된다. 내년에는 국문학, 동양문학, 심리학, 사회학, 농학, 약학, 수의학, 체육 분야에 대한 평가가 실시된다. 결과는 `최우수'와 `우수', `인정'(보통), `개선요망'(미흡) 등급을 부여, 상위등급(`최우수' 및 `우수')은 순위까지 발표된다. ■ 대학 수시모집 7월로 연기= 6월 초에 시작됐던 수시1학기 모집이 내년에는 한 달 이상 늦춰져 7월 13일 시작된다. 또 하반기부터 대학들은 모집단위별 신입생 충원율, 교수 1인당 학생 수, 졸업생 취업률, 시간강사 비율, 예·결산 내역 등을 공개해야 한다. ■ 학부모 감사청구제 도입= 국·공·사립 초·중·고교와 대학, 시·도 및 지역교육청이 법령을 어기거나 부패행위를 했을 때 학부모가 각 상급기관에 감사를 요구하는 학부모 감사청구제가 내년 1학기 도입된다. ■ 보육료 지원확대=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 인정액 204만 원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0∼1세는 월 25만7000원에서 29만9000원으로, 2세는 21만2000원에서 24만7000원으로, 3∼5세는 13만1000원에서 15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또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이하 가구의 자녀의 경우 두 자녀가 동시에 유치원에 다닐 경우 둘째 아에게 월 3만원의 교육비가 지원된다. ■ 고교졸업학력 검정고시제 개선= 필수 7과목에서 윤리가 빠져 6과목으로 줄고, 선택1의 한문이 선택2로 변경된다. 또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기능사 이상의 자격을 취득한 경우 선택2의 한과목 고시는 면제받을 수 있다. 이밖에 청소년증 발급 대상이 기존 13∼18세에서 9∼18세로 확대되며, 직장 보육시설 설치 대상이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에서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내년 새학기부터 초등학교에서 무용강사 풀제가 운영된다. 무용교육발전추진위원회와 한국무용교육학회는 최근 `초등학교 무용교육 연구 공청회'를 열어 무용전공 교직 이수자, 무용학과 졸업생 등으로 인력풀제를 운영, 초등학교 정규수업과 특기적성활동 과정에 강사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현재 무용은 초등학교 체육 교과 안에 포함돼 있으나 무용과 관련된 교사들의 전문성 부족과 학교시설 부족 등으로 체계적 교육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공청회에서는 예술의 보편화에 기여하고 학생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무용 이론과 감상, 창작무용, 즐기며 춤추기, 우리나라의 민속춤, 발레와 댄스 스포츠, 현대무용 등에 대한 학습 지도방안이 발표됐다. 김화숙 무용교육발전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정부의 문화예술 교육 사업에 따라 내년에 100여 개 초등학교에 무용강사가 파견된다"며 "향후 중.고교로 확대돼 무용이 예술교육으로 학교 교육과정에 정착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 대천중학교(교장 구자성)는 12월 29일 방학식에 사도장학금을 전달했다. 사도장학금은 선생님들이 매월 봉급에서 3000원씩을 적립했다가 학년말에 담임교사의 추천을 받은 불우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대천중은 매년 이같은 사도장학금 지급 행사를 갖는다. 이번 사도장학금은 5명의 학생에게 20만원씩 지급됐으며,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사설 미술학원에 무상 유아교육비를 지원키로 결정하자, 교육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총과 유아교육단체들은 13일 서울역에서 정부의 방침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미술학원에 무상 유아교육비 지원 여부를 두고 교육계와 미술학원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던 교육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미술학원을 시도유아교육위원회가 심사해 향후 2년간 무상 유아교육비를 지원키로 하는 유아교육법시행규칙을 제정해 입법예고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교육부는 유아미술학원이 지원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시설기준·교사자격 교육프로그램 등 일정요건을 갖춰야 하고, 2007학년도 이후에도 계속해서 지원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법령이 정하는 시설·설비기준을 갖춘 유치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정했다. 정부의 이런 방침에 대해, 교총과 유아교육단체들은 오는 13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정부가,국민의 혈세로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미술학원 지원을 골자로 한 유아교육법시행규칙안을 발표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아교육대토론회를 연 한국유아교육학회 등 유아교육 단체들은 투쟁을 결의했다. 이기숙 이화여대 교수(유아교육대표자연대 )는 “오늘 이 자리에서 유아교육계는 교육부의 방침을 철회시킬 때까지 함께 싸울 것을 결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미술학원측은 자신들의 시설에 56만명이나 되는 유아가 다니므로 무상교육비 지원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명백한 허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03년 만5세아는 64만여명이고 이중 보육시설에 17만여명, 유치원에 30만여명이 다니고 있어 두 시설에 다니지 않는 만5세는 16만명 정도지만 이들도 모두 미술학원에 다니는 건 아니다”며 “결국 미술학원측은 유치원과 보육시설에 다니는 중복 유아까지 합하거나 만3, 4세아까지 포함해 숫자를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혜손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도 토론에서 “학원지원 예산으로 전국 국·공립 유치원 설립을 확대해야 한다”며 “교육부는 미술학원이 유치원교육과정을 운영케 하고 장학지도를 하겠다는데 지금도 유치원 장학사가 부족해 상황에서 무슨 수로 학원까지 지도하겠느냐”며 비판했다. 이원영 중앙대 교수는 “교직단체도 물론이지만 이젠 정말 교수들이 나서야 할 때가 됐다”며 “시도 유아교육 단체를 중심으로 당장 교육청 방문 활동과 시위 등 싸움에 나서야한다”고 위기의식을 내비쳤다. 그는 “교육부는 무상교육비 지원 대상 미술학원 기준에 ‘학급당 1인 이상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강사로 배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며 “이는 유치원 확대에 필요한 예비교사들을 강사로 전락시켜 유아교육 공교육화를 지연시키고 교사의 전문성마저 추락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와 전국유아교육학생협의회 등은 29일 교육부의 시행규칙안을 반박하는 의견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학원에서 유치원 교육을 하는 것은 위법인데도 이를 단속해야 할 국가가 오히려 국고를 지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아교육도 전공하지 않은 학원장이 유치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못박고 “또 유치원 인가기준에 못 미치는 허술한 시설기준으로 미술학원을 유아교육위탁기관으로 지정하려는 것은 유아교육환경을 열악하게 만드는 질적 하향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전 보성초등학교(교장 이을규) 1학년1반 어린이 37명은 30일 각자 자신의 모습이 담긴 새해 달력을 받아들고 신나는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이 달력은 이 반 담임인 김양희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것을 한달여동안 컴퓨터 등을 이용한 수작업으로 직접 만든 것. 달력에는 학생 각자의 학교 생활 모습과 1년간 교과 및 특별재량활동 시간에 만든 학습생산물, 학급 어린이 전체 사진 등 14-20개의 사진이 월별로 나뉘어 담겨 있다. 또 날짜 밑에는 각각의 생일, 학교 개교기념일, 국기 다는 날 등도 표시돼 있다. 달력에 담긴 이 사진들은 김 교사가 학생들 개개인의 교육활동 모습을 학부모들이 가정에서도 잘 알 수 있도록 학년초부터 운영해온 학급 미니홈피에 넣기 위해 평소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둔 것이다 . 이 미니홈피에도 학생 개개인의 사진은 물론 학습활동, 평가 결과, 학습실적물, 수상사진 등이 담겨있어 한해동안 방문건수가 3639건에 달했다. 김 교사는 "낯선 첫 1년의 학교생활을 잘 마치고 한 학년을 올라가는 어린 제자들에게 추억이 될 만한 것을 남겨주기 위해 개개인의 달력을 만들어 나눠주게 됐다"고 밝혔다.
국립사범대학졸업자중교원미임용자임용등에관한특별법중개정법률안(이하 미발추특별법개정안)과 병역의무관련교원미임용자채용에관한특별법안(군미추법)이 해를 넘겼다. 또 여당의 직권상정 요구로 초미의 관심사가 됐던 사학법도 을유년 화두로 넘겨졌다. 지난달 27일 국회 교육위가 연 군미추법 공청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군미추와 미발추에 대한 구제는 국가적 책무”라며 법안 통과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러나 법안심사소위에서 이들 법안을 미발추법에 통합 정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지난달 28일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기존 미발추법과 상충되는 부분을 조정하고 군미추법을 통합할 경우 최 의원의 개정 미발추법이 부분 개정이 아니라 거의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며 “법체계상 흠결 없이 법안을 정비하는 데 시간이 걸려 연내 처리는 어렵다”고 밝혔었다. 그리고 이날 교육위가 사학법 상정 문제로 설전을 벌이다 등을 돌리면서 미발추·군미추법안에 대한 심의 자체가 중단돼 새해로 넘어왔다. 이에 대해 군미추법을 대표발의한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측은 군미추법만이라도 분리해서 통과시키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는 표정이다. 최윤정 보좌관은 “한나라당은 군미추법을 먼저 통과시키고 미발추법은 이후 개정해도 된다는 의견이었지만 우리당은 함께 정비해 통과시키자는 쪽이었다. 또 법안심사소위 논의 결과 최재성 의원의 미발추특별법개정안이 통과되면 현 미발추특별법에 의해 교대 편입한 사람들이 대부분 돌아와 사문화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고 그 법을 폐기하는 건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그래서 소위에서는 미발추특별법개정안 틀로 가되 기존 특별법과 상충되지 않는 통합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이게 한 두 가지 수정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결국 미발추특별법 개정안은 부분 개정이 아니라 전면 개정안으로 다시 마련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상임위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게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 보좌관은 “현재로서는 2월 임시국회 때 전면개정안을 다시 논의할 전망인데 그 때는 또다시 사대생들의 반발이 이어져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또 모든 미발추 대상자를 임용하는 것은 학습권 침해이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상임위 지적도 나온 만큼 여러 가지 걸름 장치를 마련하는 문제도 논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최재성 의원 측은 “이미 미발추특별법개정안에 대한 내용적 합의가 끝난 만큼 대치정국만 오래가지 않으면 통합된 법안으로 정비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민환 비서관은 “여야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이 군미추법을 미발추법에 통합하는데 합의한 만큼 전문위원의 법률 검토가 끝나는 대로 여야가 머리만 맞댄다면 법 정비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으리라 본다. 국회법상 회기는 1월 8일까지이기 때문에 회기를 그 안에 상정해 통과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특별법에 의해 교대에 편입해 초등교사의 길을 갈 수도 있고, 특별법 개정안에 따라 중등교사의 길을 갈 수도 있게 법을 정비하면 크게 상충될 일도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미추는 이런 낙관론이 립서비스라고 비난한다. 군미추는 “정부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미발추법에 발목 잡혀 군미추 회원 65명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조속한 분리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군미추 대표들은 지난달 29일 삭발까지 하고 여당 의원들을 항의방문하기까지 했다. 군미추는 “수천명에 달하는 미발추를 임용하는 것에 대해 정부는 예산과 정원을 못 주겠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게 미발추법이 통과되지 않는 근본 이유”라며 “헌법상의 권리마저 침해당한 군미추를 미발추와 같이 묶어 재논의하지 말고 조속히 분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립학교법은 직권상정의 위기는 넘겼지만 여전히 여야 충돌의 불씨로 남았다. 다른 교육법안과 달리 사립학교법은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이 워낙 커 어느 당도 쉽게 물러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학법 처리도 2월 임시국회에서나 다뤄질 전망이 높다.
대전북중학교(교장 한금산)에서는 연말을 맞이하여 평소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7명에게 난방유 1드럼과 쌀 20kg에 상당하는 25만원씩의 생활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생활장학금은 (주)한국야쿠르트 논산공장장 김재근(본교 2-3반 김유창의 부)님이 본사에 건의하여 (주)한국야쿠르트에서 기증한 것이다. (주)한국야쿠르트는 "우리의 학생들이 언제나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건강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청소년이 되길 바란다"는 사랑의 마음도 함께 보내왔다. 성금을 전달받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뜻밖의 선물에 고마움을 잊지 않고 더욱 노력하여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 좀 더 큰 사랑을 다시 나누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교장 선생님은 "학생들을 더욱 열심히 사랑으로 가르치는 것이 후원해준 학부모와 회사에 대한 보답이 될 것"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늘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인천지역 실업계 고교 및 유치원의 학급당 정원이 감축되고 지역 교육청별로 교직원 자녀를 위한 유아방이 설치된다. 인천시교육청과 인천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4년도 단체협약안'을 확정, 조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협약안에 따르면 현행 학급당 정원이 25∼30명인 유치원 3세반 및 혼합반을 24명으로 줄이고, 4세반 28명, 5세반 32명으로 각각 감원된다. 또한 국.공립 유치원에 취원하는 저소득층 자녀에게는 급식비 전액과 원아 1인당 초등학교 수준의 연료비도 지원된다. 교원 처우개선과 복지후생을 위해 지역교육청별로 2개 이상의 공동보육시설을 설치하고, 교육전문직 정원도 확보된다. 이와함께 실업계 고교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교사정원 확충, 장학금을 확대 지급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