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27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촛불 집회를 중요하게 다뤘던 언론사에서 골치거리가 참가인원 집계였다. 경찰측 추산집계와 집회측 추산집계의 차이가 현격히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는 열쇠는 집회가 열리는 근처의 편의점의 카드 결재내역을 확인하거나 통신사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집회에 참가한 인원수를 집계하는 방법이 매우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무엇보다 빅데이터의 가치를 드높인 사건은 구글이 독감 유행을 예측하는 이벤트였는데, 구글 사용자들의 ‘독감’ 검색량 추이를 분석해 독감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북미지역에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곧 독감유행이 닥칠 것이라는 예측을 밝혔다. 특정한 단어의 검색량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대한 한계는 존재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까지 나아갔다는데에 큰 의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 유튜브, 이메일 외에도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들과 SNS에서 수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이처럼, 데이터 속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빅데이터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넘쳐나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데이터의 확보와 분석이 필요한 시대에 인간은 사회활동에서 끊임없이 디지털 흔적을 남기면서 움직이고 있다.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크기, 다양성, 속도, 정확성, 가치 등의 속성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다. 요즘은 보편화되어 수많은 인터넷쇼핑몰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시장의 흐름을 예견하고 구매자의 선택과 결정을 정확한 데이터로 만들고,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한다. 물론, 구매자의 패턴을 분석하여 빠른 배송이 되도록 구매예측 상품을 소비자와 가까운 물류창고에 충분히 준비해둔다. 해외직구를 하면 통상 1주일 이상이 소요되지만, 구매패턴을 분석한 해외쇼핑몰에서는 한국 물류센터에 인기 추천 상품의 상당부분을 미리 선적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빅데이터 속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이 상존하고 있다. 빅데이터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위험을 지니고 있으며, 개인정보의 노출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인터넷 SNS 상에 본인이 아닌 사진을 걸어 놓은 계정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본인의 데이터는 숨기고 타인의 데이터를 탐하는 세력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감시하는 CCTV는 24시간 인간을 디지털 장비로 저장하고 있으며, 늘상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GPS(위치) 사용으로 인간이 움직이는 모든 동선을 업체에서는 다 알고 있으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결재한 신용카드 내역, 검색한 내용 등은 빅데이터로 누적됨과 동시에 ‘빅브라더’라는 특정한 조직에 노출이 된다. 한마디로 인간의 디지털 족적이 낱낱이 남기게 되는 것이며 불특정다수의 불순분자들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의 소유권과 저작권 분쟁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개인의 일상적인 이야기,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개인 저작물이 공유하기와 퍼나르기 기능에 의해 배포되는 경우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변모할 수 있다. 이때, “과연 빅데이터의 소유권과 저작권 분쟁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가 또 다른 이슈로 다가오고 있다.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의 올바른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통계가 무척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의 오류(평균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며,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간에게 유용한 혁명으로 다가온 빅데이터가 순기능을 보장하고 역기능은 제거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인간에게 큰 행복과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한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바꿀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한국의 초·중·고 교육에서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뿌려진 활자화된 데이터만을 학습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다양한 빅데이터를 디지털 도구를 가지고 충분히 활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아직도 일선학교에서는 수학의 ‘미분과 적분’, ‘방정식과 부등식’ 등을 교육과정에 맞게 공식을 통해 문제를 풀어보는 교육에 머물고 있다. 교실 수업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면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는 경험을 획득할 수 있으며, 문제풀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연계하여 창의적인 인재로 키울 수 있다. 빅데이터 활용 교육은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이 아니라 현재 이뤄지는 교육과정 속에 녹여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교육부는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며, 교육청은 단위학교에서 디지털을 활용할 수 있는 기자재의 보급과 더불어 최첨단 기술을 학생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교사 연수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장비가 있더라도 교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말장 도루묵이다. 급속한 변화를 거듭하는 미래사회 속에 IT 기술보다 빅데이터가 인간의 감성을 인지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2019년 3월 30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최근 일본의 초등교과서 검정심의회의 ‘독도는 일본 땅’ 게재 승인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3월 26일 초등학교 3~6학년용 사회교과서 검정 승인을 통해 내년 4월 신학기부터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교과서로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모든 일본 사회교과서에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원용석 독도사랑운동본부 총재는 제6기 독도사랑 블로그 기자단 출범식에서 “일본은 더 이상 역사왜곡 교육을 통한 독도침탈 행위를 중단하라”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교육부는 3월 26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일본 영토로 주장’하는 것은 그릇된 역사인식과 부당한 영토주권 침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침략의 과거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독도 영토주권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주장을 담은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 시정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이번 교과서 검정 사태로 일본은 국가 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렸으며 학생들에게 본격적으로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려는 시도에 맞서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과 나라사랑을 명확히 교육할 수 있도록 ‘독도의 날’을 정부 기념일로 지정하고 독도와 일본 위안부 관련 내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고유의 영토 주장은 궤변에 불과한 것으로 모든 것을 지식이 아닌 진리로 받아드릴 단계인 초등학생들에게 이러한 역사왜곡은 영토주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다. 일본인들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이유를 어느 누구에나 물어봐도 한두 가지는 근거를 대며 이야기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과연 그럴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대한민국 초등교사로서 독도가 분명 한국 땅임을 자라나는 후대들에게 올바로 가르치고 투철한 역사의식과 국가관을 심어주어야겠다는 강한 책무성이 드는 이유다.
우렛소리 희미하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면 그대 붙잡으련만 빗물이 수면을 두드리는 소리와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소리, 사박사박 흙을 밟는 소리에 동박새가 지저귀는 맑은 소리가 섞이고, 흑송 너머 수면 위로 진달래의 분홍빛, 단풍나무의 촉록과 같은 것이 오감을 타고 흐른다. 『언어의 정원』은 신타이 마코토 감독의 동명 영화를 소설로 쓴 작품이다. 구두장이를 꿈꾸는 고등학교 소년 다카오와 신비로운 느낌의 연상의 여인 유키노는 비오는 아침 조용한 공원의 정자에서 만났다. 서로 방황하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두 사람 이야기를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표현된다. 애니메이션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많은 이의 입에서 ‘미장센이 멋지다’라는 찬사가 들렸다. 미장센[ Mise-en-Scène ]은 광의의 개념으로 '카메라에 찍히는 모든 장면을 사전에 계획하고 밑그림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제한된 장면 안에서 대사가 아닌, 화면 구도, 인물이나 사물 배치 등으로 표현하는 연출자의 메시지, 미학 등을 말한다. 미장센은 한 화면 속에 담기는 이미지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주제를 드러내도록 하는 감독의 작업을 가리키는 말로 아무래도 얼마나 미학적 아름다운가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모두가 열광하는 신타이 마코토 감독의 미장센은 비, 구두, 시가(언어)로 함축된다고 할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에 만나는 남녀의 모습과 구두를 만드는 소년이 여인을 위해 그녀만의 신발을 만들고, 이 모든 것은 고전 시가로 귀결된다. 소설을 읽고 영화 동아리반 학생들과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을 함께 보았다. 무척 아름다웠다. 귓가에 빗소리 들리는 듯하고 유키노처럼 공원의 정자에서 초콜릿을 안주로 맥주를 마시고 싶어지는 유치한 감상에 젖어들었다.^^ 우렛소리 희미하고 비가 오지 않아도 나는 여기 머무르오 그대 가지 마라 하시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소년과 아직도 소녀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여인 이야기가 강나루를 건너오는 봄빛처럼 아름답다. 『언어의 정원』, 신타이 마코토지음, 김효언 옮김, 대원씨아이, 2017 -참고: 언어의 정원 공식 홈페이지 스틸컷 문학비평용어사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아동복지법=종전에는 아동학대 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으면 일률적으로 10년 간 취업이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형의 경중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주요 내용은 취업제한 명령 선고, 취업제한 제외 요건 명시, 취업제한 기간 상한선 신설 등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원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 아동관련 기관에 취업 또는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명령을 사건 판결과 동시에 선고해야 한다. 다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그밖에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제외된다. 또 취업제한 기간은 10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법 개정 이전에 취업제한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구제하고 이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도 생겼다. 3년 초과의 징역 또는 금고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경우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유예‧면제된 날로부터 5년, 3년 이하를 받은 사람은 3년,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1년으로 구분해 제한 기간을 받는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저히 부당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취업제한기간의 변경 또는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교원지위법=법률에 교육활동 침해 행위 유형 및 조치 유형을 세분화하고 교원에게 적절한 치유와 교권 회복의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온 법안이다. 주요 내용은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한 교육감 고발조치 의무 부과 △특별교육 미이수 학부모에 과태료 부과 △‘법률지원단’ 구성․운영 의무화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징계 조치 세분화(학급교체, 전학 추가) 등이다. 이밖에도 △피해교원을 위한 특별휴가 △전학조치 전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제공 의무화 △징계조치 전 가해학생․보호자의 의견진술권 및 재심청구권 부여 △보호조치 비용 가해학생 학부모가 부담, 관할청 부담 후 구상권 청구 가능 등이 포함됐다. ■학교폭력예방법=일정 조건에 부합하는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교장이 자체적으로 종결하는 ‘학교 자체 해결제’ 도입이 핵심. 2주 미만의 신체‧정신상의 피해 등 4가지 조건을 갖춘 경미한 학교폭력은 피해학생과 보호자의 심의위원회 개최 요구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하고 폭력의 경중에 대한 전담기구의 서면 확인과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자체 해결하도록 했다. 또 경미한 사안 이상의 사건은 현재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상향 이관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처분 받도록 해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교육지원청 심의위 내 학부모 위원 수는 현행 과반수에서 1/3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밖에 현재 이원화 돼 운영 중인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재심기구를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으로 일원화 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교총 주요 활동=교총은 교권 3법을 규정한 이후 꾸준히 교원의견 수렴 및 법안 마련 활동을 펼쳤다. 교원지위법과 관련해 2016년 8월 교원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개정안을 마련했다. 10월에는 대한변협과 공동으로 ‘교육활동 보호제도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017년 4월에는 아동복지법 개정안 마련을 위한 정책협의회를 시작으로 7월까지 헌법재판소, 교육부,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위헌성 해소 건의서 전달 및 방문활동을 이어갔다. 학교폭력예방법과 관련해서는 2017년 10월 법 개정을 위한 교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같은 해 12월까지 개정안 확정 및 국회의원 대상 입법발의 요청 활동을 전개했다. 법 개정을 촉구하는 활동도 이어졌다. 2018년 5월 ‘교권3법 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 개최를 시작으로 10월에는 교권3법 개정 촉구 국회 앞 기자회견, 1인 시위, 청와대 국민청원, 입법청원 서명운동 등에 나서며 전방위 활동을 펼친바 있다. ■남은 과제는=교원지위법 중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학급교체, 전학과 같은 징계 조치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는 “자칫 남발할 경우 학교가 문제 학생 퇴출용으로 해당 법안을 활용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전학과 같은 징계조치는 학교 구성원 모두의 공감대를 얻는 경우에 한해 극히 예외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폭법에 대해서는 “학교폭력 사건이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로 넘어가는 경우 판단의 기초가 되는 학교의 1차 사안조사 자료가 매우 중요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칫 문구 하나, 표현 하나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윤수 회장 “취임이후 집념 갖고 추진 교권확립 전기 마련에 보람”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육계 숙원과제 ‘교권 3법(교원지위법‧아동복지법‧학폭법)’이 마지막 과제 ‘학교폭력예방법’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통과만을 앞두면서 완수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교총 등 교육계는 교권침해 예방 및 교권강화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학폭법이 최종 개정되면 5만원 벌금형만 받아도 교직에서 퇴출됐던 ‘아동복지법’(지난해 11월)과 교권침해에 대한 교육감 고발조치 등을 담은 ‘교원지위법’(지난달 28일) 개정에 이어 교총 등 교육계가 이뤄낸 세 번째 성과가 된다. 학교폭력예방법은 지난달 26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넘어가 있으며 다음 국회 때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게 교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윤수 회장을 비롯한 제36대 회장단은 취임 직후부터 ‘교권 3법’을 강조하고 관련법 개정을 위한 입법 활동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선생님들이 교권에 대한 걱정 없이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는 법‧제도적 보호 장치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 회장은 취임 후 교권 3법을 ‘제1호 결재안’으로 처리하고 지난 2년간 교단의 안정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청와대와 국회, 정당 방문과 교육부 교섭 등 전방위 활동을 펼쳐왔다. 이를 위해 국회 앞 기자회견 및 1인 시위, 청와대 국민청원, 50만 교원 청원 서명운동도 전개했다. 학교 현장은 크게 환영하고 있다. 교총 2030청년위원회 위원장인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는 “세 법안 모두 중요한 법이고 교총이 끝까지 활동해 준 데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그중에서도 가장 피부로 체감하는 법률은 학폭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크든 작든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현장에서는 그 일을 처리하는 과정이 너무나 큰 고통이었고 처분에 대해서도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불만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교육청 이관을 통해 보다 공정한 처리가 가능하리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도 유의미한 변화라는 분위기다.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는 “교총에서 처음 교권 3법을 이야기할 때는 과연 가능할까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통과가 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관철 활동을 열심히 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교육관련 법 개정을 해도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이번 법 개정은 실제 제도상의 변화가 따르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개정된 법을 교육적인 방향으로 잘 활용하면서 문제가 나타나는 부분을 소통으로 잘 바꿔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총 교권옹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남기송 법무법인천지인 변호사는 “그동안 교권침해 사건을 상담하면서 피해 교사들이 직접 대응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교육감 등 상급기관이 나서 고발해주면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피해 교사와 가해 학생이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학급교체나 전학 등의 징계조치는 반드시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그리기에 소질 없는 학생들에게 미술 수업은 피하고 싶은 시간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워 미술 자체에 흥미를 잃고 싫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제 미술은 우리 생활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다. 지난해 막을 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미(美)적 요소를 접목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개막식 공연과 올림픽 메달, 선수 유니폼 등 어느 하나 미술이 아닌 것이 없었다. 한송이 대전여중 교사의 ‘미래핵심역량을 위한 미술수업, 미술은 삶과 함께!’는 이런 고민에서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대전 용운중 1·2학년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했다.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미술 교과에서 무엇을 배울까’라고 물으면 90% 이상이 그리기와 만들기를 외친다”면서 “이제 미술은 우리의 삶 속에서, 생활 곳곳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과 연결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사의 미술 수업은 3년간 이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중학교 미술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1학년 수업은 ‘준비학기’와 ‘자유학기’로 나눠 운영하고, 2·3학년은 ‘연계학기’로 삼았다. 미래 핵심 역량과 미술 교과 역량을 동시에 기를 수 있게 설계했다. 준비학기에는 미술의 기초, 조형 요소와 원리, 주제 표현과 표현 방법, 미술사 등 기초 소양을 기르는 데 집중했다. 자유학기에는 과학, 문화, 인문사회 등 다른 교과와 융합을 시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2학년 연계학기에는 회화, 조소, 공예, 서예, 디자인 등 기초 표현 활동을 중심으로, 3학년 연계학기에는 시각문화(Visual Culture·시각과 문화가 합쳐진 말로, 문화적인 내용을 담은 시각 이미지라는 뜻)를 주제로 한 융합프로젝트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한 교사는 “수업 시수에 비해 가르칠 내용이 많아서 핵심적인 내용만 뽑았다”고 전했다.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했습니다. 공예를 배울 때는 가구 리폼 활동, 서예 수업에선 캘리그래피와 포스터를 제작하는 식이죠. 캘리그래피를 할 때는 디자이너가 작업하는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어요. 컴퓨터로 관련 프로그램을 활용한 거죠. 수업하면서 완성된 포스터는 학교 축제 홍보에 쓰였답니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했던 수업은 ‘레인보우 장미로 마음 전하기’였다. 과학 교과와 미술을 접목해 식물의 구조와 색채의 기본인 삼원색을 알아보는 활동. 백장미의 줄기를 여러 갈래로 잘라 각각의 줄기를 식물염료에 담그고 꽃잎의 색이 변하는 걸 관찰했다. 완성한 장미는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했다. 한 교사는 “연말에는 학생들과 만든 레인보우 장미를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북트리’를 만드는 활동도 의미 있었다. 공공미술 작품이 인정받으려면 어떤 기능과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 알아본 후 학교 도서관 통로에 북트리를 설치했다. 도서관 서고 정리를 하면서 폐기된 도서를 활용해 학생들이 직접 책을 나르고 쌓고 색깔을 입혀 작품을 완성했다. 한 교사는 “학교에 설치한 북트리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학교 앞 도서관에도 재능 기부 형식으로 북트리를 설치했다”면서 “이듬해 도서관 연합 축제 ‘책 문화 어울마당’에 북트리를 설치해달라는 의뢰를 받아 또 한 번 재능기부에 나서기도 했다”고 웃었다. 한 교사의 미술 수업은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특히 미술에 흥미 없던 학생들이 “그리기 실력이 없어도 생각하고 표현하는 수업을 많이 한 덕분에 창의력이 높아졌다”, “예술을 즐기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수업 과정에 최선을 다하면 인정받고 좋은 점수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술 교과의 평가 방법이 완성된 작품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던 방식에서 벗어나 과정 중심 평가로 바뀌면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수업 성찰일기와 수업 관찰일지. 수업 성찰일기는 교사가 차시별 성취 기준과 학습 목표를 제시하고, 학생 스스로 점검·반성하면서 쓰는 일기다. 수업 준비, 수업 참여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교사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적게 했다. 수업 관찰일지는 교사가 학생들의 활동 과정을 정리한 기록이다. 수업마다 발견한 특이 사항과 수업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까지 적었다. 한 교사는 “2017학년도 2학기부터는 성찰일기를 미니북 형태로 제작해 학생들이 기록한 내용에 피드백을 해주는 방법으로 운영했다”면서 “학습자의 요구를 바로 수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지도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인 기록은 학생의 성장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공예를 가르치면서 살림살이 리폼 활동을 했어요. 평소 미술 수업에 적극적이지 않던 남학생이 그 무거운 책상을 집에 가져가 완성해오겠다고 하더군요. 부서진 곳을 메우고 페인트칠 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나 봐요. 그 모습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도 다른 교과와 융합한 수업을 진행할 생각이에요. 올해는 특수 분장 수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서 미래 핵심역량과 미술 교과역량을 두루 갖출 수 있었으면 해요.”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무자격 교장공모제 찬반투표 과정에서 교사가 투표용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송치됐다. 해당 학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특정노조 교사를 교장으로 추대하기 위해 일부 교사가 공모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경찰서는 2일 경기도 구리시 A초 B교사를 지난달 26일 검찰에 공문서위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밝혔다. B교사는 지난해 11월 진행된 교장공모제 신청 투표에서 투표용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A초 교장공모제 신청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공모제 신청은 학부모와 교직원의 의견수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학교 측은 “449명 중 미제출 학부모는 8명이고, 428명(95.3%)의 학부모가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학부모가 “주변에 물어보니 투표용지(의견조사서)를 안 낸 사람이 12명이나 된다”고 민원을 제기하면서 학교 자체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 B교사가 컬러복사기로 투표용지 18장을 복사해 투표함에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B교사는 경찰 조사에서는 동기를 밝히지 않았지만, 12월 18일 열린 공모제 취소에 관한 학교 설명회 당시에는 “교장공모제가 간절했다”며 “혁신교육을 이끌던 교장이 떠나는 것이 불안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이 그렇게 불안하고 간절했던 것일까. B교사는 이전 학교에서 혁신교육을 시도하다 교장의 반대로 좌절을 겪었다고 한다. D교장도설명회에서 “교사들이 지금까지 이뤄놓은 혁신이 무너질까 봐 두려웠던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는 B교사가 특정노조 출신 C교사를 교장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초는 2011년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이후 2014년 통칭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이 때 공모제를 주도한 C교사가 사건 당시의 교장이었던 D교장을 초빙해왔다고 한다. 이후 C교사는 혁신부장, 교무부장 등을 하며 A초의 혁신교육을 이끌어왔다. 의혹을 제기하는 학부모들은 C교사가 조직한 학부모 동아리와 일부 교사가 특정노조 출신인 C교사를 교장으로 만들려고 활동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교장공모제를 실시하는 학교에서 응모자가 나오면 교직원, 학부모가 밀어줘서 불공정한 상황이 된다”며 사실상 내부자인 C교사를 위한 공모제였다고 주장한다. 교육계에서 이 사건을 ‘특정노조 밀어주기’의 정황이 현실로 드러난 것으로 보는 이유다. 경기교총도 3일 사건에 대한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가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학교에만 당해 재직교원의 공모교장 지원 자격을 부여한 특혜 규정을 악용하려다 발생한 사안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의견조사 당시 학교에서 무기명으로 작성하는 학부모의 의견조사서를 자녀를 통해 담임에게 제출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후 학부모의 항의가 있자 학교 측에서는 투표함을 설치하고 투표함에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제출을 압박했다는 얘기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돌았다. 투표 조작에 가담자가 더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A초의 한 학부모는 “한 교사가 개표 후에 가지고 온 표가 20장이 넘었다”며 “백 교사가 넣었다는 18표를 제외하고도 숫자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E교사가 표에 손을 댔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투표함 훼손에 대한 소문까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 측을 옹호하는 학부모들은 “조작 여부에 상관없이 찬성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조직적으로 조작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남양주경찰서 지능수사팀 관계자는 다른 가담자 여부에 대해 “교육청에서 B교사에 대한 고발만 접수해 수사를 진행하고 송치했다”면서 “다른 교사들은 참고인으로만 조사했다”고 밝혔다.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은 경찰 수사와 별도로 관리 책임이 있는 교장, 교감, 교무주임 그리고 B교사와 일부 학부모가 공모자로 의혹을 제기하는 E교사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전교생 510명 가운데 139명이 외국인인 학교, 경북 흥무초등학교. 외국인 학생의 대부분은 러시아계다. 다문화 교육 연구학교인 흥무초는 학교의 특성을 반영해 다문화 예비학교 한국어교실과 한국어 학급을 운영하는 한편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올해는 새 학기를 맞아 처음으로 외국인 학부모 대상 통역 지원 상담을 시도했다. 자녀의 학교생활을 궁금해 할 외국인 학부모들을 위해서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8일 동안 진행했다. 다문화 교육을 담당하는 심재영 교사는 “3월 초 외국인 학부모와의 간담 자리에서 상담 요청이 있었다”면서 “학교와 가정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통역 지원 상담 주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통역은 흥무초에서 근무하는 이중 언어 강사 3명이 맡았다. 상담 시간도 학부모들의 업무 시간을 고려해 오후 6시 이후로 정했다. 상담 내용은 여느 학부모들과 다르지 않았다. 학업, 수업 태도, 교우 관계 등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주영 교사는 “자녀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도 시간에 쫓겨 쉬는 시간 틈틈이 상담하곤 했다”며 “여유 있게 상담을 진행할 수 있어서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통역 지원 상담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교원 입장에서는 외국인 학부모의 의견을 학교 운영에 반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화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오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학부모는 언어에 구애 없이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고 한국 학교와 교육 활동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 흥무초는 앞으로 외국인 학부모 대상 통역 지원 상담을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학부모가 요청할 경우 학교에 상주하고 있는 이중 언어 강사의 도움을 받아 언제든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심재영 교사는 “학교 행사에 대한 안내문과 가정통신문 등도 러시아어로 번역해 배부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학부모가 의사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학교에서 먼저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올해 1학기 무자격 교장공모에서 100% 특정노조 출신 교사만을 교장으로 임용한 시·도가 5개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43명 중에서는 22명 이상이 특정노조 출신이었다. 한국교총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무자격 교장공모 임용 현황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에 이어 올 1학기에도 5개 시·도교육청이 모든 무자격 교장공모학교에서 특정노조 출신 교사만을 교장으로 임용했다. 광주, 강원, 충북, 충남, 전남 등 5곳이다. 지난해에는 광주, 충남, 경북, 경남, 제주였다. 올해는 서울에서도 8명의 무자격 교장 중 7명(87.5%)이 해당 노조 수석부위원장, 초등위원장,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 등의 전력을 가진 교사였다. 전국 43명의 무자격 공모교장 중 절반이 넘는 22명이 해당 노조 출신으로 확인됐다. 분석 대상에서 제외된 교감 중에도 해당 노조 출신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력이 확인되지 않은 인원까지 포함해 이보다는 더 많은 인원이 해당 노조 출신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도 임용된 교장의 자기소개서 중 상당수가 특정노조 활동이나 교육감과의 친분을 노골적으로 기재하고 있었다.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여전히 교육감의 코드·보은인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올해는 경기 구리 A초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 진행 과정에서 교사가 투표용지를 조작해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특정노조 밀어주기’의 정황이 실제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교총은 이에 대해 “임용방식 다양화로 승진 중심의 교직문화를 개선하고, 구성원이 원하는 유능한 교장을 뽑는 제도로 포장됐지만 실상은 학부모 투표까지 조작이 가능한 범법의 온상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학교는 물론 나머지 학교도 위법 사실이 있는지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 도입 당시 표방했던 ‘모든 교원에게 열려 있는 공정한 제도’가 아닌 특정노조 출신 교사들의 승진 통로임을 다시 한 번 노골적으로 드러낸 결과”라며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대폭 축소하고 자격을 강화하는 등 제도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은 특히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의 통과도 촉구했다. 해당 법안의 주요 내용은 ▲공모 교장 비율 20% 이내로 제한(승진형 80%, 공모형 20%) ▲무자격 공모교장 비율을 공모 신청 자율학교의 15%로 제한 ▲무자격 공모교장 자격 기준을 교감 자격 소지자로 강화 등이다.
서산 서령고등학교(교장 한승택)는 4월 3일(수) 7교시에 전교생과 교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폭력예방교육 및 실천 서약식을 가졌다. 이번 학교폭력예방교육 및 실천 서약식은 학생들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돕고, 학교폭력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서령고등학교만의 연례행사이다. 학생회장의 학교폭력 추방 결의문 낭독을 시작으로 전교생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학교폭력, 음주, 흡연, 약물중독, 성폭력 추방’ 등 다양한 구호를 외쳤으며, 서령고 교육가족 일동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건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고 약속하였다. 서약식이 끝난 뒤에는 학교폭력과관련된 동영상을 시청했다. 한승택 서령고 교장은 “이번 학교폭력예방교육 및 실천 서약식을통해 학생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더불어 “학교를 사랑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며 부모님께 효도하는 학생들은 절대로 문제 행동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올해부터 교·사대평가가 교육 여건보다는 교육과정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 평가 결과에 따른 정원 감축은 4주기 때보다 많아질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2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9~2020년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평가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1998년부터 시행된 교원양성기관 평가의 5주기 평가 중 4년제 일반대학 대상 평가에 해당하는 이번 평가에서는 사범대 또는 교원양성 과정이 설치된 일반대학 158개교에 대한 진단이 시행된다. 사범대 설치대학 45개교와 사범대 미설치대학 113개교는 분리해서 평가한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교육여건·교육과정·성과로 구성된 진단 영역 중 교육 여건의 비중을 줄이고 교육과정의 비중을 50% 내외로 상향한다는 점이다. 지표에도 ‘교원양성 교육과정 개편’의 주요 방향을 반영해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도 ▲미래 교육환경 변화 대한 대응 ▲교직 인·적성 함양 등을 중점적으로 진단한다. 또, 평가의 예측성을 강화해 역량진단 준비가 자연스럽게 교원양성기관 교육의 질 제고로 이어지도록 했다. 최소 1년 전에 진단지표를 사전에 안내하하고, 새로 도입되는 지표는 배점을 최소화하고 올해 실적을 점검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신설되는 지표는 ▲교육시설의 확보·활용 ▲장애학생 선발·지원 노력 ▲성폭력·성희롱 예방교육 실적 ▲평가결과 환류 노력 ▲학부 이수과목 인정 절차의 체계성(교육대학원) 등이다. 이 외에도 진단 결과를 분석해 기관별로 제공하고 컨설팅을 시행하는 등 피드백도 강화한다. 진단지표편람은 4월초 확정·안내될 예정이다.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기존과 같이 등급별 후속조치로 정원 감축을 시행할 예정이다. 1000점 만점에 800점 이상인 A등급은 부총리 표창, 700점 이상인 B등급은 현행 정원을 유지하지만 C등급(600점 이상)은 정원 30%, D등급(500점 이상)은 50% 감축하고, E등급(500점 미만)은 교원양성과정을 폐지하게 된다. 그간 교원양성기관 평가 결과에 따라 3주기에는 3929명, 4주기에는 6499명의 정원 감축이 있었다. 통계청이 지난 달 28일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에 따라 교원수급계획에 변화가 있을 경우 감축 인원은 4주기 진단보다 큰 규모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교원양성이라는 목적형 대학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면서도 “정부가 그동안 사범대학 외에도 교직이수와 교육대학원 등을 통해 중등교사자격증을 남발한 측면이 있으므로 질 제고 차원에서 이에 대한 감축 또는 폐지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또 “기간제 교원 비율 증가, 사회적 요구 증가, 학급당 학생수 OECD 최하위권 수준 등으 현실로 인해 정원의 일률적 감축이 아닌 다양한 교육수요를 감안한 정규교원 수급확충계획을 정교하게 마련하는 가운데 감축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919년 역사적인 3.1 운동 한 달 뒤인 4월 1일에 구리·남양주 지역에서 최초로 남양주금곡초등학교가 개교하였다. 학교에서는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3월 31일에 총동문회 주최로 동문체육대회를, 4월 1일에 '개교 100주년 기념식' 및 도서관(역사관) 개관식을 열어 지난 100년을 기억하고 더욱 빛날 다음 100년을 향한 도약을 알렸다.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서는 학부모회가 난타 공연을, 학생들은 사물놀이와 태권도 공연을 펼쳤으며 학교 안에는 100주년을 테마로 준비한 학생들의 다양한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100주년 기념 역사관에서는 총동문회를 주축으로 학교역사 기록물을 수집하여 지난 백년의 추억을 돌아보며 학교의 역사적인 기록물들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꿈 가득, 사랑 가득, 행복한 학교'라는 교육지표 아래 1만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남양주금곡초등학교. 김종각 교장선생님은 "우리학교는 새로운 백년지대계를 꿈꾸며 앞으로 더욱 자랑스러운 100년을 이어 갈 행복한 교육의 장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민주시민의식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민주시민학교'가 생긴다. 이를 위해 교원들의 민주시민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연수를 실시하고 학생들의 자치활동 권한을 늘려 시민 의식을 키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민교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민주시민 활성화 계획은 크게 △학교 민주시민교육 강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교육 활동 지원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학교문화 조성 △학생자치 활성화 지원 등이 핵심이다.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학교는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지적, 정의적 자질과 덕목을 직접 가르침으로써 효과적으로 시민성을 육성하기에 적합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공동체적 시민 생활을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국교총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과목 신설에 반대했다. 민주시민교육의 이념적 편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종전의 '인성교육'이 내용 변화 없이 민주시민교육으로 간판만 바뀐것 아니냐는 낮은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민교과를 만드는 것은 자칫 학교 정치화와 교육 편향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현장에서 ‘민주시민학교와 비시민학교’로 나뉘어 차별이 발생하고 학생들에게 권리만 강조, 책임은 외면하게 만들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선택한 민주시민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기대와 우려를 담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싣는다. 민주시민교육의 도입에 관하여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교육부의 발표가 있기 이전에도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정책적 무게는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의 조직 개편에도 민주시민교육 관련 부서가 편성되었으며, 관련 토론회와 설명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교육부의 발표가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민주시민교육의 기본적 가치와 방향은 당연히 타당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시민으로 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가치를 부정하거나 거부하고 싶은 생각은 당연히 없다. 우리 아이들이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건전한 사고를 갖춘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공감한다. 그러나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주시민교육 정책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민주시민교육에서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를 생각해볼 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이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민해야 할 문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우선 다양한 층위에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 교육부가 추진 중인 민주시민교육 방안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첫째, 당위적 개념을 굳이 새롭게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앞서 밝혔지만 민주시민으로서의 가치는 당위적 개념이다. 최상위법인 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고, 이미 민주시민으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시민교육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전에는 제대로 민주시민교육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식으로 정책을 펴는 것은 옳지 않다. 정권의 부정을 시민의 힘으로 바꿀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간의 성장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민주시민을 길러내지 못했다는 반성은 자성의 차원을 넘어 그간의 가치에 대한 부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둘째, 교육과정과 평가의 문제에 대한 체계적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교육부는 ‘시민 교과’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정책 흐름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민주시민’이 교과목의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과 가치에 대해서는 이미 사회·도덕 교과에서 핵심적인 내용으로 다루고 있었으며,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국어교과에서도 토론과 의사소통 등의 내용을 통해 민주시민적 가치를 충분히 구현해왔다. 교육과정 속에서 교과로 가르친다는 것은 교수·학습과 평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정신적 가치이자 삶의 태도인 ‘민주시민’ 교과는 모호한 위치에 놓인다. 셋째, 교육의 주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다. 앞에서 지적한 부분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와 관련된 것이었다면, ‘누가’ 가르치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준비와 고민이 필요하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교사가 아닌 일부 단체를 민주시민교육으로 끌어들인다는 움직임은 구체적 대안이 될 수 없다. 게다가 분명한 지식적 차원의 문제를 전문가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정의적 태도의 영역을 특정한 시각을 가진 단체에서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또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 개발되고, 교사가 양성되어야 하는 것인데 현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학과 체계의 개편과 보완이 선행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땜질식으로 기존 타 교과 교사들의 보수교육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인 비전의 설정과 합리적인 판단이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넷째, 편향성의 문제이다. 앞서도 지적했다시피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편향적 성격은 가장 결정적인 장애요인으로 남을 우려가 크다. 정권이 교체되고 교육감의 정치적 성격에 따라 시작된 민주시민교육은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는 프레임처럼 다가간다. 마치 혁신교육처럼 근본 취지와 다르게 진보의 프레임 속에 갇혀 본질이 왜곡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1곳 내외로 운영될 ‘민주시민학교’에 대해 혁신학교의 또 다른 버전이라는 우려가 단순히 기우는 아니라고 본다. 다섯째, 민주시민의 가치 요소를 치우쳐 담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의 상당 부분은 ‘권리’와 관련되어 있다. 일부 시도에서 적용 중인 각종 조례들과 맥이 닿아 있다. 권리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비중으로 ‘책임’에 대해서도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무력감과 박탈감의 문제가 이러한 부분과 관련이 있다. 책임감 있는 민주시민의 양성으로 방향이 잡혀야 할 것이다. 바람직한 민주시민교육의 정착을 위한 제언 민주시민교육의 가치는 반드시 가르쳐야 할 중요한 대상이고, 학교현장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적지 않은 문제를 갖고 있어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민주시민사회의 정책 결정은 서로 다른 소리에 귀 기울이고, 차이와 우려를 줄여가는 합리적 방법이어야 한다. 민주시민교육을 주장하면서 정작 민주시민사회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고 비슷한 성향의 단체들과 구성원끼리 모여 또 다른 교육정책을 양산하는 것은 자기모순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지적한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서로 다른 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롯이 우리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노력할 때 민주시민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 것이다. 시범학교의 운영과 일방적 정책 지원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민주시민교육 자문위원회의 평등한 재구성과 운영을 기대해본다.
올해부터 민주시민의식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민주시민학교'가 생긴다. 이를 위해 교원들의 민주시민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연수를 실시하고 학생들의 자치활동 권한을 늘려 시민 의식을 키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민교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민주시민 활성화 계획은 크게 △학교 민주시민교육 강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교육 활동 지원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학교문화 조성 △학생자치 활성화 지원 등이 핵심이다.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학교는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지적, 정의적 자질과 덕목을 직접 가르침으로써 효과적으로 시민성을 육성하기에 적합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공동체적 시민 생활을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국교총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과목 신설에 반대했다. 민주시민교육의 이념적 편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종전의 '인성교육'이 내용 변화 없이 민주시민교육으로 간판만 바뀐것 아니냐는 낮은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민교과를 만드는 것은 자칫 학교 정치화와 교육 편향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현장에서 ‘민주시민학교와 비시민학교’로 나뉘어 차별이 발생하고 학생들에게 권리만 강조, 책임은 외면하게 만들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선택한 민주시민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기대와 우려를 담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싣는다. # 1 _ ‘엄마’를 욕하며 노는 아이들, 교실이 ‘혐오의 배양지’가 되었다. 서울의 한 중학교 앞. (…) 엄마를 비하하는 말인 ‘니애미’는 교실에서 가장 ‘핫’한 욕이다. (…) 특별취재팀이 만난 초·중·고등학생들은 모두 이런 표현이 익숙하다고 했다. # 2 _ PISA(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의 2015년 평가 2012년도에 비해 떨어진 2015년 PISA 성적과 순위가 논란의 중심이 됐다. 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은 첫째 ‘하위권 학생들이 15.4%까지 늘어났다’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남학생의 성적 부진으로 수학·과학과목에서 여학생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설문조사 결과 ‘공부에 대한 흥미도’라는 질문에서 70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에 있다. 왜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할까? 우선 국제 지표인 PISA의 평가결과를 보면 안타깝게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학생들의 삶이 분리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PISA 2015 평가부터 ‘협력적 문제해결력’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나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라는 질문에서 우리나라 학생의 95%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우리나라 학생의 84%는 “나는 팀워크가 나의 효율성을 높인다고 생각한다”라고 인식하여, OECD 평균보다 14%p 높은 값을 나타냈다. 고무적인 일이다. 결과적으로 세계는 협업을 중시하는 데 가치를 두고 있으며, 이는 시민성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므로 우리 학생들의 인식은 시민성의 발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서 신문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학생들의 언어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과 남성의 상호 비하 용어뿐만 아니라 외모나 인종, 특정 직업에 관한 무분별한 혐오 표현은 현실에서 ‘시민’이 되지 못하는 아이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또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미디어교육을 포함한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지난 2018년 11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이하 민주시민교육 종합계획)의 추진 배경에도 현 사회변화와 교육혁신에 대한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포용적 민주주의를 실현할 성숙한 민주시민 양성’, ‘민주시민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념의 회복’과 ‘교육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통한 교육혁신 필요’를 통해 미래 세대가 당면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원칙과 목표 그리고 학교 민주시민교육의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제안의 핵심은 바로 ‘더불어 살아가는 것’ 즉,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 민주시민교육, 어떻게 할까? 민주시민교육은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목적이자 목표이다. 하지만 민주시민교육은 역사적·사회적 상황과 정권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다. 특히 정부의 간섭으로 인해 파행적인 형태로 이뤄지기도 했다. 최근 들어 민주시민교육의 내용 및 방법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면서 이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요구되었으며, 다방면에서 민주시민교육 강화에 대한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 종합계획에서는 우리 사회가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고 보고 시민교육의 목표와 기본 원칙 등에 대한 사회적인 공론화와 합의과정 선행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민주시민교육을 위하여 교육과정을 통한 민주시민교육 내실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교사와 학생이 서로 협력하고 경쟁과 서열화 중심의 평가에서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평가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은 어떻게 추진되어야 할까? 민주시민교육은 그 어떤 학습보다도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민주적으로 추진하는 것일까? 우선 학교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원칙과 실천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학교민주시민교육이 교육 주체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수업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초등은 본연의 고유기능인 ‘통합교육’을, 중등에서는 자유학기제나 고등학교 통합사회가 운영되는 방식 등을 참고할 수 있다. 둘째, 학교 시민교육의 방법과 내용은 경기도교육청의 창의지성 교과서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이하 민주시민) 콘텐츠 활용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실천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 콘텐츠 활용 ‘민주시민’ 교과서는 초등 3~4학년, 5~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4권으로 집필되어 2019년부터 내용 및 디자인의 수정·보완이 완료됐다. 이 교과서는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하여 총 10개 시·도교육청이 협약을 맺어 전국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민으로서의 가치를 체득하기 위한 활동 위주의 초등학교 교과서, 초등의 내용을 좀 더 심화한 중학교 교과서 그리고 그 가치를 실제 사회 이슈에서 찾아보고 논쟁을 위한 토론 활동과 글쓰기로 생각을 정리하는 고등학교 교과서 등 단계적으로 구성돼 있다. 주제 중심의 교과내용의 구성을 바탕으로 문학작품, 삽화, 시사성 있는 자료, 광고, 뉴스, 포스터, 신문기사, 법과 선언문 등 인문학 콘텐츠를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 민주시민교육중심 교육과정 운영 학교 교육과정 속에 시민교육 내용을 재구성하여 운영할 수 있다. 우선 주제 통합으로 재구성하여 기존 교과를 민주시민 교과서와 융합하여 진행할 수 있으며 창체 및 계기교육과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별도의 시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모든 교과와 교육과정에서 어우러지게 통합하여 교육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민주시민교육을 꿈꾸며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학교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학교 구성원이 민주시민교육의 철학을 공유하고 방향성을 고민하여 합의와 이행 과정을 거치면서 학교는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으로, 학생은 학교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이해하고 일상의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학습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학부모와 지역사회와 함께 행복한 교육생태계를 만드는 이야기가 쌓여갈 것이다. 이러한 교육주체들의 성장에 힘입어 지속 가능한 민주사회와 학교 시민교육을 희망해 본다.
01 ‘너무도 올바른 이야기’는 문학이나 영화가 될 수 없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도 문학이나 영화가 될 수 없다. 아무런 흠결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도 그렇다. 좋은 문학이나 영화 이전에 일단 재미가 없다. 인물들은 훼손되지 않고, 인물이 겪어가는 사건은 아무런 모순이 없는, 그런 이야기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 이런 소재로는 아무리 위대한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어도 이야기의 맛이 살아나지 않는다. 감동이 없기 때문이다. 감동 없는 이야기는 소통되지 않는다. 소통되지 않는 이야기는 죽은 이야기이다. 이야기에 도덕적 규범을 너무 강하게 담으려 하면 그렇게 되기 쉽다. 주인공 인물을 지나치게 미화하여 교훈을 주려고 하는 데만 치중한 위인전 이야기는 솔직히 재미가 없지 않은가. 가령 여기 잘 생기고, 착하고, 예절 바르고, 정의감 강하고, 규범을 잘 지키고, 이성을 사귀면 일편단심 변하지 않는 어떤 청년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이 청년 못지않게 착하고, 인물 좋고, 마음씨 곱고, 지혜롭고, 곧은 절개의 심성을 지닌, 참으로 바람직한 아가씨가 있다고 해 보자. 이 두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하여서, 서로에게 정성을 다하여 사귐을 이어갔다. 사랑을 방해하는 경쟁자도 없었다. 마침내 주변의 축복을 받으면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었다면(만들 작가도 없겠지만), 분명히 실패작이 될 것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라기에는 너무 밋밋하고, 너무 기복이 없는 이야기, 만사가 잘 굴러가기만 하는 이야기, 그래서 인생살이의 갈등이나 긴장이나 고뇌 같은 것이 없다. 운명이 가져다주는 모순 따위는 느껴 볼 틈도 없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에 감동이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이야기에 ‘사람 같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 같은 사람’이란 훌륭한 사람 따위를 일컫는 말은 아니다. 현실의 나를 향해 말을 걸어오는 사람, 아니면 내가 그를 향해 말을 걸고 싶은 사람을 뜻한다. 그러니까 현실의 나처럼 결핍도 많고, 내면의 상처도 있고, 욕망도 있고, 좌절도 있고, 갈등도 있고, 그러면서도 지향(志向)과 포부도 있는 사람이다. 리얼(real)한 존재로서의 사람을 말한다. 독자인 내가 연민과 저항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인물이 이야기 안에 있어야 한다. 연민과 저항은 이야기 속 인물에 대한 적극적인 공감(empathy)의 발로이다. 이 공감이 감동의 원천을 이루는 것임을 다시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02 세계적 명작은 ‘문제적 인물(問題的 人物)’을 보여 주는 데 성공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인물로는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없다. ‘문제적 인물’을 통하지 않고서는 이 복잡하고 이해 불가한 세계를 그려낼 수 없기 때문이리라. ‘문제적 인물’에 대한 비평적 정의가 따로 있지만, 나는 ‘너무도 인간적인 인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적’이란 말이 품고 있는 뜻은 참으로 오묘하다. ‘인간적’이라고 말했을 때, 그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는 온갖 한계와 약점을 너그럽게 긍정하는 태도가 숨어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 불완전함을 아는 자는 나 아닌 타자의 인간적 불완전함을 단죄하듯 나서지 못한다. 단죄는 신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단죄하듯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인간적인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라고나 할까. 오로지 아프게 공감할 뿐이다. 그 공감이 문학과 예술의 역할인지도 모른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죄를 범한) 이 여인을 돌로 쳐라”라고 말했던 예수의 말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불완전성을 깨우치며, 새로운 차원의 도덕을 발견하게 한다. 이렇듯 불완전한 인간을 단죄하지 않고, 오히려 공감으로 다가갈 때, 생의 감동이 우리 안에서 오래 울림으로 퍼져온다. 톨스토이의 소설 가운데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 ‘안나 카레니나’를 주목해 보자. 아름다운 귀족 부인이지만 부정한 사랑으로 빠져들어, 인생을 파멸로 이끌어, 마침내 자살하는 주인공 안나 카레니나의 인간적 아픔과 몰락이 안쓰럽다. 안나는 삶을 불꽃처럼 연소시키며, 자신의 욕망과 애정을 향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브론스키 백작에게로 나아갔을 때, 우리는 그녀를 어디까지 비난할 수 있을까. 아니 어디까지 옹호할 수 있을까.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에서도 우리는 ‘문제적 인물’들을 응시할 수 있다. 도둑이었다가 자선가가 되기도 하는 장발장에 대해 어떤 간절한 염원을 품어보는 것은 작가가 독자에게 기대하는 인간 정신인지도 모른다. 문학은 어떤 인간을 쉽사리 부정하지 않도록 서서히 깨달아가게 한다. 장발장을 19년간 감옥에 살게 하고, 출소 이후에도 단죄의 자리에서 추적하는 자베르 경감이나, 장발장의 은촛대 절도를 끝까지 감싸주는 신부님이나, 대조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둘을 다 인정해 주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 오는 힘일까. 사람을 오래 응시하면 그리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좋은 작품은 인간을 결과론적으로 재단하지 않게 한다. 결과에 의한 재단은 법이나 행정의 영역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교육이나 예술의 영역에서는 인간을 과정에 기대어 살핀다. 좋은 작품은 인간의 삶에서 깊은 동기와 오랜 과정을 숙려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들의 마음 저 깊숙한 곳에서, 사람을 보는 인식, 사람의 행위를 읽어내는 지혜를 기르게 한다. 그것은 ‘인간성에 대한 넉넉한 긍정’이라 할 수 있을진대, 아이들이 항용 쓰는 쉽고 다감한 구어적 표현으로 바꾸어 보았다. 바로 이 표현이다. “그럴 수도 있지.” 03 선생님이 된 제자들이 봄 방학에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노릇을 한 지 2년에서 5년 된 젊은 교사들이다. 제자 선생님들이 겪는 교단의 애환들이, 내가 데리고 간 식당 식탁의 음식들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다채로웠다. 물론 좋은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힘든 학생이나 무례하기 그지없는 학부모를 만나, 험한 사태들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는 안쓰러웠다. 그러나 그보다는 밝고 활기차고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들이 더 많았다. 밝음으로 어둠을 이기자고 했다. 경기도 어느 신도시의 신설 학교로 발령을 받아간 나의 제자 선생님 L이 내게 말했다. “교수님, 우리 반 급훈이 무엇인 줄 아세요?” 나더러 정말 맞추어 보라고 하는 말이 아닌 줄은 알았지만, 그녀가 학교 다닐 때, 부지런히 책을 읽고 여행 경험을 쌓았던 것을 떠올리고는, “자네 독서와 여행 좋아했으니, ‘책을 읽자, 세상을 읽자.’ 뭐 이런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녀가 한 말은 의외로 상큼하고 산뜻하여 그야말로 내게는 참신한 충격을 주는 것이었다. “교수님, 우리 반 급훈을 ‘그럴 수도 있지’라고 지었어요. 저 혼자 정해서 일방적으로 올려놓은 것이 아니라, 학생들도 논의 과정에 충분히 참여하게 하였어요.” ‘그럴 수도 있지’,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나는 그녀 학급의 급훈을 두 번 입안에서 중얼거려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이게 범상한 급훈이 아니다. 그녀로서도 어찌 뜻한 바가 없었을까. L 선생님이 이야기를 덧붙였다. 아이들이 전부 자기 위주로 자라고 키워졌어요. 사소한 일에도 양보가 없고, 친구들을 이해하지 않으려 드는 겁니다. 부모들의 경쟁 이데올로기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나요. 걸핏하면 욕하고 비난하고 싸우고, 그 싸움이 커져서 엄마들 싸움이 되고, 그러다가 어느새 감정이 거칠어져서 아무 일도 아닌 것이 학교폭력으로 제기되고, 그 과정에서 선생님들이 겪는 고초는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친구들의 결함이나 불완전함을 조금만 너그럽게 봐 주면 얼마든지 예방될 수 있는데 말이지요. ‘그럴 수도 있지’는 친구의 결점 사랑하기라고나 할까요. 교사인 저부터 학생들이 무언가 잘못을 하면, ‘그럴 수도 있지!’ 로 응대했어요. 공부가 뒤지는 아이를 무시하는 분위기가 있으면 교사인 제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해요. 아이들에게도 따라주기를 바랐지요. 너그럽고 이해심이 많은 자신을 스스로 대견스럽게 여기도록 하는 데까지 이르도록 했어요. 우리 반은 싸움이 없는 반이 되었어요. 자기들이 여덟 시까지 등교할 테니까 선생님도 수고스럽지만 8시까지 오셔서 재미난 이야기를 해 달라는 겁니다. 이게 잘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L 선생님 이야기에 나는 몇 번씩 감동이 밀려왔다. 생각해 보니 L 선생이 교대 2학년 때, 토론식으로 진행했던 나의 강좌 ‘창작과 비평’의 풍경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인간 이해의 연습’이란 부제를 달았던가.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라고 배웠다. 그만큼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내용을 규정한 것이고,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살인이나 절도·폭행 등과 같은 죄를 짓지 않아야 한다는 법을 누구나 알고 있듯이, 저작자에게 발생되는 저작권이라는 권리 또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저작권’이라는 용어를 들으면 나(또는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알고 보면 저작권은 우리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서점이나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여 읽는 도서도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저작물에 해당하고, 이어폰이나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또한 저작물에 해당하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여 촬영하는 사진도 저작물에 해당할 수 있다. 우리는 쉽게 인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저작권이란 우리 실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법」(이하 ‘법’)에서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제2조 제1호). 저작물의 예시는 법 제4조에서 어문저작물·음악저작물·연극저작물·미술저작물·건축저작물·사진저작물·영상저작물·도형저작물·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을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러한 ‘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저작자’로 규정하며(법 제2조 제2호), 저작자는 공표권·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인 ‘저작인격권’과 복제권·공연권·공중송신권·전시권·배포권·대여권, 2차적저작물작성권인 ‘저작재산권’을 가지게 된다(법 제10조 제1항). 저작자가 가지는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작재산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며(법 제46조) 이용허락 없이 이용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그러나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저작권법상(제1조), 이용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저작재산권 제한사유(제23조부터 제35조의 3)’를 명시하고 있다. 그중 학교현장과 관련된 저작재산권 제한사유는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제25조)’과 ‘시험문제로서의 복제(제32조)’ 규정일 것이다. 먼저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제1항에서는 ‘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학교 이하의 학교의 교육 목적상 필요한 교과용도서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게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항에서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려는 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른 보상금을 해당 저작재산권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학교 이하의 학교에서 제2항에 따른 복제·배포·공연·방송 또는 전송을 하는 경우에는 보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교과서 및 지도서에는 공개되어 있는 저작물을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저작재산권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제2항에서는 ‘특별법에 따라 설립되었거나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또는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교육기관 및 이들 교육기관의 수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교육지원기관은 그 수업 또는 지원 목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을 복제·배포·공연·전시 또는 공중 송신할 수 있다. 다만 저작물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에 비추어 저작물의 전부를 이용하는 것이 부득이한 경우에는 전부를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교 및 교육기관의 범위는 법령상 이해가 쉬우나 ‘수업 또는 지원 목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무엇인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 수업의 범위에 대하여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목적 저작물 이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① 유아교육법상의 교육과정 및 원장의 지휘 및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방과후 과정, ② 초·중등교육법상의 교육과정(교과 창의적체험활동) 및 학교장의 지휘 및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교육활동(보충수업,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범교과 학습활동, 계기교육, 방학 중 프로그램 등), ③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 및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이라 명시하고 있다. 또한 수업은 교육과정에 의한 수업을 원칙으로 하나 학교장의 관리 및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야간수업이나 계절제 수업, 시간제 수업, 방송통신에 의한 수업, 정보통신 매체 등을 활용한 온라인 수업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수업 준비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저작물의 일부가 사용된 수업자료를 시·도교육청 등의 관리 및 감독 하에 공유할 수 있다. 다음으로 수업지원 목적의 범위에 대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먼저 교육지원기관에서 시행하며 학교 및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지원이어야 하며, 교원(수업을 실제 담당하는 교사 또는 강사) 또는 학생에게 제공되는 수업지원이어야 한다. 타인의 저작물을 동의없이 사용 가능한 경우 다음으로 ‘시험문제로서의 복제’ 규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저작권법」 제32조에서는 위와 같은 표제 아래 ‘학교의 입학시험 그밖에 학식 및 기능에 관한 시험 또는 검정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목적을 위하여 정당한 범위에서 공표된 저작물을 복제·배포할 수 있다. 다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 진행하는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에는 타인의 저작물을 별도의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으므로 시나 소설과 같은 어문저작물, 악보와 같은 음악저작물, 그림과 같은 미술저작물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하는 질문을 위주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같은 교과의 선생님들이 수업연구활동 결과나 수업자료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이것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위에서 살펴본 ‘학교 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에 의해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을 이용하여 수업자료를 제작하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학생이 아닌 동료 교사나 불특정 다수(일반인)에게 수업자료를 공유하는 것은 보상금 제도의 목적과 범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저작물 이용에 대한 허락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지원기관의 관리 및 감독을 벗어난 일반 포털사이트의 모임(예를 들어 블로그·카페 등)을 통해 타인의 저작물을 포함하고 있는 수업자료를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공유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행위로써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교육청이 주관하는 수업지원 목적 사업의 경우 해당 사업을 위탁받은 사업자도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교육지원기관에 해당하는 교육청에서 수업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자료개발사업을 외부에 위탁을 준 경우라도 해당 자료가 교육지원기관(교육청) 명의로 창작되고, 해당 기관의 책임 하에 제공된다면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이용된 저작물에 대한 수업지원 목적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학교 시험기간이 되면 수업시간에 학생들로부터 전년도 기출문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시험문제에는 타인의 저작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복제해주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의도 많다. 위에서 살펴본 ‘시험문제로서의 복제’ 규정에 의해 공표된 저작물을 시험에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기출문제를 복제하여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것은 위 규정이 적용되기는 힘들 것이나,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에 따라 수업지원을 목적으로 기출문제 및 해설 자료의 일부분을 소속된 교사와 학생에게 복제·배포·공중송신 하는 것은 가능하다. 수업시간에 필요에 따라 학생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는데, 영화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질의도 많다.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에 따라 저작물의 일부분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위 규정의 적용을 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저작권법 제29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 제2항에 따라 청중이나 관중(학생)으로부터 당해 공연(영화 틀어주는 행위)에 대한 반대급부(비용)를 받지 않는다면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공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건이 충족된다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영화 한 편을 공연하는 행위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도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폰트 파일’에 대해 학교현장에서도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폰트 파일은 저작권법상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로 보호가 되고 있다. 따라서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다운로드(복제) 받아 이용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폰트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컴퓨터에 설치 후 가정통신문이나 교내 환경미화를 위해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 적용이 어렵다. 해당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폰트 파일을 수업시간 내에 프로그램저작물을 설명하는 등으로 이용하여야 할 뿐이다. 또한 이러한 폰트 파일의 경우 이용 범위(라이선스)는 개인이 비영리 목적으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이용은 비영리 목적이지만 ‘개인’이 아니기 때문에 라이선스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폰트 파일과 관련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발간한 ‘글꼴 파일 저작권 바로 알기’ 안내서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저작권이라는 생소한 권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사회 전반에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상담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전에 저작물 이용 가능 여부를 알아채고 전문기관에 자문을 구해본다면 다행이겠지만, 학교현장에서 발생되는 저작권 문제와 같이 ‘침해’가 발생된 이후라면 실질적인 도움이 어려워 안타까움이 크다. 마지막으로 학교현장에서 많은 저작물을 이용하면서 발생되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사 및 학생들에게 더 많은 저작권 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는 운영 중인 ‘찾아가는 저작권 교육’을 통해 저작권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저작물 이용에 있어서는 저작재산권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저작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정확한 인지 아래 정당하게 저작물을 이용함으로써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교육현장이 되기를 바란다.
‘한 학부모가 소크라테스에게 찾아와 학교에 불을 질러버리겠다고 한다. 사람 되라고 자녀를 학교에 보냈더니, 오히려 부모인 자신을 폭행했다는 게 이유다. 학교에서 뭘 가르쳤길래 애가 이 모양이 됐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놀란 소크라테스는 줄행랑을 쳤다.’ 물론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고대 아테네 소피스트들이 만든 학교의 폐해를 비꼰 희곡의 한 대목이다. 실제로 당시 소피스트 학교는 화려한 언변으로 대중을 선동, 정치·경제적 이익을 얻거나 유죄를 무죄로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학부모들이 이 같은 행태에 분통을 터뜨린 셈이다. 지난 2월부터 교육부 자문기구인 미래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헌 서울대 교수. 국내 손꼽히는 서양고전학자이다. 김 교수는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한 이 희곡은 오늘날 우리 교육현실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했다. “교육의 기본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인데 학교 교육이 인성은 뒷전인 채 좋은 대학을 나와 사회·경제적 특권을 누리는 수단으로 내몰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물론 학교보다 사회의 책임이 더 크죠. 돈이 많아야 대접을 받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을 나와야 유리합니다. 결국 입시와 돈이 직결돼 있으니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미봉이고 효과가 없는 것입니다.” 기본으로 돌아가 인본교육 충실해야 김 교수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기능만 익히면 인간적인 대접을 받는 사회적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우리는 소수의 기득권층이 너무 많은 특권을 누리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교육이 기본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인본교육을 실시해야 우리가 원하는 미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이란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교사는 지금까지 인류가 소중하고 가치 있게 여겼던 것들을 새로운 세대에게 잘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그들이 원하는 세계를 개척해 나가도록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죠. 전통적 가치와 미래가 공존하는 현장, 그곳이 학교인 셈입니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이들이 열어갈 세상은 누구도 가늠할 수 없기에 미래를 예단하고 자의적으로 방향을 설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분들이 자기 아집에 사로잡혀 섣불리 미래를 재단하고 전망하는 데서 자꾸만 오류가 나는 것 같아요. 학생들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게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 놓는 게 중요한데 말이죠. 기성세대가 여기까지 끌고 왔으니 이제부터는 너희의 세계를 만들어가라는 메시지를 주는 게 교육 아닐까 싶습니다.” 김 교수는 그리스신화에도 이 같은 정신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했다. “신들의 권력 계승 스토리를 보면 잔혹하고 일견 패륜적이기까지 해요. 심지어 플라톤 같은 철학자는 아이들에게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가이아부터 우라노스, 크로노스, 제우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들이 아버지를 축출하고 권력을 잡습니다. 못된 자식들이죠. 그런데 저는 플라톤과 달리 여기에 그리스 교육의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신들의 권력투쟁사는 ‘기성세대를 넘어서지 않으면 너희들의 세계는 오지 않는다’는 주문이 담긴 신화라고 해석했다. “이건 대단한 자신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물러날 때가 되면 물러날 테니 새로운 시대는 너희들 스스로 만들어 보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교육은 기성세대가 쌓아놓은 것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역할을 하지만 ‘이것대로 하라’든가 아니면 ‘너의 앞길은 이런 식이 돼야 한다’고 제시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학교 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김 교수는 문제풀이식 교육과 심오한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는 문답식·암기식·찍기식 교육을 무조건 비판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제 36년과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민주화와 경제적 성공을 이룬 데에는 교육의 힘이 결정적입니다. 흔히 우리 교육을 주입식 교육이라고 비판하지만 급변하는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능력이 길러진 데에는 문제의 의도를 빨리 파악하고 적절한 답을 찾아내는 우리식 교육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현대는 자신의 생각을 신속하고 독창적으로 제시할 줄 아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 데 여기에 인문학을 통해 깊이 숙고하고 찬찬히 따져보는 능력을 결합한다면 우리 교육은 세계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입식 교육 비판만 해선 곤란 … 한국의 압축성장은 ‘교육의 힘’ 그래서일까? 김 교수는 요즘 고대 그리스 철학자 중 이소크라테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 분은 플라톤과 동시대를 살면서 쌍벽을 이룬 인물이에요. 플라톤이 변화무쌍한 시대에 변하지 않는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했다면, 이소크라테스는 변화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적절하고 좋은 것인지를 찾아내는 능력을 중시했습니다. 극히 대조적인 관점을 가진 이 두 사람의 교육관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고등학교에서 불어 교사로 10여 년 근무하다 서울대로 자리를 옮긴 김 교수.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보면 먹먹할 때가 많다고 했다. “가르침이라는 소박한 일념으로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얼마나 많은 갈등과 자괴감에 시달리는지 짐작하고 남습니다. 솔직히 서울대생을 가르치는 저조차도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거든요. 하지만 우리 모두 이겨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 교수는 “‘태양은 어둠 속에서 빛을 내지만 결코 어둠에 의해 빛을 잃지 않는다’했던 디오게네스 말처럼 선생님들의 헌신과 사랑은 학생들 마음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 1 무작정 떠난 인도 배낭여행 인도는 배낭여행객 사이에서 여행하기 어렵기로 손에 꼽히는 국가이다. 그런 인도를 아무런 계획 없이 여행했었다. 대학 졸업 전에 잠시 공장에서 근무했었다. 그때 함께 일하던 한 동료가 쉬는 시간이면 인도의 자이살메르에서 담아온 낙타 사파리 사진을 보여 주며 인도 여행기를 들려줬었다. 덕분에 그때 번 돈으로 카메라를 장만하고 인아웃 항공권만 결제하고 인도를 한 달 남짓 다녀왔다. # 2 가이드북 두 권에 모든 것을 의지한 여행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2009년이었다. 인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가이드북을 두 권 챙겼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많은 정보를 저장해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지만, 그때는 종이에 대한 의존이 높던 시기였다. 가이드북을 통해 교통편, 숙박업소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며 여행을 계속했다.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면 첫날 하루는 숙박업소를 돌아다니며 빈방을 찾고, 다음 도시로 향하는 교통편을 예약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그때는 이게 당연한 절차였기에 여행의 일부라 생각했고 재미있게 즐겼다. 물론 지금도 이런 방법으로 여행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시간은 금보다 귀하기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사전에 예약하길 추천한다. 요즘엔 라틴아메리카 소도시에 있는 숙소도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다. 아고다·호스텔월드·부킹닷컴·호텔스닷컴과 같은 숙박 앱을 통해서 여행하고자 하는 지역의 숙소를 여행객들의 후기와 실제 사진을 확인해 예약할 수 있다. 현지 교통편도 도시 간 이동에 사용되는 비행기·버스·기차 정도는 사전에 예약할 수 있다. # 3 낭만적인 기차여행을 즐겨보자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배를 오랜 시간 겪은 나라이다. 영국은 인도 대륙 전체에 자원 수탈과 식민지 경영을 목적으로 촘촘한 철도 교통망을 설치했다. 오늘날 영국 식민지배는 끝났지만, 그때 만들었던 철도는 아직도 잘 작동하고 있다. 인도 배낭여행에선 두 가지 이유로 철도교통을 활용하길 추천한다. 첫째, 인도 기차에는 외국인 전용칸이 있다. 외국인 전용칸 기차를 타면 배낭을 짊어지고 여행하는 같은 처지의 다양한 국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여행객들에게 인터넷에서는 구할 수 없는 실시간 알짜배기 정보를 들을 수 있다. 마음이 잘 맞는다면 길동무가 새로 생길 수도 있다. 둘째, 인도 기차에는 슬리퍼 클래스 칸이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여행지에서는 시간이 금이다. 인도는 대륙으로 불릴 만큼 큰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이다. 슬리퍼 클래스 기차를 활용해 밤에 잠을 자며 이동하면 여행에서 이동으로 소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비행기 이용이 시간을 아끼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비행기가 빠를지라도 공항에서 각종 탑승 절차에 소비되는 시간을 생각하면 잠자는 시간을 이동에 활용하는 슬리퍼 클래스가 인도에서는 가장 빠른 교통수단인 것 같다. # 4 인도의 관문 도시 뭄바이 인도는 대륙이라 불릴 만큼 넓은 나라이다. 당시 여행에서 뭄바이(Mumbai)공항으로 들어가 델리(Delh)공항으로 나오는 항공편을 결제했다. 이렇게 인·아웃 공항을 달리해서 여행 경로를 짜면 이동 시간을 단축해 여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뭄바이공항에 내렸을 때 엄습했던 덥고 습한 공기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뭄바이에는 ‘게이트 오브 인디아’라는 상징적인 건축물이 있다. 1911년 당시 인도의 왕이었던 조지 5세의 방문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항공교통이 발달하기 이전 뭄바이는 유럽과 인도를 오가는 선박들이 거쳐 가던 중요한 항구였다. 델리가 정치적 수도라면 뭄바이는 무역이 번성해 경제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다. 지금도 뭄바이는 인도 서부해안 최대 경제 중심지로 통한다. 뭄바이에 도착하면 식민지배 시절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그때부터 달렸을 것 같은 올드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뭄바이에는 도비가트(Dhobi Ghat)라 불리는 빨래터가 유명하다. 인도는 카스트라 불리는 신분제도가 아직도 사회 곳곳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나라이다. 최근에는 도시를 중심으로 카스트가 점차 무너지고 있다고는 한다. 도비가트에는 도비왈라라고 불리는 카스트를 가진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고 그들이 일하는 빨래터가 있다. 도비왈라들은 일평생 이곳에서 뭄바이 곳곳에서 몰려드는 옷을 세탁한다. 도비가트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배경으로 사용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 5 화강암 풍화의 세계 함피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었다. 다음 여행 장소를 찾아 가이드북을 넘기다가 대학 전공 서적에서 봤던 그림과 유사한 사진을 발견했다. 속초 영랑호에 있는 범바위는 ‘토르’라고 불리는 지형이다. 지하 깊숙이 있던 화강암이 지표에 노출되면 압력이 제거되면서 팽창해 암석이 쩍쩍 갈라진다. 갈라진 틈을 따라 수분이 침투해 풍화가 진행되면서 마치 시루떡을 쌓아 놓은 것처럼 화강암 돌덩이가 포개져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함피(Hampi)에는 토르와 같은 화강암 풍화 지형이 도시 전체를 덮고 있다. 함피는 인도의 마지막 힌두 왕조인 비자가나야르 왕조의 수도였다. 화강암은 훌륭한 건축재료이기도 하다. 함피에는 화강암을 활용한 비자가나야르 왕조의 유적이 곳곳에 있다. 덕분에 함피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함피를 소개하는 글을 읽으며 하루는 지형 경관, 하루는 역사 유적을 들르는 식으로 이곳에서만 일주일 정도 머물렀다. 다시 인도를 여행한다면 첫 번째로 들르고 싶은 곳이 함피이다. # 6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라나시 바라나시(Baranasi)는 힌두교 최고의 성지이다. 바라나시는 갠지스강변에 위치한 도시이다. 수도인 델리(Delh)와도 가까워 델리를 통해 들어와 짧은 일정으로 인도를 들르는 여행자들이 꼭 방문하는 도시 중에 하나다. 인도에서는 강변에 있는 계단을 가트라고 부른다. 바라나시에 있는 가트는 인도의 여러 가트보다 더욱 특별하다. 바라나시 가트에는 수많은 화장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갠지스는 힌두교도들에게 어머니의 강으로 통한다. 힌두교의 윤회 사상에 따르면 지금 삶은 잠시 거쳐 가는 순간일 뿐이며, 죽음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그래서 힌두교도들은 어머니의 강인 갠지스에서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길 소원한다. 바라나시의 수많은 화장터는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화장터에서는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었다. 가트의 계단에 앉아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고 있으면 하루가 멍하니 지나가 버린다. 여행 중에 만난 어느 한국인은 바라나시를 멍 때리기 가장 좋은 장소로 소개했다. 한 줌 재로 변해버리는 고인을 바라보며 한국에서의 수많은 일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삶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사람일지라도 바라나시에서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한 번쯤은 되돌아보게 된다. 인도 여행지를 돌고 돌아 바라나시에 도착할 때쯤이면 육체적·정신적으로 모두 지쳐있을 가능성이 크다. 바라나시는 잠시 인도를 떠날 역할도 한다. 바라나시의 버스정류장에서는 매일 네팔의 포카라(Pokhara)로 떠나는 국경 버스가 출발한다. 포카라는 히말라야 트래킹을 시작하는 거점도시이다. 인도의 복잡함·지저분함에 지쳤다면 바라나시에서 잠시 네팔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 7 자이살메르에서 즐기는 낙타 사파리 인도 서부 파키스탄과 맞닿는 곳은 아열대고압대의 영향으로 타르사막이 형성되어 있다. 자이살메르(Jaisalmer)는 인도와 아랍 세계를 연결하는 무역로의 중간에 위치한 도시이다. 낙타에 짐을 실어 교역을 하던 시절 자이살메르는 중계무역으로 크게 번성했다. 자이살메르성에는 그때의 찬란했던 모습을 간직한 고택들이 여럿 있다. 인도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자이살메르는 낙타 사파리를 즐길 수 있는 도시로 인기가 높다. 낙타 사파리는 보통 1박 2일 코스로 자이살메르에서 출발해 사막 한가운데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점심때쯤에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된다. 물론 원한다면 더 길게 떠나는 투어 상품도 있다. 혼자 하는 여행에 지친 여행자라면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숙소에서 낙타 사파리를 예약하면 좋다. 그러면 숙소에서 한국인들로 그룹을 만들어 여행상품을 준비해준다. 가이드도 어느 정도 한국말을 할 줄 알아 오랜만에 한국말을 편하게 사용하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저녁에는 낙타 몰이꾼이 준비한 간단한 저녁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낙타에 실어 올 때는 분명 미지근한 음료였는데, 낙타 몰이꾼이 아는 수풀 사이에 몇 시간 보관했더니 음료수가 금세 시원해져 다들 놀랐던 기억이 난다. 자이살메르에서 사막의 한적함을 최대한으로 느끼고 싶다면 근처 작은 마을인 쿠리 방문을 추천한다. 쿠리는 자이살메르에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근처에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묵었던 숙소에서 하루 세끼를 전부 제공했던 기억이 난다.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사막의 황량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자이살메르의 낙타들은 여행객들에게 혹사당한 나머지 야윈 느낌이었는데 쿠리의 낙타들은 건장하고 보다 야생의 느낌이 났다. 쿠리에서 1주일 정도 머물렀던 스페인 친구 ‘사라’는 혼자서 낙타를 몰며 사막 여기저기를 달렸다. 한적함, 그리고 자유로움이 함께했던 쿠리는 함피 다음으로 인도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 인도에서의 아침은 짜이와 함께 짜이는 인도식 밀크티이다. 짜이는 우리가 아는 밀크티에 마살라와 같은 인도 향신료를 첨가한 음료이다. 인도 사람들은 짜이를 사랑한다. 이른 아침 길거리를 나서면 어디에서나 “짜이”를 외치는 짜이왈라를 만날 수 있다. 몇 루피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짜이 한 잔을 받아 들면 ‘아 여기가 인도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짜이를 마시는 티타임은 관광객을 상대하는 상인이 아닌 로컬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눈빛과 미소로 교감했던 순간은 인도 여행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아침에 짜이를 마시고 점심이나 저녁에는 라씨도 꼭 마셔보길 권한다. 힌두교에서 소는 중요한 동물이다. 그래서 인도에는 어디를 가도 소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새벽에 일어나면 길거리에 있는 소에서 우유를 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요플레와 비슷한 음료가 라씨이다. 라씨가 생소한 여행객들을 위해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다양한 열대과일을 섞은 라씨를 판매하고 있다. 바나나라씨, 파인애플라씨 등 달콤새콤한 라씨로 식사를 마무리하며 인도의 맛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에필로그 힌두교는 하나의 신이 아니라 수많은 신의 존재를 믿는 다신교이다. 인도를 여행하며 인도의 다양한 문화와 경관을 경험하니 이곳에서 왜 수많은 신이 탄생했는지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았다. ‘Incredible India!’는 인도 관광청을 대표하는 문구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인도로 다시 한 번 떠나고 싶다.
사라진 스승 다시 교사의 길을 묻다 (정순우·정미량 엮음, 현암사 펴냄, 328쪽, 2만 원) 전통적인 사제관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교사 권위가 부정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일부 교사의 일탈이 사회적 가십거리로 오르내린다. 이는 교육붕괴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동서양의 역사를 통해 참다운 스승상을 찾아보고, 오늘날 뒤틀린 사제관계를 복원할 방안을 모색한다.
그림책 학급운영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교육과실천 펴냄, 305쪽, 1만6500원) 평화로운 학급을 위해 구성원 간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그림책’을 활용해 아이들의 마음을 두드릴 것을 권한다. 글과 그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정신적 위안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공동체역량, 공감능력 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수업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학급운영에 적용한 다양한 사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