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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최근 방송된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인어와 인간의 사랑이야기라는 판타지 로맨스로 제법 인기를 끈 드라마라 할 수 있다. 말할 나위 없이 20회 전부를 빠짐없이 지켜보았다. 재미나 황당한 전개는 다 그만두고 어찌된 일인지 연기자들 대사의 발음상 오류를 여러 번 발견할 수 있었다. 예컨대 “담배 꽁초 주서(주워)”(2016.12.7. 7회), “청소를 깨끄치(깨끗이) 하라고”(2016.12.22. 12회), “얼굴들이 나시(낯이) 익어”(2017.1.19. 19회) 등이다. 각각 성동일⋅전지현⋅문소리 대사인데, 이것들은 ‘주워’, ‘깨끄시’, ‘나치’로 발음해야 맞다. MBC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가령 MBC 월화특별기획 ‘불야성’을 보자. 1월 24일 종영한 ‘불야성’엔 “완전 깨끄치(깨긋이) 입었어”(2016.11.21. 1회)라든가 “세진씨도 그것 때문에 밤나스로(밤낮으로)”(2016.12. 3. 14회) 따위 발음상 오류가 보인다. 각각 유이와 진구의 대사인데, 밤낮으로’는 ‘밤나즈로’라 발음해야 맞다. 또 지난 해 11월 15일 막을 내린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를 보자. 어찌된 일인지 첫 방송에서부터 주인공 차금주 역의 최지우는 ‘깨끄시’로 말해야 할 ‘깨끗이’를 ‘깨끄치’로 발음한다. 12부(2016.11.7)에서는 ‘비즐’로 해야 할 ‘빚을’을 “비슬 갚는게 될테니까”로 발음해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KBS도 예외가 아니다. ‘태양의 후예’처럼 사전제작에 중국과 동시방송 등 2016년 하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를 보자. 2016년 9월 8일 막을 내린 ‘함부로 애틋하게’는 주인공 신준영 역의 김우빈이 ‘깨끗이’를 ‘깨끄치’로 군데군데서 발음상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케이블 방송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tvN의 20부작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5’를 보자. 지상파까지 통틀어 시즌 15까지 방송된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인데도 정지순의 “깨끄치 세차 좀 해놨습니다”(2016.12.26. 17회) 따위 오류가 있다. 2007년 4월 20일 방송을 시작, 무려 10년을 이어온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는 2006년 개국한 tvN의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만데도 그렇다. 이미 끝난 드라마들만 그런게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가령 MBC 주말 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에서도 그런 오류가 발견된다. “학자금 대출 받았으면 비츨(빚을) 갚아야 할 것 아냐”(2016.12.4. 8회)하는데, ‘비츨’이 아니라 ‘비즐’로 해야 맞다. 혹 깡패 역 엑스트라 대사여서 맞춤법이 틀려도 상관없다는 안일한 생각인가. SBS 드라마스페셜 ‘사임당, 빛의 일기’도 그렇다. 가령 주인공 사임당 역의 이영애가 아들에게 “우리 은수는 어떤 꼬시(꽃이) 제일 좋아?”(2.9. 6회)라고 묻는 걸 예로 들 수 있다. 말할 나위 없이 ‘꽃이’의 올바른 발음은 ‘꼬치’이다.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도 마찬가지다. 기표 엄마 역의 정경순은 아들에게 “깨끄치 잊고 내려가자”(2.11 49회)고 말한다. 위에 든 사례에서 단골로 등장한 발음상 오류가 ‘깨끄시’가 되어야 할 ‘깨끗이’다. 별도의 교육이라도 해야 할 만큼 광범위하고 심하다. 연기자들의 소양 부족을 탓하기에 앞서 지적할 것이 있다. 생방송도 아닌 드라마에서 연기자들의 그런 발음상 오류가 바로 잡히지 않은 채 방송되는 것은 작가나 PD의 무성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본리딩 등에서 바로잡아줄 수도 있어서다. 평생을 우리말 살리기 및 글쓰기 교육운동을 해온 고 이오덕은 “방송말이 온 국민의 말을 이끌어간다. 에누리없이 방송인들은 우리 겨레말을 가르치는 스승이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 말이 비단 앵커나 아나운서, 기자들의 방송멘트만을 이른 것은 아닐 것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지적을 해야 하는지 한심스럽고 답답하다.
혼자 어려운 가정을 이끌고 있는 어머니를 돕고자 공업계고등학교(인천기공)를 선택한 유덕환 학생은 1학년이던 2015년 금형도제학교 학생으로 선발돼 HST(주)에서 현장교육을 받았다. 학교에서 금형 이론을 배우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업체에서 기업현장교사로부터 9가지 공정과 금형 제작기술을 배웠다. 학교와 기업에서 성실히 배운 유 군은 2016년 일학습병행제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유 군처럼 학교와 회사를 오가며 현장중심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2015년부터 교육부가 운영하고 있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은 독일이나 스위스의 중등 직업 교육방식인 도제식 교육훈련(Dual System)을 한국형으로 바꾼 것이다. 현재 경북기계공고, 창원기계공고, 인천기계공고 등 전국 60개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도제반 학생들은 2년간 학교에서 이론과 기초실습을 배우고 기업에서 현장교육훈련을 받는다. 학교에 따라 일간정시제(오전 학교/오후 기업), 주간정시제(1주일 중 2~3일 학교/2~3일 기업), 구간정시제(1학기 중 2개월 학교/2개월 기업) 등으로 운영한다. 학교와 기업이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기업은 취업까지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학생은 현장성 있는 교육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며 취업할 수 있고, 기업은 맞춤형 인재 양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교육부는 분석하고 있다. 기업체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부락 ㈜에스비비테크 대표이사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현장에 혼란을 주지 않을까 학생들의 안전도 걱정됐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현장을 일찍 경험하고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맞춤형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며 “신입사원을 뽑고 재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도제반 졸업생 평균 취업률은 79.8%로 비도제반 취업률 47.7%, 학교 전체 취업률 63.2%보다 32.1%포인트, 16.6%포인트 높다. 교육부는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부터 전국 198개 특성화고등학교에 도제학교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시범학교에 적용됐던 기계, 전기, 전자, 화학분야 외에도 정보기술(IT), 서비스, 경영사무 등 다양한 직종으로 영역도 확대하고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교재개발비, 시설기자재비 지원금 22억 원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참여 학생 수는 기존 2600명에서 7000명으로 참여기업은 800여개에서 2500개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짧은 기간에 학생과 기업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은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해 도제식 교육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같은 확대계획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와 산업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업체 수요나 법과 제도적 정비 없이 무턱대고 늘렸을 때 기존 실업계고등학교의 현장실습에서 제기돼 온 문제점들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제식 학교 운영 2년차에 참여한 한 공업계 고등학교 부장교사는 “학생들을 기업과 매칭 시키려면 적합한 업체를 지역에서 찾기 어려운데 지금보다 학교가 많아지면 공단지역 인근에 있는 학교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학교 간에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1994년 처음 시행됐던 2학년 때까지는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받고, 3학년 때 현장에 파견돼 교육받는 이른바 ‘공고 2+1 시스템’이 기업체 부족으로 도입 10년 만에 폐지된 바 있다. 학생의 기본적 학습권이나 학교생활권 침해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 도제학교 담당 교사는 “학교에도 해당 전공 교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제학급 학생들은 학교에서의 관련 전공 교육이 소홀해 지는 경향이 있다”며 “담당 교사도 관련 행정업무 처리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직업교육이 지나치게 강조되다보니 전인 교육차원의 학생의 기본 학습권이 침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초중등교육법 상 교육 받는 고등학생 신분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학습권이 있다”며 “지나치게 취업과 연계된 실습 위주의 교육이 강조되다 보면 기본교과 수업이나 인성교육, 교사와의 상담 등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현장실습생 신분일 때부터 제기돼 온 저임금 미성년자 노동착취 걱정도 해소해야 할 부분이다. 소규모로 운영되던 시범기간과 달리 대폭 확대되면 현장에서 최저임금이나 그 이하를 받으면서 교육과 거리가 먼 비숙련 단순 업무나 허드렛일을 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김홍순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장은 “이미 시행하고 있는 도제교육과 관련한 운영 매뉴얼 보급과 학교와 기업의 주기적인 컨설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도제학교 교육 내실화를 위한 직업교육훈련촉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법이 마련되면 도제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 참여 학생의 보호 등이 보다 내실있게 지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학을 하루 앞두고 수업 공개에 나선 선생님이 있었다. 읍 단위 시골마을의 여고였는데 학업성취도가 매우 낮고 독감도 유행해 결석생이 많은 상황이었다. 비주얼씽킹 연구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1학기엔 관내 수업연구까지 거뜬히 해낸 실력파 선생님이었지만 그런 악조건에서의 수업공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방학 전 마지막 수업을 의미 있게 마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했다. 수업 종이 울리고 학생들은 우왕좌왕 자리를 못 잡다가 5분이 지나서야 수업준비를 갖췄다. 독감으로 빈자리가 많은데다가 엎드린 사람도 더러 있어 선생님은 도입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선생님은 “이번 방학을 잘 보내고 3학년에 진급하면 내년 겨울방학은 너희들한테 자유지?”하며 ‘규원가’의 뜻풀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규원가는 소식 끊긴 남편을 원망하는 아내의 노래다. 학생들이 한 구절을 읽으면 선생님은 그 구절을 해설해줬다. 전 시간에 배운 상춘곡은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분석하며 자세히 접근했지만 규원가는 화자의 정서와 상황을 파악해가며 활동지 빈 칸에 비주얼씽킹으로 정리해보자고 했다. 20년 전 젊고 고왔던 아내가 세월무상을 한탄하는 대목에서 선생님은 불현듯 “20년 전 나도 고등학생이었다”고 말했다. 동안에다 미혼인 선생님이 “여러분 중 한 학생의 어머니와 동갑”이라는 고백을 했을 땐 모두 놀라는 표정이었다. 선생님은 “주인공한테 속절없이 지나간 세월이 선생님한테도 예외는 아니구나” 하시더니 규원가 속 화자의 정서를 간단히 이모티콘으로 표현해 보라고 했다. 젊었을 때 예뻤던 모습과 지금의 늙고 초라한 모습을 비교해 그려두면 이해가 쉬울 거라 했다.(고전 수업 활동지는 좌측에 시구가 적혀있고 우측에 빈 칸을 둬 필요할 때마다 이미지로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학생들이 비주얼씽킹 활동을 하는 동안 선생님은 교실을 돌며 그림에 대해 진짜 늙어 보인다거나 아이디어가 좋다는 등 공감해주고 격려했다. 선생님은 토크쇼 진행자처럼 “너희들은 결혼하고 싶니?” 물었고 결혼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끄집어냈다. 언제 결혼할 거냐는 질문에 한 학생은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다. 왜냐고 물으니 규원가 속 주인공처럼 남편이 바람피울까봐 싫다고 했다. 어떤 남편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잘생긴 외모, 학벌, 돈, 성격, 요리 솜씨, 해외파까지 거론됐다. 해외파에는 외국인도 해당 되느냐는 질문에 인형처럼 예쁜 2세를 위해서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답변도 나왔다. 선생님의 인생 토크쇼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은 호기심에 귀를 쫑긋 세웠고 엎드렸던 학생들도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다시 책으로 돌아와 소식조차 없는 남편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화려한 복장을 하고 집을 나서 정처 없이 떠돌다가 새로 온 기생을 만나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떨까?” 또 물으셨다. 그 때 돌연 한 학생이 큰 소리로 “이래서 결혼하기 싫다니까요!”라고 외쳤다.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 돌발적인 상황이었다. 수업나눔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지역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정불화로 결손 자녀가 유난히 많은 곳이라 했다. 학생들이 결혼에 대해 허황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선생님은 수업 속에서 인생의 선후배로 학생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삶을 이야기했다. 만약 선생님이 교과서 지식과 입시 위주 문제풀이로 일관했다면 규원가 같은 고전이 얼마나 고리타분하고 지루하게 느껴졌을까? 교실은 이제 막 수업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아쉽게도 종료 종이 울렸다. 선생님은 “2분만 더 해도 돼?”라고 양해를 구했고 아이들은 기꺼이 “예”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수업에 열심히 참여한 두 학생을 칭찬하며 나머지 학생들을 이들 곁으로 불러 모았다.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한 형태로 옹기종기 모인 가운데 두 학생은 오늘 배운 내용을 차분히 정리했다. 특이했던 건 두 학생 모두 텍스트로 내용을 정리한 게 아니라 직접 그린 그림에 이야기를 입혀서 스토리텔링하며 줄거리를 요약했다. 오랫동안 공들여 숙성시킨 선생님의 비주얼씽킹 수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림 속 주인공들은 생생히 살아있었고, 여자의 표정은 슬프고 외롭고 불쌍해 보였으며, 젊은 날의 아름다움과 나이 들어 초라해진 모습이 너무도 잘 비교돼 있었다. 쉬는 시간만큼은 단 1분도 양보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이 두 친구의 설명이 다 끝나도록 규원가 속 화자에 감정이입이 된 듯 조용히 경청하며 수업을 마쳤다.
"학교 복귀가 불가능한 아이 같았는데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설득했더니 무사히 졸업까지 했습니다. 정말 뿌듯합니다." 교육부가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16 학업중단 예방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훈(42·학교부문) 울산 남창중 교사는 수상소감으로 이렇게 말했다. 김 교사는 학생생활부장과 2학년 부장을 연이어 맡으며 학교를 떠난 아이들의 복귀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14학년도 3명, 2015학년도 5명이었던 학업중단 학생의 ‘제로화’를 이뤘다. 학교폭력도 2년 연속 ‘제로화’다. 남창중은 농어촌 지역에 위치해 결손가정이 많은데다, 학생들이 초·중·고를 줄곧 함께 다니는 ‘끈끈한 관계’ 탓에 중도탈락 학생이 한명 생기면 연이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김 교사는 학교에 대해 불신을 갖고 떠난 아이들, 그리고 위기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교육공동체 간 관계 회복에 주안점을 뒀다. 이에 ‘친구와 함께’, ‘친구 앞에서’, ‘선생님과 함께’, ‘부모님과 함께’로 프로그램 모형을 10여 개 만들어 ‘날마다 꿈꾸는 학교’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다.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 회복에 신경을 썼다. 학생과 상담을 해보니 부모님에게 폭력을 당하거나, 한부모 가정인 상황에서 생업에 종사하느라 하루 종일 집을 비워 외톨이로 지내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생과 아버지가 함께 승마와 국궁을 체험하는 ‘부자(父子)데이’, 학생과 어머니가 미술공예를 함께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오해를 푸는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이로 인해 전화를 걸면 무시하던 아버지들이 밖으로 나와 아들과 마음을 치유했고, 딸아이에 무관심하던 어머니는 곽 티슈 나무케이스를 만드는 미술공예 과정에서 심리치료사의 지도하에 조금씩 마음을 맞춰갔다. 김 교사는 "미술공예 교실에서 처음에는 서로 ‘왜 그 색을 썼느냐’ 언성부터 높이던 딸과 어머니는 대화법을 달리 하는 법을 배우고 서로 마음을 누그러뜨려 관계가 점점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전교생의 97.6%가 ‘보통 이상’의 만족감을 보일 만큼 예방 효과를 냈고 학업중단도 ‘제로’를 이뤘다. 그는 그 비결이 ‘인내’라고 강조했다. 떠난 아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한 두 차례 시도로 될 일이 아니었다. 어떤 아이는 6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학교경찰과 협력해 계속 소재 파악과 도움을 요청하고 지역 복지기관과 연계도 꾸준히 이어갔다. 이런 노력 끝에 학생이 학교로 복귀한다 해도 끝이 아니었다.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피하려 한다는 자격지심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등 적응까지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2학기 때 복귀한 한 아이는 지속적인 상담과 직업진로 프로그램 위탁교육을 통해 미용기술을 익히고 졸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사람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간관리자로서의 역할 어떻게 할 것인가? 관리자와 평교사 사이에서 조정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그 임무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부장을 기피하는 것이 담임을 기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연초마다 반복되는 행태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방안이 돌출되지 못하고 있다. 업무는 배정해야 하겠고, 자발적인 부장 지원은 드물어 억지로 앉혀 놓아야만 하는 폐단이 무언가를 새롭게 생각나게 한다. 인사가 관리자의 권한이기에 교사의 지원에 상관없이 배치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배정 뒤에 나타나는 불만과 경력 부족은 업무의 비효율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중간관리자든 담임이든 왜 교사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기피하게 되었는지를 현 시점에서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대의 흐름이다.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이다. 학생의 방종이다. 교육청의 학생 통제 수단 제시가 모호하다. 이런 것 외에도 더 많이 존재하지만 우선 지적만 해도 이렇다. 교사에게 다가오는 업무 부담은 많은데 그에 따른 준비는 부족하고, 혜택도 부족하다. 이제 교사도 가난을 무릅쓰고 학생을 가르쳐야 하고, 자신을 희생해 학교에 헌신하는 그런 자세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바라고, 올바른 기준으로 바르게 살아갈 방안을 현실에서 찾아 행복하게 살아가고픈 생각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승진을 위해 더 학생들에게 학교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이미 예전의 말이 되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업무를 마치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아닌지 하는 좌우명이 교사 모두의 것인 양, 현장에 투시돼 나타나는 것 같다. 중간관리자가 어떻게 하면 학교 일에 솔선수범으로 임할까? 중간관리자가 부서의 부원을 평가하는 기준지침이 있어야 한다. 교장은 교감을, 교감은 부장을, 부장은 부원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부장의 점수를 담임의 점수보다 높여야 하고, 동시에 담임의 점수를 비담임의 점수보다 높여야 한다. 일부에서는 담임이 할 일이 많다고 하나 부장이 총괄적인 면에서는 더 많은 일을 할 위치에 있다. 예전에는 부장의 수당이 담임보다 적었다. 지금은 또 담임 점수가 생기니, 부장 7년을 마치고 점수를 다 획득하니 담임 점수를 얻기 위해 부장을 그만두고 담임을 자청하는 경우가 있다. 참으로 학교 제도상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부장과 담임의 서열이 없기에 부장의 지도가 담임에게 잘 전달될 수 없고, 부장 또한 담임에게 업무 지시를 관리자처럼 할 수도 없다.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부장과 담임, 수석교사제의 운영 체계를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담임 경력을 일정 기간 채우고, 부장 경력 7년 이상은 반드시 채우고, 그런 다음에 교감급에 준하는 수석교사제와 장학사를 동시에 선발해 분류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실패로 얼룩진 수석교사제도 올바르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자존감이 상실된 담임·부장·수석교사가 학교 현장을 잘 지켜 간다고 아우성쳐도 그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 중간관리자로서 부장이 하는 역할이 너무 많다. 그러나 부장이 한시적인 역할, 모호한 직위이기 때문에 담임이나 부원 지도가 때로는 부작위로 일관되고 있기에 부장으로서의 자존감을 살릴 방안이 마련돼야 학교 업무가 기계에 윤활유를 잘 바른 것처럼 부드럽게 운영될 것이다. 학교의 곳곳을 헤매어 문제를 찾아내어 바로잡는 것은 관리자가 해야 하겠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잘 옮기는 것은 중간관리자의 실행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2월 아이들과의 이별을 앞둔 시간이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의 얼굴을 찬찬히 한 번 살펴본다. 학교폭력 문제, 왕따 문제로 세상이 시끌시끌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다. 수업을 하다 우연히 예전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며 화제가 됐던 초등생들의 답안을 다시 보게 됐다. 시간이 있으면 한번 찾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같은 시험문제를 받는다면 어떻게 답을 적을지 한 번 상상해보라. ‘지금’의 삶에 전력하는 아이들 1번. 초등 5학년 도덕문제. ‘부모님은 왜 우리를 사랑하시는 걸까요?’ 정답은 ‘나를 낳아 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같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등. 2번. 초등 1학년 바른생활 문제. ‘교실에서, 복도에서, 운동장에서 모두가 편안하게 잘 지내려면 무엇을 지켜야 할까요?’ 정답은 ‘질서’. 어른 시각에서 이런 답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예상을 빗나가는 초등생들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답안지가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1번 답으로 "그러게 말이에요", 2번에는 ‘속력’이라고 적었다. 아이들의 엉뚱함과 기발함에 피식 웃고 말았을 것이다. 어른들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이 기발한, 아니 때론 엉뚱한 답이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 이유는 아이들 ‘답기’ 때문이다. ‘∼답다’라는 말보다 더 아름다운 말을 나는 알지 못한다. 나무는 나무답고, 계절은 계절답고 사람은 사람다울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아이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 지금도 우리 교실은 아이들의 장난과 수다로 시끄럽다. 내가 얼굴에 잔뜩 힘을 주고 조용히 화를 낼 때면 아이들은 진심으로 반성하듯 고개를 숙이고 순간 조용해진다. 하지만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선생님인 내게 꾸중 들은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장난치고 떠들어댄다. 언제 꾸중을 들었냐는 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내 말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일까?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삶의 방식일 뿐이다. 아이들의 아이다움을 엿볼 수 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삶의 방식…. 아픈 기억, 불안에 갇혀 살 건가 아이들은 단지 바로 ‘지금’이라는 시간을 즐기는 것뿐이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떠들었기 때문에 야단맞았던 지난 수업시간이 아니라, 지금 자신들에게 찾아온 즐거운 쉬는 시간이다. 과거에 어떤 아픈 일이 일어났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이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지금’이라는 시간에 제 힘을 다해 전력하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이 자주 잊고 사는 삶의 진실, 행복이란 ‘지금’이라는 시간에 몰두해 사는 것이라는 걸 아이들은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잊어도 좋을 아픈 기억조차 잊지 않고 사느라 어른들의 삶은 얼마나 고달픈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미래를 지레짐작으로 걱정하느라 우리 어른들의 오늘은 얼마나 눈물겨운가. 이제 우리도 ‘지금’이라는 이 멋진 시간에 몰두하고 살아가자.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 아름다워지는 비결이다. 우리의 삶이 삶다워지는 비결이다. 2월 아이들과의 이별을 앞둔 오늘, 아이들에게 또 인생 훈수 한 수를 배운다.
대선 공약으로 떠오른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에 대해 실현 가능성과 효과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발간한 책과 언론 인터뷰 등에서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해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연구모임인 더미래연구소도 ‘차기 정부 조직 개편’ 토론회를 통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독립적 국가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합의제 행정기구로 설치하되 입시관리·구조조정 등 대학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처를 두며, 초중등 교육정책은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사, 학부모, 여야 정치권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해 향후 10년 계획을 합의해 교육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같은날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권한과 체제를 과감하게 축소해 유초중등 교육은 교육감에게 완전 이양해 교육자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학 교육은 대학교육협의회 등 대학에, 국가 교육의제나 교육개혁 등은 정치 중립적인 국가교육위원회에 맡기자고 했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교육부가 발단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그렇다고 교육부 폐지까지 주장하는 것은 능사도 아니고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우려가 크다. 우선 시도 교육청의 권한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수준의 교육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 추진할 중앙부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철 경기 흥천중 교사는 “국가 수준의 교육 연구나 비전 제시를 위해서 교육부의 기능은 필요하다”며 “다만 이번 정부의 교육부는 현장의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갈등만 조장하는 등 고유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게 했다”고 지적했다. 박상재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수석교사는 “현재 교육부의 근본적 문제는 정책 수립이나 실행과정에서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지시하는 형태인 점과 대입 정책을 너무 자주, 복잡하게 바꾸는 것”이라며 “부처 폐지가 핵심이 아닌 만큼 이같은 근본 문제를 개선해 교육부를 존치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해도 정치적 독립성,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본래 목적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높다.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안마다 정치적 논쟁으로 흐르는 사례에서 보듯이 국가교육위원회도 위원 구성부터 정당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돼 현실적으로 독립성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총도 “합의제 기구로 인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거나 주고받기식 타협이나 다수결로 정책이 결정될 경우 교육정책이 정치적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또 “의사결정이 지연돼 학생의 건강, 안전을 확보해야 하거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취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상이나 교육부 존폐 여부에 따른 법체계상의 문제, 지역간 교육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근 동아대 교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행정부, 국회로부터도 독립적인 위상을 갖게 될 경우 입법, 사법, 행정의 3부에 더해 일종의 제4부가 등장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며 “헌법기관이 아닌 국가교육위원회가 헌법기관인 행정 각부에 속하는 교육부를 사실상 지위, 감독하는 것은 헌법체계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와의 업무 중복 문제가 발생해 혼란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도 "학교현장이 교육감 이념에 따라 가르치는 게 달라져 영·호남 지역 학생들이 배우는 게 다르면 악영향이 크다"며 "교육부 폐지는 동의하지 않고 단지 교육부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017학년도 대학교 신입생 추가 모집 일정과 규모를 발표했다. 대입 자원의 부족 현상이 벌써 도래한 것이다. 대교협은 올 2월 18일부터 2월 25일까지 161개 대학이 9794명을 추가 모집한다고 밝혔다. 합격자 발표는 이달 26일이고, 등록은 27일 하루 동안이다. 이미 입학식을 치른 대학도 많은 데, 우리나라 대입제도의 어두운 단면이다. 2017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결원이 생긴 전국 161개 4년제 대학이 정시모집까지 충원하지 못한 인원만큼 추가 모집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문학과를 중심으로 더 큰 미충원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 4년제 대학 추가 모집은 156개 대학이 정원 내 전형으로 7439명을 추가 모집한다. 117개 대학은 정원 외 전형으로 2355명을 추가 모집한다. 정시모집 미등록 충원 결과에 따라 실시 대학과 모집인원은 다소 늘어날 수도 있다. 또 등록한 합격자가 등록을 철회할 수도 있어서 충원 인원수가 증가할 수도 있다. 이번 대입 추가모집에는 수시모집에 합격·등록한 사실이 없거나 추가모집 기간 전에 정시모집 등록을 포기한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다. 단, 산업대와 전문대 지원자는 정시모집 등록을 포기하지 않아도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또 수시·정시모집과 달리 추가모집에서는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다. 이번 추가모집은 2017학년도 대학 신입생 모집에서 정시모집 이후 결원 발생이 있는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울러 ,이번 대입 추가 모집은 짧은 기간에 모든 전형 일정이 이루어지므로 진학을 원하는 수험생은 추가모집 실시대학의 전형일정, 전형유형에 따른 지원자격, 전형요소 등을 세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전국 161개 대학의 신입생 추가 모집은 서울의 유수 대학을 제외한 사립대, 지방의 국공립 및 사립대 등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1980년대 우후죽순처럼 인가된 대학의 충원 문제가 이제 큰 교육 문제로 대두한 것이다. 당시 정책 결정자들의 정책 오류의 한 단면이다. 사실 10여년 전부터 교육 당국은 고졸 학생수와 대입 학생수의 역전 현상이 2018-2010년즈음에 도래할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예측이 더 빨리 현실로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세계적인 사회 트렌드다.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화 사회에 도래했고, 초고령화 사회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각 대학의 학생 충원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으로 사료된다. 이제 이와 같은 대입 미충원을 현실적으로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국 각 대학의 뼈를 깎는 자구책이 요구되고 있다. 단지 인문학과의 이공학과 전환, 정원 내 학과 통폐합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특히 현재 대학의 학과의 유명세가 취업 인원수만으로 측정돼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인문학과의 설 자리가 지속적으로 좁아지는 것이다. 대학 평가의 척도 역시 단순한 취업 인원수만으로 한정해서도 안 될 것이다. 대입 충원이 사회 문제로 대두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 체제, 대입 제도 등의 획기적 개혁이다. 근래 대선 예비 주자들이 주장하는 학제 개편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결국 인공로봇, 사물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이제 교육 당국은 문사철 등 인문학과 이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학문 탐구와 진로, 취업 등에 애로가 없도록 사회제도, 직업제도 등을 개혁해야 한다. 말로만 N포 세대, 청년백수 등을 외쳐서는 공염불이다. 뭔가 피부에 와 닿고 젊은이들이 인생을 걸 수 있는 교육제도, 대입제도, 직업제도 등이 상호 연계돼야 할 것이다. 물론 각 대학들이 대학 차원에서 구조 조정에 자율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대학 차원에서 자율적 구조 조정은 교수 요원 재배치, 학과 시설 활용, 재학생 학적 문제 등 난제가 많다. 이제까지 대학들의 자율적 구조 조정이 유사학과 통폐합과 정원 내 학과별 인원 재배정에 그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분명히 이와 같은 대입 미충원 인원을 대규모로 추가 모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당국과 대학측이 ‘강 건너 불 구경하기’에서 벗어나 획기적 자구책과 정책 지원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양반댁 아이는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도련님이라고 불러서 높여 드려야 하지만, 양반의 자녀인 아이들은 종이나 하인들에게 존댓말을 쓰지 않고 "하게, 해라"는 등의 하대(낮추어 부르는 말)를 쓰게 되어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아버지한테 이런 말을 쓰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친구가 자기를 옆에 앉혀 놓고서 그렇게 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더 이상 거기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닌 대한민국에서 이 시대에 그런 말을 직접 듣고 보니 삼덕이는 자신의 처지가 한없이 불쌍하고 보잘것없는 초라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잘 해 가지고 우리나라 제일의 선수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이야기가 자신을 옭아매고 비참하게 만들 것 만 같았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버림받은 놈이야. 천하게 태어났으면 아버지처럼 남의 집 개 노릇이나 해야지 이렇게 열심히 해서 무얼 하겠다고 이 지랄인가?” 이렇게 혼잣말을 하던 삼덕이는 산비탈에 있는 이 동네를 처음 들어와 마을 일군 어른의 산소에 올라가서 마을을 내려다봅니다. 삼덕이가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마을에서는 친구 범석이 고모의 결혼식으로 온 동네가 떠들썩하였습니다. 삼덕이는 집으로 돌아가서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가지고 마을을 떠났습니다. 숙소로 돌아온 삼덕이는 기운이 쭈욱 빠지고 기분이 나지 않아서 운동을 할 기분도 아니고 몸도 아픈 것 같아서 그냥 자리에 누워 버렸습니다. 그런데 사람이란 다 이렇게 마음과 몸이 함께 움직이는 이상한 것인지 점점 늘어지고 일어나기가 싫어졌습니다. 점심도 먹지 않은 삼덕이는 저녁에도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오후 늦은 시간부터 내내 잠을 잤습니다. 마치 죽어 가는 사람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그냥 몇 시간을 잤는지 모르게 잠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꿈을 꾸는 것인지 잠을 자는 것인지 모르는 상태로 아침이 밝아버렸습니다. 이 날 이후로 삼덕이는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은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코치선생님이 이런 삼덕이에게 “왜 그래? 도대체 어디가 아픈 거야? 자세히 말을 해봐야 할 것 아니야. 이제 시합이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누워 버리면 난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하며 걱정을 하였지만, 삼덕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그런 이야기를 알까 봐서 숨겨야 할 지경이니 말도 못하고 가슴만 아팠습니다. 그래서 자꾸 어디가 아프냐는 코치선생님의 말씀에도 무어라고 대답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하는 수 없이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연습이 시작되기 전에 삼덕이는 가까운 병원으로 끌려갔습니다. “별로 열도 없고, 특별히 나쁜 곳도 보이지 않은데, 무언가 마음속에 걱정이나 비밀을 털어놓을 수 없어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만 같군요.” 의사선생님은 코치에게 이렇게 말을 해주면서 “언제부터 저러지요?” 하고 살그머니 물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삼덕이를 밖에 내보낸 뒤였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저 얘 무슨 감추고 있는 것이 있어요. 마음속에 감춘 것을 알아내어야 할 것 같은데... 저래가지고는 운동을 계속 하기가 힘들 거예요. 정신이 집중이 안 되니까 제대로 할 수가 없을 것이니까요.” 의사 선생님은 코치에게 이렇게 당부를 하면서 우선 안정을 시키기 위해서 하루 이틀쯤만 가만히 쉬게 해주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코치선생님의 마음은 바지작거리며 타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한 달도 남지 않은 큰 시합을 앞두고 가장 믿었던 선수가 갑자기 힘을 잃고 누워버리고 말았으니 이만저만 실망이 아닙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대로 삼덕이는 이틀쯤을 쉬고 나서 조금씩 기운을 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연습도 열심히 참여하고 점차 제 기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코치를 한없이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날마다 연습은 정말 피를 말리는 그런 생활이었습니다. 그런 힘든 생활을 삼덕이는 잘 견뎌 주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일주일만 있으면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전남 대표라는 마크를 달고 다른 도의 대표들과 어깨를 겨루는 경기가 열리게 됩니다. 이제 마지막 점검을 하고 최종 선수 명단과 상대방의 전력에 따라 알맞은 선수를 골라 시합을 하는 요령만이 경기를 이기느냐 지느냐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코치선생님으로서는 이렇게 삼덕이가 기운을 차려 경기에 나가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삼덕이는 아직도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경기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아버지처럼 동네에서 천한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로야 쉽게 당연히 경기에서 이겨서 앞으로 이 나라 제일의 선수가 되는 것이지만, 사실 삼덕이가 전국 제일의 선수가 된다면 어느 신문에선가는 삼덕이의 이야기를 실을 것은 틀림이 없는 일입니다. 지금 삼덕이가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삼덕이는 어려서부터 이런 환경에서 자라왔으면서도, 학교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으로 일등을 해왔고, 운동이나 무엇 하나 남에게 지지 않았던 아이이니까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서 “저렇게 머리가 좋아서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무엇이나 잘하는데 그 까짓 재주 있으면 뭘 해. 태어나기를 잘 못 태어나서 어디 내 놓을 게 있어야지? 제 아무리 잘나 봤자 청지기 아들 밖에 더 되나?”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면서 어른이 되어도 남들의 천대를 받아야할 아이라는 소릴 수없이 들어오던 삼덕이가 이런 사정을 모를 리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그렇게 큰 시련을 겪으면서 마음속으로 이번 경기를 꼭 이기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모를 일입니다. 어느 순간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될는지 모르는 코치는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삼덕이를 지켜보면서 다른 아이들과 달리 더욱 신경을 써왔습니다. 다행히 삼덕이는 큰 문제없이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치렀습니다. 전국 제일은 아니었으나, 준우승을 차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 때 함께 뛰었던 선형수, 유재석, 안재형은 중학교에서 스카웃을 해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결국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가 되어서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특히 안재형 선수는 아시안게임이니, 올림픽이니 해서 세계적인 선수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전국대회에 출전을 하였던 그 당시에 팀 안에서는 삼덕이에게 미치지도 못하던 선수들이었습니다. 적어도 3:1 정도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던 선수들이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로 자라나게 되는데 삼덕이는 이런 선수 대열에서 끼지 못하고 탈락의 쓴맛을 보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삼덕이의 상대가 되지 못하던 선수들은 국가 대표선수로 자라는 길을 착실히 밟아 가는데 탈락의 쓴잔을 마신 삼덕이는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도대체 정신이 있는 사람이냐? 넌 아무리 잘 뛰어도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청지기의 아들일 뿐이다. 네가 그걸 모르고 날뛰면 그만큼 더 큰 상처를 입을 뿐이다' 이런 자책을 하면서 날마다 마을 뒷산과 골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점점 오그라드는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불 꺼진 골방에 틀어 박혀서 혼자서 곱씹는 말이 “난 왜 이렇게 태어나서 이렇게 내 능력도 발휘 할 수 없단 말이냐?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닌데 우리 아버지는 왜 그런 일을 하시면서 이렇게 자식들의 앞날을 막아 버렸더란 말이냐? 아니 지금이 조선 시댄가? 운동을 해서 이기면 되었지 내가 어디서 태어났으니까 안 된다는 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이렇게 마음속에 응어리를 풀지 못해서 혼자서 울어 보기도 하고 가슴을 쥐어뜯기도 하였습니다. 껌껌한 방안에서 불도 켜지 않은 채 몇 날을 그냥 보내면서 한숨과 울음과 탄식만을 되풀이하던 삼덕이었습니다. 아니 마지막 날에는 무려 70여 시간을 굶주린 배를 안고 스러져 가는 정신을 가다듬으려 했으나 가물거리다가 꼬박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내가 무얼 잘 못한 것도 아니고 내가 경기에 진 것도 아니지 않은가? 내가 왜 이렇게 비참해진 것인가? 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발굽에 짓밟히며 뒹구르는 조약돌 같은 신세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 난 저 아이들에게 진 적이 없다. 난 지지 않았어.......” 이렇게 입 속에서 신음 같은 푸념이 흘러나오면서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삼덕아, 삼덕아, 정신 차려라...... 어서 정신 좀 차려 봐.” 누군가가 삼덕이를 부등켜안고 흔들어 대는 것을 희미해져 가는 정신으로 들었으나, 정신을 가다듬을 수가 없었다. 눈을 떴다 감았다 를 되풀이 하다가 다시 스르르 정신을 놓고 허물어져 버리는 삼덕이를 안고 어머니는 물을 흘러 넣으면서 한사코 흔들어 깨우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삼덕이의 입안에 흘려 넣은 물은 그대로 밖으로 흘러내리고 말았다. “삼덕아, 이놈아 삼덕아. 도대체 무얼 먹었길래 이렇게 늘어져 버린단 말이냐?” 어머니가 한탄을 하면서 삼덕이의 어깨며 가슴을 흔들어도 보고 주먹으로 두들겨도 보았지만, 삼덕이는 점점 더 희미해지는 정신을 가다듬지 못하였습니다. 점점 더 늘어지는 몸을 가눌 수가 없는 어머니마저 삼덕이 위에 쓰러져 버렸습니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라지만 아직 어린 삼덕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만큼 자신의 출생과 부모에 대한 큰 원망이 자신을 지탱하기에 벅찼던 것인가 봅니다. 그렇게 스타 삼덕이는 아무런 잘 못도 아무런 부끄러운 짓도 하지 않은 천사 같은 넋을 스스로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솜털이 가시지 않은 초등학생의 신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이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 더 큰 실망과 설움을 안고 떠나간 것입니다. ‘청지기 아들로 태어난 서러움을 이기지 못 한 채.........’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교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 본연의 교육 활동에 필요한 여러 실습실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공간을 보육에 사용하려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울 A초 교감은 "초등학교 교실은 초등교육의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며 "어린이집은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별도 공간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돌봄, 방과후 교실 등 앞서 도입된 정책으로 학교가 교육 외적인 부담을 계속 떠안고 있는 상태에서 0~2세 보육업무까지 부가될 여지를 만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서울 B초 교감은 "이미 초등학교에는 방과후 교육과 돌봄교실 등이 도입돼 공간 확보나 담당인력 배치 등의 문제로 교육활동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에 또 다른 역할과 공간 할당을 요구하는 것은 초등교육의 본질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내에 설치된 어린이집 문제로 갈등이 벌여져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현재 부산, 경기, 경남 등에서는 일부 지자체가 학교의 유휴교실을 무상임대해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장이 원장을 겸하는 병설유치원과는 달리 지자체가 임명 또는 위탁한 별도 원장을 두고 학교와는 별개 기관으로 운영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운영에 관한 학교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게 관계 학교와 지자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운영 외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유휴교실을 지자체에 무상으로 임대해온 부산 11개 초등교 중 두 학교는 지역 재개발로 인한 학생 수 증가가 예상돼 교실 확보를 위해 어린이집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려다 지역 주민의 반발로 홍역을 앓았다. 또한 부산 C초는 학교에 차를 가져오려는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주차 시설이 비좁은데다 학생 안전도 우려돼 차량 제한이 필요한데, 한두살 밖에 안 되는 아이를 어떻게 걷게 하느냐는 불만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의 한 교직원은 "어린이집 학부모는 학교 눈치볼 이유가 없어 막무가내식 행동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와 어린이집을 관장하는 상급기관이 다르고, 관계법령이 미비한 데 따른 책임 관리 부담도 크다. 수도권의 D초 교감은 "교내 시설, 안전 등에 관한 사항은 학교장 책임"이라며 "지자체가 운영한다고 해도 교내에서 사고가 나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실 관계자는 “보육 문제 경감을 위해 지자체와 학교가 뜻을 모을 경우 유휴교실을 쓸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이지 절대 어린이집 설치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초중등 교원도 휴직 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교육희망포럼 등이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유초중등 교원의 피선거권 제한은 평등성에 위배되며 교육 정책의 현장성 결여와도 직결된다”고 입을 모았다. 주제 발표에서 신옥주 전북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규정은 이승만 정부가 공무원을 부정선거에 동원한 전례에 대한 반성으로 공무원을 외압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미였지만 1963년 헌법부터는 정치적 기본권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변형됐다”며 “기본권의 주체인 국민으로서의 정치활동까지 금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 교원과 달리 유초중등 교원만 정당가입이나 정치활동을 금지한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 지자체 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것과 달리 교원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직을 그만두도록 한 것도 선거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르스틴 폴 독일 마인츠 대학 교수는 “독일에서도 교사에 대해 편파적이지 않은 업무 수행명령, 정치적 절제의무는 있지만 어떠한 정치 참여 금지도 없다”며 “다만 수업 시간에는 논쟁사항을 균형있게 다루고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면 안된다는 합의사항은 지켜야 한다”고 소개했다. 토론자들도 교원의 피선거권 제한이 지나친 기본권 침해라는 데 공감했다. 조흥순 중부대 교수는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이유로 교원에 대한 정치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것은 헌법상 원칙에 반한다”며 “우선 교육감 선거에서 초중등 교원들이 휴직 상태로 출마할 수 있게 자격 요건을 설정하고 교육 공약에 대해 교원과 교원단체의 찬반 표시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장 전문가인 교원이 정치적 과정에 개입할 통로가 제약돼 정치·경제 논리를 앞세운 교육 정책이 남발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원에 대한 정치적 기본권을 대통령령 수준에서 제한하고 있는 법적 체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유초중등 교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법률이 아닌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이라는 대통령령으로 제한하고, 직무와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전인격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교원 단체에 대해서도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까지 대통령령으로 막고 있는 만큼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법률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과 교육부장관, 교육감 등 행정부로부터의 정치적 간섭을 배제할 수 있도록 외부의 부당한 압력 행사에 대한 제재 규정 마련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이다. 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나를 만들어 간다.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은 의지의 작동이고 진보를 의미한다. 내일이 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병원에 가 보면 금방 현실이 이해가 된다. 바로 오늘 이 시간에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단지 없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내 눈에 직접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망각한 것뿐이다. 앞으로 살아갈 하루하루는 나를 바꿀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결국에 사람의 인생도 국가의 역사도 결국은 하루의 집합이다. 이 집합이 바로 인생이다. 인생을 바꾸는 것도 역사를 바꾸는 것도 오늘 하루의 노력뿐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수선함이 더욱 심해지는 느낌이다. 이 속에서 우리는 숨쉬고 살아간다. 이같은 난국이 혼돈과 어수선한 수렁으로 빠져들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대 창조를 위한 산고인가는 아직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문제는 국민들의 의식이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이 제 정신을 차리고 정치인들의 행태를 잘 관찰하고 판단하여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발휘하는 것이다. TV를 통하여 모든 국민의 대한민국 태극기가 모독 당하는 모습도 쉽게 보고 있다. 법을 전문으로 배우고 법을 통하여 먹고 산다고 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태극기가 자기 집다들의 소유물인 것 처럼 여기는 모습이 가관이다. 각자가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은 역사의 긴 흐름에서 판단해야 할 소중한 것이다. 국민을 우습게 보면 큰 화를 면하기 어렵다. 역사는 이를 기록할 것이다. 다수의 국민들은 일확천금도 꿈꾸지 않으며 생업을 이어간다. 하루하루 우직하게 한 걸음씩 옮긴다면 바꾸지 못할 것은 없다는 신념으로 오늘의 이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일지라도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도 말자. 우직한 소처럼 천천히 걸어야만리를 갈 수 있다. 대한민국은 하루 아침에 바뀌지도 않는다. 그러나 안 바뀌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국민들의 뜻을 모으면 역사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산을 만드는 것도 한 삼태기의 흙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힘든 현실을 외면하지 말자. 이제 용기를 갖고 일어서야 한다. 일어서는 결단이다. 용기는 독해지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지금이 행복한가? 고통인가? 만일 고통으로 가득한 현실을 독하게 맞서야 살아 남는다. 지금 당장을 편하게 살려고 하기보다 하루하루 독하게 살아야 한다. 지금 내가 이 시대에 여기에서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물으면서 말이다. 그것이 곧 자신을 위한 것이란 것을 믿고 오늘 하루가 소중한 날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허와 실을 따져보고 확대해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확대된 것은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패러다임에 대한 회의감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다양화되어 가는 사회에 발맞추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자유학기제가 확대돼 학생들이 하루 아침에 자신의 진로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더 많은 진로 체험을 할 수 있었다고 자평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학생들이 진로를 확고히 결정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있는가? 중학교 진로 담당 선생님뿐만 아니라 담임 선생님도 학생의 진로에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갈 길을 안내해 지도하고 있는가에 의심을 갖게 되는 것은 대학입시가 발등에 떨어진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방황은 여전하기 때문이다.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 아직도 한겨울에 부는 바람처럼 차갑기만 하다. 연수원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연수에는 여러 분야가 있다. 교사들 중에는 성과급을 받기 위해서 연수 시간을 채우기도 하고, 승진을 위해 연수 시간을 메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연수가 교사 개개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듣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학교들은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늘려 시행하고 있지만, 외부 전문가를 초청하거나 강연 중심으로 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뿐 개별적인 지도가 이루어지기에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담당할 수 있도록 매년 매 학기마다 일정 분야를 지속적으로 연수해 학생 동아리나 일부 전문 분야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젊은 교사가 심폐소생술 강연을 매년 다양하게 듣고 그에 대한 이론을 체계적으로 숙지하게 된다면 몇 년 안에 학생들의 심폐소생술 교육은 이 전문교사가 담당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사 창체지도자격연수를 의무화한다면 교사의 전문화된 능력을 학교마다 공유하게 돼 외부 용역을 굳이 불러들일 필요가 있을까? 다양화 되어가는 현대 문명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새로운 안을 찾아낼 때 학교의 역할은 더욱 높아질 것이 아닌가? 학생들의 진로는 너무 다양하다. 특히 일반고 학생들의 진로 방향이 교과 중심에서 비교과 중심으로 변화를 보이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근무해온 인문계 고등학교의 학생 변화 추이를 내 나름의 경험을 토대로 언급한다면, 지속적으로 예체능계 방향으로 학생들이 지원하는 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 학년에 60명 정도는 기본으로 구성돼 있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예체능계 쪽으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담당 선생님도 부작위로 일관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어 학원가에서 이론과 실기를 배우면서 진학하는 것이 통과의례처럼 굳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문제를 학교에서 전문화된 교사가 붙잡아야 하나? 아니면 학교에서 전문화된 교사가 없으니 학원가로 나가라고 해야 하나? 누구에게 이 답을 구해야 하나? 나는 묻고 싶다.
한 자리에 있는 젊은신규 교사들의 사진을 보니 부럽기만 하다. 임용고사에 합격해서 발령을 받은 선생님은 엄청 기분이 좋을 것이다. 날아갈 것 같을 것이다. 부모님께 좋은 선물을 한 셈이다. 부모님은 기뻐 어쩔 줄 모를 것이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좋은 선생님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신규 선생님은 곰곰히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교사의 길은 학생을 살리는 길이에 예사로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다. 의사와 같은 직이기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말로써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기 때문에 말을 조심해야 한다. 요즘 애들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다. 귀한 자식 을 애지중지 키우는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남의 자식 귀한 줄 알고 살리는 일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잘못하면 평생 원수로 지낼 수도 있다. 학생들을 살리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말도 행동도 생각도 신중하게 될 것이고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일어날 것이다. 어려운 가정의 학생,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학생까지도 용납하며 살리는 일에 힘써 놓으면 나중에 큰 인물이 될 수 있다. 초심을 잃으면 교육의 장래가 어두워잔다. 젊은 선생님들의 패기, 열정이 보태지면 학교분위기는 새롭게 살아나게 된다. 신규 선생님의 장래가 더욱 빛나길 희원해 본다.
직선교육감의 폐해가 또 다시 드러났다. 최근 인천지방법원은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따라서 부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들어섰다. 인천은 전임 나형근 교육감도 수뢰로 도중 하차한 바 있다. 특히 최순실 사태로 대통령 권한대행에 이은 ‘대행 체제’ 인 것이다. 이번 인천지법의 판결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숙고를 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수많은 문제점들이 노정돼 온 만큼 허울 좋은 직선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폐지 등 근본적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민주화 시대에 직선제만이 능사가 아니다. 특히 교육감의 직성, 민선에 대해서는 문제가 많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이미 이뤄졌다. 교육감은 각 시·도 교육의 수장이다. 교육 지자체장이기도 하다. 엄중한 역할과 기능을 갖고 있다. 한 시‧도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막강한 자리로, 자라나는 학생들의 건강한 교육과 교육자들의 올바른 교육활동을 위해 그 누구보다 수범을 보여야 할 막중한 자리다. 교직원들과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자리다. 이번에 구속된 인천교육청 이청연 교육감은 사립학교 이전 사업과 관련하여 사업시행자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와 2014년 교육감 선거 당시 홍보물 업자 등으로부터 1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에 검찰에서 조사를 통해 지난 1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뇌물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번 인천지법의 판결은 이런 이청연 교육감의 혐의를 대부분 그대로 인정한 것으로, 이 교육감은 판결의 내용과 의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즉각 사과하는 것이 도리다. 물론 제도상의 미비점과 개인의 일탈이 함께 영향을 미친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그동안 이 문제로 인해 인천 교육계 내에 많은 논란과 갈등이 증폭되는 등 후유증이 컸던 만큼 이 교육감은 더 이상 항소 등을 통한 논란 및 갈등의 확대 재생산을 중단하고, 인천교육이 안정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실 교육계의 많은 비판과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런 교육감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에 냉철히 성찰해야 하며, 교육감 직선제 폐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10년 점인 지난 2007년 2월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기치에도 불구하고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숱한 교육감 및 측근 비리들로 점철돼왔다. 지자체장과 더불어 교육감들의 법적 판결이 줄을 이어 왔다. 바꿔야 한다는 당위성만 이야기하고 그 개선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10년을 허송세월한 것이다. 2016년 9월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측근인 비서실장이 재임기간 중 수천만의 수뢰로 구속, 2015년에는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전 비서실장이 교육청 추진 사업 납품업체로부터 수뢰로 징역형 등을 받았고, 최근에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역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벌금, 그리고 최근 이청연 교육감과 측근 2명, 교육청 간부 등 3명에 대한 혐의마저 인정돼 법정 구속과 징역형이 선고됨에 따라 교육감 직선제를 향한 교육계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이제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된다. 강산이 변했다. 그럼에도 교육감 직선제로 인한 부정과 비리, 폐해 등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직선제는 장점도 있지만 문제점이 더 많다면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 순리이다. 직선제의 명분에만 집착하다 지금처럼 교육적인 피해와 제도의 폐해만 증폭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번 인천교육감의 구속과 함께 우리는 직선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오늘 판결을 계기로 이제라도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를 다시 한 번 엄중히 인식하고, 한국 교육을 위해 어떤 교육감 선출제도가 바람직한 지 진지하게 논의하는 장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분명히 교육감 직선제는 개선돼야 한다. 물론 과거처럼 경직된 관선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다양한 제도를 물색해야 할 것이다. 분명히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을 위해 국민적 합의와 교육계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와 같은 불상사는 계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대선정국을 맞아 대권후보자들의 학제개편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아젠다 선점용으로 명분 확보는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문제가 과연 학제 때문인지에 대한 공감이 부족하고, 엄청난 여파를 해소할 대책이 모호해 정략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18세 선거권 ‘해결용’ 방안으로 거론하는 정치권을 보면 교육이 또다시 정치논리에 의해 재단되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현행 학제는 1950년 초 제정된 이후 다양한 변화 양상에도 불구하고 대응 논리를 정립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새로운 정권 때마다 교육의 새 판짜기는 화두가 됐지만 말잔치로 끝났다. 정치권 중심의 논의에 그쳤기 때문이다. 학제개편은 시대적 과제이고 사회 전 분야에 파급력이 매우 큰 교육정책이다. 따라서 교육계가 중심이 돼 교육적 논의를 형성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행 학제가 미래사회 변화에 적합한지, 교육문제 해소의 걸림돌은 아닌지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이해관련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해법과 단기에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전 준비 및 실행방안이 수반돼야 한다. 따라서 학제개편은 조급하게 정해진 기간 내에 결론을 도출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차분히 준비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리 짜 놓은 경직된 구조물에다 가구를 맞추려 하지 말고, 살림에 필요한 가구를 먼저 준비해 놓고 그것을 배치하는 데 필요한 집을 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것이 교육과정 중심의 학제개편이다. 그리고 국정책임자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 교육은 경제 논리와 정치 공학으로 포장돼 교육의 참된 가치를 상실해 가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이고 만사의 근본이다. 학제개편 논의가 정치권의 찻잔 속 태풍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교육 담론으로 이어지려면 전문적 식견과 통찰력을 갖춘 교육대통령이 선출돼야 한다.
능력중심사회 구축을 제1과제로 삼아 ‘고졸 취업문화 확산’에 앞장서온 교직원, 유관 기관, 기업 담당자들이 정부 표창을 받았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6년 중등 직업교육분야 유공자 228명 중 10명을 표창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중 신동신 전북교육청 장학관, 심상철 강원 삼척마이스터고 교사, 이용승 경기 양영디지털고 교사는 ‘고졸 취업’에 누구보다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 장학관은 한 학교가 여러 기업을 찾아다니며 구직활동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역발상 취업박람회-기능인재 취업한마당’을 추진해 특성화고와 기업 간 교류·소통의 장을 열었다. 도내 특성화고·마이스터고 29교가 기업인을 직접 초청해 자신들이 어떤 기능인재인가를 적극 알리는 식의 거꾸로 취업박람회를 진행한 것이다. ‘기업인 초청 기능인재가 준비한 특별한 만찬’이라는 이색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행사에서 학생들은 직접 식재료를 재배하고(농업), 조리하고(가사), 홍보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상업), 성과물 전시까지(공업) 한 눈에 보여줄 수 있었다. 또 창업아이템을 상품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특성화고 창업한마당’을 기획하는 등 실질적인 창업지원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신 장학관은 "역발상 취업박람회로 모든 특성화고를 기업에 홍보할 수 있었고, 특별한 만찬에 참석한 기업인 모두 훌륭한 행사를 직접 마련한 학생들의 열정에 감동했다"며 "새로운 취업지원 프로젝트를 계속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교사와 이 교사는 각각 마이스터고 인재 육성,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교육과정 구축 등 새롭게 도입된 제도를 현장에서 잘 뿌리내리도록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 교사는 ‘취업명품학교’를 간판으로 내건 마이스터고 취지에 맞게 실력은 물론 인성, 적응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예절교육과 ‘바른말 고운말 시상’을 정기적으로 열고 ‘나의 꿈 나의 미래 설계’ 등 자존감을 높이는 교육방식도 도입했다. 지난해부터는 학생들의 정직, 청렴도 향상을 위해 ‘무감독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방과후학교에서 ‘취업명품반’을 운영하며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면접을 통한 취업 지원에 나섰다. 심 교사는 "인성을 중시하는 정문옥 교장선생님의 방침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인생이 달린 중요한 시험을 이런 방식으로 치른 아이들은 더욱 당당해졌다"며 "인성교육의 끝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사는 전국에서 세 군데에 불과한 NCS시범학교, 고용노동부 시범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며 기존 교과서 중심의 교육과정을 ‘능력단위’ 중심으로 재편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 교사는 학년별로 이론, 실습, 응용 단계로 진행되는 기존 교육과정을 능력단위 중심으로 변경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처음 입사한 사원이 간단한 업무를 맡다 숙련되면 더 복잡한 일을 맡고, 최종에는 전체 시스템을 총괄하는 식의 현장중심 교육으로 바꿔나가는 식이다. 그러나 정부의 NCS 능력단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진행될 사항을 예상해 진행하는 방식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며 "초창기에는 기업들이 잘 도와주지 않아 매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 교사는 정규수업 외에 방과 후 ‘NCS 학생연구회’, ‘숙련기술 전수 프로그램’ 등도 운영해 고졸취업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교원들의 이 같은 노고에 대해 이 부총리는 "직업교육은 청년실업과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소하는 단초이자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는 동력"이라면서 "중등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국 시‧도 교육연수원이 운영하는 교원 연수에 ‘힐링’이나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이 ‘노는’ 연수라는 인식에 떠밀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이 미래 인재에 요구되는 창의‧융합교육을 이끌기 위해서는 체험 중심의 다양한 연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인천시교육연수원은 교원들의 요구를 반영해 퇴직자 연수와 템플스테이, 문화‧역사‧철학 관련 연수를 운영해왔지만 몇 년 새 관련 강좌가 점점 줄어 올해는 거의 대부분 폐강됐다. 경기도교육연수원도 인문학 강좌와 저녁시간 예술 공연을 하는 문화산책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지만 최근 시수가 크게 줄었다.가장 큰 원인은 문화‧힐링 연수를 이른바 ‘노는 연수’로 바라보는 인식과 관련 예산의 삭감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연수원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교사들이 노는 연수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 예산이 깎여 힐링, 퇴직자 연수가 없어진 것”이라며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마련해도 비판을 면하기 힘든 사회적 분위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전남교육연수원 관계자는 “교육부가 요구하는 필수 연수를 편성하면 힐링‧문화 관련 연수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며 “그나마 위탁으로 운영했던 힐링 프로그램도 예산이 삭감돼 올해 접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사들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려 해도 예산과 사회적 분위기 등을 이유로 좌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인력도 계속 감축되는 상황이라 현상 유지도 벅차다”고 덧붙였다.강원, 경남, 대전 등은 힐링이나 문화‧예술과 관련된 단독 연수가 아예 없고 전체 연수 중 1~2시간 정도를 할애하고 있을 뿐이다. 대전시교육연수원 관계자는 “교원 전문성 신장에 초점을 두는 것이 연수원의 본질적인 기능이기 때문에 문화‧예술 연수는 최소화 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교원 정신건강이 문제가 되는 만큼 다양한 연수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교사들은 이들 분야의 체험형 프로그램을 늘려 연수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A중 교사는 “자유학기제, 방과후학교는 물론, 창의‧융합수업까지 수업방법에 다양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고, 학생들의 체험형 수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오히려 변화를 이끌어갈 주인공인 교사들의 선택권이 줄어드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전남 B초 교사도 “연수를 받고 오면 한 두 가지 씩 학교 현장에서 꼭 적용하고 있다”며 “교사가 경험을 많이 해야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반면 서울, 대구의 경우 힐링‧문화 연수가 지속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교육감과 연수원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서울시연수원 관계자는 “교사들의 소진된 에너지를 회복시켜주는 것이 수업기술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며 “회복력지원 연수, 감정코칭 등의 과정을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며 강화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연수원은 ‘에듀힐링’이라는 특화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연수를 운영하고 있지만 ‘쉬러 가는 연수’라는 사회적 비판 때문에 계속적인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수원 관계자는 “전문성 신장과 다양성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연수 내용을 보완하고 사회적인 의심을 불식시켜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초청받지 않은 졸업식장을 찾아 얼굴을 알리려는 일부 정치인들로 학교가 곤혹을 겪고 있다. 경기 A초 교장은 최근 한 국회의원 측으로부터 “축사 동영상을 보낼테니 졸업식장에서 보여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여러 학교의 졸업식 날짜가 겹쳐 직접 참석할 수 없으니 영상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교장은 참석 요청을 한 적도 없는데 이같은 연락에 당황했다. 졸업식 일정상 동영상을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거절했지만 마음은 찜찜했다. 그는 “동영상까지 만들어 더 많은 학교에 자신을 알리려는 것으로 보여 좋지만은 않다”며 “학교가 원하지도 않는데 정치인들이 얼굴 알리기로 학교 행사를 이용하는 것은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식 전날이나 당일에 참석 여부를 통보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경기 B초 교장은 외부에 졸업식 초청장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졸업식 전날, 국회의원이 참석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졸업식장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고 축사까지 하게 되면서 당초 일정이 변경됐다. 인근 C초는 졸업생에 대한 대외상을 일절 안받기로 하고 초청장도 보내지 않았지만 졸업식 5일을 앞두고 국회의원이 참석하겠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졸업식 당일 불참 연락을 받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 학교 교장은 “졸업식은 점점 아이들의 축제로 변화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옛날 관례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경남 E초 김모 교사는 “올해는 그나마 양호하지만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가 있을 때는 졸업식장에서 명함을 나눠주거나 취지에 맞지 않게 지역, 학교 발전에 도움을 줬다고 연설을 늘어나 눈살을 찌푸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뿐만이 아니다. 서울 F중 교장은 “최근 지역 공공기관장이 졸업식에 참석하겠다고 연락이 오고, 직원이 의전 문제로 학교를 찾아와 이것저것 요구해 부담스러웠다”고 밝혔다. 이같은 관행이 되풀이되다보니 선거관리위원회는 매년 졸업식 시기를 앞두고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안내 공문을 학교에 보내고 있다. 서울 D구 선관위 관계자는 “학교에서 정치인 참석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묻는 문의가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인의 참석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기회를 이용해서라도 학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교육 투자를 확대할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에서다. 서울 G중은 매년 시의원이나 구청장, 구의원 등이 참석해 학생들에게 대외상을 주거나 축사를 하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이 많이 오니 정치인들이 얼굴을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학교에 오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마을 교육공동체라는 개념도 강조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학교에 관심을 갖고 지원도 해주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천 H초 교장도 “졸업식에 참석했던 지역 의원이 학교 강당의 열악한 시설을 보고 교육 시설에 투자가 필요하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정치인들이 학교 현장을 살피고 지원을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선후보자들이 4차산업혁명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산업혁명'은 “새로운 기술은 직종에 구분없이 노동의 본질을 완전히 뒤바꿔놓는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전한다. 로봇공학의 급속한 진보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을 일상적인 현실로 만들 것이며 20년대 중반이 되면 90%의 뉴스는 알고리즘을 통해서 작성될 것이라는 단언도 한다. 2015년 3월 미디어 전략가인 톰 굿윈Tom Goodwin은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기업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제공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는 기고문을 발표했다고 강조하며 디지털 플램폼의 경제성과 과학기술과 디지털화가 모든 것을 완전히 바꾼다는 것을 전제했다.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고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4차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금융분야의 인공지능 시스템도 가동 중이고 런던 지식연구소의 ‘인공지능이 1:1 맞춤형 학생교육 제안’과 함께 개인학습지도 로봇도 영국과 미국에서 이미 선을 보였으니 인공지능 로봇이 교사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공연한 것이 아니다. 클라우스 슈밥이 제시한 노동대체 고위험군 직종에 교사는 없지만 인공지능의 무서운 발전을 볼 때 안심할 수 없는 일이다. 알파고 등장 이후 교육부는 2019년부터 초등학교는 17시간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소프트웨어는 일하는 방식과 소통과 문화예술의 유통을 혁신시켰다. 우버, 에어비앤비, 알리바바 같은 혁신기업들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같은 소셜미디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세계 여러나라의 극장에서 상영되어 현지 오페라극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재현해내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그 사례들이다. 영화 아바타의 제작에 3만5000대의 리눅스컴퓨터를 사용하는 현실에서 17시간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뭘 할 수 있는 지 고심해야 할 일이다. 학교는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교육기관은 그에 따른 혁신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슬로건만 그럴 듯하게 가져오는 것이 지금까지의 양상이다. 초등학교에서 ICT 교육은 진작부터 진행했으나 교육과정은 특정교과(실과)의 한 단원을 이수하는 정도이고 교육공모사업으로 진행하는 ICT교육도 실효성보다 명분이 요란했다.농산어촌 교육공모사업이 계획부터 결과보고까지 문서로 진행되는 것이나 소프트웨어교육을 시범연구학교 운영으로 그치는 것이 그렇다. 교육활동 과정 중에 발생하는 문제나 실태에 대한 심층적인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방문조사는 없었고 결과는 문서보고로 끝난다. 태블릿 PC로 수업하는 장면이 ICT교육은 아니다. 산학협동은 대학만이 아니라 초등학교에서부터 진행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전문집단과 협력하여 현재진행 현황부터 인지하고 관련자료들에 대한 분석 후에 제작과 소비에 직접 참여하는 경험 위주의 교육이 효과적이리라 생각한다. 인간의 능력은 흥미와 지능, 집중, 논리와 집요함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지 굳이 학년별, 단원별로 분절된 학습목표를 제시할 필요도 없다. 4차산업혁명이란 무엇이며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진행되었으며 학교교육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 것인지 알아야 대비의 필요성을 인식할 것이고 대처방안도 강구되지 않겠는가. 노동력의 위기가 교육현장과 무관하리라는 낙관적인 태도도 위험하다. 인공지능로봇이 교사를 대체한다는 상상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부디 교육기관과 학교는 4차산업혁명의 실상을 바로 알고 쇼셜미디어와 인공지능의 위협에 대해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전례없는 새로운 것’에 대하여 알지 못한채 1, 2, 3차 산업을 오락가락하면서, 지역에 따라 농경사회에서 사는 듯한 사고방식으로 학생을 가르칠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