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95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만3세∼12세 어린이 자녀에게 영어 과외를 시키는 460가구를 대상으로 사교육비 지출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평균 1.3명의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데 월 8만 8000원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어, 수학 등 영어 외 과목을 비롯해 음악, 무용 등 예체능 과목에 지출하는 사교육비까지 포함하면 월 평균 23만 3000원을 지출했다. 영어 다음으로는 음악(8만5000원)을 가르치는 부담이 컸고 예체능, 컴퓨터 과목 등에도 월 평균 5만∼6만 6000원 가량을 지출했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국회 대표연설 내용을 읽으면서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다른 분야는 두고라도 공교육 정상화에 관한 내용은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 여당의 개혁정책이 공교육에 끼친 결과를 보면 더욱 적절한 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말하면서 3년 동안 정부가 행한 교육정책은 십 년을 내다보지 못할 것 같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일조일석에 교육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고, 우리의 살아온 정서와 거리가 있는데도 새로운 교육이론을 무리하게 도입하고 과시적인 업적에 연연해 교육현장이 혼란의 수렁으로 빠지게 했다. 또 교육개혁은 결국 현장 교사들의 손으로 완성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와 국민을 이간하는 여론몰이로 교사들이 방황하게 만들었다. 오랜 기간의 검증이나 연구도 없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좌우된 교육정책으로, 우리는 정보선진국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음란 성인사이트 접속율 세계 1위라는 오명과 자살사이트 등 비윤리적인 이용의 증가, 영어 지상주의에 따른 국어교육의 위축을 낳고 말았다. 혹자는 그런 것들이 학교에서 교사가 할 일이 아니냐고 반문하겠지만 밀려드는 잡무와 새로운 것들을 습득할 기회의 빈곤, 오도된 여론에 밀려 긍지를 잃은 교사들에게는 참으로 힘든 과제일 뿐이다. 국가는 교사들에게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도록 교육과 연수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즉,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때마다 현직교사에게 충분한 연수를 거쳐 실시해야 학생들이 실험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보화나 세계화를 부르짖으면서 국가가 교사들에게 실시한 교육이나 연수는 너무 인색하고 내용도 부실했다. 오로지 교사 개인이 새로운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질책하며 내모는 장관과 교육부 관리자들 뿐이었다. 정통부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할애해 주부들과 자영업자들에게까지 정보화 교육을 시키고 그 비용을 부담 내지는 보조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가장 시급한 교사들의 교육에는 교원연수원에서 실시하는 소수의 연수과정 말고는 모두 개인 부담으로 연수받게 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 전문학원에 가서라도 배워라. 학원비를 보조해주마.' 이렇게 교사를 독려해야 할 정부와 교육부가 다른 부서보다도 못한 방법으로 교사를 대우하면서 그 성과만을 바라는 것이다. 교원 능력개발과 사기 진작이 공교육 정상화의 첩경임을 진정 알아야 한다.
올해도 퇴직교원 확보 비상 3월 신학기 앞두고 일선 초등학교에 교사부족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별로 1학기에 필요한 초등교원은 1만1778명(정년퇴직86, 명예퇴직 466, 일반퇴직406, 학급증설2307, 휴직 등 1327, 기간제 기간해소 7186)이나 공급은 8758명(신규임용 7040, 과원424, 복직 등 1294)에 불과하다. 따라서 당장 3020명의 초등교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학급 증설규모가 큰 경기도 등 수도권지역과 교대졸업자의 응시 기피현상이 심한 도서벽지가 많은 도단위 교육청의 '담임없는 학급'현상이 심각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초등교원 부족현상은 수급체계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정년단축과 연금법 개악에 따른 대규모 교원 이직에 따른 것. 특히 최근에는 퇴직교원 기간제교사 활용과 관련, 현직교사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고 방학기간중 보수지급 제한 등 기간제 교사들의 처우문제 등이 초등교원 부족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와관련 16일 오후 시·도교육청 부교육감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을 협의했다. 교육부는 퇴직교원 등 기간제교사 자원에 대한 DB를 지역교육청별로 구축해 필요인원을 충당하되 이마저도 원활하지 못할 경우 학부모들에게 양해를 구하도록했다. 또 중등 출신자를 영어, 과학, 예체능 등 교과전담강사로 활용하는 방안을 활성화하기 위해 강사료 인상 및 지역별차등지급, 담당시수확보를 위한 순회강사제 도입 등 응급수단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남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말들이지만 한번더 짚고자 한다. 정부는 고령교사 1인을 내보내면 젊고 활기찬 교사 2.59명을 더 쓸수 있어 국가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IMF 상황을 조기 졸업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 했다. 일부 국민들은 학교의 속사정도 모른채 정부의 교원정년 단축에 찬성의 손을 들어주었고 지금도 교원정년단축은 잘 된 정책이라고 믿고 있다. 여기에다 학생체벌 금지조항을 만들고, 대통령이 절대 피해 없게 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하고도 교원과 공무원의 연금을 줄였다. 정부는 이처럼 교원의 사기를 꺽는 정책들을 잇따라 수행하는 한편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국가가 살아 남으려면 교육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교육입국을 말하고 OECD 국가 수준으로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교육정책은 목표와 처방이 따로 놀고 이율배반적이라 국민도 교원도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OECD 수준으로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교육입국을 이루겠다는 목표의 이행상황을 살펴보자. 국민의 정부가 취한 대표적인 교육개혁 조치랄 수 있는 교원정년 단축 정책은 유감스럽게도 이 목표와 배치된다. OECD 국가들의 교원정년은 65세가 보편적이고 이들 국가 수준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하려면 그야말로 획기적으로 학교를 신축하고 교원 수를 늘려나가야 하는데 교원정년 단축으로 교원부족 사태를 초래했다. 또 정부·여당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면서 매년 5500명씩 교원을 증원하겠다는 계획을 국민들에게 공표하고는 첫해부터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새해 벽두부터 다시 행자부와 기획예산처를 상대로 3555명 추가 증원을 협의하고 있으나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중학교 의무교육의 단계적 확대를 발표하는 등 혼선을 보이고 있다. 중학교 의무교육의 확대를 반대해서가 아니라 미흡한대로 OECD 수준으로 가기 위한 교원증원 계획은 새학년 시작이 임박했는데도 불구하고 뒤로 미루어놓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군사부일체니, 선생님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다 라는 말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교원의 권위만 내세우자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을 듣고 따라야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한마디 나무라거나 잘못을 지적하면 코웃음치는 것은 예사요 심지어 대들고 폭행을 하는 폐륜적 행위가 비일비재한데다 교육여건은 해마다 악화되는 판이니 많은 교원들이 설레임보다 두려움으로 새학년을 맞이하는 참담한 실정이다. 올해만 해도 전국에서 197개 학교가 신설되고 8766학급이 새로 생기므로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에 증원을 요청한 교원수는 모두 1만 1987명이지만 지난 연말 배정한 증원 인원은 1945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교육여건이 가장 열악한 경기도의 경우 금년도에 초등학교만 53개 학교가 신설되고 2730여 학급이 신설 또는 증설되고 향후 3년간 190여 개교에 총 6900학급이 새로 생긴다. 따라서 올해 실제 소요인원은 2730명인데 교육부가 가배정한 교원정원은 500여 명 밖에 되지않으니 부족인원이 2230명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초등의 교과전담교사가 전국 최하위인 57% 정도에 그쳤는데 올해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지경이다. 이런 판국이니 수준별교육을 강조하는 7차교육과정과 초등 영어 확대가 차질없이 이행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교원들의 수업부담만 배로 늘어나고 여건은 뒷걸음질 해 정상적인 학교교육 마저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교육개혁이라는 미사여구만 외치고 책상머리에서 탁상공론만 하는 행정부처의 무사안일이 사상초유로 '담임없는 학급' '교과전담교사 없는 학교' '학생없는 신설학교'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초등교사 부족으로 인해 담임교사가 교과전담교사 몫을 해야하고 교감이 수업을 하는 가 하면 교장마저 수업을 맡아야 할 형편에서 수준별 교육은 갓쓰고 자전거타는 꼴이 될 것이다. 교원 5500명 증원 약속은 지난해 과외금지 위헌 판결 이후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정부는 이를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정부는 공교육 살리기를 포기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초등교사 2000명을 공채했지만 897명밖에 임용하지 못했고 올해 또 1100명을 모집했지만 227명밖에 임용하지 않았으니 정부가 교원 증원 결단만 내리면 된다. 차제에 고령교사 1명 퇴출에 젊은 교사 2.59명을 쓸 수 있다며 호응했던 일부 학부모단체들도 이런 사태를 외면하지 말고 교원 증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주기 바란다. 아니 그 보다도 수도권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고교평준화 시책같은 인기영합적 현안에 보여준 정열의 반만이라도 투입해 공교육을 살리기를 공론화하고 정부에 해결을 촉구하기 바란다.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의 교대 학사편입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교육부가 최근 조사한 올 교대 학사편입생 지원현황에 따르면 전국 11개 교대의 경쟁률이 평균 11.4대1로 나타났다. 11개 교대의 학사편입생 규모는 849명이며 지원자는 9374명에 이르렀다. 이중 인천교대가 16.3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부산교대 11.7대1, 대구교대 11대1, 광주교대 10.5대1 등의 순이다. 지난해의 경우 교대 편입학 규모는 257명 이었으며 3936명이 지원해 15.3대1의 경쟁률을 보였었다. 올해의 경우 교육부가 초등교원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교대 학사편입 규모를 종전의 입학정원 5% 이내에서 20% 이내로 크게 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폭주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사범대나 일반대 교직과정을 이수한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의 교대 학사편입이 이와 같이 폭주하는 것은 중등교원으로의 진출문호가 크게 좁은 반면, 최근의 초등교원 부족현상에 따른 초등교사 진출기회가 상대적으로 높은데 따른 것이다. 각 교대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사범대나 일반대 성적과 영어, 교육학, 논술, 실기, 면접 등의 방법으로 시험을 실시한 후 15일 전후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교생, 학부모 등 1200명 대상 조사 대부분의 네티즌은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면 사이버 유학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교육업체인 이아카데미홀딩스(대표 장진우 http://www.eacademy.ac)와 여론전문기관인 갤럽이 6대 도시 고교생과 학부모, 일반인 등 총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이버 유학 수용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64%인 758명이 학위 인정만 확실하다면 온라인으로 강의를 받는 사이버 대학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사이버 유학의 장점으로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약이 없고 체재비용이 절감되는 점 등을 들었으며 사이버 대학의 정착을 위해서는 국내 온라인 학위 인정부분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필수적이고 오프라인 유학에 비해 등록금 절감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유학으로 가장 가고 싶은 대학은 미국의 대학을 꼽았으며 호주와 캐나다·영국 등 영어문화권 나라들의 대학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고교생의 경우 미국 다음으로 일본을 꼽았으며 사이버 유학을 통해 취득하고 싶은 전공은 정보기술(IT)을 1순위로 꼽았다. 유학의 목적은 `학위취득 후 현지 취업'(57.8%)이 절반을 넘었으며 단순 학위취득은 39.1%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최근 지난해 하반기에 중점 추진한 28개 주요업무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이 가운데 특히 교육환경 개선 사업이 부진하다고 자체평가 했다. 교육부 기획예산담당관실이 펴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환경 개선 사업의 경우 "교육환경을 OECD 국가수준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OECD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기준을 설정해 장기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고 7차 교육과정은 이미 시행됐으나 이를 뒷받침할 교육환경 구축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도달할 수 있는 목표보다는 도달해야 할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이행이 부진한 업무로 타부처와 협력이 필요한 직업교육훈련 기능의 연계 강화와 저소득층 학비지원 확대를 꼽았다. 보고서는 이밖에 25개 주요업무는 정상추진되고 있다고 후하게 평가했으나 각 업무별로 미흡한 점과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초·중등교육 관련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초·중학교 교육평가 개선 및 새 대입제도 시행 준비=기초학력평가 사업 추진으로 학습부진아 등의 국가 책임지도 계기를 마련했으나 이 평가 결과를 학교수업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후속조처를 마련해야 한다. 2002학년도 새 대입제도에 대한 종합점검이 필요하다. 특기적성교육의 효과에 대한 종합평가와 함께 특별활동 재량활동 교과와 함께 통합지도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7차 교육과정 시행=신교육과정 모니터링 결과를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개선·수정에 반영하는 팀을 조직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일반고 선택 교육과정의 기본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7차 교육과정에 대한 집단적 반발의 핵심을 파악하고 본질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수정 개선'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초·중등 영어교육 강화='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초등영어교사 연수와 중등영어교사 특별 직무연수를 지속 지원하고 각 학교별로 영어부 또는 외국어부를 공식적으로 설치 운영하도록 권장해야 한다. 유치원에서의 영어교육 필요성과 타당성 및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정책연구가 필요하다. △지·덕·체의 균형발전 도모=학년초 수준별 이동수업, 교실내에서의 모둠별 수준별 수업과 개인별 수준별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조사해 그 근거에 따라 수업을 계획·운영하도록 조치해야할 필요가 있다. 중등학교 열린수업 확산을 지원하고 각 교과별로 수행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교직사회 분위기 쇄신=규제와 경쟁 분위기보다 실천적 여건 조성이 절실하다. 교직발전 종합방안은 일시적 처방이 아니라 계속 보완 하고 발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교원 안전망' 구축=학교안전공제회 기능을 강화하고 학교교육분쟁조정위, 긴급전보, 교원저리 대여사업 등을 지속 추진하고 보완해야 한다.
인천시교육청은 제7차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에 대한 교원·학생·시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수준별 교육과정 심화·보충학습자료와 창의적재량활동 프로그램을 공개 모집한다. 심화·보충학습자료는 △초등 1·2학년(국어·수학) △3·4학년 및 중학교 1학년(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 각 교과별 자료, 창의적재량활동 프로그램은 초등교 1∼4학년 및 중학교 1학년(학년별) 활동방안을 마련, 제출하면 된다. 심화·보충학습자료 부문은 교원은 물론 학부모, 대학생까지 응모 자격이 주어지며 창의적 재량활동 프로그램은 초·중·고교생도 가능하다. 입상작은 교육감상과 상금이 주어지며 교원에게는 연구점수가 부여된다. 시교육청 홈페이지(www.ice.go.kr) 공지사항을 참고해 참가 신청서를 2월 15일까지, 최종 작품을 3월 31일까지 시교육청 초등교육과 교육과정팀(팩스 420-8256)으로 제출하면 된다. 문의=(032)420-8258.
올해부터 일선 중·고교의 사설 모의고사 시행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시·도교육청마다 자체적으로 문제를 출제해 중·고생을 대상으로 치르는 학력진단평가가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 주관 평가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공공연히 학교간 비교가 가능하고 학생간 석차도 제공된다는 점에서 과열경쟁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시험문제에 오류가 많고 수능시험의 내용과도 거리가 멀어 진학자료로서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교사,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현황=부산시교육청은 7일 98개교의 고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력진단평가를 실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3, 10월에는 고3 학생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험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이며 과목별 점수와 총점, 과목별 교내 석차와 계열별 석차를 성적표에 기입·통지한다. 서울시교육청은 3월 고3을 시작으로 8월에는 고1∼3학년에게 학력검사를 치를 방침이다. 시험 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이며 학생에게 통지하는 성적표에는 과목별 점수와 석차 백분위 점수, 표준점수 등이 게재된다. 경기도는 고교 2, 3학년은 물론 중 2, 3학년도 학기별 1회의 학력검사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중2, 3학년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을 치르며 고2, 3은 언어, 수탐Ⅰ·Ⅱ, 외국어, 사회탐구 영역으로 나눠 평가한다. 과목별 점수와 백분위 점수, 등급을 산출할 예정이다. 또 충남은 중1, 2학년 한 번, 중3 두 번, 고1, 2 두 번, 고3 네 번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학생에게는 과목 또는 영역별 점수만 제공하고 교사에게는 영역별 석차 등이 지도자료로 제공된다. ◇문제점=각 시·도교육청은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방지하고 학생, 학부모의 욕구 해소를 위해 학력평가를 계속 강화할 방침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시·도에 따라 출제 문항이 함량 미달인 경우가 많고 객관적인 진학지도 자료로 활용하기도 미흡하다는 것.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육청 학력평가가 사설모의고사의 수준과 신뢰도에 크게 못 미친다는 의견이다. 충남 C여고의 한 학생은 "공부 좀 하는 애들 중에는 문제 자체가 안되거나 답이 없는 등 시험 문항에 오류가 많다고 불만을 말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전 모 교사는 "일부학교에서는 학부모가 주도해 사설모의고사 시험지를 사보기도 한다"며 "출제위원 구성과 관련해 자질을 의심하는 교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육청 평가와 별도로 98, 99년에 치른 사설모의고사 문제집을 짜깁기해 학생들에게 나눠줄 만큼 교육청 평가를 불신하고 있다. 학교간 석차도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 오래다. 몇 년 전부터 교육청 평가를 받아 온 충남의 K고 교감은 "평가가 끝나면 곧바로 어느 학교는 몇 점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는 실정인데다 학생들의 계열별 영역별 석차도 다 제공하기 때문에 입시과열을 막는다는 취지가 무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는 학생에게 과목별 점수와 총점, 과목별 석차 백분위 점수를 제공해 과열 경쟁을 막고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어느 정도 가늠케 한다는 방침이지만 교사들은 회의적이다. 서울 K고의 Y교사는 "일단 교육청 주관의 시험이 실제 수능시험과 비교할 때, 문항의 난이도와 성격이 달라 객관적인 실력 평가가 불가능한 데다 과목별 석차 등이 제공되지 않음으로써 진로지도에도 쓸모 없는 자료에 불과하다"며 "어차피 안 될 일을 국가가 획일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결국 성적을 공개해도, 공개하지 않아도 불만을 살 수 밖에 없는 교육청은 고민이다. 부산시교육청의 한 담당자는 "정부 방침과 학생 학부모의 요구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뾰족한 묘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모의고사 횟수를 늘이고 시험 수준도 수능시험처럼 밀도 있게 구성해야 한다는 학부모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교육부가 주최한 `2001교육정책 워크숍'에서 이돈희 교육부 장관의 발언이 교육계와 사회, 언론에 파장을 일으키는 것 같다. 우선 교사들은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3년의 정년단축, 노후의 연금마저 불이익을 당한 상태인데도 국가와 학부모가 주축이 된 사회에서는 아직도 뭔가를 더 몽둥이질을 하고 싶어하는 듯한 상황에서, 비록 일부 교사를 전제로 한 발언이지만 `연구하지 않아 학원 강사만 못한 자질' `불성실한 근무자세'운운한 표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많은 교사들이 발끈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 교육계의 총수께서 아픔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한 말씀이라 더더욱 충격이 큰 듯하다. 얼마만큼의 일부 교사가 그런지 몰라도 현재의 선생님들은 방학 중의 휴가가 없다. 영어연수·컴퓨터연수, 많은 자비를 들여가며 연수에 몰두하고 있고, 업무상 학교에 드나들어야 하는 현실을 보면 사실 우리는 20여 일의 연가를 보장받는 일반 공무원이나 노동자만도 못한 경우가 많다. 교사의 자질은 초·중등 공히 교사의 수급 조절에 실패한 교육정책에도 그 원인이 크다. 학교는 인격을 도야하는 곳이지 과거처럼 입학시험을 위해 과외공부 시키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 1월 15일 모 TV는 서울의 모 고교가 인천 모 연수원에서 과외수업을 한다고 비난했다. 열심히 가르쳐도 때리고 정상적인 수업만 하면 안 한다고 또 때리고…, 이러면 우리 교사들이 설자리가 어디냐고 묻고 싶다. 언론은 우리끼리의 싸움을 붙여놓고 즐기는 것 같다. 1월 12일자 모 신문은 모 대학교수의 말을 인용해 교원을 비난하기를 "연구와 수업에 열심인 교사와 아닌 교사가 동일한 취급을 받는다."고 했다. 교사는 영업사원이 아니다. 많이 가르치는 교사와 적게 가르치는 교사의 측정치가 무엇인가. 그리고 학교 안에서의 학생들의 인성정도가 어떤 현실인지를 알고 하는 소리인지 묻고 싶다. 언론과 사회가 교사를 모독하면서 학생들도 교사의 말을 안 듣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참으로 한심하게 돌아가는 학생들의 세태를 바라보며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언론과 사회가 비판하듯이 불성실한 자세가 우리에게 있다면 이를 추스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와 사회, 언론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우리 교원은 개국이래 우리의 사명을 한시도 잊은바 없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번영을 위해 힘썼고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3년의 정년과 노후의 연금손실, 그리고 모든 치욕까지도 감수하며 국가 경제와 나라의 안정을 위해 우리의 몫을 양보했다. 더 이상 교사를 짓밟지 말라. 교사가 죽으면 교육이 죽고 교육이 죽으면 국가와 민족이 죽는다.
교육부는 9일 전국 181개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 학사행정 우수사례집'을 펴냈다. 사례집은 교육 수요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각 대학이 도입한 정책들이 소개하고 있으며 봉사활동 학점인정제, 다양한 복수전공제, 해외인턴제, 수업평가제, 대학행정서비스 강화 등 다양한 학사행정 우수사례 55가지가 실려있다. ◇졸업요건 인증제=성균관대는 인성품(30시간 사회봉사)·국제품(토익600점, 토익 500점 이상)·정보품(컴퓨터.전산 자격 취득)등 3가지 과정을 통과토록 하는 `삼품제'를 시행해 첫 적용대상인 2000년 2월 졸업자들중 22명, 8월 졸업자 10명에게 졸업장을 주지 않았다. 경희`대는 영어와 전산능력을 졸업요건으로 하는 `C.R.S(Competence RequirementSystem)'를 통해 99학년도 전·후기에 이 요건에 미달한 36명을 졸업장 수여 대상에서 제외했다. 배재대도 2000년 한해동안 사회봉사, 영어,컴퓨터 등 3가지 부문에서 졸업요건을 갖추지 못한 42명을 졸업시키지 않았고 경기대, 충북대, 한동대도 영어성적이 기준미달인 학생은 졸업시키지 않는 제도를 도입했다. ◇봉사활동 학점 인정제=중앙대는 사회봉사 32시간을 하면 1학점을 주고 졸업때까지 사회봉사 학점을 최대 3학점까지 인정하고 있다. 경동대는 97년 개교 이래 사회봉사활동을 교양 필수과목으로 정해 반드시 이수하도록 했고, 경원대는 봉사활동을 일반 선택 2학점짜리로 지정했으며 경일대는 지난해 대학생 사회봉사 경진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전공운영제도 다양화=서울대는 96학번부터 단과대학내 복수전공제를 도입했고 97학번부터는 다른 단과대학간의 복수전공도 허용했다. 또 인문, 사회, 자연, 경영, 공과대학 등에서 `최소전공 인정학점제'를 실시해 졸업학점을 140학점에서 130학점으로 낮추고 전공이수학점도 63학점에서 39학점으로 하향조정해 학생의 교과목 선택폭을 넓혀줬다. 아주대도 복수전공, 부전공제를 확대하고 전과제한폭도 없앴으며 순천향대는 의공학, 의료정보학과에서는 관련학과의 특정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복수전공을 한 것으로 인정하는 `특성화 연계학위제'를 운영하고 있다. 한동대는 96학년도부터 계열과 전공을 가리지않고 모든 학생을 일단 선발한 후2학년 1학기 수강신청 때 학부를 선택하게 하는 `무전공 입학제도'를, 호남대는 학생이 자율적으로 과목을 선택해 학점을 따도록 하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채택했다. ◇이색 학사제도 도입.해외교류=아주대는 96년부터 영어과목 필수이수학점을 6학점에서 12`학점으로 늘렸고, 한국기술교육대는 우수학생에 대해 기업에 취업추천서를 써주는 인재보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배재대는 `라이프&이미지 클리닉(Life & Image Clinic)'이란 이름으로 지난해 2학기부터 재학생들에게 화장법과 머리손질, 옷입기 등을 가르쳤고 동덕여대는 지난해 1학기부터 교양필수과목으로 `독서와 토론'이라는 이색과목을 개설했다. 포항공대는 교육과정 개발과 연구를 위해 `대학교육 개발센터'를 설치했고 한양대는 교육과정 개편을 위해 학생과 산업계의 의견 조사와 간담회를 실시했다. 경북대와 울산대는 각각 `해외인턴십 제도'와 `장기 해외현장 실습제도'를 채택하고 있고 한동대는 `무감독 양심시험제도'를 도입했으며 부산대는 `성적 이의 신청 기간제'를 실시하고 있다. 교수강의 평가제도를 도입하거나 강의계획서를 공개하고 있는 대학은 대진대,세종대, 인하대 등이었다.
'스승이 10년을 가르치는 것보다 뱃속 열 달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식 교육에 부모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말이다. 성급한 부모는 조기교육을 내세워 아이의 소질과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시기에 문자 익히기와 셈하기며 영어와 컴퓨터까지 겹치기로 옮겨 다녀야 하니 아이는 너무나 피곤하다. 어른들의 지나친 과보호와 간섭은 아이의 정서 지능 발달에 오히려 해롭다. 과보호는 새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되는 정서 체험을 가로막고 주체적인 가치판단 능력을 애당초 짓밟는다. 물론 아이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질서와 절제를 통한 자기 통제적인 가치판단을 가르쳐야 한다. 고통과 어려움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불안과 공포심이 없어지고 자기 성취감과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일상 생활의 규범을 함께 만들어 스스로 지키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일을 부모가 말로써가 아니라 몸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행동을 고착 또는 수정의 표본이 된다. 남을 가르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자기 자식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자아상을 심어줘야 할 일이다.
2001년이다. 새해이다. 언제나 새해는 희망의 새해이다. 그러나 2001년의 새해는 특별히 희망의 새해이다. 세 번째 밀레니엄의 시작이라는, 가슴에 와 닿기는 너무나 먼, 그러나 머리에선 특별한 의미로 가득 차게 했던, 우리의 옛말로 즈믄 해가 어느 덧 지나갔다. 모든 들떠있었음은 이제 가라앉았다. 가라앉은 자리엔 움츠러든 경기로 쌀쌀해진 우리의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기쁜 소식들은 빨리 잊혀지고 나쁜 소식들은 빨리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가 희망임은 다음과 같은 까닭에서다. 새해는 희망이어야 한다. 그래야 또 한해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꽁꽁 언 땅을 비집고 새싹이 돋듯이, 우리는 새해가 되면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희망의 씨를 만들어내고 키워낼 꿈을 꾼다. 농부가 풍성한 수확을 꿈꾸며 이랑을 갈듯이, 선생은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성장을 꿈꾸며 분필을 잡는다. 그러므로 새해엔 꿈을 꾸게 하고 꾸도록 놓아두자. 희망의 싹을 만들게 하고, 희망을 키워주자. 새해는 21세기의 시작이다. 20세기는 과학과 기술의 세기였다. 인간은 지난 100년 동안에 그 때까지 인간이 이루어낸 모든 지식과 기술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지식과 더 높은 기술을 이루어냈다. 인간은 스스로 놀랐다. 인간이 학습할 수 있는 속도보다 지식과 기술의 생산이 더 빨랐기 때문에,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기에 급급하여 이와 함께 갖추어야 할 교양과 인격을 쌓을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20세기에 엄청난 발전과 엄청난 파괴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이렇게 백년을 지나는 동안에 인간은 머리와 손은 비대해지고, 가슴은 쭈그러든 이상한 인간으로 변해갔다. 그래서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세계 도처에서 인간성 회복을 부르짖고 인성교육을 강조했다. 21세기는 인간성 회복의 세기, 박애의 세기가 돼야 한다. 그래야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고 세계는 보존될 수 있다. 우리 나라도 30년이 넘도록 산업국가를 향하여 정신없이 달려오는 동안 인간성의 회복이 절실히 요청되는 국가가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21세기의 원년에 학교가 추구해야 할 교육의 최우선 목표는 지식 전달이나 기술 훈련이 아니라 사람을 사람답게 도야하는 인간 교육이다. 학교는 학교가 표방하고 강조하는 교육의 목적과 목표, 교육과정, 시설과 환경 같은 것들의 위풍당당함 때문이 아니라, 학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학교가 언제나 이미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교육하는 힘을 갖고 있다. 우리의 학교는 그런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잃었다. 그래서 권위가 없다. 실제로 학교는 교육하는 힘을 잃었다. `학교는 학원에 졌다' `학교는 죽었다'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말라'는 말들이 시사주간지의 특집제목으로, 또는 베스트셀러의 책이름으로 회자된 지 오래다. `교실 붕괴'라는 말이 전혀 섬뜩하지 않다. 지난번에 수능시험을 치른 다음날부터 몇 일 동안 전국의 일간지들은 고득점자가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난이도가 낮다, 변별력이 없다, 제2의 수능시험을 대학별로 치러야 한다, 논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한다고 하면서 `거의'가 아니라, 사실상 내용이 똑같은 기사들로 먹칠을 해대며 난장을 벌였다. 그때에 학원은 기고만장했으며 학교는 말이 없었다. 학교는 죽은 듯이 엎드려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사교육이 교육비, 교육인원, 학부모와 학생의 의식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공교육보다 더 비대해졌으며 더 권위 있다. 심지어 체벌조차도 학원의 강사가 휘두르는 폭력은 `우리 아이 정신차리라고 휘두르는' 것이니, 괜찮다는 게 학부모의 생각이다. 학교가 교육의 기능을 상실하고 교사가 교실통제의 권위를 상실한 곳에 남아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래도 꾸준히 투자하고 개혁한 결과로 우리가 갖고 있는 학교의 위풍당당함이다. 그 안에 생명을 불어넣자. 인간의 영혼은 자유의 공기를 호흡할 때에 생동적이 된다. 여기엔 교사의 영혼이나 학생의 영혼에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자유의 공기로 학교를 가득히 채우자. 놀지 못하면서 공부도 못하는 학생들이 아니라, 놀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게 하자. 쉽게 가르치고 시험 쳐서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길러주자. 시대의 화두는 생명, 환경, 생태, 평화이다. 학교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학교교육의 신년도 화두가 생명을 살리는 교육, 마음을 움직이는 환경이 되어서, 생태와 평화의 교육이 꽃피어나게 하자.
태풍이 올라오면서 곳곳에 비 피해가 크다. 어제로서 후반기 보충 수업이 끝나긴 했지만 이러다간 나들이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사흘 얻은 휴가 마저 다 놓칠 것 같다. 그나마 하루는 일직으로 걸렸으니...... 이번 정류장은 오거립니다. 다음 정류장은 b동 고갭니다. 부산히 쓸리는 전망창 닦개 너머로 멀리 빗발 속 우산들이 승천을 기다리는 혼령들 형상으로 까마귀 떼처럼 모여 있다. 차 머리가 인도 쪽으로 꺾이자니 먼발치의 우산들이 진작에 서둘러 차도로 내려서며 밀치며 헤집으며 실랑이질에 앞자리 다툼한다. 빠듯이 들어차는 물생들. 일요일 아침에다 이 우중에 오늘 따라 웬 사람들인고? 그들이 묻혀 들이는 비릿한 빗물 냄새와 함께 차안이 후텁한 무덤 속이다. 정체된다 싶어 전망창 앞을 내다보았다. 두 마리의 두꺼비가 짝짓기 하듯 엉켜 있고, 그 옆에 반바지와 대머리가 빗줄기 속에서 상대의 멱살을 부여잡고 그들의 두꺼비처럼 엉켜 있다. 그 통에 한길이 온통 얹혀 버린 것이다. 어디다 손을 대요? 갑자기 찌르듯 삦어 나온 여자의 외마디, 드디어 숨가쁨의 뻐끔질이 시작되려나 보다. 이 아주머니가! 누가 손을 댔다는 거야! 되받아치는 사내의 지름소리에 이어 아저씨, 내려 줘요, 걸어갈래요, 하는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천장을 찌른다. 진작 그럴 것이지, 느물거리는 사내의 목소리에 능글맞아요! 하는 그녀의 대거리가 만만치 않다. 기사 양반, 나두 내리겠우. 문 열어요. 숨차 헐떡이는 뻐끔질, 그 빈사상태. 차가 그 뻐끔질에 동조한다. 여자가 내리고 사내가 내린다. 이 무슨 해괴한 광경인가? 개 고양이 같던 여자와 사내가 한 우산 속에서 다정하게 붙어간다. 나는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7시 50분. 8시안에 대 가긴 애저녁에 틀린 일이다. 소금쟁이 같은 검은 제복의 모자가 등장한다. 엉켰던 반바지와 대머리 사이에 간격이 지어진다. 소금쟁이가 팔을 들어 길가 쪽을 가리킨다. 반바지와 대머리가 각기 제 두꺼비에 오르고 그들의 두꺼비가 길가 쪽으로 끌리면서 비로소 엉겼던 한길이 봇물처럼 터진다. 일련의 광경이 무성 영화를 보는 듯하다. 또 태울 참인겨? 차 머리가 보도 쪽으로 꺾이는가 싶으면서 송곳 같은 날카로운 지름소리가 천장을 가른다. 어째 잠잠하다 했다. 고만 태우라우! 어데 더 탈 틈이 있다고 이라노! 삶의 뻐끔질이 용틀임칠 기세다. 어머! 내 돈! 60만 원! 돌연한 절규와 동시에 그 성 희롱 연극의 우산 속 남녀의 환영이 아차 하는 머리받힘을 일으킨다. 아저씨! 아무도 내려 주지 마세요! 숨차 할딱이는 여인. 열리려던 차 문이 서둘러 아물린다. 이 안에 소매치기 있다구요! 다급해 하는 여인의 목소리. 아니다. 소매치기는 없다. 나는 속으로 뇐다. 접어들이려던 차가 내쳐 발길을 내딛는다. 차 세워! 내린다구! 차 안 서고 와 이라노! 차 세우라우! 차안이 분화구처럼 들끓기 시작한다. 경찰서까지 가야 합니다. 운전수가 우련히 뇐다. 경찰서가 어디야? 강파른 말마디가 앞으로 날아온다. 조금만 가면 됩니다. 운전수가 차의 고삐를 다그친다. 쓰린 쓰리고 내릴 사람은 내려야지! 가이고 탔으만 단다이 챙길 기지 시간 없는데 이기 뭐꼬! 쓰리꾼이 여태 이 안에 있가지비! 바보야? 촌각을 다투는 아침 시간에 이게 뭔고! 시내를 한 바퀴 돌 참이여? 익명성 뻐끔질이 화산처럼 폭발한다. 포도청 마당 안으로 차 머리가 디밀리자 의례 그것이려니 하는 표정의 하늘색 반소매가 다가온다. 소매치기. 운전수가 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그 일상성에 '남의 일' 하듯 하늘을 쳐다보며 다가온 반소매에게 말하였다. 얼마? 반소매가 물었다. 60만 원. 운전수가 여전히 해바라기 하듯 얼굴을 하늘에 꽂은 채 대답하였다. 추적이는 빗발 속에서 반소매가 앞문에 붙어선다. 또 다른 반소매가 나타난다. 먼저 나타난 반소매에게 다가간 뒤의 반소매가 먼저 온 반소매와 잠시 더듬이짓 하더니 뒷문으로 간다. 반소매가 빚어지는 사람들을 하나 하나 몸뒤짐한다. 내가 내리자 반소매가 나의 대봉투에서 책을 꺼내 책갈피를 후루룩 넘겨본다. 그리고 주머니를 뒤져 지갑을 꺼낸다. 지갑 속에서 편지 봉투와 돈이 나왔다. 얼마요? 반소매가 지갑을 들치며 물었다. 편지 봉투 속의 것은 알지만 지갑 속의 것은 아슴아슴하기에 '글쎄요.' 하였다. 그 쭈밋거림이 못마땅한지 얼만지도 모른단 말이요, 하고 타박이다. 선생이요? 반소매가 뒤져 꺼낸 신분증을 들여다보며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나의 대답에 촌지 받은 거요? 하며 편지 봉투를 까불린다. 어제 보충 수업비 받은 겁니다. 미처 집사람에게 건네지 못하고...... 내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나의 쭈밋거림이 수상한지 아주머니! 이리 와 봐요! 하고 소리 친다. 한 아주머니가 달려온다. 이거 봐요, 하며 반소매가 봉투에서 수표를 꺼내 아주머니에게 내 보인다. 아니에요. 현찰이에요. 아주머니가 징징거린다. 반소매가 지갑과 수표를 나에게 돌려준다. 비가 삐어 가고 있으므로 우산을 접었다. 어제 보충 수업비 받은 겁니다, 미처 집사람에게 건네지 못하고...... 뒤늦게 그 변명이 비굴하고 자괴스럽고 언짢다. 그 언짢은 기분을 해소시킬 양으로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찾았다. 없다. 그 흔한 담뱃가게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 문 앞까지 와서야 담뱃가게를 만날 수 있었고, 담배를 사 가지고 돌아섰을 때 하늘이 다시 비를 퍼붓기 시작한다. 접었던 우산을 도로 펼쳐 들었다. 철문이 배죽이 열려 있다. 철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서 문을 징거 주었다. 비에 씻긴 운동장이 휑뎅그렁하고, 여러 가닥의 물길이 실개천을 이루며 지절거리고 있다. 바람까지 실은 빗줄기는 빗발의 삼대밭이다. 튀겨 오르는 물방울이 자자하게 물안개를 피워 올리며 바짓가랑이에 무게를 단다. 우산 천 속으로 튀겨드는 는개 같은 물방울이 소분소분 눈썹에 달라붙는다. 누렇고 비썩 마른 개 한 마리가 빗속을 누비며 비실비실 뒷문 쪽으로 기어가고 있다. 꼬리가 축 처진 녀석의 잔등은 빗물로 털이 줄줄이 엉겨 붙었다. 꼬락서니하군, 나인지 개인지를 딱해 하며 층계를 올랐다. 빗발 속에 갇힌 두 동의 회색빛 시멘트 덩이는 거대한 괴물만 같다. 구관의 현관은 자물쇠를 물고 있었다. 지나치는 걸음으로 유리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자니 창문 하나가 열려 있고, 그 열려진 창문으로 빗물이 들이치고 있다. 창문을 닫아 주지 않고는 집채가 빗물에 잠길 형국이다. 열쇠를 가져 와야 했고, 서둘러 본관으로 향하였다. 현관문을 밀었다. 집채를 허물어뜨릴 듯한 문소리가 비명을 질러대며 몸서리치게 하였다. 수납 창구를 통해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도 없다. 시계를 보았다. 9시가 반이 넘고 있다. 일직 교사를 기다리던 야간 경비원 곽 씨는 그만 들어간 모양이다. 여태 기다릴 리가 없다. 주혜자 선생도 아직 오지 않았나 보다. 이런 일을 감안해서 두 사람씩 짝 지어 놓지 않았는가. 우산을 문 옆에 세우고 복도로 올라 서무실 문을 열었다. 드르릉거리는 미닫이가 몸살을 앓는다. 서무과장 책상으로 가 당직 근무 일지를 당겨 끈을 물고 있는 갈피를 잦혀 당직자 서명란에 '한정수'를 기재하고 사인을 했을 때 현관문 소리가 났다. 수납 창구를 통해 내다보았다. 무슨 일로 이제야 나타나는가? 그녀가 우산을 접어 벽에 세우고 복도로 올라서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목례를 하고는 곧장 교무실 쪽으로 향한다. 무슨 대면이 저런가? 열쇠함 쪽으로 걸어가 함을 열어 보았다. 함이 비어 있다. 사방을 두리번거려 보았다. 열쇠 꾸러미는 사환 아이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열쇠 꾸러미를 집어들고 복도로 나오자니 그녀가 교무실 문 앞에 서 있다. 뭐 꺼낼 거 있나 보다는 생각에 뭐 꺼낼 거 있습니까, 하고 다가가자 그녀가 네, 하고 희미하게 대답하였다. 넝마뭉치 같은 열쇠 꾸러미는 뒤죽박죽 미친년 머리채다. 열쇠 꾸러미를 뒤져 '교무' 열쇠를 건져 교무실 문을 열어 주고 돌아서서 현관으로 나왔다. 우산을 집어들고 현관문을 밀었다. 우산을 뒤집을 기세의 바람비가 콩자루를 쏟는 듯한다. 우산대를 꽉 거머쥐고 빗속을 뚫어 구관의 현관 앞에서 몸을 날렸다. 열쇠 꾸러미를 뒤져 '구.현' 열쇠를 건져 올려 자물쇠를 따고 안으로 들어갔다. 비릿한 빗물 내가 고역스레 얼굴을 덮쳤다. 뻔한 유리창들은 청맹과니다. 비바람에 청맹과니들이 아우성을 쳐댄다. 들이치는 빗발을 피해 맹수한테 접근하듯 열려진 창문으로 다가갔다. 벌떼처럼 날아드는 빗방울을 무릅쓰고 창문을 당겨 보았다. 꼼짝도 하지 않는다. 꼼짝도 하지 않으니까 그냥 가 버린 것이다. 부룩송아지를 다루듯 해 보았다. 마침내 부룩송아지가 비명을 지르며 머리채를 메다꽂았다. 복도가 한결 성질을 죽였다. 손수건을 꺼내 팔뚝과 얼굴에 달라붙은 빗물을 훔치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자욱한 습기에 갱도처럼 침침한 복도가 한 배 가득 푸른빛을 머금은 거대한 고분을 연상시키며 무섬증을 몰고 왔다. 후텁 하면서도 서늘한 복도가 발길을 옮겨 놓을 때마다 삐극삐극 몸살을 앓는다. 한 틈입자가 벽 틈 어디에 은밀히 몸을 사리고 있다가 얼른 다른 곳으로 몸숨김 했을 것만 같다. 물어뜯는 빗발 서슬에 유리창들이 와그르르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비바람의 날카로운 발톱에 사정없이 할퀸다. 입시 격문이 붙은 복도 천장의 시멘트 턱살이 희번득희번득 인광을 풀어내는 사자의 관구만 같다. 교실 쪽 벽의 두어 발 간격으로 나무틀에 갇힌 연필화 석고상들은 사자와 함께 순장된 내관들만 같다. 벽 속의 한 천둥벌거숭이에게 소스라치게 놀랐다. 나는 벌거숭이를 노려보았다. 벌거숭이도 나를 노려보았다. 어딘가 씨무룩한 벌거숭이에게서 씁쓸한 눈길을 거두고 총총 삼층 복도로 발길을 돌렸다. 삼층에서 길게 뚫린 복도를 흘낏 일견하고 사층을 거쳐 오층으로 올랐다. 수업을 파하고 우르르 빠져나간 도깨비들의 지껄임과 웃음소리와 발자국 소리들이 복도 바닥의 틈바구니에 틈틈이 박혀 있다가 여름날의 논두렁에서 꽉꽉거리는 엉머구리 떼 마냥 와그르르 한꺼번에 되살아날 것만 같다. 내다보이는 바깥은 여전히 세찬 빗줄기로 희뿌옇고, 회색빛 하늘은 가라앉을 듯 대지를 짓누르고 있다. 운동장 끝의 구름을 찌르는 한 떼의 유령 같은 거대한 사시나무들은 비바람에 휘청거리며 뿌연 우연 속에서 산발한 머리채를 흔들흔들하고 있다. 철조망 가두리에 갇힌 이 엄청난 시멘트 덩어리는 양 날개를 열 길도 넘는 낭떠러지 위에 드리우고서 아래로 토물을 게워 내고 있다. 또 다른 토물은 사태가 난 곳 뒷부분께서 철조망 밖으로 하수구처럼 배설되고, 그 건너편 주택들의 지붕 위에서는 빗줄기들이 모래알처럼 부서지고 있다. 별안간에 재채기가 터져 나왔다. 손등으로 인중을 훔쳤다. 비릿한 열쇠 쇳내가 코 끝에 달라붙는가 했을 때 천둥소리가 시멘트 덩어리를 할퀴고 심장을 갈아 뭉개며 짜증을 몰고 왔다. 그 짜증이 나를 단숨에 일층으로 내려오게 하였다. 현관문까지 내려와서야 본관으로 건너가려 했던 것을 상기하였고, 다시 이층으로 올랐다. 구관에서 본관으로 통하는 이층 사잇문에도 자물쇠가 채어 있다. 밖에서 들여다볼 때나 마찬가지로 본관은 희뿌연 망자의 영기로 가득 찬 고분의 긴 회랑 그것이었다. 발길을 옮겨 놓을수록 음산하고, 창문들이 비바람에 울어댄다. 복도 깊숙이 눈길을 한번 주고 삼층으로 올랐다. 독서실 문이 양 날개를 펼친 채 벌렁 퍼드러져 있다. 삼백여 개의 의자와 책상들이 깊은 잠 속에 빠져 있고, 밤늦도록 시달린 의자와 책상들이 입시생처럼 지쳐 끄물끄물 휴일 하루를 정양하고 있다. 커튼마저 후줄근해진 몰골로 축 늘어진 채 곤스레 잠들어 있고, 밤늦은 커피를 끓여 마시고 팽개친 감독 교사실의 주전자가 가스렌지 위에서 을씨년스레 꾸벅이고 있다. 문을 여며 주고 독서실을 나와 긴 복도를 지나 생물실까지 왔다. 튼튼하게 생긴 주먹만한 잠금쇠가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문짝을 굳게 아물고 있다. 사층으로 올랐다. 사층 역시 휘말리는 빗발 서슬에 으스스 몸서리를 치고 있다. 긴 복도를 걸어 들어갔다. 곧장 서무실로 내려가려던 나는 구관 현관문을 잠가야 하겠기에 이층으로 되돌아왔고, 구관과 본관의 사잇문을 잠그고 일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나왔다. 현관문을 잠그고 우산을 펼쳐 들었다. 빗속을 누벼 본관으로 왔다. 현관문을 밀었다. 현관문이 비명을 토하였다. 문을 잡은 채 살며시 징거 주었다. 우산을 벽에 세우고 복도로 올라 서무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서무실에 없었다. 그저 교무실에 있나 보다. 일직은 서무실에서 같이 하게 돼 있지 않은가? 열쇠 꾸러미를 함에 넣고 소파에 몸을 묻었다. 원격 조정기로 텔레비전을 켜 보았다. 허공에 뜬 곰보 자국의 창백한 원구가 나타났다. 지구의 나이와 같습니다. 50억 년을 지켜 온 처녀성을 유린당했습니다. 지하에서 이태백이 통곡할 겁니다. 달인가 보다. 촌지 받은 거요? 소파의 감촉이 내 마음인 양 끈끈하다. 탁자 위의 음식점 성냥곽을 집어 담배를 붙여 물었다. 온통 자고 있다. 마녀의 주술에 걸린 성채다. 주검과 같은 깊은 늪. 그리고 폭풍우. 모든 존재는 종말로 닿아 있다. 자아의식에 과민함은 부질없다. 전화 소리가 심장을 흔들었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학교지요?" "그렇습니다." "겨우 통화군." "예?" "전화 받는 사람이 없어서요." "녜?" "저, 2학년 8반 담임 선생님 나오셨나요?" "방학에다 일요일 아닙니까?" "2학년 8반 담임 선생님 전화 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 "너, 학생이지?" "녜." "그럼, 학생이라고 밝혀야지." "죄송합니다." "담임 선생님 성함이 뭐야?" "차순복요." 전화통 옆의 직원 주소록을 당겨 가나다 순의 주소록 끝 부분께서 '차순복'을 들춰냈다. "여보세요." "녜." "3*3에 0606." "씨이팔, 미친개 번호 한번 기똥차네." "뭐라구!" "안녕히 계세요응. 퍼큐! 매롱." 전화가 뚜우 끊어졌다. 이놈의 도깨비! 눈을 떴다. 잠이 들었었다. 소파에 깊숙이 파묻혀 있었다. 달 표면에 붙은 두 마리의 벌레가 고무 풍선처럼 둥둥 지면을 날고 있다. 민물 징거미 같다. 달에서 보이는 지구가 허공에 걸려 있다. 창백한 비누방울이다. 저 속에 아옹다옹이 있다니, 개미의 일만이나 할까? 희로애락이 그지없이 가소롭다. 채널을 바꾸었다. 비가 너무 왔다. 열차가 전복되었다. 사람들이 죽었다. 사람들이 통곡한다. 다시 채널을 바꾸었다. 지구는 그저 비누방울이다. 그래, 비누방울일 뿐이라구, 중얼거리며 일어났다. 방안을 걸었다. 밖은 세찬 비에다 좁은 방안이니 단 둘이 코를 맞대고 앉아 있기 쑥스럽기도 하겠지. 나의 구둣발 소리가 도깨비 발자국 소리 같다. 아니야. 나를 파렴치한 놈으로 보는 모양이야. 이 고도의 성채 속에 단 둘이니...... 탁자 위의 바둑통 뚜껑을 열었다. 흰 알을 집어 화점에 놓았다. 다른 통 뚜껑을 열었다. 하나를 집어 흰 알 옆에 날일자로 걸쳤다. 흰 알이 몹시 경계한다. 흰 알을 또 하나 건져 올렸다. 건져 올린 흰 알을 중앙으로 한 칸 벌여 놓았다. 흰 알이 도망치며 공포에 떨고 있다. 알들을 몰아 통 속에 거두어 넣고, 성채에 갇힌 폭풍우 속의 고도, 중얼거리며 좁은 공간을 맴돈다. 서무과장 책상 위에 나뒹구는 잡지를 집어 올려 한 꺼풀 책장을 거두어 보았다. 백치 같은 눈매로 헤 벌어진 마를린 몬로의 입술이 입술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 입술이라도 상관없다는 듯하다. 자유분방하였다. 탓할 것이 못 된다. 자신을 충실히 살다 갔다. 자유분방과 방임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후루룩 넘겨보다가 책을 책상 위에 탁 내던졌다. 아차, 순간적이었다. 책상 위에 놓인 쪽 떨어진 화병 운두에 장지손가락의 가운데 마디의 살점이 할퀴면서 금세 선혈이 뚝뚝 떨어진다. 황급히 상처 부위를 움켜쥐고 휴지통에서 휴지 한 겹을 뽑았다. 교실은 도떼기시장이었다. 나는 교탁을 탁 치고 고함을 쳤다. 하지만 어떠한 통제도 위협도 먹혀들지 않았다. 드디어 나는 한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녀석의 머리통을 쥐어박았다. 녀석이 발딱 고개를 쳐들고 곁눈질로 시이팔 하며 나를 치켜보았다. 섬뜩히 드러난 흰자위가 내 가슴을 비수로 찌르는 듯하였다. 녀석의 볼따귀를 찝으려 하자 녀석이 나의 손을 획 뿌리치며 벌떡 일어났다. 그 통에 여자의 손톱처럼 길게 기른 녀석의 손톱이 나의 손등을 할퀴었고 금세 혈점이 번져 흘렀다. 에이 씨팔! 녀석은 책상을 박차고 휑하니 교실을 나가 버렸다. 야, 이 녀석! 나는 녀석을 소리쳐 불렀다. 폭력 교사는 물러가라! 녀석의 고함 소리가 복도를 타고 메아리쳐 흘렀다. 휴지를 동여 응급 조처를 취하였다. 사환 아이 책상 서랍을 당겨 보았다. 볼펜이랑 물건들이 잡다하다. 스카치테이프를 풀어 상처를 감싼 휴지 위에 친친 동이었다.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왔을 때 녀석의 담임 선생이 나에게로 왔다. 이번 시간에 손 댄 아이 있습니까, 그 아이 어머니가 와서 벼르고 있습니다, 하며 그의 자리로 나를 데리고 갔다. 한 여인이 오도마니 앉아 있다가 내가 다가가자 발딱 일어나며 다짜고짜 야! 이 폭력 교사야! 네가 선생이냐! 깡패지! 하며 날카로운 삿대질로 내 얼굴을 찔러댔다. 기가 막힌 나는 아이가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머리가 터져 집에 드러누워 있다면서 고소하겠다고 악을 썼다. 나는 증인으로 그 반의 반장을 불러와 그 때의 상황을 설명시켰다. 했지만 머리가 터진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냐며 여인은 한층 더 길길이 뛰기만 하였다. 한바탕 소란을 피운 여인이 돌아가고 이내 파출소에서 즉시 나와 달라는 호출이 날아들었다. 나는 그 반의 반장을 데리고 파출소에 출두해야 하였다. 반장이 상황을 설명했지만 터진 머리가 있는 한 파출소에서는 선뜻 이쪽의 해명을 믿으려 하지 않는 눈치였다. 반장 아이는 양호 교사를 데려 왔고, 점심 시간에 운동장에서 다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겨우 일을 잠재울 수 있었다. 밖은 여전한 비바람, 무언가 자꾸 찜찜하다. 탁자 위에 널브러진 신문을 집어 들었지만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돌멩이 섞인 모래판만 같다. 신문을 탁자 위에 팽개치고 다시 소파로 돌아가 몸을 묻었다. 읽을 거리라고 가지고 온 T씨의 수필집을 펼쳐들고 활자를 좇아 보지만 역시 의미의 전달이 따르지 못한다. 읽은 곳을 되짚어 보지만 여전히 활자가 눈 끝에서 흘러내릴 뿐이다. 또 담배를 꺼냈다. 하지만 귀찮았고 눈을 감았다. 서먹서먹하겠지, 처녀이고 부임한 지 얼마 안 되니까. 하지만 내일부터 당장 나를 어떻게 대하려고 저러는 걸까? 전화 소리가 눈꺼풀에 쏟아져 내렸다. 기절할 것같이 놀랐다. 또 잠을 잤다. 허겁지겁 전화기를 들었다. "하 학굡니다." 놀란 끝이 말 마디를 중첩시켰다. "아빠야?" 아내의 목소리다. "무슨 일이야?" "가 있었구만." "가 있다니?" "학교에서 전화가 왔었어." "학교에서라니?" "일직 선생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교대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다고. 가도 두 번은 오갔을 시간인데도 가지 않았다니 웬일인가 해서......" "뻐쓰간에서 일이 있었어." "일이라니?" "별일 아니야." "장동표 엄마라고 쓴 봉툰 뭐야?" "돌려 줄 거야." "돌려 줄 걸 가지고 오긴 왜 가지고 왔어?" "녀석 편에 보내 오기도 했고......" "웃기지도 않는군. 그럼, 녀석 편에 돌려 줬어야지." "고스란히 돌려 줄 녀석이 아니야." "알았어." 전화기를 내려놓고 지갑을 꺼내 지갑 속에서 정성스레 접어 간직한 한 장의 천 원 짜리 지폐를 꺼냈다. 때에 전 지폐는 변함 없이 구운 오징어 껍질처럼 쪼글쪼글 그 추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때때로 생각나면 그것을 꺼내 늘어지려는 탕개를 조이는 각성제로 써 먹곤 하는 그것이다. 지각이 상습적인 녀석의 종아리에 두어 대 매를 댄 그 이튿날 보충수업 전 신새벽에 불이나케 달려온 녀석의 어머니가 교무실로 달려들어 낮도깨비처럼 나타나 손바닥에다 종이 탁구공을 재빨리 쑤셔 넣고는 휑녀케 돌아서서 바람처럼 나가 버렸다. 얼떨결에 당한 나는 돌돌 구겨 비벼 만든 손안의 종이 탁구공을 펴 보았다. 어디서 구해 왔는지 용케도 구한 시래기 잎 같은 천 원 짜리 지폐. 나는 우거지 같은 지폐를 다시 착착 접어 지갑 속에 넣고 시계를 보았다. 2자에 짧은 침이 걸쳐져 있다. 점심을 어떡허나? 알아서 하겠지. 중얼거리며 사환 아이 책상으로 걸어갔다. 스카치테이프에 물려 있는, 책상 위의 외부 전화 번호들에서 중국집을 더듬어 내려갔다. 전화기를 끌어당겨 숫자를 찍었다. 세 번째 울림에서 신호가 떨어졌다. "우성 반점이지요?" "예, 우성입니다." "짜장면 하나요. 국일 학굡니다. 고량주 한 도꾸리하구요." "예." 전화기를 내려놓고 사환 아이 책상으로 가 직원 주소록을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중간쯤에서 주혜자 선생의 주소와 약도가 드러났다. 약도가 자세하다. 정교한 그림과 반듯한 글씨가 그녀의 깔끔한 마음이다. 방과 후 홀로 남아 휑뎅그렁했던 교무실 책상 밑의 가지런했던 그녀의 실내화가 떠올랐다. 그녀의 단정한 증표들이었다. 또 전화다. "학굡니다." "한정수 선생님 계세요?" "접니다." "저, 길주 애비 되는 사람입니다. 댁으로 전화 올렸더니......" "예, 안녕하십니까?" "근래 왜 낚시 안 나오세요? 붕어 향어 해서 많이 나옵니다." "그렇습니까? 요즈음은 입어료가 얼맙니까?" "아따, 일변 입어료 타령입니까? 제 언제 선생님한테 입어료 챙겼습니까? 정말 섭섭합니다. 그냥 들르세요. 그나저나 길주란 놈 말썽은 안 부리는지......" "말썽 부릴 놈이 따로 있지 길주는 얌전하지 않습니까?" "이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이나 모래쯤 나오실 시간 나실는 지...... 낚시 겸......" "시간은 있습니다만 이 태풍 속에......" "내처 이러겠습니까? 꼭 나와 주세요. 3학년이니 드릴 말씀도 있고......" "알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그 문제로 전화 올렸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씨이팔." 허허, 머리가 찡 편두통이 인다. 수화기 저편으로 아득히 증발하는 마지막 말은 못 들었어야 하였다. 벌떡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 바퀴가 심장을 갈아 뭉갰다. 복도로 나와 교무실 쪽을 넘겨다보았다. 문이 아물려 있다. 문을 잠그고 있을지도, 해졌고 현관으로 나왔다. 비는 좀처럼 그칠 것 같지 않다. 현관문 앞으로 다가가서 밖을 내다보았다. 움직이는 한 덩어리의 이물이 눈에 잡혔다. 뒤엣 것이 앞엣 것의 꽁무니에 주둥아리를 붙이고 혀를 널름거리며 줄레줄레 따라간다. 뒤엣 것은 들어올 때 본 그놈이다. 앞엣 것은 이따금 획 돌아서서 꼬리를 내리깔고 땅바닥에 주저앉곤 한다. 들어올 때 본 녀석은 더욱 안달이 나서 주둥아리를 앞엣 것의 꽁무니에 들이밀려고 한다. 앞엣 것이 일어나 걸어간다. 다시 녀석이 줄렁줄렁 따라간다. 앞엣 것이 이번에는 성가시다는 듯 흰 이빨을 드러내고 녀석을 돌아보며 앙, 용을 쓴다. 녀석이 주춤 물러난다. 다시 앞엣 것이 걸어간다. 콧중배기를 앞엣 것의 꽁무니에 들이대고 킁킁거리며 따라가던 녀석이 앞엣 것의 등을 훌렁 걸터타고 흘레질을 친다. 헤헤거리는 녀석의 주둥아리에서 침인지 빗물인지가 계 에 흘러내린다. 신발장을 열고 헌 슬리퍼짝을 꺼냈다. 그리고 현관문을 열었다. 현관문이 자지러졌다. 뒤엣 놈을 향해 슬리퍼짝을 냅다 뿌렸다. 뒤엣 것에 정통으로 꽂혔다. 통쾌하다. 이물들이 운동장으로 달아났다. 다시 들어왔다. 화장실을 들렀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화장실 갈 일도 없나 보지? 방안을 한 바퀴 돌았다. 흑판에 한일자를 그었다. 두 바퀴 돌았다. 또 한 획을 그었다. 다섯 바퀴에서 바를정자가 되었다. 다시 소파로 돌아왔다. 하나에서 백으로 세어 갔다. 백에서 거꾸로 내려왔다. 주선생! 미간에 송곳을 들이댄다. 일어서시오. 나가시오 3층 생물실로 가시오. 폭풍우 속의 고도. 아무도 오지 않소. 쥐도 새도 모르오. 삐그르르 현관문 소리가 나고 닫히는 소리가 머리를 도끼질하였다. 피식 웃음이 빚어 나왔다. 온통 빗물에 뒤발린 비옷의 아이가 알루미늄통을 들고 복도로 올랐다. "식사 시켰습니까?" 아이의 목소리가 솜방망이 문 듯 볼메어 있다. "응. 이리 가져 와." 드르릉거릴 문바퀴가 지레 살덩이를 오그라들게 한다. 아이가 문을 열었다. 심장이 졸아붙었다. "수고했어. 비 오는데 미안해." 아무 말 없이 아이가 탁자 위에다가 짜장면과 단무지, 장, 젓가락, 술잔들을 고량주하고 털어놓았다. "달아 놔. 한정수라구." 그저 대답 없이 아이가 돌아섰다. 현관문이 메다꽂혔다.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젓가락을 튿어 짜장을 비볐다. 끈끈한 짜장이 어째 내 마음인 양 찐득인다. 주전자를 찾았다. 주전자는 함지박 엉덩이를 깔고 문 옆 가스렌지 위에 퍼질러 있었다. 일어나 주전자 뚜껑을 열어 보았다. 먹다 남은 보리차를 반쯤 담고 팅팅 불어터진 보리톨들이 강바닥에 나붙은 골뱅이처럼 깔려 있다. 냄새를 맡아보았다. 쉬지는 않은 것 같다. 가스불을 켰다. 파란 불꽃이 피어올랐다. 탁자로 돌아와 한 자락 면을 걸어 넣었다. 보기보다 맛이 없다. 고량주 물점을 한 점 핥고 또 면을 걸어 넣어 보았다. 하지만 입맛이 당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또 한 점 고량주물을 핥았다. 면을 다 비우도록 입맛이 쓰다. 남은 고량주물을 홀짝 핥았다. 주전자 물이 끓는다. 주머니 속에 챙겨 가지고 온 봉지 커피를 확인하였다. 탁자 위에 있는 컵에다가 봉지를 튿어 커피 가루를 비웠다. 커피 봉지를 돌돌 말았다. 끓는 물을 컵에 따르고 가스불을 끄고 돌돌 만 커피 봉지로 컵 속의 물을 저으며 소파로 돌아왔다. 술기가 알딸딸해 온다. 한 모금 한 모금 커피물을 머금으며 어딘지 날씨 같은 추진 마음을 달랜다. 전화가 운다.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들었다. 잠을 잤다. "학교지요?" 대뜸 송곳 같은 여인의 지름소리다. "예, 그렇습니다." "오팔팔 선생 집 전화 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 여인의 목소리가 앙칼지다. "우리 학교에는 오팔팔이란 선생님이 없습니다." 나도 조금은 퉁명스레 말하였다. "애들이 노상 오팔팔 오팔팔 하는데 없어요?" 여인의 목소리가 한층 앙칼지다. "오팔팔이 아니라, 천양리 선생님이십니다. 그런데 왜지요?" 나는 감정을 꾹꾹 눌러 가며 또박또박 말하였다. "우리 집 애가 어제 나가곤 여태 안 들어왔어요. 애들을 어떻게 가르치기에 가출을 해요?" 맹랑하다. "그런데요?" "우리 집 아이하고 가까이 지내는 그 반 아이 좀 알아보려고요." "예, 좀 기다리세요." 직원 주소록을 당겨 천 선생의 주소를 들추었다. "여보세요. 3*7에 2397입니다." "선생이란 사람이 오팔팔 같은 데나 다니니 애들이 그 모양이지." "예?" "애들이 선생 닮지 누굴 닮아요!" 빽 소리치고 전화가 뚜우 끊어진다. 머리가 또 찡 편두통이 인다. 빗소리가 창을 넘어든다. 나는 또 담배를 피워 물고 눈을 감았다. 한정숩니다./ 안녕하세요? 순범이 어머닙니다. 다름 아니라, 어저께 학교로 선생님을 찾아간다는 게 다른 반 선생님을 만나고 왔지 뭡니까? 오팔팔 선생이라고요...../ 그런데요?/ 그런데 어제 만난 오팔팔 선생님 반에도 정순범이란 학생이 있다면서요?/ 예, 있습니다. 3학년 2반이지요. 순범이가 제 이름과 반을 말하지 않던가요?/ 왜 안 했겠어요. 3학년 4반 한정수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그게 어떻게 됐냐믄요, 교무실에 들어섰더니 수업중이라 그랬는지 선생님이 한 분만 계시더라구요. 그래 다가가 정순범이란 학생의 어머니 되는 사람인데, 하는데 아, 순범이 어머니십니까? 제가 순범이 담임입니다. 여기 앉으시죠, 하고 의자를 내밀며 반기지 않겠어요./ 그래서요?/ 그래 앉아 이 얘기 저 얘기하고 봉투를 건네고 왔는데, 저녁에 우리 집 애가 왔길래 키 크고 안경 쓰고 구렛나루가 거뭇한 게 너희 담임 선생 잘 생겼더라 했더니만, 우리 담임은 키도 작고 안경도 안 끼고 구렛나루도 없고 똥배가 뽈록 튀어 나와서 별명이 맹꽁인데 혹시 3학년 2반 담임인 오팔팔 선생을 만나본 게 아니냐면서, 그 반에도 제 이름하고 똑 같은 정순범이란 아이가 있다 잖겠어요./ 그런데요?/ 오팔팔 선생님한테 가서 봉투를 돌려 받으시라고 전화 드리는 겁니다./ 제가 어떻게...... 어머니께서 돌려 받으세요. 그보다 전 절대로 봉투 같은 거 받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의 집 애도 그러긴 합디다만 괜히 그러는 척하지 돈 싫은 사람 봤나 캤더니만 우리 집 애도 그럴 거라면서 찾아가 보라고 하길래....../ 어머니께서 돌려 받으세요./ 제가 어떻게 준 돈을 돌려 달라고 합니까, 빈대도 낯짝이 있지? 꼭 돌려 받아쓰세요./ 알겠습니다. 돌려 받아 순범이 편에 보내 드리지요. 고량주 기운이 전신에 쏴 하다. 직원회 끝났습니까? 한 마디 물어 보겠습니다. 선생을 옆차기로 때려눕히고 발길질을 한 김동문이 오늘도 버젓이 학교를 활보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처리하실 지 교장 선생님과 학생 주임 선생님, 그리고 담임 선생님의 의중을 듣고자 합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습니까?/ 퇴학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담임 선생님이 꺼리고 당사자 선생님 본인도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좀 더 두고 봅시다./ 뭘 두고 보자는 겁니까? 그냥 저냥 넘어가자는 겁니까?/ 누가 그냥 저냥 넘어가겠다고 했습니까?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어디 그게 그레 간단한 문젭니까? 삐그르르르 철겅. 현관문 소리에 잠을 깼다. 복도로 오르는 발소리가 들리고 드르릉 미닫이 소리가 가슴을 까뭉갰다. "수고가 많습니다." 경비원 곽 씨다. "아침엔 왜 늦었지요?" 곽 씨가 다가와 몸을 소파에 맡겼다. "그렇게 됐습니다." 나는 소파에 묻힌 몸을 뽑아 올렸다. 교무실 쪽에서 또박또박 구둣발 소리가 다가온다.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5시가 10 분을 남기고 있다. 벌써 그렇게 됐나? 죽은 듯이 잠을 잤다. "한 분은 누구죠?" "..........?" "일직 교사 말입니다." 곽 씨가 나를 돌아보았다. "주혜자 선생입니다." 나의 성대가 푸르르 떨렸다. "새로 부임한 처녀 영어 선생? 벌써 들어갔나요?" "교무실에......" 나는 귀찮았고, 겨우 입술을 놀렸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문께서 빼끔히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살짝 목례를 하였다. 나의 고개가 반사적 반응을 보였다. "수고하세요." 그녀가 말하고 곧 돌아섰다. 그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들어가시게요?" 곽 씨가 그녀의 등에 대고 말하였다. "녜, 수고하세요." 그녀가 다시 말하며 현관으로 내려섰다. "안녕히 가세요." 곽 씨가 그녀의 등에 대고 커다랗게 소리쳤다. 그녀가 나가고 곽 씨가 담배 한 개비를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비죽이 내밀린 담배 개비 하나를 뽑았다. "한 선생님, 어디 아프세요?" 곽 씨가 탁자 위의 성냥을 끌어당기며 나를 돌아보았다. "마음이 아프답니다." 투덜거리고 나도 성냥을 끌어당겨 불을 붙였다. "남을 가르치며 밥을 먹는다는 게 얼마나 보람 있는 삶이라고 마음이 아프다는 겁니까?" "남을 가르친다는 보람이라구요?" 씨부리고 흘레질이라 해라, 속으로 너부죽거릴 때 곽씨가 허공에 연기를 풀어내고 나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나저나 각방을 쓴 것 같군요." "신혼 부부요, 한방을 쓰게?" 나는 투덜거렸다. "요새 사람들답지 않게 내외를 했다 그겁니까? 하하하하......" 곽씨가 하하거렸다. "각방 쓴 것까지는 좋아요. 문까지 잠그고 있었다니까." 나는 미확인 사실을 이죽이었다. "접근을 꺼렸다 그거군. 보긴 제대로 봤우. 나 같아도 그랬겠습니다. 하하하하......" 곽씨가 또 하하거렸다. "농담이요, 진담이요?" "나 언제 농담하는 거 봤어요?" 하다가 곽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농담이고...... 들어오다 보니 개놈 둘이 흘레붙어 있습디다. 하지만 누가 그 개놈들을 비난하겠습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선생이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라구요?" 나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건성 대꾸하였다. "그래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요." 곽씨가 강조하듯 '다른 사람'에 힘을 주었다. 곽씨의 말을 귓전으로 흘리며 나는 그녀를 떠나 보내기 위해 한동안 몸을 소파에 맡겼다가 손톱 밑까지 타 들어간 담배를 비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석이 어머니와 다방에서 만나기로 한 시각까지는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형석이는 장동표한테 맞아 머리가 터졌고 일곱 바늘이나 꿰맸다. 형석이 쪽에서는 위자료 조로 200만 원을 요구한다. 아니면 고소하겠단다. 동표 어머니는 50만 원으로 중재해 보라지만 중재가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들어가시게요?" T씨의 수필집을 봉투에 넣는 나를 올려다보며 곽 씨가 말하였다. "예, 수고하세요." "수고 많았습니다." 곽 씨의 말을 뒤로하고 어딘지 그저 울적한 나는 현관으로 내려서서 벽에 기대어 둔 우산을 집어들고 밖으로 나왔다. 바깥은 그저 비다. 언제쯤 비구름이 걷힐까? 우산을 펴들고 운동장으로 내려서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선생이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하던 곽 씨의 말을 되씹어 보았다. 선생은 그러지 않는다는 뜻인가, 그래서는 안 된다는 뜻인가? 아니면 그러고 있다는 뜻의 반어적 풍자인가? 그도 저도 아니면 그 모두를 망라한 포괄적이고도 단적인 표현인가? 이놈의 신분, 그 무게는 얼마나 될까? 이 놈의 직업 팽개치고 구멍가게나 낼까? 중얼거리며 교문을 나서자니 그녀가 문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웬일일까? 의아해 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죄송해요. 전화 받으시느라 하루 종일 귀찮으셨죠? 혼자 조용히 생각해 봐야 될 심각한 고민이 있었어요." 그녀가 씁쓸한 표정으로, 그러나 땅바닥을 내려다보며 말하였다. 그랬었구나, 해지자니 불쾌감이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고, 마침 포장마차를 본 나는 하루의 찜찜함을 풀 겸 그녀와 한 잔의 술을 나누고 싶었다. "주 선생님, 대포 한 잔 하시겠습니까?" 나는 포장마차의 장막을 들추고 그녀의 대답을 기다릴 것도 없이 그녀의 팔을 포장마차 안으로 끌었다. "아저씨, 홍합하고 소주 좀 주세요." 의자에 앉으며 술을 청하였다. "아침엔 죄송했어요. 뻐쓰깐에서 소매치기 소동을 만났지 뭐에요." 그녀가 내 옆에 앉으며 말하였다. "저도 소매치기 소동을 만나 늦었는데 같은 뻐쓰를 탔었군요." 담배를 후비적거릴 때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선생님, 이게 뭔지 아세요?" 그러고 보니 그녀의 손에 신문지 보따리가 들려 있다. "학이에요.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묵묵히 세상을, 창공을 포르르 날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시는 선생님들을 용타고 우러르며 하루 종일 이 종이학들을 접었어요." 말하며 그녀는 신문지 보따리를 펼쳤다. 신문지 속에서 수십 마리, 아니 수백 마리는 될 듯한 종이학들이 수르르 쏟아져 나왔다. "여기는 아무나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더군요. 이 학들을 접으며 새학기부터 다른 직종으로 옮기느냐 마느냐로 하루 종일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 학들을 접다가 아이들에게 세상을 포르르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 준다는 생각이 문뜩 들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단순한 생물학적 영위가 아닌 반딧불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비록 천칭에나 달릴 서글픈 무게지만 제 빛을 깜빡이잖아요. 너나 없이 자기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지만 결국은 남의 돈이나 긁어 주고 그 대가로 입에 풀칠이나 하기 위해 터덜거리다가 죽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 학교에 남기로 결론 봤어요. 이보다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랬었구나, 그녀가 하루 종일 교무실에 틀어박혀 있었던 이유가 풀려지려는 때에 그녀가 또 말하였다. "가다가 버리려고 했는데 이 학들, 개학하면 선생님 반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세요. 저도 나눠줄래요. 이 학들처럼 창공을 날 수 있는 날렵한 날개들을 달라구요......." 순간 흘레질 칠 뿐이라는 초라한 모습이 불식되면서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던 보람이 조용히 일었고, 나는 속으로 뇌었다. 그래. 날개를 달아 주는 반딧불이다!
국민의 정부 출범 후 유아교육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됐으나 올해는 아예 법안이 상정조차되지 않은 채 정기국회를 마감해 안타깝다. 이 법안의 주요 골자는 소관부처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돼 있는 체계를 유아교육체제로 일원화하고, 유치원, 어린이집, 놀이방, 선교원, 학원으로 난립되어 있는 유아교육기관을 '유아학교체제'로 개편하는 것으로, 유아교육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지원·육성하는 등 명실상부한 공교육체제를 확립하자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유아교육의 현실은 그 중요성에 비추어 사회적 인식과 투자가 다른 교육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실정이다. 더구나 학부모들은 유아교육기관이 도처에 난립해 있지만 우리 아이의 조건에 맞는 교육기관을 찾기 힘들고 교육비 또한 만만치 않게 든다고 한다. 보통 수준의 사립유아교육기관 한 곳과 피아노 학원 같은 특기교육기관 한 곳에 보낸다고 할 때 월 평균 20만원 이상이 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교육예산 가운데 유아교육투자 비중은 1.17%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선진국의 7%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 유아교육기관들이 난립되어 있는 현실 그리고 학부모의 교육비에만 의존해야 하는 현실은 유아교육기관들로 하여금 치열한 유치경쟁을 부추기고 나아가서 불평등교육의 원인이 되고 있다. 원아모집을 위해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특기교육, 문자교육, 영어교육 등의 기능교육도 하는 실정이며 또한 저소득 계층의 부모들은 경제사정상 교육 환경과 교육 내용이 좋은 유아교육기관에 아이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인생의 출발기인 유아시기부터 부모의 능력에 따른 불평등교육이 시작되는 것이다.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어떠한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한다. 현재 2년제 대학과 4년제 대학 유아교육과에서 유치원교사를, 아동복지학과 사회복지학과 등의 14개 관련 학과와 보육교사교육원에서 보육교사를 양성하는 혼란한 체제를 우리는 갖고 있다. 이러한 양성체제로는 질 높은 교사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를 개편해 새로운 형태의 유아교육과 영아보육을 담당할 수 있는 양질의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사립유치원과 어리이집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근무 여건 또한 열악하기 짝이 없다. 공립유아교육기관의 반 밖에 안되는 월급을 받고 있고 이직률은 50%가 넘고 있다. 이러한 근무조건에서 교사가 자긍심을 갖고 아이들을 교육하기 힘들다. 이번 정부에서는 대통령선거 공약이기도 한 유아교육법 제정을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명망 있는 유아교육관련 인사들로 유아교육발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아교육법안'을 만들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정부안으로 국회에 상정하지 못한 부분이다. 그런데 왜 이 법을 제정하기가 이렇게 힘이 드는가. 그간 두 번씩이나 국회에 상정됐다가 통과되지 못했고 이번에도 '유아교육법안'을 만들었으나 여러 걸림돌이 있어 정기국회에 상정되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초ㆍ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평생교육법의 경우처럼 유아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유아교육법이 있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유아교육법안' 내용 중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그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쟁점사항들은 대부분 시행령으로 다루어 질 것들이다. 따라서 법률적인 차원에서는 우선 유아학교 교육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기본적인 것을 담은 법안을 우선 통과 시켜 공교육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해당사자들은 400만 명의 아이들과 800만 명의 학부모를 중심에 놓는 대승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정부나 여ㆍ야당에서는 서로 다른 집단의 의견을 고려하되 수요자인 아이들과 학부모 중심에서 법 제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같은 그림이라도 무엇을 형체로 놓고 무엇을 배경으로 놓느냐에 따라 달리 보이고, 물체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형체로 보이 듯이 각 집단간의 의견은 상충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옳으냐 보다는 무엇이 나에게 유익한가로 판단하기가 쉽다. 입법과정에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해 정의로운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유아교육의 개혁은 성장기에 있는 유아의 발달을 도모하고 나아가 온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민의 인적자원 개발을 목표로 한 교육부총리제 개편에 맞추어 우리국민의 오랜 숙원인 유아교육법이 제정돼야 한다. 곽노의 서울교대교수·열린유아교육학회 회장
만점 맞고도 대학 떨어질수도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수험생 전체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27.6점 오르고 380점 이상이 지난해의 5.32배인 3만5141명에달하는 등 사상 유례없이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명뿐이었던 만점자가 66명이나 나오고 412명에 불과했던 390점이상도 19.3배인 7941명, 395점 이상은 66.8배인 1062명에 달해 380점 이상 최상위층에 점수대가 바짝 붙는 극심한 '점수 인플레'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 최상위 학과의 경우 특차합격선은 인문,자연계 모두 396∼398점까지 치솟고 정시도 인문계 393∼396점, 자연계 391∼394점까지 오를 전망이다. 서울대 중위권학과 특차는 392∼395(인문계) 391∼394점(자연계), 정시는 390∼393(인문계) 387∼391점(자연계), 하위권학과도 특차는 389∼391(인문계) 386∼390점(자연계), 정시는 388∼389(인문계) 381∼386점(자연계)으로 높아지겠다. 연·고대 상위권 학과와 일부대학 의예과 등 인기학과도 특차가 385∼394점까지오르는 등 상위권 대학 합격선이 최고 10점까지 껑충 뛰어오를 전망이다. 1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01학년도 수능성적에 따르면 응시자 85만305명의 전체 평균성적은 277.2점(100점 환산시 69.3점)으로 지난해보다 27.6점이 올랐다. 4년제 대학에 지원가능한 상위 50%의 평균성적은 336.8(100점 환산시 84.2점)점으로 26.8점이 상승, 출제본부가 제시했던 난이도 목표 수준인 100점 만점기준 76.5∼77.5점보다 7점 이상을 웃돌았다. 영역별 전체평균은 언어영역이 120점 만점에 95.6점으로 지난해보다 19.5점, 수리탐구Ι영역이 80점 만점에 43.4점으로 5.7점이 상승, 이 두영역이 점수 상승을 주도했다. 수리탐구Ⅱ중 사회탐구는 인문계 72점 만점에 53.0점, 자연계 48점 만점에 36.4점, 과학탐구는 인문계 48점 만점에 33.5점, 자연계 72점 만점에 53.8점이었고, 외국어(영어) 영역은 80점 만점에 52.8점으로 -0.8∼2.2점의 변화폭을 보이면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첫 채택된 제2외국어는 40점 만점에 평균 32.7점으로 전체영역중 가장 높아 "중학생 수준에도 못미쳤다"는 수험생들의 체감난이도와 일치했다. 계열별로는 자연계 평균점수가 296.4점으로 인문계의 278점보다 18.4점이 높았고, 지난해 대비 점수 상승폭도 자연계는 32.6점, 인문계는 28.9점이 올라가 교차지원 허용대학에서 자연계 수험생들의 초강세가 예상된다. 재수생과 재학생의 전체 평균점수는 재수생이 290.3점으로 재학생의 272.6점 보다 17.7점이나 앞섰고 상위 50%에서도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4.4점 높은 339.7점인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전체평균으로는 여학생 점수가 280.8점으로 남학생보다 6.7점이 앞섰으나, 상위 50% 는 남학생 평균점수가 340.5점으로 여학생보다 7.5점이 높았다. 이처럼 점수 상승폭이 커짐에 따라 주요대학 특차지원자격인 상위 3%의 성적은 인문계 382.1점, 자연계 386.3점, 서울 소재 대학에 지원가능한 범위인 상위 10%의성적은 인문계 365.6점, 자연계 375.6점이 됐고, 300점 이상은 사상 최초로 30만명을 넘어선 38만7035명에 달했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은 고교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해 대학에서 수학할 기본적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자격시험제도로 정착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올 수능시험에서 예년보다 고득점자가 양산된 것을 기화로 일부에서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명문대학을 중심으로 본고사를 부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몇몇 일류대학의 학생선발에 변별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능시험을 어렵게 출제하게 되면 사실상 중간층이나 그 이하에 있는 많은 학생들은 학습을 포기하거나 특정 암기과목에만 치중하게 되는 등 고교교육의 파행이 초래된다. 따라서 고교교육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서는 수능시험은 현재보다 쉽거나 현 수준이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번 수능시험 중 제2외국어 등 일부과목이 고교 수준이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쉽게 출제된 것 또한 고교교육을 파행으로 모는 원인이 된다. 이는 내년도부터 실시키로 한 제2외국어 학생선택제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무리한 정책 시행 탓에 문제가 쉬어졌다 어려워졌다 하는 고무줄 시험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대다수의 중간층 학생들을 기준으로 난이도를 결정하되 그 수준이 가능한 한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무회의는 21일 2002년부터 국공립대 뿐만 아니라 사립대도 국어 영어 수학위주의 대학별 지필고사를 볼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하면 재정지원 삭감 등의 불이익을 받게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학의 지필고사 부활은 고교교육의 입시종속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엄청난 과외수요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반대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학생선발권은 대학자율에 맡겨져야 하는 만큼 이를 법령으로 규제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재정지원을 삭감당하더라도 본고사 부활을 강행하는 대학도 충분히 예상되므로 법령에 의한 규제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대학은 지필고사가 아닌 학생들의 개성, 창의력, 적성 등을 감안하는 보다 다양한 전형방법 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재량활동 시간은 말 그대로 학교장 재량에 따라 실시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7차 교육과정에서는 6차와 비교하여 주당 수업 시수가 줄어든 과목에 재량활동을 배정하도록 하여 실질적으로 6차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과학과 영어를 예를 들면, 6차에서 1학년이 4단위를 이수하도록 하였으나, 7차에서는 3단위로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줄어든 시간에 교과재량활동을 편성하여 결국은 6차 교육과정과 같아지게 되었다. 재량활동 시간을 이런 식으로 할 바에야 교육과정을 개편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재량시간 운영에 관한 것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정을 전혀 거치기 않고 상부의 지시에 따라 일방적으로 시행되어 거의 모든 학교가 같은 내용의 재량활동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수준별 수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선은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수준별로 수업을 하였지만, 평가는 공통으로 실시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배운 내용이 다른데 똑같이 평가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선은 평가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또 여러 단계로 수업을 하게 되어 있는데, 이것은 학생수의 과다, 학교의 규모, 교사의 수급형편이 학교에 따라 다를 텐데도 이러한 것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교육과정을 이행하도록 되어 있다. 결국 각 학교별로 여러 가지 편법을 동원할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7차 교육과정은 처음에 목표하였던 것을 이루지 못하고 파행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폭적인 예산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고, 여러 가지 선택교과를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교원수급을 적절히 증원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이 무엇이고, 학부모와 교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전에 조사를 하여야 할 것이다. 그저 이렇게 하면 잘 되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7차 교육과정의 또 다른 문제는 현재 교사들에게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수를 하여 교사들에게 자세히 알린다고는 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7차 교육과정에 대하여 제대로 된 연수를 받은 교사가 몇 명이나 될까 의심스럽다. "그저 시키니까 한다"라는 의식만 팽배해 있다. 내년이면 중학교에 도입되는데도 중학교 교사들에게 물었을 때 7차 교육과정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있는 교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홍보책자가 학교에 많이 오고는 있지마, 그것을 회람하여 돌려보아도 거의 읽어보는 사람이 없다. 그만큼 학교생활이 바쁘고 정신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직도 시간이 있으니, 좀더 연구를 하고 최소한 교사에게만은 집중적인 홍보와 연수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남녀가 동등한 기량, 능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맹신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여학생에게 '기술'을, 남학생에게 '가정'을 가르치며 남녀 유별한 직업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분명히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누가 더 우월하다거나 더 열등하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남녀가 다르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것을 원하고 다르게 말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남녀가 왜 어떻게 다르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어떤 직업이 유리한지를 숙고할 수 있다고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가야넷)의 저자는 설명한다. 그들이 이 책을 통해 말하는 내용중 남녀학생 지도에 참고가 될 부분들을 발췌해 싣는다. 의사소통·인간 상호관계 능력 우수한 여자두뇌, 남자보다 교직에 알맞아 남자는 우뇌(右腦)가 더 빠르게, 여자는 양쪽 뇌 균형 있게 발달 교육분야의 공간지능=우리는 호주, 뉴질랜드, 영국의 교육담당 관리들을 인터뷰했다. 그들은 남녀교사 비율을 50대50으로 유지하여 성차별을 철폐했다고 강조했다. 98년 영국의 경우 전체교사의 48%가 남자이고 52%가 여자였다. 여자의 두뇌는 남자의 두뇌에 비해 교직에 더 알맞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여자의 의사소통 능력과 인간 상호관계 능력이 남자보다 우수하기 때문이다. 다음 은 과목별 남녀교사의 비율이다. 이 자료에서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열거된 학과목들이 좌뇌나 우뇌의 특별영역을 필요로 하는 과목이 아니라는 점이다. 높은 공간지능이 필요하지도 않고 또 좌뇌의 언어능력이 필요하지도 않다. 따라서 과목별 남녀 교사의 비율은 거의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는 공간적으로 사고하는 과목에서는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간지능이 필요한 직업=선천적 능력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은 공간지능이 필요한 직업에 여성이 적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남성의 압제, 남성들의 '남성끼리만'이라는 태도, 전통적인 남성위주의 단체들 때문에 여성들이 그런 직업에서 평등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건축가 연구소는 건축과에 등록하는 여학생이 50%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졸업후 실제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는 여학생은 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회계사도 마찬가지다. 현역 영국회계사중 17%가 여성이다. 그러나 당초 회계학 공부를 시작한 여성은 38%였다. 항공엔지니어, 자동차 경주, 조종사 등은 아예 100%가 남자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여자는 이런 직업에 별로 진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예 초기과정부터 등록하지 않는 것이다. 여자의 두뇌는 이런 분야에 맞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왜 남자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나=사춘기 무렵의 남자아이들은 귀의 관이 갑자기 커져서 일시적으로 난청이 되는 경우가 있다. 여교사들은 여학생을 야단칠 때는 남학생과 다르게 한다. 그들은 남녀간에 청각차이가 있다는 것을 안다. 여교사가 여학생을 야단치는데 고개를 들지 않으면 여교사는 계속해서 야단을 칠 것이다. 그러나 남학생이 고개를 들지 않으면 많은 여교사들은 그 학생이 못 알아듣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말 할 때는 고개를 들어"라고 말 할 것이다. 남자아이와 학교공부=학교제도가 시작된 초창기에 남자아이들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언어능력이 여자아이들보다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남자아이들은 언어, 예술분야에서 학업성적이 신통치 못했다. 그들은 똑 부러지게 말하는 여자아이들 앞에 서면 멍청이가 되었고 소란스러운 말썽꾸러기가 되었다. 반면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여자아이들은 공간지능이 필수적인 물리학과 과학에서 뒤쳐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영국내 여러 학교들은 영어, 수학, 과학 같은 과목은 남녀를 구분해 반편성을 한다. 수학시험의 경우 여학생들에게는 정원 관리와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고 남학생에게는 철물점과 관련된 문제가 제시된다. 이러한 유형이 구분학습은 남녀 두뇌회로의 자연적 차이를 이용한 것으로써 좋은 효과를 낳고 있다. 왜 여자들은 수다를 좋아할까=여자들의 언어기능은 주로 좌뇌 앞쪽에 위치해 있지만 우뇌에도 뚜렷한 언어기능 위치가 설정되어 있다. 말을 할 때 두뇌의 양쪽이이 동원되기 때문에 여자는 훌륭한 말재주꾼일 수밖에 없다. 다음의 은 남녀의 두뇌차이가 교사의 과목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언어관련 과목에서는 여성교사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남자아이의 두뇌는 다르게 발달한다=남자아이의 우뇌는 좌뇌보다 훨씬 빠르게 발달한다. 우뇌 안에서는 활발한 연결망이 형성되지만 정작 좌뇌와는 별로 연결되지 않는다. 여자아이의 경우 양쪽 뇌가 일정한 속도로 균형있게 발달하여 훨씬 다양한 능력을 부여받는다. 우뇌와 좌뇌가 두터운 뇌들보에 의해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양손잡이는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훨씬 많이 나타난다. 그리고 많은 여자들이 왼쪽과 오른쪽을 잘 구분하지 못해 애를 먹는다. 남자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우뇌를 크게 발달시키는 반면 좌뇌의 발달은 억제한다. 5세에서 18세 사이의 아이들을 조사연구한 결과 남자아이들은 불빛을 움직여 목표물을 맞히는 능력, 불빛을 바닥에 비추어 무늬를 재생해내는 능력, 다양한 3차원 물체를 조립하는 능력, 수학적 추리를 요구하는 문제의 해결 능력 등이 여자아이들보다 뛰어났다. 아들에게 말을 시키는 요령=전세계의 어머니들은 남자아이가 통 말이 없는 사실을 안타깝게 여긴다. 딸들은 학교 갔다 집에 오면 주요한 일이든 사소한 일이든 가리지 않고 모두 털어놓는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뭔가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그래서 남자아이들에게 말을 시키려면 이 핵심적인 사실을 이용해야 한다. 아들과 많은 대화를 하기 원하는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 가령 그림 그리기, 운동, 컴퓨터 게임 등을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이렇게 어떤 구체적 행동을 가지고 유도하면 아들은 잦은 눈마주침을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어-남자아이들은 눈을 너무 자주 마주치는 것을 싫어하므로-대화가 훨씬 용이해 진다. /서혜정 hjkara@kfta.or.kr
언제부터인가 우리 교육계에도 경제 용어가 시나브로 등장하였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 운운하면서 교육에 경제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어색함과 더불어 교육 자체를 변질시킬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런 가운데 교육계의 구조 조정의 일환으로 경제적 효율성을 앞세워 정년 단축이 추진될 때, 교육에 대한 열정과 축적된 교단 경험의 무의미함을 느꼈다. 그리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지식인 양성이라는 말이 등장할 때, 교육계에 경제 논리가 본격적으로 적용되어, 앞으로의 교육 현장에서는 우수한 자만이 살아남기 위해 학생간, 교사간, 학교간의 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교수-학습의 관계로 진행되어 인간의 능력과 가능성을 총체적으로 계발하기 위한 인격적 주체간의 관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7차 교육과정의 뿌리인 미국식 신자유주의적 시장 경쟁 원리에서는 교육을 생산-소비의 관계로 보고 있다. 교육을 하나의 상품 영역으로 전락시켜 학습자를 교육 수요자(소비자)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가나 교육청은 교육 공급자(생산자)가 되고 교사는 수요와 공급 사이에 존재하는 하나의 교육 상품이 될 뿐이다. 이제 교육은 더 이상 목적 의식적인 지적·문화적 재생산 내지 인간화의 과정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교육 정책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끝내 공교육을 파탄시키고 말 것이다. 7차 교육과정의 특징 중에 하나인 수준별 교육과정은 우열반 편성을 전국적으로 공식화할 우려가 있다. 그리고 자율성과 창의성으로 포장하여 수월성을 추구하는 가운데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엘리트 의식을 조장하겠지만,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패배 의식과 탈선을 조장하여 교실 붕괴의 가속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하위권 학생을 둔 부모의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학습은 수준별로 한다지만 평가는 똑같이 한다는 것이다. 7차 교육과정에서의 국민공통기본과정의 편성과 학생 선택 중심의 교육과정 도입은 과연 학생의 고른 성장을 염두에 둔 것인지 의문이다. 솔직히 말해 학제 개편도 전제되지 않은 가운데 고등학교 1학년을 10학년에 편제시키고 교과별 학습량의 최적화를 도모한다면서 10개 교과를 굳이 국민공통기본과정에 편입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국어 사용 능력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어 중에서도 영어만을 3학년 과정부터, 그것도 영어로 말하는 영어 수업을 하도록 한다는 것은 영어 공용화론과 궤를 같이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학생 선택 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자못 공동체적 삶의 자세를 배우고 전인 교육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학급의 폐기를 가져와 학교의 인성 교육을 어렵게 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과정은 쉬운 과목만 선택하게 하거나 수학 능력 시험 관련 과목만을 선택하게 하는 부작용을 야기할지도 모른다. 7차 교육과정은 재량활동을 신설한 것이 큰 특징이다. 그러나 재량 활동이라 해 놓고도 이미 영역별 활동과 단위까지 규제하고 있다. 재량 활동이라는 것이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자율성 신장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보다는 교육과정 편성에서 일단 소외된 교과나 교사를 살리기 위한 방편이나 수능 교과의 학습을 심화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소위 영·수 교과만을 심화시키는 시간으로 운영되거나 국가 수준의 주기적인 학생 학력 평가에 대비하는 시간으로 운영되는 등 본래 의도와는 달리 변형되어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끝으로 교육과정의 평가와 질 관리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못 의심스럽다. 국가의 교육 통제 강화를 의미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국가 수준의 평가 실시로 주기적인 학생 학력 평가와 학교와 교육 기관 평가를 실시한다는 의미이나 이것은 국가 수준의 학업 성취도 평가를 단위 학교나 교육청에 강요하여 교사들의 수업과 평가를 통제할 소지가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학교의 서열화를 부채질하여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또 학력 제고가 강조되면서 주입식 교육이 도리어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