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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총 성명…독도의 날 정부기념일 지정해야 한국교총은 4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했다”고 기술한 초등 5·6학년용 사회 교과서 4종을 검정 통과시킨 것을 규탄하고 나섰다. 2010년에 검증을 통과해 현재까지 일선 학교에서 사용 중인 교과서 5종 가운데 독도에 관한 구체적 기술이 포함된 교과서는 1종뿐이었다. 나머지 교과서는 독도를 일본 국경선 안쪽에 표시하는 등 시각적인 방법으로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교총은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교육적·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기술해야 할 초등 교과서마저 왜곡했다”며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인 독도를 침탈하는 행위에 대해 전국 50만 교육자와 함께 분노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또 “더 이상 대사를 소환하는 등의 방법으로는 일본 정부의 야욕을 끊을 수 없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독도에 대한 역사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임을 전 세계가 알 수 있도록 독도의 날인 10월 25일을 정부 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했다. 교총은 향후 일본의 역사왜곡·독도침탈 행위에 대해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EI)와 국제교직정상회담 등 세계 교육계에 적극 알리고, 독도특별주간 운영도 내실화하기로 했다.
교총은 왕따 문제를 소재로 지난달 13일 개봉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 무료관람 대상에서 유치원 교사를 제외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교육부는 CGV의 협조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학교폭력예방 연수차원에서 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무료 관람을 실시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협력해 교원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3월 구미의 한 유치원에서 원아가 다른 유치원생들로부터 폭행당했다는 글이 논란이 되는 등 유치원도 학교폭력에 예외가 아님에도 교육부가 연수관람 대상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초·중등 교원으로만 한정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유치원 교원들은 초등 교원들과 함께 관렴 연수를 갔다 적용대상에서 배제돼 발걸음을 돌리거나 사비로 표를 구입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치원 교사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교총이 현장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 나섰다. 교총은 “이번 관람연수에서 유치원 교사만 배제돼 프로그램의 취지가 반감됐을 뿐 아니라 유아 교육자들의 자긍심도 큰 상처를 입었다”며 “교육부는 향후 유아단계부터 체계적인 학교폭력 예방교육 교사연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원 칠보초, 식목일 맞이 학교 화단에 나무 심기 활동 참여 경기 칠보초(교장 김석진)에서는2일 ‘RCY 우리학교 푸르게 가꾸기‘ 활동을 실시하였다. RCY 단원과 교장선생님, 선생님들은 물론 학부모까지 함께 참여하는 이 행사는 자연과 학교를 사랑하는 RCY 단원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RCY 단원들이 학교 화단에 나무를 심는 환경보호활동을 통하여 자연을 사랑하고 애교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수원 칠보초 김석진 교장선생님께서는 “식목일을 맞이하여 RCY 단원들이 식목체험활동을 적극 참여해 주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직접 심은 꽃과 나무를 관리하면서 점점 자라나는 꽃나무들과 같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 또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같이 자라날 것을 기대하니 뿌듯하네요.” 라며 이번 교육 활동의 의의를 밝혔다. 대다수의 체험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이번 행사에 진지한 마음으로 참여하였고, 한 학생은 “ 나무를 직접 심는 활동이 재미있었고, 앞으로 심은 나무가 죽지 않도록 정성스럽게 돌봐주어야겠어요. 그리고 학교 화단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라고 말하며 우리학교 푸르게 가꾸기의 의지를 다졌다. 식목일이 공휴일로부터 제외된 이후로, 식목일의 의미 또한 학생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 가진 않을까? 라는 우려심도 있을 것이다. 물론 4월 5일 뿐만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나무를 사랑하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마음 갖기를 바랄 때, 이번 ‘RCY 우리 학교 푸르게 가꾸기’를 통해 학생들의 마음 깊은 곳에 환경보호를 향한 열정의 씨앗도 같이 심어졌기를 기대한다.
요즘 야외활동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봄꽃들이 산과들엔 봄꽃들이 앞을 다투어 화려하게 잔치를 벌이고 있어서 그냥 앉아있기 어려울 정도로 밖으로 나가게 충동한다. 이러한 충동은 계절의 탓이 크지만 인간은 원래부터 움직이며 살아가는 존재다. 그래야 건강해지고 더 튼튼해져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생들의 비만이 학생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교육부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 100명 중 15명이 비만이고, 중·고생의 70%는 시력이 일정기준 이하일 정도로 나빴다는 것이다. 학생건강이 이렇게 나타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입시로 인한 공부가 주요 원인일 것이다. 한마디로 운동을 할 시간을 갖지 못한 탓이다. 이러한 학생건강을 위해 교육부도 나름대로 다가적인 교육정책을 내놓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의 올바른 인식의 부재로 인해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테면 학교체육활동 강화,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 등 학생건강을 위해선 꼭 실천되어야 할 학교교육이지만 경쟁적인 입시 앞에선 이마저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지 않고 있고, 또한 실천의지도 갖지 못한다는 것은정말 안타까운 우리 교육의 현실이기도 하다. 호주의 경우 모든 학교가 주당 3시간을 체육시간으로 운영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일주일이 아닌 하루에 3시간가량 체육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와는 정반대의 체육활동이 이루어진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도 매일 전교생이 등교와 동시에 운동장 달리기를 한다. 학년별로 달리는 거리에 따라 급수를 주고 있다. 이 운동이 끝나면 학급별로 줄넘기 운동을 한다.학생들이 등교와 동시에 교실이 아닌 운동장에 모여가벼운 운동으로 20~30분간체육활동을 마친 뒤에야교실로 들어가 정규수업에 임한다. 이렇게 학교가 체육활동을 통해 학생들 대부분은 건강한 신체를 갖게 되어 실제 본교의 비만율은 매우 낮다. 운동을 통해 체력 향상은 물론 협동과 단결 등의 팀워크가 형성되고 학생들은자연스럽게 단체생활과 사회성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학교의 체육 교과를 등한시 하고 영어나 수학 등 주요 과목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중고등학교의 교육과 다른 것이다. 체육활동은 모든 교육활동에 기본이며, 건강한 삶의 근본이다. 단순히 운동을 통해 건강을 찾고 유지하는 혜택만이 아니라 체육활동을 통해 전략과 작전 등 정당한 승부에서 상대를 이기는 법을 배운다. 이는 건강 뿐 아니라 지능 발달에도 큰 도움 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학생건강으로 인해 보다 큰 삶의 전체를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체육활동이 되지 않도록 우리 교육 전체 맥락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필자는 요즈음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다. 학교 다닐 때 이렇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가끔은 시나 소설을 읽기도 했지만 뒤늦게 전문서적을 구입해 밤늦게까지 공부를 한 건 아주 드문 일이다.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창업 맞춤형 사업에 지원하면서 관련 서적을 10여 권이나 구입했는데 그 중 ‘협동조합이 참 좋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 세계 협동조합 기업의 생생한 현장취재보고서로 간명하고 명확하게 정리한 글이 협동조합 토양이 척박한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지 다방면으로 상상력을 펼치게 해준다. 필자가 협동조합에 심취하게 된 동기는 공무원연금공단 대전지부에서 일자리지원 기본교육과정을 연수하면서부터다. 이 교육은 지난해 3월 일주일 과정으로 진행됐으며 연수를 받은 퇴직공무원 25명은 실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협동조합을 구성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칭 이사회에서 추대했던 이사장이 일신상의 문제로 물러나는 바람에 난항에 부딪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필자가 추진위원장을 맡게 됐으나 협동조합에 전혀 문외한이라 무리였다. 2주간 말미를 주면 확답을 한다고 했지만 결국 변명만 늘어놓고 당분간 서로 연락을 취하는 것으로 했다. 20여 명이 모두 참여해 조합을 결성한다는 게 여의치 않아 일단 열성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만 참여하기로 했다. 이 연수과정이 계기가 돼 대전 서구청에서 실시하는 마을리더자양성교육(3개월 과정)을 함께 신청하게 됐고, 수강 마지막 날 협동조합에 대한 구체적인 멘토 과정에서 조합을 조직하자는 결심을 했다. 의욕이 있는 수강생 5명이 출범하는 것으로 찬성 의견을 모았다. 마침 이사 중 한 명이 사무실을 무상 대여하겠다는 제안을 해 매주 두 차례 만나 협의를 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협동조합 명칭과 설립 업무에 관한 모든 사안에 대해 협의했다. 필자는 이 과정에서 창업 맞춤형 사업에 신청을 해 11월 한 달 간 평가에 임했기 때문에 전념을 할 수 없어 한찬희 현 이사장에게 조합 책임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우리가 협동조합을 결성하게 된 건 100세 시대의 일자리 창출,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 봉사·배려의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37만여 퇴직공무원들의 행복과 보람된 삶을 선도하면서 축적된 다양한 재능을 바탕으로 신체적·재정적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협동조합으로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퇴직공무원들이 설립, 등기한 공익적 법인이다. 지난 3월 26일 대전시민대학(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퇴직공무원협동조합’ 출범식을 개최하며 그간의 과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지난해12월 9일 협동조합 설립인가(대전시), 12월 10일 협동조합 사무실 개소(대전 서구 계백로 1431), 12월 17일 협동조합 등기(대전지방법원), 올 1월 22일 국내결혼중개업 신고(대전서구청), 1월 24일 협동조합 사업자등록(서대전세무서)을 했고, 조합원 자격은 국가·지방자치단체 퇴직공무원 및 유족연금 수령자로서 가입 신청서와 함께 출자금으로 1구좌(1만 원) 이상을 납입구좌에 입금하면 되고, 조합원 규모는 올해 1000명 이상을 확보하고, 2018년까지 1만여 명 수준으로 성장시켜 대전·세종·충남·충북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대해 시·도별, 시·군별 지부를 설치할 계획이다. 우리 국민은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참 바쁘게 달려왔다. 그래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를 이뤄냈다. 집에선 똑똑한 아들 하나의 출세에 매달리고, 나라에서는 대기업 하나를 글로벌 강자로 키우는데 전력투구했다. 나머지 99퍼센트는 희생을 감수했다. 똑똑한 천재 한 명이 10만·10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을 믿었다. 그렇게 성공을 이뤄내면 그 풍요와 행복이 결국 나에게도 이웃에게도 고루 돌아갈 것이란 막연한 믿음을 가졌다. 하지만 허망한 꿈이었다. 이제 퇴직공무원협동조합은 100세 시대에 걸맞는 창조경제에 발맞춰 밝은 미래를 향해 전진할 것이다. 무리한 출범식 일정으로 건강에 무리가 있다고 한들 우리의 열정은 잠재우지 못할 것이다.
교육부의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 방침에 대해 예비교사들은 동맹휴업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육대학학생연합과 수도권사범대학생네트워크 등 교육단체들은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선택제 강행을 중단하지 않으면 4월 4일 총투표를 끝으로 동맹휴업을 결의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에 대해 많은 현직교사들이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제시했었지만 교육부의 태도는 전혀 철회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이 밝힌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무색하게 하는 처사다. 아직까지도 이렇게 힘의 논리에 의해 중요한 교육정책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더 걱정스럽다. 또한 이렇게 하고도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교육부의 태도가 더 한심스러운 것이다. 교육은 그야말로 교육 논리로 풀어야 된다고 현직 교사들은 누차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소용이 없다. 전혀 들리지 않은지들을 의지가 없는지 한마디로 불통이다. 과거에도 그렇듯이 학교현장의 상황이나 여건, 그리고 교사의 의견을 무시한 교육정책들은 모두 실패했다. 모든 교육개혁과 교육혁신이 그랬고 중초교사제, 정년단축이그랬다. 이러한사실을 모두 잊고나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이번 정책만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현장교사와교원단체가 수없이 주장했다. 너무 성급하고 준비되지 않은 정책이라고…급기야는 예비교사들까지 거리로 나서서 시간선택제 철회를 서명하고, 교육부와 맞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의 강한 의지나 뜻이라 강행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일반 공무원들에겐 가능해도 우리 교육에 적용은 어렵고, 우리 교육현실을모르는 소리다. 특히 전교과를 지도하는 초등교사의 경우는시간선택제가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잘못된 교육정책의 피해와 파장은 너무나 크고 오래간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며 한다.이러한 상황과 현실에서시간선택제 교사는 우리 교육환경이나 정서에는 전혀 맞지 않은 뿐더러 시기상조한 교육정책이다. 그래서 이번 교육정책도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며,상의하달의 관료주의적 교육행정이라는맹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요즘 교사의 업무와 책임은 날이 갈수록 더 늘어가고 더 무거워지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을 정도로 교직이라는직업이 이젠 기피업종이 되다시피힘들고 어려워지고 있다. 하물면 전일제 교사들도 힘들고 어려운 교직생활을시간선택제 교사에게 맡긴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 책임은 직무유기와 직무 유린으로 교사가 형사입건되는사태도 비일비재할 것이다.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결국 학생들이다. 뿐만 아니다. 교직사회의 분열과 갈등, 교육의 질 저하, 학교운영의 혼란 등 심각한 부작용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에 교원단체나 학부모단체가 함께 걱정하고 있다. 아울러 비정상을 정상화 하려는 교육정책을더 이상만들지 않았으며 하는 바람이다.
올해 7월 1일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청주시로 공식 출범하면 미호천이 중심 물줄기가 된다. 3월 30일, 청주팔백리 회원들이 미호천의 물줄기를 알아보는 답사를 다녀왔다. 미호천(美湖川)은 충북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472m:망이산)의 망이산성에서 발원하여 충북 진천군과 청원군, 충남 연기군을 거쳐 세종특별자치시의 합강리에서 금강과 합류한다. 처음 도착한 곳은 금강을 가로지르는 호남고속철도 금강철교다. 공사 중인 금강철교 위에서 충북 청원군에서 세종특별자치시로 편입된 부강과 금강의 물줄기가 미호천과 만나는 합강리 주변을 살펴봤다. 건설 중인 금강4교와 세종특별자치시의 고층 건물들이 물줄기 끝으로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다. 두 하천이 합하는 곳을 합강이라 하고 전국에 합강리로 불리는 마을이 많다. 세종특별자치시 연동면의 합강리는 대부분의 지역이 낮은 산지와 평지로 마을 서쪽에서 미호천이 흘러 남쪽의 금강과 합류한다. 합강리 주변의 물가에 합강정, 오토캠핑장, 합강공원, 세종지구공원, 한글공원, 한나래공원이 있다. 전월산 뒤편으로 세종특별자치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밀마루전망대가 보인다. 조성습지공원과 봄내공원 사이의 미호천을 보롬교가 가로지른다. 다리의 이름이 특이한데 의미를 알아볼 수 없다. 다리 아래로 인공식물섬과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다. 보롬교를 건넌 후 좌회전해 계속 직진하면 오송역이 나온다. 미호천의 수면과 물이 오른 버드나무가 만든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에게서 세월을 낚는 여유가 느껴진다. 겨울철새로 수리과에 속하는 조류 중 가장 크고 강한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호)가 건너편에서 홀로 봄맞이를 즐기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과 충북 청원군 오송읍을 사이에 두고 흘러온 조천천이 미호천과 합류하는 지점으로 갔다. 물길이 만나는 곳에 먹이가 많은지 물가의 백사장은 각종 철새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하늘에는 철새가 경부선에는 열차가 부지런히 오간다. 경부고속철도가 바라보이는 미호천에 넓은 백사장이 물가의 나무들과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물가의 나무들이 수면에 비친 모습이 연두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싱그럽다. 여름철 놀이터로 손색이 없을 만큼 모래가 깨끗해 통합청주시에서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원들은 날로 가중되는 감정근로 스트레스로 정신적 질병, 장애, 자살이 증가하고 있지만 공무상 질병‧재해 등을 보상하는 연금법에는 감정근로 스트레스가 질병 범주에 명시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정신질환도 보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예 모르는 교원들이 대다수고 실제로 신청 건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공무원연금법 등 관련법에 이제는 교원의 감정근로를 공무상 재해로 명시하고 적극적인 치료·보상과 스트레스 예방·관리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해 국감에서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밝힌 ‘정신적 질병에 의한 휴‧면직 교사현황’에 따르면 2009년 61명이던 관련 사례는 2010년, 2011년 각 69명, 2012년 112명, 2013년 8월말 현재 86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달 1~9일 본지가 교원 1674명에게 실시한 ‘감정근로 인식조사’에서는 78.1%의 교원이 심각한 감정근로 스트레스(우울, 분노, 자존감 상실)에 시달리고 있고, 25.8%는 병원 치료를 고민할 정도였다고 응답했다. 서울 A중학교의 P전문상담교사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원 치료를 받는 교원들이 늘고 있고 직접 소개도 해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원 감정근로 스트레스에 의한 질병, 보상은 아직 낯선 개념이다. 현행 공무원연금법,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은 재해보상 제도를 둬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요양‧장애‧사망 시, 단기급여(요양비)와 장기급여(장애연금, 유족보상금)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재해보상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공무상 질병 규정에 감정근로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은 명시돼 있지 않다. 실제로 연금법 시행령, 시행규칙에는 공무수행 중 △사고로 인한 부상 △진폐증, 중금속중독, 화상, 동상 △유해광선 노출로 발생한 질병 △근육, 골격 등에 발생한 질병 △무거운 물체 운반 등으로 척추 등에 발생한 질병 △동물성 물질 취급에 따른 감염성 질병, 기생충 감염 △강렬한 소음으로 인한 질병 등이 열거돼 있을 뿐이다. 교원의 25%가 병원 치료를 고민할 만큼 과중해진 감정근로 스트레스는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내용이다. 안행부 연금복지과 담당자는 “딱히 정신적 질병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명시되지 않은 그런 정신적 질병에 대해서도 심사를 통해 보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교원 등의 재해보상급여 청구에 대해서 공단은 연금급여심의회를 거쳐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법령에 관련 내용이 없고 홍보도 미흡해 대부분의 교원들은 감정근로 스트레스 등에 의한 정신 질환이 청구 대상인지도 몰랐다는 반응이다. 전북 S고 H교사는 “장애, 사망 등은 신청이 되는 줄 알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 질환이 급여 청구가 되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대전M초 K교감도 “보통 정신 질환은 개인사로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관련 청구 건수는 극소수다. 공무원연금공단과 사학연금공단에 요청해 최근 3년간(2011~2013년) 정신질환 관련 공상 신청 건수를 제출받은 결과, 공무원연금공단은 43건, 사학연금공단은 단 5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상 신청 건수가 공무원연금공단은 약 3만여건, 사학연금공단은 약 2300여건이라는 점에서 정신질환 관련은 0.1%~0.2%에 불과한 수치다. 이것도 부결 건수를 포함한 것이어서 교원들의 정신질환 보상은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않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패소 판결로 두 번 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 2006년 10월, 한 학부모의 지속적 폭언에 시달렸던 광주 A초등교사가 매년 10월이면 심한 우울증을 겪다 2011년 10월 자살한 사건은 대표적 예다. 유족들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말 법원은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반면 영국은 질환까지 가지 않더라도 교원의 정신적 피해에 대해 폭넓게 보상한다. 자신을 고릴라로 표현한 포스터를 교무실에서 발견하고 병가를 낸 교사는 약 4450만원을 보상받았고, 학생의 인종차별적인 언행에 시달렸던 한 교사는 890만원을 보상받았을 정도다. 교사가 학생, 학부모의 부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을 해도 ‘견딜만한 수준’이라며 인정하지 않는 우리와 대조적이다. 교원들은 조속한 법률 개정을 요구한다. 대전K초 K교장은 “공무상 질병에 감정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 등의 규정을 명확히 해야 그에 따른 진단이 나올 것이고 보상도 폭넓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B초 K교사는 “교권 침해가 일상화된 교원은 감정근로자이고 그에 따른 공상 신청자는 점점 많아질 것”이라며 “이에 대한 규정을 명시하고 적극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고 유형화 민법·형법 망라한 해설·판례분석 교육 당사자들의 권리·의무 밝혀 법 지식 부족한 교육계에 필독서 서울 ○○고 2학년 A학생이 점심 식사 후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같은 반 B학생이 장난으로 A가 앉아있던 의자를 손으로 잡고 의자다리 뒷부분을 걷어차 뒤로 넘어지면서 뒷머리를 콘크리트 교실 벽에 부딪쳤다. A는 이 사고로 뇌좌상, 기억상실증의 상해를 입었다. 이런 경우 교장이나 담임교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교사에게 책임은 없다. 가해학생의 성행 등으로 보았을 때 사고를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적이고 우연한 사고였을 경우 담임교사에게 보호감독 의무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사건·사고의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이럴 때 학교에서는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 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할까.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 교육현장의 갈등이 늘어나는 요즘, 법률 지식이 부족한 교원들에게 갑자기 이런 문제가 생기면 막막할 따름이다. 이와 관련 최근 교사·학생·학부모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법질서, 권리와 법적 책임, 권한 상충에 따른 갈등, 권리 침해에 따른 구제와 예방 등을 다룬 종합 법률 해설서가 발간됐다. 교육관련 법규가 시행된 이후 학교 현장에 포커스를 맞춘 법률 안내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자는 임종수 전 경기 의정부호동초 교장. 그는 지난 2월 퇴직과 함께 ‘교장·교사·학생․학부모의 학교생활 필수법률’을 내놓았다. 성균관대에서 민사법을 전공하고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임 전 교장은 “40여 년 교직생활 동안 여러 사건․사고를 겪으면서 교원들이 법률관련 기초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법률 안내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집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책에는 학교생활에 필요한 법률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은 물론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각 사안별로 세분화 해 법리적으로 해석한 내용이 담겼다. 학생이 안전사고를 당한 경우, 교사와 학생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학생 간 폭력행위가 발생한 경우 등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문제를 유형화 하고 헌법, 민법, 형법과 각종 특별법 등을 근거로 법리 해석하고 판례를 분석한 것이다. “권리 침해를 당했을 때 아무 주장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거나, 신고의무를 모르고 있다가 맥없이 처벌받는 등 억울한 경우에 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들이 ‘법’ 하면 으레 겁먹고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교원양성기관 커리큘럼에도 법 관련 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교사들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한 사소한 규정이나 행동들이 아동의 사생활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계시죠.” 그는 “초등학교에서 관행적으로 검사하고 있는 학생들의 일기, 일부 중·고교에서 고정식 명찰을 부착하게 해 학생의 의사와 관계없이 학교 밖 불특정 다수인에게 이름이 공개되는 것, 학급임원선거에 학업 성적이 80점 이상인 학생만 입후보 할 수 있게 하는 규정 등이 이런 예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당연시되는 초등 40분, 중등 50분의 수업시간이 학생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초등의 경우 1학년은 만 6세이고 6학년은 12세로 연령이 6살이나 차이 나지만 수업시간의 양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학년은 신체적으로 미성숙해 집중시간이 짧을뿐더러 생리적 현상을 조절할 능력도 떨어져요. 이런 것을 감안하지 않고 일정한 자세로 머물며 생리 욕구를 억압하는 것은 건강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해설서를 발간하기 위해 10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는 임 전 교장. 그는 “휴일이나 퇴근 후에는 국회도서관에 방문해 해외 판례 및 인권위원회 사례, 상급심부터 하급심까지 교육과 관련된 사건·사고 판례라면 가리지 않고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학교법률연구회 회장을 맡아 교사들과 판례 연구 및 법률제안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생님들의 학교생활에 법률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학교 관련법을 연구하고 의견을 제시 하겠다”고 말했다. 책 구입은 이메일 schoollaw@naver.com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이 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시간선택제 교사제’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교대련은 성명에서 “시간선택제 교사제는 도입 계획을 발표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예비교사 뿐 아니라 교원단체, 학부모, 전국 교육감 등 교육 관계자들의 반대해왔다”면서 “5000명이 넘는 예비교사들의 도입 철회 서명, 기자회견, 의견전달에도 개정안 입법예고를 강행한 것은 누구를 위한 정책 추진인가”라고 반대했다. 교대련은 “어느 누구보다 한국 교육의 질을 생각해야 할 교육부가 그저 정부의 공공부문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을 아무런 교육철학 없이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 “시간제 신규채용은 추후 여론수렴을 통해 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나온 제도임을 생각하면 신규 채용은 시간 문제”라며 “직접 당사자인 예비교사의 의견수렴을 제대로 한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교대련은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을 위한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 입법에 반대한다”면서 “교육부는 이런 기형적인 교원제도가 아닌 현 정부의 교육공약인 OECD 상위 수준으로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해 전일제 정규교원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대련은 1일부터 전국의 교대생을 대상으로 시간선택제 교사제 도입 철회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달 22일부터는 동맹휴업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 교대, 제주대 교육대학, 교원대 초등교육과,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투표 결과 동맹휴업이 가결되면 11일 전국 교대가 휴업과 함께 시가행진 등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교육부가 각급 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가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라며 강제 인하 명령을 내리자 출판사들이 법적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교육부와 출판사 양측의 갈등으로 교과서 값이 아직 정해지지 않는 바람에 시중 서점에서 초·중·고 교과서를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 다행히 이번 신학기에 학생들이 사용 중인 교과서는 지난달 학교를 통해 공급이 완료돼 수업에는 차질이 없다. 이와 같은 대립과 갈등 속에 출판사들은 교과서 출판 및 공급 중단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추진 중이며, 이에 맞서 교육부는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간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소를 검토 중이다. 이와 같은 양측의 대립으로 학생들이 교과서 분실, 전학, 교류 학습 등에 교과서 구입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최근 교육부는 초등학교 제3~4학년과 고교생이 사용하는 신간본 검정 교과서 중 133개 교과서에 대해 희망 가격보다 값을 대폭 낮추도록 출판사들에게 명령했다. 2009년 8월 교과서 가격 자율제가 도입된 이후 정부가 직권으로 출판사에 교과서 가격 인하를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교과서 사태의 근본 원인은 2009년 이명박 정부의 ‘교과서 가격 자율화 정책’과 이어 발표된 2010년 ‘교과서 선진화 방안’으로 인한 교과서 품질경쟁에 따른 가격 급상승에 있다. 설상가상으로 교육부의 오락가락한 정책 추진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 사실 양질의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구매자가 정해진 도서인 교과서가 지나친 가격 인상으로 학생, 학부모의 지나친 부담을 지우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출판사의 교과서 발행시스템에서 원가 보전이 이루어져야 하며, 교육부도 물가 상승,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하여 교과서 구입예산 추가 확보 및 교과서 가격에 대하여 원가를 고려한 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이루어진 교육부의 가격 조정 명령은 지난달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가능해졌다. 교육부가 가격 조정 명령을 내릴 수 없었던 지난해에는 정부가 출판사들이 희망하는 교과서 평균 가격을 낮추도록 권고했으나 법적 강제나 규제 사항이 아니어서, 출판사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 중의 하나인 교과서가 가격 문제로 교육부와 출판계가 크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는 공공재(公共財)의 성격을 갖는 자료이다. 그런데 이번에 약 73%의 가격인상을 요구하는 출판사와 가격조정을 명령하는 교육부, 양 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현재로선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처음으로 검정 교과서 출판사 측에 초등학교 3··4학년용은 34.8%, 고교용은 44.3%의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명령했다. 올해 새롭게 출간된 초등 3·4학년, 고교 전 학년의 검정교과서 30종 175개 도서(교과서와 지도서) 가운데 171개가 적용 대상이다. 이번 조정명령으로 초등 3·4학년 교과서 가격은 출판사의 희망가격 평균인 6891원에서 34.8%(2399원) 인하된 4493원, 고교는 희망가격 평균인 9991원에서 44.4%(4천431원) 내린 5560원으로 각각 결정됐다. 이에 강력 반발한 출판사측은 그동안 교과서를 팔아 이익을 남긴 게 아니라 그에 딸린 참고서를 판매해 수익을 올려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래 참고서 시장을 EBS 교재가 독점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교과서 가격을 올려 적정 이윤을 남길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교과서 공급업체인 총판에서 무료 견본용 도서배부 및 경쟁적 판촉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과서 자체의 출판, 공급은 ‘남는 장사’가 아니라고 강변이다. 사실 출판사들이 이처럼 교과서 가격에 민감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참고서 매출이 크게 떨어져, 교과서로 매출을 늘려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출판사측은 과거 아주 활황이었던 참고서 시장이 EBS 교재 때문에 고사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교과서 가격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출판사들이 어려운 지경에 이를 처지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교과서 가격 현실화는 불가피한 형편이라는 설명이다. 교육부의 인하 조치를 받아들이면 교과서 단가가 공책 단가에도 미치지 못해 손실이 막대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출판사측이 지난해 교과서 평균가격을 6325원에서 무려 1만995원으로 인상한 것은 지나친 폭리라는 지적이다. 그것은 학생을 볼모로 삼아 고스란히 가계 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공정거래에 전적으로 위배되는 처사라는 지적인 것이다. 교과서는 수요가 일반 도서에 비해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박리다매로 공급 방향을 잡아야 하는 데 출판사측이 학생, 학부모들은 볼모로 폭리를 취해 왔다는 입장이다. 선언적 입장에서 보면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등 법령에 따르면, 출판사가 합당한 교육부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검인정 합격을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발행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렇지만 가격자율화 이후 정부가 직접 개입해 가격을 조정하려는 것은 출판사의 반발만 살 뿐 이 역시 바람직한 해법은 아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교육부의 관여 없이 출판사측이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하여 공급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만약 출판사측이 교과서 발행 및 공급 중단하면 교원의 교수권, 학생의 수업권 및 헌법상 보장된 교육의 기회균등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또 교과서 발행 및 공급 중단 행위를 선동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출판사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과서 가격 산정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자본주의 경제 원칙, 시장 경쟁의 원리와 미래에 대한 투자 대상인 학생들이 사용하는 자료, 매체라는 거시적 입장에서 자율적, 합리적으로 정해지고 공급되는 것이다. 외국에서도 이와 같은 교과서 가격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은 왕왕 있어 왔다. 어느 나라든지 국가에서 교과서를 무한정 무상으로 공급할 수도 없고 정부의 보조에도 한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태가 법정까지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이다. 아무쪼록 이번 교육부의 가격 조정 명령으로 출판사측이 교과서 출판 및 공급 중단 결정을 내리는 극단적인 사태에 이르지 않기를 기대한다. 출판사측도 교과서가 미래의 기중인 학생들이 사용하는 독점성이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가 머리를 맞대 가격 인상, 가격 조정의 절충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과서 출판의 원가를 적정하게 산출하여 적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하여 국민적 우려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 문제가 불거지면 그 피해는 오롯이 학생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누가 뭐래도 교과서 갈등의 최대 피해자는 학교 현장인 것이다. 아울러, 교육부,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출판사 대표, 교원단체, 교육전문가, 학부모 대표 등이 가칭 ‘교과서가격적정산정위원회’를 구성해 합리적인 교과서 가격을 산정해야 하고, 매년 되풀이될 우려가 있는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부디 이번 교과서 가격 사태가 법정으로 가지 않고 대화와 소통, 타협과 양보로 자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사교육 비중이 높은 과목이 수학이라고 한다. 그만큼 수학은 대학 진학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초, 중, 고 과정에서 부터 수학에 대한 사교육비 비중이 많은 이유라고 한다. 그러나 사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수학분야의 학력이 꼭 높은 것은 아니라는 연구 보고도 있다. 필자도 고등학교 때에는 어려운 시험 문제를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없이 입시를 위하여 날마다 문제풀이 한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배운 수학공부가 얼마나 지금의 생활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우리의 삶은 수학 속에 묻혀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숫자와 낯선 기호의 언어를 처음 접하는 유아들한테 수학이란 대체 무엇일까? 숫자와 도형, 덧셈과 뺄셈, 더 나아가면 구구단까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선행학습으로 수학을 익히는 유치원생들한테 수학이란 대체로 이런 학습의 대상이 아닐까? 수학을 일상 언어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언어라고 한다면, 수학의 언어를 낯설게 시작하는 유아한테 더 필요한 것은 아마도 ‘수학 학습’보다는 ‘수학 하기’가 뭔지를 보여주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면을 생각해 본다면 프랑스 보르도대학의 알렉산더 즈본킨 교수(컴퓨터과학)가 쓴 '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는 지은이 자신이 유아들과 동아리를 꾸려 몇 년 동안 함께했던 수학 교육의 현장기록이자 두 아이를 둔 아빠의 육아일기이다. 그래서 문제 풀이와 정답보다는 어른과 아이들의 교감 과정이 더욱 도드라진다. 안팎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 사자와 짐승의 부분과 전체, 여러 모양 상자들을 같은 높이로 쌓기 등의 놀이나 대화가 거창하게 기하학, 집합론, 측량단위를 얘기하진 않는다. 하지만 마냥 즐겁게 떠드는 아이들의 호기심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다는 평가이다. 책에는 모두 일흔여섯 번의 수업 과정이 담겼다. 지은이의 아들 지마와 세 친구가 함께했던 4년간의 수업, 그리고 딸 줴냐와 두 친구가 함께했던 2년간의 수업이 기록됐다. 간혹 거기에는 아이들의 엉뚱한 동문서답,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 수학자와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는 일화도 담겨 생생함을 더해준다. 실용성을 따진다면 이 책은 수학을 매개로 해 어린 자녀와 놀며 배우려는 부모, 또는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짜는 유치원 교사 등에게 요긴한 활용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여러 나라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이런 실용성을 넘어서서 인생을 시작하는 어린이들한테 수학이 얼마나 유익한 사고의 방법과 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많음과 적음, 부분과 전체, 확률, 우연과 필연 등에 관한 분별과 논리는 어른으로 성장하며 거저 얻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 누구나 알게 모르게 수학 하기의 과정을 거치며 얻게 마련이다. 책은 현대 수학이 다루는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숫자와 연산, 집합, 확률, 명제, 도형, 기호 그리고 추상화, 언어의 문제도 다룬다. 아이들은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을 순서도로 만들면서 컴퓨터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경험할 수 있다. 행과 열과 대각선으로 더하거나 곱해도 같은 값이 나오도록 가로세로 칸을 숫자로 채우는 ‘마방진’에도 도전한다. 이런 다채로운 주제의 수업을 관통해 지은이가 강조한 것은 무엇일까? 즈본킨은 유아기에 반드시 수학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 아들의 수학 교육이 걱정된다는 어느 학부모의 물음에 답하면서, 그는 “(부모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들과 절대로 수학 공부를 하지 말라”며 더 중요한 것은 부모가 즐겁게 자녀와 함께할 일을 찾아 ‘교감’을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교감’이란 이런 식이다. “그래도 괜찮다. 이미 정해져 버린 진리를 알려주려고 내가 수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니고, 내가 해야 할 건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니까.” 그는 아이들이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호기심을 품고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감은 아이의 생각을 어른의 권위로 막지 않는 기다림이기도 하다. 수업 중에 틀린 답을 말했던 아들 지마는 1년 반이 지난 어느 날 산책하던 중에 “아빠, 기억나? 아빠가 정사각형이 많은지 사각형이 많은지 물어봤잖아. 생각해보니까, 그때 아빠한테 내가 대답을 잘못한 거 같아. 사실은 사각형이 더 많아”라고 말하는 아이의 발견이 더 소중한 학습인 것 같다. 앞으로 우리 나라에서도 이같은 방식의 지도사례가 더 많이 실천되어 아이들의 가득찬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창의 교육의 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주말은 5일이 청명이자 식목일이고, 6일이 한식이라 나무를 심고 조상의 묘를 찾는 날인데다가 휴일과 겹쳐서 교통이 많이 막힐 것으로 예상된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만개(滿開)하여 봄나들이를 나서는 상춘객까지 겹치면 예정 시간에 이동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천지간에 양기가 왕성해지는 때라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이 말해주듯이 나무심기 좋은 시기인데다가 식목일과 겹치는 날이다. 청명(淸明)은 글자를 풀이하면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을 지닌 말이다. 옛날 풍속에는 봄밭갈이, 가래질하기, 날씨 점을 치는 날로 농사일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청명은 음력으로는 3월, 양력으로는 4월 5~6일 무렵에 드는데 태양의 황경(黃經)이 15도에 있을 때이다. 이날은 한식(寒食) 하루 전날이거나 같은 날일 수 있으며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에 있다. 한글로 ‘한식’이라고 쓰면 한자를 모르는 세대는 한국음식(韓食)으로 생각하기 쉽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청명조(淸明條)의 기록에는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면,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3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이를 ‘사화(賜火)’라 하였다. 수령들은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한다. 청명이나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하여 농사 점(占)을 쳤다고 한다. 바닷가에서는 청명과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하여 날씨가 좋기를 기대하였다. 반면에 바람이 불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이날 성묘(省墓)를 가기도 한다. 한식은 지상에 있는 신들이 하늘로 올라간 날이어서 특별히 택일(擇日)을 하지 않고도 산소를 돌보거나 이장(移葬)을 해도 좋다고 믿는다. 이날은 손이 없기 때문에 묏자리 고치기, 비석 세우기, 집 고치기 등 아무 일이나 해도 좋다고 하였다. 진달래 피니 볍씨를 물에 담그고 논농사를 시작하는 청명은 입춘에 돋아나기 시작한 봄나물이 쇠고 진달래꽃이 피기 시작하는 때다. 한낮엔 여름 같다가 새벽엔 서리가 오니 이 흐름에 맞추지 않으면 몸에 이상이 오기 쉽고 때 이르게 나온 싹들은 꼬부라지는 찬 기운이 마지막 힘을 뻗히는 때이다. 마당에는 살구, 자두, 앵두꽃이 피고 울타리에 개나리 산에 진달래 봄꽃이 한 번에 피어난다. 양지꽃 민들레꽃 땅에 엎드려 피어나고 갖가지 제비꽃이 곳곳에 피어 있다. 논둑에는 할미꽃이 피고 알에서 나온 병아리들이 햇살 좋은 마당을 돌아다니는 계절이다. 나비가 날아다니고 아이들은 온 들을 쏘다닌다. 아이들이 꽃 소식 전하는 소리를 들으며 어른들은 일손을 놀린다. 아이들 자라는 기운이 봄과 하나가 되는 때이다. 청명일(淸明日)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지기 때문에 청명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청명에서 곡우 이전까지의 15일 동안을 다시 3후(三候)로 나누어 1후에는 오동나무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2후에는 들쥐 대신 종다리가 나타나며, 3후에 비로소 무지개가 보인다고 하였다. 이 무렵을 전후해 찹쌀로 빚은 술을 청명주(淸明酒)라 하여 담근 지 7일 뒤, 위에 뜬 것을 걷어내고 맑은 것을 마셨다. 이때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하여 한 해 동안 먹을 장을 담그기도 한다. 청명과 관련된 속담에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가 있는데, 청명과 한식이 겹치거나 하루 차이밖에 나지 않아 별 차이가 없음을 나타낼 때 쓴다. 한식을 다른 말로 고초일(苦草日), 금연일(禁煙日), 숙식(熟食), 냉절(冷節)이라고 한다. 관련풍속으로는 성묘(省墓) 산신제, 개사초(改莎草:잔디를 새로 입힘), 제기차기, 그네타기, 갈고리던지기 등을 하였다. 한식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중요한 명절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특별한 행사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불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찬 음식을 먹는 풍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민간에서는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절사(節祀)라 하여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했는데, 그 중에서도 한식과 추석이 가장 성하여 교외(郊外)로 향하는 길에 인적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오늘도 마감 시간에 늦었다. 서둘러 기사를 마무리하는데 아내의 전화가 왔다. 맞벌이인 아내도 바쁜 편이라, 이 시각에 전화 거는 일은 드문데… 손으론 자판을 두들기고, 눈으로 자료를 읽으면서, 어깨와 머리 사이에 스마트폰을 끼었다. “당신, 다음 주 월요일엔 서울에 있어?” “아니, 그날 세종시 청사에서 학교폭력 대책 브리핑이 있어. 새벽에 내려갈거야.” “응? 그럼, 입학식은?” “무슨 입학식?” “예은이 초등학교 입학식!” 아, 첫째 입학식. 결혼기념일 까먹은 이후 최대의 참사가 되려나. 잠깐, 그런데 입학식이라고. 부모가 꼭 가야 하나? “뭐? 당연한 거 아니야. 아이한테 평생 한번 밖에 없는 건데.” “난 한 번도 부모님이 오신 적 없었는데, 뭘…” “뭐, 정말? 초등학교도? 어머님도?” 그렇다. 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입학식에 외삼촌의 손을 잡고 갔다. 치맛바람이 거센 사립학교인 지라 어머니가 안 온 학생은 나 밖에 없었다. 중ㆍ고ㆍ대학 입학식은 당연히 홀로 갔다. 집에 돌아와 옛 앨범을 훑어봤다. 졸업식은 어땠나. 국민학교 졸업식 사진 속 나는 꽃다발을 안은 채 할아버지, 할머니, 동생, 큰 어머니와 함께 서 있었다. 중학교 땐 아버지와 함께였다. 역시, 어머니와 함께 찍은 졸업식 사진은 대학뿐이었다. 어머니가 안 오셨던, 아니 못 오셨던 이유를 나도 안다. 어머니는 선생님이었다. 전라남도 일대의 공립 중ㆍ고의 평교사로 27년을 근속한 뒤 몇 년 전 명퇴하셨다. 공교롭게도 내가 입학ㆍ졸업하던 날 어머니께서 재직하던 학교도 마찬가지였단다. 어머니에겐 나 말고도 축하할 ‘자식’이 많았던 게다. 어머니는 매번 선물을 미리 주며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그때 나도 “괜찮다”, “이해한다”고 답했던 것 같다. 물론 입으로만 “괜찮다.” 머리로만 “이해했다.” 선생님 엄마를 둔 자식들은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다. 불현듯 여동생과 함께 TV 앞에 나란히 앉아 자꾸 현관을 쳐다보던, 그 때가 생각났다. 어머니께서는 광주 집에서 장성ㆍ곡성ㆍ화순ㆍ구례ㆍ보성ㆍ영광 일대의 학교를 통근했다. 90년대 중반까지는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별일 없으면 저녁 7시, 가정방문철인 3월이면 매일 9~10시 넘어 오실 때도 잦았다. 은행원인 아버지도 야근이 꽤 많은 편이고. 남들은 “엄마가 선생님이라 좋겠다”고들 말했다. 글쎄,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 자녀에게 물어보시라. 대답은 신통치 않을 듯하다. 어머니가 ‘배운 사람’이자, 명예롭고도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다는 건 자식으로서는 분명 감사한 일이다. 그렇지만 나 같은 철부지 아들은 ‘애정 결핍’을 꽤 자주 느꼈다. 남모를 ‘긴장감’도 있었다. 어머니 출근 전에 준비물을 못 챙기면, 정말 그날 하루는 ‘종쳤다.’ 어머니가 쉬는 시간 집에 두고 온 도시락, 과제물, 준비물을 가져오던 친구들을 어찌나 부러웠던지. 좋은 말로 자립심을 키우긴 했다만... 다들 가족 나들이 가는 휴일, 일직 근무 가는 어머니를 따라 텅 빈 학교에 가야 했던 것도 유쾌하지 않은 추억이다. 어머니 덕에 공부는 잘하지 않았냐고? 내가 재수한 원인은 수학 탓인데, 어머니가 수학 교사였다. 어머니 인생은 실속도 없는 것 같았다. 학생을 열심히 가르친다고 하는데, 왜 우리 엄마는 ‘TV사랑을 싣고’에서 찾는 연예인이 없을까. 스승의 날엔 정말 그랬다. 반장네 집에서 준 감자 한 박스가 가장 큰 ‘촌지’였던 당신이 아들의 담임에겐 도시의 ‘시세’로 선물을 마련하다니(물론 곡성의 어느 중1 제자들이 준 토끼풀로 엮은 큼지막한 목걸이는 감동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우리 엄마는 왜 저렇게 사나” 싶을 때가 많았다. 교직과 양육의 부담을 몽땅 지고 사는 모습이 어린 내 눈에도 안쓰러웠나 보다. 하루 네댓 시간 분필가루를 마셔가며 학생을 가르친 뒤 귀가해선 잠시 쉴 틈도 없이 가족의 식사와 옷가지, 아이들 숙제와 잠자리까지 챙겼다. “딴 애들처럼 엄마와 놀고 싶다”는 자식들, 아들 성적이 곤두박질치면 “남의 자식 가르치는 거 그만두고 애들이나 봐라”며 미운 말만 골라하던 남편, 모두를 참고 넘기던 어머니. 기억을 더듬다 문득 깨달았다. 마흔이 된 나도 어머니와 닮은 게 있다는 걸. 어머니로부터 내가 배웠던 건 어설픈 자립심, 공부 비결 같은 게 아니었던 것 같다. 기억 속 어머니는 가출한 학생을 찾아 종일 읍내와 광주 터미널 근처를 뒤지고, 우연히 연락 닿은 졸업한 제자가 아프다는 걸 알고 직접 병원에 데리고 가던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은 아무리 피곤해도 아들, 딸이 잠들 때까지 동화책을 읽어주고, 출근하기 직전까지 아이들에게 받아쓰기를 가르치는 어머니였다. 못나보였고, 그래서 “엄마처럼 안 산다”며 비웃었지만, 나도 몰래 미워하며 닮아가고 있었던걸까? 한 마디 증언을 듣기 위해 생면부지인 남의 집 앞에서 밤 새워 기다리고, 단 한 줄 정확한 기사를 위해 전화를 수십 통 거는 내 모습은 그저 기자 윤리로 설명할 건 아닌 듯싶다. 존중보다 경계의 대상이고, 칭찬보다 비난 받기 쉬운 기자생활을 여태 포기하지 않은 건 ‘선생님 엄마’로부터 배운 열정과 책임감 덕분 아닐까. 몇 번 망설이다 어머니께 전화 걸었다. 머뭇거리던 내게 어머니가 먼저 물었다. “넌 바빠 예은이 입학식 못 가겠구나. 나라도 가야 할 텐데, 바쁜 네 동생 대신 둘째를 입학식에 데려가야 해서…”, “아뇨, 어머니. 꼭 갈게요. 걱정 마세요.” 신문사에 입사한 지 12년, 교육을 담당한 지 3년이 됐다. 거시기한 사명감에 교육팀을 지원했던 건 아니다(경제부 기자가 다 주식으로 대박 치는 게 아니듯, 교육 기자라고 교육적인 건 아니다). 그래도 열정과 정성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여선생님들을 만날 때면 애틋함 같은 것이생긴다. 시대는 좀 변했어도, 교직과 가정의 두 수레바퀴 사이에서 쉽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리라. 아마도 선생님들의 자녀들은 어린 시절 나처럼, 서운함과 불만도 품기도 할 테다. 그래도 언젠가 결국 깨달으리라. 입학식에 못 온 어머니가 실은 누구보다 내 입학을 기뻐했다는 걸, 그리고 비록 여느 어머니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는 않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를 가르치고 있다는 걸. 깨달음의 그날이 올 때까지, 어머니 선생님도 선생님의 자녀도 모두 건강하시길. 프로필 _ 천인성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 문화부, 탐사기획팀, 전략기획실 등을 두루 거치며 기자생활을 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중앙일보 교육팀에서 대학평가팀장으로 교육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유지하며 활동 중이다.
그 봄의 나른한 삽화 하나 봄볕이 나른하게 몽환적이다. 봄볕보다 더 나른하게 몽환적인 것은 학교 뜰 가득 피어난 벚꽃. 점심을 먹고 꿀벌이 잉잉거리는 벚나무 밑을 산책하던 난 마구 꺾인 채 시들어 가고 있는 벚꽃 가지들을 발견했다. 꽃잎은 흡사 흰 눈이라도 내린 듯 수북하게 쌓여 있다. ‘누가 이런 짓을 했지? 심술궂기도 해라.’ 주변을 둘러보던 난 미끄럼틀에 올라가 늘어진 벚꽃가지를 붙잡기 위해 발돋움하고 있는 승우를 발견했다. 우리 반 아이다. 개구쟁이 녀석. 유치원 시절부터 별나기로 소문난 아이다. 우리 반 여자 아이들은 걸핏하면 유치원에 다니던 녀석에게 맞고 울었다. 난 녀석을 불러 몇 번이나 혼을 내고 주의를 주었지만 매번 효과는 그다지 신통하지 않았다. 그녀석이 입학하였을 때, 난 녀석으로 인해 나의 일 년이 그다지 평탄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고, 역시나 그렇게 나의 신학기는 시작되고 있었다. 난 녀석을 불러내려 혼을 내기 시작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없이 꾸중을 듣는 녀석. 이유를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묵묵부답. ‘그냥 예쁘니까, 어쩌면 심심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장난삼아, 놀이 삼아 그 예쁜 꽃들을 의미 없이 꺾었으리라’ 지레 짐작하면서 난 녀석에게 단단히 주의를 준다. 그런데...... 근처 나무 의자에 벚꽃 화관을 쓰고 행복하게 웃고 있는 민지가 눈에 띈다. 어느 공주의 화관이 그토록 어여쁘고 향기로울 수 있을 거나. 민지의 머리 가득 꽂혀 있는 꽃가지. 그리고 두 손으로 감싸 쥔 꽃다발. “아니, 민지야. 이게 무슨 일이라니? 선생님이 그렇게나 꽃 꺾으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니? 아무리 예뻐도 눈으로 봐야지.” 내 질책에 민지는 무척 억울한 모양이다. 승우도 모자라서 민지까지...... 무척 속이 상한 내 목소리엔 화가 잔뜩 묻어 있었으므로 아이는 또 당황했던 모양이다. “제가 아니에요. 제가 안 꺾었어요. 승우가 꽃 꺾어 와서 이렇게 해 주었어요.” 아이는 거의 울먹이다시피 변명했다. ‘아하! 그렇게 된 모양이구나’. 승우는 민지를 좋아했다. 그 개구쟁이 녀석도 민지 앞에서는 양처럼 순해졌다. ‘그래, 꽃 좀 꺾으면 어때? 벚꽃으로 치장한 이 아이의 모습은 세상의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걸.’ 부러운 눈길로 민지를 바라보는 내 마음에 훈김이 피어오른다. 내 유년에도 승우 같은 남자아이 하나 있어 이렇게 몽환적인 기억의 조각을 남겨 주었다면 내 가슴을 장식할 보석이 되었으리. 그러나 내겐 불행하게도 그런 남자 아이가 없는 것 같다. 민지를 부러워하면서 난 이른 봄날 이른 오후의 몽환적이고 나른한 산책을 계속한다. 삽화 둘 쉬는 시간에 놀러 나갔던 아이 하나. 숨 가쁘게 교실로 뛰어 들어온다. “선생님, 지금요. 눈도 안 오는데 눈이 와요. 운동장에요.” 의아한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내가 답답했는지 아이는 연신 창밖을 가리킨다. 운동장엔 살랑살랑 바람을 타고 벚꽃 잎이 날리고 있다. 흰나비처럼 흰 눈처럼 난분분 난분분 날리고 있다. 내 가슴에도 꽃눈이 날린다. 꽃비가 내린다. 나비처럼, 눈처럼. 삽화 셋 아이들은 바람이 불면 후두둑 날리는 벚꽃 잎을 잡으려고 와아~ 함성을 지르면서 꽃잎을 쫓아다닌다. 그러나 꽃잎은 팔랑팔랑 나비처럼 이내 손을 피해 날아가면서 잘 잡혀주지 않는다. 꽃잎을 잡는 순간,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벚꽃 잎처럼 작고, 얇으면서 가벼울지라도 그 작은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을 소원. 쉬는 시간에 밖으로 나갔던 아이 하나 울먹이면서 들어왔다. “난 참말로 빌고 싶은 소원이 있는디 꽃잎을 못 잡았어예,” “네 소원이 무엇인데?” “빨리 6학년 되는 거라예.” “왜?” “6학년이 되면 울 아부지가 컴퓨터 사준다고 했어예.” 어쩌면 좋으니? 네가 꽃잎을 잡는다 해도 6학년이 되려면 아직도 5년을 기다려야 하는구나. 벚꽃 잎처럼 작고, 곱고, 가벼우면서도 연줄처럼 긴 기다림을 지닌 소원이구나. 네가 6학년이 되기 전에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좋겠다. 삽화 넷. 반 아이가 돌에 머리를 맞고 다쳤단다. 머리가 찢어져서 양호실로 갔단다. 다행히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다. 다친 아이는 머리에 붙인 반창고가 훈장이라도 되는 양, 전쟁 영웅처럼 의기양양한 반면, 돌을 던진 아이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앞에 불려 나왔다. 이유를 물었던 나는 돌을 던진 아이를 나무랄 수 없었다. 아니...... 그 작은 가슴에 얼마나 간절한 소원을 담았기에 그렇게 까지 했을까? 꼭 안아 주고 싶었다. 소원을 빌고 싶었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 꽃잎이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단다. 나무를 흔들어도 밑동을 발로 차도 꽃잎은 떨어지지 않았단다. 그래서 돌을 던졌단다. 그런데 그만 친구가 맞고 말았단다. 난 아이가 빌고 싶은 소원을 묻지 않았다. 무언지 모르지만 그 작은 가슴에 담긴 소원을 나 혼자 가만히 짐작해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삽화 다섯 벚꽃이 활짝 핀 나무 밑 모래 밭 가장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아이는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처음엔 아이 혼자 두꺼비집을 만들고 있는 줄 알았다. 큰댁에 맡겨진 아이다. 부모와 왜 떨어져 살아야 하는지 아이의 큰어머니는 내게 말해주지 않았다. 내 질문에 자신의 아이를 키우기에도 벅차다는 말만 반복하던 큰어머니. 아이는 취학 전 또래 집단에서 생활한 적이 없어서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아이 곁으로 다가간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이는 구멍을 파고 있었던 게다. “할무니가..... 무랑 배추를 땅 속에 묻었어예. 오래 되어도 안 썩어예.” “너는 무엇을 묻으려고?” “꽃이 예뻐서요. 엄마 오면 주고 싶어서......” 나도 함께 구멍을 판다. 깊디깊게 판다. 꽃이 지기 전에 아이의 엄마가 아이를 만나러 온다면 좋겠다. 아이가 미끄럼틀에 올라가 꺾은 싱싱한 꽃가지를 엄마에게 줄 수 있다면 좋겠다. 프로필 _ 김은아 현재 밀양 상동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폐교위기에서 벗어날 정도로 작은 학교지만 순수한 아이들과 때로는 엄마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도란도란 행복한 교직생활을 하고 계시다. 부산교육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이영도시조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교단일기 내사랑, 들꽃 같은 아이들 : 함께 가는 길과 수필집 거미 여인의 노래 : 매직 하우스가 있으며 34년 동안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2.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 강연 1 인성중심 사례 초등_ 책과 껴울리며 마음 키우기 - 정소정 경기 진접초 교사 아이들 모습에서 친구에 대한 이해, 배려와 나눔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 고민에 빠졌던 선생님들이 “우리 학년에서 만큼은 새로운 교육,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 보자” 의기투합했다. 경기 진접초 정소정, 강성철, 한주연, 주선, 최선영, 박지웅 교사들이 주인공. 이들은 문학 통합 활동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방향을 정하고 ‘창의에 인성을 더한 실천 위주의 교육활동을 전개,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는데 역점을 둔 책과 껴울리며 마음 키우기 프로그램을 완성시켰다. ‘나눔, 바름, 어울림, 살림’이라는 주제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책과 껴울리며 마음 키우기’프로그램의 성공요인은 기존의 차시 단위 교육과정의 제한에서 벗어나서 학습자의 능력, 흥미와 사회적`시대적 요구, 교과의 요구를 반영하여 교사가 새롭게 재해석하고, 의미가 있게 재구성하여 학습자에게 적합한 효과적인 교육과정의 구성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또한 기존의 단순한 책읽기, 글쓰기 등의 활동이 아니라 뮤지컬 관람, 인형극 관람, 학부모 재능기부 등 다양하고 변화 있는 학습과제와 활동들을 통합적으로 제시하여 아동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발했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인격의 통합까지 이룰 수 있었다. 강연 1 인성중심 사례 중등 _ 수업방정식의 해법 이미란 충남 홍성여중 교사 수학교사라면 누구나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수학수업을 꿈꾼다. 하지만 수학을 이미 포기한 학생들이 많은 현실은 정반대이다. 이미란 교사는 엄청난 수업 스킬보다는 학생들 한명 한명을 어루만져주고 교감할 수 있는 수업을 통해 학교에서 진정한 인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한다. ‘또래가르치기, 짝점검 등 타인을 배려하는 협동수업’과 ‘프로젝트 수업, 제비뽑기, 게임 수학 등 활동중심 수업’으로 공동체 안에서 서로 협동하고 소통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지도했다. 더불어 전시회, 문제 보내기, 글쓰기 등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교사는 “‘무엇’을 가르칠까 하는 것은 교과 내용을 전달한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학생들의 삶의 방향과 실천까지도 제시하는 중요한 일”이라며 “인성교육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수업시간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동료와 만나고, 나를 발견하는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과 조화로운 색조로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 바른 인성을 갖춘 성인으로 성장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2. 인문융합 사례 초등 _ 수질오염 우리가 해결했어! 강성복 교사(대림초) 강성복 교사(대림초)의 융합수업은 단순히 의견과 근거의 진술만으로 정리될 수 있는 국어수업을 다양한 직업의 입장과 연결해서 진로지도와 연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강 교사는 4학년 국어교과 ‘서로 다른 의견’ 단원을 활용하여 대인관계능력을 핵심으로 하는 인문융합수업을 설계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학급회의를 통해 하나의 주제를 설정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활동이 이루어진다. 이때 학생들은 자신의 장래희망이나 자신이 선택한 직업의 입장과 연결하여 의견을 제시한다. 학급토의가 끝나면 학생들은 자신의 직업적 입장을 나타내는 캐릭터 티셔츠를 만들어보는 미술-과학 융합 활동을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만든 티셔츠를 입고 발표를 하게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는지, 자신이 몰랐던 수없이 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생각의 폭이 확장되는 효과를 갖게 된다. 강 교사는 “학생들이 각자 관심 있는 꿈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생각하여 끌어내고 이를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을 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능력 인문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이 과정에서 다양한 직업을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진로탐색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2. 인문융합 사례 중등 _ 영어 연극 ‘햄릿’_김상현 울산외고 교사 영어로 자기소개나 하고 외국인에게 길을 알려주는 정도를 위해 영어를 배우지 말고 영어텍스트를 통해서 창의적인 생각을 이끌어내고 비판적 사고력을 표현해 볼 수는 없을까? 그리고 단순히 영어만 가르치지 않고 타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과 융합해서 가르칠 수는 없을까? 김상현 교사의 영문학 고전을 통한 ‘영어연극프로젝트’는 이러한 물음에 답을 주고 있다. 김 교사는 「햄릿」 작품 중 5막 2장의 일부내용을 5차시 수업으로 구성했다. 1차시는 전반적인 작품의 배경지식 및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소개, 2~3차시에는 영어 연극 상연을 위한 기본적 역량 학습, 4~5차시에 영어연극상연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이 때 시간의 효율적 운영 및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학생들이 연극으로 상연할 대본의 길이를 한 페이지 분량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활동결과물은 전문가의 작품이 아닌 학생의 작품이며, 활동목적 또한 완벽한 결과물을 얻기보다는 연극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연극 활동을 통해서 핵심적 딜레마를 생각해보는 것임을 주의해야 한다. 김 교사는 “처음에는 애써 만든 ‘Hamlet’대본을 자기들끼리 ‘Helmet’이라고 몰래 고쳐놓고 깔깔대고 웃는 등 관심이 없어 마음이 많이 상했었다”며 “하지만 곧 학생들은 고전이 주는 깊은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고 본인들이 직접 제작한 영어연극에 뿌듯함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강연 3. 새로운 수업방법 최고의 공부 방법, 하브루타 학습법_전성수 부천대교수 하브루타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 교육의 핵심이다. 전성수 부천대 교수는 “유대인 교육을 무조건 따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누가 보지 않는 곳에서도 하나님이 보신다고 생각하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그 ‘인성’과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그들의 ‘창의성’ 만큼은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하브루타는 우리가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행복과 성공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핵심이다. 하브루타는 창의성 계발은 물론, 모든 문제를 가정에서 의논하고 토론하게 함으로써 마음속에 분노가 쌓이지 않게 하는 인성교육에 가장 탁월한 방법이다”면서 “질문과 토론의 하브루타가 ‘듣고 외우고 시험보고 잊어버리는’ 한국교육을 바꾸는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루브릭 평가를 통한 새로운 수업디자인_여정민 인천장도초교사 평균이 90점인 두 학생은 결코 배움의 결과가 같다고 말할 수 없다.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보다는 수치화된 점수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현실이다. 이제 아이들의 잠재적인 능력과 특성은 무시한 채 한 줄 세우기의 경쟁적인 평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정민 인천 장도초 교사는 “아무리 새롭게 패러다임쉬프트가 일어나고 새로운 교수·학습방법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교육은 유행을 따라 트랜드를 쫓아가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학생이 어떻게 학습해왔는지, 학습을 통해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서술과 학생의 활동 과정을 보여주는 개인포트폴리오와 수행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줄 수 있도록 하는 평가 루브릭(채점기준안)을 활용한 평가가 그 해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강사의 원고는 섹션3-교수학습코너에 싣습니다.) 강연 4. 논술 수능에 종속되지 않는 창의적 논술교욱_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올해부터는 고등학교에서 논술이 교양선택과목으로 신설되어 학교교육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는 “논술은 이해와 표현을 통하여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문제상황이 쏟아지고 이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문제에 대해 치밀하고 분석하고 이를 종합하여 바람직한 대안을 끌어낼 수 있는 사고의 힘은 개인의 능력을 넘어 국가 생존의 문제와 연결된다”며 논술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공적인 논술지도의 전략을 위한 방법으로 최교사는 진로상담교사와의 연계를 통한 지도를 제시했다. 또한 논술담당 교사의 양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요구했다.
예산은 적고 일은 많고 학부모 요구는 높고 “맞벌이 부부로서 돌봄교실에 기대가 컸는데 성급한 추진으로 운영이 부실해 지는 것 같다. 학교에서는 예산부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다고 하는데 돌봄교실 확대를 환영해야 할지 고민스럽다.”(학부모 A씨) “선생님들이 돌봄교실 담당을 기피해 어려움이 많다. 승진 가산점을 준다고 하지만 젊은 교사들은 관심이 없더라. 학교에서 보육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의문이다. 사회가 할일을 모두 학교로 떠 넘기는 것 같아 불만이다.”(부장교사 B씨) “예산 부족으로 기존에 아이들에게 저녁밥을 지어주던 아주머니를 고용할 수 없어 도시락으로 대체했다. 언제까지 간식으로 끼니를 때워야 할지 답답할 뿐이다.”(돌봄강사 C씨) 정부가 초등돌봄을 확대하면서 일선 교육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예산과 인력은 부족한데 수요는 증가하면서 학교와 학부모, 학생 모두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초등돌봄 서비스 확대는 박근혜 정부 공약사항으로 올해부터 전국초등 1~2학년 학생 중 희망하는 학생들을 오후 5시까지,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학생들은 필요한 경우 오후 10시까지 학교에서 무료로 돌봐주는 제도이다. 교육부는 지난 1월 학부모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돌봄교실을 확충할 수 있도록 597억 원의 예산을 각 시도교육청에 지원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됐음에도 돌봄교실 시설이 마무리되지 않았거나 돌봄 전담사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운영에 파행을 겪고 있다. 돌봄교실 대란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만큼 전국의 초등학교들이 지금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교육에서 보육까지.. 안전사고 발생 땐 어쩌나 ‘한숨’ 경기도 고양시 한 초등학교는 인근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학생들이 급증했다. 유휴교실이 없어 돌봄교실 수용인원을 20명에서 25명으로 늘렸다. 교사 업무 공간과 부엌 시설, 아이들 휴식 공간 등 기존 시설을 줄일 수 없어 그대로 수용하다 보니 앉아 있기도 비좁은 교실이 돼 버렸다. 이뿐 아니다. 인근 또 다른 학교는 신규 시설을 갖추지 못해 교사들이 기존 교실에서 학생들을 오후 5시까지 데리고 있는 고육지책으로 버티고 있다. 이 학교는 교육청에서 주는 예산이 줄어들자 아이들에게 저녁밥을 지어주던 아주머니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저녁은 학생들이 자비로 사먹게 될 판이다. 또 종이접기, 오카리나, 하모니카 등 외부강사 수업도 모두 포기했다. 무늬만 돌봄인 셈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은 대도시 과밀학교 일수록 더 심하다. 인구 밀집 지역의 경우 교실은 부족하고 수용인원은 늘어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지역아동센터 등과 연계, 돌봄시설 및 인력 부족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이마저도 현장에서 탁상행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문용린 서울교육감은 “주무부처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다른데다 학부모들이 지역아동센터보다는 학교에서 케어해 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연계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유보통합처럼 두 주체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초등돌봄 정책의 조기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사들 업무 부담 커...교실수업 질 저하 우려도 지난해 기준 초등돌봄의 전체적인 수요를 살펴보면 맞벌이 가정의 전체 아동 중에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39.2% (1384,065명)로 영유아 자녀 29.2%(845,720명)에 비해 높게 나나타났다. 특히 돌봄 공백에 매우 취약한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은 전체 자녀 중에 17.9%(631,958명)에 해당된다. 하지만 그동안 공적인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저소득층에 머물러 있어 사실상 보통 맞벌이 가정에게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돌봄교실은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오아시스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문제는 일선학교들이 돌봄교실 운영을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돌봄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각종 행정업무는 물론 안전사고까지 관리해야 하는 학교로서는 곤혹스런 사업이다. 시설, 인력 관리의 책임은 학교에 있다 보니 학교장과 담당교사는 매일 늦은 밤 까지 남을 수밖에 없다. 한 학교장은 “아침 돌봄과 저녁 돌봄은 보안에 아주 취약한 시간이어서 각종 사건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학급 담임과 돌봄교실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교사들의 업무 강도 역시 높을 수밖에 없어 고충이 크다. 실제로 담당교사들은 학급담임(교과전담교사)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돌봄교실 관련 행정업무(예산, 강사관리, 물품구매, 공문 등)를 맡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돌봄 담당 교사들은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라는 본질적인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고충을 호소한다. 돌봄 전담강사의 열악한 처우도 돌봄교실의 안정적 운영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낮은 임금과 함께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신분 보장 문제가 걸림돌이다. 또 돌봄 전담강사들은 상시 운영되는 돌봄교실의 특성상 대체 인력을 쉽게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병가나 개인사정에 따른 휴가 및 연가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도 안고 있다. 돌봄강사들 처우 열악... 질 높은 돌봄 기대 어려워 [PART VIEW] 이와 함께 교육전문가들은 돌봄교실에 필요한 표준교육과정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주로 1~3학년 학생들이 통합학급을 꾸려 운영되고 있다. 대체로 한명의 교사가 20여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지만 학생의 발달과 개인차를 반영하기에는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것. 이 때문에 돌봄 강사의 개인차에 따라 프로그램의 질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교육과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돌봄 급식도 어려운 과제다. 밥을 먹는 것은 돌봄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이지만 돌봄교실을 위해 학교급식 시설을 별도로 운영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는 주변 슈퍼마켓이나 분식집, 빵집 등 에서 간식과 식사 등을 배달해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교육계에서는 학교와 돌봄교실의 운영 주체를 이원화해서 운영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정규수업과 방과후학교는 지금처럼 단위 학교장이 운영하되 온종일 돌봄교실 등은 교육청이나 지자체가 운영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즉 단위학교는 돌봄교실에 필요한 시설과 장소를 제공하되 운영과 관리는 교육청이나 지자체가 맡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교육청이나 지자체가 관리자와 교사를 채용하고 각종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를 통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학교는 교육만.. 돌봄업무 전담 부서 별도로 둬야 외국의 경우 호주에서는 방과후 학교와 학교와의 관계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방과후학교, 즉 돌봄교실은 지역사회 커뮤니티 관련기관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학교나 교원의 업무 부담은 전혀 없다. 일본도 방과후학교 운영주체가 지자체여서 학교에 부담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의 정규수업시수를 3학년 이상과 같이 오후 2시 30분으로 하는 방안을 도입해 보는 것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의 증가 등 가정 형태의 변화로 인해 저학년 학생들이 일찍 집에 와도 돌봐 줄 어른이 없는 집이 많다.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일찍 귀가한다. 선진외국의 경우에도 저학년 학생들도 고학년 학생들과 수업시간이 같은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사회변화에 따른 맞벌이 가정의 증가, 사교육비 부담, 저학년 학생들의 발달 정도, 돌봄 프로그램 강화에 따른 학교업무 부담과 국가예산 부담 등을 고려해 보더라도 저학년 학생들의 수업시간 연장을 심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돌봄교실은 자녀 양육이나 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모든 학생들이 일정 수준이상의 교육 기회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그러나 학교 교육활동에 돌봄과 탁아 기능이 부가되는 형태가 되는 바람에 일선 학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 돌봄교실이 모두에게 힘겨운 고충을 안겨주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도록 범 정부차원의 전폭적이고 세심한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스위밍 앤 리딩! 오예~” 선생님의 취미를 묻자 아이들이 대답한다. 서로 정답을 맞히기 위해 여린 팔들을 쭉쭉 뻗는다. 곳곳에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보인다. 의당초 방과후 프로그램의 하나인 ‘국제 교육반’의 공개수업이 있는 날. 교사, 아이들, 학부모 모두 수업에 흠뻑 빠졌다. 오십분 남짓의 수업 시간이 끝나자 아이들의 얼굴엔 아쉬움이 역력했다. 아이들의 ‘성공DNA’를 찾아주는 프로그램 “학교가 아이들의 ‘조화로운 성장’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적,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학생 개개인은 한 가지 이상의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봐요. 저는 그 가능성을 ‘성공DNA’라고 불러요. 이것을 찾아내 개발해주는 게 학교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당초등학교 김연화 교장의 교육철학이다. 2011년 부임한 김 교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돌봄교실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서 학생들에게 내재돼 있는 ‘성공DNA'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우선 SWOT분석을 통해 철저한 수요조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틀을 짜고 학부모와 학생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문화예술, 생태탐구, 스포츠, 정보·과학교육으로 나눠 개별 프로그램을 마련해 최대한 많은 학부모와 학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작년에 수업이 끝날 무렵 한 아이가 넘어져서 턱 밑이 조금 찢어지는 사고가 있었어요. 바로 응급실에 데려갔는데 응급처치만 마치고 다음 날 꿰매기로 하고 귀가조치 시켰죠. 그런데 다음날 아이가 병원에 가지 않고 학교에 온 거예요. 부모님이 겨우겨우 설득해서 오후돌봄 시간에 병원에 데려갔는데, 저녁돌봄 때 다시 학교로 왔어요. 집에 가서 쉬어도 되는데 말이죠. 그 아이처럼 학교를 떠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아요”라며 작년까지 돌봄교실 ‘전담마크맨’이었던 강한별 교사는 회고했다. 아이들을 찾아가는 돌봄교실 보통 돌봄교실은 학교에서 운영한다. 당연히 학생이 학교로 찾아와야 돌봄이 가능하다는 게 통념이다. 이를 김 교장은 뒤바꿨다. 교내에서 운영하는 저녁돌봄교실 외에 아이들을 위해 학교 밖으로 ‘찾아가는 마을 공부방’을 꾸렸다. 농촌 학교 특성상 학교와 집의 거리가 먼 아이들이 있다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도전이었다. 유례없는 의당초만의 혁신이자 가장 큰 특성이다. 김 교장은 “스쿨버스가 오후돌봄이 끝나는 5시 10분까지만 운행을 해요. 저녁돌봄을 학교에서 운영하다보니 귀가 문제 때문에 참여하고 싶어도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녁돌봄을 마을회관이나 작은 도서관 같은 유휴공간을 이용해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운영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마을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마을회관 한 편을 공부방으로 이용하겠다고 노인 분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요.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셨죠. 하지만 지금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아이들도 늦은 시간에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껴요”라고 김 교장은 전했다. 강한별 교사는 “늦은 시간까지 혼자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부모님의 무관심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케이스는 전국 모델 학교 중에서도 저희뿐이에요. 아이들이 가깝게 오갈 수 있는 친숙한 환경 안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죠”라며 자신 있게 말했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 ‘대만족’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과 찾아가는 마을 공부방 덕분에 의당초는 공주시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언제 폐교위기를 겪었냐는 듯 이제는 학부모가 아이들을 보내고 싶은 학교, 아이들도 머물고 싶어 하는 학교로 거듭난 셈이다. 2011년 73명이었던 학생수는 작년 114명으로 늘었다. 의당초에 3학년, 5학년 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마을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줄었어요. 게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애들도 즐거워해요”라며 학교와 선생님들의 노고에 고맙다고 전했다. 김 교장은 “흔히 새로운 사업을 하려고 하면 시설과 예산을 먼저 따져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이에요. 아이들을 향한 애정을 기반으로 열정을 쏟으면 따라오는 게 시설과 예산이라는 것을 의당초에서 실감했어요”라며 아이들을 위한 일에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기를 권했다. 작년은 의당초에 뜻 깊은 해였다. 방과후학교 장려상, 교육정보화연구대회 우수학교,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교의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교직원들의 남다른 열정이 일궈낸 갚진 열매였다. 의당초 교사들은 올해도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열매를 맺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 중이다.
돌봄교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제언 돌봄교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먼저 돌봄교실의 목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돌봄교실의 운영목적은 돌볼 사람이 전혀 없는 학생들이 가정에 방치되는 것을 막고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함으로써 저소득층, 한부모, 맞벌이 가정의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자 함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는 생각 때문에 돌볼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맡기는 경우도 매우 많다. 질 높은 돌봄서비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학생’들이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돌봄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장기적으로 돌봄기능을 학교보다는 지역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밤 10시까지 이루어지는 저녁돌봄의 경우 희망하는 학생은 10명 내외(심지어 5명 이하인 학교도 많다)로 오후돌봄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현재 학교의 돌봄교실 외에도 돌봄기능은 지역아동센터(보건복지부), 방과후아카데미(여성가족부)에서도 운영하고 있으며 수요자가 가장 많은 오후돌봄의 경우 이들 기관과 적극적으로 연계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수용인원수가 정해져있는 지역아동센터 여건상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방과후아카데미는 대상자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기 때문에 1~2학년 학생들의 이용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이다. 따라서 정부는 수요가 적은 저녁돌봄 학생들만이라도 지역아동센터에서 담당할 수 있도록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시설을 확충하여 학교는 오후돌봄만을 내실있게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돌봄교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제언 돌봄교실 확대운영으로 학부모들은 학생을 안전한 학교에 맡기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되었다. 돌봄교실은 단순히 학생들을 ‘데리고 있는’ 기능만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실시하고 공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단지 아이들을 보호하는 수준에 멈출 것이다. 따라서 현재 구축된 시설들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인적자원이나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적극 확보하여 현재 구축된 시설들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추가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돌봄교실 확대로 기존에 운영했던 아침돌봄과 3~6학년 돌봄학생에 대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도 필요하다. 본교의 경우 아침돌봄 학생들이 10명 이상이었는데 아침돌봄 프로그램이 없어지면서 그 대안으로 도서관을 8시부터 개방, 간단한 간식을 제공하고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이 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3~6학년 학생 중 저녁에 혼자 집에 방치되는 학생을 위해서 심의를 거쳐 저녁돌봄에 합류하도록 하여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학교에 따라 실정은 다르겠지만 꼭 필요한 3~6학년 학생들 및 아침돌봄 대체 프로그램 운영학교에 대해서는 별도의 예산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돌봄교실 확대운영에 따른 몇가지 제언[PART VIEW] 첫째, 공간확보의 문제이다. 돌봄교실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1개~3개, 많게는 6개 정도의 교실이 필요하지만 이만큼의 공간 확보가 가능한 학교는 그리 많지 않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일반교실이나 특별교실(도서관 등)을 겸용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돌봄공간의 효율적인 확보를 위해서는 특별실 중에서 주사용 시간대가 다른 교실을 적극 활용하거나 기존에 구축된 돌봄시설과 기능을 분화하여 공간 활용의 기능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즉, 돌봄전용교실은 ‘허브 역할을 하는 교실’로 활용하면서 겸용교실에서는 단순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활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돌봄프로그램 작성 시 도서관, 컴퓨터실, 실과실, 강당 등 특별실을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교인근의 공원, 도서관 등을 활용한 교외 활동 및 체험활동도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아울러 돌봄교실 운영에 대한 이해와 홍보를 강화하여 일반교사들이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겸용교실에 대한 협조체제를 갖도록 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둘째, 전담인력 확보문제이다. 돌봄전담사가 상주하며 근무하는 경우도 있지만 파트타임으로 하루 세 시간 정도씩 여러 사람을 채용하여 활용하는 경우도 매우 많아 이들 간의 업무진행이나 인수인계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돌봄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1명 정도는 돌봄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으로 활용하고, 시간대별로 잔류학생을 분류하여 적절하게 인력을 배치·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돌봄교실 운영계획 및 예산관리는 담당교사가 맡고 돌봄 활동계획 및 급`간식 품위 등은 돌봄전담사가 업무를 맡아 운영하면 담당교사의 업무경감을 줄일 수도 있다. 셋째, 돌봄프로그램 운영의 문제이다.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동안 방과후활동이나 사설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있는 경우 서로 시작하고 끝나는 시간대가 달라서 적절한 프로그램 운영이 매우 어렵고, 이 학생들의 자유로운 출입으로 인해 분위기를 저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프로그램 운영시간과 쉬는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놓고 학생의 이동이나 귀가를 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넷째, 급`간식 제공의 문제이다. 자체조리보다는 완제품 매식을 권장하고 있으나, 주변에서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는 대도시와는 달리 농어촌이나 중소도시는 어려움이 많다. 또 일반식당의 급`간식이 학생들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저녁돌봄 이용 학생수가 매일 달라지는 경우에는 이로 인한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따라서 사전 점검을 통한 급`간식 업체 선정, 학교주변 및 배달 가능 업체 파악 등으로 다양한 업체를 선정해서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득한 후에 학생들에게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초점을 벗어난 선행학습금지법 각종 지표에서 나타나듯이 우리 사회는 교육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부모의 경제력에 의한 교육 대물림은 곧 자녀의 사회 경제적 지위로 대물림되고 이는 부의 대물림까지 연계되고 있다. 이렇듯 사교육을 중심축으로 하는 양극화 폐해가 심각하게 고착화되어 가는 시기에 이른바 ‘선행학습금지법’은 환영할 만하다. ‘선행학습금지법’의 입법 취지는 한마디로 ‘사교육을 줄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사교육 기관은 ‘아무 상관없다’는 반응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선행학습금지법이 갖는 정밀함과 치밀함의 결여에 있다. 이 법이 갖는 허점은 바로 ‘사교육 기관의 규제는 선행학습 광고나 선전을 금지’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사교육 기관에서 광고나 선전을 금지한다고해서 선행학습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사교육 기관에 대한 교육력(?)이나 정보는 학부모들의 입소문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간과한 것 같다. 학부모는 본의 아니게 선행학습을 잘 해주는 사교육 기관의 광고나 선전의 주체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학교에 직격탄을 날린 선행학습금지법 엄격히 표현하면 선행학습의 첫째 규제 대상은 학교가 아니라 사교육 기관이어야 한다. ‘만약 선행학습으로 인한 폐해를 발생시킨 주범이 학교였고 사교육 기관이 선행학습과 전혀 무관한 일이라면 과연 이 넌센스 같은 선행학습금지법이 입법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학교에 제시된 선행학습금지법 내용을 보면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에 앞서는 정규 및 방과후 수업 규제, 교육과정을 벗어난 중간`기말`수행평가 규제,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으로 교내 대회 출제 규제, 입학시험에서 입학이전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 출제 규제 등이다. 문제를 유발시킨 사교육 기관이 아닌 학교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정부는 ‘사교육 기관에서 배워온 선행학습 성과를 학교에서 공식화하지 못하게 하면 선행학습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한 것 같다. 한마디로 사교육 기관은 선행학습을 하든 말든, 학교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겠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렇게 선행학습금지법 발표에도 사교육 기관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나보다. 모 일간지에는 ‘학원들이 반기는 선행학습금지법’이라는 미묘한 칼럼 제목이 이해가 되는 시점이다. 진로집중과정 운영으로 사교육 무력화 풍토 조성 선행학습의 목적은 무엇인가? 좋은 시험성적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대학입시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자신이 선택한 전공 공부에 필요한 학습이 아니다. 전공으로 무엇을 선택하든 입시용으로 국·영·수 중심의 모든 교과를 잘해야 한다. 그러니 학부모는 선행학습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의 최소화를 위해서는 고등학교에서 진로집중과정을 체계화해서 운영할 할 필요가 있다. 사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진로집중과정은 고교 교육과정 운영의 핵심 중 하나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2009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된 지 만 4년이 지났지만 교육부는 아직도 무심하다. 문제의 핵심은 내부에 있다. 고교 교육과정 운영의 핵심을 체계화시켜 선행학습의 불필요성을 학부모나 학생이 먼저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풍토 조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부는 고등학교에서 진로집중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못하고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이고 보완할 방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등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선행학습의 피해는 누구인가?[PART VIEW] 학교 급이 올라갈수록 선행학습을 받고 와서 수업을 받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러한 풍토에서 전혀 선행학습을 받지 않고 수업을 받는 소수 학생을 위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란 여러 가지로 벅찼을 수도 있다. 정확히 표현하면 정상이 비정상처럼 보인 우리 교육의 현실을 알면서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동안 공교육 틀 내에서도 선행학습은 심각하게 이루어진 것도 사실이다. 가령, 사립 초등학교는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1, 2학년의 영어 몰입수업 도입 및 과도한 시수 편성 등의 편법운영이 이루어졌고, 고등학교 역시 대학입시에 휘둘린 채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등 공교육 내에서도 반성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앞서 밝혔지만 선행학습의 1차 규제 대상은 학교가 아닌 사교육 기관이다. 오히려 공교육에서는 일정 부분 선행학습을 허용하되 사교육 기관에 대한 엄격한 규제 잣대가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 모양새는 완전히 반대이다. 이렇게 한다면 단적으로 미국의 AP, 유럽의 IB와 같이 교육의 수월성과 고교-대학간 연계를 위해 2008년에 도입된 대학 과목 선 이수제(UP : University-Level Program)는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교사에게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 보장이 필요 선행학습금지법은 한마디로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자율성을 침해할 개연성이 높다. 교사는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운영하기 위해 전문성과 자율성을 발휘하며 그 책무성을 다해야 한다. 전문성은 교사 본인의 역량 개발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 측면이 강하지만 자율성은 제도적인 것으로 교육권 보장이 선행될 때 한껏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선행학습금지법이 과연 무엇을 위한 규제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오히려 소신껏 가르치기 위한 교사의 열정을 식히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일부 학교에서는 부교재로 사용하려던 참고서 구매를 취소했다고 한다. 국가가 교육과정을 관리 감독하겠다는 발상에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인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공교육의 경쟁력을 더 위축시키는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