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8,77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올해는 선거의 해다.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6월 1일에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나라와 지역을 이끌 수장을 뽑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선거가 독(毒)이 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불법 선거다. 불법 선거는 축제를 망치고 모두를 패배자로 만든다. 특히 공명선거와 정치적 중립에 앞장서야 할 교육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실제 2021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2020년 정치활동 및 선거 관련 사안으로 징계받은 교원은 24명에 달한다. 법 개정으로 조심할 점 늘어 특히 올해 양대 선거는 공직선거법과 정당법 개정으로 주의 사항이 늘었다. 피선거권 연령은 18세로, 정당 가입 연령은 16세로 각각 하향됐다. 18세 이상 학생은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과 지자체장 피선거권이 있고, 16세 이상의 학생도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게 됐다. 교실 마이크 등 확성장치를 이용하거나 학교 운동장 등의 옥외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은 할 수 없지만, 18세 이상 학생은 선거일이 아닌 때에 개별적으로 말로 하는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청소년 참정권은 점차 확대되는 데 비해 정작 성인인 교원의 정치활동은 여전히 금지되는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법은 지켜야 한다. 선거법만큼 비정하고 무서운 법도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해 최근 교총은 ‘공직선거법 위반 주의 안내’를 교직 사회에 제시했다. 의도적이든 실수든 선거법 위반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무엇보다 SNS를 주의해야 한다. 우선, 선거 관련 게시물을 직접 게시·공유하거나, 응원 댓글을 다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대법원은 선거 관련 게시물에 ‘공유하기’, '응원 댓글', ‘좋아요’를 계속적·반복적으로 하는 행위를 선거법 위반으로 판결했다.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영상을 제작·발췌해 SNS나 유튜브에 게시하거나, 허위사실 공표, 특정 단체가 공표한 낙천·낙선 대상자 명단을 게시·전송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예비후보자의 선거 홍보물을 인터넷에 게시하거나 메일로 전송하는 행위도 위험하다. 지인이 카톡방을 개설해 교육감 후보 예비후보 등록 또는 출마 사실을 알리는 경우, 여기에 반복적인 응원 댓글 등을 다는 행위도 선거법 위반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또한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하는 취지의 결의문을 채택해 단체·노조의 홈페이지에 게시하거나 선거에 출마할 지자체장(교육감)의 성명, 사진과 함께 사업 성과, 이행 공약, 수상 내역, 구체적 발언을 올리는 것도 안 된다. '입은 화를 부르는 문' 또한 ▲학생에게 선거운동 정보를 게시·전송하거나 특정 후보의 학교 내 선거운동만을 허용하는 행위 ▲정당에 가입해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 ▲학생 대상 정당·후보자 지지도 조사 ▲수업 중 특정 정당·후보에 지지·반대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학생 대상 정당 가입 강요 ▲후원회 기부 안내 ▲특정 정당 공약 언급 등도 하지 말아야 할 선거 관여 행위다. 이번 양대 선거에서는 법령이 금지한 정치활동과 선거운동을 하는 교원이 없었으면 한다. 중국 후당(後唐)의 재상인 풍도는 ‘입은 화(禍)를부르는 문'이라며 늘 입조심을 강조했다. 선거철에 더욱 되새겨야 할 말이다.
필자는 협력교사다. 지난 2020년 8월 정년퇴임을 하고 학교를 떠난 지 6개월 만에 계약직 교원으로 돌아왔다. 협력교사는 정규수업 시간 중 수업을 보조하거나 통합수업을 진행하고, 적극적인 수업 분위기 형성에 조력한다. 주 교사가 수업을 할 때는 교실을 순회하며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을 지도하거나 소그룹을 맡아 주 교사와 같은 내용을 지도하기도 한다. 또한, 담임교사와 생활지도, 급식지도, 학습지원 등 학급의 전반적인 업무를 함께 협의하고 수행한다. 한 교실 두 교사의 효과 한 교실에 두 명의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를 하며 아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한다. 국어시간에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밀착 지도하고, 잘 모르는 수학 문제로 힘들어하면 시간 내에 풀 수 있게 보충 설명한다. 그리고 그날 공부한 책은 바로 확인해 돌려주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 고치게 한다. 담임의 협력하에 이루어지는 통합수업 역시 성취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수업이 이렇게 보람된 일인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협력교사제도가 잘 정착된다면 완전 학습이 구현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리기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오리고 남은 종이를 돌아다니며 수거한다. 아이들에게 잔소리할 필요가 없다. 쓰레기통에 종이가 들어있으면 골라내 분리수거함에 넣는다. 이상하게도 그 일이 싫지 않고 아이들이 밉지 않다. 2학년 아이들이 모든 것을 척척 하기에는 아직 어리다는 아량까지 생긴다. 수업 중 열이 나거나 다친 어린이는 보건실로 데려가고, 간혹 늦게 오는 아이는 학부모에게 전화해 사정을 듣기도 한다. 또 필통을 안 가져오면 살그머니 다가가 연필과 지우개를 빌려 준다. 학생 간에 다툼이 생겼을 때는 원만한 해결사 역할도 한다. 아이들은 협력교사는 좀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어 좋단다. 마치 담임이 엄마라면 협력교사는 할머니라고 할까? 불분명한 역할 등은 아쉬워 1년간 협력교사로 근무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다. 협력교사는 코로나 정국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그렇다 보니 학교별로 역할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우선, 수업 시수가 학교마다 주당 0~20시간으로 천차만별이다. 어떤 학교에서는 주 교사로서의 수업은 전혀 없이 보조교사 역할만 하고, 어떤 학교는 교과전담교사처럼 한 주에 20시간 수업을 한다. 홍보 부족 탓인지 학부모들이협력교사를 담임교사의 보조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있다. 협력교사도 동등한 자격을 갖춘 교사로서 학부모와 아이들 문제를 상담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안내했으면 한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오전에는 아동용 책상에, 방과 후에는 다른 학년 연구실에 더부살이하게 한다거나, 협력교사에게 교실 정리를 전담시킨다고 한다. 이런 운영은 제도의 본 취지에 맞지 않고, 학부모나 학생들이 보기에도 좋지 않다. 차후에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라는 명제는 그리스의 헤라클레이토스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을 통해 우리에게 변화의 당위성을 전한다. 교육은 '혁신' 그 자체 교육은 새로운 사회의 맥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역량을 키워준다. 전통적 지식을 제한적으로 답습하는 것은 교육이라고 하기 어렵다. 새로운 내용을 찾고, 편집해 재생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게 교육의 목표라면, 교육은 ‘혁신’ 그 자체다. 많은 이들은 우리 교육의 힘을 이야기하면서도 빠른 시대 변화에는 뒤쳐져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우리 교육이 혁신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 혁신의 역할을 해야 함을 보여준다. 우리 교육을 새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혁신’을 거부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혁신학교’는 그 이름이 무색하게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21년 기준, 17개 시·도교육청 모두에서 혁신학교를 운영 중이다. 2165개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돼 있으며, 유치원과 특수학교는 별도로 54곳이 운영되고 있다. 시·도마다 차이는 있지만 교당 3000만 원 이상의 별도 예산과 혁신학교 연수 및 컨설팅 실시, 25명 내외의 학생 수 감축, 20% 내 수업시수 증감 운영, 공모교장 및 정원의 50% 범위 교원의 초빙 등 혜택이 주어진다. 혁신학교의 성과를 대단한 듯이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막대한 혜택에서 일시적으로 얻은 성과로 봐야 한다.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일반 학교와 동등한 조건 또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혁신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진보교육감이 늘면서 혁신학교 수도 크게 증가했다. 모두의 행복과 만족을 위한 교육을 펼치겠다는 정책과는 반대로 혁신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들에게는 불이익이 생긴다는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다른 학교를 짓밟고 자신들만 행복하냐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혁신학교의 학생 수를 줄이면서 인근 학교들은 과밀에 시달린다. 혁신학교에 교사를 증원해주기 위해 다른 학교의 정원을 줄이거나 전담을 정원에서 없애는 일이 일어나고, 예산 역시 혁신학교만 혜택을 누리고 있다. 편향된 구성이 위험한 이유 혁신학교는 진보교육감들의 공약으로 시작됐다. 공모 교장제를 통해 특정 성향 인사들을 관리자로 배치하고, 초빙으로 코드를 맞추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정 집단의 입장이 반영되기 쉬운 구조 속에서는 모든 교육과정에 편향적 내용이 반영될 우려가 크다. 구조적으로 독선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들어오고, 지역교육과정이 활성화됨에 따라 혁신학교 역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혁신학교는 이름과 다르게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혁신해야 할 대상이 바로 혁신학교인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교육의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 자신들만 옳다는 생각은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 '혁신'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기모순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충북교육청 납품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건설업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데 대해 충북교총(회장 서강석)은 성명을 통해 김병우 교육감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지난 8일 청주지법은 해당 사건과 연루된 건설업자에게 추징금 4억 457만 원과 함께 1년 10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충북교총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관련자들의 처벌 및 의혹이 해소되길 바란다”며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김 교육감은 진정 어린 사과와 함께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북교총은 수사과정에서 교육청 내부인사로부터 계약체결 이전에는 공개될 수 없는 비공개 자료인 경쟁업체 가격조사표 및 비교표를 받아 최저 가격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도운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보여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강석 충북교총 회장은 “그간 민간인 비리일 뿐이라고 말하던 교육청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며 “충북교육이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충북교육청과 김병우 교육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방관하지 말고 사법기관에 자진 출두해 납품비리 진상을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8일 ‘사립학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은 재정이 열악한 임시이사 학교법인의 정상화를 위해 국가가 소송비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임시이사가 선임된 학교법인 중 재정이 열악한 학교법인들은 각종 소송 수행 시 소송비용 부담으로 대응을 하지 못해 학교법인 운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법인이 기본재산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경우, 관련 사항을 관할청에 신고하는 절차와 내용도 구체화했다. 초·중등학교 사무직원을 신규채용할 때 공개 전형으로 진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용권자는 채용 분야와 채용 인원, 지원 자격 등에 관한 사항을 지원 마감일 20일 전까지 시도교육청과 학교 누리집 등에 공고해야 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해 8월 공포한 사립학교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교육부는 “채용하려는 직무 분야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으로 전형을 실시해 사무직원 채용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사립유치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해 상속세를 감면받게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도 의결됐다. 교육부는 “가업상속공제 대상인 어린이집과의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설립자 사망 시 상속세 부담으로 우수한 사립유치원 운영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3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사립유치원 지원 및 공공성 강화 후속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유치원 경영 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이어야 상속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사립유치원의 73.4%인 2277개 원이 해당한다.
19세기 중반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페스트는 파스퇴르에 의해 백신이 나올 때까지 유럽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1800년대의 페스트가 프랑스의 도시 리옹을 휩쓸 때, 시민들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 손에 손에 촛불을 밝혔습니다. 모두 신성하고 거룩한 푸르비에르 언덕에 모여 페스트를 쫓아달라고 기도합니다. 간절한 기도에 대한 응답인지 페스트는 점점 기세가 누그러뜨리더니 사라졌습니다. 리옹 시민들은 감사의 마음으로 푸르비에르 언덕에 성모마리아 상을 세우고 12월 8일에 제막합니다. 이날이 되면 리옹 시민들이 창가와 대문에 촛불을 켭니다. 거리마다 밝혀진 촛불들은 거대한 하나의 빛이 되고 그 모습은 아름답고 장엄합니다. 우리도촛불로 그려낸 아름다운 모습이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 모여들었던 거대한 촛불의 행렬입니다.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이 모여 뜨겁고 눈물 나는 광경을 보여주었습니다. 홀로 어둠을 밝히던 촛불이 모여 염원이 되었고, 그것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의 촛불 집회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평화시위의 본보기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촛불의 미학』은 그가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저서입니다. 시적 문장과 철학적 명상으로 가득한 이 책의 끝맺음 문장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작업자를 다시 발견하고 그를 나의 판화 속에 다시 들어가게 할 시간이 내게 아직 있는 것일까?”입니다. 그는 조용하게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며 상상력으로 찾아내는 몽상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과 시를 넘나들면서 존재의 무한한 확장을 추구해온 그의 인생이 타오르는 촛불의 불꽃처럼 다가옵니다. 촛불은 하나의 세계입니다. 바슐라르는 촛불에 대한 글을 씀으로써 영혼의 부드러움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몽상을 꿈꾸는 존재는작은 불빛의 이미지의 도움을 받아 작은 등불과 꿈꾸는 영혼 사이 유사성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꿈과 희미한 빛 속에서 동일한 인내가 유지되고, 시간은 심화됩니다. 이미지들과 추억은 합류하고 상상력과 기억의 융합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는 몽상의 모든 모험에 자신을 개방하고 시인들의 세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우리는 명상하는 철학자의 독방 이미지를 우리 자신을 위해 다시 상상할 때, 동일한 책상 위에서 촛불과 모래시계를 본다. 이 두 존재는 인간의 시간을 말하고 있지만 그 스타일은 얼마나 다른가! 불꽃은 위를 향해서 흘러가는 모래시계이다. 불꽃은 부서져 내리는 모래보다 가벼운데도 자신의 형태를 만들어 낸다. 마치 시간 자체가 무언가 해야 할 게 항상 있는 것처럼 말이다. 불꽃과 모레시계는 평화로운 명상 속에서 가벼운 시간과 무거운 시간의 교감을 표현한다. 나의 몽상 속에서 그것은 아니마의 시간과 아니무스의 시간의 교감을 말한다. 나의 상상적인 고독한 방에 촛불과 모레시계를 한데 모을 수 있다면, 나는 시간, 흘러가는 날아가는 시간에 대해 몽상하고 싶다. p. 37 정초가 지났습니다. 팬데믹으로 잠시 접어두었던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려 합니다. 새벽 기도를 하였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한 자리에서 촛불이 타오르는 곳에 있는 위대한 이를 보았습니다. 깊은 눈빛으로 조용히 그리고 경건하게 저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리옹의 기적’이라 불리는 촛불의 기도처럼 모든 이가 진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물러나기를 원한다면 올해의 끝자락에는 아름다운 빛의 축제로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그날을 기다립니다. 『촛불의 미학』, 가스통 바술라르지음, 김웅권 옮김, 2008, 동문선
"어제 경주에 계신 은사님께 교단 수기 시상식에 참석한다고 연락을 드렸어요. 은사님께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소통하는 지금이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반 아이들이 글을 쓸 때, 곁에서 수기를 썼는데 선물처럼 수상했어요.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자양분이 될 것 같습니다. 새봄이 되면 찾아올 예쁜 아이들을 맞아서 행복한 1년을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2022 교단 수기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황경희 충남 석양초 교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스승이 걸었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따라 걷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상과 금상 수상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권택환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은 축하 인사를 통해 “글을 통해 감동을 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수상 작품을 읽으면서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올해 교단 수기는 ‘선생님의 선생님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했다. 심사위원 윤연모 시인은 “현직 교사들의 자랑스러운 글을 읽고 아련하게 은사들이 떠오른다”며 “제자가 교단에 설 때 스승의 교육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어 “올해 수상 작품들이 특히 감동을 주는 이유는 선생님들의 무한한 헌신에 있다”며 “심사를 할 때 스승과 제자의 사랑이 두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아름다운 성공으로 이끌었는지를 살폈다”고 설명했다. 대상을 수상한 황 교사는 ‘자전거를 탄 풍경’을 출품했다. 사고로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학교 가기를 꺼렸던 제자를 위해 자전거로 왕복 1시간을 달려 등교를 도왔던 스승에 대한 이야기다. 황 교사는 “다리에 생긴 상처 때문에 학교 가기를 무척 싫어했고,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결석하곤 했다”라고 썼다. 선생님은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제자를 위해 직접 자전거를 끌고 집까지 찾아왔고, 자전거에 고무통을 설치하고는 그곳에 제자를 태워 등교시켰다. 제자는 그런 스승의 모습에서 ‘우직한 사랑’을 느꼈고, 그 마음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가 됐다. 금상은 양미희 경기 김포금빛초 교사와 이만희 대전맹학교 교사, 이한영 충남 서령고 교사에게 돌아갔다. 양미희 교사는 “교단 수기를 쓰면서 좋은 은사, 추억이 있는 선생님이 계시다는 게 무척 기뻤다”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 아이들을 더 따뜻하게 감싸고 가르치는 교사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한영 교사는 “훗날 책 한 권을 내는 게 꿈이었는데, 그 안에 담임 선생님과의 이야기를 꼭 담고 싶었다”며 “미리 생각하고 써볼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선생님과 같은 마음으로 교직생활을 하겠다”고 했다. 이만희 교사는 “학생과 선생님으로 만나 동료 교사로, 이제는 교사와 관리자로, 오랜 세월을 함께한 선생님이 계신다”면서 “선생님은 늘 함께 하는 내 인생의 별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선생님처럼 그런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단 수기 수상 작품은 본지에 순차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유치원에 보건교사와 영양교사를 둘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학교보건법과 학교급식법에 따라 유치원에 보건·영양교사를 배치할 수 있지만, 유아교육법에는 관련 내용이 빠져 있어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교육부는 3일 유치원 교사의 종류에 보건·영양교사를 추가하고 자격 기준을 규정한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회에 제출돼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즉시 시행된다. 개정안은 유치원 교사의 종류에 보건교사(1급·2급)와 영양교사(1급·2급)를 추가하고 보건·영양교사의 자격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또 사립유치원을 ‘법인 또는 개인이 설립·경영하는 유치원’으로 정의해 설립·경영 주체를 명확히 했다. 기존에는 ‘법인 또는 사인(私人)’으로 정의했는데 ‘사인’에 대한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국교총은 이달 ‘득이 되고 보탬이 되는 신규가입 이벤트’를 진행한다. 기존 교총 회원이 신규 회원을 유치하면 기존 회원과 신규 회원 모두에게 선물을 증정한다. 2월 신규가입 이벤트 선물은 소형 캐리어(14인치)다. 이벤트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고 이벤트 게시글의 댓글로 신규 회원으로 가입한 선생님의 성명과 소속, 연락처를 기재하고 등록하면 된다. 2월 당첨자 발표는 3월 10일 예정이다. 문의 한국교총 회원복지국 02-570-5553
한국교원대학교는 10일 세종시교육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양 기관은 △세종시교육청 고교학점제 추진에 관한 공동 협력 △원격연수 콘텐츠 공동 개발 △대학 교육과정 내 세종교육정책에 관한 과목 개설 및 운영 △교육정책연구소 초빙연구자 참여 협력 등에 협력한다. 김종우 한국교원대 총장은 “현재 교육당국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통합학교 운영지원, 융·복합교육, AI, ICT 교육, 특수교육 등)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 및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협력하여야 한다”며 “세종시교육청 및 단위 학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협력하고, 우리나라 교육에 미래지향적 혁신 모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국교원대와 세종시교육청은 2012년 처음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창의·융합교육과 유아·특수·영재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접히 협력해왔다.
한국교총(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교육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비상시 교원자격 없는 대졸자를 강사로 채용해 초·중·고등학교 수업을 담당할 수 있게 한 데 대해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무자격자에게 단독으로 정규수업을 허용하는 것은 방역을 핑계로 교원자격체계의 근간을 훼손하고, 교육전문성과 학생의 학습권을 무시한 땜질식 방안이라는 주장이다. 10일 보도자료에서 교총은 교육부의 방안이 교육을 단순한 지식 전달로 치부하는 안일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거에도 무자격자를 교원으로 임용한 후 추후 교원자격을 취득하는 ‘개방형 임기제’와 교육감이 교원표시과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권한 이양 방안 등을 제안했다가 거센 반발로 철회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에도 ‘고교학점제 종합추진 계획’에서 시간제강사와 기간제 교원을 무자격자로 임용할 수 있는 법안을 여당을 통해 발의했다가 비판 받았다고 덧붙였다. 교총은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도 아닌 교육부가 먼저 제안했다는 점에서 참담함마저 느낀다”며 “교원 역량은 가르치는 교과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교사로서의 소명 의식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단순히 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과 특정 연령대의 학생에게 효과적인 교육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교총은 “우리나라는 교원자격에 대한 국가적 인정제도를 바탕으로 우수 자원의 교직 유입과 교육력 강화라는 선순환 시스템을 갖춘 바 있다”며 “무자격자에게 학교 수업을 맡기는 것은 우수한 시스템을 스스로 버리는 것이자 교육에 대한 국가책무를 저버리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비상상황을 대비해 교원 대체 인력풀을 구축하라고 누차 강조해왔음에도 교육부는 2년이 지나도록 이 같은 요구는 등한시하다 이제 와서 내놓은 대책이 무자격 강사 양산이라니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하윤수 회장은 “이미 중·고등학교에는 기간제 교사 등 비정규직 교원이 전체 교원의 1/6이 넘는다”며 “무자격자 임용 등 교직 개방 계획을 즉각 멈추고, 대체 인력풀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학교에 지원하는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10일 교육부가 교섭을 의도적으로 지연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교섭 조인식 개최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의 교섭 해태에 대한 중재‧조정을 위한 중앙교원지위향상심의위원회(이하 중교심) 개최를요구했다. 교총은 “지난해 12월 1일 교총과 교육부는 총 25개조 35개항의 교섭합의안 조정까지 완료했다”며 “그럼에도 교육부는 조인식 일정을 연기해 해를 넘기고 지금까지도 불성실 교섭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다른 교원노조 조인식 일정과 너무 차이가 나면 곤란하다는 납득 못할 이유로 조인식을 미루고, 교섭 해태에 대한 중재·조정절차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 게 교총 주장이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일정 잡기가 어렵다는 설명에 대해서도 불신을 나타냈다. 유은혜 부총리가 최근 1~2주간 국가교육위 출범 국회간담회, 시도교육감 신년간담회, 미디어학생정책참여단 정책제안 한마당 등의 행사는 참석하고 있어서다. 교총은 "부총리 일정이 안 나와 조인식을 못하겠다는 것은 교원들의 염원이 담긴 교섭안을 짓밟고 능멸하는 행태와 다름없다”며 “교육부는 터무니없는 핑계만 대지 말고 교섭조인식을 즉각 개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육부의 일방적인 교섭 해태에 대해 더 이상 관용과 협치는 없다”며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활동을 전개할 것이며, 이후 발생하는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비상식적 교섭으로 일관하는 교육부 관련자와 부총리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중교심 개최를 통해 교섭 해태에 대한 법적 중재 절차에 돌입할 방침도 밝혔다. 하윤수 회장은 “법이 보장한 교섭권을 무력화하고 교원들을 무시한 데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교육부는 교섭 해태에 대해 전국 교원에게 사과하고 즉시 조인식을 개최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학교에 대한 코로나 역학조사‧진단검사 업무 부과 방침을 철회하고 보건당국에서 전담할 것을 교육당국에 공식 요구했다. 비전문가인 교원에 대한 과도한 방역업무 부과는 학생 교육을 저해할 뿐 아니라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다. 교총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학기 방역 및 학사운영방안에 대한 개선 요구서’를 10일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요구서에서 교총은 명확한 ‘학사운영 유형 결정 기준’ 마련을 주문했다. 확진‧격리 규모별로 촘촘한 기준을 마련해 학사 혼란과 민원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또한 교원 등의 확진·격리 시 수업과 학교 운영 공백이 없도록 충분한 대체 인력풀구축·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교육부가 대체인력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교원자격증이 없는 강사까지 활용토록 교육청에 권고한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을 빌미로 교원자격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자 전문성을 무시한 땜질식 방안으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총은 “업무연속성계획 수립만 지시하는 등 언제까지 학교에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더하기만 하고 보고·집계 행정까지 부담시키는 것으로 할 일 다 했다고 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본질적인 수업과 평가에 대한 지원이 아닌, 강사나 대학생의 수업 외 케어와 현금 지급 위주의 방식은 학교행정만 늘릴 뿐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비만, 소아당뇨 등 기저질환 학생들에 대한 대책과 학생 간 거리두기를 위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보건용 마스크 지원도 요구서에 담았다. 하윤수 회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각종 지시와 업무를 더하는 게 아니라 하나라도 덜어주고 지원해 교원들이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광보건대(총장 백준흠)는 9일 전북도 내 9개 대학과 8일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3.0)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참여 대학은 전북대, 군산대, 우석대, 원광대, 원광보건대, 전주대, 호원대, 군장대, 전주기전대, 전주비전대다. 이들 대학은 LINC 3.0 사업 구축 및 산학연협력 활성화를 위해 상호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상호 긴밀한 업무 협력을 통해 ‘산학연협력 활성화 및 지속가능성’을 위한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미래 산업에 대비하는 인재양성, 고부가가치 창출 기업가형 대학, 산학연협력 지속성 제고를 위한 기반 강화, 미래 선도형 혁신인재양성, 글로벌 산학연협력을 위한 공동 네트워크 운영 등 함께 성장하는 공유·협업 생태계 조성에 협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학 간 특화분야 공유·협업 활성화를 비롯한 상호 컨설팅 등으로 도내 산학연협력 후발 대학의 성장을 지원한다. 원광보건대는 LINC 3.0사업 3개 유형 중 '전문대 수요맞춤성장형'과 '협력기반구축형'에 지원한다. 전북대는 '기술혁신선도형', 군산대·우석대·원광대·전주대는 '수요맞춤성장형', 호원대는 '협력기반구축형', 군장대·전주기전대·전주비전대는'전문대 수요맞춤성장형'과 '협력기반구축형'에 지원할 계획이다. 백준흠 총장은 “우리대학은 지난 10년간 LINC사업과 LINC+사업을 통해 지역의 산업체와 연계하여 산학협력 생태계를 혁신하는 데에 노력해 왔다"며 "3단계 LINC 3.0사업을 통해 산학연 공유·협업체계를 고도화해 지역사회 및 산업체와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여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는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선생님, 제 삶의 든든한 바퀴가 되어주신 저의 첫 선생님! 송골송골 땀으로 범벅된 얼굴에 착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쓸어내며 자꾸만 자꾸만 뒤돌아보시던 선생님의 그 눈빛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지금은 어디에 계신지도, 어쩌면 밤하늘 아름답게 빛나는 큰 별이 되셨겠지요. 어느덧 40년이 훌쩍 넘었는데 그 옛날 이미 선생님은 반백 년을 넘은 지금의 제 나이보다 훨씬 연세가 많으셨으니까요. 희미한 어릴 적 기억 저편에서 세월을 돌고 돌아도 빛바래지 않고 또렷이 천연색으로 남은 자전거를 탄 풍경 하나! 작은 체구의 선생님과 부서질 듯 여렸던 한 꼬맹이가 흐드러진 벚꽃길 신작로를 내달리던 그 날의 자전거 페달은 이 순간에도 제 가슴속에서 힘차게 돌고 있습니다. 숨소리, 바람 소리, 오가던 눈빛, 손으로 전해지던 감촉까지 고스란히 그대로! 어려서부터 병약했던 제가 갑자기 찾아온 복통 때문에 아버지가 다급히 저를 자전거 뒷좌석에 앉혀 한참을 가야 하는 동네 약방으로 달려가던 중에 힘겨운 오르막길에서 자전거가 잘 나가지 않자 앞만 보고 더 세게 페달을 밟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더 힘만 들고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질 않아 그제야 고개를 숙여 살펴봤더니 제 오른발이 자전거 뒷바퀴에 끼여 이미 떨어져 나온 살점과 삐져나온 뼈 사이로 흥건히 피가 고일 만큼 아찔한 사고였답니다. 그 이후 저는 자전거만 보면 기겁을 했고 한동안 걷지를 못해서 또래 친구보다 1년 늦은 나이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남들 다 입는 반바지, 치마도 다리 흉터 때문에 못 입고 2학년이 된 친구들을 볼 때면 속이 상해서인지 저는 학교 가는 것을 너무 싫어했다고 합니다. 노상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 가기 싫어하는 제가 처음엔 엄마도 안쓰러웠는지 결석이 잦아졌고 그 맛이 든 저는 아침마다 엄마랑 승강이를 벌였던 기억이 가물가물 피어납니다. 결국엔 꾀병도 안 통하게 되며 엄마가 힘센 언니 손에 저를 맡기면서 종종걸음으로도 족히 왕복 3시간이 넘는 등하굣길을 끌려다니다시피 하며 학교에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내일은 또 무슨 핑계로 학교 가지 않는다고 할까?’하고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날이 밝으면 읍내로 시장 보러 가자는 엄마와 아빠의 대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습니다. 다음 날 학교 갈 시간이 되었는데도 힘없이 누워 진짜 아파서 학교 못 가겠다고 하는 저를 한동안 내려다보시던 엄마는 언니에게 우리 선생님께 동생이 아파서 학교에 못 간다는 말을 전해 달라며 쪽지 한 장을 건네주었고 언니 혼자 학교로 갔습니다. 저는 ‘야호, 드디어 학교 안 간다.’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지요. 엄마는 언제 시장을 가시려는지 이것저것 집안일을 하시기 시작하셨고 이미 들뜬 저는 슬그머니 일어나 엄마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나들이 갈 생각으로 신나 있었습니다. 그때 저 멀리서 자전거 한 대가 우리 집으로 난 길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손님이 오는 것 같아 누군가 궁금해서 달려가던 저는 그만 그 자리에 얼어 붙어버렸습니다. 학교에 계셔야 할 담임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선생님은 제 어깨를 한 번 쓰다듬고 저쪽에서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시더니 두 분이 함께 낮고 넓은 고무통 하나를 자전거 뒤쪽 사람 앉는 곳에 이리저리 엮어가며 꽁꽁 동여맸습니다. 그런 다음 선생님이 저를 번쩍 안아 통속에 앉혔고 몸집이 작았던 저는 통속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엄마랑 인사를 나누신 선생님은 제 책 보따리를 어깨에 두르시고 자전거에 걸터앉으시더니 제 양팔을 선생님 허리에 단단히 붙들게 하신 후 천천히 출발하셨습니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무서워서 집 쪽만 바라보던 제 눈엔 잘 갔다 오라는 듯 손을 흔드는 엄마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몸과 선생님의 페달 밟는 소리가 고막을 후빌 때쯤 비로소 저는 정신이 번쩍 들어 떨어지지 않으려고 선생님 허리를 점점 세게 부여잡았습니다. 그렇게 우리 선생님 자전거 차에 실려 저는 때늦은 등굣길에 올랐습니다. 삐거덕거리며 울퉁불퉁 좁은 길을 달리던 자전거 차는 한참 만에 드디어 넓은 신작로로 접어들었고 오가는 사람 아무도 없는 그 길을 롤러코스터 타듯 나아갔습니다. 오르막길에서는 선생님께서도 힘에 부치셨는지 자전거를 끌고 가기도 하셨고 가파른 내리막길에선 속도를 천천히 낮추며 아주 조심조심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날 자전거 뒤 고무통에 앉아 두려움에 떨면서도 선생님의 굽은 등보다 땀으로 범벅된 얼굴을 더 많이 보았습니다. 조금 달려가다 뒤돌아보고 또 조금 달려가다가 뒤돌아보고 잠시 멈춰 고무통을 묶은 줄을 살피기를 반복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머리카락은 바람에 나부껴 사자 머리 같았습니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단단히 선생님 허리춤을 붙잡던 저의 양손도 땀이 배어 끈적거렸습니다. 그렇게 제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선생님 자전거 차를 타고 저는 학교에 도착하였습니다. 손에 이끌려 교실에 들어가서 제 자리에 앉았지만 긴장되어 눈도 못 마주치던 그때 이 제자를 선생님은 기억하실까요?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시면서도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저를 향해 씽긋 미소를 지으시며 살포시 안아 내려주었던 선생님의 눈빛과 감촉이 지금도 너무 또렷합니다. 족히 50여 명이 넘던 교실에서 그냥 한 명 안 오면 더 편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왕복 1시간을 넘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챙겨주셨던 그 마음을 그때는 오히려 혼날까 봐 무서워했고 엄마랑 집에서 놀고 시장 구경도 가야 하는데 억지로 끌려 온 것 같아 원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날 선생님의 자전거 차가 단방약이 되었는지 신기하게도 두 번 다시 학교 가기 싫다는 투정도 부리지 않았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그때 연약했던 그 제자는 평생 가슴속에 그 자전거 차를 떠올리며 날이 갈수록 더 짙어지는 선생님의 우직한 사랑을 지금 품속의 아이들에게 나누려 노력하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그토록 무서워서 근처도 못 갔던 자전거는 제 건강을 지키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수단이 되고 깊은 트라우마만큼 긴 시간이 걸렸으나 발목을 드러내며 옷을 입을 수 있는 용기도 생겼습니다. 그날 선생님의 자전거 차는 요즘 말로 사람들이 말하는 제 삶의 터닝포인트였습니다. 그냥 하루 학교 가기 싫은 아이 한 명을 교실로 데려온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슴에 행복한 자전거 차를 품고 쉬지 않고 페달을 밟을 에너지를 샘솟게 해준 참 가르침이고 무엇으로도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지금껏 제가 탄 차 중에서 가장 안전하고 포근하며 사랑이 듬뿍 담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물 자동차였습니다. 그리워하다 보면 서로 닮아가나 봅니다. 세상이 너무나 많이 변한만큼 그때와 지금의 현실은 확연히 달라 지나친 관심과 배려는 오히려 경계와 의심의 불씨가 되기도 하며 서류상 확실하면 결석을 하더라도 아이를 챙기러 집까지 갈 필요도 또 그럴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하지만 전날까지도 별다른 점이 없었는데 갑작스러운 이유로 결석하거나 아픈 아이가 입원이라도 하면 전화로 목소리를 듣던지 직접 찾아가서 안전을 확인해야 하고 먼 거리라도 퇴근길이나 주말에 병문안 가서 토닥거려 주고 와야 제 마음이 편안합니다. 아이들과의 일상은 늘 티격태격 돌발 상황의 연속인지라 교단에 서면서 좌충우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변할 수 없었던 것은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온전히 소통하는 것이었습니다. 교사는 반 아이들에게 두루 고루 사랑을 나눠주되 아이들에겐 자신이 선생님의 특별한 존재이길 원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런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보듬으며 제가 선생님께 느꼈던 것처럼 그 언제라도 우리 아이들의 가슴 속에 살아 빛나는 그런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몇 해 전 학부모가 예쁜 손 글씨로 직접 만들어 준 액자 속 ‘황경희 선생님을 만난 것은 축복이고 사랑입니다.’ 글귀를 볼 때마다 늘 선생님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가물가물 스쳐 가는 수많은 선생님 중에서 분명하게 기억나는 그 얼굴 그 존함. 선생님! 언제 어디서든 지켜봐 주세요. 철딱서니 없었던 꼬맹이들을 혼내시기는커녕 두 팔 크게 벌려 품어주셨던 때론 친구 같고 아버지 같고 할아버지 같았던 그 인자하신 선생님 모습이 지금껏 세상에서 제가 만난 가장 자상하고 따뜻하며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의 생채기로 세상 밖에 나가기 두려웠던 꼬맹이를 쓴소리 하나 없이 몸소 실천으로 치유해주셨던 그 가르침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그 자전거 차를 끌며 선생님을 닮은 듬직하고 따뜻한 교사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너무도 뵙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 [수상 소감] 걸음걸음, 선생님과 닮았다 ‘행복은 감사하는 사람의 몫이다’라는 그 말처럼 교단수기를 쓰던 순간 설렘부터 3차 백신 접종 대기 순간 긴장을 한 번에 내려놓게 해 주었던 당선소식, 그 뒤 며칠 동안 수소문 끝에 찾은 은사님의 행복한 노후생활 확인까지 감사한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이었는데 어쩌면 그 속에 스며있는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을 고마운 은사님들을 향한 그리움과 감사, 향수를 공감할 수 있었기에 뽑혔을 뿐, 이 상은 모든 분이 함께 받는 상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한 해 1학년 담임을 맡아 느꼈던 나름대로의 고충과 보람 속에서 문득 문득 꺼내 보았던 선생님과의 아련한 추억을 우연히 ‘선생님의 선생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아 응모했는데 이렇게 큰 기쁨을 누리게 되어 감사합니다. 학기 초 우리 반 꼬맹이가 학교버스에서 내려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점점 커지는 울음소리가 온 학교를 울리며 모두가 당황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혼자 화장실 가기가 무서워서 그런 것임을 인지한 후 제가 실천했던 건 그 아이가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둘만의 신호로 함께 나가서 저는 화장실 출입구 앞에서 규칙적인 발소리를 내며 아이에게 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며 안정시키는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두려움을 걷어낸 그 아이는 이제 학교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쾌활하게 생활하며 1년 동안 끊임없이 저에게 색종이로 접은 반지, 팔찌 같은 보석을 넘치게 선물했습니다. 어쩌면 그 아이도 지금 제 나이쯤 되었을 때 제 가슴속 우리 선생님처럼 제가 남아 있을까요? 사랑은 관심이고 소소한 실천이며 그 작은 것이 누군가에겐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을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실감하며 노력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것에 또 희망이 샘솟습니다. 돌이켜보면 45년을 돌고 돌아 만난 은사님과 저의 밟아온 걸음걸음이 닮아 있었습니다.
강민정(더불어민주당) 국회 교육위원이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청소년 참정권 확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9일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강민정(더불어민주당) 국회 교육위원 주최로'청소년 참정권 확대, 학교와 교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 노원구 서울중현초등학교(교장 김병영)는 9일 오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급식실 학년별 시차 배식 및 지정좌석제 운영을 위해 교사들이 지정좌석을 설치하고 있다. 서울중현초 2학년 학생들이 9일 오전 학생 이름이 적힌지정된 좌석에서 급식을 먹고 있다.
[에듀테크 NOW] ⑫ 플랭 '플랭'은 AI를 활용한 영어 회화 앱이다. 개인의 어휘력과 문장 길이 소화능력, 발음정확도를 분석해 수준에 맞는 문장을 반복 학습하도록 지원한다. 음절은 물론 음소까지 세세하게 분석해 정확한 발음을 유도한다. 눈여겨볼 부분은 영어 교과 '교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관리에 필요한 기능을 탑재한 공교육 버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성인 수준에 맞춘 일반 버전과 달리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핵심 표현이나 문법과 관련된 문장을 제시한다. 단순히 텍스트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해당 표현이 들어 있는 유튜브 영상을 함께 제공해 동기를 유발하고 대화의 맥락 이해를 돕는다. 학습은 동영상을 통해 상황을 이해한 후 해당 표현을 직접 영작해보고 발음을 분석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마지막 따라하기에서는 동영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빙해볼 수 있어 성우가 되어보는 재미도 있다. 사용자 수준에 맞는 단어만으로 표현 가능한 적당한 길이의 문장이 제시되므로 영작에 대한 부담도 적다. 학습 후에는 3단계 복습이 이어진다. 1단계에서는 한글 문장을 보고 주어진 단어를 조합해 문장을 만들어 보고, 2단계에서는 한글 문장을 가린 채 주어진 단어를 조합해 본다. 마지막 3단계는 한글 문장이나 예시 단어 없이 동영상만 보며 영작해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상황만 보고도 저절로 영어 표현이 튀어나온다는 설명이다. 플랭은 교사의 학생 세특 관리에 필요한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학생별로 알고 있는 단어 수, 말할 수 있는 문장 길이, 수행평가 진행 상황 및 점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학생에게 추천된 문장과 영상, 상세 발음 점수, 학생의 영작 변화, 음성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정보를 분석해 학생이 어려움을 겪는 학습 단계와 학습 패턴, 적절한 지도 방법과 조언도 제공한다. 학급별 학습 진도 현황과 수행평가 점수 등도 확인 가능하다. 학생용 대시보드에는 수행평가 기준, 수행 현황, 발음 정확도, 복습 트레이닝 성공률, 영작 유사도 등의 정보가 나온다. 수행평가 점수가 없는 초등학생이나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는 점수 대신 도전 과제 성취에 따른 트로피 등을 제공해 동기를 부여한다. 플랭에 대한 현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진행한 체험 서비스에 참여한 일선 교사들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호평이다. 스타트업이라 마땅한 홍보 수단이 없는 가운데서 진행한 체험 서비스 모집에도 일주일만에 50개 학교가 참여했다. 이용을 원하는 학교는 이메일(julie@plang.ai)로 신청 가능하다. 강민규 플랭 대표는 "여러 학생이 함께 듣는 수업 시간에는 충분한 영어 말하기 연습이 어렵고, 선생님들의 세특 관리도 힘들 수밖에 없다"며 "플랭을 이용하면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반복 연습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학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학 도서관의 자료 이용 패러다임이 전자책(e-book) 등 전자자료 중심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실시한 '2021년 대학도서관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자료구입비의 70.3%가 전자자료 구입에 사용됐다. 전자자료 이용 현황을 알 수 있는 '재학생 1인당 상용DB이용 건수'도 277.1건으로 전년도 253.7건 대비 약 9.2%로 증가했다. 전자책 도입 확대에 따라 국내 대학 평균 이북(e-Book) 종수 합계는 17년 3만9556종에서 20년 5만5515권으로 증가한 데 이어 21년에는 8만2213종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재학생 1인당 전체 자료구입비는 2020년 10만5250원에서 2021년 10만1851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재학생 1인당 대출 책수도 같은 기간 4.0권에서 2.3권으로 42%가량크게 줄었다. KERIS는 2009년부터 매년 대학 도서관의 소장도서와 도서관 이용, 자료구입비 등 학술정보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국 433개 대학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분석 결과는 학술정보통계시스템(Rinfo)과 KERIS 홈페이지에 탑재된 ‘2021년 대학도서관 실태조사 결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장상현 KERIS 대학학술본부장은 “코로나19로 급속히 변화된 대학 도서관 이용 환경을 고려해 학생, 연구자가 편리하고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자자료 확충, 빅데이터·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대학도서관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대학의 연구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