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470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찜통 같은 더위의 기세에 밀려 음기(陰氣)가 세 번이나 굴복하여 엎드린다하여 삼복(三伏)더위를 슬기롭게 보냈던 조상의 피서문화가 있다. 피서가 우리생활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올 여름 들어 더욱 실감하였다. 무더운 여름철인 7, 8월에 가족단위로 피서지를 찾아 가는 자동차의 행렬이 명절과 맞먹을 만큼 교통 혼잡을 이루었다. 대부분 2~3일을 피서지에서 더위를 피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매식을 하며 피서를 한다. 물놀이 중심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가족 간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피서를 하고 있다. 우리가족도 오래 전부터 여름피서를 해왔다. 차가 없었던 70년 대 후반에도 버스를 타고 물 맑고 숲이 우거진 계곡을 찾아 당일 일정으로 피서를 다녀왔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불편했을 텐데도 즐겁기만 했었다. 음식을 만들어 먹으려니 그릇과 반찬 등 많은 짐을 옮겨가며 어른들을 모시고 이름난 계곡을 찾아다녔다. 오남매가 모두 결혼 하고 부터는 여름피서와 생신 때 쓸 비용을 매달 적립하여 비용부담을 줄이니까 모두들 여름피서를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가 되었다. 단양의 상선암 계곡, 소백산 계곡, 용하구곡, 송계계곡, 쌍곡 계곡, 화양구곡, 덕동계곡 등 충북의 북부지방의 유명한 계곡을 찾아 가족휴가를 즐겼다. 아이들을 데리고 피서를 다니자니 여자들이 너무 힘들어 하였다. 그래서 피서지에 가면 힘든 일과 설거지는 삼형제와 매제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남자들이 도맡아서 했다. 염소고기를 삶아먹으며 보양식을 즐기기도 했다. 고향에서 생산되는 ‘대학 찰옥수수’ 와 복숭아, 수박을 간식으로 먹으며 아이들의 물장구치는 모습에 웃음소리가 정겨웠다. 그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모닥불 앞에서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며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몰랐다. 시내버스를 타고 다닐 적엔 지나가는 트럭을 세워서 타고 다니기도 했다. 봉고버스를 전세 내어 다니다가 한 집 두 집 차를 마련하면서는 짐을 싣고 다니니 비교적 여름휴가가 즐거웠다. 계곡에 천막을 치고 1박을 하며 피서를 하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가족 피서도 정착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새우잠을 자면서도 1년에 한번 가족이 모여서 즐기는 피서는 빠지지 않으려 한다. 올 여름피서지 엔 차가 열대가 모여들었다.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면서 물놀이 기구의 숫자도 늘어났다. 나이든 어른들은 손주들 봐주시느라 피서가 아니라 도리어 땀을 흘리지만 그래도 손주들의 재롱이 귀여워 너무 좋아하신다. 그 동안 세월도 많이 흘러 안고 업고 피서를 다니던 아이들이 결혼을 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피서에 참여하고 있다. 휴양림 통나무집에서 피서를 하다가 인원이 너무 많아지니 단독 펜션을 빌려서 피서를 하고 있는지도 어언 10여년이 된다. 아이들이 자라니 조카들과 사위들이 모이면 족구시합을 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펜션 마당에 족구장이 없으면 인근에 있는 족구장을 찾아 땀을 흘리며 이열치열로 피서를 하고 있다. 어두워질 때까지 족구를 하다가 숙소로 돌아와 삼겹살파티를 하면 모두가 맛있게 먹는다. 역시 화합은 음식을 먹는데서 이뤄지는 것 같다. 시원한 맥주와 특별히 준비한 술까지 마시며 노래 소리가 들린다. 우리민족은 흥이 많은 민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년 전에 남양주에 있는 아담한 별장을 빌려 놀았는데 올해는 청풍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펜션에서 여름피서를 하였다. 어린아이들까지 모두 30여명이나 되었다. 모두 오남매와 친손, 외손, 증손자까지 한자리에 모이니 노모께서는 증손자를 안아주고 대견해 하시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며 좋아하신다. 친인척도 멀리 살면 이웃사촌만 못하다는 말도 있는데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여름휴가철에 만나서 즐기는 피서문화가 가족 간의 끈끈한 정으로 연결해주는 고리역할을 하는 것 같다. 서로 촌수도 알게 되고 집안의 큰일이 있을 때 만나도 서먹하지 않으며 친인척의 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핵가족화로 가족이 흩어져 살면서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인 대가족제도를 보완해 주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가족단위 피서문화가 아름답게 정착하고 있는 것 같다.
하나라도 더 많이 보고 느끼는 여행을 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일찍 일어나 숙소인 풍성중주호텔을 나섰다. 아내와 주변을 산책하며 휘현사람들이 아침을 맞이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이시진은 우리나라의 허준처럼 중국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의학자로 본초강목을 지었다. 사거리에 서있는 이시진 동상 주위에서 요가를 하거나 노점상에서 아침을 사먹는 사람, 길거리를 빗자루로 쓸거나 차로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 문이 닫힌 우체국과 열무처럼 단으로 묶은 옻순도 보였다. 아홉 송이 연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처럼 높이 1700m의 9개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는 구련산을 구경하기 위해 아침 식사 후 호텔을 출발해 1시간 정도 회룡으로 이동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자주 빵빵거려 빵차로 불리는 소형봉고차들이 줄지어 기다린다. 비좁아 편하게 앉을 수 없는데다 한창 공사 중인 비포장도로를 빠른 속도로 30여분 달려 엉덩이마저 의자에 붙어있을 새가 없다. 다시 전동카로 갈아타고 천호폭포와 엘리베이터가 있는 구련담까지 20여분 가다보면 주변의 풍경들이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아름다워 눈이 호강한다. 전동카에서 내린 후 길을 따라 200여m 올라가면 높이 120m의 천호폭포와 구련산 정상 부근의 서련촌과 서련사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나타난다. 주차장에서 앞쪽 작은 언덕을 넘어서면 선지협에서 흘러내리는 천호폭포의 물줄기와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들이 모인 구련담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호폭포는 하늘에서 보면 주전자처럼 물이 쏟아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가 내리는 날은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해본다. 폭포 주변이 전부 추억남기기에 좋을 만큼 멋진 풍경이다. 999개의 계단을 걸어서 오르면 힘이 들겠지만 탑승구 벽에 방문객을 환영한다는 한글안내문이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유리를 통해 천호폭포와 구련담, 하늘 문처럼 생긴 천문구와 아름다운 폭포가 이어지는 선지협을 구경하며 순식간에 높이 160m 위쪽의 상부하차장에 도착한다. 서련촌과 서련사는 도원명의 무릉도원처럼 웅장한 산속에서 자신들만의 문화와 역사를 일궈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때 전원주택이 붐을 이뤘었다. 멋진 풍경이 이곳 사람들의 행복지수를 높여준다. 길가에 터를 잡고 소박하게 살고 있는 서련촌 사람들이 관광객에게 물건을 파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서련사는 동한시기에 유구가 구련노모의 생명을 구해준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세워진 민간사찰로 도교와 불교가 결합하여 독특하다. 서련사는 큰 사찰이 아니지만 입구에 들어서면 음식을 가져와 신에게 바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신들의 노고에 고마워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사찰의 지붕 위로 보이는 구련산의 높은 봉우리들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학교행사, 감축 최우선 순위 학급운영비 전액 삭감되기도 타 시·도도 형편은 마찬가지 연수비, 출장비 부족은 일상 “기존에 운영하던 프로그램을 줄일 수도 없고 냉·난방비가 도마에 오르니 공공요금도 줄일 수 없어 결국 학교행사비 등이 포함된 부서 기본 운영비를 우선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어요. 학교 행사 때 아이들에게 부상이라도 하나 더 주면서 격려하고 싶었는데…” 학교기본운영비 사정을 묻자 서울의 A초 교장은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들어가야 할 돈을 줄일 수밖에 없는 아쉬움에 말끝을 흐렸다. 경남 B초 교감도 “학교기본운영비가 부족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학생들을 위한 비용”이라며 “개교기념일이 돼도 학생들에게 빵 하나도 사주질 못했다”고 했다. 경기 C초 교장은 “우선적으로 줄이게 되는 것은 학교행사나 특색사업”이라며 “예전엔 특색사업도 많이 했는데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 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그는 “혁신학교는 돈이 남는데 일반학교는 그야말로 지붕에서 비가 새도 방치해야 한다”며 “시설보수는 지자체에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손도 못 대는 형편”이라고 했다. 경기 E초의 한 교사도 “시설보수비 등 환경개선에 대한 예산은 거의 삭감돼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무상급식, 혁신학교 등 일부 교육감의 시책사업과 누리과정, 초등돌봄 확대 등 정부 시책사업이 맞물려 학교 재정이 파탄 난 것은 서울시교육청만의 일이 아니다. 특히 학생안전과 교육환경에 직결되는 시설 보수비가 없다는 목소리는 전국에서 나왔다. 충남 F고의 한 교사도 “시설 보수 사업을 유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보수를 요청해도 언제 줄지 모를 정도로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경남 D중의 한 교사도 “학교운영비가 부족하면 시설보수비가 우선적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담임교사들은 학급운영비 등 담임이 재량껏 쓸 수 있는 예산이 없는 점을 ‘가장 피부로 와 닿는 어려움’으로 꼽았다. 경기 G초의 한 교사는 “학급운영비가 전액 삭감된다고 들었다”며 “1학기가 지났지만 한 푼도 써보지 못했다”고 했다. 충북 H초의 한 교사도 “학생 지도를 위해 담임 재량으로 쓸 수 있는 교육비가 줄었다”며 “학급운영비 감액으로 학교기본운영비가 줄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고 했다. 행사비나 학급운영비 외에도 학생 교육에 직접 들어가는 비용이 쉽게 감축됐다. 현장교원들은 학급 환경물품구성비, 교구나 학습 자료 구입비용, 각종 교육 기자재 구입비도 부족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부산 I초 교사는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삭감할 수 없다 보니 수업에 필요한 각종 재료비 등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든다”고 했다. 교원연수비나 출장비가 부족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경기 C초 교장은 “연수비는 거의 못 주는 상태고 출장비는 학교기본운영비 감축 영향을 받기에도 이미 너무 적은 상태”라고 했다. 충남 F고 교사도 “출장비가 실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게 지급되고 학생들을 자가용으로 인솔해도 유류비조차 제대로 안 나오다 보니 교사들이 출장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 ‘평균 500만 원’ 해명 실상은 수천만 원 삭감 사례도 많아 혁신학교 지원은 60억 원 증액 계획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거액을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실시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일반학교 운영비를 삭감했다. 교육감 공약 사업에는 예산 ‘퍼주기’를 하면서 살리겠다던 일반학교에 고통을 전가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올 1월에 통보한 예산안에서 학교기본운영비를 감액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삭감 금액은 학교운영비 예산 약 6600억 원 중 326억 원이다. 서울시내 초·중·고교 당 평균으로는 500만 원 정도지만, 학교에 따라서는 5000만 원이 넘게 곳도 수십 곳에 달했다. 삭감 이유는 ‘재정상황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시교육청은 이에 앞서 7월초에는 고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9월에 치를 예정이던 학력평가도 예산이 부족해 치르지 못한다는 공문도 보냈다.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해 논란이 일자 교육청은 해명자료를 내고 “전년도 학교회계 결산내용과 당해 연도 4월 1일자 교육통계를 반영해 운영비를 확정 교부하고 있다”며 “확정 교부 시 변동사항을 반영해 증감 교부할 예정임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청, 지역청, 지속기관 위주로 절감계획을 세워 부족액을 충당하고자 노력했으나 전액 해결이 안 돼 불가피하게 감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정이 어려워 최대한 절감했다는 시교육청은 지난달 17일 발표한 ‘일반고 전환 자사고에 대한 지원 방안’에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14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5일 공개한 ‘서울시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활동백서’에는 2015년에만 혁신학교를 100개교로 늘려 올해보다 60억 원이 늘어난 총 120억 원을 지원하고, 혁신교육지구 사업에도 약 19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도 “무상급식을 안 할 수도 없고, 시책사업을 안 할 수도 없다”면서 교육감 시책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이 학교기본운영비 삭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음을 내비쳤다. 확정 교부 시 변동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는 설명도 학교 현장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수천만 원이 삭감된 학교 중에는 예산 규모가 커서 삭감 금액이 큰 경우도 있지만 일부 학교는 전체 학교기본운영비 중 20% 가까이 삭감된 경우도 있다. 서울시내의 한 학교 교장은 “교육청에서 증감이 있을 수 있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수천만 원이 깎일 것을 감안해 예산을 짜놓은 곳은 없을 것”이라며 “학교행사 등 학생교육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감축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초등 교사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일반학교의 운영비는 깎고 특정 학교에 거액을 지원하면서 일반학교 살리기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일반학교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고 각 학교에 균등한 예산을 배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혁신학교 교사도 “우리 학교의 경우 혁신학교라서 학교운영비로 인한 어려움을 체감할 수는 없지만 일반학교의 운영비 삭감은 문제가 있다”며 “일반학교도 정상적인 교육을 시키는 기관인데 충분한 운영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참가 교사 3인이 말한다] 워크숍 참석하고 역사 현장도 답사 "자기 주도적 연수 계획·실천으로 전문성은 물론 교직 자부심도 UP" # 여름방학을 며칠 앞둔 7월의 어느 날, 빙혜리 서울잠신초 교사는 한 학생으로부터 뜻밖의 고백을 받았다. 학생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선생님에게 건넸다. “선생님은 우주 최고 선생님이세요!” ‘우주 최고’라고 치켜 세워주는 아이의 모습에 빙 교사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올해 3월, 그녀는 담임을 맡으면서 학생들에게 한 가지를 약속했다. ‘앞으로 1년 동안 가장 행복한 아이로 만들어주겠다’는 것이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빙 교사는 스스로 규칙을 만들었다. 학생이 즐거운 수업하기, ‘I-Message’로 말하기 등이 바로 그것.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문학 수업에는 연극을 도입했다. 시의 내용을 상상해 역할극으로 표현하고 시인이 시를 쓰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추측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문학 수업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이 늘었다. 사고뭉치 장난꾸러기들을 대할 때도 화내거나 꾸짖지 않았다. 대신 ‘복도를 위험하게 뛰어다니는 걸 보니, 선생님은 참 걱정이 되는구나’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선생님이 무척 행복할 거 같아’와 같이 I-Message를 기반으로 한 비폭력 대화를 시도했다. 빙 교사는 “학습 연구년제가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도왔다”면서 “지난해 학교를 벗어나 교직생활을 돌아보고 ‘교육 연극을 통한 초등 동화 수업 개선 방안’과 학생 상담에 대해 공부·연구한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 올해 학습 연구년에 들어간 박혜정 서울개화초 교사는 지난 한 학기 동안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진로교육에 대한 대학 강의를 듣는가 하면, 뜻이 맞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 자율 세미나를 열었다. 수업에 활용할 자료를 모으기 위해 미술관·박물관을 찾았고, 전국 곳곳에 흩어진 역사 현장을 방문했다. 박 교사는 “교사 생활 25년 만에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 “아이들을 가르칠 힘이 재충전된 느낌”이라며 웃었다. 김경화 서울 신서중 교사도 다르지 않았다. 평소 관심 있었던 과학 영재교육 관련 강좌·강연을 찾아다녔다. 각종 과학 분야 학회와 워크숍에도 참석했다. 2주마다 돌아오는 토요일에는 과학프로젝트반 학생들과 각종 과학 행사에 참여하고 대학도 탐방했다. 학창 시절처럼 도서관 열람실에 앉아 책도 실컷 읽었다. 김 교사는 “학교에 있었다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이지만, 올해 학습 연구년제 대상자로 선정돼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학습 연구년제가 도입된 지 5년차에 접어들었다. 교원의 전문성을 키우고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10년 처음 시범 실시된 학습 연구년제는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가 우수한 교원에게 1년간 학교 밖에서 자유롭게 연구할 기회를 주는 특별연수다. 참가 교사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기존 연수와 달리 교사가 직접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를 연구 주제로 정해 연수 계획을 짜고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혜정 교사는 “주로 5·6학년 담임을 맡다보니 교과와 연계한 진로교육에 대해 고민했고 연구 주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동료 교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현장 교육 사례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높게 평가된다. 빙혜리 교사는 “교사마다 학급 경영, 학생 상담 등 잘하는 분야가 있다”면서 “연구년 교사들과 소통하면서 그만의 방법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다른 학교에 근무하는 동료들을 만나면서 현장 교육 사례를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과 교직에 대한 소회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공감대를 형성한 거죠. 학교 현장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놓으면서 위로 받고 해결 방법도 함께 고민했고요. 이 과정을 통해 교직에 대한 자부심이 더 강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효과적인 교수법과 학생 지도법을 재교육 받을 수 있고 과중한 업무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학습 연구년제의 장점으로 꼽혔다. 김경화 교사는 “열심히 공부하는 동료 교사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간이 아까워서 일분일초를 쪼개가며 워크숍과 학회, 세미나를 찾아다녔어요. 그동안 가고 싶어도 시간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쉬웠거든요. 부지런히 배우고 익힌 내용을 학교 현장에 적용해볼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박 교사는 “‘행복’이라는 단어 말고는 현재의 만족감을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더 많은 교사들이 학습 연구년제 대상자로 선정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빙혜리 교사도 “주변을 살펴보니, 한 우물을 판 교사들이 연구년을 알차게 보내더라. 학습 연구년제에 관심 있는 사람은 틈 날 때마다 흥미 있는 분야와 주제를 고민해 미리 준비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교원 전문성 신장을 목표로 도입된 ‘교원 학습연구년 특별연수제도(교원 학습연구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시행 5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선발 규모와 지원액이 줄어들었으며, 내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올해 865명, 시행 5년 만에 첫 축소 이 제도는 지난 2010년 99명의 시범운영 참여로 시작돼 2011년 406명, 2012년 691명, 2013년 875명 등 매년 200명 가까이 늘다 올해 865명으로 줄어들었다. 각 시․도교육청이 세수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각종 무상 교육복지를 확대하는 바람에 재정난이 가중되면서 싹둑 잘리게 됐다. 이에 교육부는 전년도 숫자와 단순 비교만 하면서 “겨우 10명 줄어들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언급은 어폐가 있다는 현장의 지적이다. 원래 늘리기로 했던 인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600명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당초 교육부는 매년 500명씩 늘려 2018년까지 전체 교원 1% 수준인 4,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전체 교원의 0.4%인 2,500명이 선발돼야하지만 교육부는 1,500명 선발을 권고했고, 시․도교육청은 그것도 절반 정도로 선발하는데 그쳤다. 이대로라면 모든 교원이 혜택을 보기 위해 100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적어도 3%(1만명) 규모는 돼야 생애 한번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워낙 극소수에게 주어지는 만큼 교원평가 우수자를 대상으로 될 수밖에 없는 것도 문제다. 원래 대학교원 경우처럼 일정 기간 뒤 안정적으로 갖는 ‘안식년’ 개념으로 출발한 것과 다르게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진보교육감 무상정책 진행시 더 악화 인원뿐 아니라 지원액도 줄어들었다. 시․도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 1000만원 가까이 되던 금액이 500만~700만원 정도로 삭감됐다. 이로 인해 국외연수 신청을 아예 받지 않는 곳이 대부분으로, 일부의 경우 자비부담을 해야 하는 곳도 있다. 경기의 경우 연구년 평가 우수 교사에게 주어지던 해외연수 특전은 폐지되고, 교육감 표창과 컨설팅 장학요원 활용 정도의 생색내기로 대체됐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내년에 더욱 악화될 조짐이라는 것이다. 최근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감들은 2015년 교원 학습연구년 선발 확대에 대해 다소 심드렁한 반응이다. 특히 17곳 가운데 13곳을 휩쓴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내년에도 무상복지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여 학습연구년제가 된서리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울시교육청 담당 장학사는 “내년에는 늘릴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다. 지난해에도 늘린다고 해놓고 올해 인원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희연 교육감의 의지도 뚜렷하지 않다. 인수위 대변인을 지냈던 이상수 공보특보는 “교원복지 공약과 관련해 지금 따로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교원들 “전문성 저하 우려…약속 지켜라” 이로 인해 가뜩이나 추락한 교원 사기가 더욱 내려앉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장에서 호응도가 높은 제도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니 그럴 만하다. 경기도 모 초등교 교사는 “교원 학습연구년은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제도인데 선발인원이 너무 적어 체감만족도를 느끼기가 힘든 실정”이라며 “정책이 정해졌으면 당초 약속한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의지가 부족한 만큼 교육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교육부는 교육청 사안으로 미루는 실정이다. 교육부 교원정책과 관계자는 “이 문제는 각 시․도교육청이 알아서 할 일이기에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어 활성화 대책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내년 교원 학습연구년 증원과 관련해 특별히 마련하고 있는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광양교육지원청(교육장 김기웅)은 지난 7일 오전 9시부터 전남 광양 마동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초, 중학교 학교장과 생활지도부장을 대상으로 수상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시행하였다. 이는 지난 4월 세월호 여객선 진도 침몰사고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강화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연수는 물놀이 장소의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찾아내고 해소함으로 학생들의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사람들은 오늘 이 시각에도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본인이 직접 당하지 않기에 평소에는 이에 대한 준비가 매우 소홀하다. 그리고 실제로 안전교육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미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기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수상 안전사고가자주 일어난 시기는 7, 8월에 77%가 집중하여 일어난다. 그러나 실제로 사고가 일어나는 곳은 인파가 많은 해수욕장, 깊은 물이 아니라 나만이, 우리 가족만이 알고 있는 비경이 있는 곳에서 일어난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수상안전요원도 없으며, 주의하라는 위험 표지판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긴급히 익수자가 발생한 경우 주위에 있는 운동화 끈을 이어서 활용할 수 있으며 흔히 볼 수 있는 페트병에 물을 5분의 1쯤 담아서 줄에 매어 익수자가 이를 붙잡고 나올 수 있도록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는 사례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연수가 이뤄졌다.
지난 4월 25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의 명승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타이항 산 대협곡을 다녀왔다. 타이항 산과 함께 유명해진 허베이 성 석가장은 석 씨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한족의 발상지인 황하의 북쪽에 위치한다. 25일 오후 10시 10분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2시간 20분이 걸려 석가장의 정정공항에 착륙한다. 석가장은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느려 현지 시각은 11시 30분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고 1시간 정도 시내로 이동해 숙소인 화팅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입구에서는 ‘한국고객님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 로비에서는 따뜻한 물수건‧차‧방울토마토를 들고 반갑게 맞이하는 직원, 방에서는 탁자 위에 놓인 ‘최선을 다하겠다.’는 멘트와 침대의 종이학이 잠자리를 편안하게 해준다. 여행은 삶에 활력을 만들어내는 행복충전소다. 늦게 잤지만, 일찍 일어나 아내와 함께 호텔에서 가까운 호수공원으로 산책하러 나갔다. 여럿이 모여 운동을 하거나 색소폰 연주 등 취미생활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여유로워 보인다. '늘 처음처럼'이라고 직원들의 질 좋은 서비스가 호텔을 떠날 때까지 이어졌다. 조운묘로 가는 차 안에서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거리의 풍경을 감상했다.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 길거리에서 부자의 정이 느껴지는 장면과 교통사고 현장도 목격했다. 처음 간 곳은 ‘조운묘(趙雲廟)’라 불리는 조자룡 사당이다. 일을 아주 잘하거나 물건을 다루는데 익숙할 때 사용하는 '조자룡 헌 칼 쓰듯'이라는 속담이 있다. 삼국시대의 명장 조운(호:자룡)은 무기를 잘 다뤄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에서 유비와 제갈량의 신뢰를 받으며 관우, 장비, 마초, 황충과 더불어 오호대장군 반열에 올라 '항상 승리하는 장군'을 의미하는 상승장군이라 불렸다. 사당의 규모가 작아 짧은 시간에 돌아볼 수 있지만, 용맹과 충의를 겸비하고 몸소 충과 의로 모범을 보였듯 엄숙하고 정갈하게 꾸며져 있다.힘차게 달리는 말 위에 앉아있는 조자룡의 동상이 입구에서 맞이하고 장수처럼 생긴 정원수들이 모양이 다른 창을 들고 통로를 지키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조운묘에서 나와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융흥사로 갔다. 주변이 우리나라의 시골 풍경을 닮았는데 중국의 여느 여행지와 다름없이 많은 상인이 자질구레한 선물을 팔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연못 안의 구조물로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듯 입구에서 만난 중국인들은 행운을 얻기 위해 모형 엽전 속에 매달린 종을 맞추느라 열심히 동전을 던진다. 융흥사(隆兴寺)는 중국 10대 사원 중 하나로 규모가 크고 보존이 잘된 대표적인 불교사원이다. 수나라 때인 586년 창건한 천 년 고찰로 송나라 시대의 아름다운 건축으로 유명하며 청대에는 황실 사찰이기도 했다. 중국의 다른 건축물들과 달리 섬세하고 화려한 목조건물이다. 시대별 복원물을 찾아볼 수 있는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구경거리는 대비각의 천수천안관음상이다. 송나라 초기에 동으로 만든 천수천안관음상은 22m 높이의 몸체에 42개의 팔이 달려 있다. 사찰 창건 당시에 세워진 비석을 비롯해 각 시대의 비각 30여 점이 잘 보존되어 있다. 철길을 따라 좌우로 아카시아꽃과 밀밭이 이어지는 도로를 끝없이 달리는데 주위에서 산과 파란색 하늘을 볼 수가 없다. 황사가 오죽 심하면 이곳 아이들은 하늘을 하얀색으로 그린단다. 5시간여를 달려 중국 고대국가 은나라의 수도였던 허난 성 안양에 도착했다. 안양은 주나라 문왕이 주역을 발전시킨 곳이고, 세계 최초 문자 중 하나인 갑골문자의 고향으로 문자의 성지이다. 이곳에 세계 최초로 문자를 테마로 2009년 11월에 개관한 중국 문자박물관이 있다. 갑골문은 거북 등껍질(甲)이나 짐승의 뼈(骨)에 새겨진 글로 청나라 말기 학질에 걸린 왕의영 덕분에 알려졌다. 금석학 전문가였던 왕의영은 학질에 특효라는 짐승의 뼛조각(용골)을 구하게 되는데 뼛조각에 새겨진 부호들이 고대의 문자임을 알게 된다. 갑골문은 이렇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자박물관의 랜드 마크처럼 상징적 건물의 하나인 자방(字坊)은 높이 18.8m‧너비 10m로 ‘字(자)’를 본떠 만들었고, 갑골문과 한자 발전사를 통해 중국이 세계 문자문명의 중심지임을 알리는 32.5m 높이의 문자박물관은 금빛을 내며 주위 환경과 잘 어우러진다. 본관으로 통하는 길 양측에는 구리로 만든 갑골 편 28쪽이 비림을 이루고 있다. 문자박물관은 중국 민족의 가장 중요한 발명품인 중국문 자와 관련된 문화유물의 보존과 전시, 연구를 통해 중국문화를 전파하고 중국인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중국 정부에서 건립했다. 진열품에서 한자의 기원‧발전과 변천의 과정을 엿볼 수 있고, 안양의 인쉬갑골문 발견‧발굴과 연구 과정이 한눈에 나타난다. 중국 문자는 우리의 한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한자를 소개하는 조선문(朝鮮文) 코너도 있다. 문자박물관에서 나와 1시간 30분 거리의 휘현으로 갔다. 저녁을 먹고 호텔 주변의 밤거리 풍경을 돌아봤다. 노점에서 양 꼬치를 사 먹거나 천막 안에서 마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언젠가는 세계의 중심이 될 나라이지만 아직 질서의식이 부족하다.
초복을 지난 오일장은 옥수수, 고구마 줄기, 열무 등속의 푸성귀로 넘쳐난다. 장날 이른 아침 시골버스 문이 열리면 내리는 사람은 대부분은 할머니들이다. 장날을 맞아 물리치료도 받고 휴가 온 자식이며 손주에게 줄 먹거리라도 산다고 서두르지만, 마음만 앞서간다. 여름 아침 시장은 부산하고 혼잡스럽다. 시원찮은 걸음으로 인파를 헤치며 이곳저곳 가격을 알아보는 할머니 중 꽃무늬를 수놓은 모시 저고리를 입은 할머니가 눈에 띈다. 모처럼 읍내 외출한다고 손질해 놓은 모시옷을 입은 모양이다. 모시옷! 이는 예부터 우리나라에서 삼베와 더불어 여름 한 철을 지내는 중요한 옷이다. 하지만 손질과 관리가 까다로워 한량들이나 입으면 제격이라고들 한다. 양잿물에 담가 햇볕에 바래고, 풀을 먹여 다림질하여 입으면 그 까슬함은 칠팔월의 염천도 쫓아낸다. 하지만 이 하얗고 연푸른 까슬함 뒤에는 우리 여인네의 한이 숨어 있다. 그 한이 얼마나 진했으면 길쌈을 애쌈이라고도 하였을까? 나의기억 속 어머니는 농번기를 제외하곤 사시사철 한평생 모시를 손에 놓으신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때는 밥에도 반찬에도 모시 나래끼가 들어 있는 적도 있었고 이게 원인이 되어 음식 정갈하게 못 한다고 아버지와 다투신 적도 있었다. 그런 날이면 진종일 혼자 방안에 모시를 삼으며 곡도 가사도 알아듣지 못하는 흥얼거림을 토해내곤 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열여덟에 시집와서 한평생 못 보고 살아온 뒤안길을 생각하며 뿜어내는 한탄 조의 가락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춘삼월이 지나고 해가 길어지면 뻐꾸기와 비둘기는 배고픔을 달래려는지 종일 울어댄다. 그 소리에 질세라 신록으로 짙어가는 앞산 뒷산에는 ‘딸그락딸그락’ 베틀의 메아리가 마을을 감싸고 집마다 울리는 베틀의 음률이 봄날을 더 길게 했다. 어머니는 모시 삼기를 하였지만 직접 베를 짜는 모습을 본 적은 없다. 막내인 나를 낳고서 이질에 걸려 복막염을 앓은 후 베틀에 오르지 못하였다고 하셨다. 그래서 항상 하는 과정은 모시를 사 와서 째고 삼는 부분까지였다. 보릿고개 시절 주린 배를 종일 나물죽 한 그릇으로 때우고 부띠끈을 풀고 베틀에서 내려오면 땅이 노래진다고 하셨다. 그런데 딱 한 번 모시 베를 준비한 일이 있었다. 죽기 전에 아들에게 모시로 된 중우 적삼을 만들어 주신다며 째고 삼고 메기만 하고 짜는 과정은 남에게 품으로 주신 일이었다. 모시 베가 나오기까지는 열 번을 넘는 과정을 거친다. 대게 모시는 유월에 수확한 것과 베는 봄에 짠 배를 으뜸으로 치지만 모시를 재배하지 않은 우리 집은 장날이면 언제나 새벽 일찍 아버지께서 태모시를 사러 가시곤 하셨다. 그리고 사온 태모시는 가래를 지어 머리 쪽을 틀어 왼손으로 잡고 손톱과 이빨로 잘게 째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어머니의 앞니는 언제나 많이 닳아있고 엄지손가락 손톱만 유달리 길었다. 이렇게 째기가 끝나면 방 한쪽의 전대에 가래를 걸치고 앞니로 뜯고 끊으며 손과 무릎으로 비비고 꼬며 이어 실을 만들어 둥근 반지 그릇에 담는다. 이러나 보니 입술은 갈라지고 무릎의 허벅지는 언제나 거뭇거뭇했다. 나중에는 무릎이 아프다고 장화의 고무판을 잘라서 대고 비벼 꼬아 삼기도 했다. 둥근 반지 그릇에 모시가 코일처럼 자리를 잡아 넘치려 하면 한 바디가 되었다며 고운 짚으로 십자 모양으로 엮어 묶는다. 이 모시바디가 열여섯 뭉치 정도 모이면 날기를 한다. 대개 농가의 마당이 좁아서 긴 골목이 있으면 그곳에서 이웃 아낙네끼리 품앗이를 하며 도와주기도 했다. 모시 날기와 매는 날은 신이 난다. 학교를 마치고 어머니 옆에 쪼그리고 앉아 말을 시키며 귀찮게 하면 어머니는 동전 한 닢 주면서 과자 사 먹으라 한다. 그때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항상 모시만 나는 날이라면 좋겠다는 철없는 생각을 품기도 했다. 베를 맬 때면 특유한 냄새가 집을 감싼다. 왕겨 불 위에서 보리죽과 된장을 섞어 만든 풀을 솔로 먹여 익힐 때 나는 냄새이다. 이 과정을 통해 처진 실, 부실한 실을 바로잡고 튼튼한 옷감을 만들 채비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맨 베는 베틀에 앉혀 씨줄과 날줄을 교차 시기며 베를 짜는 작업에 들어간다. 모시옷을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항상 빠듯한 살림에 학비를 댄다고 모시바디 뭉치가 모이면 보따리에 싸서 읍내 장에 내다 파셨다. 그런 날 어머니는 언제나 허전하고 휑한 표정을 짓곤 하셨다. 하나의 실로 이어진 모시바디는 짧은 모시 한 가닥 한 가닥 모두 입술을 거쳐 이빨의 홈을 내고 무릎을 피딱지로 물들게 한 산고의 증표였다. 그래서인지 모시옷을 볼 때 마다 숨죽여 하얗게 피어난 우리 여인네의 서늘한 인고의 세월이 느껴진다.
서울 “돈없다” 학교운영비 싹둑…고통전가 교총 “무대책 복지, 운영비 삭감 중단하라” 정치 대결의 산물인 무상급식, 누리과정 등 각종 무상 교육복지 정책이 결국 학생‧교원의 수업활동과 안전을 침해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무상교육의 과도한 예산 잠식에 현재 빚이 5조원에 육박한 시도교육청들이 최근 2년 동안 교수학습활동 지원, 학교시설 개선 예산을 1조원 가까이 삭감하고, 심지어 소외계층 지원마저 줄여 ‘무상’이 아닌 돌려막기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선 교원들은 “도입 당시부터 경고한 ‘공짜대란’ ‘有償복지’ 우려를 무시하더니 이제 학교만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무상교육의 전면 재검토와 교육예산 확충에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한다. ‘無償의 역습’은 2010년 동시지방선거에서 야권과 진보교육감의 무상급식 공약이 승리하면서 이미 예견됐다. 당시 교총 등 교육계는 한정된 교육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비판하며 선별급식의 점진적 확대를 요구했다. 하지만 야권과 일부 여권마저 무상 행렬에 동참, 2011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이 도입됐다. 이에 선거 이슈를 되찾으려는 여권은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누리과정 전면 확대 정책으로 맞불을 놨다. 교육논리보다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고 2013년 만3~5세 누리과정이 전면 시행됐다. 이 같은 정치권, 정부, 정치교육감의 복지 힘겨루기에 학교만 등터지는 형국이다. 시도교육청의 재정이 무상 교육복지에 집중되면서 학교 위험·노후시설 개·보수 예산과 학력제고, 수업지원 예산 등이 크게 감축됐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지방교육재정연구특임센터 이선호 연구위원이 발표한 ‘시도교육비특별회계 세출구조 변화’(2011~2013)에 따르면 교육복지(누리과정 등), 급식(무상급식 등) 예산은 2년간 3조 4559억원(각각 2조 6953억원, 7606억원)이나 증가했다. 무상급식비는 지자체 부담금까지 합하면 2011년 5632억원에서 2014년 현재 2조 6239억원으로 5배나 급증했다. 반면 교수학습활동지원비는 2787억원, 학교일반시설비와 교육환경개선시설비는 각각 1998억원, 4780억원이나 줄었다. 2년 새 학습지원‧시설개선 예산이 1조원 가까이 줄면서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비 새는 교실·갈라진 교실을 수년째 방치하게 만든 셈이다. 대전시교육청 담당자는 “올해 학교시설개선사업 수요액의 8%만 반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무상급식, 누리과정에 예산이 쏠리면서 되레 교육복지우선지원, 학력격차 해소 등 소외계층 학생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습, 문화체험,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는 교육복지우선지원은 같은 기간 1990억원에서 1575억원으로 줄었고, 학력격차 해소 예산도 2011년 594억원 지원되던 것이 2013년에는 단 한푼도 책정되지 못했다. 이선호 연구위원은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확대가 시도 세출구조조정 효과를 흡수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재정고갈의 여파로 최근 서울교육청은 초‧중‧고 학교운영비를 학교당 평균 500만원씩 삭감하기로 했다. 규모가 큰 상당수 학교는 감액 규모가 수천만원에 달한다. 정부, 교육감들이 초래한 재정난을 학교가 감내하는 모양새다. 서울의 한 초등교사는 “혁신학교 확대, 자사고 대책에는 수십억씩 쓰겠다면서 빠듯한 학교운영비는 왜 깎느냐”며 “지금도 학교는 돌봄교실 예산으로 비품, 소모품을 구입하고 학급운영비를 전액 삭감할 정도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 중학교장은 “무대책 복지확대로 재정 고갈의 책임을 져야 할 정부, 시도교육감이 이제와 돈 더 달라, 빚내라 남 탓만 하는 꼴”이라며 “망가진 시설보수는 꿈도 못 꾸고 찜통교실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 경기, 대전 등 많은 시도는 8월 명퇴신청자 8200여명 중 5~20%만 수용할 예정이어서 신규교원 미발령 사태도 해소하지 못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무상급식, 누리과정 예산이 앞으로 배 이상 더 늘어나고 고교 무상교육, 초등 돌봄 등의 복지예산도 급증한다는 점이다. 2015년부터 예산이 배정되는 고교 무상교육은 2년 만에 예산이 2463억원에서 2조3222억원으로 9.5배 늘어나고, 돌봄교실도 올해 5900억원, 내년에 66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여기에 신임 진보교육감들이 공약으로 내건 무상급식 확대, 무상학용품, 무상체험학습, 무상교복, 무상체육복 등 이른바 무상시리즈와 1천개 가까이 확대할 혁신학교에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교육예산은 올해보다 더 어렵다. 시도교육청으로 내려갈 교부금 증액규모가 1973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물가상승도 반영하지 못한 액수다. 호봉 상승에 의한 교원인건비 자동 인상분만 감안해도 1조원 이상 마이너스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내년 누리‧돌봄‧고교 무상교육 소요 예산 5조원 중 3조원을 국고 편성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재정당국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교총은 “현 재정위기의 원인은 정부, 교육감의 무리한 교육복지, 혁신학교 확대 등에 있다”며 “무상교육 사업과 예산을 전면 재검토하고 혁신학교,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 재정지원형 실험학교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교실과 수업복지의 핵심인 학교운영비 삭감으로 교수학습력 저하, 학생안전 관련 시설개선 중단, 찜통교실 재연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교육예산의 중심을 학교에 둬 학교운영비 예산을 확대하는데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 따라 혹은 교사에 따라 각기 다르지만 독일은 다른 학생에게 방해되지만 않는다면 껌 씹는 행위에 대해 문제 삼지 않는 교사들도 있다. 특히 수업시간에는 금지해도 시험 볼 때는 긴장 완화를 위해 특별히 껌 씹기를 허락하기도 한다. 학교차원에서 수업시간에 공개적으로 껌 씹기를 완전히 허락하는 학교도 있다. 바이에른의 폴켄슈반트(Volkenschwand)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껌을 씹으며 수업을 듣는다. 한스 다쉬 교장은 “아이들이 학교에 대한 긴장과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학교환경도 그에 맞게 적절히 변해야 한다”며 껌 씹기를 허락한 이유를 밝혔다. 폴켄슈반트초는 단순한 허락의 범위를 넘어 규칙적인 껌 씹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권장까지 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이 학교의 건전한 ‘껌 씹기 문화’의 정착은 ‘작은 혁명’이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특별한 시도다. 수업시간에 껌 씹기가 허용된 폴켄슈반트초지만 교사와 학생 사이에 두 가지 꼭 지켜야 할 약속은 있다. 첫째는 껌은 반드시 입을 다물고 씹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껌을 버릴 때는 반드시 종이에 싸서 쓰레기통 속에 넣어야 한다는 약속이다. 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학교 벤치에는 껌을 버릴 수 있는 작고 예쁜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초등학교에 어울리게 꿀벌, 무당벌레, 지네, 달팽이 모양의 작고 예쁜 껌 쓰레기통이다. 그 때문인지 껌 씹기가 허용된 이후 학교는 더 깨끗해졌다고 한다. 흥미로운 변화다. 폴켄슈반트초의 ‘껌 씹기 문화’는 막연한 발상에서 출발한 학교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 해주는 학술적인 근거가 있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첫째, 규칙적으로 무엇인가 씹어주는 행위는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일반적인 상식이 껌 씹기가 치아 건강에 좋은 근거가 되고 있다. 현대사회로 갈수록 음식을 먹으면서 ‘질겅질겅’ 씹을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고기조차도 입에서 살살 녹는 육질 부드러운 부위를 선호하니 씹는 강도와 횟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껌 씹기를 통해 부족한 구강운동을 증진시켜 줌으로써 치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껌 씹기는 뇌를 자극해 뇌 활동을 돕고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에어랑엔 대학의 뇌 훈련 학자인 지그프리드 렐 교수는 성적은 단순히 한 가지 요인이 아니라 포괄적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껌 씹기로 성적이 좋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껍 씹기가 뇌간에 일정한 자극을 줘 집중력을 높여주고 뇌의 혈액공급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학습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수현아, 네 꿈이 존경받는 의사가 되는 것이라니 대단하구나! 초등학교 시절에 박경철 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읽고서 감동을해 지금도 그 끈을 놓고 있지 않은 것도 네가 몰입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구나. 이제 한국도 여성 대통령이 등장할 정도로 시대가 많이 변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에서는여성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장벽이 많다고 생각한다. 1950~1960년대는 더욱 그랬단다. 네 꿈이 의사라고 이야기하니 오래전 의대를 졸업하고 의료 활동을 시작한 한 의대 총장님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이분이 이길여 가천대 총장님이시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여의사가 매우 드물었고, 이 때문에 사회적 인식도 지금 같지 않았다는 것은 너도 짐작하겠지. 심지어 환자들조차 여의사를 불신하는 경향이 있었을 거야. 그래서 여의사들은 남자 의사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연구해야 했다. 이분은 젊었을 때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다니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 짐작이 가는지. 오늘의 총장이 된 요인인 열정과 부지런함은 이때부터 몸에 밴 것이라 한다. 이분의 평생 신조는 ‘박애, 봉사, 애국’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웃 사랑’의 실천이라면서, 이런 좌우명을 갖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6·25 전쟁이 일어나고 그때고등학생이었는데, 당시 같이 공부하던 많은 남학생이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커 친구들의 몫까지 열심히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의사가 된 후 의료봉사의 길로 나서게 됐다는구나. 이분이 1958년 인천에 병원을 세운 후, 서해 섬들을 순회하며 무료 진료 활동을 벌이고,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보증금 없는 병원’을 운영하고, 휴전선 근처의 백령도와 철원 등 의료 낙후지역에 병원을 세운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1992년 베트남 환자 도티늉을 초청한 것을 시작으로 총 16개 개발도상국 외국인 환자들에게 무료 수술을 해주었다. 요즘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사회 양극화가 깊어지면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지금 국제적으로 에볼라 환자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세계보건기구는 의료 비상사태를 발령해야 잘 정도라니 아직도 잘 모르는 병이 있고 이런 병에 대한 치료법이 없다니 안타깝구나. 이분의 주장은 의사가 한 식구라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한 시점으로,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는 직업인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여의사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의 실천으로 상생의 문화를 앞장서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구나. 날이 갈수록 수명 100세의 인구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아울러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보건의료 산업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의료인들이 세계를 누비는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니 너도 이런 일에 꼭 앞장서기 기대한다. 여의사들은 할 일이 많다. 진료와 연구, 교육에 더욱 매진해 한국의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네 말처럼 의사가 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 것이 많겠지만, 이는 너의 중요한 발견이라 생각한다. 쉬운 일이 결코 아니지만네가 의사가 된다면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유하고, 인류에게 희망의 목소리를 들려줄 멋진 의사가 되길 기대한다.
수원 사람이라면 ‘보훈’이라는 말을 많이 보고 들어 보았을 것이다. 몇 달 전에는 수원교육지원청 사거리에서부터 보훈원까지의 구간을 '보훈로'로 지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보훈로 도로 지정식'에는 국가보훈처장, 경기도지사, 수원시장, 보훈단체장 등 주요 내빈들이 참석하였다. 수원시가수원교육지원청에서 보훈원까지 1.1㎞ 구간에 대해 '보훈로(Bohun-ro)'라는 명예 도로명을 부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구간은 '광교산로'(6.4㎞)의 일부로 수원보훈지청을 비롯해 보훈원, 수원보훈요양원, 보훈재활체육센터, 보훈교육연구원, 보훈복지타운 등 보훈시설이 모여 있다. 이 지역은 광복 이후 초대 육군훈련소, 민족훈련단 종합훈련소 등이 있었고 1970년대부터 국립양로소, 아동보육소, 직업재활원 등 보훈 가족들의 자활·자립 터전으로 활용됐다. 수원보훈지청은 이 같은 의미를 들어 수원시에 명예 도로명 부여를 요청했고 수원시는 이를 받아들여 명예 도로명을 부여한 것이다. 필자와 보훈원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어렸을 적에는 광교산을 갈 때 보훈원 앞길로 다녀본 기억이 전부다. 교사가 되고 나서 2박 3일 연수를 받으면서 보훈원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수원시민이라면 이곳을 견학하며 보훈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익힐 수 있다. 교감 시절에는 나라 사랑 연수를 4박 5일간 받았다. 연수 성적이 좋았는지 국외독립사적지 탐방의 기회도 얻었다. 러시아 연해주, 만주 등지에서 위대한 선조들의 피 흘린 발자취를 찾아 그들의 행적을 둘러보는 것은 탐방자들로 하여금 애국심으로 재무장하게 했다. 교장 때에는 연수 대상자가 전국 단위여서 ‘나라 사랑 선양 직무연수’ 받기가 무척 어려웠다. 경쟁이 치열해 선착순 마감이다. 교장 4년 차 만에 비로소 받게 됐다. 교장들은 국외 항일독립운동,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을 배우면서 이것을 학교 교육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를 연구한다. 2005년 연수 때에는 이곳에서 연수를 받으며 연구원과 연수내용을 리포터로서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 결과 당시 원장은 수료식에서 필자를 보훈교육연구원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필자뿐 아니라 이곳에서 연수를 받은 사람이라면 나라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된다. 근래에는 보훈교육연구원에서 주관하는 나라 사랑 캠프에 강사로 뛴다. 방학 중 이루어지는 행사를 보면 초등학교 4∼6학년생과 어머니가 함께 하는 보훈 문화교실(3기 500명), 초등학생 나라 사랑 캠프(150명), 중학생 나라 사랑 캠프(150명), 고등학생 나라 사랑 캠프(80명)가 계획돼 있다. 보훈 문화교실에는 전국에서 모인 어린이, 어머니가 함께한다. 얼마 전에는 고등학생들과 함께하면서 분임토의와 발표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분임을 조직하고 분임장을 선출하게 한다. 분임원들 각자가 분임토의 보고서를 갖고 분임토의를 하는데 그 열기가 뜨겁기만 하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라는 긍정적 사고와 건전한 안보관을 갖고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한미동맹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제시한다. 우리는 흔히들 ‘안보’하면 총 들고 나라를 지키는 것을 생각한다. 그것도 안보의 하나이지만 안보란 국가의 보존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분야에서 국력을 강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평화통일이 되려면 튼튼한 안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통일부에서 나온 통일교육지침서에는 이러한 사항이 강조되어 있다. 이제 수원은 호국·보훈, 나라 사랑의 도시라 하여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전국의 학생들이 수원에 모여 호국을 생각하고 나라 사랑의 방법을 토의하고 발표한다. 국가 보훈이라는 것이 국민 대통합의 필수요소라는 것도 배운다. 수원시민에게 당부하고 싶다. '보훈로'의 의미를 새기고 수원보훈지청과 보훈교육연구원 등 보훈시설을 방문하기를 권유한다.
홍콩과 마카오는 반환된 후에도 당분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중국과는 엄연히 다른 나라로서 이민국을 통해야 입국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홍콩과 마카오 여행은 필수코스지만 중국 정통의 분위기를 만나볼 수 있는 심천은 선택코스에 해당한다. 심천(Shenzhen, 深圳)은 홍콩과 경계를 이루며 주룽반도의 북부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선전강 연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1979년 경제특구로 선포된 심천에 대해 알아보면 중국 남부의 광둥성 땅으로 강과 호수가 많아 심천이라는 지명이 유래됐다. 해안가 항구도시의 지리적 이점 때문에 해상무역이 발달하였으며, 사계절 꽃이 피어나는 아열대 해양성 기후로 주변의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또한, 등소평의 개방과 개혁의 산물로 만들어진 중국의 홍콩이다. 홍콩을 찾는 여행객의 중간 기착지이며, 평균연령이 30세에 불과한 젊은 도시로 주민들의 생활 수준과 교육수준이 높다. 중국부자의 30%가 사는 4대 금융도시로 1천여만 명이 거주하는 신흥 산업도시이며, 제주도를 모델로 만든 깨끗한 도시이기도 하다. 남녀비례는 1:7로 불균형을 이룬다. 홍콩과 심천을 연결하는 KCR 기차에 올랐다. 일등석이라 의자의 쿠션이 편안하고 내부시설이 깨끗하다. 창밖으로는 홍콩의 식수를 공급하는 수도관이 길게 이어지고, 여러 팀이 배구경기를 하고 있다.예전의 교련처럼 제식훈련 하는 모습도 보인다. 40여 분 후 로후역에 도착했다. 홍콩 출국심사를 하고 사람들을 따라가다 유리창 밖을 내다보면 홍콩과 심천을 나누는 작은 물줄기를 경계로 철조망과 다리가 어렴풋이 보인다. 이민국에 도착해 중국 입국심사를 하고 밖으로 나오면 심천의 풍경이 기다린다, 심천 최고의 볼거리는 중국의 명승지와 다양한 건축물, 그리고여러 민족이 사는 모습을 실물과 같은 작은 모형을 통해 체험시켜주는 ‘심천 민속촌’이다. 워낙 부지가 넓어 1시간 동안 전동차를 타고 전체를 파악한 후 천천히 걸으며 돌아보았다. 세계 118개 명승지의 건축물과 유적지들을 재현한 미니어처는 물론 북경의 자금성과 만리장성 등 중국의 대표적인 유적지들을 축소한 미니어처, 중국 소수민족의 다양한 삶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중국의 56개 민족 중 생활환경과 민속적 특징이 있는 24개 촌락을 거대한 인공 호수를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촌락은 각각 그들이사는 방위에 따라 남과 북으로 나누어 조성돼 있다. 각 촌락과 어우러진 자연과 야생동물을 감상하고 호수에서 배를 타고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시간에 맞춰 자신들의 대표적인 민속 무용이나 음악을 공연한다. 1·2부로 나누어 펼쳐지는 민속 쇼 공연은 다양한 소수민족, 1,000명이 넘는 등장인원, 웅장한 스케일과 무대장치로 꾸며져 다른 나라의 유명한 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1부는 실내공연으로 다양한 민족들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민속적이고, 2부는 실외공연으로 야간에 사람과 동물 및 불과 레이저를 스토리로 구성하여 화려하다.
17개 시도의회가 24일 현재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 상임위 배분 등 원구성을 마쳤다. 교육의원제가 일몰됨에 따라 대구, 세종, 충북, 경남 등에서 타 상임위원회와 통합하려던 움직임 있었으나 전 시도의회에서 교육위원회로 유지했다. 선출된 교육위원장은 ▲서울 김문수 ▲부산 이대석 ▲대구 윤석준 ▲인천 최용덕 ▲광주 유정심 ▲대전 송내윤 ▲울산 강대길 ▲세종 박영송 ▲경기 김주성 ▲강원 이문희 ▲충북 윤홍찬 ▲충남 홍성현 ▲전북 양용모 ▲전남 김탁 ▲경북 이영식 ▲경남 최학범 ▲제주 오대익 의원 등이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이 9명, 새정치민주연합이 7명이고 교육의원제가 유지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교육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전북, 경북 등에서는 한 정당이 전 위원을 석권했다. 또 부산, 인천, 강원, 충북, 충남, 경남 등에서는 새누리당이 위원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른바 진보교육감들과 정책과 예산에서 마찰이 우려되고 있으며, 대전에서는 반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위원회를 장악하고 있어 보수 성향의 교육감과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제주를 제외하고 교육의원제 일몰로 교육의원이 폐지됨에 따라 교육위원이 일반 시도의원으로 채워지면서 상임위의 전문성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위원장을 기준으로 원주고 교장과 원주교육장을 역임한 이문희 위원장과 서귀포 교육장 출신의 최학범 위원장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도에서는 정치인 13명, 학원장 출신 2명 등 학교 현장과 무관한 인사들이 선출됐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장은 “교사출신이 많았던 교육의원이 의회에서 사라지면서 시도교육청을 견제하고 감시할 교육위원들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학교와 학부모, 행정당국간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늘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인 출신 중에는 전현직 초중고 학교운영위원장이 5명 포함돼 있어 학교를 이해하는데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지방의원들이 학운위에 참여해 학교를 정치장화 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경력은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우려사항이라는 것이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김영미 경기도 N초등학교 학부모는 “그동안 학교운영위원에 정치인들이 참여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부정적인 사례들을 많이 들었다”며 “시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학생들을 먼저 생각해 학교에 늘 관심을 가져 지원하는 역할에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5, 16학년도 교대 입학정원 감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원양성발전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1일 교육부에서 회의를 열고 ‘2015, 16학년도 교육대학교 입학정원 계획’과 관련 15년 정원은 동결하지만 16년 정원은 향후 증원을 포함, 재논의하기로 심의했다. 당초 교육부는 초등학교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초등교원 신규채용 규모가 명예퇴직 및 육아휴직 등으로 꾸준히 증가한 점을 감안해 13년부터 16학년도까지 4년간 동결할 것을 제안했지만, 위원회측은 교육부가 추정한 2017년 초등학생 수 추이(263만318명)가 교대 자체연구와 1만 명가량 차이가 난다고 밝혀 16년 정원동결에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위원으로 참여한 김성규 경기 양영초 교장은 “현장을 너무 모르고 정원계획을 세운다”면서 “2학기에는 기간제교사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교장은 “2013년 임용경쟁률이 1.78, 14년 1.41로 11년(2.48)에 비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외부환경 예측이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경우도 예상과 달리 ’04년 이후 최다 인원인 7386명의 초등교원을 선발했다. 위원들은 입학정원을 바꿀 수 없는 시기에 심의 요청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초등교원 수급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정원 관리를 해온 교대의 입학정원은 까다롭게 관리하면서 사범대 정원은 손도대지 못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면서 “16년 정원은 증원을 포함해 심의가 가능한 시기에 위원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윤수 부산교대 총장도 “정원 문제는 상설 소위원회를 두고 교육부와 지속적 협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안 회장의 제안에 힘을 보탰다. 위원들은 교대 박사과정 설치기준을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남승인 대구교대 총장은 “교대의 경우 교수진, 교육시설, 수요자 등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거의 없다”면서 “기회균등 차원에서 지방 교대에도 박사과정을 설치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박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및 경인교대의 경우 올해 경쟁률이 각각 2.2대 1과 3.2대 1로 사범대 박사과정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2012년 박사과정이 설치 된 이래 비슷한 입장만 내놓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박사과정 설치기준은 심의 안건이 아니라 보고사항”이라며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위원회는 이날 김배철 청주교대 총장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을 2기 공동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교원양성발전위원회는 고등교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령상 근거가 마련된 심의기구로 2012년 1월 출범했다. 구성은 교원양성대학 총장 11명과 교원양성대학 교수 대표 1명, 졸업생 대표 1명, 시도교육감 대표 1명, 교육부장관이 위촉한 6명 등 총 20명이며 임기는 2015년 1월까지다.
하반기 교원명퇴 신청이 8236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각종 무상교육복지에 재정을 쏟아부은 시도교육청이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전망이어서 교육부가 시도의 자체 지방채 발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교단 안정과 미발령 신규교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추경과 지방채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 하반기 명퇴 신청 교원은 8236명에 달하지만 17개 시도교육청의 관련 예산 확보액은 이에 크게 못 미칠 형편이다. 상반기 17개 시도교육청은 명퇴 신청자 5156명의 54.5%인 2812명을 퇴직시키는데 약 4000억원 이상을 사용했다. 이는 교육부가 올 명퇴수당 및 부담금으로 확보하게 한 6466억원의 3분의 2 규모다. 나머지 예산이 2000여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8천명이 넘는 명퇴신청자를 감안하면 17개 시도 모두가 명퇴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는 우선 사업조정 등을 통한 추경으로 관련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했지만 역부족이어서 극히 일부 교원만 명퇴를 수용하거나 아니면 지방채 발행 등의 수단을 동원해야 할 형편이다. 그나마도 서울, 경기도는 명퇴수당 배정 예산을 무상교육복지 등 타 사업비로 사용해 지방채 발행도 제한될 처지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하반기 신청자의 10% 정도, 전남도 추경을 통해 36%까지 수용할 계획이지만 이조차 불투명해 명퇴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과 서울교총은 18일, 20일 잇따라 입장을 내고 “추경과 지방채 발행을 적극 활용해 교원들의 명예로운 퇴직과 약 5천400명에 달하는 미발령 신규교사를 해소해 교단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임용고시를 통과한 990명의 서울 초등교사 합격자 중 단 한명도 3월 발령을 받지 못했다. 또한 교총은 “서울, 경기 등의 지방채 발행 여부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해당 지역의 명퇴대란과 미발령 사태가 불가피한만큼 전향적인 협의와 특단의 대책마련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은 누리과정 예산의 중앙정부 부담 부족,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 확대에 따른 ‘무상시리즈’의 역습과 교육감직선제로 인한 무분별한 공약 추진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명퇴예산을 여타 사업비로 사용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취임하자마자 장학관과 연구관 전원에게 전직내신서를 제출하도록 해 인사권 남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던 경기도교육청이 오는 9월 정기인사부터 교육장이나 장학관 임용에 초빙 또는 공모교장도 임명할 수 있도록 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재정 교육감의 교육감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교장 3명이 모두 공모교장으로 교육전문직 경력이 없다. 최근 도교육청이 발표한 2014 하반기 장학(교육연구)관 공모제 및 추천제 시행계획 등에 따르면 장학(교육연구)관 공모제와 추천제를 시행하고 교육장도 추천제를 통해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학관의 경우 교원 경력 12년 이상으로 자격을 완화 해 일선학교에서 교무, 연구, 학생부장은 물론 교감 경력 없이도 장학관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네 자리에 추천제를 적용할 교육장의 경우 응모자격 중 ‘도 교육청 소속 공립학교 현직 교장으로서 교장 경력 2년 이상인 자’를 신설하는 한편, 교육장 추천이나 장학관 공모 또는 추천자격에서 그동안 배제됐던 초빙 또는 공모교장도 학교운영위원회의 전직 동의가 있을 경우 임용받을 수 있도록 해 장학관 등 전문직 경력이 없이도 교육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교육장과 장학관 추천자격을 완화하면서 지역 교육계에서는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공모교장들을 염두 해 둔 규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초등 교장은 “특정 교원단체 출신으로 전임 교육감 시절 내부형으로 공모교장이 되고 현 교육감 당선에 일정부분 공로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며 “이런 식으로 승진인사가 이루어진다면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현장 교원 사기가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도교육청은 3일 정책기획관과 감사관, 대변인 등을 공모하며 주관적인 기준을 포함해 선거캠프 보은인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도교육청은 정책기획관의 응모 자격으로 ‘업무 관련분야에 관한 탁월한 업무 실적이 있거나,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대변인은 ‘탁월한 업무 실적이 있거나 정책홍보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등 주관적 판단으로만 평가해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화려한 명품 거리,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야시장, 형형색색의 화려한 간판. 홍콩은 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팔색조 매력의 도시다. 아침 일찍 일어나 1시간 넘게 호텔 주변을 걸었다. 덕분에 다양한 벽화, 아침 운동하는 노인들, 복권판매소 앞 풍경, 도심의 교회, 베란다 밖으로 빨래를 걸어놓은 모습 등을 관찰했다. 복권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똑같은가보다. 홍콩에는 복권을 사기 전에 꼭 가는 사원이 있을 정도로 복권이 생활화되어 있다. TV를 켜고 한류열풍도 확인한다. 홍콩의 신랑은 신부 측에 사례금을 지불하고, 호텔에서온종일 이어지는 잔치까지 책임져야 하니 부담이 크다. 초대받은 하객들은 마작을 하고 음식과 술을 즐기는데 신랑, 신부는 피로연 내내 옷을 갈아입고 테이블을 돌면서 건배로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결혼식 전에 신랑은 신랑대로 신부는 신부대로 각자의 친척과 친구들을 불러서 잔치를 벌인다. 이때 신랑이 친구들에게 하루 고생해달라고 돈이 담긴 봉투를 준단다. 홍콩에서 가장 높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국제상업센터 100층에 자리한 스카이100 전망대에 오르면 홍콩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100층을 오르는데 단 60초 걸리는 스카이100의 엘리베이터는 천정에 하늘 모습을 담고 있는 스크린이 설치돼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스카이100을 대표하는 귀여운 마스코트가 곳곳에 자리하고 홍콩 전경의 미니어처가 투명한 바닥 밑에 설치돼 있다. 하버시티는 캔톤 로드를 따라 오션 터미널, 오션 센터, 마르코폴로 홍콩 호텔 아케이드, 게이트웨이까지 이어지는 홍콩 최대의 쇼핑몰로 스타 페리 터미널 옆과 캔톤 로드 곳곳에 입구가 있다. 명품 브랜드부터 장난감 가게에 이르기까지 700여 개 상점이 모여 있어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하버시티를 둘러본 후 가까이에 있는 시계탑과 홍콩 시내의 풍경을 구경했다. 전날 밤에 다녀간 곳이지만 낮에 다시 보니 새롭다. 스타의 거리는 빅토리아만을 사이에 두고 홍콩 섬을 바라볼 수 있는 홍콩의 대표적인 관광지 침사추이 바닷가 해안 산책로에 있다. 유덕화, 이연걸, 홍금보, 임청하, 양조위, 주성치, 장백지 등 국내에서도 친숙한 홍콩 스타들의 손도장과 사인이 찍힌 명판(名板)을 구경할 수 있다. 이외에도 영화 촬영 현장을 재현한 가상 세트, 실물 크기의 이소룡 동상, 영화 포스터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만모사원은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할리우드 로드와 래더거리가 교차하는 곳에 있다. 문창제와 관제를 모셨는데 문창제는 문필을 관장하고, 관제는 관우를 신격화한 것이다. 규모가 작지만, 복을 빌기 위해 이곳을 찾는 홍콩인들과 관광객들로 항상 붐빈다.
지난 6월 말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주최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 공개토론회’에 갔다 김경자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교수의 기조 발제를 듣게 됐다. 김 교수는 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위원장이다. 국회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장엔 그의 말을 듣기 위해 온 참석자들로 가득했다. “현 교육과정에서 양적 축소 실패, 시험과 암기 위주의 수업, 학생들의 높은 학습 부담과 낮은 흥미도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시대적 요구인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하는 것이 이번 교육과정 개정 배경과 목표입니다.” 김 교수는 파워포인트로 만든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원고는 토론회 자료집엔 없었다. 공개토론회에 참석하는 토론자들의 글도 자료집에 남는데 왜 그의 원고는 없는 것일까. 보통 교육부 관료처럼 토론회에서 자기가 한 말을 남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빼고선 대부분은 원고를 남기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의문이 들던 중 어렴풋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과거 중앙일보 오피니언 페이지에 교육과정과 관련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현행 교육과정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교육과정 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다’(2009년 7월 27일자 33면)는 제목의 시론이었다. 물론 이때 교육과정 개혁은 2009 교육과정을 말한다. 글의 한 토막은 이렇게 돼 있다. “‘미래형 교육과정’은 학습의 효과성을 올리고 창의성 있는 교육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교과를 묶은 교과군과 집중이수제를 제시했다. 이 제도가 제대로 실시되면 학기당 이수과목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과군을 통한 통합적 교육으로 기존 교과목 간 분절적·파편적 교육의 한계를 넘어 제대로 된 전인교육이 가능해질 수 있다.” 5년이란 시차를 두고 김 교수는 2009년 미래형 교육과정 개정 태스크포스(TF) 위원이자 교육과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에서 2014년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위원장이 돼 있었다. 그가 교과군·집중이수제로 전인교육이 가능할지 모른다고 기대했던 미래형 교육과정은 5년이 지나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5년 사이에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지는 교육과정 개정 과정을 지켜보면서 흥미로운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교육부가 2009년 발주한 ‘미래형 교육과정 개발 및 실행체제 조사 연구’라는 연구과제에 참여한 공동연구원엔 김재춘 현 청와대 교육비서관(영남대 교육학과 교수)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김 비서관이 당시 연구과제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는 연구 보고서만 봐서는 알 수 없다. 다만 그해 12월 나온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김 비서관 역시 내용을 공유했거나 동의했었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나 김 비서관 모두 2009와 2014년 개정 작업에 관여돼 있다. 교육과정 전공이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앞선 것을 만들었다, 다시 부수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취지는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고, 인문학적 상상력과 사회 현상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 과학기술 창조능력을 두루 갖춘 미래 인재 육성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행 교육과정이 인문학적 상상력, 균형 잡힌 시각, 과학기술 창조능력을 두루 갖춘 미래 인재 육성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무슨 어려움이 있었는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인지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왜 개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반성과 설명의 과정이 생략된 채 진행되는 교육과정 개정이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에 맞춰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교사들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을까. 필자는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론자들에게 묻고 싶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어떠한 한계와 문제점이 있었는지 소상히 먼저 밝혀달라고 말이다. 제2의 집중이수제 파동이 되지 않으려면[PART VIEW] 최근 읽은 서강대 국어국문과 주세형 교수의 ‘국어과 교육과정 재구조화에 관한 요구 분석’이란 논문엔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선택과목(국어Ⅰ, 국어Ⅱ,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고전) 운영과 관련해 설문 대상 교사의 25%는 “과목 선택은 하나 실제 지도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설문 대상 대학생의 36.2%는 “선택과목의 해당 내용을 배우지 않았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배우지 않았다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고교 선택과목 운영은 정상적으로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강조했던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이처럼 편법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엔 문·이과 통합이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할 수 없다면 취지만 좋은 시도에 불과하다. 현재 논의 중인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학교가 처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추진된다면 미래형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줬던 제2의 집중이수제 파동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5년 주기로 반복되는 교육과정개정 작업에 포함된 동일인의 이름을 보며 허탈감을 느낀다. 그리고 학자의 양심에 대해 생각한다. 요즘 교수들에게서 정부가 주문한 연구 방향에 맞춰 논문을 써내는 연구 노동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공기에 맞춰 진행되는 공사처럼 교육과정 개정 스케줄(올 7월까지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하고, 내년 9월까지 고시해야 한다)은 지금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프로필 1966년 서울생. 연세대 행정학과(학사), 연세대 대학원 행정학과(석사),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박사)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1992년 11월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주로 사회부에서 교육 담당 기자로 일했으며, 2011년 11월부터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2011년 한국기자협회 주관 '한국 기자상'(기획보도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