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8,742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한국교총 연수원(서울 서초구 우면동)이 10일간 진행한 2007학년도 동계 교육자료 연구개발 실무과정이 지난 18일 일정을 마쳤다. 3개 선택과정으로 구성된 실무과정에는 50여명의 교사가 참여했으며 교양·공통과정 각 4시간, 선택과정 51시간, 평가 1시간 등 총 60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번 연수의 강사진은 현장성 강화를 위한 실무형 수업으로 진행하기 위해 현직교사로만 구성됐으며 설문 조사 결과, 수강생90% 이상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 교육공동체가 함께하여 학교교육과정 계획을 2개월 먼저 발표 - 부석초등학교(학교장 채규웅)는 2008. 1. 22일(화) 학교의 영어체험실에서 지역사회인사, 학부모 및 교원 42명이 함께하는 ‘2008부석교육과정운영계획발표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학교교육과정은 ‘학습자에게 학습 경험을 선정하고 조직하여 교육 경험의 질을 구체적으로 관리하는 단위학교 교육의 기본설계도’라 할 수 있는 것인데 부석초는 2008학교의 브랜드로 선정한 ‘Ready Buseok’의 구현과 더 나은 교육을 펼치기 위해 다른 학교들보다 2개월여 먼저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하는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 발표회를 가진 것이다. 특히 부석초등학교의 2008 학교교육과정에는 학교경영자인 학교장의 교육철학과 수업실천자인 교사들의 중지, 교육수요자인 학생․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하여 급변하는 시대․사회상의 조류와 현대사회의 학문과 진리의 행보를 담았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해서 행복한 배움터를 창출하고자 하는 이상(理想)을 담아서 편성하였다는 것이 편성업무를 주관한 한희경 연구부장의 설명이었다. 부석초 채교장은 “국가의 동량지재를 길러내는 산실인 단위학교에서 학교구성원 모두의 뜻이 담긴 잘 짜여진 학교교육과정은 교육의 질제고를 담보하여 더 나은 교육을 펼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며 이를 통해 공교육기관의 위상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서 학교교육과정 편성을 위해 방학도 반납하고 애써주신 선생님들과 바쁜 와중에도 교육과정 발표회에 참석 고견을 들려준 학부모들에게 고마움을 표하였다.
최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대선을 전후하여 교육만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도 드물다. 교육은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좌우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미래의 국가발전 전략으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개혁을 기치로 하여 새로운 청사진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략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교육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수술대에 올라야만 했다. 그럼에도 특별히 나아지지 않고 여전히 정체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왜냐하면 매번의 교육개혁이 대증요법에 의한 일종의 외과적 수술에 그쳤을 뿐, 근본적인 원인에 치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즉 교육 본질에 입각한 개혁의 방향성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논의되고 교육부의 개편안도 어찌 보면 또 하나의 외과적 수술에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기구를 축소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정권 교체기마다 ‘교육개혁’이라는 새로운 청사진들이 제시되었지만 우리 교육은 특별히 나아진 것이 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교육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없고 외형적, 가시적 측면에만 집착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교육 본질을 구현할 수 있는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음에도 새 정부마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이에 대해서는 소홀히 했다. 그런데 1월 21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가 주관한 “21세기 미래학교포럼 2008”에서 케나다 토론토대학의 Michael Fullan 교수는 “Achieving Large Scale Change(대대적인 규모의 개혁을 이루기 위해)”라는 주제 강연 속에 다음 세 가지를 교육개혁의 중심과제로 제안하고 있다. 첫째, 우수한 자질을 갖춘 사람들을 교사로 선발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직 적성이 훌륭하고 교육에 대한 신념과 철학을 갖춘 인재들이 교사가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수십 대 일 또는 그 이상의 경쟁을 이겨내고 교사가 된 상황에서 실력 있는 인재들을 뽑았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그들이 교사로서 우수한 자질을 갖추었는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둘째, 그들에게 효과적인 교사가 되도록 개발했는가의 문제이다. 대학의 교육과정을 통하여, 또는 교직과정 이수 과정에서 효과적인 교사가 되도록 얼마나 지원했는가를 생각해 보자. 사교육시장의 소위 ‘문제풀이 도사급 강사’의 문제풀이를 들으면서 ‘효과적인 교사’에 대해서 생각이나 했을까. 또한 교직 입문 이후 교수-학습 지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특별한 연수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반성해 보아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 사회가 교원들로 하여금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셋째, 모든 학생들이 최상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추어졌는지를 생각해 보자. 지금도 우리에게는 ‘19세기의 교실에서 20세기의 교사가 21세기의 학생을 가르친다’는 비아냥이 있다. 교육환경과 교사의 의식이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함을 지적한 말이다. 학원보다도 훨씬 열악한 교육 환경을 그대로 둔 채 어떻게 공교육 강화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열정을 보면서도 여전히 아쉬운 점은 위에서 제시한 것처럼 교육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설정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家長)을 바로 세워야 가정이 행복해지는 것처럼, 교원을 바로 세워야 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 최근 우려하고 있는 ‘흔들리는 교육’은 ‘실추된 교권’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 정부가 공교육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현장 교원들이 신나게 만들어야 한다. 소명의식과 자부심으로 교원들이 새롭게 깨어나게 해야 한다. 또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하여 그들을 힘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례 간사단 회의에서 ‘당초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등을 통합해 인재과학부로 정했던 명칭을 교육계와 한나라당의 강력한 의견 제시가 있어서 교육과학부로 변경키로 했다’고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이 밝혔다. 연합뉴스는 교육과학부로의 명칭 변경은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정부 부처 명에 ‘교육’이라는 단어가 빠진데 대해 최근 교육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 강력하게 반발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또한 지난 18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육은 단순한 사전적 용어가 아니라 정부 수립 이후 국민의 사고와 일상을 지배하는 사실상의 관습 용어이며, 인재는 엘리트주의적 용어로서 전 국민을 교육 대상으로 해야 할 이름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인수위를 항의 방문해 교육계의 입장을 전달한 것도 주요하게 다뤘다. 한나라당도 28일로 예정된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 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기 위해 현행 18부 4처의 중앙 행정조직 가운데 통일부, 해양수산부, 정보통신부, 여성부, 과학기술부를 축소 조정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개편 안을 21일 국회에 제출했다. 물론 ‘인재과학부’의 명칭은 ‘교육과학부’로 수정했다. 이번 명칭변경의 해프닝은 말로는 교육을 살리겠다면서 ‘교육’이라는 말을 빼 논란을 만든 인수위원들의 잘못이다. 한국교총 등 교직단체들이 ‘교육’을 살리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까지 교육계의 반발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빨리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이번 정부 조직개편 안에서 보듯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더 잘살게 해준다는데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어 미래가 암울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많다보니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아무리 얘기해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 교육계라고 예외일수도 없다. 얌전하거나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좋을 때도 많지만 답답할 때도 있다. 누가 해줄 때를 바라거나, 홍시 떨어질 때를 기다리고 있을 만큼 한가한 세상도 아니다. 미래를 내다보기 어려운 과도기이거나 회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일이 많을수록 교직단체의 힘이 필요하다. 이번 ‘교육과학부’로의 명칭 변경에 한국교총 등 교직단체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명칭변경을 위해 노심초사 고민하며 발 빠르게 대처한 이원희 회장 등 한국교총의 관계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교직단체의 역할을 더 많은 교직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교직단체에 가입하고, 교권을 찾는 일에 동참하는 것도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할 일이다. 무임승차보다는 교직단체에 가입해 누구에게나 소중한 권리를 떳떳하게 주장하고보호받는 게 훨씬 의미있는 일이다.
충북 영동의 양산팔경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머물렀던 영국사와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천태산 때문에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양산팔경과 함께 영동을 대표하고 있는 한천팔경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들이 적다. 황간에서 서북방으로 2Km 지점에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가 월류봉이고 그 일대의 절묘한 산수가 한천팔경이다. 한천팔경은 1경 월류봉, 2경 화헌악, 3경 용언동, 4경 산양벽, 5경 청학굴, 6경 법존암, 7경 사군봉, 8경 냉천정인데 그중 1경인 월류봉의 풍경이 으뜸이다.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돌고 있는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만든 월류봉의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고 있는 듯 아름답고 수려하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곳에서는 달님도 쉬어간다. 월류봉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높이 솟은 봉우리에 달이 걸려 있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정취가 풍긴다. 한천정사쪽에서 보면 능선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달이 계속 봉우리 주변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여 음력 보름을 전후하여 이곳을 찾는 게 좋다.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 하천에 널려있는 암석과 하얀 얼음을 뚫고 흐르는 계곡물이 어우러지며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놨다. 오른쪽의 바위를 뚫어 만든 길은 승용차 한대 겨우 지나갈 만큼 좁은데 그 끝에 개인 소유의 별천지가 있고 산책로가 냇가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한천팔경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고 우암 송시열 선생이 한천정사를 지어 강학을 하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월류봉 주변의 수려한 풍광은 충북의 자연환경명소로 지정될 만큼 유서 깊고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대문을 성의 없이 각목으로 보수한 채 마루에서 푸성귀를 말리고 있는 한천정사나 주변에 건축자재들이 지저분하게 쌓여 있는 우암 유허비가 왠지 볼썽사납다. 문화재도 세월이 흐르면 낡아지고 퇴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의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동행한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와 문화재와 관광지를 제대로 보호하고 알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얘기했다. 송태호 대표는 무계획적으로 세운 정자를 정비하고, 한천팔경을 돌아볼 수 있는 산행코스 개발이 절실하다는 얘기도 했다. [교통안내] 1. 경부고속도로 황간 IC - IC 삼거리(추풍령, 김천 방향 우회전) - 황간 소재지 전 마산삼거리(좌회전) - 원촌교 건너 - 원촌리 월류정 2. 경부고속도로 영동 IC - IC 사거리(용산 방향 좌회전) - 용산 훼밀리마트 앞(황간 방향 우회전) - 용암 삼거리(황간 방향 우회전) - 원촌교 건너기 전 - 원촌리 월류봉
‘시간・인간・건강관리’ 바탕, 구체적 목표 설정 과욕은 금지, 한 과목・단원 등 핵심공략 필요 “제가 65학번, 유 선생님이 88학번. 함께 작업하기엔 최적이죠. 훈화조가 되기 쉬운 저와 아이들 마음을 잘 이해하는 유 선생님은 그런 의미에서 ‘환상의 커플’이 아닐까요.”(최) 최상규 교장(서울 양재고)과 유미현 교사(서울 삼성고)는 서울사대 과학(화학)교육과 선후배 사이다. 동창 모임에서 만나 서로의 관심이 같음을 알게 된 이들은 의기투합, 공부의 왕도를 제시한 ‘1318의 S라인 공부법’(함께읽는책)을 함께 펴냈다. 공부를 잘하는 기본 기술, 진로탐구까지 아우르고 있는 이 책에서 두 사람이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자기관리’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소망이지만 그 방법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공부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본 바탕’입니다. 시간・인간・건강관리 등 자기관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컴퓨터나 게임 중독에 빠져있거나 부모나 친구 관계가 좋지 않으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긴 어렵습니다. 구체적 목표설정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유) “그렇습니다. 공부에 자신감을 가지려면 구체적 목표가 있어야합니다. 교사가 되겠다, 의사가 되겠다는 것은 동기로서 부족합니다. 무엇 때문에, 왜 되고 싶은 것인지 구체적 이유가 있어야 동기가 유발되고 그래야만 꾸준히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최) 공부도 화학의 ‘활성화’처럼 문지방을 넘는 단계가 있다고 두 저자는 주장한다. 물론 공부를 잘 하려면 학생 개개인에 맞는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하겠지만 ‘자기관리’라는 기본바탕이 없으면 어떤 방법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다이어트도 과욕을 부리면 실패하게 되는 것처럼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모든 과목을 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금방 포기하게 되지요. 한과목만 집중적으로 노려 그 과목에서 성과를 내면 자신감이 생기고 그런 작은 성공이 계속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는 자극제가 되는 거죠. 그렇게 공부의 라인을 다듬어 가면, 어느 순간 S라인을 갖게 되는 것이죠.”(유) “고2,3이 되면, 독서량에 따라 성적이 좌우됩니다. 그 이전까지는 선행학습이나 학원에서 배운 것으로 어떻게든 성적이 나올 수 있지만, 이때부터는 어렵습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마일리지 통장제’ 같은 방식을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소설처럼 소프트한 책은 작은 마일리지를, 인문・자연 교양서는 더 많은 마일리지를 주는 식으로 목표에 도달하면 상품권 등 원하는 것을 제공해, 독서습관을 들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최) 최 교장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강의를 찾아 듣는 등 자신의 꿈을 향한 역할모델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동기유발이 부족한 시대입니다. 형제도 없고 친척관계도 소원합니다. 또래 친구 몇몇만 만나는 인간관계로는 의욕을 얻어내기 어렵지요. 요즘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돕는 연구가, 그래서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으니까요.”(최)
‘교육’ 부활을 촉구하는 교총 등 교육계의 강력한 목소리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인재과학부를 교육과학부로 변경하기로 했다.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은 21일 오전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례 간사단 회의에서 “교육계와 한나라당의 강력한 의견 제시가 있어 교육과학부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수립 이후 처음 부처 명에서 ‘교육’이라는 단어를 빼며 실익 없이 논란만 일으킨 명친 변경안은 닷새 만에 번복됐다. 인수위의 이번 결정은 19일 교총 이원희 회장과 집행부가 인수위 김형오 부위원장, 이주호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를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사실상 합의됐다. 16일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이후 교총이 새 정부의 교육실종을 강력히 규탄하며 인수위와 국회에 전방위적인 압박활동에 앞장서면서 여타 교육단체, 교육관련 시민, 사회, 학부모 단체까지 동참하자 인수위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 자리에서 한국교총 이원희 회장은 “이명박 당선인의 ‘교육 없이 경제 없다’는 교육 중시 정책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 부처 명에 ‘교육’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인재라는 용어는 모든 국민이 아닌 특정 계층만을 의미하는 것인데다 교육을 지나치게 경제적 시각으로 보고 교육활동의 한쪽 주체만을 강조하고 것”이라며 “교원들의 사기를 또 한번 꺾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형오 부위원장은 “교육의 든든한 후원자인 교총의 반대 의지가 당선인에게도 충분히 전달됐고, 교총이 반대하니까 마음이 흔들리시는 것 같더라. 그 뜻을 충분히 논의해서 좋은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해 변경 의사를 돌려 말했다. 이주호 간사는 “이번에 교총(회장)이 스타가 되시겠다”고 뼈있는 농을 건네기도 했다. 21일 인수위의 ‘변경’ 방침이 발표되자 교총은 즉각 논평을 내고 “이명박 당선인의 교육중시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환영했다. 이어 “새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교총의 건전한 비판과 대안제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오늘처럼 새정부가 국민과 교육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면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원희 회장은 최근 인수위의 정책결정 구조가 너무 일방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 회장은 “새 정부가 교육정책을 결정, 추진함에 있어 반드시 현장 교원, 교육 전문가, 교총 등과 충분히 협의하고 반영해야 한다”며 “그래야 (교육정책이) 현장에 착근되고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유․초․중등 교육의 지방 이양의 핵심은 학교 단위 자율 경영의 강화”라며 “시도교육청의 규제와 권한을 비대화시키는 쪽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학교 고용인 인사권까지 교육감이 틀어쥐고 있는 현실 때문에 교장의 令이 서지 않는 등 학교 자율 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주호 간사는 “학교 자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권한 이양이 이뤄질 것”이라며 “교총 등과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교총은 이날 △수능 점수제, 등급제 병행 실시 및 본고사 반대 △자사고 저소득층 자녀 할당제 도입 △교원연구년제 도입 등 교육현안에 대한 교총의 요구와 대안을 담은 문건도 함께 제시했다.
초중등·대학업무를 민간, 지방에 대폭 이양하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됐다. 교육계가 의무교육인 초중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 방기와 시도 간 교육격차, 입시 과열을 우려하며 명확한 이양안 공개와 사전협의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본지는 논설위원들로부터 교육부 재편 방향과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표 “의무교육에 대한 교육부 기획・조정 기능 반드시 필요” 김 “16개 시도교육부 만들어 효율성 저하 초래해선 안 돼” 윤 “대입시 업무 대교협이양 반대, 고등교육위원회 설치를” 송 “비법정전입금의 법정전입금화 위한 법 개정 노력해야” 인수위 너무 성급, 교육은 경제 아닌 교육적 시각으로 풀어야 -초중등 업무 이양의 ‘경계선’이 매우 모호하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학교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재춘 영남대 교수=“작은 정부를 지향한다고 해서 국가 차원의 초중등교육 관련 업무를 교육청에 이양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와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작년 6월에 조직을 개편한 영국 정부는 기존의 ‘교육’기술부를 초중등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아동‘학교’가족부와 대학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혁신‘대학’기술부로 분리해 교육 관련 장관직을 2개로 늘렸습니다. 교육부 학교정책실의 기능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는 것은 자칫 1개의 중앙교육부를 16개의 시도교육부로 만들어 업무 중복과 효율성 저하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맞습니다. 중앙정부에 초·중등교육에 관한 필수 조직을 유지함으로써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시정하고, 의무교육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적 책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시·도교육청의 조직개편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규제기능이 시·도로 이양된다고 해서 단위학교에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단위학교 자율화가 진전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의 조직과 기능에 대한 재검토도 같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윤정일 서울대 교수=“교육부는 인적자원 개발, 국제교류·협력, 교육재정 확보·배분, 특수교육 진흥, 학술정보 및 통계, 전국학력평가 등 시·도교육청이 하기 어려운 업무와 지역 간 교육균형발전을 위한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그 외에 기능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완전한 지방교육자치제 실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양과 함께 교육위원회를 지방의회로부터 분리시켜서 독립형 의결기관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표시열 고려대 교수=“초중등교육은 의무교육으로 헌법상의 기본권이고, 개인의 발전과 국가경쟁력의 밑바탕이므로 교육부의 기획, 조정 기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중 첫 번째 핵심기능은 교육의 질 관리입니다. 이 점에서 교원의 양성과 자격관리는 중앙정부가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내용과 관련되는 교과과정 편성은 지방교육청에 이양하여 다양성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순차적인 과제로 함이 현실적입니다. 다음으로 교육 평가와 지원업무입니다. 시도가 최소 학력 수준 등을 달성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그에 다른 불이익 내지 재정 지원, 교육환경 개선은 중앙정부가 할 일입이다. 교육부의 이런 권한들은 정부조직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직제규정이 아니라 일본 문부과학성설치법에 문부과학성 소관업무 항목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도 핵심 업무로 할 것과, 잠정적으로 유지할 것, 지방교육청 내지 단위학교로 이양할 것을 분류해 목록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방교육청과 단위학교의 여러 가지 현실적 여건들을 고려해 이양에 관한 연간 계획서를 만들어 순차적으로 이양해야 합니다.” -대학 업무 이양도 보완할 과제가 많다고 보는데요. 윤정일=“대학입시 업무를 대교협에 이양하는 데는 반대합니다. 고등교육은 자율화를 원칙으로 하되, 고등교육정책, 대학입시, 재정지원을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고등교육위원회를 설치해야 합니다. 이 위원회는 고등교육 전문가, 각계 인사 등으로 구성하고, 자율성과 책무성을 가지고 고등교육 발전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방송위원회와 같은 성격과 기능을 부여해야 합니다.” 송기창=“저도 입시업무를 중앙정부에서 떼어낸다고 대학자율화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입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에 비춰볼 때 정부가 입시에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려하는 것은 표면적으로 기능을 대교협에 이양한 상태에서 이면적으로 국가가 대교협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간접 통제하는 상황입니다. 달라진 기능에 따라 대교협법은 당연히 개정돼야겠지만,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로부터 어떻게 자율성을 확보해나갈지 의문입니다. 또한 대교협이 대학평가를 무기로 대학을 통제하는 상황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김재춘=“대학총장협의체인 대교협에 대학입시를 포함, 대학 관련 업무를 전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경제 관련 중앙 정부의 업무를 경제단체협의체인 전경련에 위임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대교협은 사립대학을 포함한 대학이라는 기관의 이익단체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입시 및 학생선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 등에 대한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초중등교육의 이양은 시도 재정자립도, 교육격차가 심각한 상황에서 더욱 문제가 됩니다. 또 지자체의 책무성이 높아지면 자치통합 요구가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시도나 국가가 균형적, 안정적으로 교육재정을 확충해야 할 텐데요. 송기창=“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일반회계로부터의 전입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입금의 증가는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통합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벌써 교육감을 시·도지사의 러닝메이트로 뽑게 해달라는 요구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법정전입금의 확충이 필요하지만 비법정전입금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비법정전입금을 통한 교육재원 확충보다는 법정전입금 확대를 통한 재원확충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법정전입금의 법정전입금화를 위한 법 개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윤정일=“이명박 당선인이 대선 경제공약으로 제시한 ‘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불, 세계 7대 경제대국’도 교육에 대한 집중투자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완전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조세제도를 개편, 국세를 축소시키고 지방세를 확대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도간 교육재정의 형평성을 위해 교육부의 기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확충하고, 교육세율을 상향·조정하는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김영삼 정부에서 경험했듯이 교육재정 확충은 최고 통치권자의 의지와 노력여하에 달려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표시열=“시도 재정격차로 인한 교육양극화는 교육의 기회균등에 반할 위헌소지가 있으므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교부금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등의 대책은 세워야 할 겁니다. 다만 중앙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도 자치단체가 스스로 교육재정 확보 노력을 하도록 유인체제도 필요합니다. 예컨대 시도 전입금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중앙정부가 추가 지원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새 정부 교육에 대해 제안하실 말씀은. 윤정일=“이명박 당선인은 현재 ‘자율과 경쟁의 원칙, 고교다양화, 영어교육 강화, 대입 단계적 자율화’ 등에 대한 공약만 제시했지 교육공약 전체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인수위는 이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일종의 ‘교육혁신 로드맵’을 그려서 제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인수위가 작성한 로드맵은 공청회나 토론회를 통해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김재춘=“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하나같이 초중등교육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혁명적 방안들입니다. 자립형사립고 100개 설립방안, 대학입시 자율화방안, 영어교육 강화방안 등은 초중등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합니다. 이점에서 대선 공약이라는 명목으로 급조된 정책을 성급히 밀어붙이기보다는 심층적인 연구 및 시뮬레이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적용할 것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표시열=“이 당선인이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확대로 수월성을 추구하려는 방향은 옳다고 봅니다. 다만 이에 따르는 교육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안전망 확충사업’을 이명박 정부에서도 핵심정책으로 추진되길 바랍니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학습부진아극복법(No Child Left Behind Act)이 교육의 수월성 추구와 동시에 추구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송기창=“이명박 정부는 실용을 강조한 나머지 교육을 지나치게 경제적 시각에서 보는 듯합니다. 교육에서 중요한 가치는 변화보다 안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안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변화를 추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때로는 경제학자의 시각이 교육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교육정책은 교육학적 시각에서 걸러져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 초기의 ‘교육학자 배제’ 원칙이 얼마나 많은 부작용으로 이어졌는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2008년 무자년 쥐의 해가 밝았다. 작년에는 600년 만에 한 번 온다는 황금돼지띠해라서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기는 재물운이 있어 평생 편하게 산다’는 루머성 속설에 너도나도 아기를 갖겠다고 요란법석이더니 올해는 월트디즈니사의 상징인 미키마우스 탄생 80주년이라며 온통 미키마우스 특수로 떠들썩하다. 발빠르게 홈플러스에서는 미키마우스 탄생 80주년을 맞아 최고 80%까지 ‘미키마우스캐릭터상품 파격할인 행사’를 한다고 하니 집집마다 쥐와 관련된 물건 하나쯤은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 또한 워낙 유행이라던지 주위의 들뜸에 무신경하게 사는 성격이라 누구나 하나쯤은 구비한 유행용품이 없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하나쯤은 구입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나의 아침잠을 깨워주던 알람시계가 고장난 것을 핑계로 이왕 살거면 그래도 쥐의 해니까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시계를 사야지하고 맘먹고 있는 탓이다. 올해 80살이나 되어 할머니라고 불러야 마땅할 생쥐 미키마우스! 미키마우스는 1928년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증기선월리’를 통해 태어난 캐릭터이다. 미국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키마우스가 ‘10대 수익 캐릭터’에서 1위를 차지해 연간 6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한다. 대구시의 일년 예산과 맞먹는 돈이라고 하니 미키마우스의 존재가치는 국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톰과 제리’의 주인공인 생쥐 제리 또한 마찬가지다. 1940년대에 극장용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해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캐릭터이다. 아카데미상을 7번이나 수상하고 동토의 땅인 북한에서도 방영될 정도라고 하니 우리에겐 철벽같은 휴전선도 이 귀여운 생쥐 앞에서는 흐물거리는 모양이다. 자기보다 덩치 큰 고양이 톰을 골탕먹이는 귀여운 생쥐 제리! 얄밉지만 얄밉지 않게 다가오는 생쥐 제리와 비슷한 캐릭터가 우리나라 옛이야기에도 존재했었다. 쥐띠가 생겨난 설화에 보면 제리와 너무도 닮은 얄미운 쥐가 등장한다. 아득한 옛날에 하늘님이 뭇짐승을 모아놓고 말하였다. ‘정월초하루에 제일 먼저 하늘의 문에 도달하는 자에게 최고의 지위를 주겠노라’ 우직한 소는 자기 걸음이 느린 것을 알고 미리 그믐날밤에 길을 떠났다. 이 사실을 안 약삭빠른 쥐는 소의 등에 몰래 올라탔다. 그것도 모른채 뚜벅이 소는 밤새 쉬지않고 걸어 드디어 하늘문 앞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일등으로 도착한 소가 기쁨에 들떠 있을 때에 쥐가 잽싸게 뛰어내려 하늘문을 먼저 밟고 말았다. 그래서 쥐가 12동물 중에 첫째가 되고 소는 둘째가 되었다는 얘기다. 자기보다 몇십배 큰 고양이 톰을 늘 이겨먹는 서양쥐 제리나, 그보다 몇백배는 더 큰 소를 이용하여 1등을 한 동양쥐의 이미지는 같게 다가온다. 쥐는 동물의 왕국에서는 약자이고, 영리하지 않으면 부지런하지 않으면 재빠르지 않으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던 까닭에 이런 설화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진 거라곤 쥐뿔도 없다 쥐 코 조림 같다 부정적인 속담이 먹히는 해이기 보다는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있다 쥐띠는 밤에 나면 잘 산다 긍정적인 속담이 먹히는 무자년이 되어 우리 국민 모두 부지런한 쥐처럼 먹고사는 걱정없이 풍요로운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 쥐가 드나드는 지저분한 창고에서 궁핍한 생활을 하던 월트디즈니에게 생쥐가 미키마우스의 모티브를 선물한 것처럼, 올해 우리나라도 쥐로 인해 인생이 역전되는 디즈니 같은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더불어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애니메이션 산업이 번창하여 우리의 쥐 설화를 재탄생시킨 생쥐 쥐돌이 캐릭터가 세계를 주름잡을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다복의 상징인 쥐돌아, 올해는 우리 국민만 부자 되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 땅덩이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선진부자가 되게 해주렴.
“선생님 방학 하셨지요? 원고 기다리다가 눈빠집니다.” “이번 주말까지는 독서록 문제 다 내주시는 것 알고 계시죠?” “이 해가 가기 전까지는 아이들 권장도서 마무리 해주셔야 해요.” 빚쟁이처럼 여기저기서 독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좋은 일이라 보수가 없는 일임에도 선뜻 해주마고 약속했지만 도저히 학기 중에는 짬이 나지 않아 방학으로 밀쳐놓았던 일이었다. 그래서 방학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일주일 정도 바짝 매달리면 충분히 해낼 분량이었기에.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방학하자마자 크리스마스 뒷날부터 연속 사흘을 직원연수로 잡아놓은 탓이었다. 그나마 연수지가 서울이라면 퇴근 후의 반쪽자리 시간이라도 소유할 수 있었을텐데, 집과는 거리가 먼 충남 대천의 합숙연수라 아예 개인 일은 포기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마음이 많이 답답했다. 방학을 하면 우선 첫째날은 아무 일도 안하고 푹 쉬고, 그 다음날부터는 내 개인적으로 밀린 원고 빚 독촉부터 갚아주고, 그렇게 한숨 돌리고 난 다음에야 정말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분야의 공부를 해볼려고 맘먹었었는데 연수라는 통고를 받고 보니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왔다. 기분에 살고 죽는다는데 왜 하필이면 방학한 바로 뒷날이란 말인가? 하고많은 날 놔두고 왜 모임도 많고 마무리해야할 일이 잔뜩 밀려있는 연말 시즌이란 말인가? 늘 당하는 일이지만, 방학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되지 못하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건만은 되물리라고 항변하고 싶었다. 겨울방학 기간 36일 중에 교사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쉬는 빨간색의 일요일 7일 직원연수 3일 일직 2일 근무조 4일 6학년 졸업여행 4일 그리고 학년말 통지표 및 각종 업무 건 등등으로 학교에 들락날락 하다 보면 나만의 온전한 시간을 소유할 수 있는 날은 며칠 안 된다.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교사들처럼 편한 직종이 어디 있냐교, 방학 중이라도 학교에 나가 일하는건 당연하지 않냐고 하겠지만 그건 사정이 다르다. 아이들이 없는 교실은 그야말로 페허와 다름없다. 먼지만 켜켜이 쌓인 교실에 쭈그리고 앉아 난방기가 들어올리는 매캐한 먼지를 들이마시던지, 그게 싫으면 난방기 끄고 추위와 사투를 벌이든지, 그것도 싫으면 교무실에 가서 하루종일 수다를 떨든지 해야 한다. 교무실은 쾌적하지만 교사가 일을 할 환경 조성이 되어있지 않아서 접대용 맨트만 남발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잡히지 않아 하릴없이 교실로 교무실로 왔다갔다 하다가 시시껄렁하게 하루를 보내다 오는 게 방학 중 근무의 실태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사들의 방학이 이렇게 매칼없이 흘러갈 때는 정말이지 분통터진다. 요즘은 옛날과 달라 좋은 연수기관도 많고, 연수의 종목도 다양해 교사들이 맘만 먹으면 방학 내내 연수받을 꺼리가 널려있다. 연수현장에 직접 가보면 정말이지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이고,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배우러 온 연수이기에 진지함은 기본이다. 하루 웬종일 꼼짝마랏해도 즐겁게 눈빛을 반짝이며 강의를 듣는다. 그러면 윈윈이라고 옆사람도 덩달아 열혈 연수생으로 변한다. 그렇게 뼈빠지게 공부하고 나면 자그마하던 내 자신이 많이 커진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자가 연수 다시 말해 교외연수의 장점이다. 하지만 교내에서 하는 직원연수는 생각의 크기도 지식의 폭도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모이는 형편이라 결론은 뻔하고 매냥 똑같은 소리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청와대를 수십채나 짓고도 남을 정도의 장황한 말이 오가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허당일 때가 많다. 겉보기야 일거리를 싸들고 지방까지 내려가 사흘동안 합숙을 받는 일이 폼나보이고 대외홍보하기에 그럴듯해 보이지만 한마디로 속빈강정이다. 좀 더 시간을 주고 방학동안 자기연찬을 하게 내버려두었다가 연수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생각이 크기가 커지고 시야가 넓어지면 지금처럼 그 나물에 그 밥인 내용으로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발 방학만이라도 교사들이 자기가 배우고 싶은 분야의 연수를 기분좋게 배울수 있도록 다 같이 우르르 몰려가서 하는 단체연수 타령은 고만 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학교에 붙잡아두지 못해 안달하는 구태의연함은 이제 고만 했으면 좋겠다. 학교에 코빼기도 뵈지 않는다고 눈 앞에서 알짱거리지 않는다고 도대체가 뭐하고 있는 거냐고 뒷담화나 하지 말고... 좀 더 시간을 합리적이고 알차게 쓸 수 있도록 교사들의 개성을 존중하여 자기연찬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 얼굴내보이기 타령은 이제 그만...
겨울방학식을 하는 날 오후 2시에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심사가 있었다. 방학식날이라 일찌감치 아이들을 하교시킨 뒤였고, 교사들도 자율퇴근이라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했다. 하지만 갑자기 예기치 못한 사안이 생겨 그 건을 처리해놓고 가느라 점심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택시정류장 앞에 간단하게 허기를 면케 해줄 포장마차의 군것질거리가 있었지만 먹고 갈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행여나 나 하나 때문에 열네명이나 되는 심사위원을 기다리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탓이었다. 다행히 길은 막히지 않아 약속시간 5분 전에 심사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다행히 내가 꼴찌는 아니었지만 꼴찌나 다름 없는 도착이었다. 심사위원진은 동화 작가로 명성이 자자한 분들, 그리고 현장에서 동화구연 지도자로 활약하시는 분들, 대학에서 그 분야의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그런 대단한 분들 속에 변변찮은 내가 끼었다는 것이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자랑스럽기도 했다. 바로 심사 기준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고, 한반에 세 명의 심사위원이 배정되어 다섯 개의 시험장으로 향했다. 빈강의실은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심사를 보러온 후보자들의 맹연습장이었다. 벽을 보고 연습하는 사람, 교탁 앞에서 실전처럼 리허설을 하는 사람, 원고를 보고 외우는 사람 등등 각양각색이었다. 시험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모습이 내게로 전이되어 나도 덩달아 초조해졌다. 심사장인 강의실은 정말이지 썰렁했다. 칠판에는 주최측의 로고가 있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바닥에는 후보자가 설 자리가 그려져 있었으며, 그 정면에는 카메라가 돌고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카메라는 동점자가 나왔을 때나 당락의 여부를 다시 재고할 때에 필요한 장치였다. 동화구연하는 후보자들을 찍는 카메라인데도 괜시리 신경이 쓰였다. 심사위원의 자리에 앉자마자 커피를 한잔 마실 틈도 없이 바로 1번 후보자가 들어왔다. 첫 후보자라 긴장했는지 얼굴표정이 많이 굳어있었다. 그래서 웃는 상황의 구연을 하는데도 우는 표정이 되어 보는 내가 어색할 정도였다. 말의 속도도 빨라지고 톤도 높아져서 편안하게 하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만일 저 자리에 있었다면 저렇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애처롭고 안스러운 후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에 들어선 후보자는 무척 대조적이었다. 연극배우를 해도 될만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데다가 실력 또한 수준급이었다. 이 아가씨는 너무도 능수능란하게 심사위원이 마치 아이들인 것처럼 설정하고 동화구연을 했다. 자신만만함에서 나오는 검증된 실력이었다. 나는 아예 펜을 놓고 그녀의 동화구연에 빠져들었다. 펜은 심사 기준의 항목에서 못미칠때 체크하는 방식이라서 굳이 펜을 놀릴 필요가 없었다. 100점의 점수를 줘도 될만큼 완벽한 동화구연이었다. 얼굴도 예쁜데다가 실력도 좋으니 금상첨화라는 말은 이럴때 쓰이라고 있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너무도 이색적이어서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후보자들도 있었다. 화장기 없는 생얼의 60세가 넘는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 분이 들어왔을때는 나이가 많음에 한번 놀랐고, 몇차례 떨어지고 또 다시 도전하는 열혈 지망생이라는데에 두 번 놀랐고, 무성영화의 변사처럼 너무도 감칠맛나게 동화구연을 잘해서 세 번 놀랬다. 자신의 약점인 강릉사투리를 완전히 고친 그 열정에 박수라도 크게 쳐주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마지막 50번이 끝날 때까지 남자후보자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는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동화구연은 왜 꼭 여자만 해야하는지에 의문이 갔다. 누군가 용감한 선구자에 의해 동화구연가도 금남의 벽이 깨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3시간 20분 동안, 장장 200분 동안, 꼼짝도 못하고 심사를 하고 나니 눈이 팽글팽글 돌았다. 그것도 평소에는 입지 않는 정장 차림으로 불편한 의자에 앉아있으려니 다리에 쥐가 나고 온몸이 뻐근했다. 하지만 후보자 개인에게는 당락의 운명이 걸린 것이라 쉽게 몸과 마음을 흐트러트릴 수는 없었다. 고된 심사가 끝나고서야 비로소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흐뭇했다. 생얼로 자신만만하게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심사에 응했던 할머니를 만난 것만으로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 환갑이 넘은 할머니의 도전정신에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질리우스의 잠언이 떠올랐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의 '인재과학부' 명칭을 교육계의 반발 등을 감안해 '교육과학부'로 바꾸기로 한 데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교총은 "인수위의 결정은 이명박 당선인의 '교육없이 경제없다'는 교육 중시 의지와 공교육 살리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것으로 교육 현장의 여론을 신속하게 수용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새 정부가 교육정책 수립과 추진에 있어 국민과 교육계의 여론을 수렴하고 반영한다면 국민 여망인 사교육비 감소와 공교육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에 있어 건전한 비판과 함께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 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총은 인수위가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해 '인재과학부'로 명칭을 변경키로 하자 곧바로 성명을 내고 비판한 데 이어 이원희 교총회장이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 및 이주호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를 직접 만나 정부 부처명에 '교육'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kaka@yna.co.kr (끝)
1997년 인도네시아의 한 부근에 추락, 탑승자 234명 전원이 사망한 항공기 사건이 있었는데 사고 원인을 알려주는 교신 내용이 있다. 관제탑 :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라. 조종사 : 알았다. 관제탑 : 지금 왼쪽으로 가고 있다. 조종사 :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 관제탑 : 좋다. 그대로 왼쪽으로 가라. 조종사 : 왼쪽이라고? 우리는 오른쪽으로 가고 있는데. 관제탑 : 좋다. 그대로 오른쪽으로 가라. 조종사 : 아아아악!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아랍어)! 위 사건의 원인은 관제사와 조종사간의 교신 과정에서 서로 간에 오해가 빚어서 생긴 것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내 오른쪽은 네 왼쪽이라는 사실을 잊은 데 있는 것이다. 요즘 교육계를 달구고 있는 단어 중에서 ‘인재과학부’라는 것이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교육인적자원부에다가 과학기술부의 일부 기능을 붙여서 인재과학부라는 교육 명칭이 빠진 새로운 부를 만든다는 복안을 발표하자 교육계를 비롯한 시민단체에서 조차 항의가 빗발쳤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인수위에서 교직단체를 비롯한 여론을 듣고서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교육과학부’라는 명칭으로 바꾼다는 내용이 발표되었다. 일단 어느 부처의 기능을 어느 부처에 붙이고 떼고, 무엇을 새로 만들고 없애는 것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정권을 잡은 사람 입장에서 보면 자기의 정치철학과 실천하고 싶은 여러 개념들을 움직여 줄 부처를 입맛에 맞게 만드는 것은 당연하기에 시비를 걸 이유는 없을 것이다. 다만 앞의 사례와 같이 당연히 있어야 할 상징성을 배제한 채 몇몇 인수위원들이 보안을 이유로 해서 밀실에 모여 쑥덕공론 식으로 만들어 낸 부처 명칭의 민주성과 정당성에 대해서는 이견을 달고 싶다. 나름대로 외국 유학 다녀온 박사출신 정치인이자 학자가 내놓은 의견일 지라도 그도 사람인지라 실수는 하기 마련인데, 그 사람이 만들어 낸 것이 금과옥조 인양 붙들고 있다가 세상을 시끄럽게 한 다음 슬그머니 원상 복귀한 것은 옥에 티가 아닌가 한다. 앞의 항공기 추락 사례에 비추어 보듯 세상이나 조직은 말이 통하도록 해야 한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상대에게 맞추는 것이다. 위아래도 없다. 아래위 구분 없이 서로에게 맞추는 이유는 우리에게 공동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 수준이 조금 낮을 듯해서 상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만과 독선이다. 그런 독불장군이 실패하여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것은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우리 근처에 흔하다. 학교만 봐도 그렇다. 교장이 그의 생각대로 모든 것을 이끌어 가는 학교는 어느 순간에는 학교의 교육과 학사행정이 잘 추진되는 듯 하나 그 추진동력은 얼마를 가지 못하고 무너지게 마련이다. 다소 추진력이 늦는 듯 하겠지만 교직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여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활용하면 100% 의견 수렴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과거는 우리의 기억속에서만, 기억이 지시하는 대상으로만 존재한다고 한다. 그래서 기억은 반드시 선택적 망각이 있어야 한다. 과거의 안좋은 사례들을 깨끗이 잊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있다. 과거 실패한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상도 그렇다. 제 아무리 권력을 쥐고 흔드는 인수위라 하더라도 국민들의 의견을 허투루 하면 안 된다. 보잘것없는 사소한 것이라도 한번 쯤 훑어보고 들어보는 관심이 필요하다. 내 오른쪽은 네게는 왼쪽이니 말이다. 서로를 귀하게 여기고 서로 맞추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그 조직과 세상은 활기로 가득찰 것이다. - 위 비행기 사고에 관한 일화는 행복한 동행 1월호의 박영근 님 글을 일부 인용하였음을 밝힙니다.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관은 한 마디로 자율화다. 관치 위주의 규제를 풀고 이해당사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중등 교육 업무를 지방교육청으로, 대학입시 관련 업무는 대학협의체(대교협, 전문대협)로 넘긴다고 했다. 문제는 대학입시다. 입시는 대학에 맡기돼 수능은 계속해서 국가가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등급제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장 강력한 관치 입시의 상징인 수능을 강화하는 것이 과연 자율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학교간, 지역간 격차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내신은 이미 현재의 관치 제도 하에서도 그 영향력을 잃은 지 오래다. 교육부가 예산 배분이나 정원 조정을 무기로 내신 실질반영률을 높이려 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중상위권 대학들은 이를 교묘히 피하며 오히려 내신을 무력화했다. 내신이 형식적인 전형 요소로 전락했다면 수능과 대학별고사는 여전히 대입의 핵심 전형요소라 할 수 있다.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이들 세 가지(내신, 수능, 대학별고사) 전형 요소들은 제각기 교육적 역할과 특성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내신은 그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공교육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하고 있다. 사교육에 단련된 학생들이 그나마 학교 수업에 관심을 갖는 것도 내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대학별고사는 통합논술, 면접, 적성검사 등이 있지만 통합논술의 비중이 가장 높다. 2008학년도 입시부터 도입된 통합논술은 생소한 시험 방식에도 불구하고 참고서와 문제집에 파묻혔던 아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교과서를 중심으로 한 창의적 학습(토론, 글쓰기 등)이 진행되는 등 교실 문화를 바꾸고 있다. 그런데 수능에 이르면 생각이 달라진다. 수능이 등급제로 바뀌며 영향력이 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수능은 여전히 교실을 지배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단편적 지식을 객관식 문항으로 묻는 시험의 특성상 창의적 학습에 한계가 있다. 아니 창의적 학습을 하는 것이 오히려 고득점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은 문제 상황에 적합한 답을 고르고 교사들은 그에 합당한 지식이나 방법을 전수하면 그만이다. 고3이 되면 멀쩡한 교과서를 제쳐놓고 문제풀기에 매달리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수능은 여전히 교사 중심의 주입식 학습 방법을 강요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능은 여전히 매력적인 전형 요소다. 교사나 학생들도 깊이있는 사고력과 표현력을 요구하는 통합논술보다 준비 과정이 훨씬 수월한 수능을 선호한다. 교사는 가르치기 편하고 학생들은 과목별로 주어진 방식대로 공부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학원에 가면 자칭 족집게 강사들이 문제풀이 요령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러니 내신이나 논술보다 수능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월등히 많은 것은 당연하다. 수능은 대학에서도 선호한다. 두루뭉술한 등급제보단 표준점수, 석차백분율은 물론이고 원점수까지 제공되면 쌍수(雙手)들어 환영이다. 일단 수험생들을 한 줄로 세워 일정 기준안에 든 학생들을 선발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간단히 전형 방법을 두고 굳이 출제와 채점이 어려운 논술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그간 수능이 공교육을 망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지만, 한 줄세우기라는 매력적 요인 때문에 어느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고 또 그럴 수도 없었다. 마침 이명박 당선자는 교육부를 인재과학부로 바꾸면서까지 교육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핵심 정책(대학입시)이 미래지향적이기는 커녕 오히려 과거로 회귀한다는 점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이명박 式 교육 정책의 핵심은 한 줄 세우기(수능 강화)에 있는 것 같다. 물론 매력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로 인하여 학교가 또다시 입시학원화 한다면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인재가 양성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금년 3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수석교사제가 시작도 하기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 문제의 발단은 모호한 업무 분장과 업무에비해 낮은 연구비지급 등으로 일선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석교사제는 이미 잘 알려진바와 같이교과 및 수업 능력이 뛰어난 교사를 우대하고자 하는 것으로, 지난해 교육혁신위원회의 '교원정책 개선방안'에 따라 시범도입이 결정됐다. 또한 지난해 말에 여러 중앙일간지에서 2008년도 부터 달라지는 것을 보도하는 중에도 포함되었을 만큼 중요성이 높았던 것이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이었다. 구체적으로 수석교사는 수업은 기본으로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교사들의 수업 지도, 현장 연구, 교육 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 보급 등의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전국의 16개 시·도교육청별로 10∼20명씩 수석교사를 선발하여 인증서를 발급하고월 15만원의 연구활동비를 지원하도록 하여 특별히 우대하도록 하는 안을 근간으로 시범운영에 돌입하도록 하였다. 또한 학교 실정에 따라 20%정도의 수업시수 경감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문제는 훌륭한 취지를 가지고 의욕적인 출발이 기대되었으나, 일선학교에서의 관심이 그리 높지 않다는 데에 있다. 수석교사제의 현장도입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고, 막연하게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우기 자격요건이 승진규정에서 요구하는 점수를 채워온 교사들에게 유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또다른 승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기 하다. 또한 주변의 동료교사들을 의식하여 선뜻 지원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선 교육청에서는 1차 지원에서 지원자를 모두 채우기 못하고 2차모집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관심밖의 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교사들에게 외면당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수업시수경감부분이다. 즉 수업시수를 20%정도 경감할 수 있도록 했지만, 경감된 수업시수를 나머지 교사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선학교 교사들의 가장 큰 부담이 수업시수이고보면 수업시수부담을 동료교사들에게 안겨줄 수 밖에 없는 수석교사에 지원자가 몰리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따라서 수석교사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업시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이 문제는 수석교사를 정원외 관리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어차피 수석교사의 자격요건이 까다롭고 그 수가 많지 않기에 정원외 관리를 한다고 해도 예산상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업무가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즉 수석교사에게 주어진 업무(수업 지도, 현장 연구, 교육 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 보급 등)가 수업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기 때문에 수석교사에 지원하는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모두 수석교사 한 사람이 떠안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너무 크다. 교감처럼 수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실제로 수행이 벅찬 업무들이기 때문이다. 업무의 한계를 좀더 명확히 하고 업무를 경감시키기 이전에는 수석교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승진점수를 꾸준히 채워온 교사에게 유리하게 되어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즉 일선교사들에게 또다른 승진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승진점수획득을 위해서는 학생지도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현실에서 수석교사마저도 승진점수에 따라 선정이 좌·우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시범운영을 거치면서 적극적인 보완을 거쳐야 할 것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교육청의 장학활동과 중복된다고 하지만, 어차피 교육청의 장학활동이 교육전문직(장학사, 장학관)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 수석교사를 활용하는 것은 적절한 방안이다. 즉 교육청에서 장학활동을 주관하긴 해도 결국 실질적인 장학활동은 일선학교 교사들 중에서 장학요원을 선발하여 실시하기 때문에 업무가 중복된다는 우려는 별다른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또한 장학활동을 교육청의 교육전문직들에게 맡기기에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교육전문직에 선발된 전문직들이 교사시절에 훌륭히 수업을 했었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월15만원의 연구비 책정에는 교감 업무추진비보다 낮게 책정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수석교사는 관리직렬이 아니고 교수직렬이기 때문에 교감과 비교해서는 안된다. 교단교사를 우대하는 것이 수석교사제 도입의 목표라면 수석교사의 연구지원비는 더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 교수직렬의 최고봉이 수석교사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전문성을 신장시키면 누구나 수석교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의 길을 열어 주어야 마땅하다. 수석교사제 도입은 이제 막 첫 단추를 끼우는 단계이다. 수석교사제는 교육계의 숙원사업이었다. 26년을 기다렸다. 반드시 교육현장에 착근시켜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좀더 다양하게 보완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초기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위에 지적된 문제들을 그냥 넘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문제점이기에 시범운영 중이라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아직 시범운영에 들어가기 이전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은 보완을 거쳐야 한다. 새로운 정부출범과 함께 도입되는 수석교사제의 보완이 시급히 이루어질때 수석교사제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중부교회, 양서조합, 그리고 그 시절의 언어들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의 어느 봄날이었다. 당시 나는 봄 학기를 맞이하여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 참고서와 문제지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 연기가 가득 차더니 칼칼한 냄새가 코끝에 밀려왔다. 옥시글거리던 책방 골목이 일순 긴장에 휩싸이고 곧 이어 요란한 소음의 소방차들이 미문화원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 유명한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이 터졌던 것이다. 그때가 82년이었으며, 광주항쟁의 희생자들이 아직 구천을 떠돌 때였다. 그들이 편안히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그 순간에, 군인 출신의 권력자들은 구중궁궐의 금침에 누워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부미방’ 사건 1년 전에는 부산대학교 학생들과 부산지역 민주인사들을 용공세력으로 몰아 총 22명을 구속시킨 ‘부림 사건’이라는 것이 발생했었다. 그때 고문과 폭행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던 학생들과 그 가족들은 활발한 성격의 젊은 변호사를 만나면서 약간의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근세 들어 보수동 책방 골목은 부미방 사건과 부림 사건, 그 젊은 변호사와 중부교회, 그리고 양서조합 등이 잘 버무려진 한 그릇의 전주비빔밥이었다. 세계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특한 독서모임이었던 '양서조합'은 중부교회의 신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스터디 그룹'이었다. 회원 개개인의 출자금으로 양서를 확보하여 돌려 보는 형태였던 양서조합은 당시로선 아주 획기적인 독서 클럽이었다. 그리고 그 양서들의 보급지는 당연히 보수동 책방 골목이었다. 이 양서조합을 통하여 부산 지역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대거 배출되었으니 보수동 책방 골목은 이 땅의 민주화운동과 결코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또한 이 책방 골목의 계단 위에 위치한 중부교회는 부산민주화운동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보수동 책방 골목은 광복 후 일본인들이 버리고 간 책을 빈곤층에서 난전으로 팔면서 형성된 곳이었다. 그 후 6·25동란으로 인해 서울의 지식인들과 미군들이 몰려들면서 점차 헌책방 전문 골목으로 변모하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의 교수들과 교사들이 생계를 위해 책을 팔았고, 또 그 책들을 사러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때로는 미군들이 버리고 간 도색 잡지들이 버젓이 진열되기도 했다. 그런데 오랜 역사를 지닌 이 책방 골목이 점차 쇠퇴의 기미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때 전국 최대의 헌책방 골목이었지만 지금은 새 책과 헌책을 동시에 팔고 있다. 필자도 고등학교나 대학시절, 심심파적으로 돌아다니다가 희귀한 잡지나 오래된 소설책을 값싸게 구입하는 희열을 맛보기도 했던 곳이었다. 그러나 세월은 그 아련한 책 향을 무디게 만들고 말았다. 이제는 유아용 서적이나 참고서 위주의 골목이 되었을 뿐이니 말이다. 예전의 책방 골목에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헌책 사이로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분분히 날리다가 골목 어귀에 있던 '동방화랑'으로 안착하기도 했다. 그 시절 '동방화랑'은 각 고등학교의 시화전이 단골로 열리던 장소였으며, 남녀고등학생들이 은밀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만나던 곳이었다. 그때 허공을 떠돌던 사상과 낭만, 그리고 혁명을 꿈꾸던 언어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책방 골목은 그 예전의 모습에서 별로 변한 게 없지만 그 언어들은 늙고 병들어 햇빛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세월은 이렇게 참 많이도 흘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보수동 책방 골목을 찾고 있으며 꿈은 조용하게 흐르고 있다.
충북 영동군에 중부권 최대규모의 인공 빙벽장이 있다. 풍광이 뛰어나고 빙질이 좋은 이 송천빙벽장에서 ‘그대 오르라 뜨거운 가슴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9, 20일 양일간 제1회 충청북도지사배 전국빙벽등반경기대회가 열렸다. 차가운 얼음덩이가 빙벽에서 떨어져 나오는 일이 많아 아이스클라이밍은 보통 3개월 이상의 암벽등반 훈련을 받아야 초급 코스를 밟을 수 있다. 최근 겨울스포츠로 각광 받는 빙벽등반을 즐기려면 헬멧(낙빙, 낙석방지모자), 아이스바일(빙벽용 도끼)과 크람폰(아이젠), 케신(안전벨트) 등의 클라이밍 장비와 안전장비를 갖춰야 한다.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실험하고 싶어 한다. 높은 곳을 향한 욕망도 끝이 없다. 그래서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한다. 한 가닥 로프에 몸을 맡긴 채 깎아지른 얼음절벽을 한 발짝씩 위로 오르는 사람들은 어떤 희열과 성취감을 느낄까? 얼음덩어리가 후드득 아래로 떨어질 때면 구경하는 사람도 아찔하건만 빙벽에 매달린 클라이머는 더 힘차게 얼음벽을 찍으며 한발 한발 정상으로 향한다. 송천빙벽장은 초ㆍ중ㆍ상급자용 빙벽, 암벽과 빙벽이 함께하는 믹스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빙벽장도 갖춰져 있다. 겨우내 볕이 들지 않아 3월 중순까지 클라이밍을 할 수 있을 만큼 천혜의 조건도 갖추고 있다. 송천빙벽장에 대해 영동군 문화관광(http://tour.yd21.go.kr/intro/intro_06_06.html)에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빙벽장 등반허가는 예약 없이 현장에 도착하여 서약서 작성 후 등반할 수 있고 개장시간은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주말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클라이머들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나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이 즐길 거리도 있다. 농산물 판매장에서 영동의 특산품도 싸게 구입하고, 빙벽장 아래를 흐르고 있는 초강천에서 무료로 뗏목 체험도 하고, 얼음판에서 얼음 썰매를 타며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행사도 추진되고 있다. [교통안내] 1. 경부고속도로 영동 IC - IC사거리 직진 - 금강주유소 - 송천가든 - 박달주유소.가든(송천교 건너지 말고 구 도로로 우회전) - 송천빙벽장 2. 호남고속도로 - 서대전분기점 -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 영동 IC - IC사거리 직진 - 금강주유소 - 송천가든 - 박달주유소.가든(송천교 건너지 말고 구 도로로 우회전) - 송천빙벽장 3. 대진고속도로 무주IC - 신설 19번 국도 영동방면 - 학산면 오거리(영동방면 직진) - 영동읍 통과 - 영동대학교 - 송천교 앞에서 좌회전 - 구 송천교에서 죄회전 - 송천빙벽장
조선시대 27명의 임금 중에서 위대한 임금이라는 대왕(大王)으로 불리는 사람은 두 명이다. 바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과 조선 후기 문화의 르네상스를 이루신 정조대왕이다. 정조가 조선 후기 문화 부흥을 이룬 것은 자신이나 나라와 관계되는 것들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하루 생활을 반성하면서 세손시절부터 자신과 관계되거나 나라의 중요한 일을 일기 형식으로 써나갔다. 세손 때부터 쓰기 시작하여 임금으로 즉위하고 나서도 계속 적어 나가, 이를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라 했다. 정조 5년(1781)에 규장각 신하들에게 자신이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으며, 정조 9년(1785)부터 규장각 관료로 하여금 가 기록하는 왕명의 출납과 각종 행정 사무, 의례적 사항을 적는 것과는 별도로 궁궐의 일과 나라 안팎의 일을 일기를 쓰는 습관을 밝혀 기록하라고 명령하였다. 임금이 하루를 반성하면서 기록한 일기라고 하여 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정조는 자신의 일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중요한 의식은 그림으로까지 그려 설명하였다. 정조 19년(1795) 윤2월 어머니인 혜빈 홍씨의 회갑을 맞이하여 수원성과 화산 현륭원을 행차할 때, 그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그림으로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는 8첩의 병풍과 의궤이다. 오늘날의 DVD처럼 당시의 역사와 의상, 의식 절차가 자세하게 나와 있다. 정조시대의 또 다른 DVD로는 를 들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화성을 지을 때 성을 쌓는 기술, 설계, 물자와 경비와 성을 쌓을 때에 사용한 각종 기계의 그림과 설명이 수록되어 있어 당시 건축기술과 과학의 수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에서 흥미로운 것은 성을 쌓을 때 부역에 나온 백성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때 대부분의 백성들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기록된 이름들은 신체적인 특징을 바탕으로 기록하고 있다. 즉 키가 큰 사람들의 이름은 박큰노미(朴大老味), 최큰노미로, 키가 작은 사람들은 김자근노미(金者斤老味), 임자근노미, 임소남(林小男), 김작은복(金者斤福), 구작은쇠(具者斤金) 등으로, 강아지처럼 생긴 사람은 엄강아지나 방삽사리로, 망아지처럼 잘 달리는 사람은 최망아지라고, 눈이 튀어나온 사람은 이부엉이라고 기록하였다. 정조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사상에 따라 백성들의 이름까지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정조가 기록하거나 그림을 그려 남긴 것은 후세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게 하기 위함이었다. 정조의 철저한 기록 정신을 엿볼 수가 있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진춘)은 영국문화원과 함께 올해부터 2011년까지 관내 중학생과 영국 및 아시아 6개국 중학생 국제교류를 위한 ‘아시안 다이어로그(Asian Dialogues)’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문화원이 영어 교육지원 활동의 일환으로 제안해 이뤄지게 됐다.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국가는 일본과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이며 경기도에서는 10개 중학교가 참여할 계획이다. 해당 국가 학생들은 앞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수시로 만나 각국의 문화와 환경문제, 세계시민의식 등을 주제로 토론을 하거나 정보를 교환하게 된다. 이에 따라 6월 우리나라에서 한국과 영국, 대만 중학생들이 참여하는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도교육청과 영국문화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영 학생간 인터넷 공동 화상수업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