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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강북교육청 관내에서 제일 큰 중학교가 울산제일중학교다. 이 학교는 37학급으로 1,430명의 학생이 공부하는 곳이다. 이 학교에 근무하시는 교장선생님은 강북관내 중학교 교장단의 회장을 맡고 계시는데 높은 경륜을 따라 5월 8일 어버이날을 전후하여 특이한 효의 교육을 실시한다고 하니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울산제일중학교(교장 차태현)에서는 오는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그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직접 몸으로 실천할 수 있는 효도과제를 배부하여 효를 실천하도록 하고 있어 화제다. 그것도 8일 하루만 효행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방학 기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의무 과제와 학급 선택 과제를 배부하여 효도가 습관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하니 이 학교의 효행교육이 이웃학교에 전파되어 많은 학교에서 효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었으면 한다. 우선 의무 과제는 '어버이날을 맞아 사랑스러운 아들의 몸짓' 표현하기이다. 이 과제 안에서도 특별지정과제인 1. 부모님 혹은 가족의 손잡고 30분간 산책하기 2. 부모님 어깨 주물러 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하기는 반드시 실시해 와야 하고 그 외 자유과제는 스스로 정해서 2가지를 해오면 된다고 한다. 학급 선택 과제 첫 번째는 '어버이날 효도상품권'이 있는데 여기에는 '심부름하기, 빨래 정리, 맛있는 차 한 잔, 교복 셔츠 빨고 다리기, 화장실 청소하기' 등의 15개의 쿠폰이 있고, 아이가 과제를 잘 수행했을 경우 부모님께서 쿠폰 뒷면에 칭찬의 말씀을 적어주도록 하고 있다. 학급 선택 과제 두 번째 과제는 '부모님 발 씻어 드리기'이다. 직접 발을 씻어 드리고, 그 과정에서 나눈 대화나 자신을 소감을 기록하는 활동이다. 기록할 때 자신의 발과 부모님의 발을 나란히 그리는 과정이 있어 부모님과 자신을 하나로 묶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부모님의 거친 발에 담긴 아들 사랑에 감동도 받을 수 있게 한다. 차 교장선생님께서는 이 학교의 다양한 효실행교육은 학생들에게 '효'에 대해 몸으로 실천하면서 다시금 마음 깊이 어버이의 사랑을 새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고 뿐만 아니라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부모님의 아들 사랑도 함께 표현되기 때문에 가족 간의 화목과 사랑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한다. 어버이날을 전후로 하여 이루어지는 효행교육, 즉 어버이 은혜에 보답하는 아들의 사랑스런 몸짓이 우리나라 전 학교에까지 전달되어 식어져가는 효행교육이 다시 되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2007년도 아동학대 상담신고사례를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정리한 『2007년도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를 발간하였다. 2007년 한 해 동안 신고 접수 된 건수는 총 9,478건이며, 이 가운데 아동학대의심사례건수는 7,083건(74.7%), 일반상담건수는 2,395건(25.3%)이었다. 2006년과 비교해볼 때, 상담신고건수는 8,903건에서 9,478건으로 약 6.5% 증가하였고, 아동학대의심사례건수도 6,452건에서 7,083건으로 약 9.8% 증가추세를 보였다. 신고의무자에 의한 신고는 2,284건(32.2%)으로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 의한 신고건수가 953건(13.4%)으로 가장 높았으며, 교사 771건(10.9%), 시설종사자 374건(5.3%), 의료인 157건(2.2%)의 순으로 나타낫다. 비신고의무자에 의한 신고는 4,799건(67.8%)으로 부모에 의한 신고가 1,294건(18.3%), 사회복지관련종사자 1,165건(16.5%), 이웃․친구 856건(12.1%)의 순으로 신고가 이루어졌다. 아동학대의심사례에 대한 현장조사 실시결과, 아동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5,581건(78.8%), 잠재위험사례 468건(6.6%), 일반사례 1,034건(14.6%)이었음. 5,581건으로 판정된 아동학대사례 중에서는 응급아동학대사례가 575건(10.3%), 단순아동학대사례가 5,006건(89.7%)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사례유형별 건수를 파악한 결과, 방임이 2,107건(37.7%)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다음으로는 중복학대 2,087건(37.4%), 정서학대 589건(10.6%), 신체학대 473건(8.5%), 성학대 266건(4.8%), 유기 59건(1.0%)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정서학대는 보호자나 양육자가 아동에게 행하는 언어적․정서적 위협, 감금이나 억제 등의 가학적인 행위이며, 성학대는 성인이 자신의 성적인 욕구충족을 위해 미성숙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성적 행위이며, 방임은 보호자가 아동에게 반복적인 아동양육과 보호를 소홀히 함으로써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피해아동의 연령은 학령기에 해당하는 만 7~12세가 전체의 52.7%를 차지하여, 학대피해아동들 중 과반수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동들로 나타났다. 피해아동의 성별분포는 여아가 2,801건(50.2%), 남아가 2,780건(49.8%)으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피해아동은 성별과 관계없이 방임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고, 성학대의 경우 여아에게서 발생되는 확률이 남아에 비해 5배 이상 많았다. 아동학대 발생장소를 살펴본 결과, 5,581건의 아동학대사례 가운데 4,445건(79.6%)이 가정 내에서 발생하였다. 아동학대 발생빈도는 학대가 거의 매일 발생한 경우가 2,815건(50.5%)으로 가장 많았고, 2~3일에 한번 발생한 경우가 600건(10.8%)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행위자는 크게 부모와 부모가 아닌 학대행위자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으며, 5,581건의 아동학대사례 가운데 학대행위자가 부모인 경우는 4,524건으로 전체 아동학대사례의 81.1%를 차지하였음. 학대행위자가 부모인 경우, 친부에 의한 학대가 2,788건으로 전체의 50.0%를 차지하였고, 친모에 의한 학대도 1,520건(27.2%)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아동학대 사례유형별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모든 학대유형에서 부모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특히 방임의 경우 부모에 의한 학대 발생율이 타 유형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학대행위자의 연령은 만 40~49세가 2,066건(37.0%), 만 30~39세가 1,769건(31.7%)의 순으로 나타나, 학대행위자는 주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40대의 남성에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학대행위자의 성별분포는 남성이 3,297건(59.1%), 여성이 2,210건(39.6%)으로 나타나, 남성이 여성보다 약 1.5배 정도 많았다. 아동학대 신고건수 및 학대피해아동 보호건수는 아동학대예방사업이 국가적 차원에서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아동학대예방에 대한 각종 교육, 특히 신고의무자에 대한 교육과 홍보 및 학대피해아동보호망 확대(2001년 17개소→2007년 44개소)에 따라 발견하지 못했던 학대피해아동의 발견으로 신고율과 보호율이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시책이 내실있게 추진하여야 하겠다. 첫째, 잠재학대아동 발견 및 학대피해아동(방임) 보호 노력하여야 하겠다. 잠재적인 학대아동을 발견하기 쉬운 신고의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교육을 개설하여 적극적으로 활성화 하여야 하겠다. 둘째, 아동학대가 많이 발생하는 초등학생의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예방교육 및 올바른 양육방법에 대한 홍보와 함께, 상대적으로 발견이 어려운 영유아들에 대한 학대 발견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여야 하겠다. 여성부의 조사에 의하면 아동 10명중 7명이 학대를 당하고, 그중 정서적학대와 신체학대가 반반정도되고, 엄마가 81%이다. 엄마들에 대한 교육이 강조되어야 하겠다. 셋째, ‘드림스타트’사업과 연계하여 방임아동에 대한 가정방문, 방과후 프로그램, 영유아 발달지원, 학대예방․안전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겠다. ‘드림스타트’ 사업은: 시․군․구에서 국공립 보육시설, 초등학교, 사회복지관, 보건소/정신보건센터 등을 사업수행기관으로 지정하고, 병․의원 등 지역사회 인프라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가정방문 보건서비스, 방과후 프로그램, 영유아 발달지원서비스, 학대예방․안전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4.21~5.2까지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의 진로정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25개 지역교육청별로 진로교육 코칭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연수는 직업탐색 관련 진로교육의 중점 내용 소개, 진로교육 전문가의 특강, 중학교 단계 진로탐색의 필요성, 자기주도적 진로탐색 능력의 중요성 등으로 이루어지며, 진로교육 방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중3 담임에게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중3 학생에 대한 진로정치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26일 고양시 관내 중학교 3학년 담임 등 300여명이 몰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이영대 연구위원의 특강과 경기도 북부교육청 장학관의 특강이 이루어졌다.
“넌 어떤 모습 그릴꺼야?” “난 등나무를 배경으로 할래” “우리 학교에 이렇게 예쁜 곳도 있었네?” 인천일신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를 바삐 돌아다니며 눈으로 학교를 담고 있다. 인천일신초등학교(교장 경형성)에서는 4.29일 제24주년 개교기념일을 맞아 학생들에게 학교 사랑하는 애교심과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9백여명의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교의 모습을 그리기 행사를 개최 학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1,2학년은 학교 나무와 꽃을 예쁘게 색칠하고 3,4학년은 학교정경 및 활동모습을 아름답게 나타내었으며 5,6학년은 학교사랑 시화그리기를 하도록 했는데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등 이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들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학교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고 학교의 주인인 자신들이 더 아름답게 가꿔나가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6학년 김시현 어린이는 6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도 미처 몰랐던 학교의 모습들을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며, 학교를 더욱 더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인천서부교육청(교육장 주영갑)이 조리실 냉방기 설치사업으로 초등 21교개에 1억5백만원을 중학교 14개교에 7천만원 등 총 35교에 1억7천5백만원을 지원한다. 4.30일 서부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지원은 냉방시설을 미학교에 대한의 실태 조사해 냉방기 미설치교 및 학생수가 많고 온도관리가 시급한 학교와 냉방기 경과연수가 오래된 학교부터 우선순위를 정하여 지원한다. 조리실 냉방기 설치사업은 2006년 6월 국무총리 지시로 전국 학교급식시설 전수점검 결과 조리실 온도관리 미흡이 가장 시급한 위험요인으로 지적됨에 따라 냉방기 확충사업을 통해 급식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식중독 사고 예방관리를 강화하고, 학교 조리실의 고온다습한 환경이 세균증식 및 조리식품의 변질을 가속화시켜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것을 차단함과 동시에 조리종사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서부교육청에서는 당초 2007년~ 2011년까지 5개년 계획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제182차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시 국무총리 지시사항(2007.7.4)인 “학교 조리실 냉방기 설치사업 목표연도를 2년 앞당김”에 따라 2008년 말까지 100%완료할 것을 목표로 삼고 지원하게 된 것이다. 한편 이번 지원으로 더운 여름철에도 위생사고 예방을 위한 조리실 온도관리가 가능해지고 조리종사자들의 근무여건이 보다 개선되어 업무가 향상됨에 따라 급식의 질 향상 및 급식만족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중앙도서관(관장 고승의)은 30일 오후 가천길병원 본관 1층 문화공간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병원에 입원중인 환우와 보호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꿈과 희망을 주는 인형극 『늑대와 아기병아리』를 공연을 가졌다. 이번 인형극 공연은 중앙도서관에서 지역주민의 문화적욕구을 충족하기 위해 분기별로 개최하는 중앙인형극장의 첫번째 공연으로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교육,문화 소외계층이 된 환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보다 활력있는 투병생활을 유도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또한 이번 공연은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우들을 위하여 직접 병원으로 찾아가는 적극적인 맞춤형 서비스로서 독서를 통한 상상력 고양과 함께 폭넓은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여 투병생활에 즐거운 웃음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중앙도서관은 가천길병원, 인하대병원과 연계하여 도서관에 오기 불편한 환우들을 대상으로 주 1회 동화구연과 미술교실을 운영하는 등 건강장애아동을 위한 나이팅게일 독서교실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간 어린이도서, 일반도서 500여권도 병원문고도서로 지원하고 있어 환우 및 환우가족들에게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도서관 고승의 관장은 앞으로도 일반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생활속의 도서관으로서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부일초등학교(교장 엄명용)에서는 4.30일 오후 본교 보건교육실에서 본교 교직원40명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연수를 실시했다. 이날 연수에서는 교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안전사고 사례와 함께 그 때 적합한 응급처치법을 배우는 내용으로 교실 상황에서 학생의 생명을 지켜야하는 교사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일 성명을 통해 대구지역 초등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해 "50만 교육자와 함께 진심으로 유감과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철저히 조사해 원인과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이 인터넷 음란물을 모방해 학교에서 성폭력을 저지른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되는 가장 비교육적 행위"라며 "학생 교육을 1차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교원들의 책임이 크다고 보며 자성과 함께 교육계가 거듭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정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고 교원과 교육청의 잘못에 대한 엄격한 처리를 국민과 사회에 제시해 한점 의혹 없는 결과를 내놓길 촉구한다"며 "인터넷 음란물 차단, 인터넷 예절교육 강화 방안도 국민 앞에 조속히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학교 성교육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하며 청소년에 대한 인터넷 유해사이트 차단을 위한 범사회적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며 "교육과학기술부, 경찰청 등 8개에 달하는 유관부처가 청소년 범죄예방을 위해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는지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초등학생이라는 점에서 너무 충격적이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초등학교 교실과 교정에서 버젓이 벌어진 것이다. 학교와 교육청의 은폐 의혹과 안이한 대처도 문제이지만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가정과 사회의 책임도 적지 않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교육을 포함해 학교 교육 전반에 대한 반성과 대책이 따라야 할 것이다. 학교와 교육청이 제때 제대로 대처만 했더라도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초등학교 여학생들을 집단 성폭행하는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남학생들의 음란행위 흉내와 동성(同性) 하급생에 대한 성추행 사건이 시교육청에 정식 보고되는 데는 무려 3개월이 허비됐다. 학교와 지역교육청은 심리치료와 성교육 방송 등 나름대로 조치를 취했다고는 했지만 결국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이어짐으로써 이런 조치는 무용지물이 됐다. 동성 간 성폭력을 `학교 폭력'으로 간주한 것도 그렇고, 학교 측의 `학생들이 모두 반성하고 문제가 해결됐다'는 내용의 보고도 그렇고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교사들이 사건 초기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나 학교 측이 묵살했다는 주장도 있다. 교육 당국과 수사당국은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처 과정에 잘못이 있는 경우 관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할 것이다. 문제의 아이들은 인터넷과 케이블TV 등을 통해 음란물을 보고 성행위를 흉내냈다고 한다. 싸움 잘하는 상급생이 하급생들을 위협해 변태적 성행위 등 자신들이 본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게 하고 음란물을 억지로 보게 했다. 상급생들은 음란물을 보고 따라하지 않으면 동네에서 `왕따'시키겠다고 협박했다. 더욱이 피해 남학생들이 가해자들에 가담해 여학생을 성폭행하기조차 했다. 가해ㆍ피해 학생이 50∼1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우리 아이들이 성인 콘텐츠와 성폭력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음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아이들은 한번 음란물에 빠지면 어떻게든 보는 방법을 찾아낸다. 음란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정보윤리교육 강화가 시급하다. 차제에 성교육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신체적인 차이 정도만 가르치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일선 교사들은 전문지식도 없고 대처 매뉴얼도 없는데 어떻게 성교육을 시키라는 말이냐고 반문한다. 전문지식과 성교육 기자재를 갖춘 전문가와 기관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성교육은 학부모에게도 필요하다. 성교육을 정식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학교나 교육청의 노력만으로는 아이들을 성범죄 유혹과 성폭력으로부터 완전히 보호할 수 없다. 가정과 학부모의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30일 대구에서 밝혀진 초등학교 교내 집단 성폭력 사태는 인터넷, 케이블TV 등의 음란물을 접한 남학생들이 이 내용을 모방, 동성(同性) 후배를 성폭행한 것이 시발이었다. 이 같이 계속된 관행은 결국 피해 남학생들이 가해자들에 가담,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하는 일로까지 이어졌다. 학교 안에서 어린이들이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로 뒤엉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학교폭력 및 성폭력 예방과 치유를 위한 대구시민 사회 공동대책위(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작년 11월20일께 대구 달서구 A초교의 한 교사는 학생들이 성행위 흉내를 내는 것을 보고 놀라 상담에 나섰다. 이 교사는 상담 결과 6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한 상급생들이 음란물 내용을 모방, 3∼5학년 남학생들에게 성기를 만지게 하고 변태적 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음란행위를 한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이들은 하급생에게 음란 동영상을 억지로 보여주고 동성간 성행위 등을 요구한 뒤 이를 거부하면 폭행하고 집단 따돌림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성폭행 피해자 중 일부는 가해 학생들과 함께 다른 남.여학생을 추행하고 성폭행하는데 가담, 성폭력이 또 다른 성폭력을 부르는 '악순환'을 불러왔다. 이 학교 학생 10여명은 지난 21일 중학교 1∼2학년 동네 선배들과 함께 여자 초등학생 3명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건을 맡고 있는 대구 서부 경찰서는 가해 학생 중 일부가 29일 '당시 다른 여자 초교생 5명도 함께 성폭행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탐문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책위는 성폭력에 연관된 학생 수를 밝히는 것은 거부했으나 올해 2월 A초교 자체 조사에서 음란 행위를 한 학생들이 40여명에 이르렀던 점으로 미뤄 볼 때 가해자 및 피해자 수는 최소 50명에서 최대 100여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해 학생들은 대부분 맞벌이 가정 출신으로 부모들이 집에 없는 시간에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 IPTV(인터넷TV) 등에서 음란물을 본 뒤 이를 모방해 성폭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초교 측은 이런 학생들에게 위인전을 읽히는 '독서 교육'을 시키고 학교 방송으로 전교생에게 성교육을 하는 등의 조치만 취해 대처가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학교 측은 최초로 성폭력 사실이 드러난 지 약 4개월 뒤인 지난 2월 말에야 교육청에 해당 사실을 통보해 사건을 숨기려다가 '늑장 보고'를 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당시까지 A초교 교장을 맡았던 김모 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가해 학생들도 음란물의 피해자로 봤기 때문에 처벌보다는 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며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부모와 같이 상담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는 다 취했고 사건을 은폐했다는 말은 인정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이 학교 B(12) 군 등 10여 명이 C(9) 양 등 초교생 3명을 성폭행해 피해 학생 부모들이 아동 성폭력전담센터와 경찰에 신고하는 사건이 발생, 결과적으로 학교 측 조치는 무용 지물이 됐다. 학교와 교육청 측이 동성(同性)간 성폭력 문제에 무지해 초기에 사건 대처를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책위에 따르면 A초교 일부 교사들은 성폭력 사실이 확인된 지 10여일 뒤인 작년 12월 초 대구 남부교육청에 익명으로 이 같은 문제를 문의했지만 '자기들(동성)이 서로 좋아서 한 경우는 성폭력이 아니라 학교 폭력으로 보고해야 한다'는 답만 들었다. A초교 역시 성폭력에 연루된 학생들의 명단을 만들고 나서도 동성 간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분류하는데 혼동을 겪는 등 사건 대처에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대책위의 남은주 대구여성회 사무국장은 "무조건 음란물을 보지 마라고 하는 것은 결국 아이들이 음란물에 신비감을 느끼고 더 빠지게 하는 결과만 낳는다"며 "우리 교육계가 이 같은 사태가 터졌을 때 아이들을 치료하고 교육하는 역량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tae@yna.co.kr
서울에 이어 경기도교육청이 30일 0교시 수업과 우열반 편성 금지를 골자로 한 학교 자율화 세부 추진계획을 발표하자 학생과 학부모들은 "공교육의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는 기회"라며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이들은 특히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와 사설학원 등 영리단체의 방과 후 학교 수업 참여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고등학교 3학년생인 김모(18)양은 "우열반 형태는 아니라고 하지만 수준별 수업도 학생 개개인의 성적이 그대로 드러나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그래도 차라리 실력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모여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양 소재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김모(35.여) 교사는 "현재 상중하 3개 학급으로 나눠 수준별 이동 수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측면이 많다"면서 "학생의 실력에 따라 학급을 좀 더 세분화 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사는 이어 "현재는 수업만 나눠서 받는다 뿐이지 시험은 똑같아 중.하위 학급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며 "시험과 평가도 학급에 따라 차등을 둬야 교육부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고에 다니는 아들을 둔 신모(42.여)씨는 "학급 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가계에 부담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사교육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학교 차원에서 외부 강사를 초빙해 강의할 경우 부담이 줄지 않겠느냐"며 기대를 나타냈다. 또 다른 고교생 학부모인 정재희(46.여)씨는 "능력을 인정받은 학원 강사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시작하면 기존 교사들에게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본다"며 "어차피 사교육을 해야한다면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것이 부모 입장에서도 좋다"고 덧붙였다. 경기도학원연합회의 김태용 사무국장은 "학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책"이라며 "학교 수업을 차지하기 위한 학원 간 경쟁이 도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국장은 "대다수의 일반 학원들이 방과 후 수업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에서 학원강사를 고용해 사교육을 실시할 경우 학원 교육이 말살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교복이나 급식처럼 뒷돈이 난무하는 상황도 발생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과 후 학교를 영리단체에 위탁운영해 교육비를 내고 공부해야 하는 경우 의무교육과정인 초중학교 교육을 유상으로 실시하는 모양새가 된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교사인 김모(29.여)씨도 "예체능 과목이 아닌 일반 교과목을 외부 강사를 들여와 가르친다는 도 교육청의 논리가 학교 교육과 교사를 무시하는 처사인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공교육이 사교육과 마찬가지로 성적 위주의 수업 방식으로 나아갈지 모른다"고 말했따. 한편 도내 교사의 50% 이상이 가입한 경기교총은 "학교 자율화 계획이라는 큰틀에는 지지한다"면서 "당분간 혼란이 예상되지만 자율화의 참뜻을 살리는 방향으로 관련 단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교총의 김무확 교권팀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도 교육청의 자율화가 아니라 학교 자율화"라며 "반대 논리만 앞세우기 보다 일선 현장에서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 자율화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마련이 함께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lucid@yna.co.kr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정부의 대입 자율화 계획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에 대한 예산지원을 늘려줄 것을 교육과학기술부에 건의키로 했다. 1일 대교협에 따르면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회원 대학 총장들로부터 이같은 의견을 모아 교과부에 전달키로 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입 자율화가 되는 것은 좋지만 지방대학의 경우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정부가 입시에 대한 권한만 넘겨주지 말고 이에 필요한 예산, 인력 등도 지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또 입시업무 이양을 위해 정부가 입법예고한 대교협법 개정안이 입시일정 추진, 자율화 이행 등에 일부 방해되는 요소가 있다며 수정 의견서를 내기로 했다. 개정안 제18조3은 `협의회가 대학의 대학입학전형계획을 심의할 수 있다'고 돼 있으나 대교협이 각 대학의 입시안을 심의하는 것은 대입 자율화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또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학년 개시일의 1년 6개월 전에 공표하도록 하고 있어 2010학년도 대입 기본계획은 오는 8월 말까지 공표해야 하나 시기적으로 촉박하다고 대교협은 지적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8월에 기본계획을 발표하려면 늦어도 6월까지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현재 정치일정상 불가능해 보인다"며 "법률개정은 시간이 걸리므로 차라리 시행령을 개정하자는 게 우리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입법예고안에 대해 6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yy@yna.co.kr
삼별초, 자주를 외치다 지난 호에 이어 진도를 찾아갑니다. 진도는 삼별초의 본거지였습니다. 삼별초는 본래 최씨 무신정권에서 경찰기능을 맡았던 야별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야별초는 그 수가 많아짐에 따라 좌별초와 우별초로 나뉘게 되었고 후에 몽고와의 전쟁 때 포로가 되었다가 돌아온 병사들인 신의군과 합쳐 삼별초라 부르게 됩니다. 그러니까 삼별초는 도둑을 잡고 범죄자를 투옥하는 치안유지의 기능과 함께 대몽항쟁의 최전방에 있었던 군사적인 기능까지 아울렀던 것입니다. 1206년 칭기즈칸이 나라를 세운 뒤 줄곧 고려는 몽고와 마찰을 빚기 시작했고 급기야 1225년 몽고사신 저고여(著古與) 일행이 압록강가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를 계기로 몽고의 본격적인 침략이 진행되게 되지요. 이에 맞서 고려의 최씨 무신정권은 장기적 항전을 결심하고 1232년 강화도로 수도를 옮깁니다. 몽고에 대한 줄기찬 항전에는 최씨 무신정권을 뒷받침하고 있던 삼별초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1258년 김인준에 의해 최씨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듬해 결국 몽고와 강화를 맺게 되고 그 후 개경 환도가 결정됩니다. 최씨 무신정권의 핵심병력이었던 삼별초는 약 40년간 고려의 수도였던 강화도를 버리고 개경으로 환도하게 되자, 배중손의 지휘 아래 원종의 6촌인 승화후 온을 받들어 반몽 투쟁을 계속해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강화도에서 진도로, 진도에서 제주도로 옮겨 4년간 항몽투쟁을 계속하게 되지요. 삼별초의 자주정신을 드러낸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렇게 진도에 근거지를 마련하게 된 까닭은 개경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남해와 서해를 통괄할 수 있는 요충지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본토와 적절하게 떨어져 있어서 본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점이기도 했습니다. 진도에 도착한 삼별초군은 용장산성을 구축하고 궁궐을 짓고 남해와 서해를 아우르는 해상 왕국을 건설합니다. 하지만 곧 고려와 몽고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함락하게 되고 나머지 세력이 김통정의 지휘 아래 제주도로 옮겨가게 됩니다. 진도에는 삼별초과 관련한 유적으로 용장산성, 남도석성, 궁녀둠벙, 전(傳) 왕온묘, 배중손 사당 등이 있습니다. 진도의 삼별초 유적 군내면 용장리 용장산성은 강화도에서 남하하여 진도에 정착한 삼별초군이 대몽항쟁의 근거지로 삼았던 곳으로 그 둘레가 13㎞에 이릅니다. 현재 산성터, 궁궐터, 우물터, 절터와 석불, 와편 등이 남아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이곳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바다가 가깝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승화후 온을 새 왕으로 추대한 삼별초는 경사면을 이용해 석축을 쌓고 궁궐을 지었습니다. 궁궐 옆으로는 지금도 개울물이 흘러내리고 있어 물이 풍부하고 교통의 요충지에 터전을 잡았음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그 궁궐터 뒤로 난 길을 올라 산능선을 들어서면 진도 주변의 풍경이 장대하게 펼쳐집니다. 능선에서 만나는 성벽은 유난히 희고 정확하게 자른 돌로 복원해서 그런지 옛 감흥을 느낄 수 없어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능선을 따라 조금만 더 걷다 보면 이내 그 시대 그 사람들이 쌓은 성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벽은 세월에 자리를 내주어 아주 낮게 허물어진 몰골로 남아 있지만 그 성벽을 처음 보았을 때는 눈물이 나기까지 합니다. 돌 하나하나를 보듬어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이 산꼭대기까지 돌을 옮겨 성을 쌓던 삼별초군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개경 환도에 반대해서 멀리 이곳까지 오긴 왔는데 과연 불투명한 자신들의 앞날은, 또 고려의 미래는 어떻게 되리라 예측했을까요? 잠시나마 그들이 흘렸을 땀방울과 눈물을 음미해 봅니다. 이곳에서 1년 정도 머물렀던 삼별초군은 고려 김방경과 몽고의 혼도가 이끄는 여몽연합군의 공격을 받고 마침내 성이 함락되고 맙니다. 삼별초를 이끌었던 배중손 장군은 남도석성으로 옮겨 항전하다 전사하고 김통정은 별동대를 이끌고 금갑포에서 마지막 결전을 펼치게 되죠. 하지만 연합군에 밀려 제주도로 탈출하여 제2의 대몽항전을 전개합니다. 이들은 애월읍 고성리 항파두리에다 성을 쌓고 이듬해까지 싸웠으나 결국 연합군에 의해 진압이 되고 김통정은 한라산 기슭에서 자결함으로써 삼별초의 항쟁이 끝을 맺게 되고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2006년에 용장산성 홍보관이 개관되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조선시대 읍성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남도석성에는 아직도 민가가 들어서 있습니다. 튼튼한 성벽을 바람막이 삼아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모습은 남도의 따뜻한 날씨만큼 푸근해 보입니다. 이곳은 배중손 장군이 최후를 마친 곳으로 전해지며, 조선시대에는 왜구의 노략질을 막기 위해 수군과 만호(萬戶)를 배치하여 인근 지역을 경비하였습니다. 남문 밖에는 남박다리가 있습니다. 남박다리는 여수 흥국사나 순천 선암사 승선교와 같은 홍예 형태의 돌다리이지만 규모로 치면 명함도 내밀지 못할 입장입니다. 하지만 편마암질의 다듬지 않은 자연석을 이용하여 투박하면서 서민적인 정취가 물씬 묻어납니다. 남박다리는 가까운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단운교와 쌍운교를 함께 말합니다. 배중손의 사당은 임회면 굴포리 바닷가에 있습니다. 오른손을 치켜들고 왼쪽에 칼을 찬 채 굴포 앞바다를 지켜보는 그의 모습은 비장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또, 삼별초가 고려의 왕으로 추대했던 승화후 온은 연합군에 밀려 후퇴하던 중 의신면 침계리에 있는 ‘왕무덤재’ 또는 ‘왕무덤’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붙잡혀 죽임을 당한 후 고개 한쪽에 묻혔다고 합니다. 이 고개에는 주인 없는 비교적 큰 무덤이 5~6기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묘가 그의 묘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왕온의 무덤 앞에는 그가 탔던 말의 무덤이 남아 있습니다. 한편, 부여에 낙화암이 있다면 진도에는 궁녀둠벙이 있습니다.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멸망할 때 백제의 3천 궁녀가 낙화암에서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듯 진도의 고려 궁녀들은 연합군에 잡히기보다는 차라리 둠벙에 몸을 던졌다고 합니다. 지금의 둠벙은 일부가 메워져 규모가 줄었지만 날씨가 궂으면 여인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도깨비불이 자주 나타나곤 했답니다. 4대에 걸친 대화맥, 운림산방 ‘진도 양천 허씨들은 빗자락 몽둥이만 들어도 명필이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근원지가 된 곳이 바로 첨찰산 아래 아늑하게 자리 잡은 운림산방입니다. 울창한 상록수림을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운림산방은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였던 허련의 화실 당호입니다. 허련 이후 일가직계로 4대에 걸쳐 200여 년 동안 대화맥(大畵脈)이 이어지고 있어 이곳은 진도의 상징이자 자존심입니다. 소치(小痴) 허련은 1808년 진도읍 쌍정리에서 허각의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는데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상심의 마음을 그림 그리는 것으로 달랬습니다. 그러다가 해남에 있던 일지암의 고승 초의선사를 찾아가 시문을 배우게 됩니다. 녹우당을 오가며 윤공재 일가의 3대에 이르는 명화첩을 통해 그림을 배워 나가던 중 초의선사의 소개로 추사 선생의 문하에 입문하는 기회를 맞게 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서화(書畵)를 익히게 되고 점차 그의 재능이 인정을 받기에 이릅니다. 42세가 되던 해에는 헌종을 15회나 독대하는 등 그 권위와 명예가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그의 호 소치는 스승이었던 추사가 내려 준 것으로 소치의 재능과 능력이 원나라 말기 최고의 화가였던 대치 황공망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고 해서 지어준 것입니다. 추사는 압록강 동쪽에서는 소치를 따를 자가 없다고 극찬하였습니다. 소치는 스승이었던 추사 선생이 세상을 떠나자 고향인 진도로 돌아와 화실을 짓고 ‘소허암’ 또는 ‘운림각’이라 했는데 이곳이 바로 운림산방입니다. 그는 이곳에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2대 미산(米山) 허형은 의제 허백련의 그림을 지도해 주었으며 당시 희귀했던 전문직업 화가로서 가난 속에 살다 간 서민의 화가였습니다. 미산이라는 호는 원래 소치의 장남이었던 허은의 호였는데 일찍 타계하자 4남이었던 그가 큰형의 호를 그대로 물려받아 쓰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허형을 ‘소미산’ 또는 ‘작은 미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미산은 강진 병영을 거쳐 여생을 목포에 정착하면서 작품제작에 몰두하였으며, ‘작대기 산수’로 유명합니다. 역시 양천 허씨 출신으로 유명한 의재 허백련에게 그림을 가르치기도 했지요. 그의 화맥은 3대를 잇는 4남 허건과 5남 허림으로 이어집니다. 남농(南農) 허건은 물상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승화시켜 남농 특유의 갈필법을 사용하는 독창적인 화풍을 이루어냈으며 많은 대회에서 수상함으로써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운림산방은 그가 복원하여 국가에 헌납한 것입니다. 남농과 함께 형제화가로 널리 알려진 임인(林人) 허림은 남농의 친동생으로 모든 물상을 점으로 표현하는 ‘토점화’라는 독창적인 화법을 개척하였습니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요절하는 바람에 그의 아들 허문을 통해 화맥이 이어집니다. 4대인 임전(林田) 허문은 안개로 시작하여 안개로 끝난다 하여 일명 ‘안개작가’라 불리며 백부였던 남농으로부터 그림공부를 익히게 됩니다. 4대에 걸쳐 이어진 이러한 화맥은 남농의 손자인 오당(五堂) 허진으로 그 맥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화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기적 같은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돌이켜 보면 소치 이후 지금까지의 역사는 가장 파란만장한 시대였습니다. 그 와중에서 우리의 전통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럼에도 200여 년을 잇는 대화맥을 끈끈하게 이어오고 있는 것을 보면 진도사람들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운림산방에는 화실인 운림산방 외에 소치기념관, 진도역사관, 양천 허씨 문중 사당인 사천사, 소치의 영정이 그려진 운림사, 소치 선생이 직접 심었다는 연지의 백일홍, 일지매(一枝梅) 등이 있습니다. 모세의 기적, 진도의 기적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은 비교적 수심이 얕고 밀물과 썰물의 차가 크기 때문에 이른바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 바로 진도에 있습니다.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2.8㎞에 걸쳐 바닷길이 생기는 이러한 ‘진도의 기적’을 보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진도군에서는 해마다 신비의바닷길축제를 개최합니다. 올해는 5월 5일부터 7일까지 개최합니다. 뽕할머니 사당에서 열리는 뽕할머니 제사로 시작되는 이 축제는 진도 고유의 민속예술을 볼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남도 들노래, 다시래기, 씻김굿, 만가와 북놀이, 강강술래 등 볼거리가 많습니다. 그밖에 물고기 잡기 행사 등 체험행사도 함께 진행됩니다. 이곳의 바닷길은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 피에르랑디가 진돗개 연구차 진도에 왔다가 바닷길이 열리는 현장을 목격하고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 감탄하여 프랑스 신문에 소개한 것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답니다. 1996년에는 일본의 인기가수 덴도요시미씨가 신비의 바닷길을 주제로 ‘진도이야기(珍島物語)’ 노래를 불렀지요. 진도에서는 이렇게 바닷길이 열리는 것을 영등살이라고 부릅니다. 영등살과 관련해서 다음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조선 초기 손동지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를 가던 중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가 지금의 회동마을에 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호랑이의 침해가 심하여 마을을 호동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호랑이의 침해가 날로 심해져 더 이상 살기가 어렵게 되자 마을 사람들이 뗏목을 타고 의신면 모도라는 섬마을로 피하면서 황망 중에 뽕할머니 한 분만 마을에 남고 말았습니다. 뽕할머니는 헤어진 가족을 만나고 싶어서 매일 용왕님께 기원하였는데 어느 날 꿈속에 용왕이 나타나 ‘내일 무지개를 내릴 터이니 바다를 건너가라’고 일러주는 것이었습니다. 모도에서 가까운 바닷가에 나가 기도하고 있던 중 갑자기 바닷길이 열리는 것이 아닙니까. 그때서야 모도로 넘어가 있던 마을 사람들이 뽕할머니를 찾기 위해 징과 꽹과리를 치면서 마을에 도착하니 뽕할머니는 ‘나의 기도로 바닷길이 열려 너희들을 만났으니 이젠 죽어도 한이 없다’면서 기진하여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이를 본 주민들은 뽕할머니의 소망이 바닷길을 만들어 영(靈)이 등천(登天)하였다 하여 ‘영등살’이라 하고 이곳에서 매년 제사를 지내게 되었습니다. 자식이 없는 사람, 사랑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영화는 처음에 독일의 평범한 중산층 이상 가정의 청소년들의 일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들이 어떻게 전체주의에 마음이 쏠려, 이 운동에 감동하며 열광적으로 참여하는가 하는 집단 심리 현상을 생동감 있게 그렸다. 영화는 68세대 이후 반 권위주의적, 자유주의적 교육 세례를 받고 자란 독일의 청소년들도 상황에 따라 전체주의 집단 최면에 걸릴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계몽교육만으로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나치’ 이야기에 신물 난 독일 학생들 보통 독일에서 정규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누구나 교육과정에서 나치를 주제로 한 이야기를 귀에 박히도록 듣는다. 게다가 평소 저녁 시간 TV를 틀면, 나치의 만행이나 당시 정치적 상황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가 저녁 황금시간대의 단골 프로다. 하지만 지금 학생들에게 이 주제는 너무 많이 들어 지겹기도 하고, 너무 오래전에 일어난 일이라 남의 일 같기만 하다. 또 요즘 아이들이 그렇듯이 독일 청소년들도 자유분방하고, 개인주의적이며, 끼리끼리 그룹을 지어 다닌다. 바야흐로 전체보다는 개성이 중요시되는 시대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이 이 영화에서 전혀 ‘쿨’하지 않고, 여태까지 ‘악의 구렁텅이’라 여겼던 전체주의에 어떻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무대는 바로 현재, 독일의 중산층 이상의 부유한 계층의 아이들이 다니는 남녀공학 인문계 고등학교. 학급구성원들도 여느 학급과 다를 바 없이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다. 여학생의 선망을 받는 잘생기고 학급을 이끄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남학생, 앞에 나가 아이들을 웃기는 오락 부장, 정치 활동에 열심인 학생, 공부에 열심인 우등생, 부유한 가정의 터키출신 학생 등이 학급 구성원들이다. 영화 ‘독재가 어떻게 발생할까’ 실험 이 학급을 맡고 있는 주인공 교사 벵어(위르겐 포겔)는 청년 시절 90년대 좌파대안운동권에서 유행했던 빈집 점거를 한 경력이 있다. 그만큼 의식 있고, 학생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반권위주의적 교사다. 그런 그가 ‘독재’를 주제로 심화학습을 하려 할 때 학생들은 “어휴, 지겨워. 선생님, 차라리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다루지 그러세요”라며 거부한다. 이에 자극받은 교사 벵어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그럼 한번 두고 보자”며 위험한 게임을 시작한다. 그는 심화수업으로 ‘독재’가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가 하는 실험을 감행한 것이다. 처음에 아이들은 “지금 여기서 더 이상 전체주의는 불가능하다 해요”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문제는 학생들이 이 실험에 진지하게 참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실험은 ‘규율을 통한 권력, 공동체를 위한 권력, 행동을 통한 권력’을 모토로 몇 주간 교사 벵어의 지도에 따라 행하기로 한다. 이 기간 이 학급의 학생들은 고무돼, 흰색 셔츠로 통일해 입고, 서로 협력하며, 이 프로젝트의 명칭을 물결이란 뜻의 ‘디 벨레’라고 붙인다. 이 물결이라는 운동으로 반 전체 학생들이 모두가 합심해, 낙오하거나 소외된 아이들까지 하나의 공동의 목표를 가진 집단에 편입시킨다. 그리고 처음에 코웃음 쳤던 아이들이 점차 정말로 집단 도취에 빠져든다. 이들의 모습은 이들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닥불, 캠프 등을 떠올리며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라고 회상하는 히틀러 소년단의 낭만적 모습과 일면 동일하다. 이 과정에서 소수의 저항자도 있다. 그들은 그 때문에 집단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 그러나 마침내 교사도 권력의 자아도취 빠져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미국 커벌리 고교의 실화 바탕돼 원래 영화의 원작은 모튼 류(Morton Rhue)의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1967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커벌리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 당시 역사 교사였던 론 존스(Ron Jones)가 실제 이런 실험을 했었다고 한다.이 소설은 80년대 초에 미국 TV시리즈로 제작, 방영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현재의 독일 인문계 학교라는 공간을 빌려와도 청소년들이 어떻게 전체주의에 빠질 수 있는지 리얼리티를 집단 다이내믹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아웃사이더, 외국인, 헤도니스트, 저소득층 자녀들 이들 모두 ‘물결’이란 공동체에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지구화 시대에 어떤 식으로든 소외돼 있는 어린 영혼들은 공동체 의식과 자의식을 가지고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정신적 ‘운동’에 열광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 ‘소수’는 무시되고 억압당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전체는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다. 이에 관련해 극우문제 전문가 베노 하페네거는 “청소년들은 외부로부터 인정받고 안정된 환경을 필요로 한다. 청소년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 어른들은 사회적으로 비교적 불안정한 상황에서 산다. 이를 보면서 청소년들도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전체주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 영화에 벌어지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 영화는 젊은이들이 극우에 빠지는 메커니즘을 잘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간젤 감독은 영화에서 반권위주의 교육을 받은 청소년도 쉽게 이런 유혹에 빠질 뿐 아니라, 이미 그 교육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한다. 영화 속의 부모들의 자유주의적이며 반권위적인 교육법에 의문을 던진다. 영화 장면 중 엄마가 “난 널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고 하자, “엄마가 날 그렇게 키웠으면 차라리 나을 뻔했어. 우릴 키울 때 엄마가 우리한테 좀 엄격했어도 나쁘진 않았겠지”라는 여학생의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1973년생으로 68세대 부모 밑에서 자란 간젤 감독은 영화 속 대사가 실제 자신과 부모 사이에 오갔던 말이기도 하다고 고백한다. 간젤 감독은 “청소년은 부모들과 구분되길 원한다. 자신과 부모 사이의 차이점으로 경계를 긋고 싶어 한다. 그런데 부모와 아이가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68세대 이후 지금까지의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권위적 어른이기보다 친구인 것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기준으로 삼고 반항할 것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럼 이런 전체주의에 빠질 유혹에서 구원해 줄 그 무엇이 ‘교육’이 아닐까? 하지만 간젤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교육의 수준이 아주 높더라도 교육으로 전체주의에서 안전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전체주의가 위험한 것은 그 교육의 방법이 아니라, 전체주의 자체의 메커니즘이다. 예를 들어 나치시대에 거의 모든 사회계층이 여기에 열광하며 참여했다. 나치에 참여한 이들 중엔 학식이 정말 높았던 지식인도 많았다. 전체주의가 위험한 진짜 이유는 인간의 저열한 본능에 호소한다는 것이다”고 말한다. 영화 속 학생의 말이다. “우리는 모든 것은 알고 있었고, 수천 번 여기 우리에게 전체주의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루고 배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게(전체주의) 가능하더라.”
월급날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왜 통장잔고는 바닥을 치는 건지…. 카드사 두세 곳에서 카드대금 나가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우는 소리하는 사람들 참 많이 있죠. 저 역시 그 중 한 명 일겁니다. 버는 건 크게 나아지지 않는데 카드 대금은 왜 상승곡선을 그리고 쭈욱쭈욱 올라가는 건지. 울적할 땐 그저 뭔가 하나씩 장만하는 게 최고의 처방이 아닌 줄 알면서도, 지름신에 지배당하는 신자본주의 쇼퍼홀릭(Shopaholic·쇼핑에 중독된 사람) 진단서. ‘사 버린다’의 메커니즘이 당신을 휘감을 때 한 20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죠. 장보러 마트에 들렀다가 신상품인데 특가 30% 해준다기에 예정에도 없던 등산바지 하나 사버렸고요, 다음 달 휴가 가는 동료 면세점 쇼핑 간다기에 따라 나섰다가 나만 빼고 다 쓰는 것 같은 D사의 화이트닝 라인 화장품을 그냥 질러버렸고요, 지친 몸을 끌고 집에 돌아와 소파에 쓰러져 TV를 켰는데 홈쇼핑에서 멋진 모델들이 자동복부운동기기를 몸에 감고 나와 뱃살을 빼는걸 보니 저게 바로 내게 당장 필요한 물품인 것 같아 10개월 무이자로 신청했더랬죠. 출근해서 메신저에 로그인 해보니 평소에 좋아하는 E브랜드의 스카프세트가 금일선착순 100개 한정 반값 세일을 한다는 팝업창이 뜨는데, 그냥 넘어갈 리 없었죠. 이 일은 30대 중반 워킹걸 B 선배의 실제 얘기입니다. 그렇게 그녀는 일주일 만에 70만 원을 ‘지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카드고지서가 날아오는 익월 5일이 되어서야 자신의 만행에 대해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녀는 우울이 머리 꼭대기까지 차는 분기별 결산 즈음에, 이런 대형 사고를 친다는 걸 알게 되었다죠. 지르면서 ‘업’되는 나의 가치? 보상심리 작용설 B 선배 말고도 둘러보면 주변엔 울적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쇼핑의 방법도 다양해져 물건을 사는 것 말고도 충동적으로 연간 헬스이용권을 끊는다거나, 해외여행상품을 1회 클릭으로 구매해 버린다거나, 공부도 하지 않을 값나가는 영어교재를 카드 일시불 결제 해버리는 등의 계획 없는 소비로 이어지기도 하죠. 이 쇼핑 중독은 흔히들 우울증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뇌 속의 세로토닌이라고 하는 호르몬의 수치가 떨어지면 우울증이 도지곤 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물건을 사게 되고, 이때 비싼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보상심리가 작용하게 된다네요. 뭐 학설은 이러하지만 사실 한 줄로 요약하면 ‘내가 돈 벌면서 이 정도 사고 싶은 것도 하나 못사?’라는 감정이 평소보다 ‘파바박’하고 강해지면서 잦아지면 알코올이나 마약중독보다 무섭다는 쇼핑중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지름신을 떼어내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구매하려는 시점에서 하루 정도 미루는 것도 처방 중 하나라고 합니다. 온라인에선 장바구니에만 담아놓고 창을 닫는 다든지, 오프라인에선 일단 찜 해두고 다른 매장으로 걸음을 옮기는 것 말이죠. 허나 여기에도 부작용은 있습니다. 하루가 지나서 정작 사려고 하면 그 찜해 놓은 물건이 없어지거나 매진되는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어 버린다는 거죠. 쇼퍼홀릭 친구 최 양은 그게 더 스트레스라고 합디다. 그러면서 지름신 금지처방도 라이프스타일이나 성격에 맞춰 따라가야 한다네요. 최 양은 극심한 우울감에 빠져 지름신을 남발하려는 찰나에 ‘이런 거 말고 더 좋은 걸 사자’라는 자기주문으로 극복을 한답니다. 그간 본인의 지름구매행태 분석결과 정말로 별 필요 없는 문구용품이나 생활용품을 온라인으로 잔뜩 구매하고는 카드고지서를 받아보고 때늦은 후회를 수만 번 했다는군요. 그래서 차라리 지르고 싶을 땐 고가의 전자제품을 기웃거리는 게 낫다고 강추합니다. 물론 이외에도 ‘50% 할인’, ‘한정판매’, ‘1+1’ 등 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도 지름신에 대항해 갖춰야 할 덕목이라 하겠지요. 어찌됐든 보는 것으로 즐기거나, 적절한 수준의 쇼핑은 우울한 기분을 날려주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어느새 계절의 여왕 5월이 되었군요. 이번 달은 내가 아닌, 고마운 분들을 위한 합리적 쇼핑을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받는 사람이 즐거워할 것을 상상하며 어울릴 만한 선물을 고르는 쇼핑의 재미는 선물하는 사람의 특권이니까요.
희생 : 피해 (2) ‘희생’이라는 이름 붙이기 예전에 TV에서 인간이 취하는 뜻밖의 행동에 관해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를 얼핏 본 적이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기 몸을 던지는 사람이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몇 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전철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플랫폼에서 뛰어내리는 사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러 뛰어드는 사람이라고 해서 하나밖에 없는 자기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런 사람의 타고난 성정과 그때까지 살아온 내력을 철저히 분석한다고 해도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신비한 정신작용이라고 할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자기 목숨을 걸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사람을 매스컴에서 보도할 때 마치 숭고한 ‘희생의식’을 가지고 그렇게 한 것처럼 보도하곤 한다. 정작 당사자는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때 ‘희생정신’이라든지 ‘고귀한 신념’ 같은 말을 언급하기보다는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었다’거나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어떤 행위를 가리켜 ‘희생의식’이나 ‘희생정신’과 연관 짓는 것은 ‘사후에’ 그 행위를 대상화하고 거기에 의미를 붙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도를 드러낼 뿐이다. ‘희생’이란 사람들이 ‘희생적’이라고 여기는 행동에 붙여주는 이름인 것이다. ‘희생양’에게는 말할 기회가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순간적으로 취한 행동이라도 누가 시켜서 한 행동이 아닌 한 자발적인 ‘희생’이라 할 것이다. (지난 호에서 서술한 것처럼) ‘희생’은 의지가 작용한다는 점에서 능동적인 행위일 뿐 아니라 자발적이기 때문에 존경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원폭이나 기름 유출 사고처럼 반드시 자발적이고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희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희생’의 사전적인 뜻 중에는 “뜻밖의 재난이나 사회의 큰 세력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입는 일”도 포함된다. 이럴 때 ‘희생’은 ‘피해’와 의미상 겹치기도 한다. 자발적이기는커녕 타의에 의한 희생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말이 ‘희생양’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희생양’이란 공격하고 싶은 직접적인 대상을 대신하여 파괴적인 욕구를 발산하는 대상을 일컫는다. 정작 쳐부수고 싶은 놈은 힘이 세니까 대신 힘 약한 놈을 골라 분풀이를 하는 셈이니, 사회적 약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행위는 비겁하고 야비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정에 문제가 있을 때 희생양이 되기 쉬운 것은 아이들이다. 위기에 빠진 사회는 대중조작을 통해 ‘희생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일본정부는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넣는다는 소문을 퍼뜨렸고 분노에 찬 일본국민은 조선인을 학살했다. ‘희생양’에게는 ‘희생’을 하겠다든지, 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저 선택을 당하는 처지이다 보니 어찌할 수 없는 힘의 논리에 휘둘릴 뿐이다. 희생자 본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발적이지 않은 ‘희생’은 ‘해를 입다’는 의미에서 순수한 ‘피해’에 가깝다. 때로는 ‘피해자’로서 ‘피해’ 보상을 받는 것으로 끝내고 싶은데 ‘희생’이라는 딱지를 붙여주면서 고맙다느니, 고귀하다느니 하며 추어올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희생자’라는 칭호는 교활한 강자의 얄팍한 꼼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가해’와 ‘피해’라는 대립쌍 ‘희생’을 둘러싸고도 희생을 ‘당하는’ 사람과 희생을 ‘강요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 둘의 관계가 명료한 대립을 이루기는 어렵다. 자발적인 ‘희생’이라면 애초부터 적대관계가 있을 리 없고, 어쩔 수 없는 재난이나 사회적인 세력 대 희생자 사이에도 뚜렷한 갈등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울 때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피해’에는 ‘가해’라는 상대가 따라다닌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과거사 문제가 불거질 때 ‘가해’와 ‘피해’라는 대립구조는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필연적인 요소가 되기도 하고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일본은 ‘가해자’, 한국은 ‘피해자’라는 발상이 편협한 민족주의로 빠지는 예를 자주 볼 수 있듯이, ‘가해’와 ‘피해’라는 이분법을 들이대서 역사나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파악한다면 역사를 둘러싼 갈등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해’와 ‘피해’라는 갈등이 물질적인 해결로 해소될 수 있다면 차라리 다행일 것이다. 문제는 정신적인 상처를 주고받았을 때다. 상처는 생겨서 앓는 동안도 아프지만 낫고 나서도 아픔이 가시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물론 상처자국 자체는 아픈 듯이 보여도 실제로 아프지는 않다. 다만 아팠다는 기억을 되살려줄 뿐이다. 그래서 상처를 치료하는 일이 중요한 만큼 상처자국을 어루만지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해’의 기억은 ‘피해’의 기억만큼 끈질기지 않은 듯하고 때로는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를 ‘가해’라고 깨닫지 못하는 경우조차 있다. 이 불균형이야말로 비극이자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다. ‘희생’망상이란 병은 없다 ‘가해자’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피해자’에게 최선을 다해 보상하고자 하면 ‘피해자’가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 정성을 받아주는 것, 이것이 ‘가해’와 ‘피해’의 관계를 해소하는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가해자’는 불성실한 태도를 취하고 ‘피해자’는 ‘피해’를 내세워 이익을 도모하려고 한다면, ‘가해’와 ‘피해’의 관계는 점점 더 뒤틀리고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피해의식’이다. ‘피해의식’은 지나치게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거나 입을지도 모른다고 여기는 심리상태다. 스스로 깨달아 자신을 희생하려는 ‘희생의식’이 주체적인 데 비해 ‘피해의식’은 부정적이고 소극적이라고 여겨진다. 피해의식이 지나치면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부당하게 박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피해망상’ 증세로 발전한다. 누군가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믿는 ‘피해망상’ 증세는 정신분열증이나 편집장애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하지만 무언가 위해 스스로 죽고자 마음먹는 ‘희생의식’은 아무리 지나쳐도 ‘희생망상’이란 병으로 간주되지 않는 모양이다. 이렇게 ‘희생의식’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 사회나 주변의 칭찬과 인정을 한 몸에 받는 반면, ‘피해의식’은 거부와 비난의 대상이 된다. ‘희생’이 이념과 결부될 때 ‘피해’나 ‘희생’이 어떤 과실이나 잘못 때문에 초래되는 것은 아니다. 굳이 왜냐고 묻는다면 운이 나빴다거나 팔자 탓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피해’를 입은 사람보다는 ‘희생’을 당한 사람에게서 더 순진하달까 죄가 없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가령 피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피해의식’이라는 딱지를 붙이면 마치 피해자가 고통을 실제보다 과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희생자’나 ‘희생의식’에는 순결하고 고귀한 이미지 이외의 불순물이 따라붙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가해자’든 ‘피해자’든 스스로를 ‘희생자’로 규정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의식보다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체험이나 중국 잔류고아(전후 만주에서 후퇴할 때 친족과 떨어져 중국에 남은 일본 어린이) 같은 ‘희생’을 중심으로 자기들의 역사를 기억해온 일본을 떠올릴 수 있다. 여러 나라나 민족이 자신의 역사를 해석하는 것을 보면 자기 민족이 겪은 ‘희생’을 강조하여 민족주의를 강화시키려는 의도를 심심치 않게 엿볼 수 있다. ‘피해’는 이념이나 사상과 그다지 관계가 없는 것과 달리 ‘희생’은 충효, 애국, 혁명 같은 이념과 밀접하게 결부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테면 전쟁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난 독재자가 온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싶을 때 ‘피해’라는 말을 입에 담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분의 위대한 희생으로 강한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줍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애국심을 호소하는 이런 선동이 사람들에게 ‘희생망상’을 부추겨온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희생’이라는 면죄부를 방패막이 삼아 역사를 평가하게 되면 자칫 상대방 탓만 하고 자기반성에는 게을러지기 쉽다. 식민지 통치나 독재체제를 경험한 사람이 스스로를 ‘희생자’라고만 일방적으로 내세울 때 균형을 잃은 역사 해석이나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동·식물 표본 2천 여점 기부해 국립수목원 감사장 받은 하상교 교사 인천 신광초 하상교(55) 교사는 동·식물학자들에게 ‘신기한 선생님’으로 통한다. 수업이 끝나면 산과 들로 나가 채집하고 밤에는 채집해온 식물과 곤충들을 표본 하는 것이 일상생활인 그는 학자들도 하기 어려운 ‘발견’을 종종 하기 때문이다. 그가 대청도에 근무하면서 4년간 채집한 표본에는 그동안 충청 이남지역에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후박나무를 비롯해 실거리나무, 아기사철란, 대청부채, 생열귀나무 등 좀처럼 보기 어려운 식물들이 포함돼 있다. 또 열대지역에 주로 사는 살며 제주도에서조차 거의 발견하기 어려운 ‘남색남방공작나비’를 대청도에서 5마리나 채집하는 등 곤충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의 이런 성과에 국내의 유명 곤충학자인 강원대 박규택 교수, 인천대 배양섭 교수도 직접 대청도에 찾아와 하 교사와 함께 채집을 하기도 했다. “주로 울릉도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후박나무를 인천 앞바다 섬, 대청도에서 발견한 것은 대단한 사건이었죠. 국립수목원에서도 한 마리 보유하지 못한 희귀종인 ‘남방남색공작나비’를 인천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한 것도 큰 성과입니다. 1980년대에 인천 앞바다에서 발견한 이후 2004년 제가 발견한 것이 처음 보고되었습니다. 제주도에도 발견하기 힘든 나비가 서해 최북단 섬인 대청도에서 채집됐다는 사실에 대해 학계에서도 놀라워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동·식물의 보고 대청도 채집광인 하 교사가 일생일대의 채집 기회를 만난 것은 지난 2002년. 인천 앞바다 서해 5도의 하나인 대청도 대청초교에 발령을 받으면서다. “대청도는 알려지지 않은 동·식물의 보물섬이에요. 그렇지만 학자들은 상주하며 연구하기 힘든 곳이죠. 다른 사람들은 반기지 않는 섬 생활이지만 저는 천국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 주변에서 수집한 자료를 과학실에 비치해 놓고 교육용으로만 활용하다 체계적인 조사를 위해 섬 전역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자연환경 보존 상태가 좋은 대청도의 동·식물들이 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친구들’이었다. 4년간 거의 육지에 나오지 않은 채 자료 수집에 열성을 보였다. 그는 대청도를 샅샅이 뒤져 식물 390여 점과 나비 28종 300여 점, 나방 370여 종 1200여 점, 딱정벌레 200여 점 등 무려 2000여 점을 채집, 표본 했고, 지난 1월 이를 국립수목원에 기증했다. 이들 중에는 곤충과 식물도감에 새로 등재하거나 서식지 지도를 뒤바꿔야 하는 등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료가 많다. 특히 그가 이들 동·식물을 채집한 자료들은 일반 학자나 전문가들이 채집하기 어려운 대청도에서 4년간 지속적으로 채집해 종류가 다양하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감사의 표시로 지난 3월 하 교사에게 감사장과 기념품을 인천 남부교육청을 통해 전달했다. “소장하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의미 있는 동·식물 표본이어서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가지고 있는 국립수목원에 기증했습니다. 이 표본이 많은 학자들의 연구 활동에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손자와 손잡고 수목원에 기증한 표본을 보러 갈 생각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40년간 “채집은 나의 힘” 그가 ‘채집’을 시작한 것은 중학교 시절부터. 생물반에 가입해 체계적으로 채집·표본 하는 방법을 배웠고 고교, 대학을 거치면서도 그의 관심은 온통 ‘채집’에 머물렀다. 교사가 되고 나서는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채집을 했고, 학교를 옮길 때마다 표본을 전시하고, 기증했다. 그렇게 채집과 함께해 온 것이 벌써 40여 년.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나비를 채집하기 위해 나비가 좋아하는 꽃을 찾아 인적이 드문 산을 수없이 헤매기도 하고, 밤마다 하얀 벽면에 조명을 켜두고 나방을 기다렸다. 나방을 채집하다가 인분(鱗粉)이 눈에 들어가 고생을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채집을 나가지 않는 날에는 도감(圖鑑)을 연구하고, 채집 중에 모르는 종을 발견했을 때는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채집에 열정을 바치게 했을까. 하 교사는 채집의 가장 큰 매력으로 ‘발견의 기쁨’을 꼽는다. “채집을 갔다가 처음 만나는 종을 접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희열을 느껴요. ‘내가 해냈구나!’하는 무한한 자신감이 샘솟죠. 그것이 지치지 않고 열정을 가질 수 있었던 매력입니다.” ‘서해 5도’ 동·식물 채집이 꿈 하 교사의 꿈은 앞으로 서해 5도(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에 모두 근무하면서 그곳의 동·식물을 체계적으로 조사 하는 것. 최근 교감 연수를 마치고 근무 학교를 서해 5도 지역으로 신청해 놓았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학자들도 지속적으로 연구하지 못하는 섬을 제 힘으로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싶습니다. 서해 5도의 곤충과 식물 자료를 모아 수목원에 ‘서해 5도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체험캠프 ‘섬에서의 한 달’ 기획하고 싶어 하 교사는 이번 학기에 국립수목원으로부터 희귀 들꽃종을 분양받아 신광초에 ‘들꽃 단지’를 만들 생각이다. 대청도를 떠나 도시학교에 근무하면서 자연을 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을 본 지 오래되었죠. 자연이 곧 놀이터이자, 삶의 배움터인데 도시의 아이들은 학교, 학원밖에 몰라요. 자연과 ‘함께’해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체험’만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학교장이 된다면 한 반 정도의 아이들이 섬에서 지낼 수 있는 캠프를 마련하고 싶어요.” 그는 채집으로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 “인생을 살면서 무언가 꼭 보람된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제 교육철학인데 채집이 제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보람이고, 또 앞으로 해야 할 남겨진 과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채집 활동은 계속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