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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11일 ‘2026학년도 AID(AI+Digital) 전환 중점 전문대학 지원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신규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전문대학을 통해 다양한 전공의 재학생과 지역주민, 재직자까지 AI를 배우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58개 사업단 중 평가를 거쳐 24개 사업단(35개 전문대학)이 선정됐다. 21일까지 이의제기 등 절차를 거쳐 최종 선정되면 2년간 재정지원을 받는다. 금액은 2026년 기준 사업단별 10억 원(총 240억 원)이다. 각 사업단은 학생, 재직자 등이 산업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사업계획을 제시헸다. 청강문화산업대는 전공별 창작 과정에 AI를 적용하는 표준 지침을 개발해학생의 창작 역량을 효율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울산과학대는 지역산업(자동차, 조선 등)의 중소기업 등 산업체에 소속된 전문가를 AI 교육과정 구성에 참여시켜, 학생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AI 활용법을 익히도록 할 예정이다. 연암대와 혜전대는 지역 산업과 연계해 스마트 농업에 집중하면서 각 대학의 강점 분야별 특화(연암대:생산·재배, 혜전대:가공·유통)를 통해 연합형 사업단으로서 상승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정된 24개 사업단은 사업단마다 강점 분야와 지역 여건을 결합한 특화 모형을 구축하고, 학생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학습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대학에 실습실, 스마트 강의실 등도 마련하게 된다. 학생·교직원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할 수 있는 계정도 보급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AI·DX 시대에서는 지역의 산업수요에 대응해 역량을 갖춘 전문기술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며 “선정된 사업단을 중심으로 전문대학이 재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재직자를 아우르는 평생·직업교육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 당국은 학교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단위학교 책임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스스로 교육 방향을 설정하고 운영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제고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실질적 권한 이양은 미비하며, 학교장은 여전히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에서 막중한 책임만을 짊어지고 있다. 학생 성장과 안전, 교육과정 운영, 민원 대응, 조직 내 갈등 관리에 이르기까지 학교 내 모든 문제의 최종 책임이 학교장에게 집중되는 형국이다. 권한·자율성 축소되는 모순 이처럼 책임은 확대되는데 권한과 자율성은 축소되는 ‘구조적 모순’은 학교 경영 전반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상급 기관의 지침과 위원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복합적인 민원 체계 속에서 학교장의 자율적 판단은 제한되고 책임만 가중되는 흐름이 반복된다. 이러한 불균형은 결국 교육 본질을 흔든다. 교육적 판단보다 민원 처리가 앞서고, 장기적 비전보다 단기적 갈등 관리가 우선시되면서 학교는 성장을 설계하는 곳이 아닌 ‘문제를 관리하는 조직’으로 변질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러한 위기 인식 속에서 교육 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방향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첫째, 위기의 본질을 교원 조직 구조의 재설계로 풀어야 한다. 학교장의 어려움은 권한과 책임이 어긋난 시스템의 산물이다. 따라서 학교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고 민원을 분산하며 행정 권한을 과감히 위임하는 구조적 개편이 시급하다. 특히 단일 호봉제 중심의 체제는 보직교사의 책임에 맞는 보상과 지위를 제공하지 못해 중간 리더 기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직교사를 명확한 권한을 가진 중간 관리직으로 격상해야 한다. 아울러 인사 자율권을 강화해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둘째, 학교장의 역할을 행정 관리자에서 교육 리더로 재정립해야 한다. 학교장은 단순히 행정 절차를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교육의 철학과 방향을 설계하는 존재여야 한다. 역할의 무게중심을 ‘업무 처리’에서 ‘비전과 성장’으로 옮겨야 한다. 교사 전문성을 신뢰하며 권한을 배분하고, 협력적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부모 및 지역사회와의 관계에서도 연결과 조정을 이끄는 리더로서 공동체의 성장을 함께 도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보직교사 지위 격상해야 셋째, 학교장 리더십의 본질은 권한의 크기가 아닌 ‘방향성’과 ‘실행력’에서 찾아야 한다. 진정한 리더십은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분명히 하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증명된다.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과 협력하며 작은 변화를 꾸준히 축적하는 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다. 특히 제약이 많은 상황일수록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관계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실행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다. ‘권한은 줄고 책임은 커진’ 현실은 교육 현장의 위기인 동시에 리더십을 성찰할 계기이기도 하다. 이제 학교장은 주어진 조건에 순응할 것인지,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며 변화를 주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교육의 미래는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도는 기반일 뿐, 변화를 이끄는 실질적인 힘은 사람과 리더십에서 나온다.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고 사람을 연결하며 꾸준히 실천해 나갈 때, 우리 교육은 비로소 진정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적 보완을 넘어,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이를 끝까지 실천해 내는 ‘리더십의 힘’이다.
청소년 불법 스포츠도박과 온라인 카지노 노출이 확산되는 가운데, 학교에서 도박중독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학교별 교육 편차를 줄이고 체계적인 예방교육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영석 의원(국민의힘)은 4일 청소년 도박중독 예방교육 추진계획 수립과 학교 예방교육 의무화를 담은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온라인 플랫폼 발달로 청소년의 불법 스포츠도박, 사설 온라인 카지노 등 사행성 콘텐츠 접근이 쉬워지고 있다. SNS와 메신저 등을 통한 도박 유입 경로도 다양화되면서 청소년 도박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소년기의 도박 경험은 충동조절 장애, 학업 중단, 범죄 연루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강도 범죄로 검거된 청소년 중 26.8%가 도박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사회적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청소년기에 형성된 도박 습관이 성인기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조기 예방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 ‘학교보건법’은 흡연·음주·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은 규정하고 있지만 도박중독 예방교육에 대한 명시적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는 예방교육 실시 여부와 수준에 차이가 발생하는 등 제도적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교육부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협의해 청소년 도박중독 예방교육 추진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또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이 학교에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예방교육은 기존 보건교육과 학교안전교육, 아동 안전교육 등과 연계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교육부장관이 예방교육 계획을 수립할 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도록 하고, 실태조사와 효과성 평가를 병행하도록 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도박 문제를 조기에 예방하고, 학생 대상 예방교육 체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영석 의원은 “청소년 도박 문제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 학업 중단과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학교 현장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예방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예방 중심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가 학교 현장의 새로운 평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객관식 중심 평가의 한계를 넘어 학생의 사고력, 문제해결력, 표현력, 논리적 설명 능력을 평가하려는 시도는 분명 중요한 변화다. 특히 이를 학교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교육청과 교육연구기관, 현장 교사들이 기울여 온 노력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7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의 현장 안착과 실천 과제’를 주제로 2026년 제2회 교육정책네트워크 교육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교육부, 서울특별시교육청, 인천광역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교육정책네트워크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했으며, KEDI TV를 통해 유튜브 생중계도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미래형 학생평가로서 서·논술형 평가의 방향을 모색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평가 혁신이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육현장의 주요 현안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교육수요자의 의견 수렴을 통한 실제적 교육정책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교육청과 교사들의 노력은 인정되어야 한다 이번 논의에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교육청과 현장 교사들의 수고다.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가 아직 완성된 제도가 아님에도 서울·경기·인천교육청은 각자의 방식으로 평가 혁신을 실험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 주도성을 강화하는 지능형 채점 지원 시스템 ‘채움AI’의 구축 성과와 공정성 확보 방안을 제시했고, 경기도교육청은 하이러닝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 기반 채점 표준화 성과와 2026년 교과 확대를 포함한 단계적 정착 전략을 설명하는 것으로 안내됐다. 인천교육청의 현장교사는 ‘생각을 꺼내는 교육’을 위한 AI기반 서·논술형 평가와 서·논술형 평가의 현장 경험과 AI 활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토론하였다. 현장 교사들의 노력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서·논술형 평가는 객관식 평가보다 문항 설계, 루브릭 구성, 채점, 피드백, 재지도 과정에서 훨씬 많은 시간과 전문성을 요구한다. 특히 교사는 단순히 답안을 채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의 사고 과정을 읽고 수업과 다시 연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현장 교사들은 AI 활용의 가능성과 한계, 채점 부담, 피드백의 어려움, 평가를 학습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 이는 AI 평가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과 학교 현장의 실천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AI 기반 평가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질문은 교육청과 교사들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실천을 더 큰 교육적 질문으로 확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질문은 더 근본적이어야 한다 이번 토론회의 공식 초점은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의 현장 안착”이었다. 이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논의다. 학교 현장에서는 채점의 공정성, 교사 업무부담 완화, AI 기반평가의 신뢰성, 평가 기준의 일관성 문제가 매우 절박하다. 그러나 AI 평가시스템의 출발점은 여기에서 멈추어서는 안 된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AI 기반 평가시스템을 과연 왜 운영하려 하는가. 단지 객관식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인가. 교사의 채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인가. 학생의 글쓰기 능력을 더 정교하게 평가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생성형 AI 등장 이후, 장차 AGI와 ASI까지 논의되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며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묻기 위해서인가.이 질문에 대한 답에 따라 AI 기반 평가시스템은 전혀 다른 길로 갈 수 있다. 객관식에서 논술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동안 학생들의 학습 결과에 대한 평가는 정답을 찾는 능력에 익숙했다. 학생이 얼마나 정확히 기억하는지, 얼마나 빠르게 문제를 푸는지, 정답을 얼마나 잘 고르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 전제를 흔들고 있다. 이제 정보검색, 요약, 번역, 글쓰기, 자료 분석, 코딩, 이미지 생성은 인간만의 독점적 능력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객관식을 서·논술형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교육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생성형 AI는 이미 글도 쓴다. 논리적 문단도 구성한다. 반론과 재반론 형식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서·논술형 평가는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 학생이 쓴 문장의 유려함인가. 정해진 구조에 맞춘 답안인가. AI가 높게 평가할 만한 표현인가. 아니면 학생이 자기 생각을 만들고, 근거를 찾고, 오류를 고치고 더 나은 판단으로 나아가는 과정인가. 이 구분이 중요하다. 서·논술형 평가가 단순히 “좋은 답안 쓰기”로 흐르면 객관식 문제풀이 경쟁은 논술형 글쓰기 경쟁으로 바뀔 뿐이다. 조선시대의 과거식 글쓰기 경쟁을 경계해야 한다 ‘조선, 시험지옥에 빠지다’라는 이한작가의 책에서 조선시대의 입시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고 깊이 있게 서술하고 있다. AI 서·논술형 평가가 대입과 강하게 연결되면 조선시대 과거시험처럼 제도화된 글쓰기 경쟁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조선시대의 과거가 본래 인재 선발 제도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문 작성 기술, 암기, 사교육, 출세 경쟁으로 흘렀던 것처럼 현대의 서·논술형 평가도 대입과 결합하면 “생각하는 교육”이 아니라 “선발에 유리한 문장 생산”으로 흐를 수 있다. 특히 AI가 채점 기준을 제공하고, 루브릭이 공개되며, 대학입시가 이를 선발 자료로 활용하게 되면 사교육은 곧바로 대응할 것이다. AI가 선호하는 문장 구조, 고득점 답안 유형, 성장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 면접용 자기성찰 서사까지 상품화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AI 기반 평가는 교육혁신이 아니다. 그것은 객관식 경쟁을 논술형 경쟁으로 바꾼 새로운 입시 체제일 뿐이다. AI는 채점자가 아니라 성장 기록자가 되어야 한다 AI 기반 평가시스템이 교육적으로 의미를 가지려면 학생을 한 번에 점수화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AI는 학생 답안을 빠르게 채점하는 기계가 아니라 학생의 사고 과정과 성장 과정을 기록하는 보조도구가 되어야 한다. 학생이 처음에는 주장만 있고 근거가 부족했으나 피드백과 재작성 과정을 거쳐 그 자료를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것이 성장이다. 학생이 개념을 오해했지만 토론과 질문, 재작성 과정을 거쳐 자신의 오류를 고쳤다면 그것이 평가되어야 한다. 이때 AI가 할 일은 점수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의 이전 답안과 현재 답안을 비교하고 변화된 부분을 분석하며 교사가 개별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최종 판단은 교사의 몫이어야 한다. 하민수 서울대 교수는 AI 기반 평가가 교사의 평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는 교사 주도형 도구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결국 AI는 평가의 주체가 아니라 지원자다. 교사는 여전히 학생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최종 교육 전문가다. 대학입시와 연결할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대학이 학생 선발 과정에서 최소한의 학업역량을 요구하는 것은 필요하다. 대학 수업을 따라가기 위한 문해력, 수리·논리력, 표현력, 전공에 따른 기초역량은 확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소능력 확인과 학생 서열화는 구분되어야 한다. AI 서·논술형 평가 결과를 대입에 직접 반영한다면 위험은 커질 수도 있다. “AI 논술력 점수”, “AI 성장지수”, “AI 사고력 등급” 같은 방식으로 활용되는 순간 그것은 새로운 입시 점수가 된다. 학생은 성장하기보다 점수를 잘 받는 답안 구조를 훈련하게 되고 학교는 학생의 배움을 지원하기보다 기록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변할 수 있다. 따라서 AI 성장평가 결과를 대입과 연결한다면 직접 점수로 반영해서는 안 된다.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성장 포트폴리오, 면접 참고자료 등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대학은 AI 점수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초안, 피드백, 수정 과정, 교사 확인, 자기성찰을 통해 학습 가능성과 전공 적합성을 읽어야 한다. 최소 학업역량은 별도로 확인하되 그 기준을 넘은 학생에 대해서는 성장 과정과 학습 태도, 전공 관련 탐구의 지속성을 보는 방식이 더 타당하다. 평가 논의는 학교교육의 존재 이유로 확장되어야 한다 이번 토론회는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의 현장 안착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육청과 교사들이 평가 혁신을 위해 축적해 온 경험과 실천은 존중받아야 한다. 특히 교사 주도형 AI 기반 평가, 공정성 확보, 채점 부담 완화, 학생 피드백 강화는 학교 현장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제 논의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AI 기반 평가시스템의 핵심은 “어떻게 채점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인간의 능력으로 볼 것인가”여야 한다. AI가 답을 찾아주는 시대에 학교는 좋은 질문을 만드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AI가 글을 써주는 시대에 학교는 자기 관점을 세우고 책임 있게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AI가 자료를 분석하는 시대에 학교는 자료의 진위와 맥락을 판단하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AI가 빠르게 결과물을 만드는 시대에 학교는 인간의 성찰, 윤리, 협업, 공적 책임을 가르쳐야 한다. 그렇다면 평가는 학생을 더 정교하게 줄 세우는 장치가 아니라 학생이 질문하고 판단하고 표현하고 수정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읽어내는 교육적 해석이어야 한다. 노력은 인정하되, 출발선은 다시 물어야 한다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는 평가 혁신의 중요한 시도다. 교육청의 정책적 노력, 교육연구기관의 지원, 현장 교사들의 실천과 노고는 충분히 인정되어야 한다. 이들의 시도 없이 학교 교육평가는 여전히 선택형 문항 중심의 관성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 노력의 의미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질문의 출발선을 다시 세워야 한다.AI 기반 평가시스템은 단순히 객관식 평가를 보완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교사의 채점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가. 학생의 답안을 더 정확히 점수화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AI 시대에 인간다운 배움과 성장을 다시 정의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이번 토론회가 현장 안착의 과제를 다루었다면 다음 논의는 학교 교육의 존재 이유를 물어야 한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의 학교는 지식을 더 많이 외우게 하는 곳도, AI 보다 더 빠르게 답을 내게 하는 곳도 될 수 없다. 학교는 학생이 좋은 질문을 만들고 자기 생각을 다듬고 타인과 협력하며 책임 있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어야 한다. AI 기반 평가시스템은 바로 그 성장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그럴 때 비로소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는 또 다른 시험 기술이 아니라 학교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프랑스의 모든 대학생이 대학 구내식당에서 1유로(한화 약 1700원)짜리 식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일간 르피가로는 프랑스 정부가 그동안 장학금 수혜자와 빈곤층에만 적용해 온 1유로 식사를 4일(현지시간)부터 모든 학생에게 확대 적용한다고 보도했다. 학생증 소지자나 직업 교육생, 박사 과정생, 시민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 등은 프랑스 전역의 대학 내 학생 식당에서 신분 증명 후 1유로짜리 식사를 할 수 있다. 본식 메뉴와 전채, 과일, 치즈, 디저트 중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프랑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2025학년도에 총 66만2000명의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받아 1유로 식사를 이용했다. 이제 이 규모는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대학 내 학생 식당 식비는 현재 3.30유로(5700원)의 사회 복지 요금이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고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와 같은 보편적 복지 정책을 펴기로 했다. 그러나 우파 성향의 학생 조합 UNI는 이 조치가 "프랑스의 예산 상황을 고려할 때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대상 선정에 큰 문제가 있다. 그동안 3.30 유로짜리 식사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던 많은 학생이 이제 1유로 식사를 이용하게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이는 공공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UNI는 대학 학생 식당을 관리하는 ‘크루스(CROUS·대학 기숙사 및 학생 서비스 센터)’가 비용 절감을 위해 식재료 품질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더 질 나쁜 식사를 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크루스는 "1유로 식사는 인증받은 유기농 및 지역 식재료를 사용하며, 네트워크 소속 요리사들이 직접 조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5월은 어린이의 달이다.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에는 ‘몸이나 마음에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필요한 교육과 치료를 받아야 하고, 빗나간 어린이는 선도되어야 한다’라는 구절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빗나간 학생에 대한 선도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교사들은 생활지도에 있어 상당히 위축되어 있는 상태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반성문 하나를 쓰게 하는 것도 학생 인권 침해라는 논란 때문에 ‘성찰문’을 대안으로 사용하지만, 이조차 자칫 민원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조심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심지어 교사를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까지 빈번해지면서 교사가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은 점점 열악해졌다. 교육적 권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생활지도는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교사들의 무기력이 학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교사가 움츠러들 때, 정작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책임의 무게를 배우고 진심으로 반성하며 바르게 성장할 소중한 기회를 잃게 된다. 사전 ‘안전’, 사후 ‘원칙’ 길러야 바람직한 생활지도는 사전 예방뿐만 아니라 엄정한 사후 조치까지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 순자는 유비무환의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이미 일이 벌어진 뒤에는 그 형세에 맞춰 대처해야 한다고 말하며 사후 대처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위기관리 분야에서도 평소에는 예방과 대비에 집중하되, 위기 발생 직후의 대응과 수습이 그 조직의 생존을 결정한다고 본다. 생활지도 영역에서도 이 원리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안전하고 건강한 학급의 진면목은 ‘평소에 얼마나 예방을 잘했는가’뿐만 아니라, 문제 상황이 터졌을 때 ‘원칙에 따라 얼마나 책임감 있게 대처하는가’에서 드러난다. 학생들은 사전 예방을 통해서 ‘우리 반은 안전하다’라는 것을 느끼고, 사후 조치를 통해서 ‘우리 반은 원칙이 살아있다’를 배운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적절한 교육적 조치를 내리는 것은 단순히 벌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타인에게 준 피해에 합당한 책임이 따른다는 사회적 약속을 가르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후 조치가 뒷받침되지 않는 생활지도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예방만큼이나 사후 조치의 투명성과 진정성이 학생들의 바른 성장의 키가 된다. 생활지도의 본질은 학생이 자신의 행동에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인과관계를 학습하게 하는 데 있다.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합당한 훈육이나 교육적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성장한다면, 학생은 사회로 나가기 전 책임의 무게를 안전하게 배울 기회를 잃게 된다. 이는 학생의 미래를 망치는 무책임한 처사다. 잘못엔 책임 따른다는 교육 필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너진 교실의 정의를 바로 세울 결단력 있는 사후 조치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 개인의 희생과 인내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먼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악성 민원이나 법적 분쟁으로부터 실효성 있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의 강화가 시급하다. 교사의 훈육과 지도가 '낙인'이나 '처벌'이 아닌 '회복'과 '성장'을 위한 교육활동임을 법령과 지침에 명확히 규정하고, 적극적인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공동체 전체의 사회적 인식 변화 역시 절실하다. 학부모는 내 아이의 잘못을 감싸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한 길임을 직시해야 한다. 또한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학교의 교육적 결정을 지지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적절한 사후 조치가 다시 예방의 효력을 발생시키고, 예방 교육이 사후 조치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생활지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잘못에는 책임이 따르고, 진정한 반성을 통해 성장이 일어난다는 이 당연한 상식이 교실에서 실현될 때, 비로소 학교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진정한 교육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김경애 서울신월초 교사 현 서울교육청 학폭예방 컨설팅단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목이 붓거나 쉰 목소리로 불편을 겪어보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어떤 날은 수업이 끝날 무렵 목소리가 잠기고, 퇴근 후에는 말을 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피로를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기고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교사의 목소리는 단순히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중요한 자산입니다. 한 번 손상되면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는 매일 수 시간 이상 목소리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음성 전문직입니다.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해야 하는 직업적 특성상, 일반인보다 성대 결절이나 폴립과 같은 음성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2~3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학기 초나 시험 기간처럼 발화량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선생님이라면 당연히 겪는 직업병’ 정도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오히려 성대 손상을 누적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초기 관리 시기를 놓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쉽게 상하는 데에는 환경적·습관적 이유가 있습니다. 교실은 늘 아이들의 웅성거림, 책 넘기는 소리, 의자 움직이는 소리 등 다양한 배경 소음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더 큰 목소리를 사용하게 되고, 이는 성대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게 됩니다. 또한 냉난방기의 장시간 사용으로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 성대 점막이 쉽게 건조해집니다. 성대는 적절한 수분을 유지해야 부드럽게 진동할 수 있는데, 건조한 상태에서는 마찰이 증가하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세먼지나 교실 내 먼지까지 더해지면 성대는 하루 종일 자극에 노출된 상태가 됩니다. 건조한 성대는 마치 마른 도화지와 같아서, 작은 힘에도 쉽게 긁히고 손상될 수 있습니다. 특히 성대는 초당 100~200회 이상 빠르게 진동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반복적인 충격이 누적되면 미세 손상이 점차 커지고 결국 병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초기에는 단순한 쉰 목소리로 시작되지만, 점차 회복이 더딘 만성적인 음성 문제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소음 환경에서는 본능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게 되지만, 이러한 발성 습관은 성대 손상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더 크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효율적인 발성을 위해서는 복식호흡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호흡 지지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과도한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리를 내며, 발음을 또박또박 전달하는 습관이 더해지면 훨씬 적은 노력으로도 충분한 전달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발성 방식은 성대에 가해지는 불필요한 압박을 줄여주고, 장시간 수업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2주 이상 쉰 목소리 반드시 확인 필요 지속되는 쉰 목소리, 말할 때 느껴지는 피로감이나 통증, 이전보다 높은 음이 잘 나오지 않는 느낌, 또는 목 안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 이러한 증상 중 하나라도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시적인 과사용으로 인한 쉼은 휴식으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는 증상은 성대 조직의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미루기보다는, 초기 단계에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성대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성대 내시경 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회복의 속도와 예후를 크게 좌우합니다. 약물치료와 함께 음성치료를 병행할 경우, 대부분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합니다. 특히 초기 단계일수록 치료 반응이 좋기에 조기 개입이 매우 중요합니다. 음성치료는 단순히 현재의 목소리를 회복시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잘못된 발성 습관을 교정하고, 성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사용 방법을 익히게 함으로써 재발을 예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음성 치료’가 가장 확실한 예방법 목이 아플 때 많은 분이 사탕이나 약을 먼저 찾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일시적으로 불편감을 줄이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이 되는 ‘목소리 사용 방식’이 그대로라면, 증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약은 결과를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원인을 해결해 주지는 못합니다. 음성치료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입니다. 단순히 발성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명확하게 소리를 전달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생목으로 크게 소리치는 대신 복식호흡과 공명을 활용한 발성을 사용하면 성대 접촉 시 발생하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편하게 말하는 것을 넘어, 성대의 물리적 부담 자체를 감소시키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러한 발성 방식은 마치 확성기 없이도 소리가 멀리 퍼지도록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힘이 아닌 구조와 효율을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명 기반의 음성치료는 성대 결절 환자들이 수술 없이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재발률을 낮추는 데 기여합니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성대 관리 습관 일상 속의 작은 습관들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꾸준한 관리가 쌓이면 성대의 피로도를 줄이고, 손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충분한 수분 섭취입니다.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은 성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반면, 커피나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는 체내 수분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과도한 섭취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업 전 간단한 워밍업은 성대 근육을 부드럽게 준비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입술 떨기’나 ‘허밍’과 같은 가벼운 발성은 성대의 긴장을 완화하고 보다 안정적인 발성을 유도합니다. 이는 운동 전 스트레칭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수업 중에는 휴대용 앰프나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무리하는 대신, 도구를 활용해 전달력을 확보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선택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성대 부담을 크게 줄여줍니다. 목에 이물감이 느껴질 때 습관적으로 하는 헛기침은 성대에 강한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반복되면 오히려 점막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물을 마시거나 가볍게 삼키는 방법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가능한 목소리 사용을 줄이고 충분히 휴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목을 아끼기 위해 속삭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성대 근육에 비정상적인 긴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학습을 이끄는 중요한 교육 도구입니다. 말 한마디의 전달력과 안정감은 수업의 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소중한 도구를 오래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아낀다는 개념을 넘어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자신의 발성 습관을 한 번 돌아보고, 작은 변화부터 실천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재국 대표원장 보아스이비인후과 약수본원 보아스 음성언어센터장
인공지능(AI) 확산과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교육이 입시·선발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학생 성장과 질문 역량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동시에 AI 시대 교육 혁신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전문성과 학교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교육개혁 컨퍼런스’를 열고 인공지능(AI) 시대 교육 체계 개편 방향과 교육개혁 과제를 논의했다. 기조발제를 한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우리 교육은 여전히 정답 맞추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질문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I는 질문하는 만큼 답한다”며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통찰력 있게 파악하고 비판적·창의적으로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지식에서 역량으로, 선발에서 성장으로, 획일에서 맞춤형으로 교육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며 “창의성·협업·소통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공교육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교육청은 현장을 통제하는 마이크로 매니저가 아니라 교육 시스템을 설계하는 시스템 디자이너로 바뀌어야 한다”며 “교원은 교수학습 개선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경훈 한국교육개발원 초·중등교육연구본부장은 “AI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선발 중심 입시 체제에 묶여 있다”며 “교육과정과 수업을 혁신해도 결국 내신과 수능 중심 구조로 회귀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교원의 지속적·적극적·교육적 성장을 위한 경로가 미흡하다”며 “모든 것이 정책사업화돼 개혁은 슬로건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해법으로 교원 전문성 성장 지원과 학교 자율성 강화, 학교 거버넌스 개편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토론에서는 교육개혁의 현장 체감도와 실행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정책과 제도 개편이 실제 학교 현장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손윤하 서울 신화중 교감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 약화와 입시 중심 서열화 문제는 학교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과제”라며 “좋은 교육개혁 방향과 가치가 제시되더라도 실제 학교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개혁은 선언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제도 마련과 거버넌스 체계 구축, 인프라 확충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며 “국책 연구기관과 위원회가 거시적 구조 개혁에 더해 ‘현장을 실제로 움직이는 방법’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가 MIT 양자물리도 재미있게 가르치는 시대에 기존 교수법은 소멸 대상일 수 있다”며 “질문하는 역량을 강조하지만 기초적인 지식 없이 AI에 의존하면 학생들의 자기효능감은 높아지는데 실제 지식은 부족해지는 역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편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축사에서 “교권을 확립하고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며, 교사가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학생이 학교에서 전인적 성장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국교위는 교육 국가의 비전과 그 비전을 실현할 방법을 담은 국가교육 발전계획 시안을 올해 10월 말에 발표하고 그 확정안을 내년 3월 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학생의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서·논술형 평가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는 채점 공정성과 교사 업무부담, AI 자동평가 신뢰성 등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면서 교사 전문성과 평가 주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과 한국교육개발원을 비롯한 교육연구기관 등이 교육정책네트워크는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의 현장 안착과 실천 과제’를 주제로 ‘2026년 제2회 교육정책네트워크 교육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박종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은 “최근 서·논술형 평가가 강조되는 이유는 단순한 평가 방식 변화가 아니라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개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 방법을 바꾸지 않고 학생들에게 깊이 있게 사고하고 질문하고 탐구하는 학습을 요구하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우리 교육은 역량 중심으로 개편됐지만 평가 방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질문하고 탐구하는 수업이 강조되고 있지만 평가는 여전히 주어진 답지에서 정답을 고르는 방식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논술형 평가는 학생들의 고차원적 사고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학생 중심 탐구 수업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민수 서울대 교수도 주제발제를 통해 AI 자동평가 시스템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언급했다. 하 교수는 “AI 기반 서술형 평가는 학습 진단과 개별 피드백 제공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교사의 평가 주체성과 전문성이 약화되지 않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는 교사의 평가 의도와 수업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자동화보다 교사 주도형 활용을 통해 수업과 평가의 연결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론에서는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의 현장 적용 과제와 지원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현장 교사들은 AI 기술 활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평가의 핵심은 결국 학생의 사고 과정과 맥락을 읽어내는 교사의 역할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지영 서울교육청 장학관은 서울교육청의 ‘채움AI’ 시스템 운영 사례를 소개하며 “교사 채점 지원과 학생 피드백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반 평가 시스템이 학교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교사 연수와 현장 지원 체계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경기 죽전고 교사는 “AI를 활용한 평가 환경이 확대되더라도 학생의 사고 과정과 맥락을 읽어내는 역할은 결국 교사가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사가 평가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지원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경아 인천 연수여고 교사는 “‘생각을 꺼내는 교육’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사고 과정을 표현할 수 있는 수업과 평가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희라 인천국제고 교사도 “서·논술형 평가는 평가를 넘어 학습 과정 자체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학생이 자신의 언어로 사고를 조직하고 표현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인사말에서 “이제는 ‘정답을 맞추는 능력’이 아니라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질문에 질문을 이어가며 자신의 이해를 정리하고 논리를 세워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논술형 평가가 안착돼야 AI 시대에 부합하는 미래형 평가 체제의 취지가 학교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과 건강한 성장 환경 조성을 위해 11~17일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주간’을 공동으로 운영한다. 이에 맞춰 12일부터 사감위법 개정 시행에 따라 올해부터 학교에서 연 2회 이상 도박 예방교육 의무화 관련 공동 계획이 공개됐다. 교육부·사감위·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교실 내 참여형 예방교육과 등굣길 홍보 운동(캠페인) 등 내실 있는 운영을 지원·관리한다. 특히 교육부는 학교폭력예방·인성·보건교육 등과 연계해 도박 예방교육을 시행하는 ‘학교폭력 예방 어울림 더하기 선도학교’ 200개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및 지역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와 협력해 전문강사 지원, 찾아가는 예방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하게 된다. 14일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예방주간 기념식은 청소년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된다. “도박을 멈춰, 그게 이기는 거야!”라는 슬로건 아래 ▲청소년 문화공연 ▲창작 뮤지컬 예방교육 ▲청소년들이 직접 예방 메시지를 랩으로 표현하는 힙합 경연대회 ▲도박 위험성과 예방 필요성을 홍보하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운영된다. 도박을 단순한 놀이처럼 접근했던 청소년들에게 그 대안으로 건전하고 재미있는 활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기회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전국 13개 지역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에서는 학교 및 지역사회와 연계한 토크콘서트와 전문가 강연 등도 마련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도박의 위험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드는 일에 모두의 지혜를 함께 모아야 한다”며 “청소년들이 도박의 위험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학교 중심의 도박 예방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병환 사감위 위원장은 “청소년 도박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공동의 과제”라면서 “이번 예방주간을 통해 도박을 하지 않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022년 ChatGPT가 공개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사회의 일하는 방식과 의사소통 방식, 그리고 지식 생산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사람들은 정보를 찾고, 문서를 작성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며, 코드를 생성하는 일까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은 인공지능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영역 중 하나이다. 지식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며, 학습 수준에 따라 자료를 제시하는 일은 언뜻 보기에 AI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AI 시대에 교사는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자극적 물음이 아니라, 오늘의 학교가 반드시 정면으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AI는 교사를 대체할 수 있는가 인공지능이 교육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부정적 영향과 대응 방안에 관한 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특히 인공지능이 교사의 역할과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다소 과장된 우려는 생성형 AI의 발전과 함께 더욱 확대되었으며, 이는 교육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교육의 의미를 지식 전달로 제한할 경우, AI는 기존 교사의 기능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어 보인다. 특정 지식을 학습자의 수준에 맞추어 설명하고, 적절한 사례를 제시하며, 필요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능은 AI가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이미 도입된 다양한 AI 코스웨어와 정부가 정책적으로 시도하였던 AI디지털교과서는 이러한 가능성을 부분적으로 구현하였으며, 생성형 AI의 발전에 따라 이와 같은 기능은 앞으로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육의 의미를 지식 전달 이상으로 본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오래된 관점이기는 하지만, 교육이 전인적 발전을 목표로 하거나 지식 이상의 정서 및 도덕의 변화를 지향할 때, 그리고 최근 더욱 중요하게 주목받고 있는 고차적 사고 능력과 같은 역량의 발전을 목표로 할 때 인공지능의 역할과 기능은 다분히 제한적이다. 학생이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타인과 협력하고, 삶과 사회의 문제를 성찰하는 과정은 단순한 정보 제공만으로는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사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며,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가 지식 전달의 일부를 담당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학생의 성장을 해석하며, 학습의 의미를 심화시키는 일은 여전히 교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국 교육, AI 시대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는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모한 유일한 국가인 한국의 경우, 향후 인공지능 시대에 교사의 새로운 역할 모델을 다른 나라에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은 이미 미래 교육을 국가적 수준에서 구현해 가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에 속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학생 1인 1디바이스 환경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AI디지털교과서의 개발과 적용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실제 정책과 학교 현장 속에서 구체화되었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는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하여 수업을 설계하고 실천하려는 시도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더 이상 일부 연구자나 개발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실제 교실 수업의 변화와 연결되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교사 전문성 개발 차원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미 5년 전부터 전국의 교육대학원에 AI 융합교육 관련 석사과정이 설치·운영되면서 해마다 상당수의 현직 교원이 관련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교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AI·디지털 역량 강화 연수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로 3년 차에 이르는 ‘인공지능 활용 선도교사 연수’ 또한 많은 현직 교원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기간에 집중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지난 2년간의 교육혁신 연수 참여 인원까지 합하면 3만 명 정도 규모의 교원이 이러한 연수 경험을 갖게 된다. 또한 2022년 이후 지속되어 온 AIEDAP(AI EDucation Alliance Policy Lab) 사업은 단순한 AI 도구 활용을 넘어, AI 융합교육을 실제 수업에서 설계하고 실천할 수 있는 마스터 교원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 왔다. 현재 시점까지 4천 명의 마스터 교원을 육성하였으며, 올해도 신규 마스터 교원 3천 명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이 준비 중이다. 이렇게 될 경우, 기존의 인공지능 이해와 활용 역량을 갖춘 교사를 포함하여 전체 40만 교원 가운데 대략 10% 정도가 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전달자를 넘어, 설계자로서의 교사 이처럼 AI 활용과 AI 융합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교원의 전문성 개발은 궁극적으로 학생의 고차적 사고력과 사회정서 역량의 발달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AI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이를 단순히 지식 전달의 도구나 매체로 사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AI를 활용하여 학생의 문제해결력과 같은 고차적 사고를 촉진하고, 주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업을 설계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교사는 더 이상 전달자가 아니라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학습촉진자)로서의 설계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물론 국가교육과정에 따른 일정한 교육 내용을 전달하는 기능을 여전히 수행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그 기능은 제한된 수준에 머물게 되며,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목표로 하는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의 주도성·자기조절·자기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학습 환경을 창의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교사의 전문적 설계 활동과 수업 실행은 기존에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교육적 활동과 목표를 더욱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다. AI 기반 교육활동에서 교사의 전문성이 구현될 수 있는 측면은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를 포함하며, 앞으로도 계속 확장될 수 있다. 첫째, 맞춤형 교육의 설계에서 교사의 전문성이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학교·교과·학급 단위로 이루어지는 교육 실제에서 교사들은 AI가 제공하는 수많은 학생의 학업 관련 데이터와 분석 결과에 노출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방식의 맞춤형 교육을 제시할 것인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교사의 역할이다. Human-in-the-loop의 관점에서 볼 때, 인공지능의 자동화된 과정 속 결정적인 지점에 교사의 판단을 결합하는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면 교사의 전문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교사는 인공지능의 판단 체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그것을 검증하고 조율하는 전문성을 함께 갖출 필요가 있다. 둘째, 사회정서교육을 위한 교사의 역할 역시 여전히 중요하다. 사회정서교육은 전인교육의 새로운 이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교육에서 오래전부터 강조되어 온 가치와 맞닿아 있다. 다만 오늘날에는 코로나19의 경험과 AI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약화된 자기주도성·자기관리·공감·의사소통과 같은 역량을 교육 장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AI로 대변되는 기술 문명의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립, 관계의 단절, 정서적 위축과 같은 문제에 대응하는 최일선의 사회적 노력은 결국 학교 현장의 인간 교사에 의해 구현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AI 관련 문제들을 학교교육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 논의하고, 그에 대한 바람직한 해결 방향을 모색하도록 돕는 역할 역시 교사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는 AI의 기술적 기능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그것이 지니는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이해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셋째, 융합교육의 설계와 실행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은 매우 결정적이다. 현재까지 지배적인 교육패러다임은 여전히 교과 단위의 교육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영어·수학·과학·음악·체육 등 각 교과 수준의 수업활동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STEM이나 STEAM과 같은 융합교육이 시도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부분적인 실천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AI가 하나의 교육 내용으로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AI 융합교육은 새로운 교육적 실천으로 주목받고 있다. AI가 우리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기존의 데이터 과학 중심의 논의를 넘어 AI가 교육의 핵심 내용으로 부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는 초·중등 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대부분의 교과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 내용을 AI 관련 내용과 어떻게 융합하여 가르칠 것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AI 융합교육 관련 대학원 과정의 설치와 AIEDAP 사업은 이러한 요구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교사는 개별 교과의 내용을 AI 지식과 사회적 맥락에 비추어 새롭게 해석하고 가르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AI 시대에 교사의 생존은 단순히 피할 수 없는 위기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오히려 AI가 교육과 우리 사회에 던져 놓은 가능성과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과정에서, 교사에게는 새로운 전문성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전문성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교사가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지식이자 도구가 될 것이다. 결국 AI 시대에 교사의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변화하는 교육의 의미 속에서 교사가 자신의 역할과 전문성을 어떻게 새롭게 구성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AI·디지털 교육 역량 _ 이제는 교사의 필수 역량 범주에서 논해야 한다 ‘교사들이 왜 AI·디지털 교육 역량을 함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반복적으로 되묻기에는 너무 소모적이다. AI·디지털이 일상화된 지금 그것은 교육의 환경을 넘어 교육의 내용이자 방법 자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는 다음 항목이 있다. “디지털 교육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미래형 교수·학습방법과 평가체제 구축을 위해 교원의 에듀테크 활용 역량 함양을 지원한다”(교육부, 2022:51) 해당 내용은 교사의 AI·디지털 교육 역량이 교원의 선택적 역량이 아닌 필수 역량임을 보여주며, 국가적 차원의 추진 필요성 또한 시사한다. 최근 몇 년간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대규모 재원이 마련되고 전국 단위의 연수가 추진되어 온 것은 이 역량이 우리 교육에서 더 이상 주변부 의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더 의미 있게 이 역량을 함양할 것인가?’라는 실천적 고민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 몇 년간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우리는 국가 수준의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체계 개발, 전국 단위 연수 운영 경험, 선도교사 네트워크 형성 등 자산을 축적했다(교육부, 2023). 국가 수준에서 방향성을 수립하고 역량 함양 여건을 제공하는 우리의 접근을 타 국가 교육자들이 주목할 만큼, 이 과정이 남긴 자산은 가볍지 않다. 이제는 그 강점을 유지하고 드러난 한계는 극복하며,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를 더 체계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우리가 직면한 과제와 어려움을 직시해야 한다. 현장교사 역량 강화 _ 한계를 넘어 지속가능한 역량 강화로 현장 교사들의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와 관련하여 우리가 현재 맞이하고 있는 큰 과제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는 2023년부터 지금까지 교원의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 관련 정책 참여 및 관련 연수 강의를 수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 의견임을 밝힌다. 첫째, 연수 피로도다. 교육부·시도교육청·지역교육청 세 채널에서 각기 연수가 쏟아지면서 연수를 듣기도 전에 피로도가 쌓이고, 연수 간 내용이 중복되는 경우도 있었다. AI·디지털을 비롯해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이 압박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둘째, AI·디지털 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특정 도구 및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연수가 강조되면서 교사들은 쫓기듯 따라가야 하는 압박을 느꼈고, AI·디지털 교육의 효과가 실제 검증보다 기대에 의존한 채 전달되면서 현장의 의구심도 깊어졌다. 이 역량의 중요도가 더 높아지고 있는 바로 이 시기에, 관련 논의 자체가 피로감을 일으키는 주제가 되어버린 것은 분명한 역설이다. 셋째, 연수 운영의 완성도 문제다. 대규모 연수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강사 수급과 질 관리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했고, 때론 이미 깊은 전문성을 가진 교사들이 기초적인 도구 소개 수준의 연수를 이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기술이 아닌 수업에 초점을 두고자 했던 연수의 의도가 현장에서 충분히 체감되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이러한 한계들이 경험과 개선의 노력을 통해 극복되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 그 추진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수 간 중복 최소화, 수업에 중심을 둔 강사 자원 확보, 역량체계의 재정비 등 개선의 흐름은 분명히 감지된다. 2026년 새롭게 발표된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체계는 국내외 역량체계 분석과 현장 교사들의 실제 요구, 그간 연수를 통해 확인된 한계와 개선 방향이 반영된 결과다. 위에서 설계해 내려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를 다듬어온 접근 자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 이러한 방향 위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부의 명확한 정책 방향성과 역할 분담이다. 교육부·시도교육청·지역교육청 각 기관이 자신의 특성과 강점에 따라 역할을 분명히 분담하고, 그 역할에 맞춰 차별성 있는 연수과정이 기획 및 운영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현장에서 유사한 연수가 세 채널로 반복되는 문제는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정책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각 기관은 제각각의 방식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고, 그 혼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은 고스란히 교사들에게 돌아간다. 연수 방식의 변화도 이 맥락에서 짚어야 한다. 수업영상 나눔, 동료 수업 참관, 전문적학습공동체, 멘토링 등의 활동을 연수 실적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지난 정부 시기에 발표된 바 있다(교육부, 2024). 그러나 이것이 정책 문서 속에 선언되었던 것처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책의 발표와 실질적 실행 사이의 간극은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 정책에서 반복되어 온 문제다. 뻔하게 들릴 수 있지만, (연수시간 충족을 위해) 들어야만 하는 연수가 아니라 배우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구조, 교사들이 이미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전문성 개발 활동을 제도적으로 실제 인정하는 경험이 쌓이는 것, 이것이 역량 강화의 필수적인 환경 조성이다.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에서 교사들에게 시간적·심리적 여유를 제공하는 것은 배려가 아니라 정책의 책무다. 그간의 역량 강화 노력을 통해 축적된 자산은 분명하다. AI·디지털 교육을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그 자산을 소진하지 않고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의 면밀한 준비, 일관된 방향 제시, 기관 간 명확한 역할 분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말한 한계를 극복하고 정책과 현장이 함께하는 역량 강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비교사 역량 강화 _ AI·디지털 교육의 사각지대 지금까지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의 노력은 현장 교사를 향하고 있었다. 예비교사의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현장 교사 대상 연수보다 더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접근은 교원양성 단계에서 이 역량을 충분히 함양시켜 현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AI·디지털 교육 역량이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은 지금, 이 문제를 더 이상 부차적 과제로 미룰 수 없다. 2023년 ‘디지털 교육’이 교직 이수 필수과목으로 새롭게 편성된 것은 제도적 첫걸음으로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체감되는 변화는 교직과목 한 개 추가가 전부이다. 그 과목을 어느 학과가 담당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뜨겁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과목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체계적 고민과 안내는 부족하다. 달리 말해 예비교사의 AI·디지털 교육 역량이 해당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자의 전문성에 좌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대와 사대 모두 이미 촘촘하게 구성된 교직 이수 교육과정 체계에 과목 하나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예비교사들의 AI·디지털 교육 역량이 충분히 함양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2025년 11월 발표된 ‘AI for All: 모두를 위한 AI 인재양성방안’(교육부, 2025)은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예비교원 대상 AI 관련 표준 교육과정 개발 및 기존 교과 개편·보완·신규 교과 개발을 명시하고 있으며, 2023년 교직과목에 편성된 ‘디지털 교육’을 AI 교육 중심으로 정비하고 이수를 의무화하도록 개편하는 방안, 교·사대 등 교원양성과정 교직과목에 AI 기본소양교육을 포함하는 방향도 추진 중이다. 방향은 맞다. 그러나 해당 정책이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과거의 경험을 되새겨보면,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과 그 안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예비교사의 AI·디지털 교육 역량은 교직과목 한 개로 함양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과 전문성을 함양하는 수업에서도, 교육방법론 수업에서도 AI·디지털은 유기적으로 녹아들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모든 교과에서 학생들의 디지털 기초 소양 함양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모든 교사가 자신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AI 소양을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는 교원양성 단계부터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원양성대학 교수자들의 노력과 변화도 요구된다. 교원양성대학 교수자들이 자신의 수업에 AI·디지털을 의미 있게 결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고, 모든 교수자가 당장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미래 교사를 육성하는 대학이라면, 미래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기준으로 자신의 교육과정을 점검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책 추진 속에서 현장 교사 대상 연수는 넘쳐나지만, 교원을 양성하는 교수자에 대한 국가 수준의 지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정책 추진의 빈틈이다. 교원양성대학의 AI·디지털 교육 전문성 강화는 각 대학의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성을 존중하되, 교원양성 기관의 교육과정을 통해 예비교사들이 함양해야 할 AI·디지털 교육 역량에 대한 최소한의 국가 수준 안내와 방향성 제시가 뒤따라야 한다. AI·디지털 교육! ‘전환’에서 ‘일상’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디지털과 교육의 관계를 설명할 때 ‘전환’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그 표현 안에는 기존과 다른 무언가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2023년 이후 3년을 그 전환의 시간으로 보내며 우리는 기대와 실망, 경험과 한계를 함께 만들어왔다. 전환이 일정한 시간을 지나면 일상이 된다. 이제 우리가 가야 할 곳은 AI·디지털 교육이 특별한 노력의 대상이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일상이다. 2026년은 그 일상을 향한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이다. 새롭게 정비된 역량체계, 예비교사 정책의 구체화, 연수체계의 재정비 등 여러 변화가 동시에 맞물려 있는 이 시기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앞으로의 방향을 상당 부분 결정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자산을 발판 삼아 현장 교사와 예비교사 모두를 아우르는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AI·디지털 교육 역량 함양 구조를 진지하게 설계해야 할 때다. AI 시대 교육 경쟁력은 결국 교사에게 달려 있다. 그만큼 2026년, 이 새로운 시작점을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된다.
최근 사회는 AX·AI 인재 양성 등의 워딩을 바탕으로 불확실성의 미래에 내던져진 인류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다. 그렇다면 교육은 어떨까? 아마도 대다수는 ‘교육의 변화가 항상 느리다’는 말을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일반적으로 교육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어 변화하는 후행성을 지니기 때문에, 변화에 있어 시차가 존재함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느리게’ 변화한다는 이야기에는 쉽사리 동의할 수 없다. 사회는 교육이 느리게 변화할 시간마저도 주고 있지 않으며, 교육계에서는 이미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AI 인재양성’과 관련된 근본적이고 비약적인 교육정책들이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추상적인 이야기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일반 교원들은 AI라는 강력한 인지 분산 또는 외주화 도구가 들어옴으로 인해 이미 다양한 고민거리를 토로하고 있다. “요즘 과제를 보면 AI가 해준 티가 나는 과제들이 많아요. 그런데 평가기준에 관련 내용을 적시하지 않았으니, 별도의 제재를 가할 수도 없어요. 그리고 학생들이 아니라고 우겨버리면 그만이에요.” “AI가 학생들을 바보로 만드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AI에게 문제만 던져서 엔터키를 쳐버리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이와 같이 최근 현장에서 불거지고 있는 교수법과 평가의 딜레마가 오는 지점에 대해 고찰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한다. AI로 인해 발생하는 교육 딜레마들의 유형은 다양해 보이지만, 결국 그 근원적 이유는 모두 AI가 강력한 인지 도구라는 점으로 귀결된다. AI는 글쓰기, 코드 작성하기, 그림 그리기, 음악 만들기 등 인류의 전유물이었던 지적 노동과 창작을 점점 대체해 가고 있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학교는 스스로 지적 노동을 할 수 있는 인간을 양성하는 공간이다. 스스로 사유하고 창작할 힘을 키워야 할 곳에서 이를 대체해 가고 있는 도구를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은 어찌 보면 자기모순적인 발언이 아닐까? 교육의 본질은 완벽하고 매끈한 결과물을 생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물에 도달하기 위해 지식을 탐색하고, 논리를 구성하며, 때로는 실패를 겪는 인지적 고군분투 과정 자체에 있다. 하지만 치열한 사유의 과정이 생략된 채 AI가 즉각적으로 내놓은 결과물은 교사로 하여금 ‘내가 지금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결과물을 만들어 준 AI의 성능을 평가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회의감에 빠지게 만든다. 또한 우리는 ‘AI 도구가 정말 학습격차를 해소해 줄까?’, ‘오히려 학습격차가 AI 사용 능력으로 전이돼더 큰 격차를 만들지는 않을까?’ 등과 같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대화형 AI 도구를 활용해수업하는 교사들에게서 ‘학생과 AI 챗봇과의 대화 내용을 보면, 원래 문해력이 좋고 주도적인 학생은 사용하는 프롬프트 문장이 짜임새가 있고 구체적인데, 그렇지 않은 학생은 AI에게 묻는 질문 자체가 두루뭉술하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기존에 존재하던 학습격차가 AI 사용 과정에서 더욱 잘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파로크니아(Farrokhnia) 외(2026)의 연구에서는 생성형 AI 기반의 피드백 품질이 학습자의 초기 글쓰기 성과물(AI를 사용하지 않은 본연의 실력) 품질에 의해 유의미한 차이가 났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즉, 좋은 글쓰기를 하는 학습자에게는 좋은 품질의 피드백이, 그렇지 않은 학습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품질의 피드백이 산출되었다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들은 AI 도구가 오히려 교육적 마태 효과(Matthew Effect), 즉 인지 능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소가 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시대, 사고를 지키기 위한 세 가지 전환 이상의 문제를 요약하자면 AI로 인한 ‘인지적 외주화 현상’, 그리고 ‘학습격차가 AI 사용 격차로 전이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치한다면, AI는 교실 속에서 학생의 지능을 확장하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사고의 퇴화를 부추기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AI 도입 자체를 막아버리기에는 이미 AI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하게 들어와 버렸고, 이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오히려 분별력 있는 도구 사용의 기회를 앗아가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단순히 ‘AI를 수업에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라는 기술적 차원의 고민을 넘어, ‘AI가 결합된 환경에서 예상되는 딜레마와 부작용을 줄여나가기 위해 인간의 사고 과정과 성장을 어떻게 설계하고 평가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교육학적 질문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렇다면 교사들은 수업과 평가에서 어떻게 AI를 교수 목적에 맞게 사용하고 교수·학습을 설계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에 대해 우선 세 가지의 관점 전환을 제시하고자 한다. ● 첫째, 사고의 내재화 관점이다. 이제는 더 이상 ‘AI를 사용했더니 효과적이더라’가 아니라 ‘AI의 도움을 점진적으로 소거했더니 학습자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게 되더라’라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분산인지이론을 연구한 살로몬(Salomon, 1990)은 이를 ‘인지적 잔여물(Cognitive Residue)’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이는 학습자가 AI와 적극적인 인지적 상호작용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AI에 의해 그럴듯하게 나온 결과물을 진짜 성과로 착각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힘이 키워졌는지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 둘째, AI 사용 과정의 투명성 관점이다. AI와 학습자 간 상호작용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유도하는 평가를 설계하는 것이다. 교육부(2025)에서는 최근 수행평가 시 인공지능 활용 관리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그 원칙 및 운영 기준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학생이 자료 탐색 등을 위해 AI를 활용한 경우, 수행평가 결과물에 AI 활용 범위와 내용, 출처를 표기하도록 안내’ ‘사용한 AI 종류, 입력한 질문(프롬프트), 결과물에 반영한 방식 및 부분 등을 기재하도록 하고, 필요시 제출 내용에 대한 구술 설명 요구’ 이상과 같은 지침은 평가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는 것이다. 최종 결과물에 기반한 평가가 여전히 주를 이루었던 현장에 ‘AI·디지털 기반 아카이빙 과정에 근거한 평가’를 주문한 셈이다. 학습 결과가 도출된 궤적을 투명하게 살펴봄으로써 교사는 AI에 대한 단순 의존과 인지 증강에 의한 협력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 셋째, 메타인지적 성찰의 관점이다. 학습자가 AI 산출물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도록 비판적·분석적 시각을 기르고 AI 활용 과정 전반을 스스로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이 평가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앞서 제기한 교육적 마태 효과의 원인 중 하나도 메타인지 역량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메타인지가 뒷받침되어야 도구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고 피드백을 주도적으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를 설계하는 수업, 격차를 줄이는 평가 이상과 같은 관점 변환에 근거해서 시도해 봄직한 교수 혹은 평가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람직한 어려움을 교수·학습전략에 도입하는 것이다. 비요크(Bjork, 1994)는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ies)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학습자에게 도전적이고 인지적 어려움을 주는 과업이 장기적으로는 학습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제시하였다. 더불어 바람직한 어려움의 구체적 유형을 제시하였는데, 그중 하나로 학습자에 대한 피드백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거나 점진적으로 감소시키는 전략이 있다. 구체적으로 학습자의 학습상황에 따라 AI에게 의도적으로 피드백을 소거시키는 프롬프트를 제공하는 방식이 있다. 혹은 수행평가 과제 속에 학습자의 산출물에 반대하는 AI 챗봇을 설계하여 설득시키는 활동을 수행하는 것 역시 맥락적 간섭 제공으로서의 바람직한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둘째, 시스템 프롬프트(System Prompt)의 교육적 설계이다. 학습자의 인지적 잔여물을 남기기 위해서는 프롬프트에 교육적 원리가 충분히 들어가야 하며 학습자의 메타인지와 고차원적 사고를 자극하는 훌륭한 비계(Scaffolding)로 작동해야 한다(Felsa et al., 2026). 예를 들어 논쟁적인 사회 문제나 글쓰기 수업에서 AI를 단순히 글을 대신 써주는 도구가 아니라, 나의 논리에 반론을 제기하는 지적 스파링 파트너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위에서 제시한 바람직한 어려움 전략이 잘 통하지 않는 학습자에게는 더욱 기초적인 영역의 비계를 제공할 수 있는 맞춤형 피드백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그 일례로 박병준과 이영주(2026)는 메릴(Merrill)의 교수 제1원리(First Principles of Instruction) 사이클, 사회과 교육에서 제시하는 논쟁 문제 학습, 그리고 형성적 피드백과 관련한 주요 이론가들의 원리를 융합하여 논쟁적 글쓰기를 촉진하는 챗봇 프롬프트를 개발하고 타당화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챗봇 프롬프트를 적용한 AI 챗봇과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글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논쟁 주제를 바탕으로 글쓰기 교육을 수행한 결과, 학습자들은 주도적인 글쓰기를 수행할 수 있었고 스스로 사고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인지적 파트너로서 작용했다는 유의미한 응답을 남겼다. 셋째, 피드백 리터러시(Feedback Literacy) 교육의 병행이다. 아무리 시스템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짜고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하더라도, 학생이 AI 도구가 제공해 주는 피드백을 수용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마태 효과를 막을 수 없다. 칼리스와 부드(Carless Boud, 2018)가 강조한 피드백 리터러시란 단순히 피드백을 수용하는 것을 넘어, 그 의미를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학습 결과를 개선해 내는 학습자의 주도적 역량이다. 아무리 생성형 AI가 정교한 피드백을 주더라도,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수정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면 결국 무의미한 복사-붙여넣기로 전락한다. 따라서 교사는 평가 과정에서 이 피드백 리터러시의 구성 요소들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도구 기반의 피드백이 곁들여진 서·논술형 글쓰기 과업에서 수정본 글만 제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AI 기반 피드백을 학습자가 수용하는지에 대한 여부 및 개선 과정 전반이 드러나는 AI 피드백 수용 일지를 함께 제출하도록 수업을 설계할 수 있다. 학생은 수용 일지 작성 활동을 통해 AI의 반론이나 피드백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대신 성장을 위한 도구로 수용하고, AI의 피드백 중 어떤 점이 타당하며 어떤 부분에 오류가 있는지를 주도적으로 판단하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나아가 AI의 피드백 중 받아들일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명확히 설정, 자신의 원래 생각과 융합하여 어떻게 글을 수정했는지 그 구체적인 근거를 명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AI 기반 피드백을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소비하고 생산하는 메커니즘 전반을 평가의 핵심 요소로 삼을 때, 학생들은 비로소 AI에 의한 격차의 골짜기를 넘어 진정한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거듭날 수 있다. 물론 이상의 대안들 역시 AI 기반 교수법과 평가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다 보니 구체적인 전략을 중심으로 다뤄졌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교사의 교실 오케스트레이션 능력이다. AI가 제공하는 피드백이 학습자의 수준에 맞지 않거나 학습동기가 결여되어 있는 학습자의 경우 등에 대해서도 기술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은 과도한 기술 결정론의 시각이다. AI가 교실에 깊숙이 들어올수록, 기술의 맹점과 사각지대를 짚어내고 학생을 읽어내는 인간 교사의 뾰족한 감식안은 여전히 대체 불가한 가치를 지닌다. 학교에서 AI를 다루는 것은 결코 자기모순이 아니다. 오히려 기술이 지적 노동의 결과를 즉각적으로 산출해 내는 이 시대야말로 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도구와 교감하며 치열하게 가치를 판단하는 인간 고유의 사유과정을 가장 깐깐하게 가르쳐야 할 때다. AI 도구가 만들어내는 매끄러움의 함정과 마태 효과의 늪 속에서,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인지적 잔여물을 남겨주고 투명한 성찰을 끌어내는 것은 오직 인간 교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다. 기계의 맹점을 짚어내고 도구의 편향과 격차를 교사의 세심한 학생 감식안과 평가설계로 보완하는 교육이 불확실성의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우리가 쥐여주어야 할 진짜 힘이다.
기대와 현실 사이 AI 디지털교과서(AIDT)가 2025년 3월, 영어·수학·정보교과에 도입되었다. 76종이 검정을 통과했고, 15만 명의 교원연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은 달랐다. 감사원 점검 결과, AIDT 자율 선정 학교에서 단 한 번도 접속하지 않은 학생이 평균 60%, 평균 활용률은 8.1%에 그쳤다.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수업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교사가 기대하는 기능과 실제 서비스 사이에도 적지 않은 간극이 있었다. 인터랙션과 학생의 수준에 맞춘 개별화 역시 기대만큼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AI 기술이 교육에 맞지 않아서 생긴 문제일까. AI 기술 자체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개별 학습자에 맞춘 진단과 피드백이 가능한 수준까지 와 있다. 다만 기술이 존재하는 것과 그 기술이 30명의 교실에서 수업도구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은 서비스 설계의 영역이다. 왜 서비스가 현장에 맞지 않았는가. AI 코스웨어 시장이 그동안 사교육의 입시 효율성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이다. 시장이 거기에 있었기에 대부분의 업체도 그 기준에 맞춰 서비스를 만들었다. 공교육 현장의 수업 맥락과 교수학적 설계에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된 것은 최근 3년이다. 기술이 아니라 서비스 설계와 시장 구조의 문제라면 개선의 문은 열려 있다. 이미 시작된 변화 종이 숙제를 걷어 일일이 채점하고 생활기록부를 한명 한명 처음부터 작성하고,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개별 지도를 받는 학생도 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학습진단이 자동화되었고, 채점이 자동화되었으며, 학생이 궁금한 것은 생성형 AI에게 바로 물어보는 시대가 되었다. 과학이나 사회교과의 시청각 자료도 비교할 수 없이 풍부해졌다. 이런 변화들은 거창한 이름 없이 조용히 교실에 스며들었다. 5년 전의 에듀테크와 지금의 에듀테크는 수준 자체가 다르다. 과거에는 문제집보다 못한 콘텐츠와 일방향 전달만 가능한 서비스가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콘텐츠의 질과 개별화 수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모두 올라갔다. AI를 통한 양방향 인터랙션과 서술형 피드백까지 가능해졌다. 이 속도를 다시 5년 뒤로 연장해 보면 어떤 그림이 될까. ‘못 한다’의 유통기한 AI에 대해 반복되어 온 패턴이 있다. AI는 창의적인 건 못 한다고 했다. 그런데 글쓰기와 그림 분야에서 AI의 활용 범위는 예상보다 빠르게 넓어졌다. AI는 수학을 못 한다고 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수능 만점에 이를 만큼 고난도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금은 정서적 인터랙션을 못 한다고 한다. 맞다. 현재는 어색하다. 그러나 영화 Her에서 주인공이 AI의 음성만으로 깊은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장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다가 그 영화의 배경이 2025년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못 한다’의 유통기한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인터랙션의 한계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기술 변화의 속도 자체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낙관론자가 5년을 말하면 실제로 20년이 걸리는 세상이었다. 지금은 낙관론자의 5년이 2년 만에 현실이 되는 세상이다. 산업 구조 또한 바뀌었다. 과거에는 에듀테크 회사마다 자체 콘텐츠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경쟁이었다면 지금은 구글과 OpenAI 같은 빅테크의 AI를 API1로 탑재하는 구조로 전환되었다. AI 엔진이 한 단계 진화하면 그 위에 올라간 모든 코스웨어의 품질이 동시에 올라간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현장 실증이 축적되면서, 교사들의 목소리와 학생들의 실제 사용 패턴에 대한 학습도 이루어졌다. 한때 사용하기 어렵던 AI 코스웨어에서 이제 말이 되는 서비스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국면이다. 오늘의 AI 코스웨어는 앞으로 나올 AI 코스웨어 중에서 가장 아쉬운 버전이다. 블룸의 40년 된 질문에 답할 시간 1984년 교육심리학자 벤자민 블룸(Bloom)은 1대 1 튜터링을 받은 학생이 일반 학급 수업을 받은 학생보다 성적 표준편차가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50등이 2등이 될 수 있다는 결과였다. 그러나 블룸 자신도 인정했듯이, 모든 학생에게 개인 교사를 붙이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어떻게 1대 1 개별 지도의 효과를 30명의 교실에서 재현할 수 있을까?’ 40년간 이 질문에 대한 현실적 답은 없었다. 평균에 맞춘 교육에서 뒤처지는 학생은 계속 뒤처지고, 앞서가는 학생은 멈춰 선다. AI는 이 오래된 숙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춘 진단, 문제 제시, 피드백을 30명에게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AI의 큰 가능성 중 하나다. 그리고 이는 더 이상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데이터로도 확인되기 시작했다. 2025년 글로벌 메타분석(Meta-Analysis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Education, PRISMA 적용)에서도 AI의 교육 효과는 ‘매우 큰 수준’으로 확인되었으며, 특히 생성형 AI와 챗봇을 활용한 양방향 학습은 기존 단순 온라인학습보다 효과가 약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이 40년 전에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교사의 일은 점점 줄어들게 될까? 기술이 발전하고 개별화 교육이 강조될수록, 교사의 일은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더 복잡하고 정교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종이를 인쇄해 나눠주고, 한 장 한 장 채점하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습상태를 수기로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지금은 이런 반복적 작업의 상당 부분을 기술이 가져갔다. 그 대신 교사는 학습 데이터를 보면서 개별 학생에게 필요한 피드백을 주고, 한 명 한 명 불러서 상담하고, 뒤처지는 학생에게 맞춤 과제를 설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었다. 업무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무게중심이 달라진 것이다. 앞으로도 AI가 진단, 채점, 반복 설명 같은 영역을 더 가져갈수록 교사는 학생의 동기를 살피고, 관계를 맺고, 학습전략을 함께 세우는 일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역할의 축소가 아니라 교육의 확장이다. 교사는 말로 설명하고, 그려주고, 학생의 표정을 읽고, 학생들을 관리하고, 사회성과 윤리의 기준을 세운다. 이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수행한다. 기술의 언어를 빌리면 ‘멀티모달 인터랙션’이다. 이것을 이 수준으로 해내는 직업은 거의 없다. 교사는 모든 직업 가운데에서도 AI로 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직업이라고 본다. 그래도 사람이 필요한 이유 이상하리만큼, 기술이 발전할수록 교육에서 사람의 역할은 더 선명해진다. 아무리 정교한 AI 코스웨어가 있어도 태블릿 앞에 학생을 앉히고, 그 안에서 무엇을 배우게 할지 판단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학습 동기가 없는 아이에게 AI가 아무리 맞춤형 문제를 제시해도 의미가 없다. “오늘 이걸 해보자”라고 말해주는 사람, 포기하려는 순간에 “한 번만 더 해보자”라고 붙잡아주는 사람, 잘했을 때 눈을 보며 “잘했다”라고 말해주는 사람. 그것은 기술이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AI는 도구다. 그 도구를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다. AI 교육의 끝에 있는 것은 기술이 교사를 대체한 교실이 아니라 기술 덕분에 교사가 더 교사다운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교실이다. 10년 후의 교실을 상상해 본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수학 포기자가 없다. 교사는 채점과 행정이 아니라 학생과의 인간적 연결에 집중한다. 사고력과 서술형 중심의 학습이 자연스럽고,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1대 1 개별 지도 이상의 양질의 교육이 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장밋빛 미래만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향에 가까워지는 길에는 AI가 있다고 본다. 현재의 에듀테크 수준과 부작용으로 미래의 가능성까지 닫아서는 안 된다.
글쓰기와 개요 중요성 글쓰기는 생각을 나누기 위한 도구 이상으로 우리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다듬을 수 있게 하는 도구다. 정연한 글쓰기가 수반될 때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글을 쓰면서 업무를 처리하면 일한 흔적을 남길 수 있어 업무 과정과 결과를 축적하여 조직의 자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조직의 리더는 생각할 줄 알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조직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며, 이를 위해 글쓰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글은 좋은 생각에서 시작된다. 좋은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글쓰기의 개요다. 개요를 잘 활용하면 전반적인 글의 구조를 염두에 두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배치할 수 있다. 서론의 첫 문장부터 시작하는 대신 쓰고 싶은 내용이나 쓸 수 있는 내용부터 먼저 작성하고 이를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래프와 버킨스타인(Gerald Graff Cathy Birkenstein)이 추천한 개요 양식을 활용하면 좋은 아이디어와 내용을 체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그래프와 버킨스타인이 제시한 개요는 논리적 글을 처음 쓰는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을 정도로 유용하고 구체적이다. 글의 구조는 대체로 기승전결의 구조와 서론-본론-결론의 구조가 일반적이다. 특히 논리적 글쓰기에는 서론-본론-결론의 구조가 매우 유용하다. 각 부분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각 부분을 쓸 때 유의해야 할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서론 - 탐구 주제의 중요성과 필요성 소개하기 - 주제와 관련된 특정 문제 소개하기 - 주제 관련 선행 주장과 내용을 요약하고 반응하기 - 반응에 근거하여 구체적인 새로운 주장하기 ● 본론 - 새로운 주장을 지지하는 다양한 근거 제시하기 - 논리적·개념적 분석 - 사례·반례 제시 - 기존 주장의 근거를 새 주장으로 재해석하기 - 새 주장에 대하여 가능한 비판을 제시하고 반박하기 - 기존 주장에 비해 새 주장의 우수성과 차별성 강조하기 ● 결론 - 서론에서 제기된 문제를 환기시키기 -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새로운 주장과 근거를 요약하기 - 새 주장이 기여한 부분 강조하기 - 새 주장의 한계점 언급하기 [PART VIEW] 기획 고수의 3단계 사고 기획의 고수들은 어떻게 사고할까? 그들은 모든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3단계 사고 구조(현상 → 원인 → 대안)를 활용한다. 기획의 고수들은 문제에 대한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자 ‘왜(why)’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던져 본다. 이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게 되면 그 원인에 대하여 맞고 쉬우면서 명확한 대안도 도출할 수 있다. 3단계 사고방식이 아닌 ‘현상 → 대안’ 식의 2단계 사고를 하면 아이디어 수준의 막연한 대안이 도출될 수밖에 없다. 3단계 사고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러한 사고 방법을 이용해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한 역사적 사례를 소개해 본다. 고려 4대 왕 광종이 왕위에 올랐을 때 고려는 창업 공신인 호족 세력이 지나치게 커져서 왕의 입장에서 나라를 일관된 방향으로 이끌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구나 모든 이익이 호족 세력에게 집중되다 보니 국가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도 힘들었다. 광종 역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이유를 ‘호족 세력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왕의 권력보다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 근본 원인을 이렇게 판단하였다. ‘호족 세력이 많은 노비를 거느리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자제들이 중앙 정계의 대부분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을 기준으로 광종은 ‘호족의 노비 수를 줄이고, 호족 자제 이외의 유학을 배운 충성스러운 신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에 따라 광종이 낸 묘책이 바로 ‘노비안검법’과 ‘과거제’였다. 노비안검법은 삼국통일 과정에서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노비가 된 사람들을 일반 백성으로 만들어 주는 법이고, 과거제는 시험(능력)으로 관료를 선발하는 제도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노비안검법의 시행으로 노비가 줄고 일반 백성이 늘어 세수가 확보됨으로써 국가 재정은 강화되었고, 호족의 힘을 약화했으며, 과거제를 통해 다양한 계층의 인재들을 관료로 선발함으로써 국가정책을 보다 올바르게 이끌 수 있게 된 것이다. 기획의 실제 _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2026 서울교육 주요업무 중 ‘특수교육 대상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지원’방안을 분석해 본다. 본 계획안은 장애유형·특성에 적합한 교육과정 및 관련 서비스 제공으로 특수교육대상학생 역량을 개발하며, 통합교육 활성화를 위한 일반·특수교사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장애공감 문화를 확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본 시행방안은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위한 정책안이나 프로그램 등을 기획할 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정리된 자료에서 강조하는 핵심 개념, 단어, 내용 중 밑줄로 표기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유사 주제와 관련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 보자. ● 특수교육 대상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지원 ■ 학생 맞춤형 교실 수업 성장 지원 - 개별 맞춤형 교육 실행을 위한 개별화교육계획 운영 내실화 지원 - 교실 수업 성장을 위한 교사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전문성 강화 연수 운영 - 협력적 수업 성장을 위한 특수학교 수업 성장 네트워크 및 수업나눔교사단 운영 - 진로·직업 체험 교육활동 및 자격증 취득 기회 지원 - 맞춤형 진로 설계를 위한 대학생활체험 프로그램 및 진로·진학상담지원단 운영 ■ 협력적 통합교육 활성화 지원 - 개정된 통합교육 법령을 반영한 ‘제2차 통합교육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 일반·특수교사의 협력 기반 더공감교실* 선정·운영 및 협력교수 매뉴얼 개발·보급 * 더공감교실: 특수교사 추가 배치로 일반·특수교사가 협력하여 특수교육대상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의 배움이 활발해지도록 지원하는 서울형 통합교육 중점학교 - 교육지원청 연계 현장 맞춤형 통합교육지원단 운영 - 장애영유아 통합교육 지원을 위한 통합교육 거점기관 운영 - 일상 속 장애공감문화 확산을 위한 찾아가는 장애이해교실 및 학생주도 장애공감 프로젝트 활동 운영(초·중·고) - 서울긍정적행동지원(서울PBS) 전문가* 체제를 통한 학교차원 긍정적행동지원(SWPBS)** 운영 * 서울PBS 전문가: 행동중재전문관, 행동중재전문교사(일반·특수교사), 긍정적행동지원가(퇴직교원) ** 학교차원 긍정적행동지원(SWPBS): 긍정적행동지원의 적용을 개별 학생이 아닌 학교 전체로 확장하여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문제행동을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지속·강화하는 학교 단위 긍정적 행동지원 운영 방식 - 개별학생 행동중재지원단(외부전문가 포함)을 통한 현장 밀착형 행동중재 지원 ■ 장애유형별 맞춤형 학생 지원 강화 - 지체장애 특수학교 의료기기 의존 중도장애학생 맞춤형 의료적 지원 - 지체장애 특수학교의 중도장애학생 특성에 맞춘 재활의학적 건강관리 지원 - 특수교육대상학생의 장애교정, 장애경감, 2차 장애예방을 위한 치료지원비 지원 - 학습 참여활동 강화를 위해 장애특성 및 장애정도에 적합한 학습보조기·보조공학기기 지원 - 특수학교(급) 맞춤형 프로그램·방과후학교·돌봄교실 운영 지원 - 지역기관 및 학교 밖 공공기관(키움센터 등) 연계형 방과후·돌봄 프로그램 확대 발굴 및 운영 ■ 특수교육 여건 개선 - 중증장애학생 담당 특수교사를 위한 통합교육 수업부담 경감 지원* * 중증장애학생 담당 특수교사 통합교육 수업부담 경감 지원: 통합학급 수업에 주 5시간 미만으로 참여하는 중증장애학생이 배치된 특수학급 담당 특수교사의 수업부담 경감을 위한 교육활동 강사비 지원(주 5시간) - 유치원 특수학급의 통합교육 운영 내실화를 위해 모든 특수학급 설치 유치원에 수업부담 경감을 위한 교육활동 강사비 지원(주 5시간) - 노후 교수·학습자료 교체 및 교실 환경개선을 위한 특수학급 이전 및 환경개선비 지원 - 신·증설 특수학급 교구 구입, 교실 환경 구축을 위한 예산 지원 - 각급학교 장애학생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특수교육실무사 단계적 확충 - 학생의 안정적인 교육활동 참여를 위한 시간제 보조인력 인건비 지원 ■ 특수교육지원센터 전문성 강화 - 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 운영으로 지역 중심의 맞춤형 특수교육 지원 강화 - 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 장애유형별 특성화 사업 확대 - 장애학생의 조기 발견, 교육지원을 위한 전문적 진단평가 실시 -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실무중심 맞춤형 연수 운영(연 4회) - 특수교육대상학생 진학수요조사를 기반으로 교육적 요구를 고려한 학생 선정·배치 ● 시사점 •물이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처럼 기획안의 문맥과 단어가 적정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 기획안을 보면서 호흡이 끊이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음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기획안은 손으로 쓰는 것이지만, 좋은 기획안은 편안하게 눈으로 보면서 머리로 정리할 때 그 내용이 쉽게 이해됨을 느낄 수 있다. 평소에 알찬 기획안을 반복적으로 독해·분석하는 습관을 갖게 되면, 피카소의 말대로 모방과 훔침(copy steal)’ 통해 좋은 기획안을 벤치마킹하는 요령을 터득하게 된다. •알찬 기획안 작성의 노하우(know-how)나 비법(recipe)은 쉽게 터득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기획안을 분석할 때 기획안의 문제의식을 들여다보고, 기획안의 맥락을 이해하며, 기획안의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아웃라인(outline)해 보는 노력을 부단히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독수리의 눈과 같은 프레임의 시각으로 위에 제시된 기획안을 분석하고 핵심 개념 등을 자기 나름대로 재조정·수정하는 작업 등을 시도해 보자. •기획안은 결국 아이디어를 어떤 개념과 단어들로 연계시켜 글로 풀어 작성하는 과정의 결정체이다. 마치 강이나 바다의 모래사장에서 보석같이 소중한 어떤 것(special something)을 찾아내는 어린아이처럼, 기획안의 핵심 아이템을 스스로 탐색해 보자. 예시된 기획안의 밑줄로 표시된 단어들은 기획안을 구상·작성할 때 적극 활용 가능한 교육행정적 개념 내지 단어(실탄)들이다. 교육부나 교육청 등 교육 유관기관에서 작성한 기획안에 자주 대두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수용해야 한다. 좋은 기획안은 쓸모있는 실탄들을 무한정 장전해 두고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을 때 탄생하게 된다. •특수교육대상학생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어떻게 운영·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특수교육생태계 구축 방안을 구상한다고 할 때, 정책 추진의 자생력·안정성 확보를 위한 지속가능한 연계 기반의 틀을 전체적으로 아웃라인(outline)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은 결국 수업과 맞물려 있기에, 기획안에서도 학생 맞춤형 교실 수업 성장 지원을 강조하고 협력적 통합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 등을 포함한 다각적인 특수교육 여건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면접은 응시자가 실제 업무 현장에서 마주하게 될 구체적인 상황이나 과제를 가상으로 설정하고,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처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하여 역량을 평가하는 면접 방식이다. 이번 호에서는 역량중심 면접 중 시뮬레이션 면접에 관해 자세히 살펴본다. 시뮬레이션 면접의 의미와 평가 초점 시뮬레이션 면접은 단순히 지식을 확인하는 면접이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나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응시자가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분석하고, 타인과 협의하며, 실행 가능한 대안을 구조적으로 제시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면접에서는 ‘무엇을 많이 아는가’보다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조정하며, 어떻게 실행으로 연결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특히 교육전문직 선발에서 시뮬레이션 면접은 현장 대응력과 조정 능력을 확인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 학교 현장의 문제는 한 부서나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학교·교육지원청·교육청·지자체·전문기관·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하므로, 응시자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뿐 아니라 역할을 조정하고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역량까지 보여 주어야 한다. 면접위원이 실제로 보는 요소 시뮬레이션 면접에서 면접위원은 대체로 네 가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첫째, 문제 인식의 정확성이다. 표면적인 현상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한 문장으로 선명하게 정리하는지를 본다. 둘째, 우선순위 설정 능력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학습·심리·복구·소통 가운데 무엇을 먼저 둘 것인지 판단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셋째, 협업과 조정 능력이다. 학교와 교육지원청, 지자체와 유관기관 간 역할을 구분하고, 누가 총괄하며 누가 실행할 것인지를 구조화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실행 가능성과 현장 착근성이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대안이 아니라, 실제 학교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대안인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일정, 절차, 담당 주체, 점검 방식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문항❶ 제시문을 읽고 2분간 구상한 뒤, 9분 동안 교육지원청의 지원 방안에 대해 자유 토론하시오. [PART VIEW] ● 제시문 학교에 화재가 발생하였다. 식당·체육관·계단 등 여러 시설과 2층 교무실과 건물 벽면에까지 불이 번져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안전과 학습 공백을 우려하며 불안해하고 있고, 교육지원청은 학교의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장학 사전협의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 이 문항의 핵심은 ‘화재 대응’ 자체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데 있지 않다. 교육지원청의 입장에서 학교가 교육과정을 다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무엇을 먼저 지원하고, 어떤 체계로 연결하며, 어떻게 점검하고 환류할 것인지를 구조적으로 제시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재난 상황에서의 장학 행정 역량과 현장 지원 역량을 확인하는 문항이라고 볼 수 있다. ● 2분 구상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큰 문제점을 한 문장으로 써서 게시한 후, 순서대로 해결 방안 발표(2분) ● 9분 토론 내용 요약 _ 교육지원청 지원 방안 합의 •첫째(안전 조치), 즉시 안전 조치와 운영 통제부터 실시한다. 화재 확산 여부와 2차 사고 위험을 점검하고, 출입 통제, 대피 동선, 안전교육을 즉시 안내한다. 필요시 임시 휴업 또는 단축 수업을 결정하며,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 •둘째(교육과정), 교육과정 공백을 최소화할 대체 운영안을 마련한다. 식당·체육관·계단·교무실 등 핵심 공간이 사용 불가하므로, 임시 급식 대책, 체육수업 대체 프로그램, 특별실 및 교실 재배치, 시간표 조정 등으로 수업을 지속할 수 있는 운영안을 지원한다. 온라인·원격 수업이 가능한 학년은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셋째(정서 지원), 심리·정서 지원과 위기학생 보호 체계를 가동한다.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큰 만큼, 학교 상담, Wee센터, 지역 정신건강기관을 연계하여 심리 안정 프로그램과 고위험군 상담을 우선 지원한다. 교직원의 트라우마와 피로도도 함께 관리한다. •넷째(통합 창구), 학부모·지역사회 소통을 하나의 창구로 통합한다. 불안은 정보 공백에서 커지므로 교육지원청과 학교의 공동 브리핑 체계를 세우고, 사실 확인과 조치 현황, 향후 일정 및 등교 기준을 정기적으로 안내한다. 민원 폭증에 대비해 담당 창구를 단일화하고 FAQ도 제공한다. •다섯째(시설 복구), 시설 복구와 행정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시설 안전진단, 복구 일정 수립, 예산·보험·계약 절차를 교육지원청이 일괄 지원하고, 학교가 수업 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 부담을 줄인다. 임시 공간 확보도 인근 학교와 공공시설 활용을 포함해 동시에 추진한다. •여섯째(맞춤형 장학), 맞춤형 장학 사전협의회를 통해 역할 분담과 환류 체계를 확정한다. 학교·교육지원청·지자체·소방·시설 전문가가 참여하여 우선순위를 합의하고, 실행 점검표를 공유한다. 일정 단위로 점검하고 보완하며, 사후에는 재난 대응 매뉴얼을 개선하여 재발 방지로 연결한다. ※ 이와 같은 토론에서 중요한 것은 대안을 많이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긴급 대응 단계, 임시 운영 단계, 정상화 단계로 사고를 구조화하고, 각 단계마다 교육지원청이 제공해야 할 지원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긴급 대응 단계에서는 안전 확보와 운영 통제가 중심이 되고, 임시 운영 단계에서는 교육과정 공백 최소화와 심리 지원이 핵심이 되며, 정상화 단계에서는 시설 복구, 행정 지원, 사후 매뉴얼 개선이 강조된다. 이러한 단계화는 답변의 논리성을 높이고, 응시자가 단편적 대응이 아니라 체계적 대응을 구상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 토론 종료 후 2분 구상 토론 종료 후 2분간 구상하여, 협의 결과대로 지원했을 때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점을 한 문장으로 제시하고, 해결 방안을 2분간 발표하시오. ※ 토론 이후 다시 2분간 구상하여 ‘가장 큰 문제점’을 한 문장으로 제시하게 하는 이유는, 응시자가 복수의 대안을 들은 뒤에도 핵심 쟁점을 압축해 낼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여기에서 좋은 답변은 여러 문제를 나열하는 답변이 아니라, 전체 지원 체계를 흔들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요인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답변이다. 즉 이 단계는 요약 능력, 핵심화 능력, 문제 재구성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1줄로 제시하기 - 역할 혼선으로 의사결정 지연 - 행정 대응 집중으로 수업 정상화 지체 - 불안 지속으로 민원 확대 - 장기화로 학습 격차 누적 •문제점 예시 - 위기 상황에서 다양한 지원이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학교 현장에서는 역할 구분이 불분명해져 의사결정 지연과 업무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 안전·수업·심리·시설 지원이 병행되면서 학교가 조정 주체로 남게 될 경우, 교육과정 정상화보다 행정 대응에 에너지가 소진될 위험이 있다. -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불안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으면,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민원과 불신이 확대될 수 있다. - 임시 운영 체계가 장기화될 경우, 학생 간 학습 격차와 교육과정 이탈이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 - 유관기관과의 협력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시설 복구와 교육 정상화 일정이 지연되어 학교 운영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 ※ 한 문장 문제점 진술 요령 가장 큰 문제점을 한 문장으로 쓸 때는 세 가지를 유의하면 좋다. 첫째, 현상보다 원인을 드러낼 것. 예를 들어 ‘복구가 늦어진다’보다 ‘기관 간 역할 혼선으로 복구와 정상화 일정이 지연된다’가 더 적절하다. 둘째, 지원의 부작용이나 병목을 드러낼 것. 예를 들어 ‘지원이 많다’가 아니라 ‘지원이 분산되어 학교의 조정 부담이 커진다’와 같이 써야 한다. 셋째, 해결 가능성이 보이는 문장으로 쓸 것. 너무 추상적인 문제보다 구조 정비, 역할 명확화, 소통 체계 강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 진술이 바람직하다. ● 해결 방안 2분간 발표 해결 방안(교육지원청 지원형)을 2분씩 발표하시오. •의도 - 이 문항은 결국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지원 설계 역량’을 묻는 것이다. - 따라서 해결 방안 발표에서는 현장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 문제의 원인을 짚고, 구조를 정비하며, 실행 가능한 절차를 제시하고, 이후 점검과 환류 방식까지 설명해야 한다. - 이때 중요한 것은 정답처럼 외운 문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에 맞는 우선순위를 두고 교육지원청의 역할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다. •해결 방안 발표 시 응시자가 유의할 점 - 첫째, 학교가 감당해야 할 일을 늘리는 방식으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교육지원청의 지원 방안을 묻는 문항인 만큼, 학교에 추가 책임을 부과하기보다 교육지원청이 조정하고 덜어 주는 관점이 분명해야 한다. - 둘째, “지원하겠다”는 표현만 반복하지 말고,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구체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통합 창구 운영, 공동 대응 계획 수립, 주 단위 점검 회의, 체크리스트 보급 등 실행 도구가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 셋째, 안전과 학습, 심리와 소통, 시설과 행정을 분리해서 보지 말고 연결해서 설명해야 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영역들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넷째, 발표의 마무리는 반드시 기대 효과로 닫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해결 방안이 단순 조치가 아니라 학교 정상화와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는 그림을 보여 줄 수 있다. •해결 방안 2분 발표 예시❶ 1) 한 문장 제시 다양한 지원 방안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학교·교육지원청·유관기관 간 역할과 정보가 분산되어 현장에서는 오히려 혼선과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2) 해결 방안 발표 예시(2분)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했을 때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는, 지원의 양은 많지만 이를 조정하고 연결하는 체계가 부족할 경우 학교 현장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안전, 수업 운영, 심리 지원, 시설 복구가 동시에 진행되면 담당 주체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현장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첫째 교육지원청 중심의 통합 컨트롤타워를 운영하겠습니다. 교육지원청이 모든 지원 정보를 한 창구로 통합 관리하여, 학교에는 단일한 안내와 지시 체계가 전달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학교는 판단과 조정의 부담을 줄이고 실행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지원 영역별 역할 분담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겠습니다. 안전과 학생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교육과정 운영, 심리·정서 지원, 시설 복구는 단계별로 추진하도록 일정과 책임 주체를 사전에 합의하겠습니다. 셋째, 정기적인 점검과 환류 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 맞춤형 장학 사전협의회를 통해 주 단위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학교의 어려움을 즉시 반영해 지원 방안을 조정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작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지원 체계를 운영한다면 학교는 행정 조정의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과정 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고, 학생과 학부모도 보다 안정된 정보 속에서 학교를 신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교육지원청의 역할은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위기 상황에서도 학교가 교육의 본질을 지켜낼 수 있도록 현장을 연결하고 뒷받침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결 방안 2분 발표 예시❷ 1) 한 문장 제시 유관기관과의 협력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시설 복구와 교육 정상화 일정이 지연되어 학교 운영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 2) 해결 방안 발표 예시(2분) 방금 제시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관기관 간 협력 구조를 사전에 정비하고, 이를 현장에서 즉시 작동시키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교육지원청 중심의 통합 협업 창구를 구축하겠습니다. 시설 복구, 안전 점검, 행정 절차가 각각 다른 기관을 통해 진행될 경우 협의가 지연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교육지원청이 단일 창구가 되어 지자체, 소방서, 시설 관리 부서, 복지·상담 기관과의 협업을 일괄 조정함으로써 학교가 개별적으로 기관을 조율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둘째, 기관별 역할과 일정이 명시된 공동 대응 계획을 즉시 수립하겠습니다. 복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언제, 무엇을 담당하는지’가 명확히 공유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초기 단계에서 기관별 역할 분담표와 단계별 일정표를 공동으로 작성하고, 학교와 학부모에게도 주요 일정을 투명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셋째, 정기 점검과 상황 공유 체계를 운영하겠습니다. 주 단위로 협업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 지연이나 변수 발생 시 즉시 대안을 마련해 일정이 다시 조정되도록 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에는 진행 상황을 간단명료하게 공유하여 현장의 불확실성과 불안을 최소화하겠습니다. 이러한 방식이라면 유관기관 협력이 원활히 이루어져 시설 복구와 교육과정 정상화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고, 학교 운영의 불확실성도 단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결 방안 2분 발표 예시❸ 1) 한 문장 제시 단기적인 시설 복구와 행정 처리에 치중할 경우, 학생과 교직원의 누적된 심리적 트라우마 및 교육력 저하라는 보이지 않는 잠재적 위기를 간과할 수 있다. 2) 해결 방안 발표 예시(2분) 화재 상황에서 가시적인 시설 복구에 집중하다 보면, 구성원들의 내면적 상처나 학습권 보장이라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사항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첫째, 장기적 관점의 교육력 회복 프로젝트를 가동하겠습니다. 화재 복구 이후에도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보충할 수 있는 맞춤형 학습 멘토링과 교직원의 심리 치유를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둘째, 민관학 협업 시스템을 통한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겠습니다. 교육지원청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지역사회의 전문상담기관·문화예술단체와 연계하여 학교가 일상을 되찾을 때까지 다각적인 지원 체계를 유지하겠습니다. 셋째, 재난 대응 경험의 자산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이번 사례를 백서로 발간하거나 대응 매뉴얼을 고도화하여, 다른 학교에서도 유사한 위기 상황 발생 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지식 공유 시스템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화재라는 불행한 사건을 교육공동체가 함께 극복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겠습니다. 이상입니다. ● 해결 방안의 기본 틀(교육지원청 지원형) •해결 방안 _ 문제점 인식 ○○의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의 미비와 □□의 분산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해결 방안❶ _ 구조 정비 첫째, 조정·통합 구조를 마련하겠습니다. → 누가 총괄하는가 / 단일 창구 / 컨트롤타워 명확화 •해결 방안❷ _ 역할·절차 명확화문제점 인식 둘째, 역할 분담과 추진 절차를 명확히 하겠습니다. → 기관별 역할 / 단계별 일정 / 우선순위 설정 •해결 방안❸ _ 실행 지원 셋째, 현장이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 매뉴얼 / 체크리스트 / 찾아가는 지원 / 컨설팅 •해결 방안❹ _ 소통·환류 넷째, 정기 점검과 소통·환류 체계를 운영하겠습니다. → 주기적 점검 / 상황 공유 / 즉각적 보완 •기대 효과 정리 이를 통해 ○○의 지연과 혼선을 줄이고, △△의 안정성과 □□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뮬레이션 면접은 결국 ‘현장을 아는 사람’보다 ‘현장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문제를 공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를 보고, 우선순위를 세우며, 협업 체계를 설계하고, 실행과 환류까지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응시자는 개별 사례를 많이 외우기보다, 문제 인식 → 우선순위 설정 → 역할 조정 → 실행 지원 → 점검 환류의 사고 틀을 반복 훈련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시뮬레이션 면접에서 가장 강한 답변을 만드는 기본 원리이다.
들어가며 각 시도교육청 교육전문직 정책논술 문제 중 2025년 서울시교육청 초등 교육전문직 전형 정책논술 문제에 이어 이번에는 2025년 서울시교육청 중등 교육전문직 정책논술 문제를 분석해 보며, 정책논술 작성의 실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문제도 ‘2027 하이패스 교육전문직 기출 문제집’에 실린 복기 문제를 바탕으로 출제 의도와 논술 전체 구조를 분석하여 예시 문장을 제시해 본다. 문제 및 제시 자료 ● 문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교육비전인 ‘미래를 여는 협력교육’은 서울교육이 미래를 주도적으로 열어간다는 의미와 교육공동체 안팎의 협력에 바탕을 둔 교육을 실천해 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자료를 참고하여 서울특별시교육청의 교육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학교자치 활성화 정책 방안을 논술하시오. ※ 유의 사항: 다음 내용을 포함하여 작성할 것 - 자료에서 시사하는 학교자치의 필요성 - 학교자치 실천 시 예상되는 어려움과 발전적 대안 ● 자료❶ _ 교육감 인터뷰 기 자: 교육감님, 학교자치와 학교 자율성 실현 과정에서 단위학교의 협력은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교육감: 교육자치와 학교자치를 위해서는 교육청-교육지원청-학교의 연결고리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다 다양한 차원에서 협력이 가능한 학교자치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교육의 3주체라고 하는 교사·학생·학부모의 협력뿐만 아니라 학교와 학교 밖과의 협력도 필요합니다. 교육공동체를 품는 시민사회, 시민사회를 품는 교육공동체가 협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_ 서울교육 통권 제258호(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2025) 일부 발췌 ● 자료❷ _ ○○학교 운영 사례 - 방침: ‘형식에서 실질로 학교자치 세우기’를 목표로 설정하여 운영 - 구성: 학생 대표 4명, 교직원 대표 4명, 학부모 대표 4명(학부모회 2인, 학운위 2인) - 방식: 분기별 모임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시 임시 회의 개최 - 운영 내용[PART VIEW] ● 자료❸ _ 신문 칼럼 학교는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로써 학교는 단순히 교육을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의 중심이자 학생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학교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협업이 필수적이다. 출처 _ △△신문(2025. 5. 7.) 일부 발췌 ● 채점기준 - 논리성 및 체계성: 4점 - 적합성 및 창의성: 23점 - 표현 능력 및 맞춤법: 3점 출제 의도 다음 논술 문제의 출제 의도를 채점 기준과 문항 구조에 맞춰 체계적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 출제 의도 이 문항은 서울특별시교육청의 교육비전인 ‘미래를 여는 협력교육’을 기반으로, 단순한 개념 이해를 넘어 학교자치의 정책적 설계 역량과 실행 가능성을 평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즉 ‘학교자치 = 협력교육을 실현하는 핵심 기제’로 보고 이를 현장 적용 가능한 정책 수준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 세부 출제 의도 분석 1) 적합성·창의성(23점) → 핵심 평가 요소 가) 학교자치 필요성에 대한 ‘자료 기반 해석 능력’을 평가한다. - 자료❶ _ 협력의 확장(교육청-학교-지역사회 연결) - 자료❷ _ 실질적 학교자치 운영 구조(형식 → 실질 전환) - 자료❸ _ 지역 연계 교육 필요성 ※ 단순 요약이 아니라 ‘협력교육 실현을 위한 학교자치의 필연성’으로 재구성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 기대 답안 방향: 교육 3주체 협력 → 지역사회 확장 → 교육 생태계 구축 나) ‘문제 인식 + 정책 설계 능력’ 평가 - 문항에서 ‘학교자치 실천 시 예상되는 어려움과 발전적 대안’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학교자치를 이상적으로만 서술하는 답안은 탈락이며 반드시 다음 구조를 요구한다. - 요구하는 역량은 현장 문제 도출 능력, 정책적 해결 방안 설계 능력, 실행 가능성 고려이다. - 예상 문제 요소는 형식적 참여, 교사 업무 과중, 의사결정 갈등, 학생·학부모 참여 역량 부족이며,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문제 → 원인 → 정책 대안’ 구조이다. 다) ‘교육전문직 관점’의 정책 기획력 평가 - 이 문항은 교사 수준이 아니라 교육청/장학사 관점에서 정책을 설계하여야 하는 것으로 시스템 설계 능력, 지원 체제 구축 능력, 단계별 추진 전략을 평가한다. - 기대 내용 도입-확산-내실화 단계이며, 지원체제는 연수·매뉴얼·협의체 등과 지역 연계 플랫폼 구축이다. 2) 논리성·체계성(4점) 정책 논술 기본 구조 준수 여부를 평가하며 다음 구조를 포함하여야 한다. 가) 서론 _ 협력교육 + 학교자치 연결 나) 본론❶ _ 학교자치 필요성(자료 기반) 다) 본론❷ _ 문제점 분석 라) 본론❸ _ 정책 방안 마) 결론 _ 비전 실현 메시지, 특히 ‘자료 → 해석 → 정책’ 흐름 유지 여부가 핵심 3) 표현 능력 및 맞춤법(3점) 교육전문직으로서의 공문서 작성 역량을 평가하며, 정책 용어 사용 정확성, 문장 간 논리 연결, 맞춤법 및 문장력을 평가한다. ● 문항의 숨은 핵심 포인트 •‘협력교육은 학교자치’로 연결해야 하며, 단순히 학교자치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연결해야 하며, 협력교육 → 학교자치 → 교육생태계의 구조로 표현해야 한다. •‘학교 내부와 외부 협력’을 모두 포함하고, 내부는 학생·교사·학부모, 외부는 지역사회·시민사회를 의미하여 ‘확장된 교육공동체’의 키워드로 표현한다. •‘형식의 실질 전환’ 강조하며, 자료❷의 핵심인 보여주기식 자치 비판, 실질적 의사결정 구조를 강조한다 •‘지역 연계 교육과정’과 자료❸의 핵심인 학교자치를 교육과정과 연결하는 능력 평가를 포함하여야 한다. ● 출제 의도 핵심 이 문제는 ‘협력교육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학교자치 정책을 자료 기반으로 분석하고, 문제를 진단하며,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설계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제’이다. ● 채점자 관점 핵심 체크리스트 •자료 해석이 단순 요약이 아닌가? •학교자치 필요성이 ‘협력교육’과 연결되는가? •문제 → 원인 → 대안 구조가 있는가? •교육전문직 수준의 정책인가? •지역 연계까지 확장되었는가? ● 핵심 키워드 •필수 개념 키워드 _ 협력교육, 학교자치, 교육공동체, 지역 연계, 교육 거버넌스, 실질적 참여 •정책 키워드 _ 자치 역량 강화, 협력 플랫폼, 의사결정 구조, 단계형 장학, 정책 지원 체제 •교육과정 연결 키워드 _ 2022 개정 교육과정, 학생 주도성, 맞춤형 교육, 삶과 연계 논술 전체 구조 논술 전체 구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서론(기–승–전–결 구조) → 핵심은 ‘협력교육 = 학교자치’ 실현 기제 •기: 협력교육의 시대적 필요성 •승: 서울교육 비전 제시 •전: 학교자치의 한계 문제 제기 •결: 논술 전개 예고 ● 본론❶ _ 학교자치의 필요성(자료 기반 분석) •협력 주체 확장 필요성(자료❶) - 교육청-학교-지역사회 연결 - 교육 3주체 + 시민사회 •형식 → 실질 자치 전환 필요성(자료❷) - 단순 회의 → 의사결정 참여 구조 •지역 연계 교육 필요성(자료❸) - 지역 기반 교육과정 - 학교 = 지역 성장 거점 ● 본론❷ _ 학교자치의 어려움(문제 분석) → 반드시 ‘문제 + 원인’ 구조 •형식적 참여 → 권한 부족 •교사 업무 과중 → 지원 부족 •갈등 증가 → 의사결정 구조 미흡 •학생·학부모 역량 부족 → 참여 한계 ● 본론❸ _ 발전적 정책 방안(핵심) → 교육전문직 관점 + 단계형 정책 •자치 구조 혁신 - 학교자치회 법적·실질 권한 강화 - 의사결정 참여 확대 •협력 플랫폼 구축 - 지역 연계 교육 거버넌스 - 학교-마을-기관 네트워크 •역량 강화 지원 - 교원 연수 - 학생·학부모 참여 교육 •단계별 장학 전략 - 도입-확산-내실화 •기: 핵심 메시지 ● 결론(기–승–전–결 4문장) •승: 의미 확장 •전: 실천 의지 •결: 미래 방향 예시 문장 위의 분석을 바탕으로 부분별 예시 문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서론 예시 오늘날 교육은 단일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 과제를 안고 있으며, 교육공동체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은 ‘미래를 여는 협력교육’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형식적 참여에 머무르는 학교자치로 인해 협력교육이 실질적으로 구현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본 논술에서는 학교자치의 필요성을 자료를 통해 분석하고, 실천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 본론❶ 예시 학교자치는 협력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제로서 다음과 같은 필요성을 지닌다. 첫째, 교육 주체 간 협력의 확장이 요구된다. 자료❶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교육청-학교-지역사회 간의 연결 구조를 재구성하여 교사·학생·학부모뿐 아니라 시민사회까지 포함하는 협력적 교육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형식적 참여를 넘어 실질적 의사결정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료❷의 사례는 학교자치가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교육활동 계획과 평가에 참여하는 구조로 발전해야 함을 시사한다. 셋째,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자료❸은 학교가 지역사회와 협력할 때 학생과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학교자치의 외연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다. ● 본론❷ 예시 그러나 학교자치의 실천 과정에서는 여러 어려움이 발생한다. 첫째, 형식적 참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학교자치 기구의 권한이 제한적이고 실질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둘째, 교사의 업무 부담이 증가한다. 자치 운영과 회의, 협의 과정이 추가되면서 교사의 교육활동 집중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셋째, 주체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이를 조정할 체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넷째, 학생과 학부모의 참여 역량이 부족하다. 이는 학교자치의 질적 수준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본론❸ 예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자치의 실질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자치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교육활동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지역 연계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 기관을 연결하는 교육 거버넌스를 형성하여 협력교육을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셋째, 교육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교원 연수, 학생 자치교육, 학부모 참여 교육을 통해 자치 역량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넷째, 단계별 장학 지원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도입 단계에서는 이해 확산, 확산 단계에서는 우수 사례 공유, 내실화 단계에서는 지속적 컨설팅을 통해 학교자치의 질을 높여야 한다. ● 결론 예시 학교자치는 협력교육을 실현하는 핵심 기반이다. 이는 교육주체 간의 실질적 협력을 통해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교육전문직은 학교 현장의 자율성과 협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설계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서울교육은 미래를 주도하는 협력교육의 모범적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최종 핵심 전략 이상 살펴본 것을 최종 정리하면 다음 3가지를 기억하면 만점 구조 완성할 수 있다. 협력교육을 학교자치와 연결하고, 문제 → 원인 → 정책 대안 구조로 작성하며 ‘교육전문직 관점에 단계형 장학’을 반드시 포함한다.
역사교육의 대전환 _ 암기에서 ‘디지털 재구성’으로 전통적인 역사수업은 흔히 ‘과거의 사실을 누가 더 많이, 정확히 암기하느냐’의 싸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사교육의 본질은 박제된 연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고 성찰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쥔 ‘알파 세대’ 학생들에게 역사는 더 이상 교과서 속 평면적인 텍스트로만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인천상륙작전은 6·25 전쟁의 전세를 반전시킨 결정적 사건이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기원을 상징하는 역사적 이정표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이 거대한 역사를 학생들이 직접 탐색하고, 생성형 AI(인공지능)와 메타버스 등 첨단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다각도로 재구성하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학생들이 단순한 학습자를 넘어 지식의 ‘전달자’이자 역사 콘텐츠의 ‘생산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기대 효과 _ 통합적 사고와 디지털 역량의 결합 본 프로젝트는 지식의 습득을 넘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함양하는 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 통합적 사고력의 확장 실감형 VR 체험과 팀별 밀착 조사 활동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전개 과정을 입체적으로 탐색합니다. 학생들은 단편적인 사실을 넘어 사건의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거시적인 안목을 갖추게 됩니다. ● 디지털 전달 능력 함양 카드뉴스 제작부터 영상 편집, AI 챗봇 구현, 메타버스 공간 설계까지 학생들은 스스로 습득한 지식을 가장 효과적인 디지털 매체에 담아 표현하는 능력을 기릅니다. ● 협력적 태도와 민주적 소통 팀 내 역할 분담과 ‘전문가 집단(Jigsaw)’ 협동활동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통합합니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며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민주시민 교육의 장이 됩니다. ● 비판적 성찰과 가치 내면화 결과물을 공유하며 역사적 사실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합니다. 나아가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우리 사회의 ‘보훈’ 가치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PART VIEW] 교육과정의 유기적 재구성 _ 융합으로 넓히는 역사의 지평 본 수업은 단순히 역사시간에만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교과의 성취기준을 정교하게 엮어 융합 교육과정으로 기획했습니다. ● 사회 및 국어 6·25 전쟁의 과정과 인천상륙작전의 사회적 영향을 파악합니다. 정보를 선별하여 핵심 내용을 구성하고, 복합양식 매체 자료를 제작하여 공유하는 ‘매체 문해력’을 동시에 기릅니다. ● 수학 및 실과 작전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여 다양한 그래프로 나타내고 해석하는 활동을 통해 수학적 추론 능력을 키웁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저작 도구를 사용하여 사이버 공간에 공유하며 실질적인 기기 활용 능력을 습득합니다. ● 인공지능 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토론하고 실천하며, 생성형 AI를 활용한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직접 수행합니다. 수업 전 활동(Flipped Learning) _ 디지털 기초 소양과 배경지식의 확립 본격적인 탐구에 앞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제작과 토론에 몰입할 수 있도록 5일간의 아침 활동 시간(매일 30분)을 활용해 탄탄한 사전 학습을 진행했습니다. ● 인공지능 윤리 정립 AI를 도구로 사용하기 전, 발생할 수 있는 정보의 부정확성, 저작권, 개인정보 침해, 편향성 문제를 깊이 있게 학습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학급만의 ‘AI 사용 수칙’을 정립했습니다. - 개인정보는 절대 입력하지 않기 - AI가 도출한 결과는 반드시 교과서나 도서 등 다른 자료와 교차 검토하기 - AI가 만든 문장은 그대로 쓰지 않고 반드시 ‘나의 언어’로 다시 쓰기 ● 실감형 VR 체험 및 역사 심층 독서 - 실감형 콘텐츠 _ 에듀넷 VR을 통해 이중섭의 작품 속에 투영된 6·25 전쟁의 아픔을 시각적으로 체험하며 평화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 배경지식 확충 _ 인천이야기 전집과 쉽게 읽는 만화 인천사 등을 활용한 독서 활동과 퀴즈를 통해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배경지식을 탄탄히 다졌습니다. ● 디지털 제작 도구 사전 실습 - 메타버스 플랫폼(ZEP)의 기본 사용법을 익히고, 가상 공간에 역사 전시관을 어떻게 구축할지 미리 청사진을 그렸습니다. - 배움노트를 활용해 저작권 유의사항을 정리하며, 단순한 사용자가 아닌 책임감 있는 ‘창작자’로서의 태도를 갖췄습니다. 활동❶ _ AI 기반 주제별 심층 탐구와 전문가 상호작용 본격적인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주도적 탐구 과정을 거칩니다. ● 크루별 주제 조사 및 생성형 AI 활용 학생들은 무작위 미션 카드를 통해 작전 배경, 실행 계획, 국제 협력, 지형적 의미 등 6개 주제 중 하나를 배정받았습니다.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_ 생성형 AI(뤼튼 등)를 활용하되,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도출할 수 있도록 정교한 명령어(프롬프트)를 설계하여 입력했습니다. - 개별 학습 카드 작성 _ 조사한 핵심 정보를 요약하고 이젤 패드에 시각화하여 정보의 구조화를 꾀했습니다. ● 전문가 집단(Jigsaw) 토의·토론 학급 전체가 정보를 유기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호스트’와 ‘게스트’ 역할을 나누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했습니다. - 호스트(Host)의 역할 _ 각 팀의 전문가로서 ‘1일 선생님’이 되어 다른 팀원들에게 자신의 주제를 설명하고 토론을 주도했습니다. - 게스트(Guest)의 역할 _ 여러 팀의 호스트를 방문하며 설명을 경청하고, 개별 학습 카드의 빈칸을 채워 작전의 전체 맥락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활동❷ _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다각적 역사 콘텐츠 제작 ● 인공지능 챗봇의 설계와 구현(Mizou) 학생들은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지능형 도구를 구축합니다. - 페르소나 및 인터페이스 설정 _ 챗봇에 역사적 인물이나 가이드의 역할을 부여하고, 친근한 이름과 사진, 환영 메시지를 설정하여 사용자 경험을 설계합니다.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_ 인공지능이 지켜야 할 규칙과 학습할 역사적 사실을 ‘AI Instructions’에 정교하게 입력합니다. - 교차 검증 및 최적화 _ 제작한 챗봇과 직접 대화하며 잘못된 대답(할루시네이션)이 없는지 확인하고, 공유하기 전 알고리즘을 최종적으로 수정합니다. ● 메타버스 전시관 및 디지털 아카이브(ZEP, Padlet) 가상 공간 속에 인천상륙작전의 현장을 재현하고, 다른 크루들의 결과물을 통합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합니다. - 공간 테마 선정 및 배치 _ 주제별로 최적화된 가상 공간을 선택하고, 역사적 사실을 담은 오브젝트를 배치하여 시각적 몰입감을 높입니다. - 체험 요소 설계 _ 단순 전시를 넘어 ‘방 탈출’ 게임 형식을 가미하여, 사용자가 역사적 퀴즈를 풀어야 다음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 포털 연결 _ 카드뉴스팀·영상팀·디지털팀의 각 방을 포털 기능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하나의 거대한 온라인 역사관을 완성합니다. ● 복합양식 매체를 활용한 시각화 및 스토리텔링(Canva, Tooning, CapCut) 학생들이 가장 친숙하게 다루는 시각 매체를 통해 작전의 흐름을 긴박하게 전달합니다. - 카드뉴스 및 웹툰 제작 _ 캔바(Canva)와 투닝(Tooning)을 활용하여 1950년 전쟁의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의 타임라인을 새벽-낮-밤 시간대별로 시각화합니다. - 영상 브리핑 제작 _ 캡컷(CapCut)을 이용해 애니메이션과 발표 영상을 편집하며, 자막과 배경음악을 통해 메시지의 명확성을 높인 후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합니다. ● 데이터 맵핑 및 통합 아카이빙(Padlet, Google Sites) 역사적 정보를 시간(연표)과 공간(지도)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 디지털 연표 및 지도 _ 패들렛(Padlet)을 활용해 6·25 전쟁 이전-중-이후의 흐름을 연표로 정리하고, 한반도 지형에 따른 작전 지점과 주요 사건을 핀으로 표시한 디지털 지도를 제작합니다. - 통합 누리집 구축 _ 모든 크루의 산출물(카드뉴스, 영상, 챗봇 링크 등)을 한데 모아 소개할 수 있도록 구글 사이트 도구로 지속 가능한 학습 아카이브를 마련합니다. 수업 후 활동 _ 배움의 확장과 사회적 실천 학습의 결과는 교실 벽을 넘어 지역사회와 공유되었습니다. ● 실시간 화상 수업(Zoom)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산출물을 교재로 삼아 저학년 동생들에게 역사적 가치를 가르쳐주는 ‘온라인 1일 선생님’ 활동을 수행했습니다. ● 전시 및 소통 학급 복도에 제작물을 전시하고 유튜브 댓글을 통해 전교생 및 학부모와 역사적 성찰을 공유했습니다. ● 체험학습 연계 희망자를 대상으로 인천상륙작전 기념관 현장 체험학습을 실시해 디지털로 배운 내용을 현실에서 확인하며 프로젝트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성과 분석 및 교육적 제언 이번 프로젝트는 AI와 디지털 도구가 역사교육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제적인 모델입니다. 학생들은 단순한 암기에서 벗어나 정보를 선별하고, AI와 대화하며,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과정을 통해 주체적인 학습자로 거듭났습니다. 본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된 학생들의 주요 성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통합적 사고력 _ 실감형 VR과 탐구활동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단편적 사실이 아닌 입체적 맥락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 디지털 창의성 _ AI 챗봇과 메타버스 등 첨단 도구로 지식을 재구성하며 지식 활용 능력을 극대화했습니다. - 책임감 있는 전달자 _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전하는 경험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책임감과 성찰 능력을 함양했습니다. - 보훈 가치 내면화 _ 평화의 가치를 느끼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호국영령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체득했습니다. 결론 _ 미래 교육을 향한 도약, 지식의 수용자에서 평화의 설계자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역사수업을 넘어, 첨단 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성찰과 사회적 가치를 일깨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교실은 이제 지식을 수동적으로 전달받는 장소가 아닙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생성형 AI를 통해 데이터를 선별하며, 메타버스와 챗봇으로 자신만의 역사적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과정은 지식을 재구성하고 가치를 생산하는 ‘살아있는 탐구의 장’이 되어야 함을 증명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VR 체험으로 역사의 긴박함을 느끼고, 전문가 토의를 거쳐 배운 내용을 저학년 동생들에게 전하는 ‘전달자’ 역할을 수행한 것은 본 수업의 가장 큰 결실입니다.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 암기를 넘어 역사적 사실에 대한 깊은 책임감과 비판적 성찰 능력을 함양할 수 있었습니다.
보고 느끼고 이야기하는 학교문화 3년 전, 경북 경산시 경산고등학교에 처음 부임하며 마주한 풍경은 대입이라는 목표 아래 쉼 없이 달려가는 학생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밤 10시 30분까지 학교에 머무는 학생들에게, 정작 학교는 삶의 여백을 채워줄 ‘보고 이야기할 만한 콘텐츠’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도서관을 통해 우리 학생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되찾아주고 싶었습니다. 우선 도서관 자료를 전면 정비하고 RFID 시스템(자가대출반납시스템)을 구축하여 누구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학기 초에는 폐기 도서를 활용한 나눔 행사를 열었고,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대학 전공 서적까지 상호대차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일요일 저녁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가정 연계 행복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건전한 주말 여가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문계 고교라는 입시 위주의 환경 속에서도 결실을 보았습니다.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독서행사가 자리를 잡으며 도서관은 학교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도서관으로 달려오는 학생들의 진지한 발걸음이 참으로 기특하였습니다. 작가가 아닌 역자를 초청한 이유 도서관 프로그램 중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은 것은 고전작품 역자(譯者)와의 만남 행사인 ‘인문·자연과학 고전 뽀개기’였습니다. 처음 이 행사를 기획한 목적은 장르물이나 흥미를 자극하는 일본문학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고전이 선사하는 ‘인간다움의 가치’와 ‘사유의 깊이’를 선보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인문계 고등학생들에게 대학 입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독서이력(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을 만들어줌으로써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했습니다. [PART VIEW] 고민을 거듭하던 중 출판사에서 보내준 팸플릿과 독서 간행물을 통해 인문고전에 대한 귀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필자의 전공인 고전문학과 경산과학고 사서교사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자연과학 고전까지 그 범위를 넓혀 보았습니다. 그때부터 시공간을 초월한 작품들과 작가들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하며,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어떤 작품을 어떻게 학생들에게 안내해야 할까?’, ‘이미 세상을 떠난 작가 대신 누구를 초청해야 할까?’, ‘학생들이 고전을 너무 어렵게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들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결국 원작가의 목소리를 가장 깊이 있게 전달해 줄 수 있는 관련분야 전공자이면서 ‘역자(譯者)’가 그 해답이 되었습니다. 고전 경험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저는 학창시절 제가 읽은 고전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너무 어려운 텍스트로 강연회를 열면 학생들이 지루함을 느끼진 않을까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유치한 내용뿐 아니라 고급 정보와 텍스트도 소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했습니다. 설령 내용이 어렵더라도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계속해서 상상할 것이고,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하였습니다. 가능한 한 교훈 중심의 고전을 배제하고, 즐겁게 읽으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국어·사회·과학·수학교과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댔습니다. 선생님들과의 협의에서 학생들의 지적 발달 정도와 텍스트의 난이도를 고려하였고, 주요 대학에서 신입생들에게 권장하는 고전목록을 분석하였으며, 진학 계열 적합성에도 신중을 기했습니다. 그 결과 2023학년도 2학기 첫 에피소드는 성장소설과 인문고전의 장점을 모두 가진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2024학년도 1학기 두 번째 에피소드는 자연과학 고전인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기본 텍스트로 정했습니다. 자연과학고전은 전공자가 역자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감수자를 통해 텍스트 번역의 신뢰성을 검증받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려하였습니다. 인문·자연과학 고전 역자 초청 강연 목록 디지털 시대의 공백을 채우는 학생들의 ‘Hip’한 질문들 강연회는 역자 선생님 소개와 주제 강연, 독서퀴즈, 학생들과의 대화, 사진촬영, 사인회 순으로 계획하였습니다. 저는 작가 초청 행사에 항상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합니다. 하나는 참여하는 학생 모두에게 책을 선물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책을 선물 받은 학생들은 책을 읽고 질문지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작가와 작품에 관한 질문, 역자를 통해 알고 싶은 내용들로 구성된 질문지 작성이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였지만, 학생들의 높은 관심 속에 온라인 플랫폼에는 수준 높은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 질문❶ _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에 ‘라틴어 학교’가 등장하는데, 유럽에서 ‘라틴어’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 질문❷_ 침묵의 봄에서는 대부분 살충제의 부정적인 부분과 그로 인한 생태계 파괴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그렇다면 현재의 에프킬라와 같은 살충제들은 DDT와 같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합니다. • 질문❸ _ 열하일기는 그때 당시의 글들과는 다르게 어떠한 형식이나 격식에 얽매이지 않았는데, 어찌하여 박지원이 이런 형식으로 글을 썼는지 그 계기와 박지원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질문❹ _ 비글호 항해기에서 곤충이나 식물을 연구할 때 내가 발견한 현상이 특정 식물과 소수의 몇몇 곤충 사이에서만 성립하는 현상인지, 또는 그 특정 식물과 그 과의 모든 곤충 사이에서 성립하는 현상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 질문❺ _ 자본론에서 노동이 모든 가치의 근원이라고 하셨는데, 기계와 인공지능이 노동을 대체하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도 이 명제가 유효하다고 보시나요? • 질문❻ _ 자본론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이해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단순한 경제 이론서인지, 사회 비판서로 볼지 방향을 제시해 주세요. 주제 강연은 고전작가와 작품에 대한 재미난 이야깃거리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 역자의 전공과 학생들의 진로 등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였습니다. 데미안은 역자의 전공이었던 독일철학과 문학에 대해, 침묵의 봄은 화학 전문가인 감수자에게 ‘레이첼 카슨’의 대한 내용과 그 당시 인기 도서였던 팩트풀니스에서 침묵의 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함께 다루며 학생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별도로 부탁드렸습니다. 역자와의 만남, 배움의 깊이를 더하다 2025년 5월,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자연과학 전공자들에게 익숙한 찰스 다윈의 남아메리카 탐험 기록인 비글호 항해기를 다뤘습니다. 이 책을 선정하게 된 이유는 이공계 진로 희망자가 많은 남학교 특성을 고려하였고,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생명과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텍스트인데,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남아메리카의 지형·지질 및 여러 표본과 사람들의 생활양식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이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강사로는 해당 분야 전문가이면서 책을 번역한 남극 전문가인 장순근 박사님을 초청하였습니다. 연세 지긋하신 박사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남극 세종기지 초대 연구원으로 활동했던 생생한 극지 체험과 찰스 다윈이 실제 발견한 실물 화석을 보여주시면서, 작품을 이해하고 진화론으로 다가갈 수 있는 여러 가지 힌트들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는 사회과학 고전인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주제로 사회철학을 전공하신 경북대학교 윤리교육과 손철성 교수님을 역자로 초청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중세 봉건제 이후 등장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통해 현대사회와 비교·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경제·경영 계열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반짝였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고전작품의 역자들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학생들은 다음 고전이 무엇일지, 어떤 역자가 올지 설레며 기다리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학생 희망 조사를 통해 고전을 선정하거나, 인문고전교육으로 유명한 세인트존스 대학의 세미나 방식을 도입해 더 능동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역자의 안내로 작가의 생애와 고전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과정은 학생들에게 잔잔하지만, 강렬한 지적 희열을 선사했습니다. 동서양의 시공간적 장벽을 뛰어넘어 작가와 학생들이 함께 호흡한 역자 초청 강연회는 독서가 즐거움을 넘어 놀라움과 나눔의 가치임을 모두가 확인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의 계절과 교육의 실종 지방선거의 계절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교육계도 들썩인다. 거리마다 화려한 현수막이 걸리고, 저마다 ‘교육혁신’의 적임자라 자처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그 소란스러운 풍경 속에서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학생’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교육감 선거가 사실상 중앙 정치의 대리전이자 부속물로 전락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교육자로서의 철학보다는 특정 진영의 전사(戰士)에 가까운 이들이 태반이다. 우리가 잊고 있는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을 뜻하는 영어 단어 ‘education’의 어원은 라틴어 ‘에듀케레(educere)’다. 이는 ‘밖으로(e)’+‘이끌어내다(ducere)’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교육의 핵심은 아이의 머릿속에 지식을 억지로 집어넣는 ‘주입(input)’이 아니라, 아이가 가진 고유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밖으로 끌어내는 ‘인출(output)’에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교육 현장은 어떤가. 통계청의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약 27조 1,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 4,000원에 달한다. 이는 우리 교육이 여전히 아이들을 거대한 입시 기계의 부품으로 취급하며, 누가 더 빨리 정답을 외워 넣느냐를 두고 잔혹한 경주를 시키고 있다는 방증이다. 진영 논리에 포로가 된 ‘혁신’의 민낯 교육감 후보들이 외치는 ‘혁신’의 진정성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난제들이 워낙 산적해 있으니, 누군가는 그 척박한 땅을 갈아엎겠다는 열정을 가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열정의 방향이다.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고 특정 정당이나 이념 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등판한 이들이 과연 교육의 중립성을 지켜낼 수 있겠는가. 지방선거라는 거대한 정치 이벤트와 함께 치러지다 보니, 독자적인 교육철학을 가진 후보는 가뭄에 콩 나듯 한다. 당선이 지상 과제가 된 후보들은 학생이나 학부모보다 자신들을 밀어줄 ‘핵심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공약을 내놓기에 바쁘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했다. 정권이 바뀌고 진영이 갈릴 때마다 교육정책이 춤을 춰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의 선거판은 진영 논리의 대리전으로 전락해 교육의 본질은 간데없고, 오로지 ‘내 편’의 목소리만 드높다. 그래도 교육감 아닌가. 누군가의 일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수많은 스승을 이끄는 수장이다. 그런 자리를 탐내는 이들이라면 최소한 정치적 셈법보다는 교육의 숭고함을 먼저 앞세워야 한다. 진영을 뛰어넘어 오로지 아이들의 삶을 어떻게 풍요롭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후보, 우리는 그런 교육자를 갈망한다. ‘4세 고시’와 ‘삭막한 교실’의 비극 이런 척박한 정치적 토양 위에서 우리 아이들은 병들고 있다.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 레벨 테스트’를 위해 서너 살부터 과외를 받는 ‘4세 고시’는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초등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의 수학을 선행 학습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기형적인 구조 속에서, 친구는 함께 성장하는 동료가 아니라 딛고 올라서야 할 경쟁 상대일 뿐이다. 교실은 더 이상 배움의 전당이 아니라 살벌한 전쟁터다. 교육부의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1.9%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갈등 해결의 방식이다. 교사가 교육적으로 중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 로펌 변호사들이 달려들어 법리 다툼을 벌이고 합의금을 따지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로펌이 학교폭력으로 먹고산다”는 말이 나오는 이 삭막한 교실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지능지수(IQ)보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임에도, 선거판에서 인성교육을 핵심 공약으로 내거는 후보는 찾기 힘들다. 표가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AI 시대, ‘정답’이 아니라 ‘질문’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시대는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다. 이제 단순히 문제를 잘 푸는 능력은 상실된 가치에 가깝다. 2023년 세계경제포럼(WEF)은 미래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를 꼽았다. 정답은 이미 기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낸다. 앞으로의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기계가 던져주는 답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을 던질 줄 아는 능력이다. 좋은 질문은 풍부한 상상력과 깊은 사유, 그리고 세상을 향한 따뜻한 호기심에서 나온다. 이제 교육감은 기계적인 문제 풀이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잠재력을 끄집어내고, ‘질문이 살아있는 교실’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AI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다운 가치인 창의성과 도덕성이 교육의 중심에 서야 한다. AI는 산업을 발전시키게 되고, 그로 인해 결국 사회가 변화한다. 그 사회변혁을 주도하는 주체는 바로 인간이다. 이미 AI는 우리 생활에 친밀하고 깊숙이 스며들어왔다. 현실에서는 AI 교육을 외치면서도 정작 아이들이 AI 디지털 교재를 사용함으로써 차별 없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나서야 할 책무 역시 새로운 시대의 교육감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새로운 교육감이 열어갈 희망의 서사 우리는 교육의 힘을 믿는다. 새롭게 선출될 교육감들이 정치를 넘어 교육의 본질로 돌아간다면, 우리 교육에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 미래의 교육감들이 집중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 ‘맞춤형 개별화 교육’의 실현이다. AI 디지털교과서와 에듀테크를 적극 활용하되, 이를 단순한 학습도구가 아닌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와 강점을 발견하는 지표로 삼아야 한다. 모든 아이가 같은 정답을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다양성 교육’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둘째, ‘공동체 회복을 위한 감성교육’이다. 학교폭력의 해법을 법정이 아닌 교실 안에서 찾아야 한다. 관계 회복 중심의 생활지도와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아이들이 타인과 협력하고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따뜻한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복원해야 한다. 셋째,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교육생태계’ 구축이다. 학교의 담장을 낮추고 지역의 문화·예술·산업 자원을 교육과정에 통합해야 한다. 아이들이 마을 전체를 배움터로 삼아 실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행정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 교육은 아이들의 등 뒤에서 조용히 밀어주는 바람과 같아야 한다. 교육감은 아이들을 앞세워 자신의 깃발을 꽂으려는 정복자가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거름이 되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누군가의 일생에 깊은 영향을 주고, 한 세대의 정신적 토대를 닦는 자리가 바로 교육감이다. 부디 이번 선거만큼은 진영의 옷을 벗어 던지고, 오로지 학생들의 등 뒤를 든든히 지켜줄 진짜 교육자들이 나타나 주길 간절히 바란다. 당장의 성적표 한 줄보다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볼 줄 아는, 그런 교육자가 이끄는 새로운 교육의 봄을 우리는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