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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직생활 22년째 되던 해에야 내가 선생님이란 걸 깨달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은 때였다. 이천의 작은 시골학교에서 교무일을 보다 보니 월요일 아침은 매우 바쁜 시간이었다. 그래서 토요일이면 으레 단골로 내어주는 숙제 하나가 있었으니 그것은 일요일에 있었던 일들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일을 그림으로 그려 오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날도 각자 그려온 그림을 친구들 앞에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 수가 적어서 한 사람씩 나와 설명을 하도록 했다. 선생님은 가만히 앉아 있지만 점수를 매기고 있다는 말과 함께 자세히 설명을 하는 사람, 즉 말을 얼마나 길게 하느냐가 점수를 좌우한다고 규칙을 정했다. 그것은 바쁜 월요일 업무를 처리할 한 시간을 확보하는 방편(?)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아이씩 나와서 그림을 보이며 설명하고 손뼉 치는 소리가 들리면 ‘끝났구나’ 하던 그때였다. 누군가에게 아이들이 손뼉은커녕 오히려 야유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던 업무를 멈추고 누군가하고 보았더니 반장이 아닌가. 여학생이었는데 공부도 제일 잘 했지만 매사 야무지고 특히 그림은 누구도 따를 자가 없었기에 의아해서 말했다. “기원(가명)아! 선생님이 잘 듣지 못했거든, 한 번 더 설명해 줄래?” 반장은 자기가 그린 그림을 내 쪽으로 보이면서 설명했는데 내용인 즉, 어제 자기 집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소꿉놀이를 했으며, 누구는 엄마가 되어 밥을 짓고 누구는 된장국을 끓이고 또 누구는 반찬을 만들었다는 등 아주 장황하게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보고 있는 그림과는 전혀 일치하지 않았기에 다시 물었다. “아니 기원아! 어제 너희 집에서 밥 짓는 소꿉놀이를 했다며?” “예, 그랬어요.” “그런데 웬 기와집이야?” 그랬다. 도화지 속에는 오직 커다란 기와집 한 채만이 덩그마니 그려져 있었으니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너 다른 그림을 가져왔구나. 그렇지?” “아녜요 이 그림이 맞아요.” “소꿉놀이는 어디에서 한 건데? 옳아, 너희 집 방안에서 놀았구나.” 나는 영리한 아이라 방안에서 노는 것을 그릴 수가 없기에 아마 집만 그렸을 거라 확신하던 그때 반장은 그림을 뒤집어 보여주면서, “여기서요” 하는 게 아닌가. “아니 거기는 아무것도 안 그렸지 않아.” “선생님 우리 집 뒤꼍에서 놀았어요. 집 뒤인데 안 보이잖아요.” 수업이 모두 끝나고 아이들의 그림을 정리하다가 반장의 그림을 보게 됐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그 아이가 했던 설명을 상기해 보니, 글쎄 그때서야 집 뒤에서 열심히 밥을 짓는 아이들의 모습과 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된장국이 끓으면서 나는 구수한 냄새까지 나는 게 아닌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솔직히 집 뒤에서 놀았기에 안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을 적만 해도 참 바보 같은 애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제 입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일학년 어린애의 속마음 하나도 제대로 읽지 못한 내가 지금까지 아주 유능한 교사라고 자부하고 지낸 지난 시절이 얼마나 부끄러워 자괴감마저 들기도 했다. ‘어린 것들이 뭘 안다고’ ‘선생님은 뭐든지 다 안다’는 잘못된 생각을 난 교직생활 42년의 중간쯤에야 알게 되었으니 지금에 와 생각해보면 지난 교직생활에 대한 반성이 크다. 물론 그런 일이 있고 나서부터 아이들의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도 숨어있는 의미를 알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고 그 후로 나의 삶에서 인간관계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공자천주’.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말로,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가르쳐 주는 말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1일 공청회를 열고 교원평가제도 개선 시안을 공개했다. 근무성적평정과 성과상여금평가를 통합, 현재 연 3회 별도 실시되는 교원평가 횟수를 2회로 줄이되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전문성 평가를 위해 개선·유지한다는 것이 핵심요지였다. 더불어 교원 3대 원성정책으로 지적돼온 학교성과급을 폐지하고, 초등학생 만족도 조사는 없애거나 개선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대선 당시에는 3개 평가를 하나로 합쳐 관리자 및 동료교원 평가는 인사·승진에 반영하고, 학부모·학생 만족도 평가는 성과급과 능력개발에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으나 여론 수렴과정을 거치며 근평과 성과급평가만 합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교육부는 정성 위주였던 근평에 정량 요소를 20% 포함하고, 정량위주였던 성과급평가에는 정성요소를 20%를 반영해 평가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약보다 통합 범위가 축소됐지만, 교육계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승진 등 인사 반영을 위해 정성적으로 이뤄지는 근평과 수당 지급 목적의 정량평가인 성과급평가를 무리해서 합칠 경우 평가 간소화에 따른 효용보다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평가결과가 바로 금전적 보상으로 이어지는 성과급에 주관이 개입될 경우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인천 A초 교사는 "성과급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때도 교사들 간에 갈등이 적지 않았는데, 여기에 정성요소까지 더해지면 분란이 심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전 B고 교사는 "지금도 일부 학교에서는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두고 다툴 바에야 똑같이 나누자는 말이 나오는데, 이런 분위기가 더 확산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성과급은 폐지가 거의 확실시 된다. 그간 학교 현장의 불만이 워낙 많았던 데다 폐지에 대한 이견도 거의 제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도 "학교성과급 폐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초등학생 만족도 조사는 학부모단체 등의 강한 반대로 폐지보다는 개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조사 점수 상·하위 5%를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방안, 점수평가 방식을 서술평가로 바꾸는 방안, 평가 결과를 연수 등과 연계하지 않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신규교사 채용 확대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이 쏟아진다. 교원 증원을 통한 교육여건 개선이 아닌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선택제 교사제(이하 시간제교사)가 대표 사례다. 2013년 10월 14일 당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국정감사 첫날 업무보고에서 정년이 보장되는 시간제교사를 2014년 하반기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해 12월 27일에는 정부가 '2014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전일제 교사와 동일한 자격과 지위를 갖고 주 2~3일 근무하며 교육과 상담,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시간제교사를 도입하되 현직 전일제 교사의 시간제교사 전환을 우선 추진하고, 이로 인한 잔여 근무시간에 대해 시간제교사를 신규 채용·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교총 등 교육계는 "교사의 교육열정과 헌신을 약화시키고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교직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회의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지난해 3월 7일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제도 도입·운영계획'을 세우고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등 정책추진을 강행했고, 결국 올해 1학기 신규 채용 없이 현직 교사의 전환만 추진하는 선에서 시간제교사를 도입했다. 예상대로 현장 반응은 싸늘했다. 전국을 통틀어 신청 교사는 50여명에 불과했고 이중 30명이 시간제교사로 전환됐다. 최초 도입단계에서 1000명~1200명 내외 선발이 거론됐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결과였다. 당연히 정부가 기대했던 고용창출 효과도 없었다. 지난 5월, 전국 시·도교육청에 통보된 '2016년 초·중등교사 가배정' 내역은 지금까지 교육계에 혼란을 주고 있다. 경기·충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시·도의 정원이 축소, 전국적으로 교과교사 정원을 2743명 줄여 배정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부금 배부 방식을 학생 수 위주로 바꾸겠다는 지방교육재정 개혁 방침 발표와 시기가 맞물리면서, 일선 교육청에서는 정부가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강제하려 한다는 불만과 함께 지방교육 황폐화에 대한 큰 우려가 터져 나왔다. A교육청 관계자는 "소규모학교를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당장 통폐합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이렇게 정원을 줄이면 결국 학급을 합치거나 선생님들의 수업시수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B교육청 관계자는 "정원 감축은 정부가 말하는 교육여건 개선, 청년고용 확대 모두에 반하는 모순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어서 2600명가량을 가배정에서 유보한 것일 뿐이지 내년에도 교원 총정원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과교사는 이미 충분하다는 게 기재부 등 관계부처 입장"이라고 털어놨다. 유아·특수 등 수요가 증가하는 분야 교사를 증원하는 대신 교과교사는 감원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은 또 한 번 교육계에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교원 증원이 아닌 명퇴수용 인원을 늘려 그 빈자리를 채우는 식의 신규 채용 확대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2년 간 연평균 7500명, 총 1만5000명의 명퇴를 수용해 신규채용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고용정책적 내용만 있었을 뿐, 고경력 교원의 대거 이탈로 인한 교육공백 등에 대한 고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명퇴 수용에 필요한 재원 조달 방안도 미비해 열악한 교육여건만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동안 조용했던 시간제교사도 이때 다시 등장했다. 정부는 시간제 전환요건 중 '동일학교 내 2명 이상 동시 신청' 기준을 없애고 절차를 간소화해 내년부터 2년 간 500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고 있는 제도를 1년도 지나지 않아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경기 A초 교사는 "교사 개인 차원의 효용은 각자 느끼기 나름이겠지만 학교나 아이들 입장에서 득 될 것이 없고, 현장 반응도 시큰둥한데 왜 자꾸 늘리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사는 교과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사람을 가르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시간제는 교사를 정해진 수업만 하면 되는 것처럼 보는 제도라는 점에서 교직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가 교육을 강조함에도 OECD 국가 중 성인 문해율이 가장 낮은 것은 과거 과밀학급 탓에 모든 학생에 대한 충실한 교육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학급당 학생 수를 최소 20명 이내로 줄이고, 대도시 과밀학급 문제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교육통계 기준 학급당 36명 이상 과밀학급은 초등 724개, 중학교 1만1620개, 고등학교 1만5618개에 이른다. 교총은 정부에 시간제교사와 명예퇴직 확대를 통해 고용을 늘리는 임시방편적 처방에서 벗어나 초‧중등 교원을 매년 3000명 이상 증원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① 교원 교육전념 여건 조성 2년간 초등 1591명 ↓…이대론 20년 후에도 '평균 미달' 중등 증원 842명뿐…"저출산, 여건 개선 호기 삼아야" 기재부, 관리자·비교과도 수업교사로 계산해 "충분" 주장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자는 '신규교사 채용 확대 및 교원 수업시수 경감'을 교원정책 관련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교원 정원이 MB정권 내내 거의 제자리에 묶여 있던 상황에서 교육계는 이 약속을 단비처럼 환영했다. 특히 교사 1인당·학급당 학생 수를 2017년까지 OECD 상위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한 공약 세부 실천 사항은 초·중등 교과교사 정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그 기대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총 정원이 소폭(2014년 978명, 2015년 713명) 늘긴 했지만, 대부분 유치원이나 특수, 비교과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초등교과교사는 1591명(13만8818명→13만7227) 줄었다. 중등은 842명(13만5777명→13만6619명) 늘었지만 교과교사로 분류되면서 일반 교과교사의 절반만 수업하도록 돼있는 진로진학상담교사와 수석교사가 그 이상 늘어 실제 수업부담 경감에 효과가 있었다고 보긴 힘들다. 2012년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발표된 2014년 OECD 교육지표(Education At a Glance;EAG)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 25.2명 중학교 33.4명으로 OECD평균인 초등 21.3명, 중학교 23.5명보다 훨씬 많다. 학령인구 감소로 조금씩 낮아지고는 있지만, 2년이 지난 2014년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초등 22.8명, 중학교 30.5명)를 기준으로 해도 여전히 평균 미달이다. 더구나 교육개발원 산출방식이 OECD와 달라 1명 정도 적게 잡힌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편차는 더 벌어진다. 교사 1인당 학생 수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OECD 평균은 2012년 기준 초 15.3명, 중 13.5명, 고 13.8명인데, 우리나라는 2013년을 기준으로 해도 초 17.3명, 중 17.5명, 고 15.1명으로 더 많다. 교육개발원이 지난달 내놓은 이슈페이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초·중등 교육정책 현안과 과제'(이광현 부산교대 교수)는 2014년 4월 교원수, 학급수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초등학교는 교원 1인당 학생수가 2035년이 돼도 OECD 평균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내년과 올해 평균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했지만, 정원 외 기간제교사를 포함해 산출한 수치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 중인 정원 외 채용 최소화 방침에 따라 늦춰질 수 있다고 봤다. 또 학급당 학생수는 초등 2035년, 중학교 2018년, 고등학교 2019년에 OECD 평균에 도달할 것으로 봤지만, 학급수가 감축되지 않아야 함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따라서 정부가 이대로 학령인구 자연 감소에만 기대고, 소규모학교 통폐합 등의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대통령 공약이었던 2017년 OECD 상위수준은커녕 평균 도달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저출산을 핑계로 교원을 줄일 것이 아니라 교육여건 개선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나 행정자치부에서는 우리나라 교육통계 산출 방식으로 교원 1인당 학생수를 산출, OECD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교원 수급을 현상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장, 교감과 비교과교사 등을 제외한 수업 교원만을 기준으로 하는 OECD와 달리 우리나라 교육통계는 시간강사를 제외한 모든 교원을 포함시키기 때문에 교원 1인당 학생수가 적게 잡힌다. 이 기준대로 하면 2013년 우리나라 교원 1인당 학생수는 초 15.3명, 중 16명, 고 14.2명으로 이미 OECD 평균에 거의 도달한 셈이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제 수업을 담당하는 정규교원 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증원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실권을 가진 기재부와 인사혁신처가 비교과교사 등을 전부 포함시킨 자료를 근거로 OECD 평균에 근접해 있다며 교과교사 감축을 주장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 생태계를 교란 시키는 야생동식물이 16종이라고 합니다. 환경부장관이 정한 외래 야생동식물은 동물이 5종, 식물이 11종이라고 합니다. 동물은 뉴트리아, 붉은 귀 거북, 황소개구리, 파랑 볼 우럭, 큰 입 베스가 있으며, 식물에는 돼지 풀, 단풍잎 돼지 풀, 서양등골나물, 도깨비가지, 털 물 참새피, 물 참새 풀, 가시 박, 서양 금혼 초, 미국쑥부쟁이, 양미역취, 애기수영 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외래종이 어떤 경로로 들어와서 우리나라 토착생물이 살아갈 터전을 빼앗고 생태계의 균형과 질서를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황소개구리, 큰 입 베스는 이미 알려져서 토종물고기들을 마구 잡아먹고 있어 퇴치하느라 골치를 앓고 있으며, 가시박도 자라던 나무와 풀을 뒤덮어 다른 식물들에게 피해를 주고 큰 나무도 칭칭 감고 올라가서 생장을 방해하며 급속하게 퍼져 토종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래종 동식물은 외국으로부터 인위적으로 들여온 것도 있고 자연적으로 들어와 유전자 변형을 통하여 생산 된 생물체로 이러한 생물을 자연에 풀어 놓거나 심는 등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규정하고 있는데 법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생태계를 보존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도 생태계 교란 야생동식물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 특단의 대책과 국민적인 관심으로 막아야 합니다. 우리의 생태계는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고 건강과 행복을 좀 먹는 해로운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생태계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대하고 사용하는 언어에도 외래종과 같은 외래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도시의 즐비한 상가를 걸어가다 보면 ‘이곳이 대한민국인가?’ 하고 착각을 일키게 합니다. 온통 간판은 외국어 투승이 입니다. 국적불명의 간판 이름으로 손님을 끌려는 얄팍한 상혼(商魂)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슈퍼마켓 이라면 그야말로 ‘대형가게(매장)’ 이라 해야 하는데 동네 구멍가게 이름도 그 뜻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 슈퍼’라는 간판을 다는 것은 외국인이 볼 때 웃음거리입니다. 아파트 이름도 우리 고유어 중에 좋은 이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발음하기 아주 어려운 이름을 붙여야 고급스러워 보인다고 하니 우리 것을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려도 되는 겁니까? 연세가 드신 시부모가 잘 못 찾아오게 해야 젊은 주부들이 선호한다고 하니 백행의 근본 이라는 우리전통의 효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조상대대로 전해오던 전통문화와 미풍양속은 송두리째 버려야 하는 것일까요? 서구의 물질문명이 물밀 듯이 들어와 동양의 정신문화를 좀먹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대에 우리의 정체성을 잃고 혼돈 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질문명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동세서점(東勢西漸)의 시대가 다가올 차례입니다. 외국어만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하기 보다는 우리 조상이 만들어 수천 년 동안 써온 우리언어의 2/3를 차지하는 한자도 가르쳐야 동양의 정신문화와 물질문화가 조화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총이 농산어촌 소규모학교와 특수학교, 특성화고에 불리한 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안의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달 16일 보통교부금 교부기준을 ‘학교수’에서 ‘학급수’와 ‘학생수’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구체적 내용은 △학교․교육과정 운영비 측정단위를 ‘학교수’에서 ‘학급수’ 또는 ‘학생수’로 개선 △교과교실 운영비 및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운영비의 측정단위를 ‘학교수’에서 ‘학급수’로 변경 등이다. 기관운영비도 학교당 단위비용은 1659만원에서 974만원으로 줄인 반면, 학생당 단위 경비는 3만3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늘렸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인센티브도 높였다. 본교 통폐합의 경우, 시 이외지역 초등교는 3억원에서 6억원 이하로, 중등학교는 10억원에서 11억원 이하로 올렸다. 분교 통폐합 시에는 현행 10억원에서 40억원 이하로 크게 늘렸다. 이와 관련 벌써부터 도 지역 교육청들의 반발이 거세다. 강원교육청은 “가용예산의 거의 대부분이 삭감되고 초등교의 50퍼센트가 통폐합 대상이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남교육청도 “줄일 만큼 줄여 이제 1면1교 정도만 남았는데 이마저 통폐합 하라는 것은 지역사회를 고사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총도 19일 교육부에 전달한 의견서를 통해 “농산어촌 소규모학교가 많은 시도의 경우, 보통교부금이 크게 줄고 대규모학교가 많은 도시 지역은 늘어나 교육의 빈익빈부익부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농어촌 낙후학교, 특수학교, 특성화고 등의 경우, 산정기준의 예외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총은 “이들 학교는 학급수가 적어 운영비가 줄어들면 학교와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일률적 배분방식이 아닌 기존의 산정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농어촌 소규모학교에 특화된 교육과정, 교수학습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기본운영비 증액, 교육특별지원구역 선정 등을 통해 교육격차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교과교실운영비와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운영비는 소규모학교 재정 지원을 악화시키는데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학급수’와 관계없이 특수목적의 운영비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소규모학교는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사회의 정신적, 문화적 공간”이라며 “통폐합보다 육성,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8월 15일, 청주아름다운산행에서 지리산의 동쪽에 위치한 경남 산청군 단성면의 백운계곡으로 트레킹을 다녀왔다. 산청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나는 곳으로 지리산 등 천혜의 자연이 배경인 산림으로 둘러싸여 명산과 청정계곡이 많은 휴양명소다. 백운계곡(백운동계곡)은 조선시대 은거 처사였던 남명 조식 선생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으로 중산리계곡, 선유동계곡과 함께 산청을 대표하는 여름 피서지다. 출발지인 청주종합운동장으로 가는데 아침 일찍부터 길거리의 태극기들이 바람에 휘날리며 광복 70주년을 축하한다. 휴가철이라 7시 출발시간이 되어도 모인 인원이 단출하다. 중간에 회원들을 태운 후 남쪽으로 향한 관광버스가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린다. 차안에서 동행 총무님의 사회로 굴비 회장님의 굵고 짧은 인사말과 캠프 부회장님의 일정 안내가 이어졌다. 먼 산이 가깝게 보일만큼 맑은 날씨라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멋지다. 경호강 물줄기를 따라 생초와 산청을 지나고 산청휴게소에 들른 관광버스가 단성IC를 빠져나온다. 20번 국도를 달리며 오른쪽 길가의 남사예담촌을 보여주고 10시 50분경 백운리 민박촌에 도착했다. 백운계곡은 상류의 계곡이 2㎞를 조금 넘는 거리에 있어 트레킹하기에 알맞은 코스이고 비가 오지 않아도 물이 떨어지지 않아 여름휴가지로도 안성맞춤이다. 폭이 넓지 않은 계곡에 들어서면 각양각색의 너럭바위와 기암괴석, 물을 가득 담은 소와 담, 아담한 폭포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멋진 풍경을 만든다. 백운계곡에는 조선 중기 성리학의 대가인 남명 조식(1501~1572년) 선생이 남긴 글씨가 많이 남아 있다. 펜션과 민박집을 지나쳐 계곡으로 들어서면 옳은 소리만 듣는다는 청의소(聽義沼)를 초입에서 만난다. 좁고 긴 용소의 오른쪽 바위에 嶺南第一泉石(영남제일천석)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곳이 등천대다. 물놀이하기 좋은 아함소는 바로 위편에 있다. 계곡의 그늘에는 삼삼오오 자리 잡고 물놀이를 즐기거나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눈부시게 화창한 여름날 햇빛에 반사된 폭포수가 아름답고 물놀이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럽다. 배낭을 벗어놓고 용문폭포의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용문천(龍門)이 새겨진 바위 주변도 경치가 멋지다. 백운계곡은 규모가 웅장하거나 거대한 물줄기가 흐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발길을 붙잡아 짐을 내려놓게 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이름 없는 폭포와 소(沼)들이 줄줄이 이어져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잠시나마 여유를 누리며 ‘푸른 산에 올라보니 온 세상이 쪽빛과 같은데, 사람의 욕심은 그칠 줄 몰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도 세상사를 탐한다’는 조식 선생의 시처럼 잔뜩 움켜쥐고 있는 것은 없는지를 생각한다. 백운(白雲)은 구름같이 하얀 바위자락을 보고 붙여진 이름이란다. 백운계곡의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이 하얗고 너른 평평한 바위 사이를 타고 흐른다. 물줄기가 가늘지만 백운폭포는 제법 그럴듯한 모습을 갖췄다. 널찍한 쉼터가 있어 주변에 사람들도 많다. 소에 고인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고 다시 모이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계곡을 만든다. 백운계곡은 아기자기한 폭포가 끝없이 이어지는데 안내판이 없어 어느 폭포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목욕을 하면 절로 아는 것이 생긴다는 다지소(多知沼)를 지나왔지만 아래편 어디쯤인지 가늠하지 못한다. 그래도 날씨 좋은 날 폭포의 물줄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해지고 청량감이 느껴진다. 지리산 자락 동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백운계곡은 계곡 자체가 거대한 암반덩어리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계곡이 낙원처럼 펼쳐지고 크고 작은 폭포와 소, 널찍한 바위들이 그림 같은 풍을 만들며 옛 선인들의 풍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옷을 입은 채 폭포수를 뒤집어쓸 수 있는 곳이 수없이 많다. 한참동안 물가에서 자유를 누린 후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동심으로 돌아갔다. 백운계곡 트레킹은 힘들지 않게 걸으면서 몸과 마음이 호강한다. 계곡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폭포인양 같은 듯 다른 폭포와 소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래서 백운계곡에서는 어느 곳이 어떤 이름을 가진 폭포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수없이 만나는 폭포들도 절벽이 나지막해 정면에서 폭포를 바라보며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기에 좋다. 계곡을 가로지른 나무다리 옆에 서있는 장승을 구경하고 왔던 길을 되짚어 아래로 향한다. 3시 10분경 주차장에 도착해 늦게 내려오는 사람들을 기다리다 4시 20분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로 향했다. 경호강의 맑은 물이 흐르는 어서리에 생초국제조각공원과 민물전시관이 있다. 매운탕이 맛있는 생초식당(055-973-5757)에서 메기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겸한 뒤풀이를 하고 늘비물고기공원, 경호정, 보호수를 구경한 후 왔던 길을 되짚어 청주로 향했다.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어둠이 내리는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며 아름다운산행 회원들과 함께 했던 백운계곡 트레킹을 마무리했다.
교육부가 201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학생이 배우는 교과서에 한글 옆에 한자를 병기(倂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2015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밝혔다. 따라서 몇 년 내에는 모든 교과서에 한자어가 병기된다.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한글 전용’과 ‘한자 혼용’은 끊임없는 논쟁거리가 됐다. 하지만 1970년 한글 전용화 정책에 따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자가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초등학교 교육부터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이어져 왔다. 급기야 이번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모든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려는 정부 방침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 정책은 공청회를 거치는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교육부는 시험에 출제하지 않는다는 등 구체적인 계획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확정 단계만 남았다. 하지만 한자 병기 정책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동의를 할 수 없다. 한자 병기에 대한 정부 방침에 ‘인문·사회적 소양을 함양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교과서에 한자를 나란히 쓰고, 초등학생들이 어려운 한자 몇 개를 외우듯 배운다면 이런 효과가 있을까. 차라리 한자 병기로 단어의 뜻이 명확해지고 개념을 쉽게 익힐 수 있다면 수긍이 가겠다. 인문학적, 사회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 체험 등 다른 방법을 권장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문제도 엉뚱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자 병기는 오히려 아이들의 학습 부담을 더해 인성을 해칠 우려가 있지 않을까. 1980년대 이후 신문도 가로쓰기가 보편화되면서 한자 표기가 사라졌다. 대학 교재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한자 표기를 하지 않고 있다. 국어국문학 전공 서적도 한자 표기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초·중·고생이 배우는 교과서만 한자가 표기된다. 기형적인 정책이고, 거북한 모습이다. 일반화된 문서와 함께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인터넷도 한자 표기가 필요 없다. 충분히 글을 읽을 수 있고, 의미 파악에도 어려움이 없다. 사실 중국조차도 한자를 버리고 간자체를 개발해서 쓰고 있다. 이는 어려운 문자를 버리고 쉬운 문자 정책으로 가기 위한 고민이 담겨 있다. 하물며 우리가 중국에서도 쓰지 않는 한자를 쓰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한자 병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자어를 모르면 전문적 문장이나 일부 문자 소통에 제한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말 그대로 전문적 문장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굳이 초등학교 교과서 등에 한자를 쓸 필요는 없다. 이러한 문제 해결은 중등 교과과정에서 한자 교육을 강화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문자 소통에 제한을 받는다는 주장도 그야말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일부를 해결하기 위해 한자 병기라는 큰 짐을 질 필요는 없다. 이는 일부 외래어를 이해하기 힘든 단어가 있으니 외래어에 해당 나라 표기를 병기하자는 주장과 같다. 초등교과서부터 한자를 병기한다면 새로운 병폐가 또 발생한다.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지만, 한자 학습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물론 아동 학습 단계에서 꼭 필요한 내용이라면 감당해야 하지만, 한자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제 학업성취도평가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면서도 행복 지수가 낮다는 통계가 보인다. 이유는 과도한 학습 부담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과정 등을 조정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교과서 한자 병기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상황으로 볼 때 교과서 한자 병기는 새로운 사교육으로 변질된다. 사실 지금도 일부 학교에서는 방과후 교육활동 등을 통해서 한자 급수를 따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글 전용 표기를 반대하고 한자도 함께 표기하자는 사람들은 오직 소리만 알지 뜻을 모른다고 걱정한다. ‘수학여행’과 ‘수학 성적’에서 ‘수학’은 소리는 같지만, 뜻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 단어 옆에 한자를 병기하면 정확한 뜻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도 억지다. 예에서 보듯, 일상적인 언어생활 중에 단어의 연결 관계로 의미 파악이 가능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과정만 이수해도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신문 등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 국어는 80% 이상이 한자어다. 오랜 전부터 한자를 빌려 섰고, 그에 따라 우리 언어생활을 했으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한자어를 버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한자 표기에 있다. 언어생활이 충분히 가능한데 굳이 한자를 병기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교육부의 인문·사회적 소양과 인성교육은 논리가 부족하다. 한자 표기가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 문제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교과서에 한자 표기를 병기할 필요는 없다. 특히 한자 표기 병기는 우리의 모국어를 가꾸고 다듬는 상황에는 해가 되는 것이다. 한글 창제는 문자와 언어생활의 주권을 찾으려는 민족적 사건이었다. 그 업적을 우리가 계승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과서 한자 병기는 이유를 막론하고 버려야 한다.
희망을 주는 이름, 선생님 사람은 주는 것으로 어른이 된다.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에게 내가 가진 뭔가를 줄 수 있다면 여전히 청년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인간은 오직 받는다. 생기 넘치는 만년의 생활자들은 하나같이 베풂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다. 베풂을 잊지 않는 한, 그가 몇 살이든, 몸이 불편하든 마음만은 건강한 장년이다. - 소노 아야코의《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듦》중에서 - 구구단의 원리를 아는 것이 '학(學')이라면, 구구단을 외워서 실용성을 높이는 것은 '습(習)'이다. 오늘날 교육의 문제점은 바로 습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몰라서 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연습과 훈련 부족으로 내면화되지 않아서 생기는 '學'이 '習'으로 발현되지 못하는 탓이다. '學'에 치우친 교육 방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바로 잡으며 학생들을 희망의 길로 인도하는 역할이 곧 교사의 사명이다. 나폴레옹은 '지도자는 희망을 심는 사람'이라 했다. 선생님은 어린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는 지도자다. 한 아이 인생의 네비게이션이자 진정한 어른 노릇을 감당하며 희망을 심는 사람이 분명하다. 행복한 교실을 향한 아카펠라 연수 8.10.~8.14.광주교육대학교교육연수원에서 허기택, 김혜일 강사님과 함께 음악으로 시작하여 음악으로 끝나는 연수, 행복한 5일 동안 나들이 덕분에 행복한 여름방학을 보냈다. 중학교에 처음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 아카펠라 교육을 하고 싶어서 온 선생님, 합창 지도를 더 잘하고 싶어서, 필자처럼 노래 자체가 좋아서 전국적으로 모인 초, 중, 고 선생님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경기도와 전라북도에서 온 선생님을 비롯해 강사진도 강원도와 충청북도,부산에서 아카펠라 교육 활동을 하고 계신 현직 선생님의 지도 방법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어서 정말 좋았다. 방학이 아니고서는 만날 수 없는 훌륭한 강사님, 여러 선생님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하는 시간은 꿈처럼 흘러갔다.어린 날,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 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말 없는 소녀가 음악 시간만 되면 눈빛을 반짝이며 친구들 앞에 나와서 기꺼이 노래를 불렀으니. 김신석 선생님은 나의 소질을 살려주시려고 700원 하던 피아노 레슨비를 절반 부담해 줄 테니 배워서 합창단 반주를 시키고 싶어하셨다. 그때 만약 우리 집이 넉넉해서 피아노를 배웠더라면 내 인생은 더 행복했으리라! 하고 싶은 일을 좋아서 하는 것은 결코 일이 아니니.이루지 못한꿈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간절해는 모양이다. 배움의 道에 몰입한 여름방학 연수 마지막 날 초등아키펠라 교육의 선구자 한승모 선생님과 함께 아카펠라의 장점은 악기가 없어도 소리와 손가락 신호만으로도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다양한 효과음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상대방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적극적 경청과 공감하는 능력, 기다려주는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하니 감성 교육, 인성 교육에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음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듣기만으로도 행복함을 만끽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소리의 어울림을, 아름다운 조화를 가르치고 싶었다. 세 사람만 모여도 실음 중심으로 합창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아이들의 삶이 더 행복해지리라. 음악은 3초 안에 몰입시키는 힘을 지닌 인간 본성에 가장 가까운 영역이 분명하다. 일찍이 공자는 "시(詩)로써 일어나서 예(禮)로써 서며 음악으로 완성한다."(興於詩 立於禮 成於樂·)라고 말할 만큼 음악을 사랑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고 할 정도로 음악애호가였다. 음악이 구체적으로 문제시하는 영역은 인간의 성정(性情) 가운데서도 특히 감성을 다스리는 데 있다. 감성은 사물에 쉽게 흔들리고 유혹을 받기 때문이다. 실존철학자 니체도 "간단히 말해서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며 음악을 찬미했다. 세상이 이렇게 힘든 까닭은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음악을 배우고 즐기지 못하게 된 탓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연수였다. 처음 만난 선생님들끼리 모둠을 만들어 주어진 곡을 어떻게 부를지 머리를 맞대고 파트를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며 배우고 익혔다. 마지막 날은 모둠 별로 공연까지 했다. 몸으로 익힌 것만 살아남는다는 한승모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진리였다! 그 긴장과 떨림, 설렘, 해냈다는 자신감! 악기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오직 목소리로만으로 악기 소리를, 동물 소리를, 각 파트를 맞춰가며 연습했던 그 순간,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힘들게 배우고 있었구나! 젊은 선생님들에게 미안할 만큼 최고령자인 내가 단지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겁 없이 연수 신청을 하면서 모둠 선생님들께 민폐를 끼칠까 걱정했었다. 짝으로 만난 선생님은 그런 내 마음을 알고 마지막 날까지 짝을 해주어서 마음 깊이 감사했다. 앞으로 계속 만날 생각을 하니 더욱 행복하다. 우리는 연수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아카펠라 연수와 공연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었다. 즉석에서 밴드를 만들고 회원 가입을 하여 정보까지 공유하기 시작했다. 왜 가르쳐야 하는지 아는 선생님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는다. 과학자 겸 철학자인 로렌츠오킨이 "눈은 우리를 바깥세계로 데려가고 귀는 세계를 인간에게로 가져온다."고 말한 것처럼 음악 교육은, 특히 아카펠라 교육은 귀를 열게 하는 교육이 분명하다. 내 말만 앞세우고 듣지 않아서 불통이 문제인 이 시대에 교실 속 소통 교육으로 아카펠라 교육을 실천할 다짐으로 깊은 숨 몰아쉬며 개학날을 기다린다.
올해 광복절은 '광복 7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녀 남달랐다. 정부에서는 광복절 전날인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고, 각급 기관과 기업에서는 고속도로 무료 통행, 고궁 및 박물관 무료 개방 등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으며 경제 살리기에 동참했다. 대통령들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청남대도 14일부터 3일간 무료 입장에 동참했다. 특히 승용차로 입장하려면 전날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하지만 이날만은 누구나 승용차 입장이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청남대를 찾을 수 있었다. 익히 알고 있듯이 청남대는 대청호의 담수가 시작된 1980년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로 착공돼 3년 만에 준공되었고, 단 하룻밤만 묵은 고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2003년 4월 18일 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는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전두환 대통령이 스케이트를 탔던 양어장, 노태우 대통령이 골프를 치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전거를 탔던 골프장, 김영삼 대통령이 조깅을 하던 호반의 마사로,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사색을 즐기던 초가정 등 당시의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역사의 한 페이지다. 철옹성이었던 대통령 별장이 민간인에게 개방되리라는 것을 누가 알았을까? 여행 삼아 인근을 기웃거렸던 내게는 갑자기 개방된 청남대가 보물단지였다. 눈감아도 훤할 만큼 자주 찾았고 글도 여러 편 썼지만 한동안 뜸했는데 지난 14일 아내와 무료로 개방한 청남대를 돌아보고 왔다. 승용차 입장, 야간개장 등이 안내되어 있는 홈페이지(http://chnam.cb21.net)와 당일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청남대를 자세히 소개한다. 주차장을 지나 처음 만나는 대통령기념관은 청남대와 역대 대통령을 소개하는 코너, 대통령의 외교선물, 청남대에서 사용한 물품, 청남대 이관 합의서, 도장 대신에 자필로 쓴 글자(수결), 338경비대 물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옥상의 하늘정원은 망원경으로 구룡산의 현암사, 양성산의 팔각정 등을 구경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본관 입구의 돌탑은 청남대 개방 기념탑으로 문의면 주민수와 같은 5800개의 돌로 쌓았으며 문의면 32개 마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멋진 반송들이 맞이하는 지상 2층, 지하 1층의 본관은 다섯 분의 대통령이 이용한 휴양시설로 회의실, 접견실, 식당, 침실, 서재, 거실 등을 둘러볼 수 있고 밖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무궁화 모양의 정자 오각정은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에게 가장 사랑받아온 산책코스로 본관에서 350m 거리의 물가에 있어 낮에는 호수, 밤에는 달을 구경할 수 있는 청남대 제1경이다. 본관 입구의 헬기장은 2대의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잔디밭으로 축구, 국궁, 양궁, 야구장으로 이용하였고 잔디밭 한편에 정크아트에서 생활폐기물로 만든 봉황 조형물이 우뚝 서있다. 전두환 대통령이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했던 양어장의 나무 계단을 따라가면 유영하는 물고기, 분수의 물줄기, 최근에 개관한 대통령기념관, 수질을 정화하기 위해 심은 메타세콰이어숲이 어우러지며 멋진 풍경을 만든다. 입구의 대통령기념관(별관)이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을 기리고 일상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라면 최근 양어장 앞에 청와대 본관의 60% 크기로 신축한 대통령기념관에는 시대별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대통령 역사기록화가 전시되어 있고 체험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대통령기념관 주변과 대통령길 입구에서 새롭게 제작된 역대 대통령들의 동상도 만난다. 야외에서 각종 행사와 공연을 할 수 있는 어울림마당을 지나면 제법 풍치가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길이 이어지는데 그 좌우에 골프장과 그늘집이 있다. 40여년 된 낙우송, 단풍나무 등 조경수가 아름다운 골프장은 5·6공 시절에 많이 이용했을 뿐 문민·국민정부 때는 산책코스로 이용되었다. 그늘집은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골프, 조깅, 산책 시 이용하던 휴게실이다. 행운의샘은 정적이 감돌던 청남대에서 유일하게 물소리를 내며 활력소 역할을 하던 작은 연못이다. 초가정 쪽으로 길가에 느티나무와 솟대가 서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이 일품이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대통령광장은 역대 대통령들의 동상이 서있고 벽면에 청와대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통령궁을 타일벽화로 표현했다. 광장 앞 선박전시장에는 가족들과 대청호를 둘러보는데 이용했던 대통령 전용선박으로 청남대의 옛 이름 영춘재에서 이름을 따온 영춘1호와 영춘2호를 전시하고 있다. 제일 끝에서 만나는 건물이 김대중 대통령과 이휘호 여사가 호수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던 초가정으로 주변 경관이 빼어난 청남대 제2경이다. 호숫가에 솟대가 서있고 김대중 대통령 생가 하의도에서 가져온 어구와 문의지역에서 수집된 전통 생활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초가정은 막힐 것이 없는 공간이라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그대로 맞이한다. 이외에도 6곳의 대통령길, 리더십길, 등산로, 1·2전망대 등 천천히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하다. 찾을 때마다 청남대가 나날이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역대 대통령들이 국정운영의 중대한 고비마다 찾아와 정국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던 사색의 쉼터 청남대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일반인들의 편안한 쉼터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오늘은 교육행정직 중견 관리자 대상 역량강화 과정 연수생들에게 강의를 2시간 하고 왔다. 평생교육을 주제로 한 강의로 '평생에 걸쳐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마지막 시간에는 앞으로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실천을 할 것인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범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 가운데는 자신이 부교육감의 역할을 해 보겠다는 꿈을 발표하였다. 아이들에만 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른에게도 꿈은 필요한 것이다. 꿈이 없는 삶은 목표가 없는 삶과 같다. 광주에서 서울을 갈 것인가, 인천을 갈 것인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버스에 올라탄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성인이 되었다고 꿈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생 봉직한 대학에서 명예교수가 된 김 교수는 어린 시절의 꿈이 소설가였다. 그래서 주변 어른들에게 작가가 되는 길을 물었다. 집안 어른들은 일단 신문기자가 되라고 권했다고 한다. 기자가 되면 여기저기 세상 구경을 많이 하는 데다 기사를 쓰면서 글쓰기 훈련이 되니까 나중에 훌륭한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권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퇴직 후에야 소설 한 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는 사람들이 사준 덕분에 4쇄까지 찍었다”고 하면서 젊은 날에 일찍 소설가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요즘 그분은 즐거운 기다림이 생겼다고 말했다. 외손녀의 글재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게다가 더 희망적인 것은 그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는 거예요.”라고 이야기 했다. 더 희망적이라는 대목에서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면서도 평생을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낸 노(老)교수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아마 중학생인 그 아이가 학교 성적이 최상위라면 미래가 불투명한 작가보다는 부와 권력이 보장되는 유명 대학이나 특정 학과 진학을 강요받게 될지 모른다. 최근 취업 전선은 어마어마한 스펙을 쌓은 젊은이들도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데 부모들은 여전히 공부만 열심히 하면 미래가 보장된다고 믿고 있다.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두고 있다는 한 엄마는 한숨을 내쉬며 “엄마들이 참 이상해요. 잘사는 동네도 아닌데 학원을 대여섯 개씩 보내요. 어떻게 다 감당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푸념을 한다. 손녀를 둘 키우면서 힘들어 하는 내 딸은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정마 요즘 주위 엄마들이이상하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다수의 엄마들은 자녀의 소질을 찾기 위해 이거저거 다 시켜 본다고 하지만 아이의 소질은 오히려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내버려둘 때 발견하기가 쉽다. 아이들은 심심하게 놓아두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 낸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공부에 매이다보니 뭐 하나 진득하게 하는 것을 찾아 볼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돌이켜 보면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정규 수업을 빼먹고 고전읽기를 한 적이 있다. 지금 되돌아 보니 그때 지속적으로 했던 책 읽기와 글쓰기가 오늘의 나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누구든지 무언가를 열심히 하던 때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때 그 가치를 충분히 이해할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것이 바로 비료가 되었음을 느끼는 시간이 온다. 지금은 나에게 어떤놀이보다도 글 쓰고 책 읽는 시간이 좋다.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므로 늘 행복했던 것은 결코 아니지만 적어도 후회는 없다. 다른 재주가 없었으므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없기 때문이다. ‘공부를 못해서 다행’이란 말이 지나치다면 ‘공부를 못해도 다행’인 사회라면 좋겠다. 인간은 모두가 공부만 잘 하는 것으로 행복한 것은 결코 아니다. 나보다 훨씬 더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 했지만 지금 그 친구의 소식조차 듣지 못한 것이 아쉽다. 큰 길만이 길인가. 오히려 앞이 훤히 보이지 않아 그 끝이 더 궁금한 숱한 샛길이 많다.인생은 다채롭고 풍성한 길이 얼마든지 많이 있다. 나에게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이오직 한 길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지금 이 시간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찾아 가기를 기대한다.
교육행정학회 특별세미나 간섭보다 교사 지원정책 필요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근시안” 광복 70주년을 맞아 교육계 원로들이 지난 교육정책을 재조명하고 향후 교직 전문직화와 교육자치 수호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육행정학회(회장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11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광복 70주년 특별세미나 ‘광복 70년, 한국의 교육정책 : 후학이 묻고 원로가 답하다’를 개최했다. 원로들은 광복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교육정책의 성공을 평가하면서도 최근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교육자치와 일반자치 통합, 소규모학교 통폐합, 사학 규제 등을 비판했다. 아울러 교직 전문직화, 입시교육 탈피 등 대안을 논의하는 장도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돈희 미래교육포럼 이사장(전 교육부장관), 김신복 가천대 이사장(전 교육부차관), 윤정일 민족사관고 교장(전 한국교육학회장), 주삼환 충남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행정학회장), 이종재 서울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 등 원로들이 기조강연과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데에는 “교육의 역할이 컸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GNP 100달러 시절 초등교육 투자부터 시작해 GNP 1000달러 시대엔 중등, GNP 3000달러 시대부터 고등교육을 활성화시키는 등 교육기회를 단계적으로 실현해 경제성장에 알맞은 인재를 적기에 배출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교육을 중요시하는 국가정책에 따라 교육자치가 실현되고 교육재원 조달을 위한 교육세법 제정은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여전히 관주도 교육정책이 주를 이루며 불합리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손보려는 정부의 움직임, 교사를 지나치게 간섭하는 관료사회가 교육발전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이돈희 이사장은 기조강연에서 “광복 후 우리가 초등교육부터 투자한 반면 인도는 고등교육 투자부터 시작했고, 우리가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했다면 인도는 물적 자원에 투자해 서로 대조됐다”며 “결국 우리나라 정책이 경제성장에 적합했고, 투자정책이 거꾸로 된 인도는 발전하기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교육학회장을 지낸 윤정일 교장은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도농 균형발전을 위해 농어촌 소규모학교는 유지돼야 한다”며 “농어촌에서 학교는 단지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센터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생이 단 한명 뿐인 학교라도 보존해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정치권에서 교육감직선제 폐해 대안으로 주장하는 러닝메이트제 선출 주장도 일반자치와 교육자치 통합의 시도로 내다봤다. 윤 교장은 “러닝메이트제는 교육감을 시·도지사의 부시장이나 부지사로 격하시키고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와 통합하려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선출직인 시·도지사는 당장 표를 얻기 위해 눈에 보이는 투자에만 매달리고,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교육은 등한시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초등교사 출신으로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을 지낸 주삼환 충남대 명예교수는 “우수한 교사를 뽑아 놓고도 제대로 활용할 생각을 못하는 정부가 미련하다”고 날을 세웠다. 주 교수는 “원로교사 1명을 줄여 신규교사 3명을 뽑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현재 기간제교사가 늘어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로 연결됐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처럼 교사가 의사 못지않게 전문직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교사들은 교육당국이 내려 보내는 일에 치여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정책을 적극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처럼 ‘시작신분 교사’, ‘전문교사’, ‘멘토교사’, ‘수석교사’로 이어지는 전문성의 경력사다리를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한국교총 새교육개혁포럼과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주최하는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 4차 포럼이 12일 광주교대 교육매체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를 주제로 초·중·고등학교에서의 편성·운영 방안이 논의됐다. 세션Ⅰ에서는 지은경 부산 망미초 교사(초등)와 박혜은 서울 신목중 교감(중학교)이, 세션Ⅱ에서는 홍원표 연세대 교수(일반고)와 한혜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특목고)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토론자로 나선 교사들은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통합사회·통합과학의 수능연계 필요성, 창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학교여건 개선 및 교원 증원 필요성 등 학교현장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마지막 5차 포럼 ‘새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 방안,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10월 셋째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현장교원 주요 토론내용 초등-1, 2학년 수업시수 확대 교과전담 확충 등 뒷받침 돼야 ◇ 김유신 광주 산정초 교사 = 2009년 개정교육과정의 특징인 학년군제와 교과군제는 학교현장에서 사실상 무력화 된 상태다. 학년군제와 교과군제가 현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서는 먼저 교과군 내에서 통합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성취기준의 연계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교과교육과정 개발과정에서 공동협의를 통해 질적 통합을 위한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년 자체 교과군 통합이 질적으로 이루어지고, 교과군 교육과정이 학년군 통합으로 연계돼야 실질적으로 편성·운영될 수 있다. 학습량 적정화 역시 단순한 양의 축소보다는 소수의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교과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교사는 학습내용을 재구성하기 위해 교과 전체 구조를 관통하는 핵심개념을 결정하고 이들 핵심개념들이 어떻게 연결돼 전체 교과를 이루는가를 보여줄 원리를 찾아야 한다. 수업자율권 확대가 수업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교사의 전문성을 높일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 집중이수제의 경우 의미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집중이수를 한 학기 또는 학년 단위로 이해하고 교과를 편성·운영하다보니 전출생의 미이수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집중이수제 대신 집중운영제 개념을 도입해 월별, 분기별 등으로 보다 집중의 개념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 장현옥 광주 하남초 교사 = 범교과 학습은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꾸준히 늘어났지만 범교과로 분류하기 마땅치 않은 과목이나 연간 시수를 정해주는 과목으로 인해 학교현장에서는 연간 시수 운영표에 별도 표기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범교과 주제를 크게 축소하거나 과감하게 없애 창의적 체험활동의 운영 내실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초등 1, 2학년의 수업시수 논의는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학생 발달단계와 교사의 근무부담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1, 2학년에는 전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으므로 수입시수가 늘면 교과 전담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연극교육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만큼 체육, 음악, 미술의 각 교과 교실처럼 장기적으로 연극을 위한 공간마련이 필요하며, 일반 교사가 교과 단위로서 교육연극 지도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중학교-교재분량 대폭 축소해 핵심개념 중심 참여형 수업해야 ◇ 이영희 경기 원곡중 수석교사 = 중학교는 고등학교에 비해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창의적 체험활동과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입시로서의 진로가 아닌 중학교 진로교육의 문제 등 어려움이 크다.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에서 인지적 측면은 최상위권이지만 자신감, 즐거움 인식, 가치인식, 효능감 등 정의적 측면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시수에 비해 지나치게 내용이 많아 토의와 토론, 프로젝트 등 새로운 수업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중학교 과정에서는 실생활 관련 통합사고를 길러주어야 하며 단원의 기본 개념은 초-중학 과정을 연계해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를 통한 각종 개념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또한 창의적 맞춤형 학생 중심수업과 통합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역량 강화 연수가 절실히 필요하다.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현재의 학습량과 성취요소는 조정이 필요하며 이는 단순히 개수의 조정이 아니라 핵심원리 중심의 학습량 적정화와 교과 교육과정의 유기적인 연계강화를 통해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 박영각 경북 문성중 수석교사 =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일반적인 핵심역량 6가지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과 교육과정에서도 교과별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 교실수업에서 핵심역량을 길러줄 구체적인 방법을 교육과정의 방향으로 제시해줘야 한다. 다양한 학생 활동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해서는 현재의 교재 분량을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재는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한 학생 활동 중심의 참여형 수업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자유학기제에서 자율과정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전공을 벗어난 자율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지도로 인해 교사들의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교실 수업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있어왔음에도 각종 평가와 입시가 발목을 잡았고, 여기에 공문까지 과다하게 쏟아지면서 현장 선생님들이 학생의 사고를 열어줄 다양한 수업을 전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교육과정에 도입되는 자유학기제에서는 학생 활동에 대한 평가를 문장 형태로 간략하게 하도록 하고 있어 교사들의 업무부담은 있지만 적어도 학생을 서열화 시키는 평가는 아니다. 이를 확대한다면 학교교육에 대한 사회의 인식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일반고- 통합사회·통합과학 수능 연계 안되면 안착 못해 ◇ 봉병탁 광주 서강고 수석교사 = 일반고는 특목고나 자사고 등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어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수 학생 선택과목 개설을 위해 강사비나 특별교실을 지원하거나, 중심 학교를 지정해 소수 선택과목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수능과 연계성이 없는 과목은 부실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위해 수능과 연계하고 이수단위 지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능과 연계되면 수능 준비만을 위한 문제풀이 중심 수업이 진행될 우려도 있다. 학생 중심의 참여·토론 수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업을 위한 준비 시간을 확대하고 학습량도 줄일 필요가 있다. ◇ 송상섭 경기 창조고 교감 = 공통과목의 이수시기가 학교 자율로 결정될 경우 전입생들의 이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공통과목의 이수시기를 고정하면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학 중 이수나 사이버강의 운영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은 교사들의 기피 과목이다. 하나의 전공을 가진 교사가 2~4개 교과가 합쳐진 과목을 지도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고에서는 소수의 공통사회, 공통과학 자격증 소지 교사를 제외하고는 전공 교과를 우선 배정하고 부족한 시수를 공통과목에 배정하고 있다. 연수강화, 사범대 교육과정 및 임용 선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과 지도교사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현재 일반고 교원수요는 학급당 1.95명으로 돼 있는데,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을 운영하려면 더 많은 교사가 요구된다. 과학탐구실험 과목의 평가 방법 개선도 요구된다. 기존에는 과학 교과 내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탐구실험보고서평가를 하고 한 줄 세우기 식으로 진행됐는데, 학생들의 탐구실험 과정이나 태도 등 정성적인 부분의 서술형 평가를 해주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일반고에 적용되기 1년 전에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수능·대입제도의 고시가 이뤄져야 한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내신·수능 반영여부에 따라 학교현장에서 선택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특목고-전문교과 필수 단위 "축소" VS "유지" 이견 팽팽 ◇김정호 경기북과학고 교사 = 주제발표에서 대부분의 특목고에서 전문교과 필수이수 단위 축소 요구가 많다고 했는데, 다른 조사와 상이해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예술, 생활·교양교과가 창의인재 양성에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각각 10단위, 16단위를 필수로 하면 학교 교육과정 편성에 어려움을 주고 학생 학습 부담도 커질 것이다. 2009 교육과정과 동일하게 각각 5, 12단위로 하면 전문교과(80단위)를 축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과학고의 경우 보통 주당 3시간 정도의 RE(Research Education)활동을 하는데,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아 방과 후에 이뤄지고 있다. RE활동은 학생 중심 교육에 해당하므로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면 내실 있는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과학고 조기졸업자가 대폭 감소함에 따라 3년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2학년에 전문교과가 집중 배치돼야 하며, 3학년에는 대학과정과 연계된 AP(Advanced Placement)제도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김진숙 경기 수원외고 교사 = 외고 설립 목적은 단순히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인문·사회·과학에 기초 소양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있다. 그러나 외고의 교육과정은 다른 특목고에 비해서도 심각히 편협하다. 현행 교육과정에 따르면 특목고는 교과 총 이수 단위인 180 단위 중 80단위 이상을 전문교과로 편성해야 한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도 유지될 경우, 필수인 한국사 6단위, 체육 10단위, 예술 10단위, 생활·교양 16단위를 제외하면 국·영·수·사·과는 58단위 밖에 편성할 수 없다. 특히 외고는 외국어가 전문교과로 80단위 편성돼 있는데 공통과목에도 영어가 있어 외국어 관련 교과가 전체 이수단위의 절반인 90단위에 이른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많이 줄어든 전문과목수를 확대해야 한다. 외고는 보통교과 심화과목 80단위 중 60%(48단위) 이상을 전공 외국어 과목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영어 이외의 외국어는 6개뿐이어서 필수 이수단위를 채우려면 전 과목을 8단위로 편성·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된 전공외국어 기초 과목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시 개설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정부가 7일 초등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담임교사 승진가산점 신설 방안을 내놨지만 일선 교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초등교사 대다수가 담임을 맡고 있어 별 효용이 없는데다 일부 비담임교사 등에 대한 차별 논란만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다. 경기 A초 교사는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지 않는 교사는 일부 고경력 교사나 기간제교사 등 아주 소수 밖에 없다"며 "승진은 점수 순서대로 하는데 거의 전체에 똑같이 가산점을 주면서 혜택이라고 하는 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서울 B초 교사는 "담임이나 부장이나 수고스럽긴 마찬가진데, 담임만 가산점을 주면 누가 부장을 하려 하겠느냐"며 "가산점을 둘러싼 갈등만 커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기존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 제도와의 중복문제도 지적된다. 201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는 학교교원 40%(±10%) 범위 내에서 대상자의 80%를 반드시 담임교사와 생활지도교사로 해 연간 0.1점씩 최대 2점까지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교총은 "담임교사 사기진작 취지는 이해하나 현행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도 모호한 선정기준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중복되는 가산점 신설로 또 다른 혼란이 발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부실한 정책 검증 정황도 포착됐다. 소수점 몇 자리에서 교감승진 여부가 갈리는 교직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 0.1점, 최대 1점의 가산점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담당부서의 제대로 된 검토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2년에도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 방안'에 담임교사 사기진작 방안으로 연 0.1점, 총합계 2점 한도의 가산점 신설을 내놓은 바 있어 재탕 비판도 나온다. 이번 대책 발표에 참여한 한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학폭 가산점 대상자 비율과 점수한도를 낮추는 대신 담임가산점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자세한 내용은 담당부서에 문의 바란다"며 공을 넘겼고, 담당부서 관계자는 "발표 전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산점 신설을 추진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세부사항은 이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교총은 "승진가산점 부여 등 손쉬운 방법으로 담임교사의 사기를 진작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12년째 동결되고 있는 담임교사수당 인상, 안식년 기회 부여 등 실질적인 담임교사 사기진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영월은 강원남부 내륙의 박물관 고을로 비운의 왕 단종의 애사가 서려있는 장릉과 청령포, 전국을 떠돌며 해학과 풍자를 즐겼던 김삿갓의 유적지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이다. 8월 11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과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 김삿갓 유적지를 둘러보는 마대산 산행을 다녀왔다. 김삿갓생가, 김삿갓묘, 성황당, 김삿갓문학관 등 난고 김병연을 기념하는 유적지와 부대시설이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노루목에 조성되어 있다. 김삿갓의 유명세는 2009년 10월 하동면이 김삿갓면으로 명칭을 변경한데서 확인할 수 있다. 산행을 하며 김삿갓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높이 1052m의 마대산(馬垈山)은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과 충북 단양군 영춘면에 걸쳐 있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운 후 영월로 향한다. 일기예보대로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날씨에 휴가시즌이지만 많은 회원들이 참여했다. 입이 즐거우면 더 행복하다. 늘 그렇듯 홀로 자유를 즐기는데 떡과 커피가 자리로 배달된다.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휴게소에 들렀던 관광버스가 제천을 지날 즈음 달콤 회장님의 ‘오랜만에 얼굴 보는 회원들 반갑고 매주 산행에 참석하는 회원들은 더 반갑다’는 인사말에 이어 석진 산행대장님이 마대산 산행 안내와 다음 산행 일정을 소개한다. 38번 국도를 달려 영월로 가는데 차창 밖으로 둥근 해가 보여 기분이 좋다. 도로변에는 ‘하늘이 내린 숨 쉬는 땅 강원도, 국제슬로시티 김삿갓면‘ 안내판이 서있다. 고씨동굴과 김삿갓면사무소를 지난 후 오른쪽 김삿갓계곡으로 들어서 묵산미술박물관과 조선민화박물관을 거쳐 9시 50분경 김삿갓묘역 아래편에 도착했다. 김삿갓유적지가 있는 노루목은 노루가 엎드려 있는 형상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강원도 영월군, 충청북도 단양군, 경상북도 영주시가 경계를 이루는 3도 접경지역이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린 후 김삿갓묘역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곳에 김삿갓묘를 처음 찾아낸 박영국선생공적비를 시작으로 땔나무가 없다는 핑계로 길손을 내쫓는 개성의 인심을 비꼬거나 한자의 운을 빌어서 세상사의 흐름을 재미있게 나타낸 시구 등 김삿갓의 뛰어난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시들이 여러 개의 자연석에 적혀있다. 발길을 옮기며 시어를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산행하기 전 물 한 모금 마시고 차분히 소원을 빌 수 있는 성황당도 있다. 초입에서 왼쪽 성황당 방향의 산길로 들어서며 김삿갓생가, 안부, 마대산 정상, 전망대, 처녀봉, 선낙골, 김삿갓 유적지로 이어지는 9㎞ 거리의 산행이 시작된다. 물길을 따라가며 좌우에 서있는 단양군 영춘면과 영월군 김삿갓면 팻말이 이곳이 접도구역임을 알려준다. 복원한 김삿갓생가의 마루에 걸터앉아 1807년 경기도 양주의 세도명문가 집안에서 출생했지만 모반대역죄로 참수 당한 조부의 행적을 지우기 위해 여러 곳을 전전하며 이곳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던 김삿갓(난고 김병연)의 기구한 운명을 떠올렸다. 마대산은 산행하는 내내 조망이 없어 답답하고 전날 텃밭 정리하느라 땀을 많이 흘렸는데 습도마저 높은 날씨라 더 힘이 든다. 두 개의 철계단을 올라서는 등 제법 오르막도 길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은 남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주인공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에 맞는 멋진 사람과 가정을 이뤄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다. 답답한 산길을 힘들게 오르다보면 마대산 산행이 꼭 겉모습과 달리 출구가 없어 암울했던 김삿갓의 일생을 닮았다. 마대산 정상도 잡목이 주변을 가려 보이는 것이 없다. 정상 아래편 평평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꿀맛 같은 점심을 먹었다. 니들이 산에서 먹는 밥맛을 알아! 늘 그렇듯 땀 흘린 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밥이 최고의 보약이다. 산행은 평지를 걷는 산책과 차원이 다르다. ‘당신의 산행은 안녕하십니까?’ 높이에 관계없이 산행은 위험을 동반한 돌발 상황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어 늘 안전이 최고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행인구가 유난히 많고 산행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도 크다. 사고는 방심하는 순간에 일어난다. 산행 중 회원 한 분이 경사가 급한 낭떠러지 아래로 굴렀지만 가벼운 찰과상이라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두고두고 되새기며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사건이었다. 바위봉우리에 멋진 소나무가 서있는 전망대에서 방금 지나온 마대산 정상을 바라보고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가 여러 그루 서있는 처녀봉을 거쳐 경사가 급한 선낙골을 한참동안 걸어 2시 55분경 성황당 앞에 도착했다. 산행을 시작하며 답사를 뒤로 미룬 김삿갓묘로 갔다. 난고 김병연은 방랑시인이었던 탓에 주거지에서 먼 전남 화순군 동북면에서 생을 마감했고, 아버지를 찾아 전국을 떠돌던 둘째 아들 익균이 초분지를 찾아 이곳 노루목 기슭으로 이장했으며, 30여 년 전 영월의 향토사학자에 의해 묘지가 발견되었다. 김삿갓의 묘는 낮은 언덕의 양지바른 곳에 있는데 삿갓을 쓰고 유람한 김병연의 일생처럼 상석이나 비석을 모나지 않은 자연석으로 만들었다. 하나라도 더 움켜지려고 손에 힘을 주는 게 인간의 본성이지만 후세까지 존경받는 인물은 뭔가 남다른 게 있다. 김삿갓은 권력과 재물을 훌훌 털어내고 세상을 내 집처럼 유람하며 해학과 재치로 풍류를 읊었다. 짐이 무거우면훌훌 벗어놓고 싶을 때가 있다. 배낭을 벗어 차에 놓고 물길 건너편에서 김삿갓묘와 마주보고 있는 김삿갓문학관으로 갔다. 난고 김병연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곳으로 외부에는 김병연의 시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고, 내부에는 김병연의 생애와 발자취를 좇아 일생을 바친 정암 박영국선생의 연구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아뿔싸! 입장권을 구입하려다 차에 두고 온 배낭에 지갑이 들어있다는 걸 알았다. 문학관의 겉만 돌아보며 단돈 1000원이라도 손에 쥐고 있어야 내 것이라는 걸 실감했으니 인생살이는 참 아이러니하다. 문학관을 구경하고 관광버스로 가며 노루목교에서 옛 추억 하나를 떠올렸다. 노루목교의 남쪽은 대부분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에 속한다. 의풍리 앞 계곡물이 와석리의 김삿갓 계곡으로 흘러오고, 오토캠핑장인 의풍분교장이 폐교되기 전에는 와석리 아이들이 의풍초등학교를 다넜다. 5년 전, 직원들과 의풍분교장에서 하룻밤 묵던 날 의풍 사람인 최병철씨가 초등학교 동창생 집이라며 저녁식사 장소로 이곳 식당을 소개했었다. 두루치기 안주로 뒤풀이를 하고 3시 40분 김삿갓유적지를 출발하여 38번 국도 동강휴게소와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청주로 달려온 관광버스가 6시 50분경 최종 목적지인 임광아파트 옆에 도착한다. 김삿갓은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며 늘 큰 삿갓을 쓰고 다녔다. 요즘 우리 주변에 이렇게 양심적인 인물이 몇이나 될까? 눈곱만한 허물이라도 감춰야 빛나는 세상을 살고 있는데... 석진 산행대장님의 이야기처럼 자연 앞에서 겸손을 배운 하루였다.
‘컴퓨터음악 프로그램’ 연구 작곡지식 없어도 활용 가능 “필요한 곳 연수봉사 갈 것”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 음악 교육과정에서는 ‘작곡’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창(視唱)과 청음(聽音)인데 수업시간에 반주를 하고 악기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아 녹음파일을 재생하거나 교과서에 의존하는 피상적인 수업에 그치는 거죠. 저는 이런 현실을 ‘컴퓨터 음악’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송택동 서울마포초 교감이 최근 ‘송택동의 컴퓨터음악 따라하기’를 출간했다. 평소 음악수업에서 작곡활동이 잘 안 되는 데 문제의식을 느꼈던 그가 컴퓨터를 활용해 재미있는 작곡수업을 할 수 있음을 발견하고 연구한 것이다. 내친김에 활용법을 널리 알리자는 생각으로 10일부터 서울공덕초에서 30시간짜리 ‘컴퓨터 음악’ 직무연수에도 나섰다. 송 교감이 소개한 프로그램은 ‘시벨리우스7(Sibelius7)’과 ‘뮤즈스코어2(MuseScore2)’다. 그는 “이 두 작곡 프로그램은 악보입력 등의 기능이 유사해 둘 중 하나만 알면 두 가지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된다”며 “작곡 지식이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작곡과 편곡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벨리우스7은 30일 체험판을, 뮤즈스코어2는 기간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마디나 음을 선택하고 재생을 누르면 자동으로 연주가 돼 자연스러운 시창과 청음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송 교감은 “요즘 아이들은 즉석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원하는 음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며 “작곡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어려운 것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실제 1~2시간 정도 간단한 사용법만 배워도 기본적인 기능을 다루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손쉽게 제작됐다. 또 학생 수준에 맞게 악보를 편곡하거나 파트별로 악보를 분리해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악보를 다운받고 자신이 쓴 악보를 올릴 수도 있다. 현재 뮤즈스코어 악보 공유 페이지에는 12만3000여 건의 악보가 공유되고 있으며 회원가입만 하면 다운받아 볼 수 있다. 연수에 참석한 정유선 서울 진관고 교사는 “기존 악보들은 음이 너무 높거나 낮아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니 아이들 수준에 맞게 손쉬운 편곡이 가능해져 정말 편리하다”며 “앞으로 작곡수업은 물론 방과 후 오케스트라 지도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송 교감이 컴퓨터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7년 교직생활 시작과 함께 꾸준히 이어온 동요 작곡활동 덕이 크다. 그는 지금까지 500여 곡의 동요를 작곡했으며 이 중 ‘우주자전거’, ‘이슬열매’, ‘고운꿈’ 등 7곡은 초등 음악교과서에 수록됐다. 송 교감은 “새로운 음악을 창작했을 때의 희열과 내가 만든 곡을 다른 사람이 불러줄 때 느끼는 기쁨은 무엇보다 크다”며 “앞으로도 컴퓨터음악을 활용하고자 하는 곳이 있다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가 봉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 제작사 홈페이지 http://musescore.org/ko에 접속 2. 메인페이지에서 ‘무료 다운로드’ 클릭 3. [Ctrl+N(신규작성)]을 눌러 ‘Treble Clef’를 선택, 새악보를 열고 타이틀, 작곡자 입력. 4. 음표를 입력하기 위해 왼쪽 상단의 N을 누르고 원하는 음표를 선택 5. 음표를 입력한 후 ‘스페이스바’를 눌러 재생 / 각 음표를 클릭, 개별 음정 청취 가능 *뮤즈스코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악보를 검색, 다운받으면 악보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완성된 악보 저장 시 ‘Save Online’을 클릭하면 자신의 악보를 공유할 수 있다 *File/Import PDF를 클릭하면 악보를 PDF 파일로 변환해 저장할 수 있다
학부모님, 얼마나 답답하시면 교장인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셨는지요? 많은 학부모님들의 고민이 중학교에 들어와서 성적이 점점 떨어지더니 이제는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초등학교 학력 수준을 회복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잘하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뒤처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초등학교 때는 부모가 자녀의 학습상당 부분을 통제하며 공부를 시키면 웬만큼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차원이 달라집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 초등학교 때만 못하다는 생각에 조급해져서 자녀를 붙들고 공부를 시키려는 욕심이 앞서지만 부모의 간섭은 곧 한계에 달하게 됩니다. 그렇게 공부를 시켜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결국 학생은 하위권으로 처지고 부모는 자녀의 하락한 성적에 우울감만 짙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를 하는 모습보다 공부를 안 하는 모습이 더 많이 눈에 띄게 됩니다. 그래서 공부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그러면 자녀는 자녀대로 온종일 따라다니는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공부의 주인은 학생 자신입니다. 부모는 결국 자녀의 코치밖에 될 수 없습니다. 삶이라는 운동장에서도 직접 플레이를 하는 것은 자녀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자녀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동기 부여를 해주기 위해 간섭을 버리고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자기주도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습 지원 패턴을 바꾸어야 합니다. 만일 혼자서 그 습관이 바뀌지 않는다면 학원 강사나 자기주도 학습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럴 때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사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늦어도 중학생이 되면 학습의 주도권은 학부모에서 학생 자신에게로 넘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공부하라는 소리는 더 이상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 합니다. 자녀는 점점 스스로 자아를 찾아가며 예민해지고, 부모는 ‘그동안 투자한 게 얼만데’, ‘그동안 공들인 게 얼만데’하는 생각에 갈등은 커지고 서로에게 스트레스만 쌓이게 됩니다. 정말 함께 공부하기를 원한다면 자녀가 도서관에 갈 때 함께 가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럴 때에는 공부하라는 말만하고 감시하는 부모가 아니라, 말없이 함께 책상에 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함께 뛰고 있는 부모의 모습이 상위 5% 학생을 만드는 부모다운 모습입니다. 선생님도 부모님도 아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여야 할 것은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습관이 고착되기 전에, 공부는 학생 자신의 몫임을 깨닫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공부는 학생이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각성의 단계에 이를 때까지 조금 기다려 주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성장합니다. 부모와 자녀, 선생님과 제자라는 ‘너와 나’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축적되지 않았을 때 지시하는 소리는 간섭이거나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실력있는 선생님 앞에 절대로 아이들이 제멋대로 구는 법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으로 아이들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부모 앞에 반항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아이들의 살아있는 교과서는 학부모요, 선생님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최근 정부는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의 골자는 스쿨닥터(School Doctor) 확대를 통한 위기학생 조기 감지, 유해정보차단 소프트웨어 보급 확대, 초등학생을 위한 가정형 Wee 센터 운영,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 등이다. 사실 최근 학교폭력의 연령대와 학교급이 갈수록 낮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초등학교부터 초기 예방적 대응과 맞춤형 대책 마련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가해 응답률이 중·고학생에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의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정부의 후속 지원과 보완, 학교현장의 적극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 문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학교 현장의 실정을 고려하여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첫째, 초등학교 학급 담임교사 학교폭력 가산점 부여(1점, 0.1점)는 담임교사의 사기진작을 위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나, 기존 초・중・고교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와 중복문제가 발생되는 바, 이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초・중・고교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는 모호한 선정기준으로 인해 교원 간 갈등발생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복되는 가산점 신설로 또 다른 학교현장 혼란이 발생될 우려가 없지 않다. 둘째, 이번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에 따라서 초등학교 학급 담임 교사에게만 학교 폭력 가산점을 부여하면 상대적으로 중・고교 학급 담임 교사들에게 불리하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교육계와 교단에 혼란이 올 수 있다. 물론 학령기의 초기 단계의 중요함에 따라 초등학교 담임 교사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려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중・고교 담임 교사들이 제외시키는데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의 업무 가중은 중고교로 올라갈수록 더 무겁다는 반론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셋째,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에 대한 공헌자들이 학급 담임 교사만이 아니다. 전 교직원들이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 수립, 실행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학급 담임 교사 외에도 전문 상담 교사, 상담 업무 담당 교사, 생활지도 담당 교사, 윤리부장(담당 교사) 등 다양한 교사군(敎師群)이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에 공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 학교 학급 담임 교사에게만 가산점이라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다른 교사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어 교사의 사기 진작이 아니라, 오히려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 담임 교사들에게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에 대책에 즈음하여 참고해야 할 점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초・중・고교 학교 폭력 유공 교원 가산점 부여 제도이다. 담임 교사 위주로 선정되어 가산점을 부여하는 이 제도 역시 아직도 학교 현장에 안착되지 못한 상태이다. 즉 이번 대책에서 제시된. 담임교사 학교폭력 가산점 (1점,0.1점) 추진은 2013년부터 시행중인 학교폭력 유공가산점 제도(2점,0.1점, 학교교원 40%범위 내 ±10%, 대상 교원 중 80%는 담임교사와 생활지도교사 반드시 포함)와 중복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초・중・고교 학교폭력예방 유공 교원 가산점과 이번 대책에 제시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승진 가산점 부여에 대한 기준의 타당성과 기존 유공교원 가산점과의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히 하지 않으면 또 다시 학교현장의 불만과 오해가 발생될 소지가 있다. 학교 현장에 큰 혼란과 갈등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물론 원론적으로 학생 인성교육과 학교폭력 예방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담임교사에 대한 사기 진작책 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는 현재 사기가 극도록 저하돼 있는 교사들에게는 다다익선의 제도다. 그러나 승진가산점 부여를 통한 손쉬운 방법으로 담임교사의 사기진작에는 한계가 있는 바, 학교폭력 유공교원에 대한 포상, 연수, 별도 성과상여금 지급 및 안식년제 기회 등 실질적인 담임교사 사기진작책 등 대안을 둘 모색하여 확정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담임 교사들만이 대상이 아니라, 중・고교 담임 교사 내지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에 공헌하는 교원 모두를 포함시켜서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모색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의 최종안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 입안자, 교육전문가, 학교 현장 교원, 학부모 등 교육공도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포럼, 세미나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서 우리 교육 현장에 적합한 현장 친화적 맞춤형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8월 2일, 청주직지산악회원들이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곰배령으로 야생화 산행을 다녀왔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위치한 곰배령(높이 1164m)은 점봉산(높이 1424m)의 남쪽에 자리한 능선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멀리서 보면 곰이 하늘로 배를 드러내고 누운 형상이다. 이곳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야생화를 만나려면 사전에 산림청 홈페이지(http://www.forest.go.kr)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하거나, 인제국유림관리소 또는 진동리 민박협회를 통해 탐방신청을 하여야 한다. 탐방 구간이 조성된 강선계곡부터 곰배령까지 약 5km 거리를 왕복해야 하는데다 탐방 인원을 하루 300명 이내로 제한하고, 오전 9시·10시·11시 약속된 시간에 입장해서 오후 2시까지 탐방을 마치고 하산하려면 세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소 불편해도 점봉산의 아름다운 숲을 오랫동안 보존하려면 이 정도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아침시간은 왠지 시계바늘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 출발시간이 1시간 앞당겨져 승용차로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할 때까지 부산을 떨었다.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오르니 낯모르는 여자 회원과 같은 자리다. 6시 1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회원들을 태우기 위해 진천IC로 향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입장시간에 맞추느라 속도를 내는 차안에서 크로바 총무님의 사회로 코지 회장님의 인사와 산행안내가 이어졌다. 지름길인 중부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 19번 국도,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홍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여자들이 화장실 앞에 길게 줄을 만든 화양강랜드 휴게소에 잠깐 들른 후 한참동안 내린천의 물줄기와 산봉우리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멋진 풍경을 보여주며 10시 5분경 점봉산생태관리센터 주차장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는데 우비를 입어야하나 고민할 만큼 가랑비가 내린다. 불현듯 날씨가 흐려 야생화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8일 전의 금대봉 산행이 생각났다. 주차장에서 곰배령 방향의 산줄기를 바라보고 점봉산생태관리센터로 가다보면 길가에 수령 250년의 돌배나무 보호수가 있다. 생태관리센터로 가면 신분증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입산허가증을 준다. 허가증을 배낭에 걸고 서쪽방향으로 탐방을 시작한다. 정상 부근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산길이 비교적 완만하다. 정해진 탐방로를 따라가면 옆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 신선이 내려와 놀고 간다는 강선계곡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을 만큼 수량이 풍부하다. 이곳은 차가 오가지 못하는 아름다운 숲길로 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간간이 물건을 운반하는 4륜바이크를 만나는 것도 이채롭다. 길가에서 모양이 이상한 나무와 철모르는 단풍잎이 눈길을 끈다. 제법 모습이 그럴듯하지만 이름도 없고 수량에 비해 소리가 작게 들리는 폭포도 만난다. 생태관리센터에서 2㎞ 거리의 강선마을까지는 길이 완만하고 넓어 오르막이 느껴지지 않는다. 계곡 주변에서 시기를 달리하며 피고 지는 야생화들을 만나 발걸음이 느려진다. 강선산방과 곰배령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빨간 우체통과 돌바둑판을 지나면 예전에는 제법 규모가 큰 화전민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몇 가구 남지 않은 강선마을의 끝집에서 파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펜션이 모여 있는 강선마을을 지나면 수령 210년의 쪽버들나무 보호수가 물가에 서있다. 곰배령에 가려면 돌계단으로 계곡을 건너 입산허가증을 확인받아야 한다. 이때부터 계곡은 좁아지고 숲은 더 울창해진다. 산길에 작은 돌이 많아 미끄러운데 Y자 모양의 나무, 작은 정원을 만든 돌무더기, 물줄기가 긴 폭포가 눈요기 거리다. 곰배령이 가까워질수록 양치식물이 군락을 이루며 초록바다를 만들고, 원시림처럼 오랜 풍파를 견딘 고목과 비바람에 쓰러진 나무들이 눈에 띈다. 자욱한 안개가 깊은 계곡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물줄기를 더 싱그럽게 하고, 원시의 자연 속으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는 나무들이 한결 더 신비롭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정상 못미처의 빈터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점심을 먹었다. 바람소리와 함께 귀둔리 곰배골마을에서 진동리 설피마을로 넘어가는 곰배령 정상에 오르면 하늘이 열리듯 넓은 평원에 온갖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한반도에 자생하는 식물의 북방 한계선과 남방 한계선이 만나는 지점이라 다양한 식물이 서식한다. 날씨가 맑은 날은 축구장만한 초원에서 백두대간 너머로 설악산의 대청봉과 중청봉이 보인다. 나무 데크로 연결된 탐방로 외에는 사람의 발길이 허락되지 않는데다 안개가 가려 허리를 숙여도 꽃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안개가 만든 이국적인 풍경이 멋졌다. 하산은 새로 만든 길보다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게 편하다. 궂은 날씨 때문에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야생화를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 3시경 생태관리센터 주차장에 도착했다. 3시 2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44번 국도변의 두촌관광타운휴게소에 들르며 동충주IC에서 가까운 장수밥상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된장찌개와 맛있는 반찬으로 식사를 겸한 뒤풀이를 했다. 어떤 일이든 책임을 맡으면 노심초사 고생하게 되어 있다. 야생화 산행을 추진하느라 고생한 코지 회장님이 ‘사람이 하는 일은 최선을 다했지만 하늘이 하는 일은 어쩔 수 없었다’며 하루 종일 날씨가 흐렸던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관광버스가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릴 때도 소나기가 한 줄금 내리며 날씨가 오락가락했다. 8시 55분경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여 운영진과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야생화 산행을 마무리했다.
장마의 막바지 칠월 말 자비를 들여 삼십여 년간 교직 생활의 손때와 추억이 묻은 자료들을 허름한 농가에 전시해 놓은 박연묵교육박물관을 찾았다. 장마의 눅눅함과 곰팡내가 촌집의 이곳저곳에서 피어나고 이끼긴 슬레이트 지붕과 솟아오른 텔레비전 안테나가 시선을 앗아간다. 그 박물관의 주인공은 퇴임한 지 이십 년이 지나서인지 교직에 몸담았던 분이라기보다 촌 할아버지란 인상이 더 진하게 묻어난다. 반가운 인사 끝에 여러 말이 오가다 인성교육에 관하여 묻자 “요즘세상 엄마는 있어도 어머니는 없어요.” 탄식하며 옛날의 농촌 일상을 반추하신다. 못 먹고 가난한 시절, 며느리가 젖먹이를 두고 밭일을 나가 일하다 보면 젖이 불어난다. 분유가 귀했던 시절 보채는 아기를 업고 시어머니가 밭 가에 오면 엄마는 아기를 얼른 넘겨받아 젖을 물린다. 젖을 빠는 아기는 한 손으로는 엄마 젖을 만지며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안정감을 찾는다. 그리고 배가 어느 정도 차면 옹알이도 하고 엄마와 눈웃음도 나눈다. 이렇게 엄마와의 교감으로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는데 돈이면 최고라는 황금만능의 신자유주의와 개인주의는 인성교육의 부재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통과된 인성교육진흥법을 들먹거린다. 이 법안은 이미 7월 21부터 시행되기 시작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에 인성교육 의무가 주어져 있다고 하는데 무슨 인성교육을 법으로 만들어 한단 말인가? 개탄할 일이라고 혀를 찬다. 그러면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든 목적은 뭘까? 그것은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 육성으로 주요 골자를 보면 ‘2015년 7월부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인성교육 교과목 수업시간이 법으로 정해지고 학교는 총예산의 일정 비율을 인성교육에 써야 한다. 교육감은 기본계획에 따라 자체 세부계획을 세우고, 학교장은 매년 학기 초 인성교육 계획을 교육감에게 보고한 뒤 이를 연말에 평가받도록 한다. 교사들은 인성교육 연수를 의무화해서 관련 연수를 강화하고, 교원 양성 기관에서는 인성교육 필수과목을 개선한 뒤 임용시험에서 검증을 강화하도록 한다.’ 이다. 그런데 가장 혁신적인 점은 미국처럼 인성교육 예산을 정부정책과 예산으로 뒷받침되도록 의무화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인성교육은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심을 기르는 게 그 핵심적 가치로 학습자가 태어나면서 지니고 있는 본성을 실현 촉진하는 활동 또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는 학습자가 ‘지속적인 행동의 변화, 나아가 습관의 변화를 불러오게 하는 가치 내면화 차원의 교육’이 인성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인성교육의 법제화를 불러온 것은 무엇인지 고개를 돌려봐야 한다. 몇 년 전 학교에 있었던 일이다. 아이들은 모두 귀하고 소중한 만큼 부모의 관심과 목소리도 크다. 그런데 손자를 귀엽다 하면 할아버지 상투를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지나친 관심은 논란을 가져온다.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사소한 다툼이 있어 학부모가 교무실에서 서로 언쟁과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한 치의 양보도 배려도 없는 험악한 상황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정년을 얼마 안 둔 어느 선생님은 걸레질 한 번 안 해보고 손빨래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이 부모가 되어 제 아이만 두둔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큰 일이라고 했다. 남의 눈 티는 잘 봐도 내 눈의 티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인성의 부재는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자살 등 수많은 사건․사고를 양산하고 있다. 이런 인성피폐의 원인은 어디에 찾을 수 있을까? 모두 잘 알고 있는 입시 위주, 경쟁교육,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 라는 승자독식 우월주의의 사회 국가적 현상에 찾을 수 있다. 어느 고등학교의 학년도 말 모습이다. 수학능력고사가 끝나면 교문 앞에 ‘축! 000, 서울대 00학과 합격’이라는 현수막과 지역신문에는 축하광고가 등장한다. 그리고 졸업식이 되면 명문대와 4년제 대학에 몇 명 입학했다는 학사보고와 학교장의 회고사에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내고 그 대열에 낀 졸업생은 장학금과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그네들만의 축제의 장이 된다. 또한, 학교는 이제 명실상부한 명문고임을 애써 힘을 준다. 이런 ‘학력지상주의’, ‘일등지상주의’가 뒤흔드는 현실 상황에서 어떻게 바른 인성교육이 가능해질까? 진정한 인성교육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활에서 감성과 감동으로 사랑과 인연, 추억을 소중히 여기며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가슴으로 배우는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것이다. “내 교직 생활에서 가슴 아픈 일이 딱 한 가지 있네. 새 학년 담임을 하였지만 몇 달째 학교에 오지 않아 여름방학을 앞두고 가정방문을 가보니 수술비가 없어 심장병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 아이가 있었지. 그래서 준비한 몇 권의 책을 주며 방학 후에 만나자고 했는데 개학 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억장이 무너졌지!” 구릿빛 주름이 말린 얼굴에 묻어나는 원로 은사님의 회한이 인성교육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