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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변호사 아들 사건으로 학교폭력 대책을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조명된 것이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탓이다. 정부는 가해자에게 엄벌을, 피해자는 회복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미국과 교육선진국으로 알려진 핀란드에서 실시되는 학교폭력 프로그램이 어떠한지를 고찰해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러한 해외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외국의 정책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닌 외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현실에 맞게 조정하여 시행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또한 각국의 사례들에서 보편성을 추출하고, 교육학적 본질에 접근한 해결방식을 찾아 나가기 위함이다. 미국과 핀란드의 학교폭력 대응정책 ● 미국 먼저 미국의 학교폭력 대응정책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에 의하면, 학교폭력을 ‘심각한 상해, 사회적·정서적·학업적 문제를 초래하는 의도적·반복적인 학생-학생 간 권력 남용 혹은 괴롭힘’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괴롭힘은 학교 내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언어·행동·신체적 접촉, 사이버공간에서의 괴롭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은 총기가 허용되는 국가로 학교폭력에 총기가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 미국의 위기대응정책은 총기 난사 사건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학교폭력 대응에도 이와 같은 관점으로 적용된다. 총기가 사용되었을 경우, 대규모의 끔찍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학교폭력을 방지하고, 발생 시 대처하는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 1994년, 미국의 청소년 범죄율이 상승 추세에서 감소 추세로 변화되었다. 이는 청소년 범죄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대처한 결과이다(정재준, 2012; 박영욱, 2013). 청소년 범죄 등과 같은 상황으로 학교 내에서 긴급 상황이나 위기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미국 정부에서는 Guide for Developing High-Quality School Emergency Operations Plans(양질의 학교 비상대책 수립을 위한 지침)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발간한다. 이는 완화(mitigation)와 예방(prevention), 준비(preparedness), 대응(response), 회복(recovery)의 4단계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 교육부는 ‘Readiness and Emergency Management for Schools(REMS: 학교를 위한 준비 및 비상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교폭력 대응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자료를 제공하고 국립정신건강연구원((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에서도 학교폭력 대응에 대한 자료를 제공한다. 실제로 미국은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무관용의 원칙(Zero Tolerance Policy)을 적용하여 엄중히 다스린다. 뉴욕시의 학교폭력예방 프로그램인 ‘Respect for All’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학교 내 괴롭힘과 차별을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 죄질이 좋지 않을 경우, 청소년이라도 엄격히 처벌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학교폭력 대응에 대한 방안으로 미국의 무관용 원칙을 언급하였다. 미국의 사례에서 기술된 무관용 원칙이란 사소한 위법행위라 할지라도 죄질이 나쁠 경우 엄격하게 처벌한다는 사법 원칙으로 관용을 베풀지 않는 원칙 혹은 정책을 의미한다(WIKIPEDIA, 2023). 이는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에서 파생된 것으로, 깨진 유리창은 ‘법질서의 부재’를 비유적으로 상징하는 표현이다. 즉 사소한 경범죄부터 관용 없이 법으로 조치해야 사회 전체로 범죄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박영욱, 2013). ● 핀란드 핀란드에서는 교육부·학교·지방자치단체·학부모 등 모든 구성원의 참여를 통해 실행되며, 학교폭력 대응 프로그램인 키바코울루(KiVaKoulu)를 실시한다. 키바코울루는 ‘학교폭력에 맞서는 학교’라는 의미로 종합학교를 대상으로 한다. 이는 가해자와 피해자뿐 아니라 방관자에게까지 초점을 맞춘다. 방관자들의 행동에 따라 타인을 괴롭히고자 하는 동기가 약화될 수 있기에 방관자들의 개입을 촉진하는 전략을 병행하여 운영한다(김병찬, 2012). 이 프로그램은 운영되는 동안 상당한 성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KiVa 프로그램을 시행한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증가율이 감소하였으며, 학교폭력예방 및 대응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경우가 적게 나타났다(Salmivalli, C. etc, 2013). 또한 KiVa 프로그램을 시행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학교폭력예방 및 대응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되었으며, 학교폭력 경험률이 감소하였다(Whiteley, H. etc, 2022). 이와 더불어 교사와 학부모의 참여를 강화하여 교사는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감지하고, 학부모와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또한 인권교육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상호작용하는 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의 향상을 꾀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미국에서는 무관용 원칙이 대응체계의 일반원칙이다. 가해학생에 대해 규정된 조치가 예외 없이 집행되면서 실제로 학교폭력의 감소 효과를 가져온 결과가 있다(Payne, A. A., Welch, K., 2015).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국처럼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사법적인 강압적 통제는 근본적 원인을 개선하고 방지하는 대책이 아니라는 교육학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핀란드는 미국의 사례와는 다소 다른 대응정책임을 알 수 있었다. 키바코울루 프로그램은 학교폭력이 발생한 이후, 시행되는 가해자에 대한 교화와 처벌의 접근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교사로 조직화된 팀에서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전문적 팀은 가해학생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나가며 반복적이고 집중적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렇게 시행된 키바코울루 프로그램은 실제 초등학교애서 학교폭력을 감소시키는 긍정적 성과를 가져왔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김병찬, 2012). 맺으며 이 글에서는 미국과 핀란드의 학교폭력 대응사례에 대해 살펴보았다. 학교폭력은 여러 나라에서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예방과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점차 저연령화되고, 교묘해지는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준다. 특히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이 이루어질 때, 학교폭력사안을 해결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피해학생에게 2차 가해 등의 현상도 나타나게 된다. 신체적·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언어적 폭력 또한 정서적 트라우마를 남기고 성인이 되어서의 사회생활과 일상에 후유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SNS와 같은 온라인상에서 교묘히 벌어지는 폭력도 반드시 살펴야 할 것이다. 법률적 차원의 접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에 대한 인성교육과 가해 및 피해 학부모에게 필요한 맞춤형교육이다. 교사나 학부모가 학생과 자녀에 대한 상황을 인지하게 되면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 맞는 프로그램과 제도의 도입을 통해 학교폭력예방과 대응에 대한 새로운 방안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봄이면 일주일에서 열흘 간격으로 절정의 꽃이 바뀐다. 매화가 피고 나면 목련, 목련이 지고 나면 벚꽃이 만개하는 식이다. 봄꽃들이 차례로 카덴차(연주에서 솔로 악기가 기교적인 음을 화려하게 뽐내는 부분)를 연주하는 것 같다. 4월에 막 접어들면 복사꽃 차례다. 달력이 4월 것으로 바뀔 즈음이면 복사꽃이 지천이다. 주변에 복사꽃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다. 복사꽃(복숭아꽃)은 꽃색이 연분홍색인데다 꽃 안쪽으로 갈수록 붉어지는 것이 요염한 느낌을 주는 꽃이다. 과일꽃 중 가장 섹시한 꽃이 아닐까 싶다. 박완서 작가가 즐겨 쓴 표현으로 하면 ‘화냥기’가 느껴지는 꽃이다. 조지훈의 시 ‘승무’에서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가 괜히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과일꽃 중 가장 섹시한 꽃, 복사꽃 복사꽃이 피면 생각나는 소설이 김동리의 무녀도와 박완서의 단편 그리움을 위하여다. 먼저 무녀도(1936년 발표)는 샤머니즘과 기독교 사이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김동리는 1978년 이 작품을 장편 을화(乙火)로 개작했다. 무당인 모화는 그림을 그리는 딸 낭이와 경주 성 밖의 퇴락한 집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어려서 집을 나간 아들 욱이가 아름다운 청년으로 돌아오면서 모자 사이에 큰 갈등이 생긴다. 욱이가 기독교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각 기도와 주문(呪文)으로 대결하다가 결국 모화가 성경을 태우는 일이 발생한다. 욱이는 이를 저지하다 모화의 칼에 찔려 죽는다. 이후 마을에 예배당이 들어서고, 모화는 예기소에서 죽은 여인의 넋을 건지는 굿판을 벌이다 물속에 잠겨 죽는다. 소설에서 모화의 딸 낭이 역할도 상당히 크다. 우선 소설 제목 무녀도는 낭이가 작중 화자인 ‘나’의 할아버지 댁에 남기고 간 그림이다. 소설에서 낭이는 복숭아를 좋아했다. 모화는 술에 취해 집에 돌아올 때 여름 한철은 언제나 복숭아가 손에 들려 있었다. 모화는 낭이가 수국 용신(龍神)님의 열두 따님 중에서 마지막인 꽃님의 화신(化身)이라 믿고 있다. 모화가 꿈에 용신님을 만나 복숭아 하나를 얻어먹고 꿈꾼 지 이레 만에 낭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꽃님은 자기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언니의 신랑감인 새님을 가로챘다가 수국에서 추방당했다. 그리고 봄마다 산기슭에 강가에 붉은 복사꽃으로 피어난다. 하지만 귀를 먹어서 새님이 가지에 와 아무리 재잘거려도 말이 없다. 낭이와 같은 것이다. 소설에 이런 설명이 길게 나오고 모화의 가락에도 ‘봄철이라 이 강변에 복숭아꽃 피그덜랑’ 같은 표현이 나온다. 그래서 작품에서 꽃 하나를 고르라면 복사꽃을 고를 수밖에 없다. 그리움을 위하여는 박완서 작가가 2001년 발표한 그리 길지 않은 글이다. 그런데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현란한 문장, 사태의 본질을 꿰뚫는 시선, 그리고 꽃을 양념처럼 살짝 얹는 솜씨 등 박완서 글쓰기의 특징을 골고루 보여주는 글이다. 소설 줄거리는 이렇다. ‘나’는 사촌동생을 ‘파출부처럼’ 쓰고 있다. 사촌동생은 바지런하고 음식·살림솜씨도 좋았고, 얼굴도 예뻤다. 젊어서 어른들이 ‘인물값 할까 봐’ 걱정할 정도였다. 둘 다 남편을 여읜 후, 사촌동생은 남해 사량도라는 섬 민박집에 피서를 갔다가 몇 주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동생은 뒤늦게 전화를 걸어와 그 섬의 점잖은 선주(船主)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사촌동생의 말을 들으며 화자가 느끼는 감정은 복잡하면서도 재미있다. 나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명랑하게 조잘대는 시냇물 위로 점점이 떠내려오는 복사꽃잎을 떠올렸다. 다음날 물메기 말린 걸 한보따리 들고 내 앞에 나타난 동생을 보자 그저 반갑기만 해서 허둥대며 맞아들였다. 석 달 만에 만난 동생은 어찌나 생기가 넘치는지, 첫 근친 온 딸자식이라 해도 그만하면 시집 잘 갔구나 마음을 놓고 말 것 같았다. ‘조잘대는 시냇물 위로 점점이 떠내려오는 복사꽃잎’이라 했다. 복사꽃을 아는 사람이라면, 화사한 복사꽃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사람이라면 이 문장이 얼마나 보석 같은지 알 것이다. 어떻게 목소리를 복사꽃잎에 비유할 생각을 했을까. 소설에서 사촌동생은 환갑이 넘었지만 ‘볼이 늘 발그레하고 주름살이라곤 없는데 살피듬까지 좋아서 오십대 초반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 사촌동생을 꽃에 비유한다면 복사꽃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이처럼 박완서는 꽃잎 하나를 선택해도 최적의 꽃잎을 택했다. 작가는 자전적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도 여인의 요요함을 복사꽃에 비유했다. 이 소설에 오빠의 죽은 전처에 대해 ‘그가 여자의 얼굴에 피어난 복사꽃 같은 요요함만 보고, 그 안에 번창하는 고약한 병균에는 눈멀어 열병처럼 사랑하고’라고 표현한 대목이 있다. 복사꽃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 이중섭 그림에서 자주 나오는 꽃이다. 제목이 ‘벚꽃 위의 새’인 그림(은은한 푸른빛을 배경으로 하얀 새 한 마리가 가지에 앉는 순간을 포착한 그림)도 사실은 벚꽃이 아니라 복사꽃을 그린 것이다. 이중섭은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쾌유를 비는 의미에서 천도복숭아를 그려 주었다. 그의 그림에서 복사꽃은 무릉도원, 즉 낙원을 상징하는 꽃이다. 담뱃갑에 든 종이 은지화(銀紙)에 그린 ‘도원(낙원의 가족)’에는 복숭아나무가 가득하다. 남자는 큰 복숭아를 누워 있는 여인에게 선사하고 있다. 이중섭이 그림으로나마 아내에게 복숭아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이다. 현실에선 꽃과 익은 열매가 동시에 달리지 않겠지만 이중섭은 둘을 같이 그렸다. 복숭아밭만 아니라 산기슭이나 강가에서도 화사한 복사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산복사나무꽃이다. 야생의 복사나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야생의 산복사나무를 개량한 것이 과수원에 있는 복사나무다. 진분홍색의 겹꽃이 피는 만첩홍도는 과일이 아니라 꽃을 보기 위해 관상용으로 흔히 심는다. 만첩홍도는 겹으로 피는 홍도라는 뜻이다. 꽃이 홑꽃으로 피는 종이 많지만, 겹으로 피는 것도 있다. 이럴 때 ‘겹’ 또는 ‘만첩’을 붙여 겹꽃이라는 것을 표현한다. 만첩홍도는 4~5월 잎보다 먼저 붉은색 꽃이 다닥다닥 피어 눈에 잘 띌 수밖에 없다. 만첩홍도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흰색인 만첩백도도 있다.
애플페이의 등장, 떨고 있는 토종페이 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왔다. 애플페이는 전 세계 결제량 2위임에도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었다. 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이유는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와 호환이 되는 삼성페이 방식이 아니라 특정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 10cm 안팎의 짧은 거리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NFC 방식이기 때문이다. 애플페이를 쓰려면 신용카드 가맹점에 1대당 20만 원 하는 NFC 단말기를 설치해야 한다. 게다가 NFC 단말기 보급속도, 뒤늦게 들어오는 교통카드 도입, 아직까지는 특정 카드가 있어야 가입이 가능한 상황 등 여러 악조건이 쌓여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애플페이 보급률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사업의 목적은 플랫폼 강화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국내 토종 페이는 점유율을 잃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특정 카드사 점유율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핀테크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특정 플랫폼의 페이를 자주 사용할수록 고객들은 그 플랫폼 안에 있는 서비스들을 결제할 확률이 높아진다. 쇼핑도 하고, 배달도 하고, 금융생활도 하고, OTT도 즐긴다. 플랫폼과 핀테크 안에서 돈이 머물고 소비된다. 고객이 한 번 정한 플랫폼의 핀테크를 이용하게 되면 다른 핀테크를 이용하지 않게 된다. 반면 고객을 독점한 플랫폼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우리가 의외로 잘 느끼지 못하는 플랫폼과 핀테크로 유명한 곳이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다. 스타벅스는 예치금으로 2조가 넘는 돈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들은 그 돈으로 커피와 텀블러를 사는 데 쓴다. 예치금이 많을수록 스타벅스를 자주 방문하게 되고, 여기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소비는 늘어난다. 그래서 최근 백화점과 아울렛은 고객이 하루 종일 나가지 않고 머물 수 있도록 지역 맛집과 유명카페를 유치하고, 사우나·키즈카페·영화관 같은 엔터시설을 넣어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길게 만든다. 그럼 고객은 머무는 시간만큼 여기에 돈을 쓰고 나간다. 플랫폼의 목적은 결국 핀테크 우리가 알고 있는 플랫폼은 단순히 인터넷 검색사이트·메신저·SNS가 아니다. 배달어플도 플랫폼이 되고, 영화구독어플도 플랫폼이 되고, 여행어플도 플랫폼이 된다. 플랫폼은 다양한 서비스를 담아 고객을 독점할 때까지 투자를 해야 한다. 즉 경쟁이 치열하고 초기에는 돈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고객을 독점하고 나면 이제 고객들은 이 플랫폼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럼 플랫폼은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원숭이 꽃신’ 이야기처럼 그제야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 자리 잡은 플랫폼들을 보면 핀테크 사업을 플랫폼의 꽃으로 보고 있다. 고객들은 플랫폼이 편리해서 모든 것을 페이로 결제한다. 당장 소비하지 않더라도 상당액의 돈을 페이로 보관한다. 핀테크는 페이로 예치할 경우 약간의 이자와 보상을 해준다. 고객들은 더 많은 돈을 페이로 보관한다. 핀테크는 이렇게 모은 예치금으로 대부업을 한다. 처음에는 플랫폼에 참여한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을 하다가 점차 소비자 대출로 확대한다. 예를 들어 동남아의 G어플은 예치금에 대해서는 연 2% 이자를 주고, 자영업자들에게는 연 24%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나중에는 알면서도 편하기 때문에 고리대를 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페이끼리 치열하게 오랫동안 다투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그래야 독점하지 않고 이익을 줄여가며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확정되자 국내 토종페이들이 앞다투어 혜택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경제학에서 가장 명문으로 일컬어지는 한 마디로 마무리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
암만 국제공항 출입구를 빠져나오자 뜨거운 열기가 얼굴을 덮쳐왔다. 힘껏 심호흡을 했다. 공항을 나올 때마다 얼굴을 덮쳐오는 낯선 이국의 공기만큼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것이 있을까. 카레와 치즈, 요구르트, 아랍인들의 땀 냄새와 모래 냄새 그리고 온갖 낯선 식물들과 곤충, 동물들이 만들어내는 형용할 수 없는 냄새는 비로소 여행을 떠나왔다는 사실을 실감케 해준다. 요르단은 지중해 동남쪽 아라비아반도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지역, 서쪽으로는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와 접하고 있다. 국토의 80%가 사막과 불모의 산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수많은 유적과 교황청에서 지정한 5개의 성지 덕분에 요르단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항에서 나와 페트라로 가는 길, 버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황량했다. 사막에는 드문드문 커다란 전신주가 서 있었고, 길은 무심한 듯 사막을 가로지르며 나 있었다. 가끔 지평선 가까이에서 모래바람이 일기도 했다. 문득 몇 년 전 이집트로 갈 때가 떠올랐다. 공교롭게도 카이로로 향하는 기내에서 본 영화가 트랜스포머였다. 그 영화에서 피라미드는 거대한 로봇들에게 박살이 나고 있었다.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육중한 돌덩이들이 공중을 날아다녔다. 카이로에 도착해 피라미드 앞에 서자, 왜 감독이 그 장면을 피라미드에서 찍었는지 단박에 이해가 됐다. 신비한 외계문명과 거대한 로봇을 설명하기에 피라미드만 한 곳이 없었을 듯싶었다. 페트라 역시 트랜스포머에 등장한다. 외계 로봇 종족의 운명을 가를 열쇠가 신전 암벽 뒤에 감춰져 있는데, 이 신전이 바로 고대도시 페트라를 대표하는 건축물 ‘알카즈네(Al Khazneh)’다. 알카즈네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최후의 성전에도 등장했다. 고고학자 인디애나 존스(해리슨 포드)가 예수의 성배를 찾아다니는 시퀀스에 나온다. 인디애나 존스가 말을 타고 협곡 사이를 달리다 갑자기 시야가 넓어지면서 만나는 장밋빛 신전이 바로 알카즈네다. 붉은 사암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그 건축물을, 그곳이 페트라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정교한 세트 정도로 여겼다. 페트라 앞에 서자 왜 스티븐 스필버그가 성배를 숨겨놓은 장소로 이곳을 설정했는지, 외계인이 그들의 운명을 건 열쇠를 이곳에 숨겨 놓을 수밖에 없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역시 세상에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많고, 직접 눈으로 봐도 불가사의하게 느껴지는 일투성이이다. 페트라는 ‘바위’라는 뜻을 지닌 고대도시다. 2,000여 년 전 세워졌다. 기원전 6세기경 아라비아반도에 정착한 유목민족인 나바테아인(Nabataeans)이 도시를 세운 주인공이다. 도시는 번성했다. 예멘·메카·팔레스타인을 연결하는 국제 무역의 요충지 역할을 하며 발전했다. 나바테아인은 ‘왕의 대로’(King’s Highway)를 장악하면서 아라비아의 거상으로 부상했고, 페트라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교역의 중심지가 됐다. 도시가 발전하자 로마제국이 페트라를 넘보기 시작했고, 결국 106년 로마군에게 점령당하고 만다. 이후 세월이 흘러 로마가 동로마와 서로마로 분리된 후, 페트라는 동로마가 통치하게 되었다. 이때 동로마는 페트라보다 수도에 더 가까웠던 시리아의 팔미라로 무역의 중심지를 옮겼고, 자연스레 대상들의 활동 무대도 시리아로 이동했다. 페트라는 점점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쇠락해가던 페트라에 결정타를 날린 건 지진이었다. 6~7세기에 발생한 대지진은 삽시간에 도시를 집어삼켰고,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전설 속 도시는 1812년 스위스 탐험가 요한 부르크하르트에 의해 발견되면서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당시 요한은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서 카이로로 가는 도중 요르단 남서부 지방을 지나고 있었다. 황무지와 가파른 협곡이 어우러진 도시 와디 무사에 도달한 그는 사막의 유목민 베두인족에게서 와디 무사 인근에 보물이 감춰진 고대도시의 폐허가 있다는 전설을 듣게 된다.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페트라였다. 페트라에 정착해 살고 있던 베두인족은 자신의 생활터전을 침범당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요한은 베두인족 가이드를 앞세워 협곡 틈새로 숨어들었고, 마침내 폐허 속에 잔존해 있던 나바테아인의 도시를 발견했다. 페트라 입구에 위치한 마을은 와디 무사. ‘모세의 건천’이라는 뜻이다. 기원전 14세기, 60만 명의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탈출한 모세는 ‘왕의 대로’를 따라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이동하던 중 페트라를 통과한다. 모세는 이곳에서 불평하는 백성들에게 화를 내며 지팡이를 바위로 두 번 치자 물이 솟아났다고 한다. 페트라 입구에 자리한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알카즈네까지는 ‘시크(Siq)’라고 불리는 협곡을 따라 약 3km를 가야 한다. 좁고 긴 시크를 통과하다 보면 협곡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조금씩 많아진다. 그리고 붉은색 암벽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이 드러난다. 바로 알카즈네다. 기원전 100년경 건축된 알카즈네는 6개의 원형기둥이 받치고 있는 2층 형태의 신전건물로 너비는 30m, 높이는 43m에 달한다. 1·2층 정면에는 제우스신의 쌍둥이 아들인 카스토르와 폴룩스의 기마상과 풍요의 여신인 알우자 등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페트라에 암벽 조각 건축이 발달한 이유는 페트라를 둘러싼 협곡들의 암석들이 조각하거나 파내기가 쉬운 사암이기 때문. 그리스어로 페트라는 ‘바위’를 뜻하는데 실제 페트라의 대부분 건축물은 쌓아 올리면서 만든 건축물들이 아닌 암벽을 깎아 내려가면서 조각해 만든 건축물들이다. 알카즈네를 지나 협곡을 따라 가면 바위산을 깎아 만든 도시가 나타난다. 절벽을 파내서 만든 33층의 계단 형태 원형극장은 무려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당시 종교의식과 다양한 회의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원형극장을 지나 절벽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내부에 십자가가 새겨져 있어 수도원으로 추측되는 건물이 나온다. 데이르 수도원인데 입구 높이만 8m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외에도 신전·수도원·목욕탕 등이 남아있는데 모두 탄성을 자아낼 만큼 뛰어난 유적들이다. 페트라는 지금도 발굴작업이 한창이다. 현재까지 발굴된 유적지는 700여 곳.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유적이 99%가 넘는다고 한다. 와디 럼, 붉은 사막을 달리다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 영국 군인이던 그는 연고도 없는 아랍 지역의 독립을 위해 1917년 와디 럼(Wadi Rum) 사막을 가로질렀다. 아랍의 적인 터키군의 요새가 있는 홍해 연안의 항구도시 아카바(Aquaba)를 함락하기 위해서였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그의 영웅담을 다룬 영화다. 와디 럼은 암만에서 남쪽으로 320km 떨어져 있다. 면적이 720㎢ 달하는 광활한 사막이다. 언뜻 평지처럼 보이지만 가장 낮은 곳도 해발 1,000m인 고지대다. 달리다 보면 수백 미터씩 솟은 바위산들이 불쑥불쑥 나타난다. 와디 럼에서 딱히 하는 일은 없다. 그냥 달릴 뿐이다. 울퉁불퉁한 사막을 시속 80km로 달린다. 얼굴에는 모래가 날아와 박힌다. 바위산을 만나면 바위산을 감상하며 잠시 쉰다. 때로는 바위산에 오르기도 한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다. 해 질 무렵이면 사막은 황금빛, 아니 붉은색으로 물들고 베두인들은 메카를 향해 절을 하고 기도를 올린다. 모래사막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마침내 지평선에 닿고 어느 순간 사라질 때쯤이면 텐트로 돌아간다. 밤의 사막. 하늘에는 별이 가득하다. 쌀알을 뿌려놓은 것 같다. 별빛 아래에서 베두인족이 만들어주는 아라빅커피를 마시며 화덕에 양고기를 구워 먹는다. 그리고는 밤새 노래를 부르다가 돌아간다. 그렇게 하룻밤 있어 보았다. 해가 뜨는 아침 무렵, 사막이 점점 장밋빛으로 변해갈 때, 로렌스를 이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로렌스는 와디 럼이 “신의 모습과도 같다”고 했다. 그가 와디 럼을 가로질렀던 까닭은 아랍을 사랑했던 것이 아니라 사막에서 신을 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전북도교육청 교육 인권 증진 기본 조례안’(이하 전북교육인권조례)이 도의회 심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북교총(회장 이기종)은 6일 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의회는 전북교육인권조례를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교총은 “전북교육인권조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교직원 대부분이 찬성했다”며 “학생, 교사뿐만 아니라 교직원 및 보호자를 포함하는 ‘학교 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하는 법적 기반 마련, 이에 대한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조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교육인권조례 추진 연대가 3~6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172명이 참여해 2155명(99.2%)이 찬성 의견을 보였다. 이기종 회장은 “교육현장은 교육자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되고 본연의 교수‧학습 활동에 전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교권침해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민원, 학교폭력 등이 날로 늘어가고 그 강도가 세지면서 현장 교원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조례안이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의 든든한 배경이 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도의회가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기자회견 후 참석자들은 국주영은 도의회 의장을 면담하고 조례안 통과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전북교육인권조례안은 학생인권을 보호하고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를 지원하는 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인권실태조사(6조), 인권 모니터링(7조), 도교육청 교육인권센터 설치‧운영(9조), 도교육청 인권위원회 설치(13조), 구제신청 및 조치(24조), 조사(25조) 등이 포함됐다. 도교육청은 조례안 제정을 위해 지난 2월 10일 공청회를 여는 등 의견수렴, 공청회, 입법예고 등의 과정을 거쳤으며, 도의회 법사위를 거쳐 심사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이달 안으로 발표하기로 한 ‘학교폭력종합대책’에 학폭 사실을 정시에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학폭에 대한 학교 대응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교권 확대, 보호 등의 조치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갖고 학폭 근절을 위해 심각한 학폭 가해자의 경우 대입에서 불이익을 강화하기로 했다. 방안으로는 학폭 가해 사실을 징계 수위에 따라 최대 영구 보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경미한 처분인 1~3호는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지만 무거운 처분인 전학(8호)의 경우 졸업 후 2년, 가장 무거운 처분인 퇴학(9호)은 영구 보존하는 방안 추진도 다뤘다. 학폭 징계의 경우 경중에 따라 1~9호 처분까지 가능하며, 현재는 퇴학을 제외한 나머지 징계처분은 최대 2년까지만 보존이 가능하다. 박대출 국민의 힘 정책위의장은 “현재 수시까지 반영되는 학폭 기록을 정시까지 확대해 학폭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데 당정이 인식을 같이했다”며 “학폭 가해 사실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보존 기간 강화는 학폭이 대입 전형에도 영향을 미치게 함으로써 그 책임을 무겁게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정은 학교의 교육적 노력 촉진과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교권을 강화해 학교 차원의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학교 현장에서 화해나 중재 등 초기 해결(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선생님의 권한과 권위가 너무 무너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학폭 대책이 처벌 강화에만 매몰돼서는 안되며, 학교와 교원이 교육적, 회복적 생활지도에 나설 수 있도록 확실한 교권 보호 대책, 학폭 책임교사 지원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정이 학교의 교육적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교권 확대와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식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학폭 지도·처리 과정에 고의, 중과실이 없는 경우 징계 면책·면제 ▲학폭 지도·처리 과정에 고의, 중과실이 없는 경우 민·형사상 소송비 지원 ▲학폭 책임교사 수당 월 10만원 신설·지급을 촉구했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조사부터 수 많은 행정처리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교원들이 소송 위협까지 감내해야 하는 학폭 책임교사는 기피 0순위”라며 “생활지도권을 포함한 교권강화는 물론 징계·소송으로부터도 보호받고, 과중한 업무에 대한 합리적인 처우개선이 지원 대책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광화문은 한국 근현대사 그 자체이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비추던 큰 덕을 지금은 온 백성이 함께 밝혀나가고 있으니 1,000년을 멀리 보신 혜안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열정과 함성, 휴식과 만남 등으로 시시각각 얼굴이 변하는 광화문은 중심축부터 동심원 곳곳에 포진한 고궁·박물관·미술관으로 아트산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기도 하다. 광화문 거리를 걷다 휴식을 겸하여 둘러볼 수 있는 미술관 두 곳을 추천해본다. 쉴 새 없는 망치질의 해머링맨 조나단 브로프스키는 미국 보스턴 출생의 세계적인 조각가이다. 그가 시애틀·베를린·프랑크푸르트 등에 이어 광화문에 키 22m 몸무게 50t의 거구 ‘해머링맨(Hammering Man)’을 탄생시켰다. 2002년부터 35초마다 한 번씩 해머를 들었다 내리치는 해머링맨은 모던 타임스의 컨베이어벨트 나사 조임공 찰리 채플린처럼 늘 열심이다. 2010년부터 하루 17시간을 2015년부터는 14시간을 일했단다. ‘갓물주’나 ‘금수저’가 아닌 노동하는 이의 숭고함에 가슴이 저린 것은 필자의 몫이고, 수많은 광화문맨들은 그저 무심히 지나치거나 건물 뒤편에서 담배 연기를 피워 올릴 뿐. 해머링맨은 입사 이래 350만 번 이상 4t에 이르는 오른팔만 쓰다 보니 어깨를 자주 다쳐 두어 달 정도 쉬기도 했단다. 힘든 와중에 가끔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 등에 참여해 모자를 쓰는 등 봉사활동도 한다니 존경스럽다. 그러나 웬만한 노동은 모두 로봇군과 로봇양이 선점하시고 칼보다 강하다는 펜까지 챗GPT에게 넘겨주는 시대인데, 이제 이분을 역사 속으로 보내드려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해머링맨의 소속사인 흥국생명 빌딩은 아트영화 팬들에게는 ‘씨네큐브’로 더 유명하고, 그만큼 3층에 자리한 ‘세화미술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전시장·아카이브·스튜디오 등 한 공간에서 창작·전시·제작·상영이 모두 이루어지도록 기획했다니 멀티플랙스 예술공간의 원조로 역사의 무게가 엄연한 곳이기도 하다. 허기진 내면을 채운 예술과 희망 해머링맨을 시작으로 세화미술관이 있는 3층까지 도달하려면 웰컴 작품 감상이 필수다. 건물이 하나의 미술관인 셈이다. 먼저 1층 현관 오른쪽은 강익중의 ‘2010 아름다운 강산’. 7,500개의 미니캔버스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설치 당시(2010년) 국내 최대 규모였으며, 이후 교체와 추가로 8,100개에 이르렀다. 이미 전 세계 어린이 작품 그림조각으로 통일동산에 ‘십만의 꿈’을 설치했던 그의 콘셉트는 ‘작은 삶에 귀 기울이기!’이다. 작은 것은 모여 큰 것이 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꾼다. 작품은 그의 믿음의 증거들이다. 다음은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불우한 가정사와 부모의 이혼으로 어릴 때 입양된 인디애나는 17살 때까지 20여 차례가 넘게 이사를 다녔단다. 낯선 도시와 표지판들로 가득했을 그의 삶이지만 ‘EAT’, ‘LOVE’, ‘ART’, ‘HOPE’를 만들며 사랑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엄마가 건네는 “밥 먹었니?” 한 마디는 세상 곳곳에서 지금도 수많은 사람을 울리고 있다. “사랑한다”라는 단어가 간절했던 그의 허기진 내면을 ‘예술’과 ‘희망’이라는 단어는 보답했을까? 초반의 각광과는 다르게 긴 시간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다 은둔 생활 끝에 생을 마감하였다니 건조한 팝아트 ‘LOVE’가 달리 보인다. 프레일겐은 독일에서 활동하는 네덜란드 출생 작가이다. ‘당신의 긴 여행, Your Long Journey’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한 공간에 연결한듯하다. 결코 녹록치 않은 여행이나 인간은 이에 맞서 응전하고 전진한다. 마치 전투적 구호처럼 여겨질 것 같은 세계관이건만 막상 40m 길이의 이 작품은 균형 잡힌 유닛들의 경쾌한 긴장감으로 즐겁다. 특히 각도를 달리해도 흩어지지 않는 동세와 예술적 곡선들은 고도로 공학적이다. 너무 완벽해서 살짝 비현실적인 인생이긴 하다. 이 작품은 조각과 공간이 서로 돕는다. 빌딩의 2층에서 4층에 이르는 계단과 천장의 작품명은 ‘天·地·人(천지인)’이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실 때 모음의 기본 3자를 天·地·人으로 삼으시니 천(ㆍ)은 하늘이요, 지(ㅡ)는 땅이며, 인(ㅣ)은 사람이라. 하늘·땅·사람이야말로 세상의 궁극이라 여기셨다. 2층에서 4층을 오르는 유리계단은 천장의 은하수 조명과 환상의 짝꿍이다. 계단을 오르는 인간이야말로 땅과 하늘을 잇는 유일하며 소중하고 그럼에도 겸손해야 하는 존재임을 경험해본다. 다만 오르고 내릴 시 치마를 부여잡는 수고를 잊으면 살짝 곤란하다. 그 외 신현중의 작품 ‘뿔 있는 우제류를 위하여’, 아프리카 여행 시 대지의 원초적 생명력과 창조성에 매료당했다는 신상호의 분청사기 작품 ‘Head 2000’, 테라코타 작업으로 스케치 없이 완성한 주인공에 아크릴 물감을 칠하고 소품으로 완성하여 제작한 히로토 키타가와의 인형 같은 작품 ‘Akemi Hiiragi’ 등이 있다. 이들을 모두 훑어보다 보면 세화미술관에 이른다. 세화의 정체성은 ‘미디어 아트 전용 전시관’이다. 그간 ‘움직이는 갤러리-미디어 아트 상영전’으로 서정적 일러스트 감성과 역사, 시간을 함께 담은 연작들이 이어졌다. 모두 온라인 갤러리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최근 세화에서는 데이비드 살레, 알렉스 카츠 등이 참여한 ‘정물도시전’이 열리고 있다. 그간 세화가 일관되게 쌓아온 도시기획전 연작의 네 번째 ‘도시전’이다. 세화의 장점은 얄팍한 호주머니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저렴한 관람료나 무료전시가 많다는 것이다. 시멘트와 미술의 만남, 성곡미술관 세화에서 나와 길을 건너 서울역사박물관 우측 골목으로 걷기 5분 정도면 성곡미술관이다. 쌍용그룹의 창업자 성곡 선생을 기리며, 선생이 거주하던 자택을 미술관으로 개관한 성곡미술관은 경희궁 뒷길에 위치한다. 일단 조용하다. 특히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이 사계절 각기 다른 색채로 다가오는 미술관 밖의 미술관으로 명성이 높다. 수년 만에 다시 찾아도 나무들이 조금 낯선 것 말고 평화와 고요의 기운은 그대로였다. 미술관은 좌우 양쪽으로 지하 1층·지상 3층의 건물 두 채가 가운데 조각공원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다. 성곡미술관은 1995년 ‘시멘트와 미술의 만남(Fusing Cement in Art)전’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는 안도타다오 같은 건축가들의 작업에 힘입어 시멘트에 대한 인식이 예술적 가치와 호응하지만, 당시만 해도 각종 매체에서 화제가 될 만큼 신선한 발상이었다. 성곡은 젊은 작가들을 몹시 사랑한다. ‘성곡에서 작가상 받을 정도면 미술계에서 작품을 인정받았다’고 자부할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성곡만의 또 다른 자랑은 사진·패션·디자인·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기획전시이다. ‘제12회 공간 국제 판화 비엔날레’, ‘사진의 힘, 21명의 프랑스 현대 사진가들’, ‘앙드레 케르테츠전’ 등은 작가와 대중의 거리는 좁히고 일상을 예술로 초대하는 수준 높은 전시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을 좋아한다면 성곡의 전시를 눈여겨 볼일이다. 작품에 공간을 더해, 야외조각전시장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아이디어를 건져 올렸다면 현대인은 미술관에서 크고 작은 영감을 얻어낸다. 작품의 예술적 감동에 공간을 얹어 받기 때문일 것이다. 성곡은 공간의 아름다움으로, 전시가 없는 인터미션 타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마당에 들어서면 저절로 야외작품으로 발길이 간다. 개인적으로 구본주의 작품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성곡은 충분하다. 리얼리즘 조각의 대표주자 구본주는 노동하는 인간의 곡진함과 슬픔·저항을 대중에게 전한 예술전사였다. 그의 작품에서는 늘어진 주름과 굽은 어깨, 힘줄이 솟은 팔뚝 등이 살아서 꿈틀거린다. 구겨진 넥타이와 양복 위에 고함치듯 입을 벌린 작은 머리의 남자 ‘생존의 그늘’ 앞에 서면 ‘갑오농민전쟁-저항’, ‘혁명은 단호한 것이다’, ‘아빠의 청춘’ 등의 작품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들은 모두 한 가족이다. 구본주와 함께 한국 근현대사를 달려온 인물들이다. 조성묵은 버려진 의자를 슬퍼한다. 수많은 의자 모빌과 거대의자인 실험적인 작품들로 베니스·독일·이탈리아 등 국제무대를 침공하였다. 작품 ‘메신저 951595’의 두 의자는 돌다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다. 징검다리는 시멘트, 의자는 브론즈이다. 그의 작품은 인간소외에 대한 연민일까, 희망일까? 쓰레기를 유리상자에 넣어 예술품으로 승화시켜 ‘집적예술’의 표본으로 거듭난 아르망의 ‘expressissimo’ 작품은 일단 멋지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폐품을 달고 고뇌하는 돈키호테 같다. 나무작가 이재효의 작품 ‘0121’은 성곡의 심볼마크와 같다. 버려진 나무들을 꼬았을 뿐인데, ‘나무가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재료가 가진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다는 작가의 나무 다루는 기술이 신의 경지에 올라 있다. 이들 작품은 멀게는 1995년부터 2016년까지 이곳에서 사시사철 비와 바람, 추위와 더위에 노출된 상태로 서 있었다. 상당 부분 훼손되어 사랑하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는데 2016년 금융그룹 BNP파리바(1994년부터 프랑스 베르사유궁전·퐁피두센터·오르세미술관 등 2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보존·복원해 내고 있다)가 작품 7점에 대한 보존·복원작업을 지원하여 원래 모습을 살려내었다. 시작은 시멘트였으나 꾸준한 전시작업으로 사대문 안 최상의 인지도를 다져왔던 성곡미술관은 어린이 관람객이 많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조각공원 카페는 아주 작은 규모임에도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아왔다. 비나 눈이 오는 날은 특히 최상의 풍경을 선사한다. 최근 성곡의 매각소식이 들려 아쉬운 마음이 크다. 도심 속 휴식처 성곡이 사라질 수 있다니. 새것, 멋진 것 말고 옛것, 작은 것에서 안식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점점 공허해지고 있다.
[교사]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김광민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236쪽, 1만6,000원) ‘우리 사회에서 낙인찍힌 그들을 위한 변론’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자칫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을 무릅쓰고 이 책을 쓴 것은 사건의 원인을 알아야 범죄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만난 소년들은 하나같이 ‘경제적 어려움’과 ‘돌봄의 공백’ 문제를 떠안고 있었다. 환경만 탓할 수는 없지만, 폭력이 일상화된 소년들의 순응만 강요하는 게 옳은지 깊이 생각해볼 것을 요구한다. 인생 설계자의 공식 (하워드 H. 화이트 지음, 김미정 번역, 한국경제신문 펴냄, 276쪽, 1만7,000원) NBA가 주목한 대학 농구 선수였다가 부상으로 은퇴한 뒤에도 절망하지 않고,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 조던’의 부사장이 된 필자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전설적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이 단 한 번의 결정적 슛을 던지기 위해 수백만 번의 연습을 했듯 올바른 방향으로 지속해서 노력하면 누구에게나 최고의 순간이 찾아옴을 강조한다. 인생 보드게임 (박윤미·정인건 지음, 나무의마음 펴냄, 432쪽, 2만7,800원) 국내외 교사들에게 추천받은 150여 종의 보드게임 중 재미와 교육적 효과가 높았던 보드게임을 엄선했다. 52개의 보드게임을 전략적 사고, 수리력, 순발력과 집중력, 공간지각능력, 언어와 어휘력, 추리력과 상상력, 퀴즈와 상식, 행운 8개 영역으로 범주화해 소개한다. 저자는 보드게임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익하지만, 특히 4~10세 아이와 함께하기를 추천한다. 초일이 (임미현 지음, 이야기꽃 펴냄, 340쪽, 1만7,500원) 초등 1학년 생활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1학년 담임교사가 만화로 그려낸 학교생활 이야기다. 일기 쓰듯 아이들과 교사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냈다. ‘담쌤의 깨알팁’ 꼭지에서는 ‘편리한 실내화’, ‘알러지 있는 아이의 급식’, ‘배변 실수 걱정’, ‘방과 후 프로그램’, ‘입학 전 한글 떼기’ 등 부모들이 궁금해 할 여러 문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청소년] 상징으로 보는 세상 (김낭예 지음, 창비교육 펴냄, 228쪽, 1만5,000원) 우리 일상 속 31가지 대상이 상징하는 바를 다루는 청소년 교양서. 토르의 망치부터 유혹과 혁신을 뜻하는 사과까지 여러 상징이 생긴 이유와 의미 등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종교·신화·철학·세계사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구성했다. 여러 문화의 거리가 좁혀진 현대 사회를 좀 더 선명하게 이해하도록 이끈다. 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한국 독립운동사 (조한성 지음, 생각학교 펴냄, 280쪽, 1만4,000원) 1905년 외교권 박탈부터 1945년 해방까지, 약 40년의 한국 독립운동사를 소개한다. 교과과정과의 연계성을 높여 학습에 도움 받고 싶은 청소년과 교과서를 보완할 부교재가 필요했던 교사까지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각 독립단체들이 만들어진 과정과 독립운동가들은 그런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상세히 담았다. [어린이] 용과 함께 (하나가타 미쓰루 지음, 김남주 번역, 신은정 그림, 마루비 펴냄, 108쪽, 1만3,000원) 스스로 어른인 척 세상을 시니컬하게 바라보는 중1 주인공과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 후 용과 함께 살고 있다고 믿게 된 동생, 일에만 몰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참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동화다. 가족붕괴로 그 가치를 잃었을 때 그 구성원들, 특히 어린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보여준다. 웃는 얼굴 쿼카 (수수아 글·그림, 작가정신 펴냄, 40쪽, 1만3,000원) 우리에게 ‘웃는 얼굴’로 알려진 귀여운 동물 쿼카는 사실 멸종 위기종이다. ‘웃는 표정’이라는 것도 사실 인간의 관점일 뿐.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에서 구조돼 다시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가는 작은 동물 이야기를 통해 쿼카를 비롯한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여러 동물들이 진짜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할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도 ‘4월은 잔인한 달’일 수 있다. 4월은 새로운 또래집단의 파악이 끝나고 서서히 아이들의 성격이 드러나는 시기이며, 학생끼리 또는 교사와 학생사이에서 하나둘 갈등문제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하는 때이다. 그래서 집단에서 밀리느냐, 주도권을 잡느냐,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느냐, 외톨이가 되느냐의 윤곽이 나타나고, 2박3일 동안 숙식을 함께해야하는 체험활동·수학여행 등이 끝나면 학급의 또래관계는 확연히 드러난다. ‘관계성 검사’는 학기 초에 실시하면 좋은 그림검사이다. 간단한 도형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인간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또래관계(대인관계) 성향을 파악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담임교사를 힘들게 하는 ‘일진놀이 유형’, 즉 교실분위기를 주도하는 학생이 누구인지, 학교폭력 가해·피해 가능성이 있는 학생,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 있는 학생, 친구에게 과도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 또래는 물론 가족에게까지 소외되어 고립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 등을 짐작할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을 예방할 수도 있다. ‘관계성 그림검사’ 실시방법[PART VIEW] ‘관계성 검사’의 최대 장점은 쉽고,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이다. △와 ○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인간관계를 나타낼 수 있어 그림에 다소 거부감이 있거나 방어가 심한 학생에게도 간단히 실시해 볼 수 있다. 관계성 그림검사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이번 호에서 소개하는 검사는 심리극의 창시자인 제이콥 모레노(Jacob Moreno)가 제안한 소셜 아톰(Social Atom)이다. 실시방법은 다음과 같다. - 준비물: A4 용지, 연필(볼펜도 상관없음. 크레파스, 색연필, 사인펜 등 모든 필기구 가능) - 실시방법 ① A4 용지와 필기구를 제시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유도한다. ② 다음의 지시문에 따라 그림을 그리게 한다. “내가 여자면 종이에 나를 ○로 그리세요. 남자면 △로 그려주세요.” ※ 주의해야 할 점 - “동그라미(세모) 안에다 그려요, 밖에다 그려요” 등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정해진 건 없어요. 그냥 마음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고 싶은 곳에, 그리고 싶은 크기로 그리면 됩니다”라고 답한다. ③ 자기를 표현하는 ○와 △를 다 그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의 지시문을 제시한 후 그림을 그리게 한다. “자, 지금부터는 당신의 머릿속에서 인물들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족·친척·친구·지인·선배·후배·선생님 등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그려 넣으세요. 남자는 △로, 여자는 ○로 표현합니다. 이름은 본명을 써도 되고 이니셜, 별칭 등을 써도 됩니다.” ※ 참고사항 - “나와 심리적으로 가깝다고 생각되면 가깝고 크게, 심리적으로 멀다고 생각되면 멀고 작게 그려보세요”라고 지시를 내릴 수도 있다. 장단점이 있는데, 필자는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똑같은 크기가 아닌 크고 작은 크기로 다양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지시사항이 아이들의 심리를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④ 모든 학생이 그림을 완성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의 지시문을 제시하여 그림에 표시하도록 합니다. “모두 그렸다면, 이제 그린 순서를 표시해봅시다. 제일 처음 그린 ○(혹은 △), 즉 나를 제외하고 종이에 그린 순서대로 숫자를 적어주세요.” 세모와 동그라미가 주는 의미 ○는 여자, △는 남자이다. 어떤 아이는 종이 중앙에 아주 큰 동그라미(세모)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아주 작게 그려 넣기도 한다. 자신을 어느 위치에 얼마만한 크기로 그리는지를 통해 자아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처음 그려진 △와 ○를 중심으로 그려지는 다양한 크기의 △와 ○는 가족·친구·지인들이다. 분포되어 있는 형태·숫자·거리 등으로 또래관계 및 대인관계를 맺는 유형과 특징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그림 1처럼 종이 중앙에 자신을 표시하며, 부모·형제·자매를 포함하여 10~15개 정도의 △와 ○를 그린다. 이름을 적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부모의 명칭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많은 동그라미와 세모 속에 친구만 있을 뿐 가족을 찾을 수 없다면, 가족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해 또래집단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가족관계와 또래관계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면, 문제행동(늦은 귀가, 학교생활 소홀, 가족갈등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족이 어디에, 어떤 크기로 위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림 2처럼 나 안에 △와 ○를 그려 넣기도 하고, 그림 3처럼 선에 걸쳐져 있기도 하다. 물론 그림 1·2·3이 한꺼번에 혼재하는 경우도 흔하다. 간혹 자신을 중심으로 일렬종대로 배치하거나, 자신과 △와 ○를 선으로 이어 놓는 경우도 있다. ‘관계성 그림검사’의 기본적인 해석지침은 다음과 같으며, 자세한 내용은 실제 사례와 함께 살펴보자. - 나를 중심으로 위쪽에 있으면 나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 - 나를 중심으로 아래쪽에 있으면 나에게 영향을 받는 사람 - 나 안에 있으면 의존도가 높거나 동일시할 가능성 - 그린 순서와 거리는 나와 가까운 정도 실제 사례로 알아보기 ● 건강한 관계 그림 (1)·(2)·(3)·(4)의 관계도는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건강한 관계로 본다. 가족구성원이 순위 안에 들어있거나, 나를 중심으로 위쪽 혹은 같은 라인에 위치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1)은 나를 중심으로 둘러싸여 있고, (2)는 나의 위치가 중앙에 위치하지 않으며, (3)은 나 안에 배치되어 있다. (4)는 나의 크기가 (1)· (2)·(3)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나의 크기는 자신감·자아존중감·성격과 연결 지어 볼 수 있다. 그림 (1)·(3)와 그림 (2)·(4)의 친구 숫자가 차이 나는 것을 보아도 유추가 가능하다. 나와의 거리는 친밀도와 관련 있다. 그림 (4)에서 나는 현아·예지·혜미보다 은지·동준·주원과 더 친할 수 있다. 그림 (3)처럼 나 안에 △와 ○가 그려져 있는 경우는 의존적 성향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가족이 최우선 순위로 표시되었고, 친구의 수도 적절하다. 밖에 그려지는 것보다 의존적 성향이 있을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크게 위축되어 있거나, 뭔가를 결정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그림 (5)처럼 가족구성원이 없는 상태에서 나를 꽉 채운 동그라미가 있고, 그 안에 또 다른 ○와 △가 있다면 의존성 혹은 과도한 집착, 상대방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 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 일렬종대로 친구를 늘어놓은 관계도 그림 (6)·(7)은 담임교사들이 눈여겨봐야 할 요주의 인물이다. (6)을 보면 커다란 나 밑에 가족들이 있고, 친구들은 그리기가 귀찮았는지 한꺼번에 ‘친구들’이라고 적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자면 리더쉽이 있는 학생, 부정적으로 작용하면 교실분위기를 주도하는 아이들의 유형이다. 특히 (7)처럼 가족은 보이지 않고 친구들만 일렬종대로 배치한 경우 센 척하며, 교사와 힘겨루기를 하고, 수업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든다. 이런 학생이 학급 주도권을 잡으면 담임교사는 일 년 동안 마음고생을 한다. 덩치 큰 고등학교 남학생이라면 무섭기까지 하다. 여학생도 마찬가지이다. 눈을 부릅뜨며 큰소리로 악을 쓰며 달려들면 순간적으로 ‘얼음’이 된다. 학교현장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이라면 모두 수긍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꽤 무섭다는 것을. 그래서 섣불리 건드리는 것은 위험하다. 학기 초 관계도 검사에서 그림 (6)·(7)을 발견하면, 전략을 짜야한다. 발 빠르게 먼저 움직여야 한다.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적어도 ‘적’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감정적으로 대하지 말고, 상황은 이해하되 원칙과 공정에 초점을 두고 일관성 있게 지도해야 한다. 또한 이런 학생들은 자기중심적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또래관계 역시 왜곡된 경우가 많다. 학급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아이는 없는지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 관계도에 친구가 너무 적거나 많을 경우 관계도에 가족도 친구도 없이 고양이나 강아지만 그려 넣는 경우도 있다. 그림 한 장으로 외로움과 우울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학교적응력이 부족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교폭력은 담임교사가 관심을 갖고 강조하는 만큼 줄어든다. 만약 그림 (6)·(7)과 그림 (8)·(9)가 동시에 발견된다면 학급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반대로 너무 많게 그려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명이 표시되어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다. 마치 ‘저도 친구가 있어요’라고 애쓰고 있는 듯 보인다. 진짜가 아닌 쇼윈도, 즉 (8)·(9)와 마찬가지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 수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10)·(11)은 친구들과 관계맺음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친구들에게 자신을 맞추고, 희생하며, 끌려 다닐 수 있다. 혼자 남겨지는 것보다 그렇게라도 관계를 맺고 싶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림 (8)·(9)보다 우울감이 더 클 수 있다. ● 단 1명만 그려져 있는 관계도 (12)처럼 단 1명만 그려져 있다면, 만약 이성친구라면, 게다가 여학생이라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 받지 못했던 정서적 위로와 관심을 1명의 이성친구에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가스라이팅과 데이트폭력을 당하더라도 사랑으로 착각해 빠져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임신과 출산으로 학교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동성친구라도 마찬가지이다. 친구와 갈등이 생겨 사이가 멀어진다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타격이 올 수 있다.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자퇴를 하거나,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협소한 또래관계가 의심되는 경우 위클래스나 지역상담센터와 연계하여 사회성훈련을 받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음영이 표시된 관계도 그림 (13)처럼 음영이 들어간 경우도 간혹 나온다. 그림검사에서 음영은 부정적 의미로 본다. (13)의 그림에서 음영은 △, 즉 남자이다. 작게 표시된 그림크기와 그렸다 지운 첫 번째 ○, 즉 나의 크기와 위치로 자아강도가 높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어릴 때’라는 추가 설명도 유의미하다. 학대가 있었거나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지,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지 반드시 상담을 거쳐야 할 학생이다.
울산시교육감 재·보궐선거에서 진보 성향 천창수 후보가 당선됐다. 천 후보는 고 노옥희 전 울산교육감의 남편이다. 6일 오전 선거 개표 완료 결과, 천 당선인은 득표율 61.94%(15만 3140표)를 기록하며 득표율 38.05%(9만 4075표)에 그친 김주홍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경남 김해 출신의 천 당선인은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 서울과 울산에서 19년간 평교사로 근무했다. 지난해 말 노 전 교육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자 울산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는 천 당선인을 진보 진영 후보로 추대했다.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내세웠던 노 전 교육감의 교육 철학을 이어가겠다며 선거에 나섰다. 천 당선인은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지 항상 살피고 고민하겠으며,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이 우리나라 공교육의 표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천 당선인은 ▲기초학력 향상 ▲2024년 사립 유치원 무상교육 ▲중·고 신입생 체육복비 지원 ▲중·고 교복비 30만 원 지원 ▲학교 급식실·체육관 공기순환기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임기는 당선일부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2026년 6월 3일까지 약 3년 2개월이다.
사제동행 한국교총 원격교육연수원(이하 사제동행)이 최근 자체 운영 중인 연수 콘텐츠를 활용해 교육 전문기관을 대상으로 신규 원격연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제동행은 교육서비스업체인 ㈜창의와 탐구(대표 염만숙)와 제휴를 맺고 창의와탐구 본사 및 센터 강사를 대상으로 한 원격교육을 위탁‧시행한다. 기간은 4~12월까지이며 연간1000여 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창의와탐구는 국내 최대 영재교육‧융합창의력‧유아교육 전문 기관으로 와이즈만 영재교육 센터 120곳, 와이키즈 센터 50곳을 운영 중이다. 이번 협력 사업을 바탕으로 사제동행은 연수 콘텐츠를 활용하여 다양한 기관연수에 적극 활용할계획이다. 김재철 교총 종합교육연수원장은 “사제동행에서 운영 중인 연수 콘텐츠의 우수성 및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사제동행 콘텐츠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향후 학부모 온라인교육, 실시간 라이브톡 연수 등 협력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와 교육부는 2023년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을 진행한 결과 48개 전문대학에서 학생 338명을 선발했다고 6일 밝혔다.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은 전문대학생들에게 전공과 연계한 해외 현장학습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핵심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지원하는 정부 지원 사업이다. 올해 일반선발(자유공모, 지정공모, 창업트랙)을 공모한 결과 48개 전문대학 1042명이 응시해 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참가 학생들은 국고지원금을 통해 해외 현장학습에 따른 항공료, 연수비, 체재비 가운데 500~900만원을 지원받는다. 국고지원금은 권역별(미주·유럽, 일본, 아시아 등) 기준·저소득층 추가지원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참가자가 받는 최종 지원금은 대학 대응투자(20% 이상)에 따른 대학 자체 지원금을 합해 확정된다. 선발 학생이 글로벌 현장학습 수행에 무리가 없도록 어학교육을 포함한 ‘파견 전 사전교육’ (어학, 인성, 직무, 문화, 안전교육) 등 총 50시간 이상의 사전교육 후 파견이 이뤄진다. 국가별 파견 후에는 현지 적응교육(4~8주)과 전공 관련 산업체 현장실습(8~12주) 등 총 16주로 구성된 국외 현장학습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올해 사업은 국가 혁신성장을 선도하기 위한 디지털(신기술)분야 신규 지원,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 내 해외 창업트랙 운영 확대 등 코로나 이후 국내대학의 참여 기회 확대 및 해외 진출 활성화 지원 체계를 강화했다. 조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 실장은 “학생 전공과 연계된 해외 선진 직무의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글로벌 역량 및 취업 역량을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적 곤란, 기초학력 부진, 심리 정서 위기, 아동학대, 학교폭력 등 복합적 어려움을 가진 고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굴해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된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고위기 학생 해소를 위한 맞춤통합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올해 19개 시범교육지원청, 96개 선도학교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위기 학생발굴부터 신청, 접수, 진단, 지원, 관리를 개인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체계다. 기존에 시행되던 교육복지 차원에서 진행된 지원의 경우 개별 사업이나 정책별로 독립돼 학교나 교육청에서 학생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거나 맞춤형 지원이 어려웠다. 지자체나 민간기관과 협력하기도 쉽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1~2월시범교육지원청 운영을 희망하는 교육지원청 교육장, 과장, 담당자들과 2023년 선도학교의 학교장, 교감, 담당교사, 교육복지사 등을 대상으로 문제해결형 사례 체험과 학생 중심 통합지원 우수 사례 공유 등 역량 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시범교육지원청과 선도학교에게 3년간 전문 자문단을 지원한다. 시범교육지원청은 학교로부터 보고된 고위기 학생을 여러 협력 체계를 통해직접 돕는 한편, 학교가 조기 발굴 및 예방 등의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선도학교에서는 ‘학생 맞춤 통합지원팀(가칭)’을 구성해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조기에 위기 학생을 찾아내고 돕는 체계를 갖춘다. 서울방화초의 경우 교장이 총괄을 맡고기초학력, 다문화, 탈북, 상담, 보건, 교육복지, 진로, 영양, 담임교사 등이 통합지원팀으로 구성됐다. 회의 구성원은 학생 사안 및 여건에 따라 다르게 운영된다. 교육부는 현장 적합성과 수용성이 높은 운영 모델들이 나오면 현장에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학교와 교사, 지역사회의 모든 자원을 연계해 통합 지원을 할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교총(회장 김광섭)이 다음 달 13일 진주학생체육관, 진주교대 체육관에서 ‘제1회 경남교총회장배 남교원동아리 배구대회’를 개최한다. 교총 회원의 친선과 화합, 소통과 공감을 목적으로 한 대회는 9인제 경기로 진행되며, 참가팀 중 70% 이상이 교총회원에 가입해 있어야 한다. 신청서를 작성해 21일까지 이메일(gnfta@hanmail.net)로 보내면 된다. 김광섭 회장은 “스포츠를 통해 교원들의 건강도모와 건전한 여가선용 기회를 제공하고 도내 동아리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대회를 준비했다”며 회원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충북교총(회장 김영식)은 1일 청주 상암동에서 ‘충북교총 도심 속 힐링 주말농장’ 파종식을 갖고 올해 주말농장 운영을 시작했다. 충북교총 회원을 위해 시작된 주말농장은 청와영농조합법인과 계약을 통해 50여 가족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교총 지원과 일부 수익자 부담으로 11월 말까지 자유롭게 주말농장을 가꿀 수 있다. 충북교총 주말농장은 회원의 참여도가 높아 매년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식 회장은 “텃밭 가꾸기를 통해 교육 가족이 소소한 기쁨을 누림으로써 회원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근 개설한 충북교총 카카오 채널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회원 복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에 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중등의 경우 2018년 입학생부터 적용되었고, 7년이 지난 시점인 2022년 12월 22일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새로이 고시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5년 중등 입학생부터 적용된다. 학교교육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이 변경되면 교사와 학생들의 학교생활에도 큰 변화가 오게 된다. 새로운 변화는 익숙해지기까지 적응시간이 필요하지만, 급속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려면 교육혁신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특히 고등학교에서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의 완성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 개념은 7차 교육과정 이전부터 도입되었으나, 과목 개설의 주체가 학교에 머물러 있었고, 학생의 선택권은 학교가 설정한 이수 트랙을 선택하는 수준이었다. 문과와 이과가 이에 해당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문·이과의 구분 없이 학교가 개설한 다양한 과목 중에서 학생이 선택하는 체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학생의 과목 이수 기준이나 졸업의 학점량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2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졸업에 필요한 3년간 최소 학점량1이 명시된다. 고교학점제의 근간이 되는 법 개정은 총론 고시 이전인 2022년 3월 22일에 이루어졌다. ●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 신설 _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2조의3(학점제의 운영 등) 법 제48조 제3항에 따른 고교학점제(이하 ‘고교학점제’라 한다)의 운영,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이 졸업에 필요한 교과목 이수의 인정 기준과 학점 수 등에 관한 사항은 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교육과정의 범위에서 학칙으로 정한다(본조 신설, 2022.3.22.). ● 총론의 과목 이수 기준 신설[PART VIEW]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의 과목 이수 기준이 신설되었다. 특히 학점 이수 대상은 교과목뿐 아니라 창의적체험활동까지 포함함을 예고하고있는데, 각 과목별로 수업횟수의 일정 분량(2/3 이상)을 출석하였는지와 학기말 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40점 이상) 취득하였는지를 검증하여 충족하지 못하면 미이수하게 되는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일정 수준 이상 학업을 성취하도록 책임교육을 강화하여야 하며, 학생들 역시 기존의 연간 190일 수업일수 중 2/3 이상 출석방식보다 더 강화된 형태의 책무성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미이수 과목이 발생한 학생의 진급 여부는 어떻게 될까? 2021년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에 따르면, 기존 연간 수업일수 190일의 2/3 이상 충족 여부에 따른 진급은 그대로 유지하되, 총 이수 학점인 192학점은 졸업에 필요한 요건으로 적용된다. 특히 학교에서는 학생의 미이수 예방에 중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운영하되, 미이수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충이수를 통해 학점을 취득하도록 하여, 최소 학업성취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에 대한 책임교육을 강화한다. 보충이수는 별도 과제 수행, 보충과정 제공 등 본 과목의 내용이나 수업량을 축소하여 수강하는 방식이며, 대학과 같이 미이수 과목을 다음 학기나 학년도에 수강하는 재이수 방식은 장기적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보충이수는 학업결손 보완뿐 아니라 학습동기 부여 등을 고려하여 개별학교 또는 교육(지원)청 프로그램, 온라인과정 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한다. 보충이수 후 부여되는 성적에는 상한선을 두어 성취도 E를 취득할 수 있다. 2025년부터 본격적인 적용을 하기 전에 2023학년도와 2024학년도 입학생 대상 국어·영어·수학의 공통과목4에 한하여 최소 성취수준 보장이 적용된다. 그러나 이 시기는 과목 이수 기준(미이수)이 졸업에 적용되기 전이므로 학생의 자발적 참여에 근거하여 지도하여야 한다. 내신평가와 입시제도의 변화 예고 대입제도는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눌 수 있고, 수시는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일반고 진학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학생부교과전형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은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등급 평균5으로만 거의 반영되기 때문에 정성적인 기록이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매 학기 정기고사에서의 상대적인 등급 취득이 향후 대학진학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등학생들은 입학하는 순간부터 내신등급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런데 내신등급은 수강자 수가 많은 과목일수록 1등급 배정 인원도 상대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희망이나 적성을 고려하여 과목을 선택하기보다 내신에 유리한 과목, 혹은 높은 수능등급을 얻기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2025학년도 입학생부터는 모든 선택과목을 내신등급 산출 없이 성취평가제로 변경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 외 세부적인 변화 사항들 ● 학기 단위 과목 편성·운영 과목별 성적 산출은 학기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면 학생들의 과목 이수와 학점 취득이 한 학기에 완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다음 조항이 추가되었다. 이제 공통과목은 물론 수능 과목인 일반 선택과목을 학년제로 2개 학기에 나누어 운영하던 방식에서 앞으로는 모든 과목을 1개 학기에 완결해야 하므로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도 모든 과목을 각 학기마다 작성해야 한다. ● 1학점이 17회에서 16회로 감소 교육과정상 한 학기는 17주를 기준으로 하며, 따라서 1학점도 17회를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수업일수는 190일 그대로이면서 1학점이 16회로 줄어들게 되면 학기말 여유 주간이 발생한다. 이 시기에 미이수 학생을 위한 보충지도 혹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 융합 선택과목의 신설 고등학교에 융합 선택과목이 신설되면서, 전체적으로 과목 수가 증가하였다. 이 현상은 고교 교사의 교재연구와 준비가 더욱 치열해져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융합 선택과목은 본인의 전공과 다른 전공과의 융합, 혹은 수능 위주의 지식교육에서 미래사회에 대응한 다양한 방식의 교수·학습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와 교육청 주도의 사전 연수가 필요하다. 교과서 개발이 교과교육 연수에 선행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나오며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고교학점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며, 평가방식도 성취평가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상대적으로 비율을 정한 내신등급이 대학 진학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학생들 입장에서도 큰 변화가 있다. 기존에는 당일 학교에 와서 수업을 한 시간도 듣지 않고 5분 만에 조퇴하여도 출석일수로 인정되어 2/3 이상 충족하면 졸업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달라진다. 교사들 입장에서도 모든 학생의 기본학력을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초·중학교에서는 과목별 이수 기준 없이 출석일수 기준만 적용하여 진급과 졸업을 하다보니 고등학교에 와서 과목마다 최소 성취수준을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고등학교 이전 학교급에서도 기본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더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가 교육을 하는 이유는 학생을 단순 경쟁시키거나 무의미한 졸업장을 취득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모든 학생에 초점을 두고 사랑하는 제자들이 고등학교 생활을 통하여 어떻게 성장할 것이며, 학교는 무엇을 더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제 학교급식 파업은 매년 실시하는 학교의 연중행사처럼 익숙해지고 있다. 매년 교육청 임금협상과 더불어 복리후생 및 처우개선 등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급식조리원·조리사·영양사는 정규직 공무원과 급여에서 차이가 난다며 매년 파업을 벌인다. 알다시피 현재 학교현장에는 교무실에서 근무하는 일반교사와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행정직 공무원 외에도 행정실무사·과학실험실습 보조원·사서실무사·돌봄전담사·방과후학교 도우미 등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교사와 행정직 공무원은 어려운 공무원 시험제도를 통해 임용되었지만, 다른 일반 행정실무사와 나머지 보조원들은 대부분 학교 자체 채용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9급 공무원 급여와도 크게 뒤지지 않을 만큼 복리후생 및 처우개선이 이루어졌다.그 결과 지금은 비록 비정규직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무기계약직으로서 대우는 준공무원 수준에 이른다. 주요 선진국은 학교급식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그렇다면 학교급식과 관련하여 해외 선진국들은 파업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은 필수 공익사업제도를 운용하지 않는 대신 모든 산업 분야에서 파업 시 대체근로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있다(표 1 참조). 특히 미국은 파업이 발생하면 신규인력을 채용, 즉시 대체인력으로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일본은 판례에 따라 학교에서 파업 강행 시 법원에서는 대부분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과 교육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노동조합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와 교육부에서는 학교를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고, 정부와 국회는 대체근로가 상시 가능하도록 「노동조합법」 개정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노동자의 권리만 중요하게 생각할 뿐 사용자인 학생들의 교육적인 피해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회적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임금근로자 1,000명당 파업에 의한 근로 손실일수가 가장 높아서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체 근로제도가 법률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아이들을 볼모로 매년 총파업 매년 되풀이되는 학교급식 파업문제를 바라보는 교육청과 자녀를 둔 학부모의 시선은 곱지않다. 하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매년 총파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학교급식 종사자들의 파업기간에 학교현장은 어쩔 수 없이 단축수업을 실시하거나 부실한 빵과 주스, 개인 도시락으로 대체 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학교 밖에서 주문한 단체도시락은 학교 안으로 들어올 수 없게 되어 있다.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담임교사의 묵인 아래 단체 도시락을 맞추는 일도 있다. 문제는 모든 학생이 도시락을 먹으면 크게 상관이 없지만, 일부 학생은 도시락을 못 먹기 때문에 서로 간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교육적인 학교급식 파업을 학기 중에는 실시하지 않도록 적극 요청하고 싶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 방학도 있고, 주말과 공휴일도 있는데 굳이 학기 중에 파업을 강행한다는 것은 아이들을 볼모로 파업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을 필수 공익사업으로 지정 필요 그러면 학교급식 파업문제를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 매년 지속되는 급식 파업을 막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을 즉시 개정하여 학교급식을 필수 공익사업으로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학교급식이 공공시설인 수도·철도·전기·가스·병원·석유 등과 함께 필수 공익사업으로 개정되면 급식 대체인력을 즉시 투입하고, 최소인력만 남기고 파업을 실행할 수 있기에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교급식을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물론 노동자의 파업에 대한 권리는 법으로 보장되어 있어서 파업권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이에 견주어 학생들의 학습·돌봄·급식 등의 권리도 보호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처럼 계속해서 학생을 희생양으로 삼아 급식 대란을 일으키고, 학부모에게까지 큰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파업행위는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계속되는 학교급식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동조합법」을 즉시 개정하여 학교가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성과 인성이 조화로운 창의적·협력적·능동적 인재육성을 교육목표로 지난 2005년 개교한 서울불암고등학교(교장 한홍렬).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경영마인드와 뛰어난 교사진, 우수한 교육시설을 갖춘 명문 고등학교로 우뚝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공동체의 만족도가 높은 학교로 정평이 나있다. 자율·책임·배려가 있는 생활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불암고는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대비 수업 및 학교경영 혁신방안 연구학교로 지정돼 6년째 운영 중이다. 2022년부터는 학생들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상상하고, 만들고, 공유하는 메이커교육 모델학교도 겸하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궁금하다면 불암고로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지정된 불암고는 ‘공교육의 새 지평, 명문 불암’의 비전 아래 3단계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단계는 수준 높은 정규수업, 2단계는 사교육 절감 효과가 있는 방과후학교, 3단계는 학생 자기주도성 신장이 그것이다. 이뿐 아니다. 2014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2016년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우수학교’, ‘서울 독서교육 대상’을 표창 받았으며, 2017년 ‘서울진로교육 대상 우수학교’, ‘서울과학교육 대상 우수학교’로 선정되는 등 체계적인 교육활동을 인정받았다. 2017년부터 4년간 축적된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2021년부터는 공유캠퍼스 교육과정 주관 ‘생명과학실험’과목을 운영하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주요 정책들을 선도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단위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전문교과를 인근 3개 고등학교와 공유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기틀을 마련하는 성과를 올렸다. 학생의 끼를 찾고 꿈을 키우는 맞춤형 진학지도 불암고는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지도를 위해 ‘불암in’을 운영하고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보를 학생·학부모·교사가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학생들의 진로포트폴리오를 누적관리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이다. 또 맞춤형 진로체험활동 및 진로시간 운영으로 진로·진학교육을 강화하고 미래 4차산업을 주도할 창의·융합형(STEAM) 인재양성을 위한 코딩 및 메이커교육이 활발한 학교다. 아울러 협력적 독서교육과 연계한 토론·논술교육을 수행하여 학생주도성을 실천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 신장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학생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지원하는 고3 맞춤식 진학지도 프로그램으로는 인문논술반, 수리논술반, 적성기초반, 인문·사회·과학기술독해력 증진반, 수능모의·기출문제풀이반 등이 있다. 특히 고3 아침자율학습과 방학 중 ‘불암전환기교실’을 운영하여 학생 각자가 학습계획서 수립 후 자기주도적 학습이 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수능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뿐 아니라 개인별 맞춤식 면접지도, 모의면접 실시, 온택트 비대면 면접, 제시문 면접, 팀별 토의 면접, 서류 기반 면접 등 개인별 맞춤형 진학상담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내실 있고 충실한 교육활동 정평 불암고는 각계 명사 초청특강으로 학생들의 소양을 높이고, 활발한 독서활동으로 토론역량을 강화하는 등 내실 있는 교육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미래융합·창의 인재육성 STEAM 톺아보기 인문학·자연과학 특강인 학교로 찾아오는 명사 특강과 인문소양·창의탐구 프로젝트 운영으로 탐구발표대회와 토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논문작성 워크숍을 운영하며 독서인(讀書人)으로 불리는 탄탄한 독서토론·논술교육도 눈길을 끈다. 구체적으로 1학년은 도서관 활용 집중 독서, 2학년은 창의적 글쓰기, 3학년은 논술수업을 진행하며 전교생이 논문검색 DBpia 사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불암고는 정규동아리(48개)·자율동아리(10개)를 운영하고, 학교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봉사활동과 굿프렌즈(통합학급 학생 생활도우미) 등을 통한 인성함양을 실천하고 있다. 실력과 인성 갖춘 명문 고등학교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학교경영은 불암고가 왜 짧은 기간에 명문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이 학교는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생활지도를 위해 학칙 개정 공청회, 학생회장단과 학교장 간 간담회 등이 수시로 열린다.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 규정을 제정, 참여형 해솔자치법정과 같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도활동을 진행하며 민주시민의 기본소양을 학습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생활평점제를 시행하여 철저한 근태관리로 자기관리 및 공존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 속에 휴대전화, 흡연, 지각·결석 없는 3無 운동이 정착되는 등 전인적 발달을 돕는 면학 분위기가 잘 조성돼 있다. 불암고는 또 메이커교육 선도학교로서 학생들의 창의력 신장에도 힘을 쏟는다. 창의·융합형(STEAM) 인재를 기르는 미래형 스마트교실로 불암 MAKE 교실을 운영하고, 코딩을 위한 아두이노, 3D 프린터 등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실시간 온라인수업 및 실시간 학생 수업 참여 가능 시스템을 구축, 교실 및 모든 특별실에 무선 AP 상시 접속이 이뤄지고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수업도 가능하다. 전체 학생에게 Google Work Space 계정을 부여하여 수업자료 공유 등에 활용하며, STEAM 수업이 가능한 다공간인 도서관·다산1~3실·꿈담카페·한마루실·빛나래실 등 용도와 모형이 다양하게 구성된 것도 불암고의 자랑이다. 김지혜 연구부장은 “AI 연계형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수업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AI 장치와 물품들을 구비하여 상시 관련 활동이 가능하도록 개방해 학교 내 공간에서 AI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불암고는 또 학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원하는 자기주도학습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최고 시설의 자율학습실과 학생의 학습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자율학습실, 그리고 오픈형 꿈담카페를 학년별 각 층에 배치하여 자율적인 토의·토론을 가능케 한다. 학생 누구나 자유롭게 학습하며, 공정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가 숨 쉬는 불암고, 2023년 봄날의 모습이다.
‘세대’는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의 역할을 하게 되는 30년 정도의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대의 구분이 짧아지고 있다.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해당하는 MZ세대에 대해 많은 매체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한 세대이지만 그 안에서도 여러 차원으로 나눠지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런데 MZ세대를 묘사할 때 긍정적인 모습보다는 부정적이고 희화화한 경우가 많다. 밀레니얼세대들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는 요즘 애들. 사실 제목 자체만으로는 세태를 지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 그들에 대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번아웃은 1974년 정신과 의사 허버트 프로이덴버거에 의해 과로의 결과로 신체적 혹은 정신적 붕괴를 겪는 환자들에게 처음으로 진단되었다. 번아웃과 탈진(exhaustion)은 관련이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다른 범주에 속한다. 탈진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지점에 다다르는 걸 의미한다. 번아웃은 그 지점에서 며칠 동안, 몇 주 동안, 또는 몇 년 동안 더 나아가라고 스스로 몰아붙이는 걸 의미한다. _20p 요즘 세대에 대한 특징을 말하기에 앞서 ‘번아웃’에 대한 개념을 먼저 설명하고 있다. 탈진과는 또 다른, 자기 자신을 몰아붙이면서 더 지쳐가고 있는 사람들. 이 책의 챕터마다 소제목 상단에는 배터리가 줄어들고 있는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다. “처음 제가 바쁘다고 느낀 건 일곱 살 때였어요.” 1980년대 워싱턴 교외에서 자랐고, 스스로 혼혈이라 밝힌 케이틀린이 내게 해준 말이다. 처음엔 수영·티볼·미술 등 하루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방과후활동을 했다. 중학교에 들어갔을 무렵엔 과외활동에 대한 발언권이 생겼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무용과 연극에 전념했다. 맞벌이였던 케이틀린의 부모는 늘 풀타임으로 일했고 아빠는 자주 출장을 다녔다. 따라서 케이틀린을 각종 학원에 픽업해 주고 방과 후 숙제를 감독하는 건 오페어(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현지 가정에 머물며 아이를 돌봐 주는 사람으로, 주로 젊은 외국인 여성이다)의 몫이었다. 엄마는 성적에 대단히 연연하는 사람이었기에 A학점과 B학점이 아니면 용납할 수 없었고, 딸이 ‘올바른’ 친구들과 어울리는지 점검했다. “어른이 되어 보니,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케이틀린은 말한다. “그냥 쉴 때 죄책감을 느껴요. 대학에서는 학기당 18학점 이상을 듣고,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동아리활동과 자원봉사를 하고, 연극과 뮤지컬에 참여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면서도 뭔가 부족하다는 기분이었죠.” _67p 미국의 사례지만, 낯설지 않다. 우리 아이들의 일상을 보면 얼마나 바쁜가? 놀이터에 가면 아이들을 만나기 어렵다. 학교를 마치면 학원의 연속이다. 유치원 때부터 바빴던 아이들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더 바빠진다. 바쁜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탈진이 아닌 번아웃 상태가 되고 만다. 디트로이트 교외에서 자란 어맨다는 계획되지 않은 자유시간을 보내는 일이 아직도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2000년대 초에 대학에 가보니 그때까지 삶의 중심으로 작용해 온, 질식할 만큼 가득 찬 일정이 더는 없었다. 그녀는 회상한다.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제가 게으르고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제 가치가 의심스러워졌죠.” 오늘날 어맨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낀다. 불안 발작으로 응급실 신세를 진 뒤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하루쯤은 원하는 걸 해도, 온종일 넷플릭스를 정주행하거나 그냥 쉬어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심리치료사의 제안에 응하기 어렵다. 일이 아니라면 무얼 하고 싶은지 정말로 모르기 때문이다. _85p 자신이 번아웃인지 아닌지 테스트해보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해야 할 일을 어느 정도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불안하고 죄책감이 느껴진다면 번아웃 상태인 것이다. 너무도 바쁜 굴레 속에 있다 보니 그 관성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대학교육은 희소한 경험이었다. 돈 있는 집에 태어난 백인 남성이 아니라면 접근할 기회조차 없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수습이나 현장훈련을 통해 업무와 지식을 익혔다. 1940년에 25세 이상 미국여성 가운데 학사학위 보유자 비율은 4%에 그쳤고, 남성의 경우는 5.9%였다. 전체 인구 중 고등학교를 졸업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2018년엔 25세 이상 인구의 90.2%가 고등학교를 마쳤고, 45.4%가 준학사 혹은 학사학위를 지녔다). _105p 학력이 점점 높아지면서 고등교육이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밀레니얼세대에게 학업은 더 큰 부담으로 작동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미국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 대학을 진학하고 있다. 최근 70%대로 다소 내려가기는 했지만 2010년대 초반에는 82%가 넘기도 했다. 대학교육을 필수로 여기는 사회적 풍토는 가정으로 바로 이어진다. 소위 타이거 맘(Tiger Mom: 엄격한 계획 아래 자녀를 교육시키는 아시아계 부모를 일컫는 표현)은 언론에서 흔히 무신경하고, 자녀를 지배하려 들며, 자녀들을 대학을 위해 준비시킨다는 한 가지 목적에만 전념하는 비미국적인 부모로 묘사된다. 그러나 좋은 미국인들(다시 말해 중상류층 백인 미국인들) 역시 똑같이 행동한다. 대학에 대한 대화를 행복과 적응, 잠재력 실현이라는 수사로 가렸을 분이다. 미국 부모들이 덜 무신경한 편이지만, 둘 다 헛소리인 건 똑같다._122p 대한민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이민자들이 유난을 떤다는 식으로 비난하던 미국인들도 사실은 자녀들의 대학입시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요즘 세대들은 이러한 사회적 풍토 때문만으로 힘들어진 것일까? 수많은 밀레니얼의 유년기를 함께한 브랜드, ‘토이저러스’의 예도 있다. 2005년에 토이저러스는 3개의 사모펀드에 의해 인수되어 빚더미에 앉았다. 2007년에는 이익의 97%가 이자상환에 쓰였다. 현실적으로 이는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기술을 혁신하고, 점포를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전략을 고안할 시간이 없다는 의미였다. 사모펀드 소유주들은 토이저러스의 군살을 없앴고, 다음으론 뼈만 남겼고, 마침내 2017년에 파산시켰다. 점포들은 청산되고 모든 점원은 해고당했다. “사람들은 토이저러스를 죽인 주체가 아마존이나 월마트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토이저러스는 파산 직전 최후의 순간까지도 엄청난 수의 장난감을 팔고 있었다.” 독점 반대 운동가 맷 스톨러는 다음과 같이 적는다. “토이저러스를 파괴한 건 금융가들과 소유와 책임의 분리를 허용한 정책들이었다.” _182p 이어지는 장에서는 자본시장을 잠식하는 기업들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고 있다. 기업의 가치나 노동자들의 삶과 상관없이 투기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행태로 인해 건전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러한 욕심으로 뭉쳐진 기업들을 상대로 개인은 무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끝으로 이 책에서는 밀레니얼세대를 지배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문화를 지적하며 끝을 맺는다. 처음 아이폰을 샀을 때, 아무 때나 무엇이든 검색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이했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핸드폰에서 분리되면 환지통을 느낄 것 같다. 예전엔 집에 핸드폰을 놓고 와도 온종일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작년 주말여행을 떠날 때 집에 핸드폰을 두고 왔다가 엄청나게 붕 뜬 기분을 느꼈다. 각종 알림이 나를 어떻게 조종하는지 정확히 알면서도, 리프트앱으로 부른 차에서 내리며 주머니에 진동을 느낄 때 짜릿하다. 무슨 알림이지? 아, 리프트에서 운전자를 평가해 달라는 거군. 나는 찰나이지만 사탕처럼 달콤한 독약을 나에게 먹이기 위해, 레버를 누르는 실험용 쥐가 되어버렸다. _252p 삶에 편리함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스마트기기들은 어느새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그야말로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여러모로 힘들게 살아가는 요즘 세대…,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이 아닐까? 혼란함 속에서도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책의 후반부에 나온 작가의 경험은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이 책을 쓰는 도중에 나는 숲에 들어갔었다. 노트북을 충전할 태양 전지판을 미리 구매했다. 그리고 호숫가의 한 캠프장에서 인터넷 없이, 핸드폰 신호는 아주 좁은 구석자리에서 간신히 문자메시지만 전송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나와 원고, 책들, 감미롭고 넓은 웅덩이 같은 기나긴 시간뿐이었다. 매일이 거의 똑같았다. 기상하고, 개들과 산책하고, 몇 시간 일하고, 달리기하고, 점심을 먹으며 소설을 읽고, 개들과 또 산책하고, 몇 시간 일하고, 방금 쓴 글을 편집하며 맥주를 한잔하고, 개들에게 수영시키고, 텐트에 돌아가 소설을 읽고, 잠자리에 든다. 엿새를 이렇게 살고, 2만 단어를 썼다. 실제로 글을 쓰는 데 보낸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하루에 6~7시간이었을 것이다. 보통과의 차이점은, 내가 이 시간을 실제로 글을 쓰며 보냈다는 것이었다. 정신이 흐트러지면 개를 쓰다듬었다. 할 게 없었으니까. 아니면 그냥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쓰고 있던 원고로 돌아갔다. 집중력과 목표는 기적처럼 그대로 남아있었다._276p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학비노조) 총파업에 대해 한국교총이 정치권에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교총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을 볼모로 한 반복되는 파업, 이로 인한 급식‧돌봄 대란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이냐”며 “국회는 즉시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파업 시,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법 개정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특히 노조법 개정이 민생법안인 점을 강조했다. 학비노조의 연례화된 파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 학부모, 교원들의 고충을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노동자의 권리인 파업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노사 갈등에 학생이 피해를 받고 교사가 뒤치다꺼리에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파업에 대해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일반 기업, 사업장도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또 교총이 지난해 4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238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8.3%가 학비노조 파업에 반대했고, 학교 필수공익사업 지정과 대체인력 투입에 대해서는 86.2%가 찬성한 바 있다. 교총은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학교 필수공익사업 지정 등을 내용으로 한 ‘7대 교육현안 전국 교원 청원 서명운동’을 전개해 약 12만 명이 동참한 바 있다. 교총은 “정부와 국회가 법 개정을 외면하는 것은 급식‧돌본 대란을 계속 방치하겠다는 것으로 즉시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며 “노조법 개정을 위해 국회 대상 총력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