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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1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유아공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자들은 취학연령 1년 단축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학계, 현장 관계자들은 유치원의 유아학교 명칭 개정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발제를 맡았던 이일주 공주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여당인 한나라당과 대통령 직속기관인 미래기획위원회가 다른 대안을 보이는 것 같아 혼란스럽다”며 “지난 정부에서도 추진하다 그만둔 일을 경제활동의 촉진이란 명분으로 추진하는 것은 유아교육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 이 교수는 “현재 유아기의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고 이 중 91%를 부모가 부담하는 현행 유아교육체제를 두고 출산율을 높이려 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전제한 뒤 “유아교육 비중 중에서 OECD 가입 선진국 수준인 80% 이상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지 않으면 출산율을 제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아교육과 출산율 제고를 위한 장단기 정책과제와 관련해 이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국공립 단설 유아학교를 근간으로 하는 공교육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아교육 대상을 0~5세로 확대하고 유아교육과 보육을 관장하는 정부단체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합, 일원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혜손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엄청난 보육예산 투자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늘지 않는 것을 보더라도 보육중심의 저출산 대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 선진국이 유아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것을 모델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노의 서울교대 교수도 토론에서 “유치원의 명칭은 일제의 잔재이기 때문에 조속히 유아학교로 바꾸고 세계적인 동향과 맞지 않는 만5세 취학은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장명림 육아정책개발센터 정책연구팀장은 “정부가 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시키려면 만 5세 강제 조기 취학이 아닌 영·유아기의 교육과 보육을 공적 시스템으로 구축해 무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수희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취학직전 유아에 대해 교육비와 보육비 지원 1세 미만 영아에 대한 무상보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재정투자를 확대해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장이들이 사는 동화속의 작은 마을이 충북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에 숨어있다.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좁은 골목과 계단으로 연결되고, 색색의 담과 나무들이 조형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이원아트빌리지(http://www.ewonart.com)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원아트빌리지는 건축가 원대연 교수와 사진가 이숙경씨 부부가 '마을 만들기'를 주제로 조성한 자연과 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의 상촌미술관과 세미나실, 야외 행사장, 카페, 갤러리들은 골목과 계단을 통해 목련마당, 작은 숲, 뒷동산과 모두 하나로 연결된다. 건축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좁은 마당과 계단, 달동네를 닮은 골목길, 벽면의 구멍을 통한 소통, 동질감을 주는 여러 채의 지붕, 사방에서 들어오는 자연채광, 넓고 쾌적하게 느껴지는 열린 공간, 주변 자연과의 어울림을 모두 담고 있다. 한 바퀴 돌아보면 좁은 공간에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 많이 담겨있다는 게 신기하다. 또한 길이나 벽은 모두 통하게 되고 좁은 정원에도 숲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까지 눈뜬다. 공간 조형의 아름다움에 반하다보면 아트빌리지의 일부분만이라도 그대로 옮긴 정원을 하나쯤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저절로 생긴다. 이곳에 놓여 있는 것들은 돋보이지 않아 자연스럽고, 새것이 아니라 친근하다. 풀 한 포기나 나무 한 그루, 돌멩이나 건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알게 한다. 좁은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지혜와 '열렸음' 세 글자로 열린 공간을 알려주는 소통도 배운다. 유리창에 비친 물체의 그림자가 자연에 흡수되고, 자연과 조형물들이 서로 자기를 낮추면서 상대를 돋보이게 하는 어울림까지 보고나면 입장료 5,000원이 아깝지 않다. 참고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개방하고 매주 월요일은 문을 열지 않는 것도 알아야 한다. [교통안내] 1. 영동고속도로 양지IC - 죽산, 진천 방면 - 17번국도 -대막삼거리 덕산 방면 좌회전 - 1.5km - 좌측 17번국도 경사로 진입하지 말고 직진 - 1.5km - 미잠리 - 이원아트빌리지 2. 중부고속도로 음성IC - 광혜원 방면으로 우회전 - 2.5km - 만승교사거리에서 진천 방면 좌회전 - 17번국도 - 7km - 대막삼거리 - 미잠리 - 이원아트빌리지 3. 중부고속도로 진천IC - IC삼거리 좌회전 - 신성사거리 우회전 - 진천터미널사거리 우회전 - 우측 경사로 광혜원 방면 - 17번 국도 - 4차선 끝나면 경사로 내려와 덕산방면 좌회전 - 1.5km - 미잠리 - 이원아트빌리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1일 전체회의를 열고 2010년도 교육과학기술부 예산안 첫 심의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 서울대 법인화 지원, 교육재정 부실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전체 정부 예산이 3.2% 증액된데 비해 교육예산은 2.2% 증액에 그쳤다"며 "교육예산이 적어도 국내총생산(GDP)의 10%는 돼야 하는데 현재는 4.5%로 교과부의 투쟁력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도 "정부는 교육재정을 연평균 7.6% 증가시키겠다고 했는데 말로는 교육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홀대하고 있다"며 "이는 4대강 예산이 블랙홀처럼 서민 교육예산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당 안민석 의원은 "정부는 국회에 제출조차 되지 않은 서울대법인화법을 전제로 내년도 국립대 교육기반 조성사업 예산에 서울대 법인화 추진 예산 269억원을 편성했다"며 "다른 대학들과 비교할 때 과도한 특혜로, 서울대 제2캠퍼스의 세종시 유치를 놓고 빅딜을 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 장관은 "국립대의 법인화는 대학이 크게 발전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추진하고 있다"며 "마침 서울대가 추진하고 있어 지원한 것이며 다른 국립대에 대해서도 법인화한다고 하면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에 대해서도 이자율이 높고 대출 상환금 상환 소득기준이 낮아 서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주기 때문에 도입 시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거나 졸업 후 소득에 따라 상환율을 10∼30%로 차등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세종시에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하는 방안과 관련, "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중형입자가속기가 들어서기 때문에 지반의 안정성 중요하고 지질조사를 해야 한다"며 "입지를 세종시로 정했다가 지질조사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시 옮겨야 하는데 사회적 혼란과 비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세영 충남대 교수(사진)가 신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으로 임명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일 EBS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곽덕훈 전임 원장 후임에천세영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제6대 원장으로 취임한 천 원장은 1956년 제주 출생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보연구팀장, 현 정부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역임했다. 천 원장은교육재정 전문가로 정보화와 관련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 및 시․도교육청 교육정보화 정책 자문 활동, OECD 교육통계정보화 자문 등을 수행했다. 천 원장의 임기는 2012년 11월 30일까지다.
정부가 내놓은 외국어고 체제 개편안에 대해 외고 교장들이 1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 대응할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전국 30개 외고 교장들로 구성된 외고교장단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이화외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편안은 외고에 대한 모욕과 폄하로 시작해 비현실적 제안들로 끝을 맺고 있다"며 "합리성, 현실성 없는 개편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최근 외고 스스로 구술면접, 영어듣기 등 지필고사를 폐지하겠다는 자정 계획을 밝혔음에도 이런 안을 내놓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외고가 사교육의 원흉인 이유, 외고를 없애려는 이유를 분명히 밝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의 교육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없다"며 공격했다. 협의회는 "현 정권의 교육정책 방향은 자율과 경쟁, 다양성과 수월성 추구라는 대선 공약과 모순된다"고 지적하면서 외고 폐지를 주장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에게도 공개 질의서를 통해 "여당의 교육정책 방향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강성화 고양외고 교장은 "정부의 외고 개편안 추진에 대해 동문, 교직원 모두가 단결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년 수석교사 시범운영 규모가 350명(±25명)으로 결정됐다. 또 교수직 트랙을 분리해 선발 수석교사의 20% 이상은 교감급으로 역할하게 하고, 학교급별 주당 기준수업시수를 설정하는 등 운영방식이 확 달라진다. 교과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0 수석교사 시범운영 계획을 1일 각 시도교육청에 시달하고 이달 중 선발전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선발규모=1차 171명, 2차 295명에 이어 3년차인 내년에는 올해보다 55명 늘어난 350명(초·중등 각 175명)의 수석교사를 선발할 예정이다. 서울·경기 42명(±4명), 부산·대구·인천 24명(±2명), 울산(16명,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 18명(±1명)이다. 당초 교과부는 500명을 추진했지만 법제화가 안 된 상태라는 점을 감안, 증가 인원을 최소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모형=수석교사를 보직개념으로 운영하는 현재의 단선형 모형(2정→1정→부장→수석→교감→교장) 외에 부장교사 이후 수석교사로 가는 교수직 트랙과 교감→교장으로 가는 관리직 트랙을 분리시키는 Y형 모형을 함께 운영한다. 교수직 트랙을 둬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우대함으로써 교직사회를 학습조직화 하려는 수석교사제의 근본 취지에 맞는 모형이다. 현재는 ‘부장과 교감 사이에서 역할’하도록 돼 있어 승진 위주의 구태를 교직사회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과부는 “내년 법제화에 대비하고 수석교사의 적정 직위에 대한 검증을 위해 Y형을 20% 이상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도별 선발 인원의 20% 이상을 교감급에서 역할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시도교육청과 각 학교가 협의해 Y형 운영학교를 20% 이상 선정하고, 경력 제한(예, 20년 이상) 등을 통해 교감급 수석을 배치한다는 설명이다. 1차적으로는 교사들이 수석교사에 지원할 때, 운영모형을 선택하게 된다. 교과부는 “교감급 수석교사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배치교의 업무분장에 따르게 된다”며 “교감의 역할 중에서 교내 수업장학 관련 업무, 교원평가시 수업영역 평가자로의 참여 등을 위임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감은 행정, 인사관리를 중점으로 담당하는 식이다. △선발방법=내년 3월 1일을 기준으로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1급 정교사를 대상으로 시도별 ‘수석교사선발위원회’에서 3단계 전형으로 선발한다. 그간 10년 이상 경력자를 함께 뽑아온 것은 ‘능력’을 중시한 때문이지만 현 교직문화 상 수석교사가 지도력을 발휘하는 데는 능력만큼 ‘연륜’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15년 이상으로 통일했다. 기존 수석교사는 1차, 2차 전형을 면제해 준 올해와 달리 2010년 선발자는 모두 3단계 심사를 거쳐야 한다. 1차 서류심사에서는 연구실적, 교내외 수업선도 실적, 수석교사 활동계획서 등을 평가하며, 2차 전형에서는 지도안 작성, 수업시연, 수업컨설팅 능력을 평가하고 심층면접을 진행하게 된다. 마지막 3차 전형은 지원자의 재직 학교 교사들을 면담해 적부를 가리게 된다. △지원내용=교과부 장관 명의의 수석교사 인증서가 부여되며 월 15만원의 연구활동지원비 지급과 교육청 차원의 수업장학, 연구, 강사 활동 지원은 종전과 같다. 또 시도 차원의 특별연구비 지원(서울, 강원)이나 해외연수, 학습연구년 시 우대 등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점은 수석교사의 주당수업시수를 40% 정도 감축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교과부는 주당 초15, 중12, 고10 시간을 기준으로 수석교사의 수업을 줄이되, 시간강사 대체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기존 20%(4시간) 경감으로는 시간강사 확보도 어렵고 수석교사의 활동에도 제약이 많아 감축 폭을 더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석교사가 부장회의 등 학교의 각종 회의 및 협의체에 참석하도록 학교장이 보장함으로써 원활한 직무수행과 위상 정립을 지원하도록 했다.
박종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사무총장은 1일 "대학의 입학사정관제가 공정했느냐를 따지는 핵심 점검 기준은 사정관 다수 참여 여부와 다단계 절차 여부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대교협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 라이브 인터뷰'에서 "이달 14일부터 시작되는 입학사정관제 실시 대학에 대한 현장 점검에서 각 대학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는가를 철저히 따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장 점검 때 따지는 기준은 크게 제도시행의 적합성, 선발과정의 공정성, 지원예산 분배의 타당성 등이다. 특히 공정성 부분에 대해서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무척 큰 만큼 각 대학이 선발과정에 얼마나 많은 사정관 등을 참여시켰고, 얼마나 다양한 단계를 거쳤는가를 집중적으로 살피겠다는 뜻이라고 박 총장은 설명했다. 그는 또 "대교협에는 현재 대학교수 등 전문가 30여 명으로 구성된 입학사정관연구팀과 대입선진화연구팀, 수능시험연구팀 등이 가동되고 있어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한 새로운 지침을 만들고 있다"며 내년 3월 말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입학사정관제가 되레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에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자 특별전형을 중시하는 대학도 생겼고,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 등을 보면 자기주도적인 (학습) 부분이 충분히 증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이 최선을 다해 작성한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라면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도 해당 수험생이 사교육을 받은 학생인지 아닌지, 사교육 업체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자기소개서인지 아닌지 등을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날 발표된 2011학년도 대학입시의 주요 특징에 대해서는 수시모집 비율이 58%에서 61%로, 특별전형이 수시모집의 49%에서 52%로 높아지고 저소득층의 지원 기회가 확대된 점 등을 꼽았다. 박 총장은 "수시모집 인원이 늘어난 것은 입학사정관 전형이 올해 6.5%에서 10% 수준까지 높아진 것과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형료 과다 지출 문제 등은 대입전형위원회와 교육협력위원회 연구팀이 검토 중인 만큼 좋은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입학사정관 1명의 선발 인원이 과다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단계적으로 연수를 통해 전문성이 축적되면 그런 우려도 해소될 것"이라며 "입학관리권을 가진 대교협이 장기 계획을 갖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
'중년에 외롭지 않으려면 남녀공학에 진학하라?' 남녀공학에 비해 남학교를 졸업한 남성이 이성교제에 서툴 것이라는 '짐작'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런던대 교육연구소의 다이애나 레너드 교수는 남학교를 졸업한 남성이 남녀공학을 나온 남성보다 40대 초반 이혼이나 별거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레너드 교수는 1958년 한 주간 태어난 1만7천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결혼생활 만족도를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또 남학교 졸업생은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더 많이 겪고 대체로 학창시절의 안 좋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리와 빨래, 청소, 쇼핑 등 가사분담에는 남학교나 남녀공학 졸업생이 비슷하게 참여하고 있었다. 레너드 교수는 아울러 남녀공학을 나올 경우 동성애 가능성이 적다는 주장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국 교사ㆍ강사협회(ATL)의 메리 부스테드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남녀분리 학교가 학업성취도나 사회화 영역에서 여학생에는 좋지만 남학생에는 나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여학교 학생은 짐승(남성을 비유한 말)의 본성에 대해 배우지만, 남학교 학생은 이성을 더욱 혼란스럽게 보는 것 같다"고 평했다. 부스테드 회장은 이어 "소년은 소녀들과 함께 있을 때 더 잘 배우고 사이좋게 지내는 법을 익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넷판은 남녀 학생을 다른 교실에서 가르치면 수업에 더 집중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케임브리지대 교육학과의 마이크 영거 학장은 2일 이 대학에서 열리는 교사 회의를 통해 1970년대 이후 남학교나 여학교가 줄고 있지만 남녀분리 교실을 운영할 경우 학업성적이 올라간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내가 처음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을 받을 당시는 그야말로 선생님은 대단한 존재였다. 동네잔치가 있으면 빠짐없이 선생님들을 초대하여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상례였다. 가정방문을 하게 되면 논밭에서 하던 일을 접어두고 집으로 달려왔었다. 토요일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냇가로 가서 오래 묵은 때를 닦게 하고, 물고기 잡기 대회를 하여 즐겁게 생활하던 일, 또 시간이 허락하는 한 체험학습도 무척 많이 다녔다. 그야말로 담임에 의해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학급교육과정이 이루어진 던 때였다. 한 학급에 인원수가 60~70여 명이나 되었지만 그래도 아이들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토요일이나 공휴일 또, 방학 때에도 학교에 나오라고 하여도 어느 누가 시비를 거는 사람이 없었다. 그동안 많은 세월이 지났다. 학부모가 감히 선생님을 평가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학부모와 학생들이 이제 학급 담임을 평가를 하게 된 것이다. 불과 10여 년 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지금 학교현장은 당장 내년부터 실시하는 교원능력개발평가로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딴에는 왜 교원단체가 회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수용했느냐, 학교교직원의 의사를 타진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로 지정을 하느냐 에서부터 실제로 내년부터는 한 학기에 2회씩 수업공개를 하여야 하며, 잘못하면 실제로 집중 연수를 받아야 하는지 등 불안한 마음이 팽배해 있는 상태이다. 이는 교원정책이 교사 수업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된다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놓은 교사 수업전문성 향상 방안은 교사양성, 임용, 연수 등 기존 교원정책의 틀을 수업 잘하는 교사 만들기로 확 뜯어고친다는 근간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고, 교사의 질은 교실수업 전문성이 핵심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업능력 평가를 통해 교사를 선발하는 것을 비롯해 수업 공개를 의무화하고 미흡한 교사는 집중연수를 받아야 하는 등 당근과 채찍까지 동원된 추진방안이다. 우선 보기에는 모든 것이 멋지게 잘 운영이 잘 될 듯하지만, 실질적으로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수업공개가 쉽게 잘 이루어지게 되려는지 의구심을 지워버리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금년에 학교를 옮기면서 교과담임 교사들과 함께 생활을 한다. 종종 수업을 하고 나온 교담 선생님들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수업을 하지 못하겠다는 푸념을 자주 듣는다. 해마다 눈에 띄게 학생들의 학습태도가 엉망으로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학년을 맡게 된 기간제 교사는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기한 만기를 마치 제대군인이 제대할 날짜를 앞두고 하루하루 체크하면서 생활하는 것처럼 한다니, 수업하러 들어가는 것이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나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한 두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학교가 비슷한 상태라는데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고학년 학생들은 교과담임 교사가 기간제 교사라는 점, 나이 많은 여자 교사라는 점, 학생들이 잘못해도 크게 나무라지 않는다는 점을 얕잡아 보고 교사에게 직접 대놓고 스스럼없이 욕설을 한다는 점이다. 일전에 중학교 학생이 기간제 여교사를 끌어안고 사랑한다며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몰상식한 학생들이 교실현장에 흔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체벌이나 욕설은 당장 상급기관이나 인터넷에 글을 올려 체벌교사로 교단에서 추방하려 하면서도, 학원 수강 시간에 늦게 보낸다며 교장실에 항의 전화하고 학원에서 체벌은 수용을 하는 현 사태에서는 공교육 운운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교원능력개발평가도 결국 수업을 잘하기 위해서라면 먼저 교권이 바로 서야 한다. 교권이 바로서야 교단에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인데, 학생들이 교사를 얕잡아 보는 행태에서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가 없다. 그렇다고 담임도 아닌데 수업시간에 생활지도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매시간 갈등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요즈음 아이들은 말을 함부로 하고 일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다. 인성지도가 되어 있지 않은 반은 한 시간 동안 소리 지르고 싸움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을 늦게 끝낸다며 소리 지르고, 화가 나서 꾸중을 하면 이제는 선생님이 욕설을 하였다며 욱박지르고 동영상으로 찍어서 올린다며 협박까지 하게 되었으니 이 교육이 어디로 가려는지…. 사교육 시장에 빼앗긴 공교육 자리를 되찾기 위해 교사의 수업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정책이다. 그러나 필요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공교육붕괴를 교사의 질 낮은 수업 때문으로 몰아붙이거나, 교사를 지나치게 평가의 틀에 옭아매는 일방 통행식 정책추진을 경계해야 한다. 수업평가에 앞서 먼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주고 잡무로부터 벗어나 학습지도에 올인 할 수 있는 교육여건 개선과 교육 현장에 실추된 교권이 바로 서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것이다. 교권이란 교사의 권익을 찾기 위한 교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을 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교과부는 내년 3월부터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시행에 앞서 다양한 창구를 통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교사의 권위와 사기 진작책도 함께 마련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객관적인 기준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교과부는 전문 시행에 앞서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your 옥천! 금강의 맑은 물이 만든 옥답에서 포도를 생산하는 옥천은 경부고속도로와 4번 국도가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누구에게나 소중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풍경화처럼 아름답게 표현한 향수. 옥천은 섬세한 언어로 한국현대시를 이끈 정지용 시인이 태어난 곳이라서 더 자랑스럽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IC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굴다리를 지난다. 이곳부터가 한때는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던 옥천 구읍이다. 영화촬영지를 옮겨놓은 듯 옛 모습 그대로인 구읍은 옛 집과 좁은 골목에서 도란도란 옛 이야기가 들려와 문학기행이나 문화유산을 찾는 여행길을 즐겁게 해준다. 이곳에 죽향초등학교,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옥주사마소, 옥천향교가 이웃하고 있어 여유를 누리며 돌아보기에 좋다.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죽향초등학교에서 역사 유물들을 찾아보자. 입구의 정지용 시비와 육영수 여사 휘호 탑은 두 분이 이곳 졸업생임을 알려준다.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옛 교사는 등록문화재이고 절터에서 옮겨온 죽향리사지 삼층석탑은 충북문화재자료이다. 정지용 생가의 모퉁이에 '향수'의 전문을 읽어볼 수 있는 시비가 있다. '지용유적 제1호' 청동명패가 걸린 생가를 둘러보면서 이념논쟁과 현대화의 물결에 시인의 유품과 실개천이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한다. 동상 뒤편에 문학전시실, 문학체험실, 영상실에서 여러 가지 체험을 즐기며 시인의 삶과 문학을 이해할 수 있는 문학관이 있다. 시인은 1902년 이곳에서 태어나 12살에 결혼을 하고, 동경유학시절인 22살에 향수를 썼다. 정지용 사이버문학관(http://jiyong.kr)은 시인이 남긴 흔적들이 우리 문학사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전국에 몇 곳 남아있지 않은 옥주사마소(충북유형문화재)는 문학관에서 150여m 거리에 있다. 대표적인 유림 집합소로 친목도모와 정치 토론이 활발했던 사마소가 옥천에 과거 급제자가 많았음을 증명한다. 사마소에서 육영수 여사 생가로 가는 길가에 홍살문과 하마비가 세워져 있고 골목 끝으로 '명륜당'의 현판이 보인다. 웅장한 목조 건축물 명륜당은 조선 태조 때 처음 건축된 옥천향교(충북유형문화재)의 정문으로 외삼문과 강당의 기능을 겸한다. 명륜당과 내삼문을 지나면 홍도당과 대성전을 만난다. 선비들이 마셨던 고택밀주를 생산하는 춘추민속관과 육영수 여사의 생가도 구읍에 있다. 하룻밤 묵고 싶은 춘추민속관은 한옥마실 음악회를 개최하며 전통 풍류음악을 널리 알리는데 조선 후기의 부잣집 건물인 육영수 여사 생가는 공사 중이라 옛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구읍을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대청호반이다. 보은 방향으로 옛 37번 국도를 달리다 석호리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호수의 풍광을 구경하면서 청풍정을 찾아간다. 청풍정에 올라서면 호수 둘레의 풍경이 수면에 그대로 펼쳐져 절경이다. 바로 옆에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김옥균과 기생 명월이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오는 명월암이 있다. 하늘을 닮은 호수를 바라보며 깨끗한 물과 울창한 숲,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낼 밤풍경을 떠올린다.
인천안산초등학교(교장 오휘동)가 신종플루 안전지대로 거듭나고 있다. 안산초등학교는 방학 전부터 신종플루에 대해 지속적인 예방시스템과 학교 자체 관리 시스템을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재(11.30일)까지 1600여명의 학생 가운데 현재 타미플루 복용자는 13명이다. 이는 전교생 0.8%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천시내에서 가장 낮은 신종플루 발발율을 보이고 있다.
나이를 나타내는 표현이 다양하다. 특히 우리는 오랫동안 한자 문화권에 살았기 때문에 한자로 표현한 경우가 많다. 일단 ‘나이’부터 한자어 표현이 다양하다. ‘연령(年齡). 연세(年歲). 연치(年齒). 춘추(春秋), 享年(향년)’ 등. 그러나 여기에도 미세한 의미 차이가 있다. 대개 고유어와 한자어는 ‘말 - 언어(言語), 나라 - 국가(國家), 사람 - 인간(人間), 삶 - 인생(人生), 봉사 - 맹인(盲人), 꽃 - 화(花)’ 등으로 대응하지만, ‘나이’는 그대로 대응하지 않는다. 즉 ‘나이’는 어린 사람에게는 어울리는 표현이지만, 어른에게는 ‘연세’ 등 한자어로 표현해야 자연스럽다. ‘나이’와 관련해서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 자주 거론된다. 공자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15세를 ‘지우학(志于學)’ 혹은 ‘지학(地學)’이라 했다. 30세를 ‘이입(而立)’, 40세를 ‘불혹(不惑)’, 50세를 ‘지천명(知天命)’, 60세를 ‘이순(耳順)’이라고 했다. 나이 70세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좇았으되, 법도를 넘어서지 않았다고(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해 ‘종심(從心)’이라고 했다. 나이를 표현하는 말로 ‘충년(沖年)’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열 살 안팎의 어린 나이를 뜻한다. 16세를 ‘이팔청춘’이라고 한다. 이는 ‘16세 무렵의 꽃다운 청춘 또는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을 일컫는다. 이 나이는 노년의 길목으로 가는 사람이 가장 많이 그리워한다. 세월을 많이 산 사람들은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이라며 지나간 젊음을 아쉬워한다. 18세를 ‘방년(芳年)’이라고 한다. 하지만 꼭 18세를 지칭하지만 않는다. ‘방년’은 ‘이십 세 전후의 한창 젊은 꽃다운 나이’를 지칭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춘(芳春), 방기(芳紀), 방령(芳齡), 묘령(妙齡), 묘년(妙年)’은 모두 이십 세 전후의 한창 젊은 꽃다운 나이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이 모두는 여자의 나이를 지칭할 때만 쓴다. 20세 안쪽의 남자 나이는 ‘약관(弱冠)’이라고 한다. 이는 ‘예기(禮記)’에서 유래한 말로, 남자 나이 20에는 ‘성인례(成人禮)인 관례(冠禮)를 치르고 갓을 썼다는 뜻’이다. 인생의 황혼기를 지칭하는 60세는 ‘이순’ 외에도 ‘육순(六旬)’이라고 한다. 그런데 ‘육순’과 ‘환갑’은 다르다. ‘환갑(還甲)’은 ‘태어난 해의 갑자(甲子)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으로 61세 되는 생일이다. 다른 말로 ‘화갑(華甲), 회갑(回甲)’이라고도 한다. 또 ‘진갑(進甲)’은 ‘환갑(還甲)에서 한 해 더 나아간다는 뜻으로 환갑의 이듬해’다. 숫자로 표현하면 62세다. 나이 70을 ‘칠순(七旬)’이라 한다. 공자는 70을 ‘종심(從心)’이라 하고, 두보는 그의 시에서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일흔 살을 산 이는 예로부터 드물었다.)’라고 했다. 여기서 70을 ‘고희(古稀)’라고 일컫는 말이 생겼다. 마찬가지로 80세를 ‘팔순(八旬)’, 90세를 ‘구순(九旬)’이라 한다. 그 외 나이를 일컫는 말은 71세는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라고 해서 ‘망팔(望八)’이라고 한다. 77세는 ‘희수(喜壽)’다. 이는 한자 ‘희(喜)’의 초서체가 ‘七十七’을 합쳐 놓은 것과 비슷한 데서 유래했다. 81세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라는 뜻으로 ‘망구(望九)’라고 한다. 88세를 ‘미수(米壽)’라고 하는데, 한자 ‘미(米)’를 파자(破字)하면 ‘八十八’이 되는 데서 유래했다. 91세를 ‘백(百)을 바라본다는 의미’로 ‘망백(望百)’이라고 한다. 99세는 ‘백수(白壽)’라고 하는데, 이는 ‘백(百)’에서 ‘一’의 빼면 ‘白’이 된다는 데서 유래했다. 인간 수명의 한계라는 100세는 ‘상수(上壽)’라고 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60세를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다. 따라서 이때까지 사는 것은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경사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그 자손이 잔치를 베풀고 축하하는 관습이 생겼다. 이것이 환갑잔치다. 환갑을 맞이한 환갑잔치를 수연(壽宴), 베푸는 자리를 수연(壽筵)이라 말한다. 60까지 사는 것도 힘들었던 것처럼, 70까지 사는 것도 축복이다. 그래서 환갑처럼 칠순 잔치를 했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환갑잔치’를 합의된 합성어로 등재했고, ‘칠순잔치’는 마련하지 않았다. 자의적 판단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환갑잔치’는 보편화된 의례고, ‘칠순잔치’는 선택적인 인간사였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최근 인류의 수명은 80을 넘어 90으로 가고 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꿈의 나이인 100세도 머지않았다. 특히 이제 육체의 나이는 의미를 잃고 있다. 환갑을 넘긴 사람도 젊은이의 몸을 자랑하고, 일흔을 넘긴 사람도 아직도 공부를 하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사람은 열정을 잃고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는다. 나이를 뛰어넘는 삶만이 나이를 먹지 않는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30일 제284회 정기국회에서교과부로 부터 주요 현안업무 보고를 받았다. 안병만 교과부장관은 국회교과위원회에 출석해 외국어고등학교 제도 개선 및 신종인플루엔자 대응방안 등 주요 현안들을 업무보고 하고 있다.
일본에서 초중고생의 폭력이 급증해 작년 한 해 6만건에 달했다. 1일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작년에 각급 학교가 보고한 초중고생 폭력은 모두 5만9천618건으로 전년대비 13% 늘었으며, 최근 3년간 70%나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최다 건수다. 폭력은 중학교에서 4만2천754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1만380건, 초등학교 6천484건이었다. 대상별로는 학생간 폭력이 3만2천445건으로 최다였고 기물파손이 1만7천329건, 교사에 대한 폭력은 8천120건이었다. 각급 학교가 적발한 이지매 건수는 모두 8만4천648건으로, 전년에 비해 16% 감소했다. 자살한 초중고생은 136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3명이 줄었으며 이지매에 따른 자살은 3명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눈에 띄는 몇 가지 ‘사건’만을 간추려도 목록이 짧지가 않다. 학교 자율화 조치, 교과교실제 도입, 입학사정관제 확대, 미래형 교육과정 개정,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결과 및 수능성적 공개, 교원 평가제, 외고 개선 방안 등 중요한 문제들이 쉴 틈 없이 발표되거나 논란이 되어 왔다. 이런 정책이나 변화들은 비록 정책의 세부적인 내용이나 추진상의 일정 등에서는 의견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학교교육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 교육의 제도나 환경을 바꾸는 것은 우리 교육의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 그러나 잠깐, 제도의 개선이나 환경 개선 자체가 추구할 목적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부족하지 않은가? 무엇을 위한 제도 개선이고 환경 개선이지? 예컨대, 무엇을 위한 학교 자율화 조치이고, 무엇을 위한 수능 성적 공개지?’하고 말이다. 수많은 정책들이 발표되고 추진되기에만 정말로 바빴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각 정책들이 무엇을 위한 정책인지에 대해 우리 교육계 인사들 특히 학교 현장 교사들이 생각할 시간과 여유는 가질 수가 없었다. 교육정책의 효과가 최종적으로 구체화되어 드러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교육하는 우리 교사들이 이런 정책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에 부합하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이런 취지를 이해하거나 자기화할 시간적인 여유나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교사들에게 생각할 시간이나 여유를 충분히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지난 한 해의 우리 교육정책과 현실을 되돌아 볼 때 두드러진 또 하나의 특징은 그동안 과정을 강조한다는 명목으로 학교에서 행하던 세세한 것 하나하나까지도 드러내고 평가하는 방식의 정책 지향이 과정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되 결과, 즉 성과의 평가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평가를 통해 느껴왔던 것처럼, 결과나 성과를 배제한 과정 중심의 평가가 갖는 한계는 너무나 분명해 보였다. 많은 것을 다양하게 하기만 하면 성과와 상관없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극단적인 경우 많은 것을 다양하게 한 것처럼 꾸미기만 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교평가의 유용성이나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학교 현장에 널리 퍼져 있지 않은가? 이런 맥락에서 교육의 성과, 즉 결과의 공개와 평가는 교육과정의 공개나 평가보다 더 바람직해 보인다. 학교 구성원이 교육활동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도록 허용하되, 그러한 교육활동의 성과를 중심으로 공개하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위 학교의 교육활동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고 평가하는 것보다 단위 학교에게 교육의 자율성을 대폭 허용하되 성과를 공개하고 평가하자는 것이다. 이 역시 세계적인 흐름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 학교교육이 지향해야 할 바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성과 중심의 학교평가가 현재의 학생평가처럼 객관식 지필평가 대세인 우리 교육 상황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학생들의 평가 점수만이 주요 성과로 간주된다면 미래 지향적인 성과 중심의 평가가 과거 회귀적인 점수 경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징후가 여러 곳에서 이미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학업성취도시험 대비 보충수업 듣느라 여름 방학이 1주밖에 안 되는 학생들, 전교생을 대상으로 저녁까지 강제적으로 실시하는 보충수업 등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의 긍정적인 성과라기보다는 우려되는 부정적인 결과가 아닐는지…. 교육의 자율화는 그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학생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장 교사들이 학생들의 교육적 필요에 맞는 교육활동을 자율적으로 구안해 실천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해 각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적 경험을 제공해 주자는 것이다. 특히 PISA 등 국제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 교육의 취약한 부분인 학교에서 배우는 활동 자체를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를 학생들이 배움의 활동에 몰입하면서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하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폭설, 스키장 개장 소식과 함께 벌써 12월이 왔고, 우리 교육계에 문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도 저물어 간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새해에 대한 소박한 바람을 나누고 싶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교육정책의 내용을 좀 더 숙고하면서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자기화해 실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여유가 우리 교사들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
9시 등교하는 학생이 20명도 안 되는 학교 제천산업고가 문제 학교였다는데 2007년 초빙교장으로 부임하셨을 당시 상황은 어땠습니까? “학교에 처음 오던 날 부임인사 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심각해 한나절 동안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어요. 전교생 중에 9시에 등교하는 학생이 20명도 채 안 되고, 그나마도 책가방 없이 빈손으로 학교에 왔다가 가고 싶은 시간에 가버리는 식이었죠. 시험시작 10분도 안 돼 책상에 모두가 엎어져 자더군요. 학교 밖 상황은 더 심했습니다. 제천의 청소년 사건 ·사고 대부분이 우리 학교 학생들이었죠. 그러니 학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어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학교가 이런 상황이 된 요인을 제가 분석을 했을 때 교사 학부모 동문 지역 인식 학생 순으로 문제가 있다고 파악했어요. 그리고 교사, 학부모, 동문, 지역사회 인사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더니 모두가 ‘학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대답했죠. 모두가 학생한테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 학교의 문제였어요. 그분들에게 이 학교의 가장 큰 문제가 학생이라면 제가 쉽게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이 변하면 변하는 만큼 여러분도 따라 변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어요.” 학생들의 문제라면 쉽게 해결하겠다고 하신 건 어떤 이유에서였습니까? “저는 수학이 전공이고 교감까지 인문계고 시스템밖에 몰랐습니다. 전문계고 교장이 되면서 ‘아 이런 어려움도 있고, 이렇게 소외된 아이들이 있구나!’를 느끼고 겸허함을 알게 됐죠. 공부 못 한다며 부모들은 포기했고, 학교에 오면 선생님들은 골칫거리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관심 받기를 원하죠. 그래서 아이들이 택한 방법이 사고를 치는 것이었어요. 본성이 나쁘거나 거친 아이는 없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서 소속감을 갖게 해주면 학생들의 문제는 풀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처음에는 거부하던 아이들도 마음이 열리니까 순식간에 달라졌어요. 최근 3년간 제천에서 청소년 문제로 연루된 아이들이 없습니다. 그 결과로 최근에 청주지방검찰청제천지청의 ‘법 질서 우수학교’ 표창까지 받았죠.” 학교를 바로 잡기 위해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생활지도부터 바로 잡았습니다. 그것만이 학부모의 신뢰를 얻는 길이고, 생활지도가 되면 공부나 다른 것들은 순차적으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고 판단했어요. 우선 인사지도부터 시작했는데 학교 어디든 아이들을 만나면 붙잡고 ‘어른한테는 무조건 인사를 해야 한다’면서 5분이고 10분이고 설득하고 마주 서서 인사를 했어요. 저는 인사가 선생님들에 대한 기본적인 존경의 표시가 된다고 생각해요. 교사들도 인사하는 아이는 얼굴이라도 한번 쳐다보고 관심을 가지게 되죠.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예의를 갖추는 것, 이게 바로 학교를 바로 잡는 첫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교장선생님 잔소리 듣기 싫어 마지못해 인사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누구나 인사하는 게 학교 분위기가 됐죠.” 등교시간에 학교에 오는 20명도 안됐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하셨나요? “제가 먼저 솔선수범했어요. 7시 20분에 출근해서 교내를 돌며 청소하고 전교생의 얼굴과 이름이 담긴 책을 만들어서 8시 40분부터 교문에 서서 한 명 한 명 등교하는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설득하고 등교를 독려했어요. 2~3주 만에 전교생이 9시 이전에 등교하는 놀라운 변화가 이루어졌죠. 그다음 달엔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이제 너희를 믿는다’고 칭찬하면서 선물을 줄 테니 8시 15분까지 등교하자고 설득했어요. 모든 선생님들이 안 될 거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약속을 지켰어요. 아이들이 기특해서 일찍 등교해 얻은 35분간 특기적성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선생님들을 설득해 오후에도 특기적성 교육을 한 시간을 더 넣었죠. 그 시간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자격증을 취득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학생들이 1인당 2.5개의 자격증을 따고 있죠. 저는 아이들에게 자격증을 선물로 줬습니다.” 생활지도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부분이 폭력문제였어요. 그때 당시 학생들 간의 폭력도 문제였지만 교사가 학생에게 멱살을 잡히는 일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2007년, 2008년 2년간 교육부 지정 학생인권시범학교를 했습니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지 않고 내가 인정받고 대우받는 방법은 먼저 남을 이해해 줄 때 가능한 것이라고 설득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특강을 했습니다. ‘나에게는 소중한 너희들을 잘 키우려고 하는데 폭력 문제로 내 품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어렵다. 선생님들 품으로 들어와 달라’고 솔직한 호소도 했어요.” 고교 중간고사 수학문제가 ‘2+3’, ‘100+2’ 센세이셔널한 수학 문제를 내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활지도가 어느 정도 되고 나니 아이들이 학력이 문제였어요. 시험시간에 답을 쭉 찍고 자다가 종소리에 깨는 아이들을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시험을 잘 보고, 안 보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시험 보려는 자세 자체가 안 되어 있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궁리를 하다 중간고사 수학 시험 15문제를 제가 내겠다고 했죠. 선생님들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깨워달라는 부탁만 했어요. 1번 2+3, 2번 1×3, 3번 100+2 이런 식으로 15번까지 냈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 보니 복도에서 아이들이 깡충깡충 뜁니다. 덮어놓고 포기하려고 했는데 풀 수 있었거든요. 그전에는 수학이 평균 13점, ‘수’가 한 명도 없었는데 그해 기말고사를 마치고 보니 수학이 정규분포가 나왔죠. 일단 학생들이 시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그 이후부터 차츰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내면 됩니다. 이제는 학생들이 시험 기간이면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합니다.(웃음)” 교장선생님의 의지가 있었어도 교사들의 도움 없이는 이뤄내기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선생님들께 부담 많이 드렸어요. 우선 생각을 바꾸자고 설득했습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못한다고 야단치는 것은 교사의 의무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이해시키고 깨닫게 해서 이끌고 나가는 것이 교사의 임무이니 어떤 방법으로든 끌고 가라고 강조했죠. 아이들이 없으면 우리는 존재 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퇴근도 못하고 아이들 가르치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일을 해오셨는데 앞으로 학교를 어떻게 이끌고 가실 것입니까? “이 학교를 자동화기기 특성화 학교로 만들어 지금 제천산업고의 취업률은 50%가 넘어요. 또 정원 30명인 미용과의 경우 매년 50명 정도가 지원해 20여 명이 다른 과로 입학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죠. 다른 과로 들어오는 학생들이 안타까워 특기적성교육으로 뷰티아카데미를 개설해 100% 미용자격증을 취득하게 하고 있습니다. 제 인문계고 경력을 살려 입학사정관제 준비를 제대로 하게 해 진학도 많이 하고 있죠.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취업이 우선이라고 설득합니다. 앞으로는 전문계고 본연의 목적을 살리고 아이들에게 실질적이고 희망이 되는 선물, 희망 로드맵을 제시해주고 싶습니다. 인문계 학교의 대안으로 선택하는 학교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위해 선택하는 학교로 만들고 싶어요. 전문계고 교장이 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전문계고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계고 선생님들 고생 많이 하시지만 사기는 저하되어 있습니다. 기술을 가진 학생들이 취업해야하는데 진학에 뜻이 더 많고, 힘든 일 하기 싫어해요. 산업현장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 기술을 모두 배워가고 있죠. 이런 안타까운 현실들을 고쳐나가고 싶습니다.” 교장선생님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것을 보면서 남다른 보람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골치는 아팠지만 인문계 학교에만 계속 근무했다면 교직의 오만함만 가지고 퇴직을 할 뻔했습니다. 또 지금 느끼는 만큼의 보람도 못 느꼈겠지요. 이 학교에 와서 가장 큰 수확은 아이들에게 겸손함을 배웠다는 것이에요. 내 품에서 응석 부리는 자식들은 잘 살펴보면 뭔가 불만이 있는데, 잘 풀어주면 잘 성장해서 내 품으로 돌아옵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에요. 지금도 저녁이 되면 함께 고생하며 길을 찾은 제자들에게 ‘교장선생님 소주 한 잔하시겠어요?’하고 전화가 옵니다.(웃음) 학생, 학부모들의 ‘고맙다’는 칭찬과 격려에 신바람이 납니다. 교직에서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어요.”
인천혜광학교(교장 명선목)는 인천 • 경기지역 유일의 시각장애인 특수학교다.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총 123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다른 장애인 학교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수업료와 급식비 등 일체의 교육과정이 무료다. 그리고 2008년부터는 전공학사 과정에 해당하는 3년 과정의 전공부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정식으로 학점을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3년째인 내년부터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학교에서 쓰는 ‘초등학교’나 ‘고등학교’같은 명칭이 아닌 ‘학교’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인천혜광학교 역시 국가에서 정해준 교육과정을 따르는 정식학교로 모든 학력이 인정된다. 확대독서기, 점자 출력기, 음성도서 제작을 위한 녹음실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일반적인 교육과정 외에도 시각장애인의 사회적응과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이 학교의 명선목 교장은 늘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이런 생각은 인천혜광학교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중 • 고등부는 매년 여름 • 겨울에 각각 국토순례와 스키캠프를 실시하고 초등부는 승마교육으로 자기극복을 통한 자신감 배양의 기회를 갖는다. 또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을 발굴하기 위해 학생 눈높이에 맞는 예체능 교육을 하고 있다. 눈이 불편하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 자체가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비장애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재능을 보이기도 한다.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황수진 교사는 “장애가 없는 학생들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음감이 좋다. 소리만 듣고도 배운 적도 없는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에는 정말 많이 놀랐다”며 학생들의 재능을 높게 평가했다. 현재 1인 1악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현악, 관악, 사물놀이를 망라한 오케스트라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런 혜광학교 학생들의 재능은 시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은 미술 • 체육 분야라고 해도 전혀 빛을 잃지 않는다. 미술의 경우 잘볼 수 없기 때문에 애초에 사물에 대한 인식이 어렵고 표현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지만, 다른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고 표현해내는 창의력을 눈여겨봐야 한다. 김영린 미술 담당교사는 “분명, 잘 볼 수 없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있다”면서도 “촉각 등을 이용해 부분 부분을 인식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합해 표현해내는 창의력은 대단하다. 단순히 문화적 수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독특한 창의력을 통해 만든 대형 코끼리 작품은 인천세계도시축전 에이블아트 전시회에 전시돼 큰 빛을 발했다. 체육 분야에서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고등부의 박성수 학생이 지난 7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2009 IBSA(국제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50m 접영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전국장애학생체전에서는 석은선 학생이 육상 2관왕에 올랐다. 이 밖에 김남오 학생과 조한솔 학생이 각각 골볼과 육상 부문 국가대표로 선발돼 도쿄아시아장애청소년경기대회에 출전했으며, 박홍길 체육담당교사가 골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특히, 인천혜광학교 골볼팀은 우리나라 정상을 다툴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자랑한다. [PAGE BREAK]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나눠주라” 학생들의 사회진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이료교육 역시 인천혜광학교를 설명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다. 이료(理療)란 물리적 요법을 이용해 치료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흔히 안마를 연상하지만 이료와 안마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이료에서 말하는 물리적 요법은 안마를 비롯해 침, 뜸, 전기치료, 교정, 지압을 모두 포함한다. 사람의 몸을 치료하는 행위기 때문에 해부생리학과 같은 양의학적 과목부터 침술 등 동양의학적 과목까지 9개 과목에 대한 이론과 실습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임상실습실을 방문한 외래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과정도 있다. 이료부장인 장미향 교사는 “이료 역시 사람을 치료하는 인술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정성껏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혜광학교 학생들은 이렇게 배운 이료를 이용해 매주 화요일 복지관이나 노인정 등을 방문, 이료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제11회 푸르덴셜생명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인천혜광학교는 RCY(청소년적십자)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RCY 봉사단을 맡고 있는 김학년 교사는 “13년 전 처음 이 학교에 부임했을 때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에 자꾸 위축되는 아이들을 보며 이대로 두면 더 큰 벽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외 봉사활동을 통해 그 벽을 무너뜨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봉사단체를 만들게 됐다”고 교내에 봉사단을 처음 결성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RCY 봉사단은 초기에는 자신의 몸에 손대는 것조차 싫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학생들의 진심어린 봉사활동으로 이제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10년째 매년 여름방학에 실시하고 있는 소록도 봉사활동은 그곳 한센병 환자들이 아주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됐다. 불편한 몸임에도 이렇게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는 이유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것 이상으로 베풀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는 명 교장의 교육방침의 영향이 컸다. 일반학교 학생도 지원 이렇게 맞춤형 시설과 교육과정을 갖고 있는 특수학교가 있음에도, 아직 많은 학생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일반학교에 다니고 있다. 특수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시각장애등급이 필요한데 장애등급을 받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특수학교에 대해서도 비슷한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완전히 실명을 한 상태에서도 일반학교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인천혜광학교 내에 마련된 인천저시력센터에서는 이런 학생들을 위해 진학 • 취업 상담서비스와 보조공학기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이석주 교사는 “장애인의 사회진출에 대한 편견도 많이 줄었고 국가로부터 여러 혜택도 받을 수 있는데,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일반학교에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이런 학생들을 위해 센터의 기능을 내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요한 것은 배려가 아닌 바른 인식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자존감에 대한 욕구가 커서 자신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전의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을 대할 때에도 배려를 하려하기보다는 똑같은 학생이라는 바른 인식을 갖고 편안하게 대해야 한다. 비록 눈이 잘 보이지는 않아도 당황하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금세 알아차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막연히 장애를 정신적인 부분까지 연관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시각 장애인은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다른 부분까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하지만 평소 장애인을 자주 접하지 않은 비장애인이 막상 이들과 마주쳤을 때 아무렇지 않게 대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천혜광학교 교사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천혜광학교의 활발한 대외활동에는 이런 점을 고려한 측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방적인 노력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일반학교에서도 막연히 배려를 강조하는 이론 위주의 교육이나 이벤트성 체험행사를 하기보다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를 자주 마련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 강중민 jmkang@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