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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모두들 논에 나가 모내기를 하는 철이라서 각 마을의 유지되는 분들의 도장을 받는 일이 간단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나가서 어느 분이 어느 들판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뿐 아니라, 만난다 해도 들판에서 도장을 받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또한 유지들은 마을에서 무슨 소리를 듣게 될는지 또 어떤 의견들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서 서로 미루고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이런 어려운 사정이 있었으니 사흘 동안에 약 30여명의 마을 유지들에게 도장을 받는 일이 쉽지 않았다. 더구나 다른 장에다가 받아서는 안되고 꼭 한 장에 30명을 모두 다 받아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이 교육청의 주장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다툼이 있는 곳이라서 나중에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알 수 없으므로 교육청에서도 이렇게 지시를 한 것이다. 어쩔 수가 없었다. 젊은 교사 두 명과 양쪽 마을에 사는 선배선생님 한 분씩이 모여서 이쪽 저쪽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도장을 받아 오는데 내일까지 가지고 가야할 서류가 아직도 한쪽 마을을 다 받지 못한 형편이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약 8 km나 되는 길을 걸어다니면서 먼 마을에서부터 도장을 받다 보니 마지막 봉서 부락에 왔을 때는 이미 밤 12시가 넘어 버렸다. 그러나 이미 자정이 넘었으니 오늘 정오까지 가지고 들어가야 할 서류를 더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었다. 새벽 같이 일어나서 들판으로 나가면 만날 길이 없는데 어떻게 할건가 생각해볼 필요조차 없었다. 물론 찍어 줄 생각만 있다면 들에 가서 만나면 집에 와서라도 찍겠지만, 동네에서도 핑계만 있으면 피하려고 하는데 논에서 집에까지 와서 찍으려고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가슴을 졸이는 것이다. “실례합니다.” 하고 들어서기 전에 온 마을의 개들이 밤중에 나타난 사람들을 보고 온통 합창을 하며 따라오는 바람에 어느 골목에서나 한바탕 실랑이를 해야 할 지경이었고, 다행히 잠귀 밝은 어른들이 내다보면서 “내 이놈들, 조용히 해. 왜 이렇게 야단들인고....” 하시면서 개들을 달래곤 하셨다. 학교 선생님들은 그런 분들을 만나면 다시 학교 이름을 설명하고 도장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를 계속하면서 마지막 도장을 받고 나니 새벽 두 시 반이 됐다. 어쩔 수가 없어서 그 마을에 사시는 선배선생님 댁이 들러서 그곳에서 누워 버렸는데 겨우 두 시간 정도 지나자 벌써 밖에서는 두런거리는 소리가 나고 논으로 나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겨우 든 잠을 깨우고 말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교 이름이 [흥양]이었다. 이 학교의 세 번째 졸업생들이 오늘 모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1969년도에 졸업을 하고 이제 만나니 벌써 졸업한지 38년째이다. 이미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사람도 많았고, 손자 손녀가 학생이라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니 참 많이들 변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만나자마자 모두 초등학교 6학년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희끗한 머릿발은 생각하지도 않은지 친구들과 어울려서 철없던 시절 사고 치던 이야기에 정신이 팔렸다. “야 ! 정팔이, 넌 지금도 밥 먹으면서 그렇게 흘리냐? 넌 항상 밥 먹으면서 흘려서 친구들이 네 옆에 안 앉으려고 했잖아?” 주변머리 없는 명식이가 한마디 던지자 기분이 상한 정팔이가 눈을 흘기는데 곁에 있던 창일이가 “야 ! 정명식 ! 넌 지금도 그렇게 주변머리 없냐? 40년이 지나도 하나도 변한 게 없구나. 오늘 같은 날 그렇게 친구를 면박 주어서 뭐가 좋으냐?” “야 ! 창일이 말이 맞다. 그런데 너도 그렇게 면박을 주면 안 되지. 우리 오늘은 오랜만에 만났으니 어린 시절 이야기라도 재미났던 일이나 신났던 이야기만 하기로 하자. 잘 못하면 어린 시절 이야기 하다가 싸움들이 나더라. 오늘 우리가 싸우려고 모인 것은 아니지 않냐?” 역시 일을 추진하교 동창생들을 불러모은 송경식이 친구들을 잘 이끌어 갈만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 말을 했다. “옳소 ! 우리 경식이를 국회로 보냅시다.” 누군가가 이렇게 외치자 아이들은 환하게 웃으면서 정말 즐거운 자리를 만들기 위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다짐들을 했다. 오늘 이 모임을 주선한 것은 송경식이 이었지만, 사실은 그 보다 먼저 몇 사람이 모여서 준비를 해온 것은 여자들이었다. 김명자는 아이들을 다 키워 놓고 이제는 시어머니 준비를 하는 외아들만 둔 중년 아줌마답게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 모았다. 75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졸업을 한 흥양국민학교 제3회 졸업생 중에서 이곳 서울을 중심으로 인근 경기도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그럭저럭 30여명이나 됐다. 친구 한 사람을 연락을 하면 그 친구가 아는 친구를 연락하고 또 그 친구가 다른 친구를 찾아 연락하는 방법으로 차근차근 찾아낸 친구들의 전화번호부를 가지고 오늘 모임을 주선한 송경식이가 몽땅 다 불러모은 것이다. 그래서 장소도 여자들이 모이기 편하고 남자, 여자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으면서 교통도 펴난 곳을 찾다가 그래도 여기가 제일 낫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길음역 부근의 찜질방이 가장 교통도 편하고 연결이 자유로 와서 좋으나 거기는 너무 복잡해서 친구들이 차분하게 모일만한 곳이 못된다고 여자들이 반대를 했다. 주소록을 만들기 위해 일일이 주소를 적고 전화로 연락을 하자니 실로 간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직장 일을 하는 틈틈이 연락을 취하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연락을 하곤 해서 오늘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오늘 참석을 하겠다는 친구들은 남자가 12명 여자가 13명이어서 25명이나 참석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일단 다른 곳에 모이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하고 식사주문을 해야 하는 등 준비가 번거롭지만 여기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모두 모인 것을 봤서 식당에 가서 한꺼번에 주문만 하면 되는 것이니 준비하는 사람으로서는 참편한 곳이다. “야 ! 명자야, 네가 먼저 연락을 취했으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좀 연락을 하지 경식이가 연락을 하게 하냐?” 정숙이가 투정을 부리듯 이야기하자, 명자가 미안하다는 듯이 살풋이 웃으면서 “왜? 신랑이 남자한테서 전화 받았다고 이상하게 생각한 거니? 다 늙어 가면서 무슨 일이데?” 하고 놀리자, 정숙이는 눈을 흘기면서 “늙었다고 이제 여자가 아니냐? 우리 남편은 나 밖에 모른다. 예.” “어쭈, 여기서 남편 자랑부터 하자는 것이냐? 제발 그만 둬라. 오늘은 우리 초등학교 학생 기분으로 모인 거야. 제발 좀 주책 그만 피워......” “기집애. 그게 주책이냐? 네가 놀리니깐 그렇지.” 언제 어느 곳에 가도 여자들이란 이렇게 남편이야기, 자식 이야기가 앞장 설 수밖에 없나보다. 문 앞에 바라보이는 한쪽에 모인 남자들은 너털웃음을 날리면서 지난 얘기에 꽃을 피운다. “난, 지금도 고향에 가면 면소재지 학교로 몰려다니면서 교실에도 못 들어가고 복도에서 기웃거리던 시절이 생각난다. 아마도 1학년 2학기 내내 그랬을 거야?” “아니야. 그래도 추운 겨울이 되니까 어린 우리들을 차마 복도에 내 몰지는 못하고 교실 뒤에 앉아서 공부하라고는 했었지. 책상도 없는 맨바닥에서 말이야. 그때 우리 책상은 이미 신호분교로 다 가져가 버렸기 때문에 책상이 남은 게 없었던가 봐.” “그래도, 신호분교에는 안 보내겠다는 부모님들 때문에 가까운데 학교 놔두고 찬바람을 맞받으면서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4km나 걸어 다녔으니......” “우리가 2학년이 돼서야 분교로 갔었지?” “그래, 우리가 분교로 가고 일주일만에 새로 선생님이 오셔서 우리를 맡아 주었었지. 교실이 없어서 온 산이며 들판 마을 회관까지 찾아다니면서 노래를 불러서 매미처럼 살았던 거 기억나?” “그럼, 그 때 우리는 거의 날마다 노래를 배웠지. 책에 나오지 않은 노래도 매주 한 가지씩 배웠으니까 아마도 2학년 때만 해도 노래를 100곡도 더 배웠던 것 같아.” “나중에 교실을 지어서 한 교실씩 차지하고 공부하면서 는 그런 일이 없었으니까 아마도 제일 많은 노래를 배우고 불렀을 거야.” “야 ! 저기 준기가 온다. 저거 준기 맞지?” “그래? 그런데 준기가 저렇게 키가 작았냐? 우리들 중에서 키가 제일 크지 않았냐?” “물론 제일 컸었지. 그런데 자라면서 더 자라지 않았던 것 아냐?” “그게 아니라 학교 다닐 때 다 커버렸던 거지. 준기가 아마 나이가 한 두 살 더 많지 않냐? 너 창길이는 한 동네 살았으니까 알지?” “으응, 그래. 집안이 좀 가난해서 학교를 조금 늦게 입학했었던가 봐. 우리형하고 동갑이거든. 동네에서는 형과 놀고 학교에 가면 나하고 놀고 그랬지.” 이런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에 준기가 들어섰고, 친구들은 그 동안 안부를 묻느라고 소란스러웠다. 모일 사람이 거의 모이고 한쪽 구석진 자리에 모두 모인 친구들은 간단하게 서로 그 동안 살고 지낸 이야기를 소개하고, 여기는 못 왔지만 자신이 아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한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가다가 창룡이가 자기가 떠나던 시절에 친구들 중에 기억에는 남지만 안 보이는 친구를 찾았다. “야 ! 동백 마을 살던 거어, 이름이 뭐더라? 아이 참 이름은 생각이 안 나고 우리가 찐빵이라고 불렀던 친구 있잖아. 얼굴이 동그라서 찐빵이라 불렀던 친구 말이야.” “아 ! 영구? 우리 집 옆에 살았었지. 아마 그 얘는 5학년 때에 서울로 올라 왔지? 그러고 보니까 같은 서울 안에 살겠는데 우리가 찾을 길은 없잖니? 아마도 친척도 없어 가지고 한 번 떠난 뒤에는 다시 내려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창룡이의 말에 병직이가 대답을 했다. 지금까지 입 꾹 다물고 있다가 처음 한 말이었다. “아아, 그래 영구였지? 그럼 그 얘도 졸업을 안 했구나. 나하고 무척 싸우곤 했었는데. 내가 자꾸만 찐빵이라고 놀려대다가 된통 얻어터진 적이 있었지. 화가 나서 나도 돌멩이로 등짝을 때렸다가 선생님한테 혼이 났는데 4학년 때 전학 가기 바로 전이었거든? 그래서 못 잊는 가 봐.” “넌 별 것 다 기억하고 있구나. 그래 한 번 싸운 것을 그렇게 못 잊어?” “아냐, 난 그 때 처음으로 내가 화가 난다고 남을 돌멩이로 찍어 버렸으니 혼 날일을 했잖아. 집에 가서도 혼이 났는 걸. 저녁도 못 먹고 쫓겨나고 야단이 났었어.” “ 야 ! 네 얼굴에 ‘그날이 그립구나‘ 하고 써져 있다. 뭐 할 일이 없어서 싸운 기억을 그리 오래 간직하고 있냐? 잊어 버려라 제발, 이제 40년도 넘은 이야기 아니냐.” “그래도 마음은 착하구나. 아이고 귀여운 내 새끼!” 장난꾸러기 명식이가 창룡이의 엉덩이를 토닥거리자 웃음바다가 됐다. “야 ! 임마, 넌 나보고 아저씨라 불러야 해 임마. 건방지게 내 새끼라니?” “뭐가 어째서 아저씨란 말이냐?” “아직도 몰랐단 말이냐? 임마 너의 할머니가 우리 고모가 아니냐? 그러니까 난 너의 아저씨뻘이 되는 거야. 집에 가서 물어 봐. 조카 녀석아.” ”와 ! 그러니까 조카가 아저씨보다 내 새끼라고 했구나. 양반은 못 되겠다. 항렬자도 못 찾는 게 어떻게 양반이냐?“ “예끼, 임마, 저 녀석이 하는 말을 믿어? 다 거짓말이야. 무슨 고모가 고모니?” 하자 창룡이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핏대를 올린다. “야 ! 임마, 아버지한테 전화로라도 물어 봐. 네가 무슨 덕을 보겠다고 네 아저씨가 되려고 하겠냐? 아무리 그래도 항렬자는 알아 라고 한 말이야.” “점점, 정말 그럴 거냐?” “자, 자, 여기서 그런 이야기로 싸움이라도 벌이겠단 말은 아니겠지? 이제 그만 두고 우리가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 중에서 여기 안 보이는 친구들에 대해서 우리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그러다 보면 혹시 우리가 잊고 연락을 안 한 사람도 나올 수 있지 않겠니?” 경식이가 역시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아까 내가 이야기했던 ‘찐빵’ 소식을 아는 사람 없을까?” “5학년 때 전학을 가버렸으니 우리가 찾을 수는 없을 거야.” “에이 참,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야 ! 창룡이 그렇게 찐빵이 보고 싶으면 빵집에 가면 되잖아.” 명식이가 아까 코너에 몰린 분풀이라도 하려는 듯이 소릴 꽥 질었다. “ 야! 이 친구들아 찐빵이 여기 있다. 너희들이 찾는 찐빵이란 말이야. 박영구. 동백 마을에서 살던 박영구가 여기 있어!” 하고 나서는 것이었다. 모두들 눈이 둥그래 가지고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짐작을 못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이들이 모인 이웃에 자리 잡고 유난히 이런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있던 한 사람이었다. 그 때 박영구가 차분하게 이야기를 했다. “사실은 아까부터 긴가민가해서 저쪽에서 배를 깔고 누워서 너희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어. 고향 사투리가 나오니까 반갑더라구. 그래서 가만히 듣고 있는데 점점 우리 동네 이야기 인 거야. 창룡이가 물을 때만 해도 내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지. 그런데 병직이가 내 이름까지 정확하게 부르지 않아. 그래서 일어나서 와 볼까 하다가 그래도 못 믿어서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하고 꾹 참고 기다렸었지. 그런데 이렇게 자꾸 불러대니 내가 못 들은 척 하고 떠나면 깨복쟁이 친구들인 그리운 고향 친구인 너희들을 다시 만날 수가 없을 것 같았어. 정말 반갑다. 친구들아. 너희들 말대로 5학년 때 올라와서 오늘 이렇게 만났으니, 꼭 40년만이 아니겠냐?” “야 ! 네가 정말 찐빵 박영구란 말이냐? [세상에 이런 일이!] 여기서 일어났구나. 야 ! 정말 미안해서 너에게 사과하고 싶었는데 정말 잘 만났다. 너도 전학을 가고 나도 전학을 했으니 서로 만나기는 어려울 줄 알았는데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창룡이가 영구의 목을 끌어안고 어린아이들처럼 펄쩍펄쩍 뛰었다. 이 모습을 본 찜질방의 사람들은 웬일인가 싶어서 모두들 눈길을 모았다. 2005. 10. 5. 22: 30‘ 잃어버린 원고를 되살려서 쓰다.
대구 초등생 휴게소 방치 사건으로 교육계가 떠들썩하다. 이 사건에 대해 교사가 아닌 사람들과 교사, 그것도 초등교사가 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교육을 한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에 부닥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교사는 끊임없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교사의 경력이 늘어간다는 것은 경우의 수를 좀 더 많이 경험해 알게 되고, 자신이 선택했을 때 벌어질 후속상황을 더 폭넓게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남일 같지 않은 ‘휴게소 사건’ 학생은 못 참겠다고 했다. 버스는 갓길에 세울 수 없었다.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적었고, 어떤 경우를 선택하든 후폭풍이 염려스럽다. 그럼에도 교사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버스를 세울 수 없다는 것과 학생이 너무 힘든 순간이라는 것을 모두 고려해 나름의 결정을 내리고 실행했다. 이후 휴게소에 도착한 학생은 수치심에 다시 버스에 탑승하기를 거부했고, 부모와 통화 후 휴게소에 남겠다고 했다. 그 학생이 갖게 됐을 마음의 상처, 트라우마가 얼마나 컸을지 알기에 마음이 아프다. 또 한편으로는 그 교사가 느꼈을 혼란, 상처 역시 잘 알기에 마음이 쓰리다. 교사는 매순간 판단을 내리고 결정한 일을 실행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판단을 돌아보게 된다. 잘 한 것일까? 최선이었을까? 자꾸만 상황을 돌이켜보게 되고 주눅이 든다. 학생이 버스 탑승을 거부했을 때, 그 교사는 아마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 혼란을 맞았을 것이다. 그 반의 다른 학부모는 ‘학생이 장염에 걸려서 선생님이 수련회 보내지 말라고 권유했는데 학부모가 괜찮다고 강행해 벌어진 일’이라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고 한다. 교사는 학생이 버스 이동 중 견디기 힘들 것이라 판단하고 불참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사의 판단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절하는 학부모에게 다시 한번 강권하지 못하고 체험학습을 떠났다. 일어나지 않길 바랐으나 피하지 못하고 선택에 몰아넣어진 교사. 연민과 두려움을 느낀다. 나에게도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출발부터 학생이 휴게소에 남는 그 일련의 과정을 논란의 여지없이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 앞으로 이 논란의 여지를 무마하기 위해 매뉴얼이라는 이름 하에 얼마나 많은 규제가 또 학교에 쏟아질까? 교사에 대한 신뢰가 없는 사회는 교사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쉬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복될수록 교사는 자신의 판단을 정당하게 관철시켜나가기 힘들다. 교사의 판단이 존중받을 수 있었다면, 교사가 자신의 판단을 정당하게 관철시켜 나갈 수 있는 분위기였다면, 모두에게 상처로 남았을 이 일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교사는 자신의 판단은 존중받지 못한 채, 학부모, 학교, 교육청, 언론, 기사를 읽은 독자들의 판단에 뭇매를 맞고 직위해제를 받아들여야 했다. 교사만 뭇매 맞을 일인가 지금 대한민국 교사들의 위치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교권이라는 말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소한 교사의 판단을 존중해 주는 사회이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교사의 판단을 존중했음에도 문제가 생겼다면 그때 질타해 주길 부탁하고 싶다. 그때야말로 교사가 책임질 순간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교사의 어떤 노력도 돌아보지 않고, 책임을 질 위치에만 세우려 하지 말고 말이다. 이럴 때마다 교사들은 무력감에 혹은 분노에 빠지게 될 뿐이다.
초등교는 교사와 학생이 교실에서 온종일 함께 생활한다. 그래서 교사가 학생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 지가 매우 중요하다. 학생을 감독과 통제의 대상으로 여겨 상벌로 지도하는 교사, 학생을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여기고 존중하는 교사가 머무는 교실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아들러 학파는 학생들이 나타내는 모든 행동을 최선의 노력, 선택의 결과로 바라본다. 그것이 비록 파괴적이거나 부적응 행동이라 해도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교사들도 학생들을 바라볼 때,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보고 효과적으로 지도한 한 교실 사례를 소개한다. ≠상호(가명)는 다른 친구들보다 키가 작고 말라 허약해 보이는 학생이다. 작년에 큰 수술을 해서다. 자연스레 학습 결손이 생겨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워지면서 수업시간에 딴 짓을 많이 했다. 주변 친구들을 건드리거나 놀리는 경우도 많았다. 싫은 내색이라도 보이면 싸움을 걸다 보니 친구들의 불만은 점점 커졌다. 이를 알게 된 D교사는 이들을 불렀다. 상호는 친구들이 일렀다고 오해했는지 얼굴이 상기된 채 씩씩거렸다. D교사는 상호의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차분히 기다렸다. 잠시 후 진정된 상호는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은데 잘 안돼요"라며 잘못을 금세 인정했다. D교사는 상호가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주 대화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상호도 지금 방식으로는 문제가 전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했다. 이후 D교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상호와 대화를 했고, 상호 스스로도 갈등이 커지지 않게 노력을 기울였다. 다툼이 있으면 곧바로 사과하며 해결하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사이가 차츰 좋아졌고 부진한 학습도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사례의 핵심은 D교사가 상호를 일명 ‘문제아’로 보지 않았다는데 있다. 오히려 상호의 행동을 자신의 상황, 처지에서 입지를 확보하려는 최선의 선택으로 생각했다. 물론 상호의 선택은 질서파괴적인 행동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교사가 상호의 입장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라본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즉, 큰 수술을 겪으며 몸이 허약해졌고, 그 때문에 학교생활이 어려워진 점, 수술 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학급에서 소속감을 획득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점, 학급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친구들을 귀찮게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을 놓치지 않았다. 수술 전이라면 선생님의 물음에 명석하게 답하거나 친구들과 여러 활동을 함께 하며 소속감을 확인했겠지만 현재 상호는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이다. 상호의 방식이 낯선 친구들은 화를 냈고 갈등이 심화됐다. 결국 선생님이 관여하게 됐으니 상호의 방식은 자신의 존재감을 학급 내에 드러내고, 입지를 확보해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D교사는 상호의 행동이 어쩔 수 없이 나타난 게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한 결과로 인식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이고 풍부한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다시 말해 상호를 통제와 처벌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주체로 존중했다. 상호로 인해 발생한 일의 해결 역시 상호에 의해 시작되고 완성돼야 하는 일이 된 것이다. 이처럼 교사의 관점이 달라지면 많은 상황들이 달라진다. 관점을 바꾸면 그것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음을 금세 깨닫게 된다. ‘우리 모두는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을 어떤 관점으로 대할 것인가의 선택은 교사들의 몫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1수업 2교사제’ 공약 추진을 위해 발의된 기초학력보장법을 놓고 반발이 거세다. 현장 교원들은 보조교사 투입 방안이 실효성은 없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학력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교과목 수업에 사범대 예비교사 등 보조교사를 추가 배치하는 내용의 기초학력보장법을 지난달 19일 대표발의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1수업 2교사제 공약을 발표하며 법 제정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약속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홈페이지에는 입법예고 기간(5~24일) 동안 법안에 반대하는 의견이 1000여 건이나 올라왔을 정도다. 우선 사범대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를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초등 2학년 전 학급에 학습도우미를 운영하고 있는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후가 아니라 학기 수업 중에 보조교사가 지원돼야 하기 때문에 학교가 요구하는 시간에 강의가 없는 예비교사를 일일이 매칭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보조교사에 참여한 것을 수업시간으로 인정하는 등의 제반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밝혔다. 세종 등 여타 시도교육청도 이같은 이유로 강사를 뽑아 보조교사로 투입하는데 이 경우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학습부진 협력강사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A중 B교사는 "강사 자질이 부족해 개별 학생 지원이 적절하게 안되고 코티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올해는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원자격증도 없고 학원 경력만 짧게 있었는데 수업 중에 적절하게 개별지도를 하지 못하고 교실 한쪽에 서있기 일쑤였다"며 "단순히 두 명이 수업을 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교육과정과 교수법에 대한 이해나 경력이 없는 사람을 충분한 사전 교육 없이 투입해 교실 수업에 방해만 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처음 협력강사 사업에 참여한 서울C중 D교사는 "아무리 보조교사라도 수업진행 방법에 대해 서로 호흡이 맞아야 하는데 두 달 동안 논의는 해봤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며 "학습 부진학생을 돕는 것도 정규 교사만큼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당이 적다보니 전문성 있는 강사 채용도 어렵다. B교사는 "한 시간에 1만7000원이고 일주일에 14시간 정도 나와야 하는데 전문성 있는 사람이 오겠느냐?"고 되물었다. D교사도 "처음에는 중등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자격 조건으로 모집했다가 나중에는 우대 조건으로 변경하고 기한까지 연장해 겨우 강사를 구했다"고 토로했다. 비정규직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E초 F교사는 "이미 학교에는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해 과목별로 전문 교사가 학급 지원을 하고 있다"며 "학교에 비정규직을 더 늘리기보다는 정규 교원을 늘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기에도 청년층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학습보조 인턴교사 등을 대거 채용했다가 해고시켜 갈등을 빚었던 선례가 있다. 보건교사를 학습지원자로 포함시킨 조항도 비난을 사고 있다. 비교과교사의 전문성과 업무 부담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서울 G초 H보건교사는 "보건교육과 학생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보건교사에게 기초학력 지원을 하라는 것은 부적절하고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기 I초 J보건교사는 "학생들의 일상생활 건강관리부터 비만, 흡연예방 사업, 환경위생 업무, 최근에는 미세먼지 업무까지 이미 과중한 업무를 하고 있는 보건교사에게 학습지원 업무까지 부과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같은 현장 의견에 대해 박경미 의원실 관계자는 "시범사업 기간에는 예비교사 등을 중심으로 하겠지만 정착이 되면 미발령 교사 등 정규 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습부진이 정서적인 측면이 있어 보건교사를 포함시킨 것"이라며 "업무를 떠안기는 게 아니라 협력하는 차원으로 문구를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찬 "막기보다 자정과정 거치도록 둬야"반 "정당 입김에 학교 흔들리면 안 돼" 주최측 토론자 일방교체 논란 일기도시의회 "의사소통 문제…조작의도 아냐" 학운위에 정당인 참여를 허용하는 조례에 대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21일 공청회를 열었다. 참석 교사와 학부모, 전문가들의 의견은 ‘정치 중립 훼손’과 ‘국민의 자유와 권리’ 사이에서 첨예하게 갈렸다.서윤기 의원 등 24명이 4월 발의한 ‘서울특별시립학교 운영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에 대한 이번 공청회는 정당인의 학운위 참여에 대한 찬반 양론을 듣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반대 토론에 나선 이창희 서울 상도중 교사는 “교원위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학운위 위원 중 일부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학운위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학교 운영도 정당 강령이나 정책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운영의 중요 사항을 심의‧자문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입김이 작용한다면 학교는 더욱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혹여 정치인이 의도를 갖고 각종 안건을 볼모로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학교교육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우려했다.고교생 학부모 임지혜 씨는 “학부모회 임원과 운영위원으로서 11년째 일하고 있는데 특정 당에 애정을 갖고 지지하는 학부모는 많이 봤어도 실제 당원인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정당의 당원인 학부모가 과연 평범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당원인 학부모가 학운위원이 되고 싶다면 2년 임기 동안 탈당하고 지원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만약 탈당이 힘들다면 그는 평범한 학부모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찬성 측 조성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교육 내용이 아닌 교육 행정은 정치성을 띤 지자체장이 관여하고 있다”며 “정당 당원은 교육행정의 일부일 뿐 교육 내용에는 관여할 수 없으므로 운영위원 자격제한은 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며 “정당의 당원을 학운위 위원에서 배제하려 한다면 조례가 아닌 법률로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초등생 학부모 기정이 씨는 “아이를 낳기 전에 시민이었고, 국민이었으며 학부모가 된 이후도 마찬가지인데, 학부모회 자격에 ‘당원이 아닌 자’라는 제한 요건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학부모, 시민들은 깨어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점차 자연스러운 자정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며 “~할까봐 걱정돼서 막기보다는 서로 배우고 부딪히면서 결론을 도출해나가는 것이 성숙한 민주사회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이날 공청회에서는 플로어 토론 과정에서 주최 측의 일방적인 토론자 교체에 대한 문제제기로 논란이 있었다. 토론 예정자였던 김성호 자치법연구원 부원장이 공청회 참석 직전 다른 토론자로 교체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 부원장은 “전화나 이메일, 문자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교체당한 적은 처음이라 불쾌했다”며 “주최 측이 입맛에 맞는 토론자들을 정해 구색 맞추기로 공청회를 끝내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그는 당초 토론문에서 “우리나라 헌법과 법률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도록 일관성을 갖고 있으며 학운위 당원 배제는 불특정 다수 주민의 권리 제한이 아니고 특정 정당원의 선임 배제를 규정한 것이므로 권리제한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섭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던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찬성 2명, 반대 2명으로 균형을 맞추다보니 교체된 것이지 공청회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 1번가’ 온라인 사이트에도 차등 성과급제 폐지를 요구하는 교원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광화문 1번가’를 설치해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견을 다음달 12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받고 있다. 온라인 창구에는 교육?육아와 관련된 5700여 건의 정책 제안이 올라와 있다. 이 중 차등 성과급 폐지를 요구하는 제안도 100여 건에 이른다. 교원들은 교육을 객관화, 수량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율형 사립고에 근무한다고 밝힌 A교사는 "교원의 성과가 수치로 매길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학생이 어떤 존재로 변화해 가는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드러나는 것 아니냐"며 성과급제 폐지를 요구했다. 초등 20년차 B교사도 "교육은 단순히 학업성적뿐만 아니라 진정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활동인데 1년 단위로 이를 평가한다는 자체가 맞지 않다"고 밝혔다. 특수학교 C교사도 "중증 장애학생들이 많은 특수학교의 성과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파악해야 하느냐"며 "정책입안자들은 교육에 있어 성과라는 단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기 저하와 갈등만 조장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 D고 E교사는 "근태나 학부모회의 참가자 수 등 수업개선과 무관한 지표들이 평가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며 "많은 교사들이 열심히 가르치고도 낮은 평가를 받아 사기가 급격하게 저하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F보건교사는 "일반교사와 하는 일이 다른데도 같은 성과급 기준을 적용하다보니 10년동안 최하등급을 받아왔다"며 "교사들 간에 갈등만 조장하는 성과급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초등 G교사도 "성과급 지표를 정하면서 다툼을 벌이는 학교들이 많아 교원들 간 화합은커녕 불신만 조장하고 있다"며 "성과급제를 폐지하고 수당 현실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상북도문경교육지원청(교육장 엄재엽)은 22일 문경교육지원청 3층 대회의실에서 초·중학교 교감 및 교사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8학년도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을 위한 교사 관찰·추천제 연수회를 실시했다. 이날 연수회는 가은초등학교 박정희 선생님이 ‘영재의 판별과 교사 관찰·추천제의 이해’라는 주제로 영재교육 중요성과 영재의 판별, GED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강의를 실시했다. 이번 연수를 통해 교사 관찰ㆍ추천을 통한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 방법을 이해하고 적용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역량을 펼칠 인재를 선발하는데 꼭 필요한 소양을 쌓는 계기가 됐다. 엄재엽 교육장은 영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영재교육 대상자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개선을 통해 영재성을 지닌 학생들이 선발되어 영재교육이 확대되고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교사들이 노력해 줄 것을 부탁했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다문화 가족들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수용적이고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경기도 여주시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경순)에서는 학생들에게 다문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6월 3째 주 다문화교육주간을 맞이해금당초등학교 전교생이 경기도 여주교육지원청에서 진행하는 세계문화 체험교실에 참가하게됐다. 13일 다문화 강사 마쯔모토 마사요 강사선생님과 함께 5,6학년 학생들은 일본 문화 체험을했다. 평소 일본 애니메이션, 음식 등에 관심이 많았던 5,6학년 학생들은 마사요 선생님의 강의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5학년 심현승 학생은 일본어 인사말을 배울 때 “고마워는 아리가또인데 아리가또고자이마스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라고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묻기도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전통 축제 의상을 입으면서 직접 전통 장난감을 만들고 강의를 마쳤다. 우리나라에 일본의 문화가 많이 들어와 있는 것이 학생들에게 많은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아이들이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이번 세계문화 체험교실을 통해 물어볼 수 있어 값진 경험이됐을 것이다.
구기터널을 지나 자하문 터널 입구 부근에 있는 하림각은 처음엔 중국 음식점으로 개장을 했다가 예식장을 갖추고 예식까지 겸하는 홀 영업을 하더니, 어느 날부터 몽고 맥반석을 이용하는 불가마 찜질방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있는 곳이다. 멀리 남쪽 바닷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경식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보기로 하고 만날 장소를 물색하다가 여자 친구들의 추천을 받아들여서 이 하림각을 선정했다. 여기는 아주 넓은 공간이 있고, 차를 마음대로 댈 수 있는 곳인 데다가, 요즘 같은 불경기에 모두들 죽겠다고 야단인데 돈들이지 않고 장소 빌리고 간단히 식사를 하는 것도 편하고, 또한 이제 나이 50줄에 들어선 친구들이 건강을 생각하여서 이곳을 자주 찾는 다니까 일단 여기로 모여서 찜질방 구경도 하고 오랜만의 회포도 풀자고 생각한 것이다. 저녁 6시에 모여들기 시작한 친구들이 입구에서부터 간간이 눈에 뜨기 시작하면서 그 넓은 찜질방에서는 남쪽 바다 냄새가 물씬 나는 사투리가 슬슬 술렁거리면서 찜질방 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사실 이곳 찜질방이라는 곳이 대개가 몸집이 있는 중년들이나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의 무대이고 보면 저절로 사투리가 많은 그런 곳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오늘처럼 동창생들의 모임이 있는 날이면 각자 모인 몇 사람들의 사투리와는 달리 제법 그 고장의 냄새를 풍기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곤 한다. 오늘 이 팀을 말고는 다른 팀은 없는 듯하지만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어서 가끔은 여러 팀이 모여들어서 이곳이 어느 지방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더구나 오늘은 멀리 남쪽 바닷가에서 자란 친구들이 거의 40년만에 만나는 그런 자리인 데다가 이미 서울에 올라 온지 30년 이상이나 된 친구들이 많아서 바짝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쉽게 시골 냄새를 맡기 어려울 정도이지만 그래도 언뜻언뜻 사투리가 어감에서 또는 지명에서 베어 나오곤 했다. “야이 ! 너 이창룡이 아니냐? 야 ! 임마야. 이게 얼마 만이냐?” 이산가족이나 된다는 듯이 서로 엉켜서 껴안고 한바탕 소란을 피운 친구의 출현으로 이미 먼저 와있던 몇몇 친구들은 머쓱하여 바라만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창룡이라 불리는 친구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참동안 둘만의 이야기를 나누던 송경식은 다른 친구들을 향하여서 이창룡이란 친구를 소개한다. “야 ! 너희들 아마 잘 모르겠지? 이창룡이라고 우리 마을에서 살다가 우리가 4학년 올라가던 해에 이웃 보성군 벌교읍으로 이사를 가버려서 거의 모를 거야. 그런데 창룡이네와 우리 집이 먼 친척벌이 되거든 그래 가지고 그 동안에도 부모님들끼리는 연락이 되어 오가곤 하였지. 그래서 오늘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모이는 자리이니 오겠느냐고 했더니 이렇게 와 주었구나. 참 정명진 ! 넌 임마 3학년 때 창룡이 하고 큰 싸움을 벌려 가지고 선생님께 벌도 많이 섰잖아 잊어 먹었어?” 이 정도 되자 정명진이 앞으로 나서면서 “ 야 ! 오랜만이다 오늘은 3학년 때 맞은 빚 좀 갚아야겠다. 단단히 각오는 해라” 하고 손을 내밀자 친구들은 “와아 !” 하고 웃음을 터뜨리면서 박수를 치기까지 했다. 이미 희끗희끗한 머리털이 대부분이고 숫제 백두산이 된 친구도 보였다. 초등학교, 아니 그 때는 국민학교 시절이었다. 남쪽 바닷가에 접한 면이기는 하여도 바닷가에서는 4~5km 넘게 동떨어진 산골마을에서 자란 친구들이다. 우리 나라가 무척이나 가난하던 1960년대 중반에 입학을 하여서 가장 어려운 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아닌가? 더구나 처음에 학교에 들어 갈 때에는 면 소재지 학교에서 입학을 하였지만, 60년대 초에 갑자기 늘어난 아이들을 다 수용 할 수가 없어서 면내에 세 곳이나 학교를 새로 지어서 새 학교로 다니게 만들어 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학교는 태어나면서부터 아주 말썽이 많은 학교로 태어나서 군내에서도 소문이 난 학교였다. 두 개의 부락에서 학교를 세우자고 합의를 하여 새로 학교를 세우기로 하였지만, 두 부락의 대표가 되는 사람들은 서로 자기 부락의 앞에 학교를 세우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렇게 잘 뭉쳐서 새 학교를 세우자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기 부락 앞이 아니면 안 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우리가 학교를 세우자고 먼저 주장을 했으니까, 우리 마을 앞에 학교를 세운 것은 당연하지 않소?” “천만의 말씀이오. 아무리 당신들이 먼저 의견을 내어놓았다고 하지만, 당신네 마을만으로 학교를 세울 수는 없지 않소. 우리가 함께 나섰으니 허가가 된 것이오. 두 마을이 합의하여 자리를 정해야 하지 않겠소.” 두 마을의 주장은 굽히지 않고 계속 됐다.이렇게 끝없는 싸움이 계속되자, 군에서도 말리고, 조정을 할 수가 없었다. 조금만 잘못 말을 했다가는 저쪽 편만 든다고 몰려서 욕을 먹고 혼이 나는 판이었다. 이렇게 계속되는 자리 싸움 때문에 학교를 지어야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학교를 어디에 세워야 할지가 결정이 되지 않았다. 싸움을 두고 보다 못한 도교육청에서 조정에 나섰다. 그러나,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양쪽 마을의 대표들만이 아니라, 이제는 양쪽의 주민들까지 합세를 하여서 서로 굽히지 않고, 자존심 싸움으로 발전이 됐다. 오순도순 정답게 살던 두 마을은 이젠 원수가 되어서 아옹다옹 다툼은 끝이 없이 계속됐다. 교실을 지어서 수업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 되었건만, 싸움만 하는 주민들을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도교육청에서 직접 사람이 와서 양쪽의 주민 대표를 불러서 합의를 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결론을 얻지 못하자, 두 부락의 대표와 함께 마지막 협상 안을 내어놓았다. “좋습니다. 두 부락에서 조금도 양보할 뜻이 없으시다니까, 제가 마지막 제안을 하겠습니다. 이제 이것이 두 마을의 지도입니다. 이 지도를 동서 와 남북으로 접어서 가장 중앙이 되는 자리에 학교를 세우는 것으로 합시다. 여기에는 다른 의견이 없으시겠지요 ?” 하고, 교육청의 담당자는 지도를 꺼내어서 준비를 했다. 두 부락의 대표들은 더 이상 무어라고 항의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럼 여기 이 지도를 가지고 가장 끝 부분을 접어서 중앙지를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잘 보십시오.” 하면서 양쪽을 접어서 반쪽으로 꾹꾹 눌렀다. 다음에는 반으로 겹친 것을 다시 반으로 접어서 꼭 눌러 표시를 만들었다. 지도를 펴기 전에 다시 한번 확인을 했다. “이제 여기에서 결정이 된 곳은 학교를 세울 자리로 양쪽이 다 다른 의견이 없는 것입니다. 다시 무어라고 하기는 없는 것입니다.” 하고, 양측의 대표들에게 다짐을 받고서야 지도를 활짝 폈다. 그러나,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 학교를 세워야 할 자리는 이 두 마을에서도 가장 고약한 수렁이 있는 논바닥이었다. 이것을 본 두 마을의 대표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거긴 학교를 지을 수가 없는 땅이오. 얼마나 수렁이 깊은지 소가 논을 갈 수도 없는 곳인데 거기다가 어떻게 학교를 짓는단 말이오.” “그 말이 맞는 말이오. 그 논은 우리 논인데 거기다가 학교를 짓는다면 내가 논을 그냥 주겠오. 그러나, 가서 보면 알겠지만 거기는 학교를 짓기는 어려울 것이오.” 이때만은 두 부락의 대표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할 수 없다고 판단을 한 도교육청 손님은 지금 곧 그 장소에를 가보자고 나섰다. “좋습니다. 두 부락의 대표되신 분들의 의견이 그러시니 직접 확인을 해보도록 합시다. 만약 말씀이 사실이라면 도에 가서 그러게 말씀을 드려서 다른 방도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부락의 대표들도 따라 나섰다. 약 20여명의 사람들이 학교 터를 잡으러 간다는 소문에 두 부락의 주민들도 들판으로 몰려 나와서 갑자기 들판에는 수많은 사람의 물결을 이루었다. 그러나, 현장을 가본 도교육청의 담당자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아무리 무어라고 하더라도 이곳에 학교를 세운다는 것은 무리였다. 논바닥이 완전히 수렁이어서 거의 농사를 짓기도 어려울 정도인데 거기다가 어떻게 학교를 세울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두 부락의 주민들도 데모라는 것을 모르던 시절이었기 망정이지 한바탕 야단이 날만큼 술렁이고 있었다. “아니 미쳤지, 어디 저기다가 학교를 세우라고 해......” “아무리 도에서 왔다고 하지만 말이면 다 하는 것인가 ?”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겠어 ? 아무러면 저 수렁에다 학교를 세우라는 사람들이 어디 있어 ?” 이렇게 주민들의 수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군에서 나온 장학사 님이 도교육청에서 온 관리자에게 귀엣말을 했다. “계장님, 여기서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주민들이 야단입니다.” 하고 속삭였다. 계장이라 불린 도의 손님은 얼굴 색이 변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이 부근의 어느 장소를 고르면 안 되겠습니까?” 하였지만, 그 곳은 두 부락의 가운데에 있기는 하지만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골짜기여서 대부분이 수렁일 뿐 학교를 지을만한 땅은 아니었다. “나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군요. 이런 사실을 그대로 보고하겠습니다.” 하면서 몹시 속이 상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더 이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고 말았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새터 말마을의 준말의 사람들은 도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학교를 자기 부락 앞에 세우기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었다. 우선 마을 앞에 있는 논을 학교부지로 쓰도록 내어놓겠다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할 일이었다. 약 한 달이 더 지나는 동안에 드디어 새터말에서 학교를 지을 땅을 내어놓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 마을에서 약방을 하는 사람으로 동생이 도교육청에서 건축기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동생과 의논을 해서 땅을 내어놓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것은 일단 자기 마을 앞에 학교를 세우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리하여서 결국은 학교가 새터말의 앞에 서게 됐다. 봉룡리에서는 자기들도 땅을 내어놓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도에서는 새터말에 학교를 짓기로 결정이 나버린 다음이었다. 이리하여 학교가 새터말의 앞에 서게 되었고, 분교로 학교의 문은 열었지만 계속해서 학교를 지을 땅을 마련하지 못해서(이때만 해도 학교를 지을 예산이 충분하지 못해서 학교를 지으려면 주민이 땅값을 내거나, 땅을 마련하여야 하던 때였음)교실은 네 개에 7 학급이 공부를 하게 됐다. 그러니 자연히 저학년은 2 부 수업을 해서 오전반과 오후만이 나뉘어져 있었다. 오후반이 되면 이른 점심을 먹고, 12시쯤에 학교에 와야 하는데 아이들은 그렇지를 못했다. 아침을 먹으면 아버지어머니가 모두 논밭으로 나가고 집에서 저희들끼리 놀다가 보면 시간을 잊고 놀다가 학교에 못 가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아침 일찍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오고 마는 것이다. 아침부터 학교에 와서 이 교실 저 교실을 기웃거리고 심지어는 복도에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을 듣고서 큰소리로 따라해서 수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하는 수 없이 오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선생님은 어린이들을 데리고 산천경개 좋은 곳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저수지 뚝 방에서, 내일은 마을 앞 정자나무 밑에서, 그리고, 또 산 속 소나무 숲에서, 저수지의 배수구 그늘에서 아이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조그만 칠판에 글씨를 써놓고 땅바닥에 엎드려서 글씨를 쓰면서도 아이들은 즐거웠다. 특히 산이나 들에 나가서 노래를 할 때는 저절로 신바람이 나서 목소리가 커지고, 흥에 겨워서 손을 흔들고 몸을 흔드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렇게 자랐던 아이들이 이제 나이 50줄에 앉아서 오랜 친구들을 만나자고 이렇게 모이게 된 것이다. 한가정의 평균 자녀의 수가 5명이 넘었고, 각 가정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땅의 넓이는 논밭을 합해 보아도 고작해야 1,000평이 채 안 되는 가난한 고장이었다. 이런 고장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한 김영화 선생님은 오늘도 무엇이 그리 바쁜지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난생 처음 시작한 직장 생활에서 맡은 사무가 학교 살림을 맡은 경리 사무였다. 평상시에 늘 돈에 관심이 없어서 셈이 그리 밝지 못하던 그였기에 늘 쩔쩔 매는 입장이었다. 더구나 이 곳은 두 마을이 학교 설립을 싸고 치열한 격전을 벌였던 곳으로 학교가 설립이 되어서도 한 동안 갈등을 겪었다. 심지어는 감정이 격해져서 아이들의 등교를 막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하였으나, 간신히 더 이상의 물의는 없이 견딜 수 있었지만, 학교의 일을 하려면 양쪽 부락의 유지들이 서로 앙금을 걷어내지 못한 채 가끔씩 충돌을 하곤 해서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더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어떻게 조정을 해볼 요량으로 양쪽 부락의 유지들이 모이면 그런 저런 이야기가 드디어는 학교 설립을 둘러싼 감정의 골 쪽으로 흘러가고 서로 자기들의 주장만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몇 차례의 회의는 늘 그렇게 다툼으로 끝나고 말았다. 적어도 서너 시간씩이나 걸린 회의는 술 한 잔씩을 마시고 헛소리로 끝나고 마는 것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어서 학교에서는 어지간한 일이면 차라리 이쪽 마을과 저쪽 마을이 따로 모여서 그 의견을 듣고 학교에서 조율을 해야하는 지경이었다. 심지어 5월8일 어머니날그 때는 어버이날이 아니라 어머니날이다에 학교에서 어머니들의 행사를 하다가 서로 경기에 이기겠다고 한 것이 두 마을의 싸움이 되어서 행사를 그만 중지하고만 사건이 생길 정도로 감정 대립이 심했다. 오죽하면 면내 다른 부락 사람들이 이 두 마을은 학교 때문에 사돈간이나 일가 친척들이 오가는 일이 없어졌다고 놀림을 받을 정도였겠는가? 그런데 이 학교가 내년(1965년)이면 독립교가 되어서 교장이 오고 새로운 학교로 정식 등록을 하게 된다고 학교 등록을 준비하라는 공문이 떨어졌다. 이 학교 설립을 위한 준비로 첫 번째가 학교 이름을 지어야 했다. 지금은 학교가 있는 마을 신호리의 이름을 따서 신호분교이지만 정식 학교 이름을 이렇게 짓는다면 봉룡리에서 그냥 있을 리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너희 집 앞에 세운 학교이니 너희들의 자녀만 가르쳐라’고 억지를 부리는 마당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래서 학교의 교직원 이래야 교장, 교감도 없이 몽땅 교사만 7명이 모여서 학교의 이름을 짓기 시작했다. 두 마을의 이름자에서 따서 모은 것으로 [봉신][봉호][신봉][신용][용호][호용]이 있었지만 이것은 어떤 것이라도 서로 자기 부락의 이름자가 머리에 가지 않았다고 거부 반응을 할 것이라는 게 모두의 의견이었다. 다음으로 나온 것이 이 곳이 그 옛날 [흥양]현의 터여서 아직까지도 [문안]이라고 부르는 게 이 지역 사람들의 자존심을 살리는 것이라서 어디서 만나면 “[문안]에 사시는 군요”하면 아주 흡족해 하는 사람들이었으므로 김영화 선생님의 제안으로 [문안]이라는 이름이 나왔으나, 이 이름이 좋긴 하지만 학교 이름을 한자로 적을 수가 없다는 것이 반대의 이유가 됐다. 이 당시만 하여도 한글전용이라는 국가 시책이 발표가 되어서 몇 년이 안된 시절이었기에 한자로 적을 수 없는 학교 이름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이드신 선배 선생님들의 주장이었다. 한 선배선생님이 한글 전용 때문에 생긴 전임지에서 일어난 일을“한글 전용이 되어서 공문이 내려 왔는데, 교사의 전후좌우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는 지시가 있었지 뭐야, 그래서 사진관에 가서 선생님들이 모두 앞, 뒤, 오른쪽 왼쪽으로 앉아서 사진을 찍어서 차례로 붙여서 교육청에 제출했지 뭐야. 그랬더니 이게 뭐냐고 하더라는 것이야. 그래서 공문을 가지고 간 사람이 공문에 그렇게 써있어서 모두 찍었는데요. 했더니 온 교육청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구경을 하면서 웃고 떠들기를 ‘이거 현상 수배범들인가?’ ‘아니야 중매쟁이가 확인하라고 보낸 거지 뭐야........’ 하고들 야단이더라는 것이야. 알고 보니 교사(校舍)라는 말이어서 선생님들이 아니라 학교 건물 즉 교실을 말하는 것이었는데 사람들의 사진을 보냈으니 얼마나 우스운 이야기야. 그래서 학교 이름도 한자가 없으면 곤란할 거야”하고 예까지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하셨고, 김영화 선생은 아직 어린 마음으로“한글전용인데 뭐 한자가 없다고 안될 것은 없지 않겠어요?”하고 주장을 하였지만 혼자의 힘으로 여러 선배선생님들의 의견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음으로 나온 것이“그럼 옛 고을 이름을 살려서 쓰면 어떻겠느냐? [흥양]이라고 하자.” 는 의견에 모두 찬성을 하여 주었다. 문안에서 흥양이 되었지만 어쨌든 김영화선생의 작명은 성공을 하였고, 그렇게 결정을 해서 학교 설립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그게 불과 사흘 안에 모두 끝내야 하다는 것이었다.
“선생님, 커피 한 잔도 안 되나요? 그냥 가기가 좀 그래서……”올해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학기 초 학부모 상담주간에 어느 학부모님께 걸려 온 전화다.“당연하죠. 마음 편하게 오시면 되요.”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리고 나서 전체 직원협의회에 참석해보니 마침 교감선생님께서 청탁금지법에 대한 연수를 하셨다. 상식으로 대부분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소한 것들을 간과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았다. 좀 헷갈린다거나 중요한 내용들은 밑줄을 긋고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특별히 교감 선생님은 커피 한 잔도 절대로 받으면 안 된다며 내가 그동안 사소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청탁금지법에 위배된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됐다. 연수를 들으면서‘이러다가 정말 교직사회가 좀 삭막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오히려 더욱 마음이 편하고 어느 누구에게나 떳떳해질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도 들었다.해마다 단위학교에서는 일 년에 두 번 학부모 상담 주간을 정해놓고 아이들의 진로, 학업, 생활 상담을 해오고 있다. 그럴 때마다 몇 몇 학부모 중에는 커피나 음료, 쿠키와 같은 간식을 가져오신다. 이러한 음식을 받을 때마다 늘 마음에 걸리고 찝찝했었다. 괜스레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고 다른 동료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민망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로 이러한 고민이 깔끔하게 해결돼서 참 좋다. 괜한 고민을 할 필요도 없고 밖에서 친구나 지인들을 만날 때에도 당당할 수 있어 더욱 좋다. 더구나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 모여서 교사의 위상을 더욱 더 높일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있다. 어쩌다 동창 모임에 나가면 일부 친구들 중에 “너는 선물 많이 받아 좋겠다.”라며 은근히 속물 취급하는 시선을 볼 때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었다. 사실 최근에는 그러한 일들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오해를 받을 때마다 내 자신이 교사라는 게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며칠 전 고등학교 2학년인 막내아들의 진로진학 상담을 받으러 학교를 방문할 일이 있었다. 늘 교사의 입장에서 생활하다가 학부모 입장이돼보니 마음에 부담감이 들었다. 누구보다도 교사들의 고충을 잘 알고 그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잘 알기에 마음고생 많이 하시는 담임 선생님께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고 싶었다. “여보, 어떡하지?” 눈치 빠른 아내는 “이 사람아, 뭘 그런 것 가지고 고민해. 당신, 교사 맞아. 당연히 그냥 가야지.”라며 단호하게 내 고민을 해결해주었다. 나보다 20년이나 늦게 교직에 들어 온 아내가 교직경력이 많은 나보다 훨씬 지혜롭고 훌륭하다는 마음이 들어 부끄러웠다. 이런 저런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막내아들의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께서는 손수 커피를 타 주시고 상냥하게 우리 일행을 대해주셨다. 게다가 조목조목 아들의 장단점을 지적해주시고 모의고사 성적까지 철두철미하게 분석을 해서 맞춤형 진로진학 상담도 해주셨다. 얼마나 고맙던지 연신 “선생님,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학교를 빠져나왔다.청탁 금지법만 없었다면 아마 나도 아들의 담임 선생님께 작은 선물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들었다. 그러나 작은 선물이 때로는 뇌물이 되고 괜한 오해의 씨앗을 키워 교직사회에 불신감이 팽배했던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불식시키고 새로운 학교 문화를 창출하는데 청탁금지법은 농부에게 가뭄에 단비와 같은 기쁜 소식이다.어릴 적 우리 어머니는 남을 대접하는데 남다른 열정이 있었다. 한 살 때 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30대의 젊은 나이에 8남매를 키우면서 정말 힘든 나날을 보내셨다. 더구나 논밭 한마지기 없는 첩첩산중 산골에서 까마득한 세월을 오직 자식들만을 위해 살아오시니 어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두 눈 가득히 눈물이 고여 온다. 비록 가난했지만 어머니는 남들에게 베푸는 데는 거침이 없었다. 우리 집은 동네 친구들의 놀이터였고 어머니는 누룽지나 고구마와 같은 간식을 아이들에게 나눠주시며 늘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씀하셨다. 어느 추운 겨울에는 결핵에 걸려 오랫동안 요양원에 계신 동네 어르신을 우리 집 사랑방에 모시고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신 적도 있었다. 그런 어머니셨기에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께도 일 년에 한 두 번씩 씨암탉을 잡고 동동주에 담배 한 보루까지 마련하셔서 삼십리가 넘는 시골 길을 걷고 또 걸어서 학교를 방문하시곤 했다. 어린 시절 내가 생각해도 어머니께서 담임 선생님께 드린 것은 분명 마음의 정성아 가득 담긴 작은 선물이었다. 그런데 마음이 가득 담긴‘촌지’가 어느새‘뇌물’로 변신해교직 사회에서 괴물과 같은 존재로 자리잡게됐다. 오죽해야 일부 시민사회 단체에서 촌지 안 받기 운동을 전개했겠는가!청탁 금지법은 교직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단 이 법이 시행된 이후 교사들은 쓸데없는 오해를 받을 필요도 없고 어느 누구에게나 당당할 수 있게됐다. 어디 그뿐이랴! 모든 공무원들이 직무를 청렴하고도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밑거름이됐다. 솔직히 교사도 인간인지라 선물을 받게 되면 선물을 제공한 학부모의 자녀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이 더 쓰이는 게 사실이다. 청탁금지법은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고 공정하게 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좋은 법이 왜 이제야 시행되나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제 우리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국민들의 생각도 과거와는 달리 수준도 많이 높아졌고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 봐도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의 수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선진인류시민이됐다. 지하철에서 질서를 지키고 각종 공연장이나 식당에서도 남을 배려하며 에티켓을 지키는 문화가 정착됐다. 작년 광화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했을 때도 아무런 사고 없이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것 하나만 봐도 우리 국민들은 이미 높은 민주시민의식을 가졌다. 부정부패는 이제 과거의 지나간 낡은 유물이돼야 한다. 청탁금지법으로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공직사회에 대한민국의 희망이 있다. 이 법이 잘 정착된다면 우리나라도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달에는 오랜 만에 동창 모임에 나가서 떳떳하게 큰 소리를 칠 수 있을 것 같아 모임이 기대된다.
우리나라 곤충산업을 선도할 유용곤충 생태체험학습장이 서산시 음암면에서 문을 열었다. 서산시는 유용곤충 생태체험학습장 ‘벅스앤미’가 6월 15일(목)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벅스앤미는 대표 박경석(28세) 씨가 곤충을 사육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2016년도에 음암면 한다리길(유계리) 45-16번지에 설립했다. 벅스앤미는 장수풍뎅이 5,000여 마리와 사슴벌레 3,000여 마리 등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곤충 등 수 만 여 마리가 갖춰져 있어 언제든 체험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곤충뿐만 아니라 토끼, 염소 등도 관람할 수 있는 다양한 야외 체험학습장도 구성돼 있다. 박 대표의 곤충사업은 부친인 박천기(62세) 씨가 자녀 교육 및 애완용으로 수석동에서 사육한 장수풍뎅이를 개체수가 증가하자 학교 주변의 문구점 등에 납품하며 시작됐다고 한다. 그러다 박 대표가 군 제대 후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벅스베이’라는 인터넷 곤충 쇼핑몰을 구축하며 억대의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에 박 대표는 지난해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고, 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추진한 유용곤충사육 실용화 시범사업에도 선정돼 유용곤충 생태체험장을 조성하게 됐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완섭 서산시장과 우종재 서산시 의회의장을 비롯해 시의원, 관계부처 공무원, 체험관광협의회 회원, 마을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테이프커팅과 시설관람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시는 곤충표본 만들기, 곤충이해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이 마련돼 있는 '벅스앤미'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식품, 의약, 사료, 관광 등의 분야에서 많은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가진 곤충산업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인근 곤충농가에 기술 전수로 시너지 효과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경석 대표는 “초등학생 시절 곤충을 좋아해 키웠던 일이 지금의 곤충사업체를 이루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지역의 곤충산업 발전과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섭 시장은 “우리나라 곤충산업을 이끌 벅스앤미의 개소로 지역 관광산업과 경제 활성화가 전망된다”며 “인근 곤충농가에 기술 전수에도 힘써 상생 발전을 도모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감들이 교육부 권한 이양과 관련해 우선 시행령 이하 법령 개정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벌써 자사고·특목고 폐지, 학업성취도 표집평가 전환 등이 가시화되면서 다음은 교장공모제 확대 등이 타깃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9일 국정기획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교육관련 법령 정비 방안을 제안했다. 시도교육감협 관계자는 "교육자치 확대, 공교육 강화를 위해 상위법에 어긋나는 시행령 등에 대한 정비 방안을 담았다"고 밝혔다. 국회 법률 개정이 아닌 정부 의지로 고칠 수 있는 부분부터 바꾸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감들은 그동안 교육부가 특히 과도한 시행령 통치로 교육자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교육부의 동의, 협의 절차 등을 시행령 등에 명시해 교육감의 독자적 권한 행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교육감협의 제안은 유초중등 교육의 지방이양을 위해 국무회의 심의 등만 거치면 되는 시행령 이하 법령 개정으로 권한 이양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특목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한 시행령 개정이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교육감이 이들 학교를 취소하는 경우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4년 서울시교육감의 외고, 자사고 지정 취소를 두고 교육부와 갈등을 빚었었다. 교육감들은 "교육감 관장 사무에 교육부장관 동의 절차를 둔 것은 교육자치를 훼손한 것"이라며 지정, 취소권을 교육감 권한으로 완전 이양할 것을 주장해왔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서 학교의 설치, 이전, 폐지에 관한 사항과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사항을 교육감 관장사무로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상에서 외고, 자사고 등의 설립 근간이 되는 조항 자체를 삭제하는 방안까지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장공모제 확대를 위한 시행령 개정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들은 현행 교육공무원임용령에서 교장공모제를 신청한 자율학교 중 15% 범위 내에서 내부형 교장공모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 교육감 권한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내부형 교장공모제 제한 비율을 교육감이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교장공모제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만큼 시행령 개정이 가속화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는 부분이다.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시행령 개정 요구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는 학생의 두발, 복장, 징계 등에 대한 사항을 학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감들은 학생인권은 헌법상 권리이므로 시행령으로 제한할 수 없다며 개정을 요구해왔다. 이밖에 교육감들이 법에 근거하지 않은 훈령 등을 통해 교육부가 권한을 제약해 왔다는 주장도 주목할 대목이다. 실제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지난달 29일 도교육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장관 훈령으로 강제한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교원 등 연수에 관한 규정으로 시행하고 있는 교원평가 등은 하루 빨리 폐기 또는 취소해야 하는 교육적폐"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부분도 개정을 요구했을 경우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장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경기의 한 초등 교장은 "지금도 교장공모제가 코드 인사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할 경우 교단의 정치장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전의 한 중등 교장은 "학생인권조례안에는 학생인권을 빙자해 과도한 권리만 부여하고 있어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교권 침해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학교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지도 않고 외고, 자사고 폐지부터 결정해 학생, 학부모에게 혼란을 주는 것은 비교육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업성취도 표집 평가는 최소한의 기초 학력을 확인할 수 없게 해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몰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전에 일본 신문기사를 보니 일본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와 함께 인구 1억명 이하로 내려갈 경우 우려되는 현상에 대한 지적이었다. 그 대책으로 인구문제를 담당할 장관의 자리를 만들었다. 우리보다 20여년 정도 앞서 가는 일본을 잘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 경로가 일본과 거의 비슷하다. 다른 점은 우리가 대기업 중심이라면 일본은 중소기업이 있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경제 중심에 인구가 중요하며, 그 핵심 문제가 바로 인구 절벽이 눈 앞에 있다는 점이다. 인구절벽 이란 미래학자 해리덴트가 만든 용어로이 인구 통계 그래프가 급격하게 하락하게 되는 점을 뜻한다. 이와 동반하여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소비와 다양한 경제 활동이 위축되어, 결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런 피해를 받을 나라의 중심에 대한민국이 놓여 있다. 다소 연구 결과의 차이는 있지만 2018년에 인구절벽이 온다는 이론과 어떤 미래학자들은 2020년으로 예측하고 있어 정부 연구 결과인 2030년과는 큰 차이가 보인다. 이미 우리는 이런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한국은 1980년대 이후 급속한 인구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통계자료를 보면 최저 출산국이거나 꼴찌에서 두번째 정도이다. 그 외에도 너무나 경쟁이 심한 사회여서 자살율은 1위, 교통사고 사망율도 1위 등 수많은 좋지않은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다. 많은 신문들이 다양한 인구절벽을 기사화하고 있으나 단편적이다.미래를 치밀하게 내다보지 않고 현 상황만 이야기 한다. 신생아가 4만명이 줄면 초등학교가 200여개가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교사들이 줄지만, 교사를 어떻게 줄일지, 즉 대학교 정원은 어떻게 줄일지 대안은 없다. 집단 이기주의 반발이 두려운 것이다. 이것을 말세의 증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대한민국의 현재 출산율 추세라면 30년 후 생산로 급감할 것이고,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져서 그 후 80년 뒤에는 현재 인구의 절반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인구 절벽에 동반한 부동산 거래 절벽 시기도 멀지 않았다. 영국의 옥스포드 인구문제 연구소에서 뽑은 가장 먼저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지금 한국은 보이는 것이 고층 아파트다. 하지만 인구 감소로 공중에 매 달아놓은 아파트들에게는 심각한 현상이 다가온다. 이미 북유럽에서는 비싼 아파트가 50년 정도가 되어 붕괴가 되면 전혀 재건축, 재개발이 어렵다. 빨리 갈아타지 못하고 빠져나가지 못한 노인들만 남아 해결 방법이 안 보인다. 우리나라도 이미 인천에 그같은 폐가가 2500호라는 뉴스도 나왔다. 결국 공중에 집을 매달아 놓았던 고층아파트는 땅 지분 1-2평만 되돌려 받게 될 것이다. 수십억을 주고 샀던 아파트가 몇 백만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공중에 매달아놓은 아파트 천지인 대한민국에는 이미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재개발이 되지 않는 곳이 지금은 조금 보이지만 2030년이 되면 대부분의 아파트가 재개발 매물로 나올 것이다. 공중에 매달아 놓았던 집들이 거의 깡통구좌가 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미 이런 현상을 일본은 자료로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필자가 1993년 2월부터 후쿠오카에서 거주할 때 91.77m2 아파트는 큰 도로변 좋은 곳에 있어 인기가 높았다. 일본 부동산 버블기에는한국 원화로 계산하여 최고 원화로 6억 5천까지 상승하였다. 이처럼 부동산 거품이 일었던 것은 경제가 꺾이면서 돈이 부동산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30년이 지난 아파트가 되고 보니 1억 6천 만원 정도의 가격에 매물로 나와 있다면서 지인이 나에게 구입을 권유하는 정보를 보내왔다. 현재 일본에는 820만호의 빈집이 있어 골치를 앓고 있으며 17년 후에는 2천만 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 부동산 '최고가 놀이'를 하고 있다. 문제는 돈을 가진 사람들이 대출을 받아 전세로 놓는 등 실수요자 중심의 1주택 정책이 긴급해 보인다.지금 청와대에 들어가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일본에서 주택 버블 현상이 꺼지는현상을 직접 보고 귀국한 교수이기에 그 실상을 잘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말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만큼 부동산 정책에서 부정적인 문제를 완전히 드러내어 놓고 투기 단속을 위한 강력한 정책 추진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지도자는 어두운 실상 보다는 밝은 면만 내놓으려는 긍정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경향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는 늦지는 않았다. 지나치게 아파트에만 목을 메면서 빚을 얻어 집을 사게 되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하여 이자는 증가하게 된다. 또, 먼 훗날 본전을 찾기 어려운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가정을 해 보면 섬뜩해진다. 과연 우리 후손들에게 지금과 같이 고층 아파트 중심의 신도시 개발이 어떤 문제를 가져올 것인가를 예측하고 남겨 줄 유산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남을 것인가도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시도교육감들이 교육자치를 내세우며 유초중등교육 권한 이양을 요구하는 가운데 현장 교원들은 학교 자치부터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도 학교를 지시 대상으로 여기는데 자칫 교육청 권한 독점만 더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 등은 학교장에게 교육과정, 인사, 재정에 대한 권한을 주고 있다.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지역의 특성과 학부모, 학생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활동을 추진하자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다양한 세부 지침을 통해 체험학습 장소, 등교시간, 숙제 부과 여부까지 간섭하는 등 자율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충남 A초 교장은 "체험학습의 경우 학급 규모 등을 고려해 학교 구성원들이 장소나 일정 등을 세우는데 당국이 ‘천안함, 독립기념관을 찾아 안보의식을 고취하라’, ‘소규모로 운영하라’는 식의 공문을 사사건건 내려보낸다"며 "참고나 권장의 형식이지만 학교에서는 이를 외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정 교육과정은 단위학교의 창의적 교육과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매년 100대 우수 학교 등의 형태로 등수를 매기고 표준화시켜 학교 실정에 맞는 운영보다는 보이기 위한 교육에 신경을 쓰게 만든다"고 말했다. 경기 B초 교장은 "권유라고는 하지만 교육청이 학교 등교시간까지도 관여하며 지키지 않으면 컨설팅을 하겠다는 상황인데 무슨 학교 자율이냐"며 "방학일정 정도나 학교에서 정할 수 있지, 사실상 학교 권한은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 이어 "유초중등 권한 이양이 어느 수준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교육감에게 권한이 집중돼 남용이 이뤄질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교사들은 수업, 생활기록부 작성도 행정지침에 의해 제약받고 있다. 서울 C초 D교사는 "교육청이 초등 1,2학년은 받아쓰기를 하지 못하게 하고 숙제를 내지 말라고 하는데, 이건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직접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구 E고 F교사는 "교육부가 매년 학생부 기록 지침을 내는데 교내 대회 참여사실이나 독서 성향 등은 기재하지 말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세부 사항까지 정해놓는다"며 "그 지침에 맞추려다보면 결국 학생의 학교생활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한계가 생긴다"고 밝혔다. 교원 업무분장, 학교 예산 편성 등도 자율성을 크게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G고 교장은 "일반고 역량강화사업, 학업중단 예방 사업 등 목적을 지정해 사업비가 내려오는 것이 대부분이라 인건비, 시설비 등을 제외하면 학교 자체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분장은 학교마다 고유의 문화가 형성돼 있어 학교 스스로 결정해야 할 사안인데 업무 정상화 방안이라며 학년부 체제를 권장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H초 교장도 "교원들의 행정 업무를 경감하기 위해 업무 전담팀을 구성하라고 하는데 의도는 좋지만 학교 규모나 실정에 맞게 해야지, 획일적으로 강제하면서 수시로 보고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충남 A초 교장은 또 "컴퓨터 유지보수나 청소 용역 등 학교가 외부 업체와 계약할 사항을 시도 교육청에서 일괄해서 하면 비용이 저렴해지는 부분은 있지만 지역 업체가 아니다보니 문제가 생길 때 바로 응급 조치나 대응이 안된다"며 "일정 정도는 단위학교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자율 경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흥주 세명대 교수는 "학교 자율화 정책이 지난 MB정부 때 집중적으로 발표됐지만 지속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며 "교장은 권한도 별로 없는데 책임만 크고 교사도 생활지도나 학생평가에서 지침에 묶여 자율성이 매우 미약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로의 권한 이임을 확대하고 학교 운영 자율을 방해하는 각종 규제나 지침을 폐지하는 한편, 학교가 위임받은 권한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초등학생들의 방학 필독서 ‘EBS 초등 여름 방학생활’이 출간됐다. 이번 방학생활은 전원 현직교사로 구성된 필진이 각 학년별 교육과정에 따라 맞춤형 체험학습을 할수 있도록 구성한 게 특징이다. 특히 올해 전면 개정된 5, 6학년 교재에는 이미지 교육자료 연구 교사모임인 '참쌤스쿨' 소속 교사들이 삽화가로 참여해 교재의 질을 높였다. 총 10강으로 구성된 ‘방송학습’ 부분은 만화와 사진 등 시각자료를 적극 활용, 방송을 보며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각 강의 끝부분에는 글쓰기, 스티커, 공작 등 집에서 간단히 해볼 수 있는 과제가 제시돼 있어 학생 혼자서도 공부한 내용을 직접 체험·확인할 수 있다.방송은 EBS2 지상파 채널과 EBS플러스2를 통해 7월 24일부터 8월 27일까지 5주간 방영된다. EBS 홈페이지(http://primary.ebs.co.kr)에 접속하면 지난 강의 동영상을 언제든 무료로 볼 수 있다. 부록으로 편성된 '키움마당'에는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실천할 수 있는 안전, 진로, 인성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또한 주변 사물과 최근 화제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창의력을 자극하는 '창의학습', 배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방송기록장'도 부록으로 수록했다. 방학생활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을 위한 상품도 푸짐하다. 퀴즈 이벤트 문제 정답을 책 속 엽서에 적어 보내면 추첨을 통해 156명에게 문화상품권을 준다. 교재 정가는 7900원이며 가까운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새정부 교원 증원 추진과 관련해 채용방식, 규모에 대한 교육계 안팎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교육부 입장을 통해 이슈를 정리해봤다. ① 기간제 교사 정규직 전환?=기획재정부가 5일 올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며 교원 증원과 관련해 기존 교과 교사 중 기간제 교사가 전환되는 부분이 500명 정도 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추진’을 선언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부는 ‘교사 채용의 기본 원칙은 임용고사’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에 대한 처우개선 논의는 있지만 정규직 전환 등의 별도 트랙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추경을 담당한 기재부의 장윤정 예산기준과장도 “현 기간제 교사를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아니라 추경을 통해 기간제 교사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미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② 1만3000명? 1만6000명? 3만명?=교육부는 지난달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2022년까지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교원 수를 각각 6300명, 6600명 늘리겠다고 보고해 증원 규모가 구체화됐다. 이어 올해 추경으로 선발하는 3000명을 더해 1만6000명 규모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최근에는 문 대통령 임기 중에 초중등 교사 선발 1만2900명, 유아 3540명, 특수 5330명, 비교과 8070명 등 총 2만9800명이 늘어날 것이라는 뉴스도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채홍준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대통령 임기 중 3만 명 수준 증원은 교사 1인당 학생 수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나 비교과 교사 법정정원율 등을 고려해 초안 수준에서 보고했던 것”이라며 “현재 대통령 공약을 국정과제로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교원 증원 규모는 교육부와 국정기획위가 논의 중인만큼 어느 정도 수준이 될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③ 학생 수 줄어드는데 증원 필요한가?=교사증원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교사를 늘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부정적인 여론. 하지만 교사 수는 현재도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올 하반기부터 충원될 유치원, 특수, 비교과 교사의 평균 법정 충원율은 55.7%. 특수교사는 67.1%, 보건교사는 73.9%로 그나마 나은 수준이지만 유치원 교사 58.1%, 영양교사 56.3%, 사서교사 18.1% 전문상담교사는 17.3%에 그치고 있다. 교과교사도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OECD 평균인 초등 16.9명, 중학교 16.6명, 고등학교 14.5명보다 평균 2~3명 많다는 점에서 증원이 필요하다. 또 1수업 2교사제, 고교학점제 등 문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 교사를 대폭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교사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장학습을 가던 중 복통을 호소한 초등생을 휴게소에 남겨뒀다는 이유로 담당교사가 직위해제된 것과 관련해 대구교총이 “일방적 주장과 편향 보도만 믿고 처분한 직위해제를 즉각 철회하라”고 14일 촉구했다.대구교총은 이날 낸 성명을 통해 사건의 전후사정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버스 이동 중 학생이 복통을 호소해 교사가 정차를 요구했지만 갓길 2차 사고를 우려한 기사의 반대로 어쩔 수 없이 버스 뒤편에서 비닐봉지에 용변을 보게 했다. 교사는 아이가 체험학습에 계속 동행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었지만 학부모는 전화 통화에서 아이를 휴게소에 하차시킬 것을 요구했다. 교사는 휴게소 커피숍에서 엄마를 기다리게 했고, 자리를 떠난 후에도 학생, 학부모와 계속 통화하며 별일 없는지, 잘 만났는지 확인했다. 대구교총은 “사건을 조금만 관심 있게 보면 모든 걸 교사 과실로 몰고 갈 일이 아니며 징계까지 받을 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온라인 상에도 교사 책임만은 아니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그 학생이 장염에 걸려 교사가 수련회 보내지 말라고 권유했는데 학부모가 괜찮다고 강행했다”며 “해당 학생은 전학을 갔고 당시 같은 반 학우들과 부모들은 교사를 위해 탄원서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 중이다.대구교총은 “진심어린 조처가 학대로 돌변한 현실 앞에 교사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에 빠졌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교육청은 전후 사정을 제대로 살피고 직위해제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해당 교사의 구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철 기자
경기 수원 곡정초(교장 김석진)가 지난해 12월 모아 발송한 중고 학용품 30박스가NGO단체인 월드베스트프랜드의 도움으로긴 항해를 거쳐 최근 케냐 바링고 카운티의 학교에 전달됐다. 바링고 카운티는 대부분의 주민이 하루 1,000원 이하로 살아가는 절대빈곤 지역이다. 곡정초가 모은 중고학용품들은 이곳에서도 가장 열악한 환경의 2개 초등학교(킹스힐 초등학교, 에벨에셀 초등학교)에 기증됐다. 이곳에는 약 700명의 어린이들이 공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이번 기증을 통해 생전 처음으로 자신만의 공책과 연필, 색연필 등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 두 학교에서는 다가오는 9월 처음으로 미술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하여 나눔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버려졌다면 쓰레기가 되었을 중고 학용품이 지구 반대편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선물하는 놀라운 기적이 됐다. 환경도 지키고 나눔도 실천한 이번 중고 학용품 기부 활동을 통해 곡정초등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에 기쁨과 행복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이번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너무 뿌듯해요. 저는 필요 없는 물건인데 누군가에게는 큰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해요. 앞으로도 이런 봉사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싶어요”라고 다짐했다. 따뜻한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된 작은 기적이 앞으로 어떤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한 밤중에도 친구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들로 산으로 놀기에 바빴던 어린 시절, 동네 야산에 있는 큰 동굴에서 숨바꼭질 놀이와 귀신 놀이를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에 가는 길도 산을 몇 개 넘고 물을 건너서 20여리가 넘는 산길을 걸어서 다녔다. 어느 여름 날, 낮에 밭에서 따온 참외를 많이 먹었던 탓인지 배탈이 나서 저녁때쯤에는 자꾸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한 참 일을 보고 있는데 자꾸 화장실 밑바닥이 보고 싶었다. 아,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큰 구렁이 한 마리가 금방이라도 내 고추를 물어버릴 모양으로 잔뜩 똬리를 틀고 있었다. “으악” 소리를 지르며 바지도 올리지 않은 채 마당으로 뛰어 나왔다. 집안 식구들은 “무슨 일이냐?” 며 한바탕 야단법석이 났고 큰 형님께서 작대기를 가지고 구렁이를 끄집어내어 처리하는 것으로 대충 일이 일단락되었다. 화장실의 구렁이 사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큰 사건이 되고 말았다. 그 일이 있은 이후로 화장실에만 가면 밑바닥을 내려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지금은 모두 수세식 화장실이 되어서 그러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 날의 사건은 오랫동안 악몽 같은 기억으로 잊혀지지 않고 있다. 오래 전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내, 외국인들을 상대로 공항의 시설 이용에 대한 안내를 하는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다. Information 이란 안내 데스크에서 유니폼을 입고 어깨띠를 두르면 그럴싸한 가이드 같아 보였다. 공항은 그 나라에 대한 첫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곳인 만큼 화장실의 청결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휴지나 담배꽁초가 떨어져있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김포공항의 화장실은 어느 하나 나무랄 곳 없이 깨끗하고 향기가 나서 참 기분이 좋았다. ‘공항의 화장실 하나만 봐도 이제는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이 와서 봐도 분명 선진국임을 쉽게 알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마음이 든든하고 뿌듯했다. 평소에 장이 안 좋아서 공중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버스보다는 지하철이나 기차를 이용한다. 과거와는 달리 전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우리나라의 공중화장실은 깨끗한 것은 기본이고 생활에 교훈이 되는 글귀와 감미로운 음악과 향기까지 나서 화장실이 마치 카페와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화장실의 이용 수준도 많이 향상되어 전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의 공중화장실은 깨끗하고 손색이 없다. 아름답고 깨끗한 화장실은 함께 노력하고 서로 배려할 때 가능하다. 이제는 한층 더 나아가서 미래의 화장실은 장애인과 어린이 그리고 임산부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명품화장실을 조성해야한다. 교사로서 단위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장실 이용하고 꼭 물 내리기, 휴지 함부로 사용하지 않기, 화장실에서 장난하지 않기 등 초등학생들 수준에서 깨끗한 화장실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가 있는 명품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헬렌 켈러는 촉각을 이용해 처음으로 공부라는 것을 시작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고 그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뇌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출생 이후에 대뇌 피질 세포를 발달시킬 수는 없지만 기억돌기(두뇌 연결 및 기억 장치)를 평생 동안 계속해서 발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헬렌 켈러가 알파벳 학습을 하는데 3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학습 능력에 영향을 끼친 주요 요인은 시간이다. 학습은 자신의 신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과 관계가 있다. 또, 문화가 중요하다. 헬렌 켈러의 학습 문화는 말하고 읽는 능력을 소중히 여겼다. 이같은 문화는 학습문제를 결정한다. 그러나 이미 우리의 학습 문화는 교사가 강의하고 학생은 듣는 척하나 실제로 머리는 다른 상상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는 누가 '불구'인지를 결정한다. 우리 사회에서 학습 장애인으로 규정된 아이가 다른 문화에서는 뛰어난 아이일 수도 있다. 필자의 두 아이가 일본의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배정되었을 때는 학습장애는 물론 2중 장애자로 생활을 했다. 그러나 개개인에 적합한 맞춤 학습을 통해 아이들은 모두 놀라운 진보를 보였다. 그러나 다시 한국에 돌아오자 학습장애자가 됐다. 이러한 아이에 대에 학교는 매우 무관심했다. 아직도 대부분의 학교는 이러한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만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고 배려가 부족하다. 기존의 아이들 평균에 맞추다보니 부적응 현상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신체 운동학은 올림픽 매달리스트와 정상급 운동 선수들에게 적용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이는 교육에도 적용된다. 워싱턴의 신체 운동학자인 캐서린 캐롤은 "신체 운동학은 모든 사람들의 학습을 향상시킨다"고 주장했다. 교실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두뇌 체조로 이는 양쪽 뇌를 통합하고 스트레스를 덜어주어 학습에 집중력과 조정력을 향상시켜 보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간단한 두뇌 운동으로 첫째, 일어나서 무릎을 교대로 들면서 반대쪽 손을 무릎에 댄다. 둘째,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이러한 동작을 10번 정도 반복한다. 실제로 특수학급을 담당한 한 교사는 매일 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교실에서 전체적으로 육체를 움직이는 운동을 통하여 학습할 수 있는 안정감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보고를 들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아이들의 실태는 자동차로 등교해 채 100미터도 걷지 않고 교실에 들어가니 1교시부터 졸음이 엄습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자기 자녀의 모습을 부모는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알리는 교사과 학부모의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교육정책 담당자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중학교 교실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이에 대한 대책은 미미한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