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8,67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참가자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박준호 (용인 상갈초 교장) 이상복 (강릉중 교장) 이재덕 (서울난우초 교사) 강현숙 (보은 속리산중 교사) 학생과 학부모도 주5일 수업제 반겨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 주5일 수업은 교육현장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입니다. 저는 이를 통해 교육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한국교총에서는 ‘주5일제 수업 성공적 정착을 위한 미래연구포럼’(가칭)을 구성하는 등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5일 수업 전면 실시에 대한 선생님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박준호 용인 상갈초 교장 : 주중 수업부담은 커지지만 그동안 격주로 운영되던 토요일 교육과정이 주중으로 편성되므로 더 충실하게 운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생님들은 주5일제 시행으로 또 다른 업무가 생길까 염려하기도 합니다.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서도 수업일수는 190일로 줄였지만, 시수는 현행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주당 수업부담이 늘어나 이에 대한 부담 또한 갖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교사들이 편의를 위해서 주5일 수업제를 바란다고 오해하고 있으나, 학생과 학부모의 찬성비율도 높아 교사만의 희망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자녀들이 주말을 이용해 체험학습과 독서, 부족한 학과 보충 등의 기회를 폭넓게 가질 수 있으므로 찬성하고 있습니다. 이상복 강릉중 교장 : 대부분 선생님들은 찬성하고 있으며, 전면적인 시행의 시기가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는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교직원들이 있는데, 교원을 제외한 교직원들은 이미 주40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어서 그동안 학생들의 교육활동과 업무관리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잠깐 용어에 대해 짚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학생들의 입장에는 주5일 수업제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겠지만, 교원들의 입장에서는 주40시간 근무제라는 본래의 용어가 적합하다고 판단됩니다. 강현숙 보은 속리산중 교사 : 학교현장에서는 주5일 수업 전면 실시에 대해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다른 기관이나 일반사업장에 비해 오히려 늦은 감이 있습니다. 2006년부터 격주 단위로 주5일 수업이 시행된 이래 8년만의 일이라 기쁨이 더욱 큽니다. 이재덕 서울난우초 교사 : 많은 교사들이 오래 전부터 원하던 것이었기 때문에 현재 대단히 반기고 있습니다. 이미 다른 전문직들이 주40시간 근무를 실시해왔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당장 주5일 수업이 어떻게 운영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진정한 주5일 수업제로 전환되려면 교육과정이 축소되거나 교과전담교사 수를 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토요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운영하고 교사가 책임져야 한다면, 그 또한 이중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과정이 수정, 축소돼야 하고 토요 프로그램을 교사가 책임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주5일 수업을 전문성 신장의 기회로 삼아야 안양옥 : 현장 반응이 좋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동안 한국교총에서 주5일 수업을 강력히 주장해온 것은 교원 복지를 증진하는 데도 목적이 있었지만,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는 측면도 컸습니다. 이를 위해 보완돼야 할 사항이나, 추가적으로 필요한 지원책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향후 교육정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강현숙 : 주5일제 수업으로 교재연구와 자율연찬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단지 토요일 수업을 평일 수업으로 옮겨서 운영하는 형태가 된다면, 오히려 평일 수업 부담이 가중되어 이러한 좋은 기회가 무산될 것입니다. 이상복 : 지금도 교원능력개발평가와 성과급 평가의 반영 항목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내용이 5~2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실시되면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자발적 연수를 연간 30~60시간 이상 이수하도록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박준호 : 그동안 선생님들의 연수는 대개 방학기간을 이용해 많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방학기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연수를 받으려다보니 본인이 원하는 연수를 못 받고 있습니다. 학기 중에 원격연수과정이 있지만, 연수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라 효율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주5일 수업제의 전면 시행을 계기로 교원연수 체제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4시간씩 연수과정을 개설하면 2달이면 30시간, 4달이면 60시간 연수가 가능합니다. 한 학기에 30시간 과정은 2번 정도, 60시간 과정은 1번 정도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현재 교직사회에서는 석사학위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육대학원의 수업과정을 야간에서 토요일로 전환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많은 대학원이 퇴근 후 수강이 어려워 이를 듣기 위해서는 수업이 끝나고 조퇴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재덕 : 수업지도나 학교 업무, 운영 전반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휴식이나 여행을 통해서도 얻어집니다. 특히 평일 학교 업무로 소모임 활동을 하기 어려웠는데 주5일 근무를 통해 생기는 주말의 시간을 활용해 교사 소모임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동아리 활동을 지원할 예산이 배정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5일 수업제, 교육의 질 높이는 계기 안양옥 : 주5일 수업제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도 찬성의견이 많은 이유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인성을 키우고, 주말을 활용해 창의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등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저소득층 자녀나 주말에도 일터에 나가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한국교총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고심 중입니다. 이재덕 : 현재 시범운영하고 있는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을 실제 이용하는 학생 수는 저소득층 자녀와 맞벌이 부부 자녀의 수에 비해 현저히 적습니다. 학생들이 일단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 내용이 단순 돌봄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생들에게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현숙 : 중등의 경우도 학교를 중심으로 토요 휴업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경우는 한두 명의 학생을 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지역 거점 학교를 두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학생의 급식 문제나 거점학교까지의 이동 문제 등이 선결돼야 할 것입니다. 박준호 : 질 높은 다양한 토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할 것입니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이에 대한 강사비 지원 등을 확대하면, 오히려 사교육비는 더 많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스포츠 클럽활동을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운동선수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좋아하는 운동을 1~2가지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평소 도서관 이용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토요일은 아주 좋은 기회이므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과 논술지도 프로그램 등을 개발 · 운영한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것입니다. 이상복 : 시범적으로 월 1회 운영을 할 때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습니다. 지난 6년간 월 2회 운영을 통해 대부분의 학교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학교 시설을 개방하고 돌봄 교실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전면 시행에 충분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이버 가정학습, EBS 교육방송 등 온라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자기주도학습력을 신장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들도 적당량의 과제를 제시하고 철저히 확인 · 관리하는 등 학생들의 과제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역할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제도 안착을 위해 교원이 나서야 안양옥 : 주5일 수업제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큰 만큼 한동안 현장에 계시는 여러 선생님들과 각 학교의 운영 모습을 주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학교의 책무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강조되는 시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전문직 단체인 한국교총이 앞장서 좋은 문화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5일 수업을 학교현장에 슬기롭게 안착시키기 위해 교원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이상복 : 교원들도 전문성을 지닌 직업인입니다. 모든 사업장에서 주40시간 근무제를 법적으로 적용받고 있는 현실에서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학교의 시설을 적극 개방하고 돌봄교실과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면 선생님들의 희생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대부분은 이미 그리 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봅니다. 박준호 : 학생들의 학업성적은 매 시간 단위의 학습목표를 충실히 도달했을 때 향상됩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실한 교육과정 운영입니다. 그동안에도 선생님들께서 애써 왔지만, 주중 수업부담이 1~2시간 늘어나므로 교재연구와 수업준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총에서 다양한 교원 연수과정을 개설하고, 연구 동아리 활동에 대한 지원, 우수 수업자료의 제공 등을 통해 교원들을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재덕 :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사의특수성을 감안할 때 학생들의 교육과 안전을 근무 여건 개선보다 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주5일 수업 전면실시 초기에 학교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안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협조해야 합니다. 또한 학생들이 알찬 시간을 보내도록 생활지도를 충실히 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단순히 노는 토요일로 생각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강현숙 : 우선은 시범학교 운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노는 토요일의 확대가 아니라 체험활동이나 봉사활동 등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홍보해야 합니다. 특히 시범학교 운영이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다양한 토요 휴업일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가정 · 지역사회와의 유대강화 필요 안양옥 : 학교와 교육당국에서도 학생들의 학교 밖 생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각 가정이나 지역사회와의 유대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실질적인 실천 방안이나 필요한 지원 등에 대해서는 현장에 계시는 여러 선생님들께서 가장 잘 아시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 사례나 방법 등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상복 : 학교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사회기관 단체에서도 청소년들을 위한 스포츠 및 문화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청소년 어울 마당과 같은 스스로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강릉의 한 자치위원회는 토요 휴업일에 장기자랑, 풋살 경기, 계주 등 청소년 어울 마당을 개최해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인근 학교와 연계한 스포츠클럽대회, 동아리 발표대회 등을 개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여겨집니다. 박준호 : 특히, 지방자치단체와의 적극적인 협조체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가 날로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토요 프로그램을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대로 모두 개설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개설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를 개설하고 돌봄교실 기능을 갖추어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체험학습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갖추어져야 합니다. 지금도 지역 문화원이나 박물관, 과학관 등에서 체험 프로그램들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나, 관심있는 학부모만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간업체 등을 통해서라도 언제든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역별로 몇 곳을 정해 상설화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스포츠클럽을 주민자치센터나 아파트 단지 등에서도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재덕 : 학부모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돌봄시설이, 독립된 활동을 많이 하는 고학년에게는 생활지도가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지역도서관을 확대 운영해 학생들이 쉼터처럼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도 주민센터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어린 학생들 혼자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닙니다. 학생들이 부모님의 도움 없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거리에 공간을 마련해 좋은 환경을 조성하면 이용 횟수가 늘어날 것입니다. 학교도서관을 지자체가 후원하고 지역주민에게 개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저학년 학생들의 돌봄을 책임질 수 있는 제도도 마련돼야 합니다. 학교라는 공간보다 새로운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에 더 만족할 것이라고 봅니다. 주민센터에서 운영할 수 없다면 학교에라도 토요 방과후학교를 새롭게 개설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학생 동아리 지원을 확대해 동아리로 토요반 운영을 하면 좋겠습니다.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되는 학교 청소년단체 활동을 지역 청소년단체 활동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강현숙 : 주5일 수업 전면 시행에 따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족 단위의 여가문화를 즐길 것입니다. 지역사회 여러 곳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될 것이고요. 따라서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가족 단위의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좋은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이 휴업일을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는 기회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사이버가정학습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범사회적 관심과 지원 있어야 안양옥 : 주5일 수업이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사회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학교 바깥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교육기회가 제공돼야 할 것이고, 학부모님들 역시 기존 방식과는 다른 자녀교육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이상복 : 아이 하나 키우는데 온 동네사람이 동원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학생교육은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가꾸어 가는 것인 만큼 학부모님들께서도 학교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고, 가정에서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 대처해야 합니다. 학생들의 교외 생활지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제를 마련해 우범지역 순찰, 위급 시 SOS 신고체제 등을 더욱 활성화해야 합니다. 박준호 : 학부모님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합니다. 모든 교육이 학교에서만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한다고 해서 주말을 학원에만 의지하지 말고, 가족여행, 가족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 체험학습, 독서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중 · 고등학생의 경우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안내해주면 되지만, 초등학생의 경우는 부모가 함께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부모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자녀들의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주중에 학교와 학원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자녀들이 주말만큼은 여유롭게 독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기업체나 지역사회의 인적 · 물적 자원의 활용을 위한 교육기부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정부나 교총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인적 · 물적 교육기부에 참여하는 기업체에 대해서는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현숙 : 우선 학부모들 스스로 자녀교육을 학교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교육한다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들은 자녀와의 대화 시간, 함께 하는 체험활동 등을 통해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무료로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이재덕 : 지역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 중산층 이상의 부모나 학생들이 함께 동참해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입시위주, 경쟁 위주의 분위기 속에서 많은 부모님들이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몰아가는 일이 없기를 기대합니다. 주5일 수업제에는 서로 바쁜 일정 속에서 단절된 가족 간의 대화나 유대관계를 회복하려는 목적도 함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기를 바랍니다.
삶의 질 향상에 따른 사회적 요구 내년 3월부터 토요일마다 전국의 초 · 중 · 고등학교와 지역사회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채로운 체험활동들이 펼쳐진다. 이른바 주5일 수업제를 통해 주중 5일간은 교과 위주의 수업이, 토요일에는 문화 · 예술 · 체육 등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개설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돕게 된다. 이러한 교육 시스템의 변화는 단순히 학생들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초등학생은 329만 9094명, 중학생은 197만 4798명, 고등학생은 196만 2356명, 특수학교 학생은 2만 3858명이다. 여기에 학부모와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주5일 수업제 실시에 따라 고려돼야 할 대상은 2000만 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까닭에 정부에서는 주5일 수업제를 추진함에 있어 그동안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이미 2004년부터 공공기관, 정부투자기관, 금융업 등을 중심으로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됐고, 2005년에는 300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됐다. 2006년에는 100인 이상 사업장까지, 2007년에는 50인 이상, 2008년에는 20인 이상, 그리고 지난 7월 1일부터는 5인 이상 사업장까지 주5일 근무제 시행이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같은 사회 전반적 추세에 따라 학교에서는 2004년 월 1회 주5일 수업제 우선시행학교를 지정 · 운영했다. 이에 앞서 2001년과 2002년에는 주5일 수업제 연구학교를 운영한 바 있다. 2005년에는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주5일제가 월 1회 실시됐고 동시에 월 2회 우선시행학교를 지정 · 운영하기도 했다. 2006년부터는 월 2회 주5일 수업을 실시, 지금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던 것을 이제 2012년부터는 전국의 초 · 중 · 고교에서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자율 도입하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시행 방법은 지역별 · 학교별로 시행 여건이 상이한 점을 감안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 · 도 교육감의 승인 하에 자율적으로 결정, 실시하면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 학부모, 교원 등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함께 협력해 시행될 수 있도록 했다. 수업시수 OECD국가 중 적은 편, 감축 어려워 그동안 주6일 체제로 운영되던 학교 수업이 주5일 체제로 바뀜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 · 운영함에 있어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기게 된다. 먼저, 수업일수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학교별로 205일 내외로 운영되고 있는 수업일수가 190일 이상으로 감축 · 조정된다. 현재 토요일 수업일수가 연간 약 17일~19일 정도임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수업시수는 모든 학교급에서 현 교육과정의 기준시수에 대해 감축 없이 그대로 운영된다. 이는 수업시수의 감축으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기초학력 저하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고, 공교육의 책무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OECD 국가와의 수업시수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수업시수가 다소 적은 것으로 분석된 점도 이러한 결정에 한몫을 했다. 한편, 수업시수를 감축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토요일 수업의 운영 형태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는데, 기존의 토요일에 진행됐던 수업은 어떠한 형태이든 간에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다만 운영의 방법상 학교의 여건과 특성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기존의 토요일 교과 수업은 평일에 편성하고, 평일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1)은 별도의 날짜를 지정해 편성 · 운영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창의적 체험활동은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운영하게 돼 있어, 반일제나 전일제 형태로 운영한다면 보다 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수업부담 고려해 융통성있게 운영 학교에서는 연간 교육과정 이수시간을 계절, 학교 실정, 학생 실태, 교과의 특성, 활동 주제와 교육 여건 등에 알맞게 월별, 주별로 적절히 배정해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한다. 특히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에 배당된 시간은 연간 34주를 기준으로 한 수업시간수이므로, 이 기준에 미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2).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의 수업시간 확보, 계절에 따른 교육과정 시간 운영, 학생의 발달 정도를 고려한 교육활동 시간(1일 학습시간) 조정, 교육과정 주간 운영 계획, 학생의 능력과 교과 특성에 따른 집단 편성 · 활동 주제 등을 탄력적으로 계획해 융통성있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방학일수는 수업일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업일수를 190일 이상으로 한다는 의미는 교육과정상의 모든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의 기준시수를 정상적으로 모두 이수하는 데 소요되는 일수를 기준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러한 교과별 수업시간수에 대한 계획은 새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에 작성하게 되는데, 모든 교과(창의적 체험활동 포함)의 총 수업시간을 이수할 수 있는 일수를 기준으로 학교별 수업일수를 산정해야 한다. 만약 특정 요일의 수업이 집중적으로 결손된다면 그에 대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 교과별 수업시수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므로 수업일수에 따라 방학일수도 일부 조정할 수 있다. 특히 토요일 수업을 모두 주중으로 분산해 편성하는 경우, 오히려 교사들의 수업부담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부담 및 효율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므로 기존의 토요일 수업을 모두 평일로 이동해 편성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학생의 발달 정도를 고려해 1일 교육활동 시간을 적절한 수준으로 편성해야 한다. 토요일의 수업 분량은 별도의 일자를 편성해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연간 수업일수 190일에서 교육과정 이수일수 170일(34주×주5일)을 제외하고 남은 20일은 교육과정을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일수이다.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학교 교육과정을 보다 알차게 편성 · 운영할 수 있다. 아울러 구체적인 실시 방법에 대해서는 교사, 학생 및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학교의 여건에 맞는 최선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돌봄교실 · 토요 방과후학교 확대 주5일 수업제는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따른 사회적 요구와 함께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교육적 요구에 의해 도입됐다. 자기주도적 학습력, 문제해결력, 창의력을 중시하는 새로운 학력관이 대두됨과 동시에 창의성, 인성 함양을 위해 자연과 지역사회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저소득층 및 맞벌이부부 자녀, 한부모 가정 등 주5일 근무를 하기 어려운 학부모의 자녀, 즉 ‘나홀로 학생’ 의 보육 문제에 대한 부담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주5일 수업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이러한 문제를 선결과제로 정해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먼저 초등학교 저학년의 보육 문제와 관련해 현재 주중에만 운영되고 있는 돌봄교실을 수요가 있는 모든 초등학교(특수학교 포함)에서 주말까지 확대 · 운영한다. 주중에만 제한적으로 운영되던 지역아동센터에서도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토요일까지 프로그램이 확대 · 운영된다. 토요 돌봄교실과 함께 토요 방과후학교 운영도 확대된다. 토요 방과후학교의 예술 · 체육 등을 비롯한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협력해 토요 스포츠클럽, 스포츠리그를 개최하는 등 ‘토요 Sports Day’ 운영을 확대해 나간다. 이와 함께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기반시설과 청소년 수련시설 등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해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문화 · 체육 · 예술 체험 프로그램 운영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여성가족부와 협력해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한 ‘가족봉사단’ 이나 ‘학부모 생활지도 서포터단’ 등을 운영해 가정의 자녀교육 기능과 인성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주5일 수업제의 안정적 정착과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지원 체제(주5일 수업제 시행 추진단)를 구축 · 운영하고 있다. 관계부처 협의체 · 지원센터 운영 정부 차원에서는 총리실과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한 중앙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각 시 · 군 · 구와 시 · 도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행정기관 간의 협의체를 운영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 운영을 위한 지역사회와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5일 수업제 지원센터’ 를 통해 학교 및 시 · 도 교육청, 지역사회별 역할 모델을 제시하고,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 · 운영 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등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전국 시 · 도교육청에 방과후학교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10곳의 ‘방과후학교 지원센터’ 3)에서는 지역사회의 각종 교육시설, 문화시설, 체육시설 등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단위학교에 제공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기존의 방과후학교 지원센터 운영의 내실화를 기함과 동시에 내년에는 지자체 공동 운영 센터를 15곳으로 확대하고 토요일 프로그램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시범학교 운영을 통한 안정적 정착 지원 한편, 주5일 수업제의 시행에 따라 사교육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정부에서는 학교 토요 프로그램의 질 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수준 높은 예술 · 체육 특기적성 교육 및 우수 강사를 활용한 교과 관련 프로그램을 개설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고 수준 높은 방과후학교를 만들어갈 것이다. 아울러 범부처 차원의 협조를 얻어 다양한 체험활동을 장려해 소외계층에게 또 다른 부담이 돌아가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해 나갈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의 토요일 수업 형태와 관련한 교육과정 운영상의 혼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전면 도입에 앞서 금년 2학기에 시 · 도교육청별로 여건이 갖추어진 10% 내외의 초 · 중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실시하게 된다. 주5일 수업제에 적합한 교육과정 운영 모델을 개발하고, 다양한 토요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다. 전국의 시범운영학교는 지역사회 및 학교의 여건에 맞는 토요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성 · 운영 모델을 제공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주5일 수업제 시행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보완하고, 나아가 안정적 정착을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가정과 지역사회로 학습의 장이 확대 주5일 수업제가 전면 도입되기까지 교과부에서는 관련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올 2학기 시범운영학교 운영을 비롯해 정부 및 시 · 도, 시 · 군 · 구 차원의 ‘주5일 수업제 시행 추진단’ 운영 등을 통해 내년도 전면 도입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다.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될 경우, 학습의 장이 학교에서 가정과 지역사회로 확대되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한 현장체험 학습경험이 확대된다. 이는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남으로써 가정과 사회의 교육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주 40시간 근무제의 조속한 정착과 일자리 창출 및 관광 · 레저 등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일부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5일 수업제는 국민 대다수의 생활 패턴을 바꾸는 중요한 정책의 변화임에 틀림없다. 변화를 뜻하는 영어 ‘change’ 의 ‘g’ 를 ‘c’ 로 바꾸면 기회라는 뜻을 가진 ‘chance’ 가 된다. 이러한 정부의 중요한 정책의 변화가 우리 교육과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여건 미비 이유로 수년간 유보하다, 내년 전면 도입 2012학년도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역별 · 학교별로 시행 여건이 다른 점을 감안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 · 도교육감의 승인 하에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금년 8월 「초 · 중등교육법시행령」 상의 수업일수가 220일에서 190일로 개정되면, 주5일 수업은 사실상 전면 도입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처음 주5일 수업제를 추진한 것은 주5일 수업에 대비해 수업일수를 10% 감축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실질적인 주5일 수업 도입 논의는 2003년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주40시간 근무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본격화됐다. 주5일 수업은 연구학교와 우선 시행학교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005년에는 월 1회, 2006년에는 월 2회에 걸쳐 부분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주40시간 근무제는 사업장의 규모와 업종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돼 사회 전반에 정착되고 있었지만 주5일 수업은 교육적 · 사회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면 시행이 수년간 유보돼 왔다. 2011년 7월 주40시간 근무제가 5인 이상~2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돼 법적으로 주40시간 근무제의 정착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주5일 수업 전면 시행에 대해 사회적 여건 미흡, 사교육비 증가, 나홀로 학생 보호 등을 이유로 미온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어 지난 6월 14일, 2012학년도부터 주5일 수업을 전면 자율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한국교총의 교섭 · 협의, 입법청원 등을 통한 지속적인 요구의 결과인 동시에 주5일 수업의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 그리고 노동과 여가문화, 학습관 등 사회 · 문화적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교총 - 교과부 2000년부터 교섭 · 협의 한국교총은 주5일 수업의 전면 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2000년 교총 - 교육부 간 교섭 · 협의에서 주5일 수업을 요구한 이래로 현재까지 총 8회에 걸쳐 주5일 수업의 전면 도입을 요구해 왔다. 주5일 수업 관련 조항은 교섭 · 합의사항에 꾸준히 포함돼 있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는 주5일 수업 전면 도입을 위한 교육적 · 사회적 여건이 성숙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전면 시행 시기를 교섭 · 합의사항에 명시하는 것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0년 6월, 한국교총 회장 선거에서 주5일 수업 전면 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안양옥 회장이 당선됨에 따라 교총의 주5일 수업 추진은 탄력을 받게 됐다. 안 회장은 주5일 수업 전면 실시를 교총의 우선 추진과제로 삼아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는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교총, 입법청원 서명 운동과 지원단 운영 우선 교총은 주5일 수업에 대한 현장 교원의 요구를 담아내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두 달간, 주5일 수업 법제화를 비롯한 10개의 교육정책 개선과제에 대한 40만 교원 입법청원 서명을 추진했다. 그 결과 교원 20만 3281명의 동의를 얻어 그 결과를 한나라당에 전달해 입법을 촉구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에 주5일 수업이 교육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설득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주5일 수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지속했다. 또한 전국 유 · 초 · 중등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주5일 수업 전면 도입을 위해 활동할 의지가 있는 교원을 공모해, 주5일 수업 실현 지원단을 구성 · 운영했다. 주5일 수업 실현 지원단은 정책 자문을 통해 학교현장에 적합한 주5일 수업 실현 방안을 논의하고 학교 현장에서 주5일 수업에 대한 논의를 확산하는데 기여했다. 이와 동시에 주5일 수업에 대한 교원, 학생, 학부모들의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3월 17일~4월 1일 전국 초 · 중등교원 2298명, 초 · 중등학생 2442명, 학부모 2323명을 대상으로 우편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학부모의 77.8%, 학생의 87.9%가 주5일 수업 전면 실시에 대해서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원의 66.9%가 2011년 7월부터 주5일 수업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5일 수업의 전면 도입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사안임을 확인했다. 마침내 2011년 4월에는 교총과 교과부가 교섭을 통해 ‘주5일 수업 전면 실시의 적극 추진’과 ‘2011년 상반기까지 주5일 수업 전면실시 방안 마련’에 합의함에 따라 주5일 수업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에 교총은 2011년 7월, 주5일 수업 전면 도입을 촉구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하고 주5일 수업 조기 전면 시행을 재차 촉구했다. 이와 병행해 주5일 수업의 실현과 직 ·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국무총리실 등을 대상으로 폭넓은 방문 · 건의 활동을 전개하며 주5일 수업의 실현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내고자 했다. 이러한 교총의 노력 끝에 지난 6월 14일, 마침내 정부는 2012년 주5일 수업 전면 도입을 발표했고 드디어 학교교육도 주5일 수업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 · 자율연찬의 기회 주5일 수업은 외적으로는 주40시간 근무제의 확대 등 사회적 변화에 뒤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교육적으로는 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 우선 주5일 수업으로 인해 늘어난 토요일 여유시간은 학생들이 학습 부담에서 벗어나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주5일 수업은 학생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스스로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교육의 발전 방향을 논할 때, 미래사회에서는 단순 지식 습득능력을 넘어 변화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필요한 문제해결력과 창의성,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그리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토요휴업일은 학생이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시간을 운영함으로써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고 관심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체험활동과 취미활동, 봉사 등 다양한 사회활동 경험은 학생들이 폭넓은 시각을 갖추는 데 기여할 것이며, 이는 학생이 성인이 되었을 때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다. 주5일 수업은 교원들에게도 교직생활에 활력을 부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수업일정에 쫓겨 부족했던 교재연구와 자율연찬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교육적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도 될 수 있으며, 적절한 휴식과 여가를 통해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주5일 수업은 교육 외적으로 기여하는 바도 크다. 주40시간 근무와 주5일 수업이 정착되면 가족 단위 여가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가족 간의 유대 증진과 건전한 소비 풍토 조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문화 · 관광, 레저, 운송업 등 서비스 산업 중심의 내수 증대로 이어져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 포럼 등 성공적 정착 방안 모색 2012학년도부터 주5일 수업 전면 시행 방침이 발표된 이후, 주5일 수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높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환영과 우려를 표시하는 각계의 다양한 반응이 보도됐다. 한편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 기회의 마련, 가족 단위 여가 문화 활성화 및 가족유대 강화, 스포츠, 관광, 문화 · 예술 분야의 경제적 성장 등 긍정적인 부분이 조명됐다. 그러나 저소득층 자녀와 맞벌이 가정의 나홀로 학생, 토요일 학원 수업 활성화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 문제 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주5일 수업 전면 도입은 이루어냈지만 주5일 수업의 성공적 정착은 교총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다. 주5일 수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돼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가정과 지역사회에 요구되는 역할이 크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가 주5일 수업 시행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에 소홀했기 때문에 가정과 지역사회의 교육 역량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교총은 전국 교장회, 전국 초중등교사회, 교과별연구회 등과 함께 주5일 수업으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 나홀로 학생 보호 문제 등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교육계가 중심이 돼 주5일 수업 정착에 노력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나홀로 학생에 대한 대책, 다양한 창의 · 체험 프로그램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교육자의 교육적 ·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교총은 8월부터 ‘주5일 수업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연구포럼’을 운영할 계획이다. 주5일 수업 연구포럼에는 미래학자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유 · 초 · 중등교원, 정부부처 인사, 학부모 등과 머리를 맞대어 주5일 수업이 교육과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주5일 수업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교총의 활동에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방학. 그동안 미뤄왔던 공부도 하고 시원한 곳으로 여행도 떠나면서 지친 삶을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방학에는 교총에서 제공하는 어학원 · 공연 · 여행 할인혜택을 살펴보고 방학 계획을 짜보면 어떨까? 이번 방학에는 영어 완전정복에 도전! 요즘 자기 계발의 첫 번째로 꼽는 것이 외국어 공부다. 방학을 이용해 평소에 미뤄왔던 외국어 공부를 시작해 보자. 게다가 한국교총과 제휴된 곳을 찾는다면 더 저렴한 가격에 공부할 수 있다. 와우잉글리시 전화영어(☎ 1588-8010)는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원하는 시간에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다. 교총 회원들에게는 25~35%씩 할인, 하루 10분 과정(9만 9000원)은 6만 6850원, 20분 과정(16만 5000원)은 11만 1400원에 신청할 수 있다. 영어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토익이나 토플, 텝스, 오픽 등의 시험을 준비하고 싶다면 어학원을 찾는 방법도 있다. 교총과 제휴된 이익훈 어학원에서는 인터넷 전 강좌에 대해 50%를 할인해 주며 오프라인 학원(강남 · 종로)을 이용할 경우에는 30%(가족 20%)를 할인해 준다. 다양한 문화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 충전 방학이라면 휴식을 취하면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통해 머리를 식히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교총회원은 제주와 경주 등 휴가지에서 머물 수 있는 리조트나 호텔, 정동진의 하슬라아트월드나 제주 퍼시픽랜드 등의 시설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표 참조. 부산아쿠아리움에서는 교총 회원들에게 1만 8000원의 입장료를 1만 원으로 제공한다. 굳이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 어렵다면 집 근처의 시원한 극장이나 공연장을 찾아 휴가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전국 롯데시네마 33개 직영점에서는 교총회원과 동반 1인에 대해 영화 관람료를 2000원씩 할인해 준다. 난타공연장에서는 교총회원(동반 3인까지)에 대해 관람료를 40% 저렴하게 제공한다. 최근 교총과 KBO(한국야구위원회)의 MOU체결로 프로야구 8개 구단의 경기 관람료도 30%(일반석) 할인된다. 시력교정수술로 눈 건강도 챙겨볼까? 안경을 벗어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싶거나 오랜 렌즈 착용으로 안구 건조증과 통증이 심해진다면 한번쯤은 시력교정수술을 고려해 봤을 것이다. 학기 중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미뤄둔 시력교정수술을 방학을 이용해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교총은 이같은 회원들의 욕구를 반영, 밝은눈안과와 제휴를 통해 라식 · 라섹 수술가를 특별 우대해 준다. 시력교정 전문병원인 밝은눈안과(☎ 1544-3994)는 안과 전문의 13명이 진료하고 있으며 종합병원 수준의 첨단장비를 갖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성적 처리 오류가 발생한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특별 점검단을 구성, 8월 1일부터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특별 점검단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채규 연구위원을 단장으로 민간 전문가 6명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원 5명으로 구성됐으며 실무지원팀이 운영된다. 점검단은 나이스 프로그램 전반의 추가적인 오류 가능성을 점검하고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하기 위해 나이스의 기술, 응용 프로그램, 관리·운영체계 부문으로 나눠 종합적으로 점검·감리를 실시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특별점검을 통해 나이스의 오류 방지와 안정화를 위한 세부 대책이 마련되면 곧바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오류로 1학기 내신 석차·등급이 바뀐 고등학생은 모두 2만9007명이며 이 가운데 등급이 변경된 고교 3학년생은 659명이다. 교과부는 나이스 오류로 인해 내신 등급이 바뀐 고3 학생들의 성적 정정을 26일 끝냈다.
26일부터 서울·경기·강원북부 등 중부와 부산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일선 초·중·고등학교를 포함해 114개 교육기관에서 30억2500만원(잠정)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8일 자정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부산의 초·중·고·대학교 104곳, 교육청·교육지원청 6곳, 산하기관 4곳 등에서 침수 또는 누수, 붕괴 등의 피해가 났다. 이 가운데 초중고 24곳을 포함해 28개 학교·기관이 신속히 복구를 끝냈으며 76개 학교·기관은 임시 조치를 했고 10곳은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대인 서울대와 부산 부경대가 침수, 임야·경사면 붕괴 등의 피해가 나 복구 중이다. 서울에서는 한성여중과 서울시교육연수원 등 72곳이 천장 누수, 지하실 침수, 옹벽·절개지 붕괴 등으로 인해 21억6000만원(잠정)의 피해가 났다. 경기도에서는 고양 삼송초교와 고양외고 등 25개 학교와 기관이 피해를 입어 5억9800만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인천과 부산에서는 각각 5곳이, 강원에서는 속초 청해학교와 강원학생교육원 등 7곳이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교과부는 초중고 피해 시설에 대해 교육시설재난공제회(보험 가입)와 재해대책수요 특별교부금(보험 미가입)을 통해 복구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경미한 시설 피해는 학교 자체 재원으로 복구한다. 국립대는 기존 배정 예산으로, 교육지원청과 산하기관은 자체 재원으로 우선 복구하기로 했다.
앞으로 학교별 경비인력을 2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올해 하반기까지 모든 초등학교에 외부인 학교 방문증 발급제도를 도입한다. 정부는 29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폭력·따돌림 없는 학교 만들기'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안전이 취약한 '학생안전강화학교' 1600곳에 민간 경비나 배움터지킴이를 2명 이상 배치하고, 청원경찰 시범학교 10곳을 선정·운영키로 했다. 그동안 1급지(인구 25만명 이상 시·군·구) 경찰서 137곳에만 학교 폭력 전담 경찰 인력이 배치됐지만 앞으로는 2급지와 3급지에도 전담 인력을 배치키로 했다. 아울러 전국 230개 시·군·구의 초등학교 폐쇄회로(CC)TV를 행정안전부의 통합관제시스템과 연계해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등 외부인의 학교 출입 통제도 강화한다.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학기당 1회 이상 학교 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학교문화선도학교를 309곳으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 등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맞벌이·저소득층 가정 자녀의 온종일 돌봄 교육서비스가 올해 6500곳에서 내년 7000곳으로 확대되고 등하교 안심알리미서비스 지원도 확대된다. 이밖에 학교폭력 신고·접수·처리 1대1 원스톱 지원 강화, 민·관 협력체제 및 관련 시민단체 활동 지원 강화 등의 내용도 추진 계획에 담겼다. 하지만 대부분 기존 대책을 일부 확대하는 수준에 불과해 학교 폭력을 근절하기에는 미흡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중요한 사회적 과제인데 비해 대책이 미흡하다" "사이버공간도 중요한데 오프라인 중심의 대책이다" "통합적인 시각의 대책이 없다" 등의 지적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법적·제도적 대책도 중요하지만 의식 개혁과 민관협력체제 부분도 병행해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76명의 희생자를 낸 노르웨이 연쇄 테러범의 경우에도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것에서 비롯된 만큼 교육 정책과 연계된 보다 본질적인 대책을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이호영 총리실 사회통합정책실장은 전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관계부처와 함께 분야별 추가 보완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은 29일 "필요하면 앞으로 야간과 주말에 결재를 하고 업무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이날 주간업무추진실적 보고회에서 '교육감 결재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업무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개선해 달라'는 한 간부 공무원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같이 대답했다. 이 공무원은 "교육감이 대외적인 업무에 바쁜 사정은 누구나 잘 안다"며 "그러나 업무 결재를 받는데 2, 3일씩 걸려 일을 제때,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바깥 일이 많아 결재가 늦어진 것 같다"며 "앞으로 평일에는 오후 7시 이후에도 집무실에서 결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어 "업무와 결제가 밀리면 토요일에도 출근해 결재를 하도록 하겠다. 특별히 신경쓰겠다"고 덧붙였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위원장 홍승용, 이하 개혁위)가 27일 발표한 ‘교대-일반대 통합’ 방안에 대해 교육계가 ‘절대 불가’ 성명을 내고 연대투쟁을 선언했다. 개혁위는 학령인구 감소로 통합을 주장하는 반면 교육계는 초등교육 질 저하를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개혁위는 27일 심의한 ‘대학 구조계획 추진 기본계획’에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사수급에 대응해 교대와 인근 국립대간 통합을 강력히 유도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교대생의 거부감을 완화하기 위해 통합 후 일반대 학생의 교대 복수전공 제한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교총, 전국교대총장협, 교대총동문회 등 33개 교육단체는 29일 성명을 내고 “경제 논리에 경도된 일방적인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80년 동안 교대라는 목적형 양성체제를 통해 우수한 교원을 배출해 온 효과와 기여를 무시한 채, 단순히 학생 수 감소와 임용 난을 들며 경제 논리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제주교대와 제주대 통합 사례에서 경험했듯이 일방적인 통합으로 교육부실을 초래한 실정(失政)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교대 학생정원 감축, 임용 불안 등 초등교육의 전문성이 취약해져 결국 학생의 학습권 저하가 불 보듯 하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의 기본 틀을 바꾸는 이런 중차대한 정책을 직접 당사자인 교대, 교원단체 등 교육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개혁위가 일방적으로 확정한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고등교육의 공공성, 책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국립대를 더 육성․지원해야 한다”며 “일반대보다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우수한 국립대의 15%를 무조건 구조조정하는 방안도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립대의 비중(12%)은 선진국(약 80%)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이다. 이들 단체는 이날 개혁위에 ‘교대·인근 일반대 통합계획 철회 요구서’를 전달하고 “충분한 여론수렴과 교육적 철학 없이 교대와 일반대를 획일적이고 비교육적으로 통합하려 할 경우, 교육계가 연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저지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도 28일 성명을 내고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면 국공립대 학생정원이 최소 전체 학생정원의 50%가 돼야 한다”며 “오히려 정부·여당은 퇴출 사립대의 정원을 국공립대에 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팀)장 전보 △ 수능운영팀장 엄성호 △ 비서실장 권혁준
군산기계공고(김동호 학교장)은 지난28일, 전주 동북초등학교 3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진업진로교육(공업중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날 교육은 공업중심사회의 변천사(이론)를 시작으로 각 과별 실습현장을 방문하여 체험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본교는 ‘특기생’이라는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방학 중에도 실습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형과 동생들이 함께 실습현장을 방문하여 기계설계, 3차원설계, CNC정밀가공, 용접 및 특수용접, 모형배만들기 등 체험활동과 실습현장을 견학하면서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체험지도에 참여한 박대산(2학년) 학생은 “동생들에게 실습현장을 보여주고 제가 공부하고 실습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쑥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웠고 뿌듯한 마음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교육을 진행한 두승 교사는 “학교 개교 이후, 초등학생이 본교를 방문하여 교육활동을 진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 만큼 긴장되고 걱정이 앞섰지만, 너무도 열심히 강의를 들어주고 실습현장에서 잘 따라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공업교육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배워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진로교육을 개발하여 학교차원에서 진행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전북 익산시립도서관(관장 정기원)은16일부터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봉사단과 연계한 마이스터 서포터즈 ‘교육기부활동’을 진행했다. 교육기부활동은 교육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홍보경험과 동아리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아동·성인)에 환원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으며, 학교중심형 동아리 사업에서 지역사회 활동중심 동아리 사업을 전개한 결과, 지역사회와 학교 그리고 교사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본 프로그램은11월까지 매월 셋째주 토요일(총 5회) 익산 시립도서관 0전산실에서 인터넷 라디오방송, 소셜 네트워크(SNS) 활용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셜 네트워크(SNS) 노드(node), 즉 접속점이라고 불려지는 개인 또는 집단이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의해 연결되는 사회적 관계구조를 말한다. 상호의존적인 관계는 친분, 친족관계, 취향, 비즈니스, 종교, 지식, 학연 등 다양한 공통점으로 이루어진 최근 사회에서 회자되는 인터넷공간의 새로운 체계이다. 군산기계공고 2학년 이진웅 학생은 “이번 기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넷맹(인터넷 사용 못하는 성인)이거나 자녀와의 세대차이를 좁히거나 새로운 인맥정립을 원하는 학부모님들에게 자식 된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정기원 관장은 “교육기부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평생교육기회 증대와 지역사회 공동체의 연결고리가 더 견고해지고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회적 동반자 의식을 심어주기를 기대하고 이 활동에 물심양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방학을 맞아 학생들이 없고 보니 학교가 절 속 같고, 비록 잠시이지만 그 속에서 누리는 평화가 꿀맛 같다. 세상이 급변하고 그런 세상의 영향 탓으로 별의별 아이들이 다 섞여 있다 보니 하루가 멀다않고 터지는 각종 사고 속에서 그 동안 우리 선생님들은 얼마나 힘들었던가. 전통적인 학교나 교실의 모습을 떠올려서는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요즘의 학교현장. 그것은 한마디로 아노미적 무질서의 극치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가정에서부터 잘못 자란 탓에 모든 것을 제멋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못된 망아지형 아이들이 늘어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런 자녀들을 감싸고도는 부모 또한 적지 않다 보니 미꾸라지 몇 마리가 온 웅덩이를 다 흐려놓듯이 교실은 통제 불능, 교권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생님의 지시에 불응하는 것은 예사이고, 제자 잘못 커가는 것이 안타까워 버릇을 고쳐줄 요량으로 혹시 벌을 주려했다가는 “때릴 테면 때려 봐, 신고해 버릴 테니까”라고 눈알을 부라리는 아이 앞에서 과연 어떤 선생님이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진정한 교육열을 불태울 수 있을까? 그래 열의가 꺾일 대로 꺾여버린 교무실 이 곳 저 곳에서 ‘에라, 나도 모르겠다’는 교사들의 자포자기식 탄식이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학교에서조차 ‘놓아 먹여지는’ 훈육의 사각지대에서 아이들은 희망이 사라진 암울한 미래의 초상으로 비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본질에서 너무도 크게 벗어난 우리 교육 현실이다 보니 이제 한낱 속된 명제가 되고 말았지만, 무릇 교육은 백년대계라지 않던가. 크게는 국가와 사회를 위하고 작게는 개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지금 이렇듯 방향성을 상실한 채 잘못 가는 교육, 법도를 배우지 못하고 멋 대로인 아이들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절체의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을 위해 제일 먼저 앞세워야 할 것이 교육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우리 교사들의 적극적 의지요, 실천이라는 점이다. 아이들이란 예나 지금이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미성숙한 존재로서 선생님들의 속을 썩이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고, 그러니까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행동 하나 하나 흠 잡을 데 없고 학교 오기 전부터 이미 사람의 법도를 다 배워 안다면 교육받을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학생이나 학부모를 탓하기보다 그들로부터 부단히 시험받고 있는 교육자로서 스스로의 인내심과 책임감을 더 무겁게 헤아리고 교육적 열정을 채찍질하는 일일이라는 점이다. 방학이 끝나고 다시 개학을 하게 되면 학교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여전히 시끄럽고 어지러운 가운데 선생님들 모두가 두 손 놓고 갈팡질팡하는 무기력한 학교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이 거칠면 거칠수록 그래서 다루기 힘들수록 그들의 눈높이 가까이 더 몸을 낮추고 한발 더 그들에게 다가서서 진정한 사랑으로 보듬어 안는 노력을 한다면 멀어진 교사와 학생 사이가 갈등과 미움에서 화해와 용서의 관계로 바뀌어 지면서, 교실의 평화 또한 이룩될 것이다.
◎ 여섯째날(22일) - 만주벌판을 달려 러시아거리에서 여행의 마지막은 언제나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심양의 중심. 즐비한 고층건물 사이로 아침이 밝아온다. ‘중국 속의 한민족사 탐방’ 마지막 일정이 시작된다. 늦은 밤이면 다시 우리나라에 도착하게 된다. 여장을 꾸리고 체크아웃을 한다. 모두 돌아간다는 설렘이 얼굴에 묻어난다. 가족과 지인이 있는 곳, 먼 곳에서 느껴보는 나라의 의미와 가족 사랑을 되새겨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수확일 것이다. 심양에서 대련까지 약 380㎞이다. 고구려 시대 천리장성이 시작된 경로이다. 또 가도 가도 가물가물한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 만주벌판의 시작이다. 약 5시간이 소요되는 거리. 일행들은 멀다고들 하지만 중국 사람들에게 이 거리는 이웃이라 한다. 그만큼 국토가 광대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심양에서 산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버스는 교통량이 한산한 왕복 8차선 도로를 거침없이 달린다. 도로변 넓은 들엔 옥수수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상아색 수꽃이 바람에 물결을 탄다. 저 멀리 들판에 백양나무숲만 간간이 보인다. 이 곡창지대를 왜 일본이 눈독을 들였는지 알 것 같다. 조선후기 실학자 박지원이 중국을 돌아보며 미개간된 이 지역을 보고 여기에 벼를 심는다면 많은 사람이 배불리 먹을 수 있겠다는 말을 하였다 한다. 고속도로변 잘 관리된 백양나무와 고속철 길을 보면서 중국은 더는 잠자는 나라가 아닌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저력이 숨어 있는 나라란 것을 느낀다. 우리나라 모그룹 회장이 일본은 앞서가고 중국은 따라오고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숨통이 막히는 현실이 작금이라는 말을 생각하며 이 상태에서 교육을 통한 첨단기술 기술 집약산업과 지적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지구촌에서는 선진국이라 자부하여도 언젠가는 추락할 수 있다는 잠재성이 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5시간을 달려 정오가 지난 시간 대련 시내로 들어선다. 무궤도 전차가 다니고 변방의 중국이 아닌 도회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흐린 날씨다. 여름의 열기를 느끼면서 러시아 거리로 향한다. 중국 속의 러시아 거리는 어떤 모습일까? 대련은 19세기 후반 삼국간섭으로 러시아의 극동 함대가 주둔했었던 곳이다. 러시아 거리는 일직선으로 200여m 될까? 흡사 서울의 남대문 시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다만, 양쪽의 건물만 러시아풍 건물을 그대로이다. 건물의 규모를 보니 당시의 러시아인들의 세력을 알만 같다. 지금은 모두 중국 상인들이 점령하고 흥정을 통한 가격을 정하는 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화려한 빛깔과 물건들은 가히 보는 이들의 마음을 빼앗을 만하다. 대련 시내의 거리를 걸으며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본다. 이제 처음 내렸던 대련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대련공항! 인천공항에 비하면 공항이라 할 수 없을 규모이다. 하지만 출국절차는 간단치 않다. 오후 5시 50분 출국심사를 마치고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공항에서 그동안 정들었던 사람들과 이별의 인사를 나누었지만, 여전히 또 하나의 이별을 가슴에 새기고 간다. 정이란 뭐기에! 오후 6시 반을 넘은 시간 인천을 향하여 우리를 태운 비행기는 대련공항을 이륙한다. 기내에서 다시 시간을 1시간 앞으로 돌려 우리나라 시간으로 맞춘다. 50여 분의 비행 끝에 어둠이 몰려오는 인천공항 상공에 들어선다. 기내에서 내려다본 공항과 인근의 도시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어둠을 몰아내는 저 불빛. 잘 산다는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는 자부심일까? 하지만 풍족할 때 더 신중한 씀씀이를 가져야 함이 다가올 위기를 준비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활주로에 바퀴가 접지하는 진동과 함께 계류장으로 들어선다. 그래 우리나라다. 안심해도 된다. 여기선 국제미아가 없다. 나라가 보호해 주니까. 모든 간판이 한글로 읽을 수 있고 마음대로 의사소통이 되니 얼마나 좋은가. 입국 절차를 마치고 짐을 찾고 모두 다시 원점을 향하여 손 인사로 대신하며 헤어진다. 긴 일정의 끝일까? 하지만 남쪽에 살고 있어 밤을 새워 더 가야 한다. 창원행 심야버스를 기다리며 늦은 밤이지만 생동하는 공항을 보며 지나온 일정을 되돌아본다. 앞으로 개학하여 아이들에게 전할 말들이 가슴 가득하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주인의식을 갖고 더 열심히 실력을 쌓고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세우며 전 세계를 누리게 하는 일이 앞으로의 남은 숙제이다. 교육자로서 책임감이 더 무거워 온다. 혼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여행. 자라나는 세대들의 교육을 위해 참다운 우리 한민족사를 깨닫는 기회를 준 조선일보, 신한은행 GS 장학재단에 감사를 표하며 육로로 먼 길을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한 모든 분들께 감사의 텔레파시를 보낸다.사랑과 감동으로 미래를 깨우는 교육을 하자.
◎ 다섯째날(21일) - 이픈 치욕의 역사가 남은 심양에서 밤새 비가 내렸다. 길림성에서 여섯 번째 도시 백산에서 아침을 맞는다. 그리고 아침 7시 조선 인조 때 병자호란 정묘호란의 흔적이 남은 심양을 향해 출발한다. 심양은 중국 동북 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의 중심도시로 만주사변을 비롯한 중국의 치욕적인 역사의 아픔이 서린 도시이다.만주 벌판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백산에서 심양 가는 길의 풍경. 나지막한 구릉지대엔 옥수수가 지천이다. 6시간 가까이 이동하는 거리라 걱정이 된다. 중간에 휴게소를 몇 군데 들린다. 탐방의 막바지에 다가가면서 모두 지친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심양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 이제 내일 심양에서 대련까지 장거리 이동 외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버스 안에서 숨을 고르며 도심의 풍경을 본다. 도로공사, 아파트 보수 등 깔끔하지 않다. 물론 중심가는 고층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다. 중국 5대 도시 중의 하나인 심양, 우리나라에 소개된 성경이 처음 한글로 완역된 곳이며 코리아 타운, 한국주간이 있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심양의 오후 일정이 시작된다. 제일 처음 들린 곳은 9.18 기념관이다. 흔히 우리에게는 만주사변과 만주 괴뢰국, 714부대로 잘 알려진 일제 관동군이 주둔한 대륙침탈 야욕이 극에 이른 곳이다. 일본의 만행은 정말 끔찍하다. 우리만 일본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중국사람도 일본을 싫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장작림 폭발사건, 만주철도 폭발사건을 조작하여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국제연맹에서 탈퇴하여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호전적인 일본. 곳곳에 남은 만행의 영상들이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긴 일본도로 목을 잘라 전시하고 작두로 목을 자르는 흑백사진들이 소름 끼치게 한다. 일본의 중국 침략. 1932년 3월 1일 일본은 괴뢰국인 만주국을 세우고 침략을 본격화한다. 이때 우리나라의 국권은 이미 일본에 빼앗겼으며 수많은 민족 항일 지사들은 국내와 이곳 중국 전역에 걸쳐 독립운동을 펼치고 있을 때이다. 만주사변의 도화선이 되었던 심양 외곽의 류조구에 세워진 9.18 기념관으로 간다. 그 입구에는 전 강택민 국가주석이 쓴 ‘物亡九一八(잊지말자 9.18)이라는 글이 큰 돌에 새겨져 치욕스러운 역사를 잊지 말자는 중국인의 의지가 돋보여진다. 힘은 있어야 하며 그 힘은 반드시 강하면서도 의롭게 사용돼야 한다. 날씨가 흐려진다. 바람결에 묻어나는 습기가 금세 비가 올 것 같다. 출발할 때 날씨가 좋아 우비를 모두 짐 속에 넣어 버려 걱정된다. 다음으로 북릉공원으로 간다. 이곳은 심양의 허파라고 한다. 도심에 있으면서도 차량 소리를 들을 수 없고 여유와 휴식, 신선함이 있는 곳이라 한다. 이 북릉공원은 만주족인 누루하치가 청나라를 건국하고 처음으로 도읍을 정한 곳이며, 2대 태종과 그 황후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만주족과 한족의 문화가 융화된 독특한 양식의 건축물이 많으며 심양 고궁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곳이다. 입장하여 능의 정문까지는 상당한 거리다. 빠른 걸음으로 능 앞까지 걷는다. 북릉공원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호수도 경주 보문호수와 맞먹을 정도다. 연꽃도 활짝 피었고 가족단위 또는 외국인 관람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능의 정문을 통과한다. 빛바랜 단청이 오랜 세월을 지붕의 십이지상들이 우리와 흡사한 문화라는 것을 느낀다. 능주변의 높은 성곽을 한 바퀴 돈다. 궁궐은 아니지만, 규모에 놀라울 뿐이다.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진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관람지 심양 고궁으로 간다. 심양 고궁은 청의 초대황제 누루하치와 2대 태종이 1625년부터 1636년까지 걸쳐 건립한 궁이다. 여기서 1636년은 조선 인조 14년으로 병자호란이 일어난 해이다. 면적은 약 6만㎡. 규모는 베이징 자금성의 12분의 1 정도지만 만주족인 북방 기마민족의 흔적이 남은 건축물로 그 화려함은 당대의 영화를 말하는 것 같다. 비가 심하게 내려 실내만 둘러본다. 먼발치에서 올려다본 궁궐의 지붕에는 풀이 자라고 있다. 이 고궁 근처에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와 머문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머물던 심양관이 있다 한다. 지금은 아동도서관으로 변하였지만 두 왕자의 한이 얼마나 아팠을까? 어쩜 내리는 이 비는 국력이 쇠약함으로 비애를 맞본 왕자들의 절규가 아닌가 한다. 힘, 정말 필요하다. 그것은 국론이 하나로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외세의 침략 앞에서 더 당당히 항전할 원동력이다. 비 내리는 심양 고궁을 뒤로 오후 6시가 넘은 시간 짐을 푼다. 약간의 피로를 느끼면서 저녁 만찬에 참가한다. 중국고유악기 연주와 경극이 곁들여진다. 그리고 이 탐방을 이끄는 조선일보 이원희 차장의 컬컬한 목소리가 행사의 의의를 더 진하게 한다. 1987년부터 시작된 ‘선생님을 해외로’ 란 프로그램으로 우리 역사 알기를 통해 2세 교육과 국가관 역사관 형성에 앞장서는 선생님을 위한 장학사업이라 한다. 맞는 말이다. 앞으로 세계화 시대에 국력배양의 밑그림은 교육뿐이다. 지금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산 없이 하루를 생활하기란 어려운 정도로 중국산이 판치고 있다. 물품이 들어오면 반드시 돈은 빠져나가는 법이다. 중국의 일보전진은 우리에겐 분명한 무역전쟁에서 위협적인 존재다. 마지막으로 김태영 논설위원의 정성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우리의 장래는 밝아진다는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만찬은 막을 내린다. 시각은 밤 10시를 향하고 있다. 이제 중국에서 마지막 밤이다. 밤을 밝히는 도심 네온의 불빛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외국세력으로부터 꿋꿋하게 서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과 뭉쳐도 뭐할 것인데 같은 민족 분단되어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금의 현실을 심양에 흩어놓는다.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한다.
◎ 넷째날(20일) - 후련함과 아쉬움을 잠재운 천지 새벽 3시 반. 집안의 새벽이 밝아 온다. 밤새 냉방기 소리가 바깥에 쏟아지는 빗소리인 줄 알고 홍수가 나는 꿈을 꾸었다. 커튼을 열자 우리보다 한 시간 늦은 새벽 다섯 시인데 자전거, 삼륜 오토바이, 손수레를 끄는 사람들이 국내성 남쪽벽 앞 좁은 길로 모여들고 있다. 손에 든 것을 보니 새벽시장에 가는 모양이다. 얼른 옷을 차려입고 새벽시장 구경을 나선다. 그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시장에서 묻어나는 것이다. 시장의 규모가 꽤 크다. 축구장 크기의 빈터에 품목별로 형태를 갖추어 늘어선 반짝 시장이다. 우리나라 여느 5일장 시장과 같은 풍경이지만 천막이나 볕가리개가 없는 게 특징이다. 양고기를 즉석에서 파는 사람, 잡곡과 과일을 파는 사람 사는 모습이 구수하게 비추어진다. 아침 5시 30분 백두산까지 먼 이동을 고려하여 도시락으로 준비된 아침을 먹지만 잘 넘어가지 않는다. 집안의 북쪽으로 나와서 백두산 등정을 위한 서파산문까지는 통화와 백산 시를 거친다. 그리고 송강하를 지나 대략 350㎞를 8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는데 군데군데 비포장길도 있어 실크로드코스와 비슷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집안에서 통화로 나가는 길은 구불구불한 깊은 협곡 사이에 난 길을 따라 이동한다. 흡사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 계곡을 달리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 좁은 계곡 사이에도 철도가 있다. 저 철길은 일본이 부설하였다 하니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랐는지 짐작이 간다. 집안을 벗어나 어제 들은 긴 터널을 빠져나온다. 이 터널을 경계로 집안과 온도차이가 6도 이상 난다고 하니 집안이 왜 고구려의 도읍지가 되었는지 알 것 같다. 3시간 정도 달려 도로변 간이 휴게소에 도착한다, 역시 화장실에 대한 기대감은 하지 않는 게 낙심이 덜 할 것이다. 송강하로 이동하면서 하늘이 맑아진다. 점차로 높아지는 고도가 백두산 자락임을 실감하게 된다. 차가운 공기와 맑고 시린 하늘 사이의 흰 구름이 깨끗하다. 청정이란 말은 이때 사용하는구나 싶다. 백두산 천지는 일년 중 11일이 맑은 날이라 좀처럼 천지를 보기란 어렵다 한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천지를 세 번이나 올랐지만 보지 못했다 한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날씨가 좋아 천지를 볼 수 있다는 말에 전부 환호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 백두산의 정상의 능선이 보인다. 미인이 편하게 누워 자는 형상을 닮았다. 정오쯤 식당에 도착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오는지 한글도 보이고 대중가요도 흘러나온다. 하늘이 정말 파랗다. 가시거리가 좋고 하늘이 파란 것은 그만큼 공기가 차갑기 때문이리라. 드디어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서파산문에 도착한다. 백두산을 오르는 길은 동서남북 네 곳이지만 3곳은 중국에서 오를 수 있고 동파만 북한에서 오르는 코스라 한다. 여기서 파는 언덕을 뜻한다. 서파산문에서 39㎞를 이동하여야 천지 아래 1236개의 계단에 도착한다고 한다. 중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관광지여서 깔끔하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간마다 우리말로 장백산(중국은 장백산이라 부름)에 관한 해설이 나온다. 특히 고도별로 식생대가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도 백두산 일대 전체를 자연환경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천연의 상태로 보존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관광수입을 위해 길을 넓히고 비행장을 만들고자 벌목하는 모습은 또 하나의 파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낮은 지대에는 전나무, 가문비나무 그리고 줄기가 하얀 자작나무가 무성하게 자란 들꽃들과 함께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조금 더 지대가 높아지자 침엽수와 관목지대가 나타난다. 전나무와 사시나무가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모습이 이채롭다. 서로 공생을 위해 버팀목처럼 위하며 성장한다는 소리에 배려심 없는 사람의 마음에 경종이 들린다. 더 높이 오를수록 관목지대 없어지고 야생화 군락들이 융단을 이루고 있다. 푸른 초원 위에 하늘과 함께 펼쳐진 꽃들의 향연 고산지역이어서 일 년에 딱 10일만 꽃을 피워 번식을 마친다는 야생화들. 어쩜 그 기간에 맞추어 이곳을 찾게 되었는지 행운이다. 천지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정상은 희끄무레하다. 혹시나 화산폭발에 그을린 흔적이 아니냐 하고 물어보지만, 그것은 눈이 결빙된 얼음층이라 한다. 야생화 지대를 지나 오를수록 이제 풀로 덮인 언덕밖에 나오지 않는다. 모 회사의 컴퓨터 메인화면 배경이 저곳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비슷한 초원이다. 빗면을 따라 난 길을 한 시간 넘게 올라 천지 아래 주차장에 도착한다. 와. 이럴 수가 높은 지역에서 내려다본 산 아래는 낮은 공기층 위에 흰 물감을 풀어내는 구름이 또 하나의 층을 이루고 그 위한 푸르고 시린 하늘이 한 층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멀리 아래로 보이는 산의 준령들은 지평선이 된다. 맑은 날씨다. 셔틀버스를 내리는 순간 냉기를 머금은 공기가 뇌 세포를 자극한다. 우리나라의 8월 말쯤 지리산 성산제에서 만나는 공기와 비슷하다. 천지를 보려고 1236계단에 첫발을 내 딛는다. 천지를 보러 가는 첫 계단! 묘한 느낌이 마음을 감싼다. 어쩔 수 없이 오랫동안 떨어진 짝을 만나러 가는 기분일까? 아니면 먼발치서 마음에 그리던 님을 만남이 허락되어 엄숙한 연정을 품고 고백하러 가는 기분일까. 계단을 오르는 중간 흘러드는 말에서 중국사람도 우리나라 사람도 있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은 잠시 숨을 고르면서도 이제 천지를 보았으니 죽어도 한이 없다고 한다. 흔히들 천지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도 있다. 중국이라는 나라.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있다. 오르기가 어려운 사람을 위해 두 사람이 운반하는 가마모양의 들것이 있다. 구간별로 나누어져 팀이 있는데 정말 어려운 직업이란 생각이다. 하지만 생계와 꿈을 위해서 저런 일도 마다치 않는 본인의 마음은 오죽할까. 아래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하얀 물감이 실처럼 풀리는 모습이다. 너무 푸르다 눈이 아리다. 어쩜 저런 파란색이 있을까? 높게 솟구치다 분출로 멈춘 언덕은 녹색의 언덕이다. 알프스의 산 정상부근의 초원이라면 맞을 것이다.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되지 않는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뒤쪽은 흰 구름이 파란 물속에서 끓어오르고 길 양옆에는 야생화가 피어 있다. 용담을 비롯한 이름도 모르는 야생화들이다. 그리고 눈녹은 물이 작은 개울을 이루며 아래로 흘러가고 있다. 아 천지여! 40여 분 계단을 오른 끝에 펼쳐지는 심원의 그곳. 병풍처럼 사방을 둘러싼 천지는 연꽃 잎 모양이고, 그 속에 하늘과 염원을 담은 파란 물이 숨을 죽이고 있다. 거대한 자연이 만들어낸 흉내 낼 수 없는 감흥이다. 걸음을 5호 경계비 쪽으로 옮긴다. 한 걸음만 더 옮기면 북한땅이다. 이 거대한 조화 앞에 하찮은 인간들이 그은 경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슴이 트인다. 더 바랄 게 없다. 넓은 천지의 모습을 한 컷의 사진에 담는다. 너무 넓어 일반 광각렌즈로 담을 수 없어 한 지점에서 분할 촬영을 한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며 눈을 감고 조용히 빌어본다. 빨리 남북이 하나 되어 국력도 융성하고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의 바람들이 하나같이 이루어져 행복이 가득한 날들이 되었으면. 그리고 우리 땅에서 백두산을 오를 기회가 오기를…. 반가움의 감흥도 잠시 약속 시간에 맞추어 내려가야 한다. 올라올 땐 아직 발견하지 못한 천지 옆의 공사현장을 본다. 해발 2470m 표지석 주변에 전망대를 건설하는지 곳곳이 철제빔을 꽂히고 파헤쳐져 있다.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 든다. 다시 내려온다. 이제 보면 언제 만날지 모르는 장면을 한 컷 한 컷 담는다. 용트림하여 오르는 흰 뭉게구름의 아래쪽이 경계면을 이루고 있다. 에메랄드빛 하늘이 두 겹으로 나누어졌다 하면 맞을까? 흰 구름의 갈라진 뜸으로 햇살의 직진하는 모습이 선명하다. 내려오는 길은 오를 때와 반대의 순서를 밟는다. 아쉬움을 뒤로 오후 4시쯤 장백산 대협곡에 도착한다. 화산지형의 대지가 오랫동안 침식작용을 거쳐 형성된 곳으로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의 모습과 비슷하다. 푸른 대지의 깊은 협곡. 그 중심에는 솟은 바위들이 여러 가지 형상을 이루고 협곡의 가장자리 언덕에서는 아직도 침식되어 쏟아지는 토사들과 바위, 나무들이 보인다. 생명의 강인함. 아직 남아있는 바위 언저리에 관목이 자라고 있다. 지나가는 다람쥐도 사람을 보고 도망가지 않는다. 오후 5시 30분 가라앉지 않은 천지의 설렘을 누르며 숙소로 출발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안내자의 애국가 시작이란 말에 버스 안은 무거운 분위기에 서로의 마음이 엮인 육성의 애국가가 울러 퍼진다. 모두가 상기된 얼굴이다.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백두산 고원을 따라 아래로 좁은 길을 달린다. 높은 지역에서 본 노을이 붉고 아름답다. 길 양옆의 자작나무들이 하얀 줄기를 드러내고 잎들은 바람에 파르르 떨고 있다. 숙소인 백산을 향하여 가는 동안 어둠은 깊어진다. 어둠 속에 보이는 중국 농촌의 집들은 우리나라 70년대 모습과 비슷하다. 조명은 어둡고 마을이라 해도 가로등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나라로 치면 오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3시간 정도 달리자 빗방울이 창문을 긋는다. 백산에 도착하자마자 비는 소나기로 바뀌어 걸음을 어렵게 한다. 피곤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천지를 본 백산의 밤. 좀처럼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긴 버스의 여정은 피곤함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 셋째날(19일) - 집안에서 느끼는 부끄러움과 원통함 새벽 4시 바깥이 밝아온다. 지난밤 현란함과 정적 속의 압록강변 도시들이 고요함에 묻혀 있다. 압록강 철교 너머 신의주의 동녘이 밝아 온다. 긴 시간을 짊어지고 흐르는 압록강은 그 사연만 하중도를 만들고 서해로 흘러간다. 조금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식사를 마친다. 집안까지 5시간의 여정을 맞추려고 서둘러 일행을 태운 버스는 강변을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차가 1시간이다. 압록강변의 풍경은 이채롭다. 낚시하는 사람, 미역감는 사람, 토사와 골재 채취를 하는 배 등 강의 풍요가 저절로 넘치고 있다. 또한 북한땅에는 인력으로 강둑을 보수하는 군인들이 보인다. 왕복 2차선 도로변의 농가 풍경도 한가롭다. 병아리가 모이도 쪼고 엄마 닭은 날개를 퍼덕인다. 유달리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 복(福)이란 글자가 담벼락, 집안의 곳곳에 붙어 있다. 중국농가는 온돌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다. 주 작물인 옥수수를 수확하고 그 줄기를 말려 연료로 사용한다. 집안 가는 길은 깊은 계곡 사이에 난 길을 따라간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산 정상의 능선들이 칼날처럼 서 있고 그 위에는 푸른 하늘 흰 구름이 걸리고 흘러간다. 3시간 정도 달리고 나서 다리를 사이에 둔 요녕성과 길림성의 경계인 휴게소에 잠깐 쉰다. 버섯모양의 나무로 만든 간이 화장실 아래는 넓은 강이 흐르고 물놀이하는 아이들, 풀을 뜯는 소들이 보인다. 차 안에서 내리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풀냄새가 코를 감싼다. 여기서 집안까지는 74㎞ 정도 남았다. 정오를 넘긴 시각. 드디어 고구려의 옛도읍 지인 국내성 집안에 도착한다. 이곳은 압록강 중류로 강을 끼고 너른 평야가 펼쳐진다. 그리고 강 건너는 북한의 자강도 만포시이다.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북한의 산자락엔 나무들이 보이지 않는다. 전부 베어내고 밭으로 개간된 모습이다. 흡사 우리 남해 창선도 고사리 밭의 풍경과 비슷하다. 높이 보이는 것은 구리광산의 굴뚝뿐이다. 집안은 배산임수의 지형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천혜의 요새를 이루고 남서쪽은 압록강의 비옥한 토지와 통구하가 흘러 사람이 살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농산물, 임산물, 광물이 풍부하여 부를 축적한 여유를 가진 귀족이 많았다 한다. 정오의 열기를 느끼며 점심을 위해 북한에서 운영한다는 묘향산 식당에 들어간다. 중국식보다는 다채로운 우리 요리들이 구미를 당긴다. 특히 김치며 두부볶음의 깔끔한 맛이 며칠째 느끼지 못하던 한국사람의 기호를 되살린다. 음식을 나르는 여종업원들의 가슴에는 인공기가 새겨진 배지가 붙어 있다. 사뭇 거리감이 밀려오나 말이 통해 다행이다. 하지만 여종업원들은 사무적인 표정이며 말이 없다. 식사가 파할 무렵 간이 무대에서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반달', '아리랑' 등 북한조의 구성진 노래를 종업원들이 뽑아낸다. 노래를 부르는 여종업원의 생김은 비슷비슷하다. 문득 단둥 시내에서 들은 주체사상이란 말이 생각난다. 강 건너 압록강변에 사는 신의주 사람들은 특별하게 주체사상이 강한 사람을 선별하여 살게 하니 단둥 시내로 탈출하는 사람이 없다 한다. 그러면 여기 여종업원들도 상당한 주체사상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사진촬영을 하려고 하자 거부한다. 모두 흥에 겨워 손뼉을 치지만 갑자기 우울함이 몰려와 식당을 빠져나온다. 쏟아지는 햇살이 불과 1m 정도 남은 국내성의 남쪽벽에 쏟아진다. 국내성 성벽. 어쩜 우리의 역사현장을 저렇게 내버려둘 수 있을까? 성곽주변을 채소밭으로 만들고 성곽 돌을 뜯어서 밭의 가장자리 경계석에 사용하고, 온갖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단군의 후손으로서 서 있는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본격적인 집안의 고구려 유적답사가 시작된다. 제일 먼저 간 곳은 아직 국내성 성벽의 원형을 갖고 있는 서쪽벽이다. 옆으로는 통구하가 흐르고 성벽 안쪽에는 아파트가 여러 동 있다. 이 서쪽벽은 중국이 국공합작 하여 일본과 싸우던 때만 하여도 그 둘레 2300m 높이가 10m 남짓하였다 하는데 지금은 거의 다 허물어졌다. 더 심한 것은 그 성곽 돌을 뜯어다가 건축 자재로 사용하였다 하니 무지몽매한 중국사람들 아닌가? 이 국내성터와 성곽은 200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한다. 하지만 관리는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 세계문화유산등록을 위해 겉핥기식으로 보존하고 있다. 이것 또한 동북공정의 치밀한 계략이 아닌가 한다. 서쪽벽을 따라 흐르는 무심한 통구하를 바라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20여 분의 탐방을 마치고 국내성의 위쪽 환도산성과 산성하고분군을 찾아 나선다. 환도산성은 100명이 1000명을 맞아 싸울 수 있는 천혜의 요새이다. 평소는 국내성에 머물다 외적이 침입하면 산성으로 들어가 항전을 하여 물리쳤다 한다. 병풍처럼 둘러친 산 정상의 가장자리에 투영되는 파란 하늘과 용트림하듯 오르는 흰 구름의 형세가 고구려인의 기상이 아닌가 한다. 잠시 눈을 아래로 돌린다. 사각형 형태의 수많은 돌무더기 고분들이 흐드러진 개망초 사이에 산재해 있다. 김도형 연구위원은 1970년까지만 해도 이곳은 옥수를 재배한 밭이라 한다. 이 거대한 돌무덤의 돌을 뜯어서 밭의 경계석을 만들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자 아무렇게나 뜯은 돌은 다시 모았다고 한다. 그리고 산성하고분의 주인들은 대부분 환도산성에서 외적과 항전하다 전사한 고구려 귀족이나 병사들의 무덤일 거로 추정하고 있다 한다. 산재한 고분들을 둘러본다. 멸망한 옛 마야나 잉카제국의 후손들의 서글픔도 이랬을까? 그 서글픔은 쏟아지는 열기에 반사되어 파란 하늘이 된다. 환도산성을 뒤로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장군총, 광개토대왕비와 능으로 이동한다. 과연 장군총은 동양의 피라미드라 할 만하다. 안내자는 장군총의 축성법은 가장자리에 홈을 만들어 밀림으로 말미암은 허물어짐을 방지하는 특이한 구조라 한다. 눈으로 확인하니 그 말은 확실하다. 그리고 무덤의 주인공이 장수왕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 장군총이나 환도산성의 산성하고분군이나 모두 도굴의 손길을 피한 것이 없다는 말이 아쉽기만 하다. 장군총 아래에 딸린무덤이 있다. 후궁의 무덤이라 하는데 꼭 고인돌 모습과 흡사하다. 특이한 것은 덮게 석 아래에 홈을 만들어 빗물이 무덤 안쪽으로 타고 내려가는 것을 방지한 구조이다. 장군총에서 멀리 내려다보니 광개토대왕비와 태왕릉, 집안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광개토대왕왕릉으로 이동한다. 입장하기 전 옥수수를 사라는 어눌한 한국말의 호객꾼의 소리가 자꾸만 귀에 거슬린다. 대왕릉과 비를 중심으로 조성한 공원, 과히 공원이라 하기에는 어렵다. 곳곳에 복숭아와 자두나무가 서 있고 개망초만 군락을 이루고 피어 한스럽기만 하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본 태왕릉은 거의 다 무너져 상단의 묘 실이 돌출되어 있다. 삐꺽거리는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 묘 실을 본다. 금방이라도 돌무더기가 아래로 밀려 쏟아질 것 같다. 문화재라 하면서 관리에 소홀한 중국의 현실이 안타까우며 나 자신도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기만 하다. 광개토대왕비 앞에 선다. 고개를 숙여 기도한다. 높이 6.39m 폭1.38~2m 무개 37톤의 화강암에 총 1775자의 예서체로 음각한 비이다. 그중 마모가 심해 200여 자가 해독이 불가하여 삼국시대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지배설을 주장하는 일본 역사학자들의 망언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안타깝다. ‘임나일본부설!’ 이 사실을 안다면 태왕릉에 누운 광개토대왕이 눈을 부라릴 것이다. 일제의 문화제 침탈은 다양한 형태이다. 광개토대왕비가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 일본인이 구매하여 본국으로 옮기려 했으나 이곳 사람들이 반대하여 다행히 이 자리에 있다 한다. 하지만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중국도 매양 마찬가지이다. 광개토대왕비는 두꺼운 유리벽 안에 있다. 다행히 들어가 볼 기회가 주어져 가까이 볼 수 있는 행운을 안았다. 3면에 걸쳐 고구려 신화, 광개토대왕의 성장과정, 삼국의 역사와 대왕의 업적이 기록되었다 하다. 당나라 때 금지령을 무시하고 세운 이 비는 고구려인의 꺾이지 않는 기개를 후세에 보여주는 것이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다. 노을빛에 개망초는 붉게 물들어 간다. 역사의 흔적은 있지만, 지금은 우리 땅이 아닌 곳. 흐드러지게 핀 개망초는 누구가 주인일까? 1300여 년의 고구려 숨결이 머물던 집안의 하루가 저문다. 밤이 되면 누울 자리를 찾아야 한다. 내일 백두산 등정을 위해 통화시내의 숙소로 가야 하는데 중국공산당 행사로 말미암아 미리 예약된 숙소가 파기되고 이곳 두 조로 나누어 한 조는 여기 다른 한 조는 서너 시간 더 가는 백산에서 묶는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속한 조는 이곳 집안에 하룻밤을 묵게 되어 옛 고구려인의 숨결을 밤새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이 덜 하다. 어스름 지는 집안시내에 남쪽에서 온 소식들이 어둠을 따라 흐른다.
◎둘째날(18일) - 여순감옥과 단동에서 흘리는 눈물 열어젖힌 커튼 밖이 훤해진다. 우리나라 시각 5시이다. 대련 시내가 젖어 있다. 밤새 비가 내렸고 지금도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힘든 일정을 예고하는 듯하다. 오늘은 대련에서 여순, 다시 압록강변 국경도시 단동까지 가게 된다. 체크아웃을 한다. 간밤 호텔사정에 어두워 물을 마셨는데 그 물이 프랑스산 ‘에비앙 물’이라 하여 한화 1만2000원을 지급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첫 번째 목적지 203고지를 향해 대련 시내를 이동한다. 대련은 중국에 있지만, 서구열강의 침탈과정에 뼈아픈 경험을 가진 100년의 도시이다. 문득 중학교에 배운 가로수가 예쁜 대련 시내에서 러일전쟁의 포성에 짐도 제대로 못 꾸리고 떠나는 아쉬움을 표현한 구절이 생각난다. 대련과 여순은 랴오둥반도의 끝에 발해만을 끼는 바다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여대로 불렸으며 지금은 한창 개발 중이라 도심과 주변의 이곳저곳이 파헤쳐져 있다.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203고지 주차장에 도착한다. 안내자는 이곳 고지 정상은 군사시설보호 때문에 항구를 향하여 사진촬영을 금지한다고 말한다. 조금 걸어 올라가자 포탄 탄피를 녹여 만든 높이 10.3m의 포탄모형의 기념탑이 보인다. 군데군데 푸른 녹이 슬어 있고 한자와 더불어 러시아글씨가 각인되어 있다. 일본이 세운 전승 기념탑인데 러시아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은 의외이다. 사연인즉 이 고지는 러일전쟁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1894년 대륙진출의 기회를엿보고 있던 일본은 운요호사건을 일으켜 조선의 문호를 개방하고 동학운동을 빌미로 청일전쟁을 일으켜 승리한다. 청일전쟁의 패배로 청나라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일본은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하여 막대한 전쟁배상금과 대만, 랴오둥반도 할양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일본의 대륙진출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부동항을 찾던 러시아와 강대국인 프랑스, 독일이 삼국간섭을 하여 강제로 이곳을 조차하게 된다. 그리고 러시아는 세계최강의 함대인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함대를여순에 주둔시키게 된다. 다된 밥에 재 뿌린다고 러시아 때문에 청일전쟁에서 승리하고도 대륙진출의 기회를 놓친 일본은 1904년 여순항을 기습하여 러일전쟁을 일으킨다. 러시아는 부동항을, 일본은 대륙진출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이곳에서 전쟁하게 된 것이다. 한편, 청나라는 자기 안방에서 벌어지는 다른 나라의 전쟁을 지켜봐야 하는 치욕을 맛봐야 했다. 결국, 이 전쟁 승리의 열쇠는 203고지 점령에 있었다. 일본의 노기 마레스키 장군은 자신의 두 아들까지 잃는 무모한 돌격전으로 6만이란 사상자를 내며 이 고지를 점령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정밀 포격으로 여순항의 러시아 극동함대를 궤멸시킨다. 설명에 의하면 러시아는 세계최강의 함대인 발틱함대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러시아와 프랑스 세력의 확장을 견제하던 영국이 일본과 공수동맹을 맺어 수에즈 운하 통과를 거부한 것이다. 결국, 발틱함대는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선택한다. 긴 항해 중 아프리카에서 얻은 식수가 콜레라균에오염되어 막대한 전력의 손실일 입고 겨우 10%의 전력으로 쓰시마섬 인근해역에 도착하자 기다리던 일본의 해군에 의해 참패를 당한 것이다. 이 전쟁은 미국, 영국, 일본과 러시아 프랑스, 독일의 세력 전쟁이라고 할 만하다. 역사는 왜 이렇게 아이러니할까? 그 당시 조선은 이런 열강의 도가니 속에 끼어 아관파천, 명성황후시해사건이란 힘없는 나라의 비애를 겪어야만 했다. 203고지는 해발 203m와 비슷하고 중국어로 나레이샨이란 말이 203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일본엔 남의 나라에 세운 전승기념비로 자부심을 줄 것이고 러시아엔 통한의 곳, 청나라엔 치욕의 장소이다. 고지의 주변을 돌아본다. 모두가 요새화 되었다. 참호를 비롯한 당시의 흔적이 그대로이다. 고지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280㎜ 대포가 여순항을 향하고 있다. 정상에서 본 여순항은 목포 유달산에서 보는 목포항과 비슷한 이미지이다. 피로 얼룩진 고지를 내려오는 길. 산들바람이 불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여순감옥으로 향한다. 여순감옥! 1902년 러시아에 의해 건립되었고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증축하여 1945년까지 사용한 감옥이다. 또 101년 전 하얼빈에서 대륙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곳이다. 동시에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감방과 부설공장, 고문실, 사형장까지 갖추고 신채호, 이회영 등 700여 명의 우리의 항일투사들을 패망할 때까지 처형한 잠들지 않은 원혼들이 머무는 곳이다. 비가 내리는 감옥마당에 앉아 독립기념관 김도형 연구위원의 설명을 듣는다. 비가 젖든 말든 울분과 비애가 치밀어 오른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의거를 일으키고 그해 11월 7일 이곳에 이송 수감된다. 그리고 이듬해 3월 26일 여기 사형실에서 순국한다. 수감생활을 하며 안 의사는 동양평화론과 안응칠 자서전을 집필했다고 한다. 감옥 안으로 들어간다. 벽돌의 색깔에서 러시아와 일본의 건축이 확연히 구분된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밀폐공포감과 어둠, 눅눅한 공기와 곰팡내, 죽음의 손길과 신음 등이 감방 곳곳에서 묻어난다. 독방, 빛이 없는 방, 취조실 등 지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의 약점을 더 비집고 들어가 이렇게 잔인할 수밖에 없는 영장류의 악마 근성에 소름이 절여온다. 수인들의 여러 가지 전시물품을 보며 마지막으로 안중근의사가 갇혔던 감옥과 사형장으로 간다. 사형장 내부 천정에는 보에 달린 3개의 도르래에 교수형 장치가 되어 있고 마룻바닥은 네모로 구멍이 나 있다. 그 구멍 아래에는 둥근 통이 있다. 사형할 때 배설물을 담고 숨이 다하면 그 통에 시신을 넣어 인근 수인 묘지에 매장하는 관 대용이라 한다.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시신을 통속에 넣을 때 무릎이 꺾이지 않아 들어가지 않으면 염산으로 무릎을 녹여 꺾어 넣는다고 하니 그 잔인한 치밀성에 치를 뜬다. 안 의사도 저렇게 되었다 생각하니 기절할 지경이다. 이곳에서 사형당한 안 의사는 유족들의 유해반환에도 사후 파장을 두려워하여 일본군은 절대 비밀로 하고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한다. 지금 그곳은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 안 의사의 유해를 봉안한다는 것은 참 난감한 지경이다. 그래도 신이 있다면 안 의사의 간절한 바람을 들어주길 빌어본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힘쓸 것이다.” 안 의사의 유촉을 받들지 못한 지금의 우리가 한탄스럽다. 그 안 의사를 비롯한 항일투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아닌가. 흐려지는 시야, 무거운 걸음을 옮기며 감옥을 벗어나온다. 감옥 앞 중국 상인들의 호객소리가 더 기분을 언짢게 한다. 돈만 벌면 되는가. 비 내리는 여순감옥을 뒤로 다시 대련으로 향한다. 점심 후 단동으로 가기 위해서이다. 중국식으로 준비된 점심이지만 사형장의 환상이 떠나지 않아 먹는 둥 마는 둥 일어서 차로 돌아온다. 비가 내려 질퍽거리는 거리를 어떻게 걸어왔는지 울분과 피로에 지쳐 눈을 감는다. 흔들림이 느껴져 눈을 뜨자 버스는 대련 시내를 벗어나 외곽을 달리고 있다. 다음 목적지 단동을 향해 가고 있다.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며 중간마다 휴게소가 있지만, 사정이 나빠 화장실 사용이 어렵다는 말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쉴 때마다 해결해 달라고 당부한다. 중국은 위기감과 절약정신이 강하며 먹을거리에 집착하는 다문화 다민족 국가이다. 달리는 길이 고속도로라 하는데 너무 썰렁하다. 하늘이 파랗다. 멀리 보이는 평원에는 옥수수가 지천으로 자라고 백양나무 울타리가 도로와 개울, 강의 경계를 알려준다. 푸름으로 자라는 농촌 들녘에 붉은 벽돌과 기와로 똑같은 형태의 가옥들이 집단으로 모인 곳이 눈에 지주 띈다. 오후 6시쯤 대련에서 380㎞ 떨어진 단동 톨게이트에 도착한다. 단동은 중국의 국경도시로 북한의 신의주와 인접한 도시이다. 인구구성을 보면 남한 사람이 3000~4000명, 북한사람이 6000명, 나머지는 화교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한글 간판들도 자주 보인다. 단동에서 보는 압록강은 어스름 지는 저녁과 검은 구름으로 말미암아 암울한 빛이 물들어 흐르고 있다. 압록강을 둘러보려고 배에 오른다. 흘러나오는 음악이 우울함 더한다. 6.25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정밀 폭격에 의해 끊어진 단교와 1943년 차량통행용 다리로 추가된 944m의 압록강 철교 밑을 돌아 멀리 위화도를 본다. 역사로만 들은 4불가론을 앞세워 회군한 이성계가 있었던 위화도가 보인다. 그리고 지척에 인구 60만의 신의주시가 손에 잡힐 듯하다. 이곳 압록강은 수많은 하중도가 있으며 수면은 북한과 중국이 공동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하중도 중 제법 큰 섬인 위화도와 항금평, 비단섬이 새로운 경제협력 개발 체로 떠올라 들썩이고 있다고 한다. 배는 철교 아래로 약간 더 나아간다. 불야성을 이룬 단동 시내와는 정반대로 반대편 강변의 고요함에 잠긴 신의주를 보며 아래로 내려간다. 간간이 군복을 입은 북한군인이 지나가고 녹슨 철선 위에서 불을 피워 저녁을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체재의 경제원리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쪽은 주체사상의 휘말림 속에 가난과 기근으로 고통받고 한쪽은 사회주의에 자본주의 경제체제 도입으로 부를 창출하고 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는 우리와 함께 영원히 계신다’라는 붉은 바탕에 대문짝 만한 글씨가. 강 가운데서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지도층의 다른 이념은 국민의 생활을 고통이 아니면 행복으로 몰고 갈 수 있다. 굶어 봐야 밥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법. 북한 지도층은 이런 실상을 얼마나 체험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흙빛으로 물드는 압록강을 돌아서 LED조명의 현란하게 춤추는 단동시내로 돌아온다. 도시의 광장에 많은 사람이 나와 체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언제나 남쪽에서 북쪽을 보았지만, 오늘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보고 있다. 국경도시 단동. 여느 도시의 번화한 모습을 보며 14층에 있는 숙소로 돌아온다. 창밖엔 어둠 속에 잠긴 압록강이 숨을 죽이고 현란한 시내와 암흑에 싸인 신의주도 들어온다. 6.25의 상처를 간직한 이념의 무서움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압록강변 단동에서의 둘째날 밤이 저물고 있다.
인천남부교육지원청(교육장 이재훈)은 25일부터 8월 12일까지 남부특수교육지원센터 학부모쉼터에서 여름방학 프로그램 참가 학생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보호자활동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한 학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남부교육지원청이 인천 최초로 마련했다.장애 학생을 둔 학부모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이완시킬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은 '아크릴수세미 뜨기'와 '네일아트'로 진행되며, 현재 35명의 학부모가 접수하여 자녀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별도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보호자활동 프로그램은 특수교육지원센터 교사들의 안내에 따라 학부모들이 직접 수세미 뜨기와 네일아트 활동을 진행하며, 한 시간 동안 완성한 수세미는 참여 학부모들이 가져갈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워 하고 있다. 보호자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아이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내내 프로그램이 끝나기를 기다리거나 주변을 서성이면서 무료했었는데 이런 시간을 마련해주니 재미있고 좋다. 잠깐이지만 엄마의 시간을 갖게 되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남부교육지원청 최영신 장학사는 "부모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하여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남는 시간도 활용하고 행복도 가지고 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동부교육지원청(교육장 장기숙)은 지난 27일 인천선학초등학교를 마지막으로 3개월간의 '상반기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은 교육과정 개정 및 입학전형 변화 등으로 사교육 의존이 높은 우리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을 올바른 교육관으로 정립시키고, 교육에 대한 올바른 지식으로 내 자녀를 바른 길로 안내할 수 있는 진정한 학부모의 자질을 키워주어 학부모와 학생이 행복할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의 힘을 발휘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상반기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은 신정중학교를 시작으로 자기주도학습, 자녀진로지도 2개 강좌로 총 24개교에서 운영되었으며, 총 8000명의 학부모가 적극 참여하여 공교육의 변화를 느끼고 자녀를 지도하는 큰 줄기를 잡는 기회를 가졌다. 그동안 자녀교육에 대해 힘들어하던 학부모들에게 자녀 교육을 위한 부모의 올바른 자세와 거시적인 안목을 심어줌으로써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행복한 삶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진정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특히 이번 학부모교육에 대해 95%의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학부모 교육을 요청했다. 동부교육지원청은 앞으로 다양한 강좌와 저명한 강사, 학부모의 높은 참여율 이 세박자를 고루 갖춘 학부모 교육을 통해 자녀교육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정립시키고, 건전한 교육의 정열을 갖춘 인천의 학부모를 육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