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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중학교(교장 최성용) 학생 16명은 25일에서 30일까지 조손세대간의 통합의 장을 만들기 위한 '노인 일자리 체험학교'에 참여하여 어르신들과 동행하며 다양한 일자리를 체험하며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부평구노인복지관에서 마련한 이번 행사는 어르신과 학생들이 같이 승하차 지도, 교통신호 지도, 학교주변 순찰지도 및 문구류 포장 같은 복지관 작업에 참여하여 청소년들에게 조부모 세대의 의식세계를 이해하고 노인 복지의 필요성을 인식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학생들은 "이번 프로그램 참여로 봉사활동과 더불어 직접 어르신들과 함께 일터로 나가 지역사회의 실정을 알아보고, 또한 어르신들과 함께 대화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이번 방학은 보람있는 방학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평구노인복지관 박경자 팀장은 "인근 중학교에 모두 안내 공문을 보냈으나 지원자가 한 명도 없어 프로그램이 무산될 뻔했으나 부광중학교 효행봉사단이 단체로 지원하여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게 성실히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구다빈(1학년)학생은 "보살핌을 받으셔야 할 연세인데도 이렇게 남을 돕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애쓰시는 모습을 뵈면서 앞으로 어르신들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천남부교육지원청(교육장 이재훈)은 25일부터 29일까지 특수교육지원센터 가정생활지원실에서 초·중학생 25명을 대상으로 요리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남부특수교육지원센터는 방학을 이용하여 흥미와 경험중심의 수업을 확대하고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통해 장애학생의 사회적응능력과 긍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실시하고 있다. 요리치료는 다양한 조리방법을 통해 자아를 표현하는 기회를 가질 뿐 아니라 조리과정에서 문제해결 능력이 촉진되고 자아성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학생의 자발적인 동기 유발과 적극적인 참여로 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요리를 만들어 가면서 눈과 손의 협응력, 손의 조절력을 높이고 창의성과 더불어 무의식의 상징화, 삶의 동기와 욕구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한편 남부교육지원청 정영수 창의인성교육지원과장은 "요리는 우리의 일상생활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요리치료를 통해 우리 학생들은 다양한 정서적 체험을 하는 것은 물론,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타인과도 교감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폭넓은 정서적 풍요를 경험하고 질 높은 삶을 지향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남부교육지원청(교육장 이재훈)은 7월 28일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및 농어촌 연중 돌봄학교 컨설팅 협의회를 가졌다. 사업의 효율적 운영 방안을 모색하고자 연구지원센터 위원, 시교육청 관계자, 교육지원청 관계자 등 1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연구지원센터는 대학 부설기관, 연구소, 단체 등 관련 분야(교육, 청소년, 문화, 복지 등) 전문가로 지원팀을 구성하고 있으며 시·도 수준에서 사업의 운영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및 농어촌 연중 돌봄학교 사업 현황 및 현안 사항 보고와 더불어 현 실태 점검, 현장의 애로사항에 대한 개선 방안 마련을 중심으로 사업 지원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컨설팅 요청 주요 내용은 교육지원청 내 부서별 연계 및 자원 활용 방안, 사업 비 지정학교 교사 대상 홍보 방안, 영유아 지원 네트워크 구축 방안, 유·초·중 및 지역 연계 공동사업의 효율적 운영 방안 등이 있었으며, 농어촌 연중 돌봄학교는 소청도, 대청도 등 인근 지역을 연계한 사업 지원 방안, 옹진군 3교 공동사업 확대 방안 등이었다. 남부교육지원청은 컨설팅 협의회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학교, 지역과의 소통·논의 구조를 더욱 활성화하고 선진사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정보수집을 통해 2012년 사업 계획 수립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011년에는 관내 35교(원)의 유치원 및 학교 약 6369명 교육취약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지원하며 여기에는 21억8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데 농어촌 연중 돌봄학교 사업은 도농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하여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군단위 면지역 학교 2개 이상으로 구성되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지정돼 3년간 운영되는 사업으로 현재 남부교육지원청 관내 3개교(북포초, 백령초, 백령중)의 335명 학생들에게 3억 39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남부교육지원청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및 농어촌 연중 돌봄학교 사업 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개선방안과 발전방안 모색함으로써 교육취약 학생들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 체제와 기틀 마련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울산지역 학부모의 84.7%가 '주5일 수업제' 시행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6월 말 초등학교 30곳과 중학교 16곳의 학부모 2만8947명, 학생 3만2839명, 교사 1551명을 대상으로 벌인 '주5일 수업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일 밝혔다. 주5일 수업제에 찬성하는 학부모의 47.1%는 "가족과 함께해서"를 찬성 이유로 꼽았고 그 뒤를 이어 "진로와 관련된 체험활동 기회 확대(30.1%)", "자기주도적 학습기회 확대(20.2%)" 등으로 응답했다. 주5일 수업제 실시에 반대한 학부모의 41.2%는 "학력이 떨어질까 염려스럽다", 33.5%는 "자녀를 돌봐 줄 사람이 없다"고 각각 답했다. 학생의 91.5%, 교사의 97.2%는 주5일 수업제 시행에 찬성했다. 주5일 수업제 실시에 찬성한 학생의 34.6%는 "과중한 학습부담 해소(그냥 학교에 오지 않는 것이 좋아서)"를 이유로 꼽았다. 교사의 54.5%는 찬성 이유를 "진로와 관련된 체험활동 기회 확대"라고 대답했다. 주5일 수업제 시행과 함께 학교에 바라는 것을 묻는 항목에 학생의 37.5%는 "도서실과 컴퓨터실 등 시설 개방", 20%는 "특기·적성프로그램 운영", 19.2%는 "교외 체험학습", 15.1%는 "교내 교과, 체험학습"이라고 밝혔다. 울산시교육청은 2학기 주5일 수업제 시범운영 학교로 초등학교 7곳과 중학교 5곳 등 12개 학교를 최근 선정했다. 시교육청은 시범운영 결과를 내년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될 주5일 수업제에 반영할 계획이다.
오는 2학기부터 서울 중·고교에서 각종 수행평가를 중간·기말 지필고사의 서술형·논술형 평가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의 수행평가 부담이 상당폭 줄어들 전망이다. 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중·고교에서 과목별 정기고사 외 수행평가 배점 비율을 반드시 30% 이상이 되도록 한 의무 조항을 올 2학기부터 없애기로 했다. 대신 수행평가와 중간·기말고사의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합쳐서 30% 이상만 실시하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주당 2시간 이하 수업하는 과목은 수행평가와 서술·논술형 평가를 합쳐서 20% 이상 실시하면 된다. 아울러 고교 3학년 2학기에는 수행평가 실시 여부와 비율을 각 학교가 교과협의회 협의 등을 거쳐 자율적으로 정하게 한다. 교육청은 최근 691개 중고교를 상대로 이런 수행평가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금주 중 개선안을 확정해 학교 현장에서 2학기부터 시행하는데 차질이 없게 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시교육청이 올해 1학기에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고 사교육비 부담을 덜겠다며 도입한 수행평가 배점 비율 의무화는 단 한 학기만 시행된 후 폐지되게 됐다. 이와 관련 곽노현 교육감은 최근 서울 고교생 600여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학생들이 수행평가에 따른 부담을 토로하자 "2학기 시작 전에 여러분에게 수행평가가 더는 고행평가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곽 교육감은 "고3의 경우 수행평가를 전혀 안 받게 할 생각이고 (나머지 중고교생은) 수행평가 비중을 시험에서의 논술형, 서술형 평가에 수행평가까지 포함해 30% 정도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일선 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수행평가 배점 비율 의무화에 대해 '준비 부족으로 평가가 어렵다' '학습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며 반발한데 따른 것이다. 교육청은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지 못하고 설익은 제도를 도입했다가 한 학기만에 수정, 학교 현장에 혼란만 가져왔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수행평가의 비중이 줄면 학생들이 평가에 대비하는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배점 비율을 정하기 때문에 각 교과의 특성을 살리는 평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7월 27일 중앙일보에 차량 정보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최근 신차의 뒷모습에 대한 변화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 기사는 독자의 시선을 잡기 위해 다소 자극적인 표제어로 실렸다. 그런데 표제어의 ‘뒷태’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이는 ‘뒤태’가 바른 말이다. ‘뒤태’ 뒤쪽에서 본 몸매나 모양. - 뒤태가 아리따운 처녀 - 뒤태가 곱다. ‘뒤태’는 ‘뒤’와 ‘태’의 합성어다. 순 우리말로 된 합성어는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는다. ‘귓밥, 나룻배, 나뭇가지, 냇가, 바닷가, 선짓국, 잿더미, 햇볕’ 등이 그 예다. 그러나 ‘개똥, 보리쌀, 위쪽, 쥐꼬리, 허리띠, 개펄, 뒤편, 배탈, 아래층, 위층, 허리춤’ 등처럼 뒤 단어의 첫소리가 된소리나 거센소리일 때는 사이시옷이 붙지 않는다. ‘뒷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사이시옷 표기는 정서법의 잘못이다. 계속해서 ‘샤방샤방’도 마음에 걸린다. 이 단어의 의미는 ‘반짝반짝’ 혹은 ‘눈부시게’ 정도로 추측할 수 있다. 이렇게 단어의 의미를 추측하는 이유는 이 단어가 국어사전에 없기 때문이다. 이 단어는 인터넷에서 쓰다가 대중가요에서 사용하면서 익숙해졌다. 아직 신문 표제어로 쓰기에는 이르다. 의미에 대해 합의한 바도 없고, 어원도 분명하지 않다. 일부에서는 인터넷 통신언어도 우리말의 새로운 변이어로 인정하자고 주장한다. 특히 이러한 언어도 한국인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반영하는 문화적 산물이라고 설득한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사적 표현이 독자의 주목을 끄는 데는 성공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신문의 성격상 새로운 개념을 수용하고 그에 따라 새롭고 참신한 표현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의욕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신문은 사실 보도를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표현에 대한 경험이 없는 독자는 사고의 판단에 방해를 받는다. 결국은 정확한 정보 내용 파악에 도달하지 못 할 경우도 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끊임없이 정화해야 한다. 물도 깨끗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기가 탁하게 되고, 물이 더러워지는 것이 우리의 구체적인 모습이라고 방관한다면 걷잡을 수 없다. 우리말과 글도 마찬가지다. 언중이 쓰는 것을 바르게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역할을 교육으로도 하지만, 신문과 같은 미디어도 감당해야 한다.이야기를 시작한 김에 7월 28일 사설을 검토해 본다. (1) 내년 총선과 대선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도 노동계의 환심을 사려고 안절부절이다. (2) 박 위원이 올린 사진들은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 음란물 판정․삭제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1)은 ‘안절부절이다’는 서술어는 자연스럽지 않다. 이는 ‘안절부절못하다’라고 하는 것이 의미도 명확해진다. (2)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가 일치하지 않는다. 주어 ‘사진’에 호응하는 서술어는 ‘판정․삭제 결정을 받은 것’이 자연스럽다. 이 밖에 신문 사설의 문장이 너무 길어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사설에 감정적인 언어도 많다. 논리로 설득하기 보다는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사설은 신문의 얼굴이다. 다듬을 필요가 있다. 신문은 공적 공간이다. 따라서 신문이 사용하는 언어들도 공통적 보편적 성질을 띠고 있어야 한다. 신문이 공적 언어를 통해 정보 전달을 하는 것은 맡은바 임무이자 사회적 약속이다. 특히 우리 문화를 고급화해 나가려면 바른 언어 사용이 필요하다. 신문의 언어 사용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교육적 가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표제어부터 문장 하나하나까지 다듬어야 한다. 신문은 아직까지 대중이 가장 신뢰하는 인쇄매체다. 더욱 신문의 독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신문이 어법을 준수하고 나아가서 국민의 언어 사용에 모범을 보이는 것은 당연히 짊어져야 할 역할이다. 신문은 바른 언어 사용으로 국민의 창조적인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학교폭력 대처에 고심해 온 정부가 외부인이 초등학교에 출입할 때 방문증을 발급하는 제도를 올해 안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방문에 출입증을 발급하도록 하자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검토된 사항이었다. 그러나 학교의 특성상 학부모들이 자주 드나들기 때문에 여러가지 번거로운 점이 있을 수 있어 본격적인 논의와 시행이 보류되어 왔었다. 그러나 초등학교내에서 외부인의 출입으로 성폭력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학교출입을 통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 이번의 조치가 반드시 성공적으로 시행에 들어갔으면 한다. 그러나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선은 학교출입을 할 때 방문증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발급하느냐의 문제이다. 적지않은 학교에서 담장을 허물어 놓은 상태다. 학교 공원화 사업으로 인근주민에게 학교 자체가 개방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수업중에는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담장이 없는 학교이기에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방문증의 발급은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학교 정문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문에서 근무할 인력과 장소가 필요하다. 수위실이라고 이름지어진 곳이 학교에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많은 학교에서 수위실이 없다. 교문에서 출입증을 발급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공간과 함께 근무할 인력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학교상황으로 교문에서 출입증을 발급할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방문증 발급업무는 수시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시 대기하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학교인력을 활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학교에 방문증을 발급할 인력을 새로 확보해야 할 것인데 예산문제등 여러가지 여건이 성숙되지 않고는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최소한 학교당 1명의 인력을 충원해야 방문증 발급이 가능하다. 여기에 방문증을 발급할 장소문제도 함께 해결되어야 한다. 또한학교방문 통제와 관련하여 아직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이 부분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제도적으로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법제화 없이 시행하는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고, 이와 관련된 민원이 제기되면 쉽게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제화야말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선행조건이 아닌가 싶다. 일단은 초등학교에서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중·고교에서도 이 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 특히 야간 방과후학교 수업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하루빨리 전체 학교급에 이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여러가지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점은 있지만 그렇더라도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하겠다. 끝으로 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예약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즉, 학교방문이 예정되었을 경우 학교에 사전에 연락하여 대략적인 방문시간과 방문목적을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다소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과정이 있어야 학교에서도 그에맞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의 학교방문증 발급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기대해 본다.
청소년적십자 활동을 통해 한·일 학생이 현해탄을 건너 우정을 나누고 있다. 청소년적십자(RCY, Red Cross Youth) 대전·충남본부와 일본청소년적십자(JRC, Junior Red Cross) 히로시마지부는 20년째 대전과 일본 히로시마현을 오가며 문화를 교류, 국가 간 장벽을 허물고 있다. 15명으로 구성된 JRC 한국방문단은 26일 대전 서일여고를 방문했다. 이들은 서일여고 RCY 학생들과 학문, 문화를 교류하고 우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교류행사에서는 서일여고 RCY와 일본 JRC의 선물 전달식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 학생의 공연이 펼쳐졌다. 서일여고 RCY 학생들은 우리의 전통춤사위인 살풀이 공연과 일본에서 K팝(K-pop, 한국 대중가요)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그룹 카라의 노래 ‘미스터’에 맞춰 멋진 춤 등을 선보였다. 답가로 JRC 학생들은 일본 동요인 ‘고향’을 부르고, 일본에서 유행중인 노래에 맞춰 춤 공연도 펼쳤다. 미키 하마모토(16·미야지마산업고) 양은 “K팝 외에는 한국문화에 대해 다소 생소했는데 한국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전통문화에 대해) 많이 배우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며 “다른 나라 사람인데도 편한 친구처럼 대해줘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JRC를 이끌고 서일여고를 방문한 코지 카츠라기(59) 단장은 “지난 3월 일본이 (대지진과 쓰나미로) 고통과 혼란을 겪었을 때 한국에서 보여준 사랑과 많은 지원에 감사하다”며 “문화나 국가의 벽을 넘어 우정을 맺을 때 진정한 평화가 찾아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한 서일여고 교장은 “한·일청소년들이 서로의 문화와 풍속을 교류하는 친선활동이 중요하다”며 “짧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5일부터 31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들은 홈스테이 및 수련장에서 야영활동을 하고, RCY 하계캠프에도 참가한다. 대한적십자사 방문과 함께 독립기념관 등의 한국 문화와 역사도 체험할 예정이다. 서일여고 RCY 학생 등 15명으로 구성된 대전지역 청소년적십자 단원들도 내달 4일부터 11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일본 문화를 체험하는 등 우정을 다질 계획이다.
최근 우리는 사회생활 과정에서 수많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것은 현대 사회의 복잡성, 대중성, 과학성, 민주성, 급변성과 경쟁성이 여러 방식의 평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과 관련된 평가가 최근 들어 다면화, 강력화 되는 것도 세계적 추세이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평가는 발전방향 밝혀주는 중요한 절차 각종 교육 관련 평가는 고도의 교육철학 행위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교육평가는 좋은 교육, 좋은 학교, 좋은 학교장, 좋은 교사, 좋은 학생으로 발전되고 있는지, 또는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교육철학에 입각해 근거를 가지고 타당하게 밝혀주는 매우 중요한 절차이기 때문이다. 좋은 평가는 좋은 교육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을 제시해 주지만, 잘못된 교육평가는 오히려 교육을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평가는 학교의 자율성이 강조되면서 그에 따른 교육효과와 책무를 확인 · 점검하고 나아가서 교육혁신 발전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므로 학교평가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활동의 효과와 교육활동을 위한 계획 · 비전, 시설 · 설비 등을 총괄적으로 다룬다. 따라서 학교평가는 오직 교육을 위해서만 존재가치가 있는 평가로서 경영의 합리성과 창의성 제고, 학교 구성원들 간의 소통, 협동성 제고를 위해서 매우 필요한 일이다. 학교장 평가는 학교평가의 한 영역으로 포함될 수도 있으나 학교장은 단위학교의 경영과 교육효과 및 교직원의 사기,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지역사회 관계 등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별도로 평가해야 할 만큼 중요하다. 교원(교사 또는 교수)은 학생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인격과 학습을 향상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교육의 질과 수준은 그 학교 교원의 자질과 능력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교원평가는 그 어떤 교육 관련 평가보다도 그 중요성이 크고 의미가 깊다. 교육 수장에 따라 왜곡되는 평가 최근 들어 우리나라 학교현장에는 학교평가, 학교장 평가, 교원평가가 시행되거나 계획되는 과정에서 논란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시 · 도교육청을 비롯해 지역단위 교육지원청은 물론 연수기관 평가까지 더해 시행되고 있으나 그 역시 올바로 정착되고 있지는 못하다. 여기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모든 교육 관련 평가의 최종 목적은 오직 학생교육을 위한 것이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대전제로 계획되고 실행되고 활용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중요한 평가들이 특정 상급 교육행정 수장의 개인적 이념에 의해 중지되거나 강제되는 등 평가의 순수성이 왜곡돼서는 안될 것이다. 실제로 지금 우리나라 교육현장을 보면 어떤 시 · 도의 교육감은 이미 잘 실시되던 학교장 평가를 할지 말지 망설이는가 하면, 또 어떤 교육감은 자신의 정치적 이념이 배어있는 선거공약에 맞춰 평가항목을 비합리적으로 구성해 학교경영의 방향과 교장역할을 자기식으로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구나 학교장의 경영능력평가항목에 학생들의 만족도를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으로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은 학교장 평가결과를 크게 우려하게 만들기도 한다. 학교평가건, 학교장 평가건 그 어떤 교육 관련 평가의 목적을 하나로 말하라면 그것은 오직 학생을 올바로, 그리고 능률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방법을 탐구하는 데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지금 항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시 · 도의 학교평가나 학교장 평가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솔직한 토론과 광범위한 합의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거나 시행하려는 각종 교육 관련 평가들이 보다 타당하고 신뢰성 있게 이루어지도록 관련자들이 양심을 걸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한국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교육계의 각종 평가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말이다.
PC 통신 시절부터 시작한 정보통신 예절교육 제24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에서 대통령상인 정보문화상 대상을 수상한 경기 화성 삼괴중학교(교장 송기붕). 2000년부터 학생들의 정보통신 예절교육에 힘을 쏟은 결과다. 체계적인 정보통신윤리교육을 마련, 2007년 사이버청정학교를 시작으로 2008년 사이버범죄예방활동단 운영, 2009 저작권체험교실, 2010년에는 경기도교육청 사이버청정학교를 운영하는 등 매년 주요 사업을 운영해 왔다. 삼괴중이 이렇게 정보통신 윤리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학생들의 인터넷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이 학교에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도입한 한상윤 교사는 “시골 아이들의 인터넷 의존도는 매우 높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도시 아이들이 더 심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인터넷을 제외하면 문화적인 혜택을 받을 통로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는 이렇게 말하며, PC 통신 시절 별생각 없이 인터넷 채팅을 즐기다 수십만 원의 요금에 곤욕을 치러야 했던 학생의 일화를 소개했다. 정규 수업 시간에 잠깐 시간을 내어 가르치며,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시작된 삼괴중의 정보통신 윤리교육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체계화되어 갔다. 문화라는 것의 속성이 그러하듯, 성과가 쉽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것이 하나둘 결실을 맺었다. 2007년 사이버청정학교 대상, 2008년 대한민국청소년UCC공모대전 장려상, 2009년 i클린 캠페인 우수학교, 2010년 사이버청정학교 우수학교 교육감 표창, 그리고 올해까지 5년 연속 각종 대회에서 우수교로 선정된 것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활동을 주도적으로 실시해온 한 교사 역시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다양한 교육과정과 인성교육이 어우러진 성과” 삼괴중 송기붕 교장은 이러한 성과에 대해 “다양한 교육과정과 인성교육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평하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행복한 인생을 창조할 수 있도록 꿈을 이뤄가는 명품교육 실천에 전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성함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송 교장의 말처럼 삼괴중은 정보통신 윤리교육 외에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먼저 살펴보면, 대표적인 것으로 아빠캠프와 레인보우 데이, 친한 친구 교실, 달빛독서캠프 등이 있다. 매년 한 차례 교내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아빠캠프는 점점 단절되어 가는 부자간의 정을 돈독히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희망에 따라 30개 내외의 가정을 선정해 1박 2일간 부자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게임을 통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어둠 속에서 촛불을 밝히고 나누는 진솔한 대화는 학생의 인성함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분기마다 토요 등교일에 실시되는 레인보우 데이는 가고 싶은 학교,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날만큼은 학생들이 자신의 개성을 한껏 드러낼 수 있도록 복장이 자율이며, 수업 대신 학생과 교사가 어울려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모처럼 재미있는 시간을 갖는 학생들도 좋아하지만, 교사들도 학생들의 또 다른 점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되고 있다. 친한 친구 교실은 부적응 학생의 학교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사제가 함께 다양한 체험활동 및 인성 수련활동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독서프로그램인 달빛독서캠프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밤샘을 하며 책을 읽고 토론과 신문 만들기를 통해 추억을 쌓고 성취감을 얻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 적극성이 만드는 풍부한 교육과정 삼괴중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교과부 주관 지역 연합 방과후학교와 화성시 특성화 교육벨트 사업에도 선정돼 집중이수제 및 통합교과군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월 두세 차례, 격렬한 만세 항쟁으로 제암리 사건의 피해를 입은 이 지역의 문화재를 살피고 보존하며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의 진정한 역사적 의미를 깨닫게 하기 위한 문화재 지킴이 활동과 갯벌탐사활동 등도 진행한다. 이렇게 교육과정을 풍부하게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은 구성원의 적극성이다. 행사 하나 하나에 모든 교직원이 자기 일처럼 나서서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기에 풍족하지 못한 지역여건을 극복하고 견실한 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청소년연구센터는 1999년, 2005년,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조사한 중국 청소년들의 생활 실태 결과를 비교해 ‘중국 소년 아동 10년 발전상황 연구보고(1999~2010)’를 펴냈다. 10개 성(省), 184개의 초 · 중학교에 재학하는 50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세계화 및 다문화의 영향으로 청소년들의 가치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는 있으나 여전히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인 가치관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중국 청소년들의 의식 · 생활에 대한 10년간의 변화를 살펴보자. 첫째, 심리적인 건강 상태를 의미하는 자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의 용모와 체형에 대한 만족도가 1999년의 76.8%에서 2000년 84.3%로 크게 향상됐다. 자기 자신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비교적 높은 자아 만족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학습 상황에 대한 만족도는 10년 전에 비해 18%나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소질교육의 결과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둘째, 학습에 대한 부담으로 수면시간이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청소년들의 80%가 수면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의 학생 건강과 위생 관련 조례에는 초등학생은 매일 10시간, 중학생은 9시간의 수면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초 · 중학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37분으로 국가 기준에 한참 못 미치며 2005년에 비해서도 1시간 22분 감소했다. 이는 중국 초 · 중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인 동시에 좋은 학교 선택 열풍으로 인한 원거리 통학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가 평등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 교사가 주도권을 행사하던 일방적인 수업방식에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 소통을 중시하는 쌍방향 수업방식으로 발전하였으며, 교사와 학생이 서로 대화를 많이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90% 이상의 중국 학생들이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좋다고 응답했으며, 60% 이상의 학생들이 자신의 고민을 교사에게 말할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학생들에게 교사는 신뢰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넷째, 청소년들의 개인 저축이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1999년에는 14.8%의 학생들만이 1천 위안(약 18만 원) 이상의 개인 저축을 하고 있었으나 2010년에는 약 3배가 넘는 49.8%의 학생들이 1천 위안 이상의 저축을 하고 있다. 중국의 가정에서는 학생들에게 경제와 관련한 교육을 중시하는 편이나 학부모들이 체계적인 지식이 없는 탓에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학부모들은 아직도 학생들이 용돈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편이어서, 보고서에 따르면 47.3%의 학생들이 용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다섯째, 중국의 청소년들은 개인의 행복과 사회에 대한 공헌을 모두 중요시하고 있다. 2010년의 설문 결과 청소년들은 개인의 행복으로 화목한 가정(58.6%),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38.5%) 등 이 두 가지를 행복의 지표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사회를 위한 공헌(24.3%), 건강(21.4%)도 비교적 높게 나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독일학교상을 수상할 학교가 선정됐다. 로베르트 보쉬재단,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 유력주간지 슈테른(Stern)은 2006년부터 해마다 특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모범이 되는 학교들을 뽑아 10만 유로(약 1억 5000만 원) 상당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는 독일 니더작센 주에 자리한 소도시 괴팅엔의 게오르크-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 게잠트슐레(Gesamtschule)가 2011년 독일학교상 1등상을 받았다. 게잠트슐레는 실업계와 인문계를 분리하지 않은 종합학교를 말한다. 이곳은 고소득 · 고학력 계층 학부형들이 자녀를 진학시키기를 꺼려하는 곳이다.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김나지움과 직업학교인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로 대표되는 독일의 전통적인 학제에서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이 누리는 명성은 아직 굳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독일학교상을 수상한 이 학교는 8학년이 될 때까지 학생들에게 성적을 매기지 않는다. 또 10학년까지 학생들을 학업능력에 따라 갈라놓지 않는다. 보통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아이들을 인문, 실업계로 나누는 독일학교들의 관행을 생각한다면 혁신적이다. 이 학교는 이미 1975년 설립 당시부터 지식만을 전달하는 학원 같은 장소이기를 거부했다. 현재 전교생이 1500명인 이 학교는 1979년부터 ‘소그룹 모델’을 만들었다. 30명 인원의 학급은 6명씩 짝지어 큰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는다. 이 책상에는 친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것이 아니다. 남학생, 여학생 세 명씩 학업능력이 다른 학생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놓았다. 이들은 서로 협력하며 학습한다. 이때 학업능력이 취약한 학생이 우수 학생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이 학습 체계가 이 학교 교육 방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책상그룹’으로 불리는 이 소그룹은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 일 년에 네 차례 정도 각 학생 집에서 모임을 갖는다. 이를 통해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서로 잘 알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교사와 학부모 앞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발표하면 교사와 학부모는 이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들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이같은 공부법의 결실은 학력향상이라는 부분에서도 돋보이지만 특히 학습그룹 안의 협력적이고, 우호적인 분위기로 또 다른 교육효과를 얻고 있다. 공동학습을 통해 타인과 함께 일을 해내는 사회적 능력을 배우는 것이다. 괴팅엔 대학 신경생물학 기초연구팀의 팀장인 게랄트 휘터는 바로 여기에 이 학교 성공의 비밀이 있다고 지적한다. 학생들이 그룹 학습을 통해 올바른 태도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휘터는 서로 도우며 배우는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꼽고 있다. 게다가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독일 대학입학자격시험인 아비투어시험에서 니더작센 주의 최고 성적 학생이 배출됐다. 또 독일 전체 학교별 아비투어 성적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인문계 학교가 아닌 게잠트슐레라는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결과다. 특히 인문, 실업 조기 분리로 교육기회 불균등이 심화된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독일에선 이런 모범적인 종합학교의 모델이 절실하다. 보수적 성향의 현 정권도 최근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주로 가는 하우프트슐레를 폐지하고 인문계학교와 실업계학교의 통합형태인 게잠트슐레를 늘리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엄격한 선생님, 반면 엄마 같은 선생님 특별한 교육 비법이 있나요? 전 그저 열심히 수업을 가르친 것 밖에는 한 일이 없습니다. 어떤 학생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교실 문을 열면 선생님이 오늘은 어떤 수업을 전개할지 설렘이 가득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무척 행복하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더욱 연구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특히 그들이 공부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학생들이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광고 등을 일부러 찾아서 열심히 봅니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교육에 접목시켜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합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전 학생들과 공감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학생들은 저에 대해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선생님, 장미란보다 더 힘이 센 선생님, 개그맨보다 더 웃긴 선생님이라고 말합니다. 엄격할 때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지만 그 속에서 자유로움을 주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성교육도 중요하기 때문에 잘못했을 경우에는 그것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가고 학생들이 잘못에 대해 반성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학생들이 잊지 못하는 선생님 제자들이 많이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다른 선생님들과 비교해서 특별히 잘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그저 공평하게 아이들을 대할 뿐이죠. 교직 생활이 30년이 넘다보니 제자들이 많아져 제자들끼리 연합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20주년 기념식, 30주년 기념식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너무 고맙고 가슴이 벅찼습니다. 처음 교사를 시작했을 때는 아는 것이 없어서 용감했던 것 같습니다. 주말에도 산이나 박물관 등에 학생들과 자주 갔습니다. 모일 시간과 장소, 필요한 경비를 알려주고 모인 학생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버스비나 입장료 등 최소한의 경비는 학생들이 꼭 지불하도록 했습니다. 선생님이 아무런 이유 없이 물질적인 것을 지원해주다 보면 학생들도 정당하게 지불하지 않고 바라기만 하는 잘못된 습관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맛있는 간식을 나중에 사주더라도 최소한의 경비는 학생들이 내게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저를 생각하면 제가 써준 친필 편지 답장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스승의 날에 저에게 편지를 쓰면 꼭 친필로 답장을 해줍니다. 이 답장을 통해서 학생들은 작은 행복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생각하지 못한 선생님의 친필 편지 답장 편지에 답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승의 날이 되면 학생들에게 편지를 많이 받습니다. 의무적으로 쓰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편지를 쓰면서 답장을 기대할 것입니다. 저도 어릴 적 국군 아저씨께 위문편지를 썼는데 반 친구들 중 저에게만 답장이 왔습니다. 그 답장을 받고 날아갈 듯한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친필로 답장을 하게 됐습니다. 평소에는 시간도 별로 없고 편지를 써줄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바로 답장을 해주지는 못하지만 방학 때면 학생들에게 답장하는 것이 숙제처럼 됐습니다. 학생들을 생각하며 편지지도 가장 예쁜 것으로 고르고 한 명씩 생각하며 편지를 씁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답장이지만 지난해 맡았던 학생들을 학교에서 지나가다 우연히 만나도 학생들의 눈빛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선생님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젊은 선생님들에게도 친필로 답장하는 것을 널리 알려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간편한 이메일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편지지에 답장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 쪽지 편지라도 친필로 써서 학생들에게 주기를 권합니다. 그 쪽지를 받고 나서 학생들의 달라지는 눈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제자의 결혼식에 주례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2003년 처음으로 제자의 결혼식에 주례를 섰습니다. 사실 이 주례는 1년 전부터 부탁을 받아 주례사를 썼다 지우기를 수십 번 했습니다. 충분히 외웠다고 생각하고 연단에 섰는데도 많이 떨렸습니다. 이후로도 몇 번의 주례를 섰습니다. 할 때마다 너무 떨리고 신경 쓸 게 많아 부담스럽지만 제자들이 부탁을 하면 거절을 못하고 또 하게 되곤 합니다. 부모님이 안 계셔 유독 마음에 걸리는 제자가 있는데 이 제자가 결혼할 때는 주례가 아닌 부모 자리에 앉아 달라고 해도 해주고 싶은 마음 입니다. 제자들의 경조사까지 챙기는 이유가 있나요? 제자들의 경조사에 연락을 받으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다 참석합니다. 솔직히 연락도 없다가 결혼한다고 전화가 오면 저도 사람인지라 고민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옆에서 남편이 “당신 제자인데 당연히 가야지 고민하는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합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주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서로 슬픔을 나누면 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는 내가 제자에게 이만큼 해줬으니 제자도 나에게 이만큼 해주겠지 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라지 말고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한없이 베풀어야 합니다. 나눔과 배움, 멘토링 활동 젊은 선생님들께 조언을 해주신다면. 학생들에게 많은 변화를 바라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흑에서 백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통해 조금씩 변화해 좋은 쪽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선생님들은 하나를 가르쳐 주면 둘을 압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경험이 부족해 보는 시야가 좁다는 점입니다. 전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열심히 자료를 준비하는 등 노력하는데도 잘 되지 않아 어려워하는 선생님들께 조급함을 버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때로는 많은 자료보다 맨손이 더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수업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수업을 이끌어 가면 됩니다. 따라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전 방학 때마다 새로운 교육 방법을 배우기 위해 항상 연수를 받습니다. 이런 연수를 받는 이유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혁신적인 교육을 학생들과 멘토링하는 선생님들에게도 가르쳐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처음 그 마음을 잃지 않고 학생들과 생활하고 싶습니다. 가전제품도 고장이 나면 고쳐주는 애프터서비스가 있는데 제자들에게도 애프터서비스를 해줄 생각입니다. 제자들에게 너희를 항상 지켜보고 인정해주는 선생님이 있으니 힘든 일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제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남고 싶을 뿐입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는 김천과 구미 사이의 경부선변 시골의 아포초등학교다. 우리 학교 인근에 ‘대신초등학교’가 있었다. 교장선생님은 아침 조례 때마다 ‘하루 한 가지 착한 일 하기(一日一善)’를 강조하셨다. 우리가 말썽을 부리거나 노력이 모자랄 때는 우리들을 자극하기 위해서 언제나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근 대신학교 아이들은 일일일선을 잘 해요. 대신학교의 행사에 참석해서 보았는데, 그 학교 아이들은 정말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하더라. 너희들도 그렇게 좀 해라.” 우리가 잊을 만하면 교장선생님은 대신학교 아이들을 거론해 칭찬하시며 우리의 분발을 촉구하셨다. 나는 대신학교 아이들에 대해서 조금씩 주눅이 들기도 했다. 그 후 김천시에 있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대신초등학교 출신 아이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는데, 그들도 특별히 잘난 것이 없기는 나랑 비슷했다.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믿음이 무너져갔다. 중학교에 들어와서는 촌놈 티를 벗으려 애를 썼다. 김천은 그래도 시가가 번듯한 도시였고, 나는 농촌 면단위 학교를 다닌 티를 여기저기 내고 다녔다. 그런데 음악선생님은 내 촌티를 여지없이 확인시켜 주눅 들게 만들었다. 그분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서울의 중학생들은 둘이 모이면 소프라노, 앨토 나누어서 자연스럽게 이중창을 부르고, 네 사람이 만나면 화음을 잘 살려 4중창을 부른다. 서울의 중학생들은 악보를 보는 순간 계명창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너희처럼 촌구석에서 자란 녀석들은 기본 멜로디조차도 잘 못 익히니 참 한심하다.” 이후 나는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 서울로 왔다. 대학시절 방송국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서울 친구들과도 어울렸다. 내가 만난 서울 친구들 중에서 악보를 보고 음계명으로 자연스럽게 부르는 친구는 드물고 드물었다. 넷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4중창을 하는 경우는 대학 4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옛날 선생님들은 무슨 고약한 심사로 우리들 기를 죽이려고 그렇게 했겠는가. 무언가 자극을 주어 우리에게 긍정적 강화를 부여하려고 그랬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가난하고 헐벗던 시절, 우리를 위로 끌어올려야 할 자극들이 많이 필요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는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하며, 우리들 못난 구석을 아프게 헤집어내던 유럽의 언론들도 있었다. 우리는 그 말을 얼마나 많이 인용하며 스스로 주눅에서 헤어나지 못했던가. 그래서 그 서구의 하늘 아래에 살고 있다는 서구식 민주주의라는 완벽해 보이는 체제를 마음 안에서 얼마나 선망했던가. 선망의 기준을 이야기하자니 ‘엄친아’라는 말이 표제어로 떠오른다. ‘엄친아’라는 말은 지금 이 시점에서의 사회문화적 함의를 띠고 있다. ‘엄·친·아’! ‘엄마 친구의 아들’! ‘엄마 친구의 딸’을 나타내는 ‘엄·친·딸’이라는 말도 있다. 발상이나 기능에서 ‘엄친아’와 같은 말이다. ‘엄마의 친구 아들’은 엄마가 자녀에게 너희도 이렇게 좀 하라고, 표준 모델로 제시하고 싶은 거의 결함이 없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것을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인물(엄마의 친구 아들이므로)로 제시하고, 또 엄마가 그 집에서 직접 확인까지 하고 온, 부정할 수 없는, 살아 있는 증거 인물이기 때문에 자녀들이 꼼짝 못하고 주눅이 든다. 엄마 쪽에서 보면 그렇다. 엄마 친구 아들이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것 보고, 그걸 내 자녀들 앞에서 칭찬하고 부러워하면, 내 아이들이 ‘아! 우리도 엄마를 위해서 정말 잘해야 하겠구나’ 하고, 발전적인 변화를 보이게 될까.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별 효과가 없고 자칫하면 부작용이 더 크다. 더구나 이런 모습을 습관적으로 보여주는 부모에 대해서 자녀들은 저항과 짜증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어린 시절에는 순진하게 긴장하며 엄마 이야기를 듣지만, 나이가 좀 들면 대부분 짜증을 낸다. “엄마가 말 하려는 걔? 나도 다 알아. 걔처럼 좀 하라는 거지, 또 그 이야기 아냐?” 엄마의 엄친아 이야기란 결국 아무개처럼 공부 잘하라는 엄마의 습관성 주문(呪文)이라는 것을 아이들도 진작부터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줄기차게 엄친아 이야기를 계속할라치면 아마도 어김없이 다음과 같은 찌푸린 짜증을 듣게 된다. “아! 그래서 나보고 어떡하라고.”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방법보다는 나은 것이 있다. 내 아이가 공부에도 관심 없고 말도 잘 안 듣는다면, 그래서 그런 행동을 고치도록 변화를 주고 싶다면, ‘잘난 엄친아’를 동원하지 말고 오히려 그 반대를 동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문제성 있는 엄친아’를 동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엄마 친구, 봉천동 사는 아줌마 있지. 그 집에 그제 다녀왔는데, 아휴! 그 집 아들 참 걱정이겠더라. 공부는 관심 없고, 대학 갈 생각 없다면서, 그렇다고 특별히 다른 포부도 없다는 거야. 빈둥빈둥 놀러 다니는 데만 빠져 있고, 부모랑 뜻이 맞지 않아서 불만이 많고, 엄마 친구들이 왔는데도 본체만체 인사할 줄도 모르더구나. 걔네 엄마가 걱정이 한 무더기야. 나는 우리 아들 생각하니 얼마나 고맙고 대견한지 모르겠더라.” 내 아이가 부족하고 실망스럽더라도 꾹 참고 이렇게 말하고 아들의 기색을 살펴 볼 일이다. 내 아이의 잘못을 직접 지적하거나, 무어라고 불만을 바로 토로하지 않았으니 아이로서야 기분 나쁠 일이 없다. 약간의 피암시성(被暗示性, suggestibility, 암시를 받아들인 결과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의견이나 태도를 변경하는 것)이 작동하는 아들이라면, 일정한 공감을 표해 올 수도 있다.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해도 성공적이다. ‘엄친아’라는 말은 약간의 조롱기를 머금고 있다. ‘엄친아’의 수준과 요건은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협소하고도 이기적인 기대욕망으로부터 생겨난 것 아닐까. 우리 사회의 퇴로 없는 경쟁 세태와 출세 욕망으로만 내몰리는 속물심리가 하나의 무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기묘하게 반영하는 말이 ‘엄친아’이다. 또한 청소년 세대가 부모세대와 무언가 심리적으로 뒤틀리게 교섭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말이 바로 ‘엄친아’임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정말 그런 엄친아가 진정으로 있단 말인가. 엄마들은 말할 것이다. 내가 없는 사실을 지어내어서 말한다는 거냐.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런데 이렇듯 본인이 확고하게 다짐하는 말은 이미 스스로 강하게 믿기로 최면을 걸어 둔 말이라고 보아야 한다. 우선 생각해 보자. 엄마 친구의 아들은 그렇게 모범적이고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아들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그런 아들은 애초부터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내 아들에게 그런 완벽한 지적 · 정의적 자질을 갖추게 하여 키우고 싶은 엄마의 욕구가 ‘엄친아’의 가상 완벽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아들 자랑을 한 엄마의 친구에게도 문제는 있다. 원래 자식 자랑이란 하다보면 인플레가 되는 법이다. 듣는 쪽에서 깎아서 들어야 한다. 그런 자랑의 말을 선망의 감정에 푹 빠져 듣게 되면, 공연히 내 아들만 부족한 것 같아서 불안감이 증폭된다. 엄친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어떤 아들이 엄마에게 말했단다. 엄마와 엄마가 말하는 그 엄친아가 딱 일주일만 가식을 벗고 살아보라고 했단다. 그 ‘엄친아’에게도 얼마나 많은 결함이 있는지를 알 것이라고. 나에 대해서 엄마가 엄마 친구들에게 조금만 긍정적으로 말해 주면 엄마 친구 누군가의 집에서는 나도 괜찮은 ‘엄친아’가 이미 되어 있었을 거라고. 벌써 몇 해 전 일이다. 어느 날 딸아이에게 우리 대학의 제자 학생들은 얼마나 온유하고 예절바르고 반듯한지 모르겠다. 나는 네가 그런 딸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그랬더니 딸아이는 냉큼 이렇게 말한다. “아빠! 아빠 제자들도 다 자기 집에 가면 저처럼 다 그래요. 신경질 내고 짜증내고, 할 이야기 성질대로 다하고. 그런다니까요. 저도 대학에서 교수님 뵐 때는 아빠 제자들처럼 그런다니깐요.” 다음날 딸아이의 말을 우리 학생들에게 했더니 학생들이 무릎을 치며 웃는다. 정말로 그렇다는 것이다. 절대 공감이라고 한다. 그렇다. 엄친아는 일종의 신기루이다. 이기적 경쟁에 집착하여 자녀를 내 욕심대로 몰아가려고 할 때, 숨어 있는 욕심의 시선에 무언가가 잘못 굴절되어 마치 실제로 있는 것처럼 보이는 허상의 인물이 ‘엄친아’ 아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엄친아’는 없다!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그런 ‘엄친아’는 없다! 그러나 우리들 마음이 좁은 비교의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엄친아’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 경인교대 교수
식욕보다 더 참기 힘든 것이 수면욕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말에는 잠을 나타내는 말이 아주 발달해 있다. 특히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 세분화 돼 있어 그만큼 사람들이 깊은 잠을 이루는 일에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귀잠과 수잠 잠을 나타내는 우리말에 ‘귀잠’이라는 말과 ‘수잠’이라는 말이 있다. ‘귀잠’이란 ‘아주 깊이 든 잠’을 가리키는 말인데 중세 국어의 ‘그위’이라는 말에서 변한 것이다. ‘그위’는 ‘관(官)’이나 ‘고위직의 관리(官吏)’를 가리키는 말로 ‘그위구위구의귀’로 변화한 것이다. 따라서 ‘그위’은 ‘관(官)에서 자는 안전한 잠’ 혹은 ‘고위직의 관리가 자는 잠’이라는 뜻에서 ‘아주 편안하게 드는 잠’ 혹은 ‘아주 깊이 드는 귀한 잠’의 의미로 파생된 것이다. 중세 국어에는 ‘귀잠’의 반대말로 ‘깊이 들지 못하는 잠’ 즉 ‘얕게 살짝 든 잠’을 가리키는 ‘수흐’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말은 ‘수흐수후잠’을 거쳐 현대 국어에 ‘수잠’이라는 말로 남겨져 있다. ‘수흐’의 ‘수흐’ 혹은 ‘숳’이 중세국어의 ‘숲[林]’ 또는 ‘수풀[藪]’의 의미를 갖던 말이니 ‘수잠’은 ‘산속이나 숲속에서 나무를 하다가 잠깐 드는 잠’을 가리킨다. ‘수잠’의 유의어로 ‘풋잠’이 있다. ‘잠든 지 얼마 안 되어 깊이 들지 못한 잠’을 말하는 ‘풋잠’이 본래 ‘플[草]+ㅅ+[眠]’의 단어 구성에서 만들어진 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수흐잠’과 ‘풋잠’이 유의 관계에 있는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숫되다’와 ‘풋되다’, ‘숫보기’와 ‘풋내기’의 유의성도 이와 함께 고려될 법하다. 정리하자면, 중세국어 ‘구의잠’에서 이어진 현대국어의 ‘귀잠’은 ‘관(官)에서 자는 관리들의 편안하고 안정적인 잠’을 말하며 중세국어 ‘수흐잠’에서 이어진 현대국어 ‘수잠’은 ‘숲에서 자는 잠, 즉 정해진 거처가 없이 야외에서 자는 한뎃잠’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동물의 특성에 비유돼 붙여진 말 ‘수흐잠’은 다른 한편으로 음상의 유사성에 끌린 와전(訛傳)으로 인해 현대어 ‘새우잠’ 혹은 ‘시위잠’으로 바뀌었다. ‘새우잠’은 수잠을 잘 때 보통 옆으로 몸을 구부려서 금방 일어날 수 있도록 자는 모양이 새우의 모양과 흡사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고 ‘시위잠’은 자는 모양이 활시위의 모양과 흡사한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말에는 이렇게 ‘불편한 잠’을 가리키는 말이 많은데 그 중에는 특히 ‘새우잠’처럼 동물의 자는 모양에 빗대서 이르는 말도 많고 ‘시위잠’처럼 사물의 모양에서 나온 말도 많다. 예를 들어, ‘깊이 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을 ‘괭이잠’이라고 하는데, ‘괭이’가 ‘고양이’의 방언이니 그 어원적 의미는 ‘고양이 잠’임을 알 수 있다. 고양이는 일반적으로 잔뜩 웅크린 채 얕은 잠을 자다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깼다가 자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러한 이유로 ‘고양이 잠’, 즉 ‘괭이잠’이란 ‘깊이 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이와 유사한 말로 ‘깊이 들지 못하고 자꾸 놀라 깨는 잠’이라는 뜻의 ‘노루잠’이 있다. 깊이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깨는 노루의 특성에서 비유된 ‘노루 잠자듯’이라는 관용어에서 온 말이다. 달리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자기 보호책이 없는 노루가 사나운 맹수들의 습격을 언제 받을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선잠이 들었다가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놀라서 깨는 모습에서 ‘노루잠’이라는 말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단어가 ‘놀라다[驚]’와 음상이 유사한 것도 이러한 뜻을 지니게 된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똑같이 깊이 들지 못하는 잠이라도 ‘노루잠’에는 ‘놀라다’의 의미가 들어 있는데 비해서 ‘괭이잠’에는 ‘놀라다’의 뜻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불편한 잠을 표현하는 다양한 말 깊이 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에는 ‘토끼잠’과 ‘벼룩잠’이라는 말도 있다. ‘토끼잠’은 귀가 밝고 주변 환경에 예민한 토끼처럼 주변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을 설쳐 눈이 빨갛게 충혈된 모습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벼룩잠’은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깜짝 놀라 펄쩍 뛰는 모습을 비유한 것이다. 개처럼 머리와 팔다리를 오그리고 옆으로 누워 자면서 깊이 자지 못하고 설치는 잠을 비유하는 말로 ‘개잠’이라는 말도 불편한 잠을 나타내는 말로 빼놓을 수 없다. 어떤 일이 염려가 돼 마음을 놓지 못하고 조바심내며 온몸을 사리고 자는 잠을 가리키는 ‘사로잠’이라는 말도 그 불편한 상황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또 비좁은 방에서 여럿이 잘 때, 바로 눕지 못하고 모로 끼어 불편하게 자는 잠을 ‘갈치잠’이나 ‘칼잠’이라 하며 잘 자리를 얻지 못해서 남의 발이 닿는 쪽에서 불편하게 자는 잠을 ‘발칫잠’이라고 한다. 아예 방 안에서 자지 못하고 옷을 입은 채 아무것도 덮지 아니하고 아무 데나 쓰러져 자는 잠을 가리키는 ‘등걸잠’이나 너무 피곤하여 아무 데서나 쓰러져 자는 잠을 이르는 ‘멍석잠’같은 말은 모두 ‘수잠’과 같이 한뎃잠에 속하는 말들이다. 어떤 일을 앞두고 짧은 틈을 타서 불편하게 자는 잠을 ‘쪽잠’이라고 한다. 눕지도 못한 채, 등을 구부리고 앉아서 자는 잠을 ‘고주박잠’이라고 하며 앉은 채로 고개를 꾸벅거리며 조는 잠을 ‘꾸벅잠’이라고 한다. 아예 선 채로 자는 잠을 가리키는 ‘말뚝잠’이나 ‘선잠’이라는 말도 있다. 심지어 자야 할 시간이 아닌 때에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 자는 잠을 가리키는 ‘도둑잠’이라는 말도 있다. 자기는 잤지만 자나마나한 ‘헛잠’도 있고 한자리에 누워 자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자는 ‘돌꼇잠’도 있으니 불편한 잠이란 참 많기도 하다. 편히 자는 잠을 비유하는 말 하지만 ‘귀잠’처럼 깊이 드는 잠을 가리키는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막 곤하게 자는 잠을 가리키는 ‘첫잠’부터 근심이나 걱정이 없어져서 마음을 놓고 편안히 자는 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발편잠’, 깊이 든 잠을 가리키는 ‘속잠’이나 ‘쇠잠’도 있다. 피로를 풀기 위해서 푹 자는 잠을 말하는 ‘한잠’,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는 잠을 말하는 ‘통잠’,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달게 자는 ‘꿀잠’ 등 편안한 잠을 가리키는 말도 불편한 잠만큼은 아니지만 그 편안함의 상태에 따라 적지 않은 수의 단어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할 만한 잠으로는 ‘꽃잠’과 ‘나비잠’이 있다. ‘꽃잠’이란 갓 혼인한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을 가리키는 말인데 다른 어떤 잠보다 깊이 든 행복한 잠일 것이다. ‘나비잠’은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모양이 고운 ‘나비’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작고 여린 갓난아기의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나비의 날갯짓으로 보이는 듯하니 이보다 더 부러운 잠이 어디에 있을까? 비록 불편한 잠을 잤더라도 깨었다가 다시 잠이 드는 ‘그루잠’을 잔다면 그것만큼 꿀맛 같은 잠도 없을 것이고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늦잠’을 잘 수 있다면 그 또한 다른 어떤 잠맛에 비할 바가 아니리라. ‘늦잠’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에 ‘다방골잠’이라는 말이 있다. 다방골은 지금의 서울시 중구 다동을 말한다. 예전에 이곳에는 다도와 차례를 주관하던 사옹원(司饔院)에 속한 다방(茶房)이 있어 밤늦도록 장사하는 이들이 많았다. ‘다방골잠’은 여기 사람들이 밤이 늦도록 장사를 하다가 밤중이 지나서 잠자리에 들어 이튿날 해가 높이 뜬 뒤에야 일어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일반 서민들에게 다방골 사람들처럼 공식적인 늦잠은 고관대작들의 귀잠만큼이나 부러운 잠이었으리라. 자정 넘어 잠들어서 아침 일찍 일터에 나가야 하는 요즘, 그 어떤 때보다 다방골잠이 자고 싶다.
진로에 대한 상상력 길러주자 새로운 직업이 계속 탄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전문직종이나 대기업 직원, 연예인 등 수입이 많고 화려해 보이는 직업을 선호한다. 많은 수입과 높은 사회적 지위는 물론 매력적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 학생들이 과연 이런 직업에 진정한 가치를 느껴 이를 선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직업에 대한 협소한 정보 때문일 수 있다. 이달에 소개할 행복한 진로학교는 교육시민운동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0년 11월 4일부터 12월 23일까지 진행한 ‘행복한 진로학교’ 강좌를 묶은 책이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를 비롯해 사이버 민간외교 사절단인 반크의 설립자 박기태 단장, 여행 칼럼리스트 임영신,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이장’의 임경수 대표 등이 저자로 참여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이들 진로에 대한 열린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직업을 통해 얻게 되는 가치다. 소위 말하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더 많은 돈을 벌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 점점 다양화되는 사회에서는 인문학적 소양과 윤리성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더 가치 있는 직업을 만들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는 저자들의 글을 통해 좀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해보는 것은 어떨까? 만화로 보는 교직실무 (남정권 저. 학지사) 가르치는 일 외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은 요즘 교사들을 위해 교직실무에 관한 정보를 만화로 그렸다. 수석교사를 지낸 저자의 실제 상담경험을 바탕으로 교사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실무 위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학급경영, 학사업무, NEIS 등 교직전반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만화로 되어 있어 자투리 시간 등을 이용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10대를 위한 가슴이 시키는 일 (김이율 저. 판테온하우스) 출간 5개월만에 10만 부를 돌파한 가슴이 시키는 일의 청소년 버전. 안철수 교수, 故 김수환 추기경, 스티브 잡스 등 10대들이 닮고 싶어 하는 9명의 일화를 담았다. 성공한 사람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유명인들의 일화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어린이 먹을거리 구출 대작전 (김종덕 원저. 김단비 글. 홍원표 그림. 웃는돌고래) 초등학생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한 내용을 담은 책. 아침 식사와 로컬푸드의 장점, 패스트푸드의 유해성, 농업의 중요성 등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밌는 글과 그림을 곁들여 설명했다. 초등학생은 물론, 아이들의 식사습관을 지도해야 하는 교사와 부모에게 좋은 책이 될 것이다. 프렌토 시리즈 (아메바) 세계 여러 나라를 소개한 프렌토 시리즈 4종을 출시했다. 이 시리즈는 세계 각국의 수도와 위치, 자연환경, 정치, 문화 등을 지도, 도표 등 다양한 시각 자료를 이용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대한민국, 미국, 중국, 일본 등 4종이 출시됐으며, 앞으로 영국, 프랑스 등 G20 국가가 계속 출시될 예정이다.
쿵푸팬더, 소시민적 영웅의 탄생 삿갓을 쓴 판다가 하늘을 날아오른다. 한치의 빈틈없는 현란한 필살기에 수많은 적들은 사방으로 나가떨어진다. 하지만 눈을 비비고 나자 그것은 허무한 백일몽임이 드러난다. 잠에서 깬 판다는 비대한 몸을 뒤뚱거리며 주방으로 가 작은 앞치마를 두른다. 마음은 쿵후 고수를 꿈꾸지만 몸은 아버지의 국수가게에서 국수나 나르고 있는 판다 ‘포’(잭 블랙)는 늘 그렇듯 평범한 일상을 시작한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는 단순하고 상투적인 스토리의 한계를 활기차고 다양한 캐릭터와 창의적인 유머로 당당하게 극복해냈다. 주인공인 판다 포를 비롯해 쿵후의 권법을 응용해서 배치한 호권(호랑이), 후권(원숭이), 사권(뱀) 학권(학), 당랑권(사마귀)의 동물 캐릭터들은 무협장르의 팬뿐 아니라 어린이 관객들에게도 친근감을 안겨준다. 특히 포는 배우 잭 블랙의 코믹한 이미지와 혼연일체된 목소리 연기로 완벽한 시너지 작용을 해 귀여움 그 자체다. 뱃살을 출렁거리며 계단을 힘들게 오르고 엉뚱한 실수를 남발해도 낙천적인 성격과 능청스러운 넉살로 인해 도무지 미워할 수 없다. 판다와 쿵후, 한눈에 봐도 중국을 대표하는 것들이다. 쿵후하면 쉽게 떠올리는 소림사와 다양한 권법으로 무장한 무림 고수들이 출전하는 무술대회 등도 등장인물이 동물로 의인화되었을 뿐, 이 영화에서는 익숙하게 차용된다. 이미 성룡, 이연걸 등의 스타를 통해 친숙해진 무협 장르의 공식을 따르는 것은 물론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소림축구식의 독특한 유머 코드가 더해져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포의 도전에 빠져들게 된다. 포는 어느 날 우연히 쿵후세계 최고의 비법이 적혀 있는 용 문서를 물려받을 후계자를 선발하는 대회에 구경삼아 들르게 된다. 그 자리에서 의도치 않게 덜컥 후계자로 뽑혀버린 포. 쿵후의 달인들인 ‘무적의 5인방’은 후계자 선정에 크게 반발하고,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타이그리스(안젤리나 졸리)가 포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싸늘한 냉기가 감돈다. 이런 와중에 갖은 악행으로 감옥에 갇혔던 타이렁이 탈옥해 용 문서의 전수자는 자신이라며 거세게 도전해온다. 타이렁의 출현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마을에는 위기가 닥쳐오고, 무적의 5인방만으로는 타이렁을 상대하기가 벅찬 포는 단시간 내에 쿵후를 수련해 타이렁을 물리쳐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너구리 쿵후 스승 시푸(더스틴 호프먼)에 의해 맹훈련에 돌입한 포, 물렁거리는 뱃살에 파묻혀 뛰어다니기도 숨차하는 그에게 ‘단기속성 쿵후 달인되기’의 과정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쿵푸팬더의 잔재미와 기발한 유머들은 포의 이 훈련 과정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시푸가 포의 식탐을 이용해 만두 먹기로 유연성 훈련을 시키는 등 포를 능숙하게 조련하는 에피소드들은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쿵푸팬더 2, 긴박감 넘치는 액션 올 5월에 개봉한 쿵푸팬더 2는 전편에 비해 유머를 줄인 대신 포의 ‘내적 성장’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속편 역시 진정한 고수의 자리에 서기 위한 과정을 보여주는 무협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고 있기에 여전히 친근하지만, 전편의 깨알 같은 잔재미를 기대한 관객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 아무리 진지해졌다고는 하나 포는 역시 포다! 쿵푸팬더 2에서 종횡무진인 포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엉뚱하며 소심하지만 의외의 듬직한 면모도 선사한다. 1편에서 악당 타이렁을 물리치고 용의 전사가 된 포(잭 블랙)의 일상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예전보다 국수 가게 일을 덜하고 훈련량이 늘었을 뿐, 여전히 한입에 만두 38개를 집어삼키는 식탐을 자랑한다. 달라진 점은 국수 가게에 포의 사진이 붙어 있고 그의 사인을 원하는 어린 쿵후 팬들이 늘었다는 것과 5인방과 함께 악당의 침입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2편에서 스승 시푸(더스틴 호프먼)는 포에게 ‘내면의 평화를 다스리라’는 과제를 주지만 ‘내면의 포만감’에만 관심 있는 포에게 이번 과제는 난공불락으로 보인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떨어지는 풀잎의 이슬을 정확히 가격해 강물로 흘려보내는 시푸의 폼을 따라해 보지만 흉내도 못 낼 지경이다. 그러던 중에 악당 ‘셴’(게리 올드먼) 일당이 평화의 계곡에 쳐들어와 무기 재료로 쓰일 쇠붙이들을 죄다 훔쳐가고,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는 셴에게 포는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전편과 차별화되는 2편의 가장 큰 흥행요소는 스케일과 내용면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액션 장면이다. 중국 정복을 꿈꾸는 백색 공작새 셴은 쿵후 고수들을 제거하기 위해 지하의 비밀 기지에서 신무기를 개발 중이다.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의 지하 공장에서 엄청난 수의 늑대들이 무기를 생산하는 모습은 흡사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악당 사루만의 지하 세계를 연상케 한다. 포와 셴 일당이 좁은 시장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는 추격신은 긴박감이 넘치고, 바다에서 펼쳐지는 포와 셴 의 마지막의 대결은 마치 영화 적벽대전을 패러디한 듯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진화한 영웅의 성장스토리 쿵푸팬더 1편에서 포의 훈련 과정에 버금가게 눈길을 붙잡는 에피소드는 타이렁과의 대결 장면이다. 스승 시푸와 무적의 5인방이 선보이는 화려한 필살기는 어린이 쿵후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며, 결국 다 나가떨어지고 포와 타이렁과의 최후의 대결만 남게 된 상황은 극적 긴장감을 조성한다.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액션 장면과 악의 세력은 2편에서 더 화려하고 거대해졌지만 경쾌하고 아기자기한 손맛이 느껴지는 액션은 줄어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2편에 새로 추가된 캐릭터인 셴에게선 악당의 비열함이 뿜어져 나오고 점쟁이 할멈 역을 맡은 양자경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에 비해 시푸와 5인방의 역할이 축소되고 포의 심리적 갈등에 초점을 맞춘 부분은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만한 지점이다. 영웅의 고독한 내적 성장을 그리는 ‘히어로물’에 근접한 2편의 내용은 단순 명랑한 포의 성격과는 동떨어져 보이지만 진정한 영웅의 성장스토리에서 내적 갈등과 정신적 성숙은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2편에서 보이는 포의 고민은 제작진들이 1편과의 차별화 지점을 찾고 포라는 캐릭터의 발전사를 그리기 위한 자연스러운 포석으로 보인다. 그렇게 2편에서 내세우는 비장의 무기는 내면의 평화를 찾는 과제의 출발점이기도 한 포의 ‘출생의 비밀’이다. 판다인 포가 어째서 거위 아빠와 살게 되었는지등의 내막들이 한 꺼풀씩 드러난다. 어린이 관객을 염두에 둔 만큼 ‘출생의 비밀’에 얽힌 스토리는 예측 가능한 흐름을 따라가지만, 흥미진진한 코드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동글동글한 아기 포의 귀여운 모습은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하고 자신이 양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포를 다독이는 거위 아빠의 부정은 애틋하다. 쿵푸팬더 2가 선사하는 마지막 선물은 바로 3편에 대한 깜짝 예고이다. 포의 친 아빠의 등장을 암시하는 마지막 신을 통해 3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제작진의 애교가 2편에 대한 아쉬움을 다소나마 달래준다. 영화 쿵푸팬더는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다양한 이야기의 변주를 통해 충분히 롱런할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3편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외국 애니메이션 그림체보다 월등히 아름다운 국산 애니메이션들이 빈약한 소재, 창의적이지 못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인해 맥을 못 추는 현실이 문득 안타깝게 여겨진다. 국산 애니메이션, 그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무더운 여름,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됐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에 들뜬 마음도 잠시. 뭔가 새롭고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국립극장에서 펼쳐지는 2011 어린이 우수공연축제에 가보자. 특히 이번 축제에는 닥종이 인형극, 한일합작 연극, 마리오네트 인형극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할 수 있는 즐길 거리도 준비돼 있어 가족 관객들의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어린이들은 정성스레 만든 닥종이 인형과 소품, 사람처럼 손가락 하나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목각 인형을 보며 마법에 빠진 듯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방학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어린이 명작무대 ‘어린이 우수공연축제’ 여름시즌이 7월 26일부터 8월 24일까지 펼쳐진다. 국립극장과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가 공동으로 기획한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예술축제로 2010년 시작한 이래 어린이와 함께 공연장을 찾는 가족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 기간에 펼쳐진 축제는 우수 어린이공연 레퍼토리와 체험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번 축제는 공연뿐만 아니라 예술체험, 워크숍, 전시 등 축제를 찾은 관객들이 공연의 여운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보다 균형있게 구성했다. 극단 금설의 닥종이 인형극 이불꽃, 극단 즐거운 사람들이 일본 오키나와 키지무나 페스티벌과 공동 제작한 내가 울어줄게 그리고 마법과 인형극단의 인형극 배우 등 우수 어린이극 단체의 작품을 마련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출산의 신비 다룬 닥종이 인형극 이불꽃 닥종이 인형극 이불꽃은 지난 축제의 인기에 힘입어 또다시 어린이 우수공연축제 무대에 선다. 1960~197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의 사랑을 담은 이불꽃은 순심이가 잉태되고 태어나기까지 기나긴 과정에서 겪게 되는 희로애락의 가족사를 보여준다. 어린이는 물론 가족 구성원 모두가 지극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불꽃은 닥종이로 정성스레 만든 30㎝ 남짓의 정감 있는 인형과 소품이 소박한 작품과 어우러져 작은 무대를 가득 채운다. 또한 애니메이션, 그림자극 등 여러 표현기법을 사용해 시각적 ·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온 가족이 관람하기에 좋도록 구성했다. 더불어 공연과 함께 준비된 부대행사에서는 공연의 주요 재료로 쓰인 닥종이를 활용한 ‘닥종이 워크숍’(강사 김신기)에도 참여할 수 있다. 관객들은 공연에서 보았던 인형과 소품을 직접 제작하고 조종해 보는 경험을 통해 공연의 여운을 보다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 공연일정 -일시 : 7. 27(수) ~ 8. 7(일), 평일 11:00, 14:00 / 주말 14:00, 16:00 쪾장소 : 별오름극장 배우와 인형이 함께 무대에서 보여주는 마리오네트 인형극 인형극 배우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는 국내 마리오네트 인형극 분야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옥중근 대표가 이끄는 마법과 인형극단의 마리오네트 인형극 인형극 배우를 선보인다. 특이한 점은 배우가 직접 무대 위에서 인형극을 시연해 보이며 인형의 손가락 하나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섬세한 움직임의 신비한 세계로 안내한다. 우리말로 ‘줄 인형’을 뜻하는 마리오네트는 나무를 깎아 만든 인형의 손과 발, 턱 등 관절 마디마디를 실로 묶어 사람이 위에서 조정하면서 연출하도록 하는 인형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마리오네트의 제작 과정과 구조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공연장 입구와 무대 곳곳에 마리오네트 인형들을 전시해 또 다른 볼거리를 마련했다. 장인의 숨결을 불어넣어 사람처럼 움직이는 마법에 걸린 듯한 목각 인형을 가까이 감상하며 아이들은 피노키오 친구를 만난 듯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 공연일정 -일시 : 8. 4(목) ~ 6(토), 평일 11:00, 14:00/ 토 14:00, 16:00 -장소 :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 가장 큰 사랑의 방식 내가 울어줄게 한일합작으로 공동제작한 내가 울어줄게는 늘 울기만 하는 울보공주와 남을 괴롭히며 즐거움을 찾는 웃음왕자,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타인의 고통과 기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광대의 이야기다. 기획부터 제작, 출연에 이르기까지 한일 양국의 어린이공연예술 전문가들이 함께한 작품이다. 타인을 위해 울어줄 수 있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사랑의 방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아이들 특유의 낙천적인 마음과 상대방의 아픔을 내 아픔인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동심을 그려낸다. 이 작품은 2010년 일본의 오키나와 키지무나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된 작품으로 언어의 제약을 넘어 웃음과 울음이라는 상반된 코드를 통해 개개인이 ‘우리’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작품 안에서 관객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언어를 최소화하고 배우의 신체와 소리를 최대한 활용해 정서나 상황을 표현했다. 또 무대 밖 부대행사도 준비했다. ‘일상의 소리 리듬워크숍’(강사 주수경)을 통해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던 일상의 소리와 사물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 공연일정 -일시 : 8. 10(수) ~ 21(일), 평일 11:00, 14:00/ 주말 14:00, 16:00 쪾장소 : 별오름극장
50, 6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 수면장애가 발생하는 이유는 심리적 문제와 구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구조적 문제란 노화현상과 동반되어 편도와 기도의 변형이 나타나고, 이 때문에 정상적인 호흡을 방해하는 것이다. 구조적 문제로 인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급성질환에도 큰 영향을 주며, 이는 건강을 챙겨야할 나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고혈압, 뇌졸중 일으키는 수면무호흡 수면 중 10초 이상의 호흡장애가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며, 주간졸림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수면무호흡으로 진단할 수 있다. 호흡이 순간적으로 정지되기 때문에 저산소증을 초래해 부정맥, 심근경색, 고혈압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경우 고혈압이 일어날 확률이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환자의 40%가 혈압이 정상인보다 높고 심전도가 불규칙하며, 특히 동맥 내 산소 농도가 정상인의 7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수면무호흡이 고혈압을 일으키고 정상적으로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급성 심근경색이 일어날 수 있는데, 심한 수면무호흡 환자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도는 정상인에 비해 3.6배나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면무호흡으로 인한 수면장애는 심한 졸음, 피로감,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도 동반한다. 이는 무호흡 상태가 올 때마다 뇌의 경고 장치가 강제로 환자를 깨워 근육을 수축시키고 기도를 넓혀 숨을 쉬도록 신호를 주기 때문이다. 비록 환자 자신은 잠에서 깨는 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반쯤 깬 상태’로 밤을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기억력과 인지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노화로 인한 뇌세포 감소가 진행되는 고령의 경우에는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단기적 기억상실, 즉 건망증뿐만 아니라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내당능 장애, 비만 등으로 구성된 대사증후군의 발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방과 치료가 필요한 수면장애 낮에도 계속 졸리거나 피로에 시달리고 있거나, 수면무호흡이나 코골이 등 자신이 인지할 수 있는 증세가 있는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면다원검사란 환자에게 수면을 취하게 하여 뇌파, 안구운동, 혈압, 코골이, 호흡정도 등을 측정하고 사지의 움직임 등을 비디오로 모니터링하여 종합적인 수면의 질과 장애원인을 분석해내는 검사이다. 이를 통해 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각 원인별로 수면환경을 개선하고 약물치료 또는 양압보조기, 레이저 수술 등을 통해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평소에도 적절한 수면을 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자세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잘 때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코 고는 것을 방지하는 데 좋고, 베개는 어깨 높이 정도의 것을 사용하도록 한다. 술과 담배는 코와 목 주변의 근육을 처지게 해 더 심하게 코를 골게 하므로 삼가야 한다. 또한 비만일 경우는 적절한 운동과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2011년도 벌써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지루한 장맛비와 살갗을 뚫고 들어오는 따가운 햇살을 피해 산과 들로 혹은 조금 여유가 된다면 해외로 바캉스를 나선다. 달력을 넘기다 보면 우리는 무수히 많은 기념일과 연중행사로 매월 매월이 숨 가쁘게 넘어감을 확인할 수 있다. 설과 추석이라는 큰 명절을 기준으로 부모님 생신과 아이들 생일, 결혼기념일과 친인척 경조사, 혹은 지인들의 경조사까지…. 실상 가정 내 현금 흐름상 가장 부담스러운 날들이 경조사와 관련된 연중행사들이다. 기념일뿐만 아니라 여행이라든가 취미 생활 등 비정기로 발생하는 무수히 많은 지출들은 사실상 가정 내에서 알게 모르게 현금 흐름에 빨간 불을 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계부채가 800조를 넘어 1000조를 육박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기념일이라든가 여행 혹은 취미 생활을 대폭으로 줄이거나 아예 생략하는 가정은 그리 많지 않다. 이와 같이 기념일 챙기는 일에 대해 마음과 금전적인 부담을 줄이게 된 까닭은 신용카드나 수많은 대출 상품 덕에 당장 지갑의 사정을 눈치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지갑의 두께와 상관없이 돈이 완전히 떨어지는 경우도 더 이상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위와 같은 지출 행태가 계속 수입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분명한 사실은 현금이 되었든 혹은 신용카드가 되었든 이와 같이 편리한 소비 행태로 인해 돈의 참된 가치와 부정적 가치에 대한 판단도 더불어 사라져 버렸다는 현실이다. 현금을 포함해 선물을 챙기거나 선물을 받는 기념일이 연중 어느 하루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만 스무 살이 되는 해에는 성년의 날에도 기념일을 챙기지만, 생일이 되면 또 다른 선물을 받고 외식을 겸한다. 결국 생일, 크리스마스와 명절 그리고 기념일 등 연간 최소 3회 이상을 특별한 날처럼 선물을 통해서 챙기게 되는 꼴이지만, 위와 같은 기념일은 매년 돌아오기 때문에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날들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습관처럼 선물을 주고 받는다. 그리고 그렇게 구입한 특별한 물건이나 선물은 기존에 이미 가지고 있는 다른 무수히 많은 물건들 곁으로 잠식되어 시야에서 사라진다. 새로 구입한 물건에 대한 관심이 아주 금방 시들게 되어 존재조차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다. 소비에 중독된 아이들 현대 사회에서 살면서 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작 끊임없이 소비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러한 행태가 과연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 년에 최소 세 번 이상의 특별한(?) 기념일을 통해 선물을 자주 받으며 TV와 게임기에서 눈을 못 떼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그저 방치한 채로 해결안을 찾지 못하는 부모들이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린이 90%가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고, 이 중 50%의 남자 어린이는 매일 온라인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다는 조사 보고서를 보더라도 아이들의 미디어 중독현상은 심각하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 놀아줄 시간이 없는 부모들이 시간 대신 돈으로 부모의 빈자리를 메워준 결과이자 대가다. 미디어에 일찍 노출된 자녀일수록 언어 발달 능력이 더디며, 특히 넘치도록 쌓여 있는 장난감이 아이들이 자유로운 놀이를 통해 발달시킬 수 있는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생산해내는 능력을 죽이고 있다고 소비에 중독된 아이들이라는 책에서 저자인 안드레아 브라운은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증세가 날로 심각해 질 경우, 아이들은 소비 자체에 집착하며, 오로지 소비를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는 중독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결국 부모의 지나친 물질적인 보상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독’이 되고 있으며 아이들과 부모의 관계도 점점 더 멀어지도록 하는 역효과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장난감을 통한 보상으로 인한 중독 현상은 만족보다는 소유 자체에 대한 욕망만을 키울 위험이 있어 자녀들이 점점 중독에 깊이 빠질 위험이 높다. 모든 문제를 소비로 해결하려는 부모의 행동으로 인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소비’에 중독되어 가며, 결국 아이가 장래에 도박, 마약 등의 더 큰 유혹에 빠지게 될지도 모를 독버섯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결국 소비에 대한 참된 값어치를 아는 것은 고사하고, 습관처럼 진행되는 소비 행태가 현금 흐름에 대한 압박은 물론이거니와 어린 자녀와 어른들에게 고치기 어려운 무서운 병이 된다. 소비의 참된 가치를 찾는 즐거운 여정 매주 혹은 기념일마다 반복되는 선물 사주기 혹은 피상적인 선물 교환의 일회성 이벤트에서 벗어나 보는 것은 어떨까? 선물을 주고받는 진정한 본래의 의미를 되찾자는 뜻이다. 이미 작년에도 기념했고, 올해도 또 그 다음해에도 습관처럼 기념을 해야 하는 그 지루한 반복적인 물건 사기에서 탈피해 보자. 그렇게 주고받은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고 혹은 오히려 짐만 된다면 기성품이 아닌 직접 만들어 보는 물건을 선물하는 방법으로 선회해보자.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는 시점에 미국에서 생긴 CC(Cultural Creatives) 즉,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처럼 요즘 우리 주변에서도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소비하거나 혹은 선물을 하는 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조금 서툴고 볼품없어도 세상에 딱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라는 점에서 분명 남다르며 물건에 대한 싫증이나 후회가 금방 생기지 않아 잡동사니 취급을 받을 확률이 많이 줄어든다. 또는 새 것이 아닌 중고 물건을 선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머니가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자신의 딸 결혼식 때 수선해 주었다는 이야기도 가끔 전해 듣게 된다. 몇 천만 원짜리 혹은 몇 백만 원으로 단 한 번 입기 위해 빌린 일회용 드레스만 못할 수도 있지만, 엄마의 손때가 묻은 혹은 엄마의 특별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그 웨딩드레스는 남다를 수밖에 없으며 결혼식에 임하는 딸의 마음도 특별할 것이다. 소비에 중독된 아이들을 위해서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장난감이 없는 가정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지금의 부모가 어렸던 시절, 대부분 집안에서는 아이들만을 위한 특별한 장난감을 사줄 형편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시절,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집 주변의 자연 속에서 장난감 혹은 놀이 도구를 직접 만들고 아이들끼리 역할극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놀았던 기억들이 있다. 즉 장난감이 없다고 아이들이 놀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스스로 장난감을 만들며 자기만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위와 같이 할 수 없다면, 특별한 시간을 투자해 보는 것도 고려해 보자. 신용카드로 구입한 새로운 물건 하나로 그 기념일을 보상하려 하지 말고, 당사자와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값비싼 뮤지컬이라든가 공연 같은 것이 아니라 기념일의 당사자만을 위한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다. 사실 시간이야말로 돈으로 구입할 수 없는 특별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는 평생 소비하면서 살아야 하기에 소비에 대해서 올바르게 실행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자신의 소비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이고 의식 있는 입장을 가지도록 계속 반성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욕구를 끊임없이 제거해가는 쓰디쓴 인내의 과정이 아닌, 본래 소비가 가지고 있는 행복한 가치와 진정한 의미를 찾는 진짜 즐거운 여정임을 깨닫게 되는 사치스러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