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80,50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지난 10월 28일 상당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 171명이 교육비특별회계세출예산에 의해 무료로 과학탐구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이날 어린이들은 실생활에 숨어있는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과학에 대한 흥미와 탐구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충북교육과학연구원, 충북농업기술원, 원흥이두꺼비생태공원을 돌아보며 그동안 교실에서 경험하지 못한 여러 가지 사물과 현상들을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하느라 즐거웠다. 학교를 출발해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처음 찾아간 곳이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의 충북교육과학연구원(http://www.cbesr.or.kr)이다. 아이들은 천체투영실에서 계절마다 변하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공부하고, 꿈돌이 광장ㆍ체험의 광장ㆍ탐구의 광장에 설치된 과학기구에서 여러 가지 원리를 알아내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친구들과 관광버스에 올라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청원군 오창읍 괴정리에 위치한 충북농업기술원(http://www.ares.chungbuk.kr)이다. 신품종을 개발하는 농업기술원이지만 이곳의^농업과학관에 근대의 농촌풍경, 선사시대의 유적과 유물, 농기구, 생활용구 등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전시되어 있다. 밖으로 나와 초가집 옆에 있는 디딜방아, 연자방아, 물레방아를 보면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은 민속마당에서 굴렁쇠 굴리기, 투호, 널뛰기, 그네타기 등 민속놀이를 경험하고 넓은 잔디밭에서 부모님의 정성이 들어있는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 찾아간 곳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두꺼비의 집단서식지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의 원흥이두꺼비생태공원(http://www.toadpark.net)이다. 먼저 공원 입구에 있는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두꺼비생태공원이 만들어진 과정과 두꺼비의 성장, 짝짓기와 산란, 귀소본능, 생태통로에 대해 공부했다. 밖으로 나가 문화관 앞에 있는 참개구리못부터 원흥이방죽까지 둘러보며 원흥이방죽에 살고 있는 여러 가지 생물들과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아봤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부분적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조짐은 있지만, 아직 경기침체가 끝났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경기침체는 과연 끝난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미국 경제는 일부 성장과 침체가 공존한 가운데 여전히 경기침체를 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지난 2007년 12월에 시작된 경기침체가 종료됐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다는 것이다. 또한 이 경제전문지는 "현재의 경기회복 속도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고 빈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금융위기가 촉발된 시기보다는 나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시작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 그 이유로는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소비 실적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전체적으로 미국 내 일자리 13만1000개가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실업률이 9.5%로 10%대에 육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이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아 소비심리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장기적인 경기침체는 미국사회 곳곳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미국의 교육현장도 피해가지 않았다. 주 정부가 파산 위기에 몰릴 정도로 재정상황이 열악한 캘리포니아주는 교육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학교들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주립대학들과 커뮤니티 칼리지 등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대학들이 예산부족으로 강사들과 교직원들을 해고하면서 기존의 강의수를 대폭 줄였다.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계열인 학교의 경우 예산부족으로 이번 학기 수업 규모를 지난해 보다 11%나 축소시켰다. 캘리포니아 주립대(California State University) 계열의 학교들도 지난해 약 5억 달러의 주정부 지원금이 축소되면서 23개 캠퍼스의 수업 규모를 대폭 줄였다. 이러한 재정악화로 인한 수업규모의 축소가 고스란히 학생들의 피해로 연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교육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만 약 14만명이 수업규모의 축소로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비자를 유지하기 위해 규정학점(학기당 12학점)을 수강해야 하는 유학생들의 경우, 개설 강의수 감소로 규정학점을 수강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유학생들은 규정학점을 채우기 위해 불필요한 과목을 억지로 수강하고 있으며 수천 달러의 등록비를 낭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졸업을 위해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필수과목의 경우 각 과목마다 대기자수가 50여 명이 넘으면서 필수과목 수강신청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결국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한 교육예산 감소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교육 예산 감소의 여파는 미국의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고 학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 예산 감소로 학생들에게 수업에 필요한 문구류는 물론 휴지, 쓰레기봉투 등 생활필수품까지 지참하고 등교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껏 미국의 초중고는 학교에 가져올 필수항목으로 수업에 필요한 문구류만을 요구 했었다. 그런데 이번 학기부터 미국의 지역 교육구들이 학교 예산 부족을 이유로 문구류 외에 생활필수품까지 필수항목에 포함시킨 것이다. 페이퍼 타올, 클로락스 와이퍼, 베이비 와이퍼, 쓰레기봉투, 손 세정용 물비누, 티슈, 면봉, 비누, 종이접시, 종이컵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 학기까지 학교가 제공했던 물품들을 교육예산 삭감으로 인한 학교의 재정 감소로 더 이상 제공할 수 없게 되자 학생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이다. 경기침체가 학교의 교육환경을 열악하게 만들고, 학부모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키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데다, 경기침체가 계속 되는 동안 학생들의 교육환경은 점점 나빠져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경기침체로 열악해진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기업들과 시민단체 등 민간단체들이 적극 나서야 할 차례다. 기업들과 시민단체들이 학교·지역교육구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동참 하는 것만이 위기에 빠진 미국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을 아직 징계하지 않은 8개 교육청이 법원의 1심 판결 이후에도 징계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직무이행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4일 밝혔다. 교과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시도가 국가위임사무의 집행을 명백히 게을리 하고 있다고 인정되면 주무부처 장관이 서면으로 이행할 사항을 명령할 수 있다는 지방자치법 제170조에 근거해 직무이행명령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같은 법 167조에 시도가 위임받은 사무에 관해 주무부처 장관의 지도·감독권한이 있다는 점에 근거해 이 같은 입장을 정했다. 교과부는 만일 일부 시도교육청이 직무이행명령을 받고도 징계 절차 이행을 거부할 경우 법령에 의해 행·재정적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민노당 후원 교사에 대한 징계에 착수하지 않은 교육청은 서울, 경기, 강원, 광주, 전남, 전북, 인천, 제주 등 8곳이다. 진보성향 교육감 6명을 포함해 이들 교육청의 교육감은 대부분 1심 판결 결과를 지켜보고 징계 절차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북교육청 등 일부에서는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를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전교조도 확정 판결 이전에 징계를 강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교과부는 이날 부산교육청이 11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소집하면서 울산, 대구, 경남, 경북, 대전, 충남, 충북 등 8개 교육청은 시효 논란이 없는 대상 교사들의 징계를 거의 마무리함에 따라 나머지 8개 교육청에 일단 구두로 징계 절차의 조속한 진행을 요구하기로 했다.
지난 번 ‘샤브샤브’는 외래어 표기가 잘못된 것이고, ‘샤부샤부’가 바른 표기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 대해 독자가 질문을 해 왔다. 외래어는 외래어일 뿐인데 무슨 표기 규정이 있냐는 것이다. 그리고 외래어이기 때문에 맞춤법 운운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했다.우선 그 사람은 외래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외래어는 외국어가 아니다. 외래어는 우리 국어의 일부다. 그래서 국어어문 규정에 외래어 표기법이 존재한다. 언어마다 음운 체계나 문자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언어의 어휘를 다른 언어로 흡수하여 표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칙이 필요하다. 이처럼 외래어 표기법은 다른 언어에서 빌려온 어휘(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규정이다. 현행 표기법은 1958년에 제정된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을 개정하여 문교부가 1986년 1월에 고시한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 제2장 표기 일람표, 제3장 표기 세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만 제시하면,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 제2항. 외래어의 1 음운은 원칙적으로 1 기호로 적는다. 제3항.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만을 쓴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이 규정은 일부 전문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언중이 쉽게 보고 익혀서 쓸 수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외래어 표기를 정확하기 위해 한글 자모를 약간씩 변형해서 하자고 한다. 그러나 이는 아무 의미가 없는 주장이다. 이는 외래어 표기 목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외래어는 왹구에서 왔지만 국어이다. 따라서 국어의 범위에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제1항의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는 규정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한민국 ‘외래어 표기법’의 경우 한국어 이외의 다른 언어에 있는 음운을 표준어에 있는 비슷한 음운과 1대 1로 대응시켜 한글로 표기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기억과 표기가 용이하다. 제3항의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만을 쓴다는 규정도 국어의 말음 규칙을 적용했다. 국어는 ‘잎’이 단독으로 [입]으로 발음되지만, ‘잎이[이피]’, ‘잎으로[이프로]’ 등과 같은 형태 음소적인 현상이 있어 받침이 여러 가지로 쓰인다. 그러나 외래어는 다르다. 예를 들어, ‘book’은 ‘붘’으로도 표기할 수 있지만, ‘붘이[부키]’, ‘붘을[부클]’이라 하지 않는다. 따라서 ‘붘’으로 표기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말음 규칙에 따라 표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여기서 국어와 다른 것이 있다. 받침 ‘ㅅ’이다. 이 받침은 국어에서는 단독으로는 ‘ㄷ’으로 발음되지만 ‘ㅅ’으로 발음되는 현상이 있다. 이는 외래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서, ‘racket’은 [라켇]으로 발음되지만, ‘라켓이[라케시]’, ‘라켓을[라케슬]’로 변동하는 점이 국어와 같다. 그러므로 ‘ㅅ’에 한하여 말음 규칙에도 불구하고 ‘ㄷ’이 아닌 ‘ㅅ’을 받침으로 쓰게 한 것이다. 제4항도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외래어 표기가 원음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한다며 파열음 표기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 언어의 발음을 다른 언어의 표기 체계에 따라 적을 때, 정확한 발음 전사는 어차피 불가능한 것으로, 비슷하게 밖에 전사되지 않는다. 그래서 무성 파열음은 격음 한 가지로만 표기하기로 한 것이다. 외래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에는 철자가 아닌 발음을 기준으로 한다. 영어 등 대부분의 언어는 철자만 가지고 그 발음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외국인이 못 알아들으니 원음에 가깝게 ‘오우렌쥐’라고 해야 한다는 둥 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외래어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외국어 발음 교육과 외래어 표기법은 전혀 다르다.
대학입시일정 수험생을 위한 배려는 없었다 요즘 고3 아이들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아마도 그건 시험이 다가옴에 따라 그만큼 신경이 예민해진 탓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교실 문을 여는 것조차 미안할 때가 있다. 조금이나마 아이들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기 위해 언제부턴가 야간자율학습시간 교실을 출입할 때는 항상 뒷문을 이용하곤 한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휴대전화의 전원을 꼭 확인해 본다. 지난 화요일 밤(3일). 자율학습감독을 위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교실 뒷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담임인 나의 출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그런 행동이 조금 야속하기도 했으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내 발걸음이 아이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둘씩 살폈다. 긴장해서인지 아이들의 얼굴은 많이 상기해 보였다. 그런데 교탁 앞에 자리 두 개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평소 생활을 잘하고 있는 터라 처음에는 그 아이들의 부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화장실에 갔다가 잠깐 늦는 줄만 알았다. 몇 분이 지나도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 몇 명을 보내 찾아보게 하였다. 특히 두 명 중 한 아이는 10월에 발표된 수시모집에 모두 낙방하여 방황을 많이 했었다. 간신히 마음을 잡고 수능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터였다. 그런데 다른 한 아이는 그나마 학교 내신이 좋아 수시모집에 지원한 대학(다섯 군데) 모두 1단계에 합격하여 지난 10월에 심층면접과 논술을 보고 왔다. 그리고 11월(4일, 5일, 8일, 9일, 16일)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특히 논술 준비를 위해 방학을 이용해 고액 과외까지 받은 아이였다. 잠시 뒤, 친구들과 함께 교실로 돌아온 아이들은 나를 보자 울먹이기 시작하였다. 조금 전까지 고요했던 교실이 갑자기 그 아이들의 울음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공부하고 있던 아이들도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선생님, 저 대학 떨어졌어요. 어쩌면 좋아요?” “발표일이 내일인데…” “아니에요. 조금 전에 확인했어요.” “선생님, 저 대학에 또 떨어졌어요.” “……” 알고 보니 대학의 합격자 발표일이 하루 앞당겨진 것이었다. 떨어진 사실을 알고 도저히 공부할 기분이 생기지 않았다고 하였다. 문득 지난달 논술을 보고 온 뒤, 상당히 자신감이 넘쳐났던 그 아이의 얼굴이 떠올려졌다. 그래서 담임인 나 또한 내심 합격했으리라 생각했다. 이 대학 전형을 위해 서울에 소재한 논술 학원까지 다녔는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수능시험을 며칠 앞두고 생긴 일이라 담임으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불합격으로 그 후유증이 얼마 남지 않은 수능 당일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남아 있는 합격자 발표였다. 만에 하나 발표일이 남아 있는 대학 중 한군데라도 합격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이 아이는 심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친구의 위로를 받으며 자리로 돌아갔으나 책상에 엎드려 계속해서 흐느꼈다. 아이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수험생의 이런 마음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대학의 입시일정 처사에 은근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마치 일부러 수험생을 골탕먹이려는 대학 측의 의도로 보였다. 수능 최저학력이 없는 대학의 경우, 최소 수능 한 달 전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여 아이들이 그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수능 최저학력이 있는 대학의 경우, 발표 일을 수능 이후로 하여 아이들이 최저학력을 만족시키기 위해 수능시험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현실의 대학입시 일정은 수험생을 배려하기보다 대학의 실리에 맞춰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특히 발표일이 수능시험 이틀 전인 16일에 발표되는 대학마저 이 아이가 떨어져 수능시험을 망치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겠는가. 오늘도 이 아이들을 위해서 담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는 일이 없기만을 간절히 기도해 본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지만 18일(목요일) 시험을 끝내고 나오는 아이들을 위해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를 수첩에 적어둬야겠다.
산정(山井)호수, 30여년의 교직생활 중 다섯 번 정도는 왔었다. 그러나 호수 경치만 둘러보았지 그 유명하다는 명성산(鳴聲山) 억새밭은 구경하지 못하였다. 등산의 여유 시간도 없었고 억새의 장관에 대한 호기심도 부족하였으리라. 지난 토요일 밤, 뜻 맞는 동료 교장 두 명과 함께 작정하고 산정호수를 찾았다.일주일 전부터 계획된 것이다. 수원에서 만나 저녁을 해결하였다. 왕복교통이 밀리는 것에 대비하여 토요일 1박하고 일요일 오전에 등반하려는 것이다. 산호산방(山湖山房) 숙소에서는 늦게까지 학교장으로서의 교육정보도 주고 받았다. 이튿날 아침, 09:00 등산 시작이다.1코스 등산로 입구에는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의 단체 관광객들이 벌써 줄지어 오르고 있다. 가족 단위 등산객도 많이 보인다. 단풍은 절정기를 지나 추위에 오그라 붙은 것도 보인다. 생강나무의 노란 단풍이 정겹게 다가온다. 등룡폭포를 보니 설악산의 비룡폭포가 떠오른다.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다. 산행 중간에 약수터도 보이고 드문드문 억새밭도 보인다. 필자가 억새를 촬영하려 하니 지리에 밝은 동료가 "이건 약과다"고 알려준다. 약 1시간 정도 올랐을까? 별안간 시야가 하얗게 변한다. 그 광경을 보고 나오는 소리는 "아, 산이 하얗다!"이다. 드디어 억새 군락지에 도착한 것이다. 더욱 더 멋진 것은 햇빛의 역광을 받아 은색의 억새가 나부끼는 모습이다. 등산객들의 감탄사가 이어진다. "그래 맞아! 바로 이 모습을 보려고 명성산에 오른 것이지!" 한 가지 특이한 사실 하나. 역광을 받은 왼쪽 지역의 억새는 찬란히 빛을 발하고 있지만 길 오른쪽의 억새는 그냥 평범하게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다 왼쪽 억새밭에 몰려 있다. 팔각정에 이르러 준비해간 밤, 사과, 포도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였다.그냥 내려가긴 너무나 아쉽다. 그러나 하산이다. 책바위 능선 길을 택하였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산정호수는 또 다른 절경이다. 다만 이 쪽 하산길은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이 많아 무릎에 무리가 온다. 그러나 땀을 뻘뻘 흘리면서 산을 오르는 사람에 비하면 힘이 덜 드는 편이다. 동료 교장이 산을 오르는 여성분들에게 말한다. "전문가 코스를 택하셨네요!" 칭찬하는 말이다. 13:00 다시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였다. 무려 4시간 등반을 마친 것이다. 주차장은 차량으로꽉 차 있고 도로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식당 주인은 "지난 주는 오늘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왔다"고 전한다. 명성산 억새밭은 10월 중순이 피크인 것 같다. 등산을 하면서 건강도 다지고 교육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우리들의 산행. 이번 산행은 햇빛을 받아 하늘거리는 은빛 억새의잔상이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교원의 정치활동 참여’와 관련해 국회 내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가 교원단체의 정치적 기본권 주장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외면하기 보다는 공청회 등을 통해 활발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2일 입법조사처가 발행한 이슈와 논점 140호 ‘교원단체 정치활동의 쟁점 및 과제’에 따르면 “교원단체의 정치활동 허용을 요구하는 입법청원 계획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것”이라며 교총은 앞으로 대의원회 및 회원 여론조사 수렴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정치참여 범위 등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주요쟁점에 대해 ‘공무원이 국민전체의 봉사자로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어느 정파에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정치활동 금지 찬성론’과 ‘공무와 사적인 정치적 기본권은 구분할 필요가 있고 직무상 독립을 보장받는 상황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적합논리가 아니라는 정치활동 금지 반대론’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해외 사례와 관련해 보고서는 미국의 양대 교원단체인 전국교육연합회(NEA)와 미국교사연맹(AFT)이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영국은 교원 개인의 정치참여를 기본권으로 당연히 인정받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독일 역시 교원단체가 정치조직은 아니지만 개인이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밝히고 있고, 조직차원에서 다양한 교섭과 의견개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의 경우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의해 정치활동이 제한되고 있고, ‘교육공무원특례법’에 의해 교원은 규제되고 있다면서도 간접적인 정치활동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보고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관련해 유연한 해석을 하며 합리적인 조정과 의견수렴과정을 거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교원의 정치참여 문제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참여금지 법률들이 헌법적으로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이는 현행법에 대한 결정이라며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활동을 허용하자는 법률개정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입법․정책적 대안들을 마련해 정부, 교원단체, 시민사회 간의 합리적 조정과 의견수렴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얘들아, 마지막까지 아프지 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거야. 알았지?” 1교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내려오자 컴퓨터 화면에 보건선생님으로부터 쪽지가 눈에 띠었다. 쪽지내용은 우리 반 여학생 하나가 복통을 호소하며 보건실에 누워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병원에 데려가 진찰을 받아보라는 것이었다. 불길한 생각에 교과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보건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양호실에 도착하자, 보건선생님의 간호를 받으며 침대위에 누워있는 한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반 ○○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아이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아픈 배를 움켜쥐고 복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순간, 아침에 먹은 것이 체했을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 그랬니? 아침에 무엇을 먹었니?” 내 질문에 그 아이는 통증이 심한지 대답대신 흐느끼기만 했다. 잠깐이나마 그 아이를 안심시키고 난 뒤,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고 달려 온 부모님은 최근 집에서 있었던 몇 가지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가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부모님의 말을 듣고 난 뒤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매년 수능을 앞두고 일부 아이들이 입시에 대한 중압감으로 병원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아마 이 아이도 그런 아이들 중 한명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보았다. 부모님의 부축을 받으며 보건실을 빠져나가는 그 아이를 바라보며 아무런 일이 없기만을 바랐다. 잠시 뒤, 그 아이의 부모로부터 전화가 왔다. 수능을 앞둔 일부 아이들에게 잘 나타나는 신경성 위염으로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전했다. 몸이 아파 며칠 남지 않은 수능시험을 못 볼까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보건 선생님은 수험생이 지켜야 할 사항 몇 가지를 인터넷에서 찾았다며 아이들에게 꼭 말해주라고 하였다. ■ 수면관리(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라) 자신의 생활리듬에 맞춰 평소 같이 잠을 자되, 5-6시간 이상 충분히 잠을 자야 낮에 공부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습관을 지닌 수험생이라면 수능시험 당일 날에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1주일 전부터 기상 시간을 수능 시간에 맞추는 연습을 하자. 긴장이나 스트레스로 밤잠을 설친다면 가벼운 운동으로 땀을 흘린 뒤 따뜻한 물로 목욕하면 숙면을 할 수 있다. ■ 식사관리(끼니를 거르지 마라)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굶지 말고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특히 아침을 먹지 못하면 오전에 집중력이 떨어지기 쉽다. 더불어 원활한 두뇌기능과 신진대사를 위해 신선한 과일과 채소, 단백질 등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수험생은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화기능이 저하되기 쉽다. 가능한 소화되기 쉬운 음식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충분히 천천히 식사하는 게 도움이 된다. ■ 스트레스관리(지나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 앞으로 남은 기간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오늘에 충실하자. 먼 미래를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은 불안하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수능은 "내가 지금까지 배운 것을 정리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새로운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기가 바라는 것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자기 암시를 시도하는 것도 시험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는 방법이다. ■ 가족들이 주의할 점(자신감을 갖도록 하라) 적절한 긴장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의 능력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지 말자. 먹을거리, 입을 거리, 잠자리 등에서도 되도록 큰 변화를 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수험생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초조해져서 지나친 간섭과 통제를 하기 쉬운데 이것을 피하자. 가장 중요한 것은 수험생의 힘든 점을 인정해주고, 성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여기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이해하고 격려하는 노력이 바람직하다. 아무쪼록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수능시험(11월 18일)에서 우리 아이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한껏 발휘하기를 기도해 본다. “얘들아, 마지막까지 아프지 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거야. 알았지?”
서울의 모든 초 중 고교에서 체벌 전면 금지 조치가 11월 1일을 기해 실시되었다. 경기도의 학생인권조례 발표에 이에 진보 교육감들의 새로운 교육정책에 대해 일선학교 교직원들이나 학부모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반응이다. 획기적인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그 평가에 대한 결과가 드려나겠지만 너무 성급한 결정이지 않나하는 걱정스런 생각이다. 개방화 시대에 맞춰 우리 교육도 수요자 중심교육으로 이미 흘려가고 있고, 국제화 추세에 맞게 학생 인권에도 관심도 커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서서히 변해가고 있는 시기에 굳이 이런 정책으로 학생들을 자극하며 실시해야할 시기냐 하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란 말은 누구든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급한 정책은 혼란을 좌초한다는 것도 누구든 부인하지 않는다. 특히 교육정책은 신중하게 결정하고 실시해야 한다. 교육전문가는 물론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펼쳐나가야 새로운 정책에 대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사전 예고 기간도 없이 실시된 것이다. 오늘 첫날의 기사를 보면, 학생들은 "지각하고 숙제 안하는 애들이 많아졌어요", 교사들은 "벌점밖에 제재할 방법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체벌 사라져 반갑지만 면학분위기가…" 등으로 나타났다. 물론 아주 단편적인 이야기이지만 이 뒷면에 가려진 각가지 문제점들은 보지 않아도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사실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우리의 초·중등교육법과 그 시행령에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더 구체적인 사항은 학교규칙에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처럼 학부모의 목소리가 큰 현실에서 교사가 학생을 체벌하는 일은 거의 없다. 작은 벌도 못 세우는 현실이다. 한국교총에서도 교육적인 체벌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여러번 언론에 강조한 적이 있다. 교육은 교사의 사랑과 학생의 존경, 그리고 학부모의 믿음 없이는 바람직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의 옛날 교육을 대표하는 서당교육의 그림에서회초리를 든 훈장의 모습을 보아왔다. 가느다란 회초리와 학동의 모습에서 인권보다는 훈장님의 교육을 위한 제자 사랑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고 교육은 체벌을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교육적인 체벌규정을 굳이 선언적인 규제보다 법규적으로 제한하고, 그 책임을 교사에 물어야 하느냐가 문제이다. 이번 발표로 체벌하는 교사는 범법자로 취급 받아야 된다. 교사는 학생을 지도하는 사람이다.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찾아주고 개발해 주며 바람직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교사는 키워주신 부모님과 동등하게 평가 받아온 것이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직접적으로 체벌을 하지 않아도 정신적 심적 고통도 규제 대상이 되어 학생이 신고를 하면 교사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야말로 학생들의 바람직한 지도에 새로운 걸림돌로 사제지간의 정이란 말도 이젠사라질 지도 모른다. 물론 학생지도에는 체벌 없이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따끔한 정신적인 고통이 비교육적인 행동을 수정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요즘 학생들의 비교육적 행동들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행동을 교육적으로 지도하기 위한 성찰교실 등 몇 가지의 대안을 제시하였지만 그것이 교육적으로 얼마나 효과적일까도 생각해 봐야한다. 물론 미국과 같은 교육선진국에서도 벌점제를 통하여 학부모 소환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교육에 대한 의식이 선진국의 수준과는 문화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존경받는 교사란 말도 곧 사라질 것이다. 아니 이미 사라진 것일지도 모른다. 학생들이 경찰에 교사를 신고하는 세상이라 생각하면 끔찍하다. 교사는 혼자서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때론 교육적으로 전체 학생들을 위해 통제해야할 때가 있다. 핸드폰 소리로 수업 분위기를 해치고, 숙제를 하지 않을 때, 흡연과 지각을 할 때, 그리고 교육적인 통제 방법까지 따르지 않을 때 과연 그 피해는 누구에게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지도교사가 답답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학생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교육은 한 마디로 미성숙자를 성숙자로 만드는 일이다. 학생들의 인권만큼 교사의 교육적인 지도 권한인 교권도 생각해야 한다. 어떤 정책이 우리교육을 위해 교육적으로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냐를 평가하여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교사의 학생 체벌이 정당하다고 한 말은 아니다. 이미 학교체벌이 사라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교육은 역사의 수레바퀴와 함께 교육적 환경 변화를 통하여 서서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갑작스런 교육적 충격과 혼란보다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행정이 필요한 것이다.
G20 회원국의 교육 현장은 어떨까. EBS ‘세계의 교육현장’은 1~11일(월~목 저녁 8시) ‘서울 G20 정상회의 특집’을 마련한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G20 회원국 중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터키, 프랑스 ▲아르헨티나, 중국, 인도 ▲호주, 독일 ▲일본 ▲영국 등 12개국의 특별한 교육이 8회에 걸쳐 방송된다. 이번 특집의 사회는 편안하고 안정적 사회로 정평이 나있는 가수 김창완 씨가 맡았다. 1일) 한 명의 낙오자도 없는 맞춤형 교육 - 캐나다, 호주 편 캐나다의 메이빈 초등학교에서는 수학이 가장 재밌는 과목이다. 개인별 수준에 따라 총10단계로 나눠 개인맞춤형 수학학습을 진행하는 ‘점프 수학’은 타인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경쟁하는 학습 방식이다. 개인 맞춤형 학습을 통해 모든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점프 수학의 정신을 보여 준다. 지형적 특성상 고립지역이 많은 호주에서는 아이들이 거주지를 떠나지 않는 한 정규 교육과정 이수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호주 정부는 다양한 원격수업과 많은 소학교를 통해 ‘언제나,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좋은 교육을 동등하게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교육 이념을 보여준다. 교육에 소외는 없으며 아이들의 조건에 맞춰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호주와 캐나다의 혁명적 교육시스템이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본다. 2일) 남과 다른 전통이 경쟁력이다 - 이탈리아, 터키, 프랑스 편 ‘21세기는 빠르고 새로워야 한다’는 말에 당당히 ‘노(No)’라고 외치는 나라가 있다. 남과 다른 것이 경쟁력이며 전통에서 출발하라고 외치는 이탈리아, 터키, 프랑스. 3국의 전통교육을 통해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를 찾는 그들만의 방법을 보여준다. 3일) 21세기, 그들의 생존 교육 - 아르헨티나, 중국, 인도 편 친환경과 전문 농업인 양성교육을 통해 농업 위기를 뛰어 넘어 희망을 이야기하는 아르헨티나, ‘소황제’라 불리는 외동자녀에 대해 열정적으로 투자하는 중국, ‘스승과 함께 생활하며 인성교육이 먼저’라고 말하는 인도의 전통학교 구루꿀 교육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교육방식으로 21세기를 생존하는 세 나라의 교육현장을 소개한다. 4일) 땀방울은 소중하다, 직업교육의 현장 - 호주, 독일 편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회를 얻고 대우받는 사회.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개성과 전문성을 찾길 희망하는 호주와 독일의 직업교육 현장을 보여준다. 특히 독일의 대표적 마이스터로 손꼽히는 굴뚝청소부를 통해 땀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독일 사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직업교육 현실을 되돌아본다. 8, 9일) 언제나 즐거운 도서관, 독서교육 - 일본 편 1900년대 초부터 시작된 일본의 독서운동은 106년 된 도서관과 100년이 넘은 문학잡지가 존재 가능케 했다. 소카 초등학교에는 학생이 연간 평균 80여권의 책을 읽는다. 3만3000여권의 서적이 소장된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은 언제든지 웃고 떠들며 독서를 즐긴다. 도서관이라면 엄숙해야 한다는 우리 인식을 바꿔 줄 일본의 독서교육을 만나본다. 10, 11일)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 창조교육 - 영국 편 지역사회 예술가들이 학교 선생님과 파트너십을 이뤄 아이들에게 창조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영국. 한 단체에서 예술가와 학교 연결해주고, 아이들이 학교 선생님이 아닌 현장의 예술가에게서 살아있는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 상을 통해 아이들의 자신감을 찾게 해주는 영국의 트리니티 칼리지의 특별한 시상식, 아트 어워드도 소개한다. 한 장애인 학교는 이 시스템을 통해 아이들의 자신감 고취뿐만 아닌 건강까지 좋아진 사례가 소개된다.
에듀파인 시스템은 교직원들에게는 당연히 말 많고 탈 많은 것이긴 하지만 이 시스템을 시행하고 정착시켜야 하는데 당위성이 존재하고, 한교신문 을 통해 장세진 선생님이 (교원잡무 진짜 제로가 되려면, 2010.8.30 한교신문 기사 참조) 시스템의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 있기에 느낀점을 몇 자 적고자 한다. 에듀파인 시스템이란? 에듀파인 시스템(edufine system, 지방교육 행․재정통합시스템)은 정부회계에서도 기업회계에서 적용하는 발생주의ㆍ복식부기에의한 결산을 하도록 회계 관련법이 개정됨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던 NEIS 회계 프로그램으로는 발생주의ㆍ복식부기회계를 처리를 할 수 없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여기서 과거로 올라가면 이 발생주의ㆍ복식부기회계는 지난 1997년 우리나라가 IMF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정부 회계시스템을 발생주의에서 복식부기로 변경시킨다는 약조를 하였기에 유예기간을 두어서 시행한 것이다. 발생주의는 현금의 수수와 관계없이 거래가 발생된 시점에 인식하는 기준이며, 이에 따라 거래는 발생하였으나 현금의 유입과 유출이 이루어지기 이전 시점에 인식한다. 반면에 복식부기는 하나의 거래를 둘 이상 계정의 왼쪽(차변)과 오른쪽(대변)에 자산, 부채, 순자산, 수익, 비용 중에서 이중으로 기록하는 기록방식으로 현금의 드나듦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선진국들은 대부분 이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에 따라서 국가 재정상태 및 운용결과를 명백히 하기 위하여 발생주의와 복식부기 회계 원리를 기초로 한 회계기준에 따라 거래의 사실과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여 회계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에듀파인 시스템 과연 불편한가? 아무리 완벽한 어떤 체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착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이전의 나이스 회계시스템은 물품, 지출, 세입 등이 모두 따로 운영되고 그 과정도 복잡한 편이었는데 이것을 하나의 에듀파인 시스템에 모았기에 그 과정 또한 복잡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생소한 각종 회계용어가 난무하는데 교원들은 더 어쩌겠는가. 더욱이 이전의 수기로 운영되던 것을 전산 상으로 운영하다 보니 결재의 신속성이 오히려 늦어질 수도 있는 개연성도 존재하긴 한다. 단지 사용자들의 눈과 손에 익기 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뿐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시스템이 수많은 오류가 발생하여 운용에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한다면 모르지만 단지 정착 초기에 이전 시스템 보다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기피한다는 것은 그 정당성을 용인받기 어렵다고 본다. 에듀파인 시스템으로 인해 교직원들은 업무가 가중되는가? 업무가 일부 가중된다는 것은 이전에는 서류 한 장에 결재만 받아서 넘기면 모든 것이 이루어졌는데 지금은 서류 결재도 하고 시스템에 입력도 따로 한다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 것으로 본다. 즉, 간단한 지출품의는 시스템 상에 입력하여 직접 지출처리하면 될 것이고, 꼭 서면결재가 필요하다면 그 결재를 근거로 해서 직접 행정직원이 원인행위를 해서 지출품의 입력 단계 생략도 무방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업무가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 아울러 장 선생님의 위 기사 내용 중 사실을 바로 잡을 것이 있기에 지적하고자 한다. 그것은 이른바 임시 전도자금 지출에 관한 것인데 즉, 백일장을 학생들이 나가는데 그 경비(아마 차비나 식비 정도로 추정)를 인솔 선생님이 받아서 나누어 주어야 하는 가에 대한 불만으로, 이것은 행정실 직원이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지적한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임시 전도자금 지출은 채주에게 직접 계좌송금을 못하거나 신용카드를 쓰지 못할 경우에 임시로 출납원을 지정해서 현금을 쓰게 한 다음에 정산서를 제출토록 하는 것이다. 즉, 학생들에게 지급할 경비를 학생계좌에 입금하여 쓰게 하면 비효율적이므로 인솔교사 한 사람에게 출납토록 임시로 지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임시전도 자금을 인솔교사가 집행하고 정산하는 절차는 올바른 것이다. 교직원이 협조해서 시스템 정착시켜야 비록 학교 현장 근무자가 아닌 관계로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을 100% 안다고 할 수 없으나, 본 시스템을 3년 전에 미리경험한 직원으로서 느낀 점을 적어 보았다. 앞에서도 거론한 것이지만 새로운 시스템이건 사람이건 간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모름지기 적절한 유예기간이 주어져야 하는데 조금 성급하게 도입하여 애꿎은 교직원 간 위화감과 불화만 조성한 꼴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내 업무다, 네 업무다 가르기 보다는 어차피 해야 하고 정착시켜야 할 시스템이라면 서로 간에 마음을 모으고 도와주는 혜량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체벌금지가 갑자기 이슈로 떠올랐다. 체벌금지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다. 학생들의 행동을 궁금해 하기도 한다. 체벌금지 첫날이었지만 알려진 것처럼 학교가 혼란스럽진 않았다. 학생이나 교사들 모두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일부 언론에서 학생들이 교사에게 항의했다는 기사는 이미 2학기 시작된 직후부터 있었던 일이다. 오늘부터 그런일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선생님, 이러시면 곤란한데요....' 이미 이슈가 되었던 것이 체벌금지이다. 지금쯤 시들해질 수도 있다. 교사들은 그냥 수업만 열심히 하고 나오면 그만이다. 학생들과의 관계는 자꾸 소원해질 수 밖에 없다. 체벌을 금지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고 가까이 지낼 수 있겠는가. 교사의 자질을 문제삼아도 어쩔수 없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체벌금지 사례를 이야기하지만 그들과 우리의 역사적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교사의 역할이 이제는 가르치는 일에만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수업시간에 제대로 학습하는 것은 교사들의 몫이 아니고 학생들의 몫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런일은 있을 수 없다. 교사의 역할이 모호해진 상황이 된 것이다. 체벌금지 첫날에는 아무일도 없었다고 해도 앞으로는 다양한 일들이 학교에서 발생할 것이다. 체벌하던 예전에도 학생들이 교사에게 대들었는데 체벌금지가 뭐 대수냐는 이야기를 접했다. 20년 넘게 교사생활하면서 최소한 임용되고 14-5년 동안은 학생들이 대드는 것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없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대들고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일은 불과 10년도 되지 않는다. 빈번해진 것은 5년 남짓이 아닐까 싶다. 예전의 학생들과 비교하면 예전의 학생들이 섭섭해 할 것이다. 그런일은 최근들어 자주 발생하는 일들이다. 많은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훌륭한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싶어한다.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학생들 때문에 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학생들에게 인권이 중요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학생들에게는 학습권이라는 인권이상의 권리가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학교에서 할일이 아닌가. 일부 학생들을 위한 대다수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학생들도 체벌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체벌당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체벌을 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중학교 학생들임에도 이런 의식이 강한 학생들이 상당히 있다. 휴대폰을 학교에서 보관했다가 돌려주는 것에도 많은 학생들이 찬성하고 있다. 체벌금지 시키면 학생들이 인권보호 받았다고 기뻐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체벌금지보다 학생들의 학습권 확보, 어떻게 사교육을 이길수 있는 공교육을 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때려서 졸업시킬 학생을 안때리고 밖으로 내모는 시기가 점점더 다가오고 있다. 체벌금지가 그렇게 급한 일이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11월 1일은 제45회 ‘잡지의 날’ 이다. 잡지 문화의 의의를 생각하고 잡지계의 발전을 다짐하기 위해 1965년 10월 8일 (사)한국잡지협회(http://kmpa.or.kr-회장 전웅진)는 매년 11월 1일을 잡지의 날로 제정했다. 이 날은 육당 최남선이 ‘소년’을 발간한 날이다. 최남선은 1902년 경성학당에 입학하여 일본어를 익히고, 1904년 황실 유학생으로 일본에 건너가 도쿄 부립 제일중학에 입학했으나 2개월만에 귀국했다 1906년 다시 건너가 와세다대학 고등사범부 지리역사과에 입학하여 유학생회보를 편집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으나, 1907년 모의국회사건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최남선이 남은 학비로 인쇄 기구를 구입하여 1908년 귀국하여 신문관(新文館)을 세우고 종합월간지 ‘소년’을 창간하면서 신문화운동에 앞장섰다. 창간호에서 ‘우리 대한으로 하여금 소년의 나라로 하라. 그리하랴 하면 능히 이 책임을 감당하도록 그를 교도하여라’라는 창간 취지를 내세웠으며,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새로운 지식의 보급과 계몽, 강건한 청년정신의 함양에 힘썼다. 또, 창간호에 실린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는 신체시의 효시로서 문학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 초기에는 최남선 혼자 집필과 편집, 발행까지 도맡다시피 하였는데, 3권 2호부터는 이광수·홍명희 등이 글로 가담하여 개인 잡지의 성격에서 벗어났다. 1909년 3월에 발행된 제2권 제3호에 실린 ‘이런 말삼을 들어 보게’가 국권회복에 관한 기사로 압수되는 등 여러 차례 압수와 발행금지 처분을 반복하다가, 1911년 5월에 발행된 제4권 제2호에 실린 박은식의 ‘왕양명선생실기’로 인해 압수, 일제에 의해 결국 발행 정지를 당하였다. 최남선의 ‘소년’은 단순한 잡지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신문물을 도입한 문화의 선각자였다. 아울러 ‘소년’은 1920년대 우리나라의 ‘개벽, 창조, 개벽, 폐허, 장미촌’ 등 잡지 탄생에 불을 댕겨 문화계에 뿌리 역할을 했다. 당시 잡지의 역할은 30년대 들어 신문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기 전까지 문학은 물론 서구 신지식이 소개되는 매체로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다. 당시 잡지는 암울한 식민지 상황에서 모국어를 지키면서 일반 대중과 애환을 함께 했다. 그러나 문예지나 대중지를 불문하고 모든 잡지가 일제 당국의 사전 검열 조치에 숨죽여야 했고, 특히 1937년 이후부터는 잡지 앞머리에 반드시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황국신민의 서사’를 실어야 하는 불행을 겪기도 했다. 광복 이후에도 잡지는 정치적 격변기에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잡지는 시대에 굴복하지 않고 언론 문화에 기여했다. 잡지는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 제공을 하는 기능부터 사회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공론화하여 지성인들의 갈증을 해소하기도 했다. 또 우리나라 잡지는 문예지의 기능을 함께 하면서 한국 문학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한국잡지협회는 민족문화의 전승과 건전한 언론 창달 및 잡지계의 발전을 추구하고, 회원사간의 이해 증진과 친목을 도모할 목적으로 1962년 10월 26일 창립되었다. 그 후 협회는 잡지의 질적 향상과 잡지인의 권익옹호 및 복리증진을 추구하면서 명실 공히 언론단체의 하나로 성장해 왔다. 잡지 협회는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선도하는 매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초고속 인터넷과 디지털 시대 흐름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이 날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제45회 잡지의 날’ 기념식에서는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시사문학잡지 ‘개벽(開闢)’의 발행인을 지낸 고(故) 차상찬 선생에게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차 선생은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 항일 저항시를 게재하다 강제 폐간 당한 ‘개벽’ 외에도 ‘신여성’ ‘학생’ ‘별건곤’ 등 잡지 10여 종을 발행한 잡지 경영인이자 문필가였다. 이 밖에 박종현 아동문예사 대표가 문화포장을, 이기만 한국플라스틱기술정보센터 대표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아울러 잡지 협회는 잡지가 100여 년의 역사 속에서 국민들의 계몽활동은 물론 우리 생활 속에 머물며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자부하고 전 국민과 관련된 행사도 함께하고 있다. 그 사업으로 2008년부터 전 국민 잡지읽기 수기 공모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 수기공모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안산 초지고에 근무하는 윤재열(‘잡지, 결핍을 메워주던 삶의 에너지’)이 차지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8일) 십여 일을 앞둔 고3 교실은 한 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향학열로 불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찌감치 수시모집에 합격하여 수능시험이 무의미해진 아이들이 막바지 수능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능과 관계없이 학교 내신과 면접, 적성검사, 논술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수학능력시험일 이전에 합격자를 발표함에 따라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의 경우, 지난 9월 초에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원서를 낸 아이들은 수능포기각서와 관계없이 구태여 수능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합격 이후, 아이들의 해이해진 마음이 막바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앞선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을 무작정 귀가시키는 것도 문제가 많다. 그렇지 않아도 연말연시 기분이 들뜬 시기에 입시에 대한 해방감으로 아이들의 행동이 무질서해질 수가 있다. 본교의 경우, 아이들 대부분이 수시모집에 합격한 상태(11월 01일 기준)이기 때문에 수능시험을 꼭 치러야 할 아이들(수능 최저학력 만족)은 실제 20퍼센트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특별 프로그램(영어회화, 일본어회화, 한자쓰기, 컴퓨터교육 등)을 짜서 운영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의 생활지도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대학진학지도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알면서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시도교육청은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수능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가 의심스럽다. 아이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법. 설령 아이들을 설득시켜 시험을 치르게 한다 할지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최근 2학기 수시모집 전형에서 전문대를 포함해 4년제 대학 세 군데에 합격한 한 여학생이 담임인 내게 우스갯소리로 한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아이의 말이 그다지 기분 나쁘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선생님, 수능시험 꼭 봐야 하나요? 그리고 시험을 보지 않으면 수능응시료 환급해 줘야 하지 않나요? 돈 때문이라도 시험 봐야 되겠죠?” 그런데 그 아이의 마지막 말은 교사로서 한 번쯤 생각해 보는 대목이었다. 사실 수능원서 접수일이 수시모집 전형일자보다 앞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학합격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응시료(3개 영역 이하 3만7000원, 4개 영역 4만2000원, 5개 영역 4만7000원)를 내면서까지 수능원서를 제출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가는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수능시험에 응시하지 않을 경우 전형료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수시모집에 지원할 기회를 많이 부여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전형료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수도권 일부 사립대학이 2011년 수시모집 전형료로 벌어들인 수익금이 무려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국가와 대학이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장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수시모집에 12개 대학에 지원한 우리 학급의 한 아이는 수시모집 전형료로 약 80여만 원의 돈을 지출했다. 더군다나 지원한 모든 대학에 면접과 논술을 보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는 경비를 포함해 숙식비까지 수시모집에 지출되는 총비용이 무려 100만 원이 훨씬 넘어 학부모의 부담이 이루 말할 수 없다.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국가 차원에서 명확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십 여일도 채 남지 않은 대학입시를 위해 불철주야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수시모집 부작용으로 마음이 멍들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무엇보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응시원서를 낸 만큼 꼭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는 장(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
Q. 본교 학생이 질병으로 인해 장기결석을 하고 있습니다. 장기결석으로 인해 취학의무의 유예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A.「초.중등교육법」제14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제28조~제29조에 의하면, 유예는 아동의 질병, 행방불명, 성장 부진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 보호자의 신청으로 학교의 장이 취학의무 유예를 최종 결정합니다. 학교의 장은 면제나 유예를 결정하면 보호자와 초등학교는 읍.면.동의 장에게 중학교는 교육장에게 각각 그 내용을 통보하여야 합니다. 절차는 보호자가 유예 신청(의사진단서 등 유예신청서)을 하면 학교장이 유예를 결정(1년 이내, 교육권 보호)하여 보호자, 읍.면.동장, 교육장에게 유예 결정을 통보하면 됩니다. 유예 신청서류는 의사진단서 외에 교육감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읍.면.동의 장이나 학부모 소견서 등도 증빙서류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취학의무의 유예는 1년 이내로 하며,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다시 이를 유예하거나 유예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Q. 현재 공립학교에 재직중인 교사로 공립학교 임용전 사립학교 경력을 공무원연금법상 재직기간으로 합산신청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합산신청이 가능한건지요? A. 2010.1.1 공무원연금법의 개정으로 종전에는 임용일로부터 2년 이내에 합산신청을 하도록 하였으나 개정연금법에서는 공무원재직 중에는 언제든지 합산신청을 할 수 있도록 변경됐습니다. 합산신청 절차는 재직기간 합산신청서에 인사기록카드(사립학교경력), 병적증명서 또는 주민등록초본(군경력)을 첨부하여 소속기관의 연금담당자에게 신청시면 됩니다. 공무원경력의 경우에는 1990.1.1.이전의 경력인 경우에는 인사기록카드를 첨부하고, 1990.1.1. 이후 경력인 경우에는 합산신청서만 제출하시면 됩니다. ※ 사학연금법도 공무원연금법과 동일한 내용으로 개정됐습니다.
이규선 서울교대 교수는 10~1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 ‘미술관 가는 길’에서 정년퇴임을 기념해 15회 도예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 교수를 지도교수로 서울교대 미술교육과 출신 초등교사 30여명으로 구성된 사향동예회도 동참해 25회 사향도예전을 함께 연다.
교원평가를 해보니 시행 전부터 현장에서 예상했던 문제점들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먼저 교사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동료평가는 평가항목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에서 동료평가를 할 경우 교사 상호 간에 온정주의적 평가를 지향한다. 교사들은 단원 전개 기준안, 본시안 작성에 매진하고 학생 수업훈련을 시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수업평가에 대한 기준이 교사별로 다르고 수업 참관 횟수가 적어 일회성 전시성 수업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 서로 다른 교과의 수업 진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다. 전공별로 교과협의회를 운영하지만 소규모학교는 같은 전공을 가진 교사가 1, 2명 밖에 되지 않아 운영이 어렵다. 비교선생님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끼리 감정적인 점수 부여로 갈등을 빚고 있다. 생활지도는 인성교육과 관련해 중요한 요소이지만 학급에 별문제가 없으면 다 잘됐다고 평가해 그 결과를 일시에 입력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평가에 눈치를 보게 되고 후한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으로 평가를 하기에 학생들은 이성적으로 미숙하다는 것이다. 평가방법, 평가의 중요성 등 평가결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학생들의 평가는 직관적 느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장난을 치고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학생이 중심이 되어 평가를 좌지우지하며 열정적이고 진솔한 교사보다 적당히 편하게 해 주는 교사가 높은 점수를 받는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 원인을 교사에게 돌리고 분풀이를 하기도 한다. 컴퓨터실에 억지로 가서 평가하니 설문을 진지하게 읽을 시간도 없이 개인적인 감정을 그대로 쓰며 생활지도로 인한 반감을 고스란히 폭로한다. 성적이 좋은 학생도 ‘선생님! 잘 써드렸어요’라고 말하며 마치 도와주는 것처럼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어떤 학생들은 심지어 한 줄로 찍기도 하며 기타 의견란에는 막말을 써넣는다. 학부모 만족도 평가는 참여율이 저조하고 교사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져 신뢰성이 떨어진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를 묻지만 교장, 교감, 교사의 학교, 학급운영에 대한 정보와 접촉 기회가 없거나 적어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서류평가가 이루어지는데 학부모들은 자신의 평가결과가 노출되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껴 비판적 평가를 꺼리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에게 나름대로 정보를 제공하고 교원평가를 위한 학부모의 날을 열어 만족도 조사를 해보았지만 의미 있는 의견을 제출한 평가참여자는 대상자의 10, 20%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수업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여서 설문항목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공개 수업 일에 학교를 한 번 찾아온 학부모가 여러 교사를 평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PART VIEW].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원평가의 목적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있다면 평가취지, 평가방법, 평가과정, 평가결과에 있어 교육관련 당사자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시행하는 제도가 문제점이 있다면 밀어붙이기보다는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하고 학교현장의 현실적 여건을 반영하는 제도보완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우선은 교원평가의 동료평가에 있어 일반적인 방법의 수업평가보다는 부문별로 능력을 신장시키는 방법, 예를 들면 ‘창의적인 질문의 재구조화’ 등 전문성 신장에 주력하면 좋겠다. 수업, 생활지도 평가는 단위학교의 교장 · 교감이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교사들도 수업하기 전에 자기 수업이나 생활지도를 평가해보고 평가의 마인드를 확실하게 가지도록 권장했으면 한다. 학생들이 분위기에 휩쓸리는 평가를 지양하도록 하는 것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교사들을 공정하게 평가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향후 연구과제다. 더 나아가 교원이 원칙과 열정을 가지고 학생지도에 심혈을 기울이는데도 사실을 왜곡해 교원들의 교육의지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하는 현장의 실천적 소리를 귀담아듣고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독대란 원래 왕조 시대에 벼슬아치가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임금을 대하여 정치에 관한 의견을 아뢰던 일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흔한 일은 아니었다. 아무리 임금의 절대 권력이 강한 시대라고는 해도, 독대를 상설 소통 시스템으로 운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왕과 신하가 둘만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독대’는 특별한 사유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고, 또 그만큼 독대의 폐해가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독대는 권력의 수직관계가 뚜렷한 사이에서 일어나는 둘만의 대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권력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따라서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친한 친구 사이에는 아무리 둘만의 호젓한 대화 장면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굳이 ‘독대’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건 그냥 예삿일일 뿐이다. 실제로도 ‘임금과의 독대’는 흔치 아니하였으므로 독대는 예삿일이 아니었다. 권력자를 독대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권력을 표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독대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다녔다. 이는 요즘도 마찬가지이다. 독대의 반대 현상은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독대로 인해서 무시되거나 밀려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제도(조직)의 시스템에 따른 투명한 의사결정’ 같은 것이 아닐까. 건강한 시스템에 의해서 모든 것이 소통되고 작동되는 조직에서는 독대가 불필요하다. 누군들 이를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왕조시대의 유물쯤에 해당하는 독대가, 탈근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독대에도 전혀 합리성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직 내에서 소통, 특히 상층부를 향한 소통이 왜곡되거나 단절된다고 여기는 구성원은 최고 책임자에게 자신의 의견과 판단을 직접 전하고 싶은 의지를 가질 것이다. 오히려 윗사람에 대한 소통 욕구를 포기하고 무기력하게 순응하는 것보다는 독대의 의지를 강하게 발휘하는 편이 낫다고도 할 수 있다. 적어도 이 사람의 독대 욕구는 진정성이 있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최고 책임자 쪽에서 독대를 추구하는 데에도 그 나름의 합리성은 있다. 17세기 후반 영국 철학자 홉스는 세속적 공동체의 권력 현상을 논한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조언을 들을 때는 집단적 조언보다는 개별적 조언이 더 훌륭하다고 말한다. 개별적으로 들을 때는 모든 사람의 조언을 들을 수 있으나, 집단적으로 들을 때는 주류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 주류를 불쾌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잘 나타내지 못하거나 최소한의 찬성 반대 의사표시만을 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독대가 단순히 유해하다, 유효하다 따지는 것은 그야말로 독대를 기술적 수단으로만 보는 것 아닐까. 인간에게 권력 본성이 있는 한 독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일하는 존재이면서, 일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관계적 존재’인 한에는 독대의 유혹을 지니기 마련이다. 더구나 우리 모두가 고독한 실존적 존재임을 인정하는 한, 독대는 인간과 함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독대라는 불합리해 보이는 소통을 완전무결한 합리적 시스템 소통으로 대체하는 일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일지도 모른다. [PART VIEW] 스마트 폰과 이동통신 기술이 무한대로 진화되고 있다. 온갖 자료와 메시지를 자유자재의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일들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재택근무로 전환되고, 업무의 조정과 통제도 스마트 폰 체제 속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업무는 효율성과 투명성을 훨씬 더 높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굳이 특정의 직장 공간에서 얼굴 맞대고 만나지 않아도 되니, 집에서 일하는 동안 자유롭고, 육아 등 다른 일을 살피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저출산 문제도 점차 해결될 수 있다고 낙관하는 미래학자들도 있다. 물론 ‘독대’의 풍속은 발붙일 틈도 없어지지 않겠는가. 그러나 부정적 인식론 또한 만만치 않다. 그랬을 때, 사람과 사람의 인간적 관계에서 빚어내는 ‘관계의 향기’는 증발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일 중심 삶’과 ‘관계 중심의 삶’이 균형을 잃어버리게 되면, 그것이 진정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토양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일이란 것이 효율성만으로 담보되는 것인가. 효율성의 노예가 되는 인간이란 일하는 기계와 무엇이 다른가. 일과 여가는 그렇게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인가. 일 속에 삼투되어 있는 ‘사람들의 관계’는 효율성에 기여하지 못한단 말인가. 여기쯤에 이르면 사람 사는 사회적 관계의 한 전형이 독대인데, 그 독대를 쉽사리 몰아낼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투명성과 인간성의 대결도 만만치 않다. 투명성만 있으면 부패는 원천적으로 방지되는 것일까. 투명성이 강화되면 부패의 모드도 새롭게 변이하지 않을까. 일의 과정이 차갑게 투명하다는 것이 관계의 차가움까지도 필연적으로 불러오는 것은 아닌가. 인간과 사회의 총체적 도덕성은 투명성으로 인해 유익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런 주장에 줏대 없이 따라가다 보면 일상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특히 사람 중심의 관계에 치중하는 유교적 동양문화의 유전자를 지닌 우리로서는 ‘관계의 문화’를 놓치고 마침내는 삶의 원기까지도 놓치는 것 아닌지 우려하게 된다. 이처럼 반대쪽 주장에 귀를 갖다놓다 보면 ‘독대가 사라진 사회’를 이상적 풍경이라 해야 할지 삭막한 풍경이라 해야 할지 얼른 판단이 서지 않는다. 또 현실적으로 독대 금지를 누가 강제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이쯤 되면 아무리 투명사회가 되어도 ‘독대’ 자체를 완전 소멸시키기는 어렵지 않을까. 당위와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괴리가 있기 마련 아닌가. 그렇다면 ‘독대’가 진화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옛날식 권위주의 독대가 아닌 새로운 독대의 방식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어떤 진화 방책들이 있을까. 독대의 대화를 기록으로 남겨서 보관하는 일은 어떨까. 독대 자체를 공개하는 것도 한 방책이 되겠다. 조직 내 소통 방책이라면 독대의 기회를 공평무사하게 누리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무엇보다도 독대가 권력으로 작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대등하고 평등하게 만나는 독대는 불가능한가. 속된 말로 “계급장 떼고 맞붙는다”의 독대 모드를 만들 필요도 있다. 수직적 독대에서 수평적 독대로 바꾸어 나가자는 것이다. 권력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에서 아랫사람을 향해 먼저 수범을 보이는 것이 좋다. 이상적인 것은 그렇듯 수평적이면서 ‘진정한 정’을 나누는 것으로 꽉 차버린 독대라 할 수 있다. ‘진정한 정’ 이외의 아무런 목적도 수단도 아닌 그런 독대가 ‘지선(至善)의 독대’가 아닐까. 벌써 10년 전 일이 되었다. 군대 마치고 늦깎이로 우리 대학에 들어 온 이재경 군은 가슴이 따뜻한 청년이었다. 속이 꽉 찬듯한데, 때로는 순진한 열정으로 세상과 사람을 사랑하다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는 그런 상처들을 나한테 수줍게 털어놓는다. 내가 뭐라고. 나는 그런 이야기를 내게 털어놓는 그가 고마웠다. 막걸리 몇 잔을 나누며 열심히 들어 주었다. 이재경 군은 예술적 감수성과 국악 의식이 강했다. 그가 대학에서 이끌었던 국악 동아리는 늘 북적거렸다. 봄과 가을에 한 번씩 하는 학내공연은 성황이었다. 공연이 있을 때면 재경 군은 내 연구실에 들러서 “교수님 꼭 오세요!” 하고서는 급히 사라졌다. 나는 그러겠노라고 웃음 가득 화답했다. 그런데 무슨 피치 못한 일이 있었던가. 그 해 봄 나는 그의 공연장에 가지를 못했다. ‘아 이거 꼭 갔어야 하는 공연인데!’ 낭패를 되새기던 나의 모습도 생각난다. 재경 군이 다시 찾아왔다. “가을 공연에는 꼭 오세요. 졸업 공연이거든요.” 그래 꼭 가마. 나는 마음으로 다짐했다. 그런데 공교로웠다. 가을 공연 날에 나는 병원에 누워 있었다. 그의 공연에 갈 수 없었다.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해 가을이 다 갈 무렵, 연구실 서창으로 오동잎과 더불어 해질 무렵, 이재경은 전화를 걸어왔다. 10분 후면 교수님 연구실에 갈 터인데, 30분만 자기에게 시간을 내어달란다. 자기 외에는 그 누구도 연구실에 들어오지 않도록 해 달란다. 이른바 ‘독대’를 신청한 것이다. 잠시 후 이재경이 연구실로 들어섰다. 그는 들어오자 말자 연구실 출입문을 안에서 잠근다. 이재경 군은 머리 숙여 인사를 한다. 공연에 나를 모시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나 또한 아쉬웠다고 했다. “그러셨지요.” 그가 내 감정을 확인하고는, 나와는 좀 떨어진 출입문 쪽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대금을 꺼내들었다. “교수님이 지금 들으실 곡은 ‘하림성’이라는 대금 독주곡입니다.” 그는 나를 한번 싱긋 쳐다보고는 서서히 대금을 연주했다. 나는 이 사태가 무슨 사태인지 얼른 알아차리지를 못했다. 그러나 대금의 가락과 음조가 유장하게 번져나가면서 나는 잔잔한 음률에 휘말렸다. 이것은 나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이다. 재경 군이 왜 내게 독대를 청했는지를 비로소 알았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아주 큰 감동이 휘몰아 왔다. 20여 분의 시간이 잠간 사이 그렇게 흘렀다. 그는 단정하게 인사를 끝내고 약속한 독대 시간이 다 되었으므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막상 그가 돌아가고 나자 정말로 감당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이재경 군도 이제 경력 10년차 가까운 원숙한 선생님이 되었겠다. 지금은 어디서 그런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아이들을 독대하여 감동을 심어주고 있을까. | 경인교대 교수
“멋진 취미 가진 멋있는 리더 키우고 싶어” 일반계고의 관악부 창단,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일반계고에서 공부와 대학 진학을 빼고는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늘 공부에 치이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즐길 무언가를 갖게 해주고 싶었는데 도예, 풍물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 봐도 활성화가 되지 않았어요. 대학 진학과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죠. 음악 교사와 궁리 끝에 생각해낸 것이 바로 관악부였어요. 취미로도 좋고 열정을 가지고 연습하면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는 말에 ‘이거다’ 싶었죠. 관악부의 오케스트라 연주 자체가 일반학생들의 정서나 감수성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고요. 저는 음악에 문외한이지만 관악부가 학생들이 숨 쉴 공간, 또 취미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공간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습니다. 학력 신장도 중요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공부만 잘하는 엘리트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리더가 되길 바랍니다.” 군포고 관악부의 성공비결이 있다면. “관악부는 전적으로 지도교사의 역량에 달린 일입니다. 저는 전폭적으로 지원만 했을 뿐 실제적인 지도는 교사의 몫이니까요. 지도교사가 관악 전공자인데다(트럼펫) 학창시절 관악부를 해본 경험이 있어 아이들을 잘 이끌었고 주말, 방학도 없이 열정적으로 매달려줬죠. 단원 40~50명을 통솔해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이런 좋은 결과까지 내기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동아리처럼 운영해 음대에 진학한 선배 졸업생들이 후배를 지도하게 한 것도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공부하면서도 시간을 내 열심히 연습해준 아이들이 일등공신이지요. 예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윈드오케스트라팀을 운영하니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학교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아이들의 문화적 소양이 높아져 학교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학교 축제, 정기 연주회뿐 아니라 평소에도 쉽고 친근하게 오케스트라를 경험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 정서에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음악회가 재미없을 것 같지만 정기연주회 때는 1100석 군포문화예술회관이 늘 관객들로 넘칩니다. 오케스트라를 듣다 보면 음악을 알아야 하니, 동서양의 음악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런 것들이 아이들을 아주 멋지게 바꾸어 놓았어요. 외국에서는 학생들이 공부는 공부대로, 본인의 적성에 맞는 취미는 취미대로 열심히 하는데 저희도 일부지만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취미로 관악부 활동을 하던 학생이 카이스트에 진학해 롤 모델이 되기도 했죠. 아이들이 학교에서 직접 그런 사례를 보니 더 자극을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관악부가 3년 연속 주요 대회 상을 휩쓸면서 관악의 명문고로 학교를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아이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교과특기생육성학교 지정 제도 폐지 아쉬워” 관악부를 운영하는데 많은 예산을 비롯해 연습시간을 맞춰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우선 비싼 악기 가격이 문제였습니다. 그때 마침 군포시에서 학교 관악부 육성을 위해 예산을 지원해 악기를 장만했습니다. 여유교실이 부족한데도 몇 년 후에는 별도의 관악부 전용 연습실까지 마련했죠. 인문계고인 탓에 처음에는 관악부 지원자 모집도 어려움이 있었고, 함께 모여 연습할 시간을 낼 수 없어 힘들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관악부를 창단해 40~50명의 학생들이 열심히 활동했죠. 대학진학의 발판이 마련된 것은 2007년 경기도교육청의 관악특기생육성학교로 지정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군포는 평준화 지역인데 역시 관악특기생육성학교로 지정된 당동중학교에서 관악 특기생 10명을 우선 선발하고, 특기생들은 학교 지원으로 대학입시를 위한 전문 강사 레슨을 받을 수 있게 됐죠. 1, 2, 3학년 각 10명씩, 30명이 취미가 아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교육청의 예산지원이 올해로 끝난다고 들었습니다. “교육청에서 교과특기생육성학교 지정 제도를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흔히 농담으로 자녀를 음대에 진학시키려면 아파트 한 채 값이 든다고 합니다. 창단 이래로 30여 명의 학생이 음대 진학했는데 이 아이들은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전문 강사 레슨을 통해 대학에 갔죠. 관악부의 운영도 좋지만 교과특기생육성학교로 지정되면서 재능이 있어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음대 진학의 길이 열리게 됐는데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또 특기생이 아니어도 인문계고에서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적성을 발견하는 희망이 되기도 했던 터라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관악부 운영이 어려워지겠네요. “여러 가지 난관이 있어도 어떻게든 관악부를 꾸려나가겠지만 교과특기생 우선 선발, 관악부 운영 예산이 부족 등은 저로서도 어쩔 수 없어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그래도 군포고는 사립학교여서 제가 관악부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고 지도교사가 바뀌지 않으니 어떻게하든 명맥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겠죠. 하지만 같이 관악특기생육성학교였던 군포 당동중(공립)의 경우는 당장 존폐의 기로에 놓일 것 같습니다. 요즘 관악 전공 음악 교사가 드물고, 관악부의 특성을 알고 있는 교사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공립이어서 교장이나 지도교사가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나면 상황은 더 힘들어집니다. 예산도, 지도할 사람도 없다면 폐지될 것은 자명한 일이죠. 3년간 어렵게 자리잡아온 관악부인데 안타깝습니다.” 연예인 찾아 방송국을 동분서주한 선생님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관악부를 지키려는 교장선생님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평교사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2년부터 군포고에 재직했는데 일반계고이니 공부가 최우선이고, 사립학교여서 생활지도도 엄격했죠. 그 당시 학생부장을 맡아 특히 더 아이들을 더 엄하게 할 수밖에 없었는데 한편으로는 늘 미안하고 안 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잠시나마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감동받을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 학교 축제에 큰 재미를 주기로 했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여주기로 마음먹고 무조건 방송국으로 찾아가 연예인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지금은 흔하지만 그때는 학교축제에 연예인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탤런트 김호진 씨가 설명을 듣더니 흔쾌히 와 줬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좋아하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정례화했습니다. 그렇게 일년에 단 한 번이라도 아이들이 웃고 숨 쉴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인권교육보다는 인성교육이 먼저” 교장으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저는 학력과 인성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키워내고 싶습니다. 인성교육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남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국가, 학교 등 공동체보다는 본인과 가족만 생각하고 공중도덕도 지키지 않죠. 제 학창 시절은 군대식 교육 같았지만 적어도 공동체 조직원으로서의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는 배웠던 것 같습니다. 교육자로서 인성교육을 그동안 제대로 못 해온 것 같아 마음에 걸립니다. 요즘 말하는 인권교육, 물론 중요하지요. 교사, 학부모, 위정자들이 학생의 인권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인권교육보다는 인성교육이 먼저입니다.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인성만 바르게 가지고 있으면 인권교육이 따로 필요가 없어요. 적어도 우리 사회 지도자, 리더는 기본적으로 봉사정신과 남을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기심이 가득 찬 리더는 세상에서 인정받을 수 없어요. 학생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인성, 무엇보다 그게 먼저입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
폐교 위기에서 국악 명문고로 최근 전남 진도 석교고(교장 하상규)가 최근 각종 국악대회에서 두각을 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다. 지역 인구 감소로 한때 폐교 위기까지 갔지만, 국악과를 신설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제11회 박동진판소리 명창 · 명고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대단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시골의 작은 일반계 고등학교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빠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일까? 이 학교 하상규 교장은 도교육청과 진도군, 지역 예술인들의 장기적인 안목과 적극적인 도움을 첫손에 꼽았다. 도교육청과 진도군의 행 · 재정적 지원, 수준 높은 지역 예술인들 강사 지원 등이 있었기에 이런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고 수준 국악 교육이 거의 무료 예술관련 교육비는 무척 비싸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기본적인 수업료도 비쌀 뿐 아니라 대학 진학을 하려면 고액의 과외수업이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교고에서는 이런 비용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도교육청과 군에서 강사료와 방과후학교 비용을 전액 지원할 뿐 아니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비까지 지원해 준다. 그래서 학생이 부담하는 비용은 기숙사 생활에 드는 월 5만 원뿐이다. 물론 수업료도 면제다. 이렇게 비용이 저렴하면 당연히 교육의 질이 걱정되겠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석교고의 국악강사는 모두 국립남도국악원 단원으로 전국에서 4개밖에 없는 국립국악원에 선발됐을 정도의 쟁쟁한 실력자들이다. 정규 수업시간은 물론 방과 후 시간까지 이런 수준 높은 강사들에게 수업을 받으니 석교고 국악반에는 따로 과외를 받는 학생이 거의 없다. 저력의 근원은 기본기 위주의 교육 석교고가 각종 대회에서 거두고 있는 수상실적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학생 대다수가 고등학교 입학 후 본격적으로 국악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며 자라는 경우가 많은데, 석교고 학생들은 불과 1~2년 사이에 이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성과의 바탕이 된 것은 바로 운지법이나 발성법 같은 기본기 위주의 교육이다. 이는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차후 대학에 진학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탄탄한 발판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석교고의 교육철학에 따른 것이다. 또한 공연경험이 별로 없는 학생들이 무대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있도록 매일 방과후 시간에 무대공연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1시간 이상 전문가와 일대일 맞춤식 지도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하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국악교육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국악 영재교육을 받은 학생에 비해 부족한 점은 있겠지만, 어설픈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 공연을 펼치니 대회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짧은 시간 내에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앞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데 주력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국악 교육에 더없이 좋은 환경 석교고의 장점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환경이다. 깨끗한 자연에 둘러싸인 입지조건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사회에 전통문화가 잘 보존돼 있어 일상생활 속에서도 늘 우리 전통가락을 친숙히 접할 수 있다. 강강술래를 비롯한 무형문화재만도 여러 가지다. 학교에서 10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남도국립국악원에서는 매주 금요일 단원들과 전국적인 단체나 명인의 정악 공연이 열리고, 향토문화회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민간 예술가의 민간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이러한 공연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참여도가 무척 높은데, 어설픈 공연을 했다가는 혹독한 비평을 면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객의 수준이 높아 학생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된다. 지역사회의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교사의 별도 지시가 없어도 거의 모든 학생이 자발적으로 매주 공연을 관람하며 안목을 키우고 있다. 또한 올해 3월 2일 개관한 기숙사에는 학생들의 생활공간 외에도 1층에 국악연습실이 갖춰져 있어 언제든 개인연습을 할 수 있고, 4층에는 교원 숙소가 있어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중국 동포에게 전하는 남한 국악의 멋 현재 석교고에는 남한의 전통 가락을 배우기 위해 중국 길림 · 장춘 · 장백 지역에서 온 한국계 중국인 학생 4명이 재학 중이고, 내년에도 2명의 학생이 입학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도 조선족을 중심으로 전통 국악 공연이 꾸준히 열리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대부분이 북한식 국악 공연이었다. 같은 민족의 국악이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반인이 들어도 큰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남북한의 국악에는 제법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올해 6월 중국 길림시에서 열린 조선족민속예술제에서도 북한식 국악공연이 주를 이뤘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석교고 학생 3명이 남한식 국악 공연을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매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석교고는 앞으로도 중국 조선족군중예술관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남한식 국악을 중국 동포에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이 대학까지 마친 후 중국으로 돌아가면 우리 문화 전파에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년째 되는 내년부터가 더 크게 기대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국악반 개설 3년째인 내년이라고 할 수 있다. 첫 졸업생들이 대학입시에서 어떠한 성과를 거두느냐가 앞으로 이 학교의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예능계 입시지도는 일반계와 다르기 때문에 석교고는 이 부분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다. 석교고 자체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미 각종 대회에서 다수의 수상 실적을 냈을 뿐 아니라 내년에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체 학년이 갖춰져 보다 체계적인 수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하 교장은 “지금까지가 시작단계였다면 앞으로는 하나하나 체계를 잡아가야 하는데, 전체 학년이 구성되는 내년이 학교의 체계를 세울 수 있는 적기”라며 “앞으로 석교고가 국악명문고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틀을 다질 것”을 다짐했다. | 강중민 jmkang@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