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54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최근 학교는 물론 온 나라가 사상 초유의 급식 사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더구나 집단 식중독 사태가 식품업체로서는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대기업이 관리하는 위탁업체라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라는 것 외에 감염경로나 책임소재를 속시원히 밝혀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면이다. 사고가 터지자 모두들 기다렸다는듯이 위생관리와 감독체계 부실, 이윤추구에 급급한 위탁급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학교급식은 직영 전환만이 대안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학교에서 급식을 직영체제로 전환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나름대로의 논리로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그렇다고 위탁급식 옹호론자는 결코 아님도 아울러 밝혀둔다. 다만, 각각의 문제점을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제주도는 학교급식을 100%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국 유일의 시범 지역으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급식지역이라는 격려를 받아왔음은 물론이다. 그러면 제주도는 집단 식중독 사고 등 학교급식의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됐을까. 그렇지 않다. 매년 4~5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의 규모와 학교 수를 감안하면 오히려 더 높은 사고율이다. 학교 직영급식이면서도 똑같은 잘못이 나타난다면 급식의 문제가 다른데 있다는 말이다. 물론 직영급식, 위탁급식은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다. 직영급식 체제는 관점에 따라 나름대로 장점이 많을 수 있다. 우선, 학교장의 전적인 책임 하에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학부모의 노력봉사를 포함해 재정적 절감효과가 있으며, 급식 운영상 문제점이 있을 경우 즉시 조치할 수 있다. 특히 학생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영양교육이나 식사예절 등의 식생활 교육을 할 수 있으며 학부모와 교사들이 배식에 관여하므로 보이지 않는 인성교육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교육당국에서 시설비와 인건비 일부를 부담하고 지방정부로 부터 운영비를 일부 지원받음으로써 학부모의 급식비 부담을 다소 줄여줄 수 있다. 따라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위탁업체와는 달리 양질의 식재료 사용에 따른 보다 균형 잡힌 영양식을 제공할 수 있고 위생안전과 관련,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즉시 개선조치가 가능한 점도 직영급식의 좋은 측면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직영급식의 바람직한 면을 부각시키며 체제 변경을 유도하거나 이제는 아예 법으로 직영을 의무화하려는 추세다. 그러나 현실을 조금만 직시하면 직영급식만이 모든 급식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상은 다소 성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슨 제도이든 운영 방법 내지는 관리가 중요한 것이지 제도가 잘못되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직영이냐, 위탁이냐를 결정하기에 앞서 각각의 문제점을 꼼꼼히 짚어보고 대안을 세운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학교급식에서 직영체제가 나름대로의 많은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할 수 없는 문제점 또한 적지 않다. 첫째, 모든 학교에는 영양교사는 물론 국가가 인정하는 조리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총정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현행 교육부의 회계제도 하에서는 배치되는 영양교사 수만큼 수업담당 교사가 줄어 사서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치료교사 등과 함께 학교현장에서 정원관리상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 둘째, 학교장 등 교직원의 책임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문제점이다. 급식 사고 발생 시 관리자는 도의적 책임을 넘어 1차적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음식물 책임배상보험’ 등 각종 보험가입을 통한 위험에 대한 대비책이 갖춰진 대형 위탁업체와는 달리 위험에 무방비 상태인 학교장이나 행정실장 등은 사활이 걸린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책임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셋째, 직영체제라고 해서 반드시 양질의 식재료만 사용하거나 예산이 크게 절감된다는 보장이 없다. 기업이윤을 증대시키기 위해 식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하거나 가격 급등에 대비한 저장 관리가 가능한 대형 위탁업체와는 달리 학교는 이런 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에 대처하기 어렵다. 공동 전처리시스템, 업무 분업화, 식단 개발, 서비스 개선, 첨단설비ㆍ시설 활용 등 업무 효율성을 위해 첨단 식품산업기술을 활용하고 적용하는 측면 또한 학교는 전혀 고려할 수 없다. 넷째, 가장 큰 문제는 직영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예산 문제다. 현재 전국에는 초등학교의 99.6%, 중학교의 75.2%에 직영급식을 하는 반면 고교의 경우 직영급식 비율이 6.3%에 불과하다. 직영으로 전환하는 데 학교당 대략 시설개선 등 2억 원씩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직영으로의 전면 전환은 범국가적 차원 아니면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다섯째, 급식관련 시설이나 지원을 받는 일부 인건비를 제외한 급식 종사원의 인건비 추가 등이 결국 학부모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최소한의 시설 외에는 투자를 피함으로써 안전과 급식의 질 저하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건비도 절감하기 위해서 인력 채용을 최소화 하면 학생들에게 기호도에 따라 다양한 식단을 제공할 수 없고, 결국 학부모의 지원을 받거나 전문성이 없는 아르바이트나 학생까지 동원함으로써 급식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섯째, 원재료가 오염된 상태에서는 학교급식에서 집단 식중독을 방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안전하고 품질이 좋은 우수 농산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의 가공과 안전관리 기술에 대한 노하우가 학교에는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연 학교가 전문업체 이상으로 관리ㆍ유통 단계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문제다. 실제로 직영학교에서 식재료는 ‘최저가입찰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몇몇 업체가 담합하여 응찰함으로써 서로 돌아가며 낙찰되거나 경쟁력을 갖춘 몇몇 업체가 수십 개 이상의 학교를 독과점 하는 현실을 뻔히 보면서도 현행법상 학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이 외에도, 위생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업체와 관련자를 제재하기가 어렵다거나 급식관련 업체의 로비활동, 횡포 등에 학교가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것도 일이다. 학교장이 학력신장이나 학교운영 등 고유 업무보다는 사고예방을 위해 급식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기현상’이 벌어질 것이며, 급식사고가 나더라도 학교 내에서 은폐 또는 축소되는 경우도 우려된다. 결론은 이렇다. 직영급식이든 위탁급식이든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단점은 없애고 장점을 신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정부나 교육당국은 직영이냐 위탁이냐에 지나치게 집중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 올바른 식생활 지도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국민 식생활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지, 교육의 일환으로 학교급식이 운영되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학교급식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김정휘 | 춘천교대 교수․교육심리학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지난해 9월 22일 전국 국․공립 및 사립학교 교사의 정신적 질병 실태를 조사한 교육부의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심한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을 비롯해 정신질환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무방비 상태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교사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지 않아 총체적인 점검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정신적 질병으로 휴·면직 처리된 교사가 전국적으로 35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248명은 일정 기간 휴직한 뒤 교단에 복귀했으나 아무런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들이 휴직 기간에 제대로 진료를 받았는지, 정상으로 회복됐는지, 복직한 뒤 꾸준히 진료를 받고 있는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실정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정신질환으로 휴직한 공무원이 복직할 때 별도로 담당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어 보완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에 드러난 숫자는 2년 6개월 동안 정신질환으로 휴직한 교사들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교육부가 교사를 대상으로 정신적 질병 실태를 조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들 교사 가운데 3명은 숨졌다. 명예 퇴직한 교사는 5명이었지만 39명은 스스로 사직서를 썼다. 51명은 아직 휴직 중이다. 이 가운데는 지난해 9월 1일자로 휴직한 뒤 1년이 넘도록 여전히 교단으로 돌아오지 못한 교사도 있다.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1년까지 휴직했다가 학교로 돌아온 교사는 지난해 6월 말 현재 248명이다. 현직에 있는 교사들이 앓고 있는 질환은 우울증과 조울증이 많았다. 135명이 이 질환으로 휴직했다. 이 가운데는 세상을 살아가는 의욕을 모두 상실한 상태로,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심한 증세의 ‘주요 우울증’을 겪은 교사가 7명이었다. 영화배우 이은주 씨도 이 질환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질환을 앓고 있는 교사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면 위험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이종섭 다사랑병원 원장은 “정신 질환을 앓았다는 이유만으로 교단에서 퇴출시키려고 한다면 굉장히 무리한 태도”라며 “2∼3개월 집중적으로 입원·통원 치료하고 이후에 규칙적으로 전문의 진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원장은 그러나 “주변 눈치를 보고, 소문을 두려워하느라 정신과에 가지 않고 단순히 집에서 휴식만 취하다 병을 더 키우는 사례가 많다”고 우려했다. 이주호 의원은 “2003년 이후 신체·정신 질환으로 휴·면직 처리된 교사 2411명 가운데 750명은 ‘공무상 질병’이 인정될 정도로 교단에서 병을 얻는 일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교육부 계획대로 이들을 무조건 ‘부적격 교사’로 판단해 퇴출해서는 안 되며 교사들이 ‘절대로 걸려서는 안 되는 질병’과 ‘잘 걸리는 질병’을 건강진단 항목에 추가하는 등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요한 것은 자료에서 나타난 발생률보다 더 많은 교사가 신체적․정신적 질병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그 발생 원인은 스트레스나 탈진을 지목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의 신체․정신 건강에 대한 복지․관리 대책은 불충분해서 심신이 건강치 못한 많은 교사가 방치되고 있다. 필자는 교육의 책무성 면에서나 학교의 중요한 목표들 중의 하나가 교사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하고 보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계의 역량과 자원의 이용 가능성에 비추어 볼 때 교사들을 괴롭히는 직무 스트레스 관련 질병과 교사의 건강 악화를 예방, 감소,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교육계가 충분히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그러한 노력이 만족할 정도로 기울여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의 교육복지 대책안에는 교사를 위한 복지대책은 빠져있고 학생 복지대책만 제시되어 있다. 만연되어 있는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탈진은 교육과 학교의 책무성, 교사의 근무 의욕과 효율성 및 사기를 저하시키고 교사의 정신건강 악화를 발생시키는 위험요인이며 교육력 약화를 초래한다. 교육부는 교사가 경험하는 직무 스트레스의 효과적인 해소 및 관리도 기업화된 교육․학교경영의 일부라고 보고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관련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건강하지 못한 교사에게서 건강한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새터민 학생, 이제 걱정 없이 공부해요” 지난 3월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새터민(북한이탈주민) 청소년들의 남한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중·고 통합 특성화 학교 한겨레중·고가 개교했다. 학교법인 전인학원(이사장 박청수)이 설립하고 교육부가 시설비를, 통일부에서는 운영비를 지원했다. 곧 다가올 새터민 1만명 시대를 앞두고 이 학교의 곽종문 교장을 만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한겨레 학교의 개교 의미, 새터민 청소년들의 남한사회 적응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통일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이념과, 문화 격차를 줄이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다음세대를 길러낼 교육”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새터민 학생들은 늘어나는데 정부지원은 갈수록 줄어 고민”이라고 우려했다. -한겨레 중·고는 어떻게 설립하게 됐나요? “2003년에 새터민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관련 기관, 학자들 사이에서 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당시에 한국에 입국하는 새터민들 중 청소년의 비율이 20% 정도로 높았는데 이들의 남한사회 부적응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나이가 어려 적응이 빠른 초등학생은 취학률이 100%에 이르지만 중학교는 70%, 고등학교는 취학율이 10%밖에 안되는 실정이어서 이들을 전담하는 학교가 절실했습니다. 현재도 8000~9000명 정도로 추산되는 새터민 중에 1200~1300명이 청소년이어서 이들의 교육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학교 설립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경기 이천 율면에 학교를 설립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혐오시설로 생각해서인지 그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거셌어요.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가 적고, 하나원과 가까운 곳을 찾아 안성시 죽산면으로 옮기게 됐죠. 하지만 이곳에서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어 학교 설립이 1년 넘게 보류됐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설립이 계속 지연되면서 지난해에는 관련 부처에서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했습니다. 처음에 280명 규모의 학교였다가 지금은 140명 규모의 학교로 설립되는 상황입니다.” -아직 학교가 완공된 것은 아니지요? “지금 수업을 하고 생활하는 곳은 임시 학교입니다. 처음에는 학교법인이 학교 부지를 마련하면 교육부에서 시설비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특별법을 만들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관련 법규에 따라 학교가 먼저 지어져 인가를 받아야 교육부의 시설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지어진 학교는 법이 허용한 최소한의 기준만 충족시킨 규모이고, 내년 3월 정식 개교를 할 예정입니다.” -280명 규모에서 140명 규모로 예산이 줄었는데 앞으로 학교 운영하는데 문제가 없을까요? “예산을 삭감할 당시 두 달 정도 일시적으로 새터민의 입국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죠. 임시 학교 생활이라 올해는 40명 정도의 학생수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현재 학생 증가 추세를 보면 연말에는 150명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가 중·고 통합학교인만큼 6개 학년이 모두 누적되면 400명 규모의 학교가 될 것 같은데, 학교는 현재 140명 규모로 짓고 있는 실정이죠. 남한 학생들은 교실이 부족하면 다른 학교로 보내면 되지만 이 학생들은 다른 학교로 보낼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정책 판단이 합리적이지 못했죠.” -한겨레중·고 개교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지금까지는 새터민의 사회적응을 위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북지원사업은 해왔지만 국가가 정책적으로 국고를 들여 새터민을 위한 학교를 세운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습니다. 정부가 이제는 그들을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살피겠다는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한겨레중·고 개교는 통일을 준비하는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겨레학교에서 새터민 학생을 가르침으로써 통일을 대비하고 남북통합교육의 기초 작업도 할 수 있어 여러 가지로 발전적인 출발입니다.” -새터민 청소년들이 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같은 민족이지만 서로의 언어가 너무 달라 의사소통이 잘 안될 때가 많고, 사회체제와 문화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또 새터민 학생들이 탈북해서 한국에 입국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생긴 심리적인 상처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해요. 아울러 탈북 기간 동안의 학습 공백이 크고, 북한에서도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인민학교 중퇴자가 40%가 넘을 정도로 학습 결손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런 이들이 3개월 동안의 하나원 적응교육만으로 남한사회에 제대로 적응하길 바라는 것은 그저 바람일 뿐입니다.” -한겨레 중·고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일단 북한이탈주민이 국내에 입국하면 조사를 거쳐 하나원에서 3개월간 남한사회 적응 교육을 받게 됩니다. 한겨레학교는 하나원을 퇴소 하는 학생들 중에 신청을 받아 입학하게 돼요. 현재 34명의 새터민 학생, 30명의 위탁교육생들을 17명의 교사가 지도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국고로 지원돼 학생들이 기숙사비와 학비가 면제되고 일반 학교와는 달리 순수하게 새터민 학생들의 수준과 학습능력을 고려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가장 결정적인 특징은 일반학교와는 달리 초월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학력심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학력을 인정받아 졸업이 가능하고, 일반학교에 편입도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방학도 없이 1년 3학기제로 운영되는데 최소한 중학교 2년, 고교 2년 총 4년이면 정규 교육과정을 마칠 수 있습니다.” -새터민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교육과정 중 40%정도 국민공통기본과정을 배웁니다. 이것은 남한 학교와 공부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죠. 이밖에도 특기적성·직업능력 교육이 30%, 심리치료 및 사회적응 교육이 30%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학이 없어 학생들의 학습량은 많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선생님과 같이 공부하고, 또 매주 수요일과 주말에는 현장체험학습을 갑니다. 남한 학생들과의 학력차 때문에 기초학력을 다지기 위해 6개 학년을 12단계로 세분화 해 맨투맨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남한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를 경험 할 수 있는 현장학습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옳은 이야기입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보통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삶과 배움, 자신의 생활이 함께 어우러지는 교육이 이 아이들에게는 절실하죠. 새터민 학생들은 대부분 남한사회의 부유한 상위계층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갖고 옵니다. 꿈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현실을 정확히 바라봐야 해요. 현장학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 농촌, 서민 등 여러 계층의 생활을 경험하게 합니다. 서울 포이동의 판자촌을 찾는다거나 소록도 봉사활동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현장학습 후에는 서로 느낀 점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이후 분석해 보고서도 제출합니다. 무엇이든 정확히 보고 분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이죠.” -새터민 학생들을 교육하시면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새터민 학생들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의욕이 대단하죠. 그런 아이들이 저는 너무 매력 있어요. 조금만 도와주면 얼마든지 우리 사회의 훌륭한 인재로 자라날 것입니다. 또 이들이 가지고 있는 통일에 대한 절박함은 우리의 통일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교육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도 예산 부족 문제입니다. 교육자로서 학교에 들어오겠다는 학생들을 막을 수는 없어요. 그리고 이들은 맨투맨식 집중교육이 필요해 남한의 일반 학교보다는 예산이 더 많이 듭니다. 얼마 전에도 학교 운영비를 담당하고 있는 통일부에서 예산을 절반 가량 삭감한다는 연락이 왔어요. 계속 늘어나는 아이들과 줄어드는 예산을 가지고 학교를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입니다.” -한겨레중·고에서 올해 계획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해 주세요. “새터민 아이들의 교육을 맡다 보니 이들의 모든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학교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상담할 수 있는 ‘새터민 상담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사들이 누구든, 어떤 내용이든 상담을 하고 있어요. 새터민 뿐 아니라 이들을 돕고 싶어 하는 분들도 상담이 가능합니다. 정확히 알아야 도와줄 수 있거든요. 또 ‘통일문화형성을 위한 시범학교’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 인근 안성의 학교, 대안학교 등 각각 2개교씩 총 10개교가 참여하는데 청소년 또래 문화교육, 사회 적응 도우미 학생 간 교류 등을 통해 남북한 학생들이 서로 문화를 바꿔서 이해해보고 공통으로 통일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아직도 새터민에게는 더 많은 정보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간단한 실수가 평생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의료보험의 개념을 몰라 병을 키우기도 하고, 거주지 이전이 안되는 것을 모르고 직장을 따라 이사를 해 집을 잃기도 합니다. 또 이제는 우리도 자세를 바꾸고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가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서도 올바른 통일교육을 해야 합니다. 지금 세대가 바라보는 통일은 막연하기만 해요.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통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
조현호 | 울산 옥현초 교사 냄새 나는 이야기 인도여행을 하다 보면 마을 근처 들판 여기저기에 쪼그려 앉아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대개 페트병이나 물통을 한 손에 들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설마 하고 의아해했더니 곧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대자연 속 한 풍경으로 다가오더군요. 그들에게 있어 자연은 곧 그들의 화장실이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남겨놓은 그것을 길가던 돼지, 소, 염소 등이 파헤칩니다. 인도에 익숙해질수록 그런 모습들이 결코 불결하고 미개하다기보다는 탁 트인 공간에서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고 공존공생하는 성스러운 과정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중국여행에도 화장실 때문에 웃을 일이 많습니다. 급하긴 급한데 한참을 달려 도착한 휴게소란 곳에 들렀더니 남녀 공용인데다 칸막이 없이 옆 사람 혹은 뒷사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가 많지요. 기껏 칸막이가 있다 해도 고개를 쳐들면 옆 사람 모습이 훤히 보이고 게다가 앞문도 없는 경우도 많고…. 처음부터 냄새 나는 이야기로 시작되었지요? 이번 호에서는 은밀하고 때론 엉큼하며 나만의 공간으로 지극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뒷간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삼국유사에는 똥과 오줌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둘 있습니다. 신라 22대 지증왕은 옥경이 너무 커서 배필을 구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사자(使者)로 하여금 배필을 찾도록 하여 삼도를 뒤지게 되었는데 모량부 마을에서 개 두 마리가 북만큼 큰 똥 덩어리 양쪽 끝을 물고 싸우던 것을 보고는 그 똥의 주인을 찾아내 궁중으로 맞아 황후로 봉하였다고 합니다. 또 29대 태종무열왕의 비 문명황후 문희는 언니 보희의 꿈을 사서 황후가 되었습니다. 그 꿈의 내용인즉 선도산에 올라 오줌을 누는데 서라벌이 온통 오줌으로 가득 차더라는 것이죠. 둘 다 똥과 오줌으로 왕후가 되었으니 여러분도 그런 류의 꿈을 꾼다면 좋은 징조로 보이니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우리네 건축에서 뒷간은 집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시설입니다. 그러면서도 대개 ‘뒷간과 사돈네 집은 멀수록 좋다’라는 말이 있듯이 생활공간에서 저만치 떨어진 곳에 있지요. 그 으슥한 곳에는 귀신이 삽니다. 이 치귀는 더럽고 냄새 나는 뒷간에서 머물러야 하는 것도 억울한데 행여 누군가 그를 놀라게 하거나 화나게 하면 좀체 화를 풀지 않고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고약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뒷간을 드나들 때는 인기척을 내서 귀신을 놀래지 않게 해야 했고 요강이 재산목록 1호가 된 것입니다. 휴급소와 해우소 뒷간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서양의 ‘rest room’은 휴식이라는 의미가 더 강조되고 화장실이라는 의미는 말 그대로 몸을 씻고 화장을 한다는 의미가 큽니다. 변소(便所)란 편안하게 볼일을 보는 곳이고 뒷간은 뒤, 즉 북쪽에 있는 방을 의미합니다. 측간은 집 귀퉁이에 붙은 건물을 이르며, 북수간(北水間)은 목욕이나 뒷물을 겸하는 공간을 의미하지요. 참선을 하는 절집에서는 뒷간이 동쪽에 있으면 동사(東司), 서쪽에 있으면 서정(西淨), 남쪽에 있으면 등사(登司), 북쪽은 설은(雪隱)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정방(淨房)은 몸속을 깨끗이 하는 공간을 말하며 정랑(淨廊)은 ‘깨끗한 복도’라는 의미에서 시작합니다. 절간의 뒷간은 대개 좌우 양쪽에 남녀의 칸을 두므로 좌우를 기준으로 복도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고 선암사나 연곡사처럼 ‘丁’자 형의 건물은 들어가는 입구가 복도로 되어 있지요. 그래서 정랑이 뒷간을 의미하게 된 것이죠. 청측(圊廁)도 우리네 뒷간을 의미하는 전통적인 호칭입니다. 해우소는 사찰중심으로 쓰이다가 근래에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말입니다. 해우소는 승당(僧堂), 욕실(浴室)과 함께 삼묵당(三黙堂)으로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절 뒷간에는 입측오주(入厠五呪)라고 하여 다섯 단계에 걸쳐 주문을 외게 합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부터 볼일을 마치고 돌아갈 때까지 각각 외는 주문을 이릅니다. 이는 뒷간에서 똥을 먹으며 산다는 담분귀가 주문을 듣고 자리를 비키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복잡한 듯한 이 청규을 통해 배설이 또 하나의 수도의 과정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입측오주는 다음과 같습니다.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탐욕과 성냄, 어리석은 마음 이같이 버려, 한 조각구름마저 없어졌을 때, 서쪽에 둥근 달빛 미소 지으리. 옴하로다야 사바하 비워서 청정함은 최상의 행복, 꿈같은 세상살이 바로 보는 길. …(이하 생략)… 해우소라는 말은 경봉 스님이 통도사 극락암에 계실 때 처음으로 등장하였다고 합니다. 6․25 전쟁 이후 하루는 스님이 나무토막에 붓으로 휴급소(休急所)와 해우소(解憂所)라는 글을 써서 뒷간에 걸었습니다. ‘휴급소’는 급한 것을 쉬어가라는 의미로 소변보는 곳을 의미하고 ‘해우소’는 몸속에 있는 큰 걱정을 떨쳐버리라는 의미로 대변보는 곳을 의미한다는 설명이었죠. 그는 세상살이에 바쁘다는 사람들이 정작 제일 중요한 자기 자신을 찾는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세태를 보고 휴급소에 가서 다급한 마음 쉬어가고 해우소에서 근심 걱정 버리고 가면 그것이 바로 도 닦는 것임을 일러주었던 것이었습니다. 궁궐의 매우틀 베르사유 궁전에는 뒷간이 없었다고 하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네 요강과 같은 이동식 변기에다 볼일을 보고는 구석진 곳이나 정원, 나무 밑에다 오물을 버리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그 당시 서구에서는 길가에 볼일 보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몸에서 나는 냄새를 감추기 위해 향수문화가 발달했고, 길가다 위층에서 떨어지는 오물세례를 피하기 위해 파라솔이 발달했다고 합니다. 높은 구두가 생겨난 것도 이런 세태에서 유래되었다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궁궐의 경우는 어떠했을까요? 조선시대 궁궐에는 뒷간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경복궁에도 뒷간이 28군데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단, 예외적으로 특수신분인 왕만큼은 배설작업에 있어서도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는데요, 왕의 배설물은 지칭하는 이름부터가 달랐습니다. 하늘 같은 임금님의 똥은 ‘매화(梅花)’라고 일컬었고 그의 오줌은 ‘매우(梅雨)’에 비유했다고 하네요. 임금의 눈물을 옥루(玉淚)라고 하고 임금님의 몸을 옥체(玉體)라고 일컫던 시절에 임금님의 그것마저 향기로운 것이라 해서 그렇게 이름붙인 것이죠. 그러니까 임금님 전용 이동식변기는 ‘매우틀’ 또는 ‘매화틀’로 불리었습니다. 창덕궁에서 발견된 매우틀은 높이가 21㎝, 너비가 39.5㎝ 길이가 22.5㎝ 정도 되는 크기로 나무로 틀을 만들고 주단으로 푹신하게 치장하였습니다. 장방형의 구멍이 뚫린 윗부분으로 볼일을 마치면 복이나인이라는 직책의 신하가 그릇만 빼서 처리했다고 합니다. 양쪽엔 두 발을 올릴 수 있게 발판을 만들어 두었고 앞에는 가리개를 꽂았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매추라고 불린 잘게 썰어놓은 여물을 바닥에 깔아두었다네요. 창덕궁 경운각에는 옛날 임금님의 변을 꺼내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현지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건물의 가장자리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 왕이 볼일을 보면 그 아래로 떨어지고 그것을 신하들이 꺼내어 왕의 건강상태를 체크했다고 하지요. 왕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였던 거죠.[PAGE BREAK] 절집의 뒷간 절집의 뒷간 중 대표적인 곳이 선암사 뒷간입니다. 절집 뒷간 중 답사 1번지라고 일러도 무난할 것입니다.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입구에 붙어있는 이름을 보고 ‘깐뒤’라 읽어야 할지 ‘뒤깐’이라 읽어야 할지, 오른쪽부터 읽어야하는지 왼쪽부터 읽어야 하는지 당황합니다. 그 당황함을 가라앉히고 좀 더 멀리 시선을 대하면 대변소라는 다른 이름이 붙어 있어 오른쪽부터 읽어야 함을 알 수 있지요. 그 규모가 보통이 아니지만 아래에 짚을 깔고 충분한 환기창을 마련해두어 냄새는 잘 나지 않습니다. 시인 정호승은 그의 시에서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라고, 해우소에 쭈그리고 않아 울고 있으면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고 노래했으니 여러분도 눈물 날 때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영월의 보덕사는 장릉의 원찰입니다. 그곳에는 120년이 넘게 원형을 간직한 뒷간이 잘 남아 있습니다. 나무로 만든 벽면 중간중간에 창살 대신 조그만 구멍을 내서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그 네모나고 십자꼴의 나무 구멍이 만들어낸 좌우 대칭의 아름다움이 절묘합니다. 그곳에 쭈그리고 앉아 벽의 나무구멍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으면 밑을 간지럽히는 바람의 장난이 비데와는 비교할 수 없이 시원합니다. 실상사에서는 위생과 청결의 논리로 일관된 이른바 ‘화장실 현대화 운동’에 밀려 재래식의 뒷간이 사라져가는 현실에서도 소중한 생명줄로서의 생태 뒷간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장애우를 위한 배려로 끈을 매달아 놓기도 하고 쪼그려 앉았을 때 앞뒤 구분 못 하는 분을 위해 ‘앗, 거꾸로네요! 뒤로 돌아앉아 주세요’라는 친절한 문구에다 ‘대변을 보신 자리에는 톱밥 반바가지를 꼭 뿌려 주세요’라는 당부까지 잊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땅을 살리고 먹거리를 살리며 농사짓는 농부님을 살리고 그 쌀과 채소를 먹는 우리들의 생명을 살려내는 길은 똥을 제대로 대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라는 큼직한 안내문까지 남아있어 뒷간 향기가 구수한 곳입니다. 비구니 절집인 동학사에는 해우실이 있습니다. 이 해우실로 건너가는 다리가 곧 해우교지요. 불국사 비로전 앞에 모아둔 돌로 된 변기를 보면 신라시대부터 수세식 변기가 있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배변기능의 복원을 위해 병산서원(屛山書院)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병풍처럼 펼쳐진 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대루가 그 산을 닮아 옆으로 길게 누웠습니다. 이 병산서원 오른쪽, 그러니까 고직사 앞쪽에 미로같이 동그랗게 말린 ‘한데뒷간’이 있습니다. 지붕이 없는 이 뒷간은 돌과 흙으로 담을 두르고 짚으로 용마름까지 짜 얹었습니다. 2년 전에 서원 고직사에서 하룻밤을 묵은 적이 있습니다. 새벽에 잠이 깨어 밖을 나와보니 밤하늘에 별들이 서로 자기를 봐달라고 발광(發光)하는 것이 여간 예쁘지 않았습니다. 휴급을 위해 문을 나서서 한데뒷간에 갔더니 밤하늘의 발광이 지붕 없는 그곳까지도 따라왔더랍니다. 격식과 틀에 얽힌 엄격한 유학의 공간에서 둥그렇게 말린 형태로 짚을 뒤집어쓰고 있는 이 머슴 뒷간을 보면 덜렁이 마당쇠가 용변을 보다가 도련님의 호출을 받고 바지도 제대로 올리지 않은 채 달려 나올 것 같습니다. 도동서원 내의 뒷간은 앞뒤를 분간 못 하는 사람들에게 앞뒤를 일러주고 있습니다. 나무로 된 가리개가 설치되어 있어서 작은 놈들(?)의 일탈을 막아주고 있습니다. 청도 운강고택 솟을대문 옆에 자리한 뒷간은 그 품격이 대단합니다. 뒷간 위쪽 부분에 나무를 깎아 난초문이나 산수문 등으로 치장하였습니다. 이곳의 뒷간과 인근 임당리에 있는 400여 년 전통의 내시가의 뒷간을 비교해 본다면 더욱 흥미로운 답사가 될 것입니다. 정여창 고택은 운강 고택과 더불어 고샅이 있어 유명한 곳입니다. 고샅이란 대문까지 이르는 골목길을 말합니다. 이곳 행랑채 옆에 있는 뒷간은 칸막이가 없는 2인용인데 오른쪽에는 복숭아형으로 바닥구멍을 내고 왼쪽에는 장방형으로 바닥구멍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사랑채에서는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구시를 볼 수 있습니다. 얇은 나무를 대어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도록 하였는데 집안 어른들이 이곳에 소변을 보면 하인들이 뒷처리를 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격조 높은 사랑채 한쪽에서 그런 비밀스런 공간을 엿볼 수 있지요. 구례 운조루 대문을 들어서면 왼쪽에 뒷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닥구멍 뒤로 짚을 마련해두어 거름으로 쓰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지요. 이 뒷간은 위성류라는 중국 원산인 나무 뒤에 자리하고 있어 숨은 멋이 느껴집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이제는 곪고 곪아 곧 터져버릴 것 같은 거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빈익빈 부익부에 대한 원성의 소리는 더 커져만 가는 것 같네요. 자기만 먹고는 순환시키지 않으려는 똥통 같은 생각에 사로잡힌 이들이 있는 한 원성의 소리는 더 커져만 갈 것입니다.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자기 몫 챙기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더 퍼 줄 수 있는 메세나[Mecenat]에 대한 마인드를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배변기능이 상실된 이 시대에 운조루에 있는 타인능해(他人能解) 쌀통을 그리워해 봅니다.
박준용 | 한양대 강사, 문화평론가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 간의 만남 사람들은 서로 간의 만남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간에 분명한 것은 관계를 통한 영향력이란 단시간 내에 그 결과를 나타나는 것이라기보다는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 결실을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교사와 학생의 만남을 전제로 한 교육도 여기에 예외는 아니다. 흔히 인용되듯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그런 지난한 인내와 계획의 여정 끝에 개인과 한 세대의 성숙된 인격이 형성되어 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문제는 아이들을 위해 내일은 어떨지 몰라도 오늘 당장은 그 결과를 가늠하기 힘든 수많은 선택을 결정해 나가야하는 막막함이요, 그런 이유로 막연한 내일보다는 오늘의 가시적인 성과와 결실을 요구하는 학생, 학부형 그리고 그 압력과 유혹에 흔들리는 교사가 있을 수 있는 교육 현실이다. 2차 대전 직후의 프랑스의 어느 싸구려 기숙학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 의 이야기는 바로 이런 현실로부터 시작된다. 문제아들의 '이름'을 깨달은 충격 아직 생생한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기숙학원의 아이들은 척박한 삶의 환경만큼이나 거칠고 제멋대로다. 이런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학교 측의 제1 지침은 이른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법칙에 따라 말썽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사고와 처벌의 악순환이 만성화되어가는 학교에 새로 부임하게 된 교사 마티유(제라르 쥐노)는 쇠락한 학교,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교사들, 천방지축인 아이들의 모습이 곧 실패한 음악가인 자신의 모습임을 깨닫게 된다. 전쟁과 같은 첫 날 수업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온 마티유는 거의 기대하지 않으며 아이들에게 적어보게 했던 미래의 꿈에 관한 글들에서 작은 충격을 경험한다. 겉으로 보면 커다란 문제 덩어리처럼 보였던 아이들이 실은 나름대로 꿈과 소망을 간직한 각각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는,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사실에 관한 낯선 깨달음이었다. 이후 마티유는 어떻게든 아이들의 개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학교 측과 다른 '반작용'을 실천하기 시작한다. 칠판에 자신을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그린 학생을 마찬가지 방식으로 그려 공개적으로 망신을 줌으로서 놀림을 받는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알게 한다든가, 야단맞은 보복으로 수위 아저씨를 다치게 한 학생으로 하여금 간호를 하게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소모적인 처벌보다는 스스로의 행동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식의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변화의 단초는 아이들이 대머리인 자신을 약 올리기 위해 지어 부르던 장난스런 노래를 접하는 순간에 시작된다. 교장 선생님이었다면 가혹한 처벌을 면하기 힘들었을 모욕적인 장난 속에서도 그는 가사를 지어내고 곡조를 붙이는 아이들의 창의성과 개성 있는 각각의 목소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내 합창단을 조직하기로 결정한다. 이후의 전개과정은 관객들이 이미 예측하고 있는 바와 같다. 우여곡절 끝에 훌륭한 합창단을 완성하고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난생 처음 인생에서 뭔가 멋지게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다시 깨달은 스승의 관심과 배려 이 지점에서 어떤 이들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교육에 관련된 영화는 천편일률적으로 전형적인 패턴, 즉 문제아이들, 탁월한 교사의 출현, 아이들의 변화, 성공적인 교육의 완성이라는 수순을 밟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별 문제없는 아이들을 평범한 교사가 가르쳐 적당한 진학률에 이른다는, 또는 문제아들이 무관심한 학교에서 방치되어 자포자기에 이른다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영화를 비롯한 예술의 판타지는 현실의 문제나 한계를 고민하는 교사를 비롯한 의식 있는 관객들에게 영화라는 자유로운 상상의 영역을 통해 현실에서 상상하거나 시도해 보지 못한 다양한 가능성을 구체화해 봄으로써, 현실의 구체적인 변화를 향한 매우 실질적인 자극과 통찰력, 지혜를 제공하는 장점을 가진다. 그리고 그런 자극은 겉으로 전형적으로 보이는 영화적 맥락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관점과 적용방식에 따라 다양한 삶의 모습처럼 다채로운 변화의 차별점으로 관객에게 다가서기 마련이다. 시작과 더불어 전형적인 교육영화의 맥락을 밟는 듯 보이던 영화 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교사 마티유를 비롯한 아이들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인하여 차별성을 획득하는데 성공한다. 여느 영화에서의 선생님들과 달리 마티유는 자신의 교육 방식에 대해 확고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는 때로 교장 선생님의 위압적인 태도를 어색하게 흉내내기도 하고, 처벌과 용납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감행하기도 하며, 문제아로 전학 온 몽당과 같은 거친 아이 앞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언뜻 보기에 일관성이 결여된 듯 보이는 마티유의 모습은 그러나 이러한 인간적인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이루어 보고자 하는 열망을 포기하지 않는 몸부림으로 인해 도리어 영화 속 가공의 인물이 아닌 생생한 현실감을 지닌 사실적 인물로 공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 의 인상적인 장면은 영화가 시작하면서 기숙학원 학생이었으나 위대한 지휘자가 된 모항주(자크 페렝)가 정작 자신에게 그렇게 큰 관심과 애정을 쏟았던 마티유 선생의 이름조차 기억하고 있지 못한 부분이다. 그는 자신을 찾아 온 옛 친구가 전해준 스승의 손때 묻은 일기장을 읽어 보면서 비로소 자신의 인생에 있어 마티유 선생이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는가를 깨닫는다. 그렇다.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성장하여 성공한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스승인 누군가를 칭송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기억'보다는 '망각' 쪽에 가깝다. 종종 실패는 타인의 책임으로 전가되지만 성공의 결실은 제 스스로의 것인 양 착각하기 쉽다. 더구나 어린 시절 헌신적이었던 스승의 관심과 배려의 기억은 너무나 쉽사리 사라지고 만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삶의 가치 하지만 영화 는 이런 현실을 질타하기 보다는 오히려 담담히 감내하며 살아가는 것이 교사의 길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중요한 것은 훗날의 기억과 칭송이 아니라 무명의 단역배우일지언정 아이들의 인생의 무대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마티유 선생이 충실히 감당했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아이들은 물론 교사 본인도 새로운 삶을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영화 는 유럽에서의 엄청난 흥행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멋진 합창단을 만들었음에도 시샘어린 교장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 파면된 마티유 선생이 결국 학교를 떠난다는 비극적 설정이 헐리우드식 행복한 결말에 익숙해 있는 국내 관객들에게 맞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영화 의 매력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손쉬운 행복한 결말을 택하기 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노력과 몸부림 때문에 도리어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된 결말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소신 있는 삶의 가치로움을 역설한 점에 있다. 겉으로 실패한 듯 보이나 진정 성공한, 이름 없는 교사로서 학교를 떠나는 마티유의 머리 위로, 쏟아지듯 날아드는 아이들의 종이비행기 편지에 담긴 참된 감사와 축복의 소리 없는 외침이 빛나는 영화, 이다.
김원석 | 협성대 교수·T.E.T. 트레이너 전통적으로 리더십 연구에서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가져온 것은 ‘훌륭한 리더는 어떤 자질을 갖고 있느냐’하는 문제이다. 비즈니스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연구에서도 이 같은 연구는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이론을 ‘리더십 자질 이론(leadership traits theory)’이라고 부른다. 과연 리더십 자질론의 입장에서 훌륭한 교사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지난 호에 필자는 대니얼 골먼의 감성리더십을 소개하였다. 그의 이론을 학교 상황에 맞추어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교실의 분위기는 교사의 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교사의 감정상태가 그대로 교실에 전달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얼마 전 스승의 날에 필자의 학과 학생회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생들이 교수들을 평가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요지는 교실의 분위기가 교수들의 개인적인 성향(성격)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다혈질에다 유머를 즐기는 A교수는 목소리가 교실이 떠나갈 정도로 큰소리로 말하면서 좌중을 쥐락펴락 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의 B교수는 언제나 강의실 분위기를 조용하고 진지하게 이끌어갔다. 문제는 교사의 영향력이 교실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의 말 한디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필자는 교실의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가는지, 얼마나 성숙한 모습을 보였는지 자성하는 계기이기도 하였다. 교사 리더십 자질론이란? 리더십에 대해 여러 가지로 정의하지만, 리더십이란 리더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많은 리더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힘(power)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힘이란 주로 물리적인 힘의 사용이 많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힘의 사용은 일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이 더 많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전통적으로 리더십 연구에서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가져온 것은 과연 훌륭한 리더는 어떤 자질을 갖고 있느냐는 문제이다. 비즈니스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연구에서도 이 같은 연구는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이론을 ‘리더십 자질 이론(leadership traits theory)’이라고 부른다. 수많은 정치학자들과 경영학자들은 훌륭한 리더십의 본질을 성공한 리더나 국민적 영웅들에게서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였다. 따라서 리더십 자질 이론은 ‘위대한 영웅’ 이론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리더십 연구에서 해묵은 논쟁중의 하나는 ‘리더는 과연 태어나는 것인가, 혹은 만들어지는 것인가?’라는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리더는 태어난다기보다는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복고적 성향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처음 번역한 의 스티븐 코비 박사가 이런 복고적 연구를 부추긴 대표적인 학자이다. 그는 원칙중심의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결국 리더십의 자질론으로 되돌아갔다. 리더십 연구는 자질론에서 출발하여 후천적 개발론을 거쳐 상황이론 등으로 발전한 리더십 연구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아직도 신학이나 기독교 교육학 등에서는 자질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훌륭한 교사는 어떤 교사인가? 리더십 자질론의 입장에서 훌륭한 교사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필자는 토마스 고든의 교사역할훈련(T.E.T.) 등 교사리더십훈련과정에서 과연 나에게 가장 영향을 주었던 선생님의 모습을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그때마다 많은 교사들이 우리에게 공부를 잘 가르쳤던 선생님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던져 주었거나 혹은 등을 두드려주면서 사랑을 베풀었던 모습에서 훌륭한 선생님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얼마 전 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30년 만에 고향을 찾아가서 친구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때 대화를 나누던 중 모든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는 선생님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수학을 잘 가르쳤던 선생님, 영어를 잘 가르쳐주었던 선생님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자신에게 가장 영향을 주었던 선생님을 이야기하면서 선생님께 대한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과연 교사에게 필요한 리더십 자질은 무엇일까? 여기에서 필자는 수많은 학자들이 열거하는 자질론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필자가 처음 강단에 섰던 초심으로 돌아가 평소 생각하고 있던 자질을 몇 가지 열거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관심 있는 독자라면, 나는 어떤 자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함께 점검해보는 것도 좋다. 1) 열정 교사가 갖추어야 할 최대 덕목은 ‘교직에 대한 열정’이다. 처음 교사로 발령받던 초심으로 돌아가 보면 많은 교사들이 이구동성으로 교직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열정들이 교직에 몸담은 기간이 길면 길수록 어느새 열정과 애정은 사라지고 직업인으로써 교직에 몸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기업체 임원을 지낸 로버트 그린리프가 젊은 시절에 성인들을 대상으로 기초대수를 가르친 적이 있었다. 기초대수를 몰라서 일자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그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수학을 가르쳤는데, 그들 대부분이 가감승제도 겨우 겨우 해내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가감승제부터 조금씩 가르치면서 대수로 다시 넘어갔는데 학생들이열심히 공부하여 고등학교에서 1년 동안 배울 내용을 단 몇 주 만에 끝낼 수 있었다. 그 후 고등학교 교장을 만난 그는 당시 고등학교에서 일반적으로 가르치는 방법보다 자신의 방법이 더 좋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때 교장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 하나 있네. 자네는 진정으로 대수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가르친 게야. 그렇지만 우리의 문제는 대수를 배우고 싶어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대수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일세. 우리 학생들에게는 자네 방법 역시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거네.” 이 교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교사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그러나 처음 교직을 선택할 때 다른 직장을 선택하지 않고(중간에 많은 교사들이 퇴직하였지만) 교직을 선택하여 굳건히 교직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교직에 대한 열정 때문이 아닌가? 얼마 전 내 강의를 들었던 대학원생 한 명이 “교수님께서 소개해 준 책 한 권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고 말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찾아오겠다고 전화를 했다. 교사는 바로 이런 일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켜 사람들을 변화시키겠다고 한다. 선거철을 맞아 공약을 내건 후보자들은 세상을 바꾸어보겠다고 한다. 그러나 위대한 스승이었던 예수 그리스도는 한 사람을 변화시켜 온 세상을 변화시켰다. 2) 헌신 교직에서 다른 직장과 달리 요구되는 덕목은 ‘헌신’이라고 생각한다. 나눔과 베풂의 정신이 없다면 교직은 정말 따분한 직업일 수도 있다. 어느 선생님은 노동절에 근로자들이 쉰다면 스승의 날에는 교사들도 쉬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함께 웃기도 하였다. 교사는 노동절이나 스승의 날에 놀거나 놀지 않거나 관계없이 가르치는 일에 헌신하기로 작정한 사람들이다. 오래 전 연세대 민경배 교수의 강의시간에 들은 내용이다. 어느 학교에서 신임교사가 배정되어 왔다. 그 선생님께는 학생 명단과 함께 ‘85, 90, 95, 97, 100…’이라는 숫자가 적힌 종이가 전달되었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친 후 시험을 치렀는데 학생들의 점수는 평균 60점을 넘지 못했다. 선생님은 실망했지만 낙심하지 않고 가르치고 또 가르쳤다. 심지어는 방과 후까지 남아서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친 결과 1년이 지날 즈음 학생들의 성적은 향상되었고, 마침내 처음 반을 맡았을 때 받았던 성적에 가깝게 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학기말에 교장 선생님은 이 선생님께 큰 상을 내리었다. 이유인즉 처음 선생님께 드렸던 종이쪽지는 학생들의 성적 점수가 아니라 그 반 아이들의 아이큐 점수였던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열심히 반 아이들을 가르친 결과 우수한 학생들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선생님의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이 학생들을 변화시킨 것이다. 역사상 위대한 작가 중의 하나였던 헬렌 켈러의 곁에는 셜리번 선생님이 계셨다. 그분의 헌신이 삼중고의 헬렌 켈러를 위대한 인물로 만든 것이다. 3) 사랑 교사가 갖추어야 할 세 번째 덕목은 학생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다. 학생에 대한 사랑이 없이는 교사의 열정과 헌신이 아무 소용없을 수 있다. 필자가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여러 교수님들로부터 배웠지만 그중 두 분의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모실 수 있었다. 한 분은 내가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지도교수였고, 또 한 분은 안식년을 맞이하여 모국에 와서 우리에게 미국식 경영을 소개해준 분이다. 지금은 모두 정년을 하셔서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이 분들의 공통점은 모두 제자에 대한 사랑이 깊다는 사실이다. 두 분 교수님은 필자에게 있어서 학문적 스승이기 이전에 인생의 조언자이고 멘토요, 코치였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결혼하는 문제부터 주택 구입에 이르기까지 자질구레한 일도 모두 의논할 수 있었고 그때마다 인생의 선배로써 이런저런 조언을 들었다. 우리 제자들은 매년 1월 초가 되면 항상 지도교수님댁에서 모인다. 처음에는 전공 제자들만 모였지만 지금은 여러 전공의 제자들이 모인다. 지난 겨울에 그 숫자가 40명을 넘어섰다. 그래도 선생님은 귀찮은 내색을 전혀 하시지 않고 반기시기 때문에 매년 숫자가 조금씩 늘고 있다. 20대에 만난 선생님을 이제 5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행복이다. 필자가 번역을 많이 하다 보니 지금까지 2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좋은 책이라면 무조건 우리말로 옮겨서 소개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또 한 분의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조교수 때에는 많은 책을 번역을 해도 괜찮지만, 부교수가 되면 번역서보다는 자기 저서를 준비하라는 당부이시다. 학자로서의 본분은 자기 생각과 주장을 펴는 저서를 세상에 내어 평가받는 것이라고 덧붙이셨다. 그동안 몇 권의 저서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선생님들의 배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안경애 | 경기 부천교육청 장학사 1. 왜 새교육으로부터 원고청탁을 받고, 바쁜 업무와 일상에서 한 박자 쉼표를 찍으며 작년 이 맘 때를 되돌아본다. 20여년을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만 매달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생활하였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만큼이나 급격하게 변화해나가는 교단 분위기 속에서 20여년은 빛나는 경력이 아닌 무능과 무기력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함께 뒤처지고 낡은 빛바랜 이름표가 되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접하게 된 한국교육신문사의 전문직시험대비 연수 강좌는 빛바랜 이름표 뒤에 꼭꼭 숨겨놓은 의욕에 발화점이 되었다. 하고자 하는 의욕과 해야겠다는 결심은 굳혔지만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던 그 때 한국교육신문사의 전문직 특강은 가뭄의 단비였다. 연수를 통해 학습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해 나가야 할 방향을 잡았으나 산 너머 산! 돌아서면 잊어버리기가 일쑤인 40대 중년 아줌마의 건망증과의 긴 싸움이 시작되었다. 2. 무엇을 가. 교직, 교양(교육학 및 교직실무, 25점) 나. 전공(논술, 25점) 다. 기획능력(20점) 라 면접(30점) 마. 서류 전형(30점) 5개 항목이 130점 만점 척으로 구성 3. 어떻게 가. 교직, 교양(25점) (1) 교육학 이론서를 손에서 놓은 지 오래되고 보니 교육학은 어휘조차도 생소하고 원리나 개념의 정립이 무척 어려웠다. 그래서 학습 계획이 마음먹은 대로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교직, 교양은 범위가 무척 광범위하여 장기간에 걸친 자기 학습 계획 수립이 필요하고 특히 전문직 대비 연수나 강좌 수강을 통해 기본적인 이론 배경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육학 강좌 수강을 통해 기초적인 개념이 정립되면 ① 대충 읽고 책장만 넘기자 처음에는 알든 모르든 그냥 읽어가며 책장만 넘기며 교육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한다. ② 내용을 파고들자 전반적인 흐름과 개념이 정립되면 정독을 하면서 학자, 이론, 원리 등을 면밀하게 익혀 나간다. ③ 챕터별로 분철하여 내용을 정리하자 챕터별로 분철하여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데 정리할 때에는 방대한 내용임을 감안하여 확실히 알고 있는 내용은 제목 제시 정도만으로 그쳐야 한다. ④ 나만의 표기법을 만들자 워낙 광범위한 내용이다 보니 읽고 나서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내용들은 나만의 표기법(암기)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을 익히기 위하여 ‘(주)(상)이 (객)(사)(일)이 (궁)금해요’라는 표기법을 만들었다. 이는 주관화, 상대화, 객관화, 사회화, 일반화, 궁극화에 해당되는 표기법이다. ⑤ 교육학 책을 버려라 시험일 한 달 정도를 앞두고는 교육학 책을 볼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다른 것들을 준비하기에도 모자라기 때문에 그 시기에는 요약노트를 중심으로 학습해야한다. 그렇다고 교육학을 완전히 덮어버리면 건망증이 활성화 되고 말기 때문에 꾸준히 내용을 접하고 있기는 해야 한다. 하지만 책을 볼 시간은 없으므로 책은 잊어버리고 노트중심의 학습을 한다. (2) 교직실무 교직실무 책자 속에 제시된 실무 내용을 중심으로 꼼꼼히 살피고, 특히 관련된 여러 가지 법 규정은 ( )넣기 식 암기가 될 정도로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전문직은 교육행정직이기 때문에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모든 일을 추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관련 규정과 지침 및 새롭게 시달되는 공문 내용을 통해서도 실무의 방향을 읽어나가야만 한다. (3)그 외에도 신문기사나 교육관련 보도자료를 찾아보고 또 시사상식, 한자, 고사성어 익히기도 필수이다. 교직,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는 내용은 시사상식과 한자, 고사성어 까지를 포함하고 있으며 말 그대로 교양이기 때문에 교육과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식 범위 까지도 광범위하게 익혀야 한다. 나. 전공(25점) 전공은 논술이란 이름으로 불려 지는데 도교육청 및 교육부 각종 계획을 다운받고, 현장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논술 목록을 작성하고 그것과 관련된 내용들을 교육마당, 새교육 등의 교육 잡지를 통해 전문가의 관점을 분석해 둘 필요가 있다. 관련도서나 전문가의 관점 분석을 통해 이론적 배경이 정립되면 나름대로의 논조를 가지고 글을 써 본다. 자신이 쓴 글에 대해서는 반드시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글로는 논조가 분명한지 마인드 정립이 확실한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평소에 써 보지 않았던 글이기 때문에 논술 목록을 작성하고 하루에 3~4개정도의 글을 정해진 시간(10분에 1개정도)에 반복해서 써 보는 훈련 과정을 거쳐야한다. 특히나 논술은 ‘서와 결’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피력해야만 한다. 다. 기획력(20점) 기획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부장경력을 통해 많은 기획유형을 접해보았고, 스스로도 기획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준비에 별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전문직의 관점에서 자신만의 창의력과 노하우가 어필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의 기획이어야 한다. 특히 기획은 실행을 전제로 하는 조직적이며 효율적인 목표 달성 수단이기 때문에 추진근거와 관련 규정을 꼼꼼히 체크하여 계획 수립과정이 시작부터 끝까지 일목요연하여야 한다. 주어진 시간 60분 내에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를 접하면 전체적인 개요를 짜고 기획의 배경, 추진근거, 의도 및 목적, 실천내용, 실천기간 및 장소, 예산 등이 명시 되도록 하여야 한다. 시간 안배를 잘 해야 하므로 꼭 필요한 내용부터 채워나가고 세부추진계획과 같이 자세한 내용을 모두 작성하기에 시간이 부족할 경우에는 물결선처리 등으로 생략해 나갈 수도 있다. 만약 기획을 다 하고 나서도 시간이 남을 경우에는 기획내용과 관련하여 협조 공문, 내부 기안 등의 기안을 덧붙여도 좋을 것이다. 라. 면접(30점) 교사의 경우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늘 일상적인 대화를 해나가고는 있지만 막상 면접시험이라는 이름을 접하게 되면 누구나 떨리게 마련이다. 또한 면접 문항 자체도 일상적인 대화 내용이 아닌 교육과 관련된 자신의 태도나 신념, 의지, 관점을 피력해야 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하여 평소 1분 스피치 노트를 마련해 두고 혼자서 1분 스피치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면접을 위한 준비로서 복장과 용모를 들 수 있다. 복장은 너무 화려하거나 튀는 복장보다는 차분하고 안정감을 주는 수수한 복장이 좋고 용모는 단정한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하며 긴장하지 않으면서도 밝고 당당한 표정과 태도를 갖도록 한다. 면접실을 들어서면서 나오는 순간까지도 면접의 한 과정이다. 면접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면접관을 향해 공손하고 예의를 갖추고 손을 가지런히 모아 무릎에 올려놓고 의자에 앉는 등 자세까지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면접이 시작되면 침착하고 진지한 자세로 질문을 경청하고 질문에 대한 요점을 파악하여 또박또박 분명하고 자신감 있게 말하여야 하며 반드시 경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또한 밝고 온화한 표정으로 긍정적인 사고와 진취적인 신념을 지니고 있음이 드러나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특히 면접관은 많은 응시생으로부터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장시간 들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답변을 할 때에는 그러한 점을 고려하여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결론부터 간결하게 답하도록 한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한 다음 필요한 부분을 부연 설명하는 것이 좋다. 만약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였거나 잘 못 들었을 경우에는 정중하게 잘 못 들었음을 시인하고 다시 한 번 말 해 줄 것을 요구하여 질문의 정확한 의도와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이다. 마. 서류전형(30점) 서류의 경우에는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직 생애 전반에 걸쳐 이루어야 할 자신의 이력서로써 평소 서류전형 내용과 관련하여 연구, 표창, 위촉활동 등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여야 한다. 특히 위촉장은 도 단위 이상에만 해당되며 위촉기간도 1개월 이상인 것을 1년에 1개만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꾸준히 활동을 하여야 한다. 표창의 경우에는 교육장 표창까지도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이것 또한 1년에 하나만 쓸 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시험 전형 중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되어야 하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4. 맺으면서 학습하는 데는 왕도가 없다는 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전문직 시험이야 말로 학습하는 방법에 왕도가 없는 것 같다. 누가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고 권해주어도, 또는 어떤 이는 이런 방법으로 학습하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하더라도 내게 모두 맞을 수는 없다. 학습을 해 나가는 동안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이다. 결코 쉬운 길이 아니기에 걸어가는 동안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럴 때 자신과의 싸움에서 결코 물러서거나 져서는 안 된다. 어렵고 힘든 길로 들어선 만큼 건강과 자신의 학습 페이스를 잃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하다보면 분명 노력한 만큼의 성과는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나는 경험을 통해 힘주어 말할 수 있다.
신태식 | 본사 교육전문직 특강 교수 1. 원인분석형 유형 간 논점의 차이 원인분석형 논술의 출제형식으로는 '…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대책을 논술하시오', '…향상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문제점과 대책을 논술하시오'라는 식으로 서술된다고 하였다. 원인분석형 중 전 호에 소개한 교육 전반에 관한 문제와 청소년관련 문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크게 원인과 대안 분석의 틀과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 교육 전반에 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3가지 하위 논점 즉 인간과 관련된 문제, 정책과 관련된 문제, 환경 및 여건과 관련된 문제로 구분해서 제시할 수 있다. 예컨대, 참교사가 부재한 원인을 분석할 때,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교사의 전문성(도덕성, 사명감, 윤리성, 교과지도능력 등) 부족 문제, 교육정책(교사의 사기나 동기를 떨어뜨리는 정책이나 제도-부적격교사 퇴출을 위한 교사평가제, 교사의 복지정책 미흡 등)의 문제, 근무환경 여건(과밀학급, 과중한 업무, 관료적 통제체제 등)의 열악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이 가능한 것은 모든 체제나 조직의 하위요소를 크게 조직의 구성원과 조직을 통제하는 규범 그리고 조직을 둘러싼 주변 환경으로 영역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역화한 후 세부적으로 분석한다면 비교적 명료하고 논리적이기 때문에 독자나 평가자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청소년관련 문제의 원인분석은 크게 4가지 하위 논점 즉 청소년 개인의 성격이나 정체성의 미확립, 가정의 문제(핵가족화로 인한 가정교육 부재, 대화부족, 이기적 자녀교육관으로 지나친 기대와 과보호 등), 학교의 문제(입시위주의 지식전달교육과 지식중심의 평가체제), 사회의 문제(각종 유해환경이나 사이버상의 유해한 정보, 폭력 등 상업주의적 매스컴과 영상매체)로 구분하여 원인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개인, 가정, 학교, 사회 또는 개인을 포함한 가정, 학교, 사회로 분석한다면 청소년의 거의 모든 문제가 세 영역에 속하게 되므로 원인이 빠짐없이 분석된 논술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교육전반의 문제와 청소년 관련 문제의 하위 논점 분석방법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교육전반의 문제나 청소년 관련 원인분석형에서는 자신감을 갖고 답할 수 있을 것이며, 일상적인 토론이나 협의에서도 문제의 원인분석이나 대안제시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2. 원인분석형의 기출 및 예상 1) 중·고생들의 비행원인과 지도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95 경북) 2) 현대사회에서의 청소년 비행원인과 그 지도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91 경북·대구 초등, 경남 '92 서울, 제주) 3) 오늘날 청소년들의 비행이 격증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청소년 비행의 원인을 가정적 요인, 사회적 요인, 학교생활요인으로 분류진단하고 학교교육을 통한 지도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96 대구·전북, '97 경기) 4) 청소년 비행의 원인을 진단하고 학급 담임으로서의 지도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98 경기) 5) 집단 따돌림의 원인을 분석하고 학교에서의 대처방안을 논술하시오. 6) (동아일보 1999년 1월 8일자 '왕따' 관련 기사를 제시하고) 이를 참고하여 왕따의 원인과 문제점, 해결방안에 대해 3가지 이상 논하시오.('98 대전) 7) 집단 따돌림의 원인과 지도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99 전담교사 추가) 8) 학교폭력의 원인과 지도방안을 가정, 학교, 사회의 측면에서 논술하시오. 9) 학교폭력의 원인을 밝히고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시오. 10) 학교폭력의 원인을 밝히고 교사의 입장에서 예방책을 논술하시오. 11) 학교폭력예방특별법의 제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 보시오. 12) 학교폭력의 원인을 진단하고 학교교육 차원에서의 대처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96 경기·강원, '97 경기) 3. 원인분석형의 개요작성방법 1) 서 론 원인분석형에서 서론은 크게 주의환기, 문제의 심각성이나 중요성, 문제들이 사회와 국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제시함으로써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문제제기는 논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읽어보고 싶도록 하는 것이다. 서론에서 문제와 관련된 최근의 사건이나 사례, 통계치 등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참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즉 단도직입적 표현을 제시하고, 문제와 관련된 심각한 사례나 사건을 제시함으로써 원인과 대책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예컨대, '청소년의 집단 성폭력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논술하시오'가 출제되었다면, ①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다(단도직입적 표현). 그런데 얼마 전 울산에 사는 여중생이 밀양에서 수개월 동안 고교생 44명으로부터 집단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심각성을 제시한 사건소개). 또, '성폭력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논술하시오'라고 출제되었다면 ②청소년은 우리의 희망이다(단도직입적 표현).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사회지도층의 성폭력이 불거져 나오면서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민주시민사회 건설에 크게 공헌한 시민운동가의 성추행 사건, 모 대학교수의 여대생 성추행 및 성희롱 사건 등 지도층 인사들의 성폭력 사건이 심심찮게 기사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유사사건 소개). 이러한 문제는 성폭력의 피해자가 인격살인으로 인해 평생 악몽과 수치심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데 성폭력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다. 단도직입적 표현과 문제의 심각성이나 중요성에 대한 사례나 사건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론의 내용이 부족할 때는 이를 방치함으로 개인이나 학교 더 나아가 사회문제화되고, 국가의 기능약화(신용도 하락, 국가경쟁력 약화, 국가의 신뢰 상실 등)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도 문제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2) 본론 본론은 논술문의 핵심부분으로써 원인과 대안이 체계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원인이나 대책을 제시할 때 상식적인 수준의 지식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본 문제와 관련하여 교육전문가들이 분석한 원인과 대책들을 나름대로 소화하여 재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청소년 관련 문제에서 원인의 하위 논점은 개인, 가정, 학교, 사회로 영역화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청소년의 성폭력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논술하시오'의 문제였다면 우선, 청소년들의 성격성의 결함이나 자아 존중감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가정교육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어려서부터 남성위주의 성문화로 인해 여성이 경시되고, 불평등하게 대우받는 가정환경에서는 여성의 성이 보호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는 체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이 없고, 성상담이나 폭력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지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끝으로 여성의 성이 상업화되고 있는 각종 유해환경이나 인터넷 사이트의 범람은 청소년들을 유혹하여 성폭력 등의 비행을 유발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다음으로 대책에서는 원인에서 구분한 영역에 따라 대안을 제시하되, 원인과 상관없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가할 대안이 있다면 추가하면 될 것이다. 주의할 점은 영역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천방법이 제시되지 못하면 주장만 공허하게 메아리칠 뿐 구체성과 실천성이 약하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따라서 각 하위영역마다 '주장(…해야 한다) + 이유나 설명(왜냐하면, 즉, 예컨대) + 실천전략(이를 위해 ○,○,○이 필요하다)'을 제시하면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느낌이 든다. 물론 이유나 설명은 꼭 써야하는 것은 아니고 주장에 대한 보충 설명이나 이유를 제시할 필요가 있을 때 제시해야 할 것이다. 3) 결론 결론은 재강조하는 부분이다. 서론에서 문제제기를 했다면 본론에서는 문제가 요구하는 내용을 논점에 따라 충실하게 제시하고, 결론에서는 지금까지 제시했던 내용을 핵심내용 중심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결론의 내용은 단도직입적 표현, 요약, 전망이나 과제로 구성된다. 요약은 본론의 원인과 대책을 핵심용어 중심으로 묶어서 제시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표현으로는 '(원인)이 ~에 있는 만큼 ~의 (대책)이 요구된다' 등으로 제시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제시한 대로 실천된다면 어떤 긍정적 결과가 예측된다는 전망과 이를 위해 교사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마지막으로 강조한다면 좋은 인상을 줄 것이다. 예컨대, 청소년의 성폭력에 관한 문제라면 청소년은 우리의 희망이다. 청소년폭력의 원인이 남성위주의 성문화, 학교의 성교육 프로그램 부재, 여성의 성을 상업화하는 사회 풍조에 있는 만큼 남녀 평등한 대우, 가정과 학교에서의 체계적인 성교육, 유해환경 감시 등이 필요하다. 이렇게 될 때 성폭력문제는 사라지고, 남녀가 동등하게 대우받는 건전한 민주사회가 정착될 것이다. 이를 위해 남성들의 성에 대한 의식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결론 부분에서는 새로운 문제제기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마무리하면서 채점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4. 원인분석형의 개요작성방법(예시) 논제 1 : 학교폭력의 원인을 밝히고 그 대처 방안(해결 방안)을 제시하시오. Ⅰ. 序論 청소년은 우리의 희망이고, 학교는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이지메가 우리나라 매스컴에 소개되곤 하였으나, 이제는 우리의 교육현장에서도 학생 간의 학교폭력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최근 학교폭력 피해학생수가 16만 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의 학교폭력은 중·고교생에서 초등학생으로, 남학생에서 여학생으로 번지고 있으며 단순한 탈선을 넘어 조직화·범죄화 되고, 인터넷 폭력사이트를 모방한 범죄도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살해되거나 자살 또는 정신 질환 등에 이른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 학교폭력의 현실이다. Ⅱ. 本論 (1) 학교폭력의 원인 이처럼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학교폭력의 개인적 요인으로 공격적인 성격장애에 원인이 있다. 이러한 성격 결함으로 인해 이들은 반사회적 행위를 하고도 반성하거나 고민하지 않으며, 자아조절능력이 부족하고 윤리의식이나 도덕의식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 반항적, 충동적, 파괴적 행동을 하며 타인을 괴롭히게 되는 것이다. 가정 요인으로 오늘날 가정은 핵가족화로 인해 공동체의식과 연대의식이 약화되었으며 또한 가정의 교육적 기능의 약화, 부모의 바람직하지 못한 양육태도, 과잉보호 또는 지나친 규제, 결손 가정의 증가, 상대적 빈곤가정의 증가 등에도 원인이 있다. 이러한 가정 배경하에서 학생들이 반항적이며 공격적, 부정적인 성격으로 길러지고 있다. 학교 요인으로 입시위주의 지식중심교육은 이기주의적 학력주의 교육풍토를 낳게 하였고 지식중심의 교육에서는 입시과목을 잘하는 학생들과 그렇지 못하는 학생들을 구별하여 차별함으로써 반항, 도피, 폭력, 자살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과대학교, 과밀학급의 교육환경으로 인해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인간관계가 소홀히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개별지도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정서교육이 부재하여 심신의 조화로운 교육과 건전한 정서함양, 예절교육 등이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고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는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 또는 평가자와 피평가자, 학생과 학생과의 관계는 경쟁의 상대라는 인식을 가지게 하고 있다. 사회 요인으로는 고도산업사회로 인한 가치체계의 혼란과 공동체의 유대 관계가 단절되고 인간소외현상이 심화되어 폭력과 비합법적인 방법이 성행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상업주의에 편승한 매스미디어에 의한 폭력물 방영은 학생들로 하여금 폭력의 모방과 학습을 유도하고 있으며 사회의 유해환경은 학생들을 비행의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다. (2) 학교폭력의 대책 이에 학교폭력의 대책을 제시하면 먼저 개인적인 문제를 가진 학생은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관찰과 상담활동을 강화하며 상담과정에서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정에서는 부모의 긍정적 모형을 제시하고 가정의 교육적 기능과 가정 공동체의 회복이 절실하며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 부모의 올바른 자녀교육관 확립, 부모와 자녀 간의 시간같이 보내기, 자녀에 대한 건전한 여가지도 등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에서는 학생 스스로 남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인격도 지킬 수 있는 민주인권교육과 더불어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인성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동시에 학교 내·외의 비교육적 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생활지도도 강화되어야 한다. 학습에 있어서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개별화지도를 해야 할 것이며 학습자중심의 수준별 학습지도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 또한 사회적으로 비폭력 지향의 건전한 사회문화건설과 인간중심의 가치관이 확립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여나가야 하며, 각종 유해환경의 제거와 대중매체폭력에 대한 자율규제가 있어야 할 것이며 청소년의 건전한 놀이문화와 전용공간의 확보도 시급히 필요하다. Ⅲ. 結論 학교는 인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학교폭력 심화의 원인이 가정, 학교, 사회 전반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가정은 가정의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고, 학교교육은 전인적 인간 육성을 위한 교육적 목표에 부합하도록 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하며, 사회 전반에 도덕적이고 건전한 사회문화가 정착되고 인간중심의 가치관과 공동체의식이 확립되어 모든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논제 2 : 학교폭력의 원인을 학교차원에서 밝히고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술하시오. ※ 주의 : 이 문제는 본론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원인과 대책을 제시할 때 모든 원인과 대책을 제시하지 말고, 학교차원에서의 원인과 대책을 논술하라는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의 문제를 3가지 정도로 유형화해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의 본론만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학교 폭력의 원인 이처럼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학교폭력의 원인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으나 학교 차원에서의 원인을 살펴보면 먼저, 입시위주의 지식중심교육에 문제가 있다. 이러한 교육풍토 하에서는 교사들이 자연히 입시과목을 잘하는 학생들과 그렇지 못하는 학생들을 구별하여 차별하는 경향이 강하게 되고 이에 따라 학생들은 반항, 도피, 폭력, 자살 등의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또한 시험 준비 때문에 학생들에게 가하는 학교와 교사와 부모의 기대는 학생들에게 긴 시간 긴장을 유발시키면서 인격적, 정서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긴장에 대한 도피 책으로 저학년에서는 등교거부나 수업시간 중에 심신장애로, 고학년에서는 현실 도피성의 가출이나 장기결석 등으로 표출되고 나아가 주위의 친구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학생 간의 폭력으로 나타나게 된다. 둘째, 과대학교, 과밀학급 등을 비롯한 우리나라 교육환경에도 문제가 있다. 이러한 교육환경은 교사와 학생 간, 학생과 학생 간의 인간적인 만남과 관계형성에 큰 장애를 주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학교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사정과 성장에 대한 관심과 배려, 학생과의 대화,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상담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어 교사나 친구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그 울분을 폭력으로 해소하는 경향이 강하게 된다. 셋째, 인성교육이나 정서교육 등 인간교육이 소홀해진 데에도 학교폭력의 원인이 있다. 학교에서는 지나친 지식중심교육에만 치중하고 심신수련이나 건전한 정서함양, 도덕성 함양, 가치의식의 육성, 예절지도 등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교육은 지·덕·체의 조화로운 인간육성임에도 불구하고 정의적 영역이 도외시됨으로써 학생들에게 누적된 욕구불만, 실패감, 무시, 불안감 등이 순화되지 못하고 그대로 표출되어 학교폭력으로 나타나게 된다. (2) 학교 폭력의 대책 따라서 학교폭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나아갈 교육 방향을 다시 설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에 우리 교육은 이제까지의 지식중심만의 교육을 탈피하고 인성교육과 정서교육을 비롯한 인간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구체적으로 교과교육에도 인간을 생각하게 하며 인격형성을 중시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토록 해야 하며 학생들 스스로 남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인격을 지킬 수 있는 민주인권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현재의 생활, 경험, 취미, 성향 등에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 상호 인격적인 관계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획일화된 평가체제를 탈피하고 성취도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져 상대적 열등감을 해소시켜 줘야 할 것이다.
많은 학부모단체들이 학교경영 간섭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학교교육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학부모 단체가 탄생한다. 가칭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교학연)은 지난달 30일 서울교총대강당에서 창립발기인 대회를 갖고 첫발을 내딛었다. 교학연은 “교육현장이 실상을 무시한 일방적인 교육행정과 수시로 변하는 통제위주의 교육정책, 이익 집단화·정치화된 교원노조 손아귀에서 우리 교육이 이대로 망가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창립 배경을 밝혔다. 200여 참석자들은 “정부의 교육정책과 각 교육관련 노조 및 단체들의 교육정책에 깊이 관여해 우리의 자녀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강조하고 “정부의 일방통행식 교육정책 및 교원노조의 수평적 평등지향적 이념교육에 대해 선별적으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그렇지 않은 것은 정면으로 행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교학연은 ▲교육 본래 목적구현을 위한 교육혁신운동 전개 ▲침묵하고 있던 평범한 학부모들의 양심 회복 운동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일부 학부모 단체들은 교육과 학교를 위한다는 본연의 목적보다는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단체의 영향력을 과시하는데 중심을 두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하고 “교학연은 특정 이념에 휘둘리는 학부모 단체가 아닌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정체성을 확립해 교육문제에 대한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 주는 단체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교학연은 회장에 이재완씨(대진여고 교사), 부회장에 박대한씨(건대교수), 총무에 김지현(순희)씨를 선출했으며, 오는 9월 창립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30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김진표(58)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지난 1년6개월 동안 많은 논란과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풍부한 행정 경험과 강한 소신으로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교육계를 무난히 이끌어왔다는 평이 있는 반면 자립형 사립고(자사고) 등의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 소신을 저버렸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 김 부총리는 공영형 혁신학교 시범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2008학년도)부터 외국어고의 모집단위 지역을 현행 전국에서 광역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아 외고는 물론 일부 시민ㆍ학부모단체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이 와중에 김 부총리의 딸이 외고를 졸업하고 1997년 어문계열이 아닌 경영학과에 진학했던 사실까지 밝혀져 논란을 증폭시켰다. 김 부총리는 이날 사의를 표명하는 자리에서 "재경부 국장 시절에 딸이 대원외고에 들어갔고 그 때 과외하지 않고 고교를 마치자고 딸과 약속했으나 딸이 1년 동안 과외를 받지 않으면서 성적이 떨어졌고 2~3학년에는 과외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때 외고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5.31 지방선거를 앞둔 3월31일 '영어마을을 그만 만들어야한다'는 발언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마찰을 빚었다. 당시 김 부총리는 '무분별한 영어마을을 만들기보다는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를 폈으나 학부모들로부터 '돈이 없어 외국에 못보내고 영어마을이라도 보내는 부모 심정을 몰라도 한 참 모르는 말'이라는 비난을 받아야했다. 그는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해서도 "3.1절 같은 시기에 등산을 하면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시비 안하는데 왜 골프를 치면 반드시 문제가 될까"라는 '두둔성' 발언으로 사퇴압력에 시달렸다. 김 부총리는 철도 파업 첫날인 3.1절에 골프를 친 이 총리의 처신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겠느냐는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의 질의에 대해 "어떤 시기냐, 어떤 운동을 한 것이 옳았느냐 하는 것은 각자 보기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재임기간 그를 가장 곤혹스럽게 한 발언은 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학군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국회 답변과 자사고 관련 발언을 꼽을 수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8월 국회 예산결산 특위 이계안의원(열린우리당)의 질의에 대해 "학군문제는 교육자치단체의 소관"이라는 전제 아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답변,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자사고 확대 여부와 관련해서도 그는 작년 12월22일 천주교 수원교구청 이용훈 주교(가톨릭사립학교법인연합회장)를 만난 자리에서 "자사고를 20개 정도로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가 올해 초 자사고 확대방침을 백지화했다.
박배훈 한국교원대 총장이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였다. 이름하여 "교원대 총장과 교장 자격 연수생과의 대화" 연수생 몇몇과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면서 연수 격려도 하여 주시고 연수 중 불편한 점과 대학의 개선할 점을 알아 보신다. 민원과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다. 연수생들은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알찬 자격 연수를 받게 해 주어서 감사드린다"고 입을 모은다. 개강식 다음날 있었던 총장 특강에 대한 촌평도 이어진다. 총장님은 그 때 미처 다 못하신 말씀을 보충 설명하기도 하신다. 숙소, 강사 선정, 예비교장들 눈에 비친 교원대 학생들의 생활모습, 학교 시설 중 시급히 보수해야 할 것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연수생은 연수생 입장에서, 총장님은 학교 입장과 총장님 입장에서 대변을 하시고 우리들의 이해를 구하신다. 연수생 중 한 분은 "교원대생들도 현재 교사 신분으로 외국어연수원이나 대학원에 들어 온 선생님처럼 인사성과 예절이 바르면 교원대 이미지 개선은 물론 그들이 일선 학교에 배치 되었을 때 좋은 인상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며 "총장님께서 이 점에 관심을 갖고 지도하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말씀드리기도 하였다. 총장님은 지역사회로부터 받았던 황당한 전화 사건에 대해 당당히 처신하여 극복한 일화를 들려 주신다. 그리고 "몸과 마음과 행동이 깨끗하면 언제나 당당하다"고 힘주어 말씀하신다. 우리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다. 특강 당시 와이셔츠 이야기와 연결시켜 보니 총장님의 와이셔츠와 넥타이가 오늘따라 유난히 깨끗하고 품위있게 보인다. 총장님은 이번 모임 전에 교장자격 연수 자치회 반장들과의 모임도 가졌다. 반장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열심히 반장 역할을 수행할 것을 당부하셨다고 한다. 하루 업무를 마치며 대학 기숙사에 들어와 있는 교장 자격 연수생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CEO 총장, 오늘 연수생들은 총장님의 말씀을 듣고 지도자의 길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박 총장님을 통애 교육 지도자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
자녀가 앉았던 책상에 어머니들이 다시 앉았다. 이렇듯 배움에 대한 열기는 나이와 장소의 장애를 훌쩍 뛰어넘는 마력(魔力)이 있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우리 서령고에서는 2000년도부터 학교 도서실을 지역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원으로 전면 개방했다. 화요일에는 요리강습, 수요일에는 컴퓨터 활용능력반, 목요일에는 중국어 회화, 금요일에는 독서·문예창작반을 개설해 요일별로 짜임새 있는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들 강좌에 수강신청을 하여 완전 무료로 양질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본교가 이렇게 모든 수업을 무료로 실시할 수 있는 것은 장소와 강사 선생님을 학교측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즉, 컴퓨터반은 학교 멀티미디어실을, 요리반은 가사실습실을, 중국어회화반은 도서관의 영상정보실을, 독서·문예창작반은 도서관의 열람실을 사용하고, 강사 선생님으로는 본교의 유능한 각 과목 전공 교사를 초빙하기 때문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전혀 없다. 개설된 강좌들은 모두 지역주민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은 인기 프로그램들로, 우리 학교에서는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각종 지식과 정보 제공 및 삶의 질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계속 증설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어 회화반'에 수강 신청을 한 임덕애 씨는 "앞으로 중국 여행을 할 계획인데 서령고 평생교육원에서 배운 중국어가 그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개대된다."며 수강 소감을 밝혔다.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대한 학교별 또는 시ㆍ군ㆍ구별 공개가 사실상 금지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30일 학업성취도 평가의 대상 교과, 주기, 평가결과를 공개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공개범위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국 초등6년, 중3년, 고1년생의 3%를 표집해 매년 실시되고 있다. 평가 결과는 현재 대도시, 중소도시, 읍ㆍ면지역 등 3개 범주로 나눠 평균과 성취수준을 공개하고 있으나 그동안 법적인 규정이 없어 공개범위 등을 놓고 논란이 제기돼왔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전수조사를 통해 평가결과를 완전히 공개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은 공개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각각 제출해 놓고 있다. 김영윤 초중등교육과장은 "여야 간, 교직단체 간, 학부모단체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평가결과를 어느 정도까지 공개할지 대통령령에서 정하게 된다"며 "현 수준대로 대도시, 중소도시, 읍ㆍ면지역 등 큰 범위로 나눠 공개한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업성취도 결과를 시ㆍ도간 또는 자치구별, 학교별로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개하는 데 대해 학교 간, 지역 간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하고 지역별 학력격차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방침대로 대통령령이 정해지면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시ㆍ도 간 비교하거나 자치구별, 학교별로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개정안은 이와 함께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데 관련된 학교, 지역, 학생, 교원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나 특정 지역ㆍ학교ㆍ학생ㆍ교원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정보는 관리ㆍ공개되지 않도록 했다. 관리ㆍ공개 금지 대상 정보는 설립유형, 학교규모, 교사 성별, 교직경력, 학생취학전 학습, 학습준비물 정도, 교과에 대한 흥미 정도 등이다. 개정안은 또한 현재 교육부장관만 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학업성취도 평가권한을 교육감에게도 주도록 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교사 임용시험에서 동점자가 있을 경우 국가 유공자 및 유가족을 우대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국가유공자 예우ㆍ지원에 관한 법률 등의 동점자 처리조항은 국가에 공헌했으면서도 신체ㆍ정신ㆍ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을 우대함으로써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데 이바지하는 만큼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청구인들은 국공립학교 채용시험의 동점자 처리에서 불이익을 당해 공무담임권을 제한받았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조항은 공공복리를 위한 불가피한 기본권 제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모씨 등 청구인들은 2005학년도 교사 임용시험에서 탈락하자 동점자 처리 때 국가유공자에게 우선권을 주도록 한 국가유공자법 등의 관련 조항은 행복추구권, 평등권,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요즈음 편식이 많은 아이들에게 음식의 중요함을 배우게 하려고, '공복 체험'을 실천하고 있는 초등학교가 있다. 아동이 369명인 조에쓰시립 오오테마치 초등학교는 아동들에게 공복 체험교육을 실시한 지 벌써 20여년에 이른다. 일본의 식량 자급율이 낮은 것을 배운 당시의 아동들이, '겨울 4개월 동안 눈에 갇히는 타카다 지구에서 만약 쌀 수입이 스톱되고 식량이 손에 들어오지 않게 되면 어떻게 할까'라는 것을 가정하여, 공복체험을 실시한 이래, 5학년생들은 정례 행사로 실시한다. 공복 체험은 매년 가을, 학교에 일박을 하면서 행해진다. 합숙하면서 음식은 스스로의 손으로 만든 것이다. 그 때문에 학교 밭에서 나온 무나 고구마, 감자 등을 사용한다. 이를 위하여 학교 가까운 곳의 논을 빌리고 벼도 기른다. 가을까지 수확된 이 식량만으로 겨울의 4개월 사이를 보낸다는 가정 아래 1인당의 1식분의 식사량을 계산하여 합숙 중에는 그 식량만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2005년도에는 세계의 식량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려고,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의 아이가 먹는 칼로리 정도만 설정했다. 메뉴는 몇 톨 안 되는 밥과 고구마, 돼지고기가 조금 있는 것으로 113킬로 칼로리 정도이다. 식사후 잘 때까지는 건강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녹초가 되어 아침 식사를 먹을 수 없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양호실로 뛰어들어 간 아동도 있었다고 한다. 이 학교에서는 종합 학습의 시간에 영양사나 식량 유통 관계자 등을 강사로 불러 이야기를 듣는다. 일본의 식량 사정이나 식생활 문화, 음식과 건강 등, 음식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배우기 위해서이다. 가을에 실시하는 공복 체험 후는, 자신에게 무엇이 가능한가를 생각해 실천하고 작문으로 정리한다. 그 문집 중에서 일부를 소개하면 「공복 상태에서 너무 속이 메스꺼워져, 아침에 견딜 수 없어서 양호실에 갔다. 단지 하루인데 몸이 매우 나른해져서 움직일 기력이 없었다. 합숙 후에 엄마들이 만들어 준 소금 뿌린 주먹밥을 받고 매우 맛있고 「밥이 이렇게 맛있었던가?」라고 생각하면서 30초 정도에 다 먹어버렸다」 또 한 학생은「배가 고파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어째서 지금까지 음식을 남겨 왔는가?」라고 반성하면서 생각했다. 공복의 체험이 없었다면 쭉 남기고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합숙 후는 급식 잔반이 줄어들어, 거의 전원이 졸업할 때까지 「완전한 식사」를 한다. 음식뿐만이 아니라 건강의 고마움도 실감하게 된다고 한다. 교무주임 아베 교사(42살)는 「음식에 대한 감사, 소중하다는 가치를 백번 말해도 전달되지 않는 것이, 불과 1박 2일의 공복 체험으로,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이 바뀌게 된다. 음식의 중요함을 가르치는 것은 탁상공론이 아니고, 몸으로 기억하여 실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음식의 잔반은 사라지고, 식사에 대한 감사의 기분으로 연결되게 된다」라고 이야기 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6.25전쟁에 대한 간접 체험을 갖게 하기 위하여 전교생에게 옥수수 죽을 끓여 먹게 한 적이 있다. 처음 먹어 보는 옥수수 가루, 역시 아이들은 오후가 되자 배가 고프다는 반응이었다. 만일 우리 아이들에게 이러한 공복체험을 학교에서 실시하겠다고 하면 과연 부모님들이 찬성을 할 것인가? 풍요 속에 음식에 대한 감사를 잊어가는 아이들에게 꼭 한 번은 실시해 볼 만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초, 중학교의 급식을 사실상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학교급식법이 개정되었다. 이에따라 현재 위탁급식을 실시하는 대부분의 초, 중학교가 3년내에 직영급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급식의 위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생각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미흡하다고 본다. 그렇더라도 학교급식의 진일보한 것이 직영급식이라고 보면 어느정도의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의 법률 개정이 학생들의 안전한 급식에 일조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장과 교원들의 책임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의 법률개정에 따르면 급식시설과 설비를 갖춘 학교에는 반드시 영양교사와 조리사를 두도록 했다. 당연한 조치이다. 현재 위탁급식에서도 나름대로 영양사와 조리사를 두고 있다. 교육부는 당초 약 5800여명의 영양교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지만 현재 위탁급식교가 직영으로 대거전환한다면 1000명 이상을 더 채용해야 할 전망이다. 이 부분에 주목하고자 한다. 학교의 교원수는 총 정원제 내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영양교사가 채용되어서 이들이 교원으로 편입되면 사서교사와 함께 총정원에 포함될 것이다. 영양교사들이 들으면 발끈할 일이긴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편입되면 기존의 교과담당 교사는 수업부담을 어쩔수 없이 느낄 수 밖에 없다. 영양교사들 입장에서는 자신들도 수업을 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할 수 있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영양교과가 없는 상태에서 수업을 한다고 해도 실효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어느과목의 일부를 대신 맡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당교과만 수업이 경감될 뿐이다. 이런 문제는 실제로 학교의 보건교사가 수업을 담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체육교과의 보건 부분을 일부 담당할 뿐이다. 또한 올해 신규로 사서교사를 배정받지 않은 시,도교육청의 경우 이들 때문에 교과교사의 수업부담증가가 나타날 것을 우려해 신규배정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당장 내년이 되면 영양교사 문제도 대두될 것이다. 안전한 급식을 위해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반드시 두도록 한 것이 영양교사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급식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교원 총정원에서 분리해야 옳다. 분리한다는 의미는 교원으로서의 신분을 유지하되, 총정원에서는 분리해서 별도정원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보건교사(양호교사)처럼 관리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교육부에서 교원의 수업부담을 경감한다는 취지에 어긋남은 물론 실제로 일선교원들의 수업이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시작전에 정원외 관리로 정리하고 시작해야 한다. 물론 학교에서 교과교사만이 전부냐고 따지면 할말은 마땅치 않지만 수업부담을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된다. 급식관련 법률 개정으로 안전한 급식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 문제를 그냥 지나치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영양교사와 함께 사서교사도 정원외 관리를 해야 한다. 어쨌든 수업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전적으로 교육부에서 나서야 한다. 그동안 교육부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교사의 수업부담 경감과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노력을 촉구한다.
도서관 뜰 감나무 아래에 심어놓은 나팔꽃이 어느새 가녀린 덩굴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덩굴손과(科) 식물들은 한결같이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어야만 성장할 수 있는 가녀린 식물이랍니다. 며칠 전, 큰비가 내릴 때까지도 미처 부목줄을 마련해 주지 못했더니, 살짝 스치는 바람에도 그만 길고 가녀린 손이 사정없이 흔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참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드랬습니다. 그런데 오늘 점심때 산책을 하다 보니 천사 같은 정원사 아저씨가 얼기설기 실사다리를 설치해 놓고, 나팔꽃의 여린 덩굴손을 가져다 살며시 사다리 위에 얹어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아침에 얹어놓았는데 점심때쯤엔 벌써 앙증맞은 여린손이 그새 탄탄한 사다리줄을 힘차게 부여잡고 하늘나라 구경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니 비로소 후유~하는 안도의 한숨이 다 나오더군요. 문득 진한 보라색 나팔꽃을 감상하자니, 이 세상에는 저 덩굴손처럼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이 꼭 필요한 경우가 참 많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 사랑을 잃어버린 채 빈 껍질로 살아가는 사람, 마음이 허허로운 사람. 사람, 사람. 사람들. 이 모든 사람들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저 나팔꽃처럼 탄탄한 멘토의 사다리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평창고, 영월 옥동중, 철원 내대초교 등 3개교의 초빙교장을 공모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실시되는 초빙교장 공모는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운영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도내 3개교를 비롯해 전국 51개교에 대해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나 외부전문가를 초빙해 학교를 운영토록 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응모자격은 만 58세 이하의 초.중등 교장 자격증을 소지한 교육공무원만 지원할 수 있으며 다음달 5일까지 해당 학교에 '교장초빙 공모제 희망서'를 제출하면 된다. 초빙교장은 각 학교운영위원회의 1차 심사와 도교육청의 2차 심의를 통해 최종 선정되며 9월 1일자로 임용된다. 강원도교육청은 임용된 초빙교장에게 교사 50%를 초빙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행.재정적 지원과 학교운영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할 예정이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올 9월부터 51개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내년 3월과 9월까지 3단계에 걸쳐 모두 150개교로 시범학교를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