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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PART VIEW]Ⅰ. 서론 한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현명하게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 돕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정신적·신체적으로 변화가 심한 중·고등학교 단계에서 진로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추진하여 온 진로교육의 실태와 문제점, 학교에서의 바람직한 진로교육 방안과 교육청의 지원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고자 한다. Ⅱ. 진로교육의 실태 첫째, 학력과 지식 위주의 교과교육 치중으로 인해 진로교육은 소극적이거나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경향이 크다. 둘째, 학교에서 실시하는 지능검사·적성검사·진로탐색검사 등도 형식적이고 그 결과의 활용도 일회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째, 교사들의 진로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여 학생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진로진학상담교사만으로는 진로교육이 매우 미흡한 형편이다. 넷째, 학생들도 자신의 미래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여유가 없거나 공부 이외의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도 문제다. 다섯째, 진로지도에 대한 교사의 정보부족과 학생들의 인식부족이 맞물려 진로교육이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섯째,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진로를 결정함에 있어 자녀들의 적성과 흥미보다는 사회 통념상 어른들이 선호하거나 과거 교육받았던 것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것도 문제다. 일곱째,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는 출신 대학 및 학력 위주의 인재 선발과 선호도가 초·중등학교 진로교육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바른 진로교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여덟째,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진로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안내 자료와 체험의 기회가 대학 진학을 위한 안내 정도에 불과하다. 결국,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진로지도 체계의 재점검 및 그 핵심적 영역으로서 학교 진로교육의 정비가 중요하며, 새로운 직업 환경에 따른 능동적인 진로개척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Ⅲ. 창의인재 육성의 관점에서 본 학교 진로교육의 문제점 첫째, 단선적이고 획일화된 진로경로 설정으로 인해 창의력 신장이 차단되고 있다. 현재의 진로지도는 단선적이고 획일화된 진로경로를 전제한 방식으로서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좋은 대학=좋은 직장’이라는 진로경로 설정은 초·중등교육을 황폐화함으로써 창의 인재 육성의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 둘째, 학생의 창의성보다는 선발의 편의성·용이성에 치중하는 공급자 중심의 입시제도에 따른 진로교육이 전개되고 있다. 학생을 선발함에 있어 창의성이나 교육과정의 충실도 보다는 공급자의 편리성 및 용이성에 바탕을 둔 입시·평가체제가 구축되어 있고, 시험점수 중심의 서열체제 고착화로 초·중등의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서 창의성 신장의 기회는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다. 셋째, 여러 방향의 유연한 진로경로 지원을 위한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공교육을 통한 진학·진로교육 접촉기회가 매우 제한되어 있으며 직업의 세계, 상급학교의 계열 및 전공 특성 등 진로 관련 정보 제공이 부족하여 학생들이 미래 직업세계의 흐름을 감안하거나 자신의 꿈과 적성을 살리지 못한 채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있다. Ⅳ. 바람직한 진로교육을 위한 실천 방안 1. 진로교육 추진 방향 첫째,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진로패러다임을 구축함으로써 단선적·획일적 진로경로를 전환하여야 한다. 둘째, 학생의 창의성을 위주로 하는 수요자 중심의 학생 선발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공급자 중심 선발 체제를 개선하여야 한다. 셋째,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창의성을 신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리고 시험 점수 중심의 서열 체제를 극복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넷째, 유연하고 능동적인 진로경로 개척을 위한 사회적 차원의 진로지도 인프라가 다양하게 확충되어야 한다. 2. 바람직한 진로교육 추진 방안 첫째, 다양한 진로활동 강화를 통한 창의성 교육이 제고되도록 한다. 직업체험 및 진로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용한 창의성 교육의 기회를 확대해 주며, 변화된 직업세계 정보 및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제공하는 한편 원스톱 맞춤형 진로컨설팅 체제 구축으로 학생들의 잠재력 및 창의성도 발굴해야 한다. 둘째, 수요자 중심의 선발 체제 구축을 통해 창의성 교육을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대입 선발에 있어서 수능 점수의 비중을 축소하고 입학사정관제 운영을 위한 대학의 투자가 확대되어야 하며, 대학-고교 간 교육연계 활성화를 통한 창의 인재 선발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여러 방향의 유연한 진로경로 구축을 통해 창의적 탐구활동의 연속성을 강화한다. 진학 수요 완화를 통한 창의성 교육공간 확충, 영재교육의 학교급간 연계체계 강화를 통한 창의성 발굴 지원, 예술·체육 영역 진로교육의 내실화 및 다문화 가정, 기초학력미달 등 학력 부진 학생을 위한 진로경로 및 창의성 발굴도 필요하다. 넷째, 학생의 창의성 발굴·지원을 위한 학교 진로교육 시스템을 강화하여야 한다. 교사의 직업체험 및 진로역량을 강화하고, 수업시간에 진로교육적 요소를 찾아 지도한다. 다섯째, 창의성 교육을 위한 외부자원 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교실수업에 외부인사를 활용하며, 단위 학교에서의 진로지도에 학부모 참여도 활성화한다. 또한,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활용하고, 지역사회 및 기업의 교육기부도 촉진되도록 노력한다. 3.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진로교육이 되려면? 첫째, 대입제도와 고등학교 교육이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를 다변화, 전문화 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중·고등학교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주요 교과 중심에서 벗어나야 하며 블록타임제와 교과교실제 확대 등으로 학습의 효과를 높여야 하고, 봉사활동과 독서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평가체제도 일회적이고 일률적인 틀에서 벗어나 지속적이며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셋째, 영어교육을 축소하고 예체능 교육을 확대 실시하여야 하며, 유치원과 초등 과정에서도 봉사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교육정책 입안자들과 교육 주체들의 교육과 진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와 교육청은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교사들도 학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가르치는 데 전념하며, 학부모들도 무조건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녀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찾아 길러주는 역할으로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다섯째, 전문적이고 특화된 다양한 교내외 진로교육 전문가가 진로교육을 담당해야 한다. 각급 학교에 진로교육 전문가를 배치하고, 학교장 등을 대상으로 진로교육 인식을 개선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여섯째, 창의 인재 양성을 위한 체험중심의 진로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일곱째, 진로교육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학교급별로 활용할 수 있는 교사·학부모 대상 진로교육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하여야 하며,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 및 기업체와의 연계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4.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육청의 지원 방안 첫째, 미래의 직업세계 등 다양한 진로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둘째, 직업인 인터뷰, 현장 체험 등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한다. 셋째, 학부모 진로교육 활성화를 통해 학교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사·학생·학부모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담임교사의 역할을 강화하여 진로교육 및 상담 등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업무 부담을 경감시켜 준다. 다섯째,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서 교육과정 중 진로교육 관련 요소들 간 연계·통합력을 제고시킨다. 여섯째, 교원 양성·연수에 있어 진로교육을 확대한다. 일곱째, 진로교육-상담을 위한 외부 인력 지원 및 학부모 교육을 강화한다. 여덟째, 입학사정관제 실시와 관련하여 체계적인 진로정보 제공 및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Ⅵ. 결론 학교에서의 진로교육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있거나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에게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알맞은 일을 찾아 삶의 보람을 느끼며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므로 학교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결국, 바람직한 진로교육은 학생에게는 변화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진로를 선택하고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게 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제고되도록 하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직업세계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인재가 적재적소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선진사회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실천적 노력을 할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는 한국교총의 요구를 수용, 학교폭력 관련 정보 공시를 11월로 연기했다.(4월30일자 보도) 이상진 교과부 제1차관은 1일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 공개 후 단위학교별로 개선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공시시기 조정이 필요하다는 학교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라는 교총의 건의를 수용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책위 심의 결과가 학교폭력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아 공시 항목도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전수조사는 2월 방학 중 실시한 까닭에 학생 응답률이 낮아 학교 실상을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교과부는 2차 조사는 오는 8~9월 실시하고, 온라인 조사를 통해 학생 응답률을 높일 계획이다. 또 열심히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학교의 경우 노력이 공시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어, 이를 시정키로 했다. 교과부는 단위 학교의 폭력 해결 노력을 반영할 수 있도록 공시 지표를 개선해 11월 학교폭력 실태 2차 전수조사 결과와 함께 공시할 예정이다. 이 차관은 “학교폭력 실태를 숨김없이 드러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서 “정확한 실상을 알 수 있도록 공시 지표를 개선해 빠짐없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폭력 관련 공시 항목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결과와 예방교육 현황을 제외한 학생체력평가 결과, 수업공개계획, 교과별(학년별) 교과진도 운영계획, 교복구매 현황 등 12개 항목은 예정대로 지난달 30일 ‘학교알리미(schoolinfo.go.kr)’에 공시됐다.
한국교총은 27일 교육과학기술부에 학교별 학교폭력 관련 항목의 정보공시를 연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이미 지난주중 학교별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의 공개가 이뤄진 만큼 학교현장이 차분히 학교폭력의 예방과 근절을 위한 실천적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학교폭력 정보의 객관적 자료 수집, 공시 항목을 법령에 재정립하는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교총은 이날 '학교폭력 관련 항목 정보공시 연기 건의' 공문을 교과부에 전달하며 "학교폭력을 더 이상 숨겨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교과부가 이미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를 학교별로 공개하도록 한 상태에서 또다시 30일 교육정보공개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학교별 학교폭력 관련 항목을 정보공시하는 것은 업무의 중복으로 학교의 추가부담이 따른다"며 "하반기 예정돼 있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와 함께 공시하도록 연기해달라"고 했다.
지난해 6월 4일 전파를 타기 시작한 KBS 대하드라마 ‘광개토태왕’이 4월 29일 종영되었다. 당초 100부작을 92회로 줄여 끝냈다. 이를테면 조기 종영인 셈이다. 후속 드라마가 바로 이어 방송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예고마저 볼 수 없어 조기 종영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그럴망정 ‘광개토태왕’은 한 마디로 ‘장하다’는 평가를 해도 될 드라마이다. ‘공주의 남자’나 ‘해를 품은 달’처럼 시청률 대박을 담보한, 이른바 팩션의 유혹을 뿌리치고 꿋꿋한 정통 대하드라마로 약 11개월이나 방송했기 때문이다.그것은 공영방송 KBS만이 해낼 수 있는 ‘위업’이기도 하다. 특히 사극의 경우 시청률이라는 함정에 빠져드는 순간 팩션이니 퓨전이니 하여 역사를 비틀어대기 일쑤인 현실을 떠올려보면 그 점은 명백해진다. 요컨대 시청률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정통 대하드라마였기에 장한 것이다. 시청률 면에서도 크게 뒤진 것은 아니다. 방송 초반 13.6%(전국 시청률기준), 12회 만에 17.4%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해 11월엔 20.3%로 오르기도 했다. 최종회까지 17.0%를 기록하는 등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정통 대하드라마로선 괜찮은 시청률이다.‘광개토태왕’을 정통 대하드라마라고 하는 것은 김종선 PD가 말한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고증에 충실한 스토리” 때문이다. 물론 역사연구가 황원갑의 “왕자시절 후연과의 전쟁때 요동성에서 맹활약했다거나 말갈족과 목숨 걸고 싸웠다는 이야기는 지나친 상상력이 빚어낸 날조”(조선일보,2011.8.9)라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논란의 근저엔 ‘강한 군주 그려내기 압박감’이 자리하고 있는 듯 보인다. 드라마는 크게 왕자 담덕과 군주시절로 나뉘어 전개되었다. 그런데 최고의 영토를 확장한 정복 군주 광개토태왕이 되기도 전인 왕자 내지 태자시절부터 그 점이 부각되었다. 가령 담망 태자의 죽음에 아버지 고국양왕이 행차했는데도 담덕은 칼을 든 채 포효하며 설쳐대는 행동(8월 20일 방송)을 예로 들 수 있다. 사실(史實)엔 담망 같은 형이 없다. 드라마처럼 있다해도 그 죽음에 가장 슬픈 사람은 아버지라야 상식적 아닌가? 그런 아버지, 더구나 현재 임금인 아버지를 제치고 그려낸 왕자 담덕의 우애 극대화 따위 광개토태왕의 위대성 부각은 좀 그렇다. 오히려 고구려는 그렇듯 ‘싸가지 없는’ 나라였는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그 위대성 부각인지 몰라도 거의 매회 지속된 광개토태왕의 포효나 책상 내려치기 역시 그런 식은 곤란해 보인다. 살아있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아버님’ 호칭도 여전해 이맛살을 찌뿌리게 했다. ‘소장’을 ‘소인’으로 지칭하는 등 오류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 애써 지적해둘 것이 있다. 지난 연말연시 특집프로에 밀려 무려 4회(12.24~25,12.31~1.1방송분)나 결방된 점이 그것이다. ‘광개토태왕’의 4회연속 결방은 1983년 방송평론가로 데뷔하여 활동한 이래 처음 보는, 어느 지상파 방송에서도 볼 수 없던 전무후무한 ‘편성 오류’라 할만하다.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과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도를 다녀왔다. 이틀 동안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도의 봄날 풍경을 부지런히 사진으로 남겼다. 새벽 3시, 청주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어둠을 뚫고 완도로 향한다. 늘 그렇듯 이른 시간에 떠나는 장거리 여행은 차 안에 정적이 감돈다.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잠깐씩 눈을 붙이는 사이 완도에 도착했다. 완도, 이 멋진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가. 차에서 내려 들판의 전봇대 사이로 떠오르는 해돋이를 감상했다. 그사이 날이 환하게 밝아져 차창 밖으로 주작덕룡으로 불리는 덕룡산과 주작산, 두륜산, 대둔산의 멋진 모습이 차례로 펼쳐진다. 연안여객선터미널 주변을 둘러보고 한일블루나래호에 올랐다. 배가 출항하자 추섬으로 불리는 주도(천연기념물 제28호)를 비롯한 완도 시내와 완도타워, 신지대교, 신지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씨라 에메랄드색의 바다와 수평선이 뚜렷하다. 쾌속정은 완도에서 제주까지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그 사이 일제강점기 유곽이 있었다는 불무섬, 완도와 제주도의 가운데에 있는 안섬을 가깝게 지난다. 뱃전에서 캔맥주를 마시며 바다를 만끽한다. 어느새 제주도가 눈앞이다. 제주항 주변의 바닷가 풍경이 멋지다. '환영합니다. 평화의 섬, 제주!' 제주항에서 송악산 선착장으로 가며 용담해안도로를 달리고 소인국테마파크를 지난다. 마을 입구에 있는 두 개의 돌탑은 마을의 액운을 쫓고 안녕을 비는 방사탑이다. 파란하늘. 흰 구름, 만개한 벚꽃과 유채꽃 등 길거리에서 만나는 풍경이 그냥 좋다. 산방산과 형제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송악산 선착장 주변의 풍경도 멋지다. 해발 20.5m로 우리나라 유인도 중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낮고, 봄철에 청보리들이 물결을 이루는 가파도를 지나면 바로 기다란 마라도가 나타난다. 송악산 선착장에서 30분 정도 걸린 마라도의 살레덕 선착장에 도착한다. 이미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북위 33도 06분, 동경 126도 11분, 해발 39m, 동서 길이 500m, 남북 길이 1,250m, 둘레 4.5㎞' 선착장에 올라서면 우리 땅의 가장 남쪽에서 마침표를 찍고 있는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의 평원이 펼쳐진다. 고구마 모양의 마라도는 오랜 해풍의 영향으로 해안이 기암절벽이다. 원래는 산림이 울창하였는데, 뱀을 제거하기 위해 숲을 태운 후 나무가 한 그루도 보이지 않는 섬이 되었단다. 이곳에 처녀 업저지의 혼을 기리고 잠수작업의 안녕을 비는 처녀당(할망당), 해식 터널이 있는 대문바위, 통일기원비,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 마라도교회, 마라방송국, 최남단 지역을 알리는 기념비, 장군바위, 1915년 설치된 마라도 등대, 해식동굴 등의 볼거리가 있다. 해물을 넣은 짜장면이나 해삼 등의 먹거리도 유명하다. 올레 10코스 중간에 있는 송악산은 산방산과 마주한 해안가에 여러 개의 화산봉우리가 모여 있고 유채꽃 핀 풍경이 아름답다. 사방이 푸른 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어우러져 절경이다.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은데 기념사진까지 남긴다. "와~ 아~" 가슴이 뻥 뚫린다. 해안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절벽 아래로 보이는 동굴은 일제강점기에 뚫어놓은 일제의 동굴진지로 '대장금 촬영지'이기도 하다. 옆에 공동묘지가 있어 돌담으로 둘러친 제주도의 이장 문화도 구경한다. '그냥' 늘 듣고 자주 내뱉는 '그냥'이라는 말이 나는 좋다. 그래서일까 세상이 좋아 그냥 여행을 떠난다. 살아간 흔적을 그냥 글로 남긴다. 누가 뭐래도 그냥 여행을 떠나고 그냥 사람들을 사귀는 내 인생살이를 사랑한다. 그래서일까 그런 인생살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인생살이 그대로 사는 사람들은 보기가 어렵다. 오랜만이다. 술김에 시 한 편 남겼다. 시구가 어색해도, 문맥이 통하지 않아도 탓할 사람 아무도 없다. 시가 뭐 별건가. 생각을 중얼중얼 읊는 게 시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시인이 되는 세상을 꿈꾼다. 마라도나 송악산 방향에서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곳이 높이 395m의 산방산이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산방산의 해발 200m 지점에 100여 평쯤 되는 자연 석굴 산방굴이 있는데, 그 안에 불상을 안치하여 산방굴사(山房窟寺)라고 한다. 천장의 암벽 사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전설에 의하면 산방산을 지키는 여신 산방덕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한다. 산의 남쪽이 해식으로 단애가 형성되어 특이한 경관을 연출하는 용머리 해안이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거리다. 저녁에는 제주시 연동의 산고등어벙커에서 산고등어 정식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술잔을 많이 비웠다. 이튿날은 아침을 먹고, 중국의 건강용품 회사인 바오젠그룹이 1만여 명의 직원을 제주도로 보낸 일을 기념해 만든 '바오젠 거리'를 둘러봤다. 한라산하면 1950m의 백록담만 생각한다. 제주도 한가운데에 있는 한라산은 1100m이상의 산줄기와 오름이 바다와 사방으로 연결된다. 윗세오름을 거쳐 영실로 내려오는 등반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어리목으로 갔다. 국토의 70%가 산이지만 다 똑같지 않다. 참! 신기하다. 북쪽과 남쪽의 끝자락에서 불쑥 튀어 오른 백두산과 한라산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니…. 어승생오름 남쪽 길목인 어리목은 높이 1100여m의 광장에서 시작해 어리목 계곡을 건너 사제비오름과 만세동산을 가로질러 윗세오름(1740m) 대피소로 이어진다. 한라산 정상이 바라보이는 대피소 주변에 까마귀가 많다. 까마귀들이 점심을 먹는 관광객들 옆까지 날아와 던져주는 음식을 낚아채려고 경쟁한다. 리더가 없는 까마귀들 때문에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걸 생각하며 시상이 떠올랐다. '사는 건' 사는데 좋은 것만 있겠는가? 나이 먹어야 안다 예전에는 평범한 일상이었다는 것을 예전에는 내가 주인공이었다는 것을 진짜 나이 먹는 것은 아는 대로 말하고 생각대로 행동하면 손가락질받는데도 그걸 뒤늦게 깨우치는 것을 산중고원인 윗세오름 일대는 고산식물의 보고다. 병풍바위를 지나는 윗세오름에서 영실까지의 산책로에 야생화가 지천이다. 제주시 연동 광이오름 기슭의 한라수목원은 제주도 자생식물의 유전자원보존과 관찰을 위한 자연학습장이다. 교목원, 관목원, 도외수종원, 죽림원, 수생식물원 등을 돌아봤다. 산책하며 삼림욕을 즐기는 어른들과 부모님과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많다. 화산지대인 제주도는 빗물이 모두 바다로 흘러가는 특수지형이다. 곶자왈의 중산간 지역은 식수, 가뭄해소, 화재진압에 사용할 저수시설 작업이 한창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몽벨서청주산악회 신광복 산대장은 먹거리도 잘 챙긴다. 제주를 떠나기 전 제주도청 뒤편의 삼성혈해물탕으로 갔다. 해물탕에 문어, 키조개, 대합, 백합 등 제주 해역의 싱싱한 해물이 푸짐하게 올라온다. 살아 움직이는 해물들이 눈앞에서 식욕을 돋운다. 제주항을 출항한 쾌속정이 왔던 길을 되돌아 완도로 향한다. 뱃전으로 찬바람이 불어온다. 한참 동안 어둠으로 물드는 바다를 바라봤다. 바다와 작은 섬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기대했는데, 흐린 날씨가 시샘한다. 완도가 가까워지자 어둠 속에 등대와 시내의 불빛이 눈에 들어온다.
주일 저녁 아내의 쓴소리를 들으며 집을 나서는 것이 썩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함께 있으면서 대화를 나누며 외로움을 달래주어야 하는데도 그러하지 못하고 학교를 오다니. 그래도 집에 있는 것보다 학생들이 머무는 학교에 오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학교에 도착하니 한 젊은 선생님께서 아들과 함께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내다가 막 집으로 가려던 참이었다. 그 선생님은 저의 제자다. 믿음직스러운 제자 선생님이시다. 실망시키지 않고 최선을 다해 주니 고맙기도 하다. 꾸중할 것도 없다. 그렇지만 다른 선생님에게는 못해도 제자 선생님에게는 쉽게 할 수 있다. 참 이상하다. 더 잘해줘야 하는데. 학교에 오니 기숙사 앞에서 남학생 7-8명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직 운동장이 완성되지 않았으니 놀 공간이 없어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걱정도 되었다. 그래서 “애들아 저녁 좋은 시간에 공부를 해야지” “공을 좀 차야만 수학문제도 잘 풀립니다” “아, 그래. 다치지 않고 유리창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야지” “예” 학생들의 목소리는 힘찼다. 아침은 늘 새롭다. 연상홍은 홍해를 이루고 있다. 출근하시는 선생님을 기쁘게 맞이하는 것 같았다. 평소와도 같이 일찍 오시는 선생님은 역시 일찍 출근하셨다. 일찍 출근하시는 연세 많으신 배움터지킴이도 마찬가지로 일찍 출근하셨다. 그분들의 열정이 오늘도 붉은 꽃과 같이 아름답고 빛나는 아침이었다. 보름 전에 심은 학교 민둥산의 언덕에 ‘진리의 힘으로, 세계로, 미래로’라는 글을 연산홍으로 새겨 두었다. 중간중간 붉은 꽃이 피면서 글의 모양을 더욱 아름답게 선명하게 해 주고 있었다. 학생들이 학문의 전당에서 진리의 힘으로 세계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인재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오늘 아침에도 짧은 글이지만 감동을 주는 글이 있었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利)다. 써서 없애는 것이 용(用)이다.”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이용(利用)이라는 말이다. 이 말씀도 우리 선생님들에게 적용되는 말이라 생각된다. 이(利)는 이로운 것이다. 선생님들이 전문지식을 얻는 것이 바로 이(利)가 아닌가 싶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이(利)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유익이 되는 것을 많이 채워 그것으로 부하게 되면 이제는 그것을 나눠주어야 한다. 그게 바로 용(用)이다. 내가 평생 고생해서, 노력해서 얻은 지식이라 하면서 그것을 뽐내기만 하고 자기의 것으로만 가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배우는 학생들에게 나눠주되 효과적으로 나눠줘야 한다. 그게 바로 용(用)인 것이다. 노자께서 하신 이용(利用)의 말씀을 잘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지식이라고 하여 자기를 선전하고 자랑하고 감추어두려고 한다면 용(用)의 실패다. 아무리 가르치고 나눠주려고 해도 자기가 가진 지식이 없으니 이(利)의 실패다. 그러므로 이(利)와 용(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겠다. 이(利)와 용(用)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좋은 선생님이라 할 수 없다. 평생 이(利)를 위해 애써야 하고 노력해야 하며 그것을 동시에 학생들에게 유익을 줄 수 있도록 나눠주는 용(用)을 위해 애써고 노력해야 한다. 이(利)는 배움이요 용(用)은 가르침이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들은 언제나 배움과 가르침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함이 좋을 것 같다. 더 실력 있는 선생님, 더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이런 것을 학생들은 원하고 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고 기쁨을 주고 알고자 하는 바를 깨우쳐 주는 좋은 선생님, 감동을 주는 선생님이 바로 노자께서 가르쳐 주시는 이(利)와 용(用)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 생각된다. “有之以爲利(유지이위리), 無之以爲用(무지이위용)” ‘소유한다는 것은 이(利)다, 써서 없애는 것이 용(用)이다’ 이(利)와 용(用)을 함께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 연산홍의 붉게 물듦은 이(利)요 보는 이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것은 용(用)이 아닐까? 이(利)와 용(用)을 적절히 잘하는 선생님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즐거운 시간. 넓은 세상으로 도약하는아이들의 힘찬 점프가 바닷가의 풍경과 함께 생기발랄한 모습을 담았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불과 스무날 전만 하여도 비처럼 떨어지는 벚꽃의 향연이 눈을 어지럽혔는데 꽃 진 자리에는 새잎이 돋아나고 산은 연둣빛 초록으로 투명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사계절 중 이맘때 봄을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이런 새봄의 매력이 남사 예담촌 토담길에서도 무르익고 있다. 예담촌 토담길! 전통 한옥의 고택을 에워싼 기와를 눌러 쓴 토담은 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이런 길을 걷는 일은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아늑한 향수와 휴식을 줄 수 있다. 돌담 사랑! 언제부터인가 자주 걷기 시작하면서 그 수더분한 매력은 볼 때마다 셔터를 누르게 한다. 그중에서 강이나 주변에서 구한 돌로 쌓은 돌담의 매력은 더 진하게 다가온다. 담의 사전적 의미는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막기 위하여 흙, 돌 따위로 쌓아올린 것으로 나와 있다. 담장의 재료는 대개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하지만, 특히 부나 권세가 있는 사람은 채석장에서 채취한 돌로 쌓기도 하였다. 따라서 지위가 높을수록 담은 높아지고 단단하며 틈새가 없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모습을 달리하여 나타나고 있다. 내가 쉽게 떠올리는 담은 농가 울타리, 제주도 돌담, 그리고 대중가요인 덕수궁의 돌담길이다. 농가의 울타리는 풀이나 나무로 엮은 것이며 제주도의 돌담은 화산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현무암으로 쌓은 것이다. 그리고 조선시대 궁궐인 덕수궁의 돌담은 화강암을 사용하여 빈틈이 없게 맞물려 쌓은 담이다. 담이 인류 역사에 있어 최초로 등장하는 것은 청동기시대라고 짐작한다. 농사를 지으면서 정착생활을 하자 서로의 경계가 생겼다. 그렇게 시작된 경계는 싸움을 불러오는 근원으로 발전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긴 토담골목을 걷는다. 기와를 눌러쓴 양반가의 토담은 바람 한 좀 드나들 곳이 없다. 타박타박 발걸음 소리만 메아리로 울려온다. 누가 담장 밖에서 구멍으로 들여다보기나 한다고 틈새마다 흙을 발라 메웠을까? 나는 블록, 벽돌, 화강암 축댓돌로 쌓은 담보다 농촌의 돌담이 너무 정겹다. 내 어린 기억 속의 담은 여러 가지이다. 블록을 쌓고 그 위에 유리 파편을 꽂은 담. 가지가 벌어진 쇠창살을 꽂은 담, 철조망이 쳐진 담……. 블록담은 매끈하여 낙서할 수 있는 좋은 도화지였지만 들키면 집주인에게 혼이 나고 서슬 퍼런 유리파편의 담은 손을 얹으면 다치기 십상이었다. 그런 모습의 담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고쳐 허물고 자연석으로 쌓지만 CCTV를 동원한 무인자동경비시스템에 의해 쳐진 담은 전자의 담 보다 더 끔찍하게 우리 곁에 있다. 사람의 욕망! 그 끝은 어디일까? 지난가을 바래길을 걸으며 남면 유구마을에 돌담으로 둘러쳐진 집을 보았다. 담쟁이덩굴이 감싸고 있지만, 그 낮은 담의 틈으로 집안도 훤히 들여다보였다. 저 돌담 사이로 바람과 햇살도 꼼지락거리며 드나들고 웃음소리며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도 드나들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많고 많은 담 중에 산 돌, 강 돌, 들 돌로 쌓은 담은 살아가는 눈치와 해학 여유를 만들어 준다. 어릴 적 친구 집에 들어가기 전 제일 먼저 담장 구멍 사이로 집안의 인기척을 살폈다. 혹시 밥이나 먹을 때 들어가면 낭패일까 싶어 상황을 살핀 것이다. 한옥마을에서 돌담의 미학을 찾는다는 것은 염치없고 어울리지 않는 일이지만 농촌의 정서와 서민의 애환은 돌담에 묻어 있다. 한 줄기 바람을 맞고 누구야 놀자 하는 유년을 떠올리는 신선한 바람을 몰고오는 성찰의 의미가 있다. 담! 우리의 삶에는 보이는 담보다 보이지 않는 담이 더 무섭게 버티고 있다. 생활은 서로의 부딪힘 속에 담도 만들어 낸다. 그러나 그 담이 바람 한 줌 드나들 수 없는 궁궐이나 권력가의 담이 아닌 용서와 웃음과 화해가 드나들 수 있는 울타리나 돌담이라면 삶은 더 나아질 것이다. 성경에서 부자가 천국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고 하였다.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며 굳게 쌓은 화강암 축댓돌 담보다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사이가 숭숭 벌어진 돌담을 쌓는다면 더 환한 오월의 봄이 삶에 묻어나지 않을까?
'나는 한달에 겨우 이틀 쉬면서 받는 월급이 100만원이 안됩니다. 그런데 1주일에 토요일 하루 강의를 하고 한달에 48만원 받는 것이 터무니 없이 적다고 방송에 나오데요. 토요일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학교 수업을 하는데, 하루에 4시간 하면 한달에 48만원 뿐이라고 합니다. 시간당 3만원이라고 하데요. 하루 4시간이니까 12만원, 한달을 4주로 보면 48만원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당직 기사님의 이야기이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당 뉴스를 찾아 보았다. 해당 뉴스의 내용은 이렇다. 당초에는 토요 방과후프로그램의 강의를 맡으면 학생 1명당 3만원을 받기로 하고 계약을 했는데, 최근에 토요 방과후 프로그램에 대한 강사료를 교과부에서 지원하기로 하면서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강의를 듣도록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배부된 예산이 시간당 3만원으로 조정되어, 30명의 학생을 지도한다면 한달에 90만원을 받을 수 있던 상황에서 시간당으로 계산하면 48만원이 된다는 것이다. 강사료를 적게 받는 것도 문제지만, 당초에 계약서에는 학생 1명단 3만원이었던 것이 시간당 3만원으로 다시 계약서를 작정하자고 한 부분이 더 억울하다는 것이다. 즉 강사들만 피해를 보았다는 이야기이다. 당초부터 시간당 3만원이었다고 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이제와서 그렇게 하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였다. 당직기사의 이야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우리학교도 최근에 토요 방과후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지난해 까지는 수익자부담으로 운영을 했지만 최근에 대부분의 토요 프로그램이 무료로 전환된 것으로 알고 있다. 뉴스에서 지적했듯이 처음계약할 때와 이야기가 달라졌기에억울하다는 부분에 공감을 한다. 정규직도 아니고 이학교 저학교 다니면서 강의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는 강사들이 적지 않은 상황인데, 일방적으로 계약을 다시 한다는 것은 강사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학교의 사정도 이해가 된다. 갑작스런 무료 전환으로 정해진 예산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권고를 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수익자 부담으로 조금더 학부모에게 부담을 지을 수 있겠지만 인근학교와 비교하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또한 기존의 강사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생각으로 먼저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다. 방과후 강사를 구하는 일이 대도시라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의 사정이 있겠지만 결국은 교과부에서 예산을 좀더 높이 책정해 주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여기에 강사비 책정 기준도 현실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필자도 방과후 수업을 하고 있다. 주1회 2시간을 평일 야간시간에 하는데, 강사료를 학생 1인당으로 책정해서 받아본 적은 없다. 시간당으로 계산해서 받았다. 다만 지도하는 인원에 따라 강사료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 보통 시간당 3만원 수준이 일반적인 강사료이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방과후 프로그램에서 강의를 하는 목적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면 편해진다. 물론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강사료를 조금이라도 더 받는 편이 좋겠지만 정해진 기준을 지키는 것도 학부모와 학생에 대한 신뢰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강사에 따라서는 강사료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그로 인해 수강생이 줄어드는 경우도 보았다. 방과후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사교육기관을 찾지 않도록 하고, 토요일에 다양한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따라서 학부모가 느끼는 부담이 사교육보다 많다면 방과후 학교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만 위의 기사에서처럼 강사들에게 부당한 계약을 요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한 교과부에서도 정책의 추진을 현실에 맞게해야 한다. 가령 일선학교의 진행상태를 보고, 2학기때부터 무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찾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쉽게 넘기지 않는 풍토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속담에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어릴 때는 많은 지식을 가르쳐 1등을 차지하기 보다는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더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아이들은 왕자나 공주처럼 키워서 인지 기본예절은 물론 평생 동안 살아가는데 근본 바탕이 되는 규칙이나 규범을 벗어난 행동을 해도 대부분의 부모는 바로 잡아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하나 아니면 둘을 키우기 때문에 기(氣)를 죽이지 않기 위해서 라고 한다. 그러나 어릴 때 잘못된 습관은 평생 동안 살아가면서 올바른 생활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주변 정리정돈을 잘못하는 것은 자녀가 귀엽다고 자기가 할 일을 시키지 않고 부모가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부모가 자녀의 일을 모두 해 줄 것인가? 특히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맹목적인 자식 사랑으로 성인이 다된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서도 수강신청도 혼자서 못하는 마마보이가 많다고 하니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어려서부터 점차적으로 자기일은 스스로 해 나가는 영역을 넓혀주는 것이다. 그래서 성인이 되면 완전독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자녀를 미성년까지만 키워주고 성인이 되면 스스로 독립하여 살아가도록 지켜보는 것이 올바른 자녀 교육방법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기 때문에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생활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 활동해야 할 시간인 낮엔 잠을 자고 자야할 시간인 밤에는 돌아다니거나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젊은이가 많이 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밤에는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하고 낮에 활동(성장)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데 말이다. 곡식도 잠을 자야하는데 가로등이 밤새 켜져있는 주변의 농작물은 낮인 줄 착각하여 키만 웃자라고 결실을 맺지 못한다고 한다. 큰 딸이 우리 집에 올 때 보면 초등학생인 남매를 밤 10시전에 재우는 것을 보고 ‘참으로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어릴 때부터 습관화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 중에는 인사습관, 식사습관, 청소습관, 질서 지키기, 독서습관을 비롯한 공부습관, 놀이습관, 언어습관, 대화습관 등을 몸에 배도록 좋은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은 많은 지식을 가르쳐 1등을 하라고 경쟁을 시키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의 생활이 예전에 비하면 너무 편리해졌다. 조금만 힘이 들어도 하기 싫어하고 편리함만 취하는 것은 나쁜 습관이다. 강한 쇠를 만드는 철강공정을 보면 몇 천도의 고열로 녹인 쇳물을 부어 만든 철관을 급랭(急冷)하여 담금질 하듯이 부단히 노력하며 단련을 통해 땀을 흘리려하지 않는 것 같다. 강인한 사람은 이러한 담금질의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서 탄생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아주 편하게만 살아가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 인체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공부하고 활동한 만큼 휴식을 취해주어야 한다. 가장 좋은 휴식이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라고 한다. 공부가 중요하다고 잠을 자지 않고 뇌를 혹사시키는 것은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다. 밤늦도록 여러 학원을 돌면서 공부에 지쳐서 집에 돌아오면 잠시 눈을 붙이고 아침 일찍 학교로 향하는 생활의 반복을 하는 고등학생들은 너무 측은해 보인다. 입시제도가 수차례 바뀌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학교에서 정상 수업을 받고 그 들의 꿈을 키우며 대학을 갈 수 있는 날이 언제나 오려는지? 모든 것이 그렇지만 공부도 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재미를 느끼고 좋은 성과도 거줄 수 있는 것인데 친구들과 경쟁을 하여 등위에 따라 선호하는 대학의 학과를 들어가려니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위인전에 나오는 주인공의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자기의 삶을 스스로 계획하고 좋은 습관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서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자립하는 독립심을 키우며 목표를 향해 전진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어려서부터 자립심을 갖도록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공부를 1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입시제도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따라다니는 것이 바로 '내신성적'이다. 학교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고교등급제를 보이지 않게 적용하는 대학들이 많다고 하지만 내신정적은 대학진학을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고 따라서 내신성적을 잘 받기 위한 학생들간의 치열한 경쟁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이런 사정때문에 간혹 성적조작이라는 최악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내신성적은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관리되는것이기 때문에교사들이 양심을 가지고 조금의 의혹도 없도록 모든 절차와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그래도 아주 간혹이긴 하지만 성적조작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슬픈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신성적을 두고 문제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학생들의 장래가 걸린 문제이기에 더욱더 중요하다 하겠다. 매년 학업성적관리 지침이 진화해가고 있다. 시험문제 출제부터 시행, 채점까지 지나치게 자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리지침이 강화되고 있다. 이제는 수능시험 수준의 관리를 하라고 하고 있다. 도리어 수능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것이 바로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성적관리의 현실이다. 고등학교 뿐 아니라 중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나 똑같은 지침으로 성적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성적관리의 핵심은 정기고사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지침대로 움직이도록 되어 있다. 교사들이 채점시에 겪는 어려움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자녀들의 성적에 관심이 높아진 학부모들 역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정기고사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수시로 이루어지는 수행평가에 관심이 덜한 것도 아니다. 단 1점이라도 자녀들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면 여지없이 학교에 항의를 한다. 정기고사 기간이 되면 학교는 물론 학생, 학부모까지 모두가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수능 수준의 시험관리를 시행한지는 이미 오래 되었고, 그보다 더한 규정을 학교 나름대로 계속해서 제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규정적용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는 규정을 이해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자녀들의 성적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기 때문에나타나는 현상이다.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에서는 다음부터 적용할 규정을 또 제정하게 된다. 물론 일정한 절차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규정을 계속해서 강화해도 문제는 계속 발생한다. 규정강화에 학부모들도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을 학부모 들도 알아 주었으면 한다. 교사들은 최대한 학생들의 편에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과정이 자칫하면 다른 학부모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켜교사들이 곤경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평소의 자연스런 학생과 교사의 관계에서 시험때가 되면 서로가 감시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간다. 조금의 이해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대한 규정을 강화하는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수능처럼 복수감독을 하고, 예비령을 치고 학생들을 분반하여 시험을 치른다. 학년별로 분반을 해서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심지어는 교사 두명에 학부모감독 한명이 함께 감독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그래도 문제는 발생하게 된다. 교사나 학부모들의 생각처럼 학생들이 잘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시험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는 또있다. 성적과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는 '무관용 원칙'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징계를 받게 되는 것이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니 상대가 자신들이 가르치는 제자임에도 원칙을 세우고 규정을 철저히 적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성적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한다. 지금의 현실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학생들에게 규정을 가르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지나친 규제에 대해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다만 확실한 것은 성적관리규정을 계속해서 강화하더라도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학생교육과 성적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충주상업고(교장 최용교)에서는 최근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는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신입생으로 입학한 몽골출신 이보민(몽골이름 더러즈 한드) 학생은 한국에 온지 5년째이지만 충주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학교 생활이 매일 매일 새롭고 즐겁다고 한다. 계발활동으로 가입한 레몬트리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친구들에게 본인의 숨은 장기인 미술실력을 뽐내고, 툴페인팅 제품을 만들어 지역 축제 등을 통하여 전시 판매하고 있다. 현재 충주상업고는 중소기업청 지정 비즈쿨 선도학교로서 5천만원을 지원받아 10여개의 창업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보민 학생의 경우에는 평상시에는 친구들과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찾고 있으며, 지역 축제 및 비즈쿨 행사시에 학교 동아리 대표로 참가하여 물품 판매 활동 및 체험부스 운영을 통하여 기업가 자질 및 창업 마인드를 함양하고 있다. 내년에는 네일아트 동아리에 가입하여, 고등학교 졸업 후 미용관련 분야의 창업을 하는 것이 꿈이다. 현재 이보민 학생의 어머니의 경우 외국인 무료 미용교실에서 미용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이보민 학생 또한 학교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경험을 통해 장래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미용 사업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충주상고 창업동아리 중에서 이보민 학생이 가입한 툴페인팅 박정희 지도교사는 현재 충주상고 상담교사이다. 상담실에서 학생들과 대화위주로 상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낀 박교사는 비즈쿨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만족하고 자존감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이에 올 겨울부터 수백만원에 달하는 학원강습비를 내고 주말을 이용해서 툴페인팅을 직접 배우고 있다. 이렇게 배운 기술을 가지고 동아리 학생들에게 가르치며 함께 작품을 만들며 자연스러운 상담을 하고 있다. 학생들도 상담실에서 하는 상담보다는 상담선생님과 동아리 활동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고민을 상담하다보니 어느덧 학교부적응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고 한다. 박 교사는 “동아리 체험 부스 운영 및 전시 판매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적극성과 도전정신을 갖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상담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된 비즈쿨 선도학교 충주상업고등학교는 더 이상 학교 부적응과 학교 폭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성적과 학력 위주의 교육현실에서 충주상업고등학교는 동아리 활동으로 끈끈한 우정을 쌓는 모습에서 내일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우리 나라 아이들의 특징은 다른 나라 학생과 비교하여 공부하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한글만 깨우치면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런 현상은 학교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하루 종일 공부하고 집에 돌아와서 다시 과외 수업을 받으러 간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아이들 성적은 향상되지 않는다. 아이도 최선을 다하는 것 같지만, 성적은 제자리고 이를 지켜본 학부모도 아이들 자신도 답답하다. 그러니 불안하기 그지 없다. 이러한 원인은 자기주도의 학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위 학습에서 학(學)만 있고, 습(習)이 없다. 많이 배우면 학생은 학습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같은 생각이 사고 시스템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의 뇌는 뇌간, 대뇌변연계, 대뇌신피질의 3중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뇌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우리의 두뇌는 생명을 주관하는 뇌간에 최우선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다음으로 감정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의 욕구를 충족시킨 후에 비로소 인간적인 특성인 지성, 이성, 사고, 언어 등을 관할하는 대뇌신피질에 에너지가 공급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학습은 지적인 능력으로만 이루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살아간다. 물론 학습에서 지적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의 뇌의 구조에서 보듯 학습은 지성이 우수하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인간은 특별히 지성만을 발휘하는 능력도 없다. 지성의 능력은 오히려 그와 관련된 다른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은 신체, 감정, 지성, 정신영역이다. 이 4개 영역은 독립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은 신체가 최우선이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학생은 몸이 학습 능력을 좌우한다. 인간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든 안전을 찾고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가장 저변에서 신체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생산하면 감정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신체가 건강하고 생명이 안전하면 감정이 편안하고 행복을 느낀다. 하위 구조에서도 신체는 감정의 하위 영역이므로 에너지가 감정에 비해 먼저 공급되어야 한다. 그리고 신체와 감정이 안정되면 인간 의식의 지성과 정신에 에너지가 형성된다. 학습에 대한 진단을 할 때도 이러한 상황과 관련하여 점검하면 정확한 처방을 할 수 있다. 무턱대고 학습 시간을 늘릴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태에서 학습의 저해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습자 중심의 능동학습과 평생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학습 태도, 즉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21세기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러한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체, 감정, 지성, 정신의 4개 영역에 대한 총체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이러한 학습능력 진단검사를 하면, 학생의 뛰어나고 부족한 영역을 알게 되고 그에 따라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보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정기간 지속적인 훈련 과정을 거치면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효율적으로 키워가게 된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모두 이같은 실천을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24일 진위중고교(교장 권혁우) 에서는 오산외국인학교를 방문하여 양국의 친선도모와 상호문화를 이해하고 교수학습법을 방문교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우노,줄당기기, 줄넘기, 손뼉싸움,장기자랑, 선생님걸음걸이, 배구, 오목, 우드하드게임, 호박놀이와 저녁식사가 이루어졌다. 방문시에 오산외국인 학교의 학습게시물을 사진을 소개하고자 한다 학습게시물
존 버닝햄에게 배우는 교육 존 버닝햄(Jhon Mackintosh Burningham)은 그림책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다.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지각대장 존, 검파 아저씨의 뱃놀이, 알도, 우리 할아버지 등 수많은 그림책을 발표하여 아이들에게서 호기심과 상상력을 끌어냈다. 영국의 최우수 그림책 작가에게 주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두 차례 받았으며, 뉴욕타임즈 선정 최우수 그림책 작가로 네 차례나 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지각대장 존 등 약 34권의 책이 번역 소개된 바 있다. 그는 얼마 전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정신연령에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좋은 그림책 작가가 되려면 아이들과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특히 그들의 내면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저의 정신 연령은 다섯 살에 멈춰 있습니다.”라고. 필자는 바로 여기에 그의 작가적 명성의 비결이 담겨 있다고 보았다. 동심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면서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 준 것이다. 상당수의 작가들이 아이들은 경험과 지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훈적이고 계몽적인 내용으로 가르치고자 했던 것과는 판이하지 않은가. 다섯 살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그들의 삶과 세상을 그려내는 존 버닝햄의 작가적 사명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그들이 상상하고 꿈꾸는 세계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통찰이 그를 훌륭한 그림책 작가로 만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는 그들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교육은 초․중학교는 물론이고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한 가지에만 얽매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즉, 학생들이나 학부모의 관심은 명문대학의 인기학과에 모아지고 있다. 발달 단계에 따른 학교의 층위를 오로지 출세와 성공을 위한 사다리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우리 교육에는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따른 눈높이 교육이 소홀히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상황에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교육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교육을 보는 관점이 존 버닝햄의 관점으로 치환되어야 한다. 제대로 된 교육을 펴기 위해서는 대상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초등 교사의 경우는 초등학생의 정신세계를, 중등학교의 교사는 중등학생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학부모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지금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출세와 성공이라는 거대한 도그마에 빠져 일방적 밀어붙이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과정에 있든 우리 학생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거대한 프레임에 갇히고 말았다. 초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학생 스스로의 생각이나 관심사보다는 부모의 기준과 잣대가 크게 작용하는 현실, 이러한 학부모의 기대에 편승하듯 정신없이 경쟁의 대열로 몰아넣고 있는 우리의 교육 구조에는 학생들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배려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존 버닝햄이 명성 있는 그림책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독자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생각과 호기심을 그려냈다는 점이다. 교사로서의 성공비결, 좋은 부모로서의 성공비결 또한 이와 같지 않을까. 학생들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전제되어야만 그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지금까지 가르치기에 급급했던 성급함을 떨쳐버리겠다. 그들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며,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그들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꿈꾸는 것을 찾아갈 수 있도록 좋은 안내자가 되고 싶다. 진정한 프로는 고객과 동감하면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들이 학생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고 수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그럴듯한 제도라도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2012년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경상남도 김해카누경기장에서 열린 제29회 회장배 전국카누경기대회에서 충남 서령고 선수들이 선전을 벌여 무더기로 금메달을 땄다. 25일에 실시된 C-1 1000m 경기에서 박승진 군이 1위, 이중협 군이 2위를 했다. 26일에는 C-1,2 500m에서 박승진 군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27일에는 C-1 200m에서 박승진 군이 1위를 차지해 이로써 서령고는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식물의 성장은 속도가 매우 빠르다. 벚나무가 연한 잎을 낸 지가 엊그제인데 지금은 제법 짙은 푸른 잎을 자랑하고 있다. 학생들의 배움의 성장, 변화의 속도가 이와 같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많이 듣던 말 중의 하나가 ‘비우라’는 것이다. 비움의 반대가 채움이다. 우리는 평생 비우면서만 살아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비울 것은 비우고 채울 것은 채워야 한다. 무엇을 채워야 하는가? 지식이다. 배움은 채워야 한다. 도덕경에 노자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배움의 목표는 날마다 새로운 것을 채우는 것이다. 도(道)의 목표는 날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는 둘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좋음을 가르치고 있다. 무조건 비우기만 해서는 안 된다. 채워야 한다. 새로운 것을 채워야 한다. 바른 것을 채워야 한다. 배움의 목표는 채우는 것이다. 우리는 평생 배워야 하기 때문에 평생 채워야 하는 것이다. 특히 배우는 학생들은 평생 채워야 한다. 지식을 채워나가야 한다. 우리 선생님들도 평생 채워야 한다. 채움이 없으면 나눠줄 수 없다. 아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나눠줄 수 있겠는가? 잘 가르치려면 많이 배워야 한다. 늘 배움에 힘써야 하고 전문지식을 채워나가는 것은 욕심이 아니다. 선생님은 가르치면서 배운다. 가르치면서 늘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 가르치면서 깊이가 더해진다. 가르치면서 새로운 것을 채워나간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 말해 주듯이 선생님도 학생들도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바로 채움이다. 그러므로 배움으로 인해 채워나가는 것은 욕심도 아니고 과욕도 아니고 탐욕도 아니다. “도(道)의 목표는 날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도(道)란 인성이다. 성품이 좋으려면, 품격이 높으려면, 인격이 성숙하려면 버려야 한다. 무엇을 버려야 하나? 버려야 할 것이 많다. 우선 나쁜 습관이다. 게으름도 버려야 한다. 나쁜 생각도 버려야 한다. 나쁜 말도 버려야 한다. 굽은 말도 버려야 한다. 남을 해치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건강을 해치는 좋지 못한 습관들은 다 버려야 한다. 이런 것 온전히 버릴 때 온전한 사람이 된다. 품격이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인품이 좋은 사람이 된다. 또 버려야 할 것은 나쁜 행동이다. 학생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 학생들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 학생들에게 욕을 하는 것, 학생들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하는 것, 잘난 체 하는 것, 자랑하는 것, 욕심을 부리는 것, 고집을 부리는 것,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 등 바르지 못한 행동들을 다 버려야 한다. 학생들도 그렇고 선생님도 그렇다. 이런 것 버리는 것이 바른 인성을 가진 선생님이고 바른 학생들이다. 배우는 것은 올라가는 것이라 생각된다. 올라가는 것은 땀이 많이 요구된다. 배움에는 땀이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하고 인내가 필요하다. 아무리 배워도 끝이 없다. 그래도 배워야 한다. 평생 배움, 평생 교육이 우리 선생님들이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인성교육은 내려가는 것이라 생각된다. 하나하나 내려놓아야 한다. 마음도 비우도, 욕심도 비우고, 과욕도 비우고, 나쁜 생각도 비워야 한다. 나쁜 습관도 비우고 나쁜 행동도 지워야 한다. 이런 교육도 끝이 없다. 평생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된다. 지덕체(智德體)는 우리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가져야 할 요소라 생각된다. 선생님들은 늘 지식으로 가득 채워져야 하고 좋은 성품으로 갖춰져야 하며 건강한 체력을 유지해야 하며, 학생들도 실력을 쌓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좋은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채울 것은 채우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하는 것이다. “爲學日益(위학일익),爲道日損(위도일손)”이라 ‘배움은 날마다 채우는 것이요, 도를 닦는 것은 날마다 비우는 것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배부른 게 자식이지요. 부모의 마음은 다 그렇습니다. 내 자식이 잘되길 바라고, 그럴 것이라 믿기에 온갖 고생 마다않지요. 기대가 클수록 눈에 차지 않는 게 많습니다. 더 잘되라고 이것저것 잔소리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의 뜻대로만 따라주지 않습니다. 요즘 어머니들 아이들 교육시키기 어렵다는 말 자주합니다. 물론 사교육비 등 경제적인 이유가 큽니다. 교우관계, 생활지도 등 부모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부모의 손길이 못미처도 잘 자라주었는데요. 사회가 급변하고 경험의 폭이 넓어지면서 아이들도 혼란스럽습니다. 아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예전과 많이 다릅니다. 자녀의 바른 인성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적습니다. 지식 쌓는 일이 우선이고 공부 잘해야 대우받습니다. 몸집은 커졌는데 참을성이 부족하고 이기적입니다. 심사숙고 걸러내야 할 말까지 자기 입맛에 맞춰 내뱉습니다.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친구나 부모의 힘을 빌려 손쉽게 해결합니다. 그렇다면 부모의 마음과 부모의 사랑이 같을까요. 마음이 앞서면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마음만 앞세운 교육은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마음보다는 사랑을 담아야 합니다. 사랑이 담길 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집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고 당장은 힘들더라도 훗날 난관을 헤쳐 나갈 힘을 길러줘야 합니다. 질서와 규칙을 지키고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키워줘야 합니다. 그렇게 키운 자식이라야 부모의 마음을 헤아립니다. 사랑의 끈은 서로의 마음을 이어줍니다. 자녀의 능력에 눈높이를 맞추면 아이들의 교육이 쉬워집니다. 그래야 자녀의 마음 다치지 않고 부모의 마음 아프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속 깊은 정을 나누면 아이들이 잘 따라줍니다. 그래야 자녀는 사랑을 받고 부모는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귀여운 자녀, 마음보다 사랑으로 키워야 훗날 대우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의 보통교과에서 도입된 성취평가제를 두고 학교에서는 혼란과 업무가중이라는 지적이다. 성취평가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예전의 절대평가와 별로 다른 점이 없다. 교과부에서는 절대평가와 성취평가제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용어와 설명에서 차이가 있을 뿐 결국은 같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학교별 전달 연수도 모두 끝나긴 했어도 쉽게 적용되기에는 어려움이 남아 있다. 성적부풀리기로 홍역을 치렀던 절대평가제가 사라진지 오래다. 그런데 2009개정교육과정의 시행과 함께 다시 부활된 느낌이 든다. 물론 시대가 변했다는 것에 부정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절대평가로 가는 것이 옳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성취평가제의 도입으로 교육현장에서는 여러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간단한 문제일 수 있지만 쉽게 넘어가기 어려운 점도 있다. 성적부풀리기를 예방하기 위해 정보공시를 활용한다고 한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성적을 부풀릴 이유가 없다. 성적부풀리기는 고등학교, 그것도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심각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결국 일반계 고등학교까지 시행이 될 2-3년 후에 나타날 문제이다. 학교정보공시 항목에 해당내용을 추가한다고 해서 성적부풀리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대학입시라는 큰 틀이 바뀌지 않는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의 전문교과에서 우선 시행이 되고 있다. 고등학교의 보통교과는 2년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제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점검하여 가장 적합한 방안을 찾겠다고 한다. 즉 일반계 고등학교는 시행을 늦추고 전문교과를 다루는 전문계고나 마이스터고에 우선 적용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보통교과에 대한 시범운영을 한다는 부분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즉 보통교과를 배우게 되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대학입시등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범운영을 거친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전문교과와 중학교 1학년이 성취평가제의문제점을 찾기 위한 시범운영과 같아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보통교과를 위해서 전문교과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시험대상이 되는 것이다. 중학교 학생들은 문제가 있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앞선다. 이런 사정이라면 중학교도 시범운영을 거쳤어야 한다. 최소한 1년만이라도 시범운영을 거치는 것이 순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거꾸로 시범운영 없이 곧바로 시작한다는 것은 절대평가를 용어만 바꿨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절대평가는 이미 시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없이 도입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일반계 고등학교는 성적부풀리기 등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시범운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성취평가제는 기존의 수,우,미,양,가의 5단계 평가에서 A,B,C,D,E로 바꾼다는 것으로 별다른 차이를 찾기 어렵다. 성취평가제의 도입으로 여러가지가 바뀌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바뀔 것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더구나 용어 자체를 쉽게 이해하는 교사들이 많지 않다는 것 역시 당장 시행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교사연수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핵심요원으로 연수를 받은 교사들이 작 지역별로 연수를 했을 뿐이다. 일선학교에서 전달연수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전달연수를 하는 과정에서도 정확한 이해가 따르지 않아서 교사들이 어려워하고 있다. 충분한 홍보기간이 필요하고 연수가 필요했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교과부에서 제시한 여러가지 사전작업을 하긴 하겠지만 혼란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년 하반기에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 교장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의 학교장에 대한 청렴도 평가를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국 학교장 청렴도 평가는 해당학교 교직원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평가는 학교경영과 관련 학부모나 관련 업자들로부터 금품 수수 여부, 액수, 횟수 등을 중심으로 작성된 설문으로 구성된다. 평가 영역은 주로 찬조금, 촌지를 비롯해 취약 분야인 방과후 학교, 급식, 시설공사 등 금품수수 우려가 있는 전 부문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장의 금품 수뢰 액수도 10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단계별로 나눠 교직원과 학부모들에게 설문할 계획이다. 전수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올 하반기 실시할 전망이다. 교육 당국은 학교장 청렴도 평가 결과를 학교장 평가에 반영, 점수가 낮은 교장은 승진이나 성과급, 학교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권익위의 전국 학교장 청렴도 평가는 그 실행 과정에서 큰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또 교육의 일선 선봉장인 학교장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나아가 강력한 반발을 살 개연성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시행 과정에서의 부작용을 최소화해 학교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담보라는 근본적인 목적에 부합하려면 다음과 같은 점에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첫째, 현재 학교장에 대한 평가는 학교경영평가, 근무성적평정, 교원능력개발평가 등 다면적으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청렴도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현장의 입장에서는 옥상옥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 특히 학교장도 일반 교원들과 마찬가지로 학부모들로부터 교원능력개발평가를 받고 있는데, 굳이 청렴도 평가를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 수렴을 해 바람직한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 교직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는 학교 조직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농후하므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모름지기 훌륭한 학교 교육은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의 소통과 협력으로 이뤄지는 것인데 교직원과 학부모들에게 학교장의 금품수수 여부와 액수를 설문하면 구성원 간 위화감이 조성돼 그 소통과 협력의 분위기가 깨지게 돼 있다. 더러는 교직원과 학부모의 부정한 응답이나 무고로 순수한 학교장이 상처를 입을 개연성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셋째, 모든 평가는 발달적 평가를 지향해야 한다. 굳이 평가를 시행한다면, 불이익만 줄 것이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어려운 여건 하에서 묵묵히 학교경영에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학교장들에게는 사기와 보람을 앙양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성적이 낮은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선발적 평가관에서 벗어나, 오히려 성적이 우수한 사람에게 여러 가지로 우대를 하는 발달적 평가관이 학교장 청렴도 평가에도 우선 담보돼야 한다. 끝으로, 모든 교육정책은 여론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바탕 위에서 시간을 두고 입안·시행돼야 한다. 이번 학교장 청렴도 평가 전수 조사 역시 여론과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 또 일정 기간 표본 조사를 거친 후 이를 모니터링해 수년 후 전수 조사로 확대하는 등 연차적 시행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학교장들에 대한 평가 압박보다는 자정(自淨) 지원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현행 제도와 규정 속에서도 공직자인 학교장들은 촌지, 찬조금, 발전기금 등 부정한 금품을 일체 수수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대부분의 학교장들은 이를 모범적으로 준수하고 있다. 그 점을 감안하면 결국 권익위의 전국 학교장 청렴도 평가는 그 취지를 십분 이해하지만, 그것이 쇠뿔 뽑으려다 소를 죽이거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위험이 잇다. 그렇기에 보다 합리적인 방법과 운영의 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의견 수렴을 하고, 시행 시기를 조절하고, 교직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전수 조사 외의 합리적 방법을 강구해 학교 현장의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어떠한 경우에도 이 땅의 참스승으로 존경받는 학교장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평가로 전도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