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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적장애여학생지적장애여학생 집단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한 학생이 리더십 전형으로 성균관대에 입학한 사실이 알려져 사회를 경악케 했다. 가해자는 교사에게 ‘봉사왕’ 추천서를 받아 접수한 뒤, 그 다음 주로 예정된 판결을 연기하고 그 사이에 대학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물론 돈 많은 부모가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동원하는 한편, 피해자 가족에게 돈다발을 안겨 탄원서를 챙긴 덕이다. 결국 판사는 가해자들에게 보호처분이라는 ‘면죄부’를 주었다. 보호처분은 청소년의 형사범죄에 대한 특별조치로 만들어진 ‘소년법’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것은 이 사건뿐만 아니라 대개 청소년 피의자 가족들이 목표하는 바다. 그렇게 소년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 그 때부터는 걱정할 게 없다. 설사 소년원에 간다 해도 전과기록이 남지 않고, 대개는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처분을 받는다. 소년법 자체가 ‘청소년피의자의 감호교육’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피해자와 그 관련자의 참여는 극히 제한되고, 그들이 재판에 불복할 방법도 없다. 보호대상인 청소년피의자만이 재판을 주도할 수 있고, 결과에 불복도 할 수 있다. 성범죄 가해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특히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청소년의 폭력이 만연한 가운데 과연 이렇게 소년법을 통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당한가 생각해 봐야한다. 성인 가해자에 대해서는 전자발찌를 비롯한 각종 제재조치들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는데 말이다. 최소한 다른 형사범죄와 다르게 성범죄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은 소년법 적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적용을 배제하는 입법도 논의해야 한다. 혹자는 말한다. 미래가 창창한 전도유망한 청소년을 꼭 범죄자로 만들어야겠냐고. 바로 전도유망한 청소년이기 때문에 더욱 그래야 한다. 우리 사회의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엘리트이기 때문에 보다 엄격해야하는 것이다. 권력에게는 보다 높은 책임을 부가하고, 약자에게는 관용을 베푸는 것이 바로 정의이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 이를 배우지 못한다면, 그래서 힘이 있을수록 관용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배운다면, 그 전도유망한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리더가 되어 있을 때,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가 약속되겠는가. 정말로 잘 생각해봐야하는 문제다.
지난해 연세대 수시모집의 논술전형에 응시했던 제자가 있다. 평소 학교시험이나 수능 모의고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던 학생이다. 그런데 두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수리논술 시험 네 문제 가운데 두 문제는 아예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한다. 나중에 전해들은 얘기지만 한 문제도 못 푼 학생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이틀 뒤에 치러진 이화여대 논술시험에서는 외국 학자의 논문이 지문으로 나와 지문 해석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고교 교육과정 밖 출제 안 돼 올해 대입 수시모집 인원은 전체 모집정원의 64.4%인 24만여 명으로 정시모집 인원의 두 배에 이른다. 수시모집에서 논술전형을 치르는 대학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30여개 대학이지만 선발 인원은 오히려 증가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수도권의 소위 이름 있는 대학들은 대부분 수시모집에서 논술전형으로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따라서 중상위권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지원할 경우에는 내신이 월등하지 않으면 논술전형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올 해 논술시험의 난이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대학의 모의논술고사를 살펴보면 인문계는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담겨있는 지문은 물론이고 영어 제시문에 수리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가, 자연계는 본고사 수준의 정답을 요구하는 수학·과학 문제가 출제됐다. 이러니 논술학원만 문전성시를 이루고 수험생은 대학 수준의 교재로 공부하며 학부모들은 고액 수강료에 등골이 휠 지경이다. 물론 대학의 입장에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논술의 난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학생 선발권을 가진 대학이 전형방법이나 내용을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고교 교육과정과 괴리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해 사교육 창궐의 빌미를 줘도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기형적인 논술고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교과부와 주요 사립대들이 ‘대입논술-공교육 연계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핵심은 난이도를 낮추고 고교 교육과정에서 논술문제가 출제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학별로 고교 교사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출제 단계부터 제시문, 용어, 교육과정 연계, 난이도 등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또 수험생과 학교가 논술시험 출제 경향을 사전에 파악해 대비할 있도록 채점 기준이나 답안을 공개하도록 유도하고 특히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수리논술의 경우, 관련 자료를 손쉽게 얻을 수 있도록 대교협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논술 개선 방안을 접하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논술고사가 학교시험이나 수능처럼 반드시 정답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다. 논술고사는 특정한 문제 상황에 대해 학교수업이나 독서 등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쌓은 자신의 생각을 창의적으로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정답이 있는 논술고사는 반드시 사교육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정답·제시문 중심도 개선 필요 현재의 논술 문제를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맞춰 답을 쓰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논술 전문학원이 수능처럼 답을 찾는 강의가 가능한 것이다. 이럴 거라면 차라리 제시문 없이 논제만으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서술할 수 있도록 출제 시스템의 변화를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소통 수단으로서 스마트폰의 역할을 논의하고 스마트폰 이후의 정보통신 기술변화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인문학의 위기가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후, 인문학 발전의 바람직한 대안을 논술하시오.’ 등 수험생이 평소 학교수업과 독서 활동을 통하여 얼마나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갖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는 문항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교협은 이 달에 대학의 논술출제위원과 대교협 논술 연구위원 간 논술관련 상호 이해도 제고를 위한 워크숍을 열어 논술 난이도에 대한 인식차를 좁히고 고교 교육과정 연계 방안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필자도 대교협 논술위원의 한 사람으로 이 모임이 무척 기다려진다. 대학은 수험생의 자질을 충분히 변별할 수 있고 고교에서는 굳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얼마든지 논술지도가 가능한 방법을 찾는다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8월말 교단을 떠나는 경기도 퇴직교원 675명에 대한 훈·포장전수식이 29일과 30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와 본청 별관에서 열렸다. 30일 황조근정훈장을 받은 수원 정자초 임종생 교장은 “최선을 다해 살아온 교직생활 끝에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교직생활은 마무리하지만 아이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포상 수여식은 시·도교육청별 일정에 따라 9월초까지 진행된다. * 8월 퇴직교원 정부포상자 5218명 명단은 아래 파일로첨부
그동안에는 교권침해에 대해 학생은 징계, 학부모의 경우 형사법적 대응을 제외한 대응 방법이 전무했다. 또 막상 교권침해 사건이 벌어져도 ‘이슈’가 되길 원하지 않는 교육청과 학교가 적극적 대응을 기피해 교원들은 일방적으로 참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교권보호 종합대책이 시행되면 학교는 구체적 대응을 할 수 있으며, 피해 교사는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대책 이후 교권침해 사건은 어떻게 처리될까. 사례를 중심으로 달라질 학교의 모습을 살펴봤다. ◇ 교사 구타‧폭언 사례: 학부모 가중처벌, 교사 치료비 공제회 우선 부담=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교무실 앞. 학교폭력 사건 처리에 불만을 가진 학부모가 교실로 찾아와 담임교사의 머리채를 흔들었고 학생이 주먹으로 교사를 구타했다. 학생의 아버지는 교무실에서 상의를 벗고 여교사인 담임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 학부모는 존속 범죄를 준용해 현행 처벌 기준보다 가중처벌(형의 2분의 1까지) 받게 된다. 이를 적용하면 상해는 징역 10년에 벌금 1500만원(현행 처벌기준 징역 7년, 벌금 500만원), 폭행·협박은 징역 5년, 벌금 700만원(현행 폭행-징역 2년, 벌금 500만원, 협박-징역 3년, 벌금 500만원)의 처벌을 받는다. 폭행을 당한 피해교원의 심리상담·치료비는 학교안전공제회가 우선 부담하고, 공제회가 추후 학부모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된다. ◇ 축소·은폐 및 무고한 학부모 괴롭힘 사례: 학교장 징계, 악성 민원 엄정 조사=경기도의 한 초등교사는 3월부터 고질적으로 수업을 방해하고, 반 친구의 목을 조르는 등 문제를 일으켜온 B학생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B의 학부모는 문제해결보다 오히려 담임교사의 태도를 문제 삼아 항의하고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고질적 학부모의 괴롭힘에도 학교장과 교감은 참을 것을 강요했다. A교사는 교직생활 20년 만에 절망감을 느꼈다. → 교권침해를 당해 교총 교권국과 본지에 제보를 한 교사들은 많았지만 기사화되지 못했다. 사건을 알리지 않으려는 학교장의 뜻에 따라 피해 교사들은 억울함에도 공개를 못했기 때문이다. 드러난 것보다 심각한 교권사건이 학교현장에 더 많은 이유다. 앞으로는 학교장이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려고 하면 징계를 받게 된다. 반대로 학교장이 교권보호에 기여한 경우 학교평가 및 학교장경영능력평가의 교권보호교육만족도 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게 된다. 무고한 민원(악성 반복 민원 포함)도 엄정한 조사와 처리가 의무화 된다. 교과부는 서울시 다산콜센터의 대처를 예로 들며 시·도교육청 결정에 따라 법적 조치까지도 가능하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산콜센터는 협박성 민원에 대해 ‘통화내역 녹음, 법적조치대상 사전고지-경고문 발송-법무적 검토·조치’ 단계를 밟아 강력 대응하고 있다. ◇ 교사 성희롱 사례: 학생·학부모 특별교육, 피해교원 우선 전보=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여교사 스커트 속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촬영해 유포했다. 학교는 학생에게 전학을 권고했지만 학부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사 폭행, 협박, 성희롱 등 교권 침해 수준이 심각하면 학교장은 즉시 교육청에 보고하게 되며, 신설되는 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사실이 인정되면 학생은 출석정지 처분 또는 학부모와 함께 특별교육 이수가 의무화된다. 학부모가 정당한 사유 없이 특별교육 이수에 불응하면 3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피해 교원은 수업 등에서 일시적으로 제외될 수 있으며, 교육활동을 지속하기 곤란할 경우 타 학교로 우선 전보를 요청할 수 있다.
“국공립 교원은 ‘고의’나 ‘중대 과실’ 책임 사립은 ‘경과실’도 책임져 형평성 어긋나… 한국교총이 사립교원 교권보호를 위해 대한사립중고교장회(회장 배용숙)와 연대해 사립학교법 개정 추진에 나섰다. 교권보호법 추진과 더불어 사학법 개정까지 이뤄내 국․공립 교원에 비해 불리한 사립학교 교원의 배상책임 범위의 형평성을 맞춰 교권보호대책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양옥 교총회장은 28일 교권보호대책을 발표한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을 만나 “교과부도 법 개정에 힘을 실어 공‧사립을 망라한 교권보호대책에 마침표를 찍어 달라”고 촉구했다. 교총의 사립학교법 개정은 대구 학생자살 사건의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이 계기가 됐다. 이번 판결의 경우 (학교법인이 항소하지 않는다면) 통상 학교법인이 1억3400여만 원을 배상하고 교장, 담임교사 등에 구상권을 청구하게 되는데 동일한 사안을 국공립학교에 적용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교장, 교사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을 경우에 한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교원 배상책임의 경우 국공립 교원은 국가공무원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라 ‘고의’ 또는 ‘중대 과실’만 책임을 지지만, 사립의 경우 ‘경과실’도 책임지도록 되어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서울’의 정무원 변호사도 “국공립과 같은 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호 사립중고교장회 정책연구부장은 “학교폭력 등에 대해 학교법인과 교원에 책임을 묻게 되면 사립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여 더 책임을 추궁 받게 된다”며 “사립학교법개정이 최우선 현안”이라고 밝혔다. 최수혁 서울사립중고교장회 회장(영도중 교장)도 “사립교원도 국공립과 똑같이 학생들을 교육하고 책임지는데 사립에 재직한다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처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총과 대한사립중·고교장회가 추진하는 사립학교법 일부개정안에는 ‘사립학교 교원의 배상책임에 관하여는 국․공립학교의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는 조항(제60조의 4, 배상책임)이 새로 담긴다. 이 조항이 신설되면 사립학교 교원은 국공립 교원과 동일하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을 경우 책임을 지게 된다.
27일 충북 청원군 각리초(교장 이문희) 교무실에서 '손명선·전병환 장학기금 기탁식'이 있었다. 1억 원이라는 장학기금은 지난 7월에 피부암으로 작고하신 손명선(58세)선생님께서 담임을 맡았던 2학년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이끄는 훌륭한 사람이 돼라.’라는 편지를 남긴 채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한다. 그의 유언 속에는 “각리초등학교 학생들의 즐거운 면학분위기를 위해 조그마한 성의를 표하고 싶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유지에 따라 남편인 전병환 씨가 전했다고 한다. 고인은 생전에 교사로 재직하면서 결손가정과 조손(祖孫)가정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나 생활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아왔다고 한다. 끼니를 거를 정도로 어려운 제자들에게 쌀과 의류를 사들고 찾아가 보살피는 사랑을 남모르게 실천하였던 참 스승이었다고 한다. 가정이 어려운 제자가 중학교에 진학할 때면 교복을 맞춰주기도 하는 등 사랑으로 가르침을 실천하셨던 선생님 이라고 하였다. 장학금은 각리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교인 강경의 황산초등학교에도 1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였다고 한다. 사랑과 진실로 모범을 보였고 마지막 가는 길에도 아름다운 감동으로 세상에 사도(師道)가 무엇인지 일깨워주신 이 시대의 참스승으로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 기증받은 장학기금은 각리초등학교의 소외계층 학생들이 불편함 없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손 선생님의 뜻에 따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왕소나무(천연기념물 제290호)도 태풍 볼라벤의 강풍을 이기지 못했다. 28일 오전 10시경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의 왕소나무(천연기념물 제290호)가 쓰러졌다. 수령 600년의 왕소나무(王松)는 높이 12.5m, 둘레 4.7m에 이르는 노거수로 줄기가 용이 꿈틀거리며 하늘로 승천하듯 꼬여 '용송'으로 불렸다. 또한 성황제를 지내던 신목으로 마을 이름 삼송리(三松里)에서 알 수 있듯 가까이에 있었다는 소나무 3그루 중 1그루만 외로이 남아있었다. 처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고, 인근을 지날 때마다 다른 사람들에게 왕소나무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며 '국내 최고의 소나무'로 소개했던 터라 현장으로 달려간 시간이 오후 6시경이다. 뿌리가 통째로 뽑히고 가지가 부러진 채 볼품없이 누워 있는 왕소나무의 모습이 처량했다. 현장에서는 포클레인이 대형 트럭들이 실어 나르는 흙으로 뿌리를 덮는 작업이 한창이었고, 그 모습을 관계자들과 마을사람들 여럿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태풍에 가로수들이 힘없이 뽑힌 이유가 여름내 바싹 마른 땅에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지반이 약해지는 '액상화 현상'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왕소나무가 쓰러진 것도 재해일까? 왕소나무의 뿌리가 땅에서 30㎝가량 들려 위험하다는 제보로 외과수술을 했다지만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대로 지주대 등을 설치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왕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앞으로 원형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에 오랫동안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왕소나무에서 6.5㎞거리에 있던 연리지가 생각나 청천면 송면리의 연리지가든으로 차를 몰았다. 가든 옆 야산에 있던 연리지(괴산112호 보호수)는 수령 100여년의 붉은 소나무로 땅위 4m 높이의 굵은 가지 하나가 남녀가 손을 맞잡듯 서로 끌어당기고 있는 모습이 국내의 연리지를 대표했었다. 몇 년 전 이곳의 연리지도 시름시름 앓다 말라죽었다. 줄기가 붙은 연리목과 달리 가지가 붙은 연리지는 매우 귀한 나무이기에 아쉬움이 크다. 한순간에 수백 년의 세월이 그대로 사라지고 있는 현장들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나무들이 앞으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후약방문에 희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필자는 이번 런던올림픽대회를 대한체육회 참관단으로 함께 했다. 17일간 펼쳐진 땀과 눈물로 이룬 우리 선수들의 드라마를 보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다. 런던에서 전 세계 205개국의 1만 500여명의 선수가 “하나의 삶(Live as one)”을 슬로건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이 슬로건은 성별, 국적, 인종의 구분 없이 지구촌 사람들이 하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베이징올림픽도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 모토였고, 88서울올림픽은 “벽을 넘어서, 손에 손잡고”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처럼 올림픽은 평화를 추구하는 화합의 제전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순위 5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고된 훈련과 부상, 좌절, 가난 등을 이겨내고 값진 성과를 올린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온 국민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1948년 14회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를 따내 59개 참가국 중 32위를 했을 때로부터 64년 만에 런던에서 다시 열린 올림픽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205개 참가국 중 당당히 세계 5위에 올라선 것이다.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한국 스포츠! 런던의 연이은 승전보는 경제침체와 찌는 듯한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의 가슴에 희망과 감동을 주었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 느낀 것은 양적인 성과 못지않게 스포츠 제전에 임하는 우리 선수들과 국민의 성숙한 자세다. 국민들은 메달 색에 연연하지 않고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젊은이들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기뻐서 울고, 메달을 놓치면 아쉬워서 울고 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실패해도 낙망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젊은 세대를 보며 대한민국의 또 다른 가능성을 봤다. 노메달 선수들은 지금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용기를 위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또 눈에 들어온 것은 영국 정부가 이번 런던올림픽 개최 비용으로 15조950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투자했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의 올림픽에 대한 엄청난 투자는 무엇 때문이었는가? 런던올림픽은 문화올림픽이었다. ‘놀라운 섬나라’라는 주제의 개막식 행사는 올림픽사상 최대, 최고 스케일의 식전 행사로 평가 받았다. 올림픽 개막식 연출을 맡은 대니 보일 감독은 영국의 문화콘텐츠와 역사적 자산을 극적으로 활용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보여줬다. 산업혁명을 선도한 영국이 세계를 변화시켰다는 것을 알리고 ‘창조적인 영국’을 외쳤다. 비틀즈와 해리포터, 007, 셰익스피어 등 영국의 문화적 자산을 총동원해 국가브랜드를 제고시키기 위한 영국문화의 힘을 보여 준 것이다. 이번 대회 또 하나의 특색은 남녀평등올림픽이었다는 것이다. 런던올림픽은 전 참가국에서 여성선수가 26개 종목에 출전하는 첫 올림픽이 됐다. 여자복싱선수가 출전해 1896년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116년 만에 금녀의 벽을 무너뜨렸다. 필자는 또 대회기간 중 경기장마다 도로마다 참가국 선수단을 돕는 7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친절에 특별히 깊은 감명을 받았다. 또 매일같이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아 스포츠를 즐기며 행복을 느끼는 밝은 표정의 모습을 봤다. 참으로 부러운 스포츠문화였다. 우리도 2018년 평창에서 또 한 번의 올림픽을 치른다. 이번에는 손님맞이 때문에 온 국민이 피곤하고 긴장되는 행사가 아니라 집안사람들부터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잔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우리도 그럴 때가 된 것 같다. 우리 스포츠문화도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그들이 보여준 것처럼 전 국민이 참여하고 즐기며 여가를 선용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엘리트스포츠의 강화도 물론 국가정책상 계속돼야 하겠지만 모든 스포츠의 기본인 학교체육의 강화도 병행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런던 올림픽이 화해, 용서,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 최고의 축제, 환희의 올림픽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면서 스포츠 강국의 위상과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대한민국선수단의 쾌거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2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교권보호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역대 가장 강한 강제력을 가진 교권보호법으로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한국교총의 지속적인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일선교원들은 학생인권이 비약적으로 강화된 것에 비해 교권은 상대적으로 추락해 교육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는 해마다 명예퇴직 인원의 폭발적인 증가로 증명되고 있다. 오죽하면 평생을 바쳤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떠날 결심까지 했겠는가. 이처럼 우수한 교원들의 명예퇴직은 학교 현장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한창 가르치고 일할 나이인 40∼50대 교원들의 명퇴는 곧바로 교육력 저하로 나타나게 되며 이는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교권보호종합대책 중, 학부모나 학생 등이 교내에서 교사를 폭행·협박·성희롱하는 등 교권을 침해하면 형법상의 범죄보다 최대 50%까지 가중 처벌되고, 피해 교사의 상담·치료비도 학부모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 점. 또한 교권 침해 학부모는 학교에 가서 자녀와 함께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게 한 점. 교권 침해 피해를 본 교사는 다른 학교로 전근 갈 수 있고, 학부모의 학교방문도 사전 예약을 통해 하도록 한 점 등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실효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강력한 교권 보호장치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마음놓고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업시간에 악의적으로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 여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학생, 담임교사에게 과도한 요구와 시비를 거는 학부모 등이 획기적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교권보호종합대책이 착근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학부모단체의 단발이다. 학부모단체는 여전히 학부모는 교사 앞에서 한없는 약자라며 이번 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담임교사의 막강한 권한 앞에서 학부모는 이미 순종적이 될 수밖에 없는데 무슨 교권보호법이 또 필요하냐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일방적인 횡포나 체벌 등은 현행법으로 얼마든지 제재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소 고발이다. 따라서 학부모들도 자기 자녀만 잘되기를 바라는 극단적 이기주의를 버리고 이번 교권보호법이 착근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할 것이다. 두 번째는 이번 대책을 학교현장에 하루 빨리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후속 대채 마련과 국회 정치권의 관련 법 개정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끝으로 안양옥 교총회장의 이번 노력에 박수갈채를 보내며 일선교원이 안심하고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이번 교권보호법의 대대적인 홍보를 부탁한다.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하고 나면 여지(餘地)를 남겼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여지(餘地)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네이버사전)을 뜻한다. 그 여지라는 것은 일단 결정이 되었지만 앞으로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남겨두는 것이다. 중요한 결정사항 일수록 여지를 남겨두는 일이 좀 더 흔하다. 그만큼 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 교과부에서는 올해중학교 2학년에 전면 도입했던 복수담임제를 학교장 자율에 맡겼다. 정책적으로 실패했기에 학교자율에 맡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2학기부터 학교장의 자율에 맡긴 것이다. 역으로 복수담임제를 중학교 2학년 뿐 아니라 어떤 학년에서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학교장 자율이지만 필요에 따라서 혹은 여건이 되면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복수담임제를 자율에 맡겼지만 상담활동은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함으로써좀더 강화했다. 우리학교도 복수담임제 실효성을 검토하여 결정하기로 했다. 교사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폐지로 가닥을 잡았지만 폐지가 쉽지 않다. 학교장 자율에 맡겨진 것만은 틀림이 없지만,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방안'과 관련하여 받은 공문이 폐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안에 앞서 언급했던 여지(餘地)를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중학교에 전달된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방안'공문의 말미에 이런 내용이 있다. 여건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올해는 기존대로 시행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이 부분 때문에 학교장의 자율적인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자율화는 자율화인데, 가급적 올해는 그대로 하라는 단서를 붙였기 때문에 자율화에 대해 부담감을 갖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두고완전한 자율화가 아니라고 한다.학교장들은 학교장대로 인근의교장들과 서로 연락을 취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그 결과 대부분의 교장들이 바로 이 부분 때문에폐지를 망설이고 있다고 한다. 올해 2학기는기존대로 하라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교장들 중에는 과감히 폐지 하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선두로 나서서 폐지를 하는것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선두로 나서는 학교가 있다면 그대로 따르는 학교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눈치를 보고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단서를 붙이지 않았다면 당연히 폐지가 수순이었을 것이다. 물론 복수담임제가 강제로 실시되긴 했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단수로바뀌는 것을 반가워하지는 않을 것이다.복수담임제를 도입해서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더라도 도중에 바뀐다는 것은 혼란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단서를 다는 것은 학교의 선택을 어렵게 만들게 된다. 학교장 자율에 맡겨진 사항이 절반은 자율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과감히 선택하지 못하는 학교장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관련 정책들은 매우 민감한 것들이 많다.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것을 한번에 칼로 무 자르듯이 단절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만약이 복수담임제를 폐지한후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면 복수담임제의 폐지가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감히 선택하기에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서울시내 중학교에서는복수담임제를 단수로 전환하는 학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교구성원들이 논의하여폐지로 가닥을 잡았지만 최종결정을 내려야할 학교장의 고민이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에서 단서를 달았는지 시교육청에서 단서를 달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자율을 가장한 타율의 요소가 들어있는 단서조항을 넣어서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학교장의 선택을 어렵게 할 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침 일찍 학교 뒷산을 올랐다. 태풍이 주는 교훈이 있었다. 태풍은 사납기도 하지만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약간의 도움을 주고 갔다. 맑고 깨끗한 공기를 선물하였다. 그 어느 때보다도 신선하였다. 이런 공기만 마시만 더욱 건강해질 것 같았다. 또 하나의 선물은 푸른 하늘에 아름답게 수놓은 구름이었다. 이런 구름도 태풍이 지나가지 않으면 구경할 수 없는 구름이었다. 그래도 태풍만은 피해가면 좋겠다. 뉴스를 볼 때 가슴이 아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울산은 우리나라의 알프스산이라고 하는 신불산, 영축산 등이 병풍 역할을 해 태풍의 피해를 줄였다고 한다. 선생님들은 병풍과 같이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 싶다. 학생들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옥수수의 겉잎처럼, 배추의 겉잎처럼 자신은 손해를 입더라도, 자신은 망가지더라도 학생들을 보호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이러한 역할에 보람을 느낀다. 산에 오르니 최근에 심은 나무는 많이 쓰러졌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그대로 든든했다. 버팀목을 세워 놓았어도 함께 넘어졌다. 기초교육이 참 중요하다 싶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곧 넘어진다. 오래가지 못한다. 선생님이 버팀목이 되어 주어도 함께 넘어진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키가 작아도, 몸집이 작아도 든든하게 그대로 자리잡고 있었다. 기초가 참 중요하다. 기초교육에 더욱 힘을 써면 좋겠다. 그래도 버팀목으로 인해 견뎌낸 나무도 많았다. 버팀목 역할이 꼭 필요하다. 학생들을 혼자 두면 잘 넘어진다. 바로 서지 못한다.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함께 넘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버팀목 역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버팀목이 튼튼해야 한다. 강한 버팀목이 되려면 더욱 힘을 키워야 하겠다. 산 속으로 올라가니 온갖 새들과 풀벌레들이 아침 일찍부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어제 태풍에도 잘 견디어 내었노라, 어제 태풍에도 이기었노라, 어제 태풍에도 살아남았노라’고 노래하는 듯했다. 사람도 강한 바람에 서 있기가 힘들었는데 작은 새들이, 작은 풀벌레들이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 함께 흔들리는 나무를 의지하면서, 풀을 의지하면서 참고 견디어 내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싶다. 자기가 흔들리면서도 꼭 붙들어주는 나무, 자기도 정신을 못차리면서 풀벌레를 안고 있는 풀잎들의 자세는 배울 만하다. 절대 자기와 함께 하는 새들, 풀벌레들을 외면하지 않는 나무, 풀잎들의 정신은 배울 만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어려워도 나에게 맡겨진 학생들을 돌볼 의지가 있다면 끝까지 그들을 돌보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가 아닌가 싶다. 산에는 눈에 거슬리는 것이 제법 있었다. 곳곳에 흙이 보였다. 모래흙이 보였다. 산이 훼손된 곳이 눈에 띄였다. 심지어 산업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작은 산 하나를 완전히 파놓은 곳도 있었다. 미국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이드에 의하면 미국은 5% 이상 자연을 개발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하면 국토가 매우 좁은데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미국의 서부와 같이 사막의 산, 민둥산이 될까 걱정스러웠다. 아름다운 강산을 후손에게 물러주기 위해서는 자연훼손은 금물이다. 미국의 서부는 1년 내내 오는 비의 양이 우리나라의 2-3일 오는 양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무는 너무 귀했다. 나무가 있는 것도 인위적인 노력에 의해서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겨우 식물이 자라게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우리들은 여러 가지 조건이 좋은데 그 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아름다운 국토를 잘 관리하지 못한다면 후손에게 물러줄 것이 없다. 자연보호운동은 우리들이 해야 할 교육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태풍이 또 올라온다고 하는데 제발 태풍이 비껴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많은 사람들의 근심이 겹치지 않기를 소망한다.
계속해서 증가하는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교권보호대책이 나왔다. 그동안 교권침해사건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손을 놓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교과부가 팔을 걷어 올린 것이다. 학교에서 교사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경우에 학부모에게 가중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학생이 교권침해를 했을 경우 학부모를 소환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어찌하다가 이 지경이 됐는지 교사의 한 사람으로 착찹한 심정이다. 그렇지만 교과부에서 극단의 처방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에 공감을 한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교권침해사건이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의 대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무조건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오죽하면 이렇게 까지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제자와 학부모를 벌하는 것에 찬성할 교사들은 많지 않겠지만 상황이 이렇게 변해가는 시점에서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대부분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을 두고 학부모를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하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이런 비난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와서 교사들을 대하는 태도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들의 특성상 어지간한 교권침해를 당하더라도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대충 넘어가는 일들이 많다. 따라서 일반 학부모들이 실제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비난을 하는 것이다. 일부 학부모의 이야기 이긴 하지만 갈수록 교권침해가 증가하는 현실을 좀더 정확히 꿰뚫어 볼 필요가 있다. 학부모를 범죄자 취급하고자 교권보호대책을 세운 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본다.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할 교육현장이 황폐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뿐이다. 학부모를 범죄자 취급했다면 학부모를 소환하고, 학생과 함께 특별교육을 받고 이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를 물리는 것으로 끝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권의 중요성만 부각시키지 말고 교권의 중요함도 함께 부각시켜 제대로 된 교육을 해보자는 것이 이번 교권보호대책의 근본이라고 본다. 더 강력한 교권보호대책이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은 일반 사회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기본만을 강조한 것이다. 학교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다. 학교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변화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제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을 할 것이다.학생들에게 배울 권리가 있다면 교사들에게는 가르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가르칠 권리를 침해 받아서는 안된다. 따라서 학부모나 교사, 학생 모두가 제대로 가르치자는 것에 제동을 걸 이유는 없다고 본다. 진보성향의 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이 '학부모를 교권침해 주범으로 간주한 것은 유감'이라며 '교권은 학교장 등에게서 먼저 보호받아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역시 학교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어떻게 학교장을 교권침해의 주범으로 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간혹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학교장이 교권침해의 절대적인 주범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논리를 펼치면서 교권보호대책에 대해 억지로 평가절하 하려는 태도는 교육발전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아직도 학교장을 교권침해의 주범으로 몰고, 학교장이 마치 제왕처럼 군림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다는 것은 진보가 아니다. 구시대적 발상을 하고 있을 뿐이다. 진보 단체라면 시대가 변했다는 것쯤은 인정해야 옳다고 본다. 또한 진보라고 한다면 보호되어야 할 것이 인권만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수없이 인권을 강조하면서도 교권을 애써 외면한다는 것은 학부모 단체에서 할 일은 아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인지 꿰뚫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교권보호대책이라는 특단의 대책이 나온 것에 환영은 하지만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왔는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좀더 일찍 교육의 주체들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지는 않았는가 깊이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교권보호대책이 나왔지만 앞으로 이 대책이 직접 실행되기 전에 교육계 전체가 안정되어 훌륭한 교육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교권이 교사라는 직업으로서의 권리가 아니고, 교사가 학생들을 교육할 권리로 보면 좀더 이번의 교권보호대책의 취지가 좀더 명확해질 것이다.
▨ 교총 제5차 학교폭력 대안모색 좌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 후 학교폭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이제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 고광삼 서울 경신중 생활지도부장 "학생·학부모의 행동이 신중해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주 막나가는 학생들에게는 별 효과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 학생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파악하고 재발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서희 서울 양서중 전문상담사 28일 한국교총에서 열린 ‘제5차 학교폭력 대안모색 좌담회’에 참석한 현장 전문가들의 논의는 학교폭력 가해사실 학생부 기재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집중됐다. 참석자들은 학생부 기재가 학교폭력 감소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동민 경기 안산 경일관광경영고 교사는 "대책 시행 후 학교폭력이 크게 감소했을 뿐 아니라 교사와 학생들의 인식도 바뀌었다"며 학생부 기재를 환영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학생부 기록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학교폭력을 줄이는 상당한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희 서울 양서중 전문상담사는 “(학생부 기록이) 학생과 학부모 모두를 각성시키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광삼 서울 경신중 생활지도부장도 “작년까지는 제재 수단이 없어 학교폭력을 방치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며 “별다른 방안이 없는 현재로서 학생부 기재는 불가피한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9단계 모두 기록하는 것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4호에 해당하는 사회봉사 이상 처벌만 기록을 의무화하고 그 이하 처벌 기재여부는 학교장이나 학폭위에 맡기자”라는 의견을 내놨다. 구본순 서울송화초 전문상담사는 "대책 시행 후 조금만 욕해도 신고하겠다는 아이들을 보면 씁쓸한 마음도 든다"며 "다양한 상담을 통해 근본적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송형호 서울 면목고 교사(서울시교육청 생활지도컨설팅지원단 부단장)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사는 "지금 폭대위에는 처벌 기능만 있고 조정기능은 거의 없어 많은 위원들이 활동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며 "폭대위가 화의·조정 기능을 하고 처벌은 교육청에서 하는 방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장했다. 송 교사는 또 "학생부 기재가 학교폭력의 근본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아니므로 상담·교육·치료 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부터 기간제교사에게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학교 현장에서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기간제교사의 처우를 개선, 사기를 진작함으로써 공교육 교육력 제고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교과부는 하반기 중 기간제교사에 대한 별도 성과상여금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기간제교사는 정규교원과 달리 근무기간이 짧고 지급기준일을 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동일기준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6개월 이상 근무자에게 14호봉(약 190만원) 기준으로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경우, 전체 기간제교사 4만97명 중 50%정도가 지급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연간 총 소요예산은 약 38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교과부 교원단체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 및 교과부내 교원성과상여금 제도개선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TF를 조직해 구체적 예산규모와 지급대상, 지급기준액 등을 확정할 것”이라며 “시·도교육청 인건비 범위 내에서 지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기준으로 볼 때 예산 범위 내에서 무리 없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 관계자는 “기간제교사를 교육공무원으로 보고 수당청구권이 있다고 판시한 법원 1심 판결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교총이 교섭을 통해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추진돼온 기간제교사 처우개선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법원 판결은 항소를 통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총은 “교총과의 4차례 교섭 합의사항을 이행한 결과로 높이 평가한다”며 “기간제교사의 처우개선과 사기진작에 기여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교총은 “기간제교사가 전체 교원의 11%인 4만 명에 달하고 담임도 1만2955학급(2011년 기준)을 맡고 있다"며 "행안부, 기재부 등 관련부처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교원충원을 통한 교육의 질 제고와 청년실업 해소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또 교총은 "정규교원에 대한 성과상여금 지급기준일을 매년 12월31일로 규정, 2·8월 퇴직교원은 익년도 성과급 지급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교직 특수성을 감안해 퇴직교원도 지급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3,4세 누리과정 도입…신‧증설만 1163학급 “국정과제 수행 변화, 특별 정원 접근해야” 유치원 교원 증원을 위해 한국교총이 전면에 나섰다. 연령별 누리과정 도입으로 교원 수요가 대폭 늘어났음에도 행정안전부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교사 1381명 증원 요청에 대해 불가능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8월20일자 참조) 한국국공립유치원연합회 전호숙 회장은 “행안부 장관 면담 신청을 세 번이나 했지만 만나주지 않고 있다”면서 “교과부가 행안부에 요구한 증원 인원은 내년에 신설되는 유치원에 필요한 최소 인원인데 이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정부기관이 정부정책을 실현하지 못하게 훼방 놓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는 올해 만5세 누리과정 도입에 이어 내년에는 3~4세까지 연령별 누리과정을 확대‧추진한다고 지난 7월8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은 내년 26개의 단설유치원 신설을 확정, 현재 공사 중에 있다. 교과부가 요청한 인원은 신설되는 유치원 원장 26명과 원감 192명(연합회 요구 738명의 26%), 교사 1163명(신‧증설 1163 학급)이다. 교과부 유아교육과 안정은 장학관은 “수차례 행안부 담당자를 상대로 설명했지만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원감은 양보한다고 해도 교사는 줘야 가르칠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신설 유치원에 필요한 교사 156명만 주겠다는 행안부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기존 병설유치원에 신설되는 138학급과 증설되는 단설 66학급‧병설 825학급에는 단 1명의 교사도 증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 장학관은 “공무원 증원이 어렵고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지만, 결국 모자라는 교사는 기간제로 채워야 하지 않냐”면서 기간제 인건비도 예산임을 강조했다. 전 회장은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지 않냐”며 “수석교사나 전문상담교사 등 정부 정책의 변화로 정원이 대폭 늘어나는 경우에는 ‘수시’ 정원 조정을 통해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여러 부처 공무원 정원과 연동된 ‘정시’ 정원이 아닌 특별 소요 정원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총은 27일 국무총리실 심오택 사회통합정책실장을 만나 이 같은 유치원 교원증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전달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박근혜 대선캠프 안종범 의원에게도 28일 자료를 전달했다. 30일 안양옥 회장은 이주호 장관과 간담을 갖고 유치원 교원증원을 위해 공조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9월초 맹형규 행안부 장관을 만나 유치원 교원증원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수시’ 정원 반영 여부에 따라 신규임용 숫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교총 정동섭 정책본부장은 “행안부의 182명 증원(원장 포함)도 사실상 증원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초등교원 감축 정원을 유치원에 돌린 꼼수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안 회장은 “3~4세 누리과정 도입은 유아교육 공교육화의 첫걸음이자 인성교육의 시발점”이라며 “우수한 국공립유치원 교사들이 제대로 누리과정의 틀을 잡아 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반드시 정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막내딸이 두 살 된 아들을 데리고 왔다. 사위의 새 차에 동승하여 울고 넘는다고 하는 박달재 옛길을 올라갔다. 황금송도 드문드문 보이는 소나무 숲이 우거진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서 정상에 주차를 하였다. 차에서 내리니 언제나 들려오는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가 구성지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공원에는 조각품들이 잘 어울려 있는데 박달도령과 금봉이 조각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길 건너편 조각공원에는 나무로 조각한 작품들이 여기저기에 보인다. 좌측으로는 거란군과 싸워 박달령을 지킨 고려의 김취려 장군이 말을 타고 함성을 지르는 동상모습이 위풍당당해 보였다. 아이들 장난감과 이 고장 특산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오니 큰 물레방아가 맑은 물을 쏟아 부으며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옛날의 물레방아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목각 수공예품을 만들어 큰 상도 받은 분이 육각정 아래 가게에서 목공예 체험과 판매도 하고 있었다. 장난감 자동차를 유난히 좋아하는 외손자는 트레일러처럼 만든 나무자동차를 쥐고 놓지 않는다. 장난감을 손에 쥐고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모습이 귀엽기만 했다. 스님이 고목에 오백나한을 조각한 작품이 TV에 소개된 것을 보았다며 구경하고 가자고 아내가 말하였다. 차를 타고 백운방면으로 조금 내려가니 푸른색 포장을 씌운 것이 보였다. 차에서 내리니 작업장 안에서 스님 한분이 환하게 웃으시며 구경하라고 하셨다. 스님은 승복을 입고 조각 작품을 열심히 만들고 계셨다. 오백 나한전을 조각한 작품은 3년 6개월 동안 작업을 하여 완성했는데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임시로 포장을 씌워놓고 있다고 한다. 대형 정각(亭閣)을 조각공원에 짓게 되면 많은 관광객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천년의 세월이 지난 대형 느티나무 고목의 뿌리부분까지 빈 공간에 오백나한을 끌과 조각도로 새겼다고 한다. 조각한 솜씨가 예술의 경지를 넘어선 느낌이 들어 조각을 전문적으로 배우셨느냐고 여쭤보았더니 그냥 혼자서 시작하셨다고 한다. 아무리 타고난 재주가 뛰어나다고 해도 믿기지 않았다. 스님은 목각을 하며 수행을 하시는 것 같다. 바로 옆에 또 하나의 포장이 씌워진 것이 있었다. 목굴암(木窟庵)이라고 하는데 한사람만 엎드려 들어가서 한 가지 소원을 비는 곳이라고 하는데 역시 고목을 이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입구에는 일인일실, 일인일원(一人一室, 一人一願)이라고 쓰여 있다. 작업장 앞에 큰 느티나무 뿌리가 하나 더 있는데 이것은 관세음보살상을 조각할 예정이라고 한다. 요즈음은 너무 더워서 선선한 바람이 불면 작업을 시작 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작업장 뒤편에 조립식으로 지은 거처하는 집이 보인다. 우측으로는 절처럼 보이는 건물이 있어 암자(庵子)냐고 여쭤보니 암자가 아니고 박달재의 전설을 지키는 ‘금봉이 박달이 사당’이라고 한다. 금봉(선녀) 박달(신선) 수호신으로 사당을 짓고 벽화, 현판 조각 등을 손수 그리고 만드셨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이 작업장 앞에서 구경을 하려고 하니 작업을 중단하고 나오셔서 많은 말씀을 해 주셨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목각작품을 종교차원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하였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조성되고 있는 조각공원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감상하며 스스로 깨닫는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고 싶다고 하였다. 전국적인 명성과 함께 박달재의 관광자원이 되도록 제천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 본다. 조각공원에는 스님이 조각하여 세운 박달도령과 금봉이 상을 비롯하여 장승과 해학적인 조각 작품들이 산책로에 세워져있고 전망대도 보였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전설어린 수많은 조각 작품을 감상하면서 테마가 있는 관광지로 가꾸어 갔으면 한다. 합천 해인사 문중이라고 소개하시며 남쪽지방 자치단체에서 오백나한전 조각품을 가지고 오면 정각을 비롯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는데도 박달재를 지키며 오늘도 나무망치로 조각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시는 스님이 한없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청풍으로 향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8일 교권침해 학생ㆍ학부모에 대한 제재와 피해교원 구제조치를 강화한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교권 보호 종합 대책은 특히 교권침해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특별교육 및 가중 처벌 제도를 도입, 가정의 책무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학교폭력’이면 학교와 교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던 관행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금번 교권보호 종합대책은 교사 폭행・협박 등 학생ㆍ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 침해가 늘어나고 있으나, 현행 법령과 제도는 교원에 대한 신분보장을 중심으로 규정되어 있어 사실상 대응방법이 부족하다는 학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적극적인 교권침해 예방 및 엄정한 대응, 피해 교원의 적극적인 치유 지원 등을 통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핵심 내용은 첫째, 교권 침해 학생학부모에 대한 특별교육 및 가중 처벌, 둘째, 교권 침해 교원들에 대한 상담ㆍ치료 지원, 셋째, 교권 침해 은폐 방지 및 사전 예방 강화, 넷째, 교권 보호 인프라 구축, 다섯째, 교권 보호의 법적 기반 마련 등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학생이 교사를 폭행ㆍ협박하는 등 교권을 침해하면 학부모가 학교에 가서 자녀와 함께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학부모가 학교 내에서 교권을 침해하면 기존 형법상 범죄보다 무겁게 처벌받고, 피해 교사의 상담ㆍ치료비도 부담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권 침해에 대한 여대 책임을 지도록 명문화한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교권 침해 피해를 본 교사는 다른 학교로 우선 전근 갈 수 있게 된다. 이때 책임 이 없는 교사의 희망을 최대한 반영토록 하고 있다. 그리고, 교권 침해 학생의 학부모를 소환해 자녀와 함께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를 받도록 하고 이를 이수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이는 그동안 무소불위로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들에게 일대 경종이 될 전망이다. 한편 학생ㆍ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사례는 2009년 1천570건, 2010년 2천226건, 2011년 4천801건으로 늘었다. 해 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명예퇴직 교원은 2010년 3천548명, 2011년 3천810명, 2012년 4천743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명퇴를 신청한 교원들은 설문조사에서 명퇴 증가원인으로 '학생지도 어려움 및 교권추락현상'을 꼽은 응답이 70.7%였다. 명퇴와 교권 추락이 밀접한 상관 관계기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통계 자료이다. 앞으로 학생의 교권침해 수준이 심각하면 학교장이 교육청에 즉시 보고하고 조사 후 사실로 확인되면 해당 학생은 전문교육기관에서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업진행 방해 정도로 사안이 가벼우면 학교별 학교규칙에 따라 조치한다. 만약, 학부모 등 학생 이외 사람이 학교 내에서 교사를 폭행ㆍ협박ㆍ성희롱하는 등 교권을 침해하면 기존 형법상 범죄보다 50% 까지 가중처벌한다. 또한, 학부모가 갑자기 찾아와 생기는 교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별로 학교방문사전예약제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교권 침해로 신체적ㆍ심리적 피해를 본 교원은 일시적으로 수업 등에서 제외하고, 본인이 원하면 다른 학교로 우선 전보시킨다. 피해교사는 건강지원센터나 공동병원 등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비용은 학교안전공제회가 우선 부담한 뒤 가해학생ㆍ학부모에게 구상권을 행사한다. 한편, 앞으로 교권 침해가 심각한데도 학교의 명예 운운하면서 보고를 축소하거나 은폐한 학교장은 징계한다. 학교는 기존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를 '학교교권보호위원회'로 개편해 교권침해의 심각성을 판단할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사안별 심각성을 판단한다. 시도교육청별로는 교권 침해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시도교권보호위원회'를 설치토록 되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행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교원지위향상 및 교권보호를 위한 특별법'으로 개정해 이번 대책에 포함된 학부모 소환ㆍ가중처벌ㆍ교권 침해 은폐 학교장 처벌 규정을 포함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관련법률인 '교육기본법'과 '학교안전사고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함께 마련, 내년 상반기 국회에 상정해 통과시킬 계획이다. 피해교사 우선 전보와 교권 침해학생 특별교육 등 법령 개정이 필요없는 대책은 다음 달 바로 시행한다. 결국, 이번 교과부의 ‘교권 보호 종합 대책’의 시행으로 교원의 교권 보호와 관련된 촘촘하고 체계적인 법적ㆍ제도적 지원 체제를 마련하여 교권 추락을 예방함으로써, 선생님들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교권 보호 종합 대책’ 은 교직원, 학부모, 학생, 유관 인사, 전문가, 교육행정기관, 교육 행정가, 한국교총 등 교직단체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의견을 종합한 내용으로 우리나라 교권 보호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충청북도유아교육진흥원(원장:강상무) 개원식이 지난 27일 오전 11시에있었다. 유아의 전인적 발달을 위한 종합적인 유아교육을 실시하는 진흥원 단재교육원 옆에 82여억 원을 들여세워졌다. 유아교육진흥원은 연면적 3,779㎡에 3층 규모로 놀이 체험실과 보건실, 다목적실, 교수·학습 자료실, 교재·교구제작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야외에는 야외공연장, 암벽타기, 유아골프시설, 미로 찾기, 쉼터 등 유아들이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체험 시설도 조성됐다. 유아교육진흥원은 유아에게는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교원에게는 맞춤형 연수와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학부모에게는 유아교육 정보자료를 제공하여 모두가 행복한 유아교육 지원센터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날 개원식은 이기용 교육감을 비롯해 유관기관 기관장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民無信不立. -[論語] 자왈, 족식 족병 민신지의, 민무신불립, -논어 자공(子貢:공자가 가장 아끼던 제자)과 공자(孔子)의 대화중에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자공이 물었다. 공자왈 “첫째는 먹는것(足食)이요, 둘째는 자위력 곧 국방(足兵)이요, 셋째는 백성들의 신뢰(民信之)”라고 말한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 중에서 부득이 하나를 뺀다면 어떤 것입니까?” 공자는 “국방”이라고 말한다. 자공이 재차 “또 하나를 부득이 뺀다면 어떤 것을 먼저 빼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경제”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옛날부터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죽어왔다. 그러나 백성들의 신뢰가 없으면 조직의 존립은 불가능한 것이다.”(民無信不立) 백성들의 신뢰가 없다면 국가의 존립은 불가능한 것이다. 국가에 대한 백성들의 신뢰, 리더에 대한 조직원들의 신뢰는 마지막까지 그 조직이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이다. 다시 보는 공자의 가르침 속에 비추어 본 현실 최첨단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삶의 모습이나 인생에 대한 고민은 공자가 살았던 시대와 너무나 닮아 있는 모습에 놀랍니다. 과학 문명의 도구가 넘치고 지식은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는 중입니다. 과거에는 접해보지도 못했을 문명의 이기들은 우리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해줄 거라는 환상을 가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 문명의 이기들은 동전의 양면처럼 인간을 더 외롭게 만들고 고독하게 만들며 기계들에 둘러싸여 살아가게 하며 불신의 벽을 쌓고 말았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을 지금 우리 실정에 빗대어 생각해봅니다. 그가 말한 먹는 것은 곧 경제입니다. 자고 나면 가장 먼저 들어오는 소식이 경제 소식입니다. 또 그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넘칩니다. 그리고 그 문제로 세상을 등지거나 범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입니다. 공자가 살았던 시대에도 먹고 사는 문제가 1차적인 문제였던 것처럼 지금 우리도 그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방의 의무로 상처 받은 자식 두번 째 문제인 국방 문제는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냅니다. 국토 분단을 겪으며 남북이 서로 대치하며 엄청난 국력을 낭비하고 한창 일하고 공부할 젊은이들이 소모적인 시간을 보내며 죽거나 다치는 일도 결코 적지 않습니다. 필자의아들만 보아도 힘들게공부하여 막대한 경비를 들여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최전방수색 중대에서 근무하며정신적, 육체적으로 참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한창 공부할 나이에현역병 징집으로 끊긴 공부는 제대 후 복학을 하고도 다시금공부하는 리듬을 찾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했습니다. 특히, 너무나 열악한 조건에서근무하며 마음고생을 해서인지 대인기피증이 생겨서힘들어했습니다. 매우 밝고 긍정적이었던 자식이 인생의 무상함을 너무 일찍 배우고 만 것은그즈음 발생했던 군대내 총기사고와도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사람을 가까이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어미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청춘을 구가하던 아들이 군대를 다녀온 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 이후 사회로 복귀하며 이전의 밝고 진취적인 모습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비단우리가정만의문제가 아닐 거라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복학을 준비하며 며칠 전집에 내려온 아들은 "군대 가기 전으로 내 인생의 시계를 돌리고 싶다." 며 오랜 아픔을말했을 때 정말 가슴저렸습니다.그가 몇 년만에 토로한 그 한 문장 속에는 미루어 짐작할 수조차 없는 아픔의 깊이를 어찌 알겠습니까! 어미라 하더라도 그가 겪은일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남자들은 군대 이야기를 즐겁게 이야기 한다는 데 우리 아이는군대 이야기에 관해 언제나 묵묵부답입니다. 그러고서몇 년만에 털어놓은 말이 그것이었으니. 그는 자기 인생의 가장 소중하고 몰입할 시기를 빼앗겼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일상적인 말로 다독이고 위로했지만 그의 상실감을 채워주기에는 부족한 말입니다. 그처럼 마음고생, 육체적 고생, 시간을 보내며 힘들어 한 이 땅의 아들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면 우리가 처한 국토 분단의 아픔은 국가적 개인적 숙제가 분명합니다. 또한 사회에 진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입니다. 군대를 마치고 돌아오며 가지고 온 자잘한 잔병치레까지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이러한 국방의 문제는 결코 내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며 얼마나 더 길게 이땅의 귀한 자식들을 힘들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힘들게 자신의 아픔을 드러낸 아들에게 감사하며 그가 젊은 날의 아픔을 이기고 승화시키길 간절히 바랍니다. 논어에서 배우는 최고의 가치 '신뢰' 배고픔이나 삶의 문제인 경제 문제, 국토 분단이나 일본의 억지 주장, 중국의 동북 공정 등과 같은 국방 문제보다 더 시급한 것은 바로 신뢰 문제라는 공자의 일침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함을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처하고 있는 거의 모든 문제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바로 신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을 강타하는 지도자의 문제, 기업과 노동자의 문제, 학교에서 불거지고 있는 각종 교육 문제 역시 들여다보면 신뢰에서 기인함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빈발하고 있는 범죄 행위 역시 불신의 장벽에 갖힌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상처에서 비롯된 불신과 외로움이 근간을 이룹니다. 가족 문제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요즈음 대세로 떠오른 공감이나 치유는 곧 신뢰와 바꾸어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 가족끼리 신뢰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신뢰도가 낮으며 직장의 리더나 국가의 지도자, 기업의 사업주를 믿지 못해 쌓인 불신들이 오랜 시간 숙성되다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의 빠른 경제발전의 대가는 지금 그 후유증을 겪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윤리보다는 물질적 가치에 우선을 둔, 자연적인 성장이나 함께 상생하는 발전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곡선으로 달려야 할 길마저 모두 직선으로 깎아서 초고속으로 달려오며 놓쳐버린 가치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뢰를 잃은 사회는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고 행복하기 힘듭니다.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문을 걸어 잠그거나 방문을 잠그지 않고도 이웃들과 어울려 즐겁게 살았습니다. 먹을 것이 부족해도 그렇게 슬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고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외로운 사람이 드물었다고 기억됩니다. 그러니 경제 발전은 우리들의 삶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공감 능력을, 신뢰감을 앗아갔다고 한다면 이것 또한 지나친 비약일까요? 더 크게 보면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삶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를 모르고 그 열매만 바라보고 살아온 탓이니 인과응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앞을 보고 달려야 할 2학기를 생각하며 희망을 품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을 새기며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함을 생각합니다. 경제와 국방, 신뢰는 국가에만 한정된 가치가 아님을! 그것은 한 가정에도, 학교에도 교실에도 더 나아가 한 사람 한사람에게도 적용해야 될 가치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신뢰 받는 선생님, 신뢰 받는 관리자가 되고 나서야 그 가르침이 모래성이 되지 않을 것임을 마음 깊이 새기고 싶습니다. 믿음은 아이들과 나를 잇는 최고의 가치이며 최선의 방책임을 위대한 고전, 논어를 다시 읽는 이유입니다. 2012년 2학기의 화두는 '건강하게(경제) 나를 지키며(국방) 신뢰 받는 사람(신뢰)'입니다.
태풍이 정말 무섭다는 걸 이제야 알겠다. 생명을 앗아가고 나무를 무너뜨리고 자연을 짓밟고 가고 마구 닥치는 대로 할퀴고 지나가는 태풍을 보면서 피해 없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어찌 그리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가지 않는지? 피해가 최소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람이 잔잔하니 살맛이 난다. 학생들도 걱정을 면케 되고 학부모님도 걱정을 면케 되며 선생님도 걱정을 덜게 되니 얼마나 기쁜가? 조선 중기의 문신이었던 신흠(1566-1628)의 한시를 한 편 읽었다. 신흠의 시에서 배울 점이 있다. 우선 내 앞에 펼쳐지는 걱정을 술로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함을 가르치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걱정거리는 떠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걱정을 떨쳐 버리기 위해 예전에도 요즘처럼 술로서 걱정을 달래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믿지를 못하겠네. 인간의 술이 가슴속 걱정을 풀어낸다는 말” 인간의 술이 걱정을 풀어내기는커녕 오히려 건강만 해치니 소용없는 짓임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술은 걱정을 풀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없다. 신흠의 첫 가르침이다. 걱정거리가 태산 같아도 술로써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알 필요가 있다. 다음은 답답한 일을 당하였을 때 술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음악으로, 자연과 친함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가르치고 있다. “거문고 가져다가 한 곡조 타고 휘파람 길게 불며 언덕에 올라 천리 너머 먼 곳을 바라보자니 광야에는 쏴아 쏴아 몰려온 바람” 오늘 같은 태풍이면 곤란하겠지만 언덕에 올라 넓은 들을 바라보며 바람을 쐬는 것을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임을 알 수 있다. 잘 타는 솜씨로 거문고를 가져다가 한 곡조를 타고, 잘 치는 기타로 한 곡을 뽑고, 잘 부는 트럼펫으로 한 곡을 연주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고 답답했던 것을 풀고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 것 같다. 신흠은 작은 이익 때문에 아웅다웅 다투고 경쟁하고 시비하고 상처를 입고 입히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가르치고 있다. “현자도 바보도 끝은 같나니 결국에는 흙만두가 되어버리지 작은 이익 얼마나 도움 된다고 소란스레 다투다가 원수 되는가?”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면 정말 어리석은 일 많이 했다 싶다. 어느 누구도 죽으면 끝은 똑 같은데 그것 깨닫지 못하고 앞서기 위해, 자랑하기 위해, 높아지기 위해 경쟁하며 다투며 지나온 날들이 부끄러울 뿐이다. 작은 이익을 위해 다투는 것도 어리석은 일, 자신을 유익을 위해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도 어리석은 일이다. 이것을 일찍 깨달은 분이 바로 신흠이다. 지금도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흠집 내는 짓을 하고 있다면 신흠 선생님에게서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 신흠 선생님은 그 때 당시 누구보다도 높은 경지에 이른 분이라 그분의 뜻을 이해하는 이가 없는 것 같았다. “그 누굴까 내 마음을 알아줄 이는” 그래도 조금도 서운해 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탓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일엽편주 조각배에 몸을 맡기고 싶어 했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어 했다. “머리 풀고 일엽편주 물에 띄우리” 가장 가벼운 몸차림으로 자신을 물과 친하고 싶어 했다. 자연 속에서 자신을 위로 받고 싶어 했다. 물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을 알았다. 생명을 주는 물, 남을 이롭게 하는 물, 자신은 언제나 낮아지는 물, 언제나 말이 없는 물, 물과 친함이 행복을 누리는 삶임을 신흠 선생님은 깨달았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즉 가장 좋은 것이 물임을 알았다. 가장 행복한 삶이 물과 같은 삶임을 알았다. 가장 바람직한 자세가 상선약수(上善若水)와 같은 자세임을 알았다. 언제나 겸손한 자세, 언제나 배우고자 하는 자세, 언제나 말이 없는 자세, 언제나 깨끗한 자세, 언제나 유익을 주는 자세. 이런 자세가 신흠 선생님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는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