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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교에서 담임교사도 몰랐던 왕따 사건이 벌어졌다. 여학생끼리의 사소한 오해가 불러온 사건이었지만 학부모의 비밀 편지로 이를 알게 된 담임교사에게는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 자책이 뒤따랐다. 사건은 다행히 모두가 화해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그동안 담임교사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한국교육신문 2012 교단 수기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한 권상혁(33·사진) 서울 상명고 교사는 “담임으로서 학생들 문제를 어렵게 고민하며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똑같이 학생지도로 고생하는 다른 교사들과 공감하고 나누고 싶어 수기에 공모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아찔하다는 그는 “학교에서 왕따가 일어나면 여러 분들이 도움을 주시지만 실제로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담임교사더라”며 “매해 아이들이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니 두렵지만 그렇게 말 안 듣고 속 썩이던 아이들이 찾아오고 감사 문자를 보내면 힘들었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보람만 남는다”고 말했다. 교직경력 5년 차인 남 교사는 “교직은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일”이라며 “아직도 좋은 교사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10년, 20년 후 제자들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국어 교사인 그는 아이들과 겪은 생생한 이야기들을 종종 글로 담아왔다. 앞으로는 청소년 소설을 쓰는 것이 목표. “이번 상이 교사생활을 더 열심히 하라는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이 든다”며 “현장 경험을 살려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교단수기 공모에 응해 준 많은 글들이 ‘소명(召命)으로서의 교직의식’을 보여 주는 데에 모자람이 없었다. 각기 교실 현장을 지켜나가면서 겪는 사명감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려는 열성들이 보였다. 수기를 쓰는 과정은 이런 소명의식과 실천 과정들을 우리들로 하여금 다시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들 스스로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런 점에서 심사에 오른 모든 수기 작품들은 분명 우리들 교사 공동체에는 의미 있는 실천의 과정이고 결실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한 감동과 소통의 힘을 가진 수기를 짜임과 내용 면에서 완성도 있게 쓴다는 것은 진정성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의미 있는 교육적 주제로 재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독자를 정서적 고양과 훌륭한 감동을 살려내는 내러티브(서사, narrative, storytelling)로 구성할 수 있는 글쓰기의 내공이 필요한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수기’도 문학의 범주에 든다. 수기가 정서적 고양과 큰 울림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문학적 속성을 일부 띠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는 글쓴이의 감수성과 그것을 내러티브로 형상화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 작가들의 ‘허구 내러티브’에 못지않게 일반 생활인들이 쓰는 ‘경험 내러티브’도 그 나름의 문화적 의미를 인정받는다. 고도 정보화 사회로 지칭되는 현대사회와 멀티 대중미디어가 현대인의 생태적 환경처럼 되어 버린 오늘날의 소통 환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본다면 다음 몇 가지를 더 유념하고 참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을 비롯한 우수작들은 다음의 결점들을 잘 극복해 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첫째, 내가 쓰는 수기가 ‘하나의 이야기’로서 연속성과 완결성이 갖추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부연하자면 이야기의 ‘내용’과 ‘형식’이 잘 호응 돼야 하고, ‘겪은 경험’을 ‘적합한 구성’으로 배치해야 하며, ‘감정과 정서’를 ‘효과적인 표현’으로 드러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제가 명료하게 부각되고, 이야기가 자연스러워진다. 감동은 이야기의 자연스러움에서 생겨난다. 결과적으로 경험 주체인 ‘나’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짧은 지면에 여러 개의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수기는 이야기 자체로만 두고 보면 대단히 개인적인 사건을 다루는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기는 체험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나오는 인물들이 그 행위 면에서 구체적이어야 하며, 나와의 관계 또한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되어야 한다. 사건과 상황이 매우 리얼하게 재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사건들이 서로 유기적 응집성을 보이며 주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결과 기술보다는 과정의 역동성을 보여 주는 노력이 요청된다. 이야기를 수식하여 꾸미라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재현에 충실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체험 소개는 추상적으로 언급하고 그 체험에 대한 의미 부여가 장황한 글은 자기만족에 그치는 수기가 되기 쉽다. 셋째, 교사들 자신의 인간적 한계와 부족, 오류와 시행착오, 아픔과 좌절 등을 더 솔직하게 드러내는 수기들이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다. 상당수 수기들이 과감한 실천의지와 보람된 성과들을 진술하는 데 의욕을 보이면서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그러나 이들 성과를 감동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좌절의 체험과 보람의 체험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오래전 과거의 경험을 수기로 다룬 것들보다는 최근의 학교 현장의 문제들에 의식 있는 실천을 보여 준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이들 수기가 현재의 현장성을 중심으로 감화적 소통을 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그렇게 했다. 현장 선생님들의 교단 실천 내러티브들이 교직 문화를 선도하는 소통 기제로 힘을 얻어 가기를 기대한다.
재작년 1학년 2반 담임을 했을 때다. 입학식 직후부터 11월까지 정말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다 싶을 정도로 사건, 사고가 많았던 우리 반이었다. 학부모 소환을 비롯해서 여러 차례의 상담과 생활지도부 징계 등으로 반의 소요가 가라앉는다 싶으면 타 교과 선생님들의 수업을 방해하고 심지어 선생님께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만 갔다. 여러 선배 및 동료교사에게 우리 반의 문제를 진단해보고 상담을 하기도 하면서 나 나름대로는 자구책을 만들어 체험학습 기회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할 줄 알았지만 막상 이야기를 하니 절반 가까운 아이들이 시큰둥했다. 결과 역시 참혹했다. 출발 당일 우리 반 37명중 무려 6명이나 무단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것이 무슨 단합대회인가 하며 참담해 하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행 내내 폭우가 쏟아져 정말 어디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다. 그나마 그동안 아이들에게 한 가지 감사한 것은 반에 ‘왕따’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학교가 노원구에 몇 안 되는 남녀공학인데다 우리 반은 남녀합반이었는데 담배를 피거나, 무단결석을 하는 사고는 있었지만 다른 반에서는 불거지는 연애 문제나 남녀학생 편 가르기 문제가 유독 우리 반에는 없었다. 그렇게 11월까지 왔다. 이제 한 달 반 정도만 참으면 겨울방학이고, 문제 많은 우리 반 아이들과도 작별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큰 위안이 되었고, 하루하루 견딜 수 있는 힘이었다. 그렇게 한 학년이 끝나나 싶었지만 그건 순전히 내 착각이었다. 별 사고 없이 하루가 끝나면 감사하다고 생각하던 그때 학교로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보낸 사람은 ‘가현(가명)이 아빠’였다. 가현이는 학급 임원인데다 공부도 꽤나 잘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가현이 아버님으로부터 느닷없이 편지가 도착했으니 무슨 일인가 싶었다. 단순한 인사편지인가 했는데, 편지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편지를 읽고 나서, 나는 당혹스러움과 부끄러움, 교사로서의 자괴감에 몸을 떨었다. 편지의 내용은 대충 이랬다. ‘가현이가 전학을 가고 싶어 한다. 아니, 매일 같이 죽고 싶다며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부터 울기 시작해 잠들 때까지 운다. 애 엄마와 내가 달래고 달래 봐도 학교에 가기 싫어해서 아픈 것을 핑계로 몇 번 결석했다. 담임선생님께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가해학생들로부터 더욱 따돌림을 받을지 모른다며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해서 말씀드리지 못했다. 여러모로 죄송하다. 가현이를 지켜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고 보니 요 근래 가현이의 표정이 어두워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은 적도 있었다. 생리통이 심하다고 했을 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며칠 전 성적상담에서 가현이가 2학년 때는 전학을 갔으면 한다고 말했었다. 이유는 성적 때문이었다. 자신은 내신 성적을 위해 특목고가 아닌 우리 학교를 택했지만 생각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많아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본인이 나태해져서 성적이 오르지 않은 것은 탓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 핑계는 왜 대냐며 가현이를 엄히 혼냈던 기억이 났다. 그때 가현이가 내게 말하고 싶은 것은 성적이 아니었다. 도와 달라 손을 뻗은 것이었는데 ‘아뿔싸’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될 것 같았다. 일단 내가 먼저 침착해야 했다. 가현이 아버님께서 담임교사에게 비밀 편지를 보낼 정도였고 그 편지에 ‘죽고 싶다’라는 엄청난 말이 쓰여 있는 이상 이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발령 3년차인 젊디젊은 교사이자 열정이 넘쳐나야 하는 내가, 아이들에 치여서 무사안일주의로 가고 있다가 반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아이들을 골고루 살펴줘야 하는데, 나는 가장 심각한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곪아가는 다른 아이들을 보지 못했다. 한 부모 가정, 조손 가정, 기초생활수급자 아이들, 자고 나면 문제를 일으키는 일명 ‘문제아들’과 씨름하면서 정작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정신을 차리자. 냉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침착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때부터 학기가 마무리 되는 날까지 나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걸 바쳤다. 그것이 그동안 내가 내버려두었던 아이들에게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학교 상담교사와 면담을 신청했다. 2시간 가까운 면담을 통해 왕따 사건에는 담임교사가 개입시기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와 더불어 왕따를 당하는 것이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금씩 천천히 접근하되 매와 같은 눈으로 아이들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10년 경력의 베테랑 선배 교사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왕따 사건에 비하면 흡연이나 단순 싸움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가해자 및 피해자 아이들과 긴밀하게 상담을 하되 다른 아이들이 전혀 눈치 채면 안 된다는 주의를 몇 번 받았다. 종례 때 우리 반에 들어갔을 때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마음속으로 당황한 건 나 혼자뿐인 것 같았다. 차마 가현이 얼굴은 못 봤다. 가현이와 시간을 만들기 위해 며칠 전 본 국어과 경시대회 OMR 표시가 잘못됐다고 하고 일단 교무실로 불러 다른 아이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교사 휴게실로 데리고 갔다. 아버님 편지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건 아닌지 조용히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이는 끝없이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가현가 마음을 먹은 듯 내게 모든 이야기를 쏟아 놓으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따돌림을 당하는 건 확실했고, 이유는 가현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따돌리는 아이들은 모두 세 명인데 그 중에 ‘민정(가명)’이가 주축이 돼 가현이를 괴롭힌다고 했다. 음악시간을 비롯해 이동수업시간에 다른 친구들이 가현이 옆에 앉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거나, 뒤에서 험담을 하고, 수업시간에 쪽지를 돌리며 가현이만 외톨이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지나가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들으라는 듯이 했다고도 했다. 상담이 끝난 뒤 가현이와 약속을 했다. ‘이 모든 것은 네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과 ‘선생님이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약속, 그리고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면 가해 아이들도 만나봐야 한다. 어떻게 접근할까 고민하다 세 명 중 ‘아정(가명)’이라는 아이를 부르기로 했다. 겉으로 봐서는 무엇보다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하는 아이였고 그런 아이가 가현이를 따돌릴 리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아정이에게 선생님이 교실에서 가현이 따돌리는 것을 알고 있다고 사실대로 말한 뒤, 도움을 요청했다. 혼내거나 잘잘못을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계회복’이 우선이니 아정이를 통해 가해 아이들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싶었다. 아정이는 이 모든 사실을 담임교사가 알고 있다는 것에 적잖이 놀란 듯 했다. “왕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다만, 가현이가 평소에 공부를 잘한다고 잘난 체를 좀 하는 편이에요. 아이들이 시험 문제에 대한 불만이라도 말하면 큰 소리로, 다 수업시간에 배운 건 데 왜 모를까 라면서 비꼬기도 했어요. 그렇다고 대놓고 싫은 내색 할 수 없으니, 그저 말을 섞지 않았는데, 그게 가현이를 괴롭히는 줄 몰랐어요. 민정이가 가현이를 좀 싫어하는 건 맞아요. 민정이는 영어성적이 오르지 않아 늘 고민인데 그 앞에서 영어시험이 교과서에서 다 나와서 쉬웠다는 둥 그런 소리를 해서 둘 사이가 좀 싸늘했던 적이 있었어요.” 아정이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나는 참 부끄러웠다. 담임교사라는 사람이 아이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알고 보니 민정이 부모님은 사실상 이혼이나 마찬가지인 생활을 했고, 어머님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민정이가 나에게 보낸 위급 신호였다. 자신을 도와주고, 안팎으로 힘들고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교사로서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다행히 아정이는 지금 사태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미안해하는 내 진심을 읽었는지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 아이만의 이야기를 들으면 안 되고 가해 학생의 이야기도 충분히 듣고 정황에 대한 폭넓은 관찰과 고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누구 하나 상처를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상처의 깊이를 최대한 가볍게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어쩌면 가현이 보다 민정이가 더 문제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정이를 불러 따져 묻는다면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 밖에 되지 않았다.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서 말이다. 우선 가현이 어머니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어머니도 학교에 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다 반시간 가량 울고만 있었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나는 나라도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에 매몰차게 이야기했다. “울지 마세요. 어머님께서 자꾸 우시니까 아이가 더 나약해지는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어머님이나 아버님께서 더욱 강해지셔야지요. 그러니 아이보다 더 불안해하면서 흔들리는 모습 보이지 마시고, 힘들어 하는 아이 의지될 수 있게 꼭 안아주시고, 감싸주세요. 나머지는 제가 할게요, 저도 학교에서는 가현이 부모입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추느라 나 역시 마음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우선 민정이를 성적 상담을 핑계로 교무실로 불렀다. 맹랑하고 당돌한 아이여서 담임교사의 눈을 흔들림 없이 바라보았다. 그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단호함이 있었다. 이런 아이를 상대로 왕따 사건을 캐물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말 그대로 성적상담을 한 뒤에 아이를 올려 보내고, 퇴근 후 컴퓨터 앞에 앉아 온 마음을 다해 편지를 썼다. 뒤돌아보니 나도 대학 시절 동기에게 까닭 없는 미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저 재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다 서로 군대 가고 취업을 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긴 했지만, 까닭 없이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건 삶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힘든 일이라는 걸 편지를 쓰면서 새삼 깨닫게 됐다. 사건의 전말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것과 가현이가 얄미운 행동을 한 것에 대한 미움과 짜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하는 사람은 학교생활 전체가 흔들리면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곡진하게 써내려갔다. 선생님도 대학 시절 왕따 비슷한 걸 당했을 때 학교 가기 싫을 정도로 괴로웠는데 17살 어린 학생, 더구나 여학생이면 어떨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어떻겠냐고 말이다. 조금 더 선생님이 관심을 갖고 민정이를 지켜봤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선생님도 반 아이들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로 끝맺었다. 다음 날 편지를 민정이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이미 사건을 모두 알게 된 이상 그냥 둘 수는 없어, 방과 후 가현이와 민정이를 비롯한 가해 아이들 셋을 모두 불렀다. 가해학생 한 사람씩 차례로 상담실에 들어와 가현이와 마주 앉힌 후 선생님이 없다고 생각하고 서로 서운한 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라고 했다. 우선 아정이가 가현이와 마주 앉았다. 몇 번 주춤거리더니 그간 서운했던 점을 모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번 말문이 터지니 봇물 터지듯 이야기가 모두 나왔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었다. 소녀들의 전쟁은 결코 크고 복잡한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었다. 가현이가 아정이에게 샤프심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없다고 했을 때 너무 힘들었다고 하니, 아정이는 놀라면서 정말 샤프심이 없어서 못 준 것이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에게 빌려주려고 했는데 마침 그 때 앞뒤 친구도 샤프심이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라도 빌려주려는 내 마음을 모르고 네가 얼굴을 돌려 버려서 나도 마음이 상했다. 이런 식의 말이 오가며 오해가 풀렸다. 마무리로 서로 오해될 일이 있으면 앞으로 이야기를 해서 풀어나가자, 나로 인해 마음이 괴로웠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끝맺음이 됐다. 민정이와도 마주 앉았다. 민정이는 어릴 때 외국에서 생활해 영어가 능숙했지만 시험만 보면 영어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괴로워했다. 그런데 가현이가 그 앞에서 이번에 영어시험이 쉽게 나와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왔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것이 민정이가 가현이에게 마음이 돌아선 결정적이 이유가 됐다. 민정이는 가감 없이 덤덤하게 기현이에게 이야기 했다. 전날 나에게 편지를 받아서인지 시종일관 차분했다. 가현이는 별 다른 생각 없이 말을 한 것이었고, 더구나 민정이는 원서를 읽을 정도로 영어에 능숙했으니 당연히 잘 봤다고 생각했다. 그때 네 표정이 다소 안 좋았었는데 내가 미리 살폈어야 했다. 마음에 상처가 됐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민정이도 그제야 마음이 풀렸는지, 음악시간에 아정이를 네 옆에 앉지 못하게 한 건 내 잘못이다.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꽈배기처럼 한번 마음이 꼬여버리니 걷잡을 수 없었다. 미안했다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사실 나는 교사로서 그 순간 별로 한 일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줬을 뿐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장소’가 없다. 교실이라는 북적거리는 장소 말고, 오해가 있었을 때 그 오해를 풀 수 있는 장소, 서로 상대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려는 곳이 아닌, 다 내려놓고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 본연의 모습을 바라보려고 하는 ‘자리’ 말이다. 그 자리를 갖게 된 뒤, 정말 거짓말처럼 가현이가 다시 웃었다. 민정이는 여전히 맹랑하게 굴지만 담임교사인 내 앞에서 다소 수줍어하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 후 12월, 바람 잘 날 없던 우리 반은 왕따 문제 해결로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쏜살같이 흘러갔고, 잃었던 웃음이 조금씩이지만 다시 돌아오게 됐다. 무엇보다 징글징글하게 느껴졌던 우리 반 아이들과 정이라는 것이 새록새록 돋아나 종업식을 하던 날은 반 전체가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다시 생각해도 서늘했던 날들이었다. 경력교사에게도 왕따 문제는 심각한 일이었는데 하물며 경력이 일천한 나에게 있어 말해 무엇 하랴.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하며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다. 학교 폭력은 교사의 도움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협조 없이는 더더군다나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 그리고 동료교사를 비롯한 학교 전체가 서로 똘똘 뭉쳐 해결해 나갈 때에만 음지에서 괴로워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정(情)’은 참으로 끊어내기 어려운 듯싶다. 몸 고생 마음고생 하며 애면글면 1년을 보냈으나, 이 아이들과 지금도 여전히 끈끈한 사제 간의 정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음에 감사한다. 이 아이들이 얼마 전에 수능을 봤다. 2년 전 우리 반 교실에서 언제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이, 새까맣게 타버린 담임교사 마음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통을 심하게 겪은 내 아이들, 이번 수능에서 아이들 말로 ‘대박’이 나길 간절히 바라본다. 끝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중1 시험 폐지 논란’으로 진로교육 우수 사례로 꼽히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일랜드만의 독특한 전환학년제는 중학교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게 1년간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체험하고 미래를 탐색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아일랜드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교육열과 대학진학률이 높은데 이런 이유로 아이들이 입시에 매몰된다는 지적이 나와 진로 적성을 찾기 위해 1974년 도입됐다. 학생들은 고교 과정 진학과 전환학년제 중 선택이 가능한데 중학교 3년 과정을 마친 후 결정한다. 참여하는 학생은 4학년이 되며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4학년을 건너뛰고 5학년으로 올라간다. 영어, 수학, 외국어 등 필수 과목은 다른 학년처럼 공부하며 주요 과목 외 선택 과목들을 일반 학생들보다 더 자유롭게 선택해 공부하게 된다. 이 밖에도 시간표, 학습 기간, 과목을 자율로 구성하는 모듈수업과 다양한 직업체험 등의 액티비티로 구성된다. 교육부에서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어떤 수업,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든 학교 자율에 맡긴다. 처음에는 전환학년제에 참여하는 학교·학생이 드물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매년 높아지고, 학교·지역마다 다양한 전환학년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지금은 70% 정도가 전환학년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환학년 기간 중 시험 보는 과목이 있더라도 대학진학과 관련이 없으며, 주요 과목의 경우 첫 학기에는 시험이 있지만 마지막 학기에는 시험이 없다. 학생들은 1년 동안 만든 ‘전환학년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되며 전환학년을 마치면 수료증을 받게 된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도 기업 및 지역사회의 인프라 구축에 40여 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며 “문 교육감이 말하는 ‘중1 진로탐색집중학년제가 도입된다면 지역 연계,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 등 여건 마련이 제도 시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중1 시험 폐지’의 실효성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가 큰 만큼 “시험 부담은 완화하되 폐지는 안 되며, 충분한 학교 현장의 여론 수렴과 시범학교 운영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교총은 “우리 교육의 방향이 학력에서 인성 중심으로, 진학에서 진로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문 교육감의 대전제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시험 부담 완화 노력과 정책은 필요하지만 중1시험 폐지라는 용어가 갖는 극단성으로 인해 평가에 대한 교육적·사회적 부정 여론이 확산되고 학생·학부모에게 혼란 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평가의 중요성을 부정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문제점으로 △기초학력 형성시기인 중학교 1학년의 시험 폐지로 인한 학력 저하 △사교육 의존도 심화 △ 고입 전형, 교육 과정 평가 방식 개선 필요 △직업체험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 미비 등을 꼽았다. 교총은 또 “현재 시행되는 중학교 집중이수제로 인해 학교별·교과별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감안해 학년별 교과 편성, 고입 성적 산출 등의 모형이 구완 돼야 하며 교과부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지침이 먼저 개정돼야 하는 등 선결돼야 할 과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지난달 27일 문용린 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교총의 입장을 전달하고, 시험 폐지는 아니라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 문 교육감은 새 학기 학교의 신청을 받아 시범학교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총 “8월 퇴직자 포함하고 휴직자 일할 지급 철회해야” 올해부터 기간제교사 6만8000여명에게 성과상여금이 지급된다. 일반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수석교사 개인성과급은 시·도교육청 단위로 별도 실시되며 지급기준일 변경으로 2014년부터 2월 퇴직교원도 성과상여금을 받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급 평가 기준’을 2일 시·도교육청에 내려 보내고 ‘기간제교사 성과상여금 지급지침’을 발표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기간제교사의 성과상여금 지급이다. 계약기간이 다양한 기간제교사의 실정을 감안해 별도의 지침을 마련, 동일학교에 2개월 이상만 근무하면 지급대상이 된다. 본인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급기준액은 기간제교사 평균호봉인 14호봉(190만800원)이며, 차등지급률은 70~100% 범위 내에서 단위기관이 지정하도록 했다. 일반교사보다 수업시수가 적고 담임을 맡지 않아 성과급에서 불리했던 수석교사 개인성과급은 현행 학교단위 평가에서 시·도 규모에 따라 교육지원청 또는 시·도교육청 단위로 실시한다. 또 행정예고에 따라 지급 기준일이 ‘1월1일~12월31일’에서 ‘3월1일~다음해 2월말일’로 바뀌면서 교육현장의 오랜 요구인 2월 퇴직 교원에게도 2014년부터 성과급이 지급된다. 반면 8월 퇴직 교원들은 성과급 지급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차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아울러 현재 2개월 이상 근무한 교원에게 ‘1년분의 성과급’이 지급되지만 내년부터는 실근무기간이 2개월 이상인 교원에 대해 ‘근무기간에 비례해 일할로 계산’해 성과급이 지급된다. 이밖에도 교과부는 교원의 성과급 차등비율은 50~100%인 현행을 유지하도록 했으며, ‘교원 성과상여금 평가기준(12월)과 ‘교원 평가 상여금 지급 기준’(2월)을 구분 시행해 3월 정기인사 전 성과 평가가 완료되도록 했다. 교총은 이번 평가 기준에 대해 “성과급 차등 지급 폭 현행유지, 수석교사 별도 평가 실시, 평가 기준·지급기준 구분 시행, 기간제 교사 성과급 지급 등은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간제교사 성과급 일반 교원 수준 지급, 휴직자 일할지급 철회, 8월 퇴직자 지급 대상 포함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석진 교총 정책지원국장은 “특히 내년 시행예정인 2개월 이상 근무자에 대한 근무기간 비례 일할 계산 지급은 휴직 교원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게 되므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직 교원 중 대다수인 76.5%가 육아휴직 교원임을 감안할 때 정부의 출산장려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육아휴직으로 인해 불리한 처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과도 저촉되는 만큼 재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2월 퇴직 교원들이 성과상여금을 받게 된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8월 퇴직 교원 역시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교총은 “기간제 교사 차등비율을 교원과 달리 70~100% 비율로 상향시킨 것, 지급기준호봉을 14호봉으로 정한 것은 아쉬운 결정”이라며 “차별해소 및 처우 개선을 위한 것인 만큼 일반 교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해야 하며, 기간제 교사의 성과급 별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목숨 건 경쟁보다 함께 뛰며 즐거워하고, 존경과 사랑이 교단에 가득하며, 사교육으로 지친 어깨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그렇게 바란다… 2013년 계사년(癸巳年)에 바란다.
당선인 공약 중 보완 사항 교총은 박근혜 당선인의 교육공약 중 세 가지 교원평가를 통합 해 일원화 하는 방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원평가 일원화는 보수와 인사가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평가결과는 수업 개선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료로만 활용되어야 평가의 기본 목적을 충실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평가를 인사 및 보수(성과급)와 연계하는 것과, 강제 집합연수를 통한 낙인 정책은 안된다고 밝혔다. 교원평가에서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경우도 평가 참여 요건을 1회 이상 수업 참관한 학부모로 규정하고, 초등생에 의한 평가는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초등학교 온종일 학교 운영은 보완돼야 한다고 밝혔다. 밤 10시까지 원하는 만큼 이용할 수 있도록 학부모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학교 여건 개선이 선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종일 학교 운영시 수반되는 학생지도, 관리감독 관련 학부장 및 교원의 역할, 책임, 지원 등의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 퇴직교장을 활용해 운영 내실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제안했다. 당선인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폐지방안에 대해서 교총은, 학생의 학업성취수준 파악과 학력격차 해소를 위해 반드시 성취도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초등은 평가부담 완화 위해 영어과목 제외하고 읽기, 쓰기, 기초 수학의 학력 도발 여부만 판별 ▲중학교는 현행 유지 ▲고교는 수능을 기초학력 평가 성격으로 실시할 경우 제외하자고 밝혔다.
교총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함에 따라 교육감직선제 폐단 개선 등을 포함하는 3개 영역 36개 교육정책과 박근혜 당선인의 교육공약 중 수정, 보완해야 할 사항을 전달한다. (본지 12월 24일 자 보도) 이 중에서 이슈가 될 만한 주요 내용들을 발췌 소개한다. ▼교육자치제 개선=주민직선제 도입 이후 많은 문제점과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교육감 선출을 포함한 교육자치제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를 지방 동시 선거와 분리하는 방안을 포함해, 선거 공영제를 도입하자. 선거공영제를 도입할 경우 재력이 없어도 유능한 사람은 입후보할 수 있다. 또 후보자의 교육철학 및 교육정책을 쉽게 검증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가 교육감 및 교육의원 후보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해 수차례 TV에 반영해야 한다. 교육감의 후보자격기준으로 교육경력을 부활해 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2014년 6월 이후 교육의원이 사라지는 교육의원 일몰제를 폐지하고, 시도교육위는 독립된 상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교육의 자주성 및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교원에 시민권적 기본권=유초중등 교원에게도 시민권적 기본권인 교육감, 교육의원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 교육의원에 당선될 경우 임기 중 휴직을 허용하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정치참여를 추진해야 한다. 반면 학교 및 교실 내에서 정치 및 이념수업은 금지해야 한다. ▼인성 중심교육패러다임 전환=교육의 본질은 인간의 성장과 잠재능력의 실현, 인격의 함양 같은 인간적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이 돼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늘 언급되고 있으나 입시위주 교육, 국영수 중심 학습 및 학벌중시 풍토에 밀려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문화 예술 체육 수업 및 국가관 역사의식 교육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통합 및 개편이 필요하다. 또 가정과 지역사회의 교육책무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기본법을 개정하고, 취업 시 인성 요소를 반영하는 제도를 구안해서 시행하고, 인성교육실천범국민연합 등 시민단체의 범사회적 캠페인 전개를 지원하자. ▼교육부를 부총리급으로=미래창조과학부 신설 공약에 따라 유초중등 교육은 교육부처에 남겨두나 과학을 분리할 때 대학까지 함께 이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식해야 있다.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평생교육법으로 이어지는 교육법 체제와 학생 발달단계, 고교 교육과 대입과의 관련성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 또 일반직 중심의 관리 통제 위주 행정 기능에서 교육전문직 중심의 인적구성을 통해 학교 현장을 지원하고 장학기능을 집중 강화할 필요가 있다.교육부는 유,초,중,고,대학 교육을 전담해서 교육정책을 수립 기획토록하고 부총리제를 부활해 부처 간 조정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 ▼교원정년 연장, 교권보호법 제정=1998년 단행된 교원정년 단축은 실패했고, 저출산 고령화 사회 진입 등 사회 변화에 따른 정년 환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우수 교원의 안정적 지속적 활용을 위해서도 정년 연장은 필요하다.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학생지도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정당한 교육활동 중 학생이나 보호자로부터 폭행 협박을 당해 피해를 입은 교원을 위한 상담 및 치료기관을 설치 운영하자. 여러 법률에 흩어져 있는 교권보호 규정을 단일법으로 제정하자. 정부의 교원보호종합대책과 전 사회적 스승 존경문화풍토를 확산하기 위해 범정부와 지차제가 연계된 국가 차원의 스승 주간을 운영하자. ▼대입제도 개혁=고교 수업 내용이 수능과 직결되지 못하는 체제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심각하고 초중고 교육과정이 파행되고 있다. 수능을 국가기초학력체제로 대체하고, 학생이 이수한 교과목에 대한 기초수준을 평가하자. 시험은 고교 수업 내용을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한다. ▼국립대 성과급연봉제 폐지=성과가 나쁜 교수의 인센티브를 좋은 교수에게 밀어주는 제로섬 방식은 구성원간 협동을 저해하고 불만을 야기한다. 추가 재원을 확보해 플러스섬방식으로 바꾸고 사립대에 비해 열악한 보수 및 교육여건을 개선하자. 등급체계와 등급별 조건에 대한 대학의 자율도 확대해야 한다. ▼잡무 경감 및 학습연구년 법제화=교무실에 교무행정 전담인력을 2017년까지 2만명 이상 추가 배치해야 한다. 또 교육경력 10년 이상인 교사를 대상으로 연구년제를 확대하고 안정적 시행을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다. ▼교장공모제 개선=교장공모제 시행 비율을 교장 결원학교의 20% 이내로 축소하고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장공모제를 폐지하자.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공모교장 임기를 교장 재임횟수에 포함한다. ▼전문직업중학교 도입 등=이외 교총은 ▲입직을 위한 직업교육과 심화된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초석으로 직업기술전문중학교 도입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변경하는등 기초교육의 국가책임 보장 ▲학교폭력근절 대책 민-관 거버넌스 구축 ▲수업료 및 학교운영비등을 지원하는 고교 무상교육 ▲우수학생 유치, 일반고에 총액지원방안 등 일반고 경쟁력 강화 ▲기숙형 고교 및 공립대안학교 설립 확대 ▲다문화 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기회 보장 및 복지안전망 구축 ▲소득 수준별 등록금 및 등록금 대출이자 차등 지원 등 반갑등록금 실현 ▲교육재정 GDP 6% 확충 및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사학의 자율성 확보를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 ▲사립대 구조조정 자율 위임 및 지원 ▲학교 공공요금 인하 ▲교원선발 양성 임용 연수 체제 개선 방안 ▲교사대 예비교원의 해외진출 확대 및 우수교육프로그램 수출 ▲학생안전 safe 존 지정 운영 ▲교원 1인당 학생수 oecd 수준 개선 등을 제안했다.
지난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은 이번 선거 기간 동안 학교를 혼란에 빠뜨린 학생인권조례를 가장 먼저 폐지하거나 대거 수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런데, 문용린 교육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생인권조례를 급하게 폐지하거나 수정할 수는 없다. 향후 1년 동안 학교에서 인권조례로 생활지도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사례를 수집하고,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2014년 어떻게 수정할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문용린 교육감의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대한 입장 후퇴는 그의 주요 공약인 ‘학생 학습권 침해 방지 및 교권 침해 제로화’에도 배치되는 것으로 안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도하다가 욕설까지 듣는다” “학생과의 갈등상황을 기피한다“고까지 토로하는 현장 교원들의 정서를 외면하는 것이다. 교원들의 교권 수호를 외치는 호소를 도외시한 처사이다. 사실, 학생인권조례는 이미 조례 시행 시도에서 교권침해가 급증하는 등 문제점이 실증적으로 드러난 상태다. 2012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태년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570건, 2011년 4,801건이던 교권침해 건수가 2012년 1학기에만 4,477건으로 급증하고 이중 서울이 3,480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등 다른 시도의 경우도 대동소이한 현실이다. 또한, 한국교총이 2011년 4월 서울, 경기 교원 667명에 벌인 ‘새 학기,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조례 실시 관련 실태조사’에서도 교원 70.6%가 “학칙 등에 의한 생활지도를 거부하는 학생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권 및 수업권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생활지도 과정에서 학생에게 욕설을 듣거나 교권 침해 행위를 경험한 교원이 43.8%나 되고, 과거보다 문제 학생을 회피하게 된다고 응답한 교원도 78.5%에 달했다. 아울러, 학교 현장 교사들이 토로하는 학교에서의 학생 일탈 실태 사례를 보면 더욱 적나라하다. 수업 중에 배가 고픈데 빵도 사먹지 못하게 한다며 인권침해라고 교사에게 항의하고, 수업 중 잠잘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기까지 하다. 특히 지난해 3월 한 교사는 하급생의 금품갈취를 목격하고 해당 학생을 훈계하며 엎드려뻗쳐를 시켰다가 해당 학부모가 학생인권조례 운운하며 담임교체를 요구, 결국 담임 교체의 수모를 겪었다. 또 모 중학교 여교사는 학생에게 조롱과 협박을 받았다며 울며 전화 상담까지 하는 등 지속적인 교권추락, 교실 붕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용린 교육감도 언론 인터뷰에서 “MP3를 듣다가 교사에게 지적을 당해도 ‘벗겨보세요’라며 대들기 일쑤다. 그래서 교사가 이어폰을 벗기려 하면 다른 학생에게 ‘야, 찍어’라며 선동한다. 인권조례 중에 ‘학생의 동의를 얻어서 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문제 학생 한 명 때문에 나머지 학생에게 교권이 안서는 현실이다”고 했다. 문 교육감 학생인권조례의 폐해를 스스로 이미 충분히 를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상위법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배치돼 학교 혼란을 초래하고, 사제 간을 권리 충돌의 당사자로 변질시키며, 학교의 학칙제정권을 훼손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체벌금지, 두발자유, 휴대폰 사용 등 학생들의 권리만을 강조하며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를 무력화하고, 여타 학생의 학습권마저 빼앗고 있는 상황이다. 그 병폐가 아주 심각한 형편이다. 지각있는 교육 관계자들이 걱정하고 잇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표한 문용린 서울 교육감의 2014년 학생인권조례 개정 여부 결정은 이미 지난 1년간 학생인권조례로 교권침해와 학교 혼란 사례가 충분히 노정된 상황에서 또다시 올 1년을 ‘사례 수집 기간’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학교 현장을 다시 한 번 좌절시키는 처사라고 본다. 특히 유념해야 할 점은 2014년 6월은 전국 일제 지방 선거가 실시된다. 물론 서울 교육감 선거도 시행된다. 문용린 교육감의 재선 도전도 점쳐지고 있다. 선거 열기가 불붙을 즈음인 2014년 학생인권조례 개정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개정이 지극히 어려울 것임은 명확관화하다. 따라서, 2014년 학생인권조례 개정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 높다. 따라서 선거기간 동안 “학생인권조례 우선 손질” 의지를 밝힌 만큼 문 교육감은 학교 현장의 의견을 조속히 수렴해 학생인권조례의 폐기 또는 대폭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이번 문용린 교육감을 적극 지지한 교육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것이며, 나아가 일그러진 서울 교육을 바로 세우는 첩경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용린 교육감은 2013년 올해 당연히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폐지에 버금갈 만큼 전면 개정토록 교육감의 정당한 권한을 행사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학습권 보장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심각한 교권 침해를 초래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내년까지 가서 그 존폐와 개정 여부를 고려할 것이 아니라, 올해 당장 대폭 수정, 전면 개정을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신토불이(身土不二)의 소중함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국적도 모르는 수입산들이 요술방망이처럼 뚝딱 국산으로 둔갑하는 세상이다. 우리 것에 대한 열망 때문일까? 가끔 고 박동진 명창의 CF 광고가 생각난다. 당진산주고속도로 문의IC에서 3분 거리이고, 청남대 문의매표소와 가까운 대청호반의 문의중학교 맞은편에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갤러리가 있다. 아들과 함께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선우야, 바람 보러 가자'로 전국에 알려진 한지공예가 마불 이종국씨와 명상가 메루 이경옥씨 부부가 운영하는 마불갤러리이다. 마불갤러리는 오지인 벌랏마을에서 직접 닥나무를 재배하며 한지를 만들고, 자기가 만든 한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공예작품을 만들며 중단됐던 전통 한지의 맥을 잇는다. 부부가 자연에서 사는 법대로 따뜻한 세상을 꿈꾸고 우리 것을 갈고 닦으며 한지의 일반화와 세계화를 이뤄낸 결과 독일, 캐나다, 중국, 미국 등 주로 외국에서 전시회를 열며 우리 것이 최고임을 널리 알린다. 갤러리에도 우리 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자주 찾아온다. 마침 마불갤러리에서 이번 겨울을 포근하게 만들어줄 한지등과 소품으로 1월 20일까지 전시회를 연다. 이 추운 겨울, 우리나라 고유의 제조법으로 만든 한지와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이 어우러진 주제가 딱 맞아떨어진다. 갤러리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처럼 멋진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부부가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준다. 내부는 전시공간을 숨바꼭질하듯 요리조리 감추는데 가족과의 사랑이 느껴지는 한지 작품들이 있어 아늑하고 편안하다. 특히 출입문이 좁아 덩치가 작은 아이들만 드나들 수 있고 조그만유리창으로 안이 들여다보이는 선우의 방이 웃음을 ‘빵’ 터뜨린다. 벌레들이 갉아먹은 내부에 씨앗을 넣어 만든 ‘비 내리는 나무’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인이 인도에서 가져왔다는데 음향 소품이나 아이들 장난감으로 쓰여도 될 만큼 실제에 가까운 빗소리를 낸다. 갤러리는 부부처럼 자연을 닮은 분들이 많이 찾아와 사는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쉼터 역할도 한다. 주인장 내외가 전시회 때문에 가끔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전화(043-222-5808, 010-8294-3041) 한 통 하고 가면 헛걸음 하지 않고 멋진 작품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충남 서산 서령고등학교(교장 김동민) 도서관이 장소를 옮겨 새로 개관했다. 그동안 평생학습센터 1층에 자리잡았던 도서관은 협소한 장소와 먼 거리로 인해 학생들이 찾기에 많은 불편이 있었다. 도서관은 학교의 심장과 같은 존재로 가장 좋은 장소와 가장 아늑한 자리에 위치해야한다는 김동민 교장선생님의 평소 지론에 따라 과학동 1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기술·가정실습실과 국어과실을 합쳐 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됐다. 도서관 이전공사는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걸쳐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도서관의 이전 확장으로 학생들의 학력향상은 물론 도서대출 및 다독권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쪼록 우리 서령고 도서관이 학생들의 지식의 배움터이자 정보교류의 장으로 자리잡길 기대해 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월 2일, 교원․학교 성과상여급 차등폭을 현행과 같이 개인은 50-100%, 학교는 20%로 하고, 기간제교사 지급대상 포함, 2014년도부터 지급기준일의 학년도 변경 적용 등을 골자로 하는 ‘2013년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평가기준’을 시·도교육청에게 시달하고, 아울러 ‘기간제 교사 성과상여금 지급지침’도 발표했다. 올해로 도입 12년째를 맞는 교원 성과상여금은 그동안 선의의 발전적 경쟁을 통해 교원의 열정과 열의를 유도하고 수업전문성을 제고해 학교교육력을 높이겠다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오히려 교원 성과 상여금이 금전적인 문제로 상부상조로 상생해야 할 교원들이 서로 반목하도록 하고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았는지 숙고해야할 때라고 사료된다. 내달 출범하는 새 정부인 박근혜 정부는 교원성과급제도에 대해 보다 더 면밀한 점검과 학교현장의 수용가능성을 높여 나가는 노력을 대해 줄 것을 요구한다. 물론, 그동안 줄곧 시장 경제 논리에 터한 경쟁을 유발하고자 지속적으로 등급별 차등 폭을 확대하려 했던 정부 방침에서 한 발 후퇴하여 현행과 같이 유지한 점은 안정화를 기대하는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그동안 인사이동과 일선학교의 업무량이 폭주하는 학년말에 지침이 시달되어, 평가․등급공개․이의제기 기간설정 등 업무처리의 어려움이 있어 왔던 것을 평가기준(12월)과 지급기준(2월)으로 구분 시행하여 익년 3월 정기인사 이전에 성과 평가가 완료되도록 개선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금까지 신 학년도에 전보된 교원들의 성과상여금을 전임교에서 평가하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게 된 점은 바람직한 개선책이라고 사료된다. 이제 재직교에서 교원 성과 상여금 평가가 완료되게 되었다. 또한, 직무와 수업 시수가 다른 수석교사를 일반 교사와 분리, 별도로 평가하도록 한 점도 바람직한 개선 방안이다. 실제 수석교사의 경우 수업시수가 일반교사보다 적고, 학급담임도 담당하지 않아 일반교사와 함께 평가할 경우 불리한 평가등급을 받는다는 지적이 계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교원 성과금 평가에 개선할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학교성과급 공통지표 중 하나인 ‘방과 후 참여율’의 경우, 학생 수 10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와 1,000명 이상인 대규모학교의 학교를 참여비율로 평가한다면 대규모학교가 불리한 사례와 같이 형평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과 함께, 교실 부족으로 방과 후 교실을 개설하고자 해도 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치 않는다는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여전히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것은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아울러, 시․도교육청의 학교평가 결과를 학교성과급 평가의 척도로 활용하는 것도 자칫 지나친 학교통제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많은 바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학교 평가의 객관성, 공정성을 확보한 후에 점진적으로 학교 성과급 평가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특히, 2014년도부터 시행 예정으로 행정 예고한 2개월 이상 근무자에 대해 근무기간에 비례해 일할 계산하는 지급 방침은 재고되어야 한다. 일할 계산으로 변경될 경우 휴직 교원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게 된다. 휴직자의 대부분인 유아 휴직 교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각별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사료된다. 동시에, 근무기간에 비례해 일할계산을 추진하는 만큼, 그동안 학교현장의 오랜 요구사항이었던 2, 8월 퇴직 교원들도 성과 상여금 지급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보완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 한편, 이번 교원 성과 상여금 개선 방안에서 가장 주목하는 내용은 기간제교사도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에 포함한 점이다. 학교현장에서 정규교원과 함께 정당한 교육활동을 수행하고 있고 최근 기간제교사수가 6만 8천명에 달하고 담임비율이 상당부분을 차지할 만큼 그 역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늦게나마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최근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시급한 문제이다. 그러한 문제 해결의 시각에서 이번에 기간제 교사를 성과 상여금 지급 대상에 포함한 것은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차등비율을 교원과 달리 70-100%의 비율로 상향시킨 것과 지급 기준 호봉을 14호봉으로 고정한 것은 여전히 아쉬운 결정임을 강조하면서 일반교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하는 방안과 기간제 교사의 성과 상여금 별도 예산 확보도 매우 중요함을 강조한다. 결국 교원 성과 상여금과 학교 성과급은 교원과 학교 간의 건설적 업무 수행과 협력적 분위기 훼손, 교원사기 저하 및 위화감 조성 등 각종 부작용이 여전하다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열심히 일한 교원․학교에 대한 보상과 선의의 경쟁을 통한 교육력 제고라는 당초 취지가 학교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선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 그리고 교원 성과 상여금과 학교 성과급이 교단 안정화와 학교와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목표 관리제 수행에 긍정적 기제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영동IC와 추풍령IC 사이에 황간IC가 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황간면에 월류봉, 반야사와 문수전, 노근리사건 현장과 평화공원 등 볼거리가 많다. 지난 12월 29일 겨울철의 풍경이 보고 싶어 황간으로 차를 몰았다. 황간IC에서 4㎞, 황간역에서는 도보로 30여분 거리인 원촌리의 초강천 물가에 우암 송시열이 즐겨 찾던 명승지 한천8경이 있다. 한천팔경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우암 송시열이 한천정사를 지어 강학을 하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월류봉, 화헌악, 용연동,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을 한천팔경이라 하는데 제1경 월류봉(月留峰) 주변의 경치는 달님도 쉬어갈 만큼 빼어나다. 우뚝 솟아 있는 월류봉(365m) 주변의 수려한 풍광은 충북의 자연환경명소로 유서가 깊다. 월류봉이라는 이름도 이곳의 풍경에 반한 달이 능선을 따라가며 봉우리 주변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여 붙여졌다. 한천정사에서 바라보면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다. 기룡대가 주차장 옆 절벽 위에서 월류정을 내려다보고 있지만 나무들이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화장실 옆 산길을 따라 30여분 오르면 삼림욕장을 지나 기룡대를 만난다.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월류봉의 멋진 풍경, 한천정사와 송우암유허비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원촌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석천계곡을 6㎞쯤 따라가면 신라 성덕왕 때 상원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 반야사가 있다. 길이 미끄러워 운전이 조심스럽지만 눈을 뒤집어쓴 겨울풍경이 한적하고 아름답다. 규모가 작고 아담한 반야사는 삼층석탑(보물 1371호)과 수령 500년의 배롱나무 2그루가 잘 어울린다. 흘러내린 파쇄석이 사찰 옆 산기슭에 만든 꼬리를 치켜세운 호랑이 형상도 눈요깃거리다. 반야사에서 한적한 냇가 길을 200여m 가면 문수보살의 안내로 세조가 피부병을 고쳤다는 영천이다. 문수전은 영천의 깎아지른 절벽 망경대 꼭대기에 있어 색다른 볼거리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절벽 아래로 보이는 눈 덮인 산과 계곡의 겨울철 풍광이 바쁜 일상을 잊게 한다. 왔던 길을 되짚어 4번 국도에서 영동읍 방향으로 달리면 도로변 우측에 '노근리사건 현장입니다'라고 써있는 안내판이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노근리사건은 1950년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남쪽으로 향하던 피난민들이 미군의 무차별 총격을 받아 300여 명이 희생당한 대량 학살사건이다. 화살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양민들이 학살당한 노근리사건의 현장 쌍굴다리가 우뚝 서있다. 총알 자국이 무수히 많은 쌍굴다리는 역사의 현장이자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문화재 제59호를 알리는 동판이 벽면에 붙어있다. 노근리 평화공원은 수많은 이야기와 한을 품은 쌍굴다리 앞 도로 건너편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 과거성찰과 반성의 공간, 과거·현재·미래가 어우러지는 평화와 인권을 학습하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야외의 조각공원과 위령탑을 둘러보며 그해 여름에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넋과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떠올리고, 평화기념관에서 노근리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전쟁의 아픔과 살아남은 자의 고통·인간의 고귀한 가치와 평화의 중요성을 이해한다.
거뭇거뭇 제법 수염까지 난 녀석들과, 처녀가 다 된 중병아리 같은 여자 아이들이 하루 수업을 마치고 밤을 밝힌다.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올바로 살아가는 ‘지혜(智慧)’가 아니라 편하게 살 수 있는 ‘지식(知識)’은 아닐까? 촘촘한 그물코를 헤치고 나가기 위한 기술(技術)을 얻는 것은 아닐까? 한참 먹고 뛰어다녀야 할 아이들이 깨알 같은 사전 앞에 고개 숙이며 살아갈 기술들을 파헤치는 시간. 노랗게 버짐 피듯 흔들리는 불빛 사이로 동료 야자교사(夜自敎師)의 무표정이 전혀 낯설지 않다. 물론 나를 포함하여 말이다. 그렇다. 결코 어색하지 않은 단어 ‘입시(入試)와 야자(夜自)’ 우리는 이 단어들 앞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미래를 어떤 형태로든지 준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그 방향과 목적이 보편타당한 진리탐구이어야 하고, 그 진리가 온전하게 사회에 환원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선택된 행위는 나름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아마도 나와 마주보고 있는 이 아이들은 모두다 내일의 합리적 변화에 동참하고, 신실한 공부의 진정성 때문에 저렇게 진지하게 뭔가에 몰입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치열하게 공부하는 요즘, 우리아이들에게 많은 고민이 있어 보는 내가 너무 안타깝다. 특히 2013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 그러니까 2012년 현재 고등학교 2학년들에게는 내신/수능/논술 모두를 치러야 한다. 게다가 서울대에서는 영어 공인 시험(토플, 텝스, 토익)결과를 구술면접에 가중치를 둔다는 것이다. 필요한 학생을 뽑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되나, 학생입장에서는 완전 죽을 맛이다. 3년의 고교시절이 마치 죽음과도 같이 힘들 거라 예상이 된다. 당사자들에게는 이미 몸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도 2년차가 된 학생들의 관점에서는 실제적 비율의 반영정도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이 힘든 공부를 해야 하는 당위성 앞에서 많은 상념과 분노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2013학년도 입시가 말 없는 현재의 아이들에게는 죽음의 트라이앵글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분노를 느끼는 것은 아직도 우리 입시가 서울대 및 몇몇 명문대 중심의 피라미드 구조 속에 예속되어 진정한 초중등 교육의 본질적 교육과정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인 압박감과 의당 그러해야 한다는 부지불식간에 길들여진 억압된 자아가 이렇듯 맹목적 수용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엄청난 입시의 폭력 앞에서도 순응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하지만 학원이야 교육보다는 상업적 측면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실제의 목적이 입시에 있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참교육을 주장하는 전교조는 물론이고, 다양한 교육수요자의 욕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고심하는 교육부, 그리고 나름대로 여론과 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대학당국의 입장에서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대해서 순순히 동의하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보편적 관점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은 미덕이다. 편협하지 않고 대상과 사안의 이모저모를 다 아우를 수 있는 균형감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갈등 세계에서도 균형은 힘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양쪽을 아쉽게 나마 다 포괄할 수 있는 것인데, 완벽한 균형에 이르렀다면, 그건 아깝지 않을 지혜로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죽음의 트라이앵글은 그 앵글에 들어가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희망의 균형이 아니라, 벗어나기 힘든 고통의 균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국사회에서 입시 문제는 단순한 입시 문제가 아니다. 중의적(重意的) 의미로 입시라는 말은 중성적이다. 입학시험은 어느 사회나 있는 것이고, 발달과 성장 과정을 거치는 의미 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 고교 과정을 마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입학시험을 치르는 것이 문제될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입시라는 말은 한국사회에서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이데올로기와도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 인간의 인격적 성장이라는 의미를 철저히 배제한다. 이 말은 한 줌도 안 되는 지식의 양을 측정하는 말이다. 파편화된 지식의 총합을 일컫는다. 규격화된 문제 풀이 해결능력을 일컫기도 한다. 나아가 이 말은 신분상승의 배타적 경로의 뜻으로 전이된다. 또 경쟁사회의 유리한 위치선점으로 이해된다. 그래서 이 입시라는 개념에서는 한 인간의 성장과 깊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 나를 넘어선 타인에 대한 관용과 배려마저도 몇 시간의 봉사활동으로 계량화시킨 사회에서는 인격과 지혜는 뒤로 가고, 남는 것은 각박하고 편벽하고 편집증적인 배타적 승리만이 남는다. 사람 사는 세상을 공시적(公示的), 통시적(通時的)으로 보는 시각을 완성하기도 전에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지식습득을 통해 미로 같은 문제의 답을 찾는 능력을 측정하여 입시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을 때 과연 온전한 인격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입시는 블랙홀(black hole-막히고 숨쉬기 어려운 구멍)과 같은 장력을 지닌다. 가슴 아픈 것은 입시를 통해 고통스런 현실을 벗어나고자 기대하는 서민과 빈민계층의 자녀들에게는 입시가 그나마 가능한 신분 획득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현실은 갈수록 낙타의 바늘구멍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택’이라는 말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 수가 평범한 것이든 기막힌 묘수든 간에 다 한 판의 바둑일 터인데, 훈수 받지 않고 주체적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문제는 간명하게 해결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고 6년이 철저한 자기소외의 시간이라면, 입시에서 거둔 훌륭한 성적은 성장이 아닌 껍데기일 뿐이고, 이겼다고 여기는 자들은 배타적 지배욕구로 병들고, 졌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저항적 열패감에 시달리니, 결국 모두 병들고 모두 불행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입시'뒤에 숨어있는 정부의 꾀가 참으로 얄밉다. 그것을 모르는 학생들과 학부모, 또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도 슬프지만, 알면서도 입시에 매달리게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현실의 막막함이 답답하다. 역시 어른 책임이 더 크다. 그리고 사실 실증적으로 학력과 학벌이 오히려 사람을 병들게 하고, 한 인간의 성장과 행복한 삶의 실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자녀들에게 점점 좁아지는 배타(排他)의 사다리타기를 강요하는 것은, 정말 나쁜 일이다. 입시는 강력한 산업이고, 이데올로기다. 입시와 사교육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많고, 입시 산업 재벌들까지 생겨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 소비자들은 아무리 입시상품과 사교육상품에 많은 투자를 해도 다 만족할 수 없는 기이함이 있다. 오늘 밤은 그 기이함속의 주인공인 정석에게 이런 구조적인 모순의 기형 속에서도 내일을 설계하고 가난한 영혼 앞에서 겸손한 새해를 맞이하자고 훈훈한 상담을 해야겠다.
한국교총과 SK텔레콤(대표이사 하성민)이 7월부터 공동 진행한 ‘제2회 스마트교육 앱 공모전’ 시상식이 지난달 26일 SK텔레콤 T타워에서 열렸다. 이번 공모전에는 약 300여 명의 교사가 참가해 앱 아이디어, 앱 개발, 앱 활용 3개 분과에 215개의 작품이 응모됐고 이 중 33편이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분과별 금상에는 교과부장관상, 상금 100만원과 일본 해외연수 기회가 제공됐고 은상에는 교총회장상 또는 SKT 대표이사상과 상금 70만원, 해외연수가 주어졌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수상한 교사들이 앞으로 스마트 교육을 선도해 달라”며 “해외연수에서 스마트 교육 발전을 위해 활발한 의견을 교류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신사업추진단 박상준 단장은 “스마트 환경에 따른 교육적 문제를 고민해주는 교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SK텔레콤도 우수한 교육서비스 개발로 새로운 교육한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해시계’로 아이디어 분과 금상을 수상한 부성찬 부천계남초 교사는 “간이 고도계를 이용해 태양의 고도와 계절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앱을 기획했다”며 “스마트폰의 인터넷 연동을 통해 본인의 측정결과를 타인과 공유하며 정보제공자로 활동하는 능동적 교육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회에 이어 2회에서도 입상한 광주 운암중 유해열 교사는 “지난해 SK텔레콤에서 지원한 ‘앱 개발을 위한 전문 연수프로그램’이 공모전 진행 및 현장 활용에 큰 도움이 됐다”며 “스마트 교육이 교사를 중심으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이런 기회가 자주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이다. ■앱 아이디어 ▨금상 △부성찬 계남초 교사 ▨은상 △류남권 봉산초 교사, 김명연 청덕초 교사, 김경모 봉산초 교사 △유해열 운암중 교사 ▨동상 △윤동주 김해경원고 교사, 김성은 김해고 교사 △김상미 광동중 교사 △유여진 왕궁초 교사 ▨장려상 △손중언 창포중 교사 △정대수 임원초 교사 △최혁 서울신학초 교사, 변효준․안재희 서울 유현초 교사 △박건민 대구북동초 교사 △이두현 영생고 교사 ■앱 개발 ▨금상 △김경민 구미상모초 교사 ▨은상 △신성호 전주공업고 교사 △장채수․남성준․우민영 서울 문창초 교사 ▨동상 △김기현 매향여자정보고 교사, 신선영 안산경영정보고 교사 △이기세․박동현 수남초 교사, 정대영 금동초 교사 ▨장려상 △전용주 서경초 교사 △유문영 낙동초 교사, 강정수 부산교육청 장학관 △오승훈․김상규 보성초 교사, 김태훈 새서귀초 교사 △박가영 근명여자정보고 교사 △박현준 삼호초 교사 ■앱 활용 ▨금상 △조현구 인천동방초 교사 ▨은상 △권혁미 인천부평동초 교사 △홍석희 홍천초 교사 ▨동상 △고규환 현일초 교사 △서울 이천경남고 교사 △박신영․이영옥 성남혜은학교 교사 ▨장려상 △김현진 근덕초동막분교 교사 △나건식․조동욱․이승미 청통초 교사 △이병은 부일전자디자인고 교사 △배창호 대구안일초 교사 △문석현 인천양지초 교사
교육에 맞춰진 SNS…전 세계 학급과 교류 가입자 87%가 실사용자…지속·자발적 참여 “스마트 교육은 ‘어렵다’고 생각했던 4~50대 선생님들께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교사와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교육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래스팅(www.classting.com)’의 개발자 조현구 인천동방초 교사가 지난달 26일 SK텔레콤 T타워에서 열린 ‘제2회 스마트교육 앱 공모전 시상식’에서 교과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클래스팅은 클래스(class)+미팅(meeting)의 준말인 학급 커뮤니티로 학급과 학급을 연결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학급과도 국제교류를 가능케 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조 교사는 “교사는 과제를 제시하기만 하고 나머지는 학생들이 스스로 찾고 만들어가는 학생 주도 커뮤니케이션 공간이라는 것이 포인트”라며 “기관 제공 사이트나 강제성이 부여된 활동은 지속성을 갖기 힘든데 반해 클래스팅은 가입자의 87%가 실사용자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베타버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17만 명이 가입, 3만2000여 개의 클래스가 형성됐다. 클래스팅은 얼핏 보면 ‘페이스북’과 비슷하다. 하지만 철저히 ‘교육’에 포커스가 맞춰진 SNS라는 점에 차별성이 있다. 그는 “그동안 교사들은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개인적 공간으로 활용하기를 원해 교육적 활용을 어려워했다”며 “프라이버시 문제를 떠나 자유롭게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 것이 많은 학생․교사들의 참여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학급운영 보조도구 역할도 톡톡히 한다. 교사는 학급 전달사항을 ‘스마트 알림장’에 신속하게 업데이트할 수 있으며 학생․교사 간 토론활동도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다양한 정보를 공유, 활용, 융합하며 문제해결 프로젝트 학습이 가능해져 교육의 질도 한층 높였다. 정보교류 외에도 주목받는 기능은 ‘상담 및 인성지도’다. 그는 “변화하는 의사소통 방식에 따라 상담 시스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상담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며 “도입 후 상담건수가 약 10배 증가해 크고 작은 학교폭력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얼굴을 마주하는 것보다 문자 대화가 익숙한 학생들은 클래스팅에서 보다 허심탄회한 상담을 하게 됐다. 익명․실명을 선택해 상담할 수 있으며 상담 및 댓글 등록에 대한 알림 기능도 있어 보다 신속한 피드백이 가능하다. 조 교사는 “기술 발전에 비해 스마트 교육을 이끌어갈 교사들의 관심은 막상 크지 않아 나중에는 교육이 기술에 끌려갈 것 같았다”며 “주도적 변화를 이끌고 싶다는 생각으로 2년 전부터 구상하기 시작해 현재 8명의 카이스트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운영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스팅을 통한 ‘글로벌 교육 소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는 조 교사는 “클래스팅을 세계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교총과 SK텔레콤(대표이사 하성민)이 지난해 7월부터 공동 진행한 이번 스마트교육 앱 공모전에는 앱 아이디어, 앱 개발, 앱 활용 3개 분과에 215개의 작품이 응모됐고 이 중 33편이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분과별 금상에는 교과부장관상, 상금 100만원과 일본 해외연수 기회가 제공됐고 은상에는 교총회장상 또는 SKT 대표이사상과 상금 70만원, 해외연수가 주어졌다.
연초 시․도교육감들이 발표한 신년사에 나타난 올 한 해 교육 핵심 키워드는 창의와 인성 그리고 행복 교육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꿈과 끼를 펼치고 학교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며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의 기본 확립 ▲교권이 존중되는 학교문화 ▲학교시설 개선 ▲소외 받는 학생 제로화 ▲학교네트워크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은 “부산 교육동지들이 힘을 한데 모아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창조적인 학습역량을 길러 자신의 꿈을 이루는 교육이 되도록 하겠다”며 “알찬 실력과 바른 인성, 튼튼한 체력과 아름다운 정서가 조화된 창의적 글로벌 인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섰던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올해 우리 교육청은 꿈, 희망, 행복을 가꾸는 교육을 비전으로 ‘인성과 재능을 갖춘 창의적 인재육성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우 교육감은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은 학교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며 사회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노력을 촉구했다. 또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은 ‘바른 인성과 실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 육성’을 지표로 제시했으며, 김복만 울산시교육감도 ‘Best 학력증진, 감동 교육행정 정착, 배려와 나눔의 인성교육, 행복교육 인프라 구축을 약속했다.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신정균 세종시교육감도 창의와 인성을 갖춘 인재육성을 신년사에서 올 한 해 지표로 제시했으며, 김종성 충남도교육감도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믿음직한 인재 육성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은 “동아리 활동을 강화해 주5일제 수업이 더욱더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기초학력 향상과 인성기르기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꿈을 키우는 창의․인성 교육’을 강조한 양성언 제주교육감 역시 “체험활동을 통한 창의와 독서 논술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고영진 경남교육감은 “수업전문성제고와 학교폭력예방교육, 나라사랑교육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시도교육감들의 신년사에는 교원업무경감, 교원사기진작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교원업무경감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여전히 선생님들이 바쁘고 고단해 한다”며 “지난해 배치한 행정실무사의 역할을 늘려 업무 제로화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은 “교육애 하나로 교단을 지키는 선생님들이 절망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장만채 전남도교육감도 “교원이 교실 수업에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교원행정업무 경감 정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교직원의 사기 진작을 통해 자긍심과 사명감이 넘치는 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차별없는 보편적 복지와 민주, 인권친화적인 학교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으며,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역시 학교 구성원 모두의 인권이 보장되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해 교과부와 마찰이 잦았던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모든 것은 아이들과 전북교육의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한 뒤 “소통과 협력을 통해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공동체를 실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즐거운 겨울방학이다. 학생들은 잠시 학교에 가지 않고 자기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에게 겨울방학은 쉬는 기간이 아니다. 재충전의 시간이다. 모자라는 과목을 보충하고, 새 학년 학습 준비를 위해서 노력 한다. 일부 학생은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다니다 보면 학교 다닐 때보다 시간이 없다. 방학 동안 모자라는 학습을 보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세상을 보는 힘도 필요하다. 그래서 신문 보기를 권한다. 신문을 보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매일 신문을 읽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성장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미래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바로 도태된다. 하지만 급변하는 미래를 확신할 수가 없다. 그나마 알 수 있는 것이 오늘의 삶에서 힌트를 얻는 것이다. 오늘의 모습은 신문에서 읽을 수 있다. 즉 신문 읽기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내일을 살아야 할 어린이들이 신문을 읽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어린 아이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학습을 위한 지식도 필요하지만, 세상을 설명하는 힘이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읽은 내용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생들을 ‘알파찌지들’이라고 표현했다. 공부만 할 줄 알지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의미다. 맞다. 대입과 취직을 위해 자신만의 스펙은 화려하지만 지금 학생들은 세상을 알지 못한다. 오직 자신에게만 갇혀 있다. 혼자 공부하고, 놀 때도 혼자다. SNS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듯하지만 결국은 가상의 세계에 함몰되어 있다. 신문을 읽는 재미는 세상에 대한 이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모든 것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사회가 상호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간다. 그런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삶을 배우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세상을 알려면 신문을 읽어라.”라고 말했다.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 박사도 신문을 읽어야 제대로 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손에 인터넷을 들고 다닌다. 지식과 정보는 대량 생산되어 넘쳐흐르고 있다. 뉴스도 인터넷과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다. 디지털 정보 소비자들은 도서관도 잊은 것처럼, 종이 신문도 멀리하고 있다. 하지만 신문은 여전히 놓을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신문은 심층적이고 진지하다. 동영상 화면과 음성이 아닌 종이에 인쇄한 문자와 이미지 정보는 설득력 있고 견고한 논리가 있다. 인터넷에 흘러 다니는 뉴스도 결국은 신문이 뿌리다. 뿌리를 알아야 제대로 아는 것이다. 신문은 읽기의 즐거움이 있다. 아주 간단한 노동을 통해 무지함을 벗어난다. TV나 인터넷 미디어는 빠른 속도감에 이끌려 힘 있게 다가오지만 정보의 진정성은 미약하다. TV나 인터넷 미디어로 읽는 정보는 즉흥적이고 소비적이다. 신문 읽기는 정보 습득과 사색을 가능케 한다. 신문은 글쓰기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신문을 읽으면 글쓰기 능력이 큰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글로 표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앞으로 사회에서 글쓰기는 개인별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다. 신문 사설은 공부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신문사는 그날의 이슈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을 선정해 2~3편의 사설에 담아낸다. 사설은 편당 서너 단락 정도로 짤막하게 구성돼 있고 이슈의 주요 쟁점이 담겨 있다. 쟁점 파악에 초점을 맞춰야 읽으면 그것이 공부다. 글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를 찾고, 필자가 어떤 관점에서 주제를 바라보고 있는지 파악한다. 최근 사설은 신문사의 논조가 강하게 반영돼 있다. 따라서 사설 읽기는 자신이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주장을 써 보는 활동이 필요하다. 같은 사실이라도 전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사고의 폭이 풍부해지고 논리도 튼튼하게 형성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기사는 인터뷰다. 인터뷰에 나오는 주인공은 최고의 위치에 도달한 사람이나 현재 가장 주목받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현재의 결과를 위해 살아온 과정이 흥미롭다. 삶의 자세나 성공 비결은 내 삶의 가치관 정립에 도움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학습이나 논술을 위해 억지로 신문을 보라고 하지는 않는다. 단지 세상을 사는 주체라면 신문을 읽으라고 말한다. 깨어 있는 삶을 원한다면 신문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번 겨울방학엔 공부보다 신문을 읽어라. 신문 읽기는 공부에 도움을 주면 주었지 절대로 피해가 가지 않는다. 인터넷과 TV에 빠지기보다 신문을 통해 세상을 배워라. 진짜 배워야 할 것이 여기에 있다. 신문 읽기는 세상을 내 무릎 아래 펼쳐 놓고 감상하는 꼴이다. 이 거대한 세상을 간단히 손가락으로 넘기며 읽을 수 있다는 순간이 경이롭다.
새로운 희망으로 여는 계사년의 아침이 밝았다. 계사년(癸巳年)은 육십갑자(六十甲子) 순서로 서른 번째 간지(干支)의 해(年)이다. 천간(天干)은 십간의 끝에 있는 계(癸)이고, 지지(地支)는 여섯 번째인 사(巳)와 조합된 해이다. 천간을 하늘처럼 여겨 민심(民心)이라 한다면, 지지는 땅으로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와 같은 것이 간지(干支)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2013년 계사(癸巳)년은 오행 중 수(水)에 해당하는 계(癸)와 화(火)에 해당하는 사(巳)가 합쳐져 이루어진 해라고 한다. 오행 수(水)로 북방의 검은 뱀에 해당하는 계사(癸巳)는 오행 수의 색깔은 검은색이고 사(巳)는 십이지지 중 6번째 지지이며, 12띠 동물 중 뱀에 해당한다. 그래서 2013년을 검은 뱀, 흑사(黑巳)의 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계사년(癸巳年)의 뱀(巳)은 땅속에 제왕을 상징한 것이라고 합니다. 뱀은 땅속에서도 살고 땅밖에 기어 다닌다. 생태학적으로 파충류 과에서 가장 특화된 동물로 몸이 가늘고 길며 겨울은 땅속에서 동면(冬眠)하고 봄여름과 가을에는 땅에 가장 많이 몸을 대고 사는 냉혈동물이다. 뱀은 독을 품은 채 허공을 날름거리는 두 갈래의 혀가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하는 교활함의 대명사로 알려졌다. 겨울잠을 자고 일어나기를 번복하며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 영원한 생명을 유지하는 불사, 재생, 영생의 상징으로 땅과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이요, 치료의 신이기도 하며 새로운 정력을 소생시키는 심벌이기도 하다. 계사년은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이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출범하는 해이다. 새 정부에 국민적 희망을 걸며 논어(論語)에 나오는 나라를 다스리는 이야기를 인용해 보고자 한다. 공자가 가장 아끼던 제자였던 자공(子貢)과 공자(孔子)의 대화중에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라고 자공이 물었다. 공자가 말씀하시길 “첫째는 먹는 것(足 食)이요, 둘째는 자위력 곧 국방(足 兵)이요, 셋째는 백성들의 신뢰(民信之)”라고 말하였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 중에서 부득이 하나를 뺀다면 어떤 것입니까?” 공자는 “국방”이라고 말하였다. 자공이 재차 “또 하나를 부득이 뺀다면 어떤 것을 먼저 빼야 합니까?” 라고 묻자 공자는 “경제”라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옛날부터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죽어왔다. 그러나 백성들의 신뢰가 없으면 조직의 존립은 불가능한 것이다.” 백성들의 신뢰가 없다면 국가의 존립은 불가능한 것이다. 국가에 대한 백성들의 신뢰, 리더에 대한 조직원들의 신뢰는 마지막까지 그 조직이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말하였다. 경제(足 食)와 국방(足 兵)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백성의 신뢰(民信之)라고 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치적보다는 보이지 않는 민신(民信)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대목이다. 많은 업적을 쌓고도 부정부패로 얼룩졌거나 측근을 관리하지 못하여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는 전직 대통령들이 論語에 나모는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民無信不立.”이라는 글귀를 새겨두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약속을 잘 지키는 분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어서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다. 새로 탄생할 정부를 이끌어갈 각료들이 새겨둘만 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고전(古典)의 가르침을 가슴속에 새기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국정을 수행하는 지도자가 국민의 영웅으로 역사에 기록 될 것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계사년은 하늘에 태양이 땅에 임하는 뱀의 해이므로 대한민국의 국운이 상승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어느 해보다도 큰 소망을 품고 희망찬 출발을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