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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나무는 뿌리가 깊어야 하고 사람은 생각이 깊어야 합니다. 한글은 읽기를 잘하게 하고 한자는 생각을 잘하게 하죠.” 전광진(58․사진)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1392페이지에 달하는 백과사전 같은 ‘선생님 한자책’을 발간했다. 조선일보에 12년간 ‘생활한자’ 코너를 3300회 이상 연재하고 ‘우리말 한자어 속뜻사전(2007)’, ‘초등한자 창인교육(2013)’ 등 한자교육으로 이름을 알린 그가 이번에는 초등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한자지도서를 펴낸 것. 전 교수는 “한자어의 뜻을 설명할 때 말문이 막혀본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라면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교탁에 펼쳐 두고 수시로 찾아보면서 능수능란하게 한자지식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교대에서 한자를 필수 과목으로 가르치는 곳이 없고, 중․고교 시절에도 한자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교사들이 상당수라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이 책을 썼지요.” 한자의 부수, 필순 같은 자형(字形)중심으로 구성된 기존 한자 책들과는 달리 ‘의미의 연관성’이나 ‘속뜻 훈음’과 같은 자의(字意) 중심의 풀이가 체계적으로 담겨 있다. 단순 뜻풀이가 아닌 어휘력과 학업능력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제작된 것이다. 예를 들어 영토(領土)의 의미는 ‘국제법에서 국가의 통치권이 미치는 구역’이지만 그 속뜻은 ‘다스리는(領) 땅(土)’을 뜻한다. 즉 단어의 ‘속뜻’을 파악해야 단어가 지니고 있는 깊은 뜻까지 생각이 파고들어가 이해력이 생기고 다시 사고력과 창의력이 발전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전 교수는 “한자를 가르치다 보면 인성교육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두(二) 사람(人)’이 사이좋게 지내려면 ‘어진 마음씨(仁)’가 필요하다거나, 용서할 서(恕)자에는 ‘마음(心)’을 ‘같이(如)’한다는 뜻이 담겼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의미가 자연스럽게 새겨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는 또 “선생님의 교수 역량은 읽기 지도가 아니라 독해 지도능력에 달려있다”며 “한자지식이 높으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광진의 속뜻풀이 한자교실=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초등 ‘한자교육’이 의무화되는 등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본지는 조회나 창체 등을 활용해 쉽고 빠르게 한자를 지도할 수 있는 팁을 담아 ‘전광진의 속뜻풀이 한자교실’을 다음 호부터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정용원 한국문인협회 이사(전 울산초 교장)가 16일 서울중구청 구민회관에서 열린 한국동시문학회 총회에서 제6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정 신임 회장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아동문학연구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응봉 충남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26일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제6차 정기총회에서 제4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 신임회장은 충남대 중앙도서관장, 사회과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연구재단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임기는 내달 1일부터 2015년 2월까지.
시․도교육청 3월 교원 정기인사가 단행된 가운데 일부 시․도 교육청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인천, 충남 등 인사비리로 감사원으로 부터 지적을 받은 시․도교육청에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교육감 선거제도 변경 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1일자로 단행된 시․도교육청 인사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광주. 유치원장, 초중등 교장, 장학관 등 83명을 인사하면서 정책기획관실 정책기획담당관에 전교조 광주지부 정책실장과 사무처장을 지낸 이재남 교사를 발령했다. 이 자리는 주요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장학관급으로 평교사 출신을 발탁한 것부터 ‘측근 인사’라는 지적이다. 특히 장휘국 교육감과 같은 전교조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코드 인사’라고 지역 교육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장 교육감은 박재성 당시 두암중 교사를 정책기획관으로 임명하면서 똑같은 논란을 겪은 바 있어 막무가내식 ‘불통 인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교육청 측은 이 같은 부담을 의식해 실시하지 않았던 공모과정을 거쳤지만 이미 ‘내정설’일 파다하게 퍼져 응모했던 후보자가 면접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일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육청이 인사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김 모 과장을 정책기획담당관으로 표기했다가 나중에 수정해, 막판에 교육감이 이 담당관을 소위 ‘꼽았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와 관련해 광주교총 관계자는 “이 담당관은 전교조 내부에서도 초강성으로 알려진 인물로 교육감이 박 기획관이 평교사로 학교로 돌아가면서 친정체제를 보완하고 강화하기 위해 영입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인사 논란은 경기도교육청에서도 불거져 나왔다. 김상곤 교육감이 단행한 1일자 전문직 정기인사에서 교육장과 주요보직에 특정 지역 출신이 대거 발탁됐다는 것이다. 6명의 교육장급 인사를 하면서 전남대, 전주교대 등 호남지역 인사들은 기용된 반면 다른 지역 관계자들은 밀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부교육감, 기획조정실장, 계획예산담당관 등 행정요직과 교육장 및 기관장 등 교육요직도 특정지역이 장악하게 됐다. 경기도의 한 초등 교장은 “그동안 일반직에 대한 편중인사 논란이 제기돼 왔었는데 이번에 전문직까지 확대됐다”며 “사실상 3선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지역 현장 교육계 분위기를 전했다. 현직 교육감들이 이처럼 직‧간접적으로 선거진용을 구축하면서 내년 6월로 예정된 교육감 선거는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박표진 광주부교육감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며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윤봉근 광주시의원도 출마의사를 밝혔다. 또 전북에서도 유광찬 전주교대 총장과 신철환 전북대 교수, 오근량 전 전주고 교장 등이 채비를 갖추고 있으며, 현 교육감의 3선으로 무주공산이 되는 대전과 충북에서도 유력인사들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사문제와 교육자들의 정치적 행보에 우려를 전하며, 교육감 선출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높은 도덕성을 보여주어야 할 교육감들이 각종 부정과 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2006년 지방교육자치법 개정 당시 논의되다 말았던 제한적 주민직선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정화 홍익사대부중고 교장(전 홍익대 사범대학장)은 “교육감은 창의적인 교육을 견인할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으로 초중등 교원의 사표가 돼야 할 인물이여야 한다”며 “유능한 교육감이 선출될 수 있도록 선거비용 문제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공영제 도입 등 전반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교총은 9일 시․도교총회장단 회의와 이사회에서 교육감직선제 개선방안에 논의하고, 직선제 폐지공론화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기연 경기 부천상인초 교장이 23일 제33대 경기도초등교장협의회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교장은 직선제로 처음 치러진 이번 선거에 단독 출마했다. 임기는 내달 1일부터 2년.
최운용 전 EBS 경영본부장이 4일 취임식을 갖고 한국출판협동조합 전무이사로 취임했다. 공모를 통해 선출됐으며 임기는 3년이다.
홍승용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25일 덕성여대 제9대 총장에 선임돼 업무를 시작했다. 홍 신임 총장은 2002년부터 7년간 인하대 총장을 지냈으며 2011년에는 교과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임기는 4년.
손병두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공동의장(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이 26일 학교법인 숙명학원 이사회에서 새 이사장에 선임됐다. 손 신임 이사장은 황선혜 총장,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 새로 선임된 이사진과 함께 이달부터 4년간 숙명학원을 이끈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문용린)이 학교평가 부담 완화를 위해 학교장경영능력평가, 학교성과상여금평가, 학교평가 등 3가지 평가를 ‘학교평가’로 통합·단순화하고 매년 실시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 학교평가 기본계획’을27일 발표했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학교 대상 평가가 복잡한데다 유사평가로 인한 업무과중 스트레스 등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돼왔다. 계획에 따르면 2010년 도입, 곽노현 전 교육감이 역점 사업들을 지표로 반영해 실시했으나 학교평가와 비슷해 불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학교장경영능력평가가 폐지된다.학교성과상여금평가는 학교평가에서 필요한 지표를 활용하고, 시교육청의 연수실적 등 각종 자료를 추가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3가지 평가를 학교평가로 단순화하면서 평가주기는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평가대상기간은 전년도에서 당해 연도 평가로 바뀌었으며 정량지표도 65%에서 70%로 늘렸다. 시교육청은 “학교 관련 평가통합으로 업무가 경감돼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을 통해 중복되고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은 학교평가 통합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교원들은 평가의 목적이 ‘학교의 평가 부담완화’인 만큼 학교가 처리하는 항목을 줄일 것과 허위작성 등에 대한 보완장치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등보전수당폐지 등 최악 개편안 국무회의 상정, 교총 반대로 무산 MB정부 마지막 국무회의가 열린22일, 교과부와 행안부는 교원수당체제개편안 상정을 위해 바삐 움직였다.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에서 지원되던 연구비 등 보전수당을 일부 시도가 지급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불거진 소위 ‘3월 수당 대란’을 막고, 담임수당 인상 등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작년 11월부터 행안부와 기재부 등을 상대로 협상을 벌여온 교과부는 지난 1월말 행안부에 ‘초등보전수당’ 및 ‘교직수당가산금’ 일부를 폐지하고, 담임수당(11→20만원) 및 보직수당(7→13만원)을 인상하는 안을 제안했다. 일률적 임금보전이 아닌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행안부 의견을 수용, 담임․보직교사 등 힘든 업무를 담당하는 교원에게 실질적 보상이 가능하도록 수당체제를 개편․지급키로 한 것이다. 지지부진하던 수당 협상이 이나마 진행된 것도 교총이 지난 1~2월에 걸쳐 ‘중학교 교원 연구비 등 미지급 사태’에 대한 긴급결의문을 채택하고, 행안부․국회를 방문하는 등 ‘수당 대란 막기’ 총력전에 나섰기 때문이다.교총 일지 참조 협상은 재개됐으나 행안부․기재부 등과의 협의 과정에서 당초 교과부 제시안보다 후퇴해 담임․보직수당은 각각 6만원씩 인상하는 것으로 조정됐고, 초등 보전수당 및 원로수당 등 교직가산금 폐지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한 교총은 ‘절대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유초중등교원 전체에 지급하던 보전수당을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것도 모자라 실질적 인상효과도 없이 근로조건만 악화시킨 최악의 개편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표 참조 3월, 8개 시‧도 중학교 수당은? 교총,황우여 대표, 행안부, 시도교육감에 지급건의 안양옥 회장은 “중등도 초등과 동일하게 보전수당을 신설하는 것이 해법”이라면서 “행안부 공무원이 교원들의 임금을 마음대로 재단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반직 중심의 행정 편의주의를 질타하는 한편 “담임수당 인상은 학교폭력 등으로 폭주하는 업무에 대한 보상과 담임기피현상을 막기 위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등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담임 및 보직수당 인상과 보전수당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확실히 한 것이다. 결국 막판 협상은 결렬되고 개편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교총은 수당개편은 박근혜정부에서 원점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책지원국 하석진 국장은 “행안부는 교원의 수당체계가 복잡하다고 하지만 교원처럼특정직 공무원은 일반직도 대부분 8~14종의 수당이 존재한다”며 “경찰, 법관, 군인, 소방직 등의 수당개편도 함께 논의해야 마땅하다”고 설명했다.표 참조 행안부는 2010년 공무원수당규정을 개편하면서 28종에 달하는 특수업무수당을 11종으로 축소‧개편했으며, 당시 교직수당 △현행유지 △보전수당 일부 삭제 등으로 정리한 바 있다. 심은석 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장은 “경영자 입장에서 교원들이 안정적 조건으로 신학기를 맞을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참담한 심정”이라는 말로 현장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안 회장은 “입으로는 ‘국가건설자’라고 하면서 신학기부터 교원 사기를 꺾고 있지 않냐”며 “박근혜정부는 교원지위향상특별법에 근거해 교원보수 우대를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집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총은 27일 행안부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수당을 편성하지 않은 8개 시도교육감 등에 건의서를 전달, 서울 등 중학교 교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교과부도 27일 해당 시도교육청 담당과장회의를 소집해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관계자는 “어차피 새 정부에서 다시 논의할 수밖에 없다”며 “16개 시도교육청이 행동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가 결정해 빨리 공문을 내려줘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수당을 지급하려면 서울은 추경을 400~500억 정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9~38회까지 세대 넘은 제자들이 마련 불량학생 감싸 안아온 40년 평교사 삶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오.” 평교사로 40년 교직생활을 마감한 노(老) 교사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전국 각지의 제자 50여 명이 ‘선생님을 떠나보내기 서운하다’며 뜻을 모아 정년퇴임식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23일 서울 공군회관에서 열린 정년퇴임식에서 제자들에게 감사패를 받은 전심희(62) 경북 금오공고 교사는 큰절을 올리는 제자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일일이 일으키며 손을 맞잡았다. 전 교사는 “잘 자라준 것만도 좋은데, 나를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제자들이 고맙다”며 “만감이 교차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금오공고에서 35년간 아이들을 가르쳐온 그는 모든 졸업생들이 아는 ‘금오공고’의 스승이었다. 이날 정년퇴임식에도 9회 졸업생부터 올해 졸업한 38회까지 세대를 넘어선 제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윤용일(18) 군은 “취업에 실패했을 때 선생님이 괜찮다며 따뜻한 조언과 위로를 해주셨다”며 “아쉬운 마음에 교단을 떠나시는 선생님을 뵈러 퇴임식에 왔다”고 말했다. 이상은 변호사(9회 졸업생)도 “부모와 떨어져 전원이 기숙사 생활했던 금오공고에서 선생님은 부모님, 때로는 형님처럼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이끌어주셨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만 닮아라’라고 하실 만큼 반듯한 생활을 솔선수범하신 선생님의 가르침 덕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됐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승진의 기회도 있었지만 ‘점수’에 연연하는 교직 생활은 하기 싫었다는 그는 “평교사로 남은 덕에 이렇게 많은 제자들이 곁에 있지 않았느냐”며 오히려 흐뭇해했다. 전 교사의 평생 자산인 제자 자랑도 이어졌다. 9회 입학시험에 낙방한 것이 한(恨)이 돼 결국 아들을 금오공고에 보낸 윤성대-윤용일 부자, 품행불량으로 퇴학당할 뻔했지만 ‘내가 책임지겠다’고 전 교사가 감싸 안아 지금은 문경시청 공무원이 된 김동운 씨, 학교가 지옥 같다며 도망 다니기 일쑤였던 김석화 씨(기술자) 등 옛 기억을 떠올리며 한 명 한 명 제자들을 소개하는 전 교사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넘쳤다. 제자 송상갑 씨(9회 졸업생)는 “오늘 퇴임식은 35년간 한 결 같이 모교를 지켜 오신 선생님을 위해 제자들이 마음을 모아 마련한 것”이라며 “당시엔 엄하고 무서웠지만 철없었던 사춘기 시절을 바로 잡아준 선생님이 나이가 들수록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평교사의 퇴임식에는 처음 초청 받았다는 안양옥 교총회장은 “제자들의 마음이 담겨 더 값진 자리”라며 “묵묵히 금오공고를 지켜온 전 선생님과 제자들 간의 아름다운 관계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축하했다. “내 마음은 항상 금오공고에 있고, 고향은 여전히 금오공고에 있다”며 학교를 떠나는 서운함을 내비친 전 교사는 “마부가 명마를 만드는 심정으로 40년을 불철주야 뛰어왔는데 엄한 지도에도 잘 따라준 내 아들 같은 제자들,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잘하는 아이는 그냥 지켜만 봐도 잘해 나가지요. 조금 삐거덕대는 아이들의 능력을 이끌어내 발휘하게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구름이 걷히면 청산이듯, 학생들을 내 품에 끌어안으면 우리의 소중한 인재로 자라난다는 것이 40년 교사를 하며 터득한 진리랍니다.” ▨2010년 마이스터고로 거듭난 금오공고는 독특한 역사를 가진 학교다. 1970년 7월26일 ‘제4차 한일각료회의’에서 양국 정부가 협력해 최첨단 기술학교를 만들기로 합의, 박정희 대통령이 설립했다. ‘정성(精誠)·정밀(精密)·정직(正直)’의 ‘3정’이 담긴 교훈도 박 대통령이 정했다. 한․일 양국이 설립한 만큼 일본에서 실과․기술교사들이 파견되기도 했다. 전국에서 인재를 선발해 국비 장학생으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했던 금오공고는 그간 각종 기능경기대회․경진대회를 휩쓸며 우리나라 기술인을 양성해왔다.
일부 방송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과 관련,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정부조직법 개편은 3월을 넘길 태세다. 그러나 교육과 과학으로 쪼개지면서 미래창조과학부에 RD는 물론 산학협력까지 모두 이관될 위기에 처했던 교과부는 산학협력은 물론 RD사업까지 대부분 되찾아올 것으로 보여 ‘선방’ 그 이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산학협력이나 RD사업이 부처 이기주의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초중등 진로교육,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지역대학 육성 및 전문대 특화 등이 엮여 있어 교육부 고유 업무가 맞다”고 강조했다. ◇ 산학협력 교육부 소관으로=교과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산학협력 기능은 대부분 교육부로 넘어올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당초 산학협력 업무를 통째로 미래부로 이관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교총을 비롯한 대학처장협의회, 특성화고교장협의회 등 교육계는 물론 민주당도 산학협력 기능은 현행대로 교육부에서 담당하는 것이 맞는다는 입장이었다. 24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 이른바 링크(LINC)는 교육부에 존치하는 방향으로 야당과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밝힘에 따라 산학협력법(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은 교육부 소관으로, 과거 과학기술부 영역에 속하는 산학협력 업무에 대해서는 미래부에서 담당하는 방식으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 기초분야 연구개발(RD) 사업도= 올해 1조원 가까운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기초분야 연구개발(RD) 사업도 거의 대부분 교육부 몫으로 정리될 것 같다. 교과부에서 담당하던 일반 연구자사업의 대부분(4400억원 중 약 4200억원), 연구기반구축사업(530억원), 중점연구소지원사업(268억원)이 모두 교육부로 이관될 전망이다. 마지막 국회 조율이 남아있지만, 지난 22일 부처 간 업무조정을 담당하는 행안부가 이 같은 조정안을 해당 부처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학기관 단위로 지원하는 기초연구사업(WCU, BK21 후속사업 및 인문사회분야 기초연구)에 개인연구자 중심의 기초연구사업 절반까지 교육부가 가져감으로써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기술 육성전략 자체가 ‘속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배움을 즐길 수 있고, 일을 사랑할 수 있는 국민이 많아질 때 진정한 국민행복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논어의 구절을 인용하며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출발점’으로 교육을 꼽았다. 방식으로는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창의교육을 강조했다. 25일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개인의 꿈을 이루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일은 교육에서 시작된다”며 “교육을 통해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국민 개개인의 능력을 주춧돌로 삼아 국가가 발전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히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고 희망도 자랄 수 없다”며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찾아내 자신만의 소중한 꿈을 이루어가고 그것으로 평가받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개인의 능력이 사장되고 창의성이 상실되는 천편일률적인 경쟁에만 매달려 있으면 우리의 미래도 얼어붙을 것이라고 지적한 박 대통령은 “어릴 때부터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일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해 우리사회를 학벌위주에서 능력위주로 바꾸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사로 볼 때, 앞으로 교육정책은 초등학생부터 학교생활기록부와 연계한 ‘맞춤형 진로설계’를 지원하고,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부담 없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가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를 키우겠다고 강조한 부분이 지나칠 경우 교육 본연의 역할을 훼손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교총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정부가 우리 교육이 가진 강점은 살려 ‘교육입국’의 새로운 희망과 도약의 힘찬 출발점으로 삼아주길 기대한다”며 “교원의 사기진작, 교권보호를 통해 침잔된 교직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는 제자사랑과 헌신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책무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초대 교육비서관에 김재춘(49·사진) 영남대학교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육비서관은 대선 때 박 대통령의 선거 캠프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의 행복교육추진단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며 교육공약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최외출 영남대 교수 등과 함께 박 당선인의 영남대 인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김 교육비서관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 UCLA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을 거쳐 영남대 사범대학 부학장과 영남대 교육대학원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MB정부에서 2009 개정교육과정, 교과서선진화사업 등에 참여했다.
◇1급 전보 ▲교권본부장 김종식 ▲정책본부장 김동석(대외언론특보 겸임) ▲조직본부장 권영백 ◇1급 파견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사무국 김항원(대외협력특보 겸임) ◇2급 전보 ▲ 대변인실장 김무성 ▲교권본부 현장지원국장 이헌구(복지관리본부 공제회추진국장 겸임) ▲ 한국교총부설 종합교육연수원 기획평가국장 박병길 ▲정책본부 정책기획국장 문권국(한국교육정책연구소 사무국장 겸임) ▲복지관리본부 경영지원국장 박영옥 ◇3급 이하 ▲한국교총부설 종합교육연수원 운영지원국 이성재 ◇시보직 ▲대변인실 정지운 ▲대외협력실 조형철
박근혜정부의 첫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 모철민(55‧사진) 예술의전당 사장이 19일 임명됐다. 모 수석은 30년 가까이 문화와 관광 분야에서 일해 온 정통관료로 통상 교육 분야에서 교육문화수석을 맡아오던 관례를 깨고 자리에 올라 교육계에서는 의외라는 평가다. 교육계와의 인연은 국민의정부 시절 교육문화수석실 행정관, 이명박정부 교육문화수석실 비서관(관광체육)과 지난해 2월 동아대 석좌교수로 적을 뒀지만 4월 예술의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교육문제를 잘 아우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난 모 수석은 경복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를 거쳐 미국 오리건대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25회로 대부분의 공직생활을 문화체육부에서 지내며 예술국장, 문화콘텐츠산업실장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사무국 프로젝트 매니저 등 국제기구 경력도 있으며 2007년 주 프랑스문화원장 당시 양국 문화교류 활성화에 기여한 공으로 프랑스문화예술훈장을 받은 바 있다. 성품이 온화하지만 2011년 차관 재직 중 셧다운제 논란 당시 게임업계의 이해관계를 잘 처리하는 등 업무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박근혜 제18대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전국의 각계각층 국민 7만여 명이 모인 취임식은식전 행사인 국민 뮤지컬 '행복한 세상'을 시작으로 ▲개식선언 ▲국민의례 ▲식사(김황식 총리) ▲대통령 취임선서 ▲의장대 행진 ▲축하 연주 ▲이임 대통령 환송 ▲대통령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을 시작하려고 한다”며 “국가 발전은 교육에서 시작 된다”고 말해 대선 후보시절 강조했던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취임식은 박 대통령이 국회 앞마당 중앙통로를 통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서강대교까지 카퍼레이드를 펼치며 마무리 됐다.
◇1급 승진 ▲대구지역본부장 김정태 ◇1급 전보 ▲감사실장 임영혁 ▲대전지역본부장 김준기 ▲The-K손해보험㈜ 배재환 ◇2급 승진 ▲사업운영부 회관운영팀장 강충구 ▲강원도지부 사무국장 강신봉 ▲제주도지부 사무국장 박준석 ▲부산그린파워㈜ 문대원 ◇2급 전보 ▲공제사업부 회원업무팀장 김호현 ▲보험사업부 가입보전팀장 신명성 ▲보험사업부 지급보상팀장 이영수 ▲사업운영부 사업체지원팀장 권석택 ▲금융투자부 위탁운용팀장 방종구 ▲서울시지부 사무국장 민경배
문자를 받고 꼭 일주일을 고민했다. 답장을 하긴 해야 하는데 어떻게 말을 풀어갈지 도무지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 문자를 보낸 아이를 만난 것은 지난 해, 지역의 한 입시설명회장이었다. 대학입시와 관련된 다양한 전략과 정보를 소개하는 특강을 마치고 강당을 나서는 순간 앳된 얼굴의 한 여학생이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고1인데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진로가 매우 중요하고 그래서 자신은 미술과 연관된 직업과 국어교사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내 답변은 간단했다. “미술은 화면(畵面)이나 조형물같은 매개체를 통하여 인간의 마음에 다가가지만 교사는 성장 단계에 있는 사람과 직접 교감하면서 마음을 움직인다는 차이가 있지. 똑같이 사람을 대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만나는 것이 너의 진심을 전달하는데 효과적인지는 결국 본인이 판단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늘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네가 생각한 방향과 맞는지 생각해보면 아마도 답이 나올 듯 한데”라며 마치 숙제를 내준 듯 서둘러 말머리를 거둬들였다. 그로부터 꼭 반 년만에 날아온 문자였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작년에 미술 관련 직업이랑 국어교사라는 직업을 두고 선생님께 질문했던 송이입니다. 선생님께서 조언해 주신 덕분에 지금 국어교사로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빨리 드렸어야 하는데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제가 ‘2013학교’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즉 열정만으로는 이 직업을 꾸준히 이어나갈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꿈꿔온 이상은 모든 학생을 차별없이 대하고 아이들과 친해지길 원하는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그런데 교사가 되어 학생들과 함께 지낸다면 저의 이런 꿈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듭니다. 제가 느끼기엔 드라마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교권 추락을 걱정하는 기사가 많다고 들었기에 앞으로 제가 교직에 입문하는 칠, 팔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 이런 불안감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제가 진정 교사로서의 꿈을 키워가는 것이 맞을까요? 선생님의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이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은 진작에 알았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에 채널을 맞춘 적이 몇 번 된다. 과거 학교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은 대부분 청소년의 꿈과 사랑을 낭만적으로 다뤘지만 ‘학교2013’은 왕따, 자살, 폭력, 엄친아, 교권 추락 등 교육현장의 그늘을 사실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말 숨기고 싶고 그래서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던 사실들이 화면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올 때는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드라마의 속성상 일정 부분 과장된 내용도 있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리얼한 부분도 있었다. “송이야, 문자를 받고 일찍 답변을 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글쎄 송이가 생각하는 국어교사는 어떤 모습일까? 아름다운 시를 낭송하며 감미로운 서정의 세계를 공유하고 우리말의 질서를 가르치면서 올바른 국어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교사는 자신이 맡은 교과를 지도하는 것 이외에도 아이들의 생활지도와 성적관리 그리고 행정적으로 처리해야할 일들이 많단다. 게다가 드라마에서 보았듯이 선생님을 인생의 스승이 아니라 단지 직업인으로만 보고 되바라지게 행동하는 아이들도 있어 이들로 인한 상처도 만만치 않단다. 선생님처럼 교직생활을 오래 전에 시작한 분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마뜩치 않아 때로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란 너희 세대들에겐 오히려 자연스러울지도 모르지. 물론 드라마 속의 교권 추락 현상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단다. 그러나 그것이 교사의 전부라고 여기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단다. 교사는 가르칠 아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거든. 송이야, 네가 꿈꾸는 교사의 세계는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끄럽거나 두려운 것도 아니란다. 힘을 내고 다시 한번 꿈을 향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학교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그리고 무너진 교권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물론 우린 알고 있다. 흔들리는 학교와 무너진 교권의 이면에는 바로 이 사회의 병리현상이 자리잡고 있다고. 그래서 학교를 다룬 드라마에 열광하며 또 좌절하면서 가해자이자 피해자의 심정으로 아픔을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학교2013’이 묻는다. 지금 학교라는 정원(庭園)은 어떤 상태고 이를 아름답게 가꾸어야할 교사는 어떤 존재인가라고. 송이로부터 짧은 답변이 왔다. “드라마로 교사의 역할을 판단한 것 자체가 어리석었네요. 지금 제가 교사의 길을 포기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요”
수원다문화도서관 '지구별상상' 리온소연 대표 수원시 화서동에 위치한 다문화도서관 '지구별상상'을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리온소연대표는 20대 후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앳된 얼굴이었다.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약 30평 남짓의 도서관은 영하의 날씨를 전기난로 두 개로 버티고 있었다.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은 건물이라고 알려준다. 그러나 잘 정리된 책들과 갖가지 문화 활동을 위한 타악기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아늑한 느낌이었다. - 수원에 다문화도서관을 열게 된 계기는? “다문화가정의 ‘엄마나라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2009년 당시 서울과 안산 두 곳에만 있던 다문화도서관이 다문화가정이 많은 수원에도 절실히 필요함을 느꼈어요. 전에는 안산 다문화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보여주곤 했죠. 이곳은 수원다문화가족센터와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가 가까이 있어 이주민 여성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죠.” - 운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자력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얼마 전까지 제가 투잡으로 학원 강사로 일하며 벌어들인 소득을 운영비로 충당했는데, 몸이 아파 쉬게 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서 후원을 받기 시작했고 지금은 34명의 후원비와 제 강사비로 운영하고 있어요. 여기에 9명의 자원봉사자들과 사무국장, 중국인인 제 남편이 같이 운영을 하고 있어요. 후원을 받으면 좋은데 후원에만 의존하면 자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익사업을 구상하고 있어요.” - 다문화도서관 운영의 방향은? “저는 ‘다문화’라는 말 자체에도 편견과 차별이 있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다문화이해교육이나 국제이해교육은 자국민의 관점에서 바라본 교육이에요. 바람직한 방향은 평등의 관점에서 상호 이해하는 세계시민교육이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보다는 공존한다는 생각을 갖고 접근해야죠. 여기 아이들은 그런 측면에서 일방적인 도움을 받기보다는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를 원하죠. 우리도 가급적 그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고심하고 있어요.” -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아이들이 학교에 간 오전에는 이주민여성들을 위한 요리교실이 일주일에 두 번 진행되고, 오후에는 다문화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실이 운영돼요. 그 밖에 개인사책만들기행사, 텃밭만들기, 꼬마학교, 놀토체험과 정규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학습멘토링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요.” - 앞으로의 계획은? “다문화도서관이 도서관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곳에서 잘 정착할 수 있는 이주민센터의 역할을 감당하길 바라요. 그렇기 때문에 자생력을 갖추어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데까지 역할이 확장되었으면 해요. 구체적으로는 요리교실을 통해 호응이 좋았던 몇 개의 레시피를 더욱 개발해서 쇼셜다이닝을 계획하고 있어요. 이주민들은 음식을 통해 향수를 달래고, 우리에게 그들의 문화를 소개하는 기회가 되는 거죠.”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데, 도서관 입구에 걸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다문화 학생 뿐 아니라 교육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이러하여야 하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 수원다문화도서관 '지구별상상' 주소 및 연락처 :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71-107 2층, 전화 010-9002-0327(대표 리온소연), 네이버카페 http://cafe.naver.com/glocal79 * 후원계좌 : 농협 355-010-2460-43(예금주:수원다문화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