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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PART VIEW]1. 결혼식에 갔었다. 결혼식장 오른쪽 전면 대형 스크린에 신부의 자라온 성장 과정을 담은 장면들이 사진으로 비추어지고 있었다. 물장난하는 개구쟁이 시절도 있고, 학창 시절 교복 입고 다소곳이 책가방을 들고 맑은 미소 띤 표정도 있다. 그런가 하면 어느새 아름다운 아가씨로 자란 모습도 있고, 먼 이국의 어느 도시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도 있다. 그리고는 지금의 신랑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청춘의 시절들로 채워진다. 아름답다.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신랑, 신부의 자라온 사진을 저렇듯 주마등 스치듯 보노라면, 인생이 감당할 수 없는 축복임을 느낀다. 태어나고, 자라고, 청춘이 되고, 사랑을 하고, 마침내 엄마, 아빠가 되고 그런 일들이 고스란히 축복으로 다가와서 마침내 거룩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사진 하나가 다시 보인다. 젊은 엄마가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이다. 마침 뒷자리의 신부 측 어떤 분이 사진 설명하는 말이 귓전으로 들린다. 엄마가 뱃속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이란다. 나직한 낭독으로 태교 독서를 하는 장면인 것이다. 그러니까 뱃속의 아기가 오늘 신부인 것이고, 저 사진의 젊은 엄마는 오늘 신부의 엄마 되는 분이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지만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태교로 읽어주는 엄마의 책 읽기를 듣고 있는 장면이다. 하객들에게 소개된 사진 가운데 신부의 가장 어린 상태를 담은 사진인 셈이다. 인상적이었다. 그 어머니가 신부를 어떤 정성으로 키웠을지 눈으로 보지 않아도 능히 짐작이 갔다. 이 사진은 그 자체로 잔잔한 감동이었다. 신부는 오늘 시집을 간다. 사진을 품고 시집을 갈 것이다. 자신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어머니가 태교를 위해 책을 읽어주던, 바로 그 사진이다. 이 신부도 곧 아기를 가지게 되겠지. 그리고 아기를 위해 태교로 책을 골라 읽어주겠지. 책 읽어주기가 이렇게 대를 이어서 아름다운 모정의 향기로 살아나다니. 이쯤 되면 책 읽어주기는 문화적 기치(旗幟)를 높이 나부낀다. 그리고 책 읽기의 가치는 비상(飛翔)한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생각을 덧붙여 본다. 아빠도 엄마와 함께 태교 독서를 해 주는 장면까지를 떠올려 본다. 참 좋다! 그것이 어찌 단순한 글 읽기 행사이기만 하겠는가. 그처럼 진지하고 정밀한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달리 있을까. 그처럼 단란함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또 있겠는가. 부부 사이의 짙은 공감과 사랑의 시선이 같은 방향을 향해 실천되는 장면으로 이것만한 것이 또 있겠는가. 영감으로 가 닿았을 아기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엄마의 소망은 따뜻한 위안의 정서 안에서 곱게 퍼져 갔겠지. 태교 독서의 내용을 녹음해 해마다 아이의 생일날이면 가족 모두가 함께 경청했겠지. 참 좋다! 독서가 대화의 촉매임을 비로소 알겠다. 2. 몇 해 전 여름, 그리스 아테네에 들렀을 때 목도한 장면이다. 아테네의 명물 파르테논 신전을 관광하고 아고라 광장 쪽으로 내려오는 중이었다. 폭염이 사나웠다. 마침 큰 나무 그늘이 있어서 더위를 식히려 그 곳으로 다가갔다. 나무 그늘 아래는 할아버지 한 분과 할머니 한 분이 나무 아래 앉아 있고, 그 앞에서 서른 정도 되었을까 한 여인이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겉표지를 보니 그리스 신화에 대한 책 같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천천히 읽어나가는 그녀의 음절들이 듣기에 좋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눈을 지그시 감기도 하고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띠우기도 해 가면서, 말 잘 듣는 아이들처럼 여인이 들려주는 책에 즐겁게 몰입해 있었다. 보기에 좋았다. 여인의 책 읽어주기가 한 차례 막을 내렸을 때, 나는 그들에게 물어 보았다. 어디서 오셨느냐고? 그리고 어떤 사이인지를 물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부부 사이이고, 영국에서 왔단다. 책을 읽어주는 여인은 그리스 아테네로 시집와서 살고 있는 딸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영국에 있는 친정 부모님을 아테네로 초청해 아테네 구경을 시켜드리고 있는 셈이었다. 그들도 나처럼 오늘 파르테논 신전을 관광하러 왔단다. 기특한 딸인지고! 내가 다시 물었다. “부모님께 이런 것을 읽어드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혹시 노부모님들이 시력이 나빠서 글을 잘 읽지 못하시나요?” “아니, 그렇지는 않아요. 제가 어렸을 때 잠자리에 들면, 부모님들이 매일 책을 읽어주셨어요. 어머님이 책을 읽어 주시면 저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스르르 잠의 세계로 들어갔었지요. 저는 그게 좋았어요. 제가 그 은덕으로 이렇게 잘 자랐어요. 어른이 되었지만 침대 머리에서 책을 읽어주시던 부모님의 목소리가 얼마나 그립고 정겹게 떠오르는지요. 이제는 제가 부모님께 글을 읽어드릴 차례가 되었어요. 부모님께 책을 읽어드리는 시간이 오기를 얼마나 바랐는지 몰라요. 제가 책을 읽어드리면 부모님 마음에 사랑과 평화가 찾아올 것입니다. 마치 옛날의 어린 저에게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딸을 바라다보는 노부부의 얼굴에 평화와 사랑이 조용히 스쳐 지나갔다. 책도 책이지만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공경과 가족 사랑의 기운이 나무 그늘 아래로 퍼져 흩날리는 것 같았다. 참 좋은 날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내 아이들의 침대머리에서 책을 읽어준 적이 한 번도 없었음을 새삼 발견한다. 어쩔 수 없는 아련한 후회감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3. 욕설이 만연하는 세상이 되었다. 너도나도 욕설을 다반사(茶飯事)로 하고 산다. 욕설 행동은 점점 자동화되어 간다. 개인도 그러하고 사회도 그러하다. 아무런 반성 기제 없이 욕은 행해진다. 오히려 욕설행위를 정당화 한답시고 더 심한 욕을 쓴다. 욕설은 구술문화의 지배를 받는다. 구술활동으로만 언어생활을 하는 경우, 사람들은 대부분 욕설언어의 인력(引力)에 끌려가서 그 습성에 묻혀서 욕을 하며 살지도 모른다. 욕설은 사람들을 참지 못하는 쪽으로 내몰아 간다. 이 역시 문화의 일종이라고 한다면, 이런 욕설문화에 휩쓸려가지 않을 방도는 없을까. 나는 그것에 맞서는 힘이 당연히 ‘문어(文語)의 문화’에 있다고 본다. 그것은 곧 ‘독서의 일상’, ‘낭독의 일상’을 잘 실천하는 것이다. ‘문어(文語)의 문화’는 생각을 오래 머금어 곰곰이 풀어보게 하는 방식이다. 독서의 과정이야말로 그러하다. 문어적 문화는 오래 다듬어 생각을 밖으로 나오게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글쓰기가 그러하다. 성찰이 감도는 글쓰기는 진중하고 속내가 깊어 욕설 나부랭이와 어울려 지낼 틈이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어쩌다 만연하는 욕설 가운데 독서의 침몰을 보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부디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다가가 간곡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 주리라. 관계의 아름다움이 가슴에 무지개처럼 떠오를 것이다. 영문학자 피천득 선생은 노년에 이르도록 글 읽기를 좋아하셨다. 구순이 넘어서는 읽을 힘이 모자라시자 책 읽어주는 사람을 불러 독서를 이어나갔다. 운명하시기 바로 며칠 전까지도 책 읽어 주는 이가 선생을 읽기로 대면했다고 한다. 참으로 정갈한 복이다. 어린 시절 겨울 산포리(山圃里) 외가에 가면, 외할머니는 더러 어둑한 밤 마실 길에 나를 데리고 가셨다. 할머니들이 모이는 윗참봉댁 안방에서는 웅양면 장터에서 사온 낡은 언문 춘향전 한 권이 있었다. ‘고 녀석 책 한 번 잘 읽는다’는 할머니들의 칭찬에 나는 신명을 돋우어 그 춘향전을 읽었다. 그 해 겨울만 해도, 열두 번도 더 읽었다. 때로는 옛날식 독법으로 구수하게 장단을 늘였다, 줄였다 읽기도 하고, 때로는 학교에서 배운 현대식 독법으로 읽었다. 생각해보니 그때 그 할머니들은 지금의 나보다도 10년은 젊은 나이들이다. 참 은은하여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그리움이 시린 냇물처럼 가슴 저 밑을 적시며 흘러간다. 나는 다시 그 누군가를 위해 책 읽어 주는 이가 되고 싶다. 누가 있을까. 나를 위해 기꺼이 책 읽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슴 더운 이가 있을까? | 경인교대 교수
[PART VIEW]독일 학교사회복지사 증원 연방정부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교육과 참여 패키지’ 정책의 보다 나은 실현을 위해 브레멘 주 교육부에 2013년까지 50명의 학교사회복지사 증원을 결정. 학교 사회복지사들은 학생들의 개별적 요구에 적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 계도사업을 수행. 영국 청소년 니트족 분포에 대한 보고서 발간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도 않고 직업도 없는 영국의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ining)족 분포도에 대한 보고서가 발간. 그림시, 돈카스터, 워링턴과 위간의 16~24세 중 1/4가량이 니트족이며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방의 9개 도시에서 니트족이 20%에 달함. 이 보고서는 청소년들이 첫 직장에 진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주장하고 니트족들을 방치할 경우 실업자 수가 백만 명대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 핀란드 교원 연맹, 교육을 수출 상품으로 주장 핀란드 교원 연맹은 세계에서 교육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것을 이용, 핀란드 교육을 수출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 핀란드 학교가 쌓아놓은 노하우를 무료로 다른 나라에 공개하는 것보다 핀란드가 금전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교육을 상품화해 수출해야 한다고 촉구. 프랑스 학부모 권위 위한 브로슈어 발간 교육부는 학교생활에서의 학부모 권위행사에 대한 브로슈어를 발간. 이는 2008년 국가 중재 보고서의 권유에 따른 것으로 특히, 이혼 부모들을 위해 법적인 의무와 권리를 안내. 자녀 교육활동에서 두 부모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과 그렇지 않은 경우, 학부모 위원회 선출과 관련된 규칙 등을 안내. 중국 녕파시에서 ‘전자책가방’ 시범사업 실행 녕파(寧波)시의 5개 학교, 6개 학급에서 ‘전자책가방’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진행. 학생들은 전통적인 책가방 대신 무선네트워크가 가능한 노트북을 이용해 수업에 참여. 학생들은 자신의 계정으로 노트북에 로그인하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수업에 사용되는 모든 교학자료는 네트워크를 통해 노트북에서 사용이 가능. 일본 초 · 중학교 연계로 등교거부, 집단학대 감소 중학교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하는 등교거부, 집단학대를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와 연계를 추진하는 기초자치단체 교육위원회가 전국에서 70%를 넘어섰고, 많은 곳에서 성과가 있다고 평가. 문과성에 따르면 학교생활의 급격한 변화와 성장으로 초등 6학년에 비해 중 1학년에서 등교거부가 약 3배로 늘어나고, 집단학대 건수도 배로 늘어나고 있음. 이에 따라 초 · 중학교 연계를 통해 변화를 완화. 미국 교원평가에 학생성적 포함시키자는 소송 진행 최근 일부 학부모들이 교사와 교장에 대한 평가에 학생의 학업성취도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LA 교육당국을 고소. 이들은 학교구의 교사들 중 89%가 높은 점수의 교사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제 학생들의 63%가 영어 읽기에 수월하지 못하고 84%가 수학을 잘하지 못한다며 평가결과가 모순이라고 지적. 호주 ‘밭에서 주방까지’ 식생활 교육 지원강화 Spearwood 대안학교는 기존의 정원을 확장하고 학생회관에 실습을 위한 주방 시설을 설치해 ‘밭에서 주방까지’ 프로그램을 진행. 정부는 ‘밭에서 주방까지’ 프로그램에 추가로 10억을 투자해 교육 및 학습 자료를 제작, 앞으로 국정 커리큘럼과 연계하여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 Spearwood 대안학교는 교육시설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야외교육시설 건립과 학교시설 정비를 위해 8억 7500만 원을 지원받게 됨.
[PART VIEW]우리말에는 한자어가 많다. 국어사전에 실린 우리말 어휘의 60~70%가 한자어이니 한자어를 빼고는 우리말의 말글살이를 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자어는 여전히 ‘아는 사람’이 쓰는 말이다. 한자 하나하나의 뜻을 알아야 그 의미와 용법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만큼 한자어를 잘못 쓰면 또 그만큼 못 배워 보인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잘못 쓰는 한자어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발음이 비슷해 만들어진 ‘풍지’의 잘못된 적용 “나 어렸을 때, 집안이 풍지박살이 나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는 문장에는 흔히 잘못 쓰는 한자어 ‘풍지박살’이 들어 있다. ‘사방으로 날아 흩어진다’는 뜻으로 쓰는 이 말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날아 흩어진다’는 뜻의 ‘풍비(風飛)’와 ‘우박처럼 깨어져 조각조각 부서진다’는 뜻의 ‘박산(雹散)’이 합쳐진 말로 ‘풍비박산’이라고 해야 옳지만, 흔히 ‘풍지박살’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이에 앞서 ‘고요한 땅에 바람과 물결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공연한 일을 만들어서 뜻밖에 분쟁을 일으키거나 사태를 어렵고 시끄럽게 만드는 경우’를 가리키는 한자어인 ‘평지풍파(平地風波)’가 첫 번째 음절의 발음과 세 번째 음절의 발음이 서로 유사한 데 이끌려 뒤바뀌어서 ‘풍지평파’로 잘못 쓰이게 되면서 언중들에게는 ‘풍지’가 ‘안정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평지’의 의미로 사용되는 일이 있었다. ‘풍비박산’의 ‘풍비’가 이때의 ‘풍지’에 이끌리게 되고 ‘박산’이 ‘박살나다’의 ‘박살’에 유추되면서 ‘풍지박살’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풍지평파’나 ‘풍지박살’은 각각 한자어 ‘평지풍파’와 ‘풍비박산’이 우연히 ‘풍지’라는 말을 만들어내면서 언중들에게 암묵적인 지지를 얻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각각 ‘평지풍파’와 ‘풍비박산’으로 말하고 글로 써야 한다. 뜻을 몰라 잘못 쓰는 한자어의 대표적 사례 이렇게 뜻을 몰라서 잘못 쓰고 있는 한자어로 흔히 ‘복궐복’ 또는 ‘복글복[보끌복]’으로 잘못 쓰는 ‘복불복(福不福)’이 있다. ‘복불복(福不福)’이라는 말은 ‘복(福)’과 ‘복 없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행불행(幸不幸)’이나 ‘가불가(可不可)’, ‘용불용(用不用)’, ‘호불호(好不好)’ 등과 단어 구성이 같은 말로 ‘운에 따라서 복이 있는 일이 되든지 아니면 복이 없는 일이 되는 경우’를 가리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로또가 맞고 안 맞고는 다 복불복이다”처럼 써야 하고 “로또가 맞고 안 맞고는 다 복궐복이다(혹은 보끌복이다)”처럼 쓰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대명천지(大明天地)’를 ‘개명천지(開明天地)’로 잘못 쓰는 일도 흔하다. ‘개명천지(開明天地)’는 “개명천지에 어찌 이런 일이 있단 말입니까?”와 같은 문맥에서처럼 ‘개명천지에’의 꼴로 주로 쓰이는데 문맥 의미를 고려할 때, 이 말은 ‘아주 밝은 세상’을 가리키는 ‘대명천지(大明天地)’의 잘못으로 판단된다. 물론 ‘개명천지(開明天地)’가 아주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명천지(開明天地)’는 ‘개명(開明)한 세상’이라는 뜻으로 ‘개명 천지(開明天地)’를 띄어 써야 하고 그 의미가 ‘지혜가 계발되고 문화가 발달하여 새로운 사상, 문물 따위를 가지게 된 세상’이라는 의미로 쓰였다는 전제에서 그렇다. 흔히 ‘절대절명의 위기’, ‘절대절명의 순간’이라고 쓰는 ‘절대절명’ 역시 한자어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잘못이다. ‘절체절명(絶體絶命)’은 ‘몸이 끊어지고 목숨이 끊어질 정도의 위급한 상황’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절대절명’의 ‘절대’는 ‘절대 강자’라든지 ‘절대로~ 않는다’와 같은 용법에서만 쓰이고 ‘절대절명’이라는 말은 없다. 널리 알려진 말이지만 선술집이나 포장마차에 붙어 있는 ‘안주일절’이라는 한자어도 ‘안주일체(按酒一切)’의 잘못이다. ‘안주일체(按酒一切)’에서 ‘일체(一切)’는 ‘전부’라는 뜻으로 이 말은 ‘모든 술안주가 있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한자 ‘一切’을 ‘일절(一切)’로 쓰는 경우는 이 말이 “그런 일은 일절 없다”나 “일절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하지 마라”에서처럼 부정적인 단어 ‘없다’나 ‘않다’, ‘말다’ 등과 어울려 쓸 때만 허용된다. 혼동돼 잘못 쓰이는 의학용어 한자어 의학용어 중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한자어들이 상당히 많다. ‘폐쇄공포증’은 그러한 한자어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 말은 본래 ‘막힌 장소 또는 닫힌 장소에 대한 공포증’을 가리키는 의학 전문 용어로 ‘폐소공포증(閉所恐怖症, claustrophobia)’이 맞다(다른 말로는 ‘폐실 공포증’이라고도 한다). 높은 장소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병인 ‘고소공포증(高所恐怖症)’과 관련하여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 뇌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발의 마비, 언어 장애, 호흡 곤란 따위를 일으키는 증상(우리는 흔히 이를 ‘중풍’이라고 한다)을 나타내는 말은 ‘뇌졸증(腦卒症)’이 아니라 ‘뇌졸중(腦卒中)[뇌졸쭝]’이다. “멀쩡하시던 분이 갑자기 뇌졸증으로 쓰러지셨어요”가 아니라 “멀쩡하시던 분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이 말은 다른 말로 ‘졸중풍(卒中風)’ 혹은 ‘뇌졸중풍(腦卒中風)’이라고도 하는데 흔히 ‘중풍’이라는 병의 원인이 되는 뇌손상을 이르는 말이다.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대개는 ‘중풍’에 걸린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뇌졸중’이라는 한자어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사실 ‘뇌졸중(腦卒中)’의 한자는 ‘마칠 졸(卒)’자를 ‘갑자기 졸(猝)’로 통용해서 쓰기도 하고 ‘가운데 중(中)’을 ‘무거울 중(重)’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매우 복잡하게 혼동되고 있는 단어이다. “폐병으로 각혈을 하다”와 같은 문장에서 ‘결핵, 폐암 따위로 인하여 폐나 기관지 점막에서 피를 토하는 병’을 ‘갹혈’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각혈(咯血)/객혈’이 맞다. 어원을 몰라 혼동하는 한자어… 용법 정확히 익혀야 이 밖에 ‘벽창호’라는 말도 ‘평안북도 벽동(碧洞)과 창성(昌城) 지역에서 나는 억세고 고집 센 소’라는 뜻의 한자어 ‘벽창우(碧昌牛)’를 잘못 알고 쓰는 말이다. “에이, 벽창호 같은 친구”가 아니라 “에이, 벽창우 같은 친구”라고 해야 한다. 이 말을 ‘담벼락처럼 꽉 막힌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이 한자어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에 따른 것이다. 흔히 ‘삼수갑산(三水甲山)’을 ‘산수갑산’으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말도 한자의 뜻을 정확히 모르고 쓰다가 잘못 쓰게 된 한자어에 속한다. ‘삼수갑산’이라는 말은 본래 함경남도 개마고원 부근의 ‘삼수(三水)’ 지역과 ‘갑산(甲山)’을 아울러 이르던 말인데 조선시대에 귀양지로 악명이 높던 곳이다. 길도 없고 사람도 살지 않을 뿐더러 풍토병마저 있는 두메산골로 한 번 들어가면 살아나올 수 없는 오지 중의 오지로 알려진 곳이다. 우리나라가 남북이 갈라진 지 60여 년이 지나다 보니 남쪽에서는 이미 ‘삼수’나 ‘갑산’이 어느 지역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흔히 ‘산수갑산’으로 잘못 쓰는 예이지만 북쪽에서는 여전히 ‘삼수갑산’으로 혼동 없이 쓰고 있어서 언어의 분단을 실감할 수 있는 한자어이기도 하다. 한자어를 잘못 썼다고 경찰이 출동하는 것은 아니다. 감옥에 잡혀갈 일도 전혀 없다. 하지만 우리말의 정해진 약속을 얼마나 정확하게 지키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지식과 양식을 가진 사람인지 아닌지를 말해 주는 척도가 된다. 앞에서 말한 ‘풍비박산’이나 ‘평지풍파’, ‘복불복’, ‘대명천지’, ‘안주일체’, ‘폐소공포증’, ‘뇌졸중’, ‘벽창우’, ‘삼수갑산’과 같은 말들은 흔히 한자어의 용법을 정확히 몰라서 각각 ‘풍지박살’, ‘풍지평파’, ‘복궐복’, ‘개명천지’, ‘안주일절’, ‘폐쇄공포증’, ‘뇌졸증’, ‘벽창호’, ‘산수갑산’ 등으로 잘못 쓰는 말들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이 단어들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또 그만큼 더 우리말에 대한 교양이 없어 보이는 말들이기도 하다.
[PART VIEW]연말정산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부분이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www.yes one.go.kr)이다. 우선 연말정산 홈페이지에 로그인해서 자료들을 확인해보고 여기에 빠져 있는 자료들의 영수증이나 별도 증빙서류들을 챙기면 된다. 2011년 연말정산, 체크해봐야 할 항목 1.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대형마트보다 재래시장 2011년 초 논란이 되었던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소득공제 인정기간이 2014년으로 연장됐다. 신용카드는 총급여의 25% 이상을 사용했을 때 사용액의 20%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는 반면, 체크카드는 사용액의 25%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에서 결제한 부분은 공제율이 30%로 늘어난다. 특히 재래시장 결제건에 대해서는 100만 원의 추가공제 한도가 주어진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소득이 적은 배우자의 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소득공제는 소득이 높은 배우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몰아주는 게 유리하지만, 신용카드는 사용액이 연간 총급여액의 일정비율(25%)을 넘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소득이 적은 사람이 소득공제 문턱이 낮아 보다 유리할 수 있다. 2. 연금저축은 추가 불입 고려 연금상품은 기존 공제한도 300만 원에서 100만 원이 더 늘어난 400만 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며 불입액의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존하는 금융상품 중에서는 소득공제에 있어서만큼은 가장 유리하다. 이 때 모든 연금상품이 소득공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해당 상품이 소득공제가 되는 연금상품인지 확인해보자. 또한 소득공제 연금상품의 범위에는 근로자가 추가적으로 적립하는 퇴직연금(DC형)이 포함된다. 교사들의 경우에는 별도로 퇴직연금을 가입하지 않으니 상관없지만 배우자가 회사원이라면 무작정 연금상품에 추가가입을 하기보다는 회사의 퇴직연금 불입액수를 고려해서 연금상품 불입액을 정해야 한다. 단, 연금상품의 경우에는 장기간 내야 하며 55세 이전에 해지하게 될 경우 소득공제 받은 금액을 모두 환수당하기 때문에 소득공제 금액만 보고 무작정 가입하기보다는 앞으로의 현금흐름이나 저축액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3. 자녀 공제액 증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자녀 공제금액이 전년에 비해 늘었다. 자녀가 2명일 경우 기존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었고 2명 초과 시에는 초과 1인당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늘었다. 즉, 자녀가 3명이라면 300만 원, 4명이라면 500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4. 기부금 공제 확대 본인과 배우자의 기부뿐만 아니라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가 기부한 것도 기부금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의 나이가 20세 이하 또는 만 60세 이상이어야 하고 연소득도 100만 원 이하일 때 가능하다. 그리고 지정기부금은 공제한도가 종교단체가 아닌 경우에는 종전 소득액의 20%에서 30%로 높아졌으며 기부금으로 낸 돈이 공제한도를 넘겼다면 영수증을 챙겨 내년으로 이월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는 이전과 같이 소득의 10%가 한도 유지된다. 5. 부동산 관련 주요 소득공제 항목 ①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경우 원리금상환액의 40%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단, 연소득 3000만 원 이하,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에 한함). 은행이 아닌 개인에게 돈을 빌린 경우도 임대차계약서 상의 입주일과 주민등록 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빌렸다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금융기관 대출은 임대차계약서 입주일과 주민등록등본 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전후 3개월 이내). ② 연소득 3000만 원 이하인 부양가족이 있는 무주택 세대주인 경우 월세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전용면적 85㎡ 이하에 한함). 또한 월세입자가 매달 내는 월세금의 납입증명 서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1년 연말정산부터는 임대차계약서 사본, 주민등록등본, 월세를 낸 명세가 들어간 통장사본만 제출하면 연말정산을 받을 수 있다. 단 임대차계약서 주소지와 주민등록 등본 주소지가 같아야 하기 때문에 혹시 주소지가 다르다면 소득공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자. ③ 청약저축, 장기주택마련저축, 주택청약종합저축 등에 가입한 무주택세대주는 납입 금액의 40%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납입금액이 많더라도 월 10만 원까지만 소득공제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2009년 말 이전에 가입하고 무주택 등 일정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2012년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맞벌이하는 교사들 중에 장기주택마련저축을 한도까지 채워서 넣는 경우가 많은데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한도는 청약통장의 소득공제한도와 합산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6. 부양가족 공제 시에는 확인서류 제출 부모님이 소득이 없고 매달 용돈을 보내주고 있다면 거주지가 달라도 등본과 가족관계 확인서류를 내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자녀 출산 등으로 가족 구성원에 변화가 있다면 주민등록 등본을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7. 중증환자도 장애인 공제가 된다 암이나 심장질환, 치매, 중풍 등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되는 중증환자도 장애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담당 주치의에게 관련 서류를 요청하면 받을 수 있으며 장애인으로 인정받은 본인과 65세 이상의 부양가족은 의료비 지출 공제한도가 없다. 또한 학원비나 교복, 안경, 의료비 등을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냈다면 별도의 증빙서류를 갖춰야 한다. 8. 내년도 연말정산을 준비하자 연말정산을 제대로 받고자 한다면 사실 연말이 아닌 연초에 계획해보는 것이 좋다. 따라서 연말정산을 제대로 받고자 한다면 연초에 한 해의 재무계획을 수립하면서 소득공제 항목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연말정산 금액을 가늠해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기억해둘 것은 연말정산으로 환급받는 돈은 그냥 단순한 공돈이 아니다. 13월의 월급이라고 지나친 기대심을 갖기보다는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이니만큼 환급금을 받을 준비와 더불어 의미 있게 사용할 계획도 같이 세워보는 것이 필요하다. | joy2joy@hanmail.net
비현실적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보는 내내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왔다.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그저 누군가 만들어낸 멜로드라마 속 선남선녀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일 뿐인데, 그 비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도대체 왜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을 느낀 것일까? 의지나 환경, 치명적인 무지 혹은 책임감으로 인해 견딜 수 없으나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운명에 맞서는 주인공의 비극을 직시할 자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극복하기 힘든 고통과 시련으로 점철된 사랑을 감내하는 선남선녀의 비극적 운명의 무게감 때문이었을까? ‘멜로(melo)’라는 장르 하나만으로는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장르 복합적인 경향이 대세인 드라마 환경에서 이른바 ‘정통 멜로’를 표방한 천일의 약속(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은 김수현 작가의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방영 전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화려한 볼거리에 자극적인 소재가 범람하는 드라마 환경에서 이미 수많은 드라마에서 반복적으로 되풀이하여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사랑 이야기가 유효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 작가의 필력이 진부하고 상투적인 사랑 이야기를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을 통해 기억의 문제와 결합시켜 인간의 보편적인 감성으로 전이시키는 순간, 천일의 약속은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삶의 궤적이 고통스럽고 힘겨운 시절,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여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혹시 나도 그런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이 솟구친 것이다. 천일의 약속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 이후 집을 나간 어머니를 기억에서 지우고 두 살 터울의 남동생과 함께 고모 밑에서 외롭게 성장한 서른 살 여자의 ‘사랑’을 알츠하이머라는 극적 장치를 통해 ‘기억’의 층위에서 새롭게 부각시키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성찰한 멜로드라마이다. 사랑이 아무리 닳고 닳은 소재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형상화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준 경우이다. 특히 약혼녀가 있는 남자와의 한시적 사랑이 파국을 맞는 상황으로 시작하여, 그들이 어떻게 가슴 졸이며 사랑했는지, 그 사랑이 얼마나 절절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성은 이타심(利他心)과 이기심(利己心)이 충돌하는 사랑의 속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헌신적인 순애보에 어울리지 않게, 그 파국의 시작이 대단히 자극적이었던 것도 그래서이다. 청춘남녀의 거침없는 애정 행각은 그들이 꽤 오래된 연인임을 보여주지만, 서로를 탐하는 그들의 몸짓 속에 틈입 되어 있는 불안한 기운은 슬픔의 강도를 올리면서 그들의 뜨거운 감정을 허허롭게 만든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들의 애틋한 사연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면서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친구의 사촌여동생 그리고 사촌오빠의 친구’로 만나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연인 사이로 발전했으나 그들의 사랑은 그 누구에게도 용인 받을 수 없는, 한시적 감정이어야만 했다. 남부럽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성장하여 부모가 정해준 여자와 결혼을 약속한 한 남자, 남자에게 약혼녀가 있음을 알면서도 단 한 번만이라도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은 여자의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파국이 예정되어 있었던 만큼, 언제든 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랑은 결코 식을 줄 몰랐다. 오히려 그들은 언제 발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끊임없이 서로를 갈구했다. 천일의 약속은 그렇게 사랑하는 여자에게 약혼녀와의 결혼 날짜가 잡혔다는 말을 전해야 하는 남자의 괴로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결별을 준비하는 여자의 고통,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다른 여자가 있어 결혼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또 다른 여자의 슬픔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감정을 한 번에 끌어올리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묻는다. 그저 사소한 개인의 낭만적 감정에 지나지 않을 것 같은 멜로드라마의 사랑은 이렇게 인간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몰아가면서 진부하고 상투적인 감정을 인간적 고뇌로 승화시킨다. 특히 너무나 절실했던 사랑과의 결별 후에 알게 된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으로 그 사랑에 관한 기억마저 지워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자기 방어 기제를 작동시키는 여자의 처절한 몸부림을 인간의 실존 문제로 귀결시키는 작가와 연출자의 탁월한 감각이 아니었다면 천일의 약속은 진부한 사랑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헤어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속물근성일 것이다. 하지만 남자는 현실의 장벽을 하나씩 거둬내면서 그토록 사랑하는 여자 옆에 다시 서서 기꺼이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위대한 사랑의 해피엔딩과 더불어 알츠하이머라는 현실이 시작된다. 그들에게 예고된 힘겨운 현실 앞에서 사랑은 끝없이 진정성을 의심받으며 갈등을 유발한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는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물론 존재감마저 지워버리는 ‘알츠하이머’라는 극적 장치를 활용하여 인간의 실존을 강조하는 역설의 미학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천일의 약속은 그렇게 사랑의 본질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되묻는다. 멜로드라마에서 주로 다루는 사랑은 권선징악적인 해피엔딩의 상투성에도 불구하고 삶의 모든 것과 직결되어 있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에서 항상 현실 문제로 전이되어 해석되는 경향이 강하다. 멜로드라마가 시대를 초월하여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도 그래서이다. 천일의 약속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통해 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느라 잃어버린 사랑의 진정성과 삶의 가치를 강조한 멜로드라마라면, 문학교과서에 시나리오의 일부분이 수록된 허진호 감독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역설한 멜로영화라 할 수 있다. 소도시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는 한 남자가 죽음을 앞두고 만난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려낸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국 멜로영화의 흐름을 바꿔놓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정형화된 등장인물과 상투적인 서사 구조로 감정 과잉을 유발했던 기존의 한국 멜로영화와 달리, 8월의 크리스마스는 삶과 죽음의 철학을 절제된 미학으로 표현한 멜로영화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한 남자, 가슴 설레는 사랑의 달콤함과 쓸쓸함에 일희일비하는 한 여자의 사랑을 담백하게 형상화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멜로 장르 관습에 충실한 영화다. 하지만 감정의 과잉 없이 담담하게 표현된 사랑 속에 죽음에 대한 따뜻한 응시의 시선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는 철학적 성찰이 돋보이는 멜로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불치병에 걸린 남자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절규하다가 영정사진을 준비하는 할머니를 통해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는 극적 상황은 8월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찬사가 결코 허사가 아님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죽음을 앞두고 찾아온 사랑 때문에 행복한 기억으로 삶을 정리할 수 있었던 한 남자, 한 때의 풋풋한 사랑의 감정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 한 여자의 짧은 사랑 이야기인 8월의 크리스마스가 왜 한국 멜로 영화의 차원을 한 단계 발전시킨 작품으로 평가받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드라마 천일의 약속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 때 ‘타락한 비극’으로 불렸던 ‘멜로 장르’는 이제 더 이상 감정 과잉의 통속적인 극 양식이라 할 수 없다. 기억을 잃어버리는 한 여자의 격정적인 사랑이나, 죽음을 앞둔 한 남자의 절제된 사랑 모두 우리의 황폐한 감성을 자극하면서 삶의 본질을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멜로드라마는 그렇게 우리를 감성의 바다로 이끈다.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잘 만든 멜로드라마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통해 무한 경쟁 구도 속에서 황무지로 변해버린 우리들의 감성을 되살려보는 것은 어떨까? 윤석진(尹錫辰) 2000년 8월 한양대 대학원에서 「1960년대 멜로드라마 연구 - 연극 · 방송극 · 영화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양대 국문과, 동국대 문예창작과, 인천대 국문과,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등에서 강의를 하다 2004년 가을학기에 충남대 국문과 교수로 부임하여 현대희곡과 영상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2005년부터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드라마 평론을 연재하고 있으며, 2010년 8월부터 트위터(@kdramahub)에서 새로운 방식의 드라마 단평을 시도하고 있다.
[PART VIEW]정초부터 우울한 이야기를 해서 걱정이 된다. 우선 최근 몇 가지 현실을 되짚어본다. 현실 1. 대학입학을 위해 죽어가는 아이들… 지난해에도 수능이 끝난 이후에 많은 수험생들이 자살을 했다. 대전의 한 학생은 수능을 앞두고, 부담감에 자살하기도 했다. 시험이라는 압박 때문에 아까운 목숨을 놓아버리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이제 뉴스에서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데…’, ‘요즘 애들이 너무 나약해져서…’, ‘사람을 죽이는 입시 경쟁 제도가 문제인데…’ 등 죽음을 앞에 두고 안타까운 마음에 많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무력하게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이 죽어가는 데 별다른 대책은 없다. 대학 입시를 위한 시험 제도를 개혁하려고 하기보다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제도 자체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희생되는 일부는 단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될 뿐이다. 죽어가는 아이들은 죽어가는 대로 내버려두는 것 밖에, 대학 입시 경쟁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믿는 것이 어쩌면 ‘현실’일 수도 있다. 현실 2. 대학 가는 것만을 당연하게 여기는 나라 지난해 9월 기준 OECD 국가별 대학진학률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은 놀라운 나라이다. 한국은 82%로 미국의 60~70%, 일본의 50%, 기타 유럽의 40~50%와 비교한다면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대학을 ‘기계적’으로 간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을 많이 가면 고학력의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져서 국가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모두 대학을 가는 상황에서 교육수준이 높아졌다고, 대학에서 공부한다고 우수한 인재들이 되는 것도 아니다. 대학의 커리큘럼과 교육 환경은 개선되지 않았고, 대학생들의 기초학력도 낮아졌다고 이야기한다. 한국 최고의 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에서 ‘영어, 수학 성취도 측정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신입생 9명 중 1명이 기초학력에 미달한다고 조사됐다.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왔던 것은 수능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의 학력이 높다라고 말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수능과 입시제도의 교육들은 학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서열화된 학교에 학생들이 배분되기 위한 ‘변별력’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현실 3. 부실대학과 취업률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졸업생 취업률 등을 잣대로 평가해 ‘부실대학’ 48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미 인구 감소로 인한 수험생 인구의 하락으로 몇 년 후에는 입학인원의 축소로 많은 대학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리사학이나 경영부실 대학들을 구조조정 하는 것은 그동안 무분별한 대학 운영에 경고를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 평가의 잣대에서 취업률이 포함되면서 어떤 예술대학도 그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예술학과에 나온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대학의 성과를 취업률로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게 느껴질 수 있다. 취업이 안된 것은 대학의 잘못 때문은 아니다. 그러나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을 보장할 능력도 없어 보인다. 대학의 졸업장이 취업을 약속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대학이 취업을 위한 사관학교가 될 필요도 없다. 취업률은 대학을 취업의 기능적 도구로 전락하기 위한 평가 잣대인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의 취업은 학생 개개인들의 자기관리를 통한 스펙 쌓기 노력으로 인해 결정되고 있다. 대학은 단지 허울뿐인 간판일 뿐이다. 오히려 대학생들이 바라는 대학은 대학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른 ‘경험’이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대학이란 무력한 존재 앞에서 나열한 세 가지 발생되고 있는 현실들을 겹쳐보면, 한국에서 대학이란 존재는 무능력하고 불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는 제도적 장치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학생들은 어떠한 희망을 품고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갈 수 밖에 없기에, 이왕이면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은 한 학기당 평균 600~700만 원을 돌파하며, 4년이면 근 5000만 원이 넘는 학자금이 필요하다. 이 돈은 중산층도 쉽게 마련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대부분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서 빚을지고 시작하게 된다. 대학 입학이 짐이 되어버린다. 예컨대 학자금 대출액은 평균 384만 원인데, 이러한 대출을 갚기 위해선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약 888시간을 노동해야 한다. 하루 8시간씩 3개월, 21일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야 학자금을 갚을 수 있다. 많은 대학생들이 대학을 다니는 빚을 갚기 위해서, 다시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에 대한 요구는 무리한 요구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서는 절박한 요구일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의 대학들이 내는 등록금만큼 교육 서비스의 질을 보장하거나 또는 혜택을 주지도 않기에 가격 인하의 요구는 소비자들의 정당한 요구일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대학이란 존재는 이미 미운 털이 박힌 존재이다. 그러나 대학이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런 대학을 위해 경쟁하고, 빚을 내고, 노동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대학을 꼭 가야 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점차 대학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다. 2010년도 고려대 재학생이었던 김예슬 씨는 대학이 ‘자격증 브로커’가 되어가는 현실을 거부해 자퇴했다. 지난 10월 서울대 우윤종 씨도 “고교시절부터 학력 ‧ 학벌 차별 금지를 주창해와 애초부터 서울대에 오기 싫었다”며 대학 온 것을 후회하며 자퇴했다. 연세대의 장혜영 씨는 마치 연애편지를 쓰듯 학교와의 슬픈 이별을 ‘공개 이별 선언문’으로 이야기했다. 그녀는 “내 마음이 어느새 학교를 떠났기 때문에 다른 사랑을 향해 떠난다”고 이별의 이유를 전했다. 그 외 많은 대학생들은 선언하지 않았지만, 학자금을 내지 못하는 등 이미 대학과 생이별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3 수험생들도 대학을 거부하고, 입시 시험을 보지 않기로 했다. 2012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 ‘대학입시 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의 고3 학생들은 대학 거부 선언을 했다. 이들은 “경쟁 속에서 교육은 이미 대학에 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고 그 안에서 진정한 교육의 의미는 찾아볼 수 없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그리고 “경쟁에 미친 입시 위주 교육과 불안정한 모두의 삶을 무시한 채 폭주하는 사회에 제동을 걸기 위해 대학입시를 거부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이들의 용기 있는 선언에 놀라운 한편 그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그들이 과연 대학을 가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들보다 오히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가는 다른 친구들이 더 용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학은 이제 가는 것도, 가지 않는 것도 모두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됐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란 제도와 입시 제도는 온 사회의 구성원들이 익숙한 상황이기에 감히 대학을 거부하는 상상력은 위험해 보인다. 여전히 공부를 할 수 있을 나이에 공부를 해야 한다고 믿고, 대학에서 졸업장을 따야 한다는 강박과 같은 고정관념들은 불안한 우리 현실 사회에선 미신보다 더 강력한 주문이다. 대학을 대체할 수 있는 상상력의 부재 대학에 대한 문제점이나 입시 제도에 대한 문제들은 몇십 년 전부터 되풀이 하며 이야기 됐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는 대학이란 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서 또는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에 나와서 취업조차 못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기에 대학을 가야한다. 굳이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될 수 있는 직업들도 대학을 안 나와서 차별 받을 것이 두려워서 대학에 가도록 사회는 구조화 됐다. 이러한 대학 중심 사회에서 이득을 얻는 이들은 대학 당국과 대학 입시를 둘러싼 이권세력이다. 대학은 국제 경쟁력을 명목으로 등록금을 서로 올려 왔고, 사교육 시장은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약속으로 계속 번창했다. 학부모들은 자식을 좋은 대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여러 희생을 감당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스스로 경쟁에 헌신하는 상황의 변화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문제는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도 이러한 상황에 어중간한 위치와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교 밖에서는 공교육이 무너졌고, 무능력하다고 비판을 한다. 학교 안에서는 입시 제도로 인해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고, 학부모들은 역시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을 신뢰한다. 우리가 옆에 있는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너도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말뿐이었다. 입시경쟁에 몰두하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더욱 경쟁하기를 채근할 수밖에 없었다. 입시 중심의 교육은 교사들에게도 일의 목표를 상실하게 만들어 버린다. 대학중심사회에서 교사의 역할, 미래를 같이 상상하는 사람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새로운 해를 맞으며 이러한 질문들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대부분 학년이 올라가면서 입시 경쟁을 위해서 좀 더 좋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운다. 새로운 일 년이 시작되고 학생들이 변했지만, 여전히 목표는 좋은 대학을 가야한다는 것이 반복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는 어떠한 목표를 세워야 할까? 교사 입장에서 대학 제도에 대한 성찰적인 고민과 객관화된 문제의식은 가질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무조건 대학에 가야한다고 강요하기보다 어떤 목적으로 대학에 가려 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무작정 대학에 간다고 인생에 해결되는 부분이 없고, 또 다른 경쟁세계로 이행된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아이들 역시 이미 그런 현실은 잘 알고 있다. 이는 현실의 냉혹함을 알려주면서 미리 불행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왜 지금 공부해야 하는가, 그들에게 삶의 동기를 불어넣는 일이 중요하다. 대부분 학생들은 대학이라는 곳을 가야하는 특별한 목적 없이, 대학을 가야한다는 목표를 세울 뿐이다. 오히려 대학 입학의 목적은 대부분 취업을 잘하고 싶다는 막연한 불안에 의한 불확실한 선택일 뿐이다. 대부분 목표란 구체적이고 성취해야 할 것들을 의미한다. 목적은 그에 비해 추상적이거나 더 넓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이 세우는 것은 대부분 목표이고, 이러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용기를 주는 것은 중요하다. 더불어 목표 속에 숨어 있는 목적을 이야기해주면서, 그 목표들이 흔들리지 않게 지켜보는 역할이 필요하다. 예컨대 나는 어떤 학생이 의대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 ‘왜’ 의대를 가고 싶은지를 물어본다. 학생이 그냥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를 물어본다. 학생과 어떻게 의사가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의사가 되어 ‘누구’를 치료하고 싶은지를 논의한다. 그래서 결국 그 학생이 미래에 치료받을 누구를 상상하며 열심히 공부하도록 제안한다. 그래야지 나 역시 그 학생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사회의 가치를 위해 공부한다 믿으며 끊임없이 응원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과 대학 입학 목표 이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새해에는 아이들과 함께 그들의 미래를 같이 상상할 수 있는 시간들을 더 많이 만들기를 바란다.
[PART VIEW]명예퇴직 수당 교육공무원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인 자가 정년 전에 자진해 퇴직하는 경우 예산의 범위 내에서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명예퇴직 수당 지급액과 산정 방법은 다음의 표와 같습니다. 시 · 도교육감은 매년 2회 수당지급에 관한 사항을 명시해 늦어도 수당지급 신청기간 개시일 20일 전까지 시 · 도 교육청 회보 등에 공고해야 합니다. 수당지급 신청은 신청기간 내에 수당지급 신청서에 명예퇴직원을 첨부해 제출해야 합니다. 그러면 교육감이 예산의 범위 안에서 수당 지급 대상자를 결정합니다. 수당지급 대상자를 결정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위를 거치게 됩니다. 이 때 「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 4규정에 의한 원로교사를 우선 고려해 결정하게 됩니다. - 참고사항 명예퇴직수당 제외 대상자 쪾징계의결 요구 중인 자 또는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승진임용의 제한기간 중에 있는 자 쪾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 자 쪾감사원 등 감사기관과 검찰 ·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조사나 수사 중인 자 쪾기타 명예퇴직제도 취지에 부적당하다고 판단되는 자 문의 | 한국교총 교권국(02-570-5615)
[PART VIEW]세 시간에 걸쳐 마을을 관통하는 축제 기지시 줄다리기를 찾아 백만종 | 전 서울서초초 교감 우리나라 줄다리기의 연원은 아득한 옛날 삼한시대에 농경문화가 발달한 지역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줄다리기는 농경사회의 풍년 기원 및 제례의식의 테두리를 벗어나 지역 간 또는 마을 간의 대항 행사로 발전해 지역민과 마을 사람들의 단결심과 협동심을 고취하는 집단놀이로 발전됐다. 우리나라는 중부 지방 이남 곳곳에서 줄다리기가 많이 행해졌고, 오늘날에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경남 창녕군 영산면의 영산 줄다리기(중요무형문화재 제26호)와 기지시 줄다리기가 쌍벽을 이루며 전통과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많을 때는 10만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해 공동체를 확인하는 민속행사로 농촌 사회의 협동 의식을 돈독히 해주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고을 사람들 노소를 막론하고 참가해 줄을 당겨 승패를 겨루는 큰 축제이다. 줄다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전야제로 당제를 지내는데 기지시 인근 국수봉 정상에 있는 국수당에서 당제를 지내고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줄다리기는 그동안 윤년이 드는 해의 음력 3월 초에 택일해 하다가, 몇 년 전부터 지자체의 축제로 매년 4월 초에 하고 있다. 줄다리는 날짜가 잡히면 한 달 전부터 행사에 쓰이는 큰 줄을 만드는데 줄은 볏짚으로 만든다. 큰 줄을 만들기 위해서는 볏짚 4만 단이 소요되며 30명의 기술자들이 한 달 동안 작업을 해야 된다. 큰 줄 꼬기는 이 고장의 독특한 줄틀 기구를 사용해 동네 주민들이 대거 참여해 크고 견고한 줄을 만든다. 암 · 수줄의 길이는 각각 100m이며 직경이 1.8m 정도이고 무게만도 어림잡아 40여 톤에 이른다. 줄다리기의 두 편은 수줄팀인 수상(水上, 기지시에서 내륙 쪽)과 암줄팀은 수하(水下, 바다 쪽)로 나뉘어 만든 줄을 놀이의 장소로 운반한다. 전에는 마을을 관통해 흥척동 앞으로 운반했는데 몇 년 전부터 흥척동에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해 새로 개관한 줄다리기 박물관 앞에서 마지막 놀이를 벌인다. 기지시 줄다리기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바로 이 거대한 줄을 놀이 장소로 옮기는 광경이다.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인근 마을의 온 주민들이 수백 기의 농기를 펄럭이고 수백의 풍물패를 앞세워 풍악소리와 어우러져 흥겹게 춤을 추며 마을길을 관통해 함께 이동하는 과정으로, 수줄이 앞서고 암줄이 뒤따르며 한 팀당 2천여 명이 넘는 인원이 세 시간에 걸쳐 옮기는 모습 그 자체가 가장 큰 축제이다. 암줄과 수줄을 연결시키기 위해 ‘비녀장’을 꽂아 서로 잡아당길 수 있도록 하는데 암 · 수줄을 연결시키는 비녀장은 길이 2.5m, 직경 50cm의 통나무로 만든다. 줄다리기는 수하 쪽인 암줄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믿으며, 줄은 이긴 편이 갖는다. 그러나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 사람들이 달려와 줄을 끊어 가져가며, 원줄은 썰어서 논에 거름으로 쓰기도 한다. 당진군의 지원으로 기지시에 국내 유일의 줄다리기 박물관을 2011년 4월에 개관해 기지시 줄다리기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청소년들에게 줄다리기 관련 체험학습을 통해 전통민속문화의 보존과 전승에 힘쓰고 있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198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로 지정됐으며 박물관 내의 보존회에서 전수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 건강과 마음의 여유를 제공하는 승마장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하다 보면 어른이든 아이든 불필요하게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럴 때 승마장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가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복잡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을 접하고 신선한 공기를 맡으며 말을 타는 모습만 생각해도 그 얼마나 큰 기쁨이겠는가? 말을 타면서 말의 습성을 알고 깊이 있게 관찰하는 능력과 도전정신을 함양할 수 있다. 게다가 승마는 운동량이 많아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학생들에게도 권할만하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승마가 성장 호르몬을 촉진해 성장에 도움을 준다. 학생들이 성인이 돼도 여가 활동으로 즐길 수 있고 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승마장 체험활동은 의미가 있다. 근래에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갖춘 승마장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 이론교육과 승마 체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승마장 외에 경마장 중에도 가볼 만한 곳이 있다. 경마장하면 흔히 사행성을 생각하지만, 이곳에서도 무료 승마체험과 꽃마차체험 등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가볼 만하다. 가볼 만한 승마장 서울경마공원은 한국마사회가 1989년 9월 개장, 약 7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람대 2개소를 비롯해 가족공원과 승마장, 마사박물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울경마공원 어린이 승마장은 푸르른 자연과 말들이 함께 하는 자연 속의 체험공간이다.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말을 탈 수 있는 승마장으로 서울 근교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학생들이 뛰놀 장소로 적당하며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기 좋다. 승마는 재미도 있고 신체를 바르게 교정해주고 허리를 유연하게 해주며, 정신 집중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준다. 처음엔 무서워하던 학생들도 승마체험을 시작하면 내려올 생각을 안 한다. 서울경마공원에는 어린이 승마장 외에 야생화 정원, 눈을 사로잡는 신기한 토피어리들이 많이 전시돼 있다.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경마공원에는 서울경마공원 외에 제주경마공원,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있다. 궁평캠프 경기 화성시에 있는 승마장 궁평캠프는 1995년 개장한 경주마 휴양전용 궁평목장(전 옴스목장) 대신 새롭게 문을 연 승마장이다. 신생 승마장이지만 궁평목장이 지닌 말에 대한 15년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승마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으며 말을 위한 시설이 매우 좋다. 초보자도 마음 놓고 승마를 배울 수 있도록 과정을 잘 짠데다 승마하기 좋은 순한 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학생들이 체험하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궁평캠프에서는 자연과 사람, 말이 하나가 된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궁평캠프 근처에 해송이 우거져 있는 해변이 있어 봄 · 여름 · 가을에는 낙조를 바라보며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승마체험 후 가까운 거리의 궁평항이나 화옹 간석지, 제부도, 누에섬 전망대도 둘러볼 수 있어 수도권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기 좋다. 목포테마승마장 전라남도 무안군 삼향읍 왕산리 347-1번지에 위치한 목포테마승마장은 목포 시내에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국내 승마의 저변 확대를 위해 유소년 승마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곳에는 어린이들이 타기 좋은 포니가 10여 마리나 있어 처음 승마를 접하는 어린이들도 무난히 탈 수 있다. 어린이들이 말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도록 안전한 승마교육을 하고 있어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좋다. 운주산승마장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효리 산109-3번지에 위치한 운주산 승마장은 국내 최초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승마장이다. 영천시가 운영하는 이곳은 빼어난 경관과 초현대식 시설의 넓은 승마장을 자랑한다. 16만 5300㎡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2340㎡ 크기의 실내승마장이 자리 잡고 있고 밝은 조명시설 덕분에 야간승마를 할 수 있다. 실외마장은 8800㎡이나 돼 동시에 30명이 여유 있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운주산 승마장에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기분 좋게 승마를 즐길 수 있고 산림욕까지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 말 먹이 체험, 마차 체험 프로그램도 개발돼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야외수영장을 사용할 수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승마에 대해 알고 싶어요 말의 특성 모방성 : 말은 주변 말들의 행동을 잘 따라하는 모방성이 강한 동물이다. 동료 말들로부터 행동이나 습관 등을 쉽게 배워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 공포성 : 말은 새로운 것을 보거나 새의 움직임, 심지어는 자기의 그림자를 보고도 놀랄 정도로 공포를 쉽게 느끼는 동물이다. 겁이 많은 동물이라서 투쟁이나 공격보다는 상황이 변할 때 달아나려는 습성을 갖고 있다. 사회성 : 말들은 특별한 정보 전달체계를 가지고 있어 주위에 있는 다른 말들의 소리와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소한 것에도 반응해 소리를 내거나 발로 구르는 등의 행동을 한다. 군집성 : 말은 무리와 항상 같이 있어야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낄 정도로 무리를 찾아 생활하려는 욕구가 강한 동물이다. 외로움을 쉽게 느끼기에 리더그룹의 말 한 마리가 뛰쳐나가면 다른 말들도 뛰쳐나가려는 행동을 보인다. 다른 친구들로부터 떨어지면 모여 있는 장소로 돌아가려 한다. 귀소본능 : 말은 집을 찾는 능력이 본능적으로 있는 동물로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가더라도 자신의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는 귀소본능이 있다. 상당히 떨어진 자기 보금자리도 잘 찾아 온다. 말의 번식 암수 모두 가장 우수한 말들 사이에서 가장 우수한 말이 태어나는 것은 번식의 기본 원칙이다. 그럼 어떤 말이 우수한 말일까? 그 말이 낳은 새끼를 보면 누가 우수한 말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새끼를 낳은 적이 없는 말이라면 족보, 혈통, 경주능력, 신체적 균형을 보고 우수한 말을 정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수컷인 종마가 새끼의 능력을 좌우한다고 흔히 생각했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 새끼가 갖는 우수한 자질의 절반 정도는 암말에게서 물려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젊은 암말의 경우 임신기간은 약 11개월이며, 일반적으로 망아지는 봄철에 태어난다. 승마장에 갔을 때 어떤 말이 우수한 말인지 눈여겨 살펴보는 것도 말을 이해하고 동물을 이해하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승마 말은 약 60만년 전 중생대에 그 조상의 모습이 보인 이래 점차 진화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처음에는 수렵의 대상으로 삼았으나 차츰 말의 성격과 능력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말을 길들이면서 승마용으로 바뀌었다. 고대의 승마는 주로 문명의 발상지에서 발달했다. 승마는 기원전 680년 그리스에서 열린 제25회 고대 올림픽 때 등장한 4두 마차의 경주가 운동경기에 출전한 최초의 승마라고 할 수 있다. 그 뒤 기원전 648년 제33회 고대 올림픽부터 인간이 말을 직접 타고 출전하는 것이 정식종목에 포함되었다. 19세기 중엽부터 프랑스의 일부 귀족들이 레저 스포츠로 즐기기 시작하면서 승마가 부유층의 스포츠로 성행했지만 차츰 단순한 근대 스포츠로 발전했다. 1912년 국제마술연맹(FEI)이 파리에서 창립돼 세계 승마를 하나로 합쳐 단체를 이끌고 있으며, 제2회 파리올림픽부터 정식 올림픽 종목이 되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승마를 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승마장도 많이 생겨 예전보다는 부담 없이 말을 탈 수 있게 되었다. 승마란 말 그대로 말을 타는 것으로 생명이 있는 말과 하나가 되어 함께하는 특수한 성격의 운동이다. 승마는 신체 각 부분의 평형감각과 유연성을 길러 올바른 신체의 발달을 돕는 전신운동이며, 대담성과 건전한 사고력을 길러주는 정신운동이다. 말을 타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기사도 정신을 기르며 도전정신과 호연지기를 함양할 수 있다. 승마의 기초 말은 살아 숨 쉬는 동물이기에 절대로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말의 특성을 이해해 조심스럽게 친구처럼 다가가 사랑으로 대해주어야 말이 안정감을 갖고 사람을 대하게 된다. 승마의 복장은 예절하고도 관련이 있는데 가장 필수적으로 써야 하는 모자는 안전모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낙마의 위험에 대비한 것이다. 승마를 하려면 장구를 먼저 장착해야 한다. 1) 말의 얼굴과 몸통을 솔질하고 발굽을 손질한다. 2) 다리 보호를 위해 아대 또는 벤데지를 감는다. 3) 보조패드로 절포를 얹고, 안장을 얹는다. 4) 기타 보조장구를 장착하고 복대를 조인 다음 굴레를 씌운다. 이렇게 장구 장착을 마친 후 실제로 말을 타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말을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온 후 말의 동작을 멈추도록 유도한다. 2) 고삐를 갈기 뒤로 넘기고 말의 왼쪽 편에 선다. 4) 왼쪽 손은 고삐와 말의 갈기를 움켜쥐며, 남은 고삐는 오른편으로 넘긴다. 4) 우측 손은 왼쪽 등자쇠 뒷부분을 잡고 말의 몸과 수직으로 유지한다. 5) 잡고 있는 등자쇠에 왼쪽 발을 얹고, 즉시 지면을 박차고 말 등을 향해 뛰어오른다. 이때, 우측 무릎의 반동을 이용하고, 양팔로 끌어안듯 하면서 위로 오른다. 6) 뛰어 오를 때 우측 손은 재빨리 안장의 뒷부분을 잡아 몸을 안장 쪽으로 옮기고 우측 다리를 말의 우측으로 옮기고, 등자쇠에 발을 얹는다. 7) 고삐를 잡는다. 고삐 끈이 꼬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양쪽 손에 한쪽씩 나누어 잡는다. 8) 앞으로 나란한 자세에서 팔꿈치를 살짝 내린다는 느낌으로 팔의 위치를 잡고, 양쪽고삐는 손등 쪽에서 4번째 손가락과, 5번째 손가락 사이를 통과, 손바닥을 가로질러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을 통과하도록 잡는다. 9) 다리와 고삐로 방향을 제시하고 고삐와 음성을 사용해 세운다. 승마 시 주의사항 1) 말에게 접근할 때는 사람이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도록 부드러운 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말에게 가까이 갈 때에는 반드시 앞쪽에서 친근하게 다가가며, 말의 어깨 부위 또는 목 부위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좋다. 2) 말이 사람의 발을 밟을 수도 있으므로 말의 다리를 조심해야 한다. 3) 말의 입 속에 금속으로 된 재갈이 물려 있으므로 고삐는 부드럽게 다루어야 한다. 4) 등자쇠에 발의 1/3만 들어가도록 발의 앞꿈치만 걸어야 한다. 승마의 기초는 말에 오르고 내리는 것이므로 가급적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오르고 내릴 수 있도록 많은 연습을 하도록 한다. 5) 말의 키가 의외로 높아 보여 타기가 망설여질 때도 있겠지만 말을 탈 때 절대로 두려워하지 말고 기분 좋게 말과 함께 즐기도록 한다. 6) 기승시간 40분을 준수해 말이 지치지 않게 한다. 말이 지친 상태에서 무리하게 달리거나 무리한 구보운동은 삼간다. 7) 말에 오르는 순간부터 내리는 순간까지 말의 고삐를 놓지 않는다. 말에서 떨어질 경우에도 고삐를 잘 잡고 있으면 머리와 팔이 다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8) 말이 갑작스레 뛸 경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며 균형을 유지하면서 침착하게 말을 진정시킨다. 9) 말은 자기 그림자만 보고도 놀랄 정도로 겁이 많은 동물이다. 말이 긴장하지 않도록 하며 늘 친근하고 부드럽게 대한다. 10) 말은 그림자나 소리에 민감해 말을 타거나 내릴 때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한다.
스마트교육에서 디지털교과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물론 스마트교육이 디지털교과서로 진행되는 정형화된 수업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실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교수․학습에는 디지털교과서가 중심축이 될 것이다. 디지털교과서는 이미 2008년부터 연구학교를 운영해 2011년 현재 63개 학교가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개발된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교육에서 실제로 디지털교과서 수업은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학습 지원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모둠 협동학습을 진행하며 관련 정보와 자료를 찾아 산출물을 만드는 등 역동적인 활동을 진행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진행하는 학습 활동을 스마트 단말기의 학습자 관리 시스템을 통해 모니터하고 관찰하면서 학습을 조력해 주고 방향을 잡아준다.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학습한 다음 관련 멀티미디어 보충 학습 자료를 활용해 학습 내용을 내면화하고 보충 심화하는 활동이다. 또한 학습에 필요한 정보나 관련 자료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표 자료를 제작해 상호 공유하기도 한다. 즉, 막힘없는 자료의 공유와 상호 작용이 학생들의 학습 참여를 공고히 하고 학습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어 학습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그러나 디지털교과서의 강점이 가끔은 약점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제공된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하면서 학습 내용보다 멀티미디어 자료 이용에 관심을 더 가진다거나 가상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이 제공되면서 직접 조작하고 실험하는 활동이 줄어드는 점, 사이버 상호작용이 활발해 지면서 면대면 토론이나 협동 학습이 줄어드는 것 등은 해결할 과제로 남아 있다. ‘스마트교육 추진계획’이 발표되면서 스마트교육에서 어떤 콘텐츠를 사용하게 될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스마트 학습이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정 기기의 제한을 받지 않는 디지털교과서와 플랫폼이 개발될 것이다. 현재 개발 적용되는 디지털교과서는 윈도우와 리눅스를 대상으로 한 통합 플랫폼이기 때문에 운영체제가 다른 스마트기기에서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새롭게 개발되는 디지털교과서는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 가능한 확장된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과서가 교과단위에서 체계적으로 분화되어 단원과 학습 주제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교과 학습의 이해를 도와줄 보충, 심화 학습용 멀티미디어 앱(애플리케이션)이 학습의 진행에 적절히 매칭될 수 있도록 개발,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학습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더라도 학생들의 기초 학습력과 창의 인성을 길러줄 수 있는 콘텐츠로 받아쓰기, 셈하기, 영어단어, 역사 이야기, e-Book, 현장체험학습 자원 등이 디지털교과서에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스마트교육이 본격 추진되는 2015년이 되면 모든 기기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진화된 디지털교과서가 제공될 것이다. 2014년부터 개발될 스마트교육 디지털교과서는 초등 1~4학년, 중․고 영어 교과를 대상으로 2015년부터 부분 적용되고, 초등 5, 6학년 및 고교의 기타 교과는 2015년에 개발돼 2016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충남 지역 한부모 가정 자녀의 학비가 감면될 전망이다.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김종성)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충청남도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지난달 28일 입법예고하고 16일까지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립유치원에 재학하고 있는 만5세 유아와 공·사립 일반고교생은 학비를 감면 받을 수 있게 된다. 단, 지원 대상은 현재 인원의 15%를 초과할 수 없으며, 이 경우는 저소득 가정 자녀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광주시교육청이 지난달 28일 광주 학생인권조례의 위임 사항을 정한 ‘광주광역시 학생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교육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규칙안에는 ▲학생인권 실태 조사의 실시 및 공표 시기 ▲학생의회 구성 및 운영 ▲민주인권교육센터 조직 구성 및 업무 ▲규정제·개정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규칙안은 교육감이 2년마다 10월에 광주시내 학생인권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12월 말까지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표하도록 했다. 민주인권교육센터는 교육지원팀과 조사구제팀으로 구성된다. 센터장은 교육감이 임명하며 장학관·장학사 또는 개방형직위를 받는다. 교육지원팀은 학생인권증진계획 수립 및 관련 교육을, 조사구제팀은 인권침해 상담, 조사, 시정 및 조치 권고 업무를 담당한다. 또한 각 학교가 조례에서 정한 사항과 관계있는 학칙 또는 기타 규정을 개정할 경우 반드시 규정개정심의위원회를 개최하도록 했다. 심의위원은 학생·교원·학부모 대표를 포함해 8~12명으로 구성하되, 학생 수가 반드시 1/3을 넘어야 한다. 규칙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단체 또는 개인은 의견서를 작성해 16일까지 광주시교육청 인성복지건강과로 우편 또는 팩스로 제출하면 된다.
“문제아는 느는데 대안 없이 침묵하는 학교, 그 경계에 교사가 있음을 행간이 말해준다” 이번 ‘교단 체험수기 공모’에 응모한 교사를 분석하면 다양한 프리즘으로 나타난다. 유치원 교사로부터 장학사, 대학교 교수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위를 이루고 있다. 400여 편 중 초등학교 교사의 작품이 206편으로 단연 우위를 차지했고 이어 고교 105편, 중학교 61편 등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연령층도 소재도 다양하다. 20대 초임 교사로부터 정년을 앞둔 교사까지 비교적 정상분포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일반 신춘문예와도 비슷한 양상이다. 즉, 젊은 교사들의 참신한 표현과 시각, 그리고 중년 교사들의 중후한 어조와 성찰, 원로교사의 교단회고 등이 퍼즐처럼 교단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제시해주고 있다. 그러나 학교의 우수 프로그램 소개, 동아리 소개, 개인적 프로젝트 연구보고 같은 글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들은 하나의 코드로 읽히는데, 그것은 학교생활에 부적응을 보이는 학생, 문제 학생들에 대한 것이었다. 문학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할 때, 이러한 분석은 오늘날의 현상을 이해하는데 매우 흥미로운 결과로 해석된다. 즉, 갈수록 문제 아이가 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러함에도 뾰족한 대안 없이 학교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의 경영자나 교사도 그런 아이들에게 진지한 고뇌를 하지 않고, 그저 문제가 밖으로 불거지지 않기만 바라는 풍조, 그 경계에 교사가 서있음을 행간에서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수기를 쓰는 당사자조차 학생에 대한 치열한 역할 없이 1인칭 관찰자에 머무르고 있음도 느꼈다. 앞서 말한 우수 사례발표와 같은, 긍정적인 학교의 현장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는데, 이것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어린 양’에 대한 고뇌보다 교사 자신의 우수성에 맞춰져 있어, 현실에 대한 시각 차이를 느끼게 했다. 이 순간에도 학교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사건 사고가 터지고 있고, 더러는 가슴 아픈 일도 벌어지고 있는데, 교사들이 너무 무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한 마디로 서사의 중심에 학생을 배치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기반성 및 행동주의적 결단이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이 없어 안타까웠다. 다시, 문학의 기능을 효용론적 관점으로 본다면, ‘설리번’ 또는 ‘키팅’과 같은 생생한 체험적 수기가 더 나와야 할 것이다. 또한 영화 ‘울 학교 ET’나 ‘선생 김봉두’ 같은 역동적인 선생도 더 나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교육은 지금 중태이고 사랑은 희생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총 401편의 수기를 읽으면서 새삼 교사들의 노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먼저, 수기의 특징은 자기 목소리를 담는 진솔성의 문학이며 감동을 담아내는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감동을 생생하게 담아내어야 하며, 문학적인 글이니만큼 미적 장치도 갖추어야 하는 것이 그 특성이다. 아울러 내면적 성찰도 묻어나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단순히 체험을 글로 옮긴다고 하여 모두 수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수기는 단순한 서술이라든가, 개인적 감상(感傷)만으로는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 기본적으로 학생에 대한 교사의 고뇌와 역할이 녹아있어야 한다. 오늘날처럼 교실이 붕괴되고 학생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벼랑 또는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그들을 희생과 사랑으로 끌어안는, 그리하여 ‘영혼’까지 울리는 휴먼스토리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작품들이 교사의 피상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어, 교사의 진정한 희생적 삶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교사들이 자신의 삶을 양보하면서 학생의 고민 속으로 파고들어 그들을 부둥켜안는 내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얼마나 감동적인가, 생생한 현장감과 역동성이 있는가, 표현이 정제되고 탄탄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가 등을 기준으로 심사한 결과 김복순 교사의 '지금 6학년 교실은 도가니', 임용 장학사의 '모두 내 잘못이다', 박경한 교사의 '묵 수업', 안상문 교감의 '삼박사의 편지'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네 작품을 두고 고민한 결과 금빛초등학교 김복순 교사의 '지금 6학년 교실은 도가니'를 대상 작품으로 선정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김복순 교사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심사위원=엄해영 서울교대 교수, 이철웅 경기 포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진동주 서울 홍제초 교장, 양근식 전남 영암 신북초 교감, 김평엽 경기 평택 효명고 교사, 전성춘 안산 송호고 교사
한국교육신문이 주최한 ‘교단 수기 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한 김복순(49·사진) 경기 금빛초 교사는 2011년을 ‘가장 많이 뛰어 다닌 해’로 기억한다. 왕따, 학교폭력, 삐끼 등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린 아이들이 선생님을 찾으면 밤낮없이 한달음에 달려 나갔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다는 6학년, 수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5학년 때 교실 붕괴를 경험한 아이들이다. 신뢰가 무너진 교실에서 학생들은 교사를 따돌리고, 수업을 거부했다. 견디다 못한 담임교사가 병가를 내고 말았다. 김 교사가 6학년 담임을 자처해 이 아이들을 품으려고 했지만 설상가상 학생인권조례까지 시행되면서 아이들의 반항은 날로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순간순간 힘든 고비를 맞으면서 제가 바뀌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부모가 ‘포기했다’는 그 아이들을 저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예쁜 구석 하나 없는 아이들의 장점을 하루에 세 개씩 찾으려고 노력하니 어느새 아이들을 향한 제 마음이 열리고 정말 예뻐 보였습니다.(웃음)” 방학이 시작된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은 말썽을 부리지만 김 교사는 행복하다고 했다. “바뀔 것 같지 않던 아이들이 이제 무슨 일이 생기면 저한테 제일 먼저 전화해 사정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요청하죠. 아이들의 이런 변화와 신뢰가 제 심장을 뛰게 합니다. 교직 생활 28년 중 가장 힘들었던 2011년을 기억하려고 쓴 수기였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어요. 이 수기를 기억하며 앞으로 더 좋은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기획처장 김흥주 ▲연구기획실장 박병영 ▲예산기획실장 김우종 ▲홍보기획실장 문성룡 ▲국제협력실장 박혜영 ▲기획처 정보화기획실장 유효순 ▲교육정책네트워크연구실장 황준성 ▲학교정책연구본부장 겸 교육제도‧복지연구실장 류방란 ▲교원정책연구실장 김갑성 ▲학생‧학부모연구실장 최상근 ▲영재교육연구센터 소장 이재분 ▲탈북청소년교육지원특임센터 소장 한만길 ▲미래‧고등교육연구본부장 겸 고등교육연구실장 유현숙 ▲ 미래교육연구실장 최상덕 ▲글로벌교육협력연구센터 소장 윤종혁 ▲교육통계‧평가연구본부장 겸 교육기관평가‧컨설팅연구센터소장 구자억 ▲교육조사‧지표연구실장 김창환 ▲교육통계연구센터 소장 강영혜 ▲지방교육재정연구특임센터 소장 공은배 ▲학교지원본부장 겸 교과교실제연구지원특임센터 소장 김홍원 ▲방송통신고등학교운영센터 소장 강성국 ▲교육시설‧환경연구센터 소장 겸 청사이전추진단장 유웅상 ▲창의경영학교지원특임센터 소장 김순남 ▲자기주도학습전형지원특임센터 소장 박효정 ▲사무국장 서종문 ▲총무‧인사실장 장인식 ▲재무회계실장 구본형 ▲시설관리실장 지기섭 ▲임원지원특임실장 이현주 ▲감사실장 윤인철
“멘토 선생님, 감동이에요” ◯…본선에 오른 8개 팀에게는 잊지 못할 스승이 생겼다. ‘위대한 탄생’의 ‘멘토스쿨’에 버금가는 선생님음악회 ‘멘토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남균 백석대 실용음악부 교수, 박정태 중앙대 성악과 교수, 이미경 소프라노, 강형문 테너로 구성된 4명의 멘토단은 각각 2개 팀을 맡아 진주, 군산, 부산 등 먼 길도 마다않고 진심 어린 조언과 지도를 했다. 손지영 울산백합초 교사 부부팀과 동요팀 ‘달미’의 멘토 강형문 테너는 “선생님들이 오케스트라 반주와 무대 퍼포먼스를 부담스러워해 자신감을 갖게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눈에 띄게 변화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손지영(40) 교사는 “전문가의 지도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발성, 화음법, 무대매너 등 세심한 부분까지 지도해주신 선생님의 열정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제자 응원이 대상보다 더 기뻐” ◯…자타공인 ‘무대체질’들이 모였지만 난생처음 서 보는 생방송 무대는 출연 교원들을 긴장하게 했다. 새하얀 턱시도와 중절모로 한껏 멋을 낸 이재갑 아산 배방중 교장(59·체육)의 열창 뒤에는 열렬히 환호해준 39명의 든든한 학생 응원단이 있었다. 이 교장의 의상에 맞춰 하얀 풍선을 들고 응원 왔다는 학생들은 “졸업·입학·축제 때마다 ‘You raise me up'을 즐겨 부르는 교장 선생님은 이미 스타”라며 “나가수처럼 멋진 경연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이 준비한 ‘꽃보다 재갑’, ‘너만 가수냐, 교장 쌤도 가수다’ 등 재치 만점 플래카드는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오페라 주인공처럼 빨간색 벨벳 천을 펼쳐 들고 우렁찬 목소리로 ‘투우사의 노래’를 부른 김대근(35·음악) 부산 삼성중 교사는 제자의 문자에 기운이 펄펄 났다. ‘투우사의 노래가 아닌 김대근의 노래를 들려주세요’, ‘긴장은 하되 자신감 있게, 자신감은 있되 거만해지진 말기’ 등 제자 이산혁 군(15·중3)이 보낸 문자를 보여주는 김 교사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김 교사는 “본선진출 이후 ‘우리 선생님 최고’라는 학생들의 응원을 많이 받았다”며 “첫 번째라 많이 긴장했는데 부산에서 응원 와준 제자들 덕에 잘 마쳤다”고 말했다. “고운 노래 동요, 사랑해주오” ◯…최다 인원 14명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동요샘팀은 음악회 내내 동요예찬론을 펼쳤다. 46년 역사의 전북동요음악연구회(회장 정성우 운주초 교사) 교사들로 구성된 이 팀은 이날 부른 동요메들리도 연구회 교사들이 직접 작사·작곡한 동요로 구성하는 등 동요에 대한 무한한 열정을 보였다. 메들리 첫 번째 곡 ‘자장가’(작곡 정인숙 군산당북초 교사)는 제주 KBS ‘제주어 창작 동요’ 대상을 받은 곡이고, 재미있는 율동이 돋보이는 두 번째 곡 ‘돼지꼬리’는 정수은 군산미룡초 교사가 작사, 정성우 교사가 작곡을 한 곡이다. 세 번째 곡 ‘선생님의 동요 선물’ 역시 연구회 교사들의 공동 작품이다. 정인숙(38) 교사는 “가요에만 빠져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동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다”며 “방송을 보는 모든 분들이 동요의 매력에 흠뻑 빠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음악이란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것인데 선생님 음악회야말로 출연하는 교사, 응원하는 학생·학부모가 한마음 된 무대였습니다. 이런 뜻 깊은 행사가 계속 이어져 교육계 축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심사위원 유의창 서울다문화한울합창단 지휘자) 무대에 선 교원들은 승부를 떠나 ‘음악’의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음악을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꿈의 무대 ‘우리 선생님 최고! 2011년 송년 드림 콘서트, 선생님 사랑 음악회’가 지난달 28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펼쳐졌다. 임태경·호란이 진행한 이날 콘서트는 EBS TV와 라디오에 120분간 특별 생방송 됐다. 8팀의 각양각색 본선진출팀 중 영예의 대상은 헤드뱅잉과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폭발적인 무대를 선보인 대전교사 5인조 밴드 ‘블리츠’에게 돌아갔다. 제4회 공무원 음악대전 금상, 7080 밴드 페스티벌 대상 등 상을 휩쓴 블리츠는 평균연령 28.5세의 최연소 팀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블리츠의 정영석(27·드럼) 대전대흥초 교사는 “고3 담임, 1정 연수 등으로 서로 바빠 연습도 제대로 못 했는데 과분한 상을 받아 감격스럽다”면서 “앞으로도 음악으로 소통하며 열심히 응원해준 아이들과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려상을 받은 ‘달미’팀의 진주집현초 권가림(11·5학년) 학생 학부모 정현옥(41) 씨는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선다고 들떠서 아이가 며칠 전부터 잠을 못 이뤘다”면서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준 선생님 음악회에 너무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안양옥 교총 회장·곽덕훈 EBS 사장·박춘남 충북도부교육감은 공동 환영사를 통해 “교육을 위해 수고하시는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음악회가 선생님들을 위로하는 자리가 되고, 교육공동체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상자 명단 ▨대상 블리츠(송영찬 대전복수고, 권순도 대전삼천초, 장준영 대전대암초, 강현석 대전관저고, 정영석 대전대흥초 교사) ▨우수상 ▲이재갑 아산배방중 교장 ▲더 하모닉스(유영재·김은광 경기 인덕학교, 박영민 삼육재활학교, 이승민 서울삼육고 교사) ▲동요샘(정인숙 군산당북초, 유경수 진안초, 정소희 전주여울초, 정성우 운주초, 남상화 무주중앙초, 양승진 계북초, 박중복 주천초, 고재경 이리고현초, 최수아 익산어양초, 김세이 군산동초, 문미애 군산용문초, 정수은 군산미룡초, 김세정 익산망성초 교사, 홍민성 군산용문초 학생) ▨장려상 ▲손지영 울산백합초, 김정언(회사원) 부부 ▲샤우트(전민표·김은영 충남 소망초, 유덕수 충남 양대초, 최성태 충남 백제초, 이병호 충남 대흥초, 전종철 충남 양당초) ▲김대근 부산 삼성중 교사 ▲달미(조소현 진주집현초, 백회정·조선영 진주배영초 교사, 정희수 진주집현초 학생 외 7명) ▨선생님 사랑 음악회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총, EBS, 충청북도교육청이 공동 주관해 2011년 처음 시작된 행사다. 연말을 맞아 한 해 동안 수고한 전국 교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총 214팀(개인·단체)이 응모했으며 1차 동영상 심사를 통과한 24개 팀이 2차 예선에 진출했고, 실제 오디션을 통해 본선에 진출할 8개 팀이 가려졌다. 녹십초, SK텔레콤, NH농협이 후원했다.
한국교총과 서울교총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원의 교육활동 전념을 위한 교원업무 정상화 방안’의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지난달 28일 교육청에 보냈다. 교총은 항의서에서 “부장교사를 교무행정전담팀에 배속시켜 행정업무를 몰아주도록 한 교육청 방안은 부장교사를 행정요원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부장교사 수업을 주당 10시간 정도 줄여주더라도 교원 증원 없이는 결국 수업 부담이 다른 교사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교원업무 정상화 방안의 ‘학교 업무부서 체제 개편 모형’에 따르면 학교마다 별도의 교육행정업무전담팀(교무·연구부장, 보조인력 등 배치)을 구성해 각종 공문처리와 에듀파인 업무, 전입학·학사관리 등 기타 교무 행정업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교육청의 안 대로 올해 학교업무 구조개선을 시도한 학교부터 연차적으로 교무행정전담인력을 배치하도록 했다. 교총은 “학교현장에서는 담임업무, 국회와 시의회 등의 요구자료 과다 등 각종 잡무를 근본적으로 줄여줄 것을 원하고 있지만 시교육청 안은 이런 학교현장 정서와 거꾸로 가는 졸속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불필요한 공문을 우선 경감하고 교무행정전담요원을 교무실로 배치해 교감의 지시를 받아 행정업무를 지원하도록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은 이외에도 이번 방안이 △부장교사가 담임을 원해도 할 수 없도록 담임권을 강제로 박탈하고 있는 점 △학교장의 고유영역인 학교 내 사무분장에 관한 사항(초중등교육법 제20조)을 ‘자율실시’라는 명목으로 권고 지침을 내려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날씨도 찬데 오시게 했습니다." 지난 해 가장 추운 날이었던 12월23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실. 새해를 앞두고 나란히 마주 앉은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안양옥 교총 회장은 먼저 지난 한 해를 뒤돌아 봤다. 수석교사제, 주5일수업, 에듀팟, 학교배상책임공제, 학생언어문화캠페인, 교원양성대학 구조개혁 등 초‧중등 교원은 물론 예비교사에게까지도 굵직한 인상을 남긴 여러 일들을 교과부와 교총이 함께했다. 교육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에도 양 수장(首將)은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이루지 못한 파트너십을 발휘, 상생의 교육을 위해 노력해온 것이다. 문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려는 겨울 한기(寒氣)마저 녹일 듯 시간이 지날수록 열기가 더해진 그들의 대화는 새해 교육정책의 현장 안착에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李 “학교 열린 마인드를 갖고 기업 교육기부 프로그램 개발 정부 제도적 여건 마련하면 공교육 만족도‧신뢰 커질 것” 安 “학교폭력 등 가정‧학교‧지역사회 공동 책임, 교육기본법 개정 필요 ‘학교교육 살리기 범국민운동’으로 기로에 선 공교육 바로 세워야” 이주호(이하 이)=지난 한 해 교과부 차원에서도 참 많은 일들을 했지만 교총과 함께 한 일도 많았습니다. 안 회장님 도움이 컸습니다. 안양옥(이하 안)=아닙니다. 장관님께서 수업 열심히 하는 교사, 연구하는 교원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셔서 교총이 추구하는 교육 본질 회복에 지난 한 해 조금이라도 가까이 접근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감사의 말씀 전국 교원을 대신해 다시 한 번 드립니다. 이=교과부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들 아닙니까. 올해도 연구하는 교원에 대한 지원은 아까지 않을 생각입니다. 학습연구년제 교원 수를 두 배로 늘리려고 합니다. 지난 해 406명이었던 걸로 기억하는 데 올해는 800명으로 교사 뿐 아니라 교감선생님에게도 기회의 폭을 넓혔습니다. 안=교원들에게 반가운 새해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교감선생님들이 교장공모제 등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계신데 조금이나마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관님도 잘 아시겠지만, 지난 한 해 우리 교원들은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인해 많이 지쳐있습니다. 교권추락과 교실붕괴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요. 지난 달 KEDI-중앙일보와 교총이 같이 한 포럼에 장관님도 참석해 현장 교사의 이야기를 들으셨지만 문제로 부각되지 않은 교실에서의 교사 소외 현상도 심각합니다. 정부가 정말 이젠 특단의 조치라도 취해야한다고 보는데요. 이=서울시의회의 학생인권조례 의결에 대해서는 교총도 그렇지만 학부모‧종교단체 등의 반대가 심한 것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재의요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교권과 학생인권 문제가 대립개념이 아닌데 그렇게 몰아가는 분위기에 있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교사가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전문성과 열의를 다해 지도하면 학생들 또한 교사를 존경하게 되어 교권도 바로 설 것입니다. 이런 사례들을 더 많이 발굴하고 현장에 확산될 수 있도록 교과부도 노력하겠습니다. 교사들이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전문상담교사도 확충하고 연수도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안=맞는 말씀입니다. 학칙에 담아야할 내용을 시 조례로 정해 학교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수 급진적 성향을 가진 학생들이 학교를 주도하면 다수의 학생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온 대구학생 자살사건 같은 일이 더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진정한 학생인권은 이렇게 약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교총의 의지이자 지향점입니다. 장관님도 왕따 등 학교폭력 관련 대책을 긴급 지시하셨지만, 정말 이 부분 역시 심각합니다. 교총에서는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학교폭력 문제에 책임을 지는 교육기본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학교교육 살리기 범국민 운동’이야말로 기로에 선 공교육을 바른 궤도에 올려놓을 핵심이 될 것입니다. 교과부도 교총에 힘을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신고센터 개설은 좋은 생각이십니다. 교과부도 전국 126개 wee센터를 학교폭력 신고센터로 지정하려고 합니다. 저도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에 전문상담사 1800명을 배치하고 매년 2회 피해조사를 실시하는 등 1회적인 대응이 되지 않도록 시도교육청과 협력할 예정입니다. 안 회장님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학교만으로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저도 동의합니다. 공동체 의식을 갖고 서로 보완하고 돕는 일은 중요합니다. 회장님 말씀처럼 범국민운동이던 캠페인이던 함께 해봅시다. 지난 하반기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해 기업체를 많이 다녀보니 이제 사회적 분위기도 무르익은 것으로 보입니다. 안=그러고 보니 작년 한해 교육기부에 정말 애 많이 쓰셨지요. 교과부 보도자료에 거의 매일 MOU가 1건은 들어있어 없으면 오히려 섭섭하다는 농담을 기자들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업과 가정을 비롯한 사회 구성원을 학교로 끌어안는 것은 사실 교육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에 맞는 정부와 학교, 기업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진정한 교육복지는 뒤떨어진 학생들을 껴안고 그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 빌게이츠가 필라델피아 빈민가에 세운 미래학교(school of the future)는 토론 위주 문제해결식 수업을 도입해 성공을 거두지 않았습니까. 엄청난 인력과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이 조금만 힘을 쏟으면 교육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공우주 관련 시설 및 전문인력을 활용해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KAI Aviation Camp)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2010년부터 약 1100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어요. 이런 여름캠프도 좋고 교육관도 가능합니다. 교사연수도 마찬가지고요. 기업을 연수기관으로 지정하는 법령 개정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기업참여를 이끌어내면 주5일수업도 훨씬 풍요로워 질것입니다. 학교 현장은 열린 자세를 갖고, 기업은 핵심역량을 고려한 수준 높은 교육기부 프로그램들을 적극 개발ㆍ운영하며, 정부는 사회 분위기 조성과 제도적 여건을 마련해 나간다면, 공교육에 대한 믿음이 다시 자라나지 않겠습니까. 안=희망을 주는 리더가 새로운 트렌드라고 하던데 장관님이 그런 리더인 것 같습니다.(웃음) 모든 학생들의 어떤 재능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목표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이 존재합니다. 장관님은 입학사정관제 도입, 수능 개선 등 입시체제의 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오셨습니다. 중·고교 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 전환 방침도 발표하셨고요. 제가 늘 강조하는 것입니다만, 고등교육과 초·중등교육의 접점인 대학입시제도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고교에서 유치원까지 하부구조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입시제도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이=옳은 말씀입니다. 점수로 뽑는 방식에서 학생들의 전인적인 역량을 보고 선발한다는 입시의 레짐(regimeㆍ가치)은 어느 정도 바뀌었다고 봅니다. 내신 성취평가를 두고 1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갔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 절대평가는 1995년 결정해 준비 없이 96년 바로 시행함으로써 성적 부풀리기 등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번 성취평가제 도입은 교육과정에 따른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을 개발(‘11.9~’12.6)하고, 교사 연수도 체계적으로 실시해 2012~13년 시범운영을 거쳐 도입할 것입니다.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도입된 2009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입학사정관제를 확대 실시하고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한 2014 수능개편 등이 모두 내신 성취평가와 맞물려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회장님 지적처럼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인데, 발표 시기가 다르다보니 하나하나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는 듯합니다. 현장에서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챙기겠습니다. 안=‘긍정의 변화’를 모토로 삼고 계셔서 그런 지 항상 열린 마음으로 듣고, 유연하게 대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올해는 대입정책에 좀 더 적극적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교총이 그동안 초·중등교육에만 집중해 온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는 교총 내부에 입학처장협의회와 교수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대학교육대표자연대(가칭)를 설치하고 대학입시 정책 제안도 내놓으려 합니다. 장관님과 교과부를 더 괴롭혀 드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아닙니다.(웃음) 그런 제안이라면 얼마든지 받아서 검토하고 좋은 것은 활용해야지요. 새해 선물을 제가 교원들께 드려야 하는데 회장님께서 오히려 멋진 정책을 마련해 교과부에 주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웃음) 李 “학습연구년제 두 배로 교감 포함해 확대 적용” 安 “대학교육대표자연대 설치 입시정책 제안 활동할 것” 안=선생님들께 선물 더 주셔야지요. 연구년제 외에 더 준비하셨으리라 믿습니다. 교원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점점 다양해지는데 평가는 인색하지 않습니까. 밖에선 한국의 교사들을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라고까지 하는 데 말입니다. 사람이 힘이고 사람이 자원인 우리나라를 ‘인재대국’이라고 하지만 하루하루 현장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교사에겐 그리 실감이 나지 않는 말들입니다. 이=대통령께서도 미국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지요. 대한민국 교사는 나라 밖에서만 대접 받는 것 같다고요. 교과부 장관으로서 선생님들께 항상 죄송하지만, 그래도 교사가 힘을 내야 사람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진정 ‘인재대국’을 건설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학생들에게서 ‘긍정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열정과 역량을 선생님들이 갖으셔야 합니다. 지난 2010년인가요. 10년간 사용되었던 생물교과서의 공룡 뼈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학생들을 격려한 김지혜 선생님 사례야말로 ‘인재대국’의 교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물이라기보다는 작년 교총과 함께 이뤄낸 수석교사를 올해는 1000명 이상 선발해 확대 배치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로 발송되는 공문량 감축, 각종위원회 정비, 불필요한 업무 폐지‧이관 추진 등 행정 업무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고, 특히 공문량 감소는 시‧도교육청 평가에 반영해 실질 감축 여부를 체크할 방침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연수를 제공하되 자격 이수시간은 역량중심 표준 교육과정을 도입, 50% 감축하는 등 연수체제도 개편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 스승상 신설, 스승의 날 사제동행 콘서트 교총과 공동 추진 등을 통해 교원의 사기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안=공문 등 잡무경감은 수석교사만큼이나 오랜 교원들의 숙원입니다. 1975년부터 매년 제기되고 있는데 1회성에 그쳐왔습니다. 시‧도교육청평가에 포함을 말씀하셨는데요. 일부에선 게시판 등을 이용해 실적만 올리려는 꼼수를 부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가만 한다고 과연 잡무가 줄어들지 의문입니다. 이=올해 시‧도교육청평가에 교원 업무경감지표를 반영한 것은, 무분별한 공문 발송 억제 등 교육청 차원에서 교원 업무경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평가 및 관리체제를 구축하고자 함입니다. 평가지표에는 공문서 감축 실적 외에도 업무경감과 관련된 교사만족도 조사도 반영해 질적 평가를 병행할 예정입니다. 배점도 공문감축 실적이 1점인데 비해 교사 만족도 지표는 2점으로 비중이 더 큽니다. 아울러 시‧도교육청의 게시판 활용 실태를 살펴보고 문제가 있는 교육청은 지도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외부기관 등에서 통계자료 요청 시 교육정보공시, 교육기본통계 등에서 관리하는 정량적 항목은 학교에 공문처리가 내려가지 않도록 해 교원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안=올해는 정말 실질적 공문감축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작은 좀 어두운 주제로 했지만 뒤로 올수록 ‘긍정의 변화’가 느껴지는 대화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지요?(웃음) 장관님은 다독(多讀)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책을 통해 배우고 시대를 앞서가는 분들과 대화하면서 또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시더니, 지난 연말엔 교과부 직원들과 ‘인재대국’이라는 책도 집필하셨습니다. 책 읽을 틈도 없으실 것 같은데 대단하십니다. 융합교육이 강조되면서 독서와 교과연계 수업에 대한 교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교원들이 새해 꼭 읽어 보았으면 하는 책이 있다면, 더불어 새해 교원에게 주는 메시지로 마무리하면 어떨까요. 이=제 좌우명이 ‘세계는 도서관’이란 걸 알고 계시는군요. 전에는 딸과 함께 서점에 들러 1~2시간씩 책을 고르기도 했는데 요즘은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선생님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은 ‘인재대국’일까요.(웃음) 농담입니다. 하지만 ‘인재대국’은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교과부 정책이 일목요연하게 설명되어 있고 방향성도 알 수 있으니까 선생님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읽어서 해(害)가 되는 책은 없지 않습니까. 선생님 각자의 관심분야에 맞는 책을 많이 보시고, 그것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좋은 양분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한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해주신 선생님들 모두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립니다. 올해는 5세 누리과정이 들어오고 선취업 후진학 문화의 바탕이 되는 진로교육이 초‧중등교육에서 강화됩니다. 선생님들이 보다 창의적으로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 가실 수 있도록 교과부는 응원하고 도와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선생님들의 노력과 열정에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안='딸바보'라는 소문이 사실이시군요.(웃음) 장관님이하 교과부 모든 직원들도 지난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교원들이 정책을 잘 이해하도록 돕고, 또 현장에서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귀담아 듣는 세이공청(洗耳恭聽)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올해도 서로 잘 협력해 뿌려놓은 정책들이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학부모도 찾아가는 각별한 ‘현장’ 중심 행정 ■ 이주호 장관은 이 장관은 현장을 중시한다. 누구는 그렇지 않냐고 하겠지만 이 장관의 현장중심 행정은 유별나다. 19개월의 차관시절 100여 차례 가깝게 현장을 방문한 그는 2010년 8월 장관 취임 이후에도 유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 현장을 찾았다. 행사 때문에 지역에 내려가게 되면 학교나 연구소를 꼭 일정에 끼워 넣었다. 지난해에는 특히 제도시행 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보완할 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현장을 방문했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기도 하고 특성화고 실습 문제가 터지자, 바로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교육기부에 올인, 삼성경제연구소, 현대자동차 등 26개 기업체와 MOU를 체결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학생과 학부모 면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대학구조개혁과 등록금 등 관련 현안에 대해 대학생 대표와 호프집 등에서 세 차례에 걸쳐 만나기도 했다. 학부모는 더 자주 만났다. 주1회 정책설명회를 원칙으로 전국을 돌았으며 ‘퇴근후 열리는 아버지 학부모 포럼’ ‘직장으로 찾아가는 학부모교실’ 등을 통해 아버지 학부모들의 의견도 경청했다. ◇약력=•1961년 대구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미국 코넬대 경제학박사 •대통령직속 교육개혁위ㆍ노사관계개혁위 전문위원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교육부 교육정책심의위원 •한나라당 제5정조위원장 •17대 국회의원 •대통령직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 간사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교과부 제1차관 •교과부 장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