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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1 지루하게 펼쳐진 돌길을 하염없이 오른다.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돌들이 흙길에 뿌리를 내리고 흩어져있다. 아무렇게나 틀어박힌 돌멩이 같았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이 수월하도록 넓은 면이 위쪽으로 향해 가지런히 놓여있다. 등산로 정비사업 등을 통해 기본적으로 정리를 했겠지만 무엇보다 오랜 시간, 이 길을 지나다닌 수많은 사람들의 힘겨운 걸음걸이를 통해 다져졌으리라. 한두 명의 장인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라 몇 세대의 손을 거친, 자연과 시간이 빚은 투박한 골동품 같아 정겹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런 감상이 흐르는 땀을 식혀주지는 못했다. 이마를 타고 흐른 땀방울은 두 눈을 따갑게 찔렀고, 발부리에 걸린 노란 돌멩이 위로는 암회색의 땀방울이 가득했다. 또한 첨단의 등산복도 빨랫줄에 걸린 물먹은 수건으로 변해 버렸다. 금강굴 갈림길을 지나면서 점점 가팔라진 길은 그 강도를 높여만 갔다. 아직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도 못했는데 수통의 물은 반이나 비어버렸고 마른 숨은 더욱 거칠어졌다. 목을 축이며 한숨 돌리자 그제야 주변경관이 눈에 들어온다. 엄청난 바위 절벽이 우리 위에서 내달리고 있었고 등 뒤로는 수많은 암봉들이 군락을 이루며 능선에 박혀 있었다. 거대한 무기고를 메운 예리한 창날들처럼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막연하게 떠돌던 설악산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다. 아마도 수만 년에 걸친 자연의 침식으로 오늘의 모습을 이뤘으리라. 홍수나 산사태와 같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성된 지형과는 확연히 구별되어 보인다. 숨을 고르며 능선을 향하지만 저 위를 쳐다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무겁게 발길을 잡아끄는 오늘 일정도 그렇거니와 사선으로 구불구불 뻗어 올라간 길에 막혀 돌과 나무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리라. 능선이 가까워졌을 때,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하늘빛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한 바가지의 땀을 더 흘린 후, 걷기와 쉬기를 수십 번쯤 반복한 뒤에나 만나게 될 마등령을 생각하며 앞사람의 발자국만 무심히 뒤쫓는다. 2 사실 오늘 우리가 오를 곳은 공룡능선이다. 설악산의 척추 같은 존재로 마등령에서 신선봉까지의 5.1Km의 암릉구간을 말하는데 외설악과 내설악을 나누는 기준인 동시에 속초시와 인제군의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마치 공룡의 기괴한 등뼈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어쩌면 오각형의 등뼈가 인상 깊었던 스테고사우루스를 연상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에 공룡이라는 단어와 이미지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기에 공룡능선이라는 이름 역시 최근에야 붙여진 듯 보인다. 아무튼 마등령은 공룡능선을 타기위한 시작점이자 종점이 되는, 기준점 같은 곳으로 어찌 보면 오늘 산행의 진정한 시작은 마등령부터인 샘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이리 지쳐버렸으니 오늘 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을 지부터가 걱정이었다. 함께한 산악회 회원들에게 폐나 끼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두 달 전, 다음 산행을 설악산 공룡능선으로 잡았을 때에는 그 이름에서 오는 기대감과 함께 약간의 걱정도 있었다. ‘공룡능선은 타야 산을 탄다’고 말 할 수 있다는 한 선생님의 말에 모두가 의기투합은 했지만, 막상 일정이 잡히니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산이 갖고 있는 우직함과 성실함, 꾸준히만 오르면 어떤 산이든 오를 수 있다는 점 역시 잘 알고 있었기에 즐겁게 산행준비를 할 수 있었다. 산행 준비는 오래전에 넣어둔 배낭을 꺼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한창 산을 돌아다닐 때 준비해 둔 텐트, 침낭, 버너, 코펠과 함께 고이 포장된 체 오늘을 기다리고 있었을 배낭을 펼쳤다. 대학교 첫 산행, 지리산 첫 종주 때 샀으니까 20년은 된 녀석이다. 빛바랜 낡은 배낭이지만 그 어깨끈에는 나와 함께한 우리 산하에 대한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리라. 여기에 침낭과 쌀, 카메라, 스틱 등의 준비물을 주섬주섬 챙겨 넣고 오래전에 담가 놓은 술도 하나 찔러 넣었다. 산도 좋지만 거기서 즐기는 한 잔의 술도 빠질 수는 없는 일 아니던가. 2박3일의 일정만큼이나 40리터의 배낭도 산행의 기대로 꼭꼭 눌러 담았다. 3 부산에서 설악산에 이르는 거리였으니 어지간히 멀리도 온 샘이다. 설악동 여관촌에서 하루를 쉰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배낭을 정리했다. 어제의 숙취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터라 오늘의 기다란 산행이 조금 걱정되기도 했지만 일행의 활기찬 기합소리에 정신을 차려본다. “자, 출발 합시다.” 이어 산행대장님의 나지막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알지요? 오늘 고생 좀 할 겁니다. 해 떨어지기 전에 도착하려면 부지런히 걸어야 됩니다.” 어깨를 내려누르는 배낭의 묵직함보다 그 말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긴장된 첫발을 내딛었다. 설악동에서 비선대로 이어진 길은 신작로처럼 부드러웠다. 널찍한 길에 시원하게 뻗은 적송(소나무)들은 좌우로 도열한 체 우리를 맞이했다. 이렇게 웃으며 숨 쉴 수 있는 것도 다 이 산소탱크 덕분이리라. 산을 가득 메운 적송의 붉은 기운이 등산객의 기운을 북돋았다. 조금 더 들어가자 계곡 소리는 가까워졌고 길은 더욱 좁아졌다. 비선대를 보고자 몇 번을 올랐던 길이라 낯설지가 않았다. 십여 년의 시간은 흘렀지만 자연만큼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를 반기는 것 같다. 모두가 그대로인데 내 옷자락만 시커멓게 찌들어버린 것은 아닐까. 자연의 푸른빛으로 내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버렸으면 좋겠다. 계곡을 끼고 20여분을 더 걷자 쏴- 하는 물소리가 비선대에 도착했음을 알려왔다. 바위를 미끄러진 물줄기는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둥근 못을 만들었고, 이를 호위하듯 지켜선 장군봉과 선녀봉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언제 봐도 우람한 장군봉과 선녀봉은 설악산을 지키는 최고의 수문장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어 보였다. “여기로 계속 올라가면 천불동계곡을 거쳐 양폭산장, 대청봉까지 갑니다. 우리는 여기서 우측으로 빠져 마등령으로 올라갑니다. 준비됐지요? 여기서부터가 진짭니다. 찬찬히 올라갑시다.” 말을 끝낸 산행대장님의 말에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진다. 우리는 계곡을 건너 우측으로 뻗은 경사로를 힘차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4 마등령, 웬만한 산을 훌쩍 뛰어넘는 1200m 높이의 고개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느 정도 짐작은 했었지만 이정도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은 그 양을 가늠할 수 없었고 배낭을 짊어진 등허리는 축축함을 넘어 따뜻한 온기를 내뿜고 있었다. 깊은 심호흡으로 기운을 차려보지만 눈앞을 가로막은 돌계단은 발길을 쉬 놓아주질 않았다.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 수통마저 야속하게 느껴졌다. 비선대를 떠난 지 두 시간이 지났을까. 느려진 걸음 왼편으로는 깨어진 유리조각처럼 험상궂게 늘어선 공룡능선이 보였다. 능선을 이루는 다채로운 형상은 최면이라도 거는 듯 나를 끌어당겼다. 아름다움 속에 숨어있는, 올 테면 와보라는 식의 거만함이 절로 묻어났다. “공룡능선, 이 길을 올라 저곳에 가야한다!” 몇 번을 중얼거렸는지 모르겠다. 눈앞에 펼쳐진 마법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주문을 외우는 주술사라도 된 것 같았다. 문득 능선을 올려다보자 울창한 수목 사이로 하늘빛이 보였다. 이는 급한 산사면을 거의 다 올라왔다는 의미인 동시에 지금부터는 조금 수월한 능선 길을 걷는다는 것이리라. 긴 심호흡과 함께 발걸음도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설악산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죽어도 준치라 하지 않던가. 한고비를 넘었다고 해서 모든 길이 수월해질 수는 없는 법. 급한 불은 한풀 꺾었다지만 진대봉을 돌아 산 허리를 타는 길 역시 만만치 않았다. 다리에 쌓인 피곤과 층층이 쌓인 허기는 내 발걸음은 더욱 잡아끌었다. 한참을 걷자 저만치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지도에 표시된 샘물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여느 오아시스보다 반갑게 다가왔다. 돌 사이를 흐르는 크지 않은 물줄기는 우리의 갈증과 땀을 식히기에는 충분했다. 여기서 시작된 몇 방울의 물이 모여 시내, 계곡, 바다를 이루리라. 소소한 일상의 위대함이랄까.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는 물방울이 모여 산을 찾는 이들의 목을 축이고, 백두대간의 수목을 우거지게 한다. 그리고 바다로 흘러 우리 생명의 근원을 이루었다. 나에게 흘러든 생명수는 전신을 흐르며 세포를 일깨웠다. 걷고 쉬기를 반복하며 기나긴 걸음을 옮긴다. 늦은 걸음 때문인지 앞서 간 일행도 보이질 않고 길과 나무들만이 내 주위를 맴돌 뿐이다. 이곳에 홀로 남겨진 것처럼 홀가분하고 여유롭다. 깊은 심호흡으로 설악산은 모두 내차지가 된다. 산허리로 뻗은 철재계단을 오르며 얼마쯤 쉬고 있는 사이, 저 위의 선두는 이미 마등령에 도착한 것 같았다. 마지막 힘을 지그재그로 꼬인 계단에 모아본다. 잭이 콩나무를 타고 오르듯 신중한 걸음을 옮겼다. 오를 때는 얼마 되어 보이지 않던 계단도 뒤를 내려다보자 아찔하게 다가왔다. 차가운 난간을 움켜쥔 손아귀에 마지막 힘을 불어넣는다. 넷, 셋, 둘, 하나, 마지막 계단을 오르자 수풀에 가려있던 하늘빛이 일순간에 쏟아진다. 계곡을 휘감으며 올라온 산바람 역시 뜨거워진 땀방울을 식혀준다. 마등령, 너무 가팔라 산턱을 어루만지며 올라야 된다는 마등령에 섰다. 비대해진 몸과 땀에 쩔은 배낭을 지탱하느라 뻣뻣해진 다리를 이끌며, 목구멍으로 넘어올 것 같은 심장박동을 진정시키며 그곳에 올랐다. 저 멀리로는 한낮의 대기에 탈색된 연푸른색 대청봉이 보인다. 좌우로 넓게 펼쳐진 백두대간의 능선은 고개를 들고 하늘로 비상하는 봉황처럼 웅장하다. 그 밑으로는 주식차트의 꺾은선그래프 같은 공룡능선이 날을 세우며 달려온다. 설악산의 안과 밖을 나누며 촘촘히 박혀있다. 하지만,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다. 이곳 마등령은 한 고개로서의 의미보다 공룡능선의 시작점이라는 의미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물론 오늘의 땀과 노력이 헛수고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단지 공룡능선에 오르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앞으로도 어려움은 많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잘 해 내리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길을 나서자. 뒤로 보이는 풍경만이 모두가 아니듯 더 높은 곳을 찾아, 더 먼 곳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길을 떠나자. 스테고사우루스의 등뼈를 따라 설악산을 올라보자. 아직 갈 길은 멀다지만 새로운 출발선에 서자 힘이 솟구친다. 모든 길에는 마침표가 있겠지만 거기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 있었기에, 다시 길을 나선다.
'돈키호테'라고 하면 어린 날에 봤던 만화영화(1983, KBS) 돈키호테가 떠오른다. "달려라 달려 돈키호테~ 정의의 기사 돈키호테~" 하는 후렴구가 생각나는 이 만화에서 늙어빠진 로시난테를 타고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또한 학창시절에 읽은 돈키호테도 기억난다. 독서에 별 관심이 없었던 내가 책 읽기에 관심을 붙여볼 요랑으로 구입해 읽은 책이었는데 수월하게 넘어갔다는 것 외에는 별로 기억나진 않는다. 아무튼 돈키호테에 대한 기억은 기괴하고 무모한 모험담을 그린 코미디의 모습으로 다가왔으며 누구나 쉽게 재미나게 읽을 만한 청소년용 도서라는 인상으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책을 읽으면서 돈키호테와 세르반테스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훨씬 의미 있고 값어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완역본이라는 이름을 달고 시공사에서 나온 돈키호테를 발견하게 되었고, 내가 놓쳐버렸던 그 무엇을 찾아보기 위해 구입했었다. 그러나 생각처럼 쉬 손이 가지는 않았다. 7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함에다 빈약할 것 같은 내용 때문에 읽기를 미뤄 왔었다. 그러다 며칠간 병원에 입원해야 할 일이 생겨, 넘쳐나는 시간을 어찌해볼 요량으로 꺼내들게 되었다. 돈키호테는 대부분 알고있다시피 기사소설에 광적으로 집착한 노인의 모험담이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돈키호테 데 라만차'라 정하고 늙고 병든 자신을 말을 '로시난테'라 명한 후 길을 떠난다. 아 잠깐, 그리고 기사 이야기의 빠질 수 없는 것이 사랑하는 여인이 아니던가. 돈키호테는 자신의 연모 대상으로 '둘시네아 델 토보소'라는 가상의 여인을 만들어냈고 그녀를 향한 뜨거운(?) 마음으로 시종, '산초 판사'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기사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힌 돈키호테는 풍차를 괴물로 여기고 돌진하는가하면(1부), 상사병으로 죽은 그리소스토모의 장례식에 참석한다(2부). 양떼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기도 하고(3부), 형벌을 받기위해 끌려가는 죄수를 풀어준다(3부). 그리고 결혼을 미끼로 도로테아를 능욕한, 카르데니오의 연인(루시아)을 가로챈 돈페르난도르를 응징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리고 이들과의 얽히고설킨 인연은 돈키호테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려는 신부와 이발사와 함께 돈키호테의 중심 이야기로 등장한다(4부). 특히 4부에 포함된 두 편의 액자소설이 인상 깊다. 한편의 일종의 기사소설로 아내의 정절을 시험하고 싶은 남편과 이를 통해 친구의 부인을 사랑하게 되는 내용으로 중세판 '사랑과 전쟁'을 연상케했다. 이는 희극적으로 진행되는 돈키호테에 사랑이라는 무게감을 실어주는 듯 했다. 나머지 한편은 기독교로 개종한 무어 여인(소라이다)이 그곳에 갇힌 죄수를 따라 기독교 국가로 망명한다는, 조금은 정치적인 내용으로 노예생활과 포로생활을 했다는 세르반테스의 경험이 녹아있어 더욱 사실적으로 보였다. 어쩌면 비현실적인 돈키호테에게 현실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았다. 문득 이상에만 집착하는 돈키호테보다 현실적인 욕구에 주목하는 산초 판사가 더 현명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꿈속을 헤매는 돈키호테를 욕하기에 앞서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를 되돌아볼 일이다. 오늘의 일 보다는 내일의 일에, 착실한 노력보다는 대박의 요행을, 자신의 책임보다는 남과 비교되는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돈키호테라는 광인을 사이에 두고 암묵적으로 벌이는 집단행동은 오늘날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왕따와 닮아있어 조금 씁쓸했다. 돈키호테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를 대상으로 한 '짜고 치는 고스톱'은 세상물정 모르는 외톨이를 더욱 고립시켜 버렸다. 하지만 앞으로의 우리사회는 배척보다는 포용을 통해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편 세상물정 어두운 노인네의 '수난사'를 통해 기독교적 세계관도 엿보게 된다.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러 온 예수와 이를 못미더워 한 세상 사람들, 결국 그토록 변화시키고자 했던 세상 사람들에게 수난을 당하는 예수처럼 말이다. 그래서일까 형편없이 망가지고 상처받은 그의 모습에서 경건함마저 느끼게 된다. 어쩌면 그가 당하는 수모보다도 이 후에 벌어지는 오뚝이 같은 끈질김에 경탄을 보내는지도 모르겠다. 돈키호테와 인간, 예수의 형상이 겹쳐지자 세상을 이끈 여러 인물들이 차차로 겹쳐진다. 잔다르크, 징기스탄, 진시황, 히틀러, 간디, 이순신, 김구... 영웅이나 투사, 독재자라는 타이틀을 떠나 인간 무리를 이끈 '영웅'임에는 틀림없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들은 세상과의 힘겨운 싸움을 끊임없이 벌이지 않았던가. 어쩌면 돈키호테는 세상 속을 살다간 영웅들을 위한 헌사가 아닐까싶다. 비록 과장되고 희극적일 망정 자신의 이상을 위해 끝까지 투쟁했으니 말이다. 무엇이 돈키호테를 저토록 무모하게 만들었을까? 물론 기사소설에 광적으로 집착한 그에게 첫 번째 원인이 있겠지만 그의 힘과 공상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던 사회도 책임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사회의 돈키호테들에 대처하고 있는가? 다수의 의견과 다르거나 독특한 외모로 인해서, 돈이나 명예, 신체와 정신의 결함여부에 따라 이들을 돈키호테로 몰아세워 왕따 시키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본다. 돈키호테는 결국 미쳐버린 사회를 대변하는 거울일 수도 있겠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편력 기사가 되고부터 용감하고 공손하고 민첩하고 예의바르고 너그럽고 정중하고 대담하고 정답고 인내심 있으며, 고생도 속박도 마법에도 굴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소. 비록 얼마 전부터 광인으로 취급받아 우리에 갇혀 있기는 하지만, 내 생각에 용기를 내어 하늘이 돕고 운명이 나를 저버리지 않는다면, 나는 근시일 내에 어느 왕국의 왕이 되어 그곳에서 이 가슴 속에 숨겨진 감사함과 관대함을 펼치게 될 것이오." (p688) 돈키호테는 미쳤다. 하지만 그의 이상에는 언제나 '감사함과 관대함'이 있었다. 우리가 이해타산을 따지며 멈칫할 동안에 그는 이웃을 위해 용감하게 돌진했다. 돈키호테는 자신의 상처는 돌보지 않고 불의를 향해 뛰어든 용감한 전사였던 것이다!
13일 진위 중.고교(교장권혁우)에서 계란꾸미기 대회가 있었다.
충남 서산 서령고가 사서 도우미제도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2명의 사서 도우미분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서가정리와 각종 잡무를 돕게 된다. 사실 학부모님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바로 도서관이 아닌가 한다. 쉬는 시간마다 여기저기 어질러놓은 책과 책상들을 사서 도우미가 정리해준다면 수업에 바쁜 교사들의 일손을 많이 덜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서 도우미로 참가한 1학년 허유선 학생의어머니 장정아 님은 "학교 문턱이 높게만 여겨져 자주 찾아오지 못하곤 했는데, 도서관 일을 도와주면서 감사의 인사까지 받게 되니 무척 기쁘고 보람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번 사서 도우미제도의 시작으로 학교의 주체를 교사와 학생으로 한정짓지 않고 학부모님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원 칠보초, 학교교육과정 및 학부모회 운영 설명회 개최 칠보초(교장 양원기) 에서는 10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교 교육과정 및 학부모회 운영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이는 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전체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부모회를 통해 학교 교육의 참여 기회를 마련하여 학부모의 교육관심을 증진시키기 위함이었다. 이 행사는 학부모들을 교육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이에 동참하는 학부모님들을 지향한다는 의지를 잘 보여주었다. 가정에서도 학교교육이 잘 연계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사항들, 나이스(neis) 대국민 서비스 활용 방안, 다높이 사이버 학습의 활성화, 개인현장체험학습 신청 방법,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처법등 전반적인 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소개 및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학부모회 (독서 동아리회, 마미캅, 녹색 어머니회, 아빠랑 놀자, 급식 모니터링) 발대식도 시행되었다. 식 중 순서로는 학부모회의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순서에는 각 학부모회 대표 학부모님 (운영 위원회 대표 이명숙, 녹색 어머니 대표 이현숙, 마미캅 대표 김상현, 독서 동아리회 대표 윤연희, 아빠랑 놀자 대표 이장용 학부모)들이 직접 단에 서서 금학년도 학부모회 운영 방향에 대해 소개하셨다. 학부모회를 이끄는 주체는 학부모들이니만큼 교직원이 아닌 대표 학부모님들의 직접적인 설명회는 다른 학부모님들의 마음에 더 큰 열정의 불씨를 심어준 듯하다. 실제로 이 날 EBS 방송에서는 칠보초등학교의 활성화된 학부모회 운영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가기도 하였다. 이 날 학부모회 담당인 정은영 교사는 “ 비가 오는 가운데도 많은 학부모님이 참여하시고 위촉장 수여 및 학부모 연수, 각 부서별 협의까지 이루어지면서 행복한 교육을 위한 칠보초등학교를 만들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 고 말했다.칠보초의 학생의 바른 교육을 향한 학부모들의 목소리와 교직원들의 목소리가 화합하여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데 좋은 자양분이 되길 기대한다.
'2012일본 해외체험단 모집' 한국환경교육협회(회장 이진종)는 18명의 청소년들을 선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녹색성장 인재양성을 위한 해외 체험프로그램'이라는 주제로 일본의 친환경도시 미나마타로 해외 테마체험을 떠난다. 체험단은 3박 4일의 일정으로 환경도시인일본 ‘미나마타’를 방문하여 우수 환경·생태시설 견학, 신재생에너지 활용 시설 탐방 및 조사활동, 독일 현지 청소년들과 지구온난화 확산 방지를 위한 토론 및 교류 활동 등을 실시할 예정이며, 방문 후에는 환경교육협회장 명의의 청소년 해외활동 참가확인서를 발급받게 된다. 참가신청기한은 6월 29일까지이며, 신청방법은 사단법인 한국환경교육협회 홈페이지(www.greenvi.or.kr)의 공지사항에서 안내문을 참조하면 된다.
학교폭력예방 등 학생생활지도를 위해 단위학교 자율 학칙제정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한국교총의 줄기찬 주장이 결실을 맺었다. 학교규칙(학칙)에 학생의 두발·복장은 물론 휴대전화 사용 여부 등 학생 생활에 관한 세부 사항을 명시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1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기 때문이다. 조례보다 상위인 법률에서 두발과 소지품을 학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정했으므로 학생인권조례는 사실상 사문화됐다. 이번에 통과한 시행령(9조1항)에는 학칙에 의무적으로 기재할 내용으로 △학생의 두발·복장 등 용모 △교육목적상 필요한 학생의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에 관한 사항이 추가됐다. 또 학칙을 개정할 때 ‘학생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조항을 ‘학생 학부모 교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로 바꿨다. 교육감의 학칙 인가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이 2월 국회에서 통과된 데 이어 학칙의 구체적 사항을 명시한 시행령까지 나오면서 학생인권조례는 효력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교장은 자율적으로 진보교육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두발과 복장을 규제하고 휴대전화 소지를 제한하는 식으로 학칙을 정할 수 있게 됐다. 교과부는 “서울 경기 광주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에서 학칙으로도 두발 복장 등의 생활규칙을 정할 수 없게 만든 부분은 시행령 위반”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단위학교 생활규칙 제정 근거와 기재사항을 구체화하고 학칙 제·개정 시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원 등 모든 교육주체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모형"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교총은 단위학교의 자율적 학칙제정권을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정부 교섭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안양옥 교총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일부 진보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 등을 통해 학교의 생활지도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학교의 학칙제정 자율권을 주장했다. 지난해 7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필두로 교총은 12월부터는 학생인권조례 저지 범국민연대를 결성, 교과부․서울시교육청 등지에서 수차례 항의 집회를 진행하고 서울시의회 등에 수차례 청원서와 공개서한을 전달하는 등 한층 본격적인 대정부 활동을 전개했다. 이번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시에도 학생생활규칙 제정의 근거와 기재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해달라는 의견서를 교과부에 전달, 반영되도록 노력했다. 한편 교총은 이번 개정안에 '교육벌(간접체벌 포함) 허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교총은 "다수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수권 보호를 위한 '학생지도 방법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교육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시행령 개정에 따라 학교가 학칙을 정비하도록 안내하는 한편 이달 ‘학칙 및 학교생활협약 운영 매뉴얼’을 배포할 예정이다. 또 교과부에 ‘학생자치과’를 신설해 학생 자치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입시는 점수에 따라 한줄 세우기 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입상담센터는 학생의 적성, 꿈, 목표 등을 함께 고려하며 ‘진로-진학’이 하나로 연계되는 상담 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14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2012 대입상담교사단 발대식’에서 만난 대교협 대입상담센터 안연근 교사(서울 잠실여고․51․사진)는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안 교사는 이날 ‘2013학년도 대학입학전형 특징과 지원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한편 370명의 상담교사에게 배포된 ‘대학입학상담 100문 100답 FAQ’ 책자도 직접 엮었다. 안 교사는 2013학년도 수능의 가장 큰 변화로 ▲충원합격자는 입학을 거부했어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고 ▲수험번호 부여 기준으로 수시 지원이 6회로 제한되며 ▲입학사정관전형이 대폭 늘고 논술고사가 줄어든 것 등을 큰 흐름으로 설명했다. 사교육에 비해 대입상담센터는 어떤 강점을 갖고 있을까. 안 교사는 ‘자료의 양과 정확성’을 강조했다. 상담센터에는 지금까지 전국 고교별 수능 점수에 대한 합격․불합격 자료가 약 15만 건이 수집돼 있으며 전형에 대한 최신 정보도 있어 학원 보다 양질의 상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 교사는 2001년 진학계에 뛰어들어 지난해 9월부터 대입상담센터 파견 근무를 시작했다. 자료개발과 대입설명회 업무를 맡으며 진학상담도 하고 있는 그는 “재외국민이나 농․어촌 지역 학생들, 검정고시, 대안학교 출신 등 입시정보에서 소외된 학생들에게 전화가 오면 더 반갑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따른 입시 전략을 세우는 학생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늘 보람된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녀의 지역, 계열, 성별 등 최소한의 정보도 주지 않은 채 몇 점이면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냐며 다짜고짜 질문하거나, 학원 교사들이 학부모인 양 전화해서 대교협의 진학정보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 안 교사는 “현재는 7:3의 비율로 학부모의 전화가 많은데, 학생들 전화를 더 받고 싶다”며 “본인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정시모집철의 경우 9시 이후까지 상담전화를 받기도 하는데 모두 퇴근한 교무실에 혼자 불을 켜고 있으면 학교에서 싫어하는 부분도 없지 않고, 다른 교사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안 교사는 “부산‧인천교육청처럼 지역별로 상담할 수 있는 전용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교사들끼리 팀을 짜고 순번을 정해 교육청 등의 장소에서 상담하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직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 입시정보에 의존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안 교사는 “대입상담센터를 통해 진학에 대한 시야를 넓혀 많은 학생․학부모가 믿고 따를 수 있는 공교육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상담을 원하는 학생은 대교협 대입상담센터(1600-1615)로 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10시까지 전화하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14일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개막전이 열린 건대부고 운동장에는 29명의 가락고 선수들보다 더 바쁜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서울 가락고 여자 축구팀 ‘발모아’의 이정미(42·체육·사진) 지도교사다. 그는 “서로 말을 많이 해야지. 실수해도 잘했다고 격려하고 잘했을 때는 더 칭찬해주자 알았지?”하고 팀을 독려하는 가하면 어느새 학생 한명 한명의 컨디션을 확인하며 용기를 북돋아 줬다. 직접 선크림과 연고를 들고 다니며 일일이 발라줄 정도로 학생들에게 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여학생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에너지를 쏟아낼 곳이 거의 없어요. 축구를 과격한 운동이라고 하지만 오른발, 왼발, 상·하체를 함께 쓰는 전신운동인데다 팀워크가 중요해 여학생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운동이죠. 여자축구팀은 7개 팀 뿐인데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대학시절 축구의 매력에 빠진 이 교사는 송파구 여성축구단의 주전 미드필더이자 13년 차 아마추어 축구선수다. 지난해 5월 학교스포츠클럽으로 가락고에 발모아를 만들어 4개월 만에 서울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우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운동하는 학생들은 공부도 못하고 학교생활에도 관심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희 아이들은 그런 선입견을 깼어요. 좋아서 축구를 하는 만큼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바뀌고 자발적으로 교칙을 잘 지키는 등 인성교육 효과도 거두고 있죠. 또 체력도 좋아지고 성적도 올랐습니다. 발모아팀 학생들끼리 모여 스스로 공부하고 스포츠 영자 신문을 만들만큼 열성적이에요. 오히려 학교 선생님들이 이제는 발모아 팀이라고 하면 ‘무엇이든 열심히, 최고로 잘하는 아이’로 봐주실 정도죠.” 축구를 ‘잘하는’ 아이들이 아닌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인 것도 발모아팀의 특징이다. 직접 선수로 뛰지 않아도 축구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 학생들은 발모아팀과 함께 활동하며 자신의 희망에 따라 홍보팀, 응원팀 등의 임무를 맡는다. “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생겨서 좋습니다. 학교의 체육·스포츠가 운동을 잘하는 학생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주말과 방과 후에 운동하는 학생들로, 구경 온 가족들로 가득 차는 운동장을 만들어 보는 것이 제 꿈입니다.”
“축구를 시작하고 체력과 집중력이 좋아졌어요. 또 토요일만큼은 공부에서 벗어나 땀 흘릴 수 있고 경기를 통해서 다른 학교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웃음)”(조아라 서울 가락고 발모아팀 선수) ‘2012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서울지역 축구 개막식’이 열린 14일 서울 건대부속고(교장 이군천) 인조 잔디운동장에는 200여명의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야말로 학생들의 축제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개막전 경기를 치른 서울 가락고와 건대부고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강재균 건대부고 학생회장이 사회를, 김경수·배범호 광문고 방송반 학생들이 해설을 맡았고 학생들의 환호 속에 서울 관광고 난타팀, 보인고 치어리딩팀이 축하공연을 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우고 축구를 즐긴 학생들도 리그전의 숨은 주역이었다. 배범호(18·3학년) 광문고 학생은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첫 리그전 해설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오늘을 고대하며 재미있는 해설을 하기 위해 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개그 소재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영주(16·1학년) 건대부고 학생은 “선수로 뛰는 것은 자신 없지만 평소 축구를 좋아해 보러왔다”며 “고교는 공부만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리그전을 보니 치열한 경쟁보다 축구를 즐기며 경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개막전에 앞서 치러진 연예인 축구팀 ‘FC 리베로’(단장 서경석)와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은 배선영(16·2학년) 가락고 학생은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데 리그전이 생겨서 반갑다”며 “리그전 활성화로 전국에 여자 축구팀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가락고 유화정(16·1학년) 학생 아버지 유정하(47) 씨는 “친선경기 후반전에 딸과 함께 선수로 경기를 뛰었는데 이런 기회가 처음이라 떨리면서도 재미있었다”며 “특히 평소에는 서로 바쁜 아이와 가족들이 주말 마다 함께 나올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주5일제수업에 맞춰 매 주말 개최되는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주중 학업부담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발산하면 리더십, 스포츠맨십은 물론 학교폭력에서도 멀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은 “스포츠 활동 참여 기회를 획기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학생들은 사회성, 도덕성, 인간관계 개선, 스트레스 해소 등 인성교육과 함께 스포츠의 순기능적 가치를 배우게 된다”며 “성인 팀과도 다양한 친선경기를 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추진, 리그전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학교 체육 확대를 통한 학교폭력 근절 못지않게 스포츠 관람문화 확산도 중요하다”며 “응원과 관람을 통해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다지는 함께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학교 스포츠 관람(응원문화)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5월 중 대한체육회와 업무협약을 체결, 관람비 할인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는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 참여 확대를 위해 올해 처음 열리는 대회로 엘리트 선수를 제외한 일반 학생이 참여하는 스포츠리그다. 학생들이 주거 인근 지역에서 상시 참여할 수 있도록 토너먼트 방식의 교육지원청 대회를 리그전으로 개선해 토요스포츠데이와 연계 운영하도록 했다. 2011년 10개 종목에서 올해 넷볼, 댄스스포츠, 창작 댄스 등 팀 스포츠 중심의 여학생 선호 종목을 추가해 35개 종목으로 확대됐다. 178개 교육지원청에서 총 890개 리그 대회가 열릴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선발된 팀이 16개 시·도교육청 대회를 거쳐 오는 10~12월경 종목별로 전국 대회를 치른다. 전국에서 7120팀이 참가해 총 4만9840경기가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건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인조잔디 구장에서 열린 '2012 학교스포츠클럽 리그 개막식'에 참석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연예인들로 구성된 FC리베로 축구단(단장 서경석)과 가락고등학교 학생들이 친선경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행사장은 우리 팀 상대 팀 할 것 없이 모두가 흥겹게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경기콘텐츠진흥원과 대성그룹은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내 4개 초등교에서 남북분단 현실을 다룬 사회이슈 게임 ‘나누별이야기’를 활용한 생태‧평화교육 시범수업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능성교육을 통한 게임(GIE: Games in Education) 방식으로 초등 4~6학년을 대상으로 총 12차시 교육과정 중 선택형 단원으로 편성할 수 있다. 대성홀딩스 교육콘텐츠사업부 김미영 실장은 “사회문제를 게임으로 다뤄 학생들의 참여 동기를 높인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특히 학교폭력근절 문화를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 나가도록 게임 속 갈등 상황을 실생활과 연계해 지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5일 군포 둔전초(교장 송인자)에서 열린 시범수업 장면. 원하는 학교에는 무료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문의=(02)3498-2343
광주교육대학교(총장 박남기)가 예비교사들의 실무능력 강화를 위해 이달부터 현장교사-예비교사 멘토링제를 실시한다. 현장교사-예비교사 멘토링제는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에 전문성을 지닌 현장교사가 예비교사에게 수업과 인성지도 전반을 전수하는 실무 중심 통합교육 프로그램으로 4월~7월, 9월~12월 학기 중에 실시된다. 이번 학기는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을 통해 자발적 참여의사를 밝힌 초등교사 124명과 광주교대 3학년 학생 155명이 멘토-멘티가 되어 온·오프라인으로 교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차후 1·2학년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교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교사들이 멘토 교사 수업참관, 초등학생 면담실습 등의 활동을 하며 학습지도, 생활지도, 학급경영 방법 등을 실질적으로 전수받을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멘토로 참가하는 정미란 광주계림초 교사는 "예비교사를 만나봐야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겠지만 우선 영어수업 방법을 중점적으로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남 곡성중앙초 유태욱 교사는 "학생과 교감하는 방법에 대해 가장 많이 토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멘티로 신청한 이강문 학생(실과교육과 3학년)은 "교과목 교육 실제와 초등학생 생활지도 방법을 배우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는 주대창 광주교대 초등교육연구원장은 "예비교사들이 교육현장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현장교사를 만나 교류함으로써 얻게 될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며 "현장과 대학교육을 통합시키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은 "교사는 고도의 현장전문성이 필요한 전문직임에도 그동안 교육방식은 지나치게 이론수업 중심이었다"면서 "멘토링제가 현장 수요에 맞는 예비교사 육성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한국교총(회장 안양옥)과 서울교총(회장 이준순)이 17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교육감직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동오)는 17일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지방교육자치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곽 교육감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곽 교육감은 교육감 직을 잃게 된다. 하지만 법원이 곽 교육감의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아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교육감 직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교총과 서울교총은 이에 대해 “모든 일은 결국 바른 길로 돌아온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을 우리 사회에 다시 일깨워주고 국민법감정을 상당부분 반영한 판결”이라며 “교육수장으로서 도덕적 권위에 이어 법적 권위마저 상실된 만큼 깨끗이 사퇴하는 것이 순리다”라고 강조했다. 또 “법정구속은 이뤄지지 않아 교육감 직이 유지됐으나 교육행정공백과 학생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감안할 때 자리에 연연하고 재판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자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했다. 교총은 아울러 “학생인권조례강행, 고교 선택제 폐기, 혁신학교 확대 등 곽 교육감이 추진했던 교육정책을 대못박기 식으로 강행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며 “교육행정 책임성 소재가 약화될 뿐 아니라 학교현장의 혼란과 갈등이 양산되는 만큼 대법원 판결까지 자중과 근신의 자세가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한편 자유교육연합·바른교육전국연합·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도이날 성명을 내고 “실형 선고를 받은 곽 교육감은 서울시 교육을 위해 사욕을 버리고 교육감 직을 사퇴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법정구속은 되지 않아 대법원 판결 때까지 교육감 직은 유지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동오)는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지방교육자치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곽 교육감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상고심에서 곽 교육감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곽 교육감은 불구속상태로 대법원 재판까지 받을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조두연 부사장 초청 특강 충남 서산 서령고는16일 두산인프라코어 조두연 부사장을 초청, '청소년들이여, 꿈을 엔지니어링하라'는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1, 2학년 학생 665명을 대상으로 송파수련관에서 실시된 이번 특강에서 조두연 부사장은 "고교시절은 미래에 대해 가장 고민스러운 시기인데, 이럴 때일수록 꿈을 포기하지 말고 꿈을 엔지니어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특강은 한국공학한림원에서 지원해주는 것으로 특강과 관련된 일체의 비용은 모두 한국공학한림원에서 제공한다. 강연이 끝난 후 조두연 회장은 우리학교 도서관에 100만원 상당의 이공계 및 과학도서를 기증했다. 조두연 회장의 특강은 오는 9월 말까지 서울 경성고를 비롯하여 전국 26곳의 명문 고교에서 계속진행될 예정이다.
16일 진위중(교장 권혁우)밀알관에서 자원봉사 순회교육(강사: 김영분 - 평택시 자원봉사센터) 이 있었다. 강사는 ppt 자료를 통해 강의 매너및 자원봉사의 정의와 특성(자발성, 무보수성, 공익성, 지속성)에 대해 설명하며, 봉사의 성격유형으로 환경시설 보전활동(거리 청소, 공공이용시설, 문화유적정화), 지도활동(전문컨설팅등) 지역사회개발활동, (행사안내 도움) 일손돕기 활동(복지시설, 농어촌봉사등) 위문활동, 자선구호활동, 캠페인 활동 등이 있다고 한다. 자원봉사센터 사업을 소개하며, 자원봉사시 주의사항으로 자원봉사는 "함께하는 활동"이며, "계획실천성찰. 반성의 단계"를 거치며,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나누어 줌으로써, 고난속에서 희망을 주고, 남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이 전해져, 누군가의 꿈을 이루게 질 때, 이러한 실천은 세상을 밝아지게 한다."고 한다.
2012년 14일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원 45명은제207차 우리문화유산답사기행으로 경남 남해 팔백리 첫번째 기행지 호구산 용문사를 찾았다. 용문사에 들어서니 주지 성전스님이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용문사 7세기경부터 신라 불교는 자장, 원측 등 고승들에 의해 불교가 왕성하게 퍼져 나갔다. 남해는 신라 10승의 한사람인 윈효대사가 남해 보광산에 보광사를 짓고 최초로 포교하였다고 전한다. 구전에 의하면, 원효대사가 신라 문무왕 또는 신문왕조에 남해의 영산인 보광산(현, 금산)에 보광사(普光寺)를 세우고 그 이후(670 - 700년대이후) 망운산 남쪽 인 서면 연죽리에 연죽사를 세웠다. 이 연죽사는 신종5년(1202)에 진각국사 혜심에 의해 고현면 대곡리 망운산 아래로 이건되어 영장사(靈藏寺)라 하였다. 이 영장사가 임진왜란때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었다가 100년 후인 인조15년(1637)에 승 계원이 현 위치에 이건 중수하여 화방사라 하였다. 용문사는 보광사에 속했던 암자였고 보광사가 없어지면서 용문사에 합사하였다고 전하며, 보리암 역시 암자였다고 전하고 있다.남해에는 보리암과 용문사, 화방사를 비롯하여 고현면의 망덕사, 관음사, 선원사, 계사, 빈대절터. 서면의 둥구나무절, 빈대절터. 이동면의 와가리절. 남면의 운암사. 삼동면의 난화방절, 학서나무절, 두룸박골절, 고은사. 창선면의 큰골절, 큰절, 성명암 등 많은 절이 있어 예로부터 찬란한 불교 문화의 꽃을 피웠으나 지금은 그 절들이 모두 없어지고 절터들만 황량하게 남아 있다. 용문사는 남해군 이동면 용소마을 뒤산 호구산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게 큰 가람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아담하면서 사찰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신라 고찰이다. 용문사의 유래는 원효대사가 금산을 찾아와 보광사를 짓고 산 이름도 보광사라 하였다. 그리고 현 용문사에 첨성각을 세웠는데 유교가 성하던 현종원년(1660)에 남해현의 유림이 절의 입구가 향교와 면대한다하여 다른 데로 옮기라 하므로 백월당 대사가 남쪽에 있는 용소 위에 터를 정하고 용문이라 정한 다음 사찰명을 용문사라 하였다. 한문으로 현판되어 있는 "龍門寺 建記"를 해석하여 보자 『용문사는 옛 보광사라 금산 보광동에 소재하였으니 지금의 동쪽산 기슭이 곧 그 곳이다. 현종조 경자년(1660)에 현내의 유관(儒冠)들이 절의 문과 향교가 상대한다하여 이건하라 하므로 사찰을 옮기니 이 절에 백월당(白月堂) 대사가 옛터(보광사)에서 나와 호구산 남쪽에 이건하고 용문사라 이름하니 동문에 용연이 자리하고 있었다. 조선 영조47년(1771)에 삭탈관직 당하고 남해로 유배온 유의양(柳義養)이는 남해문견록을 기행문체로 저술하였다. 용문사와 관련되는 부분을 살펴 보기로 하겠다. 『ㅡㅡㅡㅡ금산 서쪽 편을 바라보니, 용문사가 있으니, 큰 절이었다. 나는 보통 때에는 절 구경을 무미히 여겨 왔었으나, 용문사 도국이 매우 좋아 보이기에, 잠깐 절 구경을 하려노라. 하고, 그리로 가서 산세와 골짜기의 경치 좋은 곳을 살펴보니, 사면으로 바위 벼랑이 높고 험하여 완연한 성첩이 이루어져 한 곳도 허한 데가 없고, 그 속에 큰 샘까지 있어서 큰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아니합니다. 하고, 골짜기 어구에 십여간 너비나 터져 있으니, 짐짓 산성을 만들음직한 땅이었다. 산성을 만들려 하여도 산 위에는 저절로 생긴 성첩이 있고, 수구 십여간을 잠깐 막아 쌓았으면, 옛 사람이 이른바, "한 사람이 문을 막았으면 일만 사람이 열지 못할 땅"이었다. 성을 쌓고 창고를 지어 곡식을 저축하여 두었다가 완급에 충무공 같은 이를 맡겨 두었으면, 물에 나가서 싸우고 성에 들어와 지키면 해방 형편이 과연 좋아 뵈되, 근래 사람들이 이런 데에 염려함이 적으니, 이를 보았느냐, 일컬어 말할 곳이 없고, 실제로 관련이 없어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허술히 넘기는 선비의 말을 누가 채용하리요?ㅡㅡ』 사계절 어느 때 가릴 것 없이 찾아가도 사찰 주위의 자연 풍경과 사찰이 반겨 주지만, 특히 여름철이면 호구산에서 내려오는 계곡 물을 따라 오르면 입구에서 목장승이 첫 번째로 반겨준다. 재잘대는 물소리를 따라 걸어가노라면 일주문까지는 단숨에 오를 수 있다. 남해 3대 사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용문사! 찾는 이들은 날이 갈수록 길을 비좁게 한다. ●[생명의 窓] 나를 버리는 즐거움/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매화가 피었다. 겨우내 없던 매화가 봄이 오는 기척이 오자 꽃이 되어 조용히 얼굴을 내밀었다. 이 꽃은 어디서 온 것일까. 꽃을 보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주인이 종에게 겨울날 복사꽃이 보고 싶다고 꽃을 찾아오라고 했다. 종은 복사꽃을 찾아 겨울 들녘을 열심히 헤맸지만 꽃을 찾지 못했다. 빈손으로 돌아온 종을 향해 주인은 꾸짖듯이 나무랐다. “이놈아. 봄이 되면 꽃이 있지 않으냐. 이 겨울에도 어딘가에 꽃이 있으니까 봄이면 꽃이 있는 것이지, 없던 꽃이 하늘에서 떨어졌단 말이냐.” 주인의 말이 그럴듯하다. 어리숙한 종은 주인의 말에 대답도 못 하고 그냥 안절부절못할 뿐이었다. 꽃은 과연 어디에 있다가 온 것인가. 주인도, 종도 모두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만 천착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꽃이 없는 겨울에도 꽃은 어딘가에 피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겨울이면 꽃이 사라지고 봄이 오면 꽃이 핀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인연이고 이것이 존재의 참모습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도 ‘내’가 있다고 굳게 믿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인연을 따라 왔다가 인연을 따라 사라져갈 뿐이다. 꽃이 인연을 따라 피어나듯 우리도 인연을 따라 존재하는 꽃과 같은 존재일 뿐이다. 꽃이 한 철을 피면 또 지듯이 우리 역시 한 생을 살면 생의 시간을 떠나야 한다. 인연을 따라 존재하는 모든 존재는 실체가 없다. 그래서 ‘나’는 있으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리에 대한 왜곡이다. 이 왜곡된 삶은 언제나 고통일 뿐이다. 존재란 인연의 산물이라고 생각할 때 비로소 자기가 있다는 견해를 벗어날 수 있다. 이때 존재는 고통으로부터도 벗어난다.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만나는 모든 것들과 부딪치지만 내가 없다고 생각하면 만나는 모든 존재와 사랑과 자비의 관계로 함께할 수가 있다. 스즈키 선사는 그의 책 ‘선심 초심’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초심은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뜻이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나는 무엇을 얻었다’는 생각이 없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은 우리의 광대한 마음을 제한한다. 무엇을 성취했다는 생각이 없는 사람, 자기에 대한 생각이 없는 사람, 그것이 진정으로 시작하는 사람이다.” 스즈키 선사는 초심을 통해 존재의 참모습을 말하고 있다. ‘내’가 실재한다는 생각을 버린 사람만이 초심의 사람이고 광대한 마음의 주인공이 될 수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들 존재의 크기는 얼마일까? 그것은 생각의 크기이기도 하다. 지금 이 육신이 자신의 실재라고 믿고 있다면 그의 존재의 크기는 몸의 크기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자신이 인연에 따라 존재할 뿐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존재의 크기는 한정할 수 없다. 그는 스즈키 선사의 말처럼 광대한 마음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육신으로 상징되는 존재에 갇혀 사는 사람은 소유에 집착하며 살아간다. 그런 삶에는 기쁨이 없다. 소유의 열망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이기 때문이다. 소유란 사실 잃음의 전제가 아닌가. 소유가 없다면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소유하되 ‘내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있다면 그는 소유의 집착으로부터 벗어난 사람이 된다. 이것은 ‘내’가 인연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나를 버리는 일은 즐거움이다. 나를 버리면 우주의 숨결을 느끼게 되고 날마다 좋은 날인 삶의 기쁨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나를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좌절은 쉽게 찾아오고 근심에 날을 새우고는 한다. 나를 버린 사람만이 절망에서 희망을 보고 미움에서 사랑을 보고 번뇌에서 열반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매화는 어딘가에 있다가 온 것이 아니다. 인연을 따라 사라졌다가 인연을 따라 왔을 뿐이다. 매화가 있으나 매화는 없고 인연만이 있을 뿐이다. 매화는 자신을 매화라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사람들만이 매화가 있다고 말할 뿐이다. 매화의 향기는 존재의 향기가 아니라 인연의 향기임을 이 봄에 좀 깨달아 보는 것은 어떨까. 용문사에서 본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 노도
"오는 5월 여론조사 결과, 화성시민찬성 50% 넘게 하라!" 화성·오산·수원 통합추진위원회의 지상과제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수원, 오산, 화성 시민들 대부분 통합에 찬성하지만 화성시민 일부가 반대를 하고 있다. 통합을 하면 지금보다 더 잘 살게 되어 삶의 질이 향상된다.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고 후손들에게 좋은 유산을 남겨 주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서독과 동독이 통일되어 사실상 서독이 불이익을보았다. 재정자립도가 높고 잘 살고 있는 지역 시민의 희생이 요구되는 것이다. 3개시가 통합되면 수원시민보다는 화성시민들이 수혜자가 된다. 그런데 일부 화성시민들이 통합 반대는 명분도 없고 이해하기 어렵다. 통추위 이재훈 위원장은 말한다. "반대 이유라도 있으면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면 되는데 무조건 반대에는 약이 없다"고 하소연 한다. 분명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는데도 일부 불순 세력의 조정에 의해 통합 반대를 하는 것은 지성 수준이 낮은 억지에 불과한 것이다. 화성·오산·수원 통합추진위원이 뭉쳤다.3개 지역 위원장, 부위원장은 물론각계에서 추천 받은 추진위원 40여명이 모여 워크숍을 가졌다. 역사적 과업 성취를위해 지난 14일 토요일 주말을 반납하고 화성지역에서 홍보활동을 벌리고 연수를 통해 그 간의 추진 과정을 공유하고머리를 맞대 통합의 당위성 전파 방법을 모색하였다. 오전에는 궁평항에서 상인들과 이 곳을 찾은 손님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전개하였다. 위원들은 조끼와 어깨띠를 착용하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홍보물 '화성·수원·오산이 통합하면화성이 확 달라집니다'을 나누어 주면서 통합이 되면 좋은 점을계도하였다. 오후에는 사강시장 부근에서 상인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하였다. 오후 2시부터 송산면 소재 대한농산교육장에서 4개조로구성,통합 찬성과 반대 토론을 벌이며 반대 논리에 대한 대응 방안을 찾았다. 토론 결과를 조장 발표를 통해 참가자 전체가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이어 홍보 전략 및 향후 추진 전략에 대한 논의와 조별 발표로 워크숍의 열기를 더해갔다. 화성시 유호근 위원장은 "그 동안의 여론 조사를 보면 화성시민들의 찬성률이 들쑥날쑥하다"며 "우리가 열심히 홍보활동을 벌려 찬성이 65% 이상 나오도록 하자고 말했다. 또 화성시 이기동 위원은 "동대표 회장과 동대표들이 발로 뛰면서 통합을 꼭 이루어내겠다"고 결심을 밝혔다. 다음은 '화성·수원·오산이 통합하면 화성이 확 달라집니다'(발간 화성시 통합추진위원회) 홍보물 중 '통합!!! 뭐가 좋아지나요?'의 내용이다. 1. 광역행정이 가능해집니다.2. 도시개발이 빨라집니다. 3.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교통이 편리해집니다. 4. 재산가치 상승 등 삶의 질이 향상됩니다. 5. 도시 경쟁력이 강화됩니다. 3개시 통합 추진, 역사적 과업이다. 수원시민, 오산시민, 화성시민들은개인적인 편견을 떠나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우리 후손들을 위해, 통합 찬성 논리를 주위 사람들에게 홍보하여야 한다. 통합 지지 여론이 확산되면 통합은 이루어진다. 특히화성시민들의 적극적인 통합 동참이 요구된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에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넉 달. 이후 교육당국과 경찰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전면에 나섰지만또다시 경북 영주에서 같은 나이 중학생이 비슷한 이유로 몸을 던져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오전 9시30분쯤 경북 영주시 휴천동의 한 아파트 현관 앞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이모(13·ㅇ중 2년)군이 피를 흘리며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우모(4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파트 1층에 사는 이군이 이날 오전 8시쯤 학교에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아파트 20층까지 올라가 창문을 통해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군은 ‘같은 반 친구한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A4용지 1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뒷자리에 앉은 친구들이 몸을 더듬고, 볼을 만지고 입을 맞추려 하는 등 괴롭혔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숨진 이군은 지난해 5월 학교에서 실시한심리검사에서‘자살위험도 수치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판정을 받았다.이후 학부모와 함께 3차례 병원 상담을 받았고 8차례 원예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 학교김모 교장은 “지난해 치료를 받고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으로 파악해 올해 들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심리검사 시 이군말고도 고위험군에 속하는 학생이두세명 더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교과부는 이날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안타까움을 표명하면서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성삼재 학교지원국장을 현장에 급파, 유가족을 위로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경북교육청에 24시간 상황반을 가동, 제2, 제3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집단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학생보호조치를 취했다”며 “학교폭력지역협의회(영주시청․경찰서․교육청 공동) 관계자와 대책을 협의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영주경찰서와 경북경찰청 직원 23명으로 전담수사팀(팀장 김우락 영주경찰서장)을 꾸려 교장과 담임교사 등과 학교 쪽 관계자와 학부모 등을 상대로 이군이 숨진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먼저 유서 내용을 토대로 이군이 어떤 괴롭힘을 당했는지를 면밀히 조사중”이라며 “학교 쪽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법 형사 항소2부(부장 김태천)는 지난 13일 열린 대구 덕원중 2학년 권모군(당시 14세) 자살사건의 가해 학생인 서모군(15)과 우모군(15)에 대해 각각 장기 3년에 단기 2년6개월, 장기 2년6개월에 단기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