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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교폭력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학생과 학부모, 학교, 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학교폭력, 우리가 말한다'란 주제로 17일 전주교육지원청에서 열린 고교생 긴급 토론회에서 학생들은 학교폭력의 현실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쏟아냈다. 완산고 서해완 군은 "학교폭력 문제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치열한 입시 경쟁교육, 오직 성적만을 중시하며 친해야 할 친구와 경쟁하는 경쟁우선주의"라며 "협력을 통해 배우는 성취감과 자존감을 경험하지 못하는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레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과시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전라고 이호찬 군도 "가해자가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은 힘의 과시, 즉 인터넷 용어로 SC(센 척) 때문"이라며 "1등부터 꼴등까지 서열을 나누고 강자와 약자가 있는 학교현실이 학생간 폭력을 부른다"고 강조했다. 일부 학생은 폭력장면을 아무런 여과없이 내보내거나 심지어 미화하는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물이 무의식중에 폭력문화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영생고 이승학 군은 "학교폭력의 근본적 원인은 사회 곳곳에 널려있는 폭력문화와 유해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며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대응보다는 교육적 차원의 장기적 대책과 함께 폭력문화에 대한 대중매체의 신중한 접근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여고 라정은 양도 "방송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은 항상 유서를 쓰고 죽는다"면서 "초등학생도 유서를 쓰고 자살하는 사례가 있는데 언론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전주사대부고 이진주 양은 "육체적 상처는 완치되지만 따돌림이나 괴롭힘 등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면 그 후유증이 평생 간다"면서 전문상담교사 확충 등의 대책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교육과학기술부가 3월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가해사실 등을 기록하기로 한 데 대해선 일제히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우석고 조호성 군은 "10대 시절의 잘못된 행동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해 10년간 꼬리표를 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기전여고 안미래 양도 "교과부 방침은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가해학생 낙인찍기에 가깝다"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회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밖에도 교내 상담실 확충, 상담교사 의무배치 등을 요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주지역 고교생 200여명이 참여해 질의응답을 하는 등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학교폭력에 대응하려면 일반적 징벌이나 관용보다는 당사자끼리 대화를 유도해 문제를 푸는 `회복적 사법'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7일 서울 종로2가 서울YMCA에서 열린 학교폭력 대책 토론회에서 "학교폭력 예방 정책은 학교 공동체의 자율적 갈등 해결능력 배양에 초점을 둬야 하며 이를 위해 회복적 사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학교폭력 문제 대응의 궁극적 목표는 `피해ㆍ가해 학생이 느끼는 소외와 무력감을 치유하고 동료 학생들 사이에서 이들의 정서적 유대관계를 회복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규정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 등은 피해 학생에게 전학을 권고하는 등 폭력사태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며, 치료 보호조치도 피해 학생이 겪은 소외와 정서적 유대의 상실감을 보전하지 못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가해자에 대해서도 폭력을 저지르게 된 배경이나 요인, 피해자와의 갈등 등에 관심을 두지 않고 학교 당국과 교사의 관점에서 교내 질서를 유지하는 데만 초점을 맞춰 가해자에게 낙인을 찍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이 교수는 꼬집었다. 따라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직접 대면ㆍ대화를 통해 당사자들이 서로 이해하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돕는 회복적 사법제도가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뉴질랜드, 호주 등지의 `회합' 프로그램을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소년범과 변호사, 가족, 피해자와 보호자, 경찰, 사회사업가가 참여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는 또 "소년범 기소유예 처분이 40% 안팎이고 법원 소년부의 1호 처분(보호위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소년범에 대해 경찰 단계에서 회복적 사법 프로그램과 결합한 조기 다이버전(선도조건부 훈방)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회복적 사법 프로그램 도입을 위해 학교폭력예방법상 근거를 마련하고 그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소년법을 개정ㆍ보완해야 하며 전문기관 육성과 기금 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담임ㆍ생활지도 교사 권한 늘리고 수업 줄여야 학생부기록, 출석정지등 가해자 처벌강화 공감 공립대안학교 위센터등 확충, 학부모교육 필요 "학생들은 학생부에 끌려와서도 '야, 경찰서로 가자. 경찰아저씨들이 더 친철해'라는 등 어처구니없는 말을 한다.아이들을 지도할 수단이 없다 보니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는다."(인천부일여중 김준길 교사) “정해진 수업일수를 채워야 하고, 학교 업무는 많고, 아이들 학력도 신장시키라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상담할 여유를 갖기는 힘들다."(서울 숭인중 박주식 교사) "학교폭력 문제에는 담임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은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다.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입교사, 저경력 교사에게 돌아간다. 그러니 생활지도는 더 안 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인천불로초 강기원 교사) 학교폭력의 최일선에 있는 생활지도부장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 사항을 기탄없이 쏟아냈다.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실.서울ㆍ인천ㆍ경기에서 생활지도부장을 맡고 있는 교사 12명이한 자리에 모였다. 교과부는 1시간30분에 걸친 토론 전체를 이례적으로 모두 공개하면서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의욕'을 알렸다. 이 장관은 “다 까놓고 하자”며 구체적 궁금증에 대해 실상을 묻고 뭘 해주면 되겠냐고 적극적으로 다가섰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교사들은 현장의 애로사항과 함께 학생지도 베테랑다운 노하우도 적잖이 공개했다. 인천부일여중 김준길교사는 "1월 학교에서 업무분담을 하는데 제일 피하는 게 학생들을 지도하는 학생부"라며 "그나마 배치돼도 1년 이상 안 간다"며 학생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 덕성여중이유진 교사는 "재발방지 교육을 시키려고 대안교실을 보내려고 해도 대부분 시설이 꽉 차 있어서 많이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라며 "Wee센터를 비롯해 관련 시설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양평 청평고 김동진 교사는 "학력향상률, 학교폭력 발생건수, 학생 중도탈락자 수 등으로 학교를 평가하는 현실에서 학교 측에서 제대로 인성교육을 하고, 학교폭력을 대처하기 힘들다"며 "학교평가 항목을 수정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인천남고 김윤배 교사는 "학생지도교사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해주고, 동시에 인센티브를 대폭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학교폭력 배테랑 교사들의 불만과 함께 해결방안을 경청하면서 바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학교평가 지표는 “폭력을 얼마나 드러내고 대처를 잘 했는지를 묻는 항목으로 지표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가해자에 대한 출석정지 일수 제한도 풀자는 의견이 많다"며 가해학생에 대한 강경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 장관은 학교의 소극적 대책에 대해 뼈 있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학교가 학칙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학교규칙은 사회의 법률과도 같은 것인데, 엄격하게 시행할 것은 해야 하지 않느냐"며안일한 대처에불만스러움을 내비쳤다. 스포츠활동·체험프로그램 등 대안도 제시됐다. 서울 광양중 곽은주 교사는 "자주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을 데리고 요리나 캠프 같은 체험프로그램을 했더니 마음을 여는 데효과적이었다"며 "중요한 것은 예산과 시간"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구리중 김태용 교사도 "상담이나 심리검사와 더불어 스포츠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함께 땀 흘리는 시간을 갖게 하니 공격적인 부분이 많이 순화가 됐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올해 교과부는 학교폭력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위스쿨 등 공립 대안학교와 상담시설을 확충하고 또래 상담도 강화하는 등 단기적으로 바로 조치해야 할 사항은 과감하게 조치하고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해결할 과제는 범부처적으로 논의해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 장관은 "학교폭력의 원인 중 인터넷 게임 중독도 심각하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정보통신 문화의식과 가치관을 심어주고 올바른 인터넷 이용습관을 갖도록 하는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며"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인터넷 게임 중독 대책을 포함시켜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아현산업정보학교를 방문,인터넷중독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치유 프로그램과 학교부적응 학생 등 200여개 인문계 고교에서 대학 진학을 포기한 3학년생을 위한 직업교육 실태를 참관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학교폭력 피해자 치료를 위한 비용을 가해학생 보호자가 전액 부담하는 내용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의ㆍ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치료를 위한 요양비뿐만 아니라 피해학생의 심리상담 및 일시보호에 드는 비용까지 가해학생 보호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한국국·공립중학교장회(회장 이기봉)는 17일 한국교총 컨벤션홀에서 전국의 국·공립중학교장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물한 번째 연수 및 정기총회를 열었다. ‘스마트러닝 시대를 대비한 학교경영능력 신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동계연수에서 이기봉 회장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인한 구성원 간 갈등증폭은 물론 학교폭력 피해자 확산 등 그 어느 때보다도 학교현장이 혼란스럽고 학생지도가 어려워지고 있는 요즘”이라며 “이번 연수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맞춰 교장선생님들의 학교경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은기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은 ‘더 큰 대한민국, 국민 총 매력지수의 시대’를, 강태덕 스마트러닝 대표는 ‘지식콘텐츠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교사의 역할’에 대해 특강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축사에서 “학교폭력은 학교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풀어야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교사의 사기와 권위를 세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또 “학생생활지도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일부 시․도교육청의 졸속교육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며 “올 한해 인권조례제정 저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종관 교육과학기술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은 “교과부는 교육계는 물론 정부 부처들과 연계해 폭력근절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현장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계신 교장선생님들께서 끝까지 중심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연수에는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 심은석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도 참석해 자리를 함께했다. 연수에 이어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주요업무 추진현황 ▲2011학년도 결산 및 감사 보고 ▲2012학년도 사업계획(안) 및 예산편성(안) 등의 안건이 처리됐다.
“계집애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이다. 안 그래도 살에 뒤덮여 답답한 눈에 눈동자가 유난히 작아 희번덕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황순구는 일단 계집애 뺨부터 한 대 때린다. 손바닥이 울리고 덩달아 사타구니에까지 자르르 통증이 전해진다.”(15쪽) 안보윤의 장편 ‘사소한 문제들’(문학동네)의 첫 장면은 놀이터에 대한 묘사로 시작된다. 놀이터를 장악하고 있는 건 학교에 가지 않는 학생들이다. 그들의 놀이란 고등학생 남자아이들이 중학생 남자아이 황순구를 괴롭히는 일이다. 황순구에게 여중생을 겁탈하라고 명령하고 그 모습을 낄낄대며 지켜보는 그들에겐 폭력으로 서열화된 명령과 복종이 있을 뿐이다. 작년 10월 이 소설이 나왔을 때, 반응은 냉담했다. “내용이 너무 폭력적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삼은 건 너무하다”는 것이었다. 초등학생은 너무 심하다고? 우리가 외면한 현실은 그러나 이보다 더 심했다. ‘대전 여고생 자살’, ‘대구 중학생 자살’ 학교폭력에 의한 어린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소식과 함께 드러난 실상은 ‘소설’ 그 이상이었다. 작가가 ‘사소한 문제들’의 집필을 시작하던 2008년엔 초등학교 여학생을 중학생들이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사회가 떠들썩하던 때였다. 우리는 잊어버렸지만, 그 여학생은 지금도 여전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계집애는 뚱뚱한데다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짧은 팔다리를 가져 ‘슈렉’이라고 불리는 초등 5학년 여자아이 아영이다. 황순구는 자신이 당해왔던 폭력을 고스란히 아영에게 되풀이한다. 황순구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아영은 동네 헌책방으로 숨어든다. “여자아이에게선 어쩐지 동류의 냄새가 났다. 동류, 라는 것에 대해 두식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만 그것이 아주 연약하고 비굴한 이름이라는 것만은 알고 있다. 말하자면 두식에게 있어 여자아이의 존재는 저기서 시비 걸 듯 핏대를 세우고 있는 남자아이만큼이나 거북한 것이다.”(43쪽) 서른아홉 살 동성애자인 헌책방 주인 두식은 그런 아영에게서 동류(同類) 의식을 느끼며 세상에 대해 닫아두었던 빗장을 풀기 시작한다. 하지만 소설은 아영이 황순구에게 성폭행 을 당한 장소인 PC방 화장실에 불을 지르다가 다리에 화상을 입는 장면에서 또 다시 잔혹극으로 치닫는다. 아영의 내부에서 자라난 폭력. ‘나는 되게 못났고, 따돌림을 당할 만큼 못된 아이인가 보다’라는 생각이야말로 한 사람을 죽이기에 충분한 더 무서운 폭력이라는 사실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피해자가 때로는 가해자로 돌변하는 현실. 그렇게 습득되고 대물림되며 폭력은 점점 진화한다. 여기에 가세해 어른들은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무분별하게 폭력적 콘텐츠와 유해환경을 양산해낸다. 매번 반복되는 대안 없는 분노와 슬픔. 이러한 반복의 순환에서 우리는 폭력에 점점 더 무감각해져 왔다. 치료를 받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아영을 바라보며 두식은 이렇게 중얼거린다. “이제부터 아주 먼 길을 이 낡은 몸으로 걸어내야 한다. 꾸준히 걸어낸다면 그간 놓쳤던 행복의 퍼즐 하나쯤은 손에 쥘 수 있을지도 모른다.”(245쪽)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어떠한 폭력에서도 자신을 소중히 하는 마음마저 놓아버리면 안 된다”고 작가는 조언하지만, 소설의 결말은 행복하지 않다. 사소하지 않은 문제들을 사소하게 봐 남겨왔기에 키워 온 문제들. 3개월 전 공감하기 어렵다던 그 소설에 우리가 지금 매우 공감하고 있는 것은 이 소설이 현실의 잔영을 넘어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대전 여고생’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두 개의 버튼을 눌렀다. 하나는 집으로 가는 4층이었고, 다른 하나는 죽음에 이르는 14층이었다. 4층에서 문이 열렸지만 학생은 그곳에서 내리지 않았다. 그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렇게 간 친구를 지키지 못해 따라간 아이까지…. 이번엔 달랐으면 한다. 아직(?) 우리의 분노는 유효하다. 이번에도 학교폭력이 또다시 ‘사소한 문제’로 인식된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4층이 아닌 14층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 아직 무수히 많은 아영과 두식이 존재한다는 사소하지 않은, 아니 사소할 수 없는 현실을 제발 이번엔 잊어버리지 말자.
초등학교 고학년생 4명 중 1명이 학교에서 놀림이나 괴롭힘을 경험하지만 피해학생 중 절반은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실태조사에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말까지 서울 시내 5개 초등학교 4~6학년생 1천377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학생의 25%가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안 좋은 소문이나 기분 나쁜 말로 괴롭힘', '때리거나 밀면서 괴롭힘', '욕을 하며 놀림'이 각각 2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불쾌한 말이나 행동(성적인 놀림)'이 9%, '물건이나 돈을 빼앗으며 괴롭힘'이 5%였다. 피해 빈도로는 '가끔'(42%), '자주'(18%), '항상'(6%)이라고 답한 학생이 66%를 차지했고, '전혀 없다'거나 '거의 없다'라고 답한 학생은 각각 10%와 24%에 그쳤다. 폭력을 당하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답한 학생은 53%, 요청하지 않은 학생은 47%로,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침묵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28%),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19%), '대단치 않은 일이라 생각해서'(16%), '보복당할 것 같아서'(11%)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도움을 요청한 대상은 부모(45%), 교사(28%), 친구(21%) 순이었으며 학교폭력 전문기관이나 청소년 상담실에 도움을 요청한 학생은 없었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는 등·하굣길(19%), 구석진 곳(19%), 교실(18%), 학교 복도(15%) 등의 순이었다. 어린이재단은 미국 국제폭력예방센터(ICAP)로부터 아동폭력예방교육 인가를 받아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예산 문제와 경쟁 위주의 교육 등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단순히 일회성 강의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며 "중학생간 폭력을 막으려면 초등교육 단계에서부터 예방교육을 위한 교육 당국과 지역사회 등의 강한 의지와 실천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어린이재단의 학교폭력 예방교육 문의는 재단 아동폭력예방 홈페이지(www.koreacap.or.kr)에서 하면 된다.
교복 찢기, 밀가루 뿌리기, 알몸 뒤풀이…. 해마다 졸업식이면 되풀이되는 중ㆍ고교생의 일탈행위를 막고자 지난해 경찰력까지 학교에 투입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는 건전한 졸업식을 만들고자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다. 17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최근 서울 초중고교로부터 1월 말부터 2월 중순 사이 대거 몰려 있는 졸업식의 추진 계획을 제출받았다. 교육청이 서울지역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구성원끼리 직접 졸업식 계획을 세워보도록 한 것은 처음이다. 일부 학교는 형식적이고 획일적인 졸업식에서 벗어나 학생, 교직원, 학부모가 소통하고 공감하는 '참여형ㆍ축제형' 졸업식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동명여자정보산업고는 전통적인 성인례 의식을 통해 전통과 함께 하는 졸업식을 준비 중이며, 학생들이 졸업식 준비에 참석할 수 있도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행사를 함께 기획했다. 방산중학교는 다음달 7일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영화 만들기 수업'을 통해 학급별로 1편씩 제작한 영화 발표회를 한다. 다음달 9일 졸업식을 하는 은평중학교는 졸업장 수여에 앞서 합창, 에어로빅 공연과 슈퍼스타 경연대회 등을 열고 학생들의 3년 생활을 담은 UCC를 상영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직접 졸업식 계획을 세움으로써 최근 학교폭력 근절 분위기와 맞물려 졸업식 문화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청은 지난달 말 서울지역 고등학교의 생활지도부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수에서 졸업식 때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 지도를 하라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폭력적인 졸업식이나 알몸 뒤풀이가 행해지는 것을 막고자 각 학교가 소통ㆍ축제형 졸업식 계획을 수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사전 예방교육을 하도록 했다. 교육청은 졸업식 뒤풀이 재료 준비 등 명목으로 돈을 빼앗거나(공갈) 신체에 밀가루를 뿌리고 달걀 등을 던지는 행위(폭행), 학생의 옷을 벗게 해 알몸이 되게 하거나 알몸상태로 단체 기합을 주는 행위(강제추행ㆍ강요) 등을 중대한 학교폭력이자 '범죄'로 규정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방침이다. 학부모, 학생을 대상으로 가정통신문과 SMS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졸업식 뒤풀이를 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가족이 졸업식에 참석해 학생들이 학부모의 책임 아래 귀가하도록 유도하라고 안내했다. 교육당국은 올해도 졸업식 기간 경찰과 함께 일탈행위를 집중적으로 지도하는 한편 졸업식 당일에 생활지도교사, 경찰, 배움터 지킴이, 민간경비 등이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토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의회가 올해부터 학교보안관을 학교장 직영체제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학교보안관들과 학교장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아무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학교보안관 직영 체제 전환은 서울시와 현장의 만류에도 예산 삭감을 주장한 일부 시의원들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알려져 정책의 취지와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 의정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 개선 수혜자는? = 17일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달 학교보안관 제도를 학교장 직영으로 변경하고 학교보안관의 월 급여를 약 20만원 인상해주기로 했지만 정작 학교보안관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의회 홈페이지의 유(U) 신문고에는 보름 남짓한 기간에 50여건에 달하는 관계자들의 민원이 쏟아졌다. 시의회와 시 관계 부서도 관련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1년간 육군에서 근무한 뒤 학교보안관으로 일하고 있다는 박모 씨는 "비록 많지 않은 월급이지만 아이들을 지켜준다는 자긍심 하나로 근무를 해왔다.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왜 이 제도를 흔드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성북구에서 학교보안관으로 근무 중이라는 한 시민은 "우리에게 급여의 적고 많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학교나 교육청 소속이 된다면 수위, 경비원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교보안관 선발권을 넘겨받은 교장들 역시 불만이다. 자칫 운영을 잘못해 사고가 발생하면 큰 책임을 질 수 있는 데다가 보안관을 통제할 수 있는 전문성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교장은 "개별 학교 상황에 따른 자의적인 운영으로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고 학교로서는 관리 인력이 많아지는 것도 큰 부담"이라며 "지금까지 잘 돼왔던 학교보안관 제도를 협의 없이 학교 직영으로 바꾸겠다고 하니 당황스럽기만 하다"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년 한다더니..1년 만에 `딴소리' = 시의회의 막무가내식 일 처리도 학교보안관 용역업체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시가 애초 운영 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전문용역업체를 모집했지만 시의회가 1년 만에 위탁용역을 취소하고 학교장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결국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이다. 2010년 12월 시는 `서울특별시 공고' 형식의 학교보안관 운영사업 참여업체 모집 공고문에서 운영기간을 2011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2년으로 명시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사전 협의 없이 학교보안관제도를 학교장 직영으로 변경하고 업체에 운영 위탁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 현장종합관리 부장은 "운영상 과실이 없었음에도 2년간 사업을 운영하도록 해준다고 공고를 해놓고 1년 만에 중단하는 것은 사실상 계약 위반"이라며 "1년간 운영한다고 했으면 누가 지원했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업체와 시 사이에 정식 계약이 없었던 만큼 서울시의 공고만으로 법적인 구속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법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다만 공고의 법적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도 시는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와 약속한 운영 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체적인 계약이 없었지만 선정 시 조건에 위배되는 특별한 사정이 운영기간에 발생하지 않는 한 명시한 기간을 지키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학교폭력 급증..대책은 뒷걸음 = 이번 학교보안관 논란은 날로 심화하는 서울시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의 학교폭력 피해학생은 3천244명으로 전년(1천643명)보다 두 배나 급증했다. 가해학생도 같은 기간 2천111명에서 4천589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시와 시의회는 최근 학교 폭력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지만 명목상 협의체만 구성하기로 했을 뿐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시의회가 무리하게 예산을 삭감해 학교보안관 제도를 직영체제로 전환하면서 학교 폭력 대책을 오히려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와 시의회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현장의 요구와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더욱 근본적인 고민이 시급한 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건찬 학교폭력예방센터 사무총장은 "매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시민단체를 불러 예방 프로그램 시연회나 간담회 등 형식적이고 피드백 없는 행사만 연다"며 "배움터 지킴이나 보안관, 심지어 실버보안관까지 있다지만 교육을 통한 본질적인 대책이 없으니 예산만 낭비된다"고 말했다.
사회 각계로 여성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어느 한쪽 성(性)이 과도하게 점유하면 부작용도 발생한다. 특히 교육은 지성과 인성이 고루 발달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사의 역할모델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학부모는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일선 학교에서 남교사가 부족해 아이들이 균형 잡힌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은 OECD국가의 일반적인 경향이고 또한 교직이 전문직이라는 점에서 남녀를 떠나 전문성과 열정을 지닌 교사가 임용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렇지만 교단의 지나친 여성화는 자라나는 학생들이 다양한 성역할을 이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남교사의 역할이 상당 부분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남교사 충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교과부 자료(2011년 4월 기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교사 42만2364명 가운데 초등학교 75.8%, 중학교 66.8%, 고등학교 46.2%가 여교사로 집계됐다. 심지어 남교사가 한 명도 없는 학교도 부지기수였다. 한국교총이 2010년 11월 서울 초·중·고 교원 5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81.9%가 남자 선생님에 비해 여자 선생님의 지도를 잘 따르지 않는다고 답변했고, 같은 해 12월 교원 여론 조사에서는 '집단 괴롭힘 예방을 위한 방안 중 가중 효과적인 대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교사의 적극적인 생활지도'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최근 교권 추락으로 인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사실상 방치된 상황이나 다름없다. 학생들이 여교사를 성희롱하고 폭력까지 휘두른 사례는 새삼스런 뉴스거리가 아닐 정도다. 사실 생활지도 업무는 여교사가 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측면이 있고 일부 학생들은 여교사를 무시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남교사 할당제가 주장되고 있다. 그런데 이미 교대에서 남학생을 일정 비율 선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양성평등의 정신을 존중하면서 우수한 남교사가 교단에 많이 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교육계가 중심이 되어 찾는 것이다. 또한 학생지도 경험이 풍부한 중견교사들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여교사에 대한 지원과 연수 강화도 적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 뒷받침도 따라야 할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교육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9일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서울시의회에서 통과시킨 학생인권조례안이 내용과 절차상 문제가 있음이 입증된 것으로 차제에 시의회는 조례안을 폐기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조례안 재의요구 사유로 초·중등교육법 제8조 및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9조가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조례로 학교규칙을 일률적으로 규제함으로써 상위법과 충돌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헌법 제117조 1항, 지방자치법 제22조 및 관련 판례에 의하면 지방의회는 자치사무에 관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만 조례를 제정할 수 있으나, 조례안은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지방교육자치법에서 직접 정하지도 조례에 위임하고 있지도 않은 ‘학생인권위원회’, ‘학생인권옹호관’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교육감의 인사권 및 정책결정권을 제한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조례안 제17조 3항 '학생 집회의 자유'도 특정 이념에 의해 학생들의 집회·시위가 주도될 경우 학교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교사의 학생 교육권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됐다. 뿐만 아니라 조례안 제5조 1항의 성(性)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는 규정은 성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그릇된 성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했다. 조례안 제6조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진다는 규정은 모든 교육벌을 금지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고, 조례안 제12조의 두발 자유 등 개성을 실현할 권리, 제13조의 휴대폰 소지 및 사용 금지 불가 조항 등도 학교현장에서 교원들의 교육활동에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재의요구 사유다. 서울시교육청이 지적한 문제점들은 그동안 교총을 비롯한 64개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학생인권조례 저지 범국민연대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조례안을 폐기 사유와 일맥상통한다. 서울시교육청의 조례안 재의요구 사유에 따라 학교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교권을 약화해 학교폭력을 심화시키는 학생인권조례를 폐기해야 할 것이다.
새해를 맞아 한 해를 설계하며 미래에 대한 설렘과 희망으로 활기차야 할 우리 사회가 유달리 어수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전국으로 확산되는 학교폭력과 그 결과 빚어진 학생들의 죽음은 우리 사회를 암울하게 만든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해 세계적으로 번져나가는 국가재정위기는 국제경제를 위축시켜 수출중심의 우리나라 경제전망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해야 할 일을 팽개치고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 눈이 멀어 연일 아전인수식 주장만 되풀이하는 정치꾼들은 우리 사회를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 이 같은 우리사회 현상을 단적으로 진단하면 '모순 덩어리'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우리사회 구석구석이 모순과 갈등으로 무너져가고 있는 듯해 지켜보기 안타까울 뿐이다. 선진국의 정치사회 구조를 살펴보면 보수와 진보가 상호견제하며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사회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상호균형이 무너질 때면 어김없이 전쟁이나 경제위기 등 큰 재앙을 초래하곤 했다. 지금의 남유럽 경제위기가 그 대표적 예다. 우리나라도 그 주장의 차이를 엄격히 구분하기 힘든 보수와 진보의 상호견제가 유지되었을 때는 사회가 비교적 건전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발전해왔다. 국가 발전과 더불어 개인의 계층이동도 활발히 이루어져 사회적 갈등도 자연스럽게 치유되곤 했다. 사회적 소외계층이 가진 이들을 부러워하기는 했어도 증오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현재의 야당이 집권했던 10년, 그리고 그들의 실정으로 보수가 집권한 지금, 계층 간 위화감이 심해지다 못해 증오하게 된 것을 어찌 설명해야할지 알 수가 없다. 전교조를 중심으로 한 진보 교육 세력들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것들을 구체화시킨 현재의 교육제도가 과거 입시 제도를 포함한 교육시스템보다 더 우수하다는 증거를 찾기가 너무나 힘들다. 일부 친 전교조 성향의 교육감들이 중심이 되어 발표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를 따르면 교사들이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수단은 전무해진다. 학생들의 인권이 중요하다는 것은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학생들의 인권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위해 만들어진 학생인권조례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인성적으로 성숙해 자신들의 잘잘못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행동도 철저히 이성에 따른다는 가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교육계에 일하거나 적어도 학부모이기만 해도 청소년들의 정신적 성숙도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이러한데도 이를 모른척하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에 편승해 각종 선거를 위한 포퓰리즘에 매몰되는 일부 교육계 인사들과 정치꾼들을 지켜보는 것은 고통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가진 자들을 증오하면서 자신은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온갖 편법을 저지르는 이들이 너무 많다. 지나친 경쟁은 인성을 피폐시킨다며 교육에 필수적인 경쟁요소를 없애기 위해 혈안이 되면서도, 결국 최후의 승자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 연예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것이 우리 사회다. 자신의 자녀들은 미국으로 유학 보내면서 미국과 관련된 정치적 사안만 대두되면 의사당을 버리고 길거리로 투쟁만 하러 나가는 정치인이 너무 많다. 고위공무원들이 교육을 위해 위장 전입하면 온갖 비난을 퍼부으면서 국회의원 자신들의 위장전입은 애써 모른 척 한다. 이런 예들은 우리 사회가 가진 모순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 전체가 모순덩어리이면서 청소년들에게는 모순 없이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가르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가정이 모순을 가르치고 사회 지도층이 모순을 솔선수범하기에 우리의 청소년들이 학교폭력과 같은 삐뚤어진 행동을 옳다고 믿는지도 모를 일이다. 열심히 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들에게는 대단히 죄송스러우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학생과 자녀를 어떻게 가르쳤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반면교사’의 뜻을 가슴에 새길 때다.
우리나라 초·중·고 여교사 비율이 갈수록 높아 간다는 소식을 접한 지가 꽤 되었다. 물론 어느 분야에서든 능력 있는 재원이 선발되어 사회를 이끌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절대다수가 되어서 어느 한 성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교육수요자가 균형 잡힌 성 역할을 배우는데 무리가 있을 것이다. 장애우를 위한 각 과목별 할당제가 실시되고 있고 지역에 따라 농어촌지역의 따로 교사를 채용하는 방식도 나오는 등 교육 실정에 맞는 교사 임용을 위해 교사 선발 방식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남교사의 부족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초등학교 5학년만 되어도 예전 중학생들 이상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왕따 문제, 학교폭력, 이성교제 등 돌발행동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중학교에서는 더욱 학생 생활지도가 어렵다. 그래도 남교사가 엄하게 지도하면 따르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여교사는 만만하게 보고 욕설까지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도 철이 들어 자주 심하게 싸우지는 않지만 간혹 남학생들이 싸우기라도 하면 후속조치로 야단을 치게 될 때 나이 드신 남자 교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한 부모 가정이나 맞벌이로 아버지와 따로 떨어져 주말부부로 지내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때 보통 어머니가 아이들을 뒷바라지하고 보살피는데 아버지와의 접촉이 모자라 아버지의 정이 그리운 아이들이 있다. 학교에서는 공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한 인간의 인격도 형성시키는 곳이다. 그러므로 아버지의 역할을 남교사를 통해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 사립학교는 사정이 조금 다르지만 일반 공립학교에서는 특히 여교사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여교사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이 여성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만, 그 나름의 따뜻함, 섬세함과 차분함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교육 일색으로 진행되면 남자교사에게서 배울 수 있는 강인함, 씩씩함, 대범함 등은 학교교육을 통해 전혀 접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초등학교 남학생들 사이에는 '우리는 언제 담임선생님으로 남자선생님 만나볼 수 있을까' 기대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새 학년이 되어 담임교사 발표를 기다리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한 번이라도 남자 담임선생님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상황이 사라지는 이제는 그만됐으면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연일 터지는 학교폭력 사건들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기에 미쳐 피어보지도 못한 채 무엇보다 소중한 자기 목숨을 포기했을까? 25년째 교단에서 아이들과 지내고 있는 필자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무겁다.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살 사건 이후 각 단체는 단체대로, 언론사는 언론사대로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내놓기에 바쁘다. 여러 가지 대안과 대책을 들으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생각나며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 사실, 학교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며 고민을 해왔다. 그러한 고민 끝에 나온 정책이 ‘전문상담교사’ 제도이다. 2004년 1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학교와 교육청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2005년 9월부터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매년 인원을 3000~4000명씩 증원해 모든 학교에 한명 이상의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됐다. 수업을 겸임하는 상담교사로는 다양한 유형의 청소년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고 전문적인 학생상담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2009년부터 교육정책이 바뀌면서 전문상담교사는 증원되지 않았다. 매년 학교를 그만두는 아이들이 7만여 명, 청소년 자살 200여명, 반항장애·품행장애·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으로 상담치료의 개입이 필요한 위기청소년의 수가 180여만 명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국의 학교에는 고작 570여명의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되어 있을 뿐이다. 570명이 어떻게 180만 명을 감당하란 말인가? 이런 사정을 감안했을 때 이번 사건은 예견된 일이며, 언제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미, 대구 사건에 이어 대전 여고생 자살사건, 광주 집단 성추행 사건, 논산 금품갈취 및 괴롭힘 사건 등 계속해 학교폭력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매일 신문 지상을 떠들썩하게 하지 않았던가? 사건이 일어난 그 학교에 Wee 클래스와 전문상담교사가 있었더라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상담교사가 Wee 클래스에 있으면 아이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학교생활 고민을 털어놓고 지원을 받을 수가 있다. 자해를 하던 아이가 Wee 클래스의 지원을 받아 활짝 웃으며 학교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고, 우울해하고 불안해하던 아이가 상담치료를 받은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즐거움을 회복한 아이들도 있다. 며칠 전 우리 학교에서 실시한 ‘학교폭력실태조사’에서도 몇몇 아이들은 교실에서는 설문에 충실하게 답변하기 불안하다며 일부러 Wee 클래스에 와서 상세하게 적고 가기도 했다. 평소에도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Wee 클래스에 놀러 와서 자신들의 진로 고민뿐만 아니라 학급에서 일어나는 일을 쉽게 이야기한다. 학생들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는 사건이 두 번 다시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의 희생이 일어나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실현해 나가야 한다. 전문상담교사 대체인력(상담사, 인턴 교사 등)을 배치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신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상담을 하거나, 교내외의 교사·전문가와 협의 등을 하며 체계적인 상담 치료를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에서는 더 이상 임시방편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시스템을 구비하는 일, 즉 학교마다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겠다는 원래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기 바란다.
학교폭력에 관한 한 노르웨이는 세계적인 대표선수이다. 또래 괴롭힘(bullying) 용어를 처음 사용한 노르웨이 학자, 댄 올베우스(Dan Olweus)는 학교폭력이나 또래 괴롭힘 행동에 관한 국내‧외 논문이나 연구에 가장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다. 특히 올베우스가 개발한 설문지와 프로그램은 노르웨이뿐 아니라 유럽 국가와 미국,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멈춰’ 역시 노르웨이 올베우스 프로그램이다. 1982년 노르웨이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학생 3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노르웨이는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사회 전체가 괴롭힘 근절 실천운동(Manifesto Against Bullying)을 전개하고, 유명한 올베우스(Olweus) 괴롭힘 방지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서양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도입·운영하고 있다. 초·중·고교에서 "우리는 다른 학생을 괴롭히지 않는다", "우리는 괴롭힘 당하는 학생을 돕는다"는 등의 학생 행동규칙을 만들고, 유치원부터 다른 아동을 괴롭히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은 괴롭히는 행동을 목격하면 거의 반사적으로 "괴롭힘 멈춰(Stop Bullying)"라고 외친다. 이밖에도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매니페스토는 학교폭력 무관용(zero tolerance) 정책을 핵심모토로 삼고 있다. 매니페스토의 주체는 중앙정부, 시민단체, 학부모단체, 지방자치단체, 학교와 유치원, 청소년 여가활동 단체 등으로 구성된다. 매니페스토의 주요활동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에게 배포한다. 둘째, 다양한 언론 매체를 이용하여 학교폭력에 대한 국민의식 수준을 제고한다. 셋째,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프로그램의 보급과 개발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마련한다. 매니페스토 주체는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 직접적으로 특정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나 지역수준의 학교가 독자적인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활동계획을 세우고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매니페스토 주체가 마련하는 재정적 지원은 일선 학교와 지역 사회의 학교폭력 발생을 줄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한다. 매니페스토는 학교폭력 발생건수를 줄이거나 학생의 체감 효과 면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국민의식 제고나 정부와 민간, 학교와 지역사회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캐나다에서는 ‘불링’(bullying․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집단 괴롭힘)이라 일컫는 학생 간 집단 따돌림이 이제는 신체적 폭력, 폭언, 위협, 금품탈취나 도난, 총기소지, 마약밀매 등으로 그 범위나 정도가 너무 커져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문제로까지 부상했다. 최근 WHO의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13세 아동들의 40%가 싸움을 한 적이 있거나, 불링을 당했거나 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간접적으로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90%가 넘는다. 학교내 폭력을 사회문제로 인식하는 북미도 예외는 아니어서 학생의 60%가 직․간접적인 폭력의 피해자라고 한다. 학교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슈가 아니나, 그 기폭제가 된 것은 1999년 콜로라도 주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이었다. 이 사건 이후 학교폭력 문제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자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 역시 들끓기 시작했다. 캐나다 인구는 미국의 1/10 수준이며 유럽식 사회보장이 잘 돼 있기에 미국에 비해 여타 사회문제가 덜하나 학교내 폭력에 대해선 법과 질서준수의 원칙하에 일체의 관용을 용납하지 않는 ‘No Tolerance Policy(불관용 정책)’를 견지하고 있다. 이는 1994년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 학생의 학교 내 총기소지가 발각될 경우 무조건 1년간 장기 정학처분을 내렸던 것에서 비롯됐다.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일체의 관용을 허용치 않는 엄격한 제제조치가 교육적으로 합당한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경우, 2000년 ‘Safe School Act’(학교안전법)를 제정하고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폭력사고에 강력 대처하고 있다. 학교안전법은 스쿨버스나 학교 내․외 행사를 포함해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든 구성원 간의 폭력문제를 다룬다. 신체적 폭력, 성폭력, 강도, 심한 괴롭힘, 일체의 총기 및 마약관련 범죄 행위 등이 포함되며 정도가 심한 경우는 경찰신고도 한다. 학생들에 의한 폭력사고가 발생할 경우, 학교는 우선 문제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 가능한지, 행동에 따른 결과를 인식하는지, 적절한 처벌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다른 학생에게 계속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따져 처벌여부와 수위를 정한다. 학교안전법에서 규정한 정학 및 퇴학조치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정학기준은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신체적 상해를 가할 것이란 위협 ▲술이나 불법마약 소지 ▲술에 취한 상태 ▲교사나 기타 일정한 지위에 있는 사람에 대한 욕설 ▲학교 내 기물이나 다른 사람의 재산에 파손을 야기할 수 있는 난동 ▲교육청에서 규정한 학생 행동규범에 위배되는 행위 등이다. 정학조치는 교장과 교사 양자가 내릴 수 있으며 교사의 경우 1일, 교장은 최대 20일까지 정학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 교사가 내린 1일 정학조치에 대해서는 학생의 이의제기가 허용되지 않는다. 퇴학기준은 ▲칼, 총을 포함한 무기소지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끼칠 수 있는 무기를 사용하거나 위협하는 경우 ▲병원치료를 요할 정도의 상해를 입히는 신체적 폭력 ▲성폭력 ▲강도행위 ▲미성년자에게 술 제공 ▲교육청에서 규정한 학생 행동규범에 위배되는 행위 등이 있다. 퇴학의 경우 2가지 유형이 있는데 최저 21일부터 1년간 단행하는 한시적 퇴학조치는 교장과 교육청에서 내릴 수 있으며 학교가 정한 시정조치를 이행할 경우, 해당학교의 복교가 가능하다. 영구 퇴학조치는 교육청에서만 조치 가능하며 주에서 정한 엄격한 규율 프로그램을 완수하지 않는 한 온타리오교육청 산하 어떤 학교에도 복교할 수 없다. 정학․퇴학조치를 내릴 경우 학교는 해당 학생 및 학부모에게 반드시 서면통지를 하며 불응할 경우, 교사나 교장이 내린 1일 정학조치를 제외하곤 이의제기절차를 통해 적법성 여부를 심판 받을 수 있다. 실제 연간 정학조치건수를 보면 학교안전법이 발효되기 전 해엔 전체 재적학생의 5.3%인 11만3778건에서 2003~4 학년도엔 7.2%인 15만2626건으로 증가했다. 동기간 중 퇴학건수 역시 106건에서 1909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각 교육청간 법 적용에 일관성이 없고 상대적으로 소수인종 학생에 대한 징계조치가 많으며 No Tolerance Policy자체의 효과에 대한 회의도 만만찮아 학교안전법 자체에 대한 수정논의도 비등한 실정이다. 영어동시통역사
미국과 한국의 교육환경에는 큰 차이가 있고 같은 미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학교의 여러 문제에 다가가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미국의 학교폭력 문제 대처 방식이 전적으로 옳다거나 같은 방법을 한국에 적용해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미국 공립학교에서 카운슬러로 근무하며 필자가 경험한 미국 학교들의 왕따 문제 대처 방법을 이 자리에서 함께 나눔으로써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왕따 문제의 예방과 근절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반(反) 왕따' 분위기 조성에 주력 미국 학교들은 처음부터 교직원과 학생 모두에게 학교는 그 구성원들의 상황이나 배경에 상관없이 무조건 안전한 장소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교육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버지니아주 패어팩스 카운티의 공립학교에서는 매년 새 학년이 시작되는 9월이면 전교생을 학년별로 모아 놓고 이틀에 걸쳐 '성희롱 예방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필수로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학교 카운슬러들이 직접 주관·진행하며, 동영상 등을 활용해 성희롱의 구체적인 실례와 심각성 및 방지책에 대해 가르치고 그 중요성을 수차례 반복해 강조한다. 이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및 그 산하 교육청 등이 법제화한 규정을 통해 이뤄진다. 성희롱이란 성적 수치심만이 아니라 피해자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유발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들을 포함하며, 언어적 가해 외에도 이메일이나 채팅 등을 통한 비언어적 가해, 육체적인 가해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을 철저히 가르친다. 피해 학생들의 고통 등에 대해서도 연극으로 재현하는 방법 등을 활용해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 발생 후 가해자와 피해자 위주로 개별 사건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왕따 문제를 처음부터 공개적으로 전체 학생들에게 철저히 교육시킴으로써 학교 전체 분위기를 '반(反) 왕따'적인 것으로 만들어 문제를 예방하는 데 주력한다. 도움 받을 수 있다는 믿음 주어야 이런 왕따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해도 아직 올바른 주관이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언제든지 여러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간단명료하게 가르친다. 여기서 대처법이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하면 학생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 들지 말고 바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라는 것이다. 단순하고 간단한 방법이지만,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기 원하는 특성을 지닌 사춘기 학생, 특히 어렸을 때부터 남의 잘못을 누군가에게 얘기하는 것을 ‘고자질’ 이라 배우며 자란 한국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학교와 가정에서 ‘고자질’과 자신의 권익을 찾기 위해 도움을 청하는 것 간의 차이를 아이들에게 명확히 가르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학교에 상주하는 경찰, 카운슬러, 선생님, 학교 청소부 아저씨 등 누가 되었던 학생이 편하게 어려움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분을 찾으면 된다고 가르치며, 학교 내에 편한 사람이 없을 경우 부모님께라도 솔직히 얘기하고 도움을 청하라고 가르친다. 어린 학생들일수록 일반 교사보다는 좀 더 편하게 의논할 수 있는 카운슬러에게 어려움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한국도 카운슬러 제도를 활성화하기 바란다. 한국에서 자란 많은 한인 학생들은 친하지 않은 어른에게 다가가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 않아 학교 카운슬러보다는 자신의 부모에게 어려움을 털어 놓는 경우가 더 많은데, 한인 부모님들은 문제를 알고 나서도 해결을 위한 도움을 청하는 데 주저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혹시 자녀가 더 큰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용기 내어 속내를 털어놓은 아이들의 부모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무너져 더 큰 고통에 대해서조차 입을 열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어느 누구보다 자녀의 안전을 중시해야 할 부모로서 좀 더 확고하고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면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해주어야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자신들의 문제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전 구성원에 명확한 책임 분담 모든 교직원들에게 학생 안전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도록 하는 법적 제도도 필요하다. 필자는 학생이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청해 왔을 경우 대게 두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겪는 다툼 정도면 해당 학생들을 사무실로 불러 양쪽 입장을 서로 충분히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화해하도록 한다. 하지만 단순한 다툼을 넘어 섰다는 판단이 서면 바로 법규에 따라 이를 해당 학생의 학부모나 학교 교장단에 보고한다. 이 경우 대부분 부교장이 직접 문제 파악 및 조사 과정을 총괄하며, 해당학생들의 진술이 엇갈리면 증인이 될 만한 모든 학생들을 한 명씩 불러 구체적인 조서를 쓰게 한 후 이에 근거해 정확한 사건 규명에 힘쓴다. 조사결과 의도적으로 육체적·정신적 해를 가한 것으로 판명 될 경우 학교 차원에서 정학 처분 등 엄격한 처벌을 즉각적으로 내린다. 금전 강탈, 협박, 육체적 폭행 및 고문 등에 대해서는 학교에 상주하는 경찰이 바로 개입해 형사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조사한다. 만약 형사법에 반하는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경찰은 학생을 형사기소하는데, 학생이 미성년일 경우 법적 보호자가 함께 법정에 서야 한다. 또한 피해 학생의 이야기를 교직원들이 가볍게 여겨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피해 학생이 더 큰 피해를 입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자가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도록 제도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카운슬러뿐만 아니라 모든 학교 교직원들이 의무적이나마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학교 안전은 모든 사람들이 철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대처해야만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이를 아예 법규로 명시한 것이다. 한국도 교육법, 형사법 등 관련 법규의 개정을 통해 학생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 베스트 아카데미 원장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배은희 의원이 학교폭력피해자협의회와 함께 만화로 보는 학교폭력 대처 매뉴얼 '이 땅의 모든 학부모가 알아야 할 학교폭력 10가지 비밀'을 발간·배포했다. 매뉴얼은 학교폭력피해자협의회 회원들의 경험을 토대로 '소문내기', '놀림', '별명 부르기'처럼 사소하게 여기기 쉬운 행위도 타인에게 큰 아픔을 주는 폭력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사례를 통해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신체적 폭력, 정서적 폭력, 금품 갈취, 사이버 폭력 등 유형별 학교폭력의 정의와 사례, 대처법 등으로 구성돼있으며, 피해학생 입장에서의 대처법과 함께 가해학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모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을 담았다. 얼굴에 낙서를 하거나 옷을 벗긴 상태에서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돌려보는 '인증샷 게임', 동전에 구멍을 뚫고 낚시 줄을 매어 목 안에 밀어 넣고 꺼내기를 반복하는 '동전 게임', 칼등으로 배, 팔, 다리 등을 그어 공포심을 조성하는 '수술 게임' 등 어른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신종 폭력에 대한 정보도 들어있다. 배은희 의원은 "학부모와 교사는 학교폭력예방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주변에서 들은 짧은 지식만으로 대응하다 문제가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폭력을 쉽게 이해하고 대처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화를 이용한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현장에서는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학교폭력을 쉬쉬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이런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므로 사건이 발생하면 반드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공개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학생 제대로 보호못받아'…'언론 보도 너무 선정적' 지적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은 주변에 알려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해 말도 잘 안 해요" "담임교사나 학교는 덮으려고만 해요" "처벌을 더 세게 하는 것이 소용 있는 대책인지 모르겠어요."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 학생집담회'에는 중·고등학생과 현직 교사 등 20여 명이 참석해 2시간여 동안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심모(18)양은 "학교 폭력이 일어나면 담임교사나 학교는 덮으려고만 한다. 처벌이나 대책이 있다고 해도 피해학생은 보호를 제대로 못 받는다. 주위에 알렸다가 더 큰 폭력을 불러올 수 있어 말도 잘 못 한다"고 말했다. 최모(14)군은 "일진들이 한 명만 괴롭히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을 괴롭히기 때문에 한 명이 신고했는데 그냥 덮이면 원래 괴롭히던 여러 명을 한꺼번에 불러 때린다"며 "학생들이 폭력을 신고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얘기하라는 게 솔직히 소용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군은 "학부모들이 나선다고 해도 금방 학교에 소문이 퍼져 더 괴롭힘을 당한다. 학년이 올라가고 체력이 좋아지면 이전에 당했던 걸 되갚는 식으로 피해자도 폭행을 저질러 학교 폭력이 계속 순환되는 경우도 있다"며 목격담을 이야기했다. 이들은 '학교 폭력은 힘으로 싸우는 것인데, 학교에서도 등급을 매기며 성적으로 싸움을 붙이고 있지 않느냐'며 학교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을 되물었다. 심양은 "학교에서는 매일 '공부해서 다른 아이를 이겨야 한다'는 식으로 부추겨 경쟁심을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폭력을 말리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모(15)군도 "'도덕'이 점수 잘 받으려고 만든 과목이 아닌데도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축소 수업한다. 인성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학교 폭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담회 참석자들은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쏟아진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일 뿐 무책임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닌 5년 중 3년 동안 학교에는 폭력이 있었다. 늘 있었던 일인데 이제야 관심을 두는 게 이상하다"며 씁쓸해했다. 이날 집담회를 연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의 김대근(27) 운영위원은 "언론은 '일진들을 박멸하라'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맞는 사람, 때리는 사람 모두 피해자"라며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언론에서 최근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당연히 학교폭력에 관한 내용이다. 학생들의 자살로 이어지는 폭력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지나치리만큼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쉽게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계속해서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관련 단체들은 제각각의 논리를 펼치고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안타까움을 더해주는 분위기가 아쉽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대책없이 폭로하기에 바쁜 언론들의 보도 자세이다. 학교폭력이 이슈화 되면서 언제 일어났던 일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보도되는가 하면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식의 기사도 있다. 물론 언론이 할일은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보도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해 주고 여론을 형성해 가는 것이지만 자칫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학교폭력 문제가 발전해 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교육관련 단체들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해 보인다. 학생인권조례제정이 학교폭력 증가에 어느정도 여향을 준 것이 사실임에도 이를 왜곡하고 절대 그렇지 않다는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반면에 학생인권조례가 학교폭력을 증가시킨 주범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이 둘 모두 정답은 아니라고 본다. 관련이 있는 것에 공감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에도 공감한다. 학부모단체들은 전적으로 학교교육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 역시 어느정도는 관련이 있다. 학교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학교폭력이 근절되진 않더라도 어느정도는 감소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교육과 더불어 교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모든 책임을 교사들에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교사들이라고 학교폭력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리 없음에도 마치 교사들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옳은 것인가 따져 볼 문제이다. 한편 학부모들이나 교육당국에 모든 책임을 떠 넘기려는 분위기도 있다. 가정교육이 잘못되었고, 교육당국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것인데, 이 역시 어느정도 영향을 준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한 쪽에만 책임이 있다면 그 부분만 해결하면 학교폭력 문제는 쉽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폭력 문제는 여러가지 문제가 서로 얽히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즉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와 교사, 가정의 학부모, 교육당국의 정책입안자 들이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이다. 그렇더라도 이들에게 각각 어느정도의 책임을 지라는 식의 해결책은 전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해결 자체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당국과 사회적인 분위기, 학교와 교사, 학부모들이 다함께 나서야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모두가 조금씩 더 머리를 짜내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당국에서 제시하는상당활동 강화나 폭력신고제도만으로는 절대 해결이 어렵다. 학생들이 학교에 갈 시간임에도 PC방을 찾았다면 그 이유를 묻고 학교에 돌아가도록 유도하거나 거리를 배회하는 학생들이 있으면 학교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지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폭력예방교육 등을 좀더 강화해야 한다. 상담교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 상담교사 뿐 아니라 폭력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들을 치유할 수 있는 전문가, 정신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다면 의학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는 인력들과의 연계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상담교사 배치했으니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이다. 학생들의 폭력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학생들이 휴대폰을 이용하여 괴롭힐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오로지 신체적인 폭력만 예방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육체적인 폭력과 함께 정신적 폭력, 휴대폰 등을 활용한 폭력, 컴퓨터 게임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육체적 정신적 폭력까지 모두 포함하여 예방을 해야 한다. 학부모들도 이런 부분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학부모들 만의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학교밖의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일에 나서야 할때가 되었다. 학교내의 폭력 문제는 교사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학교밖의 폭력예방을 위한 노력에는 학부모와 함께 지역사회의 주민들도 함께 나서야 한다. 내 자녀가 아니지만 내 자녀라고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폭력예방활동을 강화한다면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좁게보면 학교폭력 문제는 전적으로 학교와 교사들이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좀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면 학부모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책임져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행동을 모든 국민이 정확히 살피고 지도하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결국은 학교폭력이 더이상 발붙일 곳이 없을 것이다. 국가와 사회, 학교가 다함께 폭력근절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말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시작으로 온 나라를 흔든 학교폭력의 실상은 해가 바뀌어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은폐되었던 사건들이 봇물처럼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 폭력의 형태도 따돌림, 성추행, 금품갈취, 절도등 남·여학생을 가리지 않고 상습적·반복적으로 자행된 폭력은 나이만 어렸지 성인들의 행태와 별다를 것이 없다. 지금은 방학기간 중인데도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사례들을 보면 개학 후가 더 걱정된다. 이러한 학교폭력을 놓고 학교의 인성교육 미비, 입시경쟁, 가정교육 부재 등원인을 얘기하지만먼저 학교·가정·사회의 책임이 크다. 요즘 일각에서는 학교가 무책임하고무능하다고 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일어나지 않게 교육해야 할폭력이 학교에서 난무하다는것은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가 폭력의 도가니가 될때까지교사들을 무엇을 했느냐다. 물론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지만, 요즘 학교나 교사들은 학교폭력에대처할 권한이나 메뉴얼이 없어 지도가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언젠가부터 교육이 시장 논리에 밀려 교사가 교육의 주체 자리에서 밀려나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수요자가 되고부터는 이들의 요구와 목소리는더 커지게 되었다. 한편 교사의 교육권인 교권은점점 위축되어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일부 시도의 학생인권조례 시행은 학교 교육을 더 얼어붙게 하여 사실상 학교교육이 지식교육 이외는적극적인 지도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학교폭력이 학생들이 공부와 일상생활을 하는 학교 공간에서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가정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가속화되는 저출산은 현상은 자식들을 지나치게 과보호한 나머지 모두가 제왕식 자식을 만들고 있다.형제들이 없어 같이 놀지 못하고,대화할 친구가 없어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풍요함 속에서 어려움을 모르는 오직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자녀들로 키운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의 맞벌이로 인하여 자녀와의 대화할 시간이 적어 제대된 가정교육을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의 한 요인이다. 그리고 우리사회의 폭력 및 음란물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회분위기도 문제를 크게 하고 있다. 사회가 개방되면서 온갖 매스컴에서 통제 없이 흘러나오는 폭력물은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의 감각을 지극했고 이러한 욕구는 친구들 사이에서 왜곡된 영웅심으로 표출하게 된다. 이러한 폭력은 학생들의 절제력을 잃은체 학교 내외, 대상을 막론하고SNS로까지 무차별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학교폭력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우리 학교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학교폭력이 무차별적 괴롭힘으로 유행처럼 번지 있다는 점이다. 학교나 경찰을 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로 인한 학생자살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제야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교육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 그 대안이나 제도 마련에 부산하다. 그러나 매일 쏟아지는 대안이나 대책들을 보면 아직도 그 원인을 확실하게 인식하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행안부는 우선 기초자치단체와 교육청, 경찰, 시민단체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 예방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시·군·구 단위 지역대책위원회를 신설한다고 했고, 교육과학기술부는‘학교폭력 One-Stop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을 말하고 있다.하지만 지금 학교현장에 나타나는 사례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원인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에 가서 학생과 교사들에게 진솔한 고민과 담론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 단위학교들은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 왔음에도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이 다른 동료 학생들에게 가하는 학교폭력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의 대책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다거나 학교폭력의 복잡한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여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젠 폭력의 유형에 따라 확실한 처방을 해야한다.지금까지의 관용주의에서 벗어나 가해학생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학교에 스쿨 폴리스가 있고, 전문 상담교사가 배치된다고 학교폭력이 근절된다는 단순한 처방은 이젠 버려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가해학생들의 폭력적 행동의 표출을 억제할 뿐 그것의 내면적 원인인 공격적 심성을 없애거나 완화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젠 보다 강력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 학생과 학부모의 폭력에 대한 죄의식을 갖고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변화도 필요한 것이다. 학생인권은 자유만큼이나 책임의식을 갖은 학생 상호간의 기본적인인권교육이 필요하다.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있는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자신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히 생각하고서로 존경하고 배려할 줄 아는 공존을 위한 인권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학생들의 자율이 미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 교육공동체가 함의한보다 진지한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미래사회의 주인이다. 아무도 모르는 미래사회를 스스로 개척하며 살아야할 이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이 아니라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보다 진지한 생각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