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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원에게 직무연수는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교원이라면 매년 일정 시간의 연수를 받아야 한다. 교원이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자기 연찬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수를 게을리하다간 교육의 도도한 흐름에서 뒤처지게 된다. 얼마 전 4박 5일 일정으로 ‘학교장 민주적 리더십 전문가 과정’ 연수를 받았다. 이 연수는 경기도교육청 주관으로 북부청사 민주시민교육과에서 계획과 운영, 마무리까지 총괄했다. 담당장학관과 장학사가 상주하면서 연수생들과 호흡을 같이 했다. 연수를 통해 민주적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한 5가지 영역을 확실히 알았다. 민주적 교직원 문화 만들기, 자율과 책임의 학생자치활동 활성화, 학부모의 민주적 참여 이끌어 내기, 지역사회 관련 기관과 연계한 민주시민 교육, 교육과정과 연계한 민주시민 교육이 바로 그것. 연수를 받으면서 ‘시․도교육청과 지역 교육지원청, 그리고 직속기관 연수원에서 주관하는 각종 연수가 교원으로부터 과연 환영받고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연수 종료 후 ‘괜히 시간만 낭비했네’라는 반응이 나오면 그 연수는 실패다. 반면 ‘이번 연수 정말 받길 잘했네’ ‘이번 과정 후속으로 심화연수가 있다면 꼭 받아야지’ 하면 성공이다. 연수과정은 시간과 예산을 투입한 그 이상의 성과, 즉 고효율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연수 참여자가 연수 도중 연수에 집중할 수 있고, 연수 후 학교현장에 돌아가서 적용, 실천한다면 성공일 것이다. 이번 연수는 성공적이라 생각하지만 좀 더 높은 성과를 위해 몇 가지 개선점도 있다. 첫째, 연수 프로그램의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 연수 대상자가 봤을 때, 연수 희망자 모집 공문이 흡인력이 있어야 한다. 연수 대상자가 연수를 신청하려면 강의 주제, 강사 등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명사 특강 ‘서양고전에서 배우는 리더십의 지혜’ ‘컨디셔닝을 위한 라인 댄스’ ‘힐링 요가’가 관심을 끌었다. 둘째, 연수 대상자의 연수 신청이 자발적이어야 한다. 이번 연수도 인원 모집에 어려움이 있었는지 추가 모집 공문이 도착한 것. 결과적으로 연수대상 100명 중 83명이 참가했는데 교육청의 권유가 있었다고 들었다. 필자의 경우는 자진해 신청했고 동료에게도 참가를 권유했다. 연수에 참여해서 보면 연수에 참여 동기가 자의인지 타의인지에 따라 연수에 임하는 태도는 전혀 다름을 느끼게 된다. 셋째, 연수 프로그램 형식과 내용이 다양해야 한다. ‘학교장 민주적 리더십 전문가 과정’은 33시간 중 강의 12시간, 토론 7시간, 체험 4시간, 문화공연 2시간, 사례발표 8시간으로 구성됐다. 프로그램 중 강의가 다소 많이 차지했는데 연수의 효과로 볼 때 대학교수가 강사로 나온 강의는 연수생의 호응도가 떨어졌다. 반면 연수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저자와의 만남, 힐링 프로그램, 대토론회 등은 관심도가 높았다. 앞으로는 프로그램의 형식이 수동적인 강의보다는 적극적 참여가 가능한 활동 중심으로 구성됐으면 한다. 넷째, 연수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담당자의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번 연수에서 담당 장학사는 분임토의, 분임 발표의 질을 높이기 위해 3가지의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 2013 권역별 민주시민교육 포럼 자료집, 학교 민주주의 박람회 자료집, 초등교장 분임토의 협의 내용 등이다. 담당자의 수고가 느껴지는 자료집이었기 때문에 연수가 알차고 수준 높았다. 다섯째, 연수 과정에서 연수생의 의견을 수렴, 반영하면 좋다. 이번 연수 중에도 담당자와 분임장과의 사전협의가 있었다. 담당 장학사는 초등교장 연수 때의 미흡한 점을 소개하며 대안을 제시했고, 분임장들은 대토론회 때의 좌석배치를 분임별로 하도록 조언했다. 필자도 연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토론회 시 발표자의 주요 내용을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띄우도록 제안했다. 이런 의견은 모두 받아들여졌고 연수 효과 증진에 크게 도움이 됐다. 교원들에게 있어서 직무연수가 ‘그냥 시간 채우기식’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 그런 연수는 연수 담당자는 물론 연수생 모두 괴로운 시간일 뿐이다. 그러한 연수기관은 교원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앞으로 연수가 과거 일방통행식 연수보다는 연수 계획부터 수요자의 요구가 반영되고,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실질적 지식으로 연수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연수가 더 많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현 정부 들어와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창조경제’다. 국민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ICT와 같은 과학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기존 산업을 강화하고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고자 하는 국가적 차원의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이해된다. 많은 사람이 개념이 모호함을 지적하지만 그것보다는 ‘빨리 창조경제 실현에 필요한 창의적인 미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학습자의 수학적 역량 강화다. 현대 과학기술을 견인하는 원천은 다양한 종류의 수준 높은 소프트웨어 개발이고, 여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수학적 역량’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이 역량을 키우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창조경제의 핵심, ‘수학적 역량’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 학생들이 TIMSS나 PISA와 같은 국제 수학성취도 비교 연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졌다. 그렇지만 우리 학생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수학적 역량이 과연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과학기술 발전에 적합한지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미래사회를 위한 인재의 특징은 독창적이고 종합적인 사고,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 동료와의 의사소통, 개방성 등을 들 수 있다. 과거와 같이 단순한 지식과 기능을 갖추거나 공부만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자기 일에 대해 ‘감동과 의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수학 교육이 변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명과 설득이 주가 됐던 이론 중심의 수학교육에서 학생이 중심이 돼 수학적 대상을 조작하고 탐구해 가야 한다. 단순히 수학적 기호를 변환해 답을 구하는 기능 위주의 교육에서 주변 현상을 수학적 개념이나 방정식을 사용해 표현하고 변환해 답을 얻고 해석하는 전체 과정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또 수학적 지식이나 기능을 단순 적용하는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에서 생소한 문제 상황의 해결 전략을 다양한 방법으로 찾아가는 과정 중심의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단순한 교과로서의 수학이 아닌 다른 교과와의 융합교육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그 풀이의 효율성과 심미적인 측면을 고려해 미술이나 기술 등을 융합하는 디자인 교육이 그것이다. 그리고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못지않게 동료와 협동해 문제를 해결하며, 동료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거나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절충하는 합리적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탐구·해결 능력, 융합정신 길러야 결국 미래사회를 위한 수학적 역량은 입학시험이나 자격 취득 등을 위해 학습하는 차원을 넘어, 매우 무질서하게 보이는 다양한 현상 이면에 있는 질서와 규칙성을 보는 능력, 주변 환경을 이해·예측·통제하는 능력이 돼야 한다. 이는 다름 아닌 수학을 통해 이상 사회를 구현하고자 한 플라톤과 유클리드의 정신과 자연에서 수학적 질서를 찾고자 한 아르키메데스와 뉴턴 정신의 혼합이라 할 수 있다.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 융합 정신을 수학 교과에서 길러줘야 한다. 올해 8월에는 세계 수학자 6000명이 참가하는 수학올림픽인 국제 수학자 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이에 정부와 수리 과학계는 한 마음으로 올해를 ‘수학의 해’로 선포했다. 이 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 수학의 학문적 수준이 한층 발전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미래 인재가 각자의 영역에서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 창조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발전적 수학 역량을 기르는 수학 교육으로 바꿔가길 염원한다.
올해 대입전형은 수시는 학생부와 논술 위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간소화됐다. 이에 따라 3000개나 된다는 복잡한 대입 전형 방법이 일정 부분 정리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15학년 대입 전형방법 수가 892개로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밝혔으나 사설 입시기관을 중심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해석이 지속해서 나온다. 대입 간소화의 핵심은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꼽힌 논술과 적성 그리고 특혜 시비를 일으켰던 특기자전형의 폐지였다. 그러나 애초 목적과는 달리 논술 시행대학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적성은 학생부 교과 전형에 슬그머니 끼워 넣은 대학이 상당수다. 표면적으로는 사라진 것으로 보이나 특기자전형도 사실상 학생부 종합 전형에 포함됐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A 대학의 전형계획안을 보면 사실상 논술로 선발하는 전형을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분류했다. 학생부 반영비율이 55%이며 나머지 45%는 논술을 반영한다. 학생부 교과 반영비율이 50%를 넘으면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분류한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했다. B 대학의 논술전형도 엉성한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논술전형으로 분류됐음에도 선발 방식은 논술 60%에 서류 40%를 반영한다. 따라서 이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논술고사도 치러야 하고 자기소개서에 담길 다양한 스펙까지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전형이 양산되다 보니 정작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대입전형이 더 어려워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제 고3으로 진급하는 학생이나 지원 희망대학과 그 전형 방법에 따른 상담 준비를 진행해야 하는 교사도 전형 방법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오히려 모호한 전형만 늘었다는 하소연이다. 교육부는 대입전형 간소화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는 학교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정책을 재검토하고 정교하게 다듬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라산(높이 1,950m)은 분출을 멈춘 휴화산으로 누구나 한 번쯤 오르고 싶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백록담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름이 많고 봄철의 철쭉부터 겨울철의 설경과 운해까지 사계절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해발고도에 따라 아열대‧온대‧냉대의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한라산의 상징인 노루를 곳곳에서 만나는 것도 산행의 재미다. 폭설로 며칠 동안 금지되었던 한라산 산행이 전날 해제되었다. 등산객이 많이 몰려들면 인원수를 제한할 수 있어 둘째 날은 일어나자마자 숙소에서부터 속도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모처럼만에 아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느라 전날 밤늦게까지 과음을 했는데 새벽 4시에 일어나고, 4시 30분에 밥을 먹고, 5시에 숙소를 출발하고, 5시 30분 성판악에 도착했다. 장갑, 모자, 넥워머, 아이젠, 스패츠, 보온병 등 겨울 산행은 준비물이 많다. 랜턴 없이 어둠속에서 겨울산행 초보인 둘째를 챙기느라 일행들과 떨어졌다. 뒤늦은 5시 50분경 다른 산악회원들의 랜턴 불빛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입구에서 '한라산국립공원, 해발 750m'를 알리는 표석이 눈 속에 서있다. 사방이 온통 칠흑 같은 어둠이다. 어두우면 한 가지 일에 더 몰두한다. 자박자박 발걸음 내딛는 소리가 정겹다. 랜턴 불빛과 옆에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위안이다. 7시경 화장실이 있는 4.1㎞ 거리의 속밭대피소에 도착했다. 과음으로 몸을 혹사시키고 잠을 설쳐 초반부터 힘이 드는데 아침을 여는 맑은 공기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샘터와 1200m 표석을 지나면 아주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하늘 호수 사라오름 입구다. 이곳에서 사라오름 전망대까지는 왕복 40여분 거리다. 사라오름(1324m)은 제주도내 386개의 오름 중에서 가장 높은 오름으로 정상의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산정호수라 작은 백록담으로도 불린다. 여름철에는 노루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어 먹거나 물을 마시면서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전망대에서 한라산 정상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힘도 들고 시간도 늦어 그냥 지나치려는데 막 그곳을 다녀오는 일행들을 만났다. 꼭 다녀올 것을 권유해 발걸음을 옮겼던 사라오름에서 멋진 상고대를 만났다. 분화구의 물이 얼어붙어 축구장만한 얼음판을 만들고, 주변을 둘러싼 숲의 나무들이 주렁주렁 예쁜 눈꽃을 매달았다. 시간에 쫓겨 분화구 끝에 있는 전망대는 다녀오지 못했다. 사라오름 입구로 내려와 1.5㎞ 지점에 있는 진달래밭대피소로 향했다. 등산객들이 일렬로 줄을 이어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이 보기 좋다. 백록담 방향으로 1300m, 1400m 표석을 지나 경사가 급한 길을 오르면 눈밭 속에 진달래밭대피소가 나타나고 뒤편으로 백록담의 머리 부분이 모습을 드러낸다. 성판악에서 7.3㎞ 지점에 위치한 진달래밭대피소는 한라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컵라면, 식수 등을 사려는 등산객들이 매점 앞에 길게 줄을 서 실내는 발 디딜 틈이 없다. 8개월 전 이곳에 왔을 때는 진달래꽃이 만발해 한참 머물었는데 찬바람이 몰아쳐 쉴 곳을 찾기도 어렵다. 컵라면을 먹고 가방 깊숙이 들어있는 줄 알았던 선글라스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값이 꽤 비싼 것이라 이곳저곳 뒤지며 20여분 시간을 보냈다. 아뿔싸, 성판악에서 산행준비를 할 때 아이젠, 스패츠 등과 함께 배낭 옆에 꺼내놨었는데 어둠속이라 깜박 잊고 그냥 왔다. 아무리 좋은 것이더라도 품을 떠나면 내 것이 아니다. 9시 30분경 백록담으로 향했다. 진달래밭을 지나면 2.3㎞ 거리의 동능 정상까지 힘든 코스가 이어지는데 맑은 날씨가 힘이 된다. 1500m, 1600m, 1700m, 1800m... 위치가 높아질수록 산 아래로 멋진 설경이 펼쳐진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별천지다. MBC의 헬리콥터가 머리 위를 낮게 날며 촬영을 하고, 등산객 행렬이 백록담 정상 부근에 길게 줄을 선 모습도 보인다. 지친 몸을 추스르며 힘들게 발길을 옮기다 1900m 표석을 만난다. 기어서라도 갈 수 있는 거리에 백록담이 있어 새로운 힘이 생긴다. 성판악에서 정상까지 9.6Km, 정상에서 관음사지구까지 8.7Km의 총 18.3km를 오르내리며 고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백록담을 구경하는 것이다. 눈이 쌓여 사방이 백색 세상인 정상에 도착했다. 총 둘레 약 3㎞, 동서길이 600m, 남북길이 500m의 타원형 분화구 백록담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백록담의 겨울 풍경을 바라보며 예서제서 환호성을 지른다. 백록담은 하늘 가까이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옛 선인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과 흰 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오늘같이 설경이 아름다운 날은 백록담이라는 이름이 겨울철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사방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후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백록담 정상 표석, 한라산 동능 정상을 알리는 고사목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11시경 하산을 시작했다. 관음사지구로 향하는 하산 길 북쪽 방향에서 백록담을 한 번 더 바라봤다.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에서 멋진 설경을 만끽하며 행복을 누렸다. 눈이 바람에 휘날리며 주변의 모습을 수시로 바꾸고, 눈을 뒤집어쓴 고사목과 북벽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아름답다. 자연의 위대함에 감사해하는 시간이다. 특히 겨울 산행은 내려갈 때 더 조심해야 한다. 아이젠을 착용했지만 수시로 미끄러진다. 눈이 많이 쌓인 외길에서 몇 사람이 올라오면 다시 몇 사람이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라 지체와 정체가 지루하게 반복된다. 단체 산행은 시간이 문제다. 끝없이 올라가는 군인들을 만나 길을 양보하다보니 약속시간에 맞출 재간이 없다. 마음이 급하지만 동동거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눈앞의 풍경을 즐기며 헬기장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따라가면 30여년 동안 등산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다 2007년의 폭우로 흔적 없이 사라진 추억의 산장 용진각대피소다. 이곳에서 식사하거나 텐트를 치고 추위를 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출렁다리와 샘터를 지난 오르막에서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려 앞산을 바라보면 왕관바위가 가깝게 보인다. 비교적 산행이 쉬운 산책길을 내려서면 해발 1500m에 위치한 삼각봉대피소다. 대피소 앞 뾰족한 봉우리가 삼각봉이다. 삼각봉대피소에서 개미등을 거쳐 탐라계곡 목교까지의 탐방로 2.8㎞는 산행이 힘든 구간이다.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무릎에 보호대를 차고 상태를 조절하며 산행을 하지만 통증이 온몸으로 전해오고 걸음이 불편하여 자꾸 남은 거리를 살핀다. 탐라계곡에서 관음사지구까지는 비교적 쉬운 구간이지만 거리가 3.2㎞나 된다. 언제쯤 끝이 날까 산행이 지루해지면 관음사지구 초입에서 ‘한라산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반긴다. 약속시간에 50분이나 늦은 2시 20분경 차에 올라 제주도특산품매장으로 향한다. 제주항에서 4시에 출항한 로얄스타호가 50분이나 늦은 7시 20분경 어둠이 맞이하는 우수영항에 도착한다. 목포 북항 회센터의 따뜻한 방에서 회를 맛있게 먹으며 피로를 풀었다. 일행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고속도로를 부지런히 달려 청주에 도착한 후 다시 택시를 타고 12시 10분경 집에 도착했다. 잠을 설친데다 과음으로 고생했지만 청주 산누리산악회원들과 어울리며 백록담의 멋진 설경을 구경하고, 부자간에 대화를 많이 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지난 주말 오전, 아내와 함께 광교산을 찾았다. 새해들어 광교산을 처음 찾는 것이다. 광교산은 수원의 명산이다. 수원시민뿐 아니라 인근의 용인, 성남, 군포, 의왕시민들도 즐겨찾는 산이다.고도가 그리 높지 않아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참 좋다. 우리 부부가 광교산을 올라가는 코스는 대개 정해져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경기대 입구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능선을 따라 형제봉까지 오르는데 이 코스는 사람들이 많이 애용한다. 그래서 등산객들로 늘 붐빈다. 문암골에서 올라가는 코스도 있다. 백년수 약수터를 지나 형제봉에 오르는 것이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코스는 상광교 버스 종점에서 법성사를 지나 억새밭으로 오르는 코스다. 이 곳에는 봄에 흔히 볼 수 없는 야생화가 있다. 족도리풀인데 보호 식물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이 식물이 잘 있는지 궁금하여 꼭 오르는 코스다. 버스 종점에서 사방댐으로 가면 세 갈래 길이 나온다. 본인 선택에 따라 절터 약수터, 노루목, 토끼재로 갈 수 있다. 오늘 산행, 주 목적이 운동이다. 지난 번 경기도에서 세번째로 높은 포천의 국망봉 정상 정복 실패의 원인이 건강관리에 이상이다. 숨은 차오르고 발이 무거워 중도에 포기한 것이다. 그 만치 평소 건강 관리를소홀히 한 것이다. 가까운 산을 자주 찾아 체력을 단련하는 것이 대안이다. 11시 30분. 문암골에서 영동고속도로 밑을 지나니 본격적 산행이 시작된다. 평소 계곡을 따라 오르는데 이번엔 왼쪽의비교적 넓은 길을 택하였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처리하고자 배수로가 새롭게 정비된 모습이 보인다. 조금 올라가니 '광교산 생태연결 녹지'가 나타난다. 광교산을 가까이 한다고 하지만 처음 보는 것이다. 등산로 오른쪽에 녹지를 조성하였는데 생태숲, 반딧불이 서식지, 생태계류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 오르니 '참나무 구별법' 안내 표지가 보인다.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구별 방법이 설명 되어있다. 나무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도 확실히 모른다. 그런데 이 곳에 오면 늘 보던 논이 사라지고 없다. 숲으로 바뀐 것이다. 아내에게 말한다. "여보, 우리가 여기 온 지 정말 한참 되었네!" 있던 것이 없어지니 허전하다. 대신 참나무 등을 새롭게 심어 숲을 가꾸고 있다. 조금 더오르니 광교산에 아늑하게 안겨드는 느낌이 든다. 작년과 다른 점은 무허가로 농작물을 가꾸지 못하게 안내 표시판을해 놓았다. 국유지 지번 표시를해 놓고 이용제한을 표시해 놓았다. 표시의 주체자는 국토부와 토지주택공사이다. 광교산 한 가운데있는 밭을 무단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국유지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 당연한 일이다. 숲 생태계에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본격적 숲길로 들어가니등산로가 중간에 막혀 있다. 광교산 휴식년제(등산로 폐쇄)다. 산림내 생태계 복원과 등산로 보호가 목적이다. 여기부터 백년수 정상까지 700미터를 보호하려는 것이다.얼음 계곡을 지나 다시백년수로 통하는 길을 오른다. 백년수 정상에서 형제봉(448m)을 오른다. 제법 등산객들이 많이 눈에 띈다. 가족 단위 산행이 많다. 스님도 보이고 외국인들도 보인다. 형제봉 아래 전망 좋은 곳에서 잠시 땀을 식힌다.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가 적다는 예보 탓인지 이 곳에서 점심 도시락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형제봉 밧줄을 잡고 정상까지 오른다. 오늘 따라 하늘이 무척 푸르다. 아내는 봄의 기운을 느껴보라고 재촉한다. 그리고 새해 결심을 묻는다. 그러나 마음이 편치 않은지 사람들이 함부로 버린 귤껍질, 담배꽁초에 눈이 간다. 시민정신을 발휘하려 기록에 남겨둔다. 이제 하산이다. 시루봉(582m)까지 가야 하나 시장하다. 점심시간이다. 능선을 따라 가다가 백년수 쪽으로 내려왔다. 굴피나무 열매가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고동색 열매가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룬다. 굴피나무 껍질을 보니 아카시나무 껍질과 비슷하다. 1시 30분. 광교수련원 인근 보리밥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 곳에서는 다른 음식점과는 달리 선지국이 나온다. ○○농원이라는 상호는 특허를 받았다. 선지국 추가 주문을 하니 새롭게 펄펄 끓여 내온다. 추가 요금을 더 받지 않는다. 수원의 인심일까 이 집만의 서비스일까. 수원에 광교산이 있다는 것 자체가 수원시민들에게 행복을 준다. 가족 산행을 하면 가족 우애를 증진시키고 가족 건강을 지켜준다. 등산하면서 가족간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소통의 공간이 된다. 자연은 늘 거기에 있으면서 우리를 맞아준다. 겨울에도 포근히 반겨주는 광교산이 고맙다.
8개월 전 둘째와 함께 올랐던 백록담의 겨울 풍경이 보고 싶었다. 지난 1월 11일부터 이틀간 청주 산누리산악회의 백록담 산행에 둘째와 함께 동참했다. 해남의 우수영에서 제주를 쾌속정 로얄스타호로 오간 이번 여행은 첫째 날은 우도 여행, 둘째 날은 한라산의 백록담 산행이 목적이었다. 잠을 설친 채 일찍부터 부산을 떨며 새벽 2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3시 15분경 2차 집결지인 남부주차장에서 일행들과 합류해 목포로 향한다. 예정했던 47명 전원이 시간에 맞춰 참석했으니 열정들이 참 대단하다. 취침모드로 눈을 감았지만 모두들 폭설로 통제되었던 한라산의 등반여부가 관심사다. 어둠속을 부지런히 달린 관광버스가 호남고속도로 정읍녹두장군휴게소를 거쳐 6시 30분경 목포에 도착한다. 목포여객선터미널 옆 식당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유달산과 목포해양대학교, 목포대교, 고하도와 허사도를 지나 진도 못미처에 있는 해남의 우수영여객선임시터미널로 간다. 차에서 내리니 거북선 모형 뒤편으로 보이는 일출이 아름답다. 평생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던 법정스님의 생가가 터미널 앞 강강술래길에 있지만 아는 사람들이 적다. 8시 40분이 되자 2시간 30분이면 제주도에 도착하는 쾌속선 로얄스타호가 출항한다. 창밖으로 하의도, 조도, 관매도, 추자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술 한 잔 마시며 여유를 누리는 것도 선상여행의 즐거움이다. 수시로 변해 예측하기 어려운 게 바다날씨다. 물결은 잔잔해 보이는데 예정했던 시간보다 30여분 늦은 11시 40분경 제주특별자치도의 관문인 제주항에 도착했다. 바로 앞 산위에서 산지등대와 사라봉이 항구를 오가는 선박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배에서 내린 후 관광버스를 타고 성읍민속마을로 향한다. 입구의 성읍민속타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길가의 유채꽃을 구경하며 일출봉 옆 성산포종합여객터미널로 간다. 10분 거리의 우도까지는 남쪽의 천진항이나 서쪽의 하우목동포구로 가는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1시 40분경 천진항으로 가는 유람선이 출항하자 선상에서 산호해수욕장과 우두봉의 등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도와 가까운 거리이고 닮은 것이 많지만 색다른 풍경이라 섬의 입구에서 우도가 섬속의 섬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제주도 동쪽의 우도에서 처음 찾은 곳이 우두봉(牛頭峰)이다. 우도는 소가 누워 머리를 든 형상이고 우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우두봉(높이 132.5m)은 소의 머리 부분이라 쇠머리오름, 소머리오름, 우두악, 섬머리오름, 도두봉, 우도봉 등 불리는 이름이 많다. 우두봉으로 가는 차안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바닷가의 풍경이 사자의 머리를 닮았다. 땅콩농사가 마무리 되는 10월경 먹이를 찾아 제주도 본토에서 날아온 까마귀 떼도 만난다. 말 타는 곳을 지나 오른편 언덕의 사자머리로 가면 ‘러일전쟁 당시 일본 해군초소 유허지’와 제4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한 영화 ‘화엄경’ 촬영장소를 알리는 표석이 나란히 서있다. 이곳의 바다를 등지고 수직으로 솟아 있는 바위 절벽이 우도8경 중 6경인 후해석벽(後海石壁)이다. 우도는 해안 절경과 아름다운 돌담이 제주도의 풍경을 닮았다. 해안가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로 우도의 아기자기한 전경이 펼쳐지고 바다 건너편으로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을 비롯한 여러 개의 오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두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우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4경인 지두청사(指頭靑沙)다. 승마 체험을 하는 관광객들이 넓은 초원을 달리는 모습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정상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우도 등대공원 가는 길이다. 등대공원은 등대시설을 이용한 해양친수문화공간으로 입구에 들어서면 휴게소를 겸한 항로표지체험관이 맞이한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 양쪽 옆 야외전시장에 세계와 한국의 등대모형을 전시하였다. 독도체험마당, 등탑을 겸한 홍보실, 설문대할망,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다. 정상에 서있는 우도 등대 옆에 1906년 최초로 점등한 콘크리트 등대(등탑높이 16m)가 원형대로 보존되고 있다. 등대에서 검멀레해수욕장 방향으로 산책로를 걸으며 바라보는 풍경도 색다르다. 앞으로는 동쪽 바다와 빨간색과 파란색이 조화를 이루는 바닷가 마을, 뒤돌아서면 등대공원을 비롯하여 무덤이 빼곡하게 들어찬 공동묘지와 바다 건너편의 오름이 가깝게 보인다. 산길에서 나뭇잎을 먹고 있는 말도 구경거리다. 아래로 내려오면 검멀레해변의 해안 풍경이 아름답다. 검멀레해변은 폭이 좁은 검은 모래 해변으로 기암절벽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 7경인 동안경굴(東岸鯨窟)은 동쪽 해안의 고래굴을 뜻하는데 우도봉 아래에 위치한 검멀레해변의 깎아지른 절벽 속 2개의 해식동굴에 거인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관광객을 태운 모터보트가 콧구멍동굴을 통과하거나 물위에 원을 그리는 모습도 재미있다. 바닷가를 달리며 해녀의집이 있는 비양도와 풍경이 아름다운 하고수동해수욕장을 구경하고 우도의 중심지인 연평리 소재지를 지나 산호해수욕장으로 간다. 산호해수욕장은 8경인 서빈백사(西濱白沙)로 서쪽의 흰 모래톱을 뜻하여 서빈백사해수욕장으로도 불린다. 길이 1㎞ 정도의 백사장은 동양에서 유일하게 광합성을 하는 홍조류에 의해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형성되어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다. 하얀 모래와 수심에 따라 물빛이 다른 에메랄드빛 바다 풍경이 남태평양이나 지중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 각종 광고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지미봉과 일출봉의 경치도 유명하다. 똑같은 풍경이지만 계절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지난 여름 아내와 이곳에 왔을 때는 백사장이 후끈 달아오를 만큼 무더웠고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었다. 사람이 없는 해수욕장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산호해수욕장에서 천진항으로, 다시 유람선을 타고 일출봉이 바라보이는 성산포항으로 간다. 차를 달려 제주도 옛 민가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성읍민속마을로 간다. 관광객을 상대로 주택의 내부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집 백록담에서 제주의 초가와 제주의 전통 화장실인 통시 등을 구경했다. 가끔은 잘못도 없이 눈총을 받는다. 여행지에서도 과잉 친절을 받으면 부담스럽다. 제주도 고유의 민속과 생활상을 열심히 설명하며 친절을 베풀더니 특산품 판매가 계획대로 되지 않자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늦은 시간 숙소인 해인호텔에 도착해 방을 배정받고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첫째 날의 여정을 마쳤다.
특별시. 광역시. 각 도교육위원회를 관장하는 교육감 선출하는 문제를 두고 6.4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신청이 보름 앞으로 다가 온 상황에서도 선거제도 개선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을 논의하지만 결과에 따라 이번 교육감 선거의 판이 새로 짜여 진다. 교육감은 특별시, 광역시, 시도교육청을 관장하는 교육의 수장이다. 또한 교육 자치를 표방하는 선거에 의해 선출되고 중앙정부와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어 시도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렇게 막강한 권력을 가진 교육자치제로 된 것은 교육의 헌법에도 있는 정치적 중립성 확보이다. 정치적인 중립성 확보만이 균형 잡힌 민주시민을 기르고 교육의 본질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금의 교육감 제도는 선거과정에서부터 비리에 연류되고, 중앙정부와의 갈등, 교육의 본질을 무시한 과도한 복지정책 등으로 일선학교가 피폐되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한다는 교육감 직선제이지만 선거라는 수단 자체가 또 하나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정치 행위로 변질된 것이다. 오늘날 교육은 지난역사 교과서가 보여준 것처럼 좌우의 대립, 선거 공신의 편중된 인사 등으로 보이지 않는 갈등, 교육의 근본을 훼손하는 보여주기 정책이 남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교장 공모제도이다. 자격을 갖춘 교원을 학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 정치적인 색깔을 같이하는 사람이면 전문성과 자격 유무에 관계없이 학교장으로 임명하고 일반학교와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재정적 지원을 확대한다. 그 결과 대다수 학교에서 여름철 찜통 교육을 걱정하고, 연말이면 빚지지 않는 긴축 재정을 운영한다. 학교의 놀이시설도 제대로 교체되지않아 아이들은 텅빈 운동장에서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있다. 몇몇 학교의 집중적인 교육 투자는 일반학교 운영을 어렵게 만든다. 오죽하면 집중적인 투자를 받는 학교로 선택되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전세대란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일부 시도교육청이 몇몇 학교를 선택하여 집중투자를 하는 이유는 따지고 보면 교육 정책 홍보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 이 모든 것은 국민으로부터 받은 세금을 균등하게 배분하지 않는 교육재정 정책의 횡포이다. 교육복지의 문제도 그렇다. 오늘날 학교에서 교육은 작아지고 복지만 커져가는 느낌이 든다.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시작한 교육 복지가 대통령 선거에도 이어져 교원들은 가르치는 일보다 복지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선거가 실행할 수 없는 복지 공약을 남발하게 만든 것이다. 학생 인권조례 문제를 살펴봐도그렇다. 국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인권조례 제정 이후 학교 폭력이 더 많아졌고 교권 훼손 사례가 급증했다는 보도도 있다. 인권의 가치가 중요하지만 교육의 본질은 사랑이다. 사랑에는 그 어느 것도 뛰어넘을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가 들어있는데 너와 나를 법으로 갈라놓고 규칙을 어긴 것을 감시하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인가? 사랑 없는 곳에 열정이 들어갈 수 있는가? 교육은 보이지 않는 국가경쟁력이다. 국가경쟁력을 훼손하는 교육은 복지조차 불가능하게 한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조상은 교육입국을 부르짖고 박근혜 대통령도 교육입국을 강조하셨다. 과도한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근본보다는 복지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교육의 기본을 지키면서 교육을 발전시키는 사람이 교육의 수장으로 되어야 한다. 교육 현장을 모르는 사람은 정치의 논리로만 교육을 다스릴 수밖에 없다. 정치은들은 국민의 요구라는 이름으로 정책을 운영하지만 교육의 근본은 무시된다. 그곳에는 기다려야 성과를 얻는 교육의 논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툭하면 대안을 만들어 내라고 한다. 그리고 대안을 위한 태스크 포스를 만든다. 심지어 남의 나라에서만 교육받은 교수들을 불러 모아 남의 나라 교육 제도만 모방하여 대안을 위한 묘약을 만들어 일선학교에 강요한다. 그 결과 우리 교육 현장은 우왕좌왕하고 기본은 사라졌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공동체 의식, 국가관, 자아존중감, 타인 배려의식, 노인과 부모를 공경하고 스승을 존경하는 의식이 가장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은 비타민과 같은 묘약을 만들어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 자체를 중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교육 현장을 모르는 사람이 교육감이 되었다고 생각해봐라. 교육의 근본 가치를 보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가? 교육이 정치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 근본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현장경험이 있는 사람이 교육감으로 되어야 한다.
은희야, 방학이 절반은 지난 것 같은데 잘 지내고 있는지? 넌 왜 공부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이 있겠지. 오늘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 리더 100인’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김진애 박사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누구나 공부를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생각은 모두가 다 다른 것이다. 나와 너의 생각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왜 공부하는가?'라는 책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걸고 ‘공부’에 집중하는 이야기를 썼다. ‘얼마나 뜨겁게 자신의 인생에 질문해 왔는지’ ‘무엇이 자신을 움직여 왔는지’ 그대로를 솔직하게 담아 낸 것이다. 15살의 나이에, 공부밖에 먹고 살 길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공부비상구론’부터, MIT 유학시절을 다룬 ‘공부생태계론’, 치열한 프로로 일했던 ‘공부실천론’, 아이들을 키우며 깨달았던 ‘놀이공부론’, 팀워크를 키우는 과제와 씨름하는 ‘훈련공부론’, 왜 지금도 공부하는지 스스로 묻는 ‘공부진화론’까지…. 다양한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각 페이지마다 실려 있는 그녀의 공부 진화기는, 삶 전체를 공부라는 동력으로 밀고 나가는 삶의 진정성으로, 세속의 성공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생각하는 행동인'으로서 세상을 바꾸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김진애너지라는 별명처럼, 도시건축 전문가로서 사회와 정치를 넘나드는 적극적 활동과 삶과 인생에 대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통해 세상에 에너지를 전파하는 사람이다. ‘사람은 테마, 공간은 그릇, 정치란 인생에 대한 것’이라는 소신으로, ‘성찰적 실무(reflective practice)’를 지향하는 진짜 프로로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녀는 ‘잘 자라는 공부 생태계’를 꿈꾸며,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건축가’가 되기를 바라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착하고 유능하게! 개념 차게 살고 싶다!’를 외치면서 말이다.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1년 이화여중고를 졸업하고, 1975년에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였다. 1978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끝낸 뒤 미국 MIT로 유학을 가 1987년 「도시 공간의 민영화: 공공계획과정과 민간영향력」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도시계획 환경설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주) 서울포럼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건축도시기획, 디자인 개발, 출판이벤트기획을, SF도시건축(주)라는 이름의 건축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경력을 보면 부산 수영정보단지 마스타플랜(1996), 지하도시개발구상(1993), 산본 신도시 도시설계(1989), 행정신수도 기본계획(1979)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참여 정부의 대통령자문 건설기술ㆍ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위원장(05-08)으로서 ‘건축기본법’ 제정과 ‘건축도시연구원’ 설립을 주도했고, 행정중심복합도시추진위원회(05-08), 광복60년기념사업위원회 미래와세계 분과위원장(05), 대통령자문 세계화추진위원회(95-98),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92-94),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95-98)와 건축위원회(02-04) 위원 등의 적극적인 공공 활동을 해왔다. 사실 김진애는 작가로서보다는 건축가로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고 이름을 알렸다. 그가 저술한 책의 목록의 많은 부분 또한 건축과 도시 환경 공학에 관한 책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김진애는 단순한 건축가에 머루르지 않고 서울이라는 도시 전반에 대한 고민과 사람과 세계라는 근본적인 주제를 다룸으로써 설득력있는 문장들을 쓰고 있는데 너에겐 상당히 어울릴 것 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남성론과 여성론을 자유분방한 필체로 서술한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와 '여자 우리는 쿨하다'를 출간함으로써 베스트셀러 작가의 대열에 진입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너이기에 조금은 어렵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남은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한 번 도전하여 보기 바라면서 이만 줄인다.
소한, 대한도 다 지났다. 그래서 그런지 바깥 공기가 한겨울 같지 않다. 학생들도 겨울방학 지내기가 훨씬 수월할 것 같다. 얼마 남지 않는 방학을 통해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고 읽지 못한 책을 읽으며 글을 쓰고 건강관리 하면서 고등학교 방학시절을 즐겁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관리는 예나 지금이나 젊은이나 늙은이 누구에게든지 관심사다. 건강 잃으면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은 육체적인 건강도 있지만 정신적인 건강도 있다.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관계가 중요하고 외로움과의 싸움에서도 이겨내야 하며 내적인 성장을 가져와야 한다. 요즘에는 육체적인 질병으로 고통 중에 있는 이도 많지만 정신적인 질병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자가 참 많다.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자를 많이 본다. 그래서 정신적인 건강에도 힘을 써야 하겠다. 정신적인 질환이 오는 원인 중의 하나가 고독이다. 고독을 잘 이겨내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나약해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소설가인 기 드 모파상이 지은 ‘산장’을 읽어보면 눈이 내리는 한겨울이 되면 산장 주인은 내려가고 산장에는 늙은 산지기인 ‘가스파르 아리’와 젊은 산지기인 ‘쿤시’와 ‘삼’이라는 개만 남아 있다. 이들에게 찾아오는 것은 고독이다. 무료함이다. 슈바렌바하의 산장(山莊)은 알프스 산맥의 높은 지대, 흰 눈 덮인, 깎아 세운 듯한 바위투성이의 헐벗은 협곡의 빙산 아래에 있기 때문에 누가 찾아오는 이가 없다. 등산객도 없다. 그러니 찾아오는 것은 매서운 찬바람, 강추위, 하얀 눈, 고독, 외로움, 두려움밖에 없다. 산지기 두 사람의 삶은 그야말로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긴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이들이 산장에서 한겨울의 고독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은 독서와 규칙적인 생활밖에 없다. 처음에는 이들이 서로 역할 분담을 하면서 생활했다. 청소, 빨래, 나무패는 것, 눈 치우는 것은 젊은 울리히 쿤시가, 요리하고 불 때우고 하는 것은 늙은 가스파르 아리 몫이었다. 참 좋았다. 잘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그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담배 피우고, 카드놀이를 하고, 잠자고, 독수리, 새들과 놀고 하얀 천지를 구경하고 눈이 더 많이 오면 길 통로를 만드는 것이고, 지난겨울을 보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다. 독서가 없었다. 글쓰기가 없었다. 있는 것은 말하기와 듣기뿐이었다. 그러니 생활의 권태를 느끼게 되었고 할 말도 없게 되었다. 생활이 재미가 없었다. 하루하루가 지겨웠다. 이들에게 책읽기와 글쓰기가 있었다면 말하기와 듣기가 더욱 풍성해졌을 것이고 한 겨울의 고독을 잘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있듯이, 많은 사람들 속에 자기는 외로움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가 있다. 이들에게도 필요한 것이 독서와 작문이다. 독서와 작문이 있으면 주위에 상대해줄 이가 아무도 없어도 대화가 된다. 고독을 이겨낼 수 있고 생활에 재미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고독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더욱 병들어갈 수밖에 없다. 할 일이 없으니 늙은 산지기는 사냥하러 나갔는데 돌아오지 않았다. 영하 18도다. 젊은이에게도 힘든 겨울사냥을 늙은이가 했으니 위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와 함께 찾아 나섰다. 바위를 타고 얼음을 깨고 눈을 치우고 등산하는 이들과 같은 행동을 하면서 찾았으나 헛일이었다. 50킬로미터나 찾아다녔다. 보통 길도 아니다. 날이 따뜻한 것도 아니다. 열정도 허사였다. 젊은이는 더욱 외로움에 빠졌다. 실망했다. 중간에 산장으로 돌아오다 눈을 파서 개와 함께 추위에 떨면서 잠을 잤다. 배는 고팠다. 외로웠다. 무서웠다. 몸은 떨렸다. 집으로 돌아왔다. 깊은 잠에 들었다. 그런데 꿈인지 생시인지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잠이 깼다. 무서웠다. 공포에 떨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밖에 나갈 용기도 없었다. 늙은 안내인이 죽으면서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계속 해서 반복해서 들렸다. 노이로제가 걸렸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술이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문에 바리케이트를 쳤다. 막을 것 다 갔다 놓고서도 안심이 안 된다. 선잠을 잤다. 이런 삶이 계속 되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문을 열고 눈바람을 쐬러 나갔다. 그 사이 삼이라는 개도 나갔다. 개가 나간 줄 모르고 문을 잠갔다. 더욱 철저하게 문단속을 했다. 바깥에서는 소리가 여전히 들렸다. 개가 산장을 돌면서 짖어도 꼭 늙은 안내인의 소리 같았다. 젊은이는 점점 쇠약해져 갔다. 폭음이 아니면 잠을 청할 수 없었다. 미칠 것 같고 공포심에 떨었다. 고독이 점점 더해갔다. 공포의 칼이 젊은 안내인을 찌르는 것 같았다. 결국 개는 밖에서 얼어 죽었다. 자기도 숨만 붙어 있었지 사람 구실을 못했다. 의사는 미친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지금도 정신쇠약증에 빠져가는 이가 있다면 이겨내는 길은 책을 친구처럼 가까이 하고 일기 등 각종 글을 쓰는 일이다. 이것은 자기와의 대화이고 건강한 사람과의 대화이다. 그러면 어떤 열악한 환경에 처해도 잘 이겨낼 수 있고 누구와의 대화에서도 대화의 내용은 풍성해져 삶이 외롭지 않게 된다. 학생들에게 책읽기를 권장하고 글쓰기를 권장하는 것은 정신적인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함이다.
대한민국 서울에 국보 1호 숭례문이 있다면 경기도 수부도시 수원엔 국가 보물 402호 팔달문이 있다. 오늘 아침 출근하여 지방신문을보고 깜짝 놀랐다. 팔달문이 화재에 노출되어 불이 날 뻔했다는기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머릿속은 불현듯 2008년 2월 숭례문 화재가 스치고 지나간다. 언론 보도를 보니 '불장난 파손...신음하는 팔달문'(경인일보), '세계 유산 수원화성 팔달문 불 날 뻔'(중부일보), 수원 팔달문 마당서 10대 불장난(KBS), 보도 내용은 지적 장애인 10대가 추워서 폐지에 불을 지폈으나CCTV로 직원이 발견해 출동하여 황급히 진화했다는 것이다. 우선 화재 피해가 없어 안도는 하였으나 가슴을 쓸어내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팔달문은 일반인들에게 개방한 이후 관광객과 학생은 물론 노숙인까지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팔달문 곳곳이 파손되고 화재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오후 8시37분께 지체장애 2급인 남모(18)군이 팔달문 안쪽 마당에 들어가 라이터를 이용해 폐지에 불장난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팔달문은 지난 2010년 일반인에 개방하였으나7명 순찰로 관리가 허술하고 외벽 곳곳이 깨져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팔달문은 지난 2010년 6월 목재부의 변형으로 인한 원형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47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수공사를 마친뒤 지난해 5월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고 전한다. 세계문화유산의 보전, 우리 후손들의 당연한 의무다. 지난 2008년 숭례문 화재 시 온 나라는 슬픔에 쌓였었다. 화재 장면이 생중계되는 가운데가슴 아파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국민도 많았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화마는 순식간에앗아가지만복원을 하려면 몇 년이 걸린다. 아니 원형대로 복원할 수 없다. 숭례문의 경우, 복원하는데만 꼬박 5년 3개월이 걸렸다.국민의 혈세 270 여억원이 투입되었다. 다시 원형의 웅장함이 드러나 우리 국민의 자존심이 회복하는 듯 했으나 복구 후단청 페인트가 벗겨지고 사용된 목재가 외국산이라는 논란에 휘말리고 조사 과정에서 모 대학 교수 자살 사건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더 큰 피해는 온 국민이 입은 정신적인 상처다. 트라우마가 쌓여 마음이 안정이 안 된다. 하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몇 년 전 서울 숭례문 복원 공사 광경을 보면서 다시는 문화재 화재가 일어나선 안 된다고,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2011년 공사중인 관계로 가림판에 갇혀 있는 숭례문을 보고 '숭례문이 없는 서울은 서울이 아니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렇다면 '팔달문이 없는 수원은 수원이 아닌 것'이다.수원에서는 팔달문뿐 아니라 장안문, 화서문, 화홍문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어느 하나만 손실이 되어도 물질적, 정신적 상처가 크다. 문화재는 정해진 위치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에게 위안과 편안함을 준다. 국격과 함께 나라의 품위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건재할 때 고마움을 모른다. 없어지거나 훼손되고 난 후에 문화재의 존재를 실감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팔달문이 화재에 노출되어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수원에서는 몇 년 전 팔달산 정상에 우뚝 선 화성장대의 화재도 있었다. 지금은 복구가 되었지만 문화재 보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우는 사건이었다. 문화재 보전을 위해 인력을 증강하고 야간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나와야 하겠다.학교에서도문화재 애호교육을 한층 강화해야겠다.
한 성악가가 있었다. 이 성악가는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음악 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콩쿠르에 나가서 높은 상을 탔다. 그 때문 유명한 오페라단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늘 주연은 되지 못했다. ‘나는 언제 이 오페라에서 주연을 맡아볼까?’ 성악가는 자신의 조연 역할에 불만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원망했다. ‘세상은 능력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불공평한 거야.’ 성악가는 오페라를 그만둘까도 했다. 먼 이국땅 이탈리아에서 능력대로 대접받지 못해 늘 좌절을 맛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조연으로 무대 위에 서기보다는 대중가요 가수로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 TV 채널에 나오는 ‘가요 무대’를 보았다. 무대 위에서는 서양 미인에 가깝도록 아름답게 단장을 한 가수가 나와 노래를 부르며 환호를 받고 있었다. “그래, 내가 할 일은 대중가요다. 차라리 대중가요 가수가 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할 거야. 돈도 많이 벌고 인기도 많이 얻을 거야. 나를 인정하지 않는 오페라는 그만 둘 거야.” 하지만 막상 오페라를 그만둔다니 걱정도 앞서고 대중가요 가수로서 성공할지 자신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번뜩이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이제와 오페라를 그만 둘 수는 없어. 맞아, 내 얼굴을 뜯어고치는 거야. 성형 수술을 하면 오페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성악가는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잘 나간다는 성형외과 병원에 예약도 했다. 수술일이 다가올수록 성악가는 마음이 들떴다. “이제는 뭉툭한 코도 뾰족하게 만들 수 있어. 피부도 서양 사람처럼 투명하게 할 거야. 눈도 쌍까풀로 해야지. 매력적인 속눈썹을 달고 말아야. 그렇게 하면 오페라의 주연이 될 수 있어. 사람들의 부러움과 시선을 받을 거야.” 그러나 수술 일을 기다린다는 것은 하루하루가 멀기만 했다. 성악가는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을 돌아갈 날짜를 기다렸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러 가게 되는 날 아침이 밝았다. 오페라 가수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짐을 꾸리고 공항으로 출발하려고 대문을 나섰다. 그때 전화의 벨이 울렸다. “당신을 오페라의 주연으로 삼고 싶습니다.” “뭐라고요!” “이번에 공연하는 오페라는 ‘푸치니의 나비부인’인데 당신은 실력도 좋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인 일본계 여인과 가장 닮아서 당신을 나비부인 역에 맡길까 해요.” “예?” 성악가는비행기 표를 들고 생각했다. ‘그래, 나는 성형수술을 하지 않을 거야. 서양 여자들처럼 우뚝한 코에 쌍꺼풀, 투명한 피부를 갖진 않아도 쓰일 때가 있어. 한국 사람이기에 나를 선택했잖아. 나는 한국인의 얼굴로서 살아가야 해." 자신에게 아무리 많은 것이 있어도 볼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이 가진 것만 바라본다면 결코 행복할 수는 없다. 누구나 공부하는 이유는 행복해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함이다. 그러나 자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행복할 수는 없다.
오래전 EBS 다큐멘터리에 우리나라 아이들과 독일의 아이들의 과제활동 실험이 방영된 적이 있다. 실험에 선발된 아이들이 하는 과제는 혼자서 하는 수학 문제 풀기와 여럿이서 스토리를 만드는 문제였다. 첫 번째 과제는 수학 문제였다. 문제 수준도 학년에 맞지 않는 꽤 어려운 방정식이 들어갔다. 우리 아이들은 사전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시간 내 거뜬히 해결했다. 하지만 독일 아이들은 고개를 갸웃하며 도무지 풀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시험지를 모두 해결한 학생도 절반이 되지 못했다. 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무척 우수하다는 것을 느껴 마음 든든했다. 첫 번째 문제에 이어 두 번째 문제가 나왔다. 두 번째 문제는 여럿이 낱말 카드를 조합해서 논리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문제였다. 문제가 나오자 우리 아이들은 누가 역할을 맡느냐 하는 데서부터 다툼이 일어났다. 어떤 일은 자기가 맡겠다는 주장, 어떤 일에서는 절대 못하겠다는 주장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우여곡절 끝에 역할이 배분되었다. 하지만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만드는 부분에서는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자기주장만 있지 대화가 되지 못한 것이다. 기세등등하던 처음 모습과는 달리 여럿이 해결하는 과제에서는 곳곳에서 벽에 부딪혀 지지부진하기만 했다. 이렇게 하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말았다. 하지만 독일 아이들은 어떤 일이든지 타협하고 화기애애하게 문제를 해결하였다.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과정도 훌륭했다. 나는 두 실험이 우리 교육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은 혼자 공부와 혼자 일에 익숙하지만 생각을 나누는 일, 더불어 일을 하는 일은 경험하지 못해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여럿이 힘을 모아 정보를 재생산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우리 교육, 머리로만 가르치려하기 때문이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되고 높은 점수를 얻는 일, 원하는 대학에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교육의 성과를 매기고 등급을 매기기 때문일 것이다. 입시 중심 경쟁 교육, 일류대학 입학이 공부의 종점으로 되기 때문이다. 함께하는 능력, 규칙을 지키는 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능력이 떨어진 사회 그것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가? 우리는 매번 선거 때마다 혁신이라는 이름을 내건다. 이전의 교육이 잘못 되지 않고서는 혁신을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혁신 이후에 또 혁신을 부르짖는 정치인을 뽑을 때는혁신의 대상이 된다.대학입학 제도가 그렇지 않은가? 그결과 교육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국민은 좌왕우왕한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혁신을 말하기 전에 기본을 찾아야 한다. 공자님도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했다. 바꾸기는 한데 과거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하여 늘 과거를 부인한다. 그래서 이름도 바꾸고 정책도 뒤집는다. 우리나라 교과서 주기가 세계에서 제일 짧은 것이 단적인 예이다. 그래야 자신의 성과를 높게 인정받아표를 얻는데 유리하지 않은가? 그 결과 변화는 있되 철학은 사라졌다. 기본도 사라졌다. 유태인의 교과서(탈무드)는 2000년이나 되었지만 세계에서 제일 노벨상을 많이 수상한 나라, 미국의 최고대학에 가장 많이 입학한 나라, 세계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나라가 아닌가? 2000년이나 지나도 나라를 되찾은 민족이 아닌가? 이들의 교과서가 우리처럼 매년 바꾸고 매년 혁신했다면 노벨상을 많이 받았을까?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공부의 희생자로 만들지 말자. 성적이 좋다는 것과 행복하다는 것은 다르다. 성적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학교는 시험성적을 올리는 곳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배우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 교육 기본을 되찾아주는 일이 중요하다. 머리로만 가르치려들지 않고 몸으로 가르치고 가슴으로 가르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혁신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날 교과서 문제가 교육자들의 문제가 아닌정치권의 문제로 되어좌우 분열하는 현상도 어쩌면 점수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정치적 생각이 만든 것일지 모른다. 우리 사회의 고절적인 사회적 유대감과 국가관 부재, 선생님 존경심, 어른 공경심, 자아존중감이 낮은 것도 사회 통합의 문제도 어쩌면 함께 배우는 교육의 부재에서 온 것인지도 모른다.우리 교육, 함께하며 가슴으로 배우고, 함께하며 몸으로 배우는 교육에 관심 기울일 때다.
광양여중 교사 9명으로 구성된 인성교육 연구 동아리 '옹기 종기'(회장 김영훈)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수 동아리에 선정되었다. 학교교육의 본질인 인성교육 연구를 학교교육에 공유하고 확산시키기 이하여 교육부는 1월 16일부터 17일까지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이번 발표회에는 연구 동아리 3개 인성교육 우수학교 3개교, 우수교육청 2개교가 발표에 참여하였으며, 전남에서는 우수학교로 도곡초, 영산포여중, 영암중이, 우수 동아리는 광양여중 '옹기종기' 담양고 '세바늘' 순천효천고 '쉼표느낌표'가 선정되었으며, 지역단위 네트워크로 나주교육청이 선정되었다. 옹기종기 동아리는 2013년 공모 심사를 거쳐 선정되어 교육연구 활동비로 375만원을 받아 집행하였으며, 2014년도에는 신규로 운영 계획서를 제출하여 연구활동비로 1천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한편 우수학교는 교당 2천만원, 교육지원청은 4천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광양여중은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하여전문적 학습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하여 전 교사 자발적 수업 공개로 제안 수업(전 교사 참관 공개수업 4회 ) 및 수업연구회 (4회 실시), 학년 공개 수업으로 월 1회 화요일 학년 수업연구회(5회 16명 실시), 교과 공개 수업은 매주 화요일 교과수업 공개 시 교과 협의회(22명 실시)를 실행하였으며,배움의 공동체를 꿈꾸는 수업 혁신 연수로 ‘동료성’에 기반을 둔 전문성 신장 을 위한 외부 컨설팅 전문가 초청 4회 실시하고통합 교과 배움 지향하는 배움이 있는 수업 창조를 위해 활동적·협동적·표현적 배움을 실천하고 있다.소통과 협력이 있는 학습 활동 위하여 협력 학습 모둠으로 배치하고 -협력학습:배움의공동체‘ㄷ’자형자리배치, 협력학습 모둠 배치,- 수업·평가방식변화 : 토의·토론 중심 수업, 과정 중심 평가를 실천하고 있다. 인성교육 실현을 위한 교실 수업개선과 전문성 함양을 위한 교사 연수활동 강화를 하고, 자율 및 직무연수 이수시간:총 3,141시간으로 1인 평균 이수시간은 73시간에 이른다. 교과지도 관련 연수로 중등교과교실제 연수, 한국인이 많이 하는 영어 실수, 스피드스케이팅 초급과정 외 3개 과정, 생활지도 관련 연수와 관련하여 선생님이 행복한 수업, 다문화연수,나는 대한민국 교사다 외 8개 과정,개인 역량 강화를 위해 플래시를 이용한 학습자료 만들기, 중등교사역할 훈련 외 4개 과정을 실시하였다.
22일 교육부(장관 서남수)와 (사)한국교육환경연구원(원장 맹준호)이 주최하고 서울교육청, 한국교총 등 13개 단체가 후원한 ‘제11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박람회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을 진단하고 미래교육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교육산업 정보 공유의 장이 될 것으로. 교육용 기자재 및 콘텐츠를 비롯해 문화예술과 체육 교육 박람회 및 각종 세미나와 학술행사 등이 진행된다. 박람회는 24일까지다.
체험·실습 위주활동…학생 인성도 쑥쑥 지역사회·대학생 교육기부로 진행 대구 상인초(교장 이태자)는 겨울방학중임에도 여전히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학교가 시끌시끌하다.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상인 학생 돌봄! 겨울방학교실’을 실시하고 있는 것. 이태자 교장은 “상인초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학교로 학교의 보호가 필요한 학생이 많다”며 “방학동안 점심도 챙겨먹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따뜻한 밥도 함께 먹고 건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 돌봄 교실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상인초 돌봄교실은 6일부터 17일까지 2주 간 달서구청·대구남부교육지원청의 지원과 대학생 및 다양한 재능기부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프로그램도 △교장선생님이 함께 하는 학습코칭 △MMTIC(아동성격유형검사) 및 아동미술을 통한 ‘나, 너, 우리의 이해’ △천연 가습기, 천연 향초 만들기 △영화관람, 이월드 체험 등 문화활동 △상인문화마을과 연계한 찰흙으로 독도 만들기 등 체험·실습 위주로 구성해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를 높였다. 권선영(6학년) 학생은 "평소 같으면 방학동안 잠만 자거나 놀기만 하는데 겨울방학 교실에 서는 MMTIC 성격유형검사나 미술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며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나를 알게 되는 시간을 가져 유익했다”고 말했다. 또 공유진(4학년) 학생은 “방학 중에도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고 솔방울로 가습기도 만들고 목도리 만드는 법도 배워 재미있다”며 “대학생 선생님과 함께해서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교육기부를 통해 겨울방학 돌봄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권소정(한국교원대 대학원 국어교육과) 학생은 “전공 분야를 살려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알차고 보람있다”고 말했다. 또 곽예진(영남대 가족주거학과 3학년) 학생은 “아이들과의 관계가 익숙치 않아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교육봉사를 통해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도울 수 있어 좋았다”며 “아이들의 순수함을 통해 소통하는 법에 대해 배운 기회였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상인초에서 근무하고 있는 류지정 상담복지사는 “돌봄교실과 같은 개별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은 단순형 체험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정서적·통합적 지원이 필요한 관심군 학생을 조기 발견하고 지원하는 체계로 진행돼야 한다”며 “교원·대학생들의 교육기부 활성화를 통해 나눔 공동체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자 교장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학교의 책무”라며 “학습 외 인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들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 일반직고위공무원 △김환식 평생직업교육국장 △류혜숙 경기도교육청 기획조정실장
현직교사 수업준비·평가도 실습생과 협의 교과내용·교실수업·행정·직업관 등 멘토링 교사·실습생 “수업전문성 눈에 띄게 향상” 17일 성신여대 교육학과에 중학교 현직교사가 보내온 수업계획안 검토의견서가 도착했다. 학생들이 학기 중 ‘하이브리드집단 교수·학습 방법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수업계획안을 현직교사가 검토하고 피드백해 준 것이다. 성신여대의 교원양성교육 선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다문화가정 학생들과 생활한 경험이 없는 예비교사들의 다문화 교수 능력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 책임자 노경란 교수는 “예비교사들이 현장수업을 하고 있는 교사의 피드백을 듣는 과정을 통해 교사가 어떤 점을 신경 쓰고 배려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신여대는 이 프로젝트 외에도 2011년부터 현직교사와 협력해 다양한 교원양성교육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교육실습 표준 교육과정 개발’ 사업에서 이런 현직교사와의 협력이 두드러진다. 기존의 단편적인 교육실습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인턴제 교육실습 과정을 적용해 보고 있는 것이 이 사업의 주된 내용이다. 성신여대의 인턴제 교육실습 과정은 우선 눈에 띄게 그 기간이 길다. 실제 본 교육실습만 4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물론 4학년 1학기의 다른 과목 수업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5월 한 달 동안만 매일 실습을 하고, 3·4·6월에는 주2~3일만 실습을 한다. 그렇더라도 기존에 한 달만 하는 교육실습에 비해서는 훨씬 긴 기간이다. 본 교육실습 외에도 3학년 2학기에 수업참관실습을 진행하고, 겨울방학에 사전 오리엔테이션, 여름방학에 사후평가 워크숍을 가진다. 단순히 기간만 긴 것은 아니다. 교육실습 교육과정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조대훈 교수가 꼽은 가장 큰 특징은 현직교사와의 협력이다. 성신여대는 실습학교와 협력해 학생들과 함께 수업연구를 할 수 있는 지도교사를 추천받았다. 추천기준은 수업능력이 탁월하고 학생들과 공감능력이 뛰어난 교사였다. 참관 실습 때는 지도교사가 참관 전 실습생들에게 수업할 단원과 학습자료를 준 다음 같은 단원 수업 준비를 실습생들에게 해보도록 해 자신의 수업안과 현직교사의 수업과 비교해보게 한 후 다시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았다. 때로는 실제 수업준비에 대한 협의도 함께 했다. 참관일지도 단순한 감상이나 의견제시를 벗어나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수업단계별로 구성했다. 본 실습 시에는 더 확실한 지도가 가능하도록 아예 실습생들을 1대1 또는 2대1로 맡도록 했다. 지도교사는 지속적으로 교과내용, 교실수업, 행정, 직업관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실습생의 수업준비 과정에서도 서로 상의하고 협력했다. 단순히 실습생들을 관리하는 지도교사를 정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의 멘토-멘티인 셈이다. 조 교수는 “장기간 걸쳐 관계와 대화가 지속되기 때문에 기존의 교생실습과는 다른 수준의 대화가 가능하다”며 “현직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수업을 보는 안목을 키우게 돼 수업전문성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고 평가했다. 참관실습생을 지도한 송상미 성신여중 교사도 “수업을 배우는 데 강점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실습생들이 현직교사와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볼 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단순한 참관보다 더 많았고 수업준비에 대한 막연함이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교사 스스로도 실습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수업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실습생들도 “현직교사와 함께해 이론으로 배운 내용이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교사가 자신만의 경험을 쌓으면서 노하우가 생기는 과정도 알게 돼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는 인턴제 교육실습이지만, 현재로써는 도입이 쉽지 않다. 조 교수는 “제도적 여건이 미비해 개별 사범대에 이런 실습의 책임을 다 맡긴다면 현실적으로 확산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각 학교별로 교원양성 교육과정을 새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수준에서 교원양성 교육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장기간의 실습이 가능하도록 ‘교원자격검정업무지침’ 등 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성신여대의 교육실습 표준 운영 매뉴얼 개발도 교원양성 교육과정 지침의 초안이 될 수 있는 자료 제공의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EBS 수능 교육의 효과에 대한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사교육을 줄이기 대안으로 EBS 교육방송의 수능 출제 비중 확대와 일선학교 EBS 교육방송 활용을 장려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했다는 이야기다. EBS 강사 절반이 사설 학원 강사 출신으로 사교육을 조장하거나, 스타 학원 강사를 양성하는 역작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사교육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EBS 강의가 오히려 고액사설 학원 강사 양성소로 전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고 한다. EBS 교재의 연계로 인해 수능의 성격은 변질되었고, 수험생들을 잘못된 공부 방법으로 유도하고 있다한다. 수능시험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교재가 생기면서, 많은 수험생들은 독해력이나 사고력을 키우는 공부보다는 EBS 교재 암기에 열중한다는 것이다. 사교육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없다고 한다. 2012년 기준 사교육비는 전년도 대비10% 가량 감소하였지만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하면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EBS 수능연계 정책이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늘려 학교 공부 이외에 EBS 공부까지 하며 경제적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EBS 수능강의 수강자들의 사교육 평균 수강 시간을 살펴보아도 미수강자보다 더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교육방송을 교과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학교가 많다. 하지만 EBS 따라 하기 강요는 교육의 정상화를 해칠 수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공교육을 뒷걸음치게 만든 것이다.아무리 사교육을 줄이는 일이 중요해도 교육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해 말 우리나라 PISA 성적이 발표되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은 수학, 읽기, 과학 등의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PISA 시험을 주관하는 오스트레일리아의 ACER(국립교육연구원) 로스 터너 연구위원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왔다. 높은 PISA 성적에 정부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강요된 누적학습, 사교육비로 뒷받침된 장시간 학습시간의 결과라는 것이다. 몇 년 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앨빈 토플러 박사도 한국 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하루 15시간을 공부하는 것을 두고 미친(crazy)짓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PISA 점수를 학습시간으로 나눈 학습효율화 지수에서도 OECD 34개 회원국 중 24위에 불과하다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하면 공부시간에 비해서 성적이 낮다는 뜻이다. 학습흥미도 역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높은 성적을 위해서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을 공부한다는 것이다. EBS 교육방송은 사람이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다. 방송이라는 매체를 이용하여 가르치는 교육이다. 방송이나 기계가 교육을 대신하면 점수를 올리는 데는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학생들의 학업 흥미, 자아존중감, 배려, 공감 등 인성교육에 문제가 된다. 교육은 머리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머리로만 배우면 점수를 끌어올리는데 효율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성도 실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공자님이 말씀한 ‘習’(學而時習之不亦說乎)자의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몸으로 배우는 교육, 가슴으로 배우는 교육이 전정한 교육이 아닌가.
영화 ‘변호인’이 개봉 33일 만인 1월 19일 관객 천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로 1016만 1834명이 극장을 찾았다. 한국영화론 9번째, ‘아바타’까지 셈하면 10번째 ‘천만클럽’ 영화이다. 신인 감독이 이뤄낸 일이라 더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는 한국영화사의 쾌거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변호인’은 어떤 영화인가.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대중일반이 열광하는가? 우선 ‘변호인’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림사건’ 변호인을 맡았던 변호사 시절 이야기가 그것이다. 아다시피 부림사건은 1981년 전두환 군사정권이 만들어낸 부산 지역 용공조작사건이다. 감독이나 송우석 역의 배우 송강호 모두 ‘친노무현 색깔’을 경계했지만, ‘변호인’은 일단 그럴만한 전직 대통령을 두었다는 점에서 만족해도 될 영화이다. 사실 역대 대통령중 고(故) 김대중말고 이렇게 그 삶을 모티브로 한 영화를 ‘자랑스럽게’ 만들어도 될 전직은 없었다. 그것이 과언이 아닌 점을 떠올려보면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고졸 출신 변호사. “자갈치시장 아줌마란 소릴 들어도 돈 버는 게 억수로 좋다”던 ‘속물 세법 변호사’ 송우석이기에 그가 용공조작사건의 변호인으로 변신하는 것이 ‘노무현 미화’로 보이진 않는다. 실제로 그렇게 살아온 사람의 삶을 그대로 그려내는데, 그것을 미화라고 한다면 말이 안 된다. 송우석은 ‘속물 세법 변호사’뿐만이 아니다. “데모로 세상을 바꿔? 니미 뽕”이라던 평범한 그냥 소시민이기도 하다. 데모를 하면 당연히 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법조인 송우석에게 국밥집 아들 박진우(임시원)의 “데모를 하게 한 사람들은 어떤 벌을 받습니까?”란 반격은 은근하면서도 가열차게 ‘시대’를 환기시킨다. 인과관계 묘사가 부족하긴 하지만, 그 환기는 결국 송우석을 인권변호사로 거듭나게 한다. 돈 잘버는 부동산 등기 및 속물 세법 변호사에는 불우한 환경의 고졸 출신으로서 사법고시에 패스하기까지 겪었던 세상의 온갖 쓴맛이 또아릴 틀고 있다. 반면 인권변호사로의 변신에는 시대가 있다. 시대는 1980년대만 있는 게 아니다. 시대는 ‘우리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지’ 추억 삼는 지금도, 대단히 안타깝지만 현재진행형이다. 안녕하지 못했던 시절의 엄혹함을 이 민주주의의 백주대낮에도 체감할 수 있어서다. 보수다 진보다 하며 서로 벌떼같이 달려드는 지랄 같은 세상이 너무 답답해서다. ‘변호인’의 대박행진은 그만큼 사회현실과 맞물린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갈망하는 대중일반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거기에 사회성 강한 영화인데도 곳곳에서 콧등을 시큰하게 하는 감동은 이른바 뒷심의 단적인 예다. 예컨대 재판정에서 진우 등의 수갑을 풀게 하거나 무죄를 주장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송강호 등 배우들의 제몫을 다한 열연도 그렇지만, 첫 장편영화인데 그렇듯 인간의 성선(性腺)을 콕 집어내는 양감독의 연출력 또한 미덥게 느껴진다. ‘변호인’은 ‘과속스캔들’(2008)의 강형철 감독이 세운 데뷔작 최고 관객 동원(822만 3266명) 기록을 갈아치웠다. 양우석 감독이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것이다. 그러나 필자로선 불만도 있다. 송우석이 실제와 다른 허구로 알려진 국밥집 최순애(김영애)와의 인연으로 시국사건 변호인이 된 점이다. 그렇게 사적인 계기라면 너무 협의적 접근이 아닌가? 신의 등 인간적 면모의 부각인 듯하지만, 오히려 미화란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지 싶다. 차동영(곽도원)의 머리도 너무 길어 보인다. 5공의 전두환이 잘한 것이 있다면 장발단속 해제이다. 그런데 차동영은 경찰이다. 경찰모를 눌러쓴 게 맞지 않을 정도라면 심각한 박진감 결여이다. 그때는 용공조작을 안기부(그전 중앙정보부, 지금의 국정원)가 하지 않고 경찰 단독으로 했는지도 의문이다.
"과학자는 우주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시인은 시간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느낀다."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브 말하라, 기억이여 중에서 과학자도 아니고 시인도 아닌 보통사람인 나는 어디에서 모든 것을 보고 느끼는가? 대답은 바로 책이다.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책이라고 답할 수 있다. 오늘 내가 여기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내 인생의 위대한 스승은 바로 책이다. 좋은 책을 만나는 기쁨은 살아 있음의 감동을 선물한다. 언제부턴가 도서관의 책을 빌리는 습성을 바꾸게 되었다. 이름 있는 책 중심으로 빌려 읽거나 사서 보는 습관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도서관 분류 칸을 두루 옮겨 다니며 책 목록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만난 책이 바로 공자처럼 학습하라였다. 공자! 너무나 많이 알려진 인류의 스승이라 진부할 것 같은 책 제목이었지만 그래도 -학습하라는 말꼬리에 시선이 꽂혔다. 사랑에 빠진 순간!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책과 사랑에 빠지는 책을 고르는 것이다. 직관적인 느낌, 마치 첫사랑의 눈동자처럼, 순간적인 사랑에 빠지는 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읽는 동안 호흡이 자주 멈춰지는 책이어야 한다. 깨달음을 안겨준 문장을 베껴 쓰느라 읽는 속도가 나지 않는 책이어야 한다. 그래서 필경에는 책 주문으로 이어지는 책이어야 사랑의 대상이 된다. 그러니 그런 책은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한 겨울에 피는 매화 같은 책이다. 나에게 좋은 책이란? "스승이면서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책이 아니다. 친구이면서 스승이 될 수 없다면, 그 또한 진정한 책이 아니다." 배움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책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맨발 벗고 화장하지 않고도 맨 얼굴로 늘 찾아보고 싶은 단짝 친구 같으면서도 흐트러짐을 경고해 주는 스승으로 삼을 만한 책이다. 이 책은 2013년에 만난 책 중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책이다. 공자의 사상을 논한 책들이 넘쳐나지만 옮긴이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들이 가히 군계일학인 책이다. 공자의 사상을 옮겨 놓은 여타의 책에 비해, 저자는 공자의 밭에서 거둔 알곡들을 자신의 밭에 심고 거두며 얻은 수확의 기쁨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자신이 인생의 무게에 짓눌려 방황하다 만난 스승 공자로부터 받은 치유의 기쁨과 인생의 행로를 앞장서서 안내하는 충실한 선생의 노릇을 보여주는 책이라서 더욱 공감이 가는 책이다. 평생학습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지만 진정으로 학습하는 자는 보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학교 문을 나서기기 무섭게, 직장인으로, 결혼과 더불어 어른이 되는 순간 책을 멀리하는 우리의 현실이 그렇다. 책 대신 자리 잡은 스마트 폰과 인터넷,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 등등. 책을 찾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텔레비전에서 얻는 얄팍한 지식으로 학습을 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일으키며 살게 되었으니,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며 검색만으로도 쉽게 지식을 얻는 세상 속에서 공자가 말하는 학습의 의미는 오래된 가치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공자는 생존을 위한 지식학습을 소학(小學)이라고 했다. 작은 배움이라는 것이다. 공자가 말한 큰 배움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게 목적이다. 군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공자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기쁨이라고 했다. 즐겁게 공부하면 스트레스도 줄고 인격의 성숙을 이룬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학습의 목적이 성공과 출세를 향한 방편이기에 기쁨보다는 부담감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니 목적을 이루고 나면 미련 없이 책을 멀리하고 배움의 도를 걷지 않게 되었다. '공자처럼 학습하라'는 논어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로 시작한다는 점에 착안해 공자의 사상을 학습법의 관점으로 접근한 책이다. 공인회계사인 저자는 40대 초반 삶의 무게에 눌려 방황했으며, 이때 명상을 시작, 인생의 대전환을 맞이했다. 한국사상과 유학을 다시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고, 전통사상과 경영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경영자 직장인 청소년에게 경쟁하지 않고 기쁘게 학습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가 공자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 저자가 고난 속에서 만난 공자로부터 학습하여 얻은 공명통이 큰 덕분에 전해지는 울림도 결코 작지 않았다. 주요 내용을 꼽아보면, 공자 학습의 초점은 '나 자신'이다. 남들의 평가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한다. "남이 알아주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나의 능력이 부족함을 걱정하라"고 전한다. 더 나아가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라"고 조언한다. 체면 문화에 길들여진 우리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고민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며 힘들게 살아간다. 나의 태어난 외모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고 나의 말과 행동을 고민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가장 아껴야 할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함부로 대하여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되기 쉽다. "배움을 좋아하면 지혜에 가까워진다." 고 말하는 공자의 사상은 "나를 알고, 사람을 알고, 하늘을 아는 큰 배움"으로 발전한다. 그것이 곧 好學이다. "군자는 먹을 때 배부름을 구하지 않으며, 거처할 때 편안함을 구하지 않는다. 일을 민첩하게 처리하며, 말은 신중하게 한다. 道 있는 자를 찾아가 자기를 바로잡는다."고 하였다. 공자는 '앎'과 관련하여 사람을 네 수준으로 분류했다. 태어나면서 아는 자가 최상이요, 배워서 아는 자가 그 다음이요, 곤란을 겪으면서 배우는 자가 그 다음이며,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지 않는 자는 최하위로서 하늘이 그를 버린다고 하였다. 사람이 곧 하늘이니 사람에게 버림을 받는다는 뜻이다. 끝까지 배움을 외면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니, 배우지 않음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머리끝이 서는 일침이다. 그렇다면 공자는 학습을 얼마나 좋아하였을까? "분발하여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워서 근심을 잊어버리고, 늙음이 다가오는 것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학문의 진정한 고수의 모습을 몸으로 보여주었기에 오늘 나에게도 감동을 주고 있으리라. "군자는 덕을 갖고자 꿈꾸고, 소인은 땅을 갖고자 꿈꾼다." 君子上達, 小人下達" 이라 군자는 정신적인 것, 진리나 정의를, 소인은 물질적인 것, 이익에 집착한다는 일갈이다. 공자가 생각한 통달이란? " 근본이 정직하고, 옳은 것을 좋아하며, 남의 말을 잘 이해하고 의도를 잘 파악하며, 남을 배려하여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그것이 일에서나 가정에서 통달하는 것이다." 저자(손기원)는 유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경계한다. 위계적 질서를 중시한다거나 고리타분한 사상이라는 생각은 유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라고 말한다. 유학의 본질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존중돼야 한다는 인간존중의 정신이다. 제왕적이거나 가부장적인 사고는 시대적 정치적 필요에 의해 왜곡된 산물이라는 것이다. 공자도 고정관념을 경계했다. 배움은 나의 고정관념을 없애는 길이고, 가르침은 타인의 고정관념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했다. 그동안 공자의 사상을 仁으로 한정하여 배운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되어서 부끄럽고도 감사하다. 이 책을 읽고 공자의 사상을 두 가지 핵심 가치로 요약한다면, 忠과 恕이다. 충(忠)은 중(中)의 마음(心)이다. 그것은 깊은 속마음이며, 본심이다. 욕심 없고 순수한 마음이다. 천명을 실천하는 마음이다. 리더에게 충(忠)한다는 것은 자기 욕심이 아닌 전체 구성원에게 옳은 것을 간언한다는 뜻이다. 현대식으로 표현한다면 전체 구성원인 국민에게 옳은 일을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忠인 셈이다. 리더가 옳지 않은 일을 하거나 바르지 못해도 맹목적으로 따르고 지지하는 것을 忠으로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국민들이 힘든 현실 아닌가! 공자의 훌륭한 가르침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감동적인 한 문장을 소개하며 부족한 독후감을 끝내고자 한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물었다. "평생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그건 바로 서(恕)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그렇게 하지 않는 것!" 서(恕)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이 합해진 말이다. 공자의 모든 사상과 가르침을 다 잊어도 평생 실천해야 할 마지막 한 가지는 서(恕)라는 그 말에 나는 가슴이 먹먹하고 울컥했다. 인생의 진리였기 때문이다. 시대를 아우르는, 공자가 인류의 영원한 스승일 수밖에 없는 공자의 아우라! 진리란 이렇듯 단순한 것을! 억울한 사람들을 보고도 나서지 못하는 나처럼 비겁한 사람에게 충(忠)은 어려운 덕목이니, 서(恕) 하나만이라도 붙잡고 살자고 다짐한다. 나의 나머지 인생은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그렇게 하지 않으며 살자고!" 내 가족과 이웃, 그리고 제자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