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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가 과학창의재단의 후원으로 스팀교육을 시행했다. 스팀(steam)교육이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중 두 가지 이상의 교과 내용과 과정을 융합하는 교육으로 그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로 사고를 확장하여 탐구하는 융합형 인재교육을 일컫는다. 이에 따라 충북대와 관동대의 교육 기부학생들이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3일간 본교 학생들의 실험 도우미로 활동했다. 서령고에서 과학실험 도우미로 활동한 대학생들은 과학창의재단에 교육 기부를 신청한 학생들로 3일 동안 학생들과 만들고 붙이고 실험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반대하는 자사고교장단연합회는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 말살 정책 중단‘을 촉구하며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용복 자사고교장단협의회 회장(앞줄 가운데)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오늘도 날씨는 찐다. 그래도 선생님들은 학교에 나와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생활지도를 하고 있다. 정말 고맙다. 선생님들이 방학에는 편히 집에서 쉬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직접 와서 보면 놀랄 것이다. 성인 같은 선생님을 본받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계속해서 노자의 도덕경, 사서삼경인 맹자를 중심으로 성인은 어떠한 사람인지 관심을 가지면서 정리해 보고 있다. 성인은 빈 그릇을 가지고 있지만 채우는 것에 관심이 없다. 채워진 것을 나누어 주는 것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채울까 보다 어떻게 베풀까에 더 관심이 있다. 그래도 신기하게 자꾸만 채워진다. 샘물처럼 말이다. 성인은 이(利)를 채우는 것에 욕심이 없다. 욕심이 많으면 성인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利)를 채우는 것에 관심이 많다. 지나칠 정도다. 하지만 성인은 그렇지 않다. 선생님도 그렇지 않다. 알고 있는 지식을 선생님 혼자만 지니려고 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한다. 방학 중에도 선생님들은 학교에 나와서 배움의 갈증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열심히 가르친다.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누어준다. 시간만 나면 더 준비해서 있는 대로 나누어준다. 성인은 예리하고 날카로운 것 좋아하지 않는다. 칼이 잘 든다고 갈아놓으면 보관하기가 힘들고 녹이 슬어 사용하기 힘들다. 필요할 때마다 갈아서 사용하는 것이 낫다. 날카로운 성격은 언제나 남을 위태롭게 하고 예리한 말은 언제나 거북이의 등처럼 갈기갈기 찢어놓기만 한다. 선생님들도 예리하고 날카로운 성격을 지닌 이는 무딘 것이 좋다. 잘못하면 학생들에게 거북이의 등처럼 갈기갈기 찢어놓고 상처를 입히고 만다. 이런 상처는 죽을 때까지 가슴 속에 남아 있다. 그러기에 날카로운 성격을 무디게 하는 것이 좋다. 성인은 부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이를 지키지 못한다(金玉滿堂, 莫之能守 금옥만당, 막지능수). 금과 옥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고 항상 불안하다. 또 부자가 되면 자신도 모르게 교만하게 된다.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을 남긴다. 있는 것 넉넉하게 여기고 살면 마음 편안하다. 늘 겸손하게 된다. 선생님은 부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 시간에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교재를 연구하고 학생지도를 하며, 맡은 업무 처리하는 데에 힘을 쏟는다. 간혹 이런 데 관심을 가지면 하루빨리 마음을 돌리는 것이 좋다. 성인은 공을 세우면 자랑하지 않을 뿐 아니라 스스로 물러난다. 물러나는 것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지만 내려놓을 때를 알고 스스로 내려놓는다. 내려놓을 줄 아는 지혜를 가진 이가 성인이다.성인 같은 선생님, 힘들수록 더욱 힘내고 지칠수록 더욱 용기를 내면 나중에 후회가 없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맑은 물을 흐려놓아도 흔들릴 필요가 없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나무는 상관하지 않고 싱그러움만 더해간다. 걸림돌이 내 앞에 있어도 유유히 흐르는 큰 강물처럼 결코 서두를 필요 없고 망설일 필요 없으며 지침도 없이 앞만 보고 나아가면 된다. 성인(聖人)은 어린아이와 같다. 어린아이는 순진하다. 때가 묻지 않다. 어린아이는 티가 없다. 허물이 없다. 어린아이는 부드럽다. 어린아이를 싫어하는 이는 잘 없다. 어린아이의 순수성 때문이다. 어린아이가 어른처럼 때 묻었다면 좋아하지 않는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면이 없다면 귀여움을 받지 못한다.선생님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아무런 계산을 하지 않는다. 나에게 도움이 될지, 안될지 이런 데는 관심이 없다. 오직 학생들이 배운 대로 잘 익히고 잘 활용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 학생들이 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것을 보면서 즐거워한다. 그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은채야, 넌 올 1학기 동안 성적에서 놀라운 진보를 보인 학생 가운데 한 사람이다. 네가 노력한 만큼 그 결과는 좋게 나왔다고 믿는다. 그러나 너와 이야기를 하면서 아직 뚜렷한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것 같아 오늘 너에게 이같이 편지를 쓴다. 진로란 단어를 한자로 풀이하면 ‘進(나아갈 진)’과 ‘路(길 로)’로 ‘나아갈 길’이다. 진로는 나침반이나 자동차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내 진로가 정해지면 목적이 정해지는 것이고 천천히 가더라도 목표 쪽으로 나아간다면 빨리 움직이더라도 방향 없이 달리는 사람보다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다. 그러나 목적지는 누구에게나 똑같지는 않다. 목적지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을 고려해서 선정해야 한다. 만약 모든 사람에게 목적지가 똑같다면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이고 재미도 없을 것이다. 인생의 목표는 결승점이 똑같은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것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직업을 선택하고 경제적인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는 어떻게 찾을까? 정답은 많이 경험해 보고 노력하는 것이다. 사실 꿈은 찾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느끼고 갖춘 흥미와 적성이란 재료를통해 만들어 가는 것이다. 꿈이란 나침반이고 최종 목표가 아닌 방향이라 생각한다. 한국 남성 발레의 교과서, 동양인 첫 키로프발레단 객원 무용수인 우리나라 최고령 현역 발레리노 이원국 씨 사례에서 진로에 관한 고민을 풀어 보자. 그는 고등학생 때 일탈로 해방감을 찾으려고 했고 결국 학교를 자퇴하게 됐다. 계속된 가출과 방황 뒤에 돌아온 그에게 어머니는 피아노, 태권도, 수영, 그림, 서예 등을 권유했으나 2개월도 채 넘기지 못하고 모두 그만뒀다. 어머니는 평소 아들의 신체 조건을 고려해 마지막으로 발레를 권했는데, 1980년대 후반 무렵 남자가 하기에는 낯선 분야였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한테 효도 차원에서 참아 보고 배우게 됐다. 그는 3개월 뒤에 발레 동작에 빠지게 됐다. 발레를 하다 보면 마음이 늘 평안하고 목적이 생기고 나니 의욕이 생겨 더욱 노력하게 됐다. 진로는 발레리노 이원국 씨 이야기처럼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다. 적성과 흥미를 찾으려고 아무리 많은 진로검사를 하더라도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은 정확한 검사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진로검사 결과를 무턱대고 믿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참조할 수 있는 자료일 뿐이다. 이 씨가 방황할 때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데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찾지 못한 것이다. 이 세상에는 흥미를 찾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많다. 흥미와 적성을 찾았어도 노력을 덜 했든지 아니면 다른 길로 간 것이다.” 이처럼 이원국 씨 어머니는 훌륭한 진로 멘토였다. 훌륭한 멘토는 어디에서 찾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멘토 없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경험하지 못한 부분은 책과 멘토로부터 간접 경험을 해야 한다. 멘토 자격은 어머니, 선생님, 친구, 선배 등 모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가 이 세상에서 필요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 그 분야가 없고 외국에 있다면 외국에서 꿈을 펼칠 수도 있다. 세상에서 요구하고 원하는 분야와 내 적성의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현재 유망한 직종은 본인에게 유망한 게 아니다.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가 유망 직종이다. 학생들에게 진로교육을 강조하면 마치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학생은 꿈이 없는 학생으로 간주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현재 생각한 진로로 영원히 간다.’는 것은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진로를 정하지 않으면 목표가 없고 의욕이 없다고 오해하는데, 진로는 변한다. 어렸을 때 청국장이 싫다가 좋아지는 것처럼 어릴 때 꿈이 소방관이었더라도 자라면서 화가나 출판사 사장 등으로 바뀔 수 있다. 이처럼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으로 꾸준히 도전해 나가야 한다. 그런 진지한 탐색과정이 동기를 일으켜 꿈을 만들고 의욕을 부추겨 열심히 도전하게 하고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꿈은 진화하는 것이다. 꿈을 아직 확실히 정하여 공부한다면 넌 분명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리라 믿는다.
지난 19일, 대전 서일여고 레드캠페이너(플립)RCY 단원들이 노은동 헌혈의 집 인근 도로 및 지하철역사에서 헌혈홍보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 지역은 학생들의 유동인구가 많아서 학생들에게 헌혈홍보를 적극적으로 실행했다. 나눔실천에 관심을 갖는 시기에 초회 헌혈자 유치 및 헌혈의 중요성 및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참하는데 호소하고 홍보하는 시간이었다. 많은 이들이 헌혈에 대한 관심을 갖고 동참하기로 약속을 했으며, 나눔을 실천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헌혈자 유치를 위한 봉사활동에 고생한 캠페이너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낀다.
지난달 28일, 청주 골드산악회원들과 내연산 12 폭포에 다녀왔다. 내연산은 영남의 금강산으로 불리지만 그리 높지 않고 조망도 없다. 그럼에도 내연산이 품고 있는 12개의 폭포가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뽐내며 만든 풍경이 출중해, 오래전부터 사시사철 주목받는 관광지가 됐다. 또한, 조선 후기 최고의 산수화가 겸재 정선은 금강산보다 아름다운 경관이라며 연산 폭포, 관음 폭포, 잠룡 폭포를 연이어 그린 ‘내연 삼용 추도’를 후세에 남겼다. 산악회 산행은 낯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지만, 목적이 같기에 늘 양보와 배려, 관심과 사랑이 넘친다. 아침 6시 40분경 분평동 전자랜드 앞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햇볕이 났다가 흐리기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 지적공사와 서청주 나들목을통과해 선산휴게소와 영천휴게소를 들러 10시 40분경 내연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내연산 자락을 굽이굽이 감돌며 40리를 흘러내리는 골짜기가 청하 골이다. 청하 골과 내연산 입구의 천년고찰 보경사는 가지가 우거진 소나무 터널 때문에 더 운치가 있다. 보경사는 신라 시대 호국의 염원을 담은 유서 깊은 사찰로 지명법사가 도인에게 전수받은 여덟 면의 거울을 땅에 봉안하고 그 위에 세웠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사찰에 들어서면 대웅전과 대적광전이 한눈에 보이는데 두 곳의 본당이 함께 있고, 부속 전각들도 본당 뒤편으로 나란히 있는 특이한 구조다. 경내에는 보경사 원진국사비(보물 252호), 보경사부도(보물 430호), 조선 숙종의 친필 각판 및 5층 석탑 등 문화유적이 많다. 깊은 계곡의 참맛을 느끼며 산행을 하다 보면 보경사에서 1.2㎞ 지점에 문수봉 갈림길이 있다. 낭떠러지 위에서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폭포가 무명폭포라는 데서 앞으로 만날 12 폭포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12 폭포를 사진에 담는 것이 목표였기에 이곳에서 산악회원들과 떨어져 속살을 드러낸 계곡을 따라 트래킹을 시작했다. 문수봉 갈림길에서 300m 지점에 두 갈래로 나뉘어 흐르는 상생 폭포(제 1 폭포)가 있다. 우람하지 않지만 두 물길이 양옆으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란히 떨어지는 모습이 평화롭다. 이 폭포를 지나면 보현 폭포(제 2 폭포), 삼보 폭포(제 3 폭포), 잠룡 폭포(제 4 폭포), 무봉 폭포(제 5 폭포)를 잇따라 만난다. 시인과 묵객들이 칭송하는 글을 남긴 계곡은 절벽 위로 물줄기를 쏟아내는 폭포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잠룡 폭포 주변의 골짜기는 영화 ‘남부군'에서 남부군 대원 남녀노소 모두가 발가벗고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한 골짜기로 알려졌다. 청하 골에 늘어선 12 폭포 중 관음 폭포(제 6 폭포)와 연산 폭포(제 7 폭포) 주변의 풍경이 백미다. 경관이 가장 빼어난 관음 폭포와 연산 폭포는 바위 절벽을 사이에 두고 연이어 있다. 기괴한 절벽 위로 물줄기를 쏟아내는 쌍폭의 관음 폭포를 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가 둘러싸고, 폭포수가 만들어 놓은 못 옆으로 커다란 관음 굴이 뚫려 있다. 추억 남기기에 좋은 장소이고 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폭포수 줄기를 볼 수 있다. 연산폭포를 만나려면 관음 폭포와 관음 굴 위로 보이는 높이 30m, 길이 40m의 연산적교(구름다리)를 건너야 한다. 구름다리 위에서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풍경을 감상하고 뒤편의 바위로 올라서면 연산폭포의 위용이 눈에 들어온다. 20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연산폭포는 청하 골에서 규모가 가장 큰 폭포로 학소대의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쏟아지는 커다란 물줄기가 장관이다. 관음 폭포 앞쪽의 벼랑길을 올라 학소대 위에서 연산 폭포를 내려다보며 점심을 먹었다. 제일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서 홀로 자유를 누리며 직접 재배한 상추로 밥을 싸먹는 호사를 언제 또 누릴까. 이곳에서 15분 정도 물길을 따라가면 숨겨져 있다고 해서 은폭(隱瀑)이라 부르는 은 폭포를 만난다. 가지런한 물줄기가 시퍼런 소로 떨어지는 모습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데 마침 골드산악회원들 여럿이 옷을 입은 채 물속으로 뛰어드는 알탕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고 있다. 폭포 뒤편의 바위 절벽이 만든 풍경도 멋지다. 청하 골은 입구부터 원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계곡이 끝없이 이어진다. 은 폭포를 지나 복호 폭포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끔은 여유를 찾으러왔다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한다. 일행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복호 1 폭포와 복호 2 폭포를 카메라에 담고 제 11 폭포(실 폭포)와 제 12 폭포(시명 폭포)는 다음을 기약했다. 욕심의 무게를 줄이는 것도 인생살이다. 지금까지 담은 10개의 폭포만으로도 내연산 12 폭포의 진면목을 실감할 수 있다. 계곡이 단풍으로 곱게 단장한 가을에 지인들과 다시 찾기로 했다. 부지런히 내려와 상가를 지나는데 일행들이 막걸리 한잔 하라고 부른다. 세상인심이 이렇게 푸짐하다. 주차장에서 도토리묵을 안주로 느린 막걸리를 마시며 뒤풀이를 한 후 죽도시장에 들려 고래고기, 오징어회, 물회 등으로 소주잔을 비우고 늦은 시간에 청주로 향했다.
본교는 지난 4월 2일 1, 2, 3학년 학생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서울시립대 입시설명회를 개최했다. 본교 대입전략기획부는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을 초청, 서울시립대의 교육과정과 수업과정, 특색사업 등을 자세히 소개받았다. 특히 2015학년도 서울시립대 수시전형과 논술전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입학사정관은 각종 전형자료를 동영상을 통해 보여주며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시립대는 사회역량 등 인성 및 학업성적이 우수한 자 중, 학교장이 추천하는 학교장 추천제를 학생들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끝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후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인재들을 소개하며 각자의 꿈과 창의성을 마음껏 실현하길 당부했다. 서울시립대 입시설명회를 듣고 난 한 학생은 “평소 등록금이 싼 시립대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수님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난 후, 더욱 시립대에 가고 싶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고로 서울시립대의 수능 최저조건은 인문의 경우 국영수탐 중 2개 등급의 합이 4등급 이내이며 자연은 국영수탐 중 2개 등급의 합이 4등급 이내여야 한다.
어느새 여름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방학이 절로 생각난다. 지금쯤 일부 학교는 벌써 방학을 했을 테고, 늦은 학교들은 적어도 이번 주까지는 방학식을 마칠 것이다. 지난 1학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학교는 잠시 휴식에 들어가는 것이다. 벌써 학생들은 여름방학 생각으로 한껏 들떠있는 모습이다. 학생들도 아닌 교사인 나도 솔직히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요즘 방학은 옛날 같지가 않다. 나의 어린 시절의 방학을 떠올려 보자. 여름방학이 되면 외할머니댁에 놀러 가 외사촌들과 개구리도 잡고 밭에서 직접 옥수수를 따서 쪄먹고, 감자도 캐고, 그러다 온몸이 땀에 절어 축축해지면 집 뒤에 있던 큰 저수지로 달려가 옷을 모두 훌러덩 벗어버리고 저수지에 뛰어들어 멱을 감던 생각이 난다. 그것도 지치면 시원한 느티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깔고 도스토옙스키며, 톨스토이며, 삼국지며, 어린 왕자를 만나곤 했다. 더위가 잠시 주춤해지면 친구들과 온종일 푸른 산천을 뛰어다니며 청태 서리를 하고 종종 냇가로 달려가 천렵을 하며 종회 무진 산천을 누비던 그 시절은 진정 살아있는 방학다운 방학이었다. 그러다 보면 방학숙제는 고스란히 밀려 개학하기 하루 전날 벼락치기로 하다가 어머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다. 비록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지금 우리 아이들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건강하고유익한 여름방학을 보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아무도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이가 없었지만 놀다 지치면 대청마루에 책을 높이 쌓아놓고종일 독서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다. 그때 읽었던 지식과 상식이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양분이 되었으니 참으로 훌륭한 공부였던 셈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어떤가. 차마 방학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방학하자마자 겨우이틀 정도 쉬었다가 바로 보충수업이다. 주간 보충수업이 끝나면 또 야간자율학습을 해야 한다. 학기 중의 생활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학기 중보다 더 수업이 많고 여유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학이 되어도 이렇다 할 추억이 없다. 방학다운 방학을 주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요즘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 이틀이나 삼일 정도의 자투리 시간이 나도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자기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낸다. 정말 삭막하기 그지없다. 이것은 모두 우리 기성 인들의 잘못이다. 제발 이번 방학만큼은 달라졌으면 한다. 학교와 방안에만 갇혀있던 아이들이 저 푸른 들판을 마음껏 뛰놀고, 높은 산에 올라 호연기지도 길렀으면 좋겠다.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달려보는 것도 좋겠고, 가방 하나 둘러메고 배낭여행을 떠나도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여름방학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없애야겠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게 방학다운 방학을 돌려주자.
오늘부터 우리 학교는다음 달 16일까지 긴 방학에 들어간다. 방학은 더위를 피해 집단적인 학교 공부를 떠나, 자기 계획에 의하여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체험학습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좋은 기회다. 방학이라고 모든 학생이 학교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 활동을 비롯하여 성적이 뒤떨어진 학생을 대상으로 보충학습과 공부를 선생님과 함께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작동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학습에 뒤떨어진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진행이 수월하지 않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교육도 하나의 약속에서 시작한다. 이 학생들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하여 학교에 나와야 하는 약속에 대한 감각이 뒤떨어진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이들의 문제는 공부의 문제 이전에, 자신에 대한 가치의 문제요, 자기 인식에 관한 문제라 생각한다. 이 아이들은 학습을 통하여 성공한 경험이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수업시간마다 교실에는 몸이 있지만, 학습에 성공한 경험이 없기에 학습에 대한 기쁨 또한 맛보지 못하였다. 이들을 무기력에서 탈출하게 하는 것은 학습된 무력감을 떨쳐버리는 일이다. 그래서 보충학습도 단순히 공부내용으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사의 특별한 지도로 한 번의 성공을 맛보게 하는 지도가 요구된다. 그러나 이도 저도 노력하지 않는 모습은 매우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 번 성공한 경험이 학습된 무력감에서 아이들을 탈출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 심리학확산에 몰두하고 있는 원로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1967년에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이 실험에서 그는 상자의 한쪽에 개를 넣어 두고 바닥에 전기충격을 가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음을 경험한 개는 이후 안전한 곳으로 피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도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무력감을 학습한 것이다. 성적이 바닥을 깔고 있는 학생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지속하여지는 좌절 속에서 무력감을 느꼈다면, 가장 좋은 탈출 방법은 '한 번의 성공'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성공하는 경험을 해 보면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는 깊은 깨달음을 얻어 그 이후의 추진력에 든든한 발판이 된다. 비록 작은 일에서 성공하더라도 스스로 공을 들여 일구어낸 성공일 때작은 성공의 경험은 이후 삶에 큰 자산이 된다. 사실 1승의 중요성은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는 학생들의 삶에서 큰 역할을 한다. 어린 시절 작은 일 하나를해냈을 때 자기만족과 어른들의 칭찬이 그들을 성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성적이 낮은 아이들은 이러한 경험이 거의 없어 포기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도 안된다는 자포자기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1승의 경험을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없애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재미도 느끼고 도전할 의욕도 생긴다. 현실 속에서 작은 1승들을 쌓아 가려면 자기가 잘하는 일에 집중하는 능력도 나올 것이다. 자기가 잘 못 하는 것을 끌어올리려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 잘하는 한두 가지 재능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행복하고 사회 전체에도 크게 이바지하는 길이다. 단번에 큰 성취를 원하거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가 우리 사회에 생각보다 많은 것은 성급한 결과를 바라는 '빨리빨리' 성향 때문이거나, 장기간 계속되는 힘든 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 인내력 부족 때문이거나, 아니면 이 두 가지가 합쳐진 결과일 수 있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단계적으로 성장할 때의 기쁨,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취했을 때의 환희를 어렸을 때부터 조금씩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허용하는 교육이 이 아이들에게 필요해 보인다. 이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아이들을 직접 담당하는 교사 외에는 없을 것이다.
글쟁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닐 테지만, 필자는 스포츠에 별다른 취미가 없다. 국민 스포츠라며 호들갑 떨어대는 프로야구 경기를 단 한 번도, 경기장은커녕 TV로 본 적이 없을 정도이다. 그쯤 되면 취미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싫어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필자도 유일하게 보는 스포츠 경기가 있다. 축구이다. 필자의 축구 취미는 국가대표팀 A매치 경기 TV 중계방송을빼놓지 않고 볼 정도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선 우리나라 아닌 다른 국가들 경기도 몇 개나 봤다. 브라질과의 12시간 시차 때문에 마치 ‘광팬’처럼 된 셈이다. 14일 오전 5시(한국시각) 열린 결승전에서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독일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브라질 월드컵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국 스페인이 예선 탈락했다. 세계적 공격수 호날두의 조국 포르투갈, 루니의 잉글랜드도 마찬가지였다. 이변의 하이라이트는 4강전에서의 브라질 참패이다. 최고의 공격수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결장했다지만, 브라질은 독일에 0:7 굴욕적 참패를 당했다. 3, 4위전에서도 네덜란드에 0:3 패배를 당했다. ‘영원한 우승 후보’라는 브라질이 단 두 경기에서 10골이나 실점하는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한국, 일본, 호주, 이란 등 아시아 국가의 몰락도 이변이라 할만하다. 특히 4강을 목표로 한 일본이나 8강까지 가보겠다 벼른 한국의 1무 2패 성적이 그렇다. 일본의 외국인 감독은 즉각 물러났다. 홍명보 감독은 귀국 후 유임으로 정리되었다가 1주일 만에 전격 사퇴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귀국 현장에서 ‘한국 축구는 죽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오래전 일이지만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자책골을 넣은 콜롬비아 선수가 귀국하여 총에 맞아 죽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탈락한 러시아 감독이 청문회에 불려갈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홍명보 감독 사퇴 역시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 해결의 전부는 아니다. 가뜩이나 세월호 참사로 인해 분노와 슬픔이 자욱했던 사회 분위기가 겹쳐 16강 탈락이 더 멍울을 만들었다. 올림픽이 그렇듯 월드컵 역시 단순히 선수들의 기량 대결 문제가 아니다. 보다 ‘국가적인’ 프로젝트혹은 이벤트라 해야 할까. 말할 나위 없이 이제 털어내야 한다. 전문가(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진단에 따르면 “홍명보 축구의 가장 큰 실패는 과거의 승리에 대한 추억과 경험에 지나치게 의지한 것”(한국일보, 2014.7.11)이지만, 가장 아쉬운 건 따로 있다. 한국 축구가 유독 세컨드 볼에 약하거나 아예 무시한다는 점이다. 이번 벨기에전만 해도 그렇다. 벨기에 선수 1명이 퇴장당한 유리한 싸움인데도 한국은 0:1로 패했다. 실점은 김승규 골키퍼가 쳐낸 걸 문전 쇄도한 벨기에 다른 선수가 슛하여 골로 연결했다. 그런 세컨드 볼은 축구 강국들 경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상대 골문을 향해 죽으라 슛하면 상황 끝이다. 계속 득점에 실패하는 코너킥도 비슷하다. 가령 10회 코너킥 기회에서 1골도 얻지 못했으면 키커를 바꿀 필요가 있다. 가령 기성용이 코너킥 키커이면 그가 교체되거나 경기가 끝날 때까지 바뀌지 않는 건 전술의 부재 내지 ‘똥고집’이란 비아냥에서 벗어날수 없다. 전북현대소속의 이동국보다 한 살 더 먹은 독일의 클로제(36세) 선수가 세운 월드컵 최다 골 기록을 보며 다가온 아쉬움도 있다. 이동국 선수의 대표팀 배제가 그것이다. 이동국은 K리그 역대 개인 최다득점 선수이다. 그가 골을 넣을 때마다 한국축구의 역사가 새로 쓰인다. 젊은 피가 만능은 아니다. 브라질 월드컵 16강 탈락이 안겨준 교훈 중 하나이다.
프랑스인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학 순위를 보고, “어머, 한국에는 대학 순위가 있어?”하고 놀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프랑스의 교육제도는 어떻길래 이 사람은 한국의 교육제도를 듣고 기겁한 것일까? 프랑스 학생들은 시험을 보고 그들의 등수를 모른다. 시험을 보면 프랑스 학생들은 그들의 목표 대비 성취도가 표시된 성적표를 받게 된다. 다른 학생들과의 경쟁을 통한 성장이 아닌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는 경쟁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와는 상반되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프랑스 학생들이 제대로 된 시험을 보는 것은 딱 한 번이다.‘바칼로레아’라는 대학 입학시험으로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유사한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바칼로레아’ 시험은 학생들을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정 점수만 넘으면 모두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일정 점수를 받지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수업이 진행되어 그들의 대학 입학을 적극적으로 국가에서 돕는데, 이것이 프랑스 교육에서 ‘차별’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바칼로레아 시험이 주관식이라는 것이다. 한 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쓰는 것인데, 이 시험이 끝나면 온 국민이 이 문제에 관심을두고 같이 토론한다. 결국, 프랑스가 강조하는 참된 교육의 목적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프랑스는 학생들끼리 경쟁을 하지도, 대입이 우리나라처럼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OECD 국가를 통틀어 시행한 시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경쟁을 통한 교육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어 온 우리나라에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경쟁이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우리나라 교육 때문에 많은 학생이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 이제는 다른 나라들의 교육 제도를 살피고 더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을 모색할 때이다.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통제하지 못할 때가 있다. 우리와 6시간 시차가 나는 발칸반도 여행 후 며칠째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한다. 새벽녘에야 잠들어 늦잠에 빠져있던 일요일 아침이었다. 잠결에 사진기법이 출중한 석암님으로부터 “주봉마을에 와있는데 혼자 보기에 아까울 만큼 연꽃이 아름답다.”는 전화를 받았다. 더구나 태풍권에 들어 날씨가 흐린 날이지만 언제 해가 뜰지 모르니 빨리 와야 한단다. 부랴부랴 카메라를 챙긴 후 눈을 비비며 주봉마을로 차를 몰았다. 마을 입구의 연꽃 방죽에 도착하니 석암님과 만개한 연꽃이 반갑게 맞아준다. 물 위에 꽃피운 수많은 연꽃 송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주봉마을의 연꽃은 키가 크고 꽃잎 가장자리의 빨간 색이 유난히 강해 더 예쁘다. 석암님에게 연꽃 사진 촬영기법을 많이 배웠다. 꽃이나 씨앗부터 뿌리, 줄기, 잎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것이 연이다. 그만큼 모양과 종류도 다양하다. 같은 꽃이라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몇 송이를 담느냐, 가로로 담느냐 세로로 담느냐, 연밥과 꽃봉오리를 어디에 배치하느냐, 누가 주인공이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이날 주봉마을 연꽃 방죽에서 해가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화려하지 않지만 맑고 깨끗해 빛이 나는 연꽃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왠지 청개구리 한 마리가 물방울이 또르르 굴러떨어지는 연잎 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싶은 날이었다. 부모산 아래편의 청주시 비하동에 위치한 주봉마을은 시내에서 송상현 충렬사와 경부고속국도 청주나들목으로 가는 36번 국도변에 있어 잠깐 짬을 내면 둘러볼 수 있다. 연꽃 가까이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나무데크와 쉼터 역할을 하는 아담한 정자도 마련되어 있다.
민선2기 교육감이 당선된 지 한 달이 넘었다. 교육감 당선자 17명 중 13명이 진보진영이다. 보수진영과 정치권에서는 전국 초·중·고생 718만 명 중 84%가 좌익교육감손에 들어갔다며 교육감선거를 바꿔야 한다고 여러 가지 대안을 내놓으며 말도 많았지만 한 달이 못 가서 언제냐는 듯이 조용하기만 하다. 선거결과 진보진영 후보가 1기 때보다 2배 이상 당선된주원인을,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가 분열해서 참패했고, 진보는 단일화해서 압승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단일화 35%의 힘으로 분열한 보수 60%를 이긴 교육감 선거였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보수 후보들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불러온 참사'라고 하며, '대세도 외면한 보수후보들의 자가당착에서 빚어진 예견된순서로 당신들이 진정한 교육자로서의 양식이 있는 자들인가?' 등등 보수를 분열시킨 인간부터 척결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는 분들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선거철만 되면 평소에 시민운동에 얼굴도 안 보이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교육감 되겠다고 나서며, 보수 진영에서는 단일화를 주장했지만, 권력과 지위향상 그리고 돈맛을 본 보수 교육감 후보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단일화를 거부했다. 이제 전교조는 마음 놓고 학교를 자기들 세상으로 만들 것이고, 학교는 이념교육장이 되어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북한에 동조, 좌익혁명전사 양성소로 변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도 많다. 까마귀 날짜 배 떨어지듯 강원도 모 고교의 국어담당 A 교사(54세)는 지난달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런 글을 올렸다. “상대하기 더럽고 남(선진외국) 보기에도 창피한 싸움이다. 못된 아비한테 받은 잘못된 가정교육으로 삐뚤어진 인성을 지닌 그 적과 마녀는 고집불통, 소통불가의 괴물기계다. 그래 봐야 너는 3년, 우리 참교육은 영원하다. 그 추잡한 적괴(적의 우두머리)의 주구들아, 역겹다. 공부 잘해서 출세한 주구들아, 거울도 안 보나.” 위 내용은 대한민국의 현직 교사의 글이라고는 도저히믿기지 않는 막말이다. 문제의 교사는 전교조 교사로 2012년에도 역사 왜곡 교육으로 조선일보와 크게 이슈화된 일도 있다고 한다. 아무튼, A 교사의 글이 사실이라면 국가적인 배신행위이자 수치다. 국민을 향한 도전이자 저주다.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았는가? 친전교조 성향 교육감들은 지난달 7일 대전에서 첫 단합대회를 통해여론 동향과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낮은 자세를 취하자.", "인사 주도권을 놓쳐선 안 된다.", "교육 관료에게 휘둘리지 말자."는 말들이 나왔다고 한다. 이어 오는 24~25일 울산에서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를 열고 제5대 임원진을 선출하는 한편, 협의회 위상 강화 방안을 비롯한 교육감들이 선거 과정에서 공약내용 추진방안에 대해 논의도 한다고 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전교조를 옹호하고 동조하는 그동안의 행보의 탈을 벗어버리고 공교육 신뢰 회복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학부모들은 기대한다.
지난 14일, 세계를 달군 2014 FIFA 월드컵 경기도 막을 내렸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정상에 오른 독일은 막강한 조직력과 탄탄한 전술, 현란한 공격으로 예술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우승팀 독일에는 메시나 네이마르, 호나우두 같은 세계적 스타가 없다. 하지만 장기투자와 순혈주의 탈피, 과학적 시스템 구축, 끊임없는 세대교체가 이를 대신했으며, 무엇보다 감독의 뛰어난 감독다운 역할을 수행한 결과 때문이었다. 요아힘 뢰프(이하 뢰프) 감독은 우승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이번 성공은 이미 10년 전에 시작됐다. 지난 몇 년간 우리만의 경기 스타일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혀 장기 투자가 우승의 원동력임을 분명히 했다. 뢰프 감독은 2004년 코치로 합류한 뒤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일해 왔다. 단기 승부에 일희일비하며 지도자를 희생양 삼아 수시로 바꿔온 한국 축구가 특히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차범근 해설위원의 설명에 의하면 독일을 브라질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뢰프 감독은 월드컵 우승팀 사령탑의 모습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초라했다. 그는 선수 시절의 대부분을 독일 츠바이테 리가(2부리그)와 드리테 리가(3부리그) 팀들을 전전하며 보냈을 정도이다. 1995년 3부 리그 팀 프라우엔펠트에서 은퇴할 때까지 17년 동안 1~2년 주기로 10개 팀을 옮겨 다닌 것이다. 은퇴 후 스위스의 빈터 투어에서 유소년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뢰프는 이후 코치와 감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무대를 경험했다. 하지만 지도자가 돼서도 그의 ‘떠돌이’ 축구 인생은 바뀌지 않았다. 뢰프는 2004년 위르겐 클린스만(이하 클리스만)감독이 이끄는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로 발탁되기까지 11년 동안 무려 9개 팀을 맡으며 표류했다. 뢰프의 인생이 달라진 건 2004년 클린스만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만난 뒤부터이다. 클린스만은 감독과 코치의 업무를 나눠서 팀을 운영했다. 감독이 선수 선발과 대외 업무에 주력하고 수석코치는 전술과 작전을 담당했다. 여러 팀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경험했던 뢰프는 선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재능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뢰프 코치 체제의 ‘분업’ 성과는 2년 후 자국에서 열린 2006년 월드컵에서 독일이 3위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뢰프는 실질적인 감독 역할을 하면서 능력을 재인정받게 됐다. 당시 독일 언론은 “다양한 수준의 리그에서 다양한 팀을 지도한 게 뢰프의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2006년 월드컵이 끝난 뒤 그는 클린스만으로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그리고 뢰프는 더욱 치밀해졌다.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 당시 징계로 인해 8강 포르투갈전(3대 2승)에서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되자 미리 경기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 7개를 만들어 코치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부터 그는 ‘전술의 천재’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한마디로 브라질 월드컵은 뢰프 감독의 10년 내공이 빛난 무대였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 · 전략으로 승승장구했다. 그가 최종 엔트리에 공격수로 미로슬라프 클로제 한 명만 발탁하자 상대 팀들은 클로제 대비책만 세웠다. 하지만 클로제는 알제리와의 16강전까지 한 번도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미드필더인 토마스 뮐러가 전방에 투입돼 4골이나 터뜨렸다. 뢰프는 우직함 때문에 고집이 세다는 비난도 받았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는 자국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당시 그의 재계약을 두고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75대25로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독일축구협회는 그를 믿었다. 뢰프는 자신이 발탁한 선수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고 한다. 그는 결승전 종반 2분 전 베테랑 클로제를 빼고 조별 리그 한 경기만 뛴 괴체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네가 메시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라."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괴체는 측면을 오가며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흔들어 놓더니 연장 후반 7분 결승골을 넣으며 감독의 선택에 보답했다. 이처럼 승리는 준비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우승의 결과를 보고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뢰프를 두고 ‘별 4개(독일의 네 번째 우승)를 요리한 특급 요리사’라고 치켜세웠다. 경기가 끝난 뒤 독일축구협회는 “뢰프 감독과 2016년까지 계약을 연장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러한 사실을 더듬어 보면서 이를 학교 교육에 적용하여 볼 수 있다. 학교 조직은 계선제로는 교장, 교감, 교사로 연결된다. 교장이 감독 역할을 수행한다면 교감은 학교에서 코치 역할을 한다. 뢰프같은 훌륭한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역시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장 혼자선 교육할 수 없다. 코치 역할을 하는 교감의 역할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분업이 충실하게 이뤄진다면 학교 교육력은 살아날 것이다. 학교는 학교 나름의 특성이 있으니 모두의 성공을 위한 문화가 필요하다. 학교는 구성원인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까지도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월드컵이 필자에게 남겨준 것은 독일의 우승이 아닌 나의 역할과 교감의 역할을 곰곰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푸른 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이 '2013 전국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바로는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라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작년 4.5%에서 올해 14.2%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도 작년 4.1%에서 6%로 사이버폭력을 행사한 데 반해 심각성에 대한 인식 비율은 6.1%로 낮게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를 준 이유로 ‘장난’(27.7%)이 2012년에 이어 여전히 1순위로 조사되어 단순한 장난과 학교폭력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통해 보듯이 최근 청소년들이 또래와의 관계에서 의견 차이로 발생하는 갈등을 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함을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양심을 가지고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청소년 인성·예절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때임을 제언하는 바이다. 올 한해 사회적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인성교육에 관해 정부 차원에서 드디어 구조적 틀을 마련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의원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인성교육진흥법(일명 '이준석 방지법')제정안이 5월 26일 발의, 이르면 6월 임시국회에서 제정돼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전국 1만 1,000여 개 초, 중, 고교는 매년 초 인성교육 계획을 교육감에게 보고하고 연말에 성과를 평가받게 된다. 교사는 인성교육연수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필답고사 위주의 교원임용고사를 손질해 신규임용 때 인성검증을 의무화했다. 일반법안으로는 가장 많은 여야의원이 참여했다는 소식은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근본적인 원인은 기본적인 인간의 품성이 문제였고, 결국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의 붕괴를 뼈저리게 확인하고 서둘러 일명 '이준석 방지법 인성교육' 방패막이를 내세운 건 아닌지 두루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객이 전도된 이 사회에서 주인(=예의 바른 인간)은 없어지고 손님(=예의를 벗어난 인간)이 이 나라를 지배하는 사리에 합당하지 않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 나라 국민의 인성을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 에 대한 해답은 바로 교육의 변화에 있다. 성적 위주의 교육풍토에서 인성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은 중요과제이다. 첫째, 실효성 있는 인성교육의 실천방안으로 청소년 인성·예절교육의 학교 내 정규과정편성을 제안한다. 지식습득 위주의 교육에 치우친 인성교육 부재 현상을 바로잡고, 실습 위주의 눈높이 교육을 시행하여 공동체 사회 속에서 올바른 인격체를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둘째, 인성교육이 시작되는 초·중·고등학교 인성·예절교육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성을 강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사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셋째, 실효성 있는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정서조절이 선행되어야 하며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는 전제를 토대로 사제지간의 교감을 높여 학습의 효율을 높인다. 넷째, 미래 인재인 청소년이 행복해야 밝은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 인성과 예절을 바탕으로 전통질서를 지켜 체험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긍정적 사고와 행복감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배려, 존중, 책임, 정직, 예의, 나눔, 협동 등의 덕목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 사람의 꼴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 어른의 할 일이며 책임임을 인식한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정책과 제도가 마련되고 있지만 보다 실효성 있는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차원에서 인성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할 것을 제안해 본다.
나는 공짜가 싫다. 아니, 이게 무슨 시대에 역행하는 말인가? 우리 속담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공짜가싫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혹시 무상급식을 비판하려고? 그것도 아니다.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는사람은 무상급식이 아니라 세금급식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우리 집 거실에 시사월간지 1년 치 분이 쌓여 있다. 시사 흐름에 관심이 많건만 거뜰떠 보질 않는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사실 원고료를 주어야 하는데 내부 사정이 있었나 보다. 월간지를 대신 구독하라는 것이다. 이미 결정된 사실, 통보 형식이다.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내 뜻과는 아무 상관 없이 배달된 책이다. 만약 이 책을 보려고 서점에 가서 책을 샀다면 하루 이틀 사이에 다 읽었을 것이다. 직장엔 고교친구의 소개로 문학잡지가 매달 배달되고 있다. 문학에 관심이 있지만 배달된 책의 겉표지를 보고 마는 정도다. 시간이 있으면 목차를 살펴보고 장르별 제목과 저자를 훑어본다. 친구의 배려는 좋지만, 공짜로 받은 책에 대한 애정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못 살던 시절, 물품이 귀하던 시절엔 공짜 물건은 하나의 행운이었다. 공짜의 사전적 의미는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않고 거저 얻은 물건'이다. 공짜로 준다 하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그 물건을 얻으려고 애썼다. 또 그 공짜 물건이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공짜 물건은 살림비용을 아끼는 또하나의 수단이었다. 우리 집에 있는 공짜 물건을 몇 가지 살펴보았다. 물건도 다양하고 가격도몇만 원 비싼 것에서부터 몇천 원짜리도 있다. 후배 동료에게서 얻은 기념 손목시계는 5만 원 정도 되지 않을까? 필기도구는 흔하다. 시대에 맞게 USB도 몇 개 있다. 주로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것이다. 아내가 받은 물건도 있다. 주로 살림에 보탬이 되는 것인데 바가지, 쟁반등 그릇류다. 얼마 동안 쓰다가 부서지지도 않았는데 재활용함으로 들어간다. 제값 주고 구매했다면 쉽게 버리지 못할 것이다. 가볍게 들어온 물건은 가볍게 사라지는 것인가? 스카우트 지도자 생활을 오래 하여 행사 기념품도 몇백 점 모았다. 교감 시절김포교육박물관에 기증하여 지금은 몇 점 없지만 기증한물건 하나하나가 추억이 담긴 소중한 물건이라면 쉽게 기증하지 못했을 것이다. 캠퍼리, 잼버리 등에서 받은 선물도 의미가 담겨 있을 때 소중하다. 그냥 거저 받은 물건은 애착이 가지 않는다. 교장 시절, 학교 교장실로 우편 배달되는 책이 있다. 보내는 분들은 교장이라는 직책을 고려하여 보냈지만 받는 사람은 그게 아니다. 교장 입장에서 교육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함부로 버릴 수는 없고. 책장에 꽂다 보니 양만 늘어났다. 이 책들은 결국 이사할 때 버리게 된다. 필자는 자칭 교육칼럼니스트다. 2006년 처녀작 '연(鳶)은 날고 싶다.' 발간 이후로 2012년 제5집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펴냈다. 그 책 1천 부를 펴내는데 몇백만 원이 들어간다. 책 판매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칼럼을 정리하고 마무리를 짓는 것이다. 직장 동료들에게 무료로 선물하기도 하였다.처지를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본다. 내 책 누가 읽어보겠으니 달라고 하였나? 그냥 내 자랑하려고 준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그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짜로 받은 사람들, 책은 제대로 읽었을까? 아마도 한두 편 읽었거나 책꽂이에 그대로 꽂혀 있거나 폐품으로 나갔을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 공짜를 반기는 사회가 아니다. 한 5년 전까지만 해도 공짜가 통했다. 지금은 사람들 의식도 많이 깨었다.선진화가 되었다는 의미다.'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뜻도 이해함은 물론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는 것이다.'라는 말도 알게 되었다. 공짜 좋아하다가는 골병든다. 나는 공짜가 싫다. 당당히 살고 싶다.
이웃 학교 강 선생님이 수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강 선생님과 인연은 신규 강의 때부터 시작했다. 이듬해 학교에 평가 강의를 갔는데 반갑게 인사를 했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수업과 관련하여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세 번째 만날 때는 나를 오랫동안 알고 있는 선배 선생님처럼 대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수업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 도움을 요청해도 되느냐고 물어왔다. 나는 짐을 챙기면서 얼떨결에 허락했다. 그랬더니 진짜 메일을 보내왔다. 어려워하는 점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을 장악하고 싶어 했다. 장악은 아니더라도 수업에 방해가 되는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수업 동영상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수업컨설팅은 의뢰인이 수업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컨설턴트에게 의뢰한다. 이렇게 하면 컨설턴트가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해결책을 제안하거나 함께 모색 ・ 적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특히 수업을 직접 관찰하지 못할 때는 동영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뢰인의 수업에 대한 어려움을 자세히 언급해야 한다. 즉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컨설턴트는 이를 토대로 적절한 개선방안을 제안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점에서 강 선생님은 수업컨설팅의 일반적 원리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동영상을 멀리서 찍었기 때문에 수업 상황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것을 불가능했다. 다행인 것은 강 선생님이 의뢰한 수업의 어려움은 그대로 읽을 수 있었다. 수업이 시작했는데도 아이들은 앉아 있지 않았다. 수업이 한창인데 일부 아이들은 수업의 흐름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큰소리로 하고 있었다. 그러면 강 선생님은 주의를 시키기도 하고, 혹은 대응을 하지 않는 방법을 섞어가면서 수업을 하고 있다. 교사의 수업 능력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이 전문적인 지식의 전달 능력이다. 그리고 여기에 어울리는 교수 방법의 다양성을 들 수 있다. 판서 능력, 동기 유발 능력, 시간 관리 능력, 학생 통제 능력 등이 따라야 한다. 그런데 이 중에 학생 통제 능력은 어려운 면이 많다. 여타 능력은 교사의 개인 훈련으로 언제든지 발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학생을 통제하는 것은 교사 개인이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학생과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강 교사는 자신이 좀 강하면 아이들을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즉 아이들이 강한 남자 선생님 앞에서는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얄미운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 말을 통해 강 교사는 아이들을 힘으로 억압하고, 순종적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수업 시간에 고함을 치기도 하고 험악한 인상으로 위협하기도 한다. 교실에 많은 학생을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해 교사는 통제하려는 욕심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는 교사는 독단적인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결정은 교육 활동에서 학생들을 소외당하게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수동적으로 배울 뿐이다. 강력한 통솔에 진행되는 수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힘으로 순종시키는 것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위장일 뿐이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은 기본적으로 상호작용이다. 수업은 학습자와 교수자가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어야 한다. 소통을 바탕으로 한 민주적인 수업이 학생과 교사 모두를 지속해서 성장하게 하고, 행복감을 느낀다. 이러한 수업이 효과도 높다. 그리고 연약하고 젊은 여 선생님이 힘 있는 척한다고 아이들이 따를 것으로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수업은 아이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수업을 운영할 때 좋은 수업이 이루어진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은 자신이 알지 못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니 재미도 흥미도 없다는 것이다. 소설 ‘아홉 켤레의 구도로 남은 사내’에 등장하는 인물을 설명하기 전에 당장 교실에 있는 인물의 성격을 말하는 수업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학습 수준이 낮아지고, 누구나 관심 있는 학급 내용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낮은 단계에서 차츰 올라가는 학습 방법을 도입함으로써 수업에 관심을 두도록 유인해야 한다. 필자가 보기엔 강 선생님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엎드려 자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리고 수업 중에 자주 끼어드는 것도 기대가 된다.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무시하지 말고 수업으로 끌어오고, 그들을 잘 이용하면 살아 있는 수업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들이 수업으로 들어와서 이야기를 많이 하면 그것이 오히려 큰 효과가 있다. 낮은 수준의 질문부터 시작해서 아이들의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다. 그러면 그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학업성취도 유리해진다. 혼자 수업 내용을 전달하려고만 하지 말고, 대화하는 수업, 아이들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게 하는 수업이 좋은 수업이다. 강 교사는 수업 시간에 교사 혼자서 수업을 전개하려는 욕심이 있는데, 이것도 아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생각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래는 우리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것인가? 다가올 40년이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학자가 있다. 그는 인류 문명사 연구 대가인 이언 모리스 스탠퍼드대 역사학 교수이다. 그는 서양에서 동양으로 발전 축이 바뀌는 현재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역사와 고고학을 중심으로 인류 문명 발달을 연구하면서, 현 위기 수준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the most dangerous in history)`가 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서양에서 동양으로 힘의 이동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무력 사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초강대국인 미국의 힘과 의지가 약해지면서 긴장이 높아지는 과정을 중재할 국가가 없다는 점이다. 모리스 교수는 "역사상 급속한 발전과 함께 부의 급격한 이동이 이뤄지는 때엔 항상 불안정과 위험이 수반됐으며 대부분 사례에서 결과적으로 무력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19세기 산업화와 함께 시장 개척에 나선 서양은 동양을 무력으로 굴복시켰다. 또 1870년대 이후 대영제국 시장을 미국ㆍ독일ㆍ일본 등이 공략하면서 결국은 두 차례 세계대전을 치러야 했다. 그는 한국에도 번역된 저서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를 통해 서양과 동양 간 권력 이동을 다뤘다. 550년에서 1750년까지 한ㆍ중ㆍ일 등 동양이 서양을 앞섰지만 이후 선박 개발, 석탄 등 에너지원 발견과 이를 통한 아메리카 대륙 발견 등으로 주도권이 서양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이제 동아시아 경제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예측했으며 21세기 말에는 동양이 서양의 부와 비슷해지는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모리스 교수는 "이런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기술ㆍ통신 발달 등으로 동양과 서양 구분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점쳤다. 또 동양이 발전해서 중심이 되는 것에도 단서를 붙였다. 화석연료를 넘어서는 새로운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 발굴이 필수라는 것이다. 동양 인구를 감당하기에 지구상 화석연료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모리스 교수는 "수렵에서 농경사회로 전환, 농경에서 화석연료 시대로 이행만큼이나 엄청난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이행에 실패하면 인류는 역사상 최악의 붕괴를 경험할 것"이라고 평했다. 화석연료에 의지한 현재와 같은 개발은 인류와 지구가 견뎌내지 못할 것이란 평가다. 모리스 교수는 지정학 측면에서 동양으로 성장축을 이동시키는 일은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동북아시아 갈등 고조가 현재 직면한 지정학적 위험이라는 판단이다. 이미 이러한 움직임은 시진핑의 외교전략에서도 나타나 있다. 모리스 교수는 "매우 어려운 선택이 각국 지도자들 앞에 놓여 있다"면서 현재 상황이 과거 1840~1850년대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1598년 임진왜란을 끝으로 250년간 동북아엔 대규모 전쟁은 적었고 이런 시대가 끝나가는 때가 1840~1850년대다. 1839년 1차 아편전쟁이 시작됐고 페리 제독이 흑선 4척과 함께 일본 앞바다에 나타난 것이 1853년이다. 모리스 교수는 "평화로운 상황에서 지내던 한ㆍ중ㆍ일 3국에 서구 국가들이 개항을 요구하기 시작했으며 리더들은 서로 다른 결정을 내렸고 결과적으로 전혀 다른 운명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는 중국을 격리하려는 미국에 동참해 무장에 나서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에서 나타났듯 한국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아시아에서 한, 미, 일의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리스 교수는 "동북아 지역에서 향후 10년 안에 대대적인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물리적 충돌이 대규모 전쟁 형태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살상 능력이 뛰어난 무기들로 인해 새로운 전쟁은 인류의 종말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올해 내놓은 `전쟁은 무엇에 도움이 되는가(War, what is it good for?)`라는 책을 통해서도 전쟁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컴퓨터화하고 교역 규모가 너무 방대해져 사실상 전쟁을 통한 이득보다는 손실만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모리스 교수는 "과거에도 전쟁은 결국 당사자들에게는 승패를 떠나 피해를 줬다"며 "전쟁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참전국에 물자를 판매하는 것 외엔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각 도처에서 불안의 요소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불안한 세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보이고 있다. 악화 일로를 걷던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17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 사고로 탑승객 298명 전원이 사망하여 최악의 갈등상태로 치달을 전망이다. 지지부진한 교전이 계속돼 온 우크라이나 내전도 중대 갈림길에 섰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좀 더 러시아를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 제재만으로 우크라이나 내전을 관망했던 미국과 EU는더욱 깊숙이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노선을 변경하지 않으면 미국과 동맹국은 더 강하게 제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컨설팅 회사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이번 사고를 계기로 미국은 그동안 자제해 왔던 군사 개입을 시도할 수 있고 EU는 비군사적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름방학을 했다. 학생들은 방학을 해도 학교에 나와서 수업을 한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마음이 들떠 있고 좋아했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기말고사를 치러야 했고, 잠을 자지도 못했을 것이며, 엄한 기숙사 생활에서 며칠이라도 벗어날 수 있으니 해방이라는 생각도 들 것 같다. 방학식을 할 때 학생들은 지쳐 있다. 오래 서 있는 것조차 부담스럽다. 각종 시상 때문에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 빨리 마쳤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 차 있다. 교장의 훈화시간이 되면 또 죽었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다. 훈화시간이 끝나면 또 학생부장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 이것을 알고 가장 짧은 훈화를 했다. ‘일촌광음불가경 一寸光陰不可輕이라, 자투리의 시간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알았지요? 예, 이상.’ 이렇게 하고 나니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방학식 훈화는 짧을수록 좋음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성인은 仁한 자다. 사랑을 가진 자다. 나아가 仁을 실천하는 사람이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不仁한 사람에게 지지 않는다. 仁勝不仁, 인승불인 '仁이 不仁을 이김(勝)은 물이 불을 이김(勝)과 같다.'고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仁을 실천하는 사람은 한 잔의 물로써 수레 위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섶(땔나무)의 불을 끄는 것과 같거늘, 끄지 못하면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하니, 이는 또한 不仁을 편듦이 심한 者이다.'라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물이 불을 끄지 못하면 물이 불에 삼켜버리는 것이니 자신의 仁마저 잃어버리는 꼴이 되고 만다. 우리 선생님들은 仁을 실천하는 자다. 不仁한 학생들을 보면 그들을 仁한 자로 바꾼다. 仁을 실천하도록 한다. 不仁한 자의 편을 들지 않는다. 仁은 사랑이다. 仁은 도덕이다. 仁은 정직이다. 仁은 선이다. 仁한 사람을 만드는 이가 선생님이고 仁한 사람이 바로 우리 선생님이다. 仁 또한 충분히 여물게 하는 데에 있다. 仁亦在熟, 인역재숙 성숙한 인재를 키우는 것이 교육목표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곡식이 여무는 것과 같이 仁이 여물도록, 즉, 성숙한 이가 되도록 가르치는 일에 힘쓰고 있다.맹자 왈, "오곡五穀은 종자種子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나, 그것이 충분히 여물지 않는다면 비름과 피만도 못하다. 仁 또한 충분히 여물게 하는 데에 있을 따름이다" 聖人은 도를 따르는 자다. 道란 가야 할 길이다. 法道이다. 지켜야 할 규칙이다. 성인은 도를 버리지 않았다. 도를 버리면 가르칠 수 없다. 도를 버리면 배울 수도 없다. 가장 기본이 도를 실천하는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서 제자들을 가르칠 수 없다.必志於彀 , 필지어구란 말이 맹자의 고자 상 제20장에 나온다. ‘반드시 구彀에 지志하다’는 말이다. 구彀는 활시위를 당기는 정도 또는 한도, 화살을 맞히는 표준이란 뜻이고 지志 는 의향, 본심, 본의라는 뜻이다. 孟子께서 말씀하셨다. “예羿 (人名)는 남에게 활쏘기를 가르칠 때는 반드시 구彀에 지志하나니, 배우는 사람도 또한 반드시 구彀에 지志하여야 한다.” 남에게 활쏘기를 가르칠 때에도 정도에 맞게 가르친다. 모든 일도 마찬가지다. 법도가 있다. 규정이 있고 규칙이 있다. 이것을 잘 따라야 가르치는 선생님의 자격이 있고 배우는 학생의 자격이 있다.법도를 어기면 선생님은 선생님의 권위를 상실하게 되고 제자들은 배울 수가 없다. 성인은 이것을 알기에 언제나 성인의 법도를 버리지 않았다. 늘 성인의 법도를 따랐다. 그래서 가르칠 때에 힘이 있었고 배우는 제자들도 잘 배울 수가 있었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언제나 가장 작은 질서까지도 어기지 않으려고 애쓴다. 이렇게 함은 성인의 닮기 위함이다. 법을 잘 지키며 모범을 보이면서 살아간다. 이런 선생님은 성인 같은 선생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식 질병 이름은 아니지만 요즘 유행하는'디지털 치매'라는 말이 있다. 이 용어의 뜻은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그렇다면 나도 디지털 치매인가? 경험을 통해 진단해 보고자 한다. 우선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몇 개 안 된다. 우리 집, 나, 아내, 직장 전화번호가 고작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스마트폰에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어 전화번호를 구태여 외울 필요가 없다. 아들, 딸 전화번호도 단축번호 내지는 바로 걸기로 되어 있어 전화 걸기가 편하다. 자연히 두뇌를 사용하지 않는다. 얼마 전 차량 내비게이션이 고장이 났다.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이때부터 불안 증세가 나타났다. 혹시 출장 중 처음 가는 곳을 어떻게 찾아갈까 걱정이 생기는 것. 내비게이션이 없을 때는 지도를 보았다. 그리고 찾아가는 방법을 연구했다. 교통표지판을 보면서 주요 지형지물과 방위를 생각하여 찾았다. 이게 모두 머리를 쓰는 행위다. 몇 년 전마을 노래자랑에 출연한 일이 있다. 노사연의 '사랑'을 부르는데 노래방 기기 자막에 익숙하여 자막이 없으면 가사가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음악 교사에게 물어보았다. 노래하면서 다음 가사를 생각하란다. 그러다 보니 노래가 제대로 되질 않는다. 노래 가사를 외우기 위해나름대로 머리를 썼다. 빈 종이에 노래 가사를 외워서 쓰는 것. 그렇게 세 번 하니까 가사가 완전히 내 것이 됐다. 자막 보고 부르기가 습관화되어 자막이 없으면 가사가 통 생각이 나지 않는다. 우리의 뇌, 자막에 글자가 나오므로 외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가끔 각종 심사를 할 적이 있다. 서류심사도 있고 면접심사도 있다. 평가 기준표에 점수를 넣고 합계를 내는 데 언제부터인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100점 만점이라 충분히 암산으로 할 수 있는데도 머리를 쓰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는 일부러라도 계산기를 멀리해야 한다. 우리 집 아파트에서 보이는 일월 저수지, 빠른 걸음으로 조깅하는 사람들 손에 하나씩 들려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이다.운동할 때는 운동에 전념해야 하는데 전화기를 들고 있다.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으면 불안한 것, 디지털 치매 초기 증상이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동료들, 점심 식사 할 때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본다. 긴급 연락을 기다리는 줄은 몰라도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취침 시 머리맡에 스마트폰을 놓고 자는 사람도 보았다. 모두 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다. 하루 일정 시간을 정해 스마트 기기를 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메모를 생활화하는 것이 디지털 디톡스(해독)이다. 필자의 경우, 수첩 뒷면을 활용하여 주요사항을 기록해 놓았다. 집과 사무실 우편번호와 주소, 가족 연락처,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놓았다. 수첩에는 일일 주요사항이 메모 되어 있다. 집에서는탁상달력을 활용하여 주요 일정과 금전출납을 기록한다. 2012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스마트폰 중독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용자 비중은 8.4%다. 인터넷 중독률 7.7%보다 높다.스마트폰을 통한 메신저·게임·인터넷 사용 비율(41%)이 통화한 비율(34%)을 앞질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지금 우리는 디지털 치매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루 일정 시간을 정해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고 두뇌를 쉬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머리의 휴식과 육체적 운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