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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남학생들은 까까머리에 스탠드칼라와 5개의 황금색 단추가 달린 검정색 교복을, 단발머리 여학생들은 짧고 허리잘록한 상의에 하얗게 풀 먹인 칼라 그리고 무릎을 덮는 스커트를 입었던 40대 이상 기성세대에게 교복은 학창시절을 기억케 하는 아이콘이다. 우리나라 교복의 역사는 최초의 서양식 학교가 설립된 개화기가 그 시작점이었다는 점에서 교복은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시작, 그 표상이었다. 학생이기에 입을 수 있었던 교복은 과거 어려웠던 시절, 한 번 입어보는 게 소원 이었다는 사람도 많이 있었듯, 근대화 과정의 교복은 기성세대에게 많은 애환을 담고 있다. 지금은 유명브랜드의 기성복이 오히려 더 개성 있고 고가품이 되었지만 예전에 고급은 모두 맞춤복이었다. 그리고 생애 첫 맞춤복은 당연히 교복이었고 새 교복을 입고 치렀던 중학교 입학식에 대한 설렘 또한 당연히 컸다. 당시 보통 동네 양복점이나 양장점에서 맞췄던 교복을 입는 시기는 몸이 부쩍부쩍 자라는 시기, 부모님들의 주문에 의해 나이를 고려해서 당시의 몸 크기보다 훨씬 넉넉하게 옷을 맞추기 마련이었다. 따라서 보통 입학 후 발목이나 팔목을 한두 번 접어 헐렁하게 입고 다니다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닳아버린 단을 펴서 대개는 단벌로 3년을 버텨야 했는데도 재단사는 왜 그토록 치수를 정확하고 진지하게 쟀는지 알 수 없다. 개화기 이후 착용이 일반화된 교복은 60년대 말 전국적으로 중학교 평준화 시책을 실시하면서 학교의 특성을 없앤다는 명목 하에 두발 제한과 함께 단추, 모자를 포함한 교복의 색상과 디자인을 전국적으로 통일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의 모든 중․고등학생의 모습까지도 군대처럼 똑같이 통일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때부터 교복은 학생들의 반발 대상이 되어 한 때는 졸업식장에서 교복에 밀가루와 날계란을 던지고 칼로 찢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생활지도에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 후 교복 착용과 두발 제한은 일제의 잔재에 불과하다는 각계의 의견에 따라 80년대 초 학생들의 두발 규제가 완화되고 이전과 같은 강제성은 사라진 교복자율화가 실시되었다. 그러나 과소비, 빈부계층간의 위화감 조성 등의 문제로 교복에 대한 학부모의 요구가 드높아지고 무엇보다도 생활지도 문제의 발생으로 교육계에서도 그 필요성을 실감함에 따라 학생들에게는 참으로 슬픈 일이겠지만, 그 후 시간이 흐르면서 교복 착용은 또다시 대세가 된다. 다만 위안이 될만한 것이라면, 이때부터 새로이 등장한 교복들은 이전의 획일적이고 딱딱한 모습과는 달리 학교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전반의 민주화과정을 거치면서 중고교 학교생활에도 많은 자율을 도입했다. 그러나 비록 80년대까지의 '하지마라'식 금지규정이 완화되었고 신분과 소속감 ·유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으로써 오랫동안 학생의 공식적인 정장의 역할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여전히 교복을 두발규제와 함께 자신들을 부자유하게 얽매고 마치 예비 범죄인이나 사리판단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존재로 취급함으로써 개성과 창의성을 저해하는 ‘타도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듯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학교단속을 피하고 멋도 내기 위해 규정에 맞는 ‘교내용’과 변형된 ‘교외용’으로 준비해 따로 입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그들은 교복과 두발 문제에서 자유롭게 벗어나는 것이 마치 구속의 틀 속에서 탈출하여 완전한 자유를 찾는 것으로 여긴다. 종래의 교복이 소속감의 고취 및 학생 통제를 위한 통일성만을 고집하였던데 반해, 이제는 심미성과 기능성을 부가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교복을 입혀야 하는지에 대한 찬반 논란은 헌법상 ‘신체의 자유’ 등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두발규제와 함께 결론을 내리기가 그리 쉽지 않다. 과거 한 때는 한 번 입어보는 게 소원 이었다는 교복, 이제는 청소년들을 ‘책임 없고 미성숙한 존재’로 취급하는 상징으로 인식되는 교복이나 두발규제의 자율화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새롭게 재정립되어야 할 차례가 아닌가 한다.
22년째 선생노릇을 하고 있다. 임용 당시의 전두환 정권, 그 엄혹한 시절에 비하면 지금 학교는 표나게 민주화가 이루어졌다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심심치 않게 성적비리나 '변태' 교원 사건이 보도되지만, 그것은 일부 사립학교나 퇴출감인 '비교사들' 이야기일 뿐이다. 세월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에 맞게 발빠른 대응을 해나가는 교직사회이건만, 일부 행정실 직원들의 경우 그렇지 못해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곤 한다. 예컨대 이런저런 교육활동 경비를 빼서 쓰려 할 때가 그렇다. 최근 나는 교지제작을 위한 학생기자의 활동경비를 행정실에 요구했다. 물론 교장결재를 득하는 등 정상적 절차를 거친 것이었지만, 행정실 담당직원의 요구사항은 소위 '임시전도'였다. 이것은 교사에게 경비를 일단 내주고 영수증을 첨부하여 정산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전임자뿐 아니라 그전 학교에서도 학생이름에 날인한 명단제출로 처리가 되었다. 활동의 주체인 학생들이 직접 수령하는 경비지출이 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학생들만 활동하는 경우이고, 교사가 인솔하는 경우 '임시전도'로 하는 게 원칙이라고 담당직원이 말했다. 나로선 얼른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교육당국의 분명한 답변을 기대하는 바이거니와 문제는 임시전도가 교권은 안중에도 없는 방식이라는데 있다. 가령 대부분 자가용으로 학생들을 인솔하고 다니는데, 00시에서 00면까지 시내버스 차비가 얼마인지를 일부러 알아내 정산해야 한다니 얼마나 비효율적인 놀음인가! 또한 학생 4명이 자장면을 먹었는데, 그 영수증을 일일이 받아내는 일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교사가 학생들을 인솔하여 교실수업외 교육활동하는걸 칭찬 격려는 못해줄망정 왜 그런 일까지 하게 하는지 오만 정이 다 떨어진다. 특히 교지제작을 위한 활동의 경우 줄잡아 10여회쯤 취재에 나서야 하는데 오죽하랴! 물론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학교예산을 쓰는데 한치의 빈틈이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제대로 된 직원이라면 그렇게 해야 맞고, 소임이기도 할 터이다. 다만 한가지, 행정실은 학교예산을 집행할망정 교무실 위에 군림하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 내가 알기로 행정실은 학생과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소리 없이 보좌해주는 곳이다. 내가 이해 못하는 것은 똑같은 사안인데도 왜 전임자와 후임자의 처리방식이 다르고, 또 학교마다 다른가 하는 점이다. 분명 어느 하나는 잘못되었을텐데, 나로선 의아할 따름이다. 만약 두 가지 방식이 다 허용된다면 임시전도는 교사들을 번거롭게 하는 '악의적' 행정행위이다. 결국 그런 교육활동을 하기 싫게 만들 것이 뻔한 방식임을 정녕 모른단 말인가? 나만 하더라도 그렇다. 이제까지는 내가 좋아 교지며 학교신문 등을 도맡아 지도해왔지만, 그렇듯 사람을 번거롭게 하고 교사로서 초라한 기분이나 은근히 부아가 치밀게 하는 그런 일은 다시 맡고 싶지가 않다.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그런 일로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신속한 대처가 있길 기대한다.
"서울대생은 이런 강의를 원합니다" 서울대 교무처와 교수학습센터가 최근 학부생 1천1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선호하는 '좋은 강의'를 정리한 소책자를 각 단과대학에 14일 배포했다. 서울대생이 뽑은 좋은 강의의 첫번째 유형은 교수의 전문성이 돋보이는 강의. 학습센터는 '선생님의 전문성이 상상을 초월했다. 텍스트를 영어ㆍ불어ㆍ독어ㆍ일본어ㆍ희랍어로 읽어오는 치밀함이 돋보였다', '나노의 1인자에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는 학생 반응을 예로 들며 좋은 강의의 기본은 전문성임을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수업 내용이 알찬 강의 ▲교수의 열의가 높고 학생과 상호 작용이 활발한 강의 ▲적절한 과제가 부과되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는 강의 ▲교수의 수업운영 기술이 돋보이는 강의 등도 '좋은 강의'로 꼽혔다. 학생들은 '재벌 문제나 실물 경제에 대한 분석이 돋보이는 경제학', '문학 작품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키워준 법과 문학의 만남', '인터넷에 커뮤티니를 만들어서 수업 이외 토론장을 만들어 준 수업' 등을 명강의로 평가했다. 학습센터는 수업에 충실성ㆍ독특성ㆍ연계성ㆍ유용성ㆍ시사성 등이 있어야 하고 교수의 열정이 학생을 집중하게 만들며 공정한 평가와 학생의 참여를 유도하는 적절한 과제가 좋은 강의를 구성하는 요건이라고 소개했다. 학생들은 항목별 중요도 조사에서 '학자로서의 전문성'에 가장 높은 점수인 4.45점(5점 만점)을 줬고 '교수의 수업 태도'(4.07점), '수업 내용'(3.99점), '수업 운영기술'(3.91점), '평가'(3.76점) 등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좋은 강의를 하려면 학생들이 어떤 강의를 원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직원회의에서의 교장선생님 말씀이 모든 선생님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던졌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가을소풍을 앞둔 얼마 전 여학생 몇 명이 교장실을 방문했다. 그 아이들은 자세한 앞뒤 정황 설명도 없이 교장선생님의 손에 곱게 접은 쪽지를 쥐어주고는 도망치듯 홀연히 사라졌다. 문제의 그 쪽지에는 “이번 소풍 때는 제발 사복을 입게 해 달라, 이때를 위하여 미리 새 옷까지 사 두었으니 교장선생님께서 저희들의 소원을 들어 달라”는 구구절절 애절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1년에 몇 번 안 되는 소풍이나 수학여행과 같은 행사 때 학교에서도 사복을 허용하는 등 어느 정도는 학생들의 편의를 봐주는 게 그동안의 통례였다. 그러나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원위원들은 당초의 사복착용안을 찬성했지만 학부모들의 특별한 부탁으로 숙의 끝에 교복착용으로 방침이 변경되어 이미 소풍계획이 발표된 터여서 학생들은 이 문제가 힘없는 선생님들의 선을 이미 벗어난 줄 눈치챘나보다. 물론 학생들의 복장착용 문제는 운영위원회의 심의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수많은 학생들과 인파로 붐비는 국제행사 『청주공예비엔날레』 참관에 따른 생활지도 문제와 과소비 우려 등에 대한 학부모의 염려를 존중해준다는 의미에서 결정된 교복착용 방침은 결국 ‘교복벗기 학생사절대표단’의 애절한 소원이 담긴 친서를 결국 허공으로 날려버린 셈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전반의 민주화과정을 거치면서 중고교 학교생활에도 많은 자율을 도입했다. 그러나 비록 80년대까지의 '하지마라'식 금지규정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신분과 소속감 ·유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으로써 오랫동안 학생의 공식적인 정장의 역할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교복은 두발규제와 함께 학생 자신들을 부자유하게 얽매고 마치 예비 범죄인이나 사리판단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존재로 취급함으로써 개성과 창의성을 저해하는 ‘타도대상 제1호’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학교단속을 피하고 멋도 내기 위해 규정에 맞는 ‘교내용’과 변형된 ‘교외용’으로 준비해 따로 입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그들은 교복과 두발 문제에서 자유롭게 벗어나는 것이 마치 구속의 틀 속에서 탈출하여 완전한 자유를 찾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오늘이 바로 문제의 가을소풍 날이다. 아침부터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버스나 택시를 타고 소풍지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교장선생님은 장차 사복착용을 간청했던 그 여학생들의 참담함과 배신감에 대한 후한(?)을 어떻게 감당하실지 자못 궁금했다.
3학년 O반 5교시 영어시간이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도중 한 학생의 행동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 아이는 수업시작부터 계속해서 다리를 떨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 아이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1차 주의를 주었다. 그러나 주의도 잠시 일 뿐, 그 아이는 다시 다리를 떨었다. 할 수없이 좀더 강도가 있는 경고를 주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아이의 버릇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매번 다리를 떨 때마다 지적을 하게되면 수업의 맥이 끊어질 뿐만 아니라 그 학생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이의 그런 행동이 수업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에게도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수업이 끝난 뒤 그 학생을 불러 상담을 하였다. 본인도 자신의 습관을 잘 알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생긴 이 나쁜 버릇 때문에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사람들로부터 핀잔을 들은 적도 많았다고 하였다. 심지어 잠을 자면서 까지 다리를 떨어 두 다리를 묶어 놓고 잠을 잔 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습관을 고치기 위해 병원에 다녀본 경험도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하였다.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조금은 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이 버릇을 고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리를 떨지 마라’라는 식의 명령은 오히려 아이에게 강박관념을 심어주어 더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지금으로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도 없었다. 할 수없이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기로 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였다. 아이 또한 자신의 나쁜 버릇을 고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다하겠노라고 다짐을 하였다. 우선 수업 시간에 다리를 뜨는 모습이 발각되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수업을 받도록 하고 반성문을 쓰도록 하였다. 그 아이는 힘들겠지만 나와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말을 했다. 문제는 ‘이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이다. 어쩌면 이것이 그 아이의 자존심을 더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튼 그 아이가 자신의 나쁜 버릇을 고등학교 학창시절 동안 꼭 고쳐 나가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아이의 좋지 않은 버릇을 고치기 위한 나의 노력은 계속되리라.
교육재정에 관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대단한 전문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특히 요즈음의 정부 관료들의 발언내용을 듣노라면 이 말이 더욱 실감난다. 지난 달 28일의 국회 운영위 국감에서 변양균 장관의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인 GDP 6% 확보는 불가능하다”는 답변과 11일의 교육부 확인 국감에서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GDP 6% 가능하다”는 답변역시 교육재정에 대한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일반인들의 귀에는 도통 아리송하기만 하다. 변양균 장관은 “교육재정을 GDP 6%로 확보하려면 정부 예산의 40%를 투여해야 한다”며 실현하기 어려운 공약이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그러나 변 장관의 이 날 발언은 부정확한 계산법과 모호한 근거 자료에 의한 ‘왜곡되고 과장된 수치 놀음’에 다름 아니었다. 우선 근거자료가 되는 금년도 GDP 추정치의 경우, 기획예산처는 지금까지 842조를 기준으로 했으나 운영위 국감장에서는 816조를 인용했다. 더구나 정부 예산의 경우 특별회계(30조)와 일반회계(130조)를 합한 액수로 산정해야 함에도 특별회계를 뺀 일반회계 만으로 계산해 정부예산의 40%가 교육예산이 된다는 ‘거품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일반 국민들의 눈에는 ‘정부 예산이 지나치게 교육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판단을 아니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한국교총은 변 장관의 ‘해괴한 이중 잣대’ 논리의 허구성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명을 기획예산처에 요구했다. 교총은 변 장관의 왜곡된 논리가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약속(선거 공약)을 거스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 국정 감사장을 호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획예산처의 서면 답변이 도착하는 대로 이를 면밀히 분석해 진위 여부와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힐 계획이다. 연이어 있은 11일의 국회 교육위의 교육부 확인 감사장의 김진표 부총리의 발언도 애매하기만 마찬가지다. 김 부총리는 앞서의 기획예산처 장관과 다르게 “교육재정 GDP 6% 확보가 2007년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같은 정부 안에서 같은 사안을 놓고 다른 답변을 하는 장관들의 발언부터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김 부총리는 그나마 같은 각료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기획예산처가 올 GDP를 820조로 보고 일반회계 134조를 단순 비교해 40%라고 답변한 것 같다 ”고 해명했다. 김 부총리의 이 발언에도 심각한 오류가 보여진다. 변 장관 옹호 발언의 ‘GDP 820조’은 신빙성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BTL을 교육재정에 포함시킨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계산법이다. 김진표 부총리나 변양균 장관은 재정과 경제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관료 출신들이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GDP 산정 기준과 정부 예산의 근거 기준을 모를 리 없다. 이쯤에서 한 가지 정리되는 결론은 ‘유능한 정부 각료는 숫자 놀음을 잘 하는 사람’이란 가설이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숫자놀음에 위정자 뿐 아니라 국민 여론이 호도되며 급기야 파산 직전의 공교육 체제가 돌이킬 수 없는 중병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2008학년도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생부터 영어.수학 수업이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상.중.하로 반을 나눠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교과서도 현재 1종에서 수준에 맞게 3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도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여 왔으나 학습자료의 부족과 학생들의 호응부족, 평가의 난해함 등으로 인하여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또한 수준별 수업이 우,열반 편성이라는 편견도 활성화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번의 안 중에서 교과서를 3종으로 개발한다면 일단 학습자료 부족 부분은 해결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학생들의 호응과 학부모들의 이해가 겹쳐진다면 성공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수준별 수업에서 좀더 근본적인 문제는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더라도 평가를 함께 해야 하는 어려움이었다. 따라서 2008학년도부터 영어,수학 수업을 상,중,하로 편성하여 실시한다고 하지만 평가방법의 개선없이는 역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고 본다. 이번의 안에서는 평가방법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제시되어 있으나 일선학교의 현실과 학부모의 반발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즉 서로 다른 내용을 배우고 똑같이 평가를 한다면 당연히 상 그룹의 학생들에게 유리할 것이고 수준별로 평가를 한다면 상 그룹의 하위그룹에 속한 학생들에게 불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더라도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 해결없이는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수준별 수업을 일선학교에 실시하도록 독려하기에 앞서 객관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평가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신화로 읽는 우주=아폴론, 헤르메스, 아프로디테 등 우리 귀에 친숙한 신의 이름은 태양, 수성, 금성 등 태양계의 행성들과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신화의 각 장면들을 묘사한 칼라 삽화와 NASA의 최신 화보 150여 컷이 들어있어 아이들이 우주 공부를 쉽고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다. 이향순|청림출판 ▶비단길에서 만난 세계사=서유럽과 중국 중심이 아닌 우리의 눈으로 바라본 비단길을 통해 세계사를 조망했다. 비단길은 언제 생겨나서 어떻게 발달해왔는지, 세계 각국의 문물 교류상, 북방유목민족과 이슬람 이야기, 또 비단길에 스민 우리 조상의 발자취를 통해 우리 민족이 어떻게 세계와 교류했는지 설명한다. 정은주 외|창비 ▶오즈의 마법사=원작 출판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팝업북. 책을 펼치면 거대한 회오리바람, 에메랄드 도시에 숨어 있는 특수 안경 등 페이지마다 다양한 볼거리들이 입체적으로 나타난다. 부록으로 증정하는 오디오 CD에는 성우들이 녹음한 내용이 들어있어 보고 듣는 교육용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 로버스사부다|넥서스 ▶우리 아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부모가 해야할 28가지=초·중·고 자녀의 학교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부모 지침서. 아이들이 실제로 겪을 수 있는 주의산만, 학교공포증, 거짓말, 도벽, 말 더듬기, 인터넷 중독, 학습부진, 공부기술 등의 문제를 28가지로 분류하고 부모들의 해결방법과 전략을 소개했다. 정종진|오늘의책
대학의 수시 2학기 전형이 막바지에 접어 들었다. 일정상 9월 10일부터 12월 13일까지로 되어 있지만, 많은 대학들이 접수를 이미 마치고 면접이나 실기고사 또는 논술시험을 치르거나 치르려 하기 때문이다. 고3 딸을 둔 학부모인지라 나 역시 덩달아 수시 2학기 전형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딸아이의 적성과 특기 등에 맞춰 응시원서를 낼 대학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물론 그전에 딸아이와 진지한 면담을 했다. 나로서는 큰애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장래가 걸린 진학문제를 아무리 보호자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정하고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 부모가 되지는 않으려 하기 때문이었다. 오랜 대화 끝에 딸아인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당연히 전문적 공부를 하기 위해서 문예창작과에 가려고 했다. 나로선 탐탁치 않았지만, 딸아이 하고 싶은 대로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속언 때문이라기보다 딸의 인생을 강요하는 부모가 되기 싫어서였다. 마침내 딸아인 중앙대학교를 1순위 희망학교로 꼽았다. 무엇보다도 ‘수상 실적 80%+적성면접 20%’라는 반영요소가 응시의욕을 부추긴 듯했다. 딸아인 경기대학교, 광주대학교 백일장에서 차하(3등)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엊그제 발표한 서울시의 음식문화개선을 위한 수필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급한 마음에 나는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진학실을 찾았다. 올해 모집요강은 아직 오지 않았고, 작년 것이 있어 아쉰 대로 살펴보았다. 29개 반영대회중 경기대도 들어 있었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딸아이의 환히 피어난 얼굴을 떠올렸다. 그러나 야자를 마치고 집에 들어온 딸아이는 금방 울 듯한 얼굴이었다. 올해의 요강을 보았는데, 반영대회가 16개로 대폭 줄었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딸아이가 내민 출력물을 보니 작년까지 있던 경기대, 원광대, 목포대 등은 제외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불리하겠죠.” 이튿날 중앙대학교 입학과로 전활걸어 물었을 때 나온 답변이었다. 내보았자 소용없는 일이라 원서낼 것을 포기하고 말았지만 끝내 딸아인 울음을 터뜨렸다. 참으로 난감했고, 애비일망정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다른 대학으로 방향을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1차적 책임은 딸아이나 부모인 내게 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지원대학을 미리 정해놓고 그곳에 맞춰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수시모집의 기본일 테니까. 그리고 전형요건은 대학측의 권한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앙대학교의 경우 지방차별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무슨 이유나 사정으로 지난 해 29개 대회에서 16개로 대폭 줄였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거기서도 부산대만 빼놓고 지방대 백일장을 모두 제외시켜버렸으니 지방출신들을 신입생으로 받지 않겠다는 저의로 읽히는 건 당연한 노릇이다. 웃기는 것은 일간지 신춘문예나 문예지 신인상따위 고교생으로선 별 해당사항도 없는 대회를 반영한다는 점이다. 내가 알기로 소설가 최인호가 고교시절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을 뿐 현역문인중 그런 데뷔를 한 사람은 없다. 전국적으로 지원에 차별없는 보다 현실적인 문학특기자 전형이 내년부터라도 이루어졌으면 한다.
EBS는 수능 출제 예상 문제를 엄선해 풀이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오는 18일부터 30일까지 EBS 지상파 TV를 통해 방송한다. 연도별로 출제된 수능시험와 모의고사의 문항 출제 유형과 출제 빈도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EBS 대표 강사들이 출연해 2006년도 수능시험의 출제 가능성이 높은 문제를 선별해 풀이한다. 출연 강사들은 각 영역별 EBS 추천 ⓘ-book을 소개하고 출제 가능성이 높은 문제를 풀이하며 문제별로 꼭 기억해야 할 필수 내용과 비슷한 유형의 문제에 대한 풀이요령까지 자세히 살펴본다. ‘단원별로 출제가 예상되는 주요 내용’에서 ‘수능 마무리 학습 전략’까지, 남은 기간 동안 최고의 공부 효과를 내기 위한 학습 포인트와 전략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본다. 이번 프로그램은 수험생들이 수능강의 전문사이트인 EBSi(www.ebsi.co.kr)을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도록 방송 직후 탑재할 예정이다. 자세한 방송시간은 다음과 같다. 10월 18일 (화) 언어영역 1부 새벽 1시 - 2시 10월 19일 (수) 언어영역 2부 새벽 1시 - 2시 10월 20일 (목) 수리영역 1부(수리‘나’형) 새벽 1시 - 2시 10월 21일 (금) 수리영역 2부(수리‘가’형) 새벽 1시 - 2시 10월 22일 (토) 외국어영역 1부 새벽 1시 - 2시 10월 23일 (일) 외국어영역 2부 새벽 1시 30분 - 2시 30분 10월 25일 (화) 사회탐구영역 1부(사회문화) 새벽 1시 - 2시 10월 26일 (수) 사회탐구영역 2부(한국지리) 새벽 1시 - 2시 10월 27일 (목) 사회탐구영역 3부(윤리) 새벽 1시 - 2시 10월 28일 (금) 사회탐구영역 4부(근현대사,국사) 새벽 1시 - 2시 10월 29일 (토) 과학탐구영역 1부(물리,화학) 새벽 1시 - 2시 10월 30일 (일) 과학탐구영역 2부(생물,지구과학) 새벽 1시30분 - 2시30분
2008학년도 중학 1학년과 고교 1학년생부터 영어.수학 수업이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상.중.하로 반을 나눠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과서도 현재 1종에서 수준에 맞게 3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3일 열리는 공청회에서 '수학.영어과 교육과정 개정 시안 및 수준별 수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정책연구결과를 공개했다. 7차교육과정에 따른 현재의 수준별 수업은 수학.영어과의 단계형 교과 편성 운영이 곤란하고 수준별 수업에 적합한 교수.학습 자료가 부족하고, 학습내용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반영하는 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 연말까지 시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수학.영어과 교육과정 수정고시안을 확정 발표하고 교과서 개발과 검정을 거쳐 2008년 중1, 고1부터 수준별 교육과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시안에 따르면 수준별 집단 편성 및 운영은 3개 이상의 수준으로 나눌 때 수준별 수업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에 따라 2개 학급을 3개 수준으로, 3개 학급을 3~4개 수준으로 편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편성은 교과별 성적과 교사의 판단을 기준으로 학생들의 희망을 적극 고려할 방침이다. 교수.학습 자료는 ▲수준별 3종 교과서 ▲기본교과서 1종+수준별 학습자료 3종 형태 ▲기본교과서 1종+수준별 학습자료 1종 ▲3개 수준 내용이 모두 포함된 1종 교과서 등 4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수준별 3종 교과서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제시됐다. 평가 방법은 ▲수준별 평가 ▲공통평가와 수준별 평가를 모두 실시하고 이원적 성적을 기록 ▲수준별 문항을 일부 출제하는 정기고사에다가 수행(수준별)평가 ▲절대 평가 등 4개 안이 거론되고 있다. 수준별 수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각급 학교에 수학.영어 교사를 중심으로 수준별 수업 운영을 전담하는 부서가 설치되고, 학습 부진아 지도를 위한 대책이 마련된다. 또한 수준별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교과전담교실 설치, 체계적인 교사 연수, 우수 학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도 추진된다. 이와함께 조기 영어교육이 폭넓게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해 영어과의 경우 초등학교의 문자언어 도입시기를 현재 4학년에서 3학년 2학기로 한 학기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된다.
학원폭력이 학교폭력을 앞서는 이유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사교육 때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폭력이 일어나는 경우, 학교내 폭력보다는 교외 폭력이 더 심하다고 본다. 언론에서는 학교폭력을 다루면서 교내에 촛점을 맞추기 때문에 교내폭력이 대부분인 것으로 비춰지지만 실상은 교내폭력의 빈도보다 교외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훨씬더 많다. 요즈음에 스쿨폴리스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교내 폭력은 교사들의 노력으로도 충분히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학교의 경우는 자원봉사자를 활용하여 수시로 교내를 순시토록 하고 있는데 자원봉사자가 학교에 들어온 이후는 교내에서의 폭력이 나타난 적이 없다. 여기에 점심시간이면 각 학급의 담임교사가 교실 순시를 하기 때문에 교내에서는 사소한 다툼 외에는 폭력이란 것은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교외 폭력이 문제가 된다. 그래도 학교수업을 마치고 하교할 때는 시간적으로 오후이기 때문에 폭력이 존재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밤이 되면 사정은 달라지게 된다. 이때가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이 노출되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정때문에 학원폭력이 더 많게 나타난다고 본다. 실제로 매월 생활지도부에서 조사하는 금품을 빼앗기거나 폭행을 당한 경우의 대부분이 등·하교길보다는 학원에 오갈때의 피해가 더 많게 조사되고 있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물어도, 학교수업후에 학생들이 학원에 가게 되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갖는다고 한다. 특히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때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가까운 골목길을 두고 먼길로 돌아서 집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결국 학원폭력이 학교폭력보다 많게 나타나는 것은 '사교육열풍'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이제는 학원도 학교에서의 폭력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이상으로 학원폭력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냥 수강료 받고 아이들 가르치기만 하면 끝이라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 학원은 시간적으로 낮이 아닌 밤에 학생들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도리어 학교폭력보다 학원폭력이 많은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최근 일고 있는 ‘무자격 교장 공모제’ 논란에 대해 “최소한 교장 자격은 있어야 한다”고 못박음으로써 교장자격이 없는 교사나 일반인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논란이 반전되고 있다. 당초에 교육부에서는 젊고 능력있는 교사가 교장이 될 수 있도록 초빙교장제를 확대하되 교장자격이 없는 교사출신도 교장으로 초빙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는데, 이번 교육부총리의 발언은 그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제도의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교장 자격이 있을 경우에만 초빙교장이 될 수 있다고 못박은 것에는 일단 환영한다. 다만 교장자격의 완화를 추진 하겠다고 한 것은 상당히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자격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로 교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기 때문에 자격을 획득하기 손쉬워서는 안된다고 본다.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최소한 사범대학을 졸업해야 하거나 교육대학원에서 상당한 시간동안 노력해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교장자격을 완화한다는 것은 자칫하면 교장의 질을 떨어뜨릴 수가 있는 것이다. 현재도 교장의 질에 대하여 여러가지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현재의 자격제도에서도 문제가 있는 교장들이 있는데, 자격을 더 완화한다면 교장의 질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어떤 방법으로 완화를 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하지만, 일단 완화할 의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두고 좀더 연구해야 할 문제임은 물론 실제로 현장교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생략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교장자격의 완화는 보편, 타당해야 한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일방적인 방안을 내놓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이 11일 교육부 확인감사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층의 사회 진출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취학연령을 2년 정도 앞당겨야 한다. 현재 초등 만 6세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고 학기 시작을 3월에서 9월로 변경할 경우 취학 연령이 2년 정도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또 초등 과정을 1년 줄이는 등 학년을 단축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초등 입학시기가 현재 통상 8살에서 6살로 2년 당겨지고, 고교 졸업시기도 17살, 대학 졸업시기는 21살로 앞당기게 된다. 이는 사회 조기 배출로 20~40세까지의 경제활동 인구가 2002년 대비 2010년에 1.4% 감소, 2030년에 16% 정도 감소하는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임태희 의원의 "초등 입학연령 6살로 하자" 는 학제개편 제안에 대하여 우려를 표한다. 이는 유아교육과 아동 발달 수준을 무시하고 경제 논리에 입각한 학제 개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학부모 사회에서도 초등학교 조기입학에 대한 열기는 시들한 상태이며 오히려 나이를 다 채운 아동이 학력 발달 성향이 더 긍정적임을 현장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인정하고 있는 바이다. 학령도 안 된 자녀들을 조기 입학시킨 학부모들의 후회의 목소리를 많이 들은 바 있는 리포터로서, 현재의 학제를 무리하게 개편하여 초등교육을 무리하게 앞당기는 것에 반대한다. 아동의 인지발달 능력은 경제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 인위적인 학제개편으로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그 이유가 경제활동 인구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더욱 찬성할 수 없다. 교육 제도는 다른 어떤 제도보다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 되는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 경제 논리를 앞세운 교원정년 단축으로 인해 입었던 교단의 폐해와 시행착오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우리 나라 어린이들의 심신 발달 속도나 인지 발달 정도를 고려하면서도 현재의 학제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 한, 무리한 학제개편 논의는 지양되어야 한다. 어린이와 교육은 어떠한 경우에도 실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정보화시대라고 하지만 아동의 심신 발달까지 정보화된 것은 아니다.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며 빨리빨리 조기 입학시켜서 콩나물 기르듯 길러내는 곳이 학교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가장 자연적이고 인간적이어야 할 학교를 인위적이고 경제적인 잣대로 재는 일만은 삼가해야 한다. '교육은 기다림의 나무에 열리는 열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원본 광주시교육감이 윤영월 광주서부교육장의 '미술품 납품' 의혹과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있다. 12일 국회 교육위 구논회 의원측과 시교육청에 따르면 김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교육위의 시교육청에 대한 국감에 출석해 '미술품 납품' 의혹이 있는 윤 교육장을 부교육감 후보로 추천한 것은 잘못됐다는 구 의원의 질문에 상급기관 감사에 지적된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당시 속기록에 따르면 구 의원은 "(미술품 납품 의혹과 관련해)작년 국감에서 지적된 분(윤 교육장)을 어떻게 부교육감으로 추천할 수 있느냐"고 말했고,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작년 (국감에) 거론되긴 했지만 그 이후로 교육부, 감사원감사 등 두차례 감사를 받았으나 특별히 지적된 사항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구 의원측이 교육부와 감사원에 확인 결과, 교육부와 감사원은 시교육청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으나, 윤 교육장의 '미술품 납품'과 관련해선 감사를 벌인 적 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11일 교육위의 교육부에 대한 국감에 또 다시 출석한 김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의원들에게 사과했다. 구 의원측은 "김 교육감이 지난달 29일 교육부와 감사원이 윤 교육장에 대해 감사를 벌였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언을 했다"며 "이는 위증으로, 그러나 김 교육감의 건강 등을 고려해 위증으로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 교육장은 시교육청에 대한 국감 다음날인 30일 호소문을 통해 "교육부와 감사원 감사를 거쳤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윤 교육장은 2001년 11월과 12월 시교육청 산하기관인 학생교육문화회관에 자신의 조각작품과 남편 국모씨 서양화 각 1점을 2990만원과 2975만원에, 2004년 1월에는 역시 자신의 조각작품 1점을 2천400만원에 각각 납품해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씨름장에 모래 넣는 작업을 해야 했다. 작업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많은 아이들이 ‘아~우~’를 외치며 벌레 씹은 얼굴을 한다. 이 정도는 불만을 나타낼 것이라 예상했었기에 못 들은 척 씨름장으로 아이들을 내보냈다.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아이들에게 일을 맡겼다. 아이들에게 일을 시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움직이는 걸 싫어하니 행동보다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일하는 요령을 모르니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은 작업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체력이 약한 아이들을 고생시키려는 게 아니다. 더러운 것이 있으면 빗자루를 들고 쓸거나, 걸레로 닦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호미로 풀을 뽑거나 삽으로 흙을 파 엎는 요령도 배워야 한다. 육체노동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제 손으로 잘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나 된다고 자랑하는 어린이를 기르는 것도 교육이다. 혹 편하게 쓸고 닦을 수 있는 청소기가 수두룩하다거나 파출부나 청소용역업체에 맡기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는 할말이 없다. 하지만 사람 사는 일 아무도 모른다. IMF가 오기를 원했던 사람이 어디 있고, IMF 때문에 부도날 걸 알았던 사업가가 있는가?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몸으로 할 수 있는 일도 배워야 한다. 물고기를 잡아 밥상에 올려주는 것보다 직접 냇가에 가서 스스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런데 실천하는 사람은 적다는 게 문제다. 한번에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해일, 허리케인, 강진 등 요즘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를 봐라. 위급상황을 자기 스스로 이겨내는 것도 배워야 한다. 그런 걸 배우는 것도 교육이다. 작업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면 된다. 억지가 아니라 목적이 있으면 육체적인 일도 재미있다. 우리 반 아이들 작업을 끝내는 게 아쉽단다. 다음시간에도 작업을 하자고 아우성이다. 공부를 하기 싫어서만은 아니라는 게 작업을 시킨 담임 생각이다.
참여정부 후반기 교육방향을 제시할 설동근 위원장(부산시교육감) 체제의 후반기 교육혁신위원회가 11일 정식 출범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25명의 교육혁신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후반기 교육혁신위원회는 학교교육전문위원회, 교육제도전문위원회, 미래교육문화전문위원회 등 3개의 분과를 마련하고 이종각 강원대 교수를 선임위원으로 결정했다. 임명장 수여 직후 노무현 대통령은 혁신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우리의 과학이 세계 수준인만큼 공교육이 부실하다고만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사교육비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간담회서 조금세 위원(부산 동아고 교장)은 “교사대 졸업생들이 우수한데도 임용이 적어 교사 수급 문제가 문제 발생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간의 교육 재정 지원에 차이가 커 교육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특단이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재원과 관계된 문제라 유관 부서와 협의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효자 위원(서울농학교 교장)이 “지체 부자유 학생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청와대 간담회 직후 혁신위는 합동청사 사무실에서 첫 번째 전체 회의를 갖고, 이종각 강원대 교수를 선임위원으로 확정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국회 교육위는 11일 교육부 확인 국감에서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의 ‘교육재정 GDP 6% 확보 불가’ 발언에 대한 교육부의 소극적 태도를 집중 추궁했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일개 장관이 대통령의 교육재정 GDP 6% 확보 공약을 맘대로 뒤집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재정 확충방안을 따져 물었다. 열우당 구논회 의원도 “예산처 장관이 ‘GDP 6%는 정부 예산의 40%로 정부예산을 다 쓰라는 것이므로 실천이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이는 교육재정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오는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GDP 6%가 되려면 50조원이 필요하고 정부예산이 일반, 특별회계 합해 167조원인데 예산처 장관이 일반회계 134조원만 놓고 정부예산의 40% 운운한 것은 맞지 않는다”며 “일반, 특별회계 재원에다 지방교육예산, 타부처 교육예산 등등을 모두 합하면 총 교육예산 중 중앙정부 부담은 24%밖에 안 된다”고 따졌다. 민노당 최순영 의원은 변 장관의 발언이 명백한 위증이라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2004년과 2005년 GDP 대비 6%가 현실화됐다면 정부예산 대비 교육부 예산은 2004년 31.1%, 2005년 30.9%에 불과하다”며 “교육부총리는 예산처 장관의 위증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본인 권한사항인 일반회계와 GDP 6% 소요액을 비교한 만큼 꼭 잘못된 답변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회계 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예산을 다 감안하는 게 더 옳다고 본다”며 “예산당국의 고충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교육재정 6% 확보 공약은 “종합적 재정확충 방안을 추진한다면 2007년까지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교육재정이 BTL(종합투자계획)을 포함하면 GDP 대비 5.35%”라며 “BTL, 학교용지부담금 해소, 교육세 유지 및 세율 인상, 학교전기료 인하 등의 종합적 재정확충 방안을 추진하면 2006년, 2007년에 각각 4조원씩을 더 확보할 수 있고 2007년에는 5.98%가 돼 공약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학교용지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건교부가 곧 발의할 법안이 통과돼야 하고 학교전기료가 인하되려면 역시 산자위에서 관계 법이 개정되는 등 법령 개선이 필요하다”며 “의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도시 정비 사업 시 도로, 다리는 무상으로 공급되면서 어째서 의무교육 기관인 학교에 대해서는 시가 구입을 해야 하느냐”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향후 2년간 매년 4조원만 더 확보하면 GDP 6%가 된다는 교육부 장관의 발언과는 달리, 7일 교총을 방문한 변재진 기획예산처 실장은 “매년 10조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해 또다시 부처 간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혼란된 모습을 보였다.
청주의 한 여고에서 치른 중간고사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문제집을 베껴 재시험을 치르는 등 말썽을 빚었다. 12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중간고사를 치른 이 학교 1학년 국사시험 25문항 가운데 12문항이 특정 출판사에서 발간한 수능기출문제집에서 베껴 출제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이를 비난하는 글이 오르고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학교측은 11일 이 과목에 대해 재시험을 실시했다. 일부에서는 '리베이트 수수'나 성적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담당 교사는 "바쁜 사정이 있어 문제집을 참고했으나 일부에서 제기하는 의혹들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도교육청은 재시험을 치르게 된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 문제가 드러나면 담당 교사 등에 대한 징계를 권고할 방침이다. 충북에서는 지난 7월 청주 모 여중의 3학년 기말고사 때 수학교사가 일부 학생들에게 시험 출제에 대한 힌트를 준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 논란이 일어 재시험을 치렀었다.
영토문제의 합리적 해결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독도’라는 말만 나오면 우리는 ‘우향우’자세를 취한다. 이는 바단 우리의 경우만 그런 것?아니다.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은 바로 매도되어 버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지난 6개월간 ‘동아시아 영토분쟁과 교과서 서술??‘총성 없는 전쟁 영토분쟁’이라는 기획 하에 11회에 걸쳐 연재했다. 시리즈 마무리를 위해 박정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배성준 윤휘탁 최덕규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위원 등 4인의 필자는 동아시아 영토분쟁의 합리적 해결은 가능한 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좌담은서혜정 기자의 사회로 6일 오전 한국교총 세미나실에서 진행됐다. 배성준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위원 “독도가 우리 땅인 이유 첫째, 둘째, 셋째… 이런 교육은 의미가 없습니다. 영토문제의 역사나 당시 정세에 대한 풍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박정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일본과 중국의 입장 차이가 영토문제나 과거사 문제로 표출되면서 최근 영유권 분쟁이 불거지고 있는 것입니다.”윤휘탁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위원“분쟁 대상 영토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고화해와 상호 교류를 통해 더 큰 이익을 얻어야 합니다.”최덕규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위원 “역사적 사실과 현재의 기억사이에 생기는 간극을 좁히기 위해 ‘문화중심적’ 역사서술 방식 도입이 필요합니다.” 사회=올해는 센카쿠(조어도), 독도(다케시마) 등 동아시아의 영토분쟁이 어느 때보다 격렬했습니다. 그 배경이나 원인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배성준=표면적으로는 일본의 우경화가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냉전 해체 이후 동아시아 질서의 변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80년대 이후 개혁개방을 통한 중국의 부상과 90년대 일본경제의 침체로 동아시아는 중국, 일본의 2강 구도로 재편되었습니다. 2강구도 속에서 일본은 ‘내셔널리즘’으로 재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 ‘평화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국민이 62%에 이르는 등 우경화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영토문제는 이러한 국민들의 비판을 지지로 돌려놓을 수 있는 좋은 소재입니다. 박정현=그렇습니다. 영토분쟁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제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노골적인 견제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일본과 중국의 입장 차이가 영토문제나 과거사 문제로 표출되면서 최근 영유권 분쟁이 불거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덕규=동아시아 지역의 영토분쟁은 본질적으로 일본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제한할 수 있는 조약기구의 부재도 그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소련의 주도로 이미 1975년 유럽안보회의에서 ‘전후 형성된 국경은 침범할 수 없다’는 원칙을 통과시켰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전후 국경선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지역협의체를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전후 동아시아 국경획정의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한 미국은 지역 내 안정보다는 세력균형 원칙에 입각한 일본과의 안보동맹체제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략에 따라 영토분쟁은 억제되기도 하고 고조되기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회=동아시아 영토분쟁의 불씨와 핵이 일본에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럼 분쟁 당사국들의 영토정책이나 대응방식은 어떠한가요. 일본과는 입장이 많이 다를 텐데요. 배=독도문제의 경우 일본은 공세적으로, 한국은 수세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는 땅을 현재 자국의 영토로 지배하고 있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에 일반적으로 벌어지는 대응 방식이지요. 일본은 독도를 분쟁지화해서 국제사법재판소로 가기 위하여 공세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반면 한국은 독도가 분쟁지가 아니라 한국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현재 상태가 그대로 지속되면 될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대응에 그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 3월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적극 대응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일본의 왜곡된 주장에 강하게 대처하는 것은 물론 독도와 동해 문제에 대한 연구와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중국의 영토정책은 방어적이며, 패권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영토 설정 자체가 중국 영토가 아니었던 곳에 대해 연고권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정책은 패권주의적입니다. 중국은 영해 방위 방법으로 먼저 해양 조사선을 파견하고, 그 뒤 군함을 파견하여 시위를 한 뒤, 항구적인 구조물을 건설해 점차 침식해 들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조어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해양 조사선과 군함을 파견해 시위를 벌이는 것이 그 예죠. 중국의 영유권 문제에 대한 입장은 실력이 미약한 현재 이 문제를 협상이나 그 밖의 방법으로 해결하기보다 중국의 군사적 역량이 강해졌을 때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조어도나 남사군도 문제에서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최=러·일간에는 북방4도 분규를 해결하기 위한 3가지 방안이 제시된바 있습니다. 우선 1956년 蘇日聯合宣言은 소련과 일본이 평화조약을 체결한 후에 소련이 일본에게 하보마이와 시코단을 일본에게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러시아는 1996년 11월 포클랜드 군도 해결방식을 모방해 쟁의가 있는 도서를 공동관리·개발하자고 제안한바 있고, 1998년 4월 일본은 러시아가 분쟁도서들을 규정된 기한까지 관리한다는 홍콩방식을 제안했습니다. 결국 러시아는 4개 도서를 반환할 생각이 없으며 단지 하보마이와 시코단 2개 섬은 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일본의 입장은 전부 회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국의 입장 차이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회=분쟁의 대응 방안이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밖엔 할 수 없는 것 같군요. 이런 다양한 대처법에서 독도나 간도 문제 등에 우리는 어떤 시사를 받을 수 있을까요. 윤휘탁=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일본을 포함해서)의 침략으로 대규모 영토 상실의 아픔을 경험한 중국인들은 중국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주변 당사국을 중국을 침략한 ‘원흉’ 정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반응에 비추어 볼 때, ‘간도문제’ 제기는 중국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동북공정과 달리, 중국국민 전체의 반한(反韓)감정을 불러일으켜 중국의 강경대응을 야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통일이라는 우리 민족의 최대 목표실현에 앞서 간도문제부터 제기하는 것은 통일 실현에 필요한 중국의 협조를 곤란하게 만들어 통일을 어렵게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주변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민족의 단결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경제발전과 통일실현에 진력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배=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간도문제와 관련해서 우리가 북한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간도문제에서 북한은 당사국에 해당하기 때문에 북한의 인식이나 대응도 고려해야 합니다. 독도문제는 조어도와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역사적으로 조어도는 청일전쟁 중에, 독도는 러일전쟁 중에 일본이 편입했습니다. 일본은 선점에 따른 실효적 지배를 주장하는 반면 한국과 중국은 일본의 침략과정에서 빼앗겼다는 점을 중시하는 것도 같습니다. 서로의 사례를 참고해 도움을 주는 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최=러시아는 2차 대전 이후에 형성된 국경은 변경할 수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흐루시초프가 일본에 속하지 않는 영토를 일본에 반환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를 반문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독도에 대한 대응방식으로 러시아의 논리를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영토분쟁이 이렇게 민감하고 복잡한 만큼 교과서 서술도 간단치 않은 것이 사실인데요. 시리즈를 통해 각국의 교과서를 분석하시면서 교과서 서술 방식에 대해 느낀 점과 문제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중국이나 주변국 교과서는 영토문제에 대한 직접언급 없이 사회과 부도나 지리 교과서 지도에 간단한 경계선 표시를 하고 있는 정도인 반면 우리 교과서는 독도와 간도문제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중고생에게 민족의식과 영토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심어주려는 시도인 것 같습니다만, 실제 영토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영토문제는 대단히 복잡한 문제입니다. 독도문제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것이 당연시 되지만 국제적으로는 그렇다고 확신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일본의 주장을 보면 나름대로 근거가 있고 우리에게 불리한 증거도 있기 때문입니다. 영토문제 교육에서 필요한 것은 문제 발생의 국제적 배경과 분쟁 당사국의 주장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배=이번 시리즈를 하면서 우리나라 중고교 교과서의 간도 부분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중학교 교과서에서 백두산정계비를 세운 숙종 때부터 간도는 우리 영토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아무리 교과서가 자국중심이고 민족주의적 틀에 매여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이 서술되어서는 곤란하니까요. 최=교과서 서술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민족과 국가를 앞세운 역사서술에서 벗어나 역사적 사실과 현재의 기억사이에서 생기는 간극을 좁히기 위해 ‘문화중심적’ 역사서술 방식의 도입도 필요합니다. 땅을 중시하는 19세기적 식민주의로 회귀하는 요즘의 신제국주의를 완화시킬 수 있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지금까지 말씀하신 것으로 보면 영토분쟁의 해결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해결책이 있는 건가요? 박=근본적 해결은 어렵지만 정치적 협상이나 경제 교류를 통해 자원의 공동 이용이라는 측면으로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토문제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대립이 결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상호 이해와 배려가 먼저 선행되어야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습니다. 배=독도 인근에서 석유가 나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영토문제도 이제 갈등의 장소가 아니라 평화의 장소로 만들기 위한 모색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지만 1998년 한일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독도 인근을 공동관리구역으로 만든 것은 그런 면에서 좋은 사례라고 봅니다. 윤=피의 대결을 통해 ‘영광뿐인 영토’를 획득하는데 그칠 것인가, 분쟁 대상 영토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고 화해와 상호 교류를 통해 더 큰 이익을 얻을 것인가? 이 시대 동아시아인들은 이 두 가지 문제의 효용성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길은 분명합니다. 이 시대 동아시아인들은 후자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사회=얼마 전 와카미야 요시부미 아사히신문 논설주간이 독도를 ‘우정의 섬’으로 만들자고 했던 칼럼이 생각나네요. 반일감정과 막연한 위기감에 휘둘린 독도 인식이 독도에 대한 합리적이고 비판적 시각을 가로막고 쓸데없는 충돌만 야기한다는 점, 다시 한 번 상기해야겠습니다.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