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2,722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양종의 | 경기도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관 관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장애학생과 정상학생의 통합교육 적용을 통한 사회적응력 향상’을 주제로 장학지도가 있는 날이었다. 몇 가지 장학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평소보다 서둘러 출근한 덕분인지 꽤 여유로운 시간을 갖게 되어 습관처럼 책을 펼쳐들었다. 요즘 새로 읽기 시작한 욜란다 킹의 이었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나 아닌 남들과 경계를 지으려 한다. 무수히 그어진 선들은 나를 남들과 단절시키고 고립시켜 삭막한 삶 속에 던져진 외로운 존재로 몰아간다. 이제 정신적 경계를 해제하고 낯선 친구와 낯선 문화를 관대하게 대하며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할 때가 되었다.” ‘통합교육, 사회 적응력, 낯선 친구, 공존….’ 잠깐 동안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너와 나의 구별 없이 모두 어우러져 행복한 세상, 그것은 바로 통합교육이 지향하는 학교와 사회의 모습이었다. 모두가 환영받고 모두가 소속되며 자신의 능력에 적절한 교육을 제공받는 통합학교를 향해 특수학교와 일반학교가 급격하게 재구조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통합교육이라는 시대정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지혜를 전하는 이로서 필자의 할 일은 참으로 많은 듯하였다. 가슴이 뛰었다. 40년 전 작은 초등학교에서 시작되었던 평범한 필자의 교직 생활은 장애를 가진 한 제자와의 만남을 통해 특수교육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려움도 많았지만 장애를 가진 제자들과 함께한 다양한 경험들은 필자의 소중한 재산이 되었다. 지나간 시간들 속에서 가장 깊게 보람을 느낀 것은 특수학교에 봉직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장애학생과 정상학생이 더불어 살아가는 인성과 자세를 가르치기 위해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노력했던 경기 성남 혜은학교에서의 기억은 지금도 아름다운 추억이며 힘들 때마다 필자를 일으켜 세워주는 힘이 되고 있다. 통합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학교와 교사들에게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필자가 얼마 전까지 혜은학교를 경영하며 경험하였던 통합 교육 실천 사례를 소개하려고 한다. 장애아의 사회적응 위해 통합교육 실시 특수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대부분이 장애인을 격리하여 보호하는 시설로 다시 옮겨지거나, 실업과 빈곤, 질병에 시달리며 낮은 삶의 질을 누리는 그동안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래서 필자는 특수학교를 경영하면서 장애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 지역사회에 무난하게 적응하는 것을 제일의 과제로 생각했다. 정상인들과의 만남이나 교류 기회가 배제된 상황에서 장애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한계가 있고 학교 졸업 후에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는 많은 분석 결과들을 보면서 통합교육 실천 활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다행히 혜은학교 인근에는 이미 혜은학교와의 통합교육 경험이 있거나 통합교육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결연을 허락한 학교들이 제법 많이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통합 교육을 시도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이 형성되어 있었다. 통합교육의 실시에 앞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의 어려움과 기대사항을 바르게 알고 시작한다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이루리라 기대하면서 먼저 그들의 생각을 설문으로 조사하고 분석하였다. 일반교사, 학생 “장애학생은 난감해” 설문을 분석한 결과 통합교육을 담당할 결연 학교의 일반 교사들은 학생들의 개인차에 대한 인지는 있으나, 장애 이해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하고, 장애 학생의 부적응 행동에 대한 접근 방법에 대해 곤란함을 느끼고 있었다. 혜은학교의 교사들은 통합에 참여하는 일반 학교의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아 혜은학교 학생 수와 불균형이 심하며, 일반 교사들이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에 아쉬워하고 있었다. 적정수의 인원배치와 효율적인 관리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통합을 위한 길과 방향을 찾아 함께 나아가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 되는 듯했다. 통합 교육에 참여하게 될 학생들은 장애 학생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을 갖고 있었으며, 이미 통합교육 경험이 있는 학생의 대부분도 장애 학생과 함께 공부하면서 장애에 대한 많은 궁금함을 갖게 되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난처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많은 감정의 변화를 조절하기 어려웠다고 답하였다. 장애에 대한 정보나 준비 없이 장애학생을 친구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장애 학생들과 정상 학생들의 바람직한 성장과 서로의 폭넓은 이해를 위해서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이해하도록 장애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가르치고 장애 학생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하였다. 통합교육의 필요성과 그 효과에 대해 장애학생의 부모들은 모두 긍정적이고 협조적이었으나 결연학교의 학부모들은 중립적인 경향이었다. 정상학생의 부모들은 장애 학생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자녀가 장애 학생과 함께 수업을 받는 것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과 장애 학생들이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그리고 자신에게 장애 학생이 태어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를 느끼며 한편으로 장애 학생에 대해 연민을 많이 가지는 편이었다. 내 자녀가 장애학생과 함께 공부할 때 피해를 받는다고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이상 아이들은 절대로 발전을 거듭할 수 없다. 내 자녀가 장애인을 포용하는 법을 배울 때 비로소 한 인간으로서 완성될 것이라는 일반 학부모들이 신뢰가 요구되었다. 인식개선을 위해 체계적으로 계획된 각종 연수 및 안내장발송과 개별상담 등의 노력이 필요하였다. 통합교육을 위한 학교 간의 협력 통합 교육을 위한 협력체제 구축하기 위해서 우선 통합교육 협력학교와 협력서를 체결했다. 학교 간 통합 교육은 학교장의 지원이 그 바탕이 되므로 충분한 사전 협의를 통해 통합교육의 추진 여부를 논의하고 1년 동안 통합교육 협력학교로서 양 학교 간 관리자의 지원과 협력을 도모할 것을 서약하였다. 다음으로 결연학교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통합교육의 발전 방향에 대한 간담회를 실시하였다. 양학교간 다각적 차원에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다시 한 번 결연한 자리였는데, 상호 긴밀한 협조 관계를 조성하여 일관되고 계속적인 통합교육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통합교육 담당 교사 간의 교사협의 시간을 가졌다. 통합 대상 및 통합 교과 선정, 통합 장소와 시간을 포함한 연간 교육 프로그램 작성, 대상 학생의 특성과 실태 파악 등 세부 운영 사항에 대한 협의를 위한 협의회였다. 서로의 고민과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전략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상호 접근과 상호이해가 가능해졌고, 이는 통합교육의 성공가능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PAGE BREAK] 장애 인식 개선 교육 실시 통합교육을 위해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실시했다. 우선 장애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자체 제작한 장애 이해 자료로 장애의 유형, 원인, 특성 등에 대해 교육했다. 또한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통해 일반학교 학생들이 그동안 궁금해 왔던 학생의 행동 특성에 관한 궁금증 해소와 장애 학생에 대한 접근방법에 대해 토의하였다. 또 실제 통합교육 사례를 담은 동영상을 함께 감상하였다. 미국의 초등학교에서 자폐학생이 일반학생들과 적응해 나가며 차차 서로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그린 통합 교육 이해용 동영상을 감상한 후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통합교육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음으로는 장애를 직접 체험하게 하였다. 흰 지팡이 체험과 목발 체험을 통해 장애인의 불편한 점을 정확히 이해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생활 속에서 장애 체험하기’ 과제를 통해 온 종일 가족이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는 것과 휠체어와 목발이 무겁고 불편하고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는 것, 일상생활에서 장애인들이 느꼈을 답답한 행동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답변이 많았다. 또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장애관련 책과 영화를 소개하면서 등장하는 인물의 장애에 대해 설명하고, 서로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상황에 대한 토론을 하여 장애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모하였다. 마지막으로는 소감문을 쓰게 했다. 혜은학교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하고 나서 느끼게 된 소감과 장애이해교육을 통해 느낀 점들을 적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통합교육에 대한 긍정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장애인식 개선의 폭을 넓혔다. 활동 중심의 통합 프로그램 개발 1) 유치부-자유 선택 활동 프로그램 성남초 병설 유치원 학생들과 한 달에 한 번씩 통합교육을 실시하였다. 자유 선택 활동 시간에 교과를 통합하여 단원에 적절한 주제로 다양한 영역의 활동들을 준비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모둠을 정해 원하는 영역에서 어울려 활동하도록 한 후 느낀 점을 발표하게 하였다. 유치부 아동들은 처음에는 장애 아동들을 환영하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부적응 행동을 경험한 첫 통합교육 시간이 지난 후 정상 아동들은 혜은학교 친구들에 대해 매우 난감해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아이들은 오히려 더 빨리 친구가 되는 방법을 터득했고, 재미있게 놀았거나 함께 현장 학습을 간 일 등을 자랑하며 장애 친구에 대한 낯설음과 어려움 등은 모두 사라졌다. 2) 초등부-예·체능 중심 통합 교육 장안초, 희망대초, 성남북초와 한 달에 두 번씩 통합교육을 실시하였다. 각 학교를 상호 방문하여 예체능 수업을 하거나 통합 현장 학습, 요리 활동 등을 함께 하였다. 기본적인 지적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지식 개념 전달 중심보다는 체험과 활동 중심의 교과로서 예체능과 재량활동을 통합하였다. 특히 다양한 집단 활동을 통해 협동적 자세를 기르고 또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사회적 기술의 습득에 교육의 초점을 맞추었다. 같은 모둠에 속한 아동들은 재량활동 시간에 처음에는 무엇을 하고 놀지 몰라서 막막해 보였으나 같이 놀면서 새로운 놀이를 찾아내며 즐거워하고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장애 친구의 성장과 발전에 함께 기뻐하기도 하였다. 통합이 진행되면서 일반 아동들은 장애 아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다양성에 대한 수용의 폭이 넓어졌다. 또 장애 아동은 친구들에게 수용되는 바람직한 행동이 증가되었으며 규칙을 잘 따르고 자기가 맡은 과제를 처리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즐겁고 유쾌한 체험 활동 경험이 누적되면서 아동들은 다소 긴장과 갈등이 있어도 모두 행복해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아동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어 서로에 대한 넓은 이해를 가지는 작은 바탕이 되었다. 3) 중등부-특별활동 중심 통합 교육 중등부의 10개 특활부서가 창곡중, 영성여중, 성남여고와 계발 활동 시간을 통하여 통합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매주 한 번씩 풍생고 태권도부 학생들과 인근 체육협회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본교를 방문하여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태권도 수업을 지도해 주었다. 아름다운 학교 숲 마당을 가꾸기 위해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도 하고 축제에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특히 통합 학교의 학생들이 주도가 되어 직접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혜은학교 학생을 위한 ‘따뜻한 마음, 나누는 사랑’이라 는 주제로 놀이와 요리 행사를 했다. 이러한 특별활동 중심의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 학생의 사회성 신장과 적극적 수업 참여 등의 효과가 있었다. 또한 일반 학생도 자신의 건강함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장애 학생을 이해하며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통합교육 이후 소중한 변화 통합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체험한 다양한 활동 속에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일반 학생의 경우 장애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이 사라지는 등 장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으며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올바른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개선과 함께 서로 돕고 사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장애인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장애를 가진 친구와 모둠 활동을 하면서 대화하고 서로 돕고 힘을 모으는 활동을 통하여 장애 친구들도 여러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친구이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라는 의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이 세상은 나 혼자만이 살 수도 없고, 불편함을 서로 나눌 때 더불어 살 수 있다는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되었다. 장애 학생의 경우 통합 교육을 통해 질 높은 다양한 체험과 경험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며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협동심과 인내심을 기를 수 있었다. 일반 학생과 어울리며 상황에 대한 올바른 대처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배웠다. 그동안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만의 놀이를 하는 등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늘 쳐다만 봐 왔던 태도에서 직접 체험을 통해 활동에 접했을 때 비로소 학생들은 필요한 기술을 배우게 되었다. 일반 학교 교사는 장애 학생에 대한 편견이 줄었으며 동정이 아닌 한 학생으로서 장애 학생을 받아들였으며 통합교육과정의 이해와 함께 통합교육의 협력자로서의 바른 역할을 이해하게 되었고 배려할 줄 알게 되었다. 특수학교 교사는 장애 학생 중심의 통합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으며 여러 교사로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이를 프로그램에 반영할 수 있었으며 실제 통합교육 상황에서 장애 학생들이 배워야 할 준비기술들을 알 수 있었으며 이를 학습에 반영할 수 있었다. 통합 교육이 진행될수록 서로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 속에 넘치던 느긋함과 사랑 그리고 아이들이 품어내던 향기로운 느낌은 지금도 필자의 가슴 속에 남아 있다. 아이들의 그 맑은 마음 밭에는 이해의 싹이 자라고 온유함과 사랑의 싹이 자라날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큰 나무로 튼튼한 나무로 아름답게 결실을 맺을 것이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21세기는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일 거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통합교육을 통해 차별 없는 세상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노력하며 만들어 가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겪은 통합 체험들이 소중히 쌓여 긍정적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개개인의 존엄성을 인식하며 사회의 바람직한 구성원으로 같이 더불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행복한 교실, 행복한 학교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여러 사람의 숨은 노력이 쌓여 다양성과 개별성에 대해 관대해졌을 때 우리 사회는 진정 행복해 질 것이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장애가 장애로 느껴지지 않는 학교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학교와 교사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이미선 |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사 우리나라는 특수교육진흥법을 포함한 관련 법규와 정책을 통해 특수교육 대상학생과 일반학생이 학습과 생활을 가능한 한 함께 하도록 하는 통합교육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강조로 2005년 현재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에 배치된 특수교육 대상학생수가 전체 특수교육 대상학생수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됨으로써(교육인적자원부, 2005) 통합교육이 양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성공적 통합 및 이들의 교육을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평등의 원리와 사회통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일반학교에 통합하여 교육하는 것을 교육정책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OECD 국가의 통합교육 현황을 제시하고, 이들 국가의 현황이 우리나라 통합교육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발전하는데 주는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적극적인 통합교육 지향해 모든 OECD 국가들이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특수학교와 같은 분리된 교육환경보다는 일반학교에 더욱 더 많이 통합시키는 적극적 교육정책을 지향하고 있으나, OECD 국가들 간에 통합교육의 발달 정도에 있어서는 다양한 단계에 있다. 예를 들면, 이태리와 캐나다는 장애 정도가 어떠하든 간에 거의 모든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일반학생과 함께 교육받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교육환경으로서, 일반학급, 특수학급 및 특수학교가 있음을 인정하되, 가능한 한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가장 덜 분리된 교육환경으로 배치하는 통합교육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과 벨기에는 통합교육을 지향하고는 있으나, 통합교육이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덜 발달한 단계에 있다. 따라서, OECD 국가들이 통합교육을 지향하고 있을지라도,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일반학급 혹은 특수학교에 배치하는 정도에 있어서는 국가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OECD, 2004). 이러한 상당한 차이는 캐나다 New Brunswick 주정부에 있는 모든 정서·행동장애 학생들이 일반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반면, 독일과 벨기에 정서·행동장애 학생들의 대부분은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교육환경 결정은 학생의 장애 유형, 장애 정도, 행정적 편의 등에 의해 결정되거나, 학생이 기존의 교육 프로그램에 맞출 수는 없으며, 개인별 학생의 장애학생 교육 프로그램(IEP)가 학생에게 적절한 교육환경을 결정하기 전에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Taylor, 2000). 이러한 강조점을 반영하여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OECD 국가는 법규에 ‘종합적 진단→IEP 개발→IEP에 기초한 배치 결정’ 단계의 모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의 모형은 (1) 다학문적 팀(지역교육청 대표, 부모, 학생이 일반교육 환경에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할 수 있는 경우 일반교사, 특수교사, 치료교사, 진단·평가 전문가, 심리학자, 필요한 경우 의사 등)에 의해 종합적 진단이 이루어지며, (2) 진단 시 학생의 특수교육 대상자 여부에 대한 적격성 판정뿐 아니라 학생의 IEP 개발에 도움이 되는 학생의 교육적 요구(학생이 일반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진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장애로부터 초래되는 요구 등)가 확인되며, (3) 진단 시 확인된 내용을 기초로 IEP가 개발되고, 이러한 IEP에는 학생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목표, 학생이 일반교육 환경에 통합되는데 필요한 보조도구, 시설, 부가적 직원 배치, 일반교사에 대한 지원, 교육과정 수정 여부 등의 내용이 기재되며, (4) IEP에 기초하여 교육환경 결정이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종합 진단으로 결정되는 교육 프로그램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 영국 등의 주요 OECD 국가들은 법규에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IEP가 개발된 후, IEP에 포함된 내용(일반교육 환경에 통합될 시 필요로 하는 보조도구, 부가적 서비스, 교육과정 수정 등)을 고려하여 일반학급에 배치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일반교육 환경에 통합시키지 않아도 되는 예외 조항을 함께 규정하고 있다. 다음은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일반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에 대해 보다 강력한 권리를 보장해 주고 있는 영국의 배치 관련 조항을 요약하여 제시한 것이다. •지역교육청은 다학문적 팀에 의한 종합적 진단 이후 작성된 기록부(학생의 교육적 요구,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목표, 직원 배치와 교육과정 수정 등의 특수교육 조치, 부모가 선호하는 교육환경) 내용을 기초로 하여, 부모 희망과 일치하면서 학생이 필요로 하는 특수교육 조치를 받고, 학생과 함께 교육을 받는 다른 학생들의 교육이 효율적으로 제공되는 경우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일반학급에 배치해야 한다. •따라서,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부모가 자녀를 일반학급에 배치하는 것을 원하지 않거나,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다른 학생의 학습을 심각하게 분열시키는 심한 문제행동을 나타내는 경우 일반학급에 배치하지 않을 수 있다(U.K. Department of Education and Skills, 2001). 다음은 미국 장애인교육법에 규정된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배치 관련 조항을 요약하여 제시한 것이다. •지역교육청의 다학문적 팀은 최대한도로 적절하게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일반학생과 함께 교육을 받는 것을 보장해야 한다. •장애아동을 일반학급보다 더 분리된 환경으로 배치하기 전에 보조도구와 서비스, 그리고 문제행동이 있는 경우 행동지원의 제공과 함께 일반학급에 배치할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다음과 같은 경우에 속한다면, 일반학급에 통합시키지 않고 보다 분리된 교육환경(예: 특수학급, 특수학급 등)에 배치할 수 있다. -특수교육 대상학생에게 보조도구와 서비스가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일반학급에서 교육적(학문적, 비학문적) 이익을 얻을 수 없는 경우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교실에서 다른 학생의 학습을 의미있게 방해하는, 교사의 시간과 많은 주의집중을 필요로 하는 경우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일반학급에 배치되는 경우 다른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학생 자신에게 위험이 되는 경우 -행동지원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래의 교육을 의미있게 방해하는 분열적 행동을 하는 경우 -일반 프로그램인지 모를 정도로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일반 교육과정에서 많은 수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과 영국 등 주요 OECD 국가에서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교육환경은 구체적인 법 조항에 의해 결정하되, 이러한 결정을 하는 주체는 교사나 부모 등 어느 한 개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학문적 팀(부모, 지역교육청 대표,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일반교육 환경에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할 수 있는 경우 일반교사, 특수교사, 진단 결과가 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 적절한 경우 특수교육 대상학생 자신 등)이 협의하여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통합교육 환경에서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가르치고 있거나 가르칠 수 있는 일반교사를 참여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일반교사가 IEP 개발뿐 아니라 교육환경 결정 과정에서 학생의 발달, 행동특성 및 통합교육 환경에서 학생이 필요로 하는 지원과 수정을 명확하게 확인하는데 공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미국, 영국 등의 주요 OECD 국가들은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교육환경 결정에 많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부모들을 자녀의 교육환경 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할 뿐 아니라, 이러한 과정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기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지역교육청은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부모들에게 교육청 내의 공·사립 일반학교 및 특수학교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나 목록을 제공하고, 기타 부모 파트너십 서비스를 통해 부모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U. K. Department of Education and Skills, 2001).[PAGE BREAK]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요소들 OECD 국가에서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통합된 일반학교는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성공적 통합과 이들의 교육에 중요한 요소로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서, 우선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의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를 인정한 기반 위에서 (1) 일반학급 규모 혹은 교사·학생 비율 감축(예 : 헝가리에서 특수교육 대상학생 1명은 3명의 일반학생과 동일하게 계산됨. 따라서 2명의 특수교육 대상학생과 14명의 일반학생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 1개 학급은 20명의 일반학생으로 구성된 1개 학급과 동일함), (2) 보조원 배치, (3) 교사훈련(예 : 통합교육 환경에서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가르치는 일반교사에게 통합교육에 대한 인식 제고와 방법 등에 관해 현직연수를 실시함), (4) 학교 내에서의 지원(예 : 독일과 이태리에서 학급에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있는 일반교사는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없는 학급의 일반교사보다 더 적은 수업을 배정받음. 영국의 경우 일반교사는 학교 내 특수교육아동 조정자로부터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개인별 목표 수립, 수업계획, 교육과정 수정 및 진전 점검 등의 측면에서 자문이나 지원을 받음) 활동이 이루어진다. 이런 활동 외에도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배치된 경우, 일반학교는 (1) 학교 외부로부터의 지원(예 : 지역교육청, 다양한 특수교육지원센터, 민간 서비스 단체 등으로부터 특수교육 대상학생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 일반학교, 일반교사 및 특수교사에 대한 자문, 기술적 지원 및 정보 제공 등), (2) 부모와 지역사회의 참여, (3) 일반학급에서의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위한 교육과정 수정(교육목표, 내용, 방법, 평가 방법 측면 등) 등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이 모든 OECD 국가에서 항상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활동의 부족이 성공적인 통합교육의 저해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OECD, 1999, 2004). OECD 국가 통합교육의 시사점 지금까지 언급한 OECD 국가의 통합교육 현황이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하여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OECD 국가들은 모두 통합교육 정책을 지향하고 있으나, 장애 정도에 관계없이 모든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일반학교에 배치하여 교육하고자 하는 완전 통합교육 국가인 캐나다와 이태리 등을 제외하고 우리나라보다 통합교육 제반 여건이 좋은 대부분의 OECD 국가들조차 일반학급, 특수학급, 특수학교 등과 같이 다양한 교육환경에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배치하여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OECD 국가들의 통합교육 발달 현황은 우리나라 역시 아직까지 완전 통합교육의 효과를 입증하는 경험적 연구가 부족하며, 일반학교에서 특수교육 대상학생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기에는 통합교육 제반 여건이 구비되어 있지 않고, 대규모로 일반학급에 배치함으로써 현재의 특수교육 전달체계를 너무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통합교육 정책을 지향하되, 대부분의 OECD 국가와 같이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여러 다양한 교육환경 중에서 가능한 한 덜 분리된 교육환경에 통합시키는 정책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시사한다. 둘째, 주요 OECD 국가들은 법규에 지역교육청 관할 하에 구성된 다학문적 팀에 의한 종합적 진단 시 학생이 특수교육 대상학생인지 여부를 판정하도록 할 뿐 아니라, 개인별 학생의 IEP 개발에 도움이 되는 교육적 요구까지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종합적 진단 정보에 기초하여 배치 전에 개발하게 되는 학생의 IEP에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일반학생과 통합시킬 때 필요로 하는 내용 등을 포함시키도록 함으로써, IEP 개발 이후 이루어지게 되는 교육환경 결정 시 학생에게 적절한, 가장 덜 분리된 교육환경을 확인하는데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다. OECD 국가의 이 같은 절차 적용은 우리나라의 현황 즉, 진단이 특수교육진흥법에 규정된 특수교육운영위원회라는 다학문적 팀이 아닌, 학교 차원에서 특수교사에 의해 상당 부분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진단 시에도 특수교육 대상학생인지 여부만을 판정하도록 하는 진단 절차가 적용되고, 진단 이후 학생이 통합교육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지원이나 활동에 관한 정보의 확인 없이 학생의 교육환경이 결정되며, 학생이 교육환경에 배치된 이후 개발하게 되는 IEP에조차 통합교육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지원이나 활동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법규로 규정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진단과 배치 절차 및 IEP의 법적 구성 요소를 개정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주요 OECD 국가는 법규에 배치 관련 조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배치 결정이 다학문적 팀의 협의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OECD 국가의 현황은 우리나라의 개략적 배치 관련 조항(배치 시 고려 사항으로서 학생의 장애 정도, 능력, 거주지, 보호자 의견, 특수교육기관의 수용능력 및 운영실태 등 만을 제시하고 있고, 특수교육 대상학생 자신 뿐 아니라 이 학생이 다른 일반학생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이 전혀 고려되지 않음)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교육환경 결정이 한 개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모를 포함한 다학문적 팀의 협의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법규에 보다 강력하게 명시함으로써 교육환경 결정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부모, 일반학생의 부모, 일반교사, 지역교육청 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OECD 국가에서 일반교육 환경에 통합된 특수교육 대상학생들의 성공적인 통합과 이들의 교육에 중요한 요소로 확인되고 있는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의 다양성과 차이의 인정, 일반학급 규모 혹은 교사·학생 비율 감축, 보조원 배치, 교사훈련, 교육과정 수정, 특수교육 대상학생, 학교 및 교사에 대한 학교 내외로부터의 지원 서비스 제공, 부모와 지역사회 참여 등의 활동 요소는 우리나라 특수교육 대상학생이 통합된 일반학교의 열악한 통합교육 제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위와 같은 활동이나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승원 | 인천대 강사·한국문학 근대 초기에는 너무 일찍 결혼하는 것이 문제였다. 계몽주의자들이 비판한 한국의 구습 가운데 조혼제도는 단연 상위에 랭크되었다. 국가의 발전과 영광을 위한 동량으로 자라야 할 학생들이 조혼으로 인해 색욕, 즉 성관계에만 열중하여 학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학교가 생기고 신세대 학생들이 등장했지만 그들이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는 얘기는 없다. 신문과 잡지에서 피력하는 성교육의 중심은 순수한 혈통과 종족 보존을 위한 방법이었다. 믿거나 말거나 박물지 1910년 5월 22일자 신문에는 황당한 기사가 실렸다. 내용은 이렇다. 황해도 황주군 영풍면 안심촌 이승각 씨의 부인은 본 월 13일 밤에 해산을 하였는데, 어린아이의 머리가 둘이요 꼬리가 하나요, 양경과 음문이 하나씩이다.(중략) 홍주군 내동 등지에서는 암캐 하나가 새끼 하나를 낳았다. 그 새끼의 머리는 사람의 머리요, 몸뚱이는 개의 몸뚱이라더라. 머리가 둘이고 꼬리가 하나며, 남자의 성기와 여자의 성기를 각기 하나씩 달고 나온 아이. 과학이 발달한 결과 이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 아마 이란성 샴쌍둥이일 것이다. 그렇지만 100여 년 전 사람들은 이 아이를 과연 ‘인간’으로 믿었을까? 또한 인간의 머리와 개의 몸뚱어리를 지닌 생명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半人半獸) 켄타우루스가 수천 년의 시공을 가로질러 한국에까지 상륙한 것일까? 모두 믿거나 말거나 박물지 같은 이야기들. 성에 관한 이야기도 그렇다.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뭔가 신비하게 꾸며져 그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성(性)이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실시한 것은 해방 이후부터 이지만 1980년대에 이르러 본격화된다. 1982년 문교부는 ‘순결교육’이란 용어를 ‘성교육’으로 대체하였다. 각 학교는 문교부에서 발간한 성교육지침서를 통해 학생들에게 성교육을 실시하였다. 8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이란 신체해부도를 보거나 마지막에 살아남은 한 마리의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면 여성이 임신한다는 정도다. 성교육의 초점이 청소년들의 성이나 성적 욕망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있지 않았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극히 이론적이고 따분한 지식의 습득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성문제를 접할 수 있는 통로를 학교 밖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섹스는 종족보존을 위해서만 근대 초기에는 너무 일찍 결혼하는 것이 문제였다. 일명 조혼제도가 전사회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계몽주의자들이 비판한 한국의 구습 가운데 조혼제도는 단연 상위에 랭크되었다. 국가의 발전과 영광을 위한 동량으로 자라야 할 학생들이 조혼으로 인해 색욕(色慾), 즉 성관계에만 열중하여 학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학교가 생기고 신세대 학생들이 등장했지만 그들이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는 얘기는 없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그들에게 성교육을 시켰는지도 알 수 없다. 신문과 잡지에서 피력하는 성교육의 중심은 순수한 혈통과 종족 보존을 위한 방법이다. 이에 덧붙여 과도하거나 문란한 성관계는 질병을 유발하거나 국가에서 필요한 노동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국가적 낭비로 비난받았다. 조혼의 폐단이 지속되면 “이천만 동포가 멸종되고 삼천리강토가 타국의 영토가 될 것”이라는 과격한 논리가 도출될 만큼 조혼제도는 계몽가들의 집중적인 표적이 되었다. 그렇다면 100년 전 이상적인 연애와 결혼의 표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두 학생이 있다. 이인직의 신소설 (1906)에 등장하는 학생들이다. 남학생은 구완서이고 여학생은 김옥련이다. 이 둘은 미국유학생이다. 외국에서 어렵사리 공부를 마친 이들은 어느덧 서로를 자신들의 반려자로 생각하고 결혼할 것을 다짐한다. 그런데 100년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옥련은 아버지 김관일의 의사와 상관없이 구완서와의 결혼을 결정한다. 자유연애라고 할까. 옥련과 구완서의 결혼관은 단순히 구습에 대한 반대가 아닌, 각자의 야망을 이루기 위한 최적의 배우자를 선택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이들의 결혼은 서로에 대한 사랑에서 기반 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이끌고 갈 동반자를 구하기 위한 방법에 불과하다. 동지적 결합이자 일종의 계약이다. 옥련이는 ‘조선부인을 교육할 마음’이 간절하여 구씨와 혼인 언약을 맺고 구완서도 ‘한국을 문명한 강국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옥련과 혼인 언약을 한다. 자신들의 결혼에 대한 문제보다 국가를 향한 열정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옥련의 모습은 상식의 차원을 넘어 기이한 사명감으로까지 느껴진다. 비록 구완서와 김옥련의 이런 모습이 과장되어 보일지라도 국가에 대한 열정으로 표백되는 순간 아무런 문제도 없는, 그저 지고지순한 애국의 열정으로 비칠 뿐이다. 옥련과 구완서의 결혼관은 ‘개인’보다 ‘국가’를 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대, 개인의 모든 열정을 국가를 위해 헌납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현실 속에서는 참으로 모범적인 것이 아닐 수 없었다. 몸 따로, 마음 따로, 사랑의 딜레마 연애는 결혼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믿음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강력한 이데올로기로 작동한다. 섹스 또한 결혼한 성인남녀들만의 ‘공인된’ 특권이다. 결혼 전에 남녀가 몸을 섞는다면 사회로부터 매도당하기 일쑤다. 건전한 연애란, 연애 속에서 싹튼 낭만적 사랑이란, 육체와 영혼을 분리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육체를 ‘결합’하기 전까지는 내숭과 호박씨를 적당히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성욕에 대한 일정한 거리 두기. 사랑은 숭고한 것이며, 섹스는 그 숭고한 사랑을 흠집 내는 것이라고 ‘근대인’들은 생각했다. 만남에서 사랑까지 그리고 다시 한 몸이 되어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을 때까지의 시간은 무척이나 길다. 유교적 질서가 전 사회를 뒤덮었다는 조선시대에는 성욕에 대한 통제가 더욱 심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소설의 문맥에서 본다면 조선시대의 남녀들에게 과연 정조의 문제, 육체적 사랑이 지금처럼 억압되어 있다고 믿기는 어렵다. 에서 성춘향과 이도령은 만나자마자 밤을 기다려 한 이불 속으로 달려든다. 얼마나 요란한 관계를 맺었기에 “삼베 이불 춤을 추고, 샛별 요강은 장단을 맞추어 청그렁 쟁쟁, 문고리는 달랑달랑”거렸다. 더욱이 그들은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네 아래 굽어보니 오목 요(凹)자. 좋구나. 내 아래 굽어보니 내밀 철(凸)자. 좋구나!”하며 낯 뜨거운 농담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 요즘으로 말하면 은 청소년보호법에 걸릴 외설 소설이다. 게다가 두 주인공이 모두 미성년자가 아닌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머리만으로 이해되는 감정이 아니다. 언제나 몸과 마음이 한 방향으로 간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무렵 한국에도 사회진화론이 유입된다. 우생학(優生學)을 동반한 사회진화론은 한국 사람들의 육체와 정신을 통제하는 도구로 이용된다. 좋은 혈통을 지닌 강한 인종으로 살기 위해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가. 바로 성욕의 통제이다. 또한 성교를 통해 피가 유전된다는 이야기가 ‘과학적 사실’이 되어 한국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해 갔다. 문란한 성생활은 순수한 혈통을 ‘잡종’으로 만드는 초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피의 순수성, 민족의 순수성을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근대 민족주의의 기반인 것이다. 그렇지만 육체적 사랑은 어둠을 뚫고 나오는 자객과 같았다. 말할 수 없고 함부로 실천할 수 없었지만 육체적 사랑은 1920년대 들어 빈번하게 사회적 이슈를 생산해냈다. 1920년대 후반 한국은 포로노그라피의 전성시대를 맞는다.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각종 도색잡지와 나체화보 그리고 성에 관련된 서적들이 독서계를 강타한다. 많은 사람이 일본에서 수입된 잡지와 그림에 넋을 빼앗겼다. 신문 광고는 연일 을 비롯한 잡지와 누드집을 보란 듯이 선전했다. 미성년자에게 팔지 말아야 한다는 규제가 없었으니 돈이 있다면 누구든지 책을 구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PAGE BREAK] 1927년 12월 호에는 김규택(金圭澤)이 그린 삽화 한 장이 실렸다. 자기 방에 틀어박혀 ‘독서에만’ 열중하는 아들을 격려하기 위해 어머니가 방문을 열었다. 子 : 아이고. 머리 아파. 母 : 밤낮 공부만 하니까 그렇지. 너무 공부에만 힘쓰지 말라는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스런 걱정을 느낄 수 있지만, 정작 어머니는 아들이 무슨 공부에 그리 정열을 쏟는지는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아들의 책장을 보면 온갖 성에 관한 책들이 즐비하다. , , , (하트가 그려져 있다), , , , , 등. 게다가 아들이 보고 있는 이라는 책은 기생들이 발간한 잡지였다. 아들 녀석의 머리가 아플 만도, 아니 어지럼증을 느낄 만도 했을 것이다. 조선 학교에 성교육을 許하라! 1930년대까지 학교에서 성교육은 실시되지 않았다. 여전히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고리타분한 경구가 가정과 교육계에 잔존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직까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성교육을 실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학생들의 성문제는 뒷구멍으로 숨겨만 두고 내놓고 가르쳐 주기를 꺼려했다. 1929년 2월 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린다. ‘학교와 가정의 시급 문제-성교육 실시 방책’이다.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지만 ‘시급한 문제’가 바로 성교육이었다. 잡지에 글을 기고한 사람들의 면목을 살펴보면 대부분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었고, 이들은 학생들의 성교육에 대해서 일대 지상토론을 펼쳤다. 남학생들의 성 문제 중에서 ‘자위’는 건강에 해로운 행위로 지탄받았다. “한때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자위를 하게 되면, 혈색이 나빠지고 신체가 허약해지기 때문에 학업에 지장을 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건전한 뇌와 신체’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중학교 교육에서 수음(手淫)을 하지 않게만 가르쳐도 된다는 것이다. 요즘 같으면 ‘뻗치는 성적 에너지는 운동으로 풀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운동만으로는 억제된 성적 에너지를 배설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운동도 아니고 도덕관념을 키워 욕망을 억제하도록 만들어야 된다는 의견이 등장한다. 학생들에게 고상한 인격을 양성하여 주고 지혜와 이성을 밝게 하여서 내적 자기를 충실하게 하여주면 된다니. 정말 다분히 이상적인 생각이었다. 그래서 올바른 성교육의 방법으로 시각적 매체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과연 어떤 매체를 활용할 것인가. 바로 인체모형이다. 이는 단순히 인체의 해부학적 모형이 아니다. 당시 상점에서 이 모형을 팔았던 모양이다. 성병에 걸려 비참한 형체를 지닌 신체의 모형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이다. 성병에 걸린 사람을 표본으로 만든 모형을 활용하여 학생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만약 학생들이 그 표본을 보게 되면 그 끔찍한 것에 딴생각이 달아나 버림으로 늘 억제할 수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런 의견을 주장한 교육가 역시 젊은 시절 성욕이 넘쳐 났을 때 그 모형을 보고 성욕을 억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19세기 후반 서양은 ‘만국위생박람회’를 개최한다. 각 국가를 순회하면서 정기적으로 열렸던 행사였다. 사회진화론과 우생학, 즉 인종주의적 색채가 강했던 만국위생박람회에 등장한 것이 신체의 모형이다. 여기에는 매독에 걸려 태중에서 죽은 아이의 모형과 각종 성병에 걸려서 고통스럽게 죽은 사람들의 모형이 적나라하게 전시되었다. 모형이긴 하지만 실물과 흡사한 인체가 사람들에게 낱낱이 공개되었던 것이다. 학생들이 성에 대한 지식을 얻는 곳은 아직도 인터넷에 유포된 기괴한 내용의 사진과 글, 주위 친구들의 불확실한 경험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비행청소년, 불량청소년이라는 ‘차별과 구별 짓기’의 이름표를 들먹이면서 학생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 성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진정 없는 것일까. 1920년대 후반 한국에 불었던 학생들의 성교육. 21세기가 되었지만 한국의 성교육은 그리 변한 게 없다. 바야흐로 꽃 피는 사춘기는 영원히 반복될 텐데 언제쯤 청소년의 성은 자연스럽게 커밍아웃 될 수 있을까? 그래, 열심히 ‘운동’만 하면 될까?
박경민 | 역사 칼럼니스트(cafe.daum.net/parque) 비잔틴제국 탄생의 주역 프랑크족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멸망 또한 하루 저녁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많은 모순점을 안고 있었던 제국이 동서로 분열되더니 동로마제국의 전통을 부분적으로 흡수한 비잔틴제국 문명권과 서로마제국 멸망 이후, 침입자 게르만족의 여러 나라에 의해서 독특한 라틴·게르만 문화권이 형성되었다. 그 가운데 특히 프랑크족은 일찌감치 로마제국의 보편교회(가톨릭)로 개종했기 때문에 서로마제국의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유럽의 재편을 주도할 수 있었다. 훈족이 유럽으로 침입했을 때 원래 프랑크족은 라인 강 유역에 살고 있었으며 크게 살리아파와 리푸아리아파로 양분되어 있었다. 5세기 초에 갈리아 북부로 진출한 살리아파의 클로비스는 계속 남진하여 갈리아의 중앙과 남부를 점령하는 군사적 대성공을 거두었고 서기 493년 그리스도교의 신도인 부르군드의 왕녀 클로틸다와 결혼하고 우여곡절 끝에 그녀의 종교로 개종하였다. 클로비스의 개종은 유럽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대사건이었다. 그의 개종은 점령지 주민의 가톨릭 사상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국가를 쉽게 통치할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게르만 민족의 개종이 촉진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군주권과 교황권의 끊임없는 제휴와 분쟁이라고 하는 중세사의 특징을 만드는 시발점이 되었다. 가톨릭은 역사적으로는 게르만 민족에게 고대의 문화적 전통을 전해주고 종교사적으로는 프랑크족 이외의 다른 게르만 민족이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계기가 되었다. 프랑크 왕 클로비스가 사망하고 그의 계승자인 메로빙 왕조의 왕들은 창업자의 정복사업을 계승하였지만 6세기 후반부터 메로빙 왕가의 지배력이 약화되었다. 왜냐하면 정치적 실권이 궁내대신(Majordomus)의 수중으로 넘어 갔기 때문이며 이와 때를 같이 하여 상업 활동이 감소되고 소규모 자작농이 증가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점차 인수·합병 등을 통해서 대토지를 소유하는 대지주의 등장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것을 기점으로 유럽은 장원체제의 중세 봉건사회로 넘어가는데, 특히 8세기에 궁재 샤를 마르텔이 732년 푸아티에 전투에서 북상하는 이슬람 군을 격퇴시킴으로써 프랑크 왕국의 통일적 세력을 강화하였다. 이어서 그의 아들 피핀은 자신의 통치력을 더욱 강화하고 색슨족 등을 정복하는 한편, 명목상의 군주인 메로빙 왕조의 왕을 폐위시키고 카롤링 왕조(751~888)를 창업하였다. 당시 교황 자카리아스는 눈치를 보고 있는 피핀에게 이렇게 말했다. "명목상의 왕보다는 실질적인 통치자가 왕이 아닌가요?" 피핀은 창업 과정에서 자신의 손을 들어준 교황에게 로마에서 라벤나에 이르는 지역을 롬바르드족으로부터 빼앗아 기증하였다. 이것이 바로 교황령의 기원이며 나중에 독립국가로서의 바티칸이 되는 바탕을 마련하였다. 게르만족은 로마제국의 전통 계승 이번에는 서로마제국을 멸망시킨 게르만족이 서로마를 계승하는 이야기이다. 샤를 마르텔의 손자이며 피핀의 아들 샤를마뉴(Charlemagne)가 왕위를 계승하였다(768년). 샤를마뉴는 프랑스식 이름이고 라틴어명으로는 'Carolus Magnus', 독일식으로는 '카를 대제(Karl der Grosse)'이다(프랑크 왕국 자체가 프랑스 냄새가 많이 나므로 그리 하였는데, 독일어에서는 프랑스를 그대로 '프랑크라이히(Frankreich)', 즉 프랑크 왕국이라고 한다). 그는 부왕 피핀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아 교황에게 적극 협조하였다. 즉 정치가 정신적 지주인 교황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니 제국의 발전에 가속이 붙었던 것이다. 이때가 프랑크 왕국의 전성기였는데, 교황의 요청으로 롬바르드족을 정복하고 색슨족을 가톨릭으로 개종시켰다. 그 후에도 카를 대제는 정복사업을 계속하여 마침내 이베리아반도·브리타니아·시칠리아·덴마크 및 교황령을 제외한 서 유럽의 대부분을 복속시키니, 서로마제국이 망한지 300여 년 만에 유럽은 다시 정치적 구심점을 가지게 되었다. 전체 서유럽인들이 프랑크 제국의 통치 질서 속에 성당을 열심히 다니게 되었다는 뜻이다. 서기 800년 카를 대제가 이탈리아를 방문하였는데, 당시의 교황 레오 3세가 그에게 서로마제국의 황제관을 수여하였다. "이제부터 주상은 로마인의 황제이니 천하를 잘 이끌어주시길 바라오." 카를 대제에게 로마인의 황제라는 칭호를 주었다는 것은 오랫동안 단절된 로마의 전통을 계승시킴으로써 로마제국을 멸망시킨 게르만이 나중에 10세기 말(962년) 오토 1세 부터 시작되는 신성로마제국의 전통으로 이어지는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동서양 역대 군주사를 살펴보면 대체로 창업자와 그의 아들과 손자까지는 나라를 다스리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나라를 세우기까지의 과정을 비록 어린 나이지만 손자까지는 직접 지켜보았기 때문에 그동안 고생한 이야기며 창업정신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건국이념이 퇴색해 버린다. 왕자병에 사로잡혀 호의호식만 하다가 왕위(제위)에 등극하면 너무 세상물정을 몰라 권신(측근)들에게 정사를 맡기고 나라를 살피지 않기 마련이다. 군주제의 최대 단점이다. 무력했던 메로빙 왕조를 대신하여 유럽세계를 장악했던 프랑크 제국도 오래가지 못했다. 814년 카를 대제의 사망 이후, 내적으로는 중앙집권의 정치기반 붕괴와 외적으로는 노르만족의 침입이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더니 루이 1세가 프랑크 왕가의 상속법에 의해서 그의 아들들에게 국토를 분배하면서부터 치열한 유산싸움이 벌여졌다. 루이 1세의 사망 후에 황제 로타르 1세는 동생인 샤를 2세, 루이 2세와 싸웠으나 패전하여 베르덩 조약(843)으로 제국의 영토는 완전히 삼분(三分)되었다. 로타르 1세(795~855)는 황제 칭호와 함께 제국의 중간지대와 이탈리아를 차지하고 루드비히 2세(독일왕 804~876)는 동 프랑크를, 샤를 2세(대머리왕, 827~877)는 서 프랑크를 장악하게 됨으로써 통일 카롤링 왕조의 프랑크 제국은 분열되었다. 이후 제국의 쇠퇴는 노르만의 침공을 불러들였으며 정치·사회·경제 각 분야에서 봉건화가 이루어지면서 870년에 샤를 2세와 루드비히 2세가 메르센 조약에서 국경을 확정하였고 독일과 프랑스 양국의 성립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다. 911년 동 프랑크의 루드비히 4세가 사망하자 독일지역에서는 카롤링 왕가가 단절되어 양국의 분리는 완전히 이루어졌다. 당시의 유럽은 분권적 봉건사회였기 때문에 국왕보다는 제후들의 힘이 강했고 진정한 단일국가로서의 통합은 거리가 멀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에는 황제 선출에 제후들의 입김이 강하여 19세기 프로이센이 통일할 때까지 분립되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다만 10세기에 오토 1세가 교황으로부터 로마황제의 대관을 받음으로써 독일은 '신성로마제국(Das Heilige Ro‥mische Reich Deutscher Nation)'이라 일컬어졌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러한 '제국'의 개념과는 다르다. 참고로 히틀러의 나치 독일을 흔히 '제3제국'이라고 하는데, 제1제국은 신성로마제국이며 제2제국은 프로이센제국(독일제국)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리하자면 당시의 유럽은 로마제국으로부터 '행정조직'이라는 정치적인 유산과 정신적으로 가톨릭교회의 통일적 보편성이 작용하고 있었으며, 고대의 문화적 전통이 단절되지 않았다. 이상 세 가지의 요소에 마지막으로 게르만이라는 인적요소가 첨가되어 라틴·게르만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중세유럽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신으로의 절대적 귀의, 이슬람교 게르만족의 개종으로 서유럽과 비잔틴제국(동로마제국), 그리고 서아시아에 이르는 거대한 그리스도교 문명권이 형성되었으나, 거대한 세력의 도전을 받아야만 했다. 이슬람의 등장이 바로 그것이다. 7세기 전반 아라비아 반도의 메카에 마호메트가 나타나 반도를 통일하고 후계자인 역대 칼리프들은 정교일치의 거대한 사라센 제국을 탄생시켜 유럽세계는 긴장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비잔틴 제국은 이란의 사산 조(朝) 페르시아와 오랜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에 6세기 후반에 들어와서는 '비단길'과 '바다길'이 거의 막혀버려 아시아에서 오는 상품은 아라비아 반도로 집중되었다. 자연히 그 중심지인 메카가 중계무역을 독점하면서 크게 번영하였고 이 지역에 마호메트는 이슬람교를 창시하여 급속한 속도로 세계종교로 발전시킴으로써 현재는 33%의 크리스트교에 이어서 교세 랭킹 2위(17%)를 자랑하고 있다. 이슬람교의 개조(開祖) 마호메트는 571년경, 한때 메카를 지배한 바가 있는 크라이슈 족의 하심가(家)에서 태어났다. 그가 12살 되는 해에 시리아의 대상에 끼어 상업으로 출세하려고 결심하였다. 성실했던 그는 호상(豪商)의 미망인 하디자(Khadijah)의 신임을 받아 대상무역(隊商貿易)의 책임자가 되었으며 마침내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595년에는 15세나 연상인 하디자와 결혼하여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 마호메트가 40세가 되는 서기 610년, 새로운 종교를 창시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이슬람교이다. '이슬람'이란 아라비아말로 '신으로의 절대적 귀의'를 의미하는데, 당시 부와 권력이 대상인(大商人)에게 편중된 것이었기 때문에 마호메트의 '알라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는 사상은 사회변혁을 통한 일종의 계급투쟁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마호메트의 일신교는 당시 특권계급이 믿고 있던 다신교를 부정했기 때문에 메카에서 메디나(현재의 야슬리브)로 추방을 당하였다. 서기 622년 7월 16일의 이 사건을 '헤지라'라고 하며 이것이 이슬람력(태음력)의 기원이 되었다. 마호메트는 탁월한 전술가였다. 메디나에서 통행세를 물지 않고 통과하려는 적의 대상을 습격하여 연전연승을 거두면서 자신의 영역을 확대시켜 추방된 지 8년 만에 메카에 무혈입성 하여 우상들을 끌어내려 파괴하였다. 마호메트는 이렇게 전 아라비아 반도에 세력을 확장하더니 631년에는 아랍인에 의한 최초의 반도통일을 이룸으로써 정치·경제·문화의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마호메트는 군사적 재능을 발휘한 종교인이었으며 동시에 탁월한 정치가였다. 그는 자신을 '최후의 예언자'라 칭하면서, 사막에서의 전투를 지휘했다. 참고로 코란에는 27명의 예언자가 기록되어있다. 그 가운데 위대한 예언자로는 아담과 에와의 아담, 노아의 방주의 노아, 유대교의 아브라함과 모세, 그리스도교의 예수의 이름이 올라 있다. 즉, 마호메트는 타종교의 모세, 예수도 자신 앞에 온 예언자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자신은 마지막으로 신의 가장 확실한 메시지를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존재임을 확신시켰다. 또한, 마호메트에게 알라의 존재를 계시한 천사의 이름이 가브리엘이다. 이 천사는 유대교에도 등장하며, 특히 그리스도교에서는 성모 마리아의 잉태를 알렸다. 이슬람교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색채가 깊이 배어 있었던 신흥종교였다. 마호메트가 죽자, 마호메트의 후계자이며 신도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칼리프가 선출되고 그들의 지도 아래 대 정복사업을 계속하였는데 이를 지하드[聖戰]라 한다. 21세기 현재, 지하드는 강경파 이슬람 근본주의자에 의해서 계속되고 있다. 물론 원초적 책임은 서방세계에 있지만….
신아연 | 호주칼럼니스트 우리나라 고교에서 ‘학생들의 흡연’이 학교의 골칫거리라면 호주는 10대들의 무절제한 성적 방종이 문제가 되고 있다. 남녀학생들의 분별력 없는 행동이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다 보니 최근에는 연방정부의 한 국회의원이 “중·고등학교에 콘돔 자판기를 설치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은 고등학교 11학년, 10학년(한국의 고2, 고1)생이 된 두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에 다닐 무렵, 적지 않게 놀란 일이 있는데 지금도 잊혀 지지 않고 당혹스럽게 기억되는 것이 있다. 그때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는 대학과정을 제외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른바 유·초·중·고교의 총 13년 과정을 갖춘 통합형의 학교였다. 큰아이는 그때 초등학교 3학년이었고, 작은 애는 신입생이었는데, 어느 날인가 큰아이가 하굣길에 소변이 급하다며 교정으로 다시 돌아가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왔다. 잠시 후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 손에 뭔가가 들려 있다 싶던 차에 내 눈앞으로 그것을 불쑥 내미는 것이었다. “엄마, 이게 뭐야?” 아이가 들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사용하고 버린 콘돔이었다. 내심 너무 놀랐지만 짐짓 별 일 아닌 척하며, “그거 어디서 났어?”하고 되물었다.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화장실에 가면 이런 게 매일 매일 여러 개가 있어.” ‘아니, 이럴 수가. 유흥업소도 아니고, 어린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쓰다 버린 콘돔이 시도 때도 없이 널려 있다고?’ 아이들이 어린 탓에 호주 학교에 대한 경험이나 들은 얘기가 별로 없던 때라 당시에는 아이의 말이 충격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야?” “그렇다니깐. 그리고 화장실에 가면 고등학생 형아와 누나들이 꼭 끌어안고 있고 그래.” 생전 처음 보는 콘돔이 신기하기만 한 아이의 호기심을 슬쩍 돌려놓기 위해 상황을 모면하고자 그때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나라 중․고등학생들의 성의식이나 태도 등에 대한 단면을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던 일이라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것이다. 서구 사회 10대 청소년들의 문란하고 방종스런 성관념에 대해서 요즘은 논란거리도 못 되는 세상이지만, 유치원생과 초등학생까지 함께 다니는 학교에서 상급학년인 중·고등학생들의 이 같은 행위를 묵인하는 것은 해도 너무하는 게 아닌가 하고 학교 측의 무심한 처사에 분노가 일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녀 학생들이 외부도 아닌 학내에서 버젓이 성관계를 맺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싶어서였는데, 성에 대해 한창 호기심이 많은 나이의 학생들을 계도하기 위한 학교 측의 고민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겨우 화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교정에서는 키스를 금함’ 얼마 전 길을 지나다 어느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슬로건 형식으로 내건 경고문이 눈길을 끌었다. 문구가 지나치게 직설적이라 슬그머니 웃음이 나오면서도 ‘오죽하면 저랬을까’ 하는 생각에 곧이어 한숨으로 변했다. 말이 ‘키스’지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결국 ‘학교에서는 성행위를 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뜻으로 해석이 되었다. 그 문구를 보자 갑자기 2년 전 한국에서 보았던 서울의 한 고등학교 정문 위에 펄럭이던 ‘학내 흡연 금지’라는 경고문이 기억 속에 겹쳐졌다. 한국의 고등학교들이 학생들의 ‘학내 흡연’으로 고심하고 있다면, 호주에서는 ‘학내 성행위’ 가 같은 수위의 골칫거리라는 뜻이기에.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녀 학생들의 분별력 없는 성관계로 인해 고등학생 신분으로 졸지에 부모가 되는 사례나, 어린 여학생들의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낙태 시술을 반복하다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입는 경우 등이 종종 보도되는 점도 이 나라 10대들의 성적 방종의 위험수위를 짐작케 한다. 또래로부터 남자 친구 혹은 여자 친구와 일단 성관계를 가져 볼 것에 대한 압력과 부추김, 모두들 경험이 있다고 떠들어대고 있는 판에 자신만 해보지 않았다는 그릇된 위축감과 오해 등이 10대들로 하여금 반성 없는 성행위를 하도록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고등학생 때 아이를 낳아 미혼모로 살거나 한순간의 불장난으로 태어난 아이를 양육할 만한 정신적, 경제적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입양을 선택한 후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게 되는 것이 이 나라의 비근한 현실이기도 하다. 호주는 이른바 문명국가 가운데 10대들의 임신율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통계에 의하면 15세 미만 청소년들의 10~30% 정도가 성관계를 가지며, 같은 연령대의 소녀 1천 명 가운데 세 명꼴로 임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낙태율 또한 심각한 상황으로 OECD 회원 국가 가운데 15~19세 사이 호주 청소년 1천 명당 연평균 낙태율은 25명꼴로, 미국과 헝가리(30여 명 수준)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사태의 심각성이 이 정도이다 보니 최근에는 연방정부의 한 국회의원이 “중·고등학교에 콘돔 자판기를 설치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호주에서는 세 번째의 영향력을 가진 정당인 민주당 소속 한 하원의원은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성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을 강조하며, 임신의 일차적 예방을 위해 학교에서 콘돔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중·고등학생들의 성생활은 건강상의 문제로 접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들을 돕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콘돔 자판기를 설치해 주는 도리밖에 없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학생들의 성관계를 막을 수 없다면 성병에 걸리거나 원치 않는 임신을 하는 것이라도 예방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콘돔을 사는 일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성보건과 피임에 대한 보다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이 나라 청소년 성의식의 현주소인 것이다.더 이상 성윤리나 도덕의 잣대로 학생들의 성관계를 자제하도록 하기는 어려우며, 교사의 훈시나 교육적 차원에서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는 단계를 벗어난 현실 앞에 성교육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할까. 신체적으로는 이미 성년이 된 큰아이와 성적으로 한창 예민한 단계를 지나고 있는 작은 아이를 부모의 처지에서 바라만 보며 ‘설마, 쟤들이…’하는 속마음 밖에는 가질 수 없는 무능함(?)이 그 어느 때보다 안타깝게 느껴지는 때이다.
윤종혁 |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일본은 지난 10년 이상의 불황 속에서 파생된 높은 실업률과 이직률, 정년 보장이 안 되는 직장 분위기 등이 경제의 큰 흐름으로 정착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청년 계층에 대한 불안정 고용이 확산되는 등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일본 정부는 연 217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 청년실업자 중심의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현상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래서 정부 차원의 대책으로 교육·고용·산업정책을 연계하는 ‘청년자립·고용촉진·진로교육’ 등의 개혁을 추진하게 되었다. 2000년 교육개혁국민회의에서 강조하고, 그 이후 문부과학성 대신 자문 중앙교육심의회에서 계승한 일본 교육개혁의 핵심 목표로써 학생의 ‘생활개척능력’을 배양하는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2006년 2월에도 문부과학성은 국제학업성취도 검사 등에서 일본 학생의 학력이 부진하다고 판단하면서 ‘여유 있는 교육’을 새로운 각도에서 연구·검토할 것을 각계 전문가에게 부탁하였다. 그런 과정에서 학생의 ‘언어 능력’ 함양과 ‘체험 중시 교육’이라는 두 가지 활동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교육계 핵심 목표 ‘생활력’ 배양 이는 학교교육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이미 고등교육 및 교육인적자원 개발 영역에서는 2003년 ‘청년자립·도전플랜’이라는 청년실업대책 및 인력 재배치 정책 등의 인적자원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초·중·고등학교에서도 학생의 ‘체험 습득’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진로지도 및 직업훈련교육 등을 강조하고 있다. 2005년 5월 문부과학성은 새로운 진로지도 체계를 구축하는 것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학교교육에서 진로지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2006년 4월 이후의 새 학기부터 종합학습시간 등의 재량수업은 물론 각 교과교육 등에서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측면의 진로지도 강화대책을 시작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원래 진로지도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인생관을 점검하고 장래에 대한 목적의식을 확고히 하여 자신의 의지와 책임으로 스스로 진로를 선택·결정하는 능력·태도를 몸에 익히도록 지도·원조하는 것이다. 일본의 중학교는 학교의 교육활동 전체를 통해 학생의 능력·적성, 흥미·관심 혹은 장래의 진로희망 등을 고려하여 진학하려는 고등학교 혹은 학과의 특색 등을 학생들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이전에도 사설적성검사 등에 따른 진로지도를 자제하고, 학생 개개인의 특성·능력·적성 등을 고려한 본래의 진로지도로 환원할 수 있도록 조치한 바 있다. 현재도 중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회 등을 개최하고, 학생에 대한 진로지도용 지침서를 배부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진로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장기 불황의 결과물 니트족 문부과학성이 진로지도를 교육활동의 중점으로 내세운 것은 최근의 청년실업 대책과 무관하지 않다. 사실 지난 10년 이상의 불황 속에서 파생된 높은 실업률과 이직률, 정년 보장이 안 되는 직장 분위기 등이 일본 경제의 큰 흐름으로 정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청년들의 직업 능력도 축적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생산성이 저하되면서 청년 계층에 대한 불안정 고용이 확산되는 등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일본 정부는 연 217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 청년실업자를 중심으로 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현상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래서 정부 차원의 새로운 대책으로서 교육·고용·산업정책을 연계하는 ‘청년자립·고용촉진·진로교육’ 등의 개혁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문부과학성도 ‘청년자립·도전플랜’에 기초하여 청년이 올바른 근로관·직업관을 가지고 명확한 목적의식 속에서 취업을 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학교 단계별로 체계적이고 충실한 진로교육·직업교육 등을 강조하게 되었다. 청소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교육적인 과제로서 중학교 단계부터 진로지도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즉, 모든 중학생들이 5일 이상의 직장 체험을 통해 진로교육을 실천하는 프로젝트인 ‘진로교육 주간’ 행사가 2005년 4월부터 본격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단계도 전문 직업인 육성을 목표로 하는 ‘슈퍼 전문고등학교’ 육성사업을 통해 특색 교육을 하는 특성화고등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이 학교는 주로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문부과학성은 전문고등학교 등을 집중 육성하는 방식으로 ‘일본식 교육 이원화체제’를 추진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고등학교 단계의 진로교육 차원에서 기업실습과 교육을 조합한 인재육성 시스템으로서의 새로운 학교모델사업을 하고 있다. 고등교육 단계에서도 대학의 우수한 진로교육 활동에 대한 지원을 통해 학생의 높은 직업의식과 직업능력을 배양하는 새로운 교육개혁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전문고등학교 등을 통해 정착·활성화되고 있는 ‘교육 이원화체제’를 전문학교 및 단기대학까지 확충·연장하여 청년의 직업능력과 직업훈련을 향상시키는데 활용하고 있다. 평행교육 차원의 실업대책도 강구 한편 문부과학성은 평생교육 차원에서도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교육대책을 제안하고 있다. 이미 일본의 국가적 난제가 되고 있는 ‘NEET족’과 ‘(파트·아르)바이터족’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공민관, 비영리조직(NPO) 등과 연계·제휴한 직업훈련 및 재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NPO 등과 연계·제휴하는 ‘NEET족’에 대한 직업교육지원 사업은 주로 전수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다. 또한 공민관 등에서도 NPO와 지역사회의 관련모임 등이 협력하여 NEET족을 가진 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한 지원 대책사업 등을 시범적으로 운영·실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부차적인 과제로서 e-러닝 시스템을 활용한 인재육성지원을 시범사업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문부과학성을 중심으로 해서 후생노동성, 경제산업성, 그리고 내각부 등 4개 중앙 부처는 지방 성청을 포함한 각종 NPO, 지역사회 모임 등과 연계하여 다각적인 방식으로 진로지도 확충 및 청년실업 해소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이를 반영하여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학교교육 내에서 진로교육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안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진로교육 개혁안이 ‘직업훈련 인턴 십’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문부과학성은 고등학생의 직업교육을 강화하기 위하여 인턴 십 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고등학생의 인턴 십 제도는 학생이 학습내용이나 장래 진로 등에 관련하여 취업 체험을 하는 것부터 자신의 직업적성이나 장래설계에 대해 설계할 좋은 기회로 할 수 있는 높은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문부과학성은 진로교육을 통해 학교교육과 직업생활을 접속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진로교육은 바람직한 직업관 및 근로관, 그리고 직업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며, 학생 스스로 개성을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태도·능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그런 측면에서 진로교육은 학교와 사회, 그리고 학교 간에 원활하게 연계될 수 있는 조건을 우선 마련해야 성공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일본은 소학교 단계부터 진로교육이 직접적으로 학생의 장래 생활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라는 것을 강조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이는 학교교육이 ‘교육과 노동’이라고 하는 이원화된 영역으로 본격 분화하게 됨을 예고하는 것이다.
신동호 | 코리아 뉴스와이어 편집장 권총 자살한 고흐 작품이 가장 비싸 정신분열증을 앓은 괴짜 수학 천재인 존 포브스 내쉬의 일생을 그린 영화 〈뷰티풀 마인드〉가 많은 영화 팬을 감동시켰다. 정신분열증을 앓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내쉬의 일생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것이었다. 낭만주의 시대 이후 천재를 정신질환자로 묘사하는 것은 문화적 유행이다. 〈뷰티풀 마인드〉도 어찌 보면 '천재 = 광기'라는 유행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는지도 모른다. 광기 어린 천재의 작품은 '천재적 예술혼'의 보증수표나 마찬가지였다. 창의성과 예술은 곧 광기가 표출된 것이라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광기의 화가'였던 반 고흐이다. 면도칼로 귀를 자르고 권총 자살한 반 고흐의 작품인 '해바라기'는 사상 최고가인 3992만 달러에 경매됐다. 전기 작가들은 아인슈타인의 아들, 제임스 조이스의 딸, 칼 융의 엄마가 정신분열증을 앓았고, 슈만, 포, 카프카, 비트겐슈타인, 뉴턴 심지어는 다윈과 패러데이도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천재의 정신질환은 신비화 전략 정말 천재와 정신질환은 관련이 있는 것일까?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갈톤은 천재와 정신병의 관련성을 연구한 최초의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다윈처럼 훌륭한 과학자는 아니었다. 우생학의 창시자이기도 한 그는 1869년 예술, 문학, 과학 분야 천재의 가족과 친척에게 정신질환이 많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실제 주인공 내쉬의 삶은 영화 속의 내쉬와는 크게 달랐다. 그 뒤에도 한편에서는 관련이 있다, 다른 편에서는 관련이 없다는 논문이 한 세기가 넘게 쏟아져 나와 논란이 계속돼 왔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이 자폐증 환자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과연 사실일까? 얼마 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심리학자인 샬로트 와델은 이 논란에 일침을 가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와델 교수는 20세기 들어 창의성과 정신분열증, 우울증의 관련성을 연구한 논문 29편을 분석해 '관련성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분석한 논문 중 '15편은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고, 9편은 있다, 5편은 모른다'였다. 중요한 것은 논문의 숫자가 아니다. 대부분의 논문이 창의성과 정신질환을 모호하게 정의하고, 임의 추출법을 무시하고 연구 대상을 구미에 맡게 골랐다. 과학자들이 과학적 방법론을 무시한 것이다. 천재와 정신질환 관련성은 '과학적 증거'가 없는데도 책과 영화가 정신질환을 천재의 운명으로 묘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가, 전기 작가, 언론은 대중의 관심을 더 끌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경우가 많다. 작가들 가운데는 조울증 때문에 좀 더 많은 것을 깊게 느낄 수 있었고, 더 강도 높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더 깊은 사랑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에밀 졸라는 15명의 심리학자를 불러 자신에게 약간의 신경증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 몸부림쳤다. 이런 식으로 정신질환을 천재의 운명으로 신비화하면서 정신질환이 창의성을 고양시킨다는 헛된 망상이 유포됐다. 문제는 이런 풍토가 자리 잡으면서 대부분의 정상적 천재가 연출된 괴짜 천재에 밀려 푸대접을 받는다는 점이다. '마음의 암'에 대한 대책 마련 시급 그렇다면 진짜 정신질환자들은 누구일까? 미국에서는 거리를 헤매는 거지, 즉 '홈리스'의 3분의 2가 정신분열증 환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노숙자의 절반이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정신질환자와 알코올 중독자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10%는 자살로 인생을 마감한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인생은 이렇듯 '뷰티풀' 하지 않은 게 보통이다. 정신분열증은 정신질환 가운데 가장 무서운 질병이다. 그래서 '마음의 암'으로도 불린다. 정신분열증은 워낙 증상도 다양해 확실한 진단도 없는 실정이다. 증세가 심각하지만 어떤 정신병에도 속하지 않을 경우 의사들은 대개 정신분열증이라고 진단한다. 어느 나라나 보통 전체 인구의 1%가 정신분열증 환자다. 정신분열증은 대개 유전된다. 정신분열증 환자는 다른 사람과 현실 인식을 전혀 공유하지 못한 채 환상과 환청, 망상에 사로잡혀 산다. 영화에서 천재 수학자 내쉬는 약을 먹지 않고 정신분열증을 극복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자연 회복되는 환자는 5명 중 1명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 〈레인맨〉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자폐증 환자의 역할을 인상 깊게 연기한 이후, 자폐증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톰 행크스가 열연한 〈포레스트 검프〉는 정신박약자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하지만 이들 영화는 주인공에게만 초점을 맞춰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이나 친척이 얼마나 고통을 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는 흔히 정신분열증 환자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신분열증 환자는 대개 방에서 돌처럼 굳어서 소리 없이 몇 시간씩 웅크리고 사는 게 보통이다. 정신분열증 환자는 위험한 존재는 아니다. 자폐증 환자나 정신박약자도 더스틴 호프만과 톰 행크스의 연기에서처럼 착하기 그지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거리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 정신질환자가 보호 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증세가 심한 환자에 대해서는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과 의사를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 이들이 노숙자와 거지가 되는 것은 죽음으로 가는 직행열차를 타는 것과 다름없다.
박준용 | 한양대 강사, 문화평론가 평생의 인격 형성을 돕는 교육 명문 사립 성 베네딕트 학교에서 그리스와 로마를 중심으로 한 고대 문명사를 가르치고 있는 훈더트 선생(캐빈 클라인)은 교육이란 단순한 실용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 평생의 인격을 형성하도록 돕는 중요한 일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첫 시간에 '슈트럭 나훈테'라는 어느 정복자의 이야기를 통해, 아무리 많은 땅을 차지했을지라도 그에게 기릴만한 성품에서 말미암는 '업적'이 없다면 그것은 다만 세월이 흐르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야만적인 약탈행위에 지나지 않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말해 세상에서 두각을 나타내려 하기 전에 먼저 바른 인간 됨됨이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의 가르침에 순종하지만 뒤늦게 수업에 합류하게 된 현직 상원의원의 아들 세드윅 벨은 특유의 반항적 기질로 사사건건 훈더트와 맞서려 한다. 헌신적인 교사와 문제아의 만남, 영화의 전반부는 교육소재 영화의 전형적인 양상으로 전개된다. 이를테면 벨의 반항적인 태도가 일에만 분주한 권위주의적인 아버지의 무관심으로 말미암는다는 설정이나 이런 벨을 훈더트가 특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보살펴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등의 설정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헌신적인 교사를 통해 문제 학생의 삶과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식의 다소 상투적인 교육 성공담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던 영화는, 최우수 학생 선발을 위한 퀴즈 대회와 관련된 뜻밖의 상황에 부딪히면서 전혀 다른 흐름으로 전개된다. 퀴즈대회를 통해 벨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싶었던 훈더트는 자신의 손 때 묻은 책을 빌려주는 것은 물론, 대출이 불가능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심지어는 작은 차이로 경쟁에서 탈락할 뻔 했던 그를 위해 약간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결국 벨은 최종 경쟁에 오르고 다른 2명과 함께 치열한 퀴즈 대결을 벌인다. 퀴즈를 진행하며 훈더트는 자신의 관심과 사랑에 의해 최고의 자리에 까지 오게 된 벨의 모습에서 뿌듯한 마음을 느낀다. 제자에게 안겨준 치명적 위기 그러나 그 순간 어려운 퀴즈를 풀 때 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벨의 우연찮은 행동을 통해 그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으로 퀴즈대회를 중단하려는 훈더트에게 교장 선생은 벨의 아버지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지원받아야 하므로 모른 척 계속 진행할 것을 명령한다. 하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 않고 벨이 부정행위로는 결코 맞출 수 없는 문제를 출제해, 승리는 다른 학생의 몫으로 돌아간다. 퀴즈 대회가 끝난 후 훈더트는 혼란과 실망이 뒤섞인 마음으로 벨을 만나 묻는다. '대체 왜?' 그러자 벨은 도리어 반문한다. 자신의 부정행위를 알면서 왜 알리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당혹스러운 것은 오히려 훈더트 쪽이었다. 그는 겉으로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었노라 말하지만 벨은 자신의 아버지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고 빈정거릴 따름이다. 이후 벨은 다시 반항아의 태도로 돌아가 졸업 때까지 그러한 모습을 일관한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존경할만한 선생님의 가장 큰 덕목이 바로 언행일치라고. 진리와 옮음을 외치는 그의 말과 행함이 일치할 때 비로소 학생들은, 자녀들은 그것을 진리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완벽히 이룬다는 것이 인간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훈더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역사를 통해 진정한 용기, 지식, 행동을 말하였지만 정작 벨을 야단쳐야 할 그 순간에는 교장과 그 자리에 참석해 있는 상원의원의 막강한 권력의 눈치를 살폈고, 결국 자리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다. 벨은 그런 훈더트를 보았다. 더욱이 그는 벨의 이러한 지적을 얼버무리며 회피하였던 것이다. 그에게는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첫 번째는 부정행위를 알았던 바로 그 때 벨을 지적하고 그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가를 깨닫게 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피해를 받은 학생들에게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 주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벨이 그의 침묵을 비난할 때 상황을 강변하기 보다는 솔직한 태도를 자신의 비겁함, 위선을 고백했어야 했다. 이미 지나가 버린 두 번의 기회는 벨에게 있어 치명적인 위기인 동시에 그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소중한 시발점이 될 수 있었다. 이렇듯 아이들은 보지 않는 것 같지만 분명히 보고 있다. 선생님의 가르침이 단지 '말'뿐인지 아니면 생생한 '삶'인지를 말이다. 그러기에 성경을 기록한 어느 필자는 사람들에게 섣불리 '선생' 되기를 즐겨하지 말라고 권한다. 그렇게 힘겨운 자리가 바로 선생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비인간적인 현실 속의 교육 벨과의 만남, 곧 실패한 교육을 통해 깊은 반성과 성찰의 과정을 가졌던 훈더트 선생은 올곧은 교사로 20여 년을 넘겨 학교에 봉직하며 이제는 교장의 자리에 임명될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오직 학생들의 인격 성숙에 최고의 교육적 가치를 두었던 그는, 기능과 효용성 그리고 자본의 논리에 복종하는 길을 선택한 학교 이사회의 결정에 의해 교장 후보에서 탈락하고, 은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평생을 교육에 헌신했던 훈더트가 직면한 비인간적인 현실은 우리에게 그다지 낯선 모습이 아니다. 이미 일선 교육현장에서 적지 않은 학부모들은 요구한다. 인격의 성숙보다는 좋은 대학, 좋은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력과 방법, 그것이 심지어 편법일지언정, 비결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사회라고 예외는 아니다. 본래의 의도가 어떠하든 '교육인적자원부'라는 교육 담당관청의 이름이 말해 주는 것은 이제 교육은 균형 잡힌 인격을 성숙시키는 전인교육의 장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인적자원으로서 아이들을 보다 세상에 효용성 있는 존재가 되도록 만드는 과정이라는 인상이다. 결국 탈락된 훈더트의 자리에는 많은 대학의 총장들이 존경받는 교육자들 보다는 투자유치와 경영 마인드를 앞세운 전현직 CEO들로 교체되듯, 자본의 논리와 처세에 능한 후배 교사가 임명된다. 실의에 빠져 있던 훈더트에게 불현듯 벨의 초대장이 날아온다. 동문들이 모여 다시 한 번 추억을 되살려 퀴즈대회를 하자는 것이다. 과거를 회상하며 만감이 교차하던 훈더트는 이제는 장성하여 사회의 기둥 같은 존재들이 된 제자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추억의 퀴즈대회를 진행하던 훈더트는 또다시 벨이 첨단기술을 동원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발견하고는 정신이 아득해져 옴을 느낀다. 벨이 주최한 동문회는 실상 그가 상원위원에 출마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된 자리였으며, 여기서 주목을 받기 위해 퀴즈대회를 이용하려 했던 것이다. 훈더트는 다시 한 번 뼈저린 후회를 느끼며 깊은 절망감에 빠진다. 실패한 교육을 통한 자아 발견 영화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한 사건으로서 교사 훈더트와 학생 벨의 관계는 〈엠퍼러스 클럽〉을 실패한 노(老)교사의 이야기로 보기에 충분한 빌미를 제공한다. 하지만 반전은 언제나 최후에 있는 법. 실의에 빠져 돌아간 그의 방 안에는 다른 모든 제자들이 모여 있었고, 그들은 훈더트에게 진심어린 환영과 깊은 감사의 마음을 돌판에 새겨 전달한다. 비록 그가 한순간의 오판으로 말미암아 벨을 잃어버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해 포기한 적 없던 그의 진실한 사랑의 가르침은 훈더트 본인도 모르는 사이 더 많은 열매를 맺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영화는 말한다. 뜨거운 가슴을 지닌 교사도 한 아이의 영혼을 잃어버린 실패한 교육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동시에 포기하지 않고 그런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평생의 애씀과 수고함으로 씨앗을 뿌리는 교사만이 진정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한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신태식 | 본사 교육전문직 특강 교수 지난 호에서는 논술유형 중 옹호논박형에 대해 살펴보았다. 옹호논박형은 교육과 관련하여 논란이 되는 쟁점(교사평가제 등에 대한 견해)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논술유형이었다. 이번 호에서는 원인분석형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원인분석형은 시험의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비교적 많이 출제되고 있으며, 학교나 교육문제의 원인 진단과 대책을 모색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이 유형은 다른 논술유형의 기본이 되므로 체계적으로 이해해 둔다면 논술문 작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동안 출제된 원인분석형에 관한 문제를 분석해 보면 학교교육 전반에 관한 문제와 청소년 관련 문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 영역은 원인분석과 대안제시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번 호에서는 학교교육전반에 관한 문제를 중심으로 원인분석형의 특징, 기출 및 예상문제, 개요작성방법, 논술의 실제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호에서는 청소년 관련 문제를 중심으로 기출 및 예상문제, 개요작성방법, 논술의 실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원인분석형의 특징 원인분석형 논술의 출제 형식은 '…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대책을 논술하시오', '…향상 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문제점과 대책을 논술하시오'라는 식으로 서술된다. 그 예로는 "교사는 있어도 스승은 없다고 하는데 참교사가 부재한 원인과 개선책을 논술하시오"('96, 대구)를 들 수 있다. 이 원인분석형 논술에서는 문제된 원인을 분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대책이나 극복방안도 함께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또, 대안만 제시하라는 문제가 있다 해도 원인을 간단히 언급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논리적인 글이 될 수 있다. 원인을 분석함에 있어서 유의할 점은 원인을 명확하고 핵심적으로 나타내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급적 부차적 원인이나 설득력 낮은 원인을 배제하고 가장 근본적인 원인에 초점을 맞춰 제시하되 3~4개로 영역화해서 제시해야 한다. 원인분석형의 기출 및 예상 문제는 다음과 같다. 2. 원인분석형의 기출 및 예상 문제 1)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신장을 위한 방안을 논하시오. 2) 오늘날 교권이 실추된 원인과 그 확립방안을 교직관과 관련지어 논하시오.('93 광주) 3) 최근에 와서 교사와 연루된 사건과 학생, 학부모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교사의 위상이 떨어지고 교권이 침해되면 바람직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 교사의 위상회복과 교권추락이 가져오는 교육에서의 문제점을 진술하고 존경받고 신뢰받는 교사의 위상과 교권확립을 위해 교사로서 노력해야 할 점을 서술하시오.('99 인천) 4) 촌지문제의 원인과 그 대책방안을 논술하시오. 5) 촌지문제의 원인과 학교차원에서의 대처방안을 논술하시오. 3. 원인분석형의 개요작성방법 1) 서론 원인분석형에서 서론의 내용은 주의환기를 통한 문제제기가 논의되어야 한다. 주의환기는 독자나 채점자들이 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주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도직입적인 표현으로 시작한 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문제에 대해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단도직입적인 표현이란 처음부터 자신의 주장을 단정적으로 제시하여 논지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방법이고, 문제의 심각성은 구체적인 근거나 자료(통계자료 등)를 간결하게 제시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① '교권상실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논하시오'라는 문제의 경우, '교권은 교육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요즘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제자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② '교실붕괴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논하시오'라는 문제의 경우, '교실은 교육이 이루어지는 최소의 단위지만 교육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최근 학교교육현장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우리 사회 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등으로 서술할 수 있다. 만약 서론의 내용으로 부족할 때는 이를 방치함으로 개인이나 학교 더 나아가 사회 문제화 되고, 국가의 기능약화(신용도 하락,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도 문제에 호기심을 갖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2) 본론 본론은 논술문의 핵심부분으로써 원인과 대안이 체계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원인이나 대책을 제시할 때 상식적인 수준의 지식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본 문제와 관련하여 교육전문가들이 분석한 원인과 대책들을 나름대로 소화하여 재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논술에서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는 자신의 주장을 마음대로 쓰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자신의 주장만 제시한 논술이 있는데 이는 상대를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좋은 논술이 되기 어렵다. 논술이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글이고, 독자에게 공감을 주는 글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논제에 가장 적합한 원인과 대책을 전문가들이 즐겨 쓰는 압축된 전문용어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원인을 제시할 때는 수많은 원인을 나열식으로 제시하기보다, 몇 개의 영역(3~4개가 적합)으로 구분한 후 각각의 원인을 이유나 예를 들어가면서 제시해야 한다. 여기서 교권상실이나 학교붕괴, 공교육 위기 등 교육 전반에 관한 문제는 크게 교사를 포함한 학교구성원의 문제, 학교나 교육의 환경이나 여건의 문제, 교육정책이나 제도의 문제로 나누어 서술할 수 있다. 교사의 전문성 저해요인을 제시한다면 우선, 교사들 스스로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 미흡과 비전문적 교직풍토, 과중한 업무 부담과 관료적 분위기, 비전문적인 교원양성제도와 연수제도 미흡 등을 들 수 있다. 교실붕괴의 원인과 대책이라면 우선, 학생들의 다양한 성향과 문화적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낡은 프로그램과 주입식 교육방법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과 학생들의 학습의지 부족, 교사들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없게 하는 교육여건, 교사들의 사기와 권위를 떨어뜨리고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교육정책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크게 구성원(교사나 학생, 학부모), 환경여건(과중한 업무나 과밀학급, 관료적 풍토), 제도나 정책 등을 중심으로 영역화 하여 제시하되, 구체적인 설명(이유나 예)을 보충하면 설득력 있는 논술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대책에서는 원인에서 구분한 영역에 따라 대안을 제시하되, 원인과 상관없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가할 대안이 있다면 추가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원인과 달리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천방법이 제시되지 못하면 주장만 공허하게 메아리칠 뿐 구체성과 실천성이 약하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따라서 각 주장마다 주장(…해야 한다)+이유나 설명(왜냐하면, 즉, 예컨대)+실천전략(이를 위해 ○, ○, ○이 필요하다)을 제시해야 한다. 교사의 전문성 신장방안을 제시하면 우선, 교직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전문성을 함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원 진학이나 자율연수 및 세미나 등에 적극 참여하고, 비전문적인 교직풍토 개선을 위해 교내 자체연수나 교과목별 모임을 활성화해야 한다. 다음으로 과중한 업무를 대폭 줄여 교육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학교혁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끝으로 교원양성 교육의 개선을 통해 교사의 질을 높이고, 수업 및 교과전문가 양성을 위해 재정적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등으로 논하면 된다. 특히, 실천방법을 제시할 때는 권위 있는 교육 자료나 신문 등에서 수집한 획기적 실천방안이나 외국의 사례 등을 소개한다면 의외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론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려면 전문직에 적합한 논술교재를 구입하여 기본적인 내용을 익히고, 교육 잡지나 교육부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교육시사 자료를 스크랩하여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3) 결론 결론은 재강조하는 부분이다. 서론에서 문제제기를 했다면 본론에서는 문제가 요구하는 내용을 논점에 따라 충실하게 제시하고, 결론에서는 지금까지 제시했던 내용을 핵심내용 중심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결론의 내용은 단도직입적 표현, 요약, 전망이나 과제로 구성된다. 단도직입적 표현은 앞에서 설명했고, 요약은 본론의 원인과 대책을 핵심용어 중심으로 묶어서 제시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표현으로는 '~인 만큼 ~이 요구 된다' 등으로 제시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제시한 대로 실천된다면 어떤 긍정적 결과가 예측된다는 전망과 이를 위해 교사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마지막으로 강조한다면 좋은 인상을 줄 것이다. 예컨대, 교사의 전문성 신장방안에 관한 결론을 제시한다면,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 교사의 전문성 저해요인이 정체성 부족과 비전문적 풍토, 과중한 업무와 권위적 통제, 교원양성제도의 미흡에 있는 만큼 정체성 확립을 위한 부단한 성장노력, 전문적 업무 수행에 적합한 근무여건 개선, 교원양성교육의 획기적 혁신 등이 필요하다. 이렇게 될 때 신뢰받는 교사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교사의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주의할 점은 결론은 새로운 문제제기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마무리하면서 채점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원인분석형 논술의 실제는 새교육 6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포터가 근무하고 있는 우리 서령고에서는 이번에 서른 세 번째로 학교신문을 발행했답니다. 유익한 정보, 참신한 비판, 더불어 발전이란 창간 정신에 걸맞게 매년 성장과 성숙을 거듭해온 서령고학보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소식과 정보를 알려주는 전령사로서의 역할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한 분의 지도교사(김동수 선생님)와 열두 명의 학생기자로 구성된 서령신문제작반의 역사는 20년이 넘습니다. 2004년도에는 문화일보주최 전국학교신문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미디어충남대회에서도 일 위를 한 전력이 있습니다. 면 수는 총 12면이고 크기는 타블로이드판 정도로 일년 동안 모두 세 차례씩 5000부 정도를 발간하여 전교생에게 배부하고 남은 신문은 각계 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과 학부모 및 교육관계자분들에게 우편발송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간된 33호는 2006년 3월부터 5월말까지의 각종 교육활동과 졸업생들의 동정 및 학생들의 의견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학교신문은 바로 학교의 역사도 되기 때문에 한치의 오보도 없는 정론직필을 생명으로 삼고 있어 동문을 비롯, 학부모들로부터의 평가도 아주 좋답니다. 이런 긍정적 효과 외에도 선생님들의 교육 활동을 대내 외에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고 또 각계의 비판적 의견도 자연스럽게 수렴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이점도 있는 우리학교의 소중한 언로랍니다.
올해, 교감 역할 3년차이다. 2001년도에 '증(證)'을 받았으니 교감자격증 취득은 6년차이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이만하면 여유 좀 부리고 느긋하게 교감직 수행해도 되겠다"라고. 그러나 그게 아니다. 처음엔 의욕만 앞서서 허둥지둥대느라 바빴고, 그 다음엔 무얼 좀 알고 제대로 하느라고, 이제는 교장을 보좌하고 선생님들 도와드리려는데 마음만 앞서지 행동은 굼뜨다. 원래는 연륜이 쌓일수록 세련되고 여유만만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해를 거듭할수록 일거리가 많아지고 바쁘기만 하다. 즐거움도 있다. 아니 많다. 새 학교에 부임한지 3개월. 교문, 창가, 운동장, 복도, 교실 등 교정 곳곳에서 인사하는 학생들이 많다. 출근하여 주차하여 문 열면, 2층과 3층 창가에서 1학년 학생들이 인사를 한다. 마치 교감을 기다렸다는 듯이. 3학년 어느 학생은 운동장을 돌아보는 나에게 체육시간임에도 양팔로 크게 하트 모양을 그리며 "교감 선생님, 안녕하세요?"하고 목소리도 크게 인사를 한다. 수업시간 복도를 지나칠 때면 교실에서 수업에 방해가 되는 줄도 모르고 인사를 하는 학생이 있다. 교감이 무슨 그렇게 대단한 존재는 아니다. 그들은 자기가 교감을 안다는 것을 자랑하려고 그렇게 표시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귀엽고 기특하고 고맙기만 하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다. 교무실과 복도에서 교감과 마주치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꼭 가벼운 목례를 한다. 좁은 교무실 문을 출입하다 마주치면 먼저 가라고 양보를 한다. 나도 양보를 한다. 참, 즐거운 풍경이다. 오늘, 키 크고 멋지게 생긴 남학생이 앞치마를 두르고 계단을 오르내린다. "학생, 오늘 무슨 요리 실습하나요?" "……" 아무 대답이 없이 그냥 지나친다. 대개 선생님이 물어 보면 대답하는 것이 보통인데…. '어? 이상하다. 저 학생 혹시 기분 나쁜 일이 있었나?' 교감 자리에 놓인 부침개와 수박! 해답은 나왔다. 그러고 보니 특수학급 학생들이 요리를 한 것이다. 그러니까 교감 물음에 그냥 지나친 학생, 이상한 것이 아니라 괘씸한 것이 아니라 그 학생으로서는 지극히 '정상'인 것이다. 다만, 교감은 그 학생을 제대로 알아 보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 학생에 맞는 질문과 행동으로 다가가지 못한 교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호박과 고추, 오징어를 넣은 따끈한 부침개 한 조각과 먹기 좋게 손잡이까지 만든 수박 5조각, 그리고 젓가락 4족. 시각은 오전 11시. 마침 배가 출출하던 차이다. 사실, 나는 간식을 잘 안 먹는 체질이다. 하루 세 끼 식사가 고작이다. 그러나 이렇게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 외면할 수 없다. 교무실에 있는, 수업이 없는 선생님들과 함께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그야말로 꿀맛이다. 오후에 담당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하였다. "선생님, 부침개 정말 잘 먹었어요. 그런데 요리 실력을 보니까 아무래도 학생들 실력이 아닌 것 같아요?" "교감 선생님, 그것 학생들이 만든 거예요." 야, 그렇다면 놀라운 발견이고 발전이다. 보통 학생들도 요리 실습하고 가져온 음식을 보면 학생들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보기에도 그러하고 맛도 역시 그래 맛 한번 보고 물리치기 일쑤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은 그게 아닌 것이다. 그밖에 디카 찍는 즐거움. 교정을 돌아보면 소재가 널려 있다. 각종 꽃을 비롯한 자연의 변화 모습, 학생들 공부하는 모습, 자유로운 학교생활 모습, 학생들이 교정에 남긴 흔적,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는 선생님들의 모습 등. 교장선생님도 늘 취재 대상이다. 교감보다 한 발 앞선 교육정보와 이웃학교 이야기 그리고 세상의 흐름을 꿰뚫는 혜안. 공개수업 때 교실을 방문하여 사방을 둘러보면 디카 소재가 여러 개 눈에 띈다. 수업장면도 그러하거니와 교실 환경 자체가, 학생들의 모습이 바로 촬영 대상이 되고 작품감이다. 멋진 수업 장면을 촬영하여 학교 홈페이지에 탑재하여 놓으니 선생님도 고마워 한다. 누군가 말했다. 인생도처유청산(人生到處有靑山)이라고. 머무는 곳이 어디든 청산은 있고 마음먹기에 따라 그 곳이 바로 낙원이 된다는 말이다. 교감 역할, 갈수록 힘들다. 그렇지만 그 속에 즐거움도 있다. 그것 때문에 괴로움을 잊고 지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학교 왜 즐거운 직장일까 생각하여 보았다. 바로 상경하애(上敬下愛) 정신이 아닐까? 혹시, 사회의 냉냉한 바람으로 또는 학교 내부의 어려움으로 심적 고통을 겪는 선생님들 있으면 '인생도처유청산(人生到處有靑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한다.
21세기 국제화 정보화 사회에서 한 나라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력이며, 국가적 임무는 경쟁력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한다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육의 장에도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개혁의 대상의 학교이며, 교사라는 것이 세상이 보는 눈 인것 같다. 이러한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일본에서 이미 민간인을 교장으로 채용하여 학교를 개혁하겠다는 안을 제시 현재 추진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은 것이 학교 현장이다. 키무라 교장은 쓰미토모 금속회사의 경영자로 이사 등을 역임하였으며, 2002년 4월에 간사이 경제 동우회의 추천으로 고등학교 교장에 취임하여 엘리트 교육의 추진자로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오사카 부립 타카츠고등학교 키무라 토모히코 교장은 지난 24일 오사카부교육위원회에 사표를 제출하면서, 같은 날 기자 회견을 통해 학교현장에 더 이상 혼란을 초래하고 싶지 않다면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분함을 드러냈다. 이같은 갈등의 시작은 학원 강사에 의한 「토요일 수업」을 직원회의를 거치지 않고 결정한 것 등에서 비롯되었다. 이같이 일부 교사와 대립이 발생하였으며 그는 강연회 등에서「무언가를 실시하려 하면 할수록, 선생님들이 반발한다」라고 불만을 토로하였었다. 교사들 10여명이 제출한 인권 구제 제기서에 의하면, 반대 의견을 말한 교직원을 어떻게 하면 갈아치울 것인가, 「차 끓이기는 여성의 일」이라는 등 성희롱 발언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키무라 교장은 사표 제출 후 회견에서 「구제 제기서에는 사실과 다른 점이 있으며, 오해와 견해 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반론한 교사측도 기자 회견을 통해, 「언행이나 의사 결정상의 본연의 자세가 문제이다」라고 하여 교육 시책과는 다른 차원의 대립인 점을 강조했다. 문부 과학성에 의하면, 민간인 교장은 전국적으로 약 100명 정도이며, 임기 도중에 사임은 2003년3월,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의 시립초등학교교장이 자살한 케이스를 포함하여 세 번째이다. 이같은 사례를 접하면서 교육 현장의 복잡성을 알 수 있으며 오죽하면 귀한 생명을 던지고, 임기중 사임하는 일이 일어나겠는가를 생각해 보면 이같은 교장직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 나라도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교장 공모제 등 다양한 대안들을 검토하고 있으나 심사숙고하여 추진하여야 할 것 같다.
6월 1일, 입시정보를 제공하면서 인터넷 대입원서접수도 대행하는 사이트인 EBSapply (www.ebsapply.co.kr)가 오픈한다. EBSapply는 ‘양질의 입시 정보 제공’과 ‘원클릭 인터넷 대입원서접수 대행’라는 2가지 역할을 맡게 된다. EBSapply 입시정보에서는 [EBS분석실], [입시자료실], [대학별고사], [대학/학과], [입시상담], [입시방송]을 통해 수시, 정시에 대한 정보 및 대학 정보등과 함께 전문가 상담을 통한 올바른 진학가이드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각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이 직접 출연하여 대학별 입학요강 등을 소개하는 동영상 강좌도 제작해 서비스할 예정이며 대학정보 및 자료를 통합 DB화하여 수험생들이 쉽게 대학 및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작년 정시모집에서 나타난 기존 인터넷 대입원서접수 기업들의 서버다운, 접속불안 등 온라인 원서접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쉽고 빠르고 안정되게 원서접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7 수시 1학기(2006.7.13~7.22)부터 전국 4년제, 2/3년제 대학에 대한 인터넷 대입원서접수 대행 서비스를 시작하며, 실시간 경쟁률 현황 및 내신산출/합격예측 서비스로 추천대학서비스, 지원가능대학 등 수험생들에게 대학 선택 도움서비스도 제공한다.
서울 중계평생학습관과 용산도서관에 ‘학습도움방’이 개설된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은 29일 “경제적 부담으로 사교육 기회를 받지 못하는 초등 및 중학생을 위해 평생학습관과 도서관 두 곳을 선정, ‘학습도움방’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선정은 교육양극화 해소의 취지에 맞게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에 인접한 중계평생학습관과 용산도서관으로 정해졌다. 6월부터 운영될 학습도움방은 각각 50명의 학생을 선발 참고서와 문제집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현직교사, 교사자격증 소지자 등을 배치해 국어, 영어, 수학 등을 중점지도하게 할 계획이다. 또 두 기관에서는 교과지도 외에도 인성 및 독서지도 등을 병행하고 주말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취약지역 자녀들의 문화·체험 교육을 제공하게돼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두 곳의 시범운영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4년 7월 1일 교육부에서 ‘초등학교 방과후 특별활동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일선 학교에서도 방과 후 교육활동에 대한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운영하였다. 교육활동 초기에는 수강료와 강사료 등 운영 전반에 걸쳐 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운영하여 오다가 1996년 4월 30일 이후부터 모든 운영권이 단위 학교로 이양되어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할 수 있도록 학교장 중심의 자율적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방과후 교육활동의 근본적인 목적은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특기·소질·취지·적성 및 창의력 계발하며, 학습에 대한 심화 및 보충 지도로 사교육비를 줄이고,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특히, 오늘날 교육은 개방화, 정보화, 다양화가 되어 나라와 나라사이의 경계뿐만 아니라, 지역을 넘어 세계속의 무한 경쟁사회로 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교욱의 패러다임도 학생 각자의 잠재능력과 적성 및 창의성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변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현실은 지역에 따른 현저한 교육환경의 차이와 획일적인 교육과정 운영의 틀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과다한 지출로 인해 가계부담이 사회 문제화가 된지도 오래되었다. 따라서, 방과후 교육활동은 교육의 신뢰성 회복하지 못하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점에서 방과후 교육활동 문제점을 분석하고, 장기적으로 방과후 교육활동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방과후 교육활동의 문제점을 먼저 살펴보면, 첫째, 획일화되고 다양하지 못하는 방과후 교육활동 운영으로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예체능, 즉, 음악, 미술, 체육 등에 편중하여 형식적인 방과후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둘째, 사설학원의 강사와 비교해 보았을 때, 방과후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강사 수준과 질이 많이 떨어지며, 전문성의 부족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셋째, 농촌·어촌·산촌 지역과 도시의 생활보호대상자의 자녀 및 실업자 자녀의 교육비 지원이 부족하다. 특히, 농촌·어촌·산촌 지역은 학생들의 잠재력을 신장시켜줄 만한 사설학원 조차 없어 공교육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넷째, 적정한 수준을 초과하여 개별화 맞춤식 방과후 교육활동을 운영하지 못하고 시설 및 설비의 미비로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 내실없는 방과 후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강좌를 개설할 장소가 부족하여 필요한 강좌를 개설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제시하면, 먼저, 방과후 교육활동의 정책 및 지원체계가 체계적이고 일관성있게 수립되어 교육적 자질과 전문성을 갖춘 능력있는 교사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특기를 신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이 개발·제공되어야 한다. 셋째, 학교 시설을 지역사회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주고 학부모들이 학교 시설을 이용하여 여러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넷째, 방과후 교육활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는 재정적인 지원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다섯째,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강좌가 결정되어야 하며,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강좌를 많이 개설하여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여섯째, 이러한 방과후 교육활동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교사·학부모·학생 등의 의식이 바꾸어야 된다. 즉, 학부모는 방과후 교육활동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교육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자녀의 소질계발보다는 좋은 대학을 쉽게 가기 위한 강좌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방과후 교육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으로 방과후 교육활동을 바라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방과후 교육활동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보았다.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사교육 프로그램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학교의 인적, 물적 자원 을 활용하여 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방과후 교육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학교환경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방과후 교육활동은 수요자인 학생들의 희망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하되, 정규 수업의 보충이나 과외수업 형태가 아닌 취미활동이나 특기 신장에 역점을 두고, 되도록 교사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원봉사자 및 지역인사로서 전문지도 강사를 위촉하여 운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방과후 교육활동이 부실하게 운영되었을 때는 흥미와 관심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사전에 철저한 준비 및 개인차를 고려하여 수준별로 교육활동을 실시한다면 학생들이 관심과 열의를 지속적으로 가져 방과후 교육활동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방과후 교육활동에 기능을 갖춘 강사를 요원화하여 인근 학교, 권역별, 교육청· 단위별 지도 순회 및 공동 교수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자원인사의 효율적 활용을 시도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방과후 교육활동의 과정별 자기 평가와 교육 수요자 평가를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계획과 실천 과정, 결과가 반성·평가 분석되어 지도 방법의 개선으로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얼마전 통계청의 2005년 인구통계가 발표되면서 세상 사람들의 입을 떡 벌리게 하는 일이 생겼다. 하기야 저출산과 노령화가 가속화된다는 소식은 비단 어제 오늘 알려진 일은 아닐터이나 분명한 통계수치를 가지고 말하니 온몸에 실감이 난다. 특히, 학교설립업무를 추진하는 부서에 근무하는 필자로서는 인구수, 학령아동수 등의 수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으니 더욱 그렇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지난해 11월1일 현재 총인구는 5년 전에 비해 불과 2.5% 증가했으나, 이에 비해 65세 이상의 인구는 매년 5.3%씩 증가해 전인구의 9.3%로 인구 10명당 1명이 노인이 차지할 날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이를 입증이나 하듯 0세~14세 유소년 인구 비중이 20% 밑으로 떨어져 현재와 같은 소극적인 출산 장려정책으로는 인구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00년 1.47명이던 출산율이 지난해에는 1.08명으로 떨어지면서 영유아가 줄었는데 이러한 수치는 사상 최저치이자 전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더불어 2005년 교육부 교육통계에 따르면 2015년까지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로 초등학생은 31.0%, 중학생은 25.0%, 고등학생은 1.5% 감소될 전망이라니 이렇다면 가히 국가적 재앙이라 할 만하다. 인구 재생산을 위해 필요한 출산율이 2.1명인데 한 쌍의 부부가 한 명의 아이밖에 낳지 않아서야 사회가 존속이나 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하기야 30대중반인 필자 또한 이제 아이 하나밖에 없고(내년 둘째 가질 계획임), 주변을 들러보면 필자 또래 청년층의 대부분이 하나에서 둘 밖에 애들이 없다. 셋이 있는 집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그렇다면 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을까? 이 분야에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하게 진단을 내리기 힘드니 피상적으로만 몇가지 원인을 짚고 싶다. 첫째, 가임기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주위를 들러보면 맞벌이 부부가 상당히 많으며, 대부분 아이가 적다. 경제적인 문제를 떠나 여성의 자아실현 욕구가 상승한 것이 주원인이 아닌가 싶다. 둘째, 단군이래 최대 사건이라고 부르는 IMF로 인해 생긴 후유증이다. 당시 구조조정 1순위는 명퇴자와 맞벌이 여성이었으며, 생계유지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취업은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생계에 대한 보장 없이는 출산하지 않겠다는 의식을 심어주지 않았나 싶다. 셋째, 비정상적인 한국인들의 교육열이다. 아다시피 대한민국의 비정상적인 기형적 사회구조는 학부모들의 불타는 교육열을 잉태했고 망국병이라 할 사교육 열풍을 출산했다. 넷째, 국가의 잘못된 가족계획추진이다. 현재와 같은 저출산 재앙을 충분히 예견치 못하고 검증되지 않은 무분멸한 산아제한 가족계획을 추진한 정책적 오류 때문이다. 결론으로 들어가 이러한 사회적 재앙인 저출산 시대를 맞아 학교설립 업무에 있어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거대한 사회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청 차원에서 마려한 태스크포스팀 운영만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도도한 사회적 흐름읹 저출산 해결을 위한 거창한 해결책이지만 학교설립 문제와 결부하여 한정적으로 몇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저출산의 가장 중요한 해결책인 학벌위주의 사회구조 개혁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교육에서 시작되어 교육으로 끝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다니면 모든 것이 해결된 듯이 치부하는 일류병 지상주의 사회문화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는 근본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입시위주의 비정상적인 교육풍토가 사라지지 않으면 저출산 현상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둘째, 과거와 같은 확대일변도의 학교설립 업무는 이제 종언을 고해야 한다. 시도 대부분의 학교설립 양태를 보면 신규 택지개발 지역이 대세를 이루는데 인구이동이 구도심에서 신도심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인다. 개발이 가속화되어 외부에서 인구가 유입되는 경기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광역시와 도는 학교이전, 재배치, 폐교, 설립시기 유보 등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학교설립에 필요한 학생수 산출시 정확한 산출이 필요하다. 이 문제는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대학 교수들 조차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안타까움만 더하고 있다. 교육부 차원에서 용역업무를 부여하여 추진하고 있다니 결과를 기다려 볼 만하다. 넷째, 현행 학군(구) 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학군(구)를 광역화하여 필요치 않은 학교의 신증설 요인을 없애야 하고, 선호학교와 비선호 학교의 집중으로 인한 선택을 분산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교육력 제고에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학급당 인원수 감소 정책은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 다만, 교원의 주당 수업시수 감소를 위한 점진적인 증원정책에 대해서 연구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학교에 있는 잔디가 몰라보게 많이 자라 보기가 좋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잔디가 깔려 있는 학교는 드문데 우리학교 운동장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 있어 학생들에게 매일 신선함을 더해 줍니다. 점심, 저녁식사 후 서로 웃고 즐기며, 대화하면서 트랙을 돌고 있는 수많은 학생들을 볼 때면 학생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난 토요휴무일에 밀린 신문을 보는 가운데 그 중에 위즈덤하우스의 신간 ‘등대’에 대한 내용 일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주인공 ‘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일에 능하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오랜 스승인 막스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막스 선생님은 그에게 해답을 주는 대신 고향이나 다름없는 메노르카 섬으로 가서 그곳에 있는 다섯 개의 등대를 관찰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해서 등대의 섬 메노르카로 휴가를 떠난 ‘나’는 다섯 개의 등대를 찾아다니며 등대와 주변 풍경들을 관찰하게 되는데 날마다 등대를 하나씩 찾아다니면서 그는 깨달아갑니다. 등대는 하룻밤에도 똑같은 신호를 수백, 수천 번씩 반복하고 세련된 기교나 기술이라곤 찾아볼 수 없지만 칠흑같은 밤, 항해사들에게 꼭 필요한 빛을 제공하고, 위험을 알리기에 그보다 좋은 소통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잠시 생각에 젖었습니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이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칠흑같은 밤을 맞고 있는 항해사에게는 빛이 필요하듯이 각종 문제로 인해 방황하며 길을 잃고 있는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빛과 같은 조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항해사가 항해하면서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알기를 원하는 것과 같이 학생들은 자기의 나아가는 데 장애요소가 무엇인지 알고 극복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들은 등대와 같은 방법으로 인성교육에 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방황하며 길을 잃은 학생들에게 빛으로 다가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가정, 학교, 사회생활을 하면서 장애물을 만나지 않도록, 아니 만나면 피해갈 수 있도록, 잘 넘어갈 수 있도록 바른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이게 우리 선생님들의 할 일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의 지도방법도 등대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룻밤에도 똑같은 신호를 수백, 수천 번씩 반복하고 세련된 기교나 기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듯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몇 십번이고 몇 백번이라도 반복되어야 합니다. 똑같은 내용으로 인내심을 갖고 반복해야 합니다. 특별한 상담기법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단순하고 다정하게 다가가면 됩니다. 끈질기게 반복적으로. 우리 학교에는 매일 학생들과 씨름하며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지도하시는 선생님을 보게 됩니다. 어떤 때는 엄하게 호통을 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비난은 작은 소리로, 칭찬은 큰 소리로 하면서 어머니의 다정한 모습으로 귀에 다가가 간질여 주는 모습도 보입니다. 또 어떤 때는 꿇어앉아 있는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선생님도 쭈구려 앉아 지도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어깨동무를 하며 친구처럼 다가가 지도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변함없이 끈질기게 지속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학생들은 결국 선생님들의 등대 같은 빛으로 인해 갈 길을 찾게 되고 그 길로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끊임없이 반복해서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면 학생들은 결국 손을 들게 될 것이고 선생님들의 속마음도 이해하게 되어 친구처럼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흙을 간질이면 땅은 꽃을 통해 웃듯이 학생들의 귀를 간질이면 학생들은 예쁜 백합이 되어 웃을 것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등대와 같이 끈질기게 반복해서 똑같은 빛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학생들은 칠흑같은 밤을 만났어도 무사히 항구에 도착하여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