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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또다시 개방형 교장공모 잡음이 불거졌다. 군산기공 교장공모제 공정성을 촉구하는 군산교육 및 시민사회단체(이하 ‘군산교육단체’)가 도교육청을 향해 “공정성 문제가 불거진 군산기계공고의 공모 교장 지원 자격 및 심사 규정을 바로잡으라”고 촉구한 것. 마침내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의 교장공모는 전면 백지화됐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군산기계공고 개방형 교장 공모에 7명이 지원했다. 그중 2명이 현직 학교운영위원과 전북교육청 장학사이다. 일단 장학사는 차치하고라도 1차 심사위원단에 들어가는 학교운영위원의 지원이 개인적 후안무치함만으로 치부될 사안은 아니다. 거기에 1차심사과정에서의 재채점 등 하자가 드러나 아예 공모 자체를 취소한 것. 앞에서 ‘또다시 개방형 교장공모 잡음’이라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다. 도내의 경우 개방형 교장공모가 진행된 곳은 칠보종합고등학교⋅장계공업고등학교⋅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전북기계공업고등학교⋅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줄포자동차공업고등학교 등이다. 이들 학교중에는 2순위자의 문제제기로 공모가 취소되었는가 하면 표절 구설과 함께 금품수수 의혹의 경찰수사까지 받은 곳도 있다. 2개 학교는 본청 장학관이 교장으로 임용돼 구설에 올랐다. 또 어떤 학교는 처음엔 개방형이었다가 아예 초빙형공모를 한 곳도 있다. 이미 필자는 칼럼 ‘개방형교장은 본청 장학관 자리인가’(전북도민일보, 2013.2.4.)를 통해 그런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다. 가령 지원 자격을 보면 ‘본교 재직 교원 지원 제한 및 현임학교 2년 미만 근무 교장 지원 불가’로 되어 있다. 현임 교장이 아니고 도교육청 장학관이라서 지원 자격이 있다는 것인가 싶어 당시 교과부에 민원을 냈는데, 그 답이 ‘걸작’이다. 현임 2년 미만이라도 일선 학교 교장은 안되고, 본청 장학관은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의 교육전문직을 관내 교장공모에 지원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점과 비교해보면 금방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다. 본청 근무 장학관이나 장학사만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는 엄청난 특혜를 누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의문이 생긴다. 공모학교의 재직 교원 응모를 제한하고, 현임학교 근무 2년 미만의 교장도 지원못하게 한 제약이 본청 장학관을 개방형 교장공모학교의 교장으로 임용하기 위한 ‘안전장치’였는가? 전임 교육감 시절에도 없었던 본청 장학관의 개방형 교장공모 고등학교장이라는 전무후무한 일이 이른바 진보 교육감 시대에 두 번이나 벌어졌는데, 다시 그 냄새를 피우다 소멸한 셈이라 할까. 그런데 필자가 2년 5개월 전 ‘개방형교장은 본청 장학관 자리인가’에서 적시한 문제 제기는 무시되거나 묵살당했다. 당시 교원인사과장의 반론이 며칠 후 같은 신문에 실렸지만 소통은 아니었다. ‘공모절차에 아무 하자가 없고, 그래서 탈락자의 푸념’ 정도로 문제 제기를 인정치 않겠다는 것으로 요약되는 글이어서다. 만약 그때 여론의 엄중함을 깨달았다면, 문제 제기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대책을 세웠다면 오늘날 공정성 시비가 또다시 불거지진 않았을 것이다. 알려진 대로 이명박정부는 참여정부에서 도입한 교장공모제 본래 취지인 내부형 교장공모의 씨를 말리다시피 했다. 자격증 있는 초빙형 위주로 교장공모제를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개방형공모 학교에도 국립인 전북기계공업고등학교만 빼고 모두 교장자격증 소지자가 임용되었다. 당연히 매우 좋지 않은 결정이다. 이를테면 유능한 교사의 교장 진출을 차단한 교육부의 ‘내부형교장공모 죽이기’와 같은 맥락인 셈이어서다. 교육부와 도교육청은 군산기계공고의 교장공모 전면 백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특히 “껌 한 통도 받지 말라”며 교원들에게 청렴을 강조해온 교육감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2년 5개월 전 문제가 처음 제기되었을 때 귀기울여 개선했더라면 백지화되는 이런 ‘쪽팔릴’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테니까.
교총 3개월 노력 끝 관철 시교육청추경안에 반영 10일 시의회 본회의 통과 서울시교육청이 추경예산안을 통해교원 맞춤형 복지비를 원상복귀 했다. 서울교총이 지난3개월 여 동안교원 복지 회복을 위해 노력하며관철한 것이다. 10일 서울시의회는 본회의를 열고교원 맞춤형 복지비 원상복귀를 포함, 삭감 학교운영비 일부를 증액시킨 ‘서울시교육청 2015 추경예산(안)’을 수정의결 했다. 이로써 서울 교원 맞춤형 복지비는 삭감된 지 거의 반년 만에 복구됐다. 시교육청은 세수부족으로 본예산 편성에서 교원 맞춤형 복지비, 학교운영비 등을 삭감·편성, 지방재정 부족 문제를 교원에게 전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교원 맞춤형 복지비 복구를 위해서울교총은지난 4월부터 시교육청에 추경 반영 건의서를 전달하고 지속적인 요청활동을폈다. 6월부터는 시의회를 대상으로 의원 개별 면담과 성명서 및 건의서 전달 등을해왔다. 서울교총은 “이번 추경예산은 학교현장 요구예산, 교육여건 및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에 중점을 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제라도 현장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더 이상 무리한 교육복지로 인한 교육재정의 어려움을 학교와 교원에게 전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면서 “시교육청과 시의회는 2015년 예산 편성 시 부족재원을 이유로 삭감한 출장여비, 업무추진비, 당직비, 특근매식비 등 실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산에 대해서도 반드시 현실화해 교원 사기를 진작시키고 근무의욕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병열 서울교총 회장은“향후 어떤 경우라도 교육재정의 어려움을 학교와 교원에게 전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겠다”며 “누리과정, 고교무상교육 등 교육시책사업과 재정지원 실험학교 정책으로 인한 지방교육재정 부족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범정부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재정 확보 촉구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생활의 필수요소를 우리는 '의, 식, 주'라고 부른다. 그러나 영어권에서는 'food, clothing and housing'이다. 순서대로 보면 '식, 의, 주'이다. 이처럼 사람이 먹고 사는 일은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가 발전하려면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공동체를 이뤄야 발전이 가능하다. 한국과 더불어 수천 년 동안 자포니카(단립종) 쌀을 주식으로 먹고 살아 온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둥근 모양의 자포니카 쌀은 밥을 지으면 차진 것이 특징으로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길고 점성이 없는 인디카(장립종) 쌀과 밥맛이 확연히 다르다. 역사상 일본의 논농사는 2500∼2600년 전 한반도에서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벼농사 유적이 있는 곳은 규슈 사가현 가라쓰시이다. 가라쓰시는 규슈의 최대 도시 후쿠오카에서 서남쪽으로 약 40km 떨어져 있다. 인구는 약 13만 명으로 후쿠오카 공항에서 내려 JR 지쿠히선을 타고 환승없이 1시간 만에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가라쓰는 부산까지의 거리가 약 180km로 일본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도시다. 가라쓰의 ‘가라’는 일본말로 ‘외국’이란 뜻으로 본래는 한국을 의미한다는 게 일본 학계의 정설이다. 현재 가라쓰를 표기하는 한자 ‘唐津’은 옛날에는 ‘한진(韓津)’이라고 쓰고 가라쓰라고 불렀는데, 이후 당나라와의 교역이 늘어나면서 ‘韓’ 자만 ‘唐’으로 바뀌었다고 일본 고서들은 기록하고 있다. 이런 지리적 요인 때문에 가라쓰는 오래전부터 한반도와의 교류가 활발했다. 훗날 조선 도자기가 처음 전해진 곳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전 병력을 집결시켰던 나고야성도 이곳에 있다. 이런 지역에서 일본 최초의 벼농사 유적이 발견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유적이 발견된 가라쓰 나바타케에는 ‘마쓰로칸’이라는 이름의 벼농사 박물관이 있다. 기원전 가라쓰 지역에 존재했다는 마쓰로란 원시 국가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마쓰로칸은 가라쓰 시내를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자락 안에 있었다. 가라쓰 역에서 걸어서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일본식 주택들이 늘어서 있는 동네에 높은 통나무 울타리로 가려져 있어 대문에 ‘마쓰로칸’이란 표지판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치기 쉬웠다. 현장을 보면 왜 옛날 사람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는지 이해가 된다. 뒤에는 울창한 산이 있고, 1km 정도 평지를 사이에 두고 바다가 있다. 수렵과 채집, 어업이 가능한 데다 산골짜기로 흘러내려오는 물을 이용해 논농사를 짓기엔 최적의 장소로 보였다. 다지마 마쓰로칸 관장의 안내를 받으며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일요일인데도 찾아오는 관람객은 한 명도 없었다. 마쓰로칸은 땅에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집을 짓는 고상식(高床式) 형태의 특이한 2층 목조 건물이다. 고상식 가옥은 맹수나 독충을 피하고 장마철 습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신석기시대 동굴을 벗어난 원시인들의 대표적 주거 형태이다. 나바타케 유적에서도 고상식 가옥 흔적으로 보이는 나무 말뚝이 2개 발견됐다. 박물관에 들어서니 입구에 이 일대에서 발굴된 검은색 탄화미를 확대경으로 볼 수 있게 전시해 놓았다. 나바타케 유적에서 발견된 탄화미는 기원전 600년경 재배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전시물은 2층에 있었다. 2층 중앙에는 조몬시대(기원전 1만3000년∼기원전 300년) 말기 이 지역에 존재했던 마을을 상상으로 복원해 만든 큰 모형이 놓여 있었다. 당시 사람들이 벼농사와 수렵, 축산업, 어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때 이미 제사를 지내는 풍습도 있었다. 마쓰로칸에 전시된 유물들을 보면 한반도 고유 문명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발굴된 독 항아리 사발 굽접시 등은 토기의 주둥이 부분에 검은 반점이 있거나 소뿔형 손잡이로 마무리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한반도와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공통적으로 발굴되는 유물의 특징이다. 홈자귀라고 불리는 돌도끼나 손잡이 부분을 깊게 판 마제석검, 버들잎 모양의 석촉 등 한반도에서 고유하게 발굴되는 석기들도 이곳에서 나왔다. 다지마 관장은 석검 하나를 가리키며 “이것을 만든 재질의 돌은 일본에 없으니 한반도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쓰로칸을 둘러보면 일본의 농경문화는 한반도에서 농경문화를 향유하던 주민들이 직접 일본 열도로 이주함으로써 개화한 문화라는 확신이 굳어진다. 박물관 안내문에도 ‘나바타케는 2500∼2600년 전 조선 반도에서 건너온 사람들에 의해 벼농사가 전해진 곳으로, 이는 일본 벼 재배의 시작으로 알려졌다’라고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이곳 유적 발굴 과정에 다양한 석기와 함께 세형단검, 청동거울 등 청동기문화 유적도 나온 것이다. 벼농사와 청동기의 도입은 수렵과 채집에 의존하던 일본의 신석기시대 조몬인들을 농경문화에 기반을 둔 야요이시대로 이끌었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벼농사를 전했다는 것은 단순한 식량 문제의 해결을 넘어서 농업 기술력은 물론이고 식량을 담는 그릇 문화(토기)에서부터 무기의 전파까지 이뤄지는 과정으로 원시인들을 촌락에 이어 국가로까지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한반도가 일본에 벼농사를 전한 것은 명실상부하게 일본인들이 공동체를 만들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증거는 나바타케 유적에서 산 하나를 넘어 약 40km 떨어진 일본 청동기 문화 유적 요시노가리(吉野ヶ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한국환경교육협회(회장 이진종, 이하 환교협)는 환경부 국립환경인력개발원의 지원으로 수고둰 초등교사 대상 환경교육 지도자 과정 직무연수를 실시한다. 환경교육 지도자 과정 직무연수는 환경관련 전문성을 함양하고 학교 환경교육 프로그램 운영능력의 제고를 위해 실시된다. 연수일정은 1,2차로 구분되며 1차 연수는 2015. 7. 27(월) ~ 7.31(금) 일산동구청에서 실시되며 2차 연수의 경우 2015. 8. 3(월) ~ 8. 7(금) 서울교육문화센터에서 실시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80%이상 출석시 이수 가능하다. 환경교육 지도자 과정 직무연수의 참가 신청기간은 2015. 6. 26(금) ~ 7. 17(금) 17:00 까지이며 참가신청서를 작성해 keea1008@naver.com으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과 참가신청서 등의 양식은 한국환경교육협회 홈페이지(http://www.greenvi.or.kr)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확일할 수 있으며 문의는 전화번호(02-571-1195)으로 하면 된다.
(사)한국환경교육협회(회장 이진종)는 환경부 국고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환경일기장’ 쓰기를 실시하며 참가 학교를 모집한다. ‘환경일기장’은 환경부와 한국환경교육협회에서 제작한 초등학생 대상의 자기주도적 환경체험교육 워크북으로, 일기장에서 일정별로 제시되는 온실가스 줄이기와 에너지 절약 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그 절감 효과(전기요금, 수도요금 등)를 체험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밖에도 읽기자료는 물론 활동 기록지, 스토리텔링 자료 등 참가 대상자로부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직접적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를 느낄 수 있는 컨텐츠들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효과적인 ‘환경일기장’ 작성을 위해 참가 학교 지도교사들을 대상으로 환경일기장 작성방법 및 수업에서의 활용방법 등을 설명하는 “지도교사 워크샵”도 개최할 예정이다. ‘환경일기장’ 우수 활동자에게는 “어린이환경캠프”의 기회는 물론 상장과 장학금이 주어지며 최우수 활동자를 대상으로는 우수환경 도시로의 “해외연수” 기회도 주어진다. ‘환경일기장’ 참가신청 기간은 2015. 7. 27(금) 18:00시까지이며 정해진 양식에 따라 참가신청서와 활동계획서를 작성해 이메일(akdong6908@naver.com)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과 참가신청서 등의 양식은 한국환경교육협회 홈페이지(http://www.greenvi.or.kr)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확일할 수 있으며 문의는 전화번호(02-571-1196)으로 하면 된다.
최근 특성화고의 인기 때문인지 미리 준비된 학생들이 들어오고 있다. 우리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아마 현재 2학년과 현재 1학년이 가장 좋은 아이들이다. 물론 3학년부터 이러한 분위기가 시작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점점 더 준비된 아이들이 들어올수록 선생님들이나 학교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3월초부터 시작된 우리반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여러 가지 좋은 점과 나쁜 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좌충우돌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교사로서 내가 지닌 것과 내가 발견해야 할 것들을 알아가고 싶다. 또한 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뭔가 준비하는 사람이 되길 희망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다. 이제 12년차인 교직생활,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세월이었다. 그동안 학생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점차 바뀌어갔다. 처음 교단에 섰을 때, 학생들이 손님이었다.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고 걱정하다가 잠이 들곤 했다. 그래도 여지없이 그 다음날에는 희망을 가지고 갔다. 힘든 하루하루, 정말 학교가기 싫은 날도 있었지만 사회에 나와서 혼자힘으로 살아야 했기에 더욱 의무감으로 다가갔다. 그러니 더욱 힘들었고 그 손님들이 싫어지는 때도 있었다. 한 번은, 불미스런 일이 일어났다. 학생들의 수행평가와 관련된 일이었는데, 불만을 가지고 있던 학생들 몇몇이 수업시간에 저항을 하는 것이었다. 평소에 친근하게 대해주었는데 이를 이용해 막무가내로 점수를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연륜있는 선생님께서 중재를 해주셔서 일이 잘 넘어갔다. 정말 막무가내인 손님을 대할 때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런 경험을 한 후에는 학생들을 조심조심 대했다. 함부로 대할 수도, 그렇다고 전혀 모른척 할 수도 없었지만 나에게도 뚜렷한 방법론은 없었다. 그저 모든 것이 신기했고 낯설었다. 그 다음으로, 학생들이 고객이었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 만만해 보이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힘들다. 그렇지만 그들이 내가 매일 만나야만 하는 고객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기업에서 손님을 고객이라고 떠받치듯 나도 그들을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고객이기에 불만족한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불만이 있으면 얼굴 붉히지 않게 잘 처리해야 했다. 수업은 마치 그들이 내는 수업료와 관련된 계약관계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싫지는 않지만 그들의 내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시간이었다. 기간제로 근무하던 학교에서 있던 일이었다. 락밴드를 맡아달라던 어떤 학생이 있었다. 그 학교 사정을 몰랐던 나는 그저 학생이 부탁하던 일이었고 어차피 클럽활동을 맡아야 해서 수락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은, 그 학생들은 공부를 많이 하는 학생들이었고 없는 시간까지 쪼개서 동아리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었던 것이었다. 경험이 많이 없던 터라 그 아이들과 상담한번 하지 않았고 먹거리라도 사주면서 연습을 독려하지 못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저 내 앞길이 막막했기에. 그것은 현재 몸을 담고 있는 학교에서 정식으로 교편을 잡는 동안에도 몇 년 지속되어왔다. 많이 배운 것 같았다. 아주 조그만 것에서 느끼는 행복을 학생들은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여전히 배워야만 했다. 그럼, 최근 나에게 있어서 학생은 어떤 모습일까? 학생들은 나의 동반자이다. 이제 졸업했던 친구들이 군대를 제대하고 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시기가 왔다. 그들이 나의 잊어버린 교직을 되찾는 데 일조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나의 부족했던 모습을 보게 해주고 잊어버린 초심을 되찾도록 도와준다. 심지어, 담임을 하지 않고 과목만 가르친 학생들도 나를 기억해 주는 것을 경험했다. 나와 우연한 사건을 같이 하게 된 학생은 졸업식이 2-3달 지났을 때쯤에 찾아왔다. 다른 친구들과 같이 와서 하는 말이, “선생님, 작년에 저에게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정말 지금도 생각나요.” “뭔데?” “선생님이 저에게 말을 할 때, 포장을 잘 하라고 하셨잖아요. 지금도 뇌리에 선명해요.”“아, 그랬구나! 기억난다!” 사건은 이랬다. 어느 날 수업을 하고 있는데, 아까 그 학생이 같은 반 친구에게 욕을 했다. 그것도 적당한 것이 아니라 좀 심했다. 그래서 주의를 주었는데 좀 기분나빠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기죽게 하지 말라는 표정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교무실까지 같이 가면서 사건의 전말을 물어보며 말을 걸었다. 교무실로 들어가서 내 자리에 앉아서 이렇게 말했다. “000야, 너 선물을 누구에게 줘본 적 있니?” “네.” “선물을 줄 때 어떻게 주니? 포장을 해서 줘야 받는 사람이 기분이 좋겠지?” “네. 그럴 것 같아요.” “그래.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란다. 너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받는 사람이 기분이 나쁘면 전달이 잘 안된거야. 앞으로는 포장을 잘 해보렴. 포장을 잘 하면 너도 기분이 좋고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질거야.” 아까 그 학생은 바로 이 대화를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다가 학교에 와서 나를 보고 그때 그 사건을 말한 것이었다.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난 내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발견한 날이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나의 교직생활가운데 학생을 바라보는 자세가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손님이었고 조금 지나서 고객이었다. 물론 발전하는 것은 좋았지만 그 과정의 인내는 힘들었다. 지금은 동반자이다. 학생들은 이제 나와 같이 발전하든지, 나와 같이 정지해 있든지 하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내가 발전해야 한다. 이렇게 교단일기를 쓸 수 있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을 하나님이 주관하시듯, 학생들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를 더욱 발전시켜 그들을 지지해주는 버팀목이 되고 싶다. 이러한 글쓰기가 계속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수업 개선을 촉구할 때 많이 쓰지만, 원래는 책 제목이다. 일본 도쿄대학교 교육학연구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사토 마나부의 저서다. 그는 우리나라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꽤 많다. 2006년 첫 번역 출판 이래 지금까지 대형 서점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이유는 수업 이론보다 수업을 직접 관찰하고 정확하게 분석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인기를 끌면서 책 제목도 주목을 받았다. 책 제목이 짧은 문장임에도 교육의 문제점과 대안이 명쾌하게 담겨 있다. 그런 탓인지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가 많다. 연수에 참여했는데, 장학관도 이 말을 예로 들어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교사가 교육 개혁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라고 비유했다. 교사는 교육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라고 치켜세운다. 선생님들도 스스로 수업만 잘하면 학교가 즉 교육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한다. 맞는 말이다. 교실은 교육의 시작이다. 교실에서 살아있는 수업이 진행될 때 교육이 성장한다. 그동안 정부는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학교 시설 개선, 학급 당 학생 수 감축, 교육과정 개정 등은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다. 이런 것이 결국은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지금 학교는 고무적인 현상이 일고 있다. 학교 내에서 선생님들끼리 수업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선생님들이 수업을 고민하고 수업의 길을 스스로 찾고 있다. 아이들과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수업을 꿈꾸고 학생들의 배움을 위해 수업을 디자인한다. 길을 찾는 방법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외부에서 성장 동력을 찾으려고 했다. 대규모 연수에 참가하고, 유명세가 있는 강사들의 입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이제는 옆의 동료 교사, 선배 교사를 통해서 배우려고 한다. 가까운 수업 실천 사례 연수에 참여한다. 그리고 수업 관련 책을 사서 보며 혼자 연구에 매진한다. 이렇게 학교의 수업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데도 여전히 학교의 모습은 어렵다.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여럿이 있지만, 수업 외적인 환경에 있다. 교육을 위한 정책이 바람직하지 못하다. 매번 진행된 교육 개혁은 이념적인 타당성은 인정되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고 일부 교육학자들이 참여하는 교육개혁은 학교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당연히 지시적이고 추상적인 논리로 접근하다보니 현장의 교사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교무실에 앉아서 하는 업무도 많다.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상급 기관 업무 처리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부의 각종 정책도 결국은 교육의 위기를 해소하고자 하는 데 있다. 우리 교육이 국가의 발전을 이루었듯이, 미래에도 교육을 통해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교육을 어렵게 한다. 교육은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벗어날 수 없다. 아울러 사회의 문화적인 발달의 흐름을 접목시켜야 한다. 섣부른 교육 시책은 기초적인 교육 내용을 배제하고 피상적인 교육 목적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에 손을 대고, 임기 내 성과를 내려다보니 정책이 정착하기도 전에 새로운 정책이 들어선다. 4년마다 바뀌는 교육감으로 학교는 시도 때도 없이 흔들린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는데, 정책이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점검할 새도 없이 지나고 있다. 교육감 취향에 따라 학교가 적응해야 하는 것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미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기본 방향을 정립하고, 장기 발전을 위한 정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상론에 가까울지 모르지만, 교육부처의 추진 계획과 정책은 법률적으로 독립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적 합의를 통해 범정부적·범사회적 차원의 기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새 정부가 들어서도 기본 정책을 바꾸지 못하고 꾸준히 실천을 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한 것이 수업이다. 학교에서 수업이 제대로 된다면 교육이 잘 된다.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라는 표현도 결국은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비유적 표현이다. 이것이 그대로 수업만 바꿔서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명제로 언급되어서는 안 된다. 이 논리를 교육 정책 당국자들이 계속해서 반복하는 데는 책임을 은근히 교사에게 떠넘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교실에서 교사만 제대로 하면 교육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교실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주 기본일 뿐이지, 그것이 교육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10여전부터 우리나라는 저출산이 시작되면서 드디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2016년부터 대학입학정원에 비해 고등학교졸업생의 수가 적어지게 되므로 많은 대학의 생존이 위협 받고 있다. 그래서 2023년에는 2,000명 규모의 대학 80개 이상 폐교될 것으로 예상되고, 당분간은 지방소재 대학에만 심각한 위협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떤 대학도 '대학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현실적인 추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2003년 대비 2013년 대학 계열별 학과 수 및 입학정원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추진으로 인문, 자연, 공학 분야는 각각 -4.7%, -4.1%, -2.0%로 줄어들었다. 반면 사회, 교육, 예능, 의약계열은 각각 2.6%, 10.5%, 14.3%, 100.3% 늘어났다. 그러니까 인문계열 등 기초학문 학과는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은 실용학문 학과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부터 미국사회에서 대학진학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따라 고등교육이 필요한 직업과 일자리 수가 크게 늘었고 국가발전의 핵심동력을 고학력 외국인들에게 의존하는 현상이 심화되었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도 장기적인 대학구조조정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 카드를 내 놓았다. 하지만 2011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무작정 늘리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에 일선 대학들은 “비현실적”이라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그러니까 2014년 기준 8만 4000명 수준인 외국인 유학생을 8년 후인 2023년까지 2.5배인 약 2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7월7일 밝혔다. 학생 수 감소와 구조조정 부진 등으로 악화되고 있는 대학들의 운영난을 외국인 유학생 대거 유치로 해결해 보겠다는 의도는 아닌지 의문이 있는가 하면,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는 등 전형적인 탁상공론을 우려한다. 핵심은 외국인과 재외동포 유학생에게 특화된 맞춤형 교육과정 개설이다. (유학생으로만 구성된 학과ㆍ학부 개설, 유학생ㆍ가족의 국내취업 지원, 외국어 전용 강의 개설, 정부 초청 장학생 지방대로 분산)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정보기술(IT), 조선, 원자력, 자동차 등의 특화산업과 보건, 미용, 자동차 정비 등의 전문 기술 관련 학과를 외국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유학생 유치의 걸림돌인 한국어 수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전용 강의 등을 늘린다는 내용이다. 현재 경희대, 한양대, 건국대 등 일부 대학이 실시하는 중국어· 영어 등 유학생 전용 강의가 확대된다. 유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을 위해 지방대학 특성화사업(CK) 중 국제화 기반을 갖춘 대학의 유학생 유치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부가 목표로 삼은 ‘20만명’의 산출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8년 이후의 증가율을 기반으로 산출한 결과”라고 말했으나 전반적인 국내외 사정과 여건을 감안했다기보다는 최종 목표치에 연간 증가율을 꿰맞춘 경향이 강하다는 게 교육부 안팎의 평가다. 이런 가운데 최근의 통계들은 오히려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2005년 2만 2526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유학생은 ‘한류’ 열풍을 타고 꾸준히 늘어 2011년 8만 953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2년 8만 6878명, 2013년 8만 5923명, 2014년 8만 4891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유학생이 2011년 5만 9317명에서 4만 8109명으로 무려 1만 1000여명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전남 지역의 한 대학 국제협력센터장은 “중국인들의 한국 유학 열풍이 급격히 식은 뒤 다들 침체기라고 아우성인데 교육부만 반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당국자는 알아야 한다.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외국어 전용 강의를 개설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각 대학이 외국인 대상 강의를 할 수 있는 교원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학생 유치로 당장의 경영난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대학의 체질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지적도 나온다. 서울 지역의 한 대학 국제팀장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 한국어 수업이란 점을 감안할 때 유학생 전용 강의는 언뜻 일리 있어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유학 오고 싶은 대학으로 만드는 구체적인 방안은 없고 장황한 목표만 있다.
올 1월 23일 우리학교 학생 3명이 일본의 한 작은 학교 교구 주관으로 실시한 일본인 가정 홈스테이를 하면서 일본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가 있어 후쿠오카에 갔다. 이때 마침 규슈국립박물관에는 개관 10주년 특별전으로'고대 일본과 백제의 교류'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후쿠오카한국교육원 이병윤 원장님의 안내를 받아 특별전을 관람하게 되었다. 1층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중년의 관람객들이 백제와 왜의 문화 교류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인 칠지도 앞에 서서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조용히 줄을 지어 관람하던 일본인들은 유물 앞에 서서 한동안 뚫어지게 보거나 뭔가를 열심히 적는 등 매우 진지한 모습이었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50대 이상 중년들이었으며, 이번 전시를 보기 위해 멀리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은퇴했다는 기시모토 씨(65)는 “도쿄에서 5시간 신칸센 기차를 타고 왔다. 평소 일본 고대 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신문에 난 전시 소식을 듣고 짬을 내 이곳에 왔다”고 전했다. 올해로 개관 10년째를 맞는 규슈박물관은 후쿠오카시에서 차로 30여 분 가야 닿는 비교적 외곽에 있다. 하지만 규모와 건물 디자인 면에서 동서양의 미학을 제대로 살린 건축물이라는 평을 듣는 곳이다. 연 평균 관람객이 10여만 명에 달할 정도로 시민들에게 인기가 있는 공간이지만 그중에서도 이번 전시가 2개월(1~2월) 동안 무려 5만 명을 불러 모을 정도로 각별한 주목을 받았던 것은 ‘고대 일본과 백제의 교류’라는 제목을 내건 특별전 때문이었다. 일본 대부분의 미술관이나 박물관들에 가보면 문화 전파를 언급할 때 '중국에서 건너왔다'고 두루뭉술하게 표현되어 있기 일쑤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제목에서부터 아예 '백제'를 내걸고 일본과의 문화 교류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둘러본 전시장 곳곳에 걸린 시대별 유물을 설명하는 글들에서는 백제인에 대한 존경과 헌사의 내용들로 가득했다.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백제가 왜와 연합군이 되어 신라와 중국에 맞서 전쟁을 치른 ‘백천강’ 전투를 조명하면서 두 나라가 혈맹이었음을 강조하는 다음과 같은 대목은 파격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강렬했다. ‘신라와 중국 당나라(나당) 연합군의 공격으로 660년 백제가 패하자 백제 유민들은 너도나도 규슈로 왔고 3년 뒤 유민들을 중심으로 백제 부흥 운동이 일어나자 왜와 손을 잡았다. 663년 백제와 왜 연합군은 백제왕조 복원을 위해 백천강(지금의 금강 하구) 전투에서 나당연합군과 싸우지만 대패한다.’ ‘백천강 전투’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다. 하지만 한일 고대 사학계에서는 익히 알려진 사건이다. 한반도에 고대 국가가 만들어진 330년부터 백제·고구려가 잇따라 망하는 660년대까지 백제는 고구려 신라와는 적으로 싸웠지만 왜에게는 문명을 전해주고 군사적 지원을 받았다. 백천강 전투 때 왜군들은 무려 3만여 명의 군사를 파견했다가 대부분 희생됐다.' 전투 후 신라와 중국이 쳐들어올 것을 우려한 일본인들은 백제의 병법과 건축 기술을 활용해 미즈키, 오노조, 기이조 세 성을 쌓았는데 '일본서기'는 이 건축물들에 ‘백제에서 망명한 관료들이 관련돼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백제인들은 고대 일본이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 깊게 관여한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었다. 전시에는 백제와 고대 일본의 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토기, 장식품, 기와, 불상 등이 공개됐는데 이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이 백제 칼 ‘칠지도(七支刀)’였다. 일본 국보로 지정된 ‘칠지도’는 고대 일본의 수도였던 나라현 덴리시 이소노카미신궁에 보관된 것으로 일본인들에게조차 잘 공개되지 않는 국보 중의 국보로 통한다. 비록 일주일 한정이긴 했지만 이번 전시에서 진품이 공개되자 일본인들은 물론이고 한국인들까지 관람을 했다. 전시를 보고 나오며 박물관 관계자들에게 취지를 물었다. 이구동성으로 “지금으로부터 1350년 전 이곳 규슈로 이주한 백제인들을 떠올리며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해주었다. 작금의 한일 관계는 매우 답답한 형국이다. 뭔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이 전시회를 보면서 최근 왜곡된 역사관을 스스럼없이 말하는 일본의 정치인들과는 달리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어보려는 민간인들이 이런 기획을 한다는 것에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눈여겨 볼 것은 일본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피 속에 백제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고백하면서 한국과 일본인들이 서로를 더 잘아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아키히토 일왕이었다.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1년 앞둔 2001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은 68세 생일을 맞아 왕실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나 자신으로서는 간무 천황(일본 고대문화 전성기 헤이안 시대를 연 왕)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어 “두 나라는 한층 더 서로의 과거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 노력하고, 개개인으로서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왕의 이 말은 같은 날 아사히신문 석간 1면과 4면에 대서특필되었다. 그로부터 14년이 흐른 2015년 한일 수교 5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를 맞았지만 한일관계는 그때보다 오히려 후퇴했다는 느낌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한일 관계는 양국의 평화와 더불어 지구촌 평화와 공영에 공동 기여한다는 미래지향적 시각이 중요하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역사를 잘 가르쳐 미래의 주역이 되도록 도와야 한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씨앗을 심어야 한다. 이제는 한일 두 나라 관계가 단순한 일방적 교류나 식민 피지배 시기로만 한정되는 적대적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다. 오랜 시공간적 역사로 보면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국과 일본은 동질적인 문명적 복합체 성격이었음을 알게 된다. 장차 한일 젊은이들이 미래에 함께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한일 간의 2천년 교류 역사 속에서 재발견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어른들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하근찬의 단편소설 '수난이대'를 읽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리의 현실이 너무 비참했다. 피할래야 피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한편으로 볼 땐 정말 불행한 가정이다.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또 한편으로 너무나 떳떳한 가정이다. 자신 때문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 아니었다. 우리의 모두가 안아야 할 고통을 대신 당했다고 볼 수 있는 가정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튼튼한 안보가 이루어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안보의식을 심어주는 선생님이다. 국방이 튼튼하지 못하면 일제와 같은, 6,25와 같은 비극의 날이 또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박만도는 일제 강제 징용으로 끌려가 비행장을 닦아야 했으며 땅굴을 파다가 다니너마이트를 터뜨리다 한쪽 팔을 잃고 말았다. 땀을 흘리며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해가며 모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며 전염병으로부터 이겨야 하고 오염된 물을 마셔야 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땀을 흘려가며 강제노역으로 몸을 바쳐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힘이 없으면 언제 또 이런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남의 일이 아니다. 나의 자녀들이, 내가, 나의 친인척들이 강제로 끌려가 주인공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일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하겠다.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안보의식을 길러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힘이 없는 나라는 언제나 힘이 있는 나라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안보의식을 가져야 하겠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하겠다. 질서의 혼란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아들이 집으로 온다는 편지를 받고 아들이 맞이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외다리를 건너며 농로를 거닐며 시내로 가서 역으로 행했을 때의 아버지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차 있었다. 아들에게 주기 위한 고기-고등어를 샀다. 기차역에 정오쯤 도착하는데도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설레는 마음은 누구나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들을 맞이하는 아버지는 억장이 무너졌다. 건강한 모습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리라는 생각과는 달리 양 목발을 딛고 다리를 절면서 걸어나오는 아들을 보았을 때 어떠했을까? 그 슬픔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자신은 팔을 잃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데 아들은 6.25 전쟁에 참여하여 다리 하나를 잃고 돌아왔으니 눈물을 하며 통곡을 해도 그 한을 다 풀지 못했을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돌아올 때 너무 낙심한 나머지 아들과 함께 걸어오다 아들보다 먼저 혼자 빨리 걷고 말았다.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현실을 있는 그댈 받아들였다. 아버지는 정말 대단한 아버지였다. 주막집에 들어 국수를 먹었다. 아들에게국수를 곱배기로 먹게 하고 더 먹도록 권했다. 아버지의 사랑이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우리의 아버지는 모두 이러한 아버지이다. 아무리 불행한 환경에 처해도 낙심하거나 원망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하늘의 태양처럼 빛나보였다. 이제는 아버지는 아들의 뒤를 걸었다. 아들을 쳐다보며 아들에 대한 장래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외나무 다리를 만났다. 이곳에서는 아들이 다리를 건널 수가 없었다. 아버지의 손에는 고등어가 들려 있었다. 한 손은 없었다. 아들은 한 다리가 없어 외나무 다리를 건너기가 위험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등에 업었다. 그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라. 아들은 한 손에는 고등어를, 한 손에느 목발을 들고 있었다. 등이 업힌 아들은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을 것이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아무리 어려워도 낙심하거나 원망하기보다 위로하며 격려하는 선생님이다. 아버지가 같이 아들을 격려해주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제서야, 이번 네가 일본체험 학습에 참가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기회는 누구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선택되었다는 것은 행복한 시간을 갖는 기회가 될 것이다. 행복은 어떤 것을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도 좋은 경험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네 꿈이 승무원이라고 하였는데 어렸을 때 경험한 것과는 다른 감각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번 체험학습 여행에서 너의 진로, 너의 꿈과 관련하여 일본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꼭 찾아보기 바란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찾기 아려운 것들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고교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교사이다. 그러나 교사 수요는 10년 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만일 네 친구 가운데 교사가 되겠다는 친구가 있다면 이런 정보도 이야기하여 주기 바란다. 반면 우리 나라가 고령화 사회가 되고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로 임상병리사, 사회복지사, 환경공학기술자는 지금보다 일자리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5 한국직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96개 주요 직업 가운데 향후 10년 뒤 일자리가 늘어날 직업으로 행사 기획자, 임상병리사, 상담전문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체형관리사, 미용사, 간호사, 간병인, 사회복지사 등 96개 직업이 꼽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관련 직종은 더욱 세분화 할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개선ㆍ생태복원ㆍ신재생에너지 개발 분야에서 기업과 정부의 투자가 늘어나 환경 분야의 일자리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후에도 현재와 비슷한 수요를 유지할 직업으로는 시각 디자이너, 비서, 작가, 경비원, 기자, 통신공학기술자, 주방장 등 68개 직업이 꼽혔다. 반면 초ㆍ중등 교사, 대학교수, 사진가, 택시기사, 건설배관공, 낙농업ㆍ어업 종사자 등 32개 직업은 10년 후 일자리가 현재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하니 참고가 되길 바란다. 이번 직업별 고용 수요는 한국직업정보시스템의 재직자 조사와 중장기 인력수급전망 등을 토대로 산출됐다. 이 같은 직업 전망은 고령화 사회 진입과 계속되는 저출산 경향, 유비쿼터스 시대의 도래 등 변해가는 사회상을 드러낸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낮은 출산율에 따른 학령인구(만 6∼21세) 감소가 교사ㆍ교수의 일자리 수가 줄어드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 기준 국내 합계 출산율은 1.19명으로 2001년 초저출산 국가(합계출산율 1.3명 미만)에 진입한 뒤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는 자녀의 수다. 앞서 올해 2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초ㆍ중ㆍ고교생 18만명을 대상으로 학교진로교육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희망직업이 있다고 한 학생 중 남자 고교생은 9%가, 여자 고교생은 15.6%가 교사를 희망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 해외 직접 구매, 온라인 쇼핑 등 인터넷을 통한 거래ㆍ교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관련 업종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컴퓨터보안전문가, 웹 기획ㆍ개발자의 직업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상품 방문 판매원, 외환 중개인의 일자리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사회가 점차 개인화하고,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면서 애완동물미용사 등 반려 동물 관련 직종과 산업안전위험관리원 등 치안ㆍ보안 직종 역시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봇ㆍ의료정밀기기ㆍ3D프린터와 같은 첨단 분야의 기술ㆍ제품 경쟁으로 기술자에 대한 수요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공장의 기계화ㆍ자동화에 따라 생산 기능직의 고용이 줄고, 건설기능직 등 힘들고 위험한 기피 업종은 구인난이 더욱 심각해져 내국인보다는 해외 이민자들이 이 직종을 채울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변화의 추세를 잘 읽어내어야 네 자신의 꿈을 실현할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진로와 직업에 관한 공부를 하고 확실한 꿈을 정하여 준비를 한다면 너에게도 길이 열릴 것이다. 세상의 좋은 직업은 좁은 문이다. 좁은 문을 통과하려면 이에 대한 준비를 위해 댓가를 지불하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태풍 ‘찬홈’이 우리나라에 오는 바로 어제, 도시농부인 필자는 올해 고추 농사를 마무리 지기로 했다. 말이 도시농부이지 농토에다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화분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 초보농사꾼이다. 아쉽지만 고추 줄기를 거두고 말았다. 베란다 텃밭, 몇 년 가꾸었으면 농사에 대한 노하우도 있을만 한데 그게 아니다. 올해 고추농사는 대체로 실패로 끝난 것이다. 식사 때마다 애고추를 몇 개 먹은 것이 고작이다. 가을철에 붉은색 고추가 주렁주렁 열려야 하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고 줄기를 거두고 만 것이다. 농사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진딧물이다. 진딧물 번식력이 얼마나 빠른지 아침 저녁으로 잡아주어도 계속 번져 나간다. 담배꽁초진액이나 비눗물 방제도 하여 보았으나 그 때 뿐이다. 진딧물을 죽이지 않고 동반자 마음을 가졌지만 진딧물에게 지고 말았다. 그 대신 방울 토마토는 무럭무럭 잘 자란다. 모종이 자라 열매 열리는 것을 보니 대개 6개에서 12곳에 맺힌다. 아침과 저녁에 황금토마토 맛을 보면서 비타민을 섭취한다. 토마토 농사가 성공한 이유는 커다란 화분 덕분이 아닌가 추측한다. 식물의 자람에 있어 토양이 중요한 것이다. 올해 고추 농사는 실패로 끝났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대책을 세워보는 것이다. 어찌보면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또 다른 성공의 원인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다시 실패를 거듭해서는 아니 된다. 올해 농사가 내년 농사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올해 고추농사의 교훈을 생각해 본다. 첫째, 토양의 중요성이다. 작은 화분에 작년에 썼던 흙을 다시 사용하니 토양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 계분을 주기는 하였지만 영양소 부족이다. 이왕이면 화분도 지금 것보다 두 배 정도의 크기를 사용해야 한다. 둘째, 농약 쓰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농약하면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생각한다. 해충을 죽이지만 인체에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로 친환경 농약이 많다. 벌레만 죽이고 인체에 해는 없다는 것이다. 농사 지으려면 친환경 농약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농사일은 정말 힘든 것이다. 화분 10여개 물주고 관리하는데 힘이 벅차다. 농사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금방 허리가 아프다. 농사일이 즐거움도 주지만 진딧물과의 싸움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고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면 힘든 줄 모를 터인데 가끔 식탁에 비타민 공급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말았다. 작년엔 붉은색 고추가 30여개 매달려 농사꾼으로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추측컨대 작년 고추 모종과 올해 고추모종이 품종이 달랐나보다. 아삭이 고추는 보통고추보다 가격은 3배 정도가 되는데 진딧물에는 취약하다. 진딧물의 극성에 새순이 자라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올해 고추농사 실패를 교훈 삼아 내년에도 또 농사를 지으려 한다. 토양은 재활용해서는 안 된다. 흙이 생명의 원천인데 재활용 흙은 고추농사에 부적합하다. 밭흙을 구해 활용하려 한다. 화분도 커다란 것을 준비하려 한다. 가능하면 뿌리가 활동할 공간을 넓혀주어야 성장에 지장이 없다. 농사에서 가르침을 얻는다. 우리네 인생살이 실패에서 얻는 것이 더 많다.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6일 지상파 UHD 방송에 필요한 700㎒ 주파수 대역을 EBS를 포함한 지상파 5개 채널에 분배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학생, 교원들이 별도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고도 UHD 화질의 교육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래부는 지상파 중 EBS에만 700㎒ 주파수가 아닌 DMB 대역을 제공하는 '4+1안'을 주장했다. 이 안대로라면 EBS 방송을 보기 위해선 별도의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예견됐다. 교육계에서는 보편적 교육권과 시청권이 침해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교총은 지난달 1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홍문종 위원장(새누리당)과 전병헌 간사(새정치민주연합)를 방문, EBS에도 700MHz 대역 주파수를 분배할 것을 촉구했다. 또 국회 미방위 위원 전원과 국무조정실, 미래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개선 요구 건의서를 전달했다.
스위스, 포르투갈에서 교원에 대한 열악한 임금과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쥐꼬리’만한 교원의 임금 체계가 논란을 빚고 있다. 스위스교원단체(LCH)는 지난달 24일 논평을 통해 20년 동안 낮은 임금에 시달렸던 교원들에게 적합한 수준의 임금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스위스 연방정부의 통계자료나 직업별 임금 비교 연구 자료 등을 살펴보면 1993년부터 교원들의 임금이 대부분의 다른 직종들에 비해 거의 오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스위스 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993년 이래로 모든 직종에서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11.5%로 집계된 데 반해 교육 분야에서는 단지 8.6%에 그치고 있다. 경영·보험업계 직종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거의 25%이상의 임금 인상이 있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교원들의 임금 인상 수준은 미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중등학교에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부분의 주에서 중등학교 교사들은 20년 전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의 아르가우(Aargau)주에서 올해 임용되는 신규 교사는 1993년에 임용된 교사들에 비해 4.7% 임금을 적게 받게 된다. 취리히(Zurich)주에서 신규 임용된 교사는 3.5%, 베른(Bern)주에서는 3% 임금을 적게 받게 된다. 심지어 샤프하우젠주의 신규 교사는 12%정도 임금을 적게 받게 될 것이다. 스위스교원단체에서는 교원에 대한 낮은 임금 정책이 교원을 전문직으로 여기는 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유능한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보다 좋은 조건을 갖춘 다른 직업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많은 젊은 교원들이 최근에 교직을 그만두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스위스 통계국에 따르면, 16%의 교원들이 임용된 첫해에 교직을 떠났다. 5년차 이후의 교사 중 49%가 그만뒀고, 10년차 이상에서는 교원의 65%가 휴직을 하거나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OECD의 교수·학습 국제 조사에서는 능력을 갖춘 교원을 확보하는 것이 교육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발표하고 있다. 34개국 10만 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서도 교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국가가 PISA결과에서도 더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스위스교원단체에서는 주 정부를 대상으로 교원의 임금 인상을 요청하고 나섰다. 교원과 비슷한 수준의 능력과 기술을 가진 다른 직종과 형평성에 맞게 임금 수준을 올릴 것을 요구했다. 또 임금 개선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 신뢰할 수 있는 임금 체계를 갖추도록 요구했다. 포르투갈에서도 교육 환경과 교원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수천 명의 교원들이 수도인 리스본의 거리로 나와 교원의 전문성 보장과 교육의 질 향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포르투갈에서는 지난 4년 동안 교육 관련 예산을 32억 유로(약 4조 175억원)이상 삭감했고 교원 20% 이상이 교직을 떠나야만 했다. 교직에 남아있는 교원들은 엄청난 양의 격무에 시달리는 등 근무여건이 열악해졌다. 포르투갈 교원단체 관계자는 “교원은 학교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더 이상 열악한 교육환경을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자녀들을 학교에 맡기고 있는 학부모와 교원들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현재와 같은 교육 여건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해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교원 역량 개발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2001년 아동낙오방지법(NCLB)에 교원의 역량이 일정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점이 크게 부각되면서 교원 역량 기준과 개발을 위한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교원 역량 개발이 교원과의 소통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교육신문(Education Week)이 지속적인 역량 개발을 위해서는 어떠한 요소가 필요한지에 대해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연수가 연수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한 장기적인 연수가 아니라 강사를 초청해 75분짜리 강연을 듣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응답했다. 더불어 전문교육기준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역량 개발에 동기를 부여한다고 추천했다. 이 자격증은 교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에 이르기까지 수학, 과학, 미술, 역사 등 25여개의 과목에서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자격증은 각 과목별로 기본 조건에 맞춰 평가되는데 여기에는 교과 내용지식, 학생의 학업성취 결과, 수업 현장 녹화비디오 등이 있다. 모든 주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전문교육기준위원회에서 발급된 자격증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고,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주도 있기 때문에 주별로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교사의 수가 차이가 난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교원 연수에 대해 주정부마다 다른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하나의 예로 뉴저지주 같은 경우에는 자치법에 따라 모든 교사가 1년에 한 번씩 연수 계획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고, 해마다 20시간 이상의 연수를 받아야 한다. 또한 교사가 같은 주 내의 다른 교육자치구로 가게 되면 30일 이내에 그 지역에서 제공하는 연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연수 계획표를 제출해야 한다. 교사가 교원평가를 통해 ‘비효율적’ 혹은 ‘일부만 효율적’으로 평가를 받게 되면 Corrective Action Plan(CAP)라는 개인 발전 계획을 세워 필수적으로 연수를 받아야 한다. 미국 교육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교원 역량 기준은 지난 1990년에 마련된 내용이다. 미국 교사연맹과 미국 교육측정학회, 미국 교육협회는 공동으로 교원이 학생을 평가할 때 필요한 역량에 대한 기준을 세운 것이다. 이 기준은 교원 양성 교육과 현직 교원의 학생 평가 역량 증진을 위한 연수 개발 지침·교육 내용으로, 이를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는 각 교수법에 적합한 평가 방법에 정통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학생 평가 기본 원칙에는 적합성, 실용성, 행정적 편리성, 현실가능성, 공평성 등이 있다. 둘째, 교사는 교수법에 적합한 평가 방법을 새롭게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 평가의 기본 개념을 알고 기존의 평가 방법에 덧붙여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셋째, 교사는 기존의 평가 방법과 본인이 새롭게 개발한 평가 방법에 의한 학생 평가 결과를 관리, 기록, 해석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극복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교사는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개별 학생을 관리하고, 교수 방법 및 교육 과정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며, 나아가 학교 발전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평가 결과를 정확하게 분석해 효과적인 교수학습이 이루어지게 하고, 학생 개인, 학급, 학교, 교육자치구, 주정부, 그리고 국가 교육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교사는 적절한 평가 절차를 개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성적을 매긴다는 것은 교사의 중요한 전문적 활동 중 하나로, 하나의 문제를 학생이 얼마나 잘 해결하는지와 교사가 그 문제에 얼마나 가치를 두는지가 결합된 것이다. 여섯째, 교사는 학생 평가 결과를 학생, 학부모, 다른 교육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각 개인별 수준에 맞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평가 결과는 학생의 사회 경제 수준, 문화, 언어, 그리고 다른 배경 요인에 따른 복합적인 결과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사는 비윤리적이고 부당한 평가 방법과 평가 결과 사용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이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모든 학생 평가 활동 즉, 정보를 수합·해석하고, 활용하고, 소통하는 전 과정에서 교사는 윤리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로 수행해야 한다. 정부와 교원이 기존의 이같은 교원 역량 기준에 어떤 사항을 더 추가하고 연수를 확대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독일의 직업교육인 아우스빌둥(Ausbildung)은 세계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고 있는 직업교육 제도로 많은 선진국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거나 이미 시행되고 있다. 10학년(고1)을 마치고 시작하는 아우스빌둥은 중세의 도제제도에 뿌리를 두고 성장 발전한 전통적인 독일의 직업교육 시스템이다. 그런데 최근 독일에는 이 아우스빌둥 모델을 대학교육에 도입한 뚜알레스 스튜디움(duales Studium)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는 전통적 시스템이 아닌 12학년까지 마치고 대학 진학과 구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이원제 대학 제도다. 대학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뚜알레스 스튜디움은 6학기의 학사 과정 중 3개월 단위로 강의와 실무교육을 순환하면서 고급 전문 인력에 걸맞은 현장실무 능력과 학문적인 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대학에 원서를 내기 전에 수험생은 자신을 받아 줄 기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지원해서 대학입학과 동시에 입사시험에도 합격해야 한다. 뚜알레스 스튜디움은 기업과 대학이 연합해 기업에서는 실무 위주의 교육을 하고 대학에서는 학문적인 소양을 쌓음으로써 기업은 질 높은 전문가 인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고 대학은 현장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운영되는 이원제 대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인력충원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1960년부터 70년까지 독일은 전국적으로 새로운 교육제도가 활발히 도입되고 수많은 새로운 학교가 설립된 시기였다. 이 시기는 독일어로 아비투리엔트(Abiturient)라 불리는 입시생이 급격히 증가했고 대학과 전문대학들은 이들을 수용하는 차원을 넘어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당시의 기업들 역시 증가하는 경제 규모에 걸맞은 전문화된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기업과 대학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 등장한 교육제도가 이원화 대학이다. 가장 먼저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 기업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와 로렌즈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다임러 벤츠 등이다. 처음으로 이 기업들과 연계해 이원제 대학 제도를 도입한 주는 바덴뷰텐베르크다. 바덴뷰텐베르크 주는 1972년 ‘슈투트가르터 모델(Stuttgarter Modell)’이란 이름으로 이원화 대학 콘셉트를 대외적으로 발표하고 1974년 슈투트가르트와 만하임 대학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수많은 입시생들이 이 대학들에 몰려들기 시작했고 시범운영 기간이 종료되기도 전에 바덴뷰텐베르크 주 지방의회를 통해 성공적인 교육제도로 소개됐다. 이어서 베를린 주와 튜링엔, 작센 주 등이 차례로 참여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렇게 출발한 뚜알레스 스튜디움은 특히 최근 10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보여 2006년부터 2011년 사이에 50%이상의 학과가 증설됐으며 2014년까지 독일 전역의 대학에 1500여개의 학과가 설립됐다. 이원제 대학교육에 동참하는 기업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04년 1만8000여개 기업에서 2011년에는 4만여 개로 증가했고 이원제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은 2004년 4만여 명에서 2011년 6만 명으로 늘어났고 2014년에는 9만5000명에 이르렀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대표 정책인 ‘9시 등교’가 시행 1년을 앞두고 있지만, 학교 현장과는 괴리된 ‘밀어붙이기’식 정책이라는 지적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9시 등교는 지난해 9월 경기도에서 학생들의 수면시간 확대를 통한 건강권 추구를 이유로 시작된 이후 서울, 강원, 인천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시행 1년을 앞둔 현재까지도 제도 시행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들은 고스란히 남겨진 상태다. 특히, 학교 ‘자율’시행이라는 교육청 발표와는 달리, 학교 현장에서는 인사와 재정을 좌우하는 교육감의 뜻에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칭할 정도로 상당한 압박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3월 기준, 경기도에선 94.7%의 중등학교가 9시 등교를 시행한 것과 달리, ‘실제로’ 자율 시행을 했던 서울지역에선 2.1%에 그친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등교 시간을 1시간 이상 뒤로 미루게 된 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학사일정이나 수능을 앞둔 고3학생들의 학업 문제로 고민이 많다. 일부에선 9시 등교보다는 ‘9시 수업’으로 조정해 운영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의 A고교는 1·2학년은 9시에 등교, 9시 10분부터 수업을 시작하지만 고3에 대해서는 8시 등교를 유지, 자습시간을 갖는다. 수능이 8시 10분까지 입실해 40분부터 시작되는 현실에서 고3까지 9시 등교를 도입할 수는 없었다. 수업 시작이 늦어지면서 점심식사를 3교시가 끝난 뒤인 12시에 시작하고 4시 50분에 수업을 마친 뒤 저녁식사 후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9시 등교 초기에는 예전 방식대로 4교시 후 점심식사(오후 1시), 방과후학교 후 저녁식사(오후 6시 40분)를 했다. 그랬더니 시급으로 주고 있는 급식실 조리원 임금 부담이 너무 커져 일과시간을 조정하게 됐다. B교사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시행한다곤 했는데 오후 수업이 더 늘고 늦게 끝나니 피로도는 더 큰 것 같고 급식체계를 고려하다보니 일과가 좀 기형적으로 운영된다”며 “그래도 학교에서는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지침을 안 따를 수가 없다.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교육청이 학교 운영비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돌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주의 C고교는 8시 30분에 등교해 9시에 수업을 시작한다. 이전에는 7시 50분까지 등교해 8시 30분에 수업을 시작했다. D교사는 “등교시간이 늦어졌다는 생각에 학생들이 오히려 전보다 더 늦게 자다보니 수업시간에 졸거나 하는 건 마찬가지”라며 “고3들은 수능시험시간과 사이클이 다르나보니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학교에서 이건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보니 이제는 그냥 따르고 말자. 굳이 걱정해서 뭐하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자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김포의 E교사도 “자율적이라고 하면서 지난해에는 수시로 연락이 와서 언제 시행예정이냐고 확인했다. 진짜 자율로 바뀐다면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학업 시간 확보를 위해 예전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9시 등교를 실시하는 안산의 F고교에서는 지난 3월, 8시 40분에 등교해 수업 준비를 하자고 한 담임 교사에 대해 학생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해 문제가 됐다. G교감은 “과거에는 학교 등교시간이 정해져 있어도 담임의 재량에 따라 일부 조정을 하기도 했는데, 그 일 이후로 담임들이 학생 지도에 의기소침해지고 따르지 않으면 괜히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기도의 9시 등교 시행률은 97.4%로 나타났다. 고등학교도 451개교 중 401개교(88.9%)가 참여했다. 사실상 사립학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에서 강력하게 추진한 9시 등교는 ‘등교시간 정상화’, ‘8시 40분~9시 등교 권고’등의 이름을 달고 강원, 서울, 인천 등으로 확대 시행됐다. 그러나 이 과정이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자율’적이지 못하다는 데에 학교 현장의 불만이 높다. 전체 학교의 96.4%(고교 85.1%)가 9시 등교에 참여하고 있다는 인천에서는 실제로 학교 관리자들에게 성과급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이 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장과 교감들에게 교육청 메신저를 통해 온 ‘2015년도 교(원)장·교(원)감 개인 성과상여금 지급 기준’이라는 서류에는 교육정책 추진실적에 50점, 이중 ‘인천학생생활개선 3대 정책’에 15점을 배정하고 있다. 3대 정책 안에는 ‘등교시간 정상화’를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의 H교장은 “등교시간을 바꾸지 않으면 관리자 개인의 성과급에 영향을 주겠다고 하니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이 항목에 15점이라고는 하지만, 학생 인권보장 요소 등에까지 연결시키면 점수 배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강압적 시행에 부담을 느낀 서울에서는 학교 구성원간 토론을 통해 자율적으로 시행토록 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는 598개교 중 411개교(68.7%), 중학교는 383개교 중 14개교(3.7%), 고등학교는 318개교 중 1개교(0.3%)가 9시 등교를 도입했다. 강원도 지역에서도 인문계고교에서는 29.1%만 참여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장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선지 학부모들의 반대가 많았고 교사들도 42명 중 2명만이 찬성을 했다”며 “서울에서는 교육감이 1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정책 추진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진 것도 있고, 교육감이 인사권이 있어도 경기도나 강원도 등에 비해 지역적으로 협소하고 교통이 편리하다보니 외지로 인사발령을 낸다는 개념 자체가 통하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강압 시행 논란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에서는 9시 등교와 관련해 공문 한 건 보낸 적 없고 패널티를 주는 것도 없다. 이번 학기 중에 4개교가 9시 등교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했다는 것 자체가 자율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제도의 정착을 위해 최소 2년 이상이 필요하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나오는 것까지는 막지 않으며 맞벌이 가정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경기도와 협력해 아침 프로그램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원‧공무원의 보수‧인사정책 개선방안을 마련할 公官民 ‘협의기구’가 본격 시동을 걸었다. ‘공무원 및 교원의 인사정책 개선방안 협의기구’(이하 협의기구)는 9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향후 운영방향과 협의과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교총이 처음 요구해 설치 논의가 진행된 협의기구는 연금법 통과 이후 실무작업을 거쳐 지난달 30일 인사혁신처 내에 구성됐다. 당시 안양옥 교총회장은 “양보와 희생을 감내한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자존감 회복을 위해 보수‧인사 상 보상방안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협의기구에는 11명의 公官民 대표가 참여한다. 교원‧공무원단체에서는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류영록 위원장, 전국우정노동조합 김명환 위원장이 참석했다. 모두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와 실무기구에서 머리를 맞댔었다. 민간대표로는 교수‧전문가 4인, 정부 측은 인사혁신처, 기재부, 행자부 관료 4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위원장 선출, 향후 일정 및 운영방안, 논의과제 선정 등을 협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 측 대표가 모두 과장급으로 구성된 부분에 대해 공무원단체가 문제를 제기, 협의기구의 구성방식에 논의가 집중됐다. 공무원단체는 과장급이 참여하는 실무기구와 국‧실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별도로 두는 2원화 방안을 제안했고, 인사혁신처가 이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공무원단체와 조율한 후, 2차 회의를 열기로 하면서 첫 회의는 종료됐다. 1차 회의를 시작으로 협의기구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인사정책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주요 논의 과제는 ▲공무원·교원의 보수 및 직급간 보수 격차 ▲공무원연금 지급개시 연령 연장에 따른 소득공백 해소 방안 ▲공무원·교원의 승진제도 등이다. 황서종 인사혁신처 차장은 인사말에서 “연금 대타협 정신을 다시 한번 발휘한다면 여러 이견도 좁혀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꼭 좋은 결과를 맺어 내년에는 인사‧보수정책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양옥 회장은 “연금 희생으로 사기가 저하된 교원, 공무원의 안정을 위해 정말 치열하고 진지한 논의로 생산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내야 한다”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최대한 자주 만나 협의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협의기구는 개선방안을 마련해 국회 안행위에 제출‧보고하게 된다. 한편 교총은 협의기구 논의를 주도하고 교원들의 숙원과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지난달부터 ‘교원보수‧인사정책개선추진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협의기구 첫 회의가 열린 9일 오후 4시에는 3차 회의를 열었다. 추진위는 교감의 부교장 전환 등 교원‧전문직의 위상을 높이고, 수당 현실화 및 호봉 재설계 등 처우 개선을 핵심과제로 협상 테이블에 올릴 계획이다.
공무원연금개혁이 마무리되면서 국회는 그 보완대책으로 인사혁신처에 교원과 공무원의 인사 및 보수 문제 개선을 위한 실무협의기구를 설치하고 바람직한 교원과 공무원의 인사·보수 정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날로 어려워지는 정부 재정 사정 때문에 연금문제가 먼저 논의되긴 했지만, 사실 연금은 큰 틀에서의 인사정책 개혁 중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의 후속조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교원의 동기부여를 위한 인사정책의 핵심은 교원의 승진제도 정비와 보수의 현실화로 이는 매우 시급하다. 현 시점에서 우선 필요한 것은 교원의 승진제도와 직급체계의 정비다. 이는 해묵은 과제이면서도 사도의 길을 걷는 교원들이 개인적 이해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계속 미뤄져 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다른 특정직이나 일반직에 비해서 낮은 예우수준으로 이어졌고, 교육정책의 형성과 집행과정에서도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무엇보다도 교육현장에서 교장과 교감의 실질적인 학교운영권에 대한 보장과 교육전문직의 직급상향 조정을 통해서 교육정책의 수립과 집행 현장에서 교원의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교원들의 교육동기부여를 위한 수단으로 십수년간 동결되어온 각종 직책수당의 현실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교직수당이나 담임교사수당, 보직교사수당과 같은 직책수당은 직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합리적 보상인 동시에 그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유인책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동기부여를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교원들의 교육역량 제고를 위한 방법으로서 개인별 특성과 여건에 맞는 학습을 가능케 하는 무급휴직제의 도입과 활성화 역시 진지하게 검토돼야 한다. 급변하는 교육환경의 변화는 교원들의 끊임없는 학습을 필요로 하므로, 획일적인 연수나 집합교육의 틀을 벗어나서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해 취임하며 9시 등교를 비롯해 상·벌점제 폐지, 교장·교감 수업, 사계절방학, 꿈의 학교, 혁신공감학교 운영 등을 내세우고 ‘학생 중심, 현장 중심’으로 교육의 틀과 문화를 바꾸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다수의 교육관련 단체들이 평가한 자료를 보면 부정적 의견 일색이다.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가 이 교육감의 공약을 평가한 결과에서 부정적 답변이 절반이 넘는 57.8%를 보였다. 편을 들어줄 것 같았던 교육·노동 시민단체들의 혹평은 의외다. 정책 시행 과정이나 학부모, 교사와의 소통에 대해선 매몰찬 평가를 내렸다. 올 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의 두 차례 결과를 보더라도 이 교육감은 전국 17곳의 시도교육감 중 직무수행평가 항목에서 14·16위를 차지했다. 이 교육감 정책들은 대개 포장만 화려한 빛 좋은 개살구들이란 의견들이 나온다. 학생을 위하는 것 같아도 면밀히 살펴보면 혈세를 낭비하고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를 기만하는 것들이라는 게 1년 평가다. 논란만 많고 교육효과 검증이 안 된 혁신학교를 양적으로 늘리며 예산을 퍼붓고 있다. 9시 등교, 상·벌점제 폐지 등 일련의 해프닝은 학교 구성원 의견이나 전문가 견해를 무시한 횡포에 가까웠다. 우선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고 9시 등교 및 학생 자율존중 등은 그 폐단을 보완하지 않은 채 나온 졸속정책으로, 특히 입시를 앞둔 인문계 고교생들에게는 치명적이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치밀한 ‘혁신학교’ 전략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정치권에 발을 디뎠던 것처럼, 그 역시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해서 눈길을 끌어보고 그 다음 단계로 가겠다는 정치적 포석이라면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진정 교육을 염려하는 것이라면 더욱 겸손하게, 그리고 묵묵히 현장을 존중하며 진정 아이들을 위하는 길에 대해 성찰하기를 바란다. 그간 고집해 온 9시 등교, 상벌점제 폐지가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호도하지 말고 현장의 냉랭한 반응을 체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