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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발레를 보며 행복했어요 담양금성초등학교(교장 이성준)는 9월 16일 오전 11시 1학년부터 3학년 학생 20명에게 광주교육대학교 풍향문화관 하정웅아트홀에서 공연한 해설이 있는 “미운 아기오리 발레리나 만들기” 에듀-발레공연 관람 문화체험행사를 제공하여 학생들을 설레게 하였다. 초등학교 어린이에게 친숙한 안데르센의 ‘미운 아기오리’명작동화가 주는 교육적 메시지, 자아인식과 정체성, 타인과의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는 시간이었다. 발레에 대한 호기심과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체험중심의 공연 프로그램도 인상적이었고 자기 모습을 찾아가는 정체성을 발레라는 종합예술의 그릇에 담은 공연 내용은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제1부는 관객과 함께하는 발레체험의 시간이었다. 기획과 안무를 맡은 정희자 교수가 직접 출연해서 전체 관객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발레마임을 가르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고, 토슈즈와 발레의상에 대한 이야기, 기본 동작과 명칭을 쉽고 재미있게 접하게 하는 스토리텔링 기법도 신선했다. 제2부에서는 중국 춤을 선보인 후,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아기오리'를 바탕으로 만든 재미있는 창작발레를 선 보였다. 친근한 동화를 발레로 각색하고 뮤지컬과 인형극을 접목시킨 복합장르 무대로, 관객들과 자연스런 교감으로 발레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여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과 어른들까지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에 가두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무대 배경과 아름다운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고운 선율에 맞춰 한 마리 새처럼 하늘하늘 춤추는 모습은 객석을 가득 메운 학생들도 어른들도 환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였다. 감성교육을 포함한 인성교육의 성공은 바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과 체험을 많이 하는 데서 비롯된다. 나도 내 꿈을 찾아 꿈을 꿀래요 일선 학교 현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발레라는 고급 문화체험의 시간은 무용이나 음악, 의상, 문학, 미술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 자신의 진로를 생각해 보는 시간도 되었다. 한 편의 동화를 무용과 음악을 곁들인 무대예술로, 발레리나의 몸짓 언어로도 표현하는 예술의 경지를 체험한 한 시간은 교과서 밖에서 만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특히 미운 아기오리가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가며 겪는 슬픔과 고뇌는 어린 1학년 어린이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주는 의미가 깊었으니, 힘들고 지칠 때 아름다운 책과 음악, 영화나 발레 속에서 위안을 받으며 홀로서기에 성공하기를! 발레를 처음 보았다는 아이들, 무대의상이 아름다워서 탄복하던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게 해준 금성초등학교 학생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늘 고민하며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려는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함을 전했다.
어떤 멋진 대상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표현을 하는가. ‘뽀대난다’고 하는가, 아니면 ‘간지난다’고 하는가? 이럴 때 ‘매초롬하다’라는 말을 써 보자. (1) 매초롬하다: 젊고 건강해 윤기가 돌고 아름다운 태가 있다. (큰말)미추룸하다. (부사)매초롬히 - 그녀는 매초롬해 누구나 부러워한다. - 매초롬히 잘 자라다오. - 그 집 딸이 어느새 미추룸하게 다 자란 처녀가 됐더라. 뽀대단다거나 간지난다고 하기보다는 ‘매초롬하다’고 표현하면 그 사람도 훨씬 더 아름다워 보인다. ‘매초롬하다’와 소리가 비슷한 ‘의초롭다’는 말도 있다. 이 말은 ‘화목해 우애가 두텁다’는 뜻의 형용사다. (2) 의초롭다: 화목해 우애가 두텁다 - 그는 친형제 이상으로 그들과 깊은 정을 나누며 의초롭게 지냈다. - 그 세 자매는 나이가 들어서는 더욱 서로 의지하며 의초롭게 잘 지냈다. - 친구들끼리 의초로이 잘 지내기를 바란다. ‘의초롭다’, ‘의초로이’의 ‘의초’라는 말은 ‘동기간의 우애’나 ‘부부 사이의 친한 정’이라는 뜻이다. (3) 의초(誼-): 동기간의 우애. 부부 사이의 친한 정 - 그 집안은 형제자매 사이에 의초가 두텁다. - 별것도 아닌 일로 의초가 상하고 말았다. - 그 부부는 서로 의초 좋게 지내어서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의초’에서 ‘의(誼)’는 ‘정의(情誼)’와 같은 뜻으로 ‘의 좋은 형제’와 같이 쓸 때의 ‘의’이다. (4) 의(誼)=정의(情誼): 서로 사귀어 친하여진 정 - 둘이 의가 좋다. / 동서 간에 의가 상하다. / 부자지간의 의를 끊었다. / 둘은 싸우고 나서 의가 났다. 결국 ‘의초’나 ‘의’는 거의 비슷한 뜻이다. 다만, ‘의롭다’는 다른 뜻이니 구별해서 써야겠다. (5) 의롭다(義--): 정의를 위한 의기가 있다. - 의로운 죽음 / 의로운 일에는 흔쾌히 나서겠다. 여러 가지로 고단한 삶이지만 매초롬히 자란 자녀들과 함께 서로서로 의초롭게 지낸다면 한결 살맛나는 삶이 될 것이다.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 풀숲을 뛰어 오르는 메뚜기. 그리고 재잘재잘 참새소리 같은 아이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 현재 세종대왕 영릉의 모습이다. 북내초등학교 병설유치원(원장 김경순)에서는 9월 15일, ‘세종대왕 영릉(英陵)’과 ‘왕의 숲길’로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이번 체험학습은 여주 지역 공동체 교육을 실현하는 일환으로 실시되었으며, 유치원 원아들이 원내가 아니라 외부로 나가 가을 정취를 한껏 느끼고 세계문화 유산인 영릉을 관람하고 세종대왕의 얼과 업적들을 기리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우선 관람에 앞서 유치원에서 사전 교육을 실시하고 영릉에 도착한 뒤 세종전에 가서 세종대왕의 업적들을 관람한 후, 영릉을 둘러보고 왕의 숲길을 걸으면서 체험도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관람이 끝난 후엔 유치원으로 돌아가 사후교육으로 유아들의 느낌이나 감상을 함께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북내초 병설유치원 정경숙 교사는 “1학기 메르스 여파로 아이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아쉬움이 많았지만, 시원한 가을을 맞아 원아들과 함께 영릉을 방문하고, 또 세종전을 관람하면서 책과 이야기에서만 보고 들을 수 있었던 발명품과 업적들을 직접 관람할 수 있어 뜻 깊다.”고 전했다. 또한 “영릉을 관람하고 더불어 자연 속에 ‘왕의 숲길’을 걸으면서 발굴체험, 도토리 줍기 등 여러 체험들을 함께 접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기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곧 다가올 한글날 북내초 병설 유치원 원아들은 영릉 방문과 세종전에서의 업적 관람, 왕의 숲 체험 등을 기억하며 한글날을 더 뜻 깊게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밖에도 북내초 병설유치원에서는 마당극 관람 등 다양한 공연이 기획되어 있어 원아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을 하늘은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이 감탄한다. 그리고 곳곳의 단풍을 보면 더 감탄을 자아낸다. 유럽과 아시아의 완충지대로 남은 터키는 아름답지만 현재는 슬픔으로 남아 있는 땅이다. 터키는 우리와는 유달리 친하다.6.25 때에도 군대를 보내어 우리를 도와준 경험이 있는 나라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도터키에서 의대를 나온 유학생과 함께 공부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더 정감이있으며, 터키어는 한국어와 문법구조가 아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니 꼭 한번은 찾아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인류학자들이 말하는 문명과 문명이 만나는 단층국가로 이슬람과 기독교권이 보스포러스 해협을 경계로 만난다. 터키는 오랜 세월 서구 시스템에 자신의 나라를 어떻게 적응시킬까를 고민해 왔으며, 아직도 끝이 아니다.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가 차도르 등 이슬람 복장을 강제화한 것과는 반대로 터키는 착용 금지를 법제화했다. 한때는 잠옷까지도 서양식으로 입도록 했다. 전통 이슬람 문화를 내팽개치고 수염도 열심히 깎으면서 유럽을 따라잡기 바빴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천신만고 끝에 독립한 탓에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이 한몫했다. 결국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일원이 됨으로써 냉전시대에는 완전히 유럽의 일원으로 된 듯했다. 그런 터키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유럽연합(EU) 가입이다. 그러나 EU 가입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작고 가난한 나라인 앙숙 그리스마저도 보란 듯이 EU 일원으로 지원을 받고 있지만 터키는 외톨이 신세다. 터키의 인권 상황이 EU 기준에 미흡하다는 게 겉으로 드러난 이유지만 EU 회원국 대부분이 기독교권인 반면 이슬람 국가라 거절당하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실제로 터키보다 늦게 신청한 동유럽 작은 국가들조차 대부분 EU 회원국이 되었다. 결국 한 세기 가까이 유럽을 짝사랑해 온 터키가 요즘 느끼는 것은 좌절감과 비애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EU가 하나의 단일국가로 탄생할 수 있고 정치·경제적 공동기구로 묶일 수 있는 것도 기독교라고 하는 단일문화권 정체성이 있기 때문이다. EU 가입을 놓고 번번이 물을 먹자 터키의 지식인들과 여대생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차도르를 쓰고 서구화 과정에서 방치했던 이슬람 사원을 복원하자는 반발 흐름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슈펭글러나 토인비 등은 “서구 문명이란 많은 문명 중의 하나임에 불과하고 따라서 모든 인류가 그것을 숭상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로 받들어야 할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 점에서 터키에 대한 EU의 태도는 배타적인 기독교 국가들의 이율배반이나 다름없다. 사뮈엘 헌팅턴은 “기독교 문명 대 이슬람·유교 문명 간의 대립이 결국 과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처럼 거대한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처럼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갈등은 정치·경제적인 이유보다 치유와 화합을 훨씬 어렵게 한다. 파란만장한 제국의 역사를 간직한 이스탄불 도시는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운전사들이 고래고래 고함치고, 그랜드 바자의 상인이 손짓하며 흥분하고 있다. 밤은 서울의 홍대입구보다 찬란하고, 클럽은 미국 맨해튼의 광란을 능가하고 있다는 게 이스탄불을 다녀 온 친구의 이야기이다. 이는 하루가 다르게 다문화 국가로 바뀌어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때 세계사를 주름잡았으나 지금은 서양사의 초라한 변방으로 밀려난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 골목길은 화려했던 과거의 비애를 보여주고 있다. 한 나라가 안정된 생활을 하여 이제는 일상화되어 우리에겐 익숙하여져 감사를 모르고 있지만 우리도 6.25 전쟁 때를 생각하여 본다면 그리 어려운 상상은 아닐 것이다. 또, 우리 주변에 힘든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60여 년 전처럼 걱정 없이 먹고 사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교육부가 국정으로 할지 현재의 검정을 유지할지 공청회와 교육과정심의회를 거쳐 9월중 확정한다고 밝혀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정이냐 검정이냐의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하는 모양새다. 일견 보수와 진보의 대결양상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조선일보(2015.8.19.) 보도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만 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국정 찬성 48.6%, 검정 찬성 48.1%였다. 팽팽하게 의견이 갈린 여론조사 결과인데, 흥미로운 것이 있다. 학부모는 국정, 교사는 검정에 더 많이 찬성한 점이다. 알다시피 국정은 정부가 집필진을 선정해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다. 검정은 출판사가 선정한 필진이 내용을 집필한 후 교육부 검정을 받아 교과서가 된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전국구’와 ‘지방방송’이란 점이다. 국정이 전국의 학생들이 하나의 교과서로 같은 내용을 배우는데 반해 검정은 그렇지 못한 것. 출판사별로 기술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다. 불현듯 한 마디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라 할 수 있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이 떠오른다. 지금도 틈만 나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이 새삼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게다가 일본은 우리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끝내 한국 관련 부분이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 이웃나라의 그런 억지 주장들을 대할 때면 과연 대한민국이 자주 독립국가인가를 반문하게 된다. 자국의 엄연한 역사와 영토가 타국에 의해 시비거리되고 희롱당하니 그러고도 자주 독립국가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국사 공부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유이다. 그런데도 국사 과목은 찬밥신세로 전락해버린 적이 있다. 7차교육과정(2003년 8월 시행)에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국사는 사회과목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초등은 5, 6학년 한 학기씩, 중학교는 2학년 1시간, 3학년 2시간씩 사회과목의 일부로 가르쳤을 뿐이다. 고교에서 국사는 1학년때 필수과목이지만, 조선후기까지만이었다. 근⋅현대사 부분은 2학년때부터 선택과목으로 배우게 했다. 글자 그대로 선택과목이어서 선택하지 않으면 배우지 않는 것이다. 이를테면 국사를 전혀 모른 채 대학생이 될 수 있는 것이 제7차교육과정인 셈이다. 이제는 국정이냐 검정이냐가 새 쟁점이 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분명한 건 이념이나 정체성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뿐 역사는 오로지 하나라는 사실이다.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체제가 바람직한 이유이다. 자국의 역사를 갑과 을이 서로 다르게 알고 있는 건 끔찍한 일이다. 그런 일은 팩션을 표방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경험하고, 각자 판단하면 된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로 하되 다만 과거 독재시절처럼 안보를 빙자하거나 정권유지에 급급한 편향적 시각은 말끔히 털어낸 공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반대 진영에서 만족스러워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의 기술이라야 한다. 가령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빛과 그늘을 있는 그대로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한국사 교과서면 된다. 대저 역사 없는 민족은 없다. 그것이 침략을 당하고, 내분의 미치고 뒤틀린 역사일망정 그대로 간직되고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이 역사이다. 말할 나위 없이 역사는 지나가버린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여는 열쇠이다. 한국사 교과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이 위태롭다. 가장 큰 원인은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부족이지만, 교육복지인 무상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그 증가 속도가 매년 빠르게 상승하는 것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결산기준 주요 지방교육재정 정보에 따르면 무상급식(+5.8%), 누리과정(+24.9%), 초등돌봄교실(+59.5%) 등 무상교육복지비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반면 이로 인해 학생교육활동비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운영지원(18.2%↓), 방과후학교(26.8%↓), 외국어교육(16.7%↓), 특성화고교육(17.7%↓), 환경개선시설(16.1%↓) 등 예산은 크게 줄었다. 교육의 본말이 전도되는 형국이다. 무상교육비 증가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활동은 물론 위험한 학교시설을 수리할 수도, 여름과 겨울에 제대로 된 냉난방도 할 수 없는 처지다. 학교운영에 소요되는 예산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운영비다. 학교운영비는 경직성 경비인 인건비, 시설비를 포함해 학교교육활동을 위해 사용되는 필요 경비다. 지방교육재정이 축소되면 시·도교육청에서 학교로 배분되는 학교운영비도 크게 줄 수밖에 없다. 학교운영비 축소는 학교교육비 감소로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각종 교육활동이 크게 축소되거나 위축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물론 교육 선진화를 위해선 교육복지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긴축된 지방교육재정 하에서 무분별한 교육복지 예산의 증가는 기본적인 교육활동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육복지는 교육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정치적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무상교육은 기본적인 교육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후에 시행돼야 진정한 교육복지가 실현된다는 사실이다. 양출제입(量出制入)이 교육재정의 원칙인 만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전입된 예산만 잘 집행하는 것이 교육재정의 특성이다. 지금과 같이 지방교육재정의 어려움이 무분별한 교육복지 증가에 있다면 교육의 본질인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야 할 문제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공직선거법위반 항소심 결과가 벌금 250만원에 해당되지만 선고유예를 내림으로써 향후 2년간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되지 않는 한 교육감 직을 유지하게 됐다.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지자 조 교육감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와 박수로 환영했다고 한다. 1심에서 사법정의가 죽었다고 소란을 피웠던 그들의 행동에서 유죄라도 좋으니 교육감 직만 유지하면 그만이라는 속내를 읽어 낼 수 있다. 선고유예 판결을 무죄판결로 착각한 모양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2심 판결로 인해 교육감 직이 유지되더라도 '벌금 250만원 유죄'라는 꼬리표는 지속적으로 따라 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자의 도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실에서 ‘유죄 꼬리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 역시 죄 지은 교육감에게는 자녀교육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없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는 것이 현실이다. 선고유예가 내면적으로는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는 것이다. 진정 자숙이 필요하고 향후 속죄하는 자세로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른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또 이번 판결을 빌미로 현행 교육감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수면 아래로 내리려는 움직임 역시 우려된다. 죄는 있으나 선고유예라는 사상초유의 판결을 얻어 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는 곤란하다. 도리어 근본부터 어긋난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을 이번 판결을 계기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교육정책을 챙겨보기에도 빠듯한 현직 교육감이 재판을 받으면서 행정력을 낭비함으로써 교육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현행 제도는 반드시 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명확하다. 지금껏 직선제의 폐해를 그대로 지켜봤던 국민에게 더 이상의 인내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진영논리나 이념논리가 교육에서 더 이상 대립돼서는 안 된다.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교육부는 학교 변화와 개혁을 위해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자를 당해 학교 교장으로 공모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담합’ ‘코드’ 잡음에 현장도 외면 2007년 9월, 1차 62개교에 시범 도입된 교장공모제는 초빙형, 내부형, 개방형 등으로 나뉘어 시행됐고 시범적용을 마칠 즈음인 2010년 서울시교육청의 일명 ‘하이힐 사건’을 기화로 확대된 바 있다. 물론 교장공모제가 일부 침체된 학교 분위기를 쇄신하고 교육 변화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그러나 교장공모제를 보는 현장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최근 언론에 비친 민낯은 ‘밀어주기’, ‘임기연장’, ‘꼼수’, ‘코드인사’, ‘불공정’, ‘선수로 뛴 심판’, ‘담합’, ‘나눠먹기’ 등 교육현장에서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한 단어들이다. 당초 교육부는 교장 임용 다양화를 통해 교장 승진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려했지만 현실은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2015년 9월 1일자 교장공모제를 시행한 전남의 경우, 초중등 26개교를 대상으로 지원자를 접수한 결과, 1개교는 지원자가 전무해 공모제 시행이 취소됐으며, 16개교는 지원자가 1명씩에 불과했다. 경기도는 초·중·고교 49곳을 대상으로 교장공모제를 시행하기로 하고 지원자를 접수한 결과, 71.4%인 35곳에서 1명만 단수 지원하거나 아예 지원자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나홀로 지원자는 2013년 1학기 공모 대상 218교 중 9.2%인 20교에서 나타난 이래, 2013년 2학기에는 207개교 중 44%인 91개교, 2014년에는 256개교 중 57%에 달하는 146개교에서 나타나 현장에서 외면 받고 있음이 입증됐다. 이처럼 지원자가 줄고 끊임없이 잡음이 발생하는 것은 교장의 책임이 막중한 것에 비해 임용 방식이나 절차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직접 교장 공모에 응모한 경험에 비춰 볼 때, 교장공모제는 이제 수명이 다했다는 생각이다. 전북 모 공고의 경우, 학교에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현직 장학사가 교장에 응모해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격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끝내 위법성 논란 속에 철회됐다. 다른 개방형 교장공모에서는 현직 학교장이 직전학교에서 교감으로 근무 시 함께 근무하던 교사가 응모했는데 버젓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구설수에 올랐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것들의 비합리성을 아무리 지적해도 교육부는 교육감에게 일임했다는 입장만 되풀이한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교장공모제를 계속 추진할 능력과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은 대목이다. 교육부는 매년 정년퇴임 교장의 3분의 1에서 3분의 2까지 교장공모제를 실시하도록 하고 교육청 평가에 반영한다고 엄포만 놓을 뿐이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갖은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현실을 모르고 있다면 무능한 조직이고, 알고도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직무유기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교장 승진제도 근본 개선 나서야 교장 공모제가 확대되자 승진을 꿈꾸는 서울의 교감 중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됨에도 손쉽게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서울 소재 대학 지방캠퍼스와 지방 교육대학원 등으로 2개의 학위를 받기 위해 몰리기도 한다. 물론 더 많은 학문적 연구를 위해 공부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렵게 교감 자격증을 취득한 교감들이 지방으로 학위 취득에 나서는 이유는 학교현장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것보다 손쉬운 학위를 통해 교장 승진에 유리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도입 취지보다 잡음과 비리로 학교와 교원들에게 상처 입히는 교장공모제는 이제 폐기돼야 한다. 교장 승진제도를 근본부터 개선하는 새로운 임용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다.
한국교육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학부모의 교육열과 초등교육의 보편화를 단기간에 실현함으로써 교육기회를 순차적, 상향적으로 확대할 수 있었다. 교육 보편화, 능력주의의 그림자 이 토대 위에서 1980년대에는 고등교육의 보편화를 이뤘지만 교육의 양적 성장 과정에서 진학경쟁이 과열됐고 시험경쟁의 압력도 만들어졌다. 이 맥락에서 입시위주 교육이 뿌리내리게 돼 과외와 사교육이 자리 잡게 됐다. 시험성적을 기준으로 선발하는 입학시험제도는 빛과 그림자를 포함한다. 능력주의 평가관점은 교육기회 배분의 효율과 평가의 공정성을 드러내지만, 그 그림자에 사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사교육의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되레 능력주의 평가의 공정성은 훼손된다. 우리는 그동안 전문인 교육만을 강조해왔으나 이제 우리 교육은 학생들이 통합된 인격체로서의 전인(全人), 능력 있는 전인(專人), 사회적 책임과 질서를 지키는 공인(公人)을 지향하는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를 참된 학업성취라고 할 때 모든 학생이 잠재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이 학업성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습기회가 교육기회균등의 비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학교는 이를 기본으로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개성교육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초등교육의 충실한 기초교육과 중학교의 다양한 진로안내교육을 통해, 고교 교육부터는 깊이 있는 학습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특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육의 질적 다양화와 개성화는 학교운영의 자율과 내적 책무성을 요구한다. 학교가 운영에 있어 주인역할을 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닌 기관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육행정기관과 학교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 수직적 상하통제 관계에 있기 보다는 수평적 협력관계에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협치형 행정체제(Governance)가 구축돼야 한다. 5·31 교육개혁은 이 점에서 그 취지를 살려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지금 이 시기는 한국교육의 자율성, 다양성, 전문성과 책무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거버넌스 체제를 재구조화해 추진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모두 ‘참된 학습’ 이루게 배려·지원을 대학은 사교육 없이 고교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에 전념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특별전형으로서 자기주도적 학습전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교는 심층학습을 지향하는 자기주도적 학습과정을, 대학은 학생의 역량개발을 도와주는 다양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생초빙형 인재선발을 시도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그동안 서울대에서 시작했던 고교장추천입학제, 지역균형선발제, 최근 정부가 지원하는 공교육정상화지원전형에 포함해 추진해봄직 하다. 우리의 교육기회 균등은 이제 효율 지향을 넘어 학습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참된 학업성취를 추구하도록 배려와 지원을 하는 성숙한 평등성 지향 단계에 들어섰다고 본다. 학업곤란자, 장애학생, 다문화가정, 탈북자 가정 등 학업성취가 어려운 취약계층은 분명 존재한다. 우리 교육에서 교육평등에 대한 관점은 능력주의를 넘어서 학습공동체 안에서 뒤쳐진 학생을 우선적으로 돌보는 배려와 지원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학습공동체 안에서 모두가 학업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동행하는 정신이 이 시대의 교육평등을 이끄는 관점이 돼야 할 것이다.
'공유할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Idea Worth Spreading)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TEDx가 19일 신촌 Uplex 제이드홀에서 개최된다. 이번에 10회를 맞은 TEDx 신촌(TEDx Sinchon)은 ‘낯섦’(큐레이터: 이두형)을 주제로 세대·공간·형식을 초월하는 새로운 소통의 장(場)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행사는 지난 6개월 간 신촌 명물거리에서 격주 간으로 개최된 '아이디어 버스킹'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어 버스킹은 '길거리 공연'을 의미하는 단어인 버스킹(Busking)에서 착안한 것으로‘길거리 토론회’를 의미한다. 아이디어 버스킹에서는 다양한 문화와 세대가 공존하는 신촌을 배경으로 성별, 나이, 국적을 초월해 각계 각층의 참가자들과 ‘낯설지만 설레임이 가득한 분위기’ 를 통해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왔다. 이번 10회행사의 주제 ‘낯섦’은 이러한 ‘낯선 설레임’을 바탕으로 한다.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사소한 것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는 화수분이 된다는 것이핵심이다. 김영하의 소설 ‘검은꽃’을 영어로 번역한 번역가이자 서울대학교 국문학과에서 재직 중인 나수호 교수(Charles D. LaShure), 타투도 하나의 예술이자 표현 양식임을 몸소 보여주는 타투이스트 도이, 세계적인 복화술사 안재우, 가야그머로널리 알려진 가야금연주가 정민아, 개성파 배우 조달환, 그리고 전 KBS 기자이자 현재 뉴스타파 기자로 재직 중인 최경영 등이 총 열 명의 연사가 출연할 예정이다. 티켓은 TEDxSinchon 홈페이지(www.tedxsinchon.com) 또는 TEDxSinchon 페이스북 홈페이지(www.facebook.com/TEDxSinchon)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사전 등록은16일까지다. TEDx는 TED재단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발급받아, 재단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행사를 진행하는 단체로 국내에는 TEDx신촌을 비롯하여 ‘TEDx서울’, ‘TEDx서울대’, ‘TEDx부산’ 등이 총 339회의 TEDx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캐나다는 최근 10년간 유학생이 2배 이상 늘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대를 위해 정부가 2022년까지 유학생 45만명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U.S. News World Report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는 해외 유학지로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비와 생활비로 세계적 수준의 대학에서 유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유학 장려를 위해 졸업 후에 최장 3년까지 취업비자를 발급하고 비교적 쉽게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캐나다 국제교육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4년 캐나다 각급 학교에 유학중인 외국학생은 모두 33만6400여명으로 2003년 15만 9000여명에 비하면 불과 11년 새 배가 넘게 급증했다. 캐나다 연방 정부에선 이들 유학생의 학비와 생활비만 연간 80억 달러가 넘고 이로 인해 8만3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과 3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 수입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2년까지 해외유학생 45만 명 확보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유학생 유치 순위 세계 7위인 캐나다는 유학생 점유율은 아직 5%에 불과하지만 유치목표 45만명을 돌파하면 7%대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캐나다보다 유학생이 많은 나라는 절대적 1위 미국을 위시,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호주가 뒤를 잇고 있다. 캐나다로 오는 외국 유학생 출신지를 보면 중국이 전체의 32.4%로 단연 많다. 그 외에 인도(10.7%), 한국(6.2%), 사우디아라비아(4.9%), 프랑스(4.5%), 미국(4.1%), 일본(2.3%), 나이지리아(2.1%), 멕시코(1.8%), 이란(1.5%) 등이다. 베트남과 홍콩도 각각 1.4%, 1.3%로 아시아권 유학생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의 경우, 2011년 이후 3년간 전체 유학생규모가 16%이상 줄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중국, 필리핀으로 유학지를 변경하고 있어 2013년에 기록한 1만8295명 이상으로 증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캐나다 이민을 목적으로 늦깎이 나이에 캐나다 유학을 감행하는 가정도 적지 않으니 2만명 내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내에서 유학생이 많은 지역은 온타리오주가 43.3%로 단연 높고 그 다음이 BC로 24.9%나 된다. 태평양 연안 지역으로 아시아와 가깝고 온화한 날씨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파악된다. 불어권 쿼벡이 14.4%, 알버타 7% 등의 순이다. 유학생들의 전공은 취업에 유망한 엔지니어링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비지니스나 인문사회계열이다. 참고로 인기가 많은 의학관련 전공은 유학생에 대한 문호가 거의 막혀, 유학생 신분으론 입학이 어렵다. 통상 유학생의 학비는 캐나다 학생의 세배 수준이라 2만 달러 내외, 공립 초·중등학교는 1만 달러를 상회한다. 그러나 미국의 공립대학 학비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비용측면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고 캐나다 대학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영국에서 발표된 2014~2015 세계대학랭킹에 토론토대학(20위)을 위시, UBC(32), 맥길(39), 맥매스터(94) 등 4개 대학이 100위 내에 올라 있다. 요즘 캐나다의 이민정책이 취업우선주의로 바뀌어 이민을 목적으로 전문대학에 유학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을 졸업하면 최장 3년간 취업비자를 받아 일자리를 구하고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으니 공부가 아니라 이민을 염두에 두고 유학행에 오르는 것이다. 가족 중 한 사람은 학교에, 다른 배우자는 일을 하며 아이들은 적어도 고교까지는 무료교육 혜택을 받으니 캐나다 이민패턴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캐나다 이민의 매력은 미국 밖에서 가장 미국적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민의 90% 정도가 미국 국경 백마일내에 거주, tv의 경우 아예 인근 미국도시 방송을 그대로 볼 정도다. 게다가 영국연방 핵심국으로서 불어가 공용어라 미국과는 다른 유럽 문화까지 향유할 수 있는 게 캐나다 유학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학생 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재정상 어려움을 겪는 부실 대학 통폐합 등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워싱터포스트지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는 미용학교부터 하버드 대학에 이르기까지 5300여개의 대학이 있다. 미국의 고등교육은 전세계적으로 부러움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단지 몇백 개 대학만이 우수한 교육제도를 운영할 뿐이다. 대부분은 학생 정원도 채우지 못해 경영난을 겪거나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열악한 실정이다. 버지니아 주에 위치한 스윗브라이어 대학은 학생 수가 700명밖에 되지 않아 경영난을 겪는 대표적인 사례다. 주 정부에서 고등교육을 관리하지 않다보니 정치적 입김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대학이 설립된 것이 대표적인 부실 대학의 원인이다. 1960년대 오하이오 주지사 제임스 로드는 30마일(약 42km) 이내마다 대학을 설립하겠다고 공약을 낸 적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의 대학분포도를 보면 북동쪽과 중서부에 대학이 집중 배치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남부나 서부에 주로 살고 있어 이들 대학은 학생 정원 채우기도 버거운 반면, 서부에 있는 대학들은 입학 문이 좁다. 매년 이들 대학에 들어가는 정부 보조금 또한 만만치 않다. 연방정부에서는 장학금이나 세액공제 등으로 연간 약 1650억달러(197조원 정도)를 쓰고 있다. 주 정부에서도 약 740억 달러(88조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정부 지원금이 학교 수익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로날드 어렌버그 코넬대학 교수는 “정부 보조금이 없다면 대부분의 대학들은 운영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정부가 엄청난 규모의 재정을 대학에 지원하고 있으면서도 대학 정책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대학들이 정부의 개입이나 부실대학 통폐합 등에 대해 크게 반대하고 있다. 대학도 지역의 주요 일자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통폐합을 강하게 요청하기도 어렵고, 졸업생들의 압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재정압박이 갈수록 커지면서 일부 대학들은 합병이나 연합 등의 체계를 구성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교수진을 서로 공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조지아주에서는 최근 6개 대학의 합병이 승인됐다. 기술 발전으로 지역상의 거리와 관계없이 연합체를 이루는 대학들도 있다. 미국 동·서부의 11개 공립학술대학이 연합체를 이룬 대학개혁연합(University Innovation Alliance)이 그 예다. 지난해 12월 연방정부가 대학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부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계획안을 발표한 만큼, 앞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랑스 초등교·중학교에 ‘도덕’과 ‘시민교육’ 과목이 신설되고 유급이 사실상 없어지는 등 새 교육과정이 9월 신학기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수업교재 등은 내년에나 마련될 예정이라 학교 현장에서 혼란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현 프랑스와 올란드 정권은 사회적 지위 등으로 차별받지 않는 교육환경 조성을 목표로 혁신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키로 했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종교적·민족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과정 마련에도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교육 여건이 열악한 350개 지역의 학교를 ‘우선교육지역’으로 분류해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학급당 학생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룹별 수업이나 혁신적인 수업방식을 도입하는 한편, 교사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도 교과목, 교육평가, 교육방법 등에서 변화가 생긴다. 우선 유치원의 마지막 학년이 초등학교 1·2학년과 함께 초등교육과정 1단계로 편성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단순 수 암기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수의 개념에 대한 이해 과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생각을 언어로 적절하게 표현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배우는 과정도 마련했다. ‘도덕’과 ‘시민교육’ 과목이 개설돼 초등교에서는 일주일에 한 시간씩, 중학교에서는 한 달에 두 시간씩 의무화됐다. 지난 1월 이슬람인의 프랑스 언론 테러사건 이후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구현해 가는 가치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종교 갈등에 따른 사회문제로 지난 2013년 교육의 비종교성과 교육 주체들의 종교적 중립성을 지키자는 ‘라이시테’를 강조하며 15개 항목의 교육헌장을 발표한 바 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프랑스어와 수학에 대한 평가가 강화돼 학습 부진을 초기에 해결할 예정이다. 이민자가 많은 프랑스로서는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는 언어 실력이 제대로 갖춰져야 향후 학습능력 저하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급 제도도 사실상 없어진다. 학생의 건강이나 가정의 문제, 수업과목 이수 부족을 제외하고는 유급이 적용되지 않도록 했다. 대학 입학 시험인 바칼로레아에서도 불합격한 과목만 다시 시험 보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이전에는 특정 과목에서 불합격돼 다음 해에 재시험을 볼 경우에 전과목을 모두 다시 봐야했지만, 이번 개혁을 통해 불합격한 과목만 재시험을 보게 해 학생 부담을 덜어줬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들의 미래 진로를 위한 특별과정도 개설토록 했다. 교실 안의 수업에서 벗어나 직업 현장을 방문하고 전문 직업인들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도록 했다. 지난 5월 프랑스 대통령의 발표대로 모든 학교에 디지털 교육이 적용돼 개인의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동등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우선교육지역을 중심으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적용, 3년 동안 10억 유로(1조3000억원 정도)를 들여 7만 명의 학생과 8000명의 교사들에게 태블릿PC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학교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개인 학습을 위해 활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교육 개혁이 철저한 준비 없이 9월 신학기부터 바로 학교 현장에 적용되면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당장 수업 교재로 쓰일 자료부터 마련되지 않은 채 내년에나 나온다고 하니 교사들은 수업 준비부터 막막한 실정이다. 교원들에 대한 연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새로운 교육과정의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8일 오후 6시 서울청계초 4층 꿈누리실 강당에 40여 명의 선생님이 만들어 낸 화음이 퍼져나간다. 서울 북부지역 선생님을 중심으로 모인 파이데이아 합창단은 이날 연습을 겸한 학생 합창 지도 직무 연수를 했다. 지휘자 김호재 씨는 “연주회에서 부를 ‘꿈꾸지 않으면’은 장학금을 전달하기 전에 부르는 만큼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말하듯이 불러야 한다”며 한소절씩 발음이나 발성에 대해 지도했다. 방과 후에 서둘러 모인 선생님들은 식사도 거른 채 빵과 음료로 허기를 달래며 두 시간 동안 합창 연습에 몰입했다. 매주 화요일이면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그냥 노래가 좋아서, 합창이 좋아서 모인 선생님들이다. 지난 2007년 각 학교에서 학생 합창단을 지도하고 있는 십여 명의 선생님들이 뜻이 맞아 결성한 파이데이아 합창단. 유애경 서울청계초 교사는 “노래를 잘해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열정으로 모이다보니 매주 이렇게 모이면서 오랜 기간 이어져오고 있다”며 “합창을 하면 힐링이 되고 힘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합창의 매력에 빠져 만삭이 돼서도, 아기를 안고 와서도 합창 연습을 하는 선생님들도 있다. 이미주 공릉중 교사는 결혼 전부터 합창단에 참여, 이제는 4살이 된 아이까지 데리고 와 연습한다. 단원뿐만 아니라 더 많은 선생님들과 합창의 매력을 나누자는 뜻에서 3년 전부터 직무연수를 개설했다. 1년에 2차례, 30시간의 연수를 통해 선생님들이 직접 노래를 불러보고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했다. 직무연수를 왔다가 합창단원이 된 선생님들도 많다. 심현숙 한천초 교사는 “노래를 같이 할 수 있고 학생 지도법도 공유할 수 있어 좋다”며 “노래를 잘하는 아이도 자기 소리만 낼 수는 없고 남의 소리도 들어야 하니 협동력과 자기조절력이 생기고 아름다운 노랫말로 정서순화까지 돼서 합창이 학생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파이데이아 합창단은 매년 12월 정기연주회를 열어 3~5명의 어려운 여건에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음악을 통해 제자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박초롱 서울방학초 신규 교사도 “지난해 처음으로 정기연주회를 통해 무대에 오르고, 올해는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합창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통해 실력을 겨뤄 선발한 합창단은 아니지만 전국대회에도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태백전국합창대회에서는 42팀 중 5위로 동상을, 지난해 대회에서는 26팀 중 2위로 금상을 수상했다. 대부분 음악을 전공한 ‘준프로’들이 참여하는 대회에서 순수 아마추어인 파이데이아 합창단의 성과는 놀랍다고 한다. 유 교사는 “노래는 못해도 합창이 좋아서 오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도 모두 합창단에는 도움이 된다”며 “내가 고음이 안될 때는 소리를 좀 줄여주면서 잘하는 사람이나 못하는 사람이나 함께 어우러져 소리를 낸다는 데에 아마추어 합창단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공릉중 29개 교실 뒤편에는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들이 참여해 직접 페인트칠하고 조립해 만든 사물함이 놓여 있다. 3월부터 5개월여에 걸쳐 만든 957개의 원목 사물함이다. 낡고 문짝이 떨어져 지저분했던 사물함 때문에 늘 칙칙했던 교실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방학 동안 모두 교체된 사물함 덕에 개학을 맞아 교실에 들어선 아이들의 표정마저 환해졌다. 학교 사물함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은 김창수 교사의 수업에서 착안됐다. 지난해 김 교사는 기술 교과 시간에 학생들과 청소도구함 같은 간단한 도구를 만들고, 한 학급에서 사물함 만들기를 진행했다. 이를 본 임진수 교장이 학교 사물함 전체를 학생 손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임 교장은 “학생들이 직접 사물함을 제작하면서 물건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학교에 대한 애정과 주인의식도 키울 수 있어 학교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교사들까지 동참하면서 예산부족으로 엄두도 못냈던 환경 개선에 학교 구성원들이 나서게 됐다. 전관식 교사는 “예산이 나오기를 무작정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냐”며 “선생님들도 우리 아이들이 쓸 물건을 바꾸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며 “주말이나 방학 때도 나와 제작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학부모들까지 가세했다. 가정통신문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알리자 100여 명의 학부모들이 동참의 뜻을 밝혔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방과 후나 주말에 학교를 찾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2학년 자녀를 둔 김은숙 씨는 “비싼 인건비를 들이지 않고 학부모들의 힘으로 내 아이가 쓰는 학교 물품을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 굉장히 뿌듯하다”며 “선생님들과도 자연스럽게 학교나 아이들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선생님들한테 아이를 잘 부탁한다는 뜻에서 눈도장을 찍기 위해 찾은 것이 아니다. 1학년 자녀를 둔 국순혜 씨는 “매주 학교를 찾았지만 담임선생님은 한 번도 뵙지 못했다”며 “단지 학부모이기 때문에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는 생각에 참여했는데 목공예라는 새로운 경험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까지 휴가를 내서 동참했고, 집에서도 간단한 작업은 직접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전동 드라이버도 구입하게 됐다. 김 교사가 도면을 그려서 원목 제작업체에 의뢰, 재료를 구입해 오면 학생부터 교원, 학부모까지 나서 직접 사포질, 페인트칠을 하고 조립했다. 사물함에 쓰는 경첩은 기존에 쓰던 낡은 사물함에서 다시 재활용했다.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었다. 목공예 재미에 빠져 방과 후에 거의 매일 남아 작업을 도운 학생도 있었다. 3학년 정찬영 군은 “작년에 목공예를 처음 경험해보고 만드는 작업 자체가 재미있어 거의 매일 기술실을 찾고 있다”며 “이제 곧 졸업을 하면 이런 작업을 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벌써부터 아쉬울 정도”라고 말했다. 사물함 작업이 끝났는데도 정군은 개인적으로 쓸 작은 장롱 등을 만들며 목공예를 하고 있다. 학교 구성원 전체가 단합해 이룬 성과는 놀라웠다. 전 교사는 “처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거란 생각에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해보자고 한 건데 학부모님들까지 참여해 짧은 기간에 완성할 수 있었다”며 “협소한 기술실, 열악한 여건에도 구성원 모두가 우리 학교를 위한 일에 기쁘게 동참했고 학생들도 성취감을 느끼게 됐다”고 의미를 전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계, 학계, 교육계에서는 국사 교과서의 국정(國定), 검정(檢定)을 놓고 갈등이 심하고 논쟁이 격렬하다. 보수 측에서는 국정을, 진보 측에서는 검정이 옳다고 주장한다. 국정, 검정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이들은 자기 주장의 장점만을 부각시킨다. 14일 현재 교육부는 국정이나 검정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그런데 얼마 전 보훈교육연구원 전수조사 결과 깜짝 놀랄만한 사실이 밝혀졌다. 즉, 현행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한국사’ 가운데 3·1운동의 상징인물인 유관순 열사의 공헌을 언급한 교과서는 2종에 불과하고 월북한 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직을 지낸 김원봉 조선혁명당 의열단장의 공헌은 9종 모두에 언급되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김원봉에 관한 기술 분량도 압도적으로 많아 교과서 서술의 균형감각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보훈처 산하 보훈교육연구원이 강원택 서울대 교수 등 대학교수와 고교 교사 등 외부전문가 10명에게 의뢰해 중학교 역사교과서 14종과 고교 역사교과서 13종 등 검정교과서 27종(역사부도 10종 포함)을 대상으로 지난해 7∼12월 6개월간 ‘국가유공자 공헌내용’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중등 역사교과서 국가유공자 공헌내용 분석’ 보고서는 “2개 출판사(금성출판사·천재교육)는 김원봉 의열단장을 6∼7차례 상세히 언급한 대신 유관순 열사는 아예 누락시키거나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며 “이는 일제강점기 항일 애국운동사에 관한 대표적인 (역사)왜곡”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노력에는 관심이 없는 대신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민족지도자 김구 선생의 갈등을 부각하는 교과서들이 많다”며 “정부수립 과정을 건국의 아버지와 민족지도자라는 대결 구도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이런 교과서가 탄생하고 이런 교과서를 학생들이 배우게 된 것일까? 바로 검정교과서의 문제점이다. 검정 교과서는 집필자의 개인 성향에 따라 역사를 서술한다. 교육부가 집필 기준을 정확히 제시하여야 하지만 당시 정권의 입맛에 맞았기에 그냥 통과된 것이다. 그렇다고 국정 교과서가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정권 이념에 맞게 기술이 되면 정권이 바뀌면 다시 기술해야 한다. 교과서가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지 않고 정치색을 띄었기 때문이다. 국정이든 검정이든 졸속으로 교과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짧은 기간 안에 교과서를 만들면 어떤 체제를 채택하든 오류와 편향성 논란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교육부는 집필 기준과 검증을 대폭 강화해 미래세대에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새 교과서를 발행할 필요가 있다. 교과서 제작자가 집필기준만 철저히 지키고 감수 및 심의 과정에서 어긋나는 것을 걸러낸다면 국정이나 검정이나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최후의 방법으로 국정으로 할 경우, 집필자를 균형있게 넣어 편향성을 방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도심의 길거리를 지나치는 사람, 줄을 지어 이동하는 자동차 행렬, 저물녘 서쪽 하늘에 군무를 일으키는 새떼,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투명한 대상이 되고 만다. 소외된 사람, 사회란 관계 사슬에서 멀어진 사람, 개인의 이익이 우선시 되는 지금 우리는 투명인간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은행에서 신용불량자를 취급하는 눈처럼. 흔히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 마포대교를 자살 대교라고 한다. 모진 굴곡의 상처를 짊어진 사람들이 다리 난관 위에서 홈런을 친 선수를 축하하는 야구장 전광판을 장식하는 불꽃 싸리비처럼 생명의 불꽃을 탄화시키는 곳이다. 그 불꽃 무리 중에 성석제의 소설 ‘투명인간’에 나오는 ‘김만수’가 있다. 그는 왜 투명인간이 되었을까? 지독하고 멍청한 가족사랑 때문이었을까? 이는 지금을 사는 7080세대들에게는 끈끈이처럼 달라붙는 공감의 메아리이다. 찬이슬이 내린다는 백로를 지나는 시점에 서울을 찾았다. 몇 번 방문하였지만 청량한 도심의 하늘을 보기란 어려운 곳이 서울이다. 그런 도심이 심한 일교차로 인해 모처럼 빌딩 숲은 발돋움하여 한강에 비치고 하늘은 잉크 빛을 풀어내고 있다. 대도시라 하면 시골에서 잔뼈가 굵은 탓인지 복잡한 어지럼증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일이 습관이 된 지금 인공의 조형물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조화로 다가서는 일탈에 부아를 느끼며 마포대교를 지나는 순간 떠올린 이가 김만수였다. 소설 속 김만수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다고 투옥되어 벌금으로 빚을 지고 야반도주하여 산골로 들어와 화전을 일구며 정착한다. 그리고 삼대를 거치는 가족들의 이야기와 육 남매의 삶을 통하여 우리의 근현대사를 풀어내고 있다. 작가의 구수한 입담을 통하여 빚어지는 삶의 실타래가 태동과 격변의 시대를 지나 지금의 승자독식 사회에서 가족이라는 거멀못을 헐겁게 엮어 낼 때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었다.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는 어떤 사슬로 이어져 있을까? 솟아오르는 고층건물과 증가하는 오피스텔에 반하여 출산율 감소, 2인 가구,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당연히 가족, 혈연, 공동체, 배려라는 소중한 울타리는 무너지고 개인주의가 유성 매직으로 낙서를 하고 있다. 농촌 또한 독거노인의 증가와 소원해지는 가족관계 속에 쓸쓸히 노년을 보내며 마지막 촛농을 떨어뜨리는 일이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 김만수의 가족사랑은 생뚱맞지만 가족의 부대낌이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준다. 하지만 이런 소중한 가족의 끈을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김만수도 생활고란 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신록의 계절 오월, 한강을 가로지르는 마포대교에서 한 줌의 바람이 된다. 가진 자에게는 불의도 정의가 되고 법도 자기편이라는 이율배반의 흐름은 회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 빚으로 다가와 세파에 좌초되는 낚싯배가 된다. 지금 우리네 세상은 비정상적인 먹고 먹히는 관계이다. 손에 잡히지 않는 경제의 흐름은 아프리카 사바나의 생태계보다 더 비정하다. 이런 현실에서 바라보는 만수의 가족사랑은 옳다 하기 보다는 우둔한 사랑이라고 몰아치고 싶다. 바보 같은 만수의 가족사랑! 가족은 자신의 뿌리며 울타리고 자랑이라고, 자신이 목숨을 다해 지켜야 할 대상이라고 말하며 유년 시절 조부모님 부모님 형제들과의 추억, 학비를 벌겠다고 월남전에 참가하여 고엽제 후유증으로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형의 클레멘타인 하모니카 연주, 아버지의 가마니 짜기와 할아버지 글 읽는 소리, 소가 울고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가 오르는 시골집, 앞치마를 두른 아내가 손을 닦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을 떠올리며 행복이란 이런 것이라고 반추한다. 개인은 가족의 구성원이고 가정은 사회 구성의 최소단위이다. 이런 흐름에서 가정이 흔들리면 한 나라는 물론 세계와 지구촌도 안위를 보장할 수 없다. 김만수의 가족사랑! 우리가 모두 투명인간으로 사는 사막 같은 지금에 꼭 필요한 사랑이다. 그러나 노력에 노력을 다하여도 깔때기 같이 빨아들이는 부의 세습과 권력의 지배구조는 현실에서 극복하기 힘들다. 이런 시점에 김만수의 가족사랑 이야기를 응원해야 할까? 아니면 바보라고 말해야 할까? 도저히 이분법적인 사고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어려운 문제이다. 나날이 개인주의가 우선시되고 혐오스러운 가정폭력이 삶의 사막화를 가속하고 있다. 이럴 때 김만수의 가족사랑 이야기가 반성의 바이러스로 퍼져 우리 삶의 오아시스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가족은 나의 뿌리고 울타리고 자랑이다. 가족이 정말 좋다.” 이 가을 우둔한 만수의 가족사랑 이야기가 풀벌레 소리에 더 진하게 베인다.
영서야, 아침저녁으로 가을의 시원함을 느끼는 계절이 되었구나. 이것이 자연 법칙이다. 이번에 정년퇴임을 하여 학교를 공식적으로 떠나게 되었지만 자유학기제 실시로 1학년 학생들과 다시 이렇게 수업을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성인을 상대로 하는 수업은 한 경험이 있지만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평상시에도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은 공부란 근본적으로 학생이 하는 것이고 선생님은 안내자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안내를 잘 했는데도 좋은 결과가 안 나온다면 그것은 학생의 잘못이거나 아니면 안내자의 잘못일 것이다. 네가 일본교육에 관한 동영상을 보고 쓴 글을 읽어보니 네 또래 학생들보다 생각도 깊고, 현재를 조선시대와 연결하여 생각할 줄 아는 역사적인 관점과 또, 세상의 잘 못된 것을 비판할 줄 아는 분석력, 그리고 너의 관찰력은 매우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 꿈이 웹툰 작가가 되는 것이라 했는데 넌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런 생각을 가졌다는 자체가 매우 대단하구나! 역시 사람은 어떤 경험을 통하여 하고자 하는 생각이 나는 것이 세상의 법칙이다. 전혀 보지도 않고 경험하지 못한 것에 접근한다고 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 될 수 밖에 없지. 그만큼 경험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를 한다고 하여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거야. 네가 어떤 말을 할 때, 그리고 어떤 결정을 할 때는 어떤 결과를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하여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거든... 결정한 것이 있다면 최소도 하루에 한 번쯤은 연습을 해 봐야 하고 앞으로 어떤 것을 해 봐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노력이 없이는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 세상의 법칙이다. 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능력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을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한 점은 노트정리가 다른 학생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였단다. 쉽게 이야기 하면 그 학생의 노트하는 것만 봐도 그 학생이 거둘 성적을 미리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학교부터 고교에 걸쳐서 노트 작성을 잘 하는 학생은 반드시 성적이 향상될 것이라 믿는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와 시험은 창의적인 것 보다는 기본적인 지식을 어느 정도 습득하는가에 초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에게 한 가지 더 부탁을 한다면 김선우 작가가 쓴 ‘김선우의 사물들’ 이라는 책이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은 여성 입장에서 어떤 관찰력을 갖고 생각하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바란다. 네 정도의 머리와 관찰력 예리한 분석력을 가지고 있다면 우선 글쓰기를 권장한다. 앞으로 여러 가지 학교에서 하는 글쓰기 대회, 외부에서 하는 공모전에도 꼭 나가서 도전해 본다면 네가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한 좋은 기초공사가 될 것이라 믿어 이렇게 추천을 한다. 또, 기왕 일본문화체험학습반에 들어왔으니 시간을 잘 활용하여 일본 관련 책도 읽어보고, 간단한 회화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네가 기대한 것이 이뤄지리라 믿는다.
누구나 좋아하는 화창한 가을이 왔다. 가을이 되면 학생도 마음이 맑고 밝아지며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학생들 중에는 건강의 리듬을 잃고 헤매는 이도 있고 선생님들 중에도 건강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분도 계신다. 환절기에 건강에 유의하는 것이 학교생활을 더욱 알차고 보람되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학교에서 가장 바쁘게 지내는 선생님 중의 한 분이 교감선생님이 아닌가 싶다. 교감선생님은 학생을 돌보랴, 선생님을 돌보랴 정신이 없다. 쉴 새가 없다. 밤낮이 없다. 고등학교에 근무하시는 교감선생님은 야자 때문에 일찍 집에 들어가지를 못한다. 매일 별을 보고 가야 하고 달을 보고 가야 한다. 하루이틀이 아니다. 매일이다. 나도 그러했다. 아침에도 누구보다 먼저 출근을 한다. 선생님이 일찍 출근을 해서 학생들을 돌보는데 교감이 늦게 출근하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교감의 자리는 힘든 자리다. 외로운 자리다. 희생하는 자리다. 그렇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고맙다고 인사하는 분도 없다. 당연히 해야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가만큼 대접을 받지 못하는 선생님이 교감선생님이다. 교감선생님의 직책은 교장을 도우는 자리다. 교장이 안 계실 때는 교장의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학부모님들로부터 온갖 듣기 싫은 소리는 다 듣는다.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 교장에게 누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밤낮을 뛴다.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의 중간에 서서 중재역할을 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교감을 해보지 않은 분은 모른다. 어떤 교감선생님은 스스로 말하기도 한다. ‘교장이 되지 않고 교감만 하라만 할 수 없다'고 한다. 위로부터 치이고 아래로부터 치인다. '가장 불쌍한 자리가 교감의 자리라고 선생님들도 공공연히 말한다. 이런 교감선생님에게도 예우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교장선생님은 교감시절을 잊으면 안 된다. 교감을 거치지 않고 교장이 된 사람은 교감의 심정을 모른다. 교감을 힘들게 하면 안 된다. 역할을 분담하면서 함께 학생들의 교육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야자를 교감에게만 맡기는 것은 무리다. 이러면 얼마가지 않아 쓰러지고 만다. 여러 선생님들도 교감선생님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 교장의 지시를 받고 학교를 운영하다 보면 선생님들과의 의견과 상충할 때가 있다. 이 때 교감의 고뇌는 심각하다. 해결하다 못해 스스로 자괴감에 빠진다. 여러 선생님들이 교장선생님의 방침을 이해하고 따르는 심정으로 교감선생님의 말씀에 따라주는 것이 교감선생님을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된다. 교감 수당도 너무 적다. 한 번 정해 놓으면 올라갈 줄 모른다. 그것도 너무 적다. 수석선생님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수석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이 같은 급이라고 한다면 수당도 같은 급의 예우를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왜 교감선생님에 대한 수당에 대해서는 인색한지 모르겠다. 교감선생님도 선생님들에게 학교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의논을 할 때도 있고 위로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교감선생님들에게도 교장 못지않은 수당을 책정해서 교감다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학교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교감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교감이 손을 놓고 있으면 학교는 마비가 되고 만다. 선생님들과 교장과의 갈등이 생길 때 교감이 나서지 않으면 해결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교감의 예우 중의 하나는 명칭에 대한 것이다. 중국의 광저우에 있는 월수외국어학교에 방문했을 때 그 학교는 교감이 여러 명이 있었다. 역할마다 교감이 달랐다. 명칭도 교감이라하지 않고 ‘부교장’이라고 불렀다. 교감보다는 부교장이 훨씬 듣기가 좋다. 한 학교에 교감의 숫자를 늘이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하겠다. 중국뿐 아니라 일본의 토료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교감이 한 명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교감을 몇 명으로 배치해서 학교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