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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 있어서 모든 아이들은 마음이 쓰이는 존재이면서 마음을 써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일본 시마네현립 마쓰에 교육센터가 ‘걱정되는 아이’와의 관계나 대응에 대한 개선을 목적으로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쓰에 교육센터는 2002년도부터 초․중학교 현장에 대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2004년도에는 ‘교육 상담, 학생 지도의 시점을 살린 워크시트’와 ‘특별지원교육의 시점을 살린 워크시트’를 제작, 활용하고 있다. 또한 몇 번에 걸친 수정과 보완으로 2005년도에는 ‘교육상담’ 워크시트집이 연수 등에서 활용되고 있고 ‘특별지원교육’ 시트는 올 해 핸드북으로도 만들 계획으로 있다. 아이의 장점이나 열심히 하고 있는 부분을 생각하여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교사는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교육센터가 제작한 워크시트집은 아이들의 상황이나 교사의 생각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데, ‘아이에게 중점을 두고 파악하는 9장의 시트’, ‘아이와의 대화 및 접촉이나 기분을 정리하거나 확인하는 11장의 시트’, ‘교사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4장의 시트’로 총 2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시트는 A4 사이즈로 10-20분 정도로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그 아이의 장점을 찾아보자’는 시트는 그 아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 지금까지 분발해 온 일을 생각해 내어 네 가지 관점에서 기입하는 것이다. 단지 ‘대책’에만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교사 자신이 느끼고 있는 생각을 쓰는 것으로서 다른 교사의 문제 파악 방법 등을 배우거나 공유할 수 있는 효과도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각각의 시트의 마지막에는 짧은 멘트가 있는데 이 시트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의 설명이라든지 아이와의 접촉 방법에 대한 힌트 등이 쓰여 있다. 교육센터는 홈페이지에서도 워크시트를 공개함과 아울러 교사가 해보고 싶은 시트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트 선택 방법으로서는 ‘현재의 기분에 따라 선택하기’, ‘시트명과 주제 목차를 보고 선택하기’, ‘직접 시트를 보면서 선택하기’ 등으로 나누어 놓고 있는데 시트 선택에 까지 연구의 흔적이 보인다 할 수 있다. 어떤 시트를 선택하건 간에 중요한 것은 교사의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이다. ‘뭔가를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압박감 내지 의무감으로 시트를 기록하게 되면 본래의 워크시트 기록의 의미는 퇴색되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룹 연수에서 활용할 때에는 2명이 한 조가 되어 워크시트에 기록한 것을 서로 교환하여 감상하는 과정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교사에게 있어서 아동에 대한 다양한 기록은 결국 교육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작업의 하나이다. 단지 나쁜 면을 찾아서 지도하는 의미에서가 아닌 걱정되는 아이를 여러 각도에서 심층적으로 파악하여 생각하는 의미에서의 기록은 아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아이들에 의한 이지메․폭력행위가 끊이지 않는 지금, 학교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대응책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다.
2005.1.5. 밤 7시 25분 캘커타의 외국인 거리라는 Sudder st.는 외국인들로 붐빈다. 싼 숙소가 몰려 있는 곳인데도 관광철이라 그런지 방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425루피에 겨우 방을 구해 목욕을 하고 일기를 쓴다. 초라한 호텔방이지만 낯익은 느낌이다. 1996년 미국 여행 때 느끼는 것과는 달리 왜 이렇게 낯설지 않고 편안한가. 별로 긴장감이 들지 않는다. 너무나 흔한 가난의 모습, 내게 너무 익숙한 가난의 모습이어서 그럴까. 파크 스트리트에서 만난 자항기르라고 하는 젊은이가 자꾸 영어로 말을 붙여오기에 대꾸를 하다 보니 이젠 내 관광안내원으로 나서려는 것 같다. 캘커타의 뉴 마켓을 구석구석 보여주기도 하고 극장에 가자고 안내하여 그의 친구와 함께 셋이 인도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1.2층으로 된 대형 영화관이다. 표를 내고 들어가니 안내인이 손전등을 들고 일일이 자리를 안내해 준다. 이상한 것은 1층과 2층으로 좌석이 구분되는 데 앞줄부터 순서대로 열을 맞춰 앉히는 것이다. 인도의 극장엔 카스트제도가 있다는 인도 관광 안내서의 구절이 생각났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젊은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핸드폰을 가지고 오락을 하거나 문자를 띄우거나 한다. 길거리에 가난이 넘쳐나는 인도이지만 여지없이 현대문명의 산물들은 인도의 중심부를 파고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영화는 6,70년대의 한국 영화와 유사한 순정물인 것 같았다. 멋지게 생긴 미남 미녀 배우가 3각관계로 날카로운 대립을 보여주는 애정과 스릴러물의 종합편이라고 할까. 그런데 장면 장면에서 신나는 노래와 율동이 어우러져 마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영화와는 확연히 구분되었다. 영화가 끝나자 성인영화관을 또 가자며 손가락으로 성행위 모습을 흉내 내며 깔깔대기도 한다. 아마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환심을 사려고 하는 것 같았다. 저녁에 헤어지며 내일 또 만나자고 한다. 저 아이가 따라다니는 것이 도움도 되고 여러모로 유익한 점도 있지만 예산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Mother House에서는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이 열심히 봉사를 하고 노점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아우성이다. 택시기사는 손님을 끄기 위해 눈만 마주치면 손짓이다. 릭샤꾼도 마찬가지. New York의 yellow cab처럼 택시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노란색이다. 노점식당의 메뉴에 서툰 글씨로 ‘김치 볶음밥’이라고 쓰여 있어서 입맛이 없던 차에 호기심 반 시장기 반으로 들어가 시켰더니 날아갈듯 끊기 없는 밥에 마른 배추를 조금 송송 쓸어 넣고 양념을 넣고 볶았는데 조금 김치냄새가 나는 듯 했지만 우리 김치 맛은 아니다. 집에서 가져간 볶은 고추장을 듬뿍 넣고 다시 비비니 제법 맛있는 요리가 되었다. 값은 12루피 . 우리 돈 300원 정도이니 그 가격엔 푸짐한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길을 걷는데 한글 간판도 있는 인터넷 카페가 있어서 혹시 이메일을 보낼 수 있을까 해서 들어갔더니 한국의 한 학생이 싸이월드를 하고 있었다. 주인과 내가 한글 이메일 가능 문제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도와드릴까요?”하면서 말을 건네 왔다. 그가 한글 화면을 띄워주긴 했지만 자판에 한글이 없어서 메일을 보낼 수가 없었다. 자판을 외우고 있는 사람은 아무런 지장 없이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는 한 달 동안 Mother House에 봉사하러 왔다고 했다. 캘커타의 낡은 건물들을 이해하려면 캘커타의 역사를 알아야 할 것이다. 웅장한 건물들이 많은 걸로 보아서 한때는 영화에 빛났던 도시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 건물들이 한결같이 낡아 슬럼가처럼 되어있는 걸 보면 오랫동안 침체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음을 직감할 수 있다. 2005.1.6 목 요란한 까마귀 소리와 함께 캘커타에서의 두 번째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깔리사원과 그 옆의 임종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리고 Zoological Garden(동물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자항기르와 오전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혹시 나를 돈 많은 관광객으로 알고서 다른 욕심이 들지 않도록 경계해야겠다. 어쩌면 제 친구를 데리고 나올지도 모른다. 냉정하게 할 때는 냉정해야 한다. 자항기르만을 데리고 가도록 하자. 경비를 내가 물어야 하니까. 숙소는 어떻게 할까. 오늘 또 오면 300루피에 해주겠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짐을 싸들고 아침 8시 쯤 식사를 하기 위해서 호텔을 나섰는데 자항기르가 옆에서 Hello하고 다가선다. 나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나는 순전히 외국관광객에 대한 호의와 호기심에서 나를 반기는 줄로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하다. 식사를 해야 한다고 하니까 Breakfast, Lunch, Dinner라는 안내 표시가 있는 식당으로 금방 안내했다. 나는 rice(쌀)와 egg(달걀)를 함께 볶은 것을 자항기르는 vegetable(야채)로 만든 요리를 시켰다. 60루피였다. 1500원 돈으로 두 사람의 식사를 해결한 것이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깔리사원으로 향했다. 지하철 요금은 4루피. 플래트홈에서 디카를 꺼내어 사진을 찍으려는데 한 승객이 다가오더니 손사래를 쳤다. 여기는 시진촬영 금지구역이라는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 알았다고 하면서 사진기를 집어넣었다. 힌두교 사원인 깔리사원에서 우리는 한 젊은이의 안내를 받아 여러 가지 기도의식을 행하였는데 가족의 축복을 위한 것이라며 큰돈을 요구해서 당혹스러웠다. 그런데 자항기르가 선뜻 3,000루피를 선뜻 내고 가족의 이름을 적어내며 기도하지 않는가. 나오려는데 어떤 젊은이가 또 flower(꽃)값이라며 80루피를 요구하는 것이다. 손바닥 만한 노란 금송아 꽃을 들고 기도를 하고 시바신상의 목에 그 꽃을 걸어주는 등 여러 의식을 진지하게 안내하고 지도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조그만 수첩에 빼곡히 적힌 donate(헌금) 명부를 보여준다. 거기엔 한국인의 이름도 꽤 있었는데 1,000루피, 2,000루피 로 액수가 큰데 놀랐지만 그들의 행동이 너무 진지하고 천연덕스러워 나도 1,000루피를 헌금했는데 이 부분도 인도 여행 중 내가 바가지를 쓴 사례중에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금도 지울 수 없다. 깔리사원을 보고 나오는데 입구에 구걸하는 노인들과 어린이들로 바글거린다. 사원안쪽 마루엔 브라만 계급의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아직도 카스트 제도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그 브라만의 자세에서 읽을 수 있었다. 사원을 나와 여러 가지 제구를 파는 가게가 늘어선 골목을 걷다보니 조그만 강의 지류가 있었다. 캘커타 시내를 가로지르는 후글리강의 지류인 듯싶은데 역시 이 강도 신성시되고 있는 것 같았다. 구역질이 날 것 같은 시궁창 물이었는데 이곳에서도 종교의식으로 얼굴을 씻는 여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깔리 사원 안쪽에도 조그만 연못이 있었는데 이 물 역시 성스러운 강물을 끌어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곳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몸을 담그고 종교의식을 행하고 있었다. 깔리사원에 들어갈 때는 양말과 신발을 모두 벗고 맨발로 들어갔으며 축복의 의미로 콧등과 이마에 빨간 점을 찍어주기도 한다. 내가 자항기르에게 물었다. “너는 부자냐? 너는 많은 헌금을 하지 않았느냐?” 하니까 “아버지가 보내주어서 한 것이다. 가족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서 하는 것이며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일이기 때문에 헌금한다.”고 하며 태연하게 얘기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가 낸 3,000루피가 종교의식이 일반화된 인도인들의 일상생활 방식인지 속임수를 써서 관광객들로 하여금 헌금을 많이 하게하고 나중에 제 몫을 챙기는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2005.1.7. 금 호텔을 옮겨 200루피에 묵고 아침 7시 30분 쯤 눈을 떴다. 자항기르가 이제 나의 관광가이들 나서고 싶은 눈치다.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한다. 어떤 미국인은 매일 20$씩을 주었고 어떤 독일인은 매일 7달라씩 주었다는 등, 또 일본사람을 들먹이기도 했다. 공연히 여자 얘기 섹스 얘기도 들먹이며 호감을 사려고 노력하는 것도 같았다. 바라나시에서는 하루에 1,000루피씩 주기도 했다는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는 것이다. 어제 그저께 계속 안내를 했다는 얘기로 생색을 내며 오늘은 돈을 주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맞긴 맞는 얘기다. 한국이나 미국이라면 하루에 20달라 아니라 50달라라도 주어야 했을 것이다. 20달라래야 20.000정도 아닌가. 1,000루피래야 26,000원이 아닌가. 그의 말이 일리가 있음을 알면서도 내 예산을 감안하면 그것은 터무니 없는 비용이다. 이제 결론은 났다. 그냥 식사와 교통비, 입장료만 제공하고 함께 지내보려고 했었는데 예산상의 부담으로 안되겠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그의 친절이 고맙고 그의 영어가 다른 사람에 비해 유창해서 여러모로 좋은 점이 있지만 경비문제 때문에 오늘은 그에게 솔직하게 얘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약속한 대로 오전 8시 30분 쯤에 그가 왔다. 만나 얼마 안되었는데 오늘은 돈을 주어야 한다고 미리부터 다짐을 받으려 한다. 그의 의도가 이제 확연해졌다. 나는 조금뿐이 줄 수 없다. 나는 여행자이고 돈이 떨어지면 큰 문제다. 나는 당신에게 안내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지 않았느냐. 그랬더니 자기는 friendly guide(우정의 안내)를 하는 거란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외국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라면서 최소한의 수고비를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해는 하지만 내 예산이 40만 원인데 하루에 그에게 10,000원씩만 더 써도 상당한 비용인 것이다. 외국에 나가니까 그 나라의 물가에 맞춰지게 되는 것 같다. 제 말로 friendly guide라고 하지만 그는 직업삼아 가이드를 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외국의 사정을 잘 알고 당신네 나라에서 돈을 쓰듯이 인도에서도 좀 돈을 쓰라고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깔리사원에서 그가 3,000루피를 선뜻 냈을 때 나보고도 따라서 하라는 것 같아서 지금도 약간 불쾌하다. 혹시 만에 하나 그들끼리 짜고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1,000루피래야 26,000원이지만 예상하지 않았던 돈을 내고 후회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3,000루피를냈는데 그것은 80,000만원정도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정도면 인도의 보통 시민에게는 엄청나게 큰돈이다. 아무리 부모가 잘 살고 부모가 주었다고 했지만 또 그들의 신과 헌금에 대한 관례를 이해한다 해도 그들 형편엔 큰 돈임에 틀림없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무슨 말부터 해야 할 지 몰라 망설여 지기만 했다. 그의 경쾌한 성격과 상당히 유창한 영어, 또 캘커타 지리에 밝은 점은 좋은 데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타려하는 등 나와는 생각이 달랐다. 입장료, 음료수, 식사 모두 2중 부담인 것이다. 일단 Victoria Mrmorial(빅토리아 기념관)으로 가기로 하고 Sudder St,에서 걸어서 20여분 가니 넓은 정원이 나온다. Victoria Garden이다. 예전 여의도 광장보다도 더 넓은 광장에 잔디가 깔려 있고 초중고 학생들이 제식훈련, 크리켓 운동 등을 하고 있다. 여기저기 양떼들이 풀을 뜯기도 했다. 나는 공원을 거닐다가 말문을 열었다. 혼자 여행하고 싶다고 했다.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도 이제 어쩔 수 없다는 눈치다. 그의 태도에도 분명한 데가 있다. 우리는 몇 마디 대화를 주고 받고 약간 아쉬움을 느끼며 혜어졌다. 그 동안 수고비로 100루피를 주겠다 하니 200루피를 달란다. 안된다. 나는 예산이 짜여져 있다며 거절하고 100루피만 주었다. 100루피면 하루 숙박비 아닌가. 그는 다시 기분이 좋으냐 안좋으냐 확인까지 하고 자가 사진은 꼭 붙여달라며 주소가 적힌 명함을 주었다. 그리고 바라나시에 가면 자기 아버지가 하는 Guest House로 가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서운했는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오던길을 되돌아 갔다.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해서 그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디지털 카메라로 그의 뒷모습을 담기도 했다. 이렇게 홀가분 한 걸. 여행은 역시 혼자 하는 것이 묘미가 아닐까. 빅토리아 메모리얼에 도착하니 앞 뒤 그리고 양 옆으로 큰 정원이 있고 넙은 호수도 펼쳐져 있다. 앞 쪽은 한창 보수공사가 진행중이어서 뒤문으로 출입해야 했다. 건물의 내부엔 영국의 전성기인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회화작품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많은 지도자들의 대형 초상화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간디의 초상화가 없었다. 영국이 세운 기념관이라서 영국에 저항했던 마하트만 간디의 초상화는 없는 것이라고 내 나름의 해석을 해본다. 입장료가 또 150루피였다. 인도인은 10루피이다. 구경을 마치고 5분 거리에 있는 St. Paul Cathedral로 갔다. 두 번이나 파괴되어 원형은 볼 수없다는데 너무 쓸쓸하기만 하다. 오후 3시에나 입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내부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관광안내서엔 서쪽면의 색유리가 볼만 하다고 했는데 사방을 살펴보아도 정교한 색유리(stained glass)는 없고 회갈색의 평범한 유리로만 둘러싸여 실망스러웠다.뒷마당에서 한 여인이 몇 가지 성물을 놓고 팔고 있을 뿐이었다. 성당을 나와서 조금 걸으니 Rabindra Sadan이 있고 그 옆에 Academy of Fine Art가 있는데 마침 전 인도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입장료가 5루피였다. 많은 인도의 현대미술작품을 관람했으나 미술에 문외한이어서 제대로 감상할 수는 없었다. 미술관을 나와 인근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25루피짜리 egg fried rice(달걀과 볶은 쌀밥)를 시켰는데 의외로 양이 많아서 포만감을 느낄 정도였다. 식당에서 마주 앉은 젊은이에게 Zoological Garden(동물원)을 물으니 maximum two and half km(최장 2.5km)란다. 다리가 아픈 걸 무릅쓰고 부지런히 걸으니 한참 후에 간판이 보인다. 입구가 엄청 붐빈다. 인도인들의 가족나들이 단골 코스임을 직감한다. 5루피를 내고 들어가니 깔끔한 구석이라곤 없다. 찢기고 뜯겨 페허처럼 방치된 시설들이 수두룩하고 쓰레기와 먼지로 뒤덮인 길, 낡을대로 낡은 동물우리가 지은 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대부분의 건물이 그렇듯이 캘커타가 식민지 인도의 수도이었을 때 영국에 의해서 지어진 것이 아닐까 짐작을 해본다. 곰, 사자, 호랑이, 낙타, 하마, 사슴 등 여러 가지 동물이 있지만 과천 동물원에 비하면 유치할 정도의 시설이다. 그러나 백호 몇 마리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서 사진기에 열심히 담았다. 동물원의 후문을 나와 걷다가 노점에서 짜이 한 잔을 시켰더니1.5루피란다. 짜이 값은 장소와 상인에 따라서 1.5푸피, 2루피, 3루피, 4루피, 5루피 등 다 다르다. Indian Museum이 있는 Park Street로 가는 버스를 물으니 77A번을 타란다. 인도 박물관 앞에서 하차하여 호텔이 있는 Free School Street에 있는 Hotel Al-Gaus를 찾는데 그 길 앞으로 여러 번 다녔으면서도 찾지 못하고 헛걸음만 치다가 결국 한 호텔에 들어가 물었더니 한 노인이 앞장 서서 친절하게 알려 준다. 그에게 또 5루피를 주었다. 인도의 길거리엔 가끔 사탕수수의 즙을 내서 파는 사람들이 있다. 사탕수수대를 몇 번이나 압축기로 짜서 즙을 내서 한 컵에 4루피 혹은 5루피를 받는데 자연그대로의 음료수여서 여러 번 사먹었다. 옛날 시골 고향에서 먹던 사탕수수맛을 인도에서 맛보니 별미였다. 동물원에서 환타 비슷한 음료를 15루피에 사서 마시고 호텔 근처에서 콜라 한 병을 18루피에 사서 마셨다. 인도의 물가는 여행 하는데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다. 인도는 타고르와 간디의 나라가 아닌가. 인도의 모든 화폐엔 마하트마 간디의 초상화가 인쇄되어 있다. 동물원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오다가 파크 스트리트에서 내렸는데 근처에 간디의 동상이 우뚝 서 있었다. 십대 적에 나는 간디의 자서전을 읽으며 그의 무저항주의에 깊이 공감한 적이 있었다. 서점에 들렀더니 타고르가 저술한 서적이 십수 종이 있었다. 길거리에 차린 노점 서점에서도 타고르의 서적은 쉽게 만날 수 있다. 인도가 낳은 세계적 시인, 타고르는 캘커타 출신이다. 간디와 타고르가 인도 국민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길거리의 풍경에서도 감지할 수 있었다. 십대 적에 나는 타고르에게 매료된 적이 있었다. 단지 동양 최초의 노벨상 수상시인이라는 것과 수염이 덥수룩한 그의 모습, 그리고 단편적으로 읽은 그의 작품과 그의 사상을 접하며 나는 그에게 빨려들었었다. 그리고 타고르와 같은 시인이 되고 싶었다. 나는 그때 읽은 타고르의 시 ‘동방의 등불’과 시집 ‘기탄잘리‘ 중의 한 편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동방의 등불 일찌기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은 곳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The Lamp of the East In the golden age of Asia Korea was one of its lamp - bearers And that lamp is waiting to be lighted once again For the illumination in the East.” Where the mind is without fear and the head is held high ; Where knowledge is free ; Where the world has not been broken up into fragments by narrow domestic walls ; Where words come out from the depth of truth ; Where tireless striving stretches its arms towards perfection ; Where the clear stream of reason has not lost its way into the dreary desert sand of dead habit ; Where the mind is led forward by thee into ever-widening thought and action -- Into that heaven of freedom, my Father, let my country awake. 19297년 일본을 방문했던 타고르에게 동아일보 기자가 한국방문을 요청했을 때 방문하지못함을 미안하게 생각하여 이 시를 썼다고 하는 데 1929년 4월 2일자 동아일보에 실렸다. 위 시는 당시 일제 치하에 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커다란 자긍심을 안겨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위 시 말고도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여든다‘ 라는 시는 시집 ’기탄잘리‘의 60번 째 시로 내가 10대 적에 애송했었는데 그 평화의 이미지와 함께 아직도 생생하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여든다. 무한한 하늘은 머리 위에서 꼼짝도 않고 쉴 줄 모르는 물결은 시끄럽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소리치며 모여든다. 그들은 모래로 집을 짓고 빈 조개를 가지고 논다. 가랑잎으로 그들은 배를 엮고 방긋 웃으며 허허망망한 바다에 띄운다. 아이들이 세계의 바닷가에 놀고 있다. 그들은 헤엄 칠 줄을 모른다. 그들은 그물을 던질 줄 모른다. 진주 캐는 이는 진주를 캐러 물속데 뛰어들고 상인들은 그들의 배를 타고 항해하나 아이들은 조약돌을모아서는 또 다시 흩뜨린다. 그들은 숨은 보물을 안 찾는다. 그들은 그물을 던질 줄 모른다. 바다는 웃으며 일렁이고 그리고 창백하게 바다 기슭의 미소는 반짝인다. 죽음을 거래하는 물결은 아이들에게 의미없는 노래를 들려준다 마치 애기의 요람을 흔들 때의 어머니 처럼 바다는 아이들과 더불어 논다. 그리고 창백하게 바다기슭의 미소는 반짝인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여든다. 폭풍우는 길 없는 하늘을 헤매고 배는 길없는 바다에 난파하여 죽음이 넘치는데 아이들은 장난한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의 큰 모임이 있다. -‘기탄잘리’의 6번 째 시- On the seashore On the seashore of endless worlds children meet. The infinite sky is motionless overhead and the restless water is boisterous. On the seashore of endless worlds children meet with shouts and dances. They build their houses with sand, and play with empty shells. With withered leaves they weave their boats and smilinglyfloat them on the vast deep. Children have their play on the seashore of worlds. They know not how to swim, they know not how to cast nets. Pearlfishers dive for pearls, merchants sail in their ships, while children gather pebbles and scatter them again. They seek not for hidden treasures, they know not how to cast nets. The sea surge up with laughter, and pale gleams the smile of the seabeach. Deathdealing waves sing meaningless ballads to the children, even like a mother while rocking her baby´s cradle. The sea plays with children, and pale gleams the smile of the seabeach. On the seashore of endless worlds children meet. Tempest roams in the pathless sky, ships are wrecked in the trackless waters, death is aboard and children play. On the seashore of endless worlds in the great meeting of children. 노점에서 나는 타고르의 시집 ‘Stray Birds, Lover`s Gift and Crossing`을 샀다. 100루피를 달라는 걸 50 루피에 사고 뒷 표지를 보니 정가가 60루피가 아닌가. 잠시 싸게 샀다고 생각한 것이 착각이었다. 책의 내용에 비하면 아까울 게 있을 수 없는 것이지만. 하루를 보내고 조용히 캘커타의 인상을 적어본다. 까마귀의 도시, 차선이 있으나 마나한 도시, 소음과 먼지의 도시,길거리에 마구 똥을 싸는 아이들,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 캘커타의 견공들은 한결같이 얼굴이 닮았다. 사람보다 차가 우선인 도시, 다양한 것이 뭉뚱그려져 있는 도시가 캘커타인 것 같다.
2005.1.9 일 맑음 아침 식사 대용으로 바나나를 샀다. 10루피 (260원 정도)에 5개는 주니 배가 부르도록 먹을 수있다. Tram(전철)을 탔는데 어디에서 내려야 할지 정류장 이름도 없고 안내 표시도 없어 난감했다. 시내 구경도 할 겸 무작정 끝까지 갔다. 차장이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는 것 같은 데 힌두어로 물으니 알 수 가 없다. 영어를 못하는사람도 많아 의사소통이 안 될 때도 자주 있다. 종점에 내려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식사는 호텔 근처의 중국음식점 howhua에서 mixed noodle soup(짬뽕)을 먹었다. 56루피였는데 맛이 있다. 식사를 마치고 여기저기 LSD라는 간판이 붙은 집으로 가 집으로 전화를 했다. 분당 20루피(520원)란다. 아내가 무척 궁금했었나보다. 162초에 54루피(1400원)를 지불했다. 다시 인터넷 카페에 들러 집으로 메일을 보냈다. 시간당 15루피(390원). 캘커타에서의 인터넷 요금은 싼 편인다. 한글이 지원되어 편리하다. 다만 자판을 외우지 못해 그를 입력하기가 좀 어려워 메일을 영어로 써야 했다. 카페를 나와 길을 걷는다. 거대한 인도인의 행렬에 나는 이방의 나그네, 그러나 미국에서보다는 낯선 느낌이 덜 드는 것 같았다. 비용에 대한 걱정이 덜한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2005.1.10월 맑음 아침 열시쯤에는 Al-Gaus Hotel에서 Continental Guest House로 옮겼다. Continental이 150루피로 50루피가 싸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고르 하우스를 다시 방문하였으나 사진은 찍지 못했다. 건물 내에서는 일체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다. 밖에서 찍으려 하나 사진을 찍을만한 장소가 없었다. 타고르의 집과 한데 붙어있는 Barahati University로 들어가니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여기저기 등교하는 학생들로 교정이 활기에 넘친다. 건물은 몹시 낡았지만 학생들의 발랄한 모습을 보니 인도의 희망을, 인도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보는 것 같다. 타고르 하우스를 다시 방문하고 나오는데 디지털 카메라에 용량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뜬다. 할 수 없이 다시 Park Street에 돌아와 걷고 있는 데 어디서 왔는지 또 한 사람이 따라오며 말을 건다. 카메라 가게가 어디 있는냐고 묻자 그는 능숙한 몸놀림으로 카메라 수리점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메모리 카드가 없었다. 그는 다시 카메라 판매점으로 안내해 주었다. 이런 안내인을 자꾸 만나니 걱정이 된다. 나중에는 꼭 돈을 요구하고 자기네 가게를 소개하는 등 관광객을 난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돈을 안 받는다면서 그냥 friendly guide(우정의 안내) 혹은 인도에 온 guest(소님)니까 안내한다고 말은 하지만 속셈은 그게 아닌 것이다. 직업삼아 하는 것이다. 얼마동안 함께 다니며 이것저것 소개하고 나중엔 몇 분 동안 도와줬다며 돈을 요구한다. 가게 주인들 하고 계약을 맺고 얼마의 수당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공식절차를 밟아 안내인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외국인이면 누구에게나 접근하여 즉흥적으로 상가 안내 등을 한다. 안내인이 카메라 가게까지 안내해 주었다. 카메라점 점원은 메모리 카드를 새로 구입해야 한다며 가장 싼 것이 3,650루피짜리와 1,900루피 짜리가 있다고 한다. 사긴 사야하지만 비용이 문제다. 나중에 사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안내를 해준 사람에겐 그냥 고맙다고만 하고 헤어졌다. 헤어지니 너무 많이 걸어서 그런가. 피로감이 몰려왔다. 20루피에 릭샤를 타고 Free School Street에 돌아와 Hong Kong Chinese Restaurant에서 44루피에 chicken soup를 먹었다. 닭죽이었다. 식사 후 오후엔 봉사활동 신청을 위해 마더 하우스로 갔다. 월, 수, 금 3시부터 신청을 받는데 도착하니 2시쯤 되었다.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테레사 수녀님의 무덤도 보고 성당 내부도 둘러보았다. 수녀님이 세운 이 봉사단체 건물을 캘커타 시민들은 마더 하우스라고 부른다. 수녀님의 동상과 사진엔 성스러운 빛이 감돌고 자비로움이 흘러넘쳤다. 2층 성당에선 수녀님들 여럿이 기도하고 있었다. 1층의 수도가에서는 선교회 복장을 한 여러 수녀님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1층 한 쪽에 테레사 수녀님 동상이 있었는데 자비롭게 손을 앞으로 내밀고 계신 모습이다. 수녀님들은 이 동상 앞을 지나갈 때면 수녀님의 손을 한 번씩 잡아보고는 지나가는 것이다. 복도에서 성당 앞을 지나갈 때도 무릎을 꿇고 머리가 땅에 닿도록 몸을 숙여 절을 하고 지나가는 것이다. 키도 작고 몸집이 작은 인도의 수녀들이 제일 많은데 벽안의 수녀님들도 상당수 있었고 동아시아 수녀님들도 있었는데 한국 수녀님들 같았다. Volunteer(봉사자) 담당 수녀님은 서양 수녀님이었다. 3시가 되니까 담당 수녀님이 앞장서서 150m 정도 떨어진 House of charity(자선의 집) 건물로 옮겨 그곳에 마련된 여러 개의 간이 벤취에 앉았는데 자연스럽게 서양인은 서양인끼리 동양인은 동양인끼리 앉게 되었다. 곧 담당봉사자가 와서 여러 가지 봉사활동에 대한 안내를 해 주었다. 2005년 1월 10일 오늘 한국인 신청자는 5명이었다. 여자 대학생 2명 젊은 부부 한 쌍 그리고 나였다. 서양인까지 포함하면 오늘 15명 정도가 봉사활동을 새로 신청했다. 아까부터 수녀님과 의논을 하며 직원처럼 열심히 일하는 동양인이 있었는데 저 분은 뭐하는 분일까 하고 궁금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분은 1년 동안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이이었다. 이 분이 우리 5명에게 자세한 안내를 해주었다. 먼저 손바닥만한 신청서에 이름, 한국 주소, 캘커타 도착일, 캘커타 출발 예정일을 적어서 제출했다. 다음 자세한 안내가 이어졌다. 인도에서는 물을 조심하라. 길거리에 쓸어져 있는 사람이나 아이들에게 돈을 주지 마라. 아기들도 자기 아기들이 아닐뿐더러 기업적으로 그들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엔 씁쓰레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들이 그대로 방치된 것이 아니지 않는가 하는 안도의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안내는 계속 이어졌다. 6시에 아침 미사가 있다. 7시쯤 빵과 바나나 커피로 간단한 아침 식사 7시 30분 쯤 각 봉사활동 장소로 출발 8시부터 12시까지 오전 봉사활동 저녁에는 6시 30분에 묵상의 시간이 있는데 목, 토, 일요일엔 6시에 있다. 목요일엔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다. 봉사는 오전과 오후 구분해서 하는데 오후에도 하겠다고 하면 할 수 있는데 여행임을 감안하여 오전만 하는 것도 괜찮다. 봉사장소는 일곱 군데가 있는데 오전 오후 모두 하는 곳이 있고 오전만 하는 곳이 있다. 여자 봉사자만 필요한 곳이 있고 남녀 봉사자 모두 필요한 곳이 있다. 각자 식사하고 각자 호텔에서 자고 아침 6시 전까지 Mother House로 오면 된다. 일곱 군데가 다 따로 떨어져 있는데 같이 가는 사람들끼리 가는 것이 좋다. 끝나면 각자 자기 숙소로 돌아간다. 이것 저것 시키는 사람이 있거나 일과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 하는 것을 보면서 알아서 열심히 하면 된다. 사진 촬영은 봉사 마지막 날 수녀님의 허락을 받고 찍을 수 있다. 일곱 군데 봉사기관은 다음과 같다. 1.쉬쉬바반(신청서 받던 건물) : 오전 오후 봉사 가능. 여자 봉사자만 필요. 갓난아기 돌보는 곳. 장애아 비장애아 다 있다. 5세 이하의 갓난아기들을 돌본다. 2.쉬쉬바반 하우라 : 남녀봉사자 모두필요. 오전봉사만 가능. 유치원이나 학교 같은 분위기에서 조금 큰 아이들을 돌보는 곳. 3.다야단 : 장애 어린이를 돌보는 곳. 남녀봉사자 모두필요. 오전 오후 봉사 가능. 4프렘담 : 장애 있는 어른들 씻기고 청소하고 면도, 시트 까는 일 등을 한다. 남녀봉사자 모두 필요. 5.깔리 가트 : 임종의 집. 중환자 보호. 남녀 봉사자 모두 필요. 오전 오후 봉사 가능 6.싼티간 : 학대받는 여성들 보호. 파키스탄에서 넘어온 불법 난민 여성들 심신의 안정을 목표로 함. 여자 봉사자만 필요. 오전봉사만 가능. 7.니보디보 : 남자수사가 관리. 장애 남자 아이들, 길거리의 아이들을 돌봄. 일요일엔 많은 봉사자 필요. 거리가 좀 먼 편이며 점심식사 제공. 이와 같은 설명을 듣고 나서 수녀님 면담이 있었다. 어디서 하고 싶으냐고 해서 깔리 가트라고 했다. 수녀님은 조그만 메달과 영수증을 주었다. 메달에는 성모님의 모습이 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라 날짜도 적혀 있지 않았다. 기간은 임의로 하면 되는가보다. 하루도 좋고 한 달도 좋고 1년도 좋을 것이다.
마더하우스를 나와서 기차표 예매소로 갔다. Shantiniketan 가는 오전 11시 10분 기차표를 예매했다. 130루피. 30루피는 수수료였다. 하우라역 출발이다. 하우라역까지는 택시로 70루피 정도란다. 3루피면 버스로 갈 수도있다. 내일(화요일) 쌴티네케탄에 갔다가 모래(수요일)에 와야겠다. 샨티네케탄엔 타고르가 세운 대학이 있기 때문에 꼭 가고 싶었다. 그 다음 목요일 하루 쉬고 금요일부터 봉사활동을 하자. 아침에 일찍 미사에 참여하려면 alarm clock(자명시계)이 있어야 할 거 같다. 시계점에 들렀더니 작은 것은 70루피(1800원정도), 조금 큰 것은 110(2800원정도)루피란다. 봉사를 신청한 두 여대생 중 하나는 인하대 경영학과 3학년 마치고 휴학중이라 했고, 또 한 학생은 한양대학교 중국어과 3학년이라고 했다. 서인천고등학교 1년 선후배 사이며 인하대 학생은 만수 3동 성당 신자라고 했다. 지금은 옮겼지만 나도 전에 만수3동 성당에 적을 두기도 했었다. 나의 집도 만수동인데 인도에서 동네 학생들을 만난 것이다. 40여일 전 델리로 들어와 여러 곳을 들르며 캘커타 까지 왔다고 한다. 1월 19일 켈커타공항을 떠나 태국으로 가서 열흘 정도 있을 예정이란다. 그들은 내 숙소에서 30여 m 떨어진 Ashok G.H에 머문다고 했다. 봉사활동 신청을 마치고 Mother House에서 Shudder St.까지 같이 걸어 왔다. Shantiniketan에 다녀와서 한번 숙소로 들리겠다고 하고 헤어졌다. 내 숙소 내 방 옆에 온갖 것이 마구 버려진 헛간 같은 곳이 있어서 살펴보니 별 것이 다 있었다. 찟어진 배낭, Train at a glance라는 인도 철도국이 발행한 낡은 기차 시간 안내 책자, 중앙 M.B에서 발행한 반 쪽 짜리 ‘인도 백배로 즐기기’, 영문으로 된 농업관련 서적 ‘Agriculture`, 독일어 소설 나부랭이 등등이 어지럽게 쳐박혀 있는데 Charles Dickens의 Oliver Twist와 L.M Montgomery의 `Emily of New Moon`이 있었다. Oliver Twist는 기차나 비행기에서 읽으면 심심풀이가 될 것 같아서 낡아서 바스러질 것 같은 책을 쓰레기통에서 건져놓았다. 디킨스의 문체가 무척 끌렸기 때문이다. 숙소에서 쉬다가 밤 10시는 되어서 밖으로 나와 Internet Cafe에 들러 메일을 확인하고 인천 남동구 문인회인 남동문학 카페를 방문했다. 내가 어제 보낸 메일은 아내는 아직도 확인하지 않고있었다. 남동문학에 내가 지금 인도 여행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김묘진 회장이 연재하는 인도 여행기에 꼬리글을 달았다. 1시간 쯤 인터넷을 했는데, 마감시간이란다. 요금은 10루피였다. 밖으로 나오니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점점 강해진다. 겨울철엔 비가 많이 오지 않는다는데 제법 많은 양이다. 이젠 먼지가 좀 씻겨내려갔을까. 먼지와 소음의 도시라고 느꼈던 캘커타. 저 빗줄기가 나뭇잎, 지붕, 공기 중의 먼지를 깨끗하게 씻어내렸으면 좋겠다. 숙소로 다시 돌아오는데 밤 거리의 개들이 열심히 쓰레기통을 뒤져 부지런히 먹을 것을 찾는다. 낮에는 죽은 듯이 길바닥에 누워있다가 밤이 되면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나보다. 인도의 최대 청소부가 저 개와 까마귀와 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아무데나 마구 버린다. 그러면 까마귀, 개, 쥐가 웬만한 것은 다 먹이로 취하는것 같다. 이를테면 생태적인 도시인지도 모른다. 캘커타에 소는 그리 많지 않다. 바라나시 같이 길거리에 소와 양이 많은 도시는 소와 양이 거리의 청소부 역할을 다 할 터이다. 농작물의 무농약 재배처럼 캘커타가 친환경적으로 돌아가는 지도 모를 일이다. 썩기도 전에 모든 찌꺼기가 다 먹이로 취해질 테니까. 밤 12시가 임박한 지금도 까마귀 소리가 계속 들린다. 비가 오기 때문일까. 비가 오기 때문에 까마귀들도 잠이 들지 못하는 것일까.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담요한 장 뒤집어 쓰고 자던 집 없는 사람들은 갑자기 내리는 비에 어디로 피신했을까. 죽은 쥐를 까마귀가 열심히 뜯어먹는 것을 보았다. 캘커타의 저 더러운 거리가 그래도 위생적으로 별로 문제가 없는 것은 까마귀와 개와 쥐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도심의 작은 공원이나 건물 옆의 공터를 잘 보면 수십 개의 구멍속으로 쉴새 없이 쥐들이 들락날락하는 것을 볼 수있다. 삐죽삐죽 대가리를 내밀고 있다가 인기척이 들리면 구멍속으로 재빨리 몸을 숨기는 쥐들. 이 대도시에 거대한 쥐의 군단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이다. 썩기 전에 모든 음식 찌꺼기를 거두어가면서. 개들은 또 누가 기르는 것 같지도 않다. 주인도 없이 길거리에서 자고 길거리의 쓰레기통을 뒤지며 길거리를 집 삼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주인이 따로 있어 챙겨주거나 돌보는 것 같지도 않았다. 불룩하게 새끼를 밴 개도 있고 주렁주렁 새끼를 달고 있는 개도 있다. 길거리에서 살며 발정기가 되면 저희들끼리 야생개처럼 교미하고 새끼낳고 거리에서 새끼를 키우며 또 그렇게 세대를 이어가며 살고 있는가보다.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가 한통 속으로 뭉퉁그려져 있는 도시, 새와 개와 쥐가 어울어져 살아가는 도시. 그래서 타고르와 같은 위대한 인물이 나온 것이 아닐까. 또 Mother Teresa 같은 성인이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아직은 인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다만 과일도 꽃도 우리나라의 것과 많이 닮았다는 것을 느낄 뿐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꽈리, 무우, 오이까지도 우리나라와 너무 닮았다.
깔리 가트 임종의 집에서 오전 봉사활동을 마치고 여관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누웠더니 그대로 잠이 들었다. 피곤했던 모양이다. 두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아직도 햇볕이 쨍쨍한 한낮이다. 병이 났던 Ashok Hotel의 두 여대생은 지금 어떤가. 봉사활동에도 나오지 않았던데.... 저녁 때 한번 들러보아야겠다. 4시쯤 다시 외출하여 internet방에 갔다. 한글지원이 확실하게 된다. 좌판 외우지 못해서 좀 힘이 들긴하다. 오늘은 인터넷으로 National Geographic(영문잡지 이름)에 실린 서방 기자의 cast제도에 대한 장문의 글을 두시간 가까이 다 읽었다. 물론 번역본이다. 한 편의 완벽한 논문 분량이다. 기원전부터 존재했던 제도가 카스트 제도이며 2,000여개의 세분화된 신분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 제도에 억매어 있는 사람 3/4이 농촌에 살고 있는데 도시의 익명성과 여러 요소로 도시보다는 농촌에서 카스트 제도의 폐해가 심하다는 것을 여러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간디를 비롯해(간디는 바이샤 출신, 부처는 크샤트리아 출신))여러 탁월한 지도자가 나타나 카스트 제도의 폐해를 철폐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으나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 사회적 관습은 법률적 효력보다도 강하다. 법적으로 차별이 금지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도 국민들의 생활을 지배하는 것이 카스트 제도다. 인도 내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관심이 필요한 문제라고 할 것이다. 인도의 저 역동적인 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있는 것이 카스트 제도라는 생각이다. 서방기자의 눈에 비친 저 적나라한 불가촉천민(untouchable)에 대한 차별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최고의 지도자가 불교로 개종하자 수십만 명이 따라갔던 일도 있었지만 힌두교도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인도 사회에서 그 개선책을 찾기란 그리 쉬워보이지 않는다. 카스트 제도로 인한 폐해는 엄청나며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소설 Oliver Twist가 너무 재미 있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한국에서도 매우 인기있는 소설중의 하나, 어린이용 소설로도 나와 있었다. 인터넷 방을 나와 식사를 하려고 저번에 보았던 닭죽집을 찾다가 못 찾고 인도 음식점에 들어가 탄도리를 시켰더니 부풀어오른 빵 두 쪽과 beef 한 접시가 나오지 않는가. 탄도리를 인도의 인기있는 음식이라고 들었는데 내가 잘못 이해한 것 같았다. 15R였다. 내가 방금 먹은 것이 탄도리가 아닌게 분명했따. 식사가 시원찮아서 골목길의 소규모 식당 `모모식당`으로 찾아가 닭죽을 35R에 또 먹었다. 고향에서 먹던 닭죽과 거의 비슷해서 맛있게 먹었다. 거기에선 항공대 4학년 ROTC생 두 명을 만나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다. 그들도 내가 권하자 닭죽을 시켜먹었다. 오늘 캘커타에 도착했는데 모래 중부지방으로 떠난다고. 그들은 졸업을 앞두고 짬을 내 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바라나시엔 이미 다녀왔다고 한다. 바라나시에 한국식당이 있는데 라면이 130루피(3400원), 김치찌개가 180루피(5,700원) 등 비싸긴 해도 고향의 맛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한번도 한국음식을먹어보지 못했다. 캘커타에 한국음식점은 없다. 바라나시에 가면 꼭 그 식당에 들러 라면도 먹고 김치찌개도 먹어야겠다. 소주도 한잔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소주는 또 얼마나 비쌀까. 전에 미국을 여행할 때 소주값이 꼭 한국의 10배였던 걸 기억한다. 그런데 내가 먹고 싶었던 음식이 탄도리가 아니라 탄도리 치킨인데 음식점에서 탄도리를 찾으니 엉뚱한 음식을 내 놓았던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내 발음을 잘못 들은 모양이다. 왠지 메뉴판에도 없었는데 그들은 있다고 했으니까. 다음에 탄도리 치킨을 다시 한번 먹어보자. 인도 안내책자엔 탄도릭 치킨이 인도가 자랑하는 세계적 음식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기회가 있으면 한 번 먹어봐야겠다.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가 왜 42장에서 멈춰섰는지 모르겠다. 새로 2.000루피를 주고 메모리 카드를 새로 끼웠지만 해상도를 조절하면 사진의 장 수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얘기는 또 무엇인지. 왜 150장 정도는 찍을 수 있다더니 42장에서 멈춰 서서는 계속 라는 message만 뜨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조작 미숙일 것이다. 출국할 때 카메라를 구입, 조작법을 제대로 익히지도 않고 왔으니 자꾸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다. 2005.1.15 토 맑음 비가 온 후라 그런가. 어제 오늘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4시 20분 자명종이 울린다. 일어나 세수하고 화장실 다녀오고 옷을 차려 입으니 다섯 시가 다 되었다. 어제 오후 내내 설사 때문에 고생을 해서 아침에 걱정이 되었다. 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또 다녀와야 할 것 같다. 화장실을 두 번씩이나 들렀다가 Mother House로 향한다. 새벽공기가 신선하다. 벌써부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가다가 길거리에서 새벽 짜이 한 잔을 사 먹고 도착하니 voluteerㄴ(봉사자)는 3명이 와 있고 수녀님들은 모두 모여 미사를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었다. 나도 조용히 성당에 앉아 묵상하며 속으로 기도를 한다. 어머니 생각이 난다. 아버지 생각이 난다. 우리 가정에 평화가 오기를 기도한다. 테레사 수녀님 생존시부터 나는 인도에 한번 와서 마더하우스에 들르고 싶었다. 20세기가 끝나갈 무렵 매스컴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을 발표하고 기사화하곤 했다. 20세기에 가장 인기있었던 노래는 비틀즈의 Let It Be 라든가 20세기 가장 위대한 인물은 테레사 수녀님이라는 말도 들렸다. 테레사 수녀님은 1997년 돌아가시기 전까지 살아 있는 성녀로 추앙받은 분이고 돌아가시자마자 바로 성녀품에 올리려는 절차가 진행되어 현재 복자품에 올라계시지 않는가. 수녀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는 인천에 있는 사랑의 선교회 인천 분원에 찾아가 조문하고 헌금을 하고 온 일이 있다. 인도에 가도 수녀님을 뵐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늦은 감이 있지만 캘커타에 찾아가서 그분의 뜻에 따라 조금이라도 봉사할 수 있기를 나는 오랫동안 기다려 온 것이다. 몇 분의 신부님이 와서 미사를 집전하고 갔다. 오늘도 영성체를 모셨다. 호주의 단체손님은 빠지고 오늘도 자원봉사자가 60여 명 정도 되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굶기로 했다. 어제 설사로 너무 고생을 해서 조심을 해야겠다. 미사가 끝나고 간단하게 아침 간식을 먹은 후 일행은 깔리가트 임종의 집으로 가려는데 어제 봤던 아기 안은 엄마들이 또 따라온다. FIVE 루피! FIVE루피를 계속 외쳐대며 따라오는 데 정말 떼어놓기 힘들었다. 어제 5루피를 주었기 때문에 오늘도 5루피를 요구하는 것이다. 기업적으로 구걸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나니 기분이 개운치 않았다. 줄 수도 없고 안 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매일 주면 매일 그럴 것이 뻔하다. 오늘은 결단코 주지 않기로 한다. 차도까지 따라 건너며 따라왔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 거의 필사적이다. 두세번 5루피씩을 줬더니 그걸 기억하고 나에게 특히 더 매달렸지만 거절했다. 깔리가트에 가자마자 바지를 갈아입고 웃옷과 간편 가방과 전대를 보관함에 넣고 활동에 들어갔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밥 나르고, 물 나르고, 화장실 데리고 가 똥 오줌 뉘고, 밥 먹이고, 빈 밥그릇 부엌으로 나르고, 빨래 빨래터로 나르고, 약타다 먹이고, 목욕시키며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또 12시가 다 되었다. 짜이 한 잔만 먹고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매일 그렇게 누워서 지내는 150여 명의 환자들 방에서 환자 냄새 하나도 안 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매일 매일 세탁하고 목욕시키고 쓸고 닦으니 전혀 환자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하나도 안 나는 것이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임종의 집을 나와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걸어가는 데 골목에 여자들이 서성이는 것이 보였다. 대로에까지 나와서 서성이며 지나가는 남자들에게 알로! 알로!하며 다가서는 것이다. 대낮 길거리까지 나와 호객하는 윤락녀들이었다. 깔리가트에서 멀지 않은 골목길에 윤락촌이 있는 것 같았다. 이 낯선 풍경에 의아해 하며 나는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에서 내려 게스트 하우스까지 걸어갔다. 게스트 하우스 근처에서 다시 그 여학생들을 만났다. 선후배 사이라는 인하대생과 한양대 학생말이다. 우리는 음료수를 마시고 같이 쇼핑을 하러갔다. 이곳 저곳 둘러보다가 Himalaya 대리점으로 갔다. 그들은 이미 그 가게에 대한 정보를 이미 다 갖고 있는 듯했다. 곧장 가서 물건을 고르지 않는가. 히말라야는 화장품, 기능성 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인도의 유명 기업체란 걸 알았다. 그들은 1,200 ~1,300루피 어치 제품을 샀다. 나는 나중에 여행이 끝날 무렵 사기로 하고 조그만 샴푸 하나만 샀다. 우리는 함께 김치국밥을 판다는 곳으로 갔다. 노점 식당이었다. 나는 김치국밥, 선배언니는 김치볶음밥, 정옥이라는 후배는 라면을 시켜먹었다. 거리를 걷다보면 마더 하우스에서 같이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 뿐 만 아니라 외국사람도 만나게 된다. 외국분을 만날 때 하이! 하고 아는 체를 하면 그 사람도 미소를 보내며 반갑게 인사를 하곤 한다. 김치볶음밥 집에서 같이 봉사하던 사람을 만났다. 4개월 째 인도 여행을 한다는 젊은 사람인데 Mother House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젊은이다. 머리를 깎고 인도사람 처럼 복장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다. 나는 20대의 대학생인 줄 알았는데 30대란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가끔 이렇게 인도 매니아들을 만나곤 한다. 또 Ashok 호텔에서 만낫던 부탄 학생 세 명도 이 길거리 식당에서 또 만났다. 그들은 오늘 자기 나라로 돌아간다고 했다. 인도로 유학하기 위해 대학 입학시험 때문에 왔었다고 한다. 둘은 부탄에 살고 하나는 시킴주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들과 헤어져 Continental G.H로 돌아오면서 20루피에 화장지 하나를 샀다. 여관에서 일하는 영어를 곧잘 구사하는 아이가 초코릿을 사달라고 하여 10루피를 주고 사주었다. 그리고 저녁식사로는 한번 먹어보려고 했던 치킨 탄도리를 55루피에 먹었는데 안내책자의 소개보다는 그저 구운 치킨에 불과했다. 그리고 약국에 들러 설사약을 사가지고 왔다. 대충 하루에 화장실을 몇 번 다녀왔다, 잠을 제대로 못잤다 하고 설명하니 금방 알아차리고 약을 지어주었다. 놀랍게도 약값이 122루피였다. 3끼 식사값이었다. 약효는 즉시 나타났다. 설사가 나았다.
현재 중고교 사회과목 안에 포함돼 있는 국사와 세계사가 '역사'로 통합돼 별도 과목으로 독립된다. 또 고교 선택과목으로 '동아시아사'가 신설되고 고교 1학년의 역사 수업시간도 주당 2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26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우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국사와 세계사를 합쳐 역사 과목으로 독립시키기로 했다. 현재 중ㆍ고교에서 배우는 국사와 세계사는 교과서는 따로 있지만 교육과정편제상으로는 사회 과목 안에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시험 성적표에 사회 과목으로 성적이 표기되고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교사가 국사, 세계사를 가르치는 경우도 많다. 평가도 사회과목 평가로 이뤄지다보니 역사교육에 대한 전문적 평가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교육부는 역사 과목 독립과 함께 고교 2, 3학년의 선택과목에 동아시아사를 신설하고 고교 1학년의 역사 수업시간를 주당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동아시아사를 신설하는 것은 최근 한ㆍ중ㆍ일 등 동아시아 국가들 간의 역사갈등 사태를 극복하고 역사왜곡 문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교육하기 위한 취지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이종서 교육차관은 "역사과목 독립으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역사 교육이 기대된다"며 "특히 주5일제로 수업시간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 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은 획기적 조치"라고 말했다. 개정 교육과정은 내년 2월 고시될 예정이며 중학교 1학년은 2010년부터, 중학교 2학년과 고교 1학년은 2011년부터, 중학교 3학년과 고교 2, 3학년은 2012년부터 적용된다. 초등학생은 현재 6학년 1학기에 사회교과 안에서 국사 관련 내용을 배우지만 2009년부터 5학년 1,2학기에 배우게 된다. 교육부는 아울러 대입 등 각종 전형에서 국사 반영 비중을 늘리고 국사편찬위원회 주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공무원 임용시험 등에 확대ㆍ적용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할 방침이다. 또한 역사독서 매뉴얼 및 웹북(web-book) 개발, 역사탐구 교실 설치 등 역사교육 개선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학계, 교육계, 시민단체 관계자가 참여하는 '역사교육발전협의회'를 구성, 자문 및 정책연구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예년에 비해 그다지 적지 않은 시편이 응모되어 현장교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밥이나 명예도 되지 못하는 시 창작을 위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성을 보이는 것은 인간의 마음속에 아련한 그리움이 살아서 숨쉬기 때문일 것이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작품을 읽을 때 여러 편의 좋은 글을 발견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었다. 가운데서도 박수호, 구민숙, 추영희 씨 등의 작품이 월등하게 떠올랐다. 그러나 위 세 분의 작품은 한결같이 좋은 면모를 지니고 있어서 어떤 작품을 앞세우고 어떤 것을 뒤세우기가 쉽지가 않았다. 박수호 씨의 ‘솔안말 찾아가는 길’은 힘이 실린 시적인 어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정서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능력 또한 탁월했다. 구민숙 씨의 ‘뒤란’은 현실 문제를 도외시하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는 솜씨가 빛나 보였다. 그런가 하면 추영희 씨의 ‘사과가 부화하여’는 상상력의 전개와 확산이 화려하면서도 발랄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요구했다. 많은 논의 끝에 결국은 ‘사과가 부화하여’를 당선작으로, ‘뒤란’을 가작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두 작품 모두 장단점이 있어서 선후를 가리기가 아주 많이 어려웠음을 여기 밝힌다. 그리고 ‘솔안말 찾아가는 길’ 또한 가작을 드리기로 했다. 응모규정에는 시 부문에 가작이 한 사람으로 되어 있으나 동시 부문에서 당선작이 없고 가작 한 사람만 내기로 했으므로 거기서 남은 한 사람을 시 쪽으로 돌리기로 편집부 실무진과 협의해 결정하게 된 것이다. 세 분 모두 앞날에 좋은 시인으로 바로 서주기를 빌고 선에 오르지 못한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바이다.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사교육 경감 대책 마련에 나선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시의회를 통과한 2007년도 예산안에 '사교육비 실태 및 경감 대책' 연구를 위한 연구용역비 8천만 원을 편성했다. 지난 9월 자치단체로는 처음 국장급 교육기획관을 신설한 서울시가 교육 문제의 핵심인 '사교육' 문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는 교육기획관 신설과 함께 교육지원 조례를 제정해 내년부터 매년 취.등록세의 1.5%를 학교 환경 개선 등에 투자, 강남.북 간 교육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서울시는 내년 초 사교육 실태 조사 연구용역 발주에 대한 타당성 심사를 거쳐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25개 자치구별 사교육의 실태와 서울 사교육 시장의 규모, 사교육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총 11개 학군별로도 사교육의 수요와 규모, 수준 등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교육인적자원부가 파악하고 있는 전국 규모의 사교육 실태보다 좀 더 정교하고 치밀한 실상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실태 조사를 토대로 학군별, 자치구별 실정에 맞춰 시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공교육 영역은 서울시교육청의 소관이므로 서울시가 이에 관여할 수는 없다"며 "자치구와 서울시가 공적인 영역에서 사교육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자치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과외 프로그램이나 공부방, 신문활용교육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손질해 사교육 수요의 일부를 대체하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서울시는 또 시 차원에서 기존 공교육을 보완하는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대책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 전북 남원 용성중은 최근 최병우(48•도덕) 교사가 올해 1•2학기 학교에서 정한 방침을 위반했다며 남원교육청에 징계를 요구했다라는 뉴스를 보았다. 남원교육청은 지난 7월 최 교사에게 1차 경고를 했고, 18일에는 “경고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징계위를 열어 경징계할 방침이다라고 발표했다. 최 교사는 올 1학기 소신에 따라 학생에 대한 평가를 지필평가(시험)와 수행평가(실습)의 비율을 3대 7로 설정했다. 지필평가는 중간고사를 없애고 기말고사 1번만 치르고, 수행평가는 자아 및 민주주의를 주제로 토론, 연극, 노래, 춤 등 10회로 배치했다. 그러나 학교 쪽은 전북도 교육청 성적관리 지침을 보면 도덕 과목 평가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비율이 7대 3이고, 시험도 중간•기말고사 2번으로 권장한다며 최 교사에게 수정을 요구했다. 과연 학생들의 성적은 교사가 평가하는 것인가? 교육청이 정한 성적관리 지침을 적용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까닭에 학생평가에 관련된 이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교육인적자원부 훈령인 ‘학교생활 기록부관리지침’은 지필고사의 ‘변별력’을 강조하고 있고, 동점자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동 지침은 특히 중등학교 지필평가에서 변별력을 최대화하라는 지침을 명시하고 있고, 동점자를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하고 학생들에게 고통을 초래하며, 각급 학교가 나름의 일정한 교육목표 달성이 아니라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 상대평가 점수를 산출하는 기능을 주로 하는 기관이 되게 한다. 성적표에 나오는 성적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갈 때,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를 갈 때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앙교육행정기관의 훈령이 학생평가방법을 규정하고 있고, 시도교육청, 지역교육청, 그리고 학교에서는 이를 인용해서 규정을 만들고 있다. 학생평가문제는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권리로서의 학생평가를 검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평가를 전문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교사의 권리를 무조건 무시하는 것이 바른 길인지 의문이 생긴다. 학생평가는 바람직한 원칙이라면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반드시 지침서에만 따라야 하는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있었는가? 평가방식은 학생들의 학습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이나 수업에 임하는 태도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해진 중간, 기말고사라는 평가제도 외에도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교사에게 성적산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조건의 교사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전에 교사들이 학업성적 평가관련 전문성을 재고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학교에서 관행으로 이루어지는 평가 방법만을 고수, 전수하는 형태가 아니라, 교사 양성과정에서 학생평가의 개념과 그 진정한 목적을 내면화시켜서 교사가 될 수 있는 자질을 함께 함양시키는 게 중요하겠다. 학생들을 교사와 학생이라는 지위와 명분의 관계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이 과목에서, 지금 이 시간에 배운 학습 내용이 그 학생의 일생에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교사양성과정에서 철저하게 가르쳐야 하겠다. 교사가 되고 난 후에도 이에 대한 교육부의 철저한 재교육이 함께 이루어 진다면 학생에 대한 평가가 기술적 전문성과 함께 교사가 가져야 할 교육 철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현장에 서야 하는 교사의 어깨가 무겁다. 제대로 가르쳐야 하고, 이렇게 가르친 내용을 정확하게 평가해야 하고, 이런 많은 과정을 통해서 미래에 밝은 인물을 양성하기까지 해야 하는 교사는 “만능인”이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교사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면 그는 프로페셔널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나는 아직 이번 최병우(48•도덕) 교사의 일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중등학교의 학생성적평가제도의 모순은 앞으로도 많은 논쟁거리가 되리라 생각된다.
며칠전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용 인증서로는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연말정산을 위한 소득공제내역을 조회할 수 없다는 글을 한교닷컴에 올렸었다. 접속을 시도하면 '특수목적용 인증서는 제외'라는 메시지가 함께 떴었다. 이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제기했었다. 누가 보아도 문제가 있었고 전자정부 구현에도 어긋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22일에 혹시나 해서 다시 접속을 시도했더니 접속이 되는 것이었다. 한교닷컴에 올린 글을 보고 접속이 가능하도록 수정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간단하게 접속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접속이 가능한데 왜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연말정산을 해야 하는 교원수가 42-43만명이나 되는데 꼭 다른 곳에서 발급받은 인증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여기에 행정실을 포함한 일반직(교육청 등에 근무하는)까지 포함하면 NEIS용 인증서를 가지고 있는 숫자는 훨씬 더 많아진다. 왜 그렇게 많은 교원들에게 불편을 감수하도록 한 것인지, 특히 연령이 높은 층에서는 다른 인증서는 사용에 익숙하지 않고 오로지 NEIS용 인증서만 사용하는 현실에서 그 인증서만 사용할 수 없도로 한것은 꼭 따지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부적으로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지만 쉽게 하루 이틀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은 최소한 기술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본다. 학교에서 그 이야기를 해 주었다. 조회가 잘 안되길래 은행에 가서 인증서를 발급받은 경우도 있었다. 방학을 앞두고 모두 바쁜 틈에 어쩔 수 없이 인증서를 발급받기 위해 발품을 팔은 것이다. 이런 사소한 것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특수목적용인 NEIS용 인증서는 모든 교원들과 행정실 직원들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그 인증서를 쉽게 생각했었기에 불편했던 것이다. 차제에는 NEIS용 인증서를 금융기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금융기관끼리는 서로 통용이 되는데, 특수목적용이라고 해서 통용이 안되는 것은 불편이 따르기 때문이다. 인증서의 보안체제에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면 될 것이다. 그보다 더 문제는 인증서를 발급하는 기관들이 너무많다는 것이다. 이들끼리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들도 모두 통합하여 하나의 기관에서 관리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인터넷 강국답게 모든 면에서 불편 없이 이용이 가능하도록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값] 과 [방값] “ 정책은 반드시 실현해야...” “00당의 정책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요즘 연일 뉴스에서 집값 안정 정책의 하나로 모 정당이 제시하고 있는 [반값 아파트]는 분명히 [반값(半價)아파트]를 말하는 것일 게다. 기존의 아파트 분양가 보다 그 절반의 가격으로 아파트를 조성하여 공급함으로서 부동산 투기를 막고 아파트 값 폭등을 잠재워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고자 하는 좋은 취지에서 등장한 정책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 정책의 옳고 그름이나 적절성 여부를 문제 삼자는 게 아니라 그 뉴스 내용을 보도하는 방송기자나 앵커들의 발음이 한결 같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값]이라고 길게 발음해야 할 것을 [방값]이라고 그 발음도 짧을 뿐 아니라 왜 [반(半)]이 [방(房)]으로 둔갑한다는 말인가?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씁시다. 그리고 그 일을 누구보다도 막강한 양향력을 발휘하는 방송이 선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기서는 학생들이 학교 가실때 자전거를 많이 타고 가십니다. 회사원들도 자전거를 많이 타고 가십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일찍 오십니다.' 글의 서두부터 무슨 이야기인가 싶을 것이다. 얼마전에 중국에 연수갔을때 현지 가이드가 우리들에게 하던 이야기다. 조선족인데 한국말이 완벽하지 못했기 때문에 항상 말끝마다 '그러십니다. 가셨습니다. 오셨습니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른이나 어린이 구분없이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 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요즈음 우리학생들의 표현이 떠올랐다. 요즈음 학생들은 어떤 것이 예의바른 행동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교사들에게 어떻게 표현을 해야 적절한 것인지 모르는 경우도 흔하다. 얼마전 기말고사가 막 시작될 즈음에 우리반 아이들에게 이런 문자를 보낸적이 있다. '잠을자면 꿈만 꾸지만,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당연히 시험공부 열심히 하라는 뜻의 문자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등의 답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런데 그 중에 두 녀석이 기막힌 답을 보내왔다. '선생님 나는 그런거 안물어봤는데요'와 '나는 잠을자도 꿈을 꾸지 않던데요'였다. 잠을자도 꿈을 꾸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그래도 좀 봐줄수 있다. 문제는 '선생님 나는 그런거 안 물어 봤는데요'이다. 바로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어른들에게는 저는 그런거 안 여쭈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보냈다. 그랬더니 잠시후에 '선생님 내가 그런것을 잘 몰라서 그랬어요. 다음부터는 안 여쭈어 보았다고 할께요'라는 메시지가 온 것이다. 역시 기막힌 답메시지였다. 중학교 2학년인데 선생님에게 하는 이야기나 자기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교육이 잘못된 탓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러나 가정에서의 교육도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이 최소한의 기본예의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뿐 아니라 학생들이 교사들과 대화를 나눌때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즉, '내가 그랬어요.'라든가 '나는 몰랐어요'가 학생들이 흔히 사용하는 이야기다. 물론 '제가 그랬어요.'라고 하는 학생들도 많다. 기본적인 말하는 법을 다시 가르쳐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점수를 따지기 이전에 이런 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상반기 대구.경북지역 명예퇴직 신청 교원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달 16일부터 22일까지 관내 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내년 2월 명예퇴직 신청을 접수한 결과 초등 23명, 중등 35명, 사립특수 1명 등 모두 5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상.하반기 명예퇴직 신청자 수의 합계인 66명과 비교해 볼 때 하반기 신청 예정자까지 감안하면 상당부분 늘어난 수치다. 경북교육청도 지난 달 13일부터 17일까지 교원 명예퇴직 신청을 접수한 결과 초등 54명, 중등 39명 등 모두 93명으로 집계돼 이 역시 지난 해 상.하반기 명예퇴직 신청자수 합계인 101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원들의 명퇴 신청 사유는 대부분 건강이나 개인적 문제 등으로 나타나 있지만 지난 해부터 흘러나온 공무원 연금법 개정 분위기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며 "여기에다 교원평가 시행 등 교육계 주변 환경의 변화 속에 내년 하반기에도 명퇴 신청자가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교생 10명 가운데 7명꼴로 시중에 나와 있는 대입 정보가 복잡하고 많으며, 설명이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온라인 강의 사이트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사이트의 인지도’와 ‘유명강사가 있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BS가 지난 5월부터 12월까지 전국 400여개 인문계 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전국고교투어 입시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고교생 962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그리고 고교생들은 내신과 수능시험을 대비를 위해서 절반이상이 학교수업과 EBS 강좌를 활용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온라인 사이트보다 학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선택 기준은 적성이 37%, 유망학과 취업률 20%, 성적 27%, 대학인지도 13% 순으로 조사됐다. 입시정보를 얻을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설명이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렵다' 39%, '정보가 복잡하고 많아 찾을 수 없다' 32%, '정말 필요한 자료가 없다' 19%, '데이터를 믿을 수 없다' 10%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 입시정보에 정보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경로로는 '학교/선생님'이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인터넷을 통한 자료 수집(27%) 추세가 강해지고 있었다. 이외에도 학원/외부기관(13%), 대학 홍보책자(12%) 등이 뒤를 이었다. 각 대학 홈페이지에 대해서는 입시요강(57%)이나, 학과소개(16%), 전년도 입시결과(15%)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이용한 본적이 없다라는 의견도 8%나 됐다. 입시정보 사이트가 늘어남에 따라 대학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보다는 입시정보 사이트에서 대학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전체 응답자 중 37.5%는 원서접수 사이트를 선정하는데 있어 사이트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손꼽았다. 이는 작년 인터넷 원서접수에서 해킹, 개인정보노출 등의 문제 때문에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역 청소년들의 75%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도내 중.고생 1천13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4.5%가 '학교폭력 근절 대책이 제대로 마련돼있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응답한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이들은 학교폭력의 실상에 대해 33.6%가 '아직도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이 많다"고 응답했고 '사전예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25.6%), '사후대책이 미비하다'(11.4%), '반에 왕따가 넘쳐난다'(1.7%) 등 학교폭력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 중 가장 필요한 분야로는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가 38.3%로 가장 많았고 '상담'(19.2%), '사후 지도 및 관리'(15.4%), '예방교육'(13.9%), '부적응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보급'(7%) 등이라고 답했다. 한편 경기도는 청소년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2일 오후 2시 도 공무원교육원에서 31개 시군 차세대위원 및 청소년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청소년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종교계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사학법에 대한 엇갈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1일에도 예산안 처리와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전날 개신교 목회자 30여명이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집단 삭발한 사실을 근거로 들면서 여당을 압박했다.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종교계 지도자가 사상 유례없이 서른네분이나 삭발하는 비참한 현실, 위중한 사태를 집권 여당은 정신 차리고 들여다 봐야 한다"고 공세를 취했다.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도 "종교 지도자 30여명이 삭발했고 수백명이 금식기도하고 있다"며 "오늘은 이보다 더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전국에 메아리치는 사학법 재개정 외침을 쏟아낼 것"이라고 가세했다. 김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귀가 있으면 왜 이분들이 온몸으로 재개정을 주장하는지 경청해보라"고 촉구하고 "열린우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조금만 마음이 있다면 1시간이면 고칠 수 있을만큼 논의가 됐는데 열린우리당 정체성 때문에 개방형 이사제를 논의하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황우여(黃祐呂) 사무총장은 "사학법은 이른 바 개혁입법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문제제기하고 추진했으므로 대통령이 결자해지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19일 발표된 진보종교단체의 사학법 옹호 성명을 근거로 한나라당의 주장을 '일부 사학재단 옹호'라고 일축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일부 목사님들이 사학법 불복종을 선언한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하고 "사학법을 지지하는 7개 종교단체가 공동으로 '종교의 이름으로 사학법을 흔들지 말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학법 때문에 종교계까지 양분되는 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일부에서 대통령도 사학법을 양보하라고 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 여름 대통령께서 양당 원내대표에게 하신 말씀은 한나라당의 개방형 이사제 폐기 주장이 잘못됐다는 걸 전제로 부동산 대책을 위해 타협해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은영(李恩暎) 제6정조위원장도 "사학법 때문에 종교단체가 양분돼있다"며 "한나라당이 소수 사학의 기득권만 살리다가 오만과 독선에 빠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하고 "우선 정치적 절충을 통해 국민을 화합의 길로 모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1) 한글 자음이름 영어의 알파벳은 알면서 한글 자음은 제대로 모른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지식 이전에 국어를 쓰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ㄱ-기역 ㄴ-니은 ㄷ-디귿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ㅅ-시옷 ㅇ-이응 ㅈ-지읒 ㅊ-치읓 ㅋ-키읔 ㅌ-티읕 ㅍ-피읖 ㅎ-히읗 이 중에서도 특히 'ㅌ'은 많은 분들께서 '티긑'으로 발음합니다. '티긑'이 아니라 '티읕'입니다. 2) [안] 과 [않∼] 안과 않도 혼동하기 쉬운 우리말 중의 하나입니다.‘안’은 아니의 준말이요,‘않’은 아니하의 준말이라는 것만 명심하면 혼란은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의 소비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겠다라는 문장에서 않으면은 아니하면의, 안은 아니의 준말로 사용된 것입니다. 3) [∼던] 과 [∼든] "∼던과 ∼든도 많은 혼란이 일고 있는 말입니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던은 지난 일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고, ∼든은 조건이나 선택을 뜻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꿈을 그리던 어린 시절」,「그 책은 얼마나 재미가 있었던지.」의 예문은 둘 다 과거를 회상하는 말이므로 ‘∼던’을 사용해야 하고, 「오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해라.」,「눈이 오거든 차를 가지고 가지 마라.」의 경우는 조건·선택을 나타내므로 ‘∼든’을 써야 합니다. 4) [∼ㄹ게] 와 [ ∼ㄹ께] "이 경우는 ∼줄까?, ∼뭘꼬? 등과 같은 의문 종결어미는 'ㄹ소리' 아래의 자음이 된소리가 납니다. 이때에만 된소리로 적으면 됩니다. 그러나 ∼할걸, ∼줄게 등과 같은 종결어미는" 1988년의 한글맞춤법에서 예사소리로 적어야 한다고 규정을 바꾸었답니다. 그러니「그 일은 "내가 할게.」,「일을 조금 더 하다가 갈게.」로 써야 바른 표기입니다." 5) [예부터] 와 [옛부터] '옛'과 '예'는 뜻과 쓰임이 모두 다른 말인데도, '예'를 써야 할 곳에 '옛'을 쓰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옛은 '지나간 때의'라는 뜻을 지닌 말로 다음에 반드시 꾸밈을 받는 말이 이어져야 합니다. 예는 '옛적, 오래 전'이란 뜻을 가진 말입니다. " 이것을 바로 가려 쓰는 방법은, 뒤에 오는 말이 명사 등과 같은 관형사의 꾸밈을 받는 말이 오면, '옛'을 쓰고 그렇지 않으면 '예'를 쓰면 됩니다. 예를 몇 개 들어 보면 그 뜻이 명확해질 것입니다. 「예부터 전해 오는 미풍양속입니다.」,「예스러운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닙니다.」,「옛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습니다.」,「옛날에는 지금보다 공기가 훨씬" 맑았습니다.」 6) [우레] 와 [우뢰] 소나기가 내릴 때 번개가 치며 일어나는 소리를 '우뢰' 또는 '천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현행 표준어 규정에서는 이 '우뢰'를 표준어로 삼지 않고, '우레'와 '천둥'을 표준어로 삼고 있습니다. "우레는 울게에서 나온 말이고, 울게는 울다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레를 억지 한자로 적다" 보니 우뢰(雨雷)라는 말이 새로 생기게 되었습니다. 우레는 토박이말이므로 굳이 한자로 적을 이유가 없답니다. '우뢰'는 이제 표준어 자격을 잃고 사라진 말이니 사용하면 안 됩니다. 7) 띄어쓰기 [성과 이름]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쓰고 우리말 성에 붙는 '가, 씨'는 윗말에 붙여 씁니다." 김대성, 서화담(徐花潭), 최가, 이씨, 채영선 씨, 이충무공, 우장춘 박사, 이순신 장군, 백범 김구 선생, 김 계장, 철수 군, 이 군, 정 양, 박 옹 ☞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습니다. " 남궁선/남궁 선, 독고탁/독고 탁, 구양수/구양 수, 황보지봉/황보 지봉, 존 케네디, 이토오 히로부미 등 "
최근 정부가 해가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국민연금 및 공무원 연금의 적자 해소방안의 하나로 부담률은 높이면서 급여율은 낮추는 방향으로 연금 규정을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공직사회와 교육현장이 또 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국민의 정부 시절 IMF파동이 빌미가 되어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는 바람에 3만여명의 중견교원들이 학교현장을 일거에 이탈하는 바람에 교단이 얼마나 심한 몸살을 앓았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연기금의 적자도 따지고 보면 IMF 당시 공무원을 구조 조정(약 11만 추정)하면서 퇴직수당 및 비용을 정부가 별도로 부담하지 않고 연기금에서 지출한데다가 주식투자 및 정부재정 손실을 고스란히 연기금에 전가시킴으로서 야기된 것이 아닌가. 교직 사회는 이제 겨우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또다시 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전국 초·중등교원의 명예퇴직 신청이 폭주해 이른바 교직사퇴 대란이 일어난다면 국가 재정의 고갈은 말할 것도 없고 일선교육현장은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너무 자주 들어서 이제 진부하게 들린다. OECD 국가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교육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교육혁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마당에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철 지난 ‘평등’교육 이념에 사로잡혀 정말로 서둘러야 할 교육과제는 손도 대지 못하고 교육본질과는 거리가 먼 사안으로 계속 교직 사회만 흔들리고 있으니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국가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연기금 적자를 그냥 내버려 두자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이번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그 동안 수급자들이 낸 기금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으며 연기금 부실 운영의 잘못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 속내를 확연하게 밝혀야 하지 않겠는가. 주자십훈엔 안불사난패후회(安不事難敗後悔)라는 말이 있다. ‘편안할 때,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 한다’는 뜻이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인구 비율이 7%를 초과해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베이비 붐’ 세대들이 신 고령층으로 접어드는 2026년경에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젊은 세대 3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고 하면서 걱정하는 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한 발 앞서 고령사회로 진입한 미국에서는 은퇴노인들을 상대로 한 평생교육시장이 2년새 50%나 성장했고, 프랑스에서는 실버산업이 점점 번성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같은 동남아 국가들은 사시사철 따뜻한 기후와 저렴한 물가, 영어 사용 같은 이점을 살려 선진국의 은퇴자 이민 잡기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해마다 2만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가정을 떠나 해외로 빠져 나가고 은퇴자들마저 안락한 노후를 위해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니 심한 자괴감마저 든다. 이러다가는 이 나라가 빈껍데기만 남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가까이 있는 나무만 보지 말고 먼 숲을 보는’ 혜안으로 국가 재정도 살리고 수급자들도 수긍할 수 있는 연금 규정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다시는 이 땅에 교직사퇴 대란이 없기를 바라면서….
▲교육자치법 개정안 통과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이 찬반 격론 끝에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56명, 반대 39명, 기권 40명으로 가결됐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학교운영위원회 위원들이 뽑던 시·도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주민 직선으로 전환하는 한편, 현행 시·도교육위원회를 폐지하고 시·도의회 내 특별상임위원회 형태로 편입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 시행일인 내년 1월 1일 이후 실시되는 교육감 선거는 모두 직선으로 치러지며, 16개 시·도 전체 교육감 동시 직선은 2010년 6월 전국 지방선거와 통합 실시된다. 특별상임위에는 ‘교육경력 10년, 무당적자’로 자격을 제한한 교육의원을 과반수 채울 계획이지만 상임위는 허울일 뿐 곧 자격제한이 없는 당적자들로 채워지는 ‘완전통합’ 수순을 밟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무시했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도 크다. 교총은 “개정안 통과로 각 정당, 지방의회, 지방자치단체는 교육현장을 정치색으로 오염시킬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연금법 개악 급물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내년 국회 제출을 앞두고 교육계를 비롯한 공무원 사회 전체가 들끓고 있다. 4월 보건복지부 장관의 ‘연금개혁론’을 시작으로 시민단체, 언론을 중심으로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가 구성되면서 법률 개정은 급물살을 탔다. 현재 정부는 본인 부담을 늘리고 급여율을 낮추는 방안, 지급개시연령을 65세로 늦추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데 어떤 경우든 교원 등 공무원들의 연금 수혜 폭은 최소 1,2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교총, 공무원노조총연맹, 재향군인회 등 8개 단체로 이뤄진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연금 개악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2월 9일 전국 1만여명 공무원들이 참가한 규탄대회를 열고 “공무원연금은 정부가 낮은 보수에 대한 보상으로 퇴직 후 높은 연금을 약속한 것인 만큼 국민연금과의 단순 비교는 오류”라면서 “퇴직수당 충당, 주식 투자 실패 등 연기금을 부실 운용한 정부가 그 책임을 공무원에게만 전가한다”며 개악 철회를 촉구했다. ▲교원능력개발평가 2008년 전면 실시 시범 실시 중인 교원평가가 2008년부터 모든 초·중·고교에서 전면 실시된다. 교육부는 교원평가 법제화를 포함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내년 2월까지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유치원교원, 전문상담교사, 사서교사, 보건교사, 영양교사를 제외한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상급자 및 동료,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시행된다. 평가주기는 3년이며 동료교원은 평소 관찰이나 수업참관 등을 종합해 평가하고 학부모와 학생은 설문을 작성, 제출하는 방식으로 평가에 참여한다. 평가결과는 개별 교원과 교장·교감에게 통보되며 일단 인사와 연계시키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교원평가 시범학교도 내년부터 전국 500개교로 확대된다. 교총과 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은 “교원평가는 교사 40만명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이라며 입법예고된 교원평가제를 즉각 폐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교원 임용 감축…교대생 강력 반발 교육부는 저출산에 따른 학생수 감소를 고려, 2007학년도 신규 초·중등 교원을 지난해보다 11.9% 줄어든 1만1667명 선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초등 모집 인원은 4339명으로 지난해 6585명에 비해 34% 이상 급감했다. 교육부는 또 11개 교대와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신입생 입학정원의 8%인 500여명을 감축하기로 했으며 장기적으로 교대와 지방 국립 사범대와의 통폐합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전국 교대생들은 교육부 발표에 크게 반발, 11월 30일 1만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급당 35명을 초과하는 초등 과밀학급이 전국적으로 31.3%나 되고 OECD 평균과 비교해 교원 1인당 학생수가 크게 웃돌고 있는 실정에서 ‘교원이 남아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전국교육대학교교수협의회연합회와 교총은 “정부, 교원양성기관, 교원단체, 시민단체, 재계가 참여하는 중장기교원수요결정위원회를 만들어 최소한 4년 전에는 교원 채용 규모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통합논술 확대…일선 고교 골머리 서울대는 정시모집에서 논술 비율을 기존 10%에서 30%로 대폭 늘리는 2008 입시요강을 발표했다. 뒤이어 발표된 주요 대학들의 입시안도 논술 반영비율이 5~20%대로 상향조정됐고, 2007학년도까지 없었던 자연계 논술도 신설됐다. 이에 대해 현장 교사들은 “논술 지도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많은 상황에서 통합논술 비중이 확대되다보니 일선 학교는 큰 혼란에 빠졌다”면서 일방적인 대학들의 입시요강에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부는 논술고사로 인한 사교육 팽창을 막기 위해 교사 논술동아리 지원과 연수 강화, 정규 교육과정에서의 논술교육 실시 등을 골자로 한 ‘논술교육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최근 발족한 고교-대학 입학관계자 상호협의회를 통해 대학의 논술고사 출제과정에 고교 교사의 참여를 권장하고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논술이 출제되도록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