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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신뢰의 구도 소설 ‘불멸의 꽃’ 1.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은 시인이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을 쓴 작가는 한라일보 신춘문예에 2006년 ‘개성집’이 당선되어 등단한 김명희 시인이다. 나는 그의 시집 ‘빈곳’을 읽고 매료되어 72일간의 인도여행에 그의 시집을 가지고 가 틈틈이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녀의 시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 섬세하고 독특한 묘사로 강한 공감을 자아낸다. 그의 시의 배경은 결코 높거나 화려하지 않다. 가장 낮고 후미진 곳의 진실과 아름다움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다양하게 펼0쳐진다. 그는 나에게 좋은 시인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준 시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동화작가로 다시 부각되었다. 산림청 주체 동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그 동화 역시 산골마을의 정경을 다정다감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한동안 소식을 모르고 지내다가 지난해 말 제 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 소식이 들려왔다. 참 대단한 열정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의 소설이 시중 서점에 깔리자마자 구입해 읽었다. 원래 정독을 하는 나의 독서 습관으로 그의 소설을 나는 토씨 하나, 맞춤법, 띄어쓰기 까지 살펴가며 닷새에 걸쳐 읽었다. 그 과정에서 몇 군데의 맞춤법 오류를 찾아내기도 했다. 상당히 지엽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출판사의 주의를 요하는 문제다. 2. 불멸의 꽃은 연애소설이다. 이 소설엔 남녀 간의 애정과 성의 문제가 이야기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묘덕과 백운화상스님과의 사랑, 묘덕과 세력가 정안군과의 결혼 과정, 왜군에게 묘덕 일행이 능욕당하는 장면이 모두 남녀 간의 성과 애정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성이 성속을 포함한 모든 인간사의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그 사랑은 아름답게 승화되어 직지라고 하는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다시 탄생되는 계기가 된다. 시공을 초월한 위대한 영적 세계도 가장 숭고한 사상과 철학도 현실세계의 인간사로부터, 개인의 내적인 성정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3. 불멸의 꽃엔 인간대인간의 강한 신뢰와 유대가 핵심을 이룬다. 묘덕과 백운화상의 애정, 묘덕과 남편 정안군과의 부부윤리, 묘덕과 금비의 신분제도를 기반으로 한 신뢰와 상호존중, 활자장 최영감과 묘덕의 강한 책임감과 인간적 결속이 설득력 있는 한 편의 소설로 완성되었다. 4. 이 소설의 지리적 배경을 살펴보면 전국을 그 무대로 하고 있지만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곳은 개경, 양평, 안성, 화성, 등지의 경기지방과 지리산과 남원, 서산이 등장하고 원나라와 명나라가 고려와 연결되어 언급되지만 핵심엔 청주 흥덕사와 무심천이 있다. 이런 배경 설정은 작가의 출신지와 무관하지 않다. 작가의 고향은 양평이지만 작가가 글공부를 하고 과일 행상이나 학교 방과 후 교사로 근무한 곳은 평택 안성 지방이다. 그 지방이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한 것도 우연만은 아닌 것이다. 안성 평택은 나의 고향이다. 그는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 나의 모교에서 방과 후 한문 교사로 근무했다는 양력을 보고 친밀감을 느껴 한번 만나 식사를 같이 하기도 했다. 5. 이 소설의 장점은 탁월한 언어 감각이다. 주인공이 지리산이나 남원에 도토나 밀랍을 구하러 가서 그 지방의 민초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듣게 되는 전라도 사투리는 오랜만에 사투리의 진수를 맛본 즐거운 경험이었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의태어 의성어가 적절하게 구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곳에서는 한 번도 듣지 못한 실감나는 의성어가 작가의 창안으로 만들어져 신선한 언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작가는 탁월한 시인이기도 하다. 한 편의 시에서 뽑아왔음직한 묘사를 여러 군데서 발견할 수 있다. 소설의 문체는 비교적 단문으로, 숨이 가빠 허덕이거나 되풀이 하여 다시 읽어야 하는 수고로움 없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단지 단문이기 때문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게 아니라 문장을 능숙하게 다루는 작가의 역량이 빛을 발하기 때문에 그렇다. 주어, 동사, 형용사 등의 낱말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문장이 매끄럽게 읽히거나 꺼끌꺼끌하여 자주 막히게 되는데 불멸의 꽃의 문체는 전혀 막힘이 없이 자연스럽다. 6. 이 소설엔 불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다양한 불교 용어와 함께 전개되어 있어서 읽으며 자주 사전을 들춰야만 했다. 좀 더 정확하게 읽고 싶은 욕심으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낱말 하나까지 관심을 갖고 읽었다. 납 중독에 해독 작용이 있다는 아기장대라는 풀을 사전에서 찾으니 없었다. 작가는 계속 아기장대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있는데 사전에는 없고 결국 여러 번 인터넷을 검색한 후에 아기장대가 아니라 애기장대가 표준어라는 걸 알아내기도 했다. 7. 금속활자 제작과정의 절차와 방법에 대해 전문 용어를 동원하여 설명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 독자들이 가장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바로 이 금속활자 제조법에 대한 최 영감의 설명을 들을 때와 묘덕이 그 비법을 흥덕사에 새로 만들어진 주자소에서 인부들에게 설명하는 대목인데 마치 그것을 독자의 눈앞에서 직접 재현하듯 설명해 나가는 장면에서 작가의 역량이 발휘되고 있다.. 백운선사의 입이 되어 사상과 철학을 설법하는 대목에서도 참고문헌을 전혀 인용하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장면에서도 작가의 탁월한 언어감각을 감지할 수 있었다. 8. 작가는 이제 40대 후반이다. 그의 살아온 인생행로를 보면 금세 강인한 의지와 놀랍도록 진취적인 삶의 자세가 엿보인다. 아버지의 병고와 가난, 어린 나이에 봉제공장에 취직해서 겪은 고초, 공부를 향한 집념을 놓지 못해 야학을 다니며 꿈을 키우던 노력,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봉고 트럭을 구해 길거리 행상으로 보내던 체험이 그의 시편에 낱낱이 녹아 있다. 그런 체험과 고난을 문학작품으로 형상화해 낸 것을 보면 그는 타고난 시인이며 작가다. 그런 몰입의 자세, 집념의 태도라면 앞으로 어떤 대작을 또 완성해 낼지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9. 이 소설을 읽는 재미중에 하나는 사건 전개의 속도감이다. 묘덕이 용광로 앞에서 쓰러져 화상을 입고 누워 있는 장면과 그를 살리기 위해 최 영감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과정에 이야기의 진척이 없어서 금방이라도 묘덕이 죽을 것 같아 초조감을 갖게 되지만 그것도 소설적 장치가 될 것이다. 의태어 의성어의 빈번한 사용과 원나라 병사들과 왜군들이 출몰하는 장면에서는 다소 환타지나 만화영화의 요소가 가미되었지만 그것이 작품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이끄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작가가 이 소설을 오로지 직지문학상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하더라도 작가의 취향과 탁월한 문장력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성취해낼 수 없는 작품이다. 나도 작가와 함께 고려시대를 함께 산 것 같은 느낌이었다. 10. 그의 시와 동화를 읽으며 그가 얼마나 다재다능한 재주의 소유자인지를 알았다. 앞으로 그가 어떤 장르의 소설을 또 내놓을지 예단할 수는 없다. 역사소설 작가로 자리를 굳힐지 다른 계통의 소설로 승부를 가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의 문체와 관찰력과 열정을 익히 아는 독자로서 어떤 장르의 글을 써도 잘 해낼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11. 그는 탁월한 시인이다. 나는 그의 시집을 접하고 그의 팬이 되었다. 그가 단 한 권의 시집을 내놓고 바로 동화작가로 다시 소설가로 장르를 바꿔 역작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신뢰감을 더해주지만 그의 제 2시집을 기대하는 한 독자로서는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나는 박경리 선생의 시를 좋아한다. 앞으로 김명희 작가가 시인으로서든 소설가로서든 위대한 작가로 계속 진취적 행보를 이어가기를 바란다.
커피가 한국인의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되었다. 젊은이의 거리에는 커피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성인 3800여명을 대상으로 주요 섭취 음식을 조사한 결과 커피가 잡곡밥과 김치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 식품업체 조사에서도 한국인이 선호하는 음료 1위에 커피가 오른 가운데 생두 수입가격이 오르면서 또다시 커피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한 식품회사가 10대에서 60대 소비자 6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하루 커피 섭취량(293㎖)이 주스(180㎖)나 탄산음료(130㎖) 보다 2배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49%는 하루에 2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고 답했으며 70%이상은 하루에 1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인의 커피선호도가 높아져가고 있는 가운데 관세청에 따르면 '커피생두 11월 수입가격'이 kg당 4537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6%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커피생두 수입가격은 6개월 연속 치솟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 지역의 극심한 가뭄과 남미지역의 병충해로 인해 원두 생산량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커피프랜차이즈점 사이에선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커피빈, 할리스, 엔젤리너스 등이 잇따라 커피값을 올렸다. 또한 지난 9월 카페베네가 일부 커피메뉴 가격을 인상했고 이디야커피 역시 일부 메뉴에 대해 300~400원의 가격을 올렸다. 이처럼 올해 하반기에 가격을 올린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른 시일내에 가격 추가인상을 단행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지만 내년에도 원두가격이 큰폭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소매 커피 역시 가격인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관련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커피 원료보다 임대료,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올린다더니만 원두때문에 또오르나", "원가 궁금하긴 하다", "솔직히 커피 자체보다는 자리값에 브랜드값이지 않나", "아무리 기호식품이라지만 물가가 너무비싸다", "커피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핸드드립 해먹던데", "믹스, 자판기, 캔커피나 마셔야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묵직하면서 신맛이 강한 ‘케냐AA’ 커피의 원산지는 동아프리카 케냐다. 케냐에 가면 커피나무만 있을 것 같지만, 차나무가 훨씬 많다는 것이 사실이다. 홍차 생산량으로 볼 때 전세계 1~2위다. 케냐는 영국 식민지였다. 대표적인 홍차 생산국으로 유명한 스리랑카 역시 그렇다. 영국인의 홍차 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영국에서 생활한 사람은 홍차에 빠져들기 쉽다. 홍차는 역사·전통·예술·산업 등 영국의 모든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홍차는 영국 왕족과 귀족의 고급 취미로 유행하기 시작했지만 급속히 대중화됐다. 도심 내 물 오염이 심각해서 물 대신 맥주를 마시던 때문이었다. 홍차 덕에 맥주 대신 차 마시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영국 최초로 차를 판매한 커피하우스 개러웨이스는 1660년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차 광고를 한다.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설사를 완화해 주고, 담즙을 정화하고, 결석에 매우 좋으며….” 등등이다. 영국 백화점에 가면 여행용 차 도구 세트를 흔히 볼 수 있다. 먼길을 떠나도 티타임은 빠질 수 없다. 왜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걸까. 그 이유는 속내를 드러내길 싫어하는 영국인의 ‘사교불편증’ 때문이라고 한다. 어색할 때 날씨 이야기하듯이, 차를 끓이며 다소 불편한 순간을 피하거나 시간을 벌었다는 설명이 흥미롭게 들리기도 한다. 일본인들도 여행을 떠날 때 녹차를 준비하여 떠나는 것을 자주 보았다. 그만큼 일본인들도 녹차를 마셔야 마음이 안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경우는 육식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식사를 마친 후 마신다는 커피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다니 장차 한국인의 생체 DNA가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영국 사람, 일본 사람들이 자신만의 차를 즐기듯이 우리 고유의 차를 마시지 않고는 참지 못할 정도의 한국산 차 개발은 어려운 일인가? 이러한 문화의 방향을 잡을 수만 있다면 이는 역사에 기록할만한 일이 될 것이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가 겨울방학을 맞아 교직원 연수를 실시했다. 교직원 42명이 참가한 이번 연수는 1월 16일(금) 오후 13시 10분 학교를 출발하여 15시 30분에 전주 제일고에 도착, 김병노 교감선생님으로부터 과학중점학교 운영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군산 비응항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해산물로 저녁을 먹고 다시 전주로 돌아와 재즈어라운드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튼 날에는 07시에 기상하여 아침식사를 마치고 호텔을 출발, 마이산에서 약 1,2km 정도 트레킹을 한 뒤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번 교직원 연수는 앞서가는 선진학교를 견학하고 그들의 뛰어난 교수기법을 배워 우리 아이들에게 적용하기 위함이다. 또한 모처럼 방학을 맞아 여유로운 일정과 풍족한 자연의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도 되었다. 숙박업소 주변에 있는 영화인의 거리, 전주 한옥마을, 효자동 막걸리 골목 등 다양한 문화도 덤으로 즐길 수 있었다.
교사로 재직하면서 어려움이 많지만 수업보다 어려운 것이 공문서 처리이다. 솔직히 수업은 그동안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잘 해 낼 수 있다. 필자도 어느덧 고참 쪽에 가깝지만 매년 대표 공개수업을 해도 별다른 부담감은 없다. 그러나 공문처리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왜 부담스러울까. 일단 교육청에서 공문이 학교에 도달하면 그때부터는 교육청이 갑이된다. 제 날짜에 공문을 보내지 않으면 곧바로 연락이 오기 때문이다. 당일도착 당일보고를 요하는 공문들도 있다. 물론 오전에 도착해서 오후에 보고하도록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불과 1-2시간만에 보고를 하도록 하는 공문들도 적지 않다. 국정감사 때만 이런 공문이 오는 것이 아니다. 긴급을 요하는 공문이라고 하면서 보내지는 공문들이 있다. 내용을 보면 긴급을 요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종종있다. 공문내용이 긴급이 아니고, 보고 일자가 긴급일 뿐이다. 왜 이런 현상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올해부터 수요일은 공문없는날로 정했다고 한다. 수요일에 보내질 공문이 화요일에 오면 다행이지만 목요일에 공문을 보내서 긴급히 보고하도록 한다면 이 역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일선학교 교사들은 공문을 근본적으로 줄여야지, 공문없는 날을 정한다고 해서 학교가 공문처리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없다고 한다. 공문없는 날을 이틀을 만들어도 공문을 없앨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공문을 촉박하게 보내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정말로 긴급을 요하는 공문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공문의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본다. 지역교육지원청에 알아보면 지역청의 담당장학사도 전달 받은 것이 촉박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렇게 보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면 본청의 요청에 따라 공문이 지역청에서 생산된다는 이야기인데, 왜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계획적으로 공문을 유통한다면 이런 문제가 덜 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교육청의 구조를 잘 모르는 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본청에서 각급학교에 직접 공문을 보낸다면 분명히 시간을 벌 수 있다고본다. 공문은 해당기관에서 발송만 하면 바로 수신처에서 접수할 수 있기 때문에 본청-지역청-학교로 가는 과정을 본청-학교로줄인다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직속기관에서보내지는 공문들도 일선학교에 직접 발송을 하면 역시 시간적인 여유가 생깅 수 있다. 유통과정을 줄이자는 이야기이다. 공문을 보냈으면 결과 보고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때는 시간을 번 만큼지역청 경유를 해도 된다고 본다. 모든 공문을 직접 받고 직접 보낸다면 지역청의 업무는 감소하겠지만 본청이나 직속기관에서는 업무가 폭주할 것이다. 따라서 지역청에서 받아서 정리한 후 본청으로 보내는 시스템으로 가면 될 것이다. 학교도 지역청도 본청도 공문유통의 중간단계를 일부라도 개선한다면 지금보다는 개선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유념할 것은 교육청이나 일선학교에서 공문 보낼 날짜를 지연하지 말하야 한다는 것이다. 폭주하는 업무로 인해 간혹 공문을 잊는 경우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약속된 날짜를 서로 지킨다면 공문때문에 허둥대는 일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공문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가 옛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안전사고 예방을 그렇게 강조하건만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새해 들어 의정부와 양주, 남양주에서 일어난 화재사고가 뉴스로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자식을 둔 부모 마음으로 객지에 있는 딸 아이 걱정이 크다. 이게 바로 부모 마음일 것이다. 뉴스를 보니 새해 들어 잇따르는 고층 아파트 화재로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기북부에서만 나흘 사이 잇단 아파트 화재가 발생했다. 새해 초 화마(火魔)가 경기북부지역 도시들을 덮쳐 6명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 134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11명은 위독하다는 소식이다. 또 많은 사람이 이재민이 돼 임시 수용소에서 막막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발생한 의정부시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화재로 4명이 숨지고 124명이 다쳤다. 사상자들은 대부분 건물 안에 들어찬 유독가스를 흡입하거나 고층에서 뛰어내리다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대봉그린아파트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불은 외벽을 타고 인근 건물로 확산해 10층과 15층짜리 건물 등 3개 동을 태우는 장면을 보니 화마의 무서움이 크게 전해진다. 경기도 양주시 삼숭동 한 아파트 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집 안에 있던 장애인 황모(23)씨와 황씨의 누나(28)가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의 한 20층짜리 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아파트 고층에 사는 주민 22명은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119 구조대의 도움으로 모두 무사히 내려왔다. 오늘 아침에 기상하니 아내가 말한다. “여보 어제 밤에 문자가 왔네!” 딸 아이가 아프다는 소식이다. 필자의 딸은 대학생으로서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얼마나 아프면 부모에게 구조 신호를 보낼까? 부모 마음이 다급해진다. 아침 식사를 뒤로 미루고 서울로 향했다. 1시간 후 딸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모양이 아파트이지 도시형생활주택이다. 다행히 의정부와는 다르게 외벽이 불연재다. 그 전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화재사고로 아파트를 보는 눈도 달라졌다. 복도를 보니 세대 당 1대씩 출입문에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다. 소화기는 화재 발생 시 초기진압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소화기 사용법은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작동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는 아는 것을 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엘리베이터쪽으로 가니 벽에 설치된 소화전이 보인다. 대형 건물이라면 소화전이 있다. 소화기로 진압할 수 없는 정도의 화재라면 소화전을 이용해야 한다. 화재 작동 스위치도 보인다. 소화전에서 소방호수를 끌어내고 소방작전에 돌입하려면 최소한 두 명 이상이 필요하다. 창가 쪽으로 가니 완강기(緩降機)가 보인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천천히 내려가게 하는 기계다. 이것은 인명 사고를 막기 위한 피난도구다. 건물 화재 시 계단이나 옥상으로 대피할 수 없을 때 지상으로 탈출할 수 있는 도르래 모양의 기구다. 3층 이상 10층 이하의 숙박시설 및 다중이용업소 등에서 필히 설치해야 하는 기구인 것이다. 완강기 사용법을 자세히 읽어보았다. 완강기 부속함 뚜껑도 열어보았다. 제품에 제시된 순서대로 완강기를 조작하고 실행에 옮긴다면 탈출이 가능하다. 다만 벽면에 부착된 지지대가 튼튼하게 고착되어야 하고 팔 아래에 찬 안전벨트를 고정시켜야 추락 위험을 막을 수 있다.
페이스북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 친구 요청 오면 함께 하고 간혹 한 번씩 읽다가 시간만 낭비한다 싶어 그만 두었다가 퇴직 후, 시간의 여유가 생기니 페이스북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었고 전임학교 학생들이 자기네들의 선후배간 소통의 장을 만들어 소통하는 것을 알고 거기에 들어가 인사를 했더니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더군! 그래서 그날 당장 ‘울외사-울산외국어고등학교를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그룹을 만들었는데 한 삼일 만에 맴버가 376명이나 되었다. 그래서 힘을 얻고 생각나는 대로 학생들에게 글도 남기고 사진도 올리고 한다. 이게 나 자신을 위한 길이고, 학교를 위한 길이고, 교육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 심지어 사위까지 페이스북에 빠졌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페이스북에 빠진 것이 아니라 마지막 학교의 학생들을 사랑하고 교육을 사랑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아랫부분은 1월 11일에 ‘울외사’에 올린 글이다. 「음군! 그리고 얘들아! 너들은 머리가 좋아서 좋겠다. 영어회화도 잘하고. 제2외국어도 잘하고, 남들이 못하는 것 잘하니 정말 부럽다. 머리도 좋지, 마음도 착하지, 인물도 예쁘지, 토론도 잘하지, 춤도 잘추지, 공부도 잘하지, 운동도 잘하지, 노래도 잘하지 ... 과기대에 있을 때, 식당에서 수고하시는 영양사, 조리사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었어. 내가 봐도 그래. 다 가졌어. 그런데도 혹시 불평하는 이 없어? 컴플레인(complain)은 하면 안 돼. 부모님 불평, 선생님 불평, 친구 불평, 학교 불평하면 남는 것은 슬픔뿐이야. 컴플리먼트(compliment)만 하는 이들이 돼야지. 부모님 찬사, 선생님 찬사, 친구 찬사, 학교 찬사... 이러면 남는 것은 기쁨뿐이야. compl까지는 공통분모다. 그 뒤가 다르다. 뒤끝이 좋아야 한다. 뒷맛이 좋듯이 말이다. '-레인'하는 이들 되지 말고 ‘-리먼트’하는 너들 되면 좋겠다.」 감사가 제일이다. 머리 좋은 것만 해도 죽을 때까지 감사해도 모자란다. 머리 아무나 좋나? 아무 가진 것 없어도 감사할 일이다. 머리만 좋으면, 재산 없어도 감사하고 집 없어도 감사하고 친구 없어도 감사해야 한다. 영국 사람들은 머리만 가지고 먹고 산다. 머리가 좋지 않아도 건강하면 감사해야 한다. 아무리 머리 좋으면 뭐 하나? 건강이 안 따라주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만사의욕이 떨어지는데. 머리가 좋지 않고 건강이 좋지 않아도 감사해야 한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 가지고 있다. 그것 찾아봐라. 착한 마음, 넓은 마음, 사랑하는 마음, 웃는 얼굴, 기쁨을 주는 마음... 찾아보면 끝이 없이 많을 것이다. 영어 못한다고, 공부 못한다고 불평하면 안 된다. 영어 못해도, 공부 못해도 장차 나라의 큰 영향을 미치는 좋은 인물 될 수 있다. 늘 칭찬하는 마음, 찬사를 보내는 마음을 가지면 백점짜리 인물이 된다.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높이는 일에 힘쓰면 된다. 나에게 길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을 높이면 된다. 나와 함께 하는 친구를 높이면 된다. 나라의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지도자를 존경하면 된다. 이런 인물이 되면 자기도 나중에 최고의 존경받는 인물이 된다. 불평은 무조건 안 된다. 불평 때문에 존재한다는 말을 남긴 이도 있는데 찬사 때문에 존재한다고 해야 된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언제나 불평보다 찬사를, 불평보다 칭찬을, 불평보다 감사를 할 줄 아는 학생들이 되도록 지도해야 할 것 같다. 君師父一體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임금님과 스승님과 부모님은 모두가 하나다,는 말이다. 부모님 생각하면 임금님께 어떻게 해야 하고, 선생님께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새해에는 찬사를 보내는 선생님, 찬사를 보내는 학생들이 되면 좋겠다. complain 좋아하지 말자. compliment 좋아하자. 비슷하지만 끝은 완전히 다르다. 끝이 좋아야 한다. 끝이 아름다워야 한다. 올해는 찬사를 보내는, 아름다운 뒷모습을 가진 자가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 보자.
교사의 금품수수 사건에 부쳐 이번 서울교육청 관내 초교 금품 수수 사건의 보도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습니다. 금품을 준 학부모가 신고하여 문제를 야기한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쌍벌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금품수수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금품수수 근절을 위해 ‘주고받는 이’ 모두를 처벌하는 쌍방처벌 방안 마련도 공론화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일부 교원의 비위는 엄중한 책임과 비판은 당연하지만 그로 인해 다수 교원들의 사기저하로 인한 교육력 약화의 부작용을 고려, 언론의 신중한 보도와 자제를 요구해야 합니다. 보도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크게 보도해야 할 것과 작게 보도해야 할 것의 경중과 완급이 언론 보도에서 걸러져야 할 것입니다. 무조건 독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보도가 특종이라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이번 사건을 통해 십분 자성과 함께 심기일전해야 하고, 나아가 더욱 깨끗하고 투명한 교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배전의 노력과 각고의 성찰적 숙고가 있어야 하며, 모든 교원들은 남을 탓하기 전에 옷깃을 여미고 교육계 자정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한교닷컴 E-리포트’ 글 중 퇴직 전 사회적응기간 되찾아야 일반공무원및 군인들은 퇴직전 6개월에서 1년간 사회적응 준비기간을 받고 정년도 예전보다 더 연장됐건만 교직만은 오히려 정년도 줄고 그나마있던 퇴직전 사회적응 준비기간 3개월도 빼앗겼습니다. 교총 및 관리자(학교장)들은 교사들의 이런 복지 및 권익을 위해 일해주십시오. 교사들도 종래있었던 퇴직 전 사회적응기간을 되찾아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며 부득이 3개월 사용할 수 없는 선생님에게는 대신 3개월 연차수당을 더 받을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교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대놓고는 말 못하는 마음 속 진담쾌설을 200자 원고지 1매 내외로 보내주세요. 보낼 곳 : bk23@kfta.or.kr 한병규
인성은 지난 몇 년간 한국교육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한 화두다. 교육과정도 인성중심으로 개정됐으며 인성 함양을 위한 수업실천 우수사례가 포상받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작년 12월 29일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됨으로써 우리의 인성교육은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서게 됐다. 이제 사람됨의 교육은 국가의 책임과 의무로서 확고한 기반을 갖게 된 것이다. 인성교육진흥법 실효성 염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성교육진흥법이 현장에서 거두게 될 실효성에는 걱정과 염려를 떨칠 수가 없다. 지금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정책을 기반으로 한 인성교육이 성공을 거둔 선례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개개인의 교사가, 혹은 몇몇 단체들이 프로그램이나 모형을 통해서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린 사례는 있다. 하지만, 한 나라 수준에서의 성공적 본보기는 아직 목도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인성교육을 강조해온 싱가폴이나 대만에서도 전반적 평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잉글랜드는 가장 최근인 작년 12월 교육부장관이 인성교육에서 자국이 세계 리더가 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공식지원을 하겠다고 공표했다. 참으로 고무적인 소식이지만, 역시 전국적 규모의 성과에 대한 기대는 그리 높지 않다. 세계 최초라고 하는 우리의 인성교육진흥법에 근거한 향후 실천은 이 같은 난점을 철저히 고려한 노력이 돼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인성교육은 머리로 깨닫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관여하고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어야만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따르면 몸과 마음과 손발이 함께 움직여주는 인성교육은 습관화된 실천과 정서를 동반한 체험을 통해 가능하다. 글자로 이해하고 머리로 분석하는 윤리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우리에겐 견물생심(見物生心)의 인성교육이 요청된다. 인성을 추상적이고 성인군자적인 개념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일상시민적인 것으로 습득하는 실천적 학습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언제 어느 때고 필요할 때에 올바르고 훌륭한 인성의 본보기와 나쁘고 부족한 인성의 실례를 눈으로 확인하고 피부로 체험해볼 수 있어야만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다. 인성함양 위한 체험공간 절실 그리하여, ‘인성원(人性園)’이 절실히 요청된다. 우리 아이들이 언제라도 가서 인성 실천의 구체적 사건을 접하고, 바른 인성을 도야하고 실천한 실제 인물들을 목도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이 필요하다. 인성을 함양하는 프로그램이 운용되고, 세계 각국의 인성관련 자료들을 손쉽게 볼 수 있는 배움터 말이다. 역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 독립기념관, 전쟁기념관 등 무형의 인간적 가치를 가시화시킨 장소와 같이, 인성교육에서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상설체험장이 필요하다. 현충원과 같이 엄숙하기도 하고, 태권도원과 같이 멋있기도 하며, 디즈니랜드처럼 즐겁기도 한 인성의 종합체험장 말이다. 국립인성원과 함께 지역마다 시도별 인성원도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새해는 바람으로 시작한다. 내 바람은 인성의 동산과 성품의 공원에서 우리 아이들이 온 몸으로 느끼며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글로만 되새겼던 인의예지가, 말로만 되뇌던 사랑, 소통, 존중, 배려가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가치와 덕목으로 체감되고 내면화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온전한 사람으로서의 바른 품성을 더욱 두텁게 길러나가는 배움의 산실, 인성원이 우뚝 세워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일선“1월 중순엔 해야 도움…그 후는 생색내기” 일부 시도교육청이 올 정기전보를 예년보다 일주일 앞당긴 2월 6~7일 경 시행할 예정이지만 이 조차 시기가 늦다고 보는 지적이 여전하다. 교사들 중 “이 정도면 예전에 비해 상당히 앞당긴 것”이라고 만족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1~2주 당기는 것으로는 모자란다”고 토로했다. 발령일자가 2월 초가 된다 하더라도 새로 옮긴 학교에서 비선호 업무를 맡는 부분, 부지급 출장을 하며 이중 업무를 하는 부분 등의 개선여지가 쉽지 않아 ‘무늬만 앞당기기’ 내지는 ‘교육감의 생색내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담당자 업무만 과중돼 큰 의미 없는 일에 힘만 빼는 식이 될 수도 있다. 이는 교육청도 인정하는 바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상당수 교사들은 12월말에서 늦어도 1월 중순까지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했다. 그렇지만 12월말까지 앞당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놓는다. 전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교사 평가와 학급편성을 위한 신입생 모집시기가 12월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한다 하더라도 전보일정 자체가 상반기로 당겨져야 하는 문제도 따른다. 한 교육청 인사담당자는 “우리청의 경우 9월에 전보원칙이 세워지게 되면 11월까지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할 전보내신에 대해 오류가 나지 않게 확인하는 작업을 마쳐야 하고, 12월에 초빙교사나 학습연구년과 같은 비전산 전보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일정은 생각보다 빡빡하다”며 “법령이나 관행에 따라 하게 되는 업무들을 무시한다 하더라도 전보 발령시기를 2월 미만으로 가져오기는 매우 힘들다”고 털어놨다. 물론 앞당기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의견은 있다. 따라서 예년에 비해 전보시기를 앞당기지 못하고 2월 중순 이후로 발령 내는 교육청들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2월 초까지 앞당기는데 성공한 교육청의 경우 “고위 관계자의 의지와 담당자의 신속한 업무 처리가 따른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올 공립 초·중등 교사 전보발령일을 오는 2월 6일자로 시행하기로 했다. 매년 2월 중순쯤 실시해온 전보시기를 일주일 정도 앞당긴 것이다. 담당 장학사는 “시도 간 교사 교류대상자, 명예퇴직자 등을 빨리 결정해 처리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본청과 지원청이 여느 해보다 바삐 움직여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2016학년도엔 전보 발령시기를 일주일 정도 더 앞당길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산하 11개 지역교육지원청이 돌아가며 정기전보를 주관하고 있는 것을 올해부터 본청 주관으로 변경까지 검토하고 있다. 경기교육청도 올 전보시기를 2월 초로 일주일 정도 앞당길 예정이다.
교과별·교과융합 3차례 분임 실습 고민 공유하고 구체적 방법 알게 돼 국가교육과정포럼에 앞서 대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12~13일 양일간 ‘교육과정 재구성 워크숍 교과서 저자되기’도 진행돼 200여 명의 참석 교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새교육개혁포럼이 주관한 워크숍에서 교원들은 1박 2일 동안 ‘교육과정 이해와 재구성’(김경자 국가교육과정개정위원장) 기조강연과 ‘풍부한 맥락적 수업을 통한 수업 브랜드 만들기’(이원춘 경기 창곡중 수석교사)의 특강을 통해 ‘교육과정 재구성’의 개념과 방법을 깊이 있게 이해한 후 초·중고 및 교과 별 분임 실습을 통해 실제로 교과서 만들기에 도전했다. 중학교 워크숍에서 강의한 이원춘 경기 창덕중 수석교사는 “2015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가르쳐야 한다”면서 “전 교사가 교과서 저자가 되고, 우리 학교에 맞는 교과서 만들기를 한다면 선생님들의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교사는 교육과정 재구성은 단계를 거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단계로 교육과정(국가수준, 지역수준, 학교수준 교육과정 분석)을 분석해 문제점 파악, 2단계로 재구성의 유형을 결정한 후(교과 내·교과 간 통합, 주제중심, 핵심역량 중심 등), 3단계로 교과 내용을 재구성한다(재구성할 학습요소 선정, 교수·학습 방법 구안, 단원학습 나열 후 분류 및 재배열, 타 교과 간 학습내용과 통합지도). 4단계는 교수방법 개발·적용 및 평가계획을 수립하고 5단계에서 수업적용 후 피드백 및 수정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런 단계로 진행된 3차례 분임실습 중 2차례는 ‘교과 융합을 통한 교육과정 재구성’을, 마지막은 ‘일반 역량 및 교과 역량에 맞춰 교과서 다시 쓰기’로 구성돼 실제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워크숍에 참여한 권성로 대전보문중 수석교사는 “막연하게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연수만 접하다 구체적으로 직접 해보니 1박 2일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알찼다”면서 “교사들과 고민을 공유하면서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보니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고,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안은영 부산해연중 교사도 “2학기 자유학기제 실시를 앞두고 특히 교과 융합을 통한 교육과정 재구성 분임실습이 도움이 많이 됐다”며 “6개의 타교과 선생님들과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보니 교과 융합도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희 경기 죽전고 수석교사 역시 “동 교과뿐 아니라 타 교과와 함께 교육과정 재구성을 준비하면서 타 교과의 교육과정과 성취기준을 살펴보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고교 워크숍을 진행한 홍배식 인천숭덕여중·고 교장은 “교사들이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다급함은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하느냐 방법에 대한 연수는 그동안 많이 없었다”면서 “수업 전문가인 교사들은 방법만 알면 모두 다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새교육개혁포럼(상임대표 안양옥)은 지난해 6월부터 현장중심의 새로운 국가교육과정 프레임을 만들고 현장의 폭넓은 공감대 형성을 위해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포럼’을 5차례 진행했다. 교육과정 개발 역사상 현장교원이 포럼을 통해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 폭넓게 직접 참여하는 것은 최초다. 포럼이 5차례 진행되는 동안 현장교원들에게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교육과정의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1차 ‘현장으로부터 교육과정 개정에 바란다’에서는 유·초·중·고 교육과정 현실과 개정방향을 △2차 ‘고교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내용·학습량·대입과의 상생을 위하여’는 통합형 교육과정을 위한 현장 실태를 진단했으며 △3차 ‘창의적 체험활동과 안전교육’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 및 안전교육 현황 및 제언 △4차 ‘수업이 바뀌면 인성도 Up’에서는 E-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인성과 창의력을 함양시키는 수업 및 평가에 대한 현장교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도출해왔다. 안양옥 새교육개혁포럼 상임대표(한국교총 회장)는 13일 열린 국가교육과정포럼에서 “현장교원과 학자가 함께 만나 국가교육과정을 처음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라며 “정부가 1년 동안 현장교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보텀업(buttom-up)’ 방식의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포럼을 진행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들은 교과 교육과정을 재해석해 학생들을 학습시키는 중요한 고리 쥐고 있는 실천가이자 연구자”라며 “매일 수업하며 연구하는 현장교원이 교육과정의 최고 전문가이자 교과서 저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교육과정은 소수의 학자가 주입시키거나 외우게 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면서 “양 수레바퀴가 같이 굴러가듯 교육과정 이론가와 학교 현장 전문가가 함께 총론과 각 교과 교육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과장도 “포럼에서 제기된 현장교원들의 의견을 개정 교육과정에 많이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현장교원 중심 포럼을 운영, 학교현장에 적합한 교육과정이란 무엇인가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새 교육과정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교육과정포럼의 자세한 내용은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홈페이지(kedu.re.kr)에서 볼 수 있다.
총론 방만한 ‘범교과 학습주제’ 전면 개선 필요 각론 문·이과 통합 ‘과목별 학습량 감축’이 관건 운영·지원 정치서 독립된 ‘국가교육과정위원회’ 설립을 국가교육과정에 대해 현장교원, 교수 등 전문가들이 그동안 연구한 내용들을 종합·제언하는 자리가 열렸다.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새교육개혁포럼’(상임대표 안양옥)과 충남도교육청, 한국교육과정학회가 공동으로 13일 대전 리베라호텔에서 ‘국가교육과정 연합포럼’을 개최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후원한 이번 포럼은 지난해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을 위해 개최됐던 현장교원 중심 포럼(4회)과 전문가 중심 포럼(3회)의 논의 결과를 종합하고 최종 국가교육과정 개정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은 국가교육과정 총론, 각론, 운영·지원 등 3가지 주제로 논의됐다. ‘국가교육과정 운영·지원’에 대해 제언한 김대현 부산대 교수는 “국가교육과정 개발은 아래로부터의 개정 요구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교사가 개정의 주체로서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외에도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권한 법으로 명시 △교육과정 취지 왜곡하는 상위법령과 각종 정치적 교육정책 남발 금지 △교육과정 개정 방식과 주기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국가교육과정위원회’와 같은 정치적으로 독립된 교육과정 개정 관련 기구 설립 △국가교육과정 질 관리를 위한 교육부 담당 부서, 교육과정심의회, 전문연구기관의 역할 명확화 등을 제안했다. ‘국가교육과정 총론’에서는 현장교원과 교수 모두 ‘범교과 학습 주제’를 전면 개선해달라고 제언했다. 민부자 서울숭미초 교사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내용 체계와 하위 영역이 이미 제시돼 있는데 이에 더해 39개의 범교과 학습주제를 다루라는 것은 창체의 자율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학교 교육활동이 연간 약 40주라면 범교과 학습 주제들을 소개하는 시간만으로도 1년이 부족하다”며 총론에서 과감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경자 국가교육과정개정위원회 위원장도 “39개의 방만한 범교과 학습주제는 구체적인 실행 지침이 없다”면서 “교과를 범주화하고 목표, 내용, 시수 등에 대한 지침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하더라도 상위법으로 교육부, 기타 정부, 시·도교육청 등에서 바로 내려가는 범교과 학습 주제와 충돌하므로 확실히 정리하지 않으면 국가교육과정 상의 범교과 학습 주제는 명목상의 지위만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교육과정 각론’ 주제발표에서 백남진 이화여대 교수는 “문·이과 통합의 선결 과제는 과목별 학습량의 감축”이라며 “교과 교육과정 설계는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학습량 과다를 해결하고, 근본적으로 각 교과에서 핵심 교육 내용으로 가르치고 있는지를 검토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개정은 통합교과에 주로 통합의 의미를 두고 있지만 국, 영, 수 교과 위주의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편중 해결, 공통과목 이외의 선택 심화과목 수업의 파행 운영 예방에 대한 교과별 균형 이수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춘 경기 창곡중 수석교사는 “핵심역량을 어떻게 가르치고 평가할 것인가 심도 있게 고민해 실제적인 생산물이 나와야 한다”며 “각론 개발자들 및 교과서 저자들은 방대한 양의 교수·학습 방법을 교사들에게 제시하고, 교사들은 학생 수준·지역여건에 따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접근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교육부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의견들을 교육과정 총론 및 교과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에도 포럼, 공개토론회, 공청회 등을 진행, 폭넓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9월 ‘2015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남편 챙기러 매주 힘든 울산행 아파도, 출산준비도 결국 혼자 도교육청 “임용시험 다시 보라” “조금씩 개선해 줄 수 없나요?” “유산을 하고 나서 이 모든 일이 남편의 근무지와 다른 시·도에서 근무하는 제 상황 때문에 일어난 것 같았고 마음이 아팠지만 다음 주 바로 다시 출근해야 했어요.” 경기도의 한 고교에 근무하는 A교사(32)는 별거 기간 동안 겪었던 아픔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타·시도 교류의 기회조차 막혀 있는 상황에 대한 한탄이 서려 있었다. A교사는 2012년 경기도에서 교원으로 임용됐다. 태어나서 교원자격증을 딸 때까지 울산에서만 살았지만 소수 교과라 임용의 기회가 없어 타·시도에 응시한 것이다. 그 당시 생각에는 타·시도 교류 제도가 있어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을 줄로 기대했다. 고향에서 결혼도 하고 신혼살림도 차렸다. 남편의 직장이 있는 곳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실 근무경력이 3년 미만이면 타·시도 교류가 안 되기 때문에 신혼 때부터 어쩔 수 없이 주말부부로 지냈다. 결혼해서 남편에게 밥도 차려주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그야말로 꿈일 뿐이었다. 별거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댁 눈치도 보였다. 원룸에서 월세로 살고 주말 장거리 교통비까지 쓰다 보니 A교사가 버는 돈은 전부 두 집 살림하는 데 들어갔다. 결혼은 했지만 주중에는 아파도 혼자 원룸에서 서러움을 참아야 했다. 주말에는 부부가 오랜만에 만나도 밀린 집안일을 하고, 평소에 못했던 가족행사도 소홀히 할 수 없어 편히 쉬지도 못한다. 방학 때 근무가 있으면 새벽 4시에 KTX를 타고 다녀오기도 했다. “임신을 하게 됐어요. 남편 살림 챙기느라 매주 장거리 이동을 해야 했어요. 홀로 원룸에서 생활하기 힘들고 외로웠죠. 그래도 육아휴직을 하면 별거기간 산정이 안 돼 타·시도 전출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에 계속 일을 했어요. 출산휴가는 아직 쓸 수 없는 시기였고요.” 그러다 지난해 3월 새 학기 업무로 바쁘게 일하던 중 유산을 하게 됐다. A교사는 유산을 한 바로 다음 주부터 몸이 회복도 되지 않았지만 다시 장거리를 이동해 출근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남편이 이직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직도 만만치 않았고, 두 사람 다 울산 토박이에 삶의 터전도 다 울산에 있어 결국 답답한 마음에 고민만 하다 보류했다. A 교사는 “지금도 2세 계획을 해야 하지만 육아휴직을 하면 별거 기간 인정이 안 돼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결국 어렵게 실 근무 기간 3년을 채워 타·시도 교류 신청을 했다. 그러나 소수 교과 교사인 A교사는 교과별 동수 교류 원칙에 묶여 전보 대상자가 되지 못했다. 다른 별거교사들과 함께 교육청에 문의를 해봤지만 돌아오는 답은 “임용시험을 다시 보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수가 없어 결국 임용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담임도 맡고 수업에 생활지도, 행정업무까지 하다 보니 학기 중에는 공부를 할 수 없었다. 방학이나 주말에도 업무와 집안 사정에 짬이 나지 않아 막막하기만 하다. 그는 “현직교사에게 임용 공부를 하라는 건 학생들에게 쏟아야 할 열정을 다른 데 쏟으라는 말”이라면서 “교육청에서 타·시도 교류가 어렵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말한다는 사실이 속상하다”고 했다. 이어 “다른 공무원들은 제한이 없으니까 이동이 편한데, 유독 교사만 여러 조건이 모두 맞아야 하는 1:1 맞교환”이라며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로 일방전입을 해달라는 건 욕심일 수 있지만 근무 기간, 별거 기간 등을 기준으로 점차 교류를 확대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도 수석교사회가 수석교사 배정을 ‘정원 외’에서 ‘정원 내’로 변경한 도교육청의 처분을 정지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이에 대해 수석교사회는 “행정소송을 통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초법적 행위를 저지하고 현 경기교육을 진단하는 연대 기구를 구성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수원지방법원은 수석교사회가 지난달 24일 신청한 ‘중등교원 수석교사 정원 배정 기준변경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유는 행정소송의 판결 전에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수석교사회는 14일 논평을 내고, 본안 행정소송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수석교사 정원 내 배정과 교육감의 15시간 수업 요구는 ‘초·중등교육법’ 19조 2항에 명시된 수석교사제를 사실상 없애려는 초법적 행위라는 것이 수석교사회의 입장이다. 이들은 또 도교육청의 조치가 ‘정원 외 배치’ 약속을 믿고 지원해 선발된 수석교사들의 기대이익에도 반하는 것이어서 신뢰보호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수석교사회는 이어 “정원 배치 사안인 수석교사 문제를 수업시수 문제로 언론에 주장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수석교사를 ‘수업하기 싫어하는 교사’, ‘교장·교감 안 하는 대신 수업 적게 하는 것을 선택한 교사’로 표현해 모욕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수석교사의 시수 문제 역시 ‘교육공무원임용령’ 9조의8에 명시된 사항(수업시수 50% 경감)이다. 도교육청이 부족한 예산을 기간제 교사 1289명 감축을 통해 해결하면서도 행정인력은 오히려 늘리는 행태에 대해서도 “경기교육을 퇴행시키는 행위일 뿐 아니라, 비도덕적 행위”라고 규탄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수석교사회는 행정소송 진행과 함께 경기교육가족연대(가칭)를 출범시켜 포럼을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포럼을 통해 이 교육감의 상명하달식 교육행정을 “교육단체 간 갈등을 유발해 경기교육 자체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하고 범사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네 살배기 어린아이를 보육교사가 머리로 때려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또래 아이들은 무릎을 꿇고 폭행 장면을 지켜보는 장면이 고스란히 CCTV에 남아있었다. 어린이를 둔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위탁하는 기관에서 생긴 일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나아가 자신의 아이도 폭행이라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보통 일이 아니다. 이번 폭행은 고육 불신으로 이어져 공교육 기관까지 신뢰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사회 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날까? 그것은 한꺼번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정치인들의 조급증 때문이다. 알다시피 어린이 집 확대는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다. 모든 엄마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기고 일터로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일자리를 갖고 있는 엄마들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다. 또한 가정에서 아이를 둔 엄마들도 어린이집에 아이를 위탁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제도인가? 그런데 한꺼번에 많은 변화를 하면 부실을 피할 수 없다. 특히 교육을 한꺼번에 바꾸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을 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기르는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을 교원이라고 한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도 가르치는 일을 담당하기 때문에 교원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교원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교직자로서 소양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오랜 시간 직전 교육과 소양을 갖춘 사람으로 선발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의 모든 곳에 어린이집을 만들면 많은 보육교사가 필요해진다. 전국의 어린이집 수는 4만 3936개소(2014년 3월 기준)이라고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수는 얼마나 될까? 그 많은 보육교사는 어디서 언제부터 만든 것일까? 한꺼번에 보육교사를 배출하고 어린이집에 취업하게 만든 것은 시작부터 잘못이다. 물론 보육교사 배출 기관이 있고 자격증을 주고 평가인증 제도로 관리한다지만 짧은 교육기간에 많은 인원 배출은 질적 관리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을 교원이라고 하고 교원을 전문직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장기간 교육과 고도화된 전문지식과 소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질은 어떻게 선발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양성하고 있는가 하는 배출기관부터 제대로 되어야 한다. 많은 보육교사를 한꺼번에 배출하는 일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는데도 제도를 시행한 것이다. 늦었지만 인천어린이집 사고 보육교사 배출 기관부터 점점해야 한다.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본래 섬이었던 거제도가 '거제대교와 신거제대교가 통영, 거가대교가 부산'을 연결하며 육지처럼 교통이 좋아졌다. 망산(望山)은 바다를 바라보는 산이다. 그래서 거제, 통영, 남해, 여수, 완도 등 바닷가에 망산이 많다. 1월 10일, 백두오름산악회원들과 거제시 남부면에 있는 망산에 다녀왔다. 거제의 망산은 산길이 험하지 않고 등산코스가 짧아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인기가 있다. 코스에 따라 두세 시간 시간을 내면 정상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적은 경비로 멋진 풍경과 벗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산행이다. 이른 시간이지만 청주체육관 앞은 산행 떠나는 사람들로 붐빈다. 7시가 되자 일행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남쪽을 향해 출발한다. 아침부터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산행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한다. 차안에서 자신의 산행코스를 선택했는데 9명은 홍포-해미장골등-정상-명사(총2.9km, 1시간10분), 여차-여차등-내봉산-호변암-해미장골등-정상-명사(총4.5km, 2시간10분), 남부주유소-각지미-여차등-내봉산-호변암-해미장골등-정상-명사(총5.8km, 3시간)로 이어지는 망산의 등산코스 중 제일 긴 거리를 산행하기로 했다.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와 공룡나라휴게소에 들른 관광버스가 11시 10분경 산행의 들머리인 저구삼거리 SK에너지남부주유소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린 후 간단히 몸을 풀고 산행을 시작했다. 비교적 완만한 산이지만 초입은 한참동안 돌계단이 이어져 힘이 들고 조망이 없어 산행이 답답하다. 하지만 저구삼거리에서 1㎞ 거리의 268봉에 서면 뒤편의 거제 최고봉 가리산(높이 585m), 오른쪽의 다대다포항, 왼쪽의 명사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가 만든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역시 섬 산행은 바다가 보여야 제맛이 난다. 봉우리를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 만나는 318봉의 각지미에서 바다 풍경을 구경하고 안부로 내려가면 널찍하고 아늑한 숲 지대에 벤치가 놓여 있는 쉼터가 있다. 이곳 여차등의 갈림길에서 동쪽 바닷가로 내려가면 고 조오련씨가 대한해협 횡단시 출발점으로 삼았던 여차 마을이 있다. 일본의 대마도는 거제도 남단에서 최단거리에 위치한다. 여차등에서 0.3㎞ 거리의 내봉산은 표석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계단을 올라 내봉산에 도착하니 한눈에 들어오는 바닷가 풍경이 모두 내 것이다. 바위로 이뤄진 정상은 여차몽돌해변과 천장산(높이 277m), 바람의언덕과 해금강, 호변암과 망산 정상이 가깝게 보여 망산 정상의 조망에 뒤지지 않는다.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정상에서 왼쪽 아래편으로는 탐방로 산길, 너머로는 암석지대의 비탐방로가 이어진다. 내봉산 아래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다 풍경을 구경하고 아름드리 노송이 바위틈에 뿌리박은 천년송으로 간다. 천년송 가까이에 있는 호변암 주변의 풍경이 멋지다. 크고 작은 섬들로 둘러싸인 여차몽돌해변에서 명사해수욕장으로 가는 3.5㎞ 구간이 거제의 해변 중 가장 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암석들이 탑을 이룬 호변암에서 바라보면 남쪽 바다에 올망졸망 떠있는 쥐섬, 소병대도, 누렁섬, 첫삼섬, 중삼섬, 윗삼섬, 대병대도가 자태를 자랑한다. 이곳의 안내판에는 호변암이 호연암으로 표기되어 있다. 호변암을 벗어나면 거제의 최남단에 위치한 홍포마을, 소덕도와 장사도, 망산의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호변암과 망산 정상 사이에 있는 안부가 해미장골등이다. 이곳에서 홍포는 0.6㎞, 망산 정상은 0.5㎞ 거리에 있다. 거제관광문화에 의하면 망산은 해발 397m의 작은 산으로 고려 말기 국운이 기울면서 왜구의 침입이 잦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산 정상에 올라 왜구 선박의 감시를 위해 망을 보았다 해서 명명되었다. 한려수도는 경남 통영시 한산도 인근에서 전남 여수시 앞바다에 이르는 물길을 말한다. 정상에 오르면 장사도, 대덕도, 가왕도, 대병대도, 매물도, 비진도, 용초도, 추봉도, 한산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떠있는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길쭉한 표석에 '천하일경(天下一景)'이 써있는 망산의 정상부는 남쪽이 깎아지른 절벽인 암반지대로 사방이 트였다. 망산의 높이가 정상석과 거제관광문화에는 397m, 네이버와 다음의 지도에는 375m로 다르게 나와 혼란스럽다. 막 지나온 정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산불감시초소 옆 바위에 올라 주변의 풍경을 살펴본다. 칼바위등을 지나 산 아래로 향하면서 대포항과 근포마을, 산행의 목적지인 명사해변, 매물도 여객선이 오가는 저구항, 거제도 최고봉 가리산이 연달아 숨바꼭질을 한다. 정상의 이정표는 명사해변까지의 거리를 1.5㎞로 안내하고 있지만 직접 걸어보면 훨씬 더 길게 느껴진다. 산행을 마치고 2시 30경 명사해변에 도착해 바다 풍경을 둘러본다. 명사해수욕장은 모래의 질이 좋고 물이 깨끗한 해수욕장이다. 오목한 해안은 경사가 완만하고 해수욕장 뒤쪽의 소나무 숲이 해안을 감싸고 있어 가족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조용한 여름 휴양지다. 주변의 풍경도 멋져 거제의 명사십리로 손색이 없다. 2시 5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3시 55분경 통영항에 도착할 때까지 차안의 TV 로 우리나라와 오만의 아시안컵 축구경기를 구경했다. 통영항에서 1시간 30분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지자 삼각대를 챙겨 부둣가로 나섰다. 통영을 다녀온 후 동피랑마을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여럿이었다. 그래서 동피랑마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로 했다. 통영에 오면 꼭 들리는 곳이 통영항의 중앙시장이다. 동피랑마을은 중앙시장 바로 오른쪽 옆 언덕에 있어 찾아가기 쉽고,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을 내면 커피까지 마시며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 여행지다. 남은 시간 어시장을 돌아보고 주꾸미와 굴도 샀다. 5시 30분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부지런히 달리며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휴게소와 경부고속도로 신탄진휴게소에 들르고 8시 55분경 청주체육관 앞에 도착하며 망산 산행을 마무리했다.
성신여대 ‘섬마을 선생님’ 직접 개발한 인성 수업으로 중학생 대상 교육기부 나서 강원도 강릉에 있는 주문진중학교. 12일 이곳에 손님이 찾아왔다. 성신여대 윤리교육과 학생 9명으로 구성된 교육봉사 동아리 ‘섬마을 선생님’이 그 주인공이다.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이곳을 찾은 이유는 주문진중 학생을 위한 겨울방학 인성캠프를 기획했기 때문이다. 팀장 김은영 씨는 “의미 있는 겨울방학을 보내고 싶어서 ‘쏙쏙 캠프’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쏙쏙 캠프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교육부가 운영하는 대학생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희망자가 참가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 학교를 배정한다. 활동 기간은 방학 중 3일이다. 여느 교육기부 프로그램과 달리 대학생들이 직접 주제를 정하고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해 학생을 가르친다. 덕분에 미리 학교 현장을 경험하려는 예비 교사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번 쏙쏙 캠프의 경쟁률은 6대1이었다. 섬마을 선생님은 전공을 살려 인성·도덕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김은영 씨는 “그동안 배운 내용에 놀이와 게임을 접목했다”면서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도덕 덕목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했다. “대상자로 선정되고 한 달 동안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렸어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찾아보기도 하고 교수님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 했죠. 준비 기간이 시험과 겹쳐 시간이 빠듯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아요. 캠프가 끝난 후, 헤어지는 게 아쉬워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꼭 좋은 선생님이 돼야 겠다’고 다짐했죠. 보람, 뿌듯함, 아쉬움… 여러 감정이 교차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섬마을 선생님은 자신들의 경험을 후배들과 나눌 계획이다. 우선 인성교육에 관심 있는 신입생을 모집해 활동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은영 씨는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보물섬’과 같다”면서 “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서빙고초 김애경 교감 제26회 대한민국동요대상 수상 21년간 동요 보급·지도한 공로 “동요 박물관 만드는 게 목표” 어린이의 마음과 정서를 담은 노래, 동요(童謠). 서정적인 노랫말과 쉬운 리듬이 어우러진 동요는 불과 얼마 전까지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애창곡’이었다. 하지만 이젠 과거형이 됐다. 인기가수의 노래는 따라 불러도 동요를 즐겨 부르는 어린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모습을 안타깝게 여겨 20년 넘게 직접 동요를 만들고 지도하는 교원이 있다. 바로 서울서빙고초 김애경 교감이다. 최근 제26회 대한민국동요대상 작곡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14일 학교에서 만난 김 교감은 “동요 보급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라는 의미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3년 우연히 TV로 MBC 창작동요제를 보게 됐어요. 방송을 보다가 문득 ‘내 아이에게 직접 만든 동요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동요 작곡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모든 아이들을 위해 곡을 만들고 있답니다.” 김 교감은 지금까지 300곡이 넘는 동요를 세상에 내놨다. 그중 ‘소리는 새콤 글은 달콤’ ‘꽃처럼 하얗게’ ‘잠자리’ 등 10여 곡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전국 규모의 창작 동요대회에서 10여 차례 대상을 받았고 본상 수상 횟수만 40회가 넘는다. 그는 “아름다운 가사를 만났을 때 악상이 떠오른다”고 했다. “시인인 남편이 작사를 담당해요. 예쁜 노랫말을 받아들면 곡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르죠. 시를 낭독하듯 가사의 구절구절을 곱씹으며 읊조리다 보면 멜로디가 떠올라요. 그렇게 만든 곡은 남편과 함께 부르면서 다듬어 나가죠. 큰 상을 여러 번 받을 수 있었던 건 남편과의 호흡이 잘 맞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동요 만들기에 그치지 않고 지도·보급에도 힘을 쏟고 있다. 1995년 서울창신초에서 처음 중창부를 꾸렸고, 그해 출전한 초록동요제에서 최우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근무하는 학교마다 중창부를 조직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매주 동요 한 곡을 배우는 ‘이 주의 동요 부르기’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누구 하나 시키는 사람이 없는데도 자청한 일이었다. 동요의 ‘마법’을 믿기 때문이다. “중창부에 결손 가정 학생이 있었어요.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마음에 상처가 많은 아이였죠. 어느 날, 한 학부모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아이가 중창부원들의 물건을 장장 1년간 훔쳤다는 내용이었어요. 사실 확인 후 아이에게 중창부 활동을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제발 노래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앞으로는 절대로 나쁜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동요가 마음의 안식처였던 거죠. 2년간 동요를 접하면서 눈에 띠게 변했습니다. 자신감이 높아지고 표정도 한껏 밝아졌거든요. 이 아이를 통해 동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학교폭력 예방 효과도 톡톡히 봤다. 지난해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10%였지만, 올해 2.7%로 크게 줄었다. 동요가 아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김 교감은 “모든 아이들이 동요를 즐겨 부르고 사랑할 수 있도록 저변을 마련하는 게 큰 목표”라고 전했다.
교과별로 2단원 이상 재구성 일방적인 주입 대신 활동 중심 모든 교원 연 2회 수업 공개도 “人性수업, 입시·진로에 큰 도움” 지난 6일 경기 퇴계원고. 겨울방학에 들어간 학교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적막이 흐르던 이곳에 활력을 불어넣은 건 교사들. 한 교실에 모여 앉은 교사 19명이 토론에 한창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진행한 수업을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오후 2시쯤 시작된 회의는 두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설향기 교사는 “2014학년도 부서별 교육활동을 평가하고 2015학년도 교육활동 운영 계획을 세우는 부장단 워크숍이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교원들은 부장단 워크숍을 시작으로 겨울방학 내내 교육과정 재구성에 힘을 쏟는다. 같은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끼리 조직한 연구회를 중심으로 단원별 분석에 들어간다. 협동, 프로젝트, 토론 등 적절한 교수·학습 방법을 고민하고 다른 교과와 연계가 가능한지 살핀다. 여러 번 의견을 주고받고 아이디어를 더한 후에야 지도안이 완성된다. 우수한 수업 지도안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동료 장학도 진행한다. 두 달도 채 안 되는 방학 중에도 수업 연구의 열기가 뜨거운 건 인성교육을 실천하려는 교사들의 의지 덕분이다. 사실 퇴계원고는 진로교육에 일가견 있는 학교였다. 다양한 교내 대회와 프로그램을 운영,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진로를 설계하도록 도왔다. 설 교사는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인성교육 효과도 톡톡히 봤다”고 설명했다. “입시를 코앞에 둔 고등학교에서 따로 인성교육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위적으로 가르치지 않고도 인성을 길러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친구와 팀을 이뤄 대회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과 배려, 협동심을 배우는 모습이 목격됐거든요. 교사들 사이에서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에 인성 요소를 접목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교육과정 안에 인성교육을 녹여내기 시작한 건 2012년부터다. 새 학년이 시작되기 직전 방학을 연구 기간으로 삼았다. 현재 퇴계원고에 재직 중인 교원은 물론 새로 부임할 교사들까지 참여했다. 입시도 염두에 둬야 하는 만큼 과목별로 최소 2개 단원 이상을 재구성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일 년에 두 번, 모든 교사가 수업 공개에 나섰다.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학기 중에 시행착오를 겪었다. 빠듯한 학사 일정 때문에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류정렬 교장은 “한 달에 한 번 교과 협의회와 학년 협의회를, 학기마다 한 번씩 ‘교과연구회의 날’을 운영했다”면서 “교과별·학년별로 프로그램을 구안하고 공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고 했다. 지난 3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주도 수업이 활성화 됐다. 팀을 이뤄 교사가 제시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학생이 수업의 중심이 된 것이다. 덕분에 각종 학교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도 점점 늘어났다. 수업 집중도도 높아졌다. 류 교장은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서 “학습 태도가 좋아지면서 학력도 향상됐다”고 했다. “다른 학교에서 전근 온 교사들이 하나같이 ‘퇴계원고 학생들은 참 행복해 보인다’고 말합니다. 누구보다 학교를 사랑하고 교사를 존경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고요. 교사가 강제하지 않는데도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신청자가 줄을 잇는 점도요. 인성교육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했을 뿐인데 학교 분위기는 물론 입시, 진로까지 일석다조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데 힘쓸 생각입니다.”
‘개과자신’은 ‘바르게 사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보고 잘못된 점을 깨달아 이를 고쳐 자신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사자성어다. ‘사기’ ‘편작·창공열전’에 나오는 것으로, 명의 태창공 순우의(淳于意)의 막내딸이 황제에게 올린 글에서 유래했다. 순우는 의술에 재주가 많았다. 그러나 어느 날 유능한 의술을 지닌 양경을 만나 지금까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의술을 버리고 양경에게 새롭게 의술을 익혀 많은 사람을 치료하였으나 사람에 따라 차별을 둬 원망을 사기도 했다. 문제 4년에는 어떤 사람에게 고발당해 ‘형죄’, 이른 봐 불구가 될지도 모르는 큰 벌에 처해졌다. 막내딸은 관청의 노비가 됐고 아버지의 ‘형죄’를 속죄해 달라고 황제에게 다음과 같이 간청했다. “소첩이 매우 비통한 것은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날 수 없고 형죄를 받은 자는 다시 전처럼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하고자 하나 그렇게 할 방법이 없으니 끝내 기회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은 황상은 그의 마음을 측은하게 여겨 그해 안에 육형법을 폐지하겠다고 했다. 을미년 새해가 됐지만, 늘 그랬던 대로 학원이 끝나는 시간이면 학원 주변이 아수라장인 풍경을 본다. 고3 맘도 덩달아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1년 내내 수험생보다 정신없이 바쁘단다. 초등 5·6학년 어린이들도 잠자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입시를 위한 선수학습을 한다고 한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비정규직 문제와 맞물려 작년 연말부터 땅콩회항, 갑질 문화에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들 모두 우리 교육 체제 하에서 혹독한 경쟁교육을 받았다. 질서·나눔·배려로 함께 사는 감동교육과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았는지, 개인의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과 상상력, 창의력을 중시하는 국제경쟁력 교육은 제대로 계획되고 시행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되돌아 볼 일이다. 근대교육이 시작된 지 백년이 넘었고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다. 예나 지금이나 명문대학 입시를 위해 치열한 경쟁교육을 시켜 온 우리 교육자의 책임은 없는지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 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함은 물론, 우리 교육의 기본 틀을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 ‘개과자신’의 마음가짐으로 각오를 다져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