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6,97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만물이 아름다운 오월, 근로자의 날부터 시작하여 거의 한 달 내내 우리는 뭔가를 또 누군가를 기념한다. 학교 안(팎)의 스승을 기념하는 날도 촌지와 선물 그리고 행사와 휴교라는 고민을 넘어 올해도 우리를 찾아온다. 이 무렵 몇몇 선생님들은 포상을 받고, 많은 선생님들은 학생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을 보면서 머쓱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어떤 선생님은 처음 교단에 섰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가르쳤던 아이들을 추억한다. 그 아이는 잘 살고 있을까. 우리는 대개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차마 스승이라는 호칭을 쓰기에는 뭔가 뒤끝이 당기는 듯하고, 선생님 외에 다른 호칭으로 불리면 왠지 우리 자신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몸에 맞지 않는 옛날 옷 같다. 올해 초 명예퇴직 신청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선생님의 길을 선택하고 그 길로 들어섰을 때의 기대와 포부가 사회로부터 옛날 옷으로 취급당하고,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선생님이 교단을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무례한 학생과 학부모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르는 무기력감, 지금 이 아이들이 다시 학부모가 되었을 때를 상상해 보면 등골이 서늘해지는 절망감, 새로운 시도를 거부하는 보수적인 학교 분위기,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인지 공문서를 처리하는 행정 직원인지 알 수 없는 하루 일과를 계속 견뎌야 한다면 더욱 그렇다. 사회는 연금이 보장되는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무슨 엄살이냐며 학원보다 더 잘 가르치라며 타박한다. 바뀌는 정부마다, 장관과 교육감에 따라, 시대에 맞춰 창의적인 학생을 길러내라고, 혁신하고 행복하게 만들라고 요구한다. 둘러보면 온갖 좋은 말들이 넘쳐난다. 이에 따라 입시는 매년 바뀌고, 교육과정도 매년 다르고, 학교에서 해야 할 프로그램은 매년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선생님들이 많다. 밥을 위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호봉까지만 버티며 눈감고 귀 막으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그것은 선생님의 삶이 아니다. 행복은 학생에게만 필요한가. 학생이 행복한 학교는 논의해도 선생님이 행복한 학교는 어디에서도 논의하지 않는다. 학생의 꿈과 끼는 말해도 선생님의 꿈과 끼는 말하지 않는다. 행복은, 꿈과 끼는, 선생님에게 먼저 필요하고 허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도 선생님을 닮아간다. 그러나 선생님의 꿈과 끼를 위한 정책은 없다. 요구만 있다. 직업인에게 성직자의 소명의식을 요구하거나 성직자를 직업인 취급하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 선생님 스스로 변해야 하는지 아니면 사회가 선생님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처참한 현실 앞에서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어디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지 확신하기 어렵다. 고르기아스의 매듭처럼 엉켜 있는 우리 현실의 어느 한 부분을 잘라야 매듭이 풀릴 것 같지만 어느 고리를 잘라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광야의 초인이 나타나길 기다려야 할까. 작년 이맘 스승의 날을 앞두고 모 교수님의 반성문이 회자되며 우리에게 선생님이라는 직업과 소명에 대해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스승으로 살고 있을까 아니면 근로자로 살고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살고 싶은 것일까. 스승으로 아니면 근로자로. 답은 개인의 몫만이 아니다. 국가 교육 정책의 몫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선생님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각 단계를 맡아서 아이를 어른으로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흐름은 적어도 앞으로 십년간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나쁜 결과를 내는 것도 결국은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사람이 국가경쟁력의 근본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가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생님의 자존심과 자부심이 그나마 믿을만한 언덕이다. 김경범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어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대학교대학원에서 스페인 고전문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대학교 입학사정관으로 활약 당시에는 미래 한국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인재상’확립에 힘썼다. 교육부 교육과정심의위원을 역임했다.
1. 내 고향친구 K는 경상, 전라, 충청, 삼도가 만나는 지역인 해발 1176미터 삼도봉(三道峰) 아래 오지 산촌 마을 출신이다. 대대로 이 골짝의 얼마 안 되는 전답에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오신 그의 부친은 농사일 말고는 아무 것도 모르는 전형적인 시골 농부이셨다. K는 자신의 전 생애에서 가장 절망적인 사건 하나를 이렇게 말한다. 그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그의 부친이 초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무엇을 하나 만들어, 그에게 선물을 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하실 분은 많지 않으리라. 그것은 지게였다. 너도 학교에 들어갔으니, 공부도 공부지만 이제부터는 농사꾼 노릇을 배우라는 뜻이 담긴 지게였다. 부친의 말씀이 절망감을 확인시켰다.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 농사일 부지런히 익혀서 학교 졸업하면 농사꾼 될 생각만 해라. 농사 이외에는 아예 딴 생각 말아라.” 농촌에서 자랐던 내 또래들에게는 초등학교 시절이란 것도 노동의 시간으로 기억되는 것이 많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이런저런 농사노동의 고역이 운명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배고프고 헐벗은 것을 불평하기도 전에 농사일의 고단함이 일상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K는 어린 마음에도 말할 수 없는 절망감 같은 것이 생긴다. 아 나 또한 이 산골 골짝에서 평생 땅이나 파고 살다가 지내겠구나. 미지의 세계와 미래에 대해서 꿈과 포부를 가졌던 어린 소년 K는 그 절망감을 담담하게 받아들었다. 그가 알고 있는 세계는 그것이 전부이었으니까. K는 이 사건과 맞먹을 만한 생애의 가장 큰 중대 사건으로, 5학년 때 담임선생님과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선생님은 K를 알아보셨다. K를 정성껏 가르치고 북돋우면서 꿈과 소망을 가지도록 하였다. 40리 바깥의 중학교 진학을 어떻게 해서이든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K의 부친을 여러 수십 번 만나 설득하였다. 심지어는 봉변에 가까운 대접을 K의 부친에게 당해 가면서, 학비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부친에게 자신이 돕겠다고 자청하면서, 그렇게 끈덕지게 설득했단다. K는 선생님의 정성 덕으로 간신히 면 소재지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왕복 30킬로의 산길 통학 길을 새벽과 저녁으로 별을 보고 걸어 다니며, 스승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공부하는 것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며 중학교를 다녔다. K는 세계적인 기계공학자이다. 특히 마찰공학 분야에서는 그 명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모 국립대학의 공과대학 학장을 역임하고, 산학협력 분야에서도 뛰어난 역량과 지도력을 보여 주고 있는 학자이다. K는 이 선생님을 자기 인생의 스승으로 모시고 받든다. 그런 선생님을 보내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경건으로 기도한다. 지금은 세상을 떠나신 그 선생님을 추모할 때마다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의 감회를 가지고 그는 선생님의 제자된 것을 축복으로 여긴다. 그 이전에 선생님이 자신을 제자로 택하여 주신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한다. 자기는 처음에 선생님을 학생으로 만났지만, 그 깊은 은혜의 인연으로 진정한 제자가 되었음을 고백한다. ‘제자 탄생’의 한 풍경을 보는 듯하다. 그러면서 제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2. 굳이 따지자면 ‘제자(弟子)’라는 말은 비유의 일종이다.[PART VIEW] 너무 일상적으로 사용되어서 참신한 충격이 있는 비유는 아니지만 그래도 비유에 속한다. 문자 그대로는 ‘동생[弟]과 아들[子]’을 뜻하지만, ‘제자’가 곧 동생과 아들을 가리키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의 뜻은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다. 그러고 보면 ‘제자’란 스승 입장에서 생겨난 말이라 할 수 있다. 그 사랑하고 아끼는 바가 마치 동생[弟]이나 아들[子]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하여 가르친다는 뜻이 ‘제자’란 말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까운 사이가 된다는 것, 그리고 그만큼 사랑과 공경의 관계를 바탕으로 가르침을 받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라는 말은 ‘스승’이란 말에 호응되지 않고, 제 혼자 의미론적인 독립을 하기 어렵다. ‘스승’이란 말이 있음으로 해서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회복하는 것이다. 옛날의 제자는 스승을 스스로 구하여 택함을 받기를 원하였다. 스승 또한 제자를 제자로 인정하여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제자가 되는 것이었다. 요컨대 제자도 스승을 적극적으로 택하여 따르고, 스승 또한 제자를 택하여 받아들이는 것이다. 택한다는 것, 이것이 가지는 관계의 운명성은 그야말로 동생 같고 아들 같은 관계로 인식되는 것이다. 관계의 운명성은 무엇보다도 강력한 윤리적 유대를 만들어 낸다. 내가 어떻게 해서 받아들인 제자인데, 내가 어떻게 해서 모시게 된 스승인데, 하는 의식이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영어로 제자를 나타내는 ‘disciple’이라는 말에는 신봉자(信奉者)라는 뜻이 들어 있다. 즉 믿음을 가지고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전파하는 사람이란 뜻이 들어 있는 것이다. 예수의 제자들을 사도(使徒)라고 하는데, 이는 스승으로부터 어떤 임무를 부여받고 파견되는 사람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같은 뜻의 말이라도 ‘학생’이란 말은 선생이란 말이 굳이 호응해 주지 않아도 제 스스로 아무데나 돌아다닐 수 있다. 그냥 배우는 사람이면 모두 학생인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 관계가 운명적이지는 않다. 관계란 것이 굳이 있다면 일종의 계약적 관계가 있을 뿐이다. 동생이나 아들의 자세로서 가르치는 이를 신봉하는 분위기도 물론 없다. 그렇게 하라고 강조할 수도 없다. ‘제자’가 감성적 울림이 있는 말이라면, ‘학생’은 그저 객관적으로 기술(記述)된 건조한 말이다. ‘제자(弟子)’라는 말은 ‘문하(門下)’라는 말에 의탁해야, 비로소 그 고전적인 의미가 되살아난다. 근대 학교가 생기기 전 옛날에는 배우려는 사람은 자신이 따르고자 하는 스승을 찾아 ‘그 집[門]’(‘집/집안’ 등은 ‘門’으로 표상된다)으로 들어갔다. 따라서 이 경우 ‘그 집[門]’은 곧 ‘그 스승[門]’을 의미한다. ‘아무개 스승’ 아래 배우는 사람을 ‘아무개 문하(門下)’라고 했다. 그래서 같은 스승 밑에서 배운 제자들을 ‘동문(同門)’이라고 한다. 오늘날 스승의 집은 학교로 대체되고,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아무개 학교 동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느낌은 달라졌다. 요즘 그냥 동문이라는 말을 들으면, 스승은 간데없고 교문만 남아 있는 느낌을 받는다. 3. ‘제자’는 중세 이전의 교육문화에서 생겨난 말이다. 훼손되지 않는 ‘제자’의 원형은 고대에 있었다. 산파술로 진리를 논하던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들이 그러하고, 학문 토론을 하며 전인격적 도야와 더불어 배움 공동체를 형성했던 공자의 제자들이 그러하다. 예수나 석가의 제자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스승을 보고서 스승을 따르면서 자신의 배움과 삶을 결정해 간, 그야말로 제자들인 것이다. ‘학생’은 근대와 더불어, 근대학교의 등장과 함께 형성된 개념이다. 따라서 제자에게는 스승이 호응되는 말이고, 학생에게는 학교가 호응을 이루는 말이다. 학생에게는 선생이라는 말이 호응을 이루는 듯 보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형식 차원의 호응일 뿐인지도 모른다.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의 진정성이 옛날의 ‘스승-제자’처럼 작동하지 않고, 근대 이후에는 스승의 자리에 그냥 학교가 놓이는 ‘학교-학생’의 코드로 변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학교’라는 개념을 더 엄격하게 말하면 ‘학교 커리큘럼(curriculum)’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그러니 ‘스승-제자’ 모드와 오늘날의 ‘선생-학생’의 모드는 너무나 많이 다르다. 스승은 제자에 전인격적으로 전생활적으로 결속되어있었지만, 오늘날의 선생들은 오히려 ‘선생-학생’의 구도보다는 ‘학교-선생’의 구도에 더 많이 결속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찌하랴. 우연히 만난 이 수많은 학생들을 그냥 학생으로서만 대하여 내어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K의 담임선생님이 K를 학생으로 만나서 마침내 제자로 만들어 내었던 것, 그리하여 평생 마음의 인연을 삼게 했던 것에 우리는 무심할 수 없다. 일이란 것이 경제적 소득 때문에 시작되지만, 최상의 일은 보람을 창출하는 데에 이르러서야 꽃을 피운다. 비로소 사람다운 일을 하는 경지에 드는 것이다. 이 봄에도 수많은 학생들을 대하면서, 더러는 상처투성이의 감정노동자로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스승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그냥 학생으로 스쳐가는 아이들을 진정한 제자를 만들어 보려는 우리들 마음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제자들을 향하여 아픈 마음을 가지는 선생님들이 참 아름답고 미덥고 자랑스럽다. 스승의 날이 온다. 스스로 자신에게 큰 표창장 하나씩을 수여하기로 하자. 박인기 사랑, 열정, 소통 등 따뜻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교육현안을 바라보는 박인기 교수는 현재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국어 교육을 전공한 교육박사로서 한국교육방송프로듀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한국독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문학교육론, 교사와 책, 국어교육과 미디어 텍스트, 스토리텔링과 수업기술, 교과는 진화하는가 등의 교육관련 저서와 산문집 송정의 환, 사계의 전설이 있다.
경제적 가치 천문학적 가치 진주에서 발견된 네 번째 운석은 국내 최대 규모의 운석이다. “사실 운석의 내용 구성물만 보면 철광석이에요. 금보다 비쌀 이유가 없죠. 하지만 운석이 지구에서 발견될 확률이 낮기 때문에 금값보다 높이 거래되는 겁니다.” 최 교수는 소치 올림픽 때 안현수 선수가 ‘운석 금메달’을 받은 것 때문에 국내의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소치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해 2월 15일 러시아 우랄산맥에 낙하한 첼랴빈스크 운석 조각을 넣어 금메달을 제작했다. 운석이 떨어진 지 1주년이 되는 날 나온 금메달리스트에게 운석 금메달을 수여하기로 했다. 때마침 그날 안현수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우승을 했고 ‘운석 금메달’을 받게 된 것이다. “운석은 경제적 가치도 높지만 천문학적으로 굉장히 가치 있는 연구 자료입니다. 우주에는 수없이 많은 운석들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진주 운석은 그 중 하나죠. 수많은 운석들 중 이 지구에, 그것도 경남 진주에 떨어질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희소성 때문에 경제적으로 가치가 높은 거죠. 하지만 천문학적 가치가 더 높아요. 지금 떨어지는 운석은 45억 년 전 지구가 생성될 당시의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최 교수는 운석 연구를 통해 지구의 생성과정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발견 즉시 보관 처리와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천문우주학 발전의 일등공신 최 교수는 미국에서 천체물리학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정부초청으로 귀국해 29년 동안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근무했다. 처음 교수직을 맡았을 때만 해도 국내 천문우주학 분야는 불모지와 같았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으로 한 발 내디딜 수 있게 만든 장본인이다. 인공위성 우리별 1호(KITSAT-1)를 띄우고, 나로호를 연구·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최 교수는 무엇보다 후학 교육에 애썼다. 천문우주학 분야의 인적자원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다. 유능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제자들의 미국 유학을 도왔다. 미국 대학원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GRE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제대로 가르치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최 교수는 ‘GRE특공대’를 꾸렸다. 제자들과 함께 일산 천문대에서 숙식하며 GRE를 가르쳤다. 최 교수는 그때 당시의 삶을 ‘월화수목금금금’이라고 회고했다. 그리하여 석사 84명, 교육대학원 석사 34명, 박사 44명을 배출했다. 아직까지 천문우주학분야에서는 이 기록을 깰 사람이 없다고 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달려온 인생의 결과다. ‘청색기술’로 경제적·과학적 의미 창출 최 교수는 정년퇴임 후 ‘청색기술 연구회’를 꾸렸다. 현재 회장직을 맡아 왕성히 활동 중이다. ‘청색기술’은 자연 모방 기술이다. 속칭 ‘찍찍이’로 불리는 벨크로 테이프는 도꼬마리 씨앗을 모방해 만들어졌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청색기술의 한 사례다. 녹색기술이 환경오염의 사후처리에 중점을 둔 기술이라면, 청색기술은 친환경,지속가능한 기술인 셈이다. 최 교수는 우주에 바쳤던 열정을 우리 사회에 쏟으면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청색기술은 경제적,과학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기술이다. 우선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다. 청색기술 연구회에서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청색기술이 촉진될 경우 2017년까지 15만 명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신기술에 의한 신산업 창출과 벤처 창업, 중소기업 활성화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청색기술은 ‘자연중심 기술’로서 과학을 자연친화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제시한다. 과학의 스펙트럼을 넓혀 현재보다 인간 삶에 가까운 과학으로 나아가는 데 유용한 기술인 셈이다.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청색기술 분야에 정부가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최 교수는 “2017년까지 청색기술 3대 강국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며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을 ‘위대한 스승’이라고 지칭한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천문우주학과 청색기술에 열정을 쏟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종종 회사에서 내근을 하고 있으면, 멀리서부터 시끌시끌 소리가 들려옵니다. 방송국 견학을 온 거지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나 중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교실을 떠나 외부활동을 나서는 데서 오는 해방감. 겉으론 화려해보이는 스튜디오의 복잡한 내부나 거대한 방송장비에 대한 호기심, ‘혹시 연예인이나 인기 아나운서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복도가 일순 매우 소란스러워지지요. 저도 이곳에서 일한 지 십여년이 지났지만, 학생들의 들뜬 반응을 접할 때마다 방송국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품었던 유년시절이 떠올라 슬며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더불어 학생들이 주로 관심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부문은 일산센터로 이전한 지 오래고, 이 곳 여의도 방송센터엔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딱딱해 보이는 보도국과 시사교양국, 라디오국만 남아있어 실망만 하고 돌아갈까 안쓰러움이 들기도 합니다.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이같은 견학, 체험활동들로 구성된다지요. 한 학기만이라도 중간·기말고사나 각종 평가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업 현장을 방문하고, 토론식 수업 등 자유로운 교실 분위기에서 자신의 적성을 깨닫고 진로를 찾는 시간은 무척 의미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른들이 흔히 하는 ‘네 꿈이 뭐니?’란 질문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만 돼도 묻고 답하기 쑥쓰러워지죠. 중학교에 들어가서면서부터는 당장의 내신 시험, 모의고사 등에 매달려 공부계획을 세우기도 벅찬 학생들에게 장기목표나 진로를 묻는 건 미안해지기까지 합니다. 정부의 자유학기제 추진의지는 강력합니다. 최근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전 부처가 이 자유학기제 운영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했죠. 각종 체험, 견학 프로그램 마련과 제공을 주저하지 말라는 겁니다. 일선 학교에서 매번 적절한 현장 체험 장소를 찾긴 쉽지 않을테니까요. 제가 출입하는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서도 거의 매주 각종 기관들과 자유학기제 관련 MOU 체결 소식을 전해옵니다. 그런데, 체험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들을 살펴보면 정부기관, 금융회사, 병원, 언론사, 공기업이 대부분으로 사무직과 관리직, 전문직으로 한정돼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가끔 스포츠 프로구단 정도가 이례적인 기관으로 눈에 띄네요. 대부분 직업들이 학생들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기성세대로부터 한 번쯤 권유받은 직업들일 겁니다. 그러나 자유학기제가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보다 더 다양한 직업세계를 체험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또 체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희망하게 된 진로가 ‘비현실적’, ‘네가 아직 세상을 잘 몰라서’란 이유로 배척되어선 안 될 테지요. 학생들의 의사가 존중받기 위해선 전 사회가 나서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들이 그 필요성을 제대로 인정받고, 직업별, 학력별, 정규직/비정규직 여부에 따라 존재하는 차별(임금, 처우, 복지혜택 격차 등)이 해소돼야겠지요. 도전에 한 번 실패했다 해서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사회적 안전망 확충도 선행돼야할 과젭니다. 이런 부분들이 해결돼야 ‘고졸 취업’, ‘청년 창업’이 구호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교에서도 진정으로 ‘꿈과 끼를 키워주는 행복교육’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학생들과 하루종일 부대끼며 특기, 적성, 성격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조언할 수 있는 교사의 역할이 진로교육에 가장 중요한 건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학교를 졸업한지 오래지만, 학창시절 들었던 선생님들의 말씀은 지금도 제 인생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보여지는 결과에 연연말고 늘 최선을 다해라”, “발표하길 좋아하니 기자를 해도 좋겠구나”, “자기 주장이 센 편이니 다른 사람들과 원만하게 의견을 조율하는 노력도 필요하겠다” 등.. 진로를 결정할 때, 조직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 매너리즘에 빠질 때 마다 떠올리고 되새기는 조언들입니다. 선생님께 대한 고마움을 새삼스레 깨닫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노경진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2002년 MBC에 입사했다. 사회부, 문화부, 경제부 등 주요부처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현재는 MBC 취재센터/사회1부 소속(차장대우)으로 교육부를 출입하며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에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이 도입된 것은 1995년.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봉사활동은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초창기 형식적으로 시간과 점수 때우기에 급급해 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자발적으로 태안원전유출지역이나 강원도 폭설현장, 태풍피해지역 등으로 떠나고 있다. ‘스펙’을 떠나 진심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크고 작은 실천들은 습관이 되고 생활이 될 것이다. ‘나눔의 정신’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평범한 일상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충남학생봉사활동 교육연구회(이하 연구회)’가 꿈꾸는 세상이다. '봉사활동'은 최고의 인성교육 하지만 아쉽게도 학교현장은 ‘나눔의 정신’에 인색하다. 지금도 우리나라 학생들 대다수는 적당히 할당된 봉사시간을 때운다. 일선 현장 교사들도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저 뾰족한 방법이 없어 묵인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유순식 연구회 회장(충남예술고등학교 교장)은 “봉사활동 업무는 여러 가지로 골치가 아프죠. 그러다보니 초임교사나 기간제 교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매년 담당자가 달라지다보니 노하우가 없어서 형식적으로 흘러가는거죠”라며 “사회는 ‘나눔과 실천’을 향해 변화하는데 학교는 아직까지도 형식적인 봉사활동에 그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봉사활동을 통해서 가슴 벅참을 느껴본 학생들은 절대로 형식적인 봉사활동을 하지 않아요. 어쭙잖은 인성교육프로그램보다 제대로 된 봉사활동 한번 하는 게 훨씬 낫죠”라고 입을 모으는 연구회 선생님들은 “아이들보고 ‘너희들이 찾아서 해라’라고 할 수만은 없잖아요. 학교가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터전이 되어주어야죠.” 학생과 교사를 한뼘 더 성장시키는 '나눔 정신' 봉사활동이 활성화되고 학생들의 삶까지 영향을 주기위해서는 ‘교사’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연구회의 설립취지이다. 때문에 연구회는 직접 학생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은 물론 ‘봉사활동 길라잡이’ 발간, ‘학생봉사활동정보안내센터’ 홈페이지 운영, 도내 봉사활동 담당자 협의회 개최, ‘찾아가는 봉사활동 컨설팅’ 사업 등 봉사활동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충남학생봉사활동 교육연구회는 올해로 13년째이다. 학생들의 형식적인 봉사활동이 언론의 뭇매를 한창 맞던 2001년, 제대로 된 학생봉사활동을 한 번 해보자며 충남지역 선생님들이 의기투합한 것이 시작이었다. “봉사활동은 아이들을 성장시키죠. 처음엔 시큰둥하게 시작했던 녀석들도 뭔가 모를 찌릿찌릿함을 느끼면 확실히 달라져요. 그런 녀석들을 보면서 제 자신도 달라지더라구요.” 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보다 자신들이 더 성숙해진 것 같다는 연구회 선생님들은 주변 교사들과 행정당국의 무관심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도 바로 봉사활동이 주는 ‘성장에 대한 믿음’이었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전국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봉사활동 노하우와 탄탄한 조직을 갖추게 되었지만 연구회는 여러 번의 아픔을 겪었다. “말도 마세요. 늘 예산이 부족했죠. 어떤 해는 아예 없어진 적도 있어요. 한두 명씩 떠나갔지만 이렇게 10여년 넘게 조직을 꾸려나갈 수 있었던 것은 ‘나눔’에 대한 신념 때문 아니겠어요? 올해는 담당 장학사가 우리들의 취지를 좋게 봐주고 예산을 확보해 준 덕분에 힘이 납니다.”라며 연구회 선생님들은 임광섭 충남교육청 장학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올려보였다. 국제구호활동으로 유명한 한비야 씨는 “자기가 가진 불씨를 나누어 준다고 해서 불꽃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라며 ‘나눔’을 강조했다. 충남학생봉사활동 교육연구회 선생님들 역시 10여년의 자신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국 각지의 교사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노라며 환하게 웃었다. 선생님들의 불씨가 전국에서 활활 타오르기를 희망해본다.
대한민국 교사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떨 때 가장 보람있었나요?”, “어떨 때 가장 힘드셨나요?” 오십여 분의 선생님들께 직접 묻고 대답을 들었습니다. 보통 설문지가 갖는 형식에 따르지 않고, 선생님들의 날 것 그대로 생생하고 솔직한 답을 들을 수 있도록, 그래서 ‘평소 생각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읽을 수 있었으면’하는 생각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습니다. 선생님들도 허심탄회하게 답을 보내주셨습니다. 물음에 답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며 감사해했습니다. 이번 설문에 응해주신 선생님들의 답변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십여 분의 ‘희노애락’이 대동소이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작지만 진심어린 정성에 아이처럼 기뻐했고, 학부모들과 사회의 편협함에 슬퍼했으며, 교육당국의 일방통행으로 좌절하고 분노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교육현실인가 싶었습니다. 선생님들의 표현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부연설명을 덧붙이지도 않으려합니다. ‘그대로’를 담는 것이 선생님들의 ‘지금’을 이해하는데 도움 되리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이 글이 선생님들께 작은 힐링이 되기를 바랍니다. 喜| 교사로서 보람찰 때 아이들과 즐겁게 함께 활동하는 ‘매 순간 순간’ ● 가르쳐도, 가르쳐도 도무지 글눈을 뜰 것 같지 않아 암담했던 아이, 봄이 오자 잎눈을 틔우는 나무처럼 한 해가 끝나가던 어느 날, 더듬더듬 받침 없는 글자부터 읽으면서 글눈을 떴을 때의 감동이란... . 해 마다 되풀이 되지만 늘 새로운 기쁨이다. ● 앞니 빠진 얼굴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수업시간에 배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을 보았을 때. ● 수업이 끝난 후 교실에 남아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수업 외적인 만남의 시간을 보낼 때.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관계에서 조금 벗어나 편하게 웃고 떠들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 십 수년전 9명의 순박한 시골 아이들을 2년간 맡으면서 연극을 했던 것이 가장 즐거웠다. 열악한 가정의 아이들 이었지만 서로 다독이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떨릴 정도로 즐거웠다. 지금도 우리는 만나면 공연 이야기를 한다. 그 때도 지금도 그들은 제자이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나의 배우들이다. ● 학업성적이 많이 향상되었을 때. ● 게으름의 소치로 운동이나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싫어하는 나 이지만 야외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의 환희에 찬 목소리를 들을 때. ●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 간다고 느껴질 때. 교사인 나보다 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들의 눈빛을 보면 행복하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집중해서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귀여운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 우리반 학생 모두와 학교 대항 축구경기 응원하러 갔을 때. ● 학생들과 함께 웃으며 활동하는 매 순간 순간이 행복하다. ● 첫 제자들이 어렵게 어렵게 나를 찾아서 연락이 왔을 때. ● 학생과 확실하게 소통이 된다고 느낄 때. 내 질문의 기저에 깔린 감정까지 읽어서 답변해 줄 때 정말 교사된 기쁨을 느꼈다. 怒|교사를 그만두고 싶을 때 겨우 지탱하는 자긍심마저 일방적으로 무너뜨리는 ‘사회’ ● 가르치는 일이 중심되어야 하는데, 다양한 행사와 기타 업무 등으로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하고, 수업에 충실하지 못한 나를 발견할 때. ● 주변에서 교직에 대해 폄하하는 발언을 듣게 될 때. ● 사회 통념상 이해하기 어려운 교육청의 협조(?)사항을 무조건 수행하라고 강요할 때. ●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에게 대들거나 교사의 권위에 도전할 때. ● 별의미없는 복잡한 서류(다른 학교에서는 하지 않는)를 작성하라고 해서 부적절함을 설명했지만 도저히 설득할 수 없을 때 정말 사표 던지고 싶었다. ● 과도한 행정업무로 수업보다 공문서 처리를 우선으로 해야 할 때. ● 나름대로 일년동안 열심히 가르쳤음에도 학부모 교원평가에서 어떤 항목에서든 보통정도로 평가받았을 때(잘모르는 상태에서 ‘아주 잘함’이나 ‘잘함’에 체크못하고 ‘보통’에 체크했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이런 것들로 평가받는 다는 것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 행정부처의 탁상공론이 전혀 개선될 기미가 없을 때 ● 학부모가 나의 학생 지도 방식을 존중해 주지 못할 때(생활태도, 진로지도 등) ● 교권은 존중하지 않으면서 교육 문제의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돌리는 현실을 만날 때 哀|교사로서 힘들 때 우리 아이는 절대 그럴리 없다는 학부모의 ‘항의’ ● 학생이 비행을 저질렀어도 ‘우리 아이는 절대 그럴리 없다’며 항의하거나 ‘다른 아이 편만 든다’며 교사를 원망할 때. ● 막무가내인 학생이 내 말은 죽어라 안 듣더니 무서운 남자선생님 한마디에 바로 태도가 달라 졌을 때 허무했다. ● 사교육에 지쳐 아무 의욕이 없는 학생들을 매 수업시간 마다 만날 때. ● 수십번을 지도하고 타이르고 격려를 해도 수용하는 자세가 전혀 없는 학생들을 볼 때. ● 교사인 나와 학생들간 세대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고 여겨 질 때. ● 아이들이 교사의 노력에 반응하지 않거나 반발하고 교사의 권위에 도전할 때. ● 학교 통학버스 사고로 아이들 둘이 죽었다. 안전 밸트 미착용으로 한 집 형제 둘이 죽었다. 그 중 작은 아이는 엄청 장난꾸러기였는데 신기하게도 책을 빨려들 듯이 보았다. 당시 도서 담당이었던 나에게 그 아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다. 사고 후 도서실에서 그 아이가 앉았던 자리를 볼 때마다 울었다. 현관에 걸린 사진을 볼 때마다 울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운다. 손도 떨린다. 그 후 교육청에서 스쿨버스 도우미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지침이 내려왔다. 樂|교사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낄 때 사탕 한 알, 고추장, 참기름, 손편지...그 안에 담긴 ‘진심’ ● 첫아이 낳고 휴직하고 있을 때 초임시절 학생들이 우리집까지 축하해주러 와줬을 때. ● 첫 제자들이 어렵게 어렵게 나를 찾아서 연락이 왔을 때. ● 졸업생 부모님이 직접 쓴 손편지를 전달하며 평소 자녀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어서 고맙다고 진심으로 말해줄 때. ● 자신이 먹고 싶은 사탕이나 과자를 꾹 참고 나에게 건내줄 때. ●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한 덕에 아이들과 환상적인 수업을 마쳤을 때 강력한 에너지가 쌓인다. ● 틈만나면 아이들을 교묘하게 괴롭히는 학생을 만나 2년동안 도닦는 심정으로 생활했는데, 6학년 때 우연히 만난 학부모가 ‘선생님 덕분에 우리 애가 바르게 자랄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학년이 바뀌고 해가 몇 번 바뀌어도 스승의 날이면 어김없이 고추장, 참기름을 보내주신다. ● 잘 챙겨주지 못하는데 우리 애들이 엄마가 교사인 것을 아주 자랑스러워하고 좋아 할 때. ● 문제행동을 보였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해하던 학생이 마음을 열고 나의 진심을 받아들여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일 때.
오늘도 교정에서 학생들과 호흡하는 우리 선생님들은 행복들 하실까?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과 감정을 극복해내는 것이 행복의 중요한 열쇠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2014년 학교 현장의 제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이 행복한 여건을 만들어 낼 수 있을는지…. 우선 사실(fact)로부터 공감대를 넓혀보자. 우리나라 학부모의 교육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높고, 우리 아이들의 학력 역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할 만큼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960년대 이래 우리나라처럼 가파르게 학력(school years)이 증가한 나라는 사례를 꼽기 어렵다. 매 3년마다 실시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의 성적은 OECD 회원국 중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 문제해결능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사실이지만 암울한 결과도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의 학습 흥미와 자신감은 세계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과학 흥미도는 각각 8%와 11%로, 평균보다(수학 26%, 과학 35%) 매우 낮게 나왔으며 내적 동기 58위, 도구적 동기 62위, 자아 효능감 62위, 자아개념은 63위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중학생들의 34.4%는 ‘장래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장래 희망을 선택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장래 희망을 찾지 못해서’,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몰라서’,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몰라서’라고 답했다. 이러한 두 얼굴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리 선생님의 행복은 어디서 올까? 우선은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다른 그 어떠한 직업보다 보람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선택한 교직이 만족스러울 수 있으려면 초심을 견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로 인해 학생들이 자기실현의 기회를 넓혀가는 가장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비타민이 될 수 있으리라. 둘째는 가정에서 찾아야 한다. 내 가정을 이루고 내 자식을 교육시키는 부부와 부모의 입장에서 사랑과 소소한 행복을 찾는 노력도 학교생활을 만족하게 하는 필요조건이 된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직장의 성공을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PART VIEW] 셋째, 학교생활에서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도 인간이라는 점에서 거미형, 개미형, 나비형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거미형 인간은 생산적·창조적 노력 없이 과거에 얻은 지식, 경험, 지위, 명성 등으로 먹고 산다. 개미형 인간은 부지런히 먹을 것을 수집하지만 자신의 가족이나 집단유지에 급급하다. 나비형 인간은 자신의 몫을 챙기지 않고 쉬지 않고 옮겨 다니며 행복과 사랑과 생명을 전파한다. 다수의 애벌레는 자신이 '나비'가 될 것을 알면서도 온몸이 굳어가는 번데기의 아픔을 모면하려 그냥 애벌레로 여생을 보낸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나비가 된 애벌레는 다른 어떤 곤충보다 아름다운 시절을 보낸다. 평생 100km이상의 거리를 자유롭게 날고, 꽃가루를 몸에 묻혀 각종 식물과 나무의 열매도 맺게 하는 좋은 일도 한다. 만일 애벌레로 남았다면, 평생 나뭇잎사귀 정도의 시야에 갇혀 살아야만 했으리라. 출발은 같았으나 그 끝은 장대한 차이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원래 선생님 모두는 '나비'가 될 운명이다. 그러나 세상에 부대끼고 본인의 의지 부족으로 나비가 되기를 거부하고 애벌레로 남는 경우도 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넷째, 노자의 上善若水이야기로 마무리를 해보자. 가장 아름다운 것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과 같이 순리대로 사는 것이라고 한다. 맘먹기에 따라 행복도 정해진다. 심리학에 프레임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물 반잔을 놓고 찼나, 비었나를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내려놓음으로써 행복할 수 있고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선생님들도 세상의 스트레스를 내려놓을 수 있는 ‘소도’ 같은 자신만의 프레임을 만들어보시면 어떨까. 5월 선생님들의 환한 미소를 보고 싶다.
P선배, 그간의 안부를 묻기에 민망하게도 교단은 명예퇴직 바람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새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되어가는 요즘 교정은 활짝 핀 개나리, 진달래, 목련화, 산수유와 어우러진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가 향기롭습니다만, 교단을 떠나려 고민하는 선배 선생님들을 뵐 때 마음 한켠이 무거워집니다. P선배, 기억하십니까?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은 27년 전 제가 신임교사로 부임한 3월의 어느 중학교에서였지요. 선배는 저보다 2년 먼저 발령을 받은 선배 교사로서 물정 모르는 새내기 교사인 제게 초임생활에 필요한 학생지도 요령을 해박한 지식과 함께 경험을 들어 알려주었지요. 당시 P선배는 한마디로 후배들에게 신화적인 교사였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눈빛, 몸짓 하나 놓치지 않고 수업이면 수업, 생활지도면 생활지도, 상담이면 상담으로 어쩌면 그렇게도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가 있었는지요. 제가 문제학생과 씨름하며 해결 방안을 몰라 쩔쩔맬 때면 선배는 단 몇 분 만에 분노로 폭발할 것 같던 학생들의 감정을 봄눈 녹이듯 해결해 주던 만능키와 같은 분이셨습니다. 지금은 그 때의 그 젊은 열정은 조금 줄어들었는지는 몰라도 오랜 교단의 경륜에서 오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할까,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완성의 경지에 다다르지 않았겠습니까? 누구보다 교육을 사랑했고 교단을 천직으로 여겨왔기에 선배의 아드님 또한 아버지와 같은 사도의 길을 가고자 사범대를 진학했을 때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였습니까? 이처럼 교단을 사랑하는 P선배께서 왜 교단을 떠나시려는지요? 이제 교단을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는 선배의 회한은 제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선배가 교단을 떠난다는 것은 비단 경륜 있는 한 명의 교사를 잃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교단의 황폐화를 상징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명예퇴직’이 말 그대로 명예로운 퇴임이어야 하는데 교사들이 학교를 등지고 떠날 수밖에 없는 교단 풍토가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금년 한 해만도 5,000여 명의 선생님들이 명퇴신청하였다니,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명퇴로 상징되는 작금의 교단 현상은 교사 개인의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 전반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P선배가 교단을 지켜온 지난 30여년은 국가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였는데, 그간 학교는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겠습니까? 4, 5, 6차 교육과정은 까마득한 과거의 일이 되었고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7차 교육과정을 거쳐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채 자리도 잡기 전에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등장하였습니다.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는 교사에게도 이해하기에 벅찬 난수표였습니다. 역대 정부마다 추진한 교육개혁에서 교사는 개혁의 주체라기보다는 개혁 대상으로 몰리는 것도 쓰라린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PART VIEW] 학생인권조례는 지난 날 우리들의 지도방법이 몰인권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오늘날 부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있어서 교육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하지만 그러한 자부심만으로는 더 이상 교단을 지키기에는 역부족임을 느낍니다. 얼마 전 한국교총에서 교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감정 관련 인식조사’ 결과 교사 4명 중 3명(78.1%)이 학생 지도 등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사의 72%가 감정 근로 스트레스 때문에 교단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는데, 박 선배가 교단을 떠나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을 것입니다. 체코의 밀란 쿤데라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선생님들이 강자로부터 억압받는 타자(The Other)로 전락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강자란 설문조사에도 나왔듯이 교사가 느끼는 스트레스 대상인 학생(46.5%), 학부모(21.9%), 교장?교감(14.4%), 동료교사(14.0%) 등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인간이 타자로 전락될 경우 개인의 창조성은 말살되고 무기력한 존재로 비쳐질 뿐이겠지요. P선배, 선배가 밝힌 명퇴의 변은 한 교사로서 견디기 어려운 감정 스트레스를 잘 증언하고 있는 듯해서 이 지면을 통해서 알리고 싶습니다. 선배의 고민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교육이 해결해야 할 공통의 문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3년여 전부터 명예퇴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에서는 배부른 소리하지 말라고 한다. 누가 뭐래도 교사는 가장 안정된 직장이고 존경받는 직업이라고 한다. 교사가 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즐비하다. 제 아들도 사범대학교 재학 중이다. 아들을 보면 부끄럽기까지 하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서 모든 분야가 힘들다고 한다. 젊은이나 노인이나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인지 교사들의 이직이 거의 없다. 참고 견딘다…(중략)…수업 중에 ‘말대꾸’, ‘말꼬리 잡기’, ‘일어나서 돌아다니기’, ‘지적당하는 학생 편들어주기’, ‘휴대폰 사용하기’ 등이 다반사다. 교사가 잘못을 지적하면 학생이 짜증을 내고, 고성을 내며, 욕설까지 한다…(중략)…행정지원사가 있지만 여전히 잡무가 많다. 주당 수업 시수도 20시간이면 하루 4시간 수업해야 한다. 이런 환경의 학교로 출근하는 교사의 어깨는 무겁고, 심장은 답답하다. 아마 50대 이후 교사들은 한 번쯤 명예퇴직을 생각한 적이 있을 거다.” P선배, 선배의 증언은 교사로서 지녀야할 존엄과 명예가 실추된 교단의 풍경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 한 마디가 오늘 우리 선생님들이 느끼는 솔직한 심정일 것입니다. 또래 학생을 자살로까지 내몰았던 학교폭력에 있어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정신적 감화를 주기보다 법 집행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교사의 위상이라는 선배의 말씀도 정곡을 찌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P선배, 세상이 변했고 교실이 변했어도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는 힘 있게 버텨야 된다고 믿습니다. 모든 교사가 이 어려운 현실을 외면한다면 학생은 누가 키우겠습니까? 설령 선배가 교단을 떠난다 해도 누군가가 남아서 교단을 책임져야 되지 않겠습니까? 교사로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은 요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사의 자존감은 누가 가져다주는 선물이 아니라, 교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첨단 과학의 시대가 되었다고 갓난아기에 대한 엄마의 역할이 사라진 것이 아닌 것처럼, 아이들에 대한 교사의 필요성이 축소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학생과 교사,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교사, 교사와 교육 정책 등의 관계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생의 윤리로 발전할 수 있도록 P선배가 끝까지 교단에 남아 힘을 보태 주시기를 청해 봅니다. 어둠의 터널 끝에 빛으로 향하는 출구가 있듯이 교육의 밝은 날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선배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K형! 오늘처럼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 간절한 마음의 편지를 그리운 사람에게 써본지가, 사랑 때문에 미치도록 가슴앓이 하던 내 청춘의 한때, 아련한 그 황금시절 말고 또 언제였던지 모르겠습니다. 길거리의 우체통이 이용객이 없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도 있습니다만, SNS로 대변되는 빠르고 편리한 온라인 세상의 소통방식이, 그것을 통해 주고받는 생각의 조악함만큼이나 우리들 삶을 경박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 하곤 하는 저로서는 바쁜 가운데서도 틈을 내어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 K형! 입 달린 사람이면 하나같이 공교육이 무너졌다면서 우리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요즘, 교육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저는 학교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교육의 본질 측면에서 바라보면 학교는 아이들이 꿈을 꾸는 곳, 꿈이 없는 아이 같으면 꿈을 갖도록 도와주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속에서 선생님이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의 꿈을 귀하게 보듬어주고,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꿈을 강요하지 않으며, 지금과는 전혀 다른 미래의 세상을 이루어 나갈 아이들과 희망의 무지개를 그려가는 일 아닐까요. 농사를 짓는 농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곡식들이 자라는 들판 한가운데서 열정의 땀을 쏟아 부어야 풍년의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내려는 참스승이고자 한다면 가르치는 일이 제 아무리 힘들고 고달프다 할지라도 자신이 서있는 교실과 운동장을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삶의 꽃밭으로 여기며, 그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보며 ‘아무 물정 모르는 사람들 같다’고 말할 때 부끄러움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때 묻지 않은 동심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묵묵히 교단을 지켜줄 때 우리의 아이들은 그 존재 하나하나가 소중한 꽃이 되고 별이 될 것입니다. 사랑을 단순히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기는 쉽습니다. 주먹을 불끈 들어 보이며 목청을 돋우어 희생과 봉사를 외치는 일 또한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꽃에서 향기가 절로 번져나오듯, 진정한 사랑은 애써 ‘사랑합네’ 떠벌리지 않아도 사람과 사람 사이, 가슴에서 가슴으로 소리 없는 강물 되어 물결치지 않던가요. 누가 보건 말건, 알아주건 말건, 해맑은 영혼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스승이고자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바른 삶의 덕목을 몸으로 보여주며 거짓 없는 가슴으로 말하는 선생님. 그래서 아이들의 정신적 거울로서 모범전형이 되는 선생님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교육자의 소명과 책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늘 우리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계시는 K형! ‘교실붕괴’라는 말이 학교교육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교권추락’이라는 말이 우리 교육자들의 위상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현실을 생각하면, 힘을 내서 일하다가도 마음이 금세 답답해지곤 합니다. 더구나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교사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은데다 학교폭력의 빈발로 학생지도가 날로 어려워지다 보니 학교를 떠나겠다는 선생님들이 늘고 있는 작금의 추세는 걱정이 아닐 수 없고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때일수록 올바른 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고 교육자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교단을 지키는 우리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 교육의 힘을 믿고 자신의 직분에 충실해 준다면, 우리 교육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당당히 바로 설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온통 꽃들의 세상인 교정 안에서, 죄 모르는 아이들이 유리창에 부서지는 금빛 햇살 등에 지고 배움의 열망을 불태우고 삼삼오오 모여 웃음꽃 피우는 저 교실을 바라보노라면 가슴 가득 차오르는 행복감에 눈물이 나곤 합니다. 바라건대 아이들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붉은 마음의 꽃까지 더불어 활짝 피어난다면 그보다 찬란한 봄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다시 뵈는 날까지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사립인 서울 A고등학교 교사 김모씨(52)는 지난 겨울방학 내내 아프리카와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여름방학을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 보냈던 그는 올 겨울 남미 여행을 준비 중이다. 방학 시작하는 날 떠나서 개학 전날 귀국하는 ‘화려한’ 방학 생활은 수년전 교감 승진을 포기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교감 승진을 접은 날 그는 자신이 그토록 꿈꿨던 세계 일주와 교사로서 본분인 학생들과 교감(交感)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교무실 책상엔 전공인 영어교과 자료와 세계 여행 책자들로 빼곡했다. 주말이면 조그만 텃밭에 나가 야채를 기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을 줬다. 승진 티켓을 버리자 교직생활에 새로운 활력이 찾아왔다. 학생 하나 하나에 관심과 애정을 쏟았고 교직의 새로운 기쁨을 맛봤다. 그는 지금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생님 중 한사람이다. 교사들의 승진경쟁이 본격화 된 지난 80년대 후반, 교장 교감 승진을 포기했다는 의미의 교포(敎抛)교사란 말이 나왔다. 이후 교포교사는 교직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가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다 순화된 표현으로 교양(敎讓)교사가 등장했다. 교장?교감 승진을 양보했다는 말의 줄임이다. “승진하면 뭐해...” ‘교포교사 → 웰빙교사’ 진화하는 교단 교감이나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점수를 계산해야 한다. 공무원 승진평정체계를 보면 교사가 승진하기 위해서는 경력점수(70점)와 근무성적(100점), 연수성적(교육성적-27점, 연구실적-3점) 그리고 연구학교나 교육기관 파견근무와 같은 가산점(13점)을 합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지 못하면 승진은 꿈도 꾸지 못한다. 62세 정년까지 30여년을 준비해야 하는 승진의 길. 교장으로 화려하게 꽃피우지 못하고 교직생활을 마무리해야하는 교사들. 그들은 한 때 교포교사라는 낙인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2014년 지금, 교포교사와 교양교사는 웰빙교사라는 말로 진화하면서 교직사회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교포나 교양교사가 현실 도피적 성향을 띄고 있다면 웰빙교사는 자기만족에 방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교장?교감으로의 승진 보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충실하기 위해 평교사 길을 ‘선택’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강요나 능력의 한계 때문에 승진을 못한 것이 아니라 소신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지향하는 문화 현상을 뜻하는 웰빙이 정년이 보장된 교직과 맞아떨어지면서 40대 이후 교사들을 중심으로 ‘나만의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초등학교 교사는 승진의 꿈을 접은 대신 학생들에게 충실하고 취미활동 등 자기계발에 열심이며 일찌감치 정년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것을 웰빙교사의 전형으로 꼽았다. 그는 “승진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일 뿐”이라며 “교사가 됐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내가 원하는 교직생활에 충실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교장을 꿈 꾼 적도 있었지만 점수 경쟁에 내몰리면서 학생들 교육에 소홀해지자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털어놨다. 우리반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져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앞으로도 평교사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생활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교 행정업무 기피... 교단 얌체족 비판도 경기도 B중학교 교사 임모(38)씨는 교장 교감선생님들의 권위가 예전같지 않을 뿐더러 부장 교사들이 일에 치여 허덕이는 모습을 보면서 일찌감치 방향을 바꿨다. 미술 교사인 그는 전공을 살려 웹툰 작가로의 데뷔를 준비중이다. 제자들과 동호회를 만들고 학원도 다니면서 조금씩 꿈을 실현해 가는 지금이 더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같은 경향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서울지역 한 고등학교 교감은 ‘자기만 아는 얌체족’들 이라며 웰빙교사들을 향해 불만을 나타냈다. 부장 자리라도 부탁할라 치면 줄행랑 놓기 일쑤라면서 학교 행정업무는 일체 하지 않으려는 통에 골머리가 아프다며 손사레를 쳤다. 이런 류의 교사들이 학교마다 3분의1 정도는 되는 것 같다는 그는 교직사회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PART VIEW] 교육전문가들은 교직사회가 다원화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교장 교감으로 승진해야 성공한 것이냐는 인식이 바뀌면서 좋은 교사에 대한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승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은 “경직된 학교 조직 문화에 실망한 교사들이 긍정적인 롤모델을 찾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나치게 세분화된 승진 시스템을 개선, 행정력보다 가르치는 능력이 우수한 교사들이 우대받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교단 문화를 긍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드는 아이에겐 따끔한 회초리 필요하죠” -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병원을 찾는 교사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직업을 말하지 않습니다. ‘교사니까 힘들면 안 된다’ 하는 강박이 강한 분들이에요.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려 하질 않으시죠. 교사나 경찰, 소방관등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이런 경향이 강한데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다는 증거 입니다.” - 교사를 감정근로자로 분류하는데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종을 감정 근로자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어떤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느냐가 중요하죠. 교사들은 청소년들을 상대하잖아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정신과 의사들에게도 버겁고 힘든 상대들 입니다. 하물며 수십~수백 명의 학생을 상대하는 교사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감정근로의 강도를 1~10까지 구분 한다면 교사는 8 이상일 겁니다.” - 도박, 음주사고, 자살 등 교직사회의 우울한 소식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교사들은 주로 스트레스를 몰래 푸는 경향이 있어요. 가족이나 동료들한테도 툭 터놓고 말하질 않죠. 사람들과 격리돼서 푸는 경우가 많다보니 게임 등 사이버 세상과 소통하거나 도박, 음주 등에 의존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 전문직 종사자들이 중독에 빠지기 쉽다고 하던데 이유가 뭔가요. “슈드비 컴플렉스(should-be complex)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분들에게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죠. 교사들 대부분은 사회적으로 거는 기대가 크고 본인들도 그 기대를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요. 예컨대 청렴해야 한다든지, 학부모의 무례한 요구에도 침착해야 한다든지, 또는 가족들이나 주위에 행복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힘들 때 힘들다는 말을 못하는 겁니다. 직업에서 행복을 보상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학교 현실은 정반대이다 보니 견디기 힘든 고통을 받습니다. 동료들은 모두 행복한데 나만 못나서 불행하구나 하는 생각에 쉽게 빠져 들곤 하죠.” - 슈드비 콤플렉스(should-be complex)를 벗어날 방법은 없나요.[PART VIEW] “교사니까 무조건 참아야 한다거나 학생의 행복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교사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학생이 행복할 수 있겠어요. 교사가 행복해야 교육이 바로 설수 있는 것이죠. 교사들도 이제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당당하게 요구하고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 교육당국은 힐링 연수 등 교사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너무 소극적이예요. 교사의 정신건강이 교육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학생들 상담에는 수많은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교사들을 위한 마음의 공간을 할애 하는 데는 무척 인색해 보입니다. 교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풀어주는 상담센터 하나 설치 하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의문입니다.” - 사회에서는 방학도 있고 정년이 보장되는 교직이 뭐가 힘드냐며 핀잔을 줍니다. “그건 편견 이죠. 요즘 근무조건 좋다고 행복을 양보하는 직장이 어디 있습니까. 대기업 사원들이 우리는 좋은 회사 다니니까 행복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교사들이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 줄 때 그것이 학생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되는 것입니다.” - 학생 생활지도가 갈수록 힘들어집니다. 이제 말대꾸는 기본이고 대들기 까지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려운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저는 원리 원칙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제도로는 충분치 않지만 교사에게 대들거나 반항하고 폭언한다면 벌점도 주고 강하게 처벌도 해서 학생들에게 이러면 안 되겠구나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교사들이 동시에 분명하고 일관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 젊은 여교사들 경우에는 학생들 때문에 우울증은 물론이고 휴직한 분들도 있습니다. “교사의 지도를 따르지 않을 때는 ‘하지마’ 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말해면 뭐해 하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거나 방치하면 그것은 교사의 잘못입니다. 여교사들 경우에는 감정에 북받쳐 눈물부터 흘리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그럴 때는 수업시간 전에 미리 할 말을 준비해 뒀다가 짧고 강한 어조로 지시 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도 듣지 않으면 학칙이 정한 징계 절차를 따르면 되구요. 설득하거나 설명하려 들지는 마세요.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 요즘 학생들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걸까요. “지금 5~60대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고 배웠고 2~30대는 ‘예전에 그런 말이 있었다더라’ 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세대입니다. 젊은 학부모들은 권위를 싫어하고 맞서려는 속성를 가지고 있죠. 학생들도 권위를 부정 하려들구요. 그러다 보니 학교의 권위가 통째로 무시되고 있는 겁니다. 학교는 지금 권위 와 탈 권위의 각축장이 돼 버렸고 교사들은 그 중간이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습니다.” - 교사들 스스로도 권위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할 무기가 없어져 버렸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지식이나 정보는 사교육과 인터넷으로 주도권이 넘어가 버렸고 학교폭력 문제는 경찰에 맡겨진 상태입니다. 이제 교사의 역할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컨트롤하고 리더십을 기를 것인가에 중점을 둬야 할 것입니다. 이건 인터넷이나 학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이거든요. 학생들 사이에 잘 나가는 애들을 일진이라고 부르는데 교사가 일진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학생들에게 ‘우리 팀의 감독이나 주장은 선생님 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사들이 이런 리더십 체계를 확립 할 때 권위를 회복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교사들 중에는 학생들과 세대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곤 합니다. “ 소통이 문제인데요, 우선 가정에서 자신을 돌아 볼 필요가 있어요. 부인이나 자녀들과 얼마나 소통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1차적으로 가정에서 소통을 못하고 있다면 학생들과 소통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흔한 말로 수십 년 같이 산 부인과도 말이 안 통하는데 애들과 소통이 되겠습니까.” - 저 역시 애들과 소통하고 싶은데 맘처럼 쉽지가 않아요. “우선 상대방 말을 들어주세요. 그리고 대화 중에 ‘좋아’ ‘그래서’등등 추임새를 넣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자녀와 대화도 먼저 말을 하기보다는 함께 걷거나, 차를 마시거나 등등 뭔가를 하는 게 좋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성급하게 생각 말고 시간을 갖고 천천히 다가가 보세요, 어느 순간 말문이 트일 겁니다.” - 스트레스 받는 교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선생님들 주변에 누군가는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분이 계실 겁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그분들과 어울려 주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다른 직종 종사자들과 동아리 같은 것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나만 힘들게 사는 것이 아니 구나’ 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대한민국 교사는 매우 유능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지금 교사들이 안고 있는 고민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교사들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이라는 사실 입니다. 스스로 자책하기 보다는 동료와 소통하고 어울리며 행복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학부모들의 강렬한 교육열, 숨 막히는 입시경쟁, 과중한 업무에 지친 교사들. 쉴 틈 없이 달려온 한국교육은 이제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없을까.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어민 교사들의 눈에 비친 우리 교사들의 모습을 조명해 봤다. 이들은 본지에 보낸 기고문에서 한결같이 한국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캐나다 국적의 David Woo(경북 상주 백원초)씨는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까지 학생교육에 매진하는 교사들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립 국제교육원에 근무하는 Jeffrey Conde씨는 학교에서 엄격하고 무거운 훈육이 이뤄지지만 학생과 교사의 친밀한 관계가 유지 되고 있는 것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중국인 정소북씨(부산 이사벨중학교)는 가장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 하는 우리 교사들의 부지런함에 당황스럽기조차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외국인들의 시각을 통해본 모습이 우리교육의 전부일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 교사들의 힘과 존재감을 우리만 외면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한국 공립학교 현장에서 영어교사 일을 시작하게 된지도 벌써 5년. 2년 반 동안 5개 학교를 거치며 경험한 한국 교육은 즐겁고도 매우 유의미적인 경험이었다. 한국 교사들에겐 어떤 누구라도 감탄할 만한 여러 강점들이 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그들의 성실성과 학생들을 향한 헌신’이다. 그 헌신의 모습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사랑으로 훈육하는 모습과 같았다. 훈육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세계 곳곳의 교실환경에서도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 교실에서 발견되는 훈육의 독특한 점은 엄격하고 무거운 훈육임에도 불구하고 놀랍고 신기할 정도로 유지되는 교사와 학생사이의 친밀함과 밀접한 관계형성이다. 한국 학생들은 훈육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교사에게 쉽게 표출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더 긴밀한 유대를 유지했다. 이것은 분명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만 발견되는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했던 한국 교사 대부분은 학생들의 개인적 또는 가정적 상황들을 잘 알고 있었고, 더 나아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해주며, 한 학생을 향한 참된 멘토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었다. 교사와 학생 사이를 넘어 마치 부모와 자녀의 관계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선, 오히려 부모보다 교사를 더 편하게 여기는 듯 했다. 힘든 일, 어려운 일을 겪을 때에 교사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모습이 가장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엄격하고 철저히 분리되어 있는 서양의 사제관계와는 사뭇 다른 면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사와 학생간의 유대는 분명 학생들의 삶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잘못을 하거나 칭찬받을 만한 일을 했을 때 부모로부터 적절한 상벌을 받듯이 점점 축소되어 가는 가정교육의 역할을 교사가 어느 정도 대체해 주고 있다. 물론 한국사회가 변모해감에 따라 이런 긍정적 사제관계는 충분히 변할 수 있다. 또한 사회가 현대화되면서 이런 교육 체계는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교사와 학생 관계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그 독특성을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엄청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 교사들에게 있어서 새로운 교육적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아닐 것이다. 한국교육과 교사들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급변하는 사회와 교육환경에 재빨리 적응할 수 있는 민첩함과 융통성이다. 한국은 현대의 최신 기술을 학급상황에 잘 안착시켰으며 그를 통한 다양한 교수법과 교수기술을 접목시켰다. 시대 흐름에 능동적으로 접근해나가는 것이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한국 교사들만의 고유한 장점들이 분명 긍정적인 요인들로 작용하여 그 시기를 오히려 기회로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은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환상’이라고 하며, 생각한 것을 이루어내는 것을 ‘꿈’이라고 한다. 나는 한국인 교사가 되고 싶었고 지금은 한국에서 중국어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환상’이 ‘꿈’으로 변한 나의 생활, 그리고 끊임없이 나를 매료시키는 한국 교사에 대해 몇 마디 적으려고 한다. 학교 배치 후, 한국 교사들을 알아가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반전드라마처럼 짜릿했다. 처음 일주일 동안 수업을 하며 느낀 한국 교사들의 첫인상은 매우 친절하고 선량했다. 선생님들의 따뜻한 미소와 적극적인 도움은 조국을 떠나온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환영이었고 덕분에 빠른 속도로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그 뒤로 두 달이 흘렀을 때, 한국 교사들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매일 협력교사와 함께 수업 준비를 했고, 모든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다. 하지만 협력교사는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했고 퇴근은 항상 가장 늦게 했다. 또한 회의, 개학식 및 졸업식, 강연 등 학교 행사에 대해서 나는 늘 행사가 끝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분명 행사 개최를 위해 사전준비 과정이 있었을 텐데 단 한 번도 그 과정을 목격한 적이 없었다. 이런 경험을 겪으며 나는 한국 학교와 선생님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중국어 교사로 생활한지 7개월. 지금은 ‘이상한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국 교사들은 기본 계획 수립 능력이 매우 강하다. 중국 학교에서는 한 달 혹은 일주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개학 첫 날, 심지어는 학기 시작 전에 연간 행사 계획을 미리 세운다. 한국교육 관습의 긍정적인 예는 개학 첫 날 진가를 발휘한다. 혼란스러운 중국학교의 개학과는 달리 한국 학교는 사전에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진행된다. 기본 계획이 미리 수립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선생님들은 업무 효율도 매우 높다. 학교에서 매일같이 본인 업무를 보고할 필요가 없으며, 명확한 역할분담과 성실성으로 행사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다. “출근은 일찍, 퇴근은 늦게”하는 한국 교사들의 모습을 통해 한국 선생님들의 다재다능함과 책임감을 엿볼 수 있다. 동아리, 방과후 수업, 창체활동 등 본인이 맡은 수업관련 업무 외 활동도 지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부모 상담을 통해 담당 학생의 성장에 진심어린 정성을 쏟고 있다. 이러한 나의 동료들은 특이함을 넘어 “이상”하기까지 하다. 아무리 복잡한 일이라도 세부적으로 나누어, 다시 치밀하고 섬세한 계획을 세워 완성한다. 이러한 한국 교사들의 업무접근법과 태도는 지정된 업무만 처리하는 현대사회 풍토 속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러한 우수한 교사들과 부딪치며 일할 수 있는 기회는 교사로서의 생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나에게 향후 학교 운영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다. 한국 선생님들은 나의 멘토이자, 내가 교사로서 나아가고자하는 이상향이다. 나의 첫 근무지는 경상북도 상주에 위치한 백원초등학교였다. 이곳 학교에서의 첫 경험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인간관계를 형성해가는 것부터 교육 관점, 생소한 교수법, 동료의식 등 그 모든 것이 내가 태어나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캐나다와 상이했다. 하지만 함께 했던 동료들과 시간을 지내면서 한국인으로서 나의 뿌리에 대해 배워가며 경험할 수 있었고, 한국 교사들의 강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원어민 교사로서, 여러 한국 교사와 함께 한 경험을 통해 느끼고 생각한 이모저모를 적어보고자 한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 교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학생들과의 의사소통’이다. 교육목적은 캐나다와 큰 차이가 없지만 교육목적을 달성하는 접근방식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사실, 캐나다에서는 교사가 근무시간 이외에 학생을 지도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그런데 한국 교사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동네 시장을 함께 구경하거나, 마을 오솔길의 동·식물들을 관찰해보는 등 교실 바깥에서의 체험학습이 종종 이뤄지는 것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학생이 학습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교사는 진심어린 조언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면 기꺼이 다가가 도왔다. 이렇게 학생들의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실행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근무 시간을 넘겨서라도 다음 수업을 철저히 준비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한국 교육의 괄목할만한 성장의 초석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다른 강점 키워드는 ‘관심과 친절함’ 그리고 교사들 간에 형성되어 있는 ‘밀접한 유대관계’이다. 보통 서양 문화권에선 ‘집단의식’보다는 ‘개인의식’이 강한 편이라 이런 경험이 생소하다. 처음에 와서 외로움, 혼란스러움, 불안과 우려심 등으로 힘들어 할 때 교사들은 마치 당연한 일을 하는 것처럼 많은 도움을 줬다. 이런 경험은 나와 같은 외국인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인데, 현지 교사들의 따뜻한 배려는 이방인인 우리들이 한국 교육 공동체에 녹아 들 수 있게 했다. 정겹고 흥이 있는 회식, 또한 학교 내·외의 각종 행사 등을 통해 그들이 공유하는 유대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사실, 많은 원어민 교사들은 그런 기회를 즐거워하고, 상호간 이해와 친밀감 형성에 큰 도움이 되기에 만족도가 높다. 물론 문화적 차이 때문에 빚어지는 곤란했던 경험 또한 존재한다. 이는 동전의 양면성과 같아서 항상 문제점으로만 부각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다루기 힘든 학생에 대한 몇몇 교사들의 방관자적 접근태도’였다. 이른바 ‘문제 학생’에 대한 방관은 자칫 학급분위기에 큰 방해요소가 될 수 있고 학생 본인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지속적인 방치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캐나다와 미국의 경우, 부모님, 담당교사, 교장선생님으로 구성된 대책회의를 소집하곤 한다. 이곳에서도 그러한 관심과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계약이 만료된 기간제 교사의 수당을 소급하여 지급할 수 있는지요? A 2퇴직한 기간제 교사라도 재직 중 청구자격을 갖추었을 경우(지급요건을 충족하였을 경우)에는 퇴직으로 인하여 청구권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민법 제163조에 따라 기간제 교사는 청구한 날로부터 3년간 소급하여 신청할 수 있으며, 수당 등은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급이 가능합니다. Q 교사 자격증이 없는 학부모나 외부 인사가 창의적 체험활동을 전담 지도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A 학부모나 지역사회 인사 등의 경우 시·도교육청 계약직 교원 지침에 의거하여 강사 임용 절차를 밟아 창의적 체험활동 지도가 가능합니다. 해당 영역 활동에 대해 학교에서 외부 강사 지도 계획을 수립·관리하고, 지도교사와의 멘토링 등 지도 관리 체제를 갖추어 운영하면 됩니다. Q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가 출산으로 인하여 1개월 이상의 특별휴가 중 학교장이 학습지도와 학급관리를 위하여 임시담임교사를 임용하여 담임업무를 담당하게 할 경우, 담임업무수당을 어느 교사에게 지급해야 하는지요? A 임시담임교사(또는 부담임교사)를 명하여 담임업무를 대행하게 하였더라도 원래의 담임교사에게 담임업무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특별휴가나 병가 중인 교사에게 담임교사를 면하게 하고, 대신 정담임교사를 임용하여 동 기간 중에 그 직무를 수행하게 하였다면 새로 임용한 담임교사에게 담임업무수당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Q 담임교사나 보건교사 또는 상담교사가 학교폭력 사실을 알고 가·피해학생에 대해 혼자 해결하기 위해 보호자를 불러 원만히 해결토록 하는 것도 법에 저촉 되는지요? A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20조(학교폭력의 신고의무)에는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자는 학교나 관계 기관에 신고하여야 하고, 누구라도 학교폭력의 예비·음모 등을 알게 된 자는 이를 학교의 장 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고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교원이 이를 알게 되었을 경우에는 학교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학교장의 지시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요청이 없이 담임교사나 보건교사 등이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신고의무 위반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신고를 받은 기관은 이를 가해학생 및 피해학생의 보호자 또는 소속 학교의 장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학교장은 경찰에 신고가 된 사건의 경우 통보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상담 실시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 상담교사나 보건교사, 담임교사 또는 외부 상담 전문가 등에게 역할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신고는 법적인 의무 사항임을 분명히 인식하여야 하며 신고하는 절차는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안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은 해당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나 학교장에게 신고하거나 관계기관(경찰, 검찰)에 신고하면 됩니다. Q 학생 수련활동 시 버스업체의 계약 위반으로 위약금을 받게 된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 A 학생 수련활동에 따른 차량 임차계약 불이행 시의 위약금은 학교회계 세입과목의 자체수입 중 ‘기타행정활동수입(잡수입)’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문의 | 한국교총 교권강화국(02-570-5615)
교육부가 교원근무성적 평정 방식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근평 중 3개년을 것을 50:30:20의 비율로 차등 배분 하는 것을 1: 1: 1의 비율로 균등 배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부는 현행 근평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영 비율이 다르다보니 승진이 임박한 시점에서 집중적으로 근평을 관리 하는 폐단이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50:30:20 평정방식이 패자부활의 의미를 담고 있어 바람직한 측면이 있지만 3개년 평정 성적을 고르게 반영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도 많아 이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3개년 성적을 차등 배분하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근평의 균등 배분을 강조하는 진짜 속내는 일반직 평정방식과 통일을 기한다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사무관 승진 때 4년간 근평을 25%씩 균등 배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인사팀 관계자는 “차등 배분할 경우 최근 것만 잘 받으면 된다는 생각에 평상시 업무에 소홀할 가능성이 높이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근평 균등 배분 방식에 대해 일선 교육청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행 운영방식에 심각한 오류가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자칫 교육현장에 불필요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특히 1:1:1로 비율을 배분하는 N분의 1 시스템은 3년간 성적을 33%씩 나눌 경우 나머지 1%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시도교육청 장학관은 “교육부 인사담당 장학관 회의에서 1%를 어디에 반영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며 간단치 않은 사안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실제로 주무 부처인 교육부도 신중한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근평 균등 배분안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실행에 옮길지에 대해서는 자신 없어 하는 눈치다. 차등배분 제도에 일부 부작용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뒤 엎을 만큼 탄탄한 논리를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PART VIEW] 교원 승진규정에서 근무성적 평정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64년 부터. 당시 평정 점수는 총 60점으로 근무실적 30점, 근무 수행능력 15점, 근무 수행태도 15점으로 각각 구성됐다. 3단계 평가 방식으로 우 20%, 양 70%, 가 10%의 분포비율을 보였다. 이후 근평은 총 31차례에 걸친 승진규정 개정 과정에서 모두 11번 골격에 큰 변화를 맞는다. 72년 승진 규정 3차 개정 때는 근평에서 남녀별 부분 평정이 처음 실시됐으며 75년 6차 개정에서는 학교에 근무성적 평정위원회가 설치돼 평정점과 확인점 제도가 도입됐다. 86년 11차 개정에서는 평정요소에 품위유지 항목이 추가됐고 근평 점수를 소수점 까지 계산토록 하는 규정이 만들어 졌다. 90년에 실시된 12차 개정에서는 수20%, 우40%, 미30%, 양 10%로 평정 분포 비율이 각각 조정됐다. 이어 94년 17차 개정에서는 근평 반영기간이 2년으로 단축되는 큰 변화를 맞는다. 최근 2년간의 근평 점수만을 반영함으로써 교육현장의 승진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남녀를 구분해 평정하던 방식은 2002년 26차 개정부터 통합평정으로 변경됐다. 2007년 단행된 29차 개정에서는 근평 반영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고 총점도 80점에서 100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 제도는 교육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시행되지는 못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0년 31차 승진개정을 통해 근평 반영기간을 3년으로 하되 최근 10년에서 5년 중 유리한 3년을 선택해 산정하는 현행 방식을 확정했다. 이번 교육부의 근평 개정안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교원평가와 근평 과의 통합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각종 교원관련 평가의 시기 단일화 등 교원정책 개편 작업 추진되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 공론화 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해외기업 체험학습으로 금융 명문고 우뚝 금융교육의 메카, 안양여상이 고졸 신화를 창조하며 명문 특성화고로 우뚝 섰다. 해외 기업에서 직접 생활하며 배우는 과감한 체험학습 방식으로 청년실업 시대를 돌파, 특성화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맞춤형 해외 진출 전략으로 명문대 출신들도 취업이 어렵다는 세계적 기업에 당당히 입성한 안양여상 학생들. “특성화고가 무슨 해외 체험학습이냐 하시겠지만 글로벌 시대잖아요. 이젠 우리 학생들도 세계로 진출해야죠.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는 말처럼 외국에서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는 것만으로 학생들에게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줍니다.” 한진철 교장은 “해외 체험학습을 계기로 학생들의 수업태도, 열정, 자신감 모든 것이 달라졌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안양여상이 해외 진출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 금융 기업 취업을 목표로 한 해외 체험학습 프로그램 ‘BizFine Camp’를 실시했다. 글로벌 역량을 갖춘 금융인 양성을 위해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국내 유명 은행들로부터 당장 실무에 투입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안양여상은 지난 2008년 외국계 기업 진출에 역점을 두고 1, 2학년 학생들을 해외기업에 한 달간 연수를 보내는 글로벌 리더십 캠프를 실시, 또 한 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안양여상은 2012년부터 연속으로 교육부의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 우수 사업단에 선정되면서 특성화고 해외 진출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것이다. 학교 측은 다양한 해외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계 기업 등에 취업한 학생이 지난 10년간 무려 300여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 현장학습을 통해 10여명의 학생을 현지 기업에 취업시킨 이래 안양여상은 꾸준히 동남아 지역 기업에 학생들을 진출시키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BizFine Camp’를 통해 중국 상해 신한은행에 20여명의 학생을 취업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이 외에 IBK기업은행, 삼성증권, 한화그룹 등에 취업하며 해외기업체험학습 프로그램의 실질적 효과를 입증해 주기도 했다. 기업 맞춤형 프로그램 ‘글로벌 잡 아카데미’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안양여상이 자랑하는 ‘글로벌 잡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있다. 국제교류학급을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학기 엄격한 선발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을 모아 기초학력부터 취업마인드, 외국어, 프레젠테이션 스킬 그리고 해외 현장체험 실습까지 취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친다. 영어학습의 경우 전공내용을 수업 소재로 사용해 교과목 간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는 ‘Immersion 학습법’을 도입했다. 이 과정을 매년 180시간씩 집중 이수한 학생들을 3학년이 되면 현지인과 프리토킹이 가능한 인재로 성장한다.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 스킬과 같이 실질적으로 취업에 필요한 지식들도 학교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능숙하게 익혔다. 이 학교 교사들은 “해외 현장체험 학습은 무엇보다 그동안 학교에서 닦아 온 국제화 역량을 살아있는 지식으로 승화시켰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믿고 채용하는 안양여상 학생들 해외 체험학습을 주도해온 최명옥 교사(영어)는 “언어 장벽 등 현지 적응에 어려움도 컸지만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면서 학생들 스스로 실력에 대한 자부심, 미래에 대한 열정 등 모든 면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지난 6년간 해외 기업들을 섭외하느라 모든 방학을 반납, 여름휴가 한번 가보지 못했지만 기업들이 안양여상 학생이면 언제든 환영한다며 러브콜을 보내올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안양여상에 대한 기업의 인재 만족도는 전국 특성화고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훌륭하다. 어학과 기초학력이 출중하고, 그를 받쳐주는 자신감과 성실성, 협동정신이 함께 배양된 학생들. 그야말로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가 그 곳에 있기 때문이다.
#1. 개회식 발표대회, ‘경쟁’보다는 ‘축제’의 장이 되길 더 나은 교육현장을 위해 묵묵히 연구에 매진해 온 선생님들이 한자리에 모인 개회식에서는 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의 연구점수 확대와 관련해 즐거운 실랑이가 벌어졌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교사는 깊이 있는 지식과 교수법 습득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 활동이 필요하다”며 “정부차원에서 현장교육연구대회에 참여하는 교원도 일정부분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연구점수를 주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하자, 나승일 교육부 차관이 “현장연구의 가장 큰 소득은 선생님 스스로 연찬이 돼 성장하는 것이지만 그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든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한 것. 안 회장과 나 차관의 발언은 참석한 교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강태중 심사위원장(중앙대 교수)은 “연구보고서에 매겨지는 등급의 우열은 큰 의미가 없다. 발표대회가 경쟁보다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연구가 연구자의 진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논리적으로 전개되었는지, 현장의 문제가 현장에서 해결가능한지가 심사의 주안점”이라며 심사 기준을 밝혔다. #2. 연구 발표 및 심사 125여 편 모두가 최고상 수상작, 우열가리기 어려워 16개 분과의 발표심사장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연구 성과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대회 수상자, 수석교사 등 현장에서 연구경험이 풍부한 교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연구내용의 일반화 적용시 문제점’, ‘결론 도출과정에서의 인과관계 오류’, ‘용어 정의의 부정확성’ 등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져 심사장마다 긴장감이 흘렀다. 125여 편의 연구보고서를 살펴본 심사위원들은 “모두가 최고상 수상감”이라며 “현장적용성이나 독창성 등이 뛰어나 최고상을 가리는데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끝까지 경합을 벌이며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끈 두 편의 연구보고서 중 하나는 ‘스마트러닝 프로젝트 학습이 초등학생의 주체적 역사의식 형성에 미치는 효과’이다. 이 보고서는 스마트기기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검색프로그램을 통해 기초 및 심화자료를 분석하고 SNS를 통해 프로젝트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 학습효과를 높이도록 구안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스마트 폰, 스마트TV, 태블릿 PC 등의 스마트 러닝 자원이 주체적 역사의식을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하나는 ‘들?산?천 생태체험 프로그램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이다. 학년별로 나무와의 교감, 하천 생물종 모니터링, 겨울을 준비하는 숲 등 주변의 산과 들, 천을 이용한 생태경험을 보고서로 작성하도록 한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주변 환경의 생태체험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서적 ‘힐링과 치유’를 할 수 있도록 구안되었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사진 | 한국교육신문사 제공
1. ‘흥미’보다 ‘교육 목표’가 우선이다. 최근 각종 놀이공원 등으로 체험학습을 떠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사실 놀이공원으로 체험학습을 떠나면 학생들도 신나고 선생님들도 많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좋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체험학습은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기초한 체험학습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 교육적인 목표에 부합하면서 흥밋거리도 함께 찾을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여 즐거우면서도 감동을 주는 체험학습이 될 수 있도록 하자. 학교에서 진행하는 체험학습장소를 선정할 때는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하는 업체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우선적으로 학교교육과정을 먼저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과정이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줄 수 있으며 현재 어린이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장소로 물색해보면 우리 학년에 꼭 맞는 장소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다. 1, 2학년 어린이들은 체력과 연령을 고려하여 학습적인 부분보다는 만지고 만들고 경작해보고 그려보는 등의 조작활동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선정하는 것이 좋다. 수도권 인근에 포진해있는 다양한 농·어·산지촌 체험마을이나 직업체험테마파크 등이 그 좋은 예이다. 3,4학년 어린이들은 지역교과에 해당되는 시기이므로 자기가 살고 있는 고장의 문화유산이나 박물관, 테마파크 등 다양한 상·공업 및 인문 시설들을 돌아볼 수 있는 코스로 짜는 것이 좋다. 박물관 등에 미리 예약하여 어린이들을 위한 맞춤 학습프로그램을 의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학년의 경우 역사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되는 시기이므로 문화유산을 많이 돌아보게 되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곳을 돌아보는 계획을 짜기보다는 한 가지 특별한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를 탐방하는 집중탐구형식의 체험학습을 계획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피로도가 덜하다. 예를 들면 조선시대 왕실가족들의 생활모습을 알아보는 것이 탐구주제라면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을 돌아보고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본 후 중명전에서 문화해설을 들으며 마무리하는 식의 코스를 짠다면 집중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6학년의 경우 진로탐색의 시간, 자아성찰의 시간, 친구들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 등 정서적인 영역을 적극 반영한 체험학습장소를 선정하면 초등학교를 마무리하는 좋은 추억여행의 시간으로 삼을 수 있다. 2. 체험학습 전 아이들과 함께 ‘준비과정’을 거치자.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에 학생들과 함께 여행지와 관련된 책을 읽어보거나, 마인드 맵이나 퀴즈 등 체험학습의 주제에 사전활동을 하고 떠나면 맞는 평면적인 여행지가 입체적으로 다가 올 것이다. 교사가 미리 학교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목록을 작성한 후 학급에서 개인이나 모둠별로 두루 두루 나누어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책을 읽은 후엔 자신이 체험학습활동을 통해 꼭 알고 싶고 경험해보고 싶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보면 훨씬 효과적이다. 체험학습을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장에서 지도하는 체험학습 전문강사들이 종종 크고 작은 잘못된 개념들을 전달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들이 사전지식을 습득해가지 않으면 잘못된 정보로 혼란이 올 수도 있다. 그래서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에 학교수업시간 중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체험학습장소에 관련된 다양한 사전 지식을 함께 공부해서 떠난다. 다음은 4학년 체험학습장소인 ‘경복궁’으로 떠나기 전 아이들과 사전에 활동했던 다양한 활동들을 정리해본 것이다. 3. 최고의 진행요원은 바로 ‘교사’임을 잊지 말자. 여러 가지 운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대부분 체험학습을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많이 시도되고 있는 학급별 체험학습방식 역시 크고 작은 어려움으로 인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체험학습 협력업체 진행강사들이 아무리 자격증을 갖춘 인원들일지라도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또한 체험학습을 준비하고 나중에 결과물을 정리하는 과정은 진행강사들이 할 수 없는 교사만의 몫이다. 따라서 자신감을 갖고 체험학습 전 과정에 적극 참여하자. 처음에는 부담스럽지만 점점 노하우가 쌓이면서 학생들의 만족감과 교사의 자부심은 높아질 것이다. 4. 안전교육은 100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즐거운 체험학습에서 안전교육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학생들이 입 아프게 100번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안전벨트 매는 교육도 잘 만들어진 동영상 한편이면 오케이이다. 고학년의 경우에는 재치 있는 객관식 문항으로 쪽지시험을 보는 것도 흥미로워 한다. 아울러 성폭력 예방교육도 반드시 실시하자. ‘설마’가 사람잡는다.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는 개방된 장소이므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 안전교육은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육한 후에는 학생들의 알림장 및 가정통신문을 통해 한 번 더 확인해주는 것이 좋다. 5. 버스 좌석 배치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 학생들은 ‘그날 누구랑 앉을 것인가’에 온 관심을 쏟는다. 친한 친구랑 앉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버스에 탑승할 때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앉기’로 자리배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와 같은 방식은 반드시 소외되는 아이를 생기게 만들고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해 혼자 앉아 가게 되는 아이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이는 분명한 민원의 소지가 된다. 아무리 학생들이 아우성을 해도 교사가 키번호 순서대로 앉기, 출석번호 순서대로 앉기 등의 방식을 고수해야한다. 물론 멀미가 심한 아이들은 사전 체크해서 그 아이들만 따로 앞자리에 배정해준다. 6. 체험학습을 즐기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자. 사전에 철저하게 체험학습 장소에 대해 공부했다면 이제 재미있게 즐겨볼 시간이다. 교사가 체험학습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미션과 적절한 보상을 준비해보자. 예를 들어 ‘000을 찾은 후 셀카찍어 전송하기’, ‘000 관련된 장소 5군데 찍어 전송하기’ 등 학생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스마트 폰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전송된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 반의 경우에는 모둠별로 해결해야할 미션을 주는 ‘찾아라 미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모둠별로 미션을 해결한 후 인증샷을 찍어 오도록 하는데, 찍어 온 사진은 체험학습을 다녀온 후 결과 정리용 자료로 삼거나 전시용 자료로 활용한다. 미션과제는 약간 난이도가 있는 과제로 선정하는 것이 좋다. 미션을 해결하고 난 후 적절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더욱 즐거운 현장체험학습이 될 것이다. 미션의 예는 다음과 같다. [PART VIEW] 1모둠: 경복궁 향원정에서 한복입고 인증샷찍기- 외국인과 함께 찍으면 더 좋음.(첨부파일에 사진있습니다) 2모둠: 궁궐에 화재가 나지 않도록 설치했던 장치들 조사해서 사진 찍어오기 3모둠: 우리나라 전기의 발상지를 경복궁에서 찾아 인증샷 찍어오기 4모둠: 경복궁속 보물을 찾아 인증샷 찍어오기- 향원정(보물 1761호, 사정전 1759호, 수정전 1760호 등등) 5모둠- 과거 집현전이 있던 자리이며 자격루가 설치되었던 전각을 찾아 자격루의 옛자리 앞에서 단체사진 찍기 6모둠- 경복궁에서 가장 많은 잡상을 가지고 있는 전각을 찾아 사진 찍어오기 7. 체험학습보고서는 ‘느낀 점’ 중심으로 짧고 굵게 준비하자. 너무 상세하고 꼼꼼한 체험학습 보고서 작성은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큰 과제로 다가온다. 체험 활동 후 보고서 작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기록중심의 보고서 작성은 학생들에게 부담스러운 뿐 더러 재미도 없다.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서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준비한다. 이것저것 많은 문항을 집어넣기보다는 핵심적인 것 몇 가지만으로도 짤막하지만 감동적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지도해보자.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개인별이 아니라 모둠별로 작성하게하면 더 재미있고 유익하게 작성할 수 있다. 종이 한 장으로 끝나는 지루하고 형식적인 보고서에서 탈피하여 다음과 같은 활동중심의 체험보고서로 즐겁게 마무리 지을 수도 있다. 추억의 사진전(첨부파일에 사진있습니다) 각 모둠에서 찍어온 인증사진과 인증사진 속에 담긴 이야기를 정리하여 추억의 사진전을 열어본다. 체험학습을 통해 얻은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을 나누고 다양한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추억의 사진전은 모둠별로 준비시키는데 미리 사진전을 연다는 것을 귀띔해주면 인증샷 외에도 다양한 사진을 찍어오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다. 모둠원들이 큐레이터가 되어 한 장 한 장 사진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설명해준다면 더욱 뜻 깊은 사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체험학습 골든벨 다녀온 체험학습 장소와 관련한 골든벨 놀이를 열어본다. 나만의 책 만들기 체험학습 장소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표지 포함하여 10페이지 내외의 그림책을 만들게 해보는 것도 체험학습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체험학습이 중요한 스펙’이 되면서 우후죽순처럼 체험활동 기관은 많아지고 있지만 프로그램도 비슷비슷하고, 교육적 효과도 의심스럽다. 이미 유치원 때부터 ‘해볼 건 다해본’ 학생들을 만족시키기도 어렵다. 인터넷이나 방송에는 수많은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마냥 신뢰할 수도 없다. 프로그램이 좋아 문의를 해보면 거의 선착순 몇 학교만 운영하는 경우이거나 스펙 쌓기용 사설체험학습기관이라서 개인접수만 가능하다. 정부에서도 체험학습을 실시하라고만 할 뿐, 정작 중요한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지도해야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 방법은 교사 능력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에 비쳐지는 ‘다른 학교, 교사들은 잘하는 것 같은데’ 싶어 교사들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교사들은 올해도 ‘형식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효과가 의심스럽지만’ 뾰족한 대안 없이 작년에 갔던 곳을 간다. 체험학습이 골치 아픈 이유는 또 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안전사고문제로 인해 ‘바나나보트나 레프팅 등의 해양활동은 위험하다, 서바이벌 게임이나 스카이 점프 등의 레져스포츠도 안된다’며 이것저것 제외하고 나면 ‘갈 곳도 할 것’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선교사들은 “체험학습을 꼭 가야하는가? 아이들도 지겨워하고 교사들도 힘들다. 학부모들도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별로 내켜하지 않는다. 모두가 힘들어하는 체험학습을 가야하는가?”라며 체험학습 불가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본격적인 체험학습 계절이 돌아오면서 교사들은 또 다시 고민에 빠질 것이다. ‘체험보다 좋은 교육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포기할 수 없는 체험학습. 도대체 어디를 가야 아이들의 볼멘투정소리가 아닌 ‘뭔가 가슴 벅찬 희열’을 담아 줄 수 있을까? 삶을 살아가는 동안 두고두고 인생의 자양분이 되어 줄 체험학습장소는 어디에 꽁꽁 숨어있는 것일까? 체험학습자들이 “또 오고 싶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든 장소를 중심으로 소개해본다.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 영어마을은 각 시도별로 한두 개씩은 있다. 지역마다 독특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사설영어캠프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해서 방학 때면 인기가 높다.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로 인해서 천연염색하기, 쿠키 만들기, 와이어공예 등 비슷비슷한 체험활동을 할 바에는 영어로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일석이조라는 생각에서 수련활동이나 심성수련을 떠나는 학교들도 늘어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영어캠프도 최대 3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당일코스 및 기숙형 단체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많은 영어마을 중에서 서울영어마을풍납캠프가 눈에 띄는 이유는 ‘청소년수련활동 인증 영어캠프’로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청소년수련활동인증을 받으면 학생들의 활동내용이 반영구적으로 청소년수련활동인증정보시스템에 저장되어 취업이나 진학을 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장점은 또 있다. 런던투어, 세계여행, 방송국 등의 상황별 체험실을 통한 영어체험수업 뿐만 아니라 와이어공예, 칭찬릴레이, 레크레이션 등의 청소년수련활동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이다. 풍납캠프의 ‘GM리더십캠프 프로그램’은 2박 3일 동안의 기숙형 캠프로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생활교사 및 양호교사가 24시간 상주하고 있어 안전한 캠프생활을 보장한다. 신청 및 문의는 홈페이지 http://pungnap.sev.go.kr와 전화 02-480-4800/4918 아이지니어스 진로직업체험교육센터 ‘자유학기제’의 본격적 실시와 함께 일선 학교에서는 질 좋은 직업체험 장소 물색에 바쁘다. 키자니아, 잡월드가 식상하다면 아이지니어스 진로직업체험교육센터로 눈을 돌려보자. 요즘 청소년들이 관심있어 하는 대중가수(보컬트레이닝), 포토그래퍼, 뮤직비디오, 영화제작 등 엔터테이너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부터 아나운서, 모델, 한방진료, 광고기획, 뷰티아티스트, 패션디자인 등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문화 직업 체험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현직에서 활동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 멘토를 통해 현장 실무에 대한 전달력을 높이는 진로 교육을 실시, 청소년들이 자신의 흥미를 유발하는 직업에 대한 실상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다른 체험을 하러 다시 오고싶다”고 말하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최대 수용인원은 1회당 170명, 1일 3회 요청시 510명까지 가능하여 한학년 정도가 모두 참여가능하다. 신청 및 문의는 홈페이지 http://www.igenius.co.kr 와 전화 02-707-3040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 한 때 ‘임신부 체험’과 ‘장애우 체험’이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다. 너나할 것 없이 한 번씩 체험활동을 했었다. 최근에는 ‘노인 체험’이 인기이다. 체험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만나는 고령자들에게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성교육 효과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초등생보다 중고생에게 더 적합해 보인다.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은 두 개의 체험관을 운영 중이다. 노인체험관에서는 신체의 상`하체 운동기능을 억압하는 체험복과 특수제작 귀마개와 고글, 모래주머니가 장착된 팔꿈치·무릎 밴드와 장갑 등 6kg에 육박하는 장비를 착용하고 마치 노인이 된 듯 일상생활을 해본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장난을 치며 무심하게 노인체험을 하지만, 2시간여의 체험 후에는 “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잘 못 알아듣고 행동이 굼떴는지 이해가 된다”고 소감을 밝힌다. 최근에는 그룹치매체험시스템인 인지재활 훈련시스템(CoTras-G)을 도입하여 치매체험관도 운영 중이다. 신청 및 문의는 홈페이지 www.miraeseum.or.kr와 전화 1644-0891 송암스페이스센터 우주과학캠프 전시되어 있는 우주선과 우주장비를 구경하고 영상을 관람하는 우주체험관은 더 이상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우주테마파크인 송암스페이스센터는 학생들이 우주탐사대원의 일부가 되어 목성과 화성 탐사의 임무를 완수하고, 직접 로켓을 만들어 발사해보고, 로봇이 체험자들의 몸을 기어다니는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다. 송암스페이스센터에서는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별자리 체험이 가능하다. 밤하늘과 흡사한 최첨단 돔시설이 낮에도 별자리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당일코스가 아닌 1박2일코스, 2박3일코스라면 낮에는 태양관측, 밤에는 실제 밤하늘의 별자리 체험을 할 수 있다. 송암스페이스센터의 우주과학캠프는 단체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체험내용이 변경될 수 있으며 숙식도 가능하다. 체험관과 체험관 사이를 오가는 케이블카 탑승은 덤이다. 신청 및 문의는 홈페이지 http://www.starsvalley.com와 전화 031-894-6000 경북 영천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 귀족스포츠로만 여겨졌던 승마. 최근에는 전국 구석구석 크고 작은 승마체험장이 생기면서 새로운 생활체육으로 인기가 높다. 우울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승마는 ‘말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안정 및 순화에도 도움을 준다. 옛날 화랑도들이 탁 트인 자연 속에서 잘생긴 말을 타고 달리며 호연지기를 함양했던 것처럼 청소년들도 학교를 벗어나 말을 달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날아가지 않을까싶다. 특히 영천 운주산승마장은 자연휴양림과 결합되어 있어 삼림욕을 즐기며 승마를 할 수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야외수영장을 사용할 수 있어 학생들이 더 좋아한다. 신청 및 문의는 홈페이지 http://www.unjusan.co.kr와 전화 054-330-6784. 이밖에도 서울뚝섬승마장, 목포테마승마장 등 전국 곳곳에 단체 승마가 가능한 좋은 승마장이 많다. 교사가 학생 수준에 맞는 좋은 승마장을 잘 고른다면 잊지 못할 체험학습이 될 것이다. 전국승마장정보는 홈페이지 http://www.ridingclub.co.kr 승마장 정보에 탑재되어 있으며 전화문의는 02-856-7922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오랜 세월 닫혀 있던 서원과 향교들이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인성교육의 메카로 재탄생하고 있다. 전국의 유명서원과 향교들은 과거 한자교실, 한복입고 다도배우기 등의 따분한 프로그램이 아닌 템플스테이와 비슷한 서원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의 경우 1박2일, 2박3일 코스로 선비의 삶을 통해 옛 조상들의 정신문화를 기르며 실천의지를 다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어 중고생들 심성수련장소로도 제격이다. 학생들에게는 다소 재미가 떨어질 수 있으나 교육적인 면에서는 서바이벌게임보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신청 및 문의는 홈페이지 http://www.dosansunbi.kr 와 전화 054-851-2000 1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리산 청학동 청림서당은 ‘사자소학(四字小學)과 호연지기(浩然之氣)’의 정신에 입각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체험활동장소로 인기가 높다. 신청 및 문의는 홈페이지 http://www.chunglim.org와 전화 055-883-9088 최근에는 논산 돈암서원과 서천 문헌서원, 경주 옥산서원과 서악서원, 안동 병산서원 등 전국의 서원과 향교들이 지자체의 투자로 재정비되어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찾아가는 직업체험공연 ‘논술개그’ 선생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논술개그’는 개그공연을 관람하며 자연스럽게 논술공부를 유도하는 에듀테인먼트 콘텐츠이다. 올해부터는 ‘학생들 각자가 자신의 꿈과 꿈을 이루기 위한 자세’를 생각해보는 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을 가미하여 새로운 버전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 직업체험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내용이 재미있고,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다보니 ‘형식적인 직업체험보다 낫다’는 평이다. 관람대상에 따라서 내용 수준을 수정한다. 공연장은 서울 홍대와 대학로에 있지만 전국방방곳곳 공연을 원하는 학교가 있다면 직접 찾아가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공연하기도 한다. 신청 및 문의는 http://cafe.naver.com/nonsulgag와 전화 070-7759-3813. 공공기관 견학 및 관람 교과서와 뉴스에 많이 등장하지만 막상 가본적은 없는 공공기관을 체험장소로 선택하는 것도 의미있다. 공공기관은 각 홈페이지에서 생각보다 쉽게 관람신청을 할 수 있다. 학기 초에 학교행사 및 시험기간을 피해서 여유있게 예약을 해놓는다면 학급아이들과 유쾌하고 보람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청와대 | 청와대 견학 www.president.go.kr (02)730-5800 국회 |국회 의정체험 및 견학 www.assembly.go.kr 02-788-3656 대법원 및 지방법원 법정 관람(판사와의 대화) www.scourt.go.kr 대표 02) 3480-1100 대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모의법정,구치감,영상녹화조사실)견학 오전 10시, 오후 2시 중 택일 www.spo.go.kr 02)3480-2107~2108 기상청(본청 및 부산, 강원, 광주, 대전, 제주) | 기상캐스터 체험 www.kma.go.kr 대표 02-2181-0567 경찰청| 경찰 체험 및 안전·법질서 교육 관할 경찰서 경무계 국세청 조세박물관 | 세금 등 경제교육 창의체험활동 http://www.nts.go.kr/museum 02-397-1635 부산지방국세청 051-750-7274~5 소방방재청 | 미래 소방관 체험교실 관할 소방서 안전교육담당자
세상사람 모두가 좋다고 박수치는 행복한 상황 속에서도 이를 불행으로 받아들일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이렇게 소리 없이 불행해지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누릴 행복은 완전하다 할 수 없으리라! 이것이 영화 여고괴담1이 보여주는 진실이다. 학교의 무관심과 동기들의 따돌림 속에 외롭게 지내다 사고로 죽은 소녀 진주가 끝내 원혼이 되어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 교실 한 구석에 남아있었다는 섬뜩한 설정은 이른바 왕따 현상으로 알려진 사회문제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때문에 우린 우리가 잊고 있던 소외된 누군가를 항상 기억으로 소환해야 한다. 일등이 아닌 꼴찌들을, 기록과 무관하게 마라톤을 완주했던 무명의 사람들을. 햇살이 강해질수록 그들에게 드리운 그늘도 짙어지는 법이다. 수나라에서 당나라로 왕조가 바뀔 무렵, 난세를 평정하기 위해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등장해 서로 다퉜고 천하는 마침내 당태종 이세민의 차지가 된다. 이렇게 천하 호협들이 일합을 겨룰 무렵, 관료로서 조용히 세상을 관리했던 허경종(許敬宗)이란 인물이 있었다. 허경종은 수나라 말기에 관료가 됐으나 현명한 처세로 당나라에서까지 벼슬살이를 이어간 현실주의자였다. 그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엇갈리는 바, 좋은 머리를 곡학아세에 써가며 제 한 몸 생각만 했다는 측과 비록 세파에 순응했지만 약자들을 보살피고 난세를 다독임으로써 세상은 세상대로 제대로 돌아가도록 조력했던 음지의 영웅이라는 측이 대립해 있다. 어떤 얼굴이 진짜 허경종이었을까? 【원문】 許敬宗曰, “春雨如膏, 行人惡其泥?, 秋月揚輝, 盜者憎其照鑑.” 『明心寶鑑』「省心篇 下」 【번역문】 허경종이 말했다. “봄비가 내려 풍경이 기름져지더라도 길을 걷는 사람들은 질척대는 땅을 싫어하고, 가을 달빛이 찬란하게 빛나더라도 도둑들은 세상이 환히 밝아지는 걸 미워한다.” 영웅적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은 대개 선명한 선악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적과 아군, 우등과 열등, 참과 거짓을 대쪽같이 나누어 흑백논리로 세상을 바라보곤 한다. 물론 세상엔 참과 선함의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만 현실 속 우리들은 그 중간 어디쯤에서 갈등하고 있지 않는가? 이처럼 흔들리고 고뇌하며 실패를 딛고 일어서려는 자들을 외면한다면 그건 승자독식의 논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허경종이라면 어떠했을까? 허경종은 선과 악,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이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믿었다.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반가운 봄비도 길을 걷는 자들에겐 방해물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현명한 자는 봄비가 오지 않아도 근심하고 봄비가 내려도 근심에 빠진다. 이렇게 세상 모든 일이란 누군가에겐 좋고 누군가에겐 나쁘기 마련이어서 우리가 선뜻 편들 수 있는 일관된 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허경종이 든 두 번째 비유가 아주 재밌다. 세상을 찬란하게 비추는 가을 달빛은 누구나가 사랑하지만 어둠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진 도둑에겐 밉살스런 불청객일 뿐이다. 도둑의 눈에 가을 달의 풍경은 들어오지 않는다. 그는 생존하기 위해 남들이 꺼리는 칠흑 같은 밤을 원하게 된다. 그렇다면 도둑을 위해 가을 달 위로 구름이라도 끼여야만 할까? 물론 아니다! 하지만 도둑질 아니면 먹고살 수 없고 그래서 좀도둑질 아니면 더 큰 범죄로 내몰릴 자들이 세상엔 있지 않은가? 내리는 봄비를 욕하며 걷거나 어두운 밤이 오길 바라던 자들은 대부분 가난한 서민들이었을 터, 허경종은 영웅적 선악관을 기꺼이 버리고 백성들의 냉엄한 현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봤다. 세상을 원만하게 유지하려면 승자의 입장만이 아니라 패자의 처지에서 만물을 바라볼 필요도 있다. 수레가 없어 제 발로 진흙탕을 걸어야 하는 자들, 도둑질 아니곤 살아남기 어려운 자들, 이런 약자들에 주목하고 그들의 삶을 향상시키려는 의지야말로 교육의 본질일지 모른다.
가족과 함께 하는 예술 활동으로 공감 능력 UP! “인성은 곧 공감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상대방에게 공감하면 배려할 수 있거든요. 반대로 공감하지 못하면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되죠. 예술은 감성을 자극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잖아요. 공감 능력을 키우는 데 적격이죠.” 김 소장은 ‘공감 능력’에 초점을 둔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다. 동시에 가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밥상머리교육’을 넘어 가족 구성원이 아이의 인성교육을 위해 무언가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만든 프로그램이 ‘가족자원봉사를 통한 인성교육’이다. 이미지 합창극 ‘모두 함께 도레미’ 프로그램은 그 중 하나다. 우선 학생을 포함한 가족자원봉사단을 모집했다. 봉사 대상은 분당에 위치한 ‘보바스기념병원’의 환우와 그 가족들이다. 양쪽 가족들이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 12차에 걸쳐 공연을 준비하고 완성했다. 이미지 합창극은 대사뿐만 아니라 음악, 몸짓 등을 이용하는 일종의 종합예술로서의 연극이다. 대사를 하기 어려운 환우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아이들이 부모 형제, 환우와 그 가족들과 공연을 만들면서 상대방에게 공감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김 소장은 인성교육을 위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고 했다. 각각을 연계하여 인성교육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관건. 가정에서는 자녀를 위해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학교에서는 형식적인 봉사가 아닌 ‘진짜’ 봉사를 기획·감독하고, 지역사회에서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그래야 완전한 인성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말로만 하는 인성교육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인성교육 김 소장은 특수교육지원청에서 2년, 상담교사로 3년 동안 재직했다. 그만큼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인성교육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학교에서는 말로만 인성교육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한 인성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해야 되니까 하는 경우가 태반이죠. 위에서 매뉴얼이 내려오길 기다릴 뿐 아이들에게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제대로 고민하는 교사들이 적은 것 같아요”라며 형식적인 인성교육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가정교육도 마찬가지잖아요. 부모가 어떤 모습을 보이냐에 따라 자녀들이 달라지듯, 선생님이 진심으로 학생들을 대할 때 학생도 변하기 마련이죠.” 인성교육은 전체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개별 상담을 병행한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인성교육의 특성상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교사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선생님들이 진심으로 아이들을 변화시키겠다는 신념이 없다면 인내할 수가 없어요. 인성교육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야 하는데 교사의 그런 마인드가 없다면 불가능하죠”라며 김소장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길 제언했다. “저희 프로그램을 설명했을 때 다들 불가능할 거라고 했어요. 가족 참여도,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것도 어려울 거라고 걱정들이 많았죠. 하지만 보세요. 가능하잖아요. 진심만 있으면 안 될 게 없어요.” 한국응용예술심리연구센터는 3월 인성교육기부 주간에도 참여했다. 인천 소재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그 가족들, 가족자원봉사단이 함께 ‘우리 집 형, 언니, 동생과 꿈 나누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역시 예술을 이용한 가족친화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어려움과 보람은 비례한다는 김 소장. 인성교육은 속도보다 진심을 담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