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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한다. 부부가 오래 살다 보면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보았을 때 비슷한 비슷한 감정을 갖고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되나 보다. 그래서 부부는 닮아간다고도 한다. 살아 온 성장사는 다르지만 부부생활을 하면서 자식을 낳고 기르면서 공통의 많은 분모를 갖게 되는 것이리라. 우리 부부도 결혼생활 25년차다. 부부가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서로 싸울 틈이 없다. 서로가 많이 닮아 있다. 그러던 부부가 얼마 전 부부싸움을 하였다. 일종의 말다툼이다. 서로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생각이 다르고 인생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 양보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하건만 그 날은 아마도 서로가 감정이 상했나 보다. 싸움의 원인은 ‘돈’이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하면 ‘친척간의 돈거래’이다. 필자는 가능하면 친척간에는 돈 거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돈을 꾸어 달라고 하지도 말고 꾸어 주지도 말자는 것이다. 잘못하다가는 돈 잃고 친척 잃고. 나아가 친척이 원수로 변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서로간에 돈 거래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배다른 삼촌과 있었던 사건 하나. 그 당시 우리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는 삼촌네 식구와 명절날 왕래가 있었다. 1년에 두 번 정도 만나는 것이다. 지금 그 삼촌 연락 두절이다. 남이나 마찬가지다. 왜? 당시 우리집에서 돈 100만원을 빌려 주었는데 그 이후론 소식 감감이다. 나중에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니 ‘그냥 준 돈을 왜 갚으라고 하느냐?’ 라는 것이다. 이자는 못 갚을망정 돈을 떼어먹은 것이다. 이래서 영영 남이 되었다. 그러나 살다보면 돈 거래가 할 때가 있나 보다. 몇 년 전, 막내 여동생이 이자를 쳐 줄 터이니 돈을 꾸어 달란다. 오빠로서 외면할 수도 없고, 가진 돈도 조금 여유가 있고 해서, 막내 여동생 부부가 워낙 건실하여 1억원을 빌려 주었다. 막내 여동생이 약방을 해서 돈을 갚는데 이자까지 계산하여 1년 동안 꼬박꼬박 갚는다. 헉, 은행이자보다 높다. 역시 내 동생 답다. 친척이건 누구건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나 보다. 몇 년 전, 막내처제가 아내에게 돈을 꾸어달란다. 처제가 부부교사이고 하니 수입이 안정적이다. 당연히 빌려주었다. 그러나 지난 번과 상황이 다르다. 몇 개월 뒤 돈을 갚는데 이자 없이 되돌려 받았다. 아내의 생각은 친척간에 이자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여유가 있는 집에서 그냥 인간적으로 빌려주면 되지 구태어 이자를 논하면 아니 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이자를 받지 않은 것이다. 아내도 친척간에 있었던 무슨 경험을 이야기 한다. 병원을 하고 있는 오빠가 돈을 꾸어달라고 한 모양이었다. 남편인 필자에게 의논하지 않고 아마도 거절하였나 보다. 그 이후로 오빠가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같지 않고 서먹서먹하다고 한다. 이자 없이 꾸어 주고 되돌려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혹시 되돌려 받지 못했다면 관계가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이기에 예상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아내의 자존심이 상했나 보다. 비교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면 될 터인데 대화 중에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거슬렸나 보다. 내 돈 은행에 넣어 두면 자연히 이자가 붙는다. 그 돈 빼내어 친척에게 무이자로 빌려주면 이자만큼 손해가 나는 것이다. 그래도 친한 친척이면 감수할 수 있는 것이다. 친척 좋다는 것이 바로 이것 아닌가? 나에게도 반성할 점이 있다. 부부가 함께 모은 돈 처제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빌려주면 좀 어떤가? 너그럽게 베푸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처제는 마음속으로 얼마나 고마워 할 것인가? 오히려 우리 식구들과 왕래도 잦고 더 가까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길 지도 모르지만. 부부싸움 1차전은 대학생인 아들의 중재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아들의 말, 엄마, 아빠 말씀 둘 다 옳다는 것이다. 생각의 차이이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다만 친척간에 돈을 너무 따지면 인간적인 맛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자식 앞에서 부부가 체면을 구긴 모양새가 되었다. 그래도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은 하나. 친척간에 돈 문제로 부담이나 폐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국어 교과에 대한 일반인의 생각은 어떨까. 국어 과목은 공부를 특별히 안 해도 학습의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한다.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글만 깨우치고 책만 읽을 줄 알면 해결되는 것으로 안다. 국어 공부는 소홀히 하고, 영어와 수학 공부에만 힘을 쏟는다. 부모들도 영어, 수학 등에 사교육비를 투자해도 국어에는 인색하다. 이러다보니 고등학교에 오면 국어 교과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은 영어, 수학에 비해 국어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고 푸념을 한다. 실제로 2015학년도 수능 국어 B형이 상위권 대학 입시에 영향력을 크게 미쳤다. 모든 교과와 마찬가지로 국어 성적이 낮다면 우선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보통 수학이나 영어 성적은 좋은데 국어 성적이 낮다고 고민하는 학생이 많다. 이 경우는 국어 공부를 안 하기 때문이다. 영어, 수학은 꾸준히 하지만, 국어 공부는 하지 않았다. 당연히 성적이 안 좋다. 중학교 때는 시험 기간에 국어 공부를 단기간에 해서 점수를 얻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에 와서도 같은 학습 패턴을 유지한다. 고등학교는 중학교 국어에 비해 양적, 질적 차이가 있다. 중학교는 국어의 기초적인 이해 능력과 감상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 문학 작품 감상이나 글의 이해도 최소한의 능력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다. 고등학교는 일단 국어의 영역이 문학, 비문학, 문법 등으로 넓어진다. 각 영역에 따른 교육 목표도 중학교 교육과정보다 심화되어 있다. 따라서 고등학교에서는 학습 시간을 늘리고, 영역에 따른 체계적인 학습을 해야 한다. 영역에 따른 학습법을 소개해 본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시이다. 문제를 많이 풀어 봐도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한다. 이는 시를 잘못 이해한 측면이 있다. 시는 시인의 마음을 언어로 그린 문학의 꽃이다. 그렇다면 시는 가장 먼저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마음을 이해하는 열쇠는 언어 즉 시어이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지만, 시어는 다른 측면이 있다. 감추어진 시인의 마음이 시어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이것이 시에 드러난 화자의 정서이다. 여기에 집중하게 되면 화자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만나고, 시의 내용과 주제를 이해하게 된다. 시를 문학의 꽃이라고 비유한 것처럼, 시인이 마음을 드러낼 때는 다양한 문학적 장치를 한다. 언어에 비유와 상징의 옷을 입히고, 다양한 이미지로 색칠을 한다. 그리고 시인은 세상을 노래할 때 자신만의 감각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노력을 한다. 이러한 발상과 표현을 감상하는 것이 시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시는 한 사람의 마음을 노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시인이 고백한 마음에 다가서는 것이다. 학생들이 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시를 머리로 읽기 때문이다. 시인이 슬픈 마음, 기쁜 마음, 격정적인 마음, 부드러운 마음으로 노래할 때 이것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 시를 음미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시를 분석하고, 문제 풀이에 집중하는 습관은 시 이해에 도움이 안 된다. 작품 속의 시인과 대화하며, 그 속에 삶과 만나고 감동을 느끼면 시 공부가 쉬어진다. 시가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소설은 서사적인 흐름에 무게를 두는 장르이다. 따라서 소설을 읽을 때는 중심인물과 주변 인물들 간이 만들어 가는 사건을 따라가는 것이 핵심이다. 이 상황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소설의 배경이다. 배경은 소설 속에서 단순히 인물이 머물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 아니다. 소설 속에서 인물이 처한 상황과 맞물려 독자에게 감동을 전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학생들이 소설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사건과 인물은 읽을 수 있지만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은 일제강점기 혹은 한국전쟁 이후, 1970년대 산업화 시대 등이 많이 나온다. 이 배경 속에 인물들은 좌절하기도 하고, 극복의 삶을 전개한다. 그렇다면 소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1970년대 삶의 모습을 모르고, 그 시대 인물들이 갈등하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배경까지 공부를 해야 하니 고등학교에서의 국어 공부는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밖에 없다. 국어 성적을 좌우하는 것은 어휘이다. 어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저학년 때부터 국어사전을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기계나 컴퓨터로 어휘의 의미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지 말고 사전을 활용하면 인근 단어까지 보기 때문에 어휘력이 풍부해진다. 어휘력 확장은 독서로 해결할 수 있다. 책을 읽고, 줄거리를 요약하고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는 훈련을 한다. 그러면 어휘력이 확장되고, 독해력도 함께 성장한다. 문법 공부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말은 품사 9개와 문장성분 7개로 되어 있다. 품사와 문장성분을 알면 문장을 이해하는 분석력이 생긴다. 문법은 일종에 규칙이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외워야 할 것이 많기도 하지만, 예시 문장을 함께 익혀 응용력을 키워나가면 실력이 는다. 어느 교과나 마찬가지지만 문법 공부도 평상 시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수능 영어가 절대 평가로 실시되면, 대입에서 국어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다. 그리고 국어 교과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되는 과목이다. 국어 실력이 튼튼하다면 사회, 과학은 물론 수학 성적도 영향을 입는다. 대학에서 공부를 할 때도 국어 실력은 전공 공부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대부분 국어 공부를 소홀히 하고 점수 타령만 하는데, 꾸준히 한다면 쉽게 실력이 느는 것이 국어이다.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2015년 4월 15일(수) 오후 송판수련관에서 ‘학교폭력 및 범죄 예방’에 대한 특강을 실시했다. 본교 전담경찰관인 순경 소나를 초청,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약 두 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다.
봄바람이 불기에 꽃잎이 출렁이면서 꽃눈을 뿌리고 있다. 바닥에는 하얀 눈으로 밟은 이들을 상쾌케 하고 있다. 이런 날이 계속 되면 좋으련만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아름다움이 짧게 끝나지만 마음속에는 오래갈 것 같다. 늘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속에 담아두면 아름다움이 쌓이고 쌓여 언제나 아름다움 속에 살아갈 것 아닌가 싶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성실한 선생님이 아닐까 싶다. 어디 선생님 치고 게으른 선생님이 있게나마는 그래도 성실하고 근면한 선생님이 눈에 쏙 들어올 때가 종종 있다. 그런 선생님은 아름다운 꽃과 같이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한국인들은 모두가 부지런하고 성실하다. 그런데 이웃나라 사람들이 한국인들을 얕잡아 보고 한국인은 양반기질이 있어 게으르고 성실하지 못하다고 하는 이도 있다. 그렇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그 가난한 나라가 부유한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 있을 수가 없다. 학교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학교 선생님들이 게으른 선생님은 없다. 모두 좋은 선생님이다. 그런데 특별히 성실한 선생님이 계신다. 이런 선생님이 되면 모든 학부모님으로부터 학생들로부터 좋은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선생님은 적당히 하지 않는 선생님이다. 학생들 보고 ‘애들아! 청소 적당히 해’라고 하는 선생님은 없다. ‘청소는 철저하게 해야 한다. 깨끗하게 해야 한다. 선생님이 보든 보지 않든 열심히 해야 한다.’ 이렇게 가르치고 지도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농담을 해서도 안 된다. ‘적당하게’라는 말을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러면 적당한 것 배운다. 어느 책을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 나왔다. “방위 근무를 할 때 어느 날 마당을 쓸고 있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꼼꼼하게 쓸고 있는데 선배 하나가 와서 내 머리통을 한 대 쥐어박더니 ‘뭘 그렇게 바보처럼 시키는 대로 철저히 일을 하느냐’며 ‘군대생활은 요령이니 요령껏 해야 한다.’ 시범을 보였주었는데... 생략” 이런 선생님이 나오면 큰 일 난다.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없다. 요령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어디 있겠나마는 혹시라도 농담이라도 이런 걸 가르치면 안 된다. 일찍 오는 선생님 중 어느 선생님은 아침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시는 선생님도 계셨다. 이 선생님을 볼 때마다 감동이 되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같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학교에 오시기가 싶지 않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다. 지금도 그 선생님이 눈에 선하다. 참 좋은 선생님이다. 성실하신 선생님이다. 또 한 선생님은 매일 아침마다 일찍 오셔서 학교 주변을 청소하시는 선생님이 계셨다. 이것도 시켜서 그렇게 하시는 선생님이 아니다. 누가 시키면 하지 않는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 스스로, 자진해서 하셨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고 매일이다. 그러니 학교 주변이 항상 깨끗하다. 이런 선생님이 계시기에 학교가 깨끗하게 변하는 것이다. 선생님의 성실을 학생들은 보고 배운다. 자기도 이런 선생님처럼 청소해야지 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고 또 사회에 나가서도 자기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일을 열심히 할 것이다. 좋은 선생님은 특히 말이 없다. 말이 하지 않고 행동만 한다. 이런 선생님은 나이에 관계없이 존경할 만한 선생님이다. 어떤 사업을 하시는 분의 말씀이 자기 회사의 노동자들이 하루에 3시간만 열심히 일해주면 얼마든지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하루 8시간 근무시간 중 3시간만 열심히 해도 발전한다는 것이다. 학교의 선생님들은 8시간뿐만 아니라 밤에도 일하신다. 야자 감독도 하셔야 하고 교재연구도 해야 하고 방과후 학습도 해야 한다. 선생님들만큼 열심히 한다면 우리나라는 더욱 잘 사는 나라, 발전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민주야, 넌 공부에 관심이 많고 차분하게 정리를 잘 하는 것 같구나. 순천에 와서 이 지역 CEO들에게 강의를 한 적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고전평론가 고미숙씨를 소개한다. 그녀는 “읽어야 잘 산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것도 소리 내어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쯤되면 ‘낭송주의자’라고 할 만하다. 그는 2007년 발간한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와 지난해 펴낸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에서 몸으로 터득하는 지식의 효과를 역설해왔다. 최근엔 고전 낭송 시리즈를 완간했단다.“소리를 내지 않고 글을 읽으면 머리로만 추상적으로 성찰하게 되는데 그러면 신체가 소외됩니다.” 고씨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리의 파동을 통해 천지에 가득한 진리와 지혜가 몸에 들어와 신체의 일부가 되게 하는 낭송은 우리를 좋은 삶으로 이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판소리와 ‘논어’ ‘맹자’ 등 동양 고전을 낭송하기 쉽게 풀어 쓴 ‘낭송Q’의 첫번째 시리즈로 ‘동청룡편’을 출간했다. 이어 ‘남주작편’ ‘서백호편’ 그리고 최근 ‘북현무편’까지 모두 4편(28권)을 선보였다.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의미한다. 1년 내내 낭송하길 바란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것이다. 고씨는 “구어체인 동양 고전의 지혜를 소리로 들으면 몸이 즐거워한다”며 “말이 파동이요, 기운이라는 것을 독자들이 실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씨는 우리 사회를 “말이 없어진 심각한 사회”라고 진단했다. 발전하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로 끊임없이 대화하지만 ‘소리 없는 대화’이다보니 “목소리를 잃어버린다”고 그는 강조하고 있다. 고씨는 “감정을 벗어나 말로 소통해야 한다”며 “말하는 능력과 청력은 같은 것이고, 듣는 만큼 말하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말이 사라진 대학 사회를 도마에 올렸다. “요즘 대학생들은 말을 못하고 또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면 소통할 수 없지요. 머릿속으로만 그려지는 과잉된 이미지는 세상에 대한 편견을 낳습니다. 사이버 공간에 있다가 나와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목소리를 내 세상과 부딪쳐야 합니다.”고씨는 자신이 속한 공부 공동체 ‘감이당’과 ‘남산강학원’에서 낭송 오디션과 페스티벌을 열면서 낭송의 힘을 체험했다. 지난 해 송년회 자리를 겸한 낭송 페스티벌에서 세 살배기 남자아이가 '논어'를 암송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제 너도 오늘 배운 내용을 소리 내어서 낭독하여 보렴! 그리고 기억나는 것을 한번 써내려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좋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친구에게도 소개하여 주기 부탁한다. 혼자만 알기보다 남에게 잘 알려주는 것이 더 행복한 공부가 될 것이라 교장 선생님은 믿는다.
봄이 되면 꽃을 통해 새 기운을 맞이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4월 7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진달래꽃으로 소문난 여수의 영취산에 다녀왔다. 영취산은 고향의 뒷산 같은 진례봉(높이 510m)과 영취봉(높이 436.6m)이 축을 이루는데 까마득히 높거나 산세가 아름다운 산이 아니다. 하지만 4월이면 산중턱에서 정상까지 산 전체가 붉게 타오르는 우리나라 3대 진달래꽃군락지로 변한다. 이곳의 진달래는 키가 작은 나무들이 무리지어 군락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차창 밖으로 만개한 무심천의 벚꽃을 보여주며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우고 여수로 향한다. 이웃사촌이라고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정을 나누기에 산악회같이 좋은 게 없다. 늘 그렇듯 운영진에서 송편과 시루떡은 물론 커피까지 타서 자리로 배달한다.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와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일정 안내, 예스맨님의 생일 떡과 그대로님의 아들 개업 기념 뒤풀이 찬조 감사 박수, 첫 참여자 자기소개가 이어진다. 동순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17번 국도를 달려 10시 40분경 돌고개 진달래축제장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리고 기념촬영을 한 후 돌고개 진달래축제장, 가마봉, 개구리바위, 진례봉, 봉우재, 시루봉, 봉우재, 흥국사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했다. 보름 남짓 수술한 아내의 병간호를 하다가 답답한 가슴 풀어내려고 따라나선 산행이라 찔끔찔끔 내리는 비가 얄미웠다. 등산로는 발이 빠질 만큼 질퍽하고 우비를 입어 더운데다 산신제를 지내는 제단을 지나면서 한참동안 오르막이 이어진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능선에 올라서니 갑자기 진달래군락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꽃이 진달래다. 진달래꽃에 사랑하는 임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담겨있다. 진달래 꽃잎으로 목을 축이고, 화전으로 허기를 달래던 가난한 시절도 있었다. 만개한 진달래꽃이 보는 사람의 탄성을 자아낸다. 분홍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온산이 진달래 꽃밭이다. 구부러진 밭고랑처럼 진달래꽃이 만든 터널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날씨가 맑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비가 그친 것도 다행이다. 진달래와 철쭉은 생태적 기능이 비슷하지만 척박한 산지에서 자라는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철쭉은 잎과 꽃이 거의 동시에 핀다. 진달래꽃은 먹을 수 있고 철쭉꽃은 독성이 있다는 것도 다르다. 진달래군락지가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 능선을 이으며 곱게 펼쳐져 있다. 특히 멀리서 바라보는 진례봉은 붉은 기운이 하늘로 향하듯 진달래 꽃밭이 정상으로 이어진다.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 진례봉에 서면 발 아래로 붉게 물든 산과 탁 트인 바다, 여천공단과 광양제철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진례봉 정상 표석은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정상에서 가까운 비구니 암자 도솔암은 시간 때문에 들르지 못했다. 침목을 가지런히 놓아 만든 계단을 내려오면 제법 넓은 공터 봉우재다. 봉우재 앞으로 보이는 봉우리 시루봉(서래봉)에도 진달래가 가득 피어 있다. 시루봉에 올라 진례봉과 영취봉 방향의 풍경을 바라보고 다시 봉우재로 내려와 왼쪽 길로 접어들어 흥국사로 내려간다. 봉우재에서 흥국사까지 1.8km 거리에 맑은 물이 흐르는 원동천계곡이 이어진다. 이곳에 개인이 사비를 들여 만들고 있는 돌탑들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산행을 마무리 하기 전에 아래로 맑은 물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흥국사를 만난다. 흥국사(興國寺)는 화엄사의 말사로 고려시대인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하였고 나라가 흥하면 절도 흥하고, 이 절이 흥하면 나라도 흥할 것이라는 말이 전해 내려오는 사찰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호남 지방 의병과 승병 항쟁의 중심지로 경내에 대웅전(보물 제396호)·팔상전·원통전 등의 목조건물이 있고, 대웅전 후불탱화(보물 제578호)·흥국사 홍교(보물 제563호) 등 많은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중생을 고통이 없는 피안의 세계로 건네주는 배가 대웅전이라고 생각하는 법화신앙에 의해 흥국사의 대웅전을 받치고 선 돌계단에 거북, 게 등이 새겨져 있다. 대웅전 앞 석등은 장난기 가득한 거북 받침 위에 사각형 돌기둥이 놓여 있다. 사천왕문을 나서 흥국사 중수사적비와 부도 밭을 지나면 일주문이 서있다. 1639년에 축조되었고 다리의 전체길이가 40m나 되어 지금까지 알려진 홍예석교 가운데 가장 높고 길다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 흥국사 홍교(보물 제563호)를 건너 3시 10분경 주차장에 도착해 물가에서 뒤풀이를 했다. 3시 40분 주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왔던 길을 되짚어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와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에 들르며 예정시간보다 빨리 청주에 도착했다. 그래서 집으로 못가고 마음이 맞는 일행들과 어울리며 행복 찾기를 이어갔다.
70대의 미국인이 한국의 봄을 보고 한국의 봄은 아름답다고 하면서 페이스북에 꽃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올려놓은 것을 보았다. 한국의 봄은 분명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은 곳곳에 있다. 길거리에도 있고 공원에도 있다. 학교에도 있다. 한국의 봄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봄날의 학교생활도 즐겁고 행복한 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장차 학생들을 나라의, 세계의 지도자로 세움을 입도록 잘 이끄는 선생님일 것이다. 싱가포르는 환경이 열악하다. 풍부한 자원도 없다. 물도 부족하다. 다른 다라에서 사서 먹을 정도다. 그런데도 아시아권에서는 잘 사는 나라다. 한 사람의 지도자 때문이다. 지도자를 잘 세워놓으면 아무리 환경이 열악해도 주위의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잘 사는 나라로 바꾸어놓을 수 있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세계를 이끌어갈 인재, 나라를 잘 이끌어갈 인재, 즉 지도자로 잘 교육을 시킨다면 나라의 장래를 밝다. 이런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우선 학생들이 실력이 있는 지도자로 세워지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실력이 없으면, 능력이 탁월하지 못하면 탁월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학문의 탁월한 자가 되도록 잘 지도해야 하겠다. 그리고 학생들이 세계의 지도자로 세움을 입으려면 관계가 좋아지도록 잘 지도해야 한다. 반기문 유엔총장님께서 세계의 대통령으로 세움을 입은 이유 중의 하나가 관계 때문이다. 세계 어느 나라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장래의 지도자가 되려면 관계를 잘 유지하도록 지도해야 하겠다. 친구와의 관계, 부모님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누구와의 관계 속에서도 원만하게 지낼 수 있는 그런 학생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겠다. 또 하나는 도덕성이다. 지도자로서 꼭 갖추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도덕성이다. 도덕성이 결여되면 오래 갈 수 없다. 자신을 언제나 깨끗하게 지켜야 한다. 남의 모범이 되어야 영향력이 있다. 어느 누구도 잘 이끌어갈 수가 있다. 학생들에게 도덕적으로 흠이 없도록 잘 지도해야 하겠다. 그리고 지도자로서의 요소 중 하나가 꿈이다. 비전이다. 꿈이 없으면 소망을 이룰 수가 없다. 비전이 없으면 공부를 열심히 할 수가 없다. 꿈은 방향이다. 꿈은 목표다. 꿈은 목적이다. 꿈은 도달점이다. 이런 것들이 없으면 지도자로 세움을 입을 수 없다. 꿈은 소중한 것이다. 꿈이 있는 자는 정열을 쏟아붓는다. 꿈이 있는 자는 지치지 않는다. 꿈이 있는 자는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꿈이 있는 자는 반드시 이룬다. 꿈이 참 중요하다. 꿈은 가슴에 품는 자만이 이룰 수 있다. 이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겠다. 그리고 지도자로서의 갖추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태도다. 긍정적인 태도다. 항상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이는 얼굴 표정이 어둡다. 희망도 없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이다. 이런 자세로는 지도자가 될 수가 없다.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게 해야 하고 창조적인 생각, 생산적인 생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면 이 학생은 장차 나라에, 세계에 크게 쓰임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감의 결여는 자신은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자신감이 있는 이는 무엇이든 해내고자 하는 의욕으로 가득찬다. 이런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잘 지도하면 좋겠다. 이렇게 지도하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선생님이 무슨 거창한 일을 해야 좋은 선생님이 아니다. 작은 것부터 해나가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모두가 좋은 선생님이지만 더욱 좋은 선생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 아침에도 이 글을 써본다. 선생님의 보람은 인재 즉 지도자를 길러내는 데 있다.
필자는 이미 ‘채만식문학상 부활돼야’와 ‘이제는 미당 시를 가르치려네’ 같은 칼럼을 발표한 바 있다. 소설가 채만식과 시인 서정주는 사후에도 친일행적으로 곤욕을 치른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점이 안타깝고 답답하여 그들의 공과(功過)를 있는 그대로 학생들에게 가르치자는 요지의 칼럼이다. 그런 주장을 한 것은 원조와 아류, 그리고 경중의 차이야 있겠지만 일제침략기에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자체가 친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지면 살아남은 죄, 침묵한 죄 등 이른바 ‘형이상학의 죄’로부터 자유로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 역시 아무렇지 않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친일파 청산에 실패한 부끄러운 역사를 이어왔다. 오래 전 민예총 공동대표,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한 신경림 시인의 “친일과 월북이 문학성 평가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에 공감하는 것도 그래서다. “친일을 했다고 미당 서정주의 작품을 폄훼한다면 과거 정지용을 월북 시인이라고 매도했던 것과 다른 게 뭐냐”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사실이 그렇다. 공산주의가 좋다며 스스로 월북하여 김일성정권에서 부수상까지 지낸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이 불티나게 팔리고, 그를 기리는 문학제가 공개적으로 펼쳐지는 세상이다. ‘지용문학상’⋅‘백석문학상’ 등이 지자체나 유력 출판사에 의해 운영⋅시상되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뿐이 아니다.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은 친일행적에도 불구하고 해당 자치단체에서 기념축제를 대대적으로 열어 관광 상품화하고 있는 지경이다. 메밀꽃밭 재현, 생가탐방, 초⋅중⋅고 일반부의 전국백일장, 이효석문학상 시상 등이 그것이다. 최근 벌어진 ‘백농 최규동 선생 친일 논란’이 안타깝고 답답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교육부는 ‘이달의 스승’ 12명을 선정⋅발표했다. 그중 첫 번째 주인공인 백농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역사정의실천연대’가 그의 친일행적을 제기, 신문 등 언론에 보도됐다. 1942년 일제 관변지에 “일왕의 은혜를 죽음으로 갚자”는 요지의 글을 실었다는 것. 교육부는 발빠르게 “선정자 전체에 대한 철저한 재검증을 실시한 후 대상자를 재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백농교육상’ 제정⋅시상 등 추모사업을 하고 있는 중동중⋅고등학교총동문회는 즉각 반박했다. 주요 일간지에 “민족교육자 ‘백농 최규동선생’을 친일로 매도하다니…”라는 제목의 5단 통광고를 통해 “백농 선생의 일관된 삶과 민족교육에 대한 열정을 모조리 친일로 매도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천명한 것. 백농에 대한 다른 면모가 드러난 셈이지만, 교육자에 대한 평가도 앞에서 말한 채만식, 서정주와 다르지 않아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달랑’ 1편의 글뿐인데, 친일파 어쩌고 하며 교육업적이나 공로 등 생애 자체를 부인하거나 배척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 학생들에게 알리고 가르치는 일이지 매도가 아니다. 말할 나위 없이 그것은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정확히 가르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새 광복 70년, 침략국 일본도 용서한지 오래인데, 수시로 불거지는 친일논란이 안타깝고 답답하다.
최근 국회에서 '대학 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일명 대학구조개혁법)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 공청회는 교육부가 작년 12월 대학 교육의 경쟁력 제고 및 입학자원 급감에 대비해 발표한 '2015년 대학 구조개혁 평가(대학 평가) 기본 계획'을 시행하기 위한 입법 절차다. 대학 평가와 관련된 이 공청회와 법률의 배경에는 인구구조의 변화로 대학 입학정원을 훨씬 밑도는 고졸자가 배출되는 상황이 깔려 있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2018학년도에는 우리나라의 고졸자수와 대입생수가 역전된다. 즉 고졸자보다 대입생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아가 8년 후인 2023년 고졸자는 40만명으로 급감하고 현재의 대학 입학정원 56만명이 유지된다면 약 16만명의 격차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미리 대학 정원을 줄여 혼란을 막고 대학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도입하는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가 고졸자수와 대입생수의 역전 추이 현상은 근본적으로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서 기인한다. 즉 사회・경제 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저출산과 기대 수명이 늘어나는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등 사회·경제적 여건이 대학의 기본적인 환경 혁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이와 같은 대학평가와 관련법 공청회 등을 개최하면서 유념해야 할 점은 현재 우리 교육 체제가 대학 교육의 질 향상, 즉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이 계획에 충분히 마련돼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와 같은 계획의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되려면 대학평가 목적, 기준, 방법 등이 엄정하게 수립되고 집행돼야 한다. 환언하면 대학평가에서 평가를 위한 평가, 후속 개선 정책이 뒤따르지 않는 평가는 금물인 것이다. 대학평가가 대학 구성원은 물론 국민적 동의를 받으려면 평가 항목과 평가 지표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이 대학 평가 항목과 평가 지표는 대학의 두 역할과 기능인 교육과 연구와 닿아 있어야 한다. 교육 여건, 학사 관리, 학생 지원, 교육 성과로 구분된 항목에서 연구의 질을 평가하는 정량 혹은 정성 지표를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가 일일생활권이 된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국가 간 무한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연구 성과의 누적을 통한 경쟁력 확보다. 또 국민행복교육과 창조경제의 구현을 위해서라도 연구·개발에 관한 평가 지표는 필수 항목이 돼야 한다. 평가는 목표 달성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반드시 목표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학사 관리, 취업률 같은 획일적이고 평면적인 상대평가식 접근으로 입체적으로 구성되는 대학 교육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뇌가 있어야 한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대학평가 기준을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대학 구조개혁을 정부 주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에 대한 반문이다. 대학의 본질은 자율성이다. 도 대학은 의무교육이 아니다. 대학의 미래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결정토록 유도해야 한다. 대학의 장래를 정부 주도로 결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환언하면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이 대학 진학을 결정한다. 선택을 받지 못한 대학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 수년 전부터 이미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 대학 현실에서 대학평가를 통해서 정원 감축, 학교 폐쇄, 법인 해산 같은 인위적 구조개혁의 진행은 신중해야 한다. 잘못하면 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개혁이 본의 아니게 좋은 대학을 차별하고 나쁜 대학을 지원해 결과적으로 시장 기능을 왜곡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대학의 부익부빈익빈을 부추길 우려가 없지 않은 것이다. 대학의 고등교육은 시장 자율에 맡기는 방법이 최선이다.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게 하고, 대학은 선택받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육부의 개입과 통제는 최소화해야 한다. 물론 시장 기능에 맡기면 지방 대학의 부실화와 상대적으로 수도권 대학과의 서열화가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점을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수도권 대학에 비해 지방 대학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교수들은 교육보다 신입생 유치, 졸업생들 취업 알선을 위해 뛰어야 하고, 강의는 학문 연구보다 취업률 제고에 맞춰져 있다. 대학들은 입학생 감소와 재정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대학평가는 경제논리와 기업논리 등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대학의 개혁과 혁신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대학평가가 대학을 일정한 잣대로 규제하고 재단하여 입학 정원 감축, 학과・학부 통폐합, 그리고 예산 등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기 위한 서열평가・상대평가가 아니라, 각 대학의 특성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맞춤형 절대평가로 전환돼야 한다. 대학의 역할은 심오한 학문 탐구와 사회 봉사 그리고 미래 인재 양성이다. 이와 같은 대학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자율성과 책무성이 함께 강조돼야 한다. 따라서 책무성만 강조하여 대학을 옭죄는 평가에서 벗어나 각 대학들이 주어진 여건과 환경, 그리고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학평가에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와 평가 척도가 수립돼야 한다. 즉, 각 대학이 마지못해 평가 받는 대학평가가 아니라, 스스로 적극 참여하여 평가받고 그 결과에 따라 스스로 개혁과 혁신을 추구하는 자율적 평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또한, 대학평가가 피평가 기관인 대학과 그 구성원 그리고 국민들에게 공신력을 가지려면 평가의 기준과 방법이 엄정하게 정립돼야 한다. 이 기준과 방법이 아주 엄정하게 설정되지 않으면, 올바른 평가를 기대할 수 없다. 이현령비현령이 되어 타당성, 객관성, 공정성, 신뢰성 등을 담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학생, 학부모를 비롯한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없고 그저 평가를 위한 평가에 그치고 말 수 밖에 없는 절름발이 대학평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14회 서산 전국 마라톤대회 취재기 4월 12일(일) 제14회 서산 전국마라톤 대회에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 1,2,3학년 3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고3 학생도 100여명이나 참가해 주위의 이목을 끌었다. 입시전쟁에서 잠시 비껴서 이 날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모두 열심히 달렸다. 서령고에서는 1학년 9반 오해성 군이 학생부 1위를 차지했고, 다수의 학생들이 순위권에 들어 한과를 선물로 받았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정화 봉사활동도 실시했다. 달리기에 지쳐 힘들 법도 했지만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 주변사람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다.
청소년기는 외모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시기이다. 체중이 비만인 소아청소년은 우울증, 자존감 저하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기에 부모는 자녀 정신 건강도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 비만인 아이들은 또래 관계에서 위축되고 아이들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본인의 체중과 관련된 부정적 반응이 많아지면, 또래 집단에 노출되는 상황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친구들 속에서 문제 해결력이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가 줄어든다. 대인 관계의 기술을 발전시키기도 어려워진다. 또 사회적 고립, 놀림, 체중과 다이어트에 대한 또래의 압박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결국 등교를 거부하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인간발달 단계에서 초등학교 중급 학년 이상이면 자기 몸에 대한 스스로의 이미지가 형성된다. 성인은 비만으로 우울증이 오면 식욕이 떨어지지만, 아이들은 더 먹는 경향이 있어 비만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비만인 여학생의 경우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스스로 뚱뚱하다’고 느끼는 청소년기 여성은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함께 2012년도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에 참여한 고등학생 3만6889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체형 인식과 우울증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학생은 주관적 비만 인지 여부와 우울증의 연관성이 없었다. 하지만 여학생의 경우 자기 체형을 비만으로 생각하는 경우 우울감 경험의 위험이 자신의 체형을 정상으로 인지하는 여학생보다 26%포인트나 더 높았다. 이의 해결을 위해 아이들이 스스로 당장의 식욕을 통제하는 자기조절 능력과 만족 지연 능력을 향상시키도록 부모의 지속적인 지도가 중요하다. 학교에서도 폭력 예방교육처럼 외모를 가지고 놀리는 행동이 나쁜 짓이라는 것을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생들이 자발성을 가지고 학교 스포츠 클럽활동이나 체육활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심리적으로 지원하는 노력이 뒷따라야 할 것이다.
교총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대타협기구(대타협기구) 활동을 주도한 데 이어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실무기구(실무기구)에도 참여해 본격적인 협상 투쟁에 나선다. 아울러 장외 투쟁도 병행해 바른 개혁을 위한 전방위 활동 수위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연금 특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안양옥 교총 회장 등 공무원단체 3인을 포함한 9명의 위원으로 실무기구를 운영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실무기구 참여를 기점으로 교총은 협상과 투쟁, '양동' 전략으로 공무원연금 개악을 막아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실무기구 활동을 통해 교직의 특수성을 반영한 연금 협상에 나선다. 안 회장은 “연금 개혁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교원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교직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인사정책적 개선방안을 작성해 정부와 여야 지도부, 국회 특위 위원 등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실무기구 참여를 통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교원의 인사정책적 배려와 개선도 이뤄내는 교두보를 마련할 방침이다. 안 회장은 "인사정책적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와 여야 지도부, 국회 특위 위원 등에 전달하고 관철 활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전국 17개 시도교총을 중심으로 지역별 집회와 기자회견도 연다. 지역 교원과 연대해 특위위원 방문 활동, 문자·이메일 의견 개진 등 압박 활동도 전개한다. 공무원을 세금 도둑으로 호도하며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려는 정부를 향한, 45만 교원의 투쟁 의지다. 안 회장은 “공무원연금 구조를 무너뜨리는 구조개혁은 직업공무원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면서 “이같은 일방적인 연금 개악은 향후 5년 뒤 다시 되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특위는 9일 인사혁신처가 연금 재정추계 분석결과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정부, 여당 입장에 힘을 싣는 편파 분석"이라며 반발, 개회 1시간 30분 만에 정회했다.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도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합의정신을 파기하고 국민을 호도한 인사혁신처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의원 11명이 6일 발의한 ‘농어촌교육특별법’에 대해 교총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교총은 “이번 법안은 소규모학교 지원을 명문화 하고 교육부 장관이 농어촌교육 지원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학생의 교통수단 지원은 물론 교직원의 근무여건 개선책까지 포함하는 등 농어촌교육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 내용이 담겨 있어 크게 환영한다”고 전했다. 윤재옥 의원이 대표 발의한 농어촌교육특별법은 지난 1982년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반대하고 교육지원책을 마련, 소규모학교 활성화를 위한 법안이다. 획일적인 통·폐합 정책은 소규모학교가 가진 교육적인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는 등 농어촌교육 발전을 해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서 비롯됐다. ▲교육부 장관은 농어촌교육 지원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 ▲국가·지방자치단체는 농어촌 소규모학교 학생의 교육 기회 보장 위해 수업료·통학에 필요한 교통수단 등을 지원 ▲농어촌 소규모학교 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적정수의 교직원 배치 ▲교직원에 대한 인사 상 우대, 연수 기회의 우선적 부여 등 근무여건 개선 ▲교육감은 농어촌 소규모학교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수업운영 방법 개발 등을 위해 농어촌교육지원센터를 설치·운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간 교총은 정부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농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추진한 데 대해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학생의 문화적 결핍현상 심화와 학력 저하뿐 아니라 교육시설·교원 수 부족으로 인한 교과 지도의 어려움 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규모학교가 학교의 기능과 함께 지역평생교육센터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역 교육·문화·사회의 허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 균형 발전·귀농 정책 등 국가 시책과 연계해 소규모학교 정책 확대 ▲교수 학습 프로그램 마련 ▲교원 지원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교총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와 교원단체 등이 나서 농어촌교육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왔음에도 관련 법안들이 본회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발의된 농어촌교육특별법은 여야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힘을 합쳐 반드시 입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3일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 상견례 겸 첫 회의가 진행됐다. 5월 2일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 종료를 앞두고 촉박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실무기구가 어떤 합의안이 도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았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기본과 원칙을 무시하고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어른들의 잘못이 빚어낸 인재였다. 특히 학생안전을 무시한 선박회사의 이기심이나 항해를 책임질 선장의 무책임한 행동은 우리 모두를 경악케 했다. 그럼에도 교사들이 보여준 ‘살신성인(殺身成仁)’ 정신은 달랐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제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아끼지 않았으며,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자신의 몸을 던져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가 희생된 참 스승으로 진정한 영웅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가 1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이후 많은 학교가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을 줄였음에도 학교안전사고가 더 늘었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뿌리깊은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상이다. 학생안전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안전사고 대책은 고작 체험학습안전교육 강화 외엔 별로 달라진게 없다. 따라서 근본적인 학생안전사고 관리나 대책은 학교는 물론 운송회사, 숙박업소 등 사회 전반의 안전시스템 구축과 관리, 그리고 국민의 안전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사후약방’식이나 ‘땜질’식 안전교육으로는 근원적 사고를 줄일 수 없다. 더구나 학생체험학습을 위한 현재의 안전강화 매뉴얼은 오히려 학생체험활동을 더 위축하게 할 뿐 예방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면서도 관광산업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다시 현장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활성화하라는 교육정책은 분명히 앞뒤가 맞지 않는 전형적 탁상행정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교육 참사’다. 그래서 4월은 이들을 위한 추모기간으로 이들의 고귀한 넋을 기리는 참회의 시간이 돼야 한다. 교사와 학생들의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늘 가슴 속에 되새기고 안전을 실천하는 것이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다.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등이 지난 11일 ‘5·31 교육개혁’ 20주년을 기념해 교육현장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20년 전 문민정부가 추진한 5·31 교육개혁은 수요자 중심의 교육개혁이라고 했듯이 교육활동과 교육체제 운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았다. 자율을 위한 정책, 책무를 위한 정책,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 등을 담고 있는 5·31 교육개혁안은 우리 교육과 교육체제를 획기적으로 바꿔 놨다. 무엇보다도 교육의 과정에서 주변으로 밀려나있던 학습자들을 교육의 중심에 두는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계기가 됐다. 교육행정기관이나 학교 그리고 교원들로 하여금 보다 학습자와 학부모의 요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부응하도록 했다. 그리고 교육기관들로 하여금 확대된 자율을 향유하면서 보다 나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교육의 수월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5·31 교육개혁의 기조인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 교육체제 구축은 시대적 요구였다고도 볼 수 있다. 20년이라는 한 세대에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도 여전히 교육개혁의 논리로 작용하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수요자 중심 교육 패러다임이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학습자를 교육의 중심에 두는 것은 당연하나 그로 인한 교사들의 권위 및 교육력 약화를 걱정하는 소리도 있다. 교육기관의 자율성 확대와 그들 간의 경쟁이 학교의 서열화를 초래하는 예기치 않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책무를 위한 정책들이 교육활동과 기관의 운영을 평가에만 맞추게 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제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교육개혁의 근간이 됐던 5·31 교육개혁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공과(功過)를 정확히 짚어보고 우리 교육의 새로운 정책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노력들이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을 진정으로 교육개혁의 주체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이 모색돼야 한다.
학기 초가 되면 고입, 대입 설명회를 쫓아다니는 사람이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특목고, 평가원, 언론, 대학 등 여러 교육 관련 기관에서 주관하는 입시설명회를 다닌다. ‘미로 찾기’ 보다 어려운 현 입시제도 매번 맨 앞자리를 도맡아 설명을 듣고 연신 기록을 한다. 심지어 PT자료를 촬영하려 휴대전화를 들어 올리는 바람에 뒷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여기까지 들으면 얼핏 극성스러운 학부모의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교사의 이야기다. 현장에서 아이들의 입시를 책임져야 할 중3, 고3 담임들의 이야기다. 올해도 겨울부터 학부모님 전화를 숱하게 받았다. “선생님. ABC로 나온 절대평가의 점수가 같으면 어떻게 변별하나요?”, “자기소개서에 써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은 뭔가요?”, “이제 고1 올라가는 데 대입 제도가 또 바뀌나요?”, “대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제도가 없어졌나요?”, “학생부전형은 뭐고, 학생부종합전형은 뭡니까?”, “우리 아이는 한국사를 보나요?”, “영어 절대평가는 언제부터인가요?” 등. 이쯤 되면 머리에 쥐가 난다. 나 역시 입시 변화에 대해 아는 것이 질문해 온 학부모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부모를 가장해 입시설명회를 쫓아다니고, 거기에서 얻은 정보들을 모아 나름의 입시자료를 만들어 학부모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현실이다. 언젠가부터 정권이 바뀌면 입시제도가 바뀌는 것이 기정사실처럼 돼 버렸다. 그런데 이제는 그 주기마저도 지키지 못하는 형편이 됐다. 3월에 실시한 ‘2015년 전국연합학력평가’의 경우 고1·2·3학년 시험이 모두 다른 방식으로 치러졌다. 1학년의 경우 2018학년도 예상 수능으로 치러졌는데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 했다. 2학년은 영어를 상대평가로, 한국사를 선택이 아닌 필수 과목으로 치렀다. 한국사의 경우 대학마다 정확한 반영 지침이 없다. 예상하기로는 반영 방식이나 반영 비율이 학교마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한국사 시험 결과에 따라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를 선택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3학년도 작년 3학년과 바뀐 제도로 출제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리 입시와 밀접한 교사라 해도 이런 변화를 예측하고 분석해서 학부모나 수험생의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이 쉽지는 않다. 수험생이나 학부모님은 어떨까? 공부하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입시 제도를 이해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입시 제도를 알아가는 과정이 ‘미로 찾기’ 보다 더 어렵게 느꼈다고 한다. 교사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쉽고 공평한 제도 장기간 유지 원해 ‘입시 제도를 바꾸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자고 한 어느 교육전문가의 말도 그냥 웃어넘기지 못할 정도로 현재 입시 제도의 문제는 심각하다. 정치인과 교육당국은 교육을 왜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는지 되새겨 봐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교육을 정치 논리로 해석하는 걸 금지하도록 법을 만들고 싶다. 제발 교육을 제 편 만들기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는 일침을 여의도를 향해 놓고 싶다. 문제점들을 땜질식으로 막는 일은 이제 멈추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진정 행복해 할 수 있는 제도가 무엇인지 고민하길 바란다. 그리고 현장 교사로서 학부모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입시 제도가 정착되고, 또 오랜 시간 유지돼 더 이상 교사가 입시설명회를 쫓아다녀야 하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
교감은 정말 힘든 자리다. 선생님으로부터 치이고 위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치인다. 이들 간 서로 의견이 상충될 때는 정말 힘들다. 잠을 설칠 정도로 고민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교감이 힘든 이유다. 의견 상충 때 조정 역할 힘들어 교감이 된 첫해 학교에 부임하니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 간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한 선생님이 3학년 담임을 원하는데 교장선생님은 배정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안하길 ‘선생님을 3학년 담임을 시킵시다. 대신 제가 열심히 그 반을 챙겨보겠습니다. 3학년 부장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협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니 교장선생님께서 허락했다. 그러고 나니 교무실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선생님들의 불평이 잦아들었다. 만약 교감이 교장 편에 서서 담임을 원하시는 선생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1년 내내 잡음이 들리고 시끄러웠을 것이다. 교감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교무실 분위기를 평화롭게 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난 척 하면 안 되고 앞서도 안 된다. 교장이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교감이 협력하지 않으면 그 때부터 학교는 잘 돌아가지 않는다. 한번은 교장선생님이 야간자율학습을 위해 저녁식사를 학교식당에서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들도 학교에서 식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학생들의 급식지도를 위해서 당연히 함께 식사하는 게 도리라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아침식사를 집에서 부실하게 먹고 오고 점심을 학교식당에서 먹는데 저녁만은 바깥 식당에서 먹고 영양보충을 하고 싶다는 선생님들의 의견도 틀린 것이 아니었다. 교감 입장에서 어떻게 선생님들을 설득시키고 교장선생님의 지시도 수용할 수 있을까. 역시 절충안을 찾았다. 고심 끝에 ‘교장님, 야자 감독을 하는 선생님의 저녁식사는 원하는 대로 밖에 있는 식당에서 하게 합시다. 대신 학교식당에는 저와 1·2·3년 부장님이 식사하면서 학생들의 급식지도를 하겠습니다’라고 제시했다. 교장선생님이 허락했다. 그러고 나니 선생님들의 불평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교감의 역할은 더없이 무겁다. 그러나 긍지보다는 갈수록 교감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수당은 10여 년째 제자리이고, 업무추진비도 없어 사비로 충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소한 수당이라도 수석교사 만큼은 올려줘야 한다. 명칭도 교무 관리책임자로서의 책무성 강화를 위해 ‘부교장’으로 변경해야 한다. 명칭 변경을 위해 발의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조속히 진행돼야 할 것이다. 처우 개선, 부교장 명칭 변경 시급 울산외고 교장 시절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광저우시 월수외국어학교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곳에선 교감이란 명칭 대신 ‘부교장’이라 쓰고 있었다. 격상된 명칭에 걸맞게 보다 권위 있고 책임감 있게 업무를 보고 있었으며, 5명의 부교장들은 서로 역할을 분담해 학교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교감을 거치지 않은 일부 교장선생님의 경우 교감에게 무조건 지시만 내리고 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매정하게 평가한다. 하루라도 교감을 해보지 않고 교감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 하면 안 된다. 어깨 움츠린 교감의 가슴이 펴져야 한다. 이해와 공감이 절실하다.
“기초·인성 교육 하자던 그 다짐 떳떳이 실천한다 말할 수 있나” 희생 교원 추모행사 곳곳서 열려 지난해 4월16일,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들이 여전한 요즘인데 어느덧 1주기가 됐다. 안산 단원고 2학년 현장은 아직도 지난해 그 때 그 시간에 멈춰져 있다. 2학년 교실과 2학년 교무실은 주인 없는 그대로다. 교육현장도 마찬가지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안전에 대한 의식이 고취됐지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듯하다. 수학여행을 소규모로 한 것 이외 별다른 대책은 없고, 여전히 실질적인 정책이나 대책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는 게 현장 교원들의 목소리다. 대전시 A교육지원청 장학사는 “공문에 의한 지시보다 실질적인 지언이 더 절실한 상황”이라며 “여행자보험 의무화, 안전지도사 탑승 등을 공문으로만 지시했지 그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예산의 지원은 전무, 학부모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참사 이후 한동안 땜질식 대책만 쏟아내더니 이후 장기적인 계획은 사라진 상황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안전에만 매몰돼 더욱 중요한 기초, 인성교육은 물론 창의적인 교육마저 놓치는 게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기초, 인성교육이 강화돼야 사회 전반적으로 정의를 지키고 사명을 다하는 의식이 높아지므로 더욱 굳건한 사회 안전망이 구축된다는 설명이다. 서울 B중 교사는 “좀 더 창의적인 도전적인 인재를 만들어야하는 과제가 아직은 우리에게 남았는데, 자칫 움츠리게 되는 계기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자유롭게 하는 시스템의 전환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 C고 교사는 “너무 형식적인 수사만 난무하는 상황”이라면서 “사회의 제도나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를 교원들에게 넘기고 대책을 수립하라는 것이 우습다”고 지적했다. 이어 “솔직히 학교 안전시스템이란 거창하지도 복잡하지도 않다”며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을 희생하며 헌신하는 공직자나 세월호 소유 회사 직원들이 있었다면 이런 저런 대책이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故 남윤철, 최혜정 등 세월호 참사 때 제자를 살리고 죽음을 택한 영웅들에 대한 추모도 잊지 않았다. 초중등 교사, 관리자 모두 한 목소리로 “진정한 스승이의 모습은 헌신과 희생을 알려주고 떠난 선생님들, 제자들 곁을 꿋꿋이 지킨 그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교단에 서 있는 그날까지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해 성심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최근 국내외 기관에서 이들에 대한 추모와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국가에서도 다소 신경써줘야 한다는 주문도 높다. 미국 ‘포 채플린스 메모리얼 파운데이션’은 지난달 한국인에게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골드메달을 최혜정 단원고 교사에게 수여했고, 국민대는 졸업생인 남윤철 교사의 이름을 딴 ‘남윤철 강의실’을 만들어 8일 유족들을 초대해 명명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남 D여중 교사는 “해당 교원들에게는 특별훈장과 메달을 주고 선생님들의 추모비를 건립해야 한다”고 했고, 서울 E초 교사는 “사이버 추모관이라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로는 정치인, 정치교육감들의 교원 격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현 상황에 비춰 ‘가만히 있으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경기 F고 교감은 “제자들을 위해 목숨을 거는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고도 교사들을 범죄 집단으로 몰아가는 촌지대책으로 사기를 꺾고 있다”고 했다. 서울 G고 교사는 “그들이 나서봐야 쇼일 뿐, 연금·촌지대책으로 인해 교사에 대한 공격이나 하지 않으면 된다”며 “일시적으로 위해주는 척하다 뒤통수나 치지 말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