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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김현숙 의원 대상 중 73.4%가 교원 특정직군에 과도한 부담 새정연 “신규자 30년 부어도 93만원 노후소득 박탈이 개혁인가” 공무원연금 개정 국민대타협기구 구성을 합의했던 여․야가 연금법 개정 추진을 놓고 다시 한 번 충돌했다. 15~16일 이틀간 열린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새누리당은 야당의 공식적인 대안 제시와 논의 시작을 촉구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군사작전식으로 처리하려는 정부와 여당의 속도전을 경계했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일부 언론에 공개된 새정치민주연합 추진안 중 최고상한액 설정에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을 보면 최고상한액을 297만원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300만원 이상 수급자 중 73.4%가 교원이라는 점에서 불합리한 안”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최고 상한액을 설정하고 나머지를 어떤 식으로 보상하려하겠지만 이는 결국 특정한 직군에 과도한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위험한 생각”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무원연금 개정안 재설계를 촉구했다. 반면 김 의원은 “새누리당의 안은 기본적으로 기존 수급권을 인정하고 개정 이후에 낸 만큼 돌려받는 것이 기본 골자로 신규의 경우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퇴직수당도 민간기업 수준으로 올리는 국민눈높이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알려진 새정치민주연합의 추정안을 보면 소득대체율을 45%로 하고 기여율을 9%로 하는 등 재정안정화 기능이 낮은 안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인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을 비판하며 맞섰다. 16일 2일차 긴급현안질문에 나선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무원은 (일반기업에 비해) 임금과 교섭권에서 제한 돼 있는데 민간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돈을 받으면 공무원에 대한 시민권적 제약 근거가 사라진다”며 “연금 개혁이후 노동3권과 정치적 참여를 보장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 김성주 의원도 “공무원연금은 ▲적정 노후소득 보장 ▲연금의 지속가능성 제고 ▲사회적 연대 완성이라는 3대 원칙을 기준으로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며 “군사작전하는 것처럼 공무원금 개혁을 추진한다면 후유증이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연금 평균 가입기간은 15년 11개월로 평균 38만원을 수급하지만 개혁안대로 하면 2017년부터 근무하는 공무원은 30년 납입해 93만원을 받게 된다”며 “현재 173만원에서 크게 줄어드는 것인데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게 개혁하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물었다. 특히 김 의원은 주요국 공무원연금 비용부담을 보여주며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부담비율이 공무원대비 1.8이지만 주요선진국들은 5.0~8.0에 이르고, 독일의 경우 전액 정부가 부담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이같은 의원들의 질의에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금 상태로 가면 앞으로 20년 후 200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생겨 국가 재정파탄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를 만들기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며 “공무원 사기진작과 관련해 승진, 근무환경 등에서 인사혁신처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교총 제4차 현장교원회의…속도보다 방향 강조 최근 논의되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정 논의에 교원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돼야 한다는 요구가 교육계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오래 내고 많이 내는 교원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공무원 연금 상한제에 대해서는 절대 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은 17일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제4차 공무원연금 개정 대응 현장 교원회의’를 열고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정관련 움직임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서울의 한 중등 교사는 “지금 야당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추진하는 안에는 연금 상한을 두고 하위직 일반직들을 보호하려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교원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며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297만원의 상한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서울의 한 초등 교원도 “교원은 대부분이 20대에 입직하고, 이직률도 낮아 거의 33년의 납입기간을 채우는 편”이라며 “야당안대로 할 경우 연금 상한에 걸리는 공무원 중 75%정도가 교원이라는 보도를 본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여야가 합의한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교총이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해 새누리당사 앞에서 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자리는 교원의 특수성이 반영된 교총의 입장을 만들고 다듬는 토론회가 되길 바란다”며 “교총이 요구한 대로 국민대타협기구가 만들어진 만큼 오늘 나온 현장의견이 여러 절차를 거쳐 법안에까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총 18일 논평을 내고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연금 상한 설정이 아니라 소득상한의 하향조정을 통한 합리적 연금 설계를 주문했다. 교총은 “인위적인 연금상한제 도입은 봉직기간이 긴 교육직 등 특정 직군에 대한 고통분담 쏠림을 유발해 공직 사회 내 직군 간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크고 세계적으로도 직역연금은 소득비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대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식적으로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세계적으로도 직역연금은 소득비례원칙에 따르기 때문에 연금 상한과 소득재분배 기능이 없다”며 “연금 상한 기준인 297만원도 공무원연금과 관련없는 국민연금 가입자 월평균 소득의 1.5배를 기준으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인위적인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4일 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교총 대표단과 간담회에서 상한제 도입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검토하고 있는 안에 297만원 상한액이 설정돼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여러 가지 검토안 중 하나”라며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당론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언론에서는 이를 기정사실화 하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연금액 상한제를 도입할 경우 재정완화에도 도움이 안되는데다 재산권 침해 우려가 있다”며 “특히 정년과 봉직기간이 긴 교원들이 고액연금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특정 직군에 부담을 주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대규모 명퇴대란의 원인 중 하나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원들의 감정소진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교육부의 ‘교원치유지원 사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부산‧대구‧전남교육청과 서울성북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교원치유지원 사업을 시범 운영했다. 이후 각 시‧도의 성과보고서를 분석하고 희망 교육청 3곳(경기, 광주, 충북)의 추가 신청을 받아 지난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체험중심 교원 치유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이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홍보 부족, 예산 부족, 교육청 운영에 대한 교원들의 불신 등으로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교육부 예산은 기존 4개 교육청에 3억 원을 지원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7개 교육청에 2억4000만원을 지원해 교육청 당 7500만원에서 3400만원 꼴로 축소됐다. 그나마 내년 2월 이후에는 예산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일뿐더러 재정악화에 따른 삭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치유 지원 사업은 당장 실시하지 않는다고 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사안이 아니다 보니 한정된 예산 때문에 매번 다른 급한 사업에 밀리는 것 같다”며 “운영을 강제할 수도 없어 희망 교육청의 신청을 받아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영 형태를 살펴보면 시‧도 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캠프 형태의 힐링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일회성 체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전남, 광주 등은 지역 병원과 MOU를 맺거나 교육청 안에 지원센터를 두고 교원들의 신청을 받아 1:1 상담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원하는 교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기에는 시설, 인력,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시스템을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까닭에 도움이 필요한 교원들이 신변이 드러날까 우려해 이용 신청을 꺼린다는 것이다. 경기의 한 중등 교원은 “교육청에서 이런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혹여 소문이 나거나 문제 교사로 낙인찍힐까 우려 된다”며 “교사들이 이런 제도를 찾아 접근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서울의 한 초등 교원도 “학교에서도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하는데 교육청 도움을 받는다고 크게 달라질지 의문이 든다”며 “내실화 하려면 교육청이 개입되지 않은 형태로 민간기관에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교권보호지원센터는 교육청 내에 소재해 있어 교원들에게 문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1:1 상담은 신청자가 원하는 장소로 가지만 이용자가 많지는 않다. 센터 상담사는 “우려와 달리 막상 이용해 본 교원들은 굉장히 만족스러워 하고 연장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도 많다”며 “비밀 보장이 철저하게 이뤄지는데도 혹시 모를 걱정 때문에 망설이는 교원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교원들에게도 우울‧직무 스트레스 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고 심각한 문제가 있어야만 상담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식을 심어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담 인력의 부족과 상담사 대부분이 계약직이라 안정적인 운영이 어려운 점도 지적됐다. 그는 “교원들이 마음을 열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상담사들의 잦은 이동으로 지속적인 치료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홍보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의 한 중등 교원은 “교육청에서 일선학교에 공문을 시달했다고는 하나 워낙 공문이 많아 기억이 안난다”며 “대부분의 교원들이 이런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제도가 정착되려면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치료는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병원이 교육청에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의 운영과 인사상의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충분히 알리는 등 교육청 개입을 최대한 배제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현장은 그간 지식 위주의 교육으로 왕따와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등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이제 사회와 군대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2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과 최근 발생한 윤일병 사망 사건은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동일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학교뿐만 아니라 군대에도 인성교육이 필요합니다.” 안양옥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상임대표가 16일 전남 장성 육군포병학교에서 교관 50여 명을 대상으로 인성 특강을 실시했다. ‘목숨 걸고 기본을 지키면 그 기본이 목숨을 지킨다’를 주제로 실시된 이날 특강에서 안 회장은 “군이 최후의 교육기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의 학력 관리뿐 아니라 인성관리까지 학교와 군대가 서로 연계해야 한다”며 생활기록부 자료를 군대에도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군 간부들이 관심사병으로 분류된 인원에 대한 초‧중‧고교 생활기록부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 효율적인 파악과 지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 회장은 이어 “개개인의 힘을 하나로 묶는 것이 바로 ‘전우애’인데 개인의 인권만 너무 강조하면 전우애를 구축하는 응집력이 저하되므로 인권과 의무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성이 잘 형성되면 인권은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3년 전 새 학기 첫날, 5학년 담임으로 아이들과 정겨운 인사를 나눌 때의 추억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다들 어색해서인지 조용히 자리를 찾아 앉는 가운데 유독 활발하고 씩씩한 여자 아이가 눈에 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목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 소리와 덩치만으로는 영락없는 남자아이였다. 성격이 활발하고 붙임성도 좋아 ‘참 바르게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표를 썩 잘하진 못했지만 수업시간마다 손을 높이 들고 무언가를 말하려 애쓰는 모습도 대견했다. 어느덧 한주가 지나고 아이들과 이제 막 적응을 하려는 찰나 사서선생님이 느닷없이 방문해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선생님 반에 소연(가명)이라는 아이 있죠?” “예, 우리 반 맞습니다.” 사서 선생님은 조금 흥분한 듯 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아이가 도서관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서랍 안에 있던 지갑을 훔쳐 십 만원가까이 되는 돈을 다 써버렸더라고요. 일단 타이르긴 했는데, 선생님도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요.” 쉽게 믿기질 않아 일단 죄송하다고 말씀드린 후 아이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사서선생님 지갑을 몰래 훔쳐 돈을 여기저기 쓰고 다니다 다른 반 친구에게 들킨 상황이다. 만난 지 얼마 안됐지만 첫인상이 누구보다 좋던 아이인데 도둑질이라니. “선생님, 고치려고 했는데 예쁜 물건이나 돈을 보면 가끔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어요. 앞으로는 훔치지 않을게요. 그리고 엄마한테는 이야기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려요.” 잘못을 뉘우치나 싶더니 도리어 부탁까지 하는 모습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래도 아이의 도벽을 고치기 위해선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차분하게 대화하며 믿음을 심어줬다. 그리고 나서는 작년 담임을 찾아가 아이에 대해 도움을 구했다. 선생님은 진작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아이가 도벽증상이 있다고 했다. 친구들 물건에 종종 손을 대 야단도 치고 걱정도 많이 했단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워하기에 이유를 묻자 혼자계신 어머니가 투석중이라 거동이 불편해 병간호와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무턱대고 혼내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운 것 같기도 했다. 엄마한테 알리지 말아달라는 아이의 간곡한 청 또한 소중한 약속이자 마음을 열게 하는 신뢰라 생각해 고민 끝에 지키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도 잠시, 어느 날 친구 두 명을 꼬드겨 학교에 오지 않고 방황하며 놀다가 학교근처에서 발각됐다. 사고가 나지는 않았는지 걱정돼 쉬는 시간에 아이를 찾아 교문 밖을 나서는 순간 소연이 비슷한 아이가 도망치기에 뒤따라가 붙잡았다. 다신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교직생활이래 이리 긴 3월은 처음인가 싶더니 또 다른 폭풍이 몰려왔다. 2학년 1반 선생님이 찾아와 소연이가 반 아이에게 작년에 준 5만원을 안 갚는다며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예전에 오만원을 줬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기도 하고 돈도 필요해서 달라고 얘기했어요.” “작년에 준 돈을 다시 달라고 하면 되겠니? 작년에 오만원이나 되는 큰돈은 어디서 났어?” “오래 돼서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훔친 돈 같아요. 그 때는 아무생각 없이 줬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아까워서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아는지 손을 비비꼬며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뗐다. “동생에게 무섭게 굴어 죄송해요. 그냥 준 돈인데, 제가 심한 것 같아요. 잘못했어요.” 소연이한테 ‘죄송해요’, ‘잘못했어요’라는 말만 몇 번 들었는지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일주일 후, 급식지도를 마치고 오후 수업준비를 하고 있을 때 반 아이 몇 명이 교실 문을 쾅 열어젖히며 다급하게 외쳤다. “선생님, 화장실에서 담배연기가 나요. 빨리 가보세요.” 아이들의 이야기가 무섭게 화장실에서 담배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소리치자 아니나 다를까 소연이다. 갑작스런 선생님의 등장에 얼마나 놀랬는지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하늘이 노랗고 앞이 캄캄한 건 나였다. 한숨소리만이 화장실 안을 가득 메웠다. “소연아, 언제부터 담배를 피웠니?” “작년에 호기심에 몇 번 피웠어요. 5학년 올라와서는 처음이에요.” 요즘 초등학생들도 담배를 피운다고 뉴스에서 보기는 했지만 설마 우리 반 아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도벽에 담배에 도대체 어디부터 어떻게 지도를 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래도 일단 다른 잘못과 연계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될 것 같아 각종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며 금연교육으로만 몇날며칠을 보냈다. 아이를 믿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방법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차라리 선도위원회를 열어 강하게 처벌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그러나 나름 지속적인 대화와 관심의 결과인지 같은 잘못을 반복해서 저지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조금의 위안은 됐다. 3월과 4월의 사건들이 5월을 시샘이라도 하듯 잠잠한가 싶더니 이번에도 거의 토네이도 급이다. 하교 길에 돈 좀 빌려달라고 했는데 가진 돈이 없자 3학년 아이 두 명을 한대씩 때렸다고 한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소연이와 마주앉게 됐다. 한 참의 침묵이 흐르고 변명이라도 하려는 듯 작고 힘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친구들이 맛있는 음식을 사먹는 게 부러워 저도 모르게 그랬어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을 이어가는 아이를 보자 옛 생각이 났다. 어릴 적 가난으로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고 항상 친구들을 부러워해야만 했던 모습이 떠오르며 아이를 대하고 있는 내가 경찰이 아닌 교사라 정말 다행스러웠다. 2학기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와 그 주변의 일상은 너무나 평온하고 잔잔했다. 아이에게 심어준 작은 믿음의 씨앗이 희망의 열매로 자라난 덕분일까. 친구들도 하나 둘 마음을 열었다. 이제 소연이는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는다.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친구들을 놀리거나 때리지도 않았다. 소연이의 달라진 모습에 가끔은 어리둥절했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년말에는 기초부진도 당당히 벗어났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학년 초보다 평균이 20점이나 향상됐다. 더 큰 감동은 ‘사이버청정 실천수기’ 학교 공모전에서 최우수로 입상한 일이다. 소연이가 컴퓨터를 너무 좋아해 폭력의 원인 중 게임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중독예방프로그램을 적용해 1년 동안 함께 노력했다. 그리고 방송실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천수기를 낭독할 때의 장면은 아직도 기억 속에서 잊혀 지질 않는다. “4학년 때까지 컴퓨터 게임밖에 몰랐는데, 5학년 올라와서 꾹 참았어요. 이젠 게임을 완전히 끊었습니다. 나를 망가뜨렸던 컴퓨터 게임이 너무 싫어요.” 순간 마음 속 감동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쳐 울컥 눈물이 쏟아지려는 것을 억지로 숨겼다. 소연이는 그 어떤 진귀한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내면의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투석중인 어머니 병간호도 어찌나 열심히 하는지 말썽만 피우던 소연이의 과거는 아이들의 기억 속에서 흐릿해진지 오래다. 이젠 효녀 소연이로 기억될 뿐이다. 함께한 일 년도 금세 지나고 다음해 6학년이 돼 다른 반 아이로 만났다. 가끔씩 복도에서 스쳐 지날 때마다 얼마나 기특하고 사랑스러운지. 5월 시장표창 모범어린이를 추천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우리 반은 아니지만 6학년 선생님들에게 소연이를 추천했다. 소연이의 놀라운 변화에 담임선생님은 물론, 다른 반 선생님들도 적극 공감해 줬고 결국 시장표창을 받게 됐다. 모범어린이로 거듭난 소연이가 대견했고 힘든 나날이었지만 희망의 날개를 본 것 자체로 행복하다. 폭력과 상처 또한 믿음으로 꼬옥 감싸면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아이들도 희망의 날개를 활짝 펴고 훨훨 날아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더욱 힘을 내본다. 소연이는 학교에서 장학금까지 받으며 무사히 졸업을 하고 중학교에 진학해 그 누구보다도 성실히 생활하고 있다. 믿음의 둥지에서 희망의 날개를 활짝 펼쳐 보이며….
얼마 전 모임에서 우생마사(牛生馬死)의 이야기를 들었다. 글자 그대로 하면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아마도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것인데 요즘 같이 흉흉한 세상에 하나의 처세술도 됨직하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일까? 평상 시와 위급 시 처세방법이 달라야 함을 가르쳐 준다. 평상 시에는 자기의 본성대로 해도 된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이거나 자기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상황이 아닌 곳에서는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평상 시처럼 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고 만다. 아주 커다란 저수지에 말과 소가 동시에 빠지면 둘 다 헤엄쳐서 나온다. 그런데 말의 헤엄 속도가 훨씬 빨라 거의 소의 두 배의 속도로 헤엄을 친다고 한다. 네 발 달린 짐승이 헤엄을 잘 치는 것은 신기하기만 하다. 그런데, 장마기에 큰물이 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소와 말을 동시에 빠지면 소는 살아서 나오는데 말은 익사를 하고 만다. 헤엄을 잘 치는 말은 죽고 헤엄 속도가 느린 소는 살아난다는데 무슨 이유가 있을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말은 헤엄은 잘 쳐 강한 물살이 떠미니깐 그 물살을 이겨 내려고 물을 거슬러 헤엄쳐 올라가려 한다. 1미터 전진하다가 물살에 밀려서 다시 1미터 후퇴를 반복 합니다. 한 20분 정도 헤엄치다가 제자리에서 맴돌다 지쳐서 물을 마시고 익사해 버린다. 그런데 소는 절대로 물살을 거슬러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 그냥 물살을 등에 지고 같이 떠 내려간다. 저러다 죽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10미터 떠내려가다가 1미터 강가로, 10미터 떠 내려 가다가 또 1미터 강가로 그렇게 한 2~3 킬로미터 내려가다 어느새 강가의 얕은 모래밭에 발을 딛고 엉금엉금 걸어나온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그 유명한 '우생마사'이다. 교육계 고위직의 이야기다. 세상의 흐름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을 하다가는 말의 신세가 되고 만다고 한다. 급류에서 헤엄쳐 나와야 하는데 제 힘만 믿고 기를 쓰다가 그만 물을 먹고 익사하고 만다고 알려준다. 오히려 이런 때는 소의 지혜를 본받아 대세를 따르는 것이 삶의 지혜라는 것이다. 교육계를 바라다본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것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한 교육’이다. 그래서 자유학기제라는 것이 도입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은 ‘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캐치프레이즈다. 사람마다 교육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 교육계 중 전문직에서 꽃을 피우려면 약 10년은 인고의 시절을 보내야 한다고 한다. 장학사, 장학관을 포함한 연수를 계산한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을 이겨내기가 어렵다. 교육계의 수장과 철학이 맞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고역이다. 하는 일이 신바람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반항하거나 저항할 수도 없다. 어떻게 지내는 것이 현명한가? 사람마다 처신이 다를 것이다. 그는 비유를 들어 날카롭게 충고한다. 말처럼 저항하다가는 물먹고 만다고, 애써 꽃 피운 한 송이, 차가운 바람을 맞거나 기온, 습도가 맞지 않으면 금방 시들어 버린다고.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만큼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없다. 교원들은 자존심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그렇다고 곡학아세(曲學阿世)하여 출세의 밧줄을 잡는 것은 스스로에게 용납되지 않는다. 거친 풍파로 교원으로서 살기 힘든 세상이다.
산악회의 산행에 참여하면 개인여행보다 경비가 적게 들고 회원들의 유대관계도 끈끈하다. 어느 사회나 그렇듯 좋은 산악회는 남보다 폭넓게 활동하며 열성적으로 희생하고 봉사하는 마당발이 많다. 지리적으로 중간쯤에 위치해 산악회가 유난히 많은 청주에 전국 곳곳을 빠짐없이 돌아보기 위해 만들어진 마당발산악회가 있다. 12월 14일, 마당발산악회의 저도 비치로드 트레킹에 참여했다. 저도는 창원의 남서쪽 해안에서 바다 건너편의 고성, 통영, 거제를 바라보고 있는 작은 섬이다. 한국지명유래집 경상편에 '저도(猪島)는 도섬으로도 불리며 섬의 모양이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여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 육지와 저도를 잇는 길이 170m의 철제 연륙교는 손꼽히는 명승지로 일명 '콰이강의 다리'로 불린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네이버나 다음의 지도에서는 돗섬이라는 지명을 사용한다. 7시가 되자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다. 나이 지긋한 회원들이 많은 것을 배려해 회장님의 인사도 짧고 산행일정표의 글자도 크다. 나도 일정표의 글자가 커야 불편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씁쓸하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휴게소와 영산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내서TG를 빠져나온 후 다시 한참동안 지방도로를 달려 10시 45분 저도에 도착했다. 산행준비를 하고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를 카메라에 담았다. 철교 노후화로 사람만 건널 수 있는 콰이강의다리는 1987년 가설된 너비 3m, 높이 13.5m의 연륙교로 다리의 모양이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어렵게 가설된 다리가 기차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며 전쟁의 무의미함을 알려주는 영화 ‘콰이강의 다리’를 생각하게 한다. 2004년에 가설된 저도연륙교가 바로 옆에서 위용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관광객은 시계방향으로 등산객은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보는 것이 좋다.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의 모습부터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 시계반대방향으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바다위에 하얀 부표들이 떠있는 양식장을 구경하며 바닷가를 걸으면 고기고횟집과 가까운 곳에 등산로를 알리는 허수아비 이정표가 서있다. 왼쪽으로 산길을 따라가면 초입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땀을 식히며 아래편을 내려다보면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큰개에서 쉼터까지의 산길에 바닷가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가 두 곳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 하포마을과 앞바다, 자라섬과 쇠섬, 양식장과 긴섬, 바다건너편 해양드라마세트장 주변의 풍경이 멋지다. 비취옥의 빛깔과 같이 곱고 짙은 푸른색 바다를 바라보면서 이 길이 왜 비치로드인지를 실감한다. 저도의 최고봉 용두산(높이 202.7m)은 육지의 산들에 비해 높지 않고 등산로도 비교적 완만하다. 정상은 잡목이 가려 조망이 나쁘지만 평평하여 점심 먹는 사람들이 많다.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아래로 향한다. 용두산 정상에서 0.3㎞ 아래편 사거리 갈림길에 종합안내판이 있다. 이곳에서 지그재그 계단 길을 0.35㎞ 내려가면 제3바다구경길, 제2바다구경길, 제1바다구경길로 이어진다. 철모르고 피어난 진달래가 산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바다구경길은 산허리를 걸어 조망 포인트를 그냥 지나치기 쉽다. 각 바다구경길에서 50여m 아래 바닷가로 내려서야 진동면과 고성의 동쪽 해변이 가깝게 보인다. 제3바다구경길에서 가깝게 보이던 고성내산일반산업단지가 제1바다구경길에서는 멀게 느껴진다. 제1바다구경길에서 계단 길을 힘들게 0.6㎞ 오르면 삼거리 갈림길이 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산길을 0.6㎞ 내려가면 바닷가 절벽에 제2전망대, 제2전망대에서 0.8㎞ 동쪽에 제1전망대가 있다. 제2전망대는 나무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풍화작용으로 구멍이 뚫려 모습이 기괴한 바위를 만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고성과 거제, 구산면 심리의 고래머리 부분이 가깝게 보인다. 특히 전망대로 가는 해변 산책로에 정동진의 하슬라아트월드처럼 키가 작은 해송이 늘어서있어 운치를 더한다. 제1전망대에서 연륙교까지는 1.5㎞ 거리이다. 바로 앞 쇠섬과 저도연륙교를 바라보며 바닷가를 따라 평탄한 산책길을 걸으면 앞바다의 풍경이 멋진 하포항을 만난다. 마을버스가 운행되는 이곳에서 제2전망대까지 산책하는 관광객들이 많다. 길가의 바닷가에 횟집들도 있다. 2시 25분경 주차장에 도착해 과메기를 안주로 뒤풀이를 하고 콰이강의다리와 저도연륙교, 다리 주변의 바다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3시 25분 저도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서휴게소와 선산휴게소에 들르며 7시 30분경 청주체육관에 도착했다. 왕복 8시간 차를 타야하는 고충이 있지만 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구석구석 돌아보며 마당발이 되겠다는 내 삶의 목표가 산악회의 문을 두드리게 한다.
12월 17일(수) 오후 2시부터 순천동산여중 유동관에서 꿈을 찾아가는 감성 진로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피아니스트 윤효간의 '피아노와 이빨'은 음악, 영상, 이야기가 혼합된 콘서트이다. 특별한 이력을 쌓은 피아니스트 윤효간은진로를 고민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삶의 가치와 행복에 관한 메시지를 던진다. 인간에겐 누구나 알지 못하는 세계, 알고 있지만 몰랐던 세계, 알면 세상이 보이는 세계가 있다. 의 전시주제는 "상상해보시지요!"이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자 공연과 함께 전시도 펼치고 있다. 자신이 무의미하도고 생각한 적이 있는 학생들에게 자기만의 가치를 일깨우는 시간, 꿈을 찾고 용기를 얻는 시간이었다. 콘서트 중에는 우리학교의 자랑 댄스팀 '리뉴'의 공연도 함께 하여 학생들의 끼를 발휘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주)삼성토탈은 지난 11월 22일 서령고 송파수련관에서 손석원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및 가족, 해외 고객사 직원, 지역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회 행복한 김장 나눔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합작사인 프랑스 토탈에서 파견된 외국인 임직원과 가족, 중국·일본·대만 등 해외 거래선과 국내 고객사 임직원 100여 명도 초청돼 한식문화를 알리고 스킨십 확대에도 힘썼다. 삼성토탈은 이날 담근 2만 포기의 김치를 삼성토탈이 생산하는 친환경 폴리프로필렌 용기에 담아 국내외 거래선과 지역 복지재단, 소외 계층에 전달했다. 김장행사에 참석한 대만 킴홍社(오피스 가구 생산업체, 폴리프로필렌 고객사)의 애드워드 구매총괄 부장은 “김장행사가 너무 재미있어서 자비를 들여 세 번이나 참가했다.”며 “김장행사로 킴홍사와 삼성토탈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손석원 사장은 “김장축제는 직원들, 지역주민, 고객이 함께 즐기는 삼성토탈의 대표적인 축제, 화합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며 “김장행사에 참여하는 해외고객들에게 김치의 맛과 한국의 멋을 알려 한류의 세계화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상반기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KBS ‘정도전’(6월 29일 종영)이후 TV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정도전’ 같은 대하드라마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퓨전사극 따위를 보며 굳이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월~목, 토⦁일요일까지 거의 일주일 내내 밤 10시대 TV드라마들을 ‘눈썹 휘날리게’ 보던 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TV 보기에 소홀한 시간들이었다. 그런 소홀함을 벗어나게 해준 드라마가 SBS 대기획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이하 ‘비밀의 문’)이다. 9월 22일 시작, 12월 9일 24회로 종영했다. 당연히 단 1회도 거르지 않고 ‘비밀의 문’을 지켜보았다. 2회가 전국 시청률 9.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초반 기세는 그럴 듯했다. 뒤주에서 죽은 사도세자(이제훈)에 대한 ‘전향적’ 조명이란 점이 관심을 끌었다. 알려진 영조(한석규)에 대한 약점 잡힌 군주의 모습도 눈길을 잡을만했다. 이왕 있어온 사도세자 묘사는 당쟁의 희생양으로 그려졌다. 2007년 정조를 주인공으로 한 MBC 대하드라마 ‘이산’이 그랬다.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지난 봄 개봉한 영화 ‘역린’에서도 사도세자는 노론의 음모로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다. 세자였던 그가 임금이 되지 못하고 뒤주에 갇혀 죽은 건 미스터리라 할 수 있다. 사도세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사도’가 내년 개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모습의 사도세자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지지만, ‘비밀의 문’은 좀 너무 했지 싶다. 사도세자가 너무 급진적 개혁주의자라 죽음을 당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어서다. 결국 ‘비밀의 문’은 영조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자식을 벤 사건이란 인상의 드라마로 남게 되었다. 그것은 팩션이라 가능한 일이다. 가령 실록 등에 두어 줄 나와 있는 역사적 진실을 토대로 비틀어대고 버무리는 팩션의 면죄부라 할까. 기실 ‘비밀의 문’은 사도세자가 부왕에게 사사건건 자기주장을 야무지게 펼치는 등 말도 안 되는 내용의 사극이다. 세상과 불화한, 왕조시대 세자답지 못한 인물형인 것이다. 팩션은 합법적으로 역사왜곡을 저지른다. 그것이 ‘공주의 남자’에서처럼 드라마틱한 사랑이 아니라면 심각한 후유증을 안기게 된다. 왜냐하면 재미라도 있어야 시청자들이 드라마일 뿐이란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주의 남자’나 ‘기황후’ 같은 팩션이 인기를 끄는 것도 그래서라고 보면 된다. 어쨌거나 아비의 원수를 갚아야 할 정조때 편찬된 영조실록은 “세자가 10세 이후 학문에 태만했고, (정신)병이 생겨 궁녀와 내시를 죽이고 후회했으며, 기녀와 함께 절도 없이 유희했다”고 전하고 있다. 바로 팩션의 맹점이다. 최근엔 사도세자가 양극성 장애(조울증)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서울아산병원 정신의학과 교수텀의 연구논문에 의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비밀의 문’은 팩션이 아니다. 두어 줄짜리일망정 역사적 진실의 그림자조차 비치지 않고 시종일관 백성을 오로지하는 ‘군주연하는’ 세자로만 그려졌으니 말이다. 초반 기세와 달리 시청률 5%대에 머물렀던 건 그 때문이 아닐까. 사도세자의 백성을 오로지 하는 민본, 개혁정치 등이 어떤 공감대나 카타르시스를 주지 못한 것. 세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군주가 되었을 때나 할 수 있는 일들을 밀어붙이는 전개가 패착을 낳은 것이지 싶다. 어찌 할까. 역사왜곡에 재미없음까지 더해졌으니! 무릇 팩션이란 MBC ‘기황후’, KBS ‘공주의 남자’에서 보듯 재미라도 건져야 역사왜곡까지도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임을 깜박했나보다. 그 동안 이렇다 할 히트작을 거의 내지 못한 SBS 사극의 한계라면 지나친 억측일까?
- 학교발전기금 100만원 쾌척 -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에서 사서도우미로 봉사하시던 어머님들께서(회장 김정미, 3학년 유용진 母, 사진왼쪽에서 두 번째) 학교 발전기금으로 100만원을 쾌척해 주셨다.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는 연말에 학생들의 독서 활동에 활용할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기증한 것이다. 이분들의 학교에 대한 뜨거운 애교심이 주변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참고로 서령고 학습지원센터는 지역 인재들이 모여들어 향학열을 불태우는 배움의 터전으로 학생들의 이용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 요인에는 독서 관련 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도서관 활용 수업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학부모님들의 사서도우미 역할이 크다. 해마다 학년 초에 열 분의 학부모 사서도우미의 지원을 받아 요일별로 번갈아 가며 일과 시간 중 대출·반납 업무 및 서가 정리와 도서관 보수, 환경 미화 작업 등에서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학습지원센터에서는 매년 1,500여만 원 정도의 신간도서를 새로 구입하여(정기 간행물 구독 11종) 현재 대략 30,000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학생 편의 시설로는 복사기, 검색 및 자료 입력용 컴퓨터, 스캐너, 프린터기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순천동산여중 학생 20명은 김효신 선생님의 인솔로 12일(금)오후부터 14일까지 동계 스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스키캠프를 강원도 휘닉스파크에서 실시하였다. 이번 실시한 스포츠 체험학습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평상시 체험하기 쉽지 않은 프로그램을 주말을 이용하여 실시한 것이다. 이외에도 순천동산여중은 여학생들의 건전하고 건강한 스포츠 활동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하여 우리나라 정상급 프로 선수들이 뛰는 배구체험 학습 2회, 광양에서 개최된 전남드래곤즈와 인천과의 축구경기, KCC와 담배인삼공사 팀이 벌인 농구경기와 기아타이거즈와 한화의 야구 경기 2회 등 많은 관람을 통하여 스포츠의 즐거움을 체험하였다. 이번 스키캠프에 참가한 3학년 김현지 학생은 “우리 학교가 아니면 감히 즐길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가끔 TV에서 스키타는 모습을 보면 쉽게 보였다. 왕초보였지만 ‘A’자를 유지하면서, ‘S’자로 스키를 타보니 마음이 뿌듯하였다. 아쉽게 시간이 부족하여 스노보드는 못 타봤지만 누가 겨울 스포츠를 하자고 요청하면 자신있게 잘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와같은 활동의 전남도교육청이 지원한 외부 체육 시설이용료 등 예산 지원을 받아 실시한 것이다. 앞으로도 순천동산여중은 겨울 방학을 맞이하여 승마체험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도 전개할 예정이다.
국회 경제민주화포럼 공무원연금 토론회 우리나라 공무원연금 정부부담률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으며, 공무원과 정부 연금 부담비율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공무원이 훨씬 불리하다는 통계가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됐다. 또한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포함된 정부재정투입, 수익비 등 관련 자료가 왜곡돼 있거나 과장돼 있어 정확한 판단 근거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경제민주화포럼 주최 ‘공무원연금 논의의 문제점과 합리적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정부․여당의 일방통행식 공무원연금 개정에 우려를 표하며 사회적 합의를 통한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공무원인사제도 발전과 공무원연금제도의 공적 특성’을 발표한 진재구 한국인사행정학회장(청주대 교수)은 논의의 근거가 되고 있는 각종 통계자료들의 오류에 대해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진 회장은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재정 투입에 관련한 많은 정보가 왜곡 돼 있다”면서 “공무원연금 수익비나 소득대체율, 기타 편익이 국민연금에 비해 높다는 주장 역시 허구”라고 지적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2016년부터 2027년까지 총 93.9조 원의 정부보전금이 투입되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 현재 공무원연금 정부 부담비율은 7%의 정부부담금에 정부보전금 3.4%를 포함해도 10.4%수준으로 프랑스 62.1%, 독일 56.7%, 미국 35.1%, 영국 21.3%. 일본 17.8%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특히 각국 공무원 연금 중 공무원부담을 1로 했을 때 정부 부담을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는 1:1.8인데 비해 일본은 1:2.2, 미국은 1:5.0, 영국은 1:6.0, 프랑스 1:8.0이며 독일의 경우 공무원 부담이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 회장은 공무원연금의 퇴직수당이 민간기업종사자의 퇴직금(퇴직연금)에 비해 6~39%수준인 점을 강조하며 ‘공무원연금+퇴직수당’과 민간기업종사자의 ‘국민연금+퇴직금’을 비교할 경우 별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2010년 이후 입직자의 경우 국민연금 수익비가 3.1배로 공무원연금 2.9배 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무원연금 평균소득대체율은 57%로 국민연금 평균소득대체율 30% 대비 1.9배에 많지만 이는 평균기여금이 48만2000원(기여율 14%)으로 국민연금 평균기여금 19만8000원에 비해 2.4배나 많기 때문이라며 공무원연금이 결코 유리한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여당의 공무원연금 개정 논의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돼 있고, 국민과 공무원간 갈등을 유발하고 있으며, 인사정책적 공무원연금의 특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 진 회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협의를 통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들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한 이른바 2+2회담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정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구성에 합의하면서 공무원연금 개정 논의가 정치권에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합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은데다 개정시한 타협기구의 성격 등에서 이견이 많아 순탄치 않은 정치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당사자인 한국교총 등이 참여하고 있는 공적연금강화를위한공동투쟁본부(공투본)도 양당간 합의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빅딜 아닌 스몰딜=2+2회담 전부터 양당은 공무원연금개정 논의와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국정조사를 빅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양당은 협상과정에서 교총 등 공투본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공동으로 정부·여당에 요구했던 공적연금합의기구에서 공무원연금만 논의 대상으로 좁혔고, 사자방에서 4대강 국정조사는 제외하는 식으로 합의를 도출했다. 공무원연금 개정과 관련해 국회 특위를 두고 여야가 협상을 하는 한편 공무원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국민대타협기구’를 연내에 구성해 투 트랙으로 논의를 하기로함으로써 의사결정 주체는 국회에 있어야 한다는 여당과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야당 입장이 동시에 반영됐다. 이번 협상과 관련해 공무원연금 논의를 연내에서 시작했다는 것이 여당의 성과라면 국민적 합의기구를 관철시켰다는 것은 야당의 성과라는 평가다. ◇국민대타협기구 성격이 핵심=여야 간 합의를 쉽게 하면서 각론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점에서 과정은 험로가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국민대타협기구의 성격이 모호한데다 여야 간 처리 시한에 대한 온도차가 있다. 여당은 두 기구를 동시에 진행해 법안처리를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국민대타협기구에서 합의된 안이 나오면 이를 국회 특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교총 등 공투본은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정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자체에 불만이 많은 상황. 교총 등 공투본은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을 비롯해 국민연금까지 포함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기구를 요구했지만 이번에 정치적으로 합의 된 것은 공무원연금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공투본 관계자는 “이번 여야 합의가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사회적 논의 포기 선언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공적연금 전반에 걸친 합의기구라면 적극 참여하겠지만 지금 여야 합의안대로라면 공투본 참여는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투본 17일 국회의원 항의방문=공투본은 여야 합의 직후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이 지속적으로 거부해 온 이해당사자 참여 배제를 벗어나 참여 채널이 열린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국민연금,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일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김무성 교총 정책본부장은 "이번 국민대타협기구 구성은 교총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새정연비대위원장과의 정책간담회를 통해 관철시킨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교직특수성 반영 등 바른 개혁을 위한 세부적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공투본은▲국민대타협기구가 실질적인 대타협을 이끌어내 내는 기구가 될 것 ▲의제를 공무원연금 뿐만 아니라 공적연금 전체로 할 것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시 17일 공투본 참여 단체가 국회의원을 항의방문을 하는 '행동의 날'을 전개할 예정이다.
지난 5일 ‘미래인재육성을 위한 직업교육에서의 산학협력강화’라는 주제로 한국상업교육학회, 대한상업교육회, 전국가사·실업계고교장회, 전국공고교장회, 한국가사·실업교육학회, 한국직업교육학회 등 12개 직업교육관련단체가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진학보다 취업률 높아져 이 자리에서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전문대와 산업체 간 산학협력강화 등 주요 직업 교육기관의 산학협력 방안이 제안되고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현 정부는 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취업중심 직업교육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취업률(44.2%)이 진학률(38.7%)을 앞질러 2001년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비율이 역전(교육부 2014.4.1 기준)됐다. 중등 단계 직업 교육기관에서의 산학협력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논의가 됐다. 성공적인 산학협력은 어느 한쪽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산·관·학 협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들이 ‘윈-윈’ 할 수 있는 협력이 이뤄져야 실효를 거둘 수 있고 또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유관기관, 산업체와 협력을 체결해 시설지원, 장학금, 교사 및 교수의 연수 등 도움을 받는 것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학생 취업을 보장받는 것이다. 산업체 입장에서는 직업교육기관과 산학협력을 함으로써 정부로부터 지원혜택을 유도하고 정부의 취업 장려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의미가 있지만, 역시 궁극적인 목적은 우수한 인재를 안정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공급처를 확보하는 데 있다. 유관기관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정부정책에 동참하는 실적을 위해 산학협력에 한 몫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학교와 산업체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하고 취업박람회 및 취업역량강화 사업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현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능력중심사회구현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취업률을 조금이라도 더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 고등직업교육모델의 선도국가인 독일의 경우 지자체가 중심이 돼 지역의 연구중심대학(University), 직업교육중심대학(University of Applied Science), 대기업군, 중소기업군 등과 공동으로 연구 및 고등직업 교육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산·관·학 ‘윈-윈’ 협력이 핵심 결국 학교는 이 두 파트너의 목적달성을 최대한 협조하면서 자신의 목적을 최대한 얻어내는 것에 맞춰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업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가급적 많은 기업과 산학협력을 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론에서 실무중심으로, 학교에서 현장중심으로,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의 교육을 통한 현장 적합성 높은 인재양성을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선순환 직업교육 생태계를 조성해 성인학습자가 평생에 걸친 자기계발과 지속적인 직업능력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교육현장은 물론 산업체에서 한 목소리로 요구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산학협력을 위한 조직 운영, 기업현장 적응력 향상을 위한 교육과정, 졸업생 추수지도 등의 중요성도 이런 차원에서 강화돼야 한다. 그래야 지역에서 다양한 고등직업교육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수요공급의 질적·양적 미스매치로 제기되고 있는 효율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부가 교원사기진작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한다. 생각해보자. 과연 지난 몇 년 동안 일선학교는 왜 이다지 피폐해지고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나를. 대부분의 교사들에게 무엇이 학교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는가 물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대답이 바로 ‘교원능력개발평가’와 ‘학교성과금’, 그리고 법령에 정하지 않은 ‘승진제한규정 적용’이다. 모두 교육부가 만들어낸 것들이다. 또 생색내기 그치면 교심 이반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입법초기 학교현장 분위기 개선, 노력하는 학교, 미달 교원에 대한 연수기회 제공 등을 모토로 세웠고 일정 부분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0.1~0.2% 정도밖에 안 되는 연수대상자 선정을 위해 교원의 99.9%가 매년 실시하는 이유로 2학기만 되면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격년이나 학교평가와 같이 3년을 기점으로 해 연수대상자에게 개선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고, 무엇보다 부적격 교원 선발을 찍어 내기 위한 ‘평가’가 아니라 실제적 개선을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또 학교 성과금에 대해서도 마땅히 폐지를 했으면 하는 것이 대다수 교사들의 바람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학부모단체와 정치인 등을 핑계로 대며 펄쩍 뛴다. 이러한 성과금 제도가 일정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민간 기업’이나 업무에 따라 사업역량평가를 할 수 있는 ‘일부 공공기업’ 등은 가능할지 모르나, 학교는 수량적 환산으로 서열화 하기가 어렵기에 적정치 않다. 특히 학교 성과금 제도는 ‘학교 줄 세우기’ 정책의 표본으로 이를 통해 어려운 지역의 학교는 지원자가 줄게 만들어 교육격차를 심화시키고 현장을 황폐화한 악법이 돼버렸다. 게다가 개인별 관리 소홀로 인한 불이익을 학교 전체가 받기에 이를 두고 교원들 간 불화가 조장 되는 등 그 폐해가 심각하다. ‘교원승진제한기간 과당 적용’의 경우 교육부는 사전 예고하거나 임용령 등 관련 법령의 개정 없이 승진심사기준을 인사담당자회의에 근거해 시·도교육청에 구두지침 형태로 일방 적용, 교육부 스스로 위법 논란을 자초했다. 잘못을 했으면 공무원으로서 그에 상응한 처벌과 인사 상 불이익을 받아야하지만 타 공무원 직렬에도 없고 법 개정도 안 된 상태에서 교원에게만 불이익 규정을 적용한다는 것은 헌법상 ‘평등권’을 국가기관이 침해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교원 승진 적체로 이어지고 있기에 원망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원성 정책들 과감히 정리해야 지금이라도 교육부가 교원사기진작책을 만든다니 다행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급여나 수당, 승진제도 개선 등은 법 개정과 예산문제로 인해 생색만 내다 끝내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일단 현장에서 많은 부작용이 발견된 것들을 과감히 정리해 업무를 덜어내야 한다. 그래야 교사들이 좀 더 교육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교육부는 불필요한 일을 덜어내는 것에 대해 고민할 때이고, 이를 지난 경우들처럼 여러 핑계만 대며 미룬다면 교원들의 돌아선 마음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또 全(전) 정권에서 추진하다 동력을 잃은 사업들 중 교원에게 필요한 것도 있다. 뭔가 새로운 정책을 만든다며 새로운 업무를 만들지 말고 이런 것들이라도 잘 챙겨나가야 한다.
윤빈아, 세월이 참 빠르구나. 이제 너도 일년 후면 수능이라는 시험을 통과하여야 할 과정이 기다리고 있구나. 중학교 시절 네 꿈이 의사라고 하였는데. 아직도 가슴에 안고 있는지? 아니면 바꿨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지금은 옛날과 달라 공부를 잘 하면 얼마든지 장학금을 통하여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의사가 되고 싶다면 최근 수도권에서 특성화 명문 종합대학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천대를 소개한다. 가천대 의과대는 2015학년도 정시에서 13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2005년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뒤 처음으로 다시 학부 신입생을 뽑는 것이다. 또, 의과대 신입생은 6년간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3월 개관한 의대 전용 기숙사 의학봉사관은 의대와 병원에서 걸어서 3분 이내에 있어 학생들이 편리하게 등·하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의학봉사관에는 각종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학생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다. 학교생활, 졸업 후 진로가 고민인 의대 재학생을 위한 학생지원센터도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학업과 생활 전반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물론이고 자기 계발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한다. 이미 가천대 의대(옛 가천의과대)는 두 차례의 의과대 평가인증에서도 완전 인증을 획득했다. 옛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에도 선정됐던 가천대 의대는 산하 3대 연구소(가천뇌과학연구원,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국가지정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가천대 길병원은 임상과 연구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추고 최적의 교육 여건을 제공한다. 가천대 길병원은 연구중심병원 10곳 중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연구중심병원 육성 연구개발(RD) 지원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연구역량을 인정받았다. 가천대 의대는 의예과 2년, 의학과 4년, 인턴·전공의 수련 과정 5년 등 총 11년 과정을 연계한 ‘가천 G11 프로젝트’를 최초로 시작한다. 의학 교육을 단계적으로 심화시킴으로써 일관된 학습 과정과 성과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통합 임상실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의학에 대한 이해와 학습 성과도 높일 계획이라니 이처럼 연계된 학습을 통하여 훌륭한 의사를 양성하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가천대 의대는 기존 의학전문대학원의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가천대는 지난 14년간 외국 의대와 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늘려 나갔다. 가천대는 미국 토머스 제퍼슨 의대, 독일 아헨 의대, 일본 니혼 의대, 중국 베이징 의대 등에 학생을 파견했다. 재학생의 약 41%가 이 학생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의술과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의학도 양성을 위해 ‘인문사회의학 교육 과정’도 운영한다. 무엇보다 네가꿈을 이루기 까지는 부단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체력이 있어야 하니 평상시에 시간 관리를 잘 하여 건강을 위한 노력도 할 수 있기 바란다.
요즘 직장인들 자기의 두터워진 배를 만지면서 부끄러워 한다. 스스로도 그 원인이 운동 부족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실천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있다. 직장 사무실에서 체중 감소 방법을 묻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아파트 몇 층에 사느냐고 되묻는다. 퇴근 후 집에 갈 때 아파트 계단을 이용하라고 충고한다. 저층, 중층, 고층에 사는 사람 누구나가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자기 능력껏 층수를 정해 걸어서 계단을 오르면 된다. 만약 19층에 사는 사람은 1층에서 10층까지 걸어서 오르고 10층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3층에 사는 사람은 1층부터 10층까지 계단으로 오르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내려오면 된다. 중간층에 사는 사람은 그대로 걸어서 올라가면 된다. 우리들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 주말이면 일부러 시간을 내어 산을 찾는다. 그러나 아파트 계단을 이용한 건강 챙기기는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아도 좋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된다. 마음만 먹고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꾸준한 실천이 문제다. 아파트 계단을 이용하면 무엇이 좋을까?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 본다. 우선 다리 근력이 강화된다. 특히 직장인들 중에서 하루종일 앉아서 사무를 보는 사람들은 다리 근력이 약화된다. 이런 사람들에게 계단 오르기는 필수로 요구된다. 심폐기능이 강화된다. 처음엔 조금만 올라도 숨이 차 오른다. 그러나 계단 오르기를 꾸준히 하면, 점차 오르는 층수를 늘리면 가볍게 오를 수 있다. 걷기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한다. 일부러 헬스클럽을 가지 않아도 좋다. 아파트 전기 절약을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는 공용전기 요금에 나온다. 아파트 라인에 따라 세대에게 전기료가 부과된다. 전기료가 적게 나오면 지구살리기에도 일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건강 관리가 우선이고 부수적으로 따라 오는 것이다. 필자는 아파트 중간층에 산다. 그러나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 계단을 이용한 적이 별로 없다. 으레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 달 전부터 습관을 바꾸기로 했다. 내려갈 땐 엘리베이터, 오를 때는 계단. 계단 수를 세어 보았다. 지하 2층 주차장에서 지상까지가 45개다. 아파트 1층에서 2층까지 계단이 16개다. 8층까지 오르면 128개다. 지하까지 합하면 173계단이다. 퇴근하고 나서 하루 못 다한 운동을 이렇게 대신하는 것이다. 아파트 계단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과거엔 계단을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났거나 화재 등 비상 시에만 이용하는 것으로 한정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계단은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생활의 반려자다. 계단이 고맙다. 계단이 반갑다.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도시의 보배, 아파트 계단.
우리 나라 학생들의 진로 결정 단계는 매우 늦다. 대부분은 긴 시간을 헤매다가 수능이끝나고 나서 결정된다. 오직수능점수에 따라어느 대학을 가느냐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통념은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세계적으로 수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생각의 틀로는 미래를 행복하게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오직 ‘원자력을 공부하고 싶다’는 꿈 하나로 2년 전 개교하지도 않은 마이스터고에 나란히 지원했던 쌍둥이 형제가 이번엔 고등학교 재학 중에 한국수력원자력에 동시에 합격했다는 신문 기사를 얼마전에 보았다.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2학년 이창민, 성민 군(17) 이야기다. 쌍둥이는 최근 한수원의 마이스터고 대상 공채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다. 2016년 2월 3학년을 마치고 입사하게 된다. 쌍둥이는 2012년 10월 경북 울진군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에 지원했다. 이 학교는 국내 유일의 원자력 발전 설비 분야 마이스터고로 이듬해 3월 문을 열었다. 인천에 사는 쌍둥이의 집에서는 버스로 9시간이나 걸렸다. 아버지 이승규 씨는 쌍둥이의 선택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중학교 성적도 최상위권인 두 아들이 대학에 안 가겠다니…. 집안에 그런 아이도 없을뿐더러 사회 통념상 대학을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에 고민도 됐다. 하지만 쌍둥이의 생각은 달랐다. 창민 군은 초등학생 시절 과학관에 자주 갔는데 싼값에 많은 에너지를 만드는 원자력이 신기했던 것이다.많은 지식이 아닌 호기심 덕분이다.덕분에 줄곧 한수원을 생각했고 빨리 취업하려면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가 최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성민 군은 “내가 원하는 진로에 딱 맞는 학교라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기숙사에서 공부하며 2주에 한 번씩 집에 가는 여정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한수원에 합격하게 된 비결은 학교에서 실무 위주 교육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수원 등 산업체의 강사들이 원자력의 기초부터 각종 이론을 가르쳤다. 원자력은 실험이 어려운 분야라 현장 출신 강사의 교육이 중요하다. 마이스터고의 취지가 ‘선취업 후진학’인 만큼 취업대비반도 집중 운영됐다. 아침이나 방과후에 토익 브리지, 적성검사, 면접 등에 대비할 수 있었다. 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쌍둥이의 성실함이었다. 대학에 안 간다고 결코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매일 오전 1, 2시까지 공부하며 내신과 어학 성적, 자격증을 챙겼다. 성민 군은 “공부하는 이유는 결국 취업인데 마이스터고 학생은 일반고보다 그 목표를 4년 이상 먼저 이루는 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둥이는 마이스터고 출신의 성공 신화를 꿈꾸고 있다. 창민 군은 남들처럼 일반 대학에 안 가도 충분히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자기 계발은 필수다. 성민 군은 꾸준히 나를 단련시키지 않으면 사원은 될 수 있어도 기술 장인은 될 수 없다고 했다. 단순한 사원이 아닌 기술 장인을 꿈꾸는 것이다. 쌍둥이는 입사 뒤 사이버대학에서 원격으로 학위를 받고 대학원에도 다닐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어려서부터 자구 과학관에 가서원자력에 빠진 경험을 하고 신기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체험학습이 가져다 준 결과이다. 한번도 가지 않고 교실안에서 그림으로만 본다면 이같은 느낌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성적이 상위라면 당연히 대학을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회적 통념을 깨고 마지막에 아들의 선택을 믿어준 아버지의 선택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런 꿈도 정한 것이 없이 남들이 일반고를 가니 나도 따라 간다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많은 학생들은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이제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흐름을 타고 있으며 갈수록 청년 취업이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사회적 변화 현상을 잘 이해하여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취업을 한 후에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마음만 먹으면 대학원까지 여유있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사람은 처음부터 목표를 포기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누구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도중에 조그만 장애를 만나 목표달성이 쉽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그것을 핑계삼아 목표 자체를 잃어버린 경우도 없지 않다. 그래서 중도에 포기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특히 교직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왜냐하면 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1급 정교사 자격 점수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극 소수의 고득점이 아니면 서류를 내밀기조차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다른 사람 핑계를 대는 경우도 보았다. 어느 교사는 자기가 만난 교장이 보기 싫어 교장되기를 포기했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로 자신을 방어하려는 사람도 있다. 이는 그런 사람만 만난 자기 자신이 얼마나 불행한 일이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살아가는 인생이 한참 배워야 할 아이들에게 어떻게 희망을 불어넣을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인생살이에 있어서 어떤 목표를 향하여 가다가 중도에서 포기한다는 것은 차라리 그 길을 들어서지 않으니 만 못하다 할 것이다. 물론 인생의 한 목표를 중도에서 포기하기까지에는 남모르는 아픔과 어려움이 있었으리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러나 대부분 인생의 도중 하차는 당사자의 의지박약에서 오는 경우가 더욱 많다. 우리 주변에는 사람도 꽤 똑똑한데 몇 달 지나 한 번씩 만날 적마다 하는 사업이 바뀐 사람을 가끔 보게 된다. 이런 용어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은 저는 그런 사람을 가리켜 '습관성 패배자'라고 부르고 싶다. 뭔가 진득하니 버티지 못하고 몇 달 하다가 집어치우고 다시 하다가 집어치우는 인생에 있어서 남는 것은 덧없는 넋두리일 뿐일 것이다.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가노라 쉬지마라/부디 걷지 말고 촌음을 아껴 쓰라/가다가 중지 곳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 이는 흔히 잘 아는 바와 같이 조선왕조 후기의 가인인 남파 김천택의 시조이다. 가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천시하던 시대의 사람인지라 김천택은 언제 어디서 나서 어떻게 살다가 언제 죽었는지 조차도 잘 밝혀져 있지 않고 그저 그가 숙종시대로부터 영조시대에 걸쳐 살았다는 사실밖에는 전해지지 않는다. 그는 서기 1728년에 140여명의 시조 998수와 가사 17편을 모아 「청구영언」을 지어 우리나라 시조 문학을 집대성한 김천택은 직업이 포졸이었다고 하니까 사회적으로 떳떳한 대접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을 것 같다. 다만 친구인 노가재 김수장과 더불어 가악을 정리하고 경정산에 가단을 짓고 스스로 노래하며 후진들을 가르치는 것이 그의 일생의 전부였다. 인생의 중퇴는 차라리 출발하지 못한 것만도 못하다는 처음의 얘기로 되돌아가서 생각해 볼 때 의지조차도 박약한 터에 괜스레 배포만 커서 되지도 않을 꿈을 꾸는 과대망상보다는 자신의 여건을 십분 되살리며 비록 다소는 늦을지라도 중도에 쉬지 않는 인생만이 끝내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올 12월이 가면 신학기와 더불어 또 다시 등록금을 걱정해야 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서울의 사립대학이라면 서민생활에 천여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장만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어려움을 감소하더라도 인생을 쉬어가거나 중도에서 멈칫거려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1년을 뒤떨어지면 먼 훗날 자신의 모습을 동기생들과 비교해 볼 때, 그때는 1년이 아니라 10년을 뒤떨어진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예가 허다히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