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56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지난해부터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이 시작됐다. 2007년까지 5년간 모두 3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관심도 지대하다. 열악한 환경의 우리 학교도서관이 변화함에 따라 달라질 학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학교도서관 활성화에 따른 교육적 효과와 향후 추진과정에서 보완돼야 할 점, 또 앞으로 학교도서관의 변화 양상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학교도서관 활성화사업은 자기 주도적 탐구능력 향상이라는 교육적 효과를 거두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서관의 변화는 과연 학생들에게 교육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일까.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디지털도서관추진팀이 조만간 발표예정인 연구결과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학술정보원이 새롭게 개발한 학교도서관 평가 기준에 따라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73개 학교에 직접 적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좋은 도서관을 구축한 학교일수록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이 향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서관 이용·정보활용능력(중등학교 학생 445명)과 독서능력 진단 검사(초등학생 211명)를 통해서 학교도서관의 교육적 효과를 측정한 결과 학교도서관 총점에서 '상'으로 분류된 학교도서관의 학생들이 '하'로 분류된 학교도서관의 학생들보다 모든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그래픽 참조) 학교도서관의 시설과 자료 그리고 운영 프로그램이 잘 구비되어 있는 학교의 학생들이 교육적 성과 즉, 도서관 이용 및 정보활용능력이 뛰어나며, 정보활용능력의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학교도서관의 평가 영역 중에서 시설·설비와 정보·교육서비스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교의 학생들이 독서 흥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서관이용에 대한 교육, 독서교육, 독서행사 등이 활발하고, 도서관 활용수업이 많은 학교의 학생들이 독서 흥미도가 높게 측정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또 도서관의 위치나, 각종 도서관 시설이 좋은 학교의 학생들은 학교도서관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지고 이를 통해 독서흥미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됐고 시설·설비 영역의 점수가 우수하면 정보·교육서비스영역과 운영·예산영역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숙 팀장은 "학교도서관의 운영, 예산 영역과 초등학생의 어휘력 영역간의 상관성은 초등학생과 초등학교 도서관과의 상관분석에서 가장 큰 상관계수를 보였다"며 "이는 학교도서관의 계획적인 운영이 곧 학생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며, 이러한 것이 학업능력과 관련성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학교도서관을 통해 도서관 이용 및 정보활용능력을 신장하고, 궁극적으로 높은 교육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본 시설은 물론 양질의 정보자료를 갖추고, 전문 인력을 배치해 전문적으로 관리·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73개 학교도서관에 대한 평가에서는 100점 만점에서 평균 38.15점으로 아직은 상당히 낮은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가 당시 활성화 사업에 의해 학교도서관을 설치하거나 설치했다 하더라도 본격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각 영역별 평가를 보면 시설·설비영역은 평균 4.29점(15점 만점), 자료영역은 평균 7.88점(20점 만점), 직원영역은 7.45점(15점 만점), 정보·교육서비스영역은 9.38점(30점 만점), 운영·예산영역은 9.15점(2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또 정식 사서교사가 담당하는 학교도서관의 점수가 44.12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계약직 사서가 담당하는 학교도서관의 점수가 30.00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나 정식 사서교사의 배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 실린 삽화의 저작권을 놓고 화가들이 국가와 벌인 민사소송에서 국가가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박일환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김모씨 등 화가 22명이 '삽화를 교과서에 무단 도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와 대한교과서(주)를 상대로 낸 7억여 원의 미술저작물 저작권 보상금 청구소송에서 원심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계약서에 원고가 저작권 및 발표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약정이 있는데다 원고들이 이미 삽화료를 받았고, 교과서 삽화는 순전히 교과서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됐다는 점등에 비춰 원고들의 저작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올해 초등임용시험에서 현직 교사는 440명이 최종 합격해 전체 합격자의 5.8%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현직교사의 교원임용 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여파로, 현직 교사 응시자는 모두 1525명이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 합격자가 187명으로 가장 많고 경남(62명) 충남(45명), 광주(36명), 인천(35명), 울산(21명), 서울(11명), 부산(10명), 충북(9명), 전북(8명), 경북(7명), 대구(5명), 전남(3명), 강원(1명)순이며 대전과 제주 지역에는 합격자가 없다. 교육부는 미달에 따른 자동 합격’을 제외하면 시험을 통해 지역을 옮긴 현직교사는 전체 현직교사 합격자의 16.6%인 73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8129명을 모집하는 이번 임용시험에서는 7632명이 최종 합격해 충원율은 93.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0년 64.1%, 2001년 58.4%, 2002년 89.3%, 지난해 81.3%에 비해 높은 수치. 교육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4천234명이었던 초등교원 부족 인원이 올해에는 1천300명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충원율은 지역별로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전북.전남.제주가 100%였고 인천90%, 울산 97.2%, 경기 87%, 강원 96.6%, 충북 97.8%, 충남 86.8%, 경북 94.6%, 경남 92.6% 등이었다.
2002년 7월 13일 이후 재임용된 명퇴교사의 명퇴수당은 환수비율에 따라 일정액만 반납시킨 반면 3월 재임용자의 명퇴수당은 전액 환수한 교육청의 처사는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 재량권 남용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동일한 이유로 불이익을 당한 수백여명의 재임용 교사들이 소송 등을 통해 명퇴수당 중 일정액을 반납 받게 될 전망된다. 대구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김영수 부장판사)는 13일 김 모(54)씨 등 초등교 교사 4명이 경북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명퇴수당 반환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300만원∼34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퇴직한 원고들을 재임용하면서 퇴직 때 받은 명퇴수당 반납을 재직하지 않은 경과 년 수에 차등을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전액 환수한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밝혔다. 또 "동일 임용시험에 응시했는데도 원고들은 명퇴수당 전액을 환불하게 하고 6개월 뒤 임용된 교사들은 새 규정에 따라 일정비율의 금액만 반납하게 한 것은 이익의 침해가 원고들이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되고 위법의 정도가 중대·명백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김 씨 등 4명은 지난 98년 퇴직 후 2002년 3월 교사로 재임용되면서 명퇴수당 5490만원∼6580만원을 반납했었다. 하지만 이후 정부가 명퇴수당환수규정을 신설해 7월 13일부터 적용하면서 9월 재임용된 교사들에게는 퇴직 후 재직하지 않은 경과 년 수에 따라 일부분만을 반납하도록 했다. 즉, 퇴직 후 1년 이내 재임용자는 100%를, 1∼2년 이내 재임용자는 80%, 2∼3년 이내 재임용자는 60%를 반납하게 했다. 이에 김 씨 등은 차등 적용이 부당하다며 2003년 7월 경북도교육감을 상대로 '명예퇴직수당 반환청구의 소'를 냈었다. 한편 대구지법의 이번 판결로 현재 같은 소송에 대한 판결이 임박한 충남, 강원의 경우에도 승소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모 교사외 19명은 2003년 8월 충남도교육감을 상대로, 강 모 교사 외 11명은 2003년 9월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각각 명퇴수당 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물론 해당 교육청들이 불복한다면 최종 대법원 판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 법률고문인 남기송 변호사는 "명퇴수당 반환액을 규정 이후 재임용자에게만 적용하는 것은 분명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며 "대구지법의 판결을 받아들여 교육부가 구제 지침을 내린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소송을 통해 명퇴수당의 일부를 되돌려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2년 3월에 발령 나 부당하게 명퇴수당 전액을 반납한 재임용 교사는 전국적으로 165명에 달한다. 2000년, 2001년 재임용 교사까지 합하면 200여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은 이번 대구지법의 판결을 주시하며 향후 무더기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전국명퇴수당반환청구추진위원회'(이하 전명추) 위원장이었던 경북의 김 모 교사는 "전명추는 시범케이스로 경북 충남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법원 판결이 마무리되면 각 시도별로 해당 교사들이 집단소송을 잇따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담당자는 "정확한 판결문을 받아 본 후에 교육부 등과 협의해 항소를 제기할 것인지 아니면 판결을 받아들일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교감은 중간관리자로서 단위학교 업무전반을 실질적으로 관리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직급보조비의 기준이 일반직 공무원보다 낮게 적용돼 사기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장의 경우 관리수당, 직책수당, 직급보조비 등이 지급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학교의 장학 및 관리업무 등 책임성에 비해 교감의 보수상 처우는 수반되지 않아 일선 교감들의 불만이 비등한 상태다. 교장과의 수당 차이는 인정하나 수당 자체가 없는 차별화에 대해 정부가 시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현재 중등학교는 교직원 인사기록카드를 교감이 관리하지 않고 서무부서에서 관리 및 정리하고 있는 반면, 초등학교는 아직도 교감이 호봉과 인사기록 관리 및 정리, 각종 공문서 처리 및 증명서 발급, 전·입학 및 금전관련 업무 등 교육활동 이외의 행정업무로 학생지도와 교사의 장학지도에는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교원의 사기저하 요인인 불평등한 교원정책은 즉각적인 시정이 필요하다. 첫째, 교감과 장학사(교육연구사)에게도 직급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둘째, 교감과 교장으로 승진할 경우 1호봉 승급의 기회를 줘야 한다. 셋째, 원로교사 수당을 교감과 교장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넷째, 교원의 직급에 따른 수당을 앞뒤가 맞게 재조정해 비율수당으로 전환해야 한다. 다섯째, 교원에게도 연가 보상비를 지급해야 한다. 여섯째, 초등학교에서도 인사관리를 서무실로 이관해야 한다. 일곱째, 교원의 직급을 늘려 교감, 교장이 되지 못한 교사에게 교원으로서의 긍지를 심어주도록 수석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초·중등교사의 '기준 수업시수'를 제정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교원 처우개선과 사기 진작을 위해 정부는 이들 사항들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한국사이버교육학회(회장 이상희)는 14일 e러닝산업발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 e러닝의 새로운 비전 설정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e러닝 비전 2004' 세미나를 개최했다. 초등 분야를 주제발표한 티나라 박정규 사장은 "현재의 학습여건, 오프라인 학습과의 비교우위 등의 이유로 e러닝의 필요성이 부각돼 왔다"며 "학교는 인성 교육 및 기본 교육을 담당하고 교육산업체는 학력 향상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고등 분야와 관련 메가스터디 손성은 사장은 "e러닝 산업은 중심교육수단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기존 온라인 서비스의 단점 극복과 온라인 전용 컨텐츠 강화로 오프라인 시장을 급속히 대체, 사교육비 해결의 선도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사교육시장 규모는 2002년 기준으로 30조원을 넘어섰으며 이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3%에서 매년 성장해 올해는 11%, 2005년에는 1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금액도 올해 3조8000억에서 내년에는 5조6000억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여학교 학생들이 교실에서 원인을 모르게 하반신 불수가 자주 일어나 그 원인을 찾기 시작한 것이 1950년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1960년대 전문지에 실린 기사에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망 후 신속하게 복귀하기 위해 사용한 콘크리트 교사(校舍)의 바닥에서 나오는 방사성물질과 천연방사능에 학생들이 과다하게 노출돼 일어난 것임이 밝혀졌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일본에서는 교실 내장재의 중요성을 구명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나무교실 만들기를 바로 실천에 옮기고 있다. 목재는 황토보다도 원적외선 방사율이 훨씬 높아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질병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목재교실은 α파를 발생하게 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학습효과를 높여준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고음 영역인 20∼30㎑로 변화시켜 α파를 발생하게 해 정서가 안정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또 목재에서 나오는 향기는 울창한 수풀 속에서와 같이 심신의 피로를 풀어준다. 목재는 수치로 표현하기 어려운 시각특성, 청각특성, 촉각특성, 후각특성으로 구분되는 감각특성이 매우 우수한 재료로, 교육환경에서 정서 불안정이나 피로 등의 해소기능이 우수하여 이 감각특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시각특성은 피로에도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천연재료인 목재는 '피곤해지지 않는 재료'라고 할 수 있다. 목재는 피로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스트레스와 정신적 불안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수한 재료임이 판명되었고, 아직도 그 구체적 기능을 파악하는 중이며, 목재의 촉감은 보아서 느낌이 좋은 것은 만져보아도 확실히 부드러운 감이 느껴지는 재료이며, 목조교실에서는 덜 시끄럽고 교사의 소리가 아동들에게 명확하게 전달되므로, 교사나 아동 모두 피로하지 않고 유쾌한 학습시간을 가질 수 있게되어 높은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목조교사(木造校舍)의 교실(敎室)은 목재의 특성에 의해 풍부한 인간성을 키우는 환경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널리 인식되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이 길러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동안 이를 우리의 2세들에게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학교와 교실 환경을 아름답고 쾌적하며 유익하도록 만드는 일에는 소홀히 하였다. 우리의 자녀들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의 반을 학교라는 공간에서 보내는 것이 사실인데 말이다. 목재 환경 교실 만들기 운동의 방향과 방법 우선 목재 환경 교실 만들기 운동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첫째는 목재 환경 교실의 유익성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 노력이다. 둘째는 시범학교를 지정해 실시하고 그 효과에 대한 연구를 할 필요성이 있겠다. 셋째는 국가와 지자체가 행·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제도마련을 하는 등 정책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목재의 행정 당국인 산림청과 교육시설의 주무부처인 교육부에 간절히 바라는 바는 최근 우리 교육시설환경은 많은 투자를 통하여 현대화 및 정보화를 이루었으나 학생들의 인성을 키워줄 교실 풍경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이 산림청이 나서야 할 적시로 초등 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학교시설은 빈약한 지방교육자치단체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들이 교실을 목질환경으로 고치거나, 목조교사를 신축한다고 할 때 당국이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며 또한 지역 임업의 발전을 위하여 지역산 목재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백년지대계를 위하여 우리들의 아이들이 자기 집처럼 아늑한 목조교사에서, 그것도 목재의 향내가 가득한 교실에서 따듯한 사랑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 미래의 꿈을 키워내는데 있어서 행정당국이 크게 키여 해 주시기를 기원한다.
나는 스피드를 즐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바람 사이로 나를 밀어 넣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겨울 저녁 팽팽하게 죄어진 공기 속으로 들어가면 뺨에 찬 기운이 닿으며 상쾌한 바람이 나를 죄여 온다. 그런 기분을 느끼기 위해 겨울 저녁이면 밖으로 나간다. 엄마는 내가 저녁에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고 나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다행히 오늘 엄마는 회식이다. 엄마는 아무리 빨라도 열시 후에나 집으로 올 것이다. 나는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엄마가 집으로 전화를 걸면 통화중이 될 것이다. 엄마는 내가 밤거리를 달리는 것보단 친구들과 통화하는 것을 더 낫게 생각한다. 나는 시시한 수다를 떨 만한 친구가 없다. 베란다로 나가 엄마가 숨겨놓은 인라인을 찾아 신는다. 다행히 복도에는 아무도 없다. 엘리베이터 앞으로 휙 다가가는 내 콧속으로 반찬 냄새가 훅 끼친다. 감자와 양파와 간장을 섞어 볶는 냄새. 조금 출출하긴 하다. 나는 새우 버거를 떠올리며 출출한 것을 참는다. 엘리베이터 옆에 있는 소화전 안에 운동화를 넣는다. 아파트를 나가 두 블록을 가면 내가 자주 가는 햄버거 가게가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아파트 밖으로 나가니 어두운 곳에서 웅크려 있던 바람이 나를 향해 다가온다. 나는 잠바의 자크를 열고 양쪽으로 펼친다. 천천히 겨울 공기 속으로 나를 밀어 넣는다. 바람이 펼쳐진 잠바 속으로 들어와 펄럭인다. 내 몸은 점점 팽팽한 공기의 깊은 속으로 들어가고 겨드랑이 사이로 들어온 바람은 내 몸을 죄여 온다. 모든 것을 잊고 나는 바람을 즐긴다. 이럴 때면 엄마의 헤픈 울음과 잔소리, 아빠의 행방불명을 모두 잊을 수 있다. 도로 앞 전자 마트의 대형 텔레비전에서 아홉 시 뉴스가 시작된다. 익숙한 앵커의 얼굴이 보인다. 앵커 뒷부분의 화면에는 화재가 난 현장이 보인다. 지나가던 사람들 몇 명이 텔레비전 앞에 서서 텔레비전을 본다. 나는 그들 사이를 헤쳐 지나간다. 엄마는 어제 저녁에도 울었다. 남자다. 앵커는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의 변사체가 차안에서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엄마는 그 보도가 나온 다음 스포츠 뉴스가 끝나고 드라마가 시작될 때까지 울었다. 평소 나는 아빠가 어디론가 여행을 갔을 것이라는 말로 엄마의 울음을 달랬지만 어제는 나도 조금 울었다. 누구든 가족을 가진 사람이 칠 개월 동안 연락 없이 여행을 가진 않을 테니깐. 엄마를 울리기는 식은 죽 먹기다. 사실, 식은 죽도 먹기 싫을 때는 어렵긴 하지만. 어쨌거나 엄마는 눈물이 헤프다. 길에서 아버지가 입고 나간 바바리랑 똑 같은 바바리를 입은 아저씨를 봤어, 라는 말 한마디면 엄마는 코가 벌게지며 크리넥스 티슈를 찾는다. 엄마의 눈물을 헤프게 만든 것은 전적으로 아빠의 책임이다. 나는 아빠의 무책임한 행동이 소름끼치도록 마음에 안 든다. 행방불명이라니. 이혼이나 병이라던가 죽음이라던가. 많은 부재의 원인 중에서 행방불명은 엄마에게 기다림과 허튼 상상만 늘게 만들었다. 나는 구질구질하게 아빠의 행방불명을 상상하는 엄마를 위로하는 것도 지겨워 졌다. 잠바를 오므려 더 이상 바람이 겨드랑이 사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신호등 앞에 서서 유리를 통해 보이는 햄버거 가게 안을 들여다본다. 신혜가 앉아 있다. 신혜는 빨간색 머플러와 모자를 쓰고 있다. 콜라가 든 컵을 들어 스트로로 빨아 마시곤 흰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신혜 옆에는 우리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앉아 있다. 맞은편에는 늘 신혜 옆을 졸졸 따라 다니는 은선이 햄버거를 먹는다. 입에 묻은 소스를 보니 새우 버거가 틀림없다. 은선이와 신혜는 나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인 지금까지 같은 반이다. 신혜는 얼굴도 예쁘고 성격이 밝아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여름방학이 끝났을 때, 반에서 신혜네 부모가 이혼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후로 신혜는 우리 반에서 더 이상 밝은 친구가 아니었다. 얼굴 전체에 그림자가 드려져 보였고 늘 어딘가 구석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도 신혜는 이를 드러내고 웃다가 콜라 컵 속을 한참 동안 쳐다보고 있다. 신혜와 함께 앉아 떠들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신혜의 그 모습이, 그늘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나는 신호등을 건너서 햄버거 가게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새우 버거와 콜라를 주문하고 신혜네를 등지고 앉는다. 다행히 은선이 아직 나를 발견하진 못한 것 같다. "그래, 신혜야, 오늘 밤 새워 너네 집에서 춤 연습하자." "안 돼. 오늘 바람머리 오는 날이야." "그 날라리 학원강사?" "그래, 안타깝게도 바람머리와 주름 흘러내리는 얼굴이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나는 유리에 비춰지는 내 뒤의 신혜 얼굴을 본다. 오른 손으로 뺨을 받치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창 밖을 쳐다보는 신혜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들어져 있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나는 신혜의 그림자를 봐 버린 느낌이 든다. 나는 밝게 웃는 신혜의 얼굴도 좋아하지만 우울해 보이는 얼굴도 좋아한다. 신혜의 그런 얼굴은 마치 나 혼자 알고 있는 것 같다. 유리 속에서 신혜와 내 시선이 마주친다. 신혜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아이들에게 돌린다. "좋아, 가자. 바람머리한테 문자 날리지 뭐." "그래, 바람머리도 오늘 같은 날은 쉬게 해줘라." 신혜는 커다란 곰 인형이 달려 있는 핸드폰을 손에 들고 빠르게 문자를 보낸다. 내가 주문한 새우 버거와 콜라가 나왔다는 말에 나는 일어나 카운터로 간다. "야, 인라인 고양이다. 저 얘 우리 반이야. 고양이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져." 은선의 말에 남학생들이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는 것을 느낀다. "장화 신은 고양이가 아니라 인라인 신은 고양이냐?" 은선이 탁자를 두드리며 까르르 웃는다. "무슨 여자가 이 밤에 인라인을 타냐?" "원래 저래. 말을 걸어도 대답을 안 해, 재수 없어. 저 애 아버지가..." "그만 해, 남의 일에." 은선의 말에 신혜가 끼여든다. 나는 새우 버거와 콜라가 든 종이 봉지를 받아 들고 가게를 나선다. 신호등에서 길을 건너며 뒤를 돌아본다. 신혜가 이쪽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저 아이도 혹, 바람 속을 달리고 싶은 것 아닐까. 신혜네 아파트까지 달려간다. 아파트는 놀이터도 크고 주차장도 넓다. 노란 등이 길 위에 떨어진 은행잎까지 비춰준다. 나는 놀이터에 앉아 신혜네 집을 쳐다보며 새우 버거와 콜라를 먹는다. 신혜는 9층에 산다. 신혜네 집 거실과 방에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다. 가끔, 아주 늦은 밤에 이곳에 와 보면 신혜 혼자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아까 그 아이들과 모여 가 춤을 추는 신혜는 즐거운 것일까. 콜라를 마신다. 등에선 땀이 흘러내리지만 얼굴은 차갑고 콜라 속의 얼음은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나는 콜라 속의 얼음을 와삭 깨물어 바닥에 흩뿌린다. 노란 불빛을 받은 얼음은 노랗게 빛나다 금세 바닥에 작은 물방울 점을 내며 사라진다. 휴지통에 봉투와 컵을 넣고 다시 바람 속으로 들어간다. 신혜네 아파트 세 동을 구석구석 한 바퀴 돌고 난 뒤 거리로 나선다. 바람이 한차례 어디선가 몰려든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노란 은행잎이 다시 바람의 부름을 받아 어둔 공기 속을 나비처럼 팔랑거린다. 잎이 모두 떨어진 은행나무에 기대선 바바리 코트를 입은 아저씨가 보인다. 나는 코트의 색깔을 확인하기도 전에 그 쪽으로 간다. 바바리 코트를 마주치는 일은 흔하다. 그러나, 늘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는 등과 어깨를 오므리며 고개를 숙여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나가는 바람 때문에 불이 잘 붙질 않자 몸을 더욱 오그린다. 그가 얼굴을 들 때까지 기다린다. 그가 입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고개를 들면 그제야 나는 바바리 코트 색깔도 아빠 것과 다르다는 생각에 미친다. 길을 걷는 남자 어른들을 살피며 달린다. 바바리를 입은 남자, 잠바를 입은 남자, 비틀거리며 걷는 남자, 손에 붕어빵 봉투를 든 남자, 둘 혹은 셋이 모여 서 있는 남자들, 택시를 잡는 남자. 한 명 한 명 얼굴을 살피며 거리를 달린다. 그들은 모두 집으로 가는 중일 것이다. 술집이 즐비한 골목 구석구석과 네온사인이 화려한 모텔이 늘어선 골목을 달린다. 바람은 언제나 내 얼굴과 몸의 구석을 졸졸 따라 다니거나 내 몸 구석을 부드럽게 혹은 차갑게 쓰다듬어 준다. 손목시계에서 알람 소리가 울린다. 나는 달리는 것을 멈춘다. 초록괴물인 둘리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시계는 열 시를 알려준다. 손목을 들어 귀에 대본다. 척척척,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바람 속에서 들려온다. 중학교 입학 때, 아빠가 사준 선물이다. 나는 중학생이고 유치하다며 이 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았다. 아빠가 행방불명이 된 후로 나는 시계를 귀에 대고 자는 버릇이 생겼다.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살핀다. 예스25 편의점과 엔틱 가구 전문점 앞이다. 집에서 한참이나 멀리 왔다. 집으로 향하다 가구점의 진열장을 들여다본다. 은은하게 불을 켜 둔 진열장 안에는 가구들이 보인다. 엄마가 아빠를 몇 달을 졸라 샀던 침대와 똑같은 침대가 가게 안쪽에 있다. 저 침대에는 아직 아무도 잠들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는 침대를 산 후, 다음에는 화장대를 사달라고 했다. 엔틱 화장대 거울 속에 노란 잠바를 입고 서 있는 내 얼굴이 비춰진다. 식탁 위에는 플라스틱 과일과 꽃이 놓여져 있다. 갑자기 무서운 느낌이 든다. 나는 서둘러 달리며 제발 엄마보단 내가 먼저 도착하기를 바란다. 엄마는 내가 한번만 밤에 인라인을 탄 것을 알게되면 인라인을 버리겠다고 말하며 눈물 바람을 해댈 것이다. 엄마가 협박을 제대로 실천을 했더라면 아마 나는 세 달 전에 인라인과 작별을 했어야 할 터였다. 그나마, 엄마는 눈물이 헤픈 반면, 눈물의 내용을 쉽게 잊어버리곤 했다. 나에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선물해준 사람은 삼촌이다. 그는 한쪽 다리가 길어 늘 비틀거리며 걷는다. 그가 걸음을 걸을 때면 한쪽 어깨도 덩달아 비틀거렸고, 그림자까지 흔들거렸다. 삼촌은 오리농장 주인이다. 삼촌이 기르는 오리들도 삼촌을 닮아 모두 뒤뚱거렸다. 삼촌은 엄마의 울음 섞인 전화를 받고 시골에서 올라왔다. 삼촌이 왔지만 행방불명된 아빠를 찾는데 딱히 좋은 수가 나오지는 않았다. 삼촌은 중학생이 된 나에게 어른이구나, 하며 상자를 내밀었다. 그 안에는 회색에 남색 물결 무늬가 있는 인라인 스케이트가 있었다. 삼촌의 농장에서 나는 달리기를 했다. 삼촌 앞에서 바람 사이로 들어가는 느낌을 말했고, 삼촌은 나의 그 말들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짧다면 짧지만 어쨌든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러니깐 삼촌은 나에게 바람을 선물해 준 것이다. 아파트 아래에서 쳐다보니 거실 불이 꺼져 있다. 이따금씩 파란 불꽃이 흔들린다. 내가 나올 때 거실 불을 켜 놓았으니 아빠가 돌아온 것은 아닐 테고 분명, 엄마가 돌아왔다는 흔적이다. 엄마는 소파에 팔짱을 끼고 앉아 텔레비전과 시계를 쳐다보며 벼르고 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까지만 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인라인을 벗고 계단을 오른다. 10층에서 조심조심 소화전을 열어 운동화를 꺼내 신는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넣어두고 현관 앞으로 가 열쇠로 문을 연다. 현관문을 열자 요즘 엄마가 즐겨보는 드라마의 여주인공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의 잔소리가 날아올 줄 알았는데 조용하다. 살금살금 거실로 들어간다. 현관 앞에 엄마의 가방이 속이 벌어진 채로 놓여져 있다. 가방 안에는 아동 전집류 팜플렛이 보인다. 엄마는 아빠가 행방불명이 되자마자 출판사에 다녔다. 책을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팔러 다니는 것이다. 주로 아동전집을 팔러 다니지만 엄마는 생각보다 실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누군가의 집으로 가서 가방 안에서 책의 자료를 꺼내며 엄마는 어떻게 책을 팔아달라고 말할까. 엄마는 소파에 몸을 웅크리고 잠이 들어 있다. 손에 쥐고 있는 리모컨이 바닥에 닿을 듯 흔들린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옛사랑을 만나 커피를 마시며 자신을 용서해달라며 울고 있다. 그녀는 울고 있지만 슬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리모컨을 손에 쥐고 온기 없는 거실 소파에 웅크려 있는 엄마의 모습이 더 슬프다. 나는 텔레비전 볼륨을 낮춘다. 그러자 전화기에서 뚜우뚜, 하는 신호음이 들린다. 전화 수화기는 내가 내려놓은 그대로다. 엄마는 집에 오자마자 소파에 꼬꾸라졌을 것이다. 수화기를 올려놓는다. 안방으로 들어가 보일러를 켜고 장롱 문을 연다. 하얀 레이스가 달려있는 침대 시트가 아무렇게 개켜져 있다. 엄마는 아빠가 행방불명된 지 삼 개월이 지나자 침대를 내다버렸다. 동사무소에 전화하자마자 다음 날 침대를 가지러 온 아저씨들은 새 것이라며 좋아했다. 침대는 아빠가 엄마의 생일 날 사 준 것이었다. 엔틱 가구를 가지고 싶어하던 엄마는 침대에 맞춰 시트를 새로 샀다. 아빠는 침대를 사준 후, 일주일만에 사라졌다. 엄마는 가구를 새로 들일 때, 가구 뒤에 왕, 자를 한문으로 써야 하는데 안 써서 집에 우환이 생겼다며 울었다. 그러나 아빠가 힘들어했던 것은 침대를 사기 훨씬 전부터였다. 다만, 엄마는 침대에 원인을 퍼붓고 싶은 것이었다. 나는 장롱에서 푹신한 이불을 꺼내 바닥에 깐다. 침대가 차지하던 자리의 반도 채우지 못하는 이불은 안방을 더욱 크게 보이게 한다. 거실에서 엄마를 일으키려하자 엄마는 놀란 듯 눈을 번쩍 뜬다. 엄마의 눈에 화장이 번져 검게 뭉개져 있다. "너 어디 갔다 온 거야?" 엄마의 입에서 쉰내와 술 냄새가 난다. "신혜 알지? 걔네 집에서 춤 연습했어, 얘들이랑. 아 피곤해." "공부나 하지. 무슨 춤? 허긴 인라인 타는 것보단 낫다." 엄마는 하품을 하며 몸을 일으켜 검은 쫄 바지와 스커트를 벗어 던지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엄마 화장이라도 지우고 자, 낼 아침에 얼굴에 주름 생겼다고 짜증 부리지 말고." "우리 착한 딸이 좀 지워져." 엄마는 베개를 머리에 베지 않고 가슴에 끌어 앉고 눕는다. "아까 전화했더니 통화중이더니 신혠지 뭔지랑 통화를 했구나. 그 아이 한번 집으로 데리고 놀러와라." 엄마는 신혜와 내가 무지 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신혜에 대해 엄마에게 많은 거짓말을 했다. 나와는 단짝이며 반에서 공부도 잘하고 아주 평범한 집의 외동딸이라고. 물론, 외동딸인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신혜는 나와 헤어지는 것을 싫어해 매일 같이 자자고 한다고, 그래서 귀찮기도 하지만 신혜가 예쁘니깐 봐주는 것이라고. 그럴 때마다 엄마는 말했다. 예쁜 것이 다가 아냐, 착해야지. 어릴 때 친구가 평생 가기도 해. 가끔, 좋은 거짓말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나는 어렸을 때, 아기는 아빠가 사랑이라는 씨앗을 엄마에게 주어 엄마가 뱃속에 품고 있다가 태어나는 것이라는 거짓말을 믿었다. 나는 꽃가게에 가서 사랑이라는 씨앗을 달라고 했다. 그런 씨앗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엄마에게 속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만약, 그때 엄마의 배에 있는 칼자국이 내가 태어날 때 생긴 것이고, 자세하게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을 설명했더라면 어렸던 나는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대로 나는 친구가 한 명도 없고, 공책에 이상한 상상 얘기를 쓰는 것이 취미고 밤의 거리를 달리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면 엄마에게 걱정만 던져 주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은 표정을 숨기고 좋은 거짓말을 해서 남에게 걱정을 끼치게 하지 않는 것이다. 아마, 아빠도 그래서 엄마와 나에게 거짓말을 했을 것이다. 아빠는 어른이니깐. 칠이 벗겨진 화장대에서 화장수를 솜에 묻혀 엄마의 얼굴을 닦는다. 눈가에 검게 흐르다 만 눈물을 닦아내고 눈썹을 지우자 눈썹이 반쪽만 남은 엄마는 아주 많이 늙어 보인다.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눈가와 입가의 주름을 닦는다. 다시 솜에 화장수를 묻혀 닦아낸다. 금세 닦아낸 엄마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인다. 낮게 코를 골면서도 눈물을 흘리는 엄마는 정말 눈물이 헤픈 여자다. 안방의 불을 끄고 거실로 나온다. 가죽이 벗겨진 레몬 색 레자 소파 앞에 엄마가 벗어 놓은 스커트와 쫄 바지가 아무렇게 있다. 스커트를 펼쳐 소파에 놓는다. 바지를 집으려다 그 앞에 웅크리고 앉는다. 엄마의 다리가 빠져나간 모양새가 뱀의 버려진 허물처럼 쓸쓸하다. 무릎 부분과 발 뒷부분이 늘어난 바지는 엄마가 더 이상 멋 부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엄마는 다리를 좀 더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 한 겨울에도 얇은 스타킹을 신었다. "당신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그래? 멋 부리다 다리 빨갛게 얼면 쳐다 도 안 볼 꺼야." 아빠가 농담을 건네면 엄마는 얇은 스타킹을 다시 내리고 다리에 로션을 듬뿍 바르며 호호 웃었다. 아빠와 내가 엄마의 다리 하나에도 맘껏 웃을 수 있었던 때였다. 쫄 바지를 들어 차곡차곡 갠다. 언제부터 엄마는 추위에 떨고 있었을까. 책가방을 싼다. 생각해보니 수학숙제가 있다. 수학 책을 꺼냈다가 그냥 가방 안에 넣는다. 내일 아침 일찍 가서 하자. 잠옷으로 갈아입고 베개를 들고 안방으로 간다. 엄마는 다리와 팔로 베개를 안고 웅크려 있다. 엄마의 옆에 누워 손목시계를 빼서 엄마와 나의 귀 사이에 놓는다. 척척척,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는 아빠의 심장이 뛰는 소리 같다. 아빠는 보상금 지급도 없이 사퇴를 당했다. 아빠는 지금은 이미 유행이 지난 노래처럼 엄마와 나에게 말하지 않고 늘 아침에 출근했다. 엄마가 미처 다림질을 못 해 놓은 와이셔츠를 손수 다려 입고, 급하게 아침 신문을 읽으며 우유를 마셨다. 나는 한번도 아빠의 우울한 뒷모습을 본 적이 없었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언제나 나의 고민은 친구들 속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나였다. 집에선 평범한 척 재롱을 떨었지만 도무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점심시간이면 늘 혼자 도시락을 먹었고 책을 들여다보았다. 아이들은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성적은 그 모양이지? 하며 뒤에서 비아냥거렸다. 나는 가끔,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기도 했지만 그들과의 대화에 끼어 드는 방법을 몰랐다. 아이들은 한 명이 어떤 가수를 좋아하면 우르륵 몰려들어 그 가수를 좋아했다. 만약, 누군가 그 가수를 나쁘게 말하면 금세 왕따, 라는 말을 했다. 가수들의 유행가를 공책에 적어가며 외웠고, 그들의 춤을 따라 했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은 나에겐 대부분 시시했고, 흥미롭지 못했다. 나는 공상에 빠져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그런 상상을 글로 써 놓았다. 가장 마지막에 쓰고 있던 것은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아빠가 행방불명이 된 후로 그 공책을 펼치지 않았다. 내가 유일하게 친하고 싶은 신혜와 나는 우주의 낯선 별에 단 둘이 있게 된다. 신혜는 처음에 거만하게 앉아만 있지만 함께 살아가기 위해 별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그러다 우리는 동굴을 발견하고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동굴 속에서 별의 비밀을 발견한다. 커다란 웅덩이 속에 작은 난쟁이가 있다. 난쟁이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가져다주고 웅덩이 속으로 우리가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춰준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들의 부모님을 볼 수 있고, 난쟁이의 도움으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하게 된다. 처음에 신혜는 별을 떠날 궁리만 하다가 나와 친해진다. 우리가 별에 정을 붙일 때, 난쟁이가 우리에게 지구로 돌려보내 준다는 제안을 한다. 난쟁이의 제안을 어떻게 할까, 하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신혜에게 그 공책을 보여 주고 싶었다. 그래서 신혜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다. 신혜는 그 별에서 나와 단둘이 있고 싶은지 친구들과 부모님이 있는 지구로 돌아오고 싶은지. 그러나, 신혜와 나는 3년 동안 친해질 수 없었다. 늘 신혜 주변에는 친구들이 있었고, 나는 그 속에 들어가지 못했다. 내가 그런 고민에 몰두할 때, 아빠는 어디를 돌아다녔을까? 공원이나 오락실, 동시상영 영화관 같은 곳에서 담배를 피우며 한숨을 쉬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지금, 아빠는 어디를 헤매고 있을까. 시계를 귀 가까이 댄다.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면 어느새 나는 또 꿈을 꾼다. 아빠는 둘리처럼 다른 공간으로 여행을 갔다. 아빠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귀가 커다란 사람들 사이에 있다. 그들은 아빠의 작은 귀를 당기며 놀려댄다. 아빠는 엄마와 내가 그립지만 이곳으로 오는 통로를 잃어버려 낯선 공간과 시간 속에 갇혀 있다. 다행히 아빠는 선량해서 둘리처럼 그 공간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을 받는다. 귀가 커다란 사람들은 아빠의 사정을 듣고 비밀 통로를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이곳으로 오는 통로를 찾으면 아빠는 돌아올 것이다. 엄마가 뒤척이는 소리에 내가 꿈을 꾼 것이 아니라 상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다시 꿈인지 상상인지 구분이 안 가는 그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귀를 시계에 바짝 댄다. 아파트 앞 놀이터에 신혜가 서 있다. 빨간 목도리와 모자를 쓴 신혜가 오른쪽 신발 끝으로 흙바닥을 툭툭, 치며 서 있다. 엄마 심부름으로 아파트 상가에 갈 때만 해도 그곳은 그냥 텅 빈 놀이터였다. 그러나 지금 놀이터에는 신혜가 서 있다. 신혜에게는 정말 빨간 색이 잘 어울린다. 신혜의 뒤에 있는 미끄럼틀의 빨간색도 신혜를 위해 꾸며놓은 배경처럼 느껴진다. 두부와 파가 들어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든손에 힘을 주고 신혜가 있는 놀이터를 지난다. 일부러 놀이터 쪽을 쳐다보지 않는다. 신혜도 나를 못 보았는지 신발로 흙을 파헤치고 있다. 아파트의 통로로 천천히 들어선다. "야, 인라인 고양이." 신혜의 목소리는 둘리 시계처럼 내 귓속을 부드럽게 파고든다.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신혜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신발로 땅을 파헤친다. "너, 지금 시간 있어?" 나는 손에 들고 있는 비닐 봉지를 뒤로 감춘다. 엄마는 두부 전골로 요리를 하기 위해 지금 부엌에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라면 얼마만큼?" 나도 모르게 놀이터 앞으로 다가가며 말한다. "많이. 나한테 인라인 타는 법을 가르쳐 줄만큼. 싫으면 관두고." 신혜는 가방 안에 인라인을 꺼내 보인다. 바람이 분다. 그네가 철겅거리며 바람을 태운다. 혼자 밥을 먹으라면 엄마는 또 헤프게 울어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신혜를 집으로 데리고 갈 수는 없다. 그 동안의 거짓말이 들통날 것이다. 분명, 엄마는 이것저것 캐묻다가 청소년을 위한 문학전집을 읽었느냐, 로 시작해 신혜네 집에 방문할 계획을 세울 것이다. "야, 빨리 대답해." 신혜는 신발 끝으로 흙을 파헤치다 목도리를 입가로 끌어당긴다. "잠깐만 기다려. 이것 두고 나올게." 엘리베이터를 누른다. 엘리베이터는 14층에서 내려온다. 나는 다시 통로 입구로 가 놀이터를 쳐다본다. 신혜는 그네에 앉아 있다. 그네를 움직이지 않고 그냥 앉아만 있다. 노란 가로등이 신혜의 빨간 목도리와 모자를 따뜻하게 비춰주고 있다. 나는 엘리베이터 거울을 보면서 어떻게 할까, 궁리를 한다. 현관문을 열자 엄마가 만드는 육수냄새가 난다. 엄마는 식탁 위에 전골 냄비를 올려놓고 버섯과 갖가지 야채를 썰어 놓은 커다란 접시를 식탁 위에 올린다. 내가 건네준 비닐 봉지를 받아 두부를 꺼내 썬다. "엄마, 나 엄마 쏙 빼 닮았나봐. 어떻게 해?" "전골 냄비 전선을 꽂아라. 그런데 왜?" 엄마는 시큰둥하게 대답하며 두부 썬 것을 접시에 담는다. 나는 엄마를 뒤에서 안고 베란다로 데리고 간다. 베란다의 창을 열고 놀이터를 가리킨다. 그네에 앉아 있는 신혜의 어깨에는 커다란 가방이 매달려 있다. "저 아인 누구야?" "신혜, 내 단짝. 오늘 생일이었어. 내가 깜빡했지 뭐야." "그래서? 들어오라고 해. 같이 밥 먹자." 엄마는 고개를 내밀어 신혜를 쳐다보곤 창을 닫고 부엌으로 들어간다. "아이들이 햄버거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어. 날 데리러 온 거야. 만약, 내가 지금 안 가면 나 왕따 당할지도 몰라. 어떻게 해?" 엄마는 두부를 썰던 손을 멈추고 소파에 가 앉는다. "그래, 다녀와. 일찍 와. 선물은?" 나는 내 방에 있는 커다란 곰 인형을 집는다. 신혜의 핸드폰에 매달려 있는 것과 똑같은 테디 베어다. "이것 주지, 뭐." 엄마에게 곰 인형을 들어 보이고 커다란 쇼핑백에 넣는다. 엄마는 소파에 앉아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켠다. "엄마, 미안. 얼른 두부 전골해서 먹어." "혼자 무슨 맛으로." 이제, 엄마는 내가 현관문을 나서면 바로 울어댈 것이다. 술술 나오는 나의 능숙한 거짓말에 감탄하면서도 엄마에게 미안함으로 심정이 복잡해진다. 엘리베이터 앞 소화전을 열어 곰인형을 소화전에 넣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꺼낸다. 신혜는 인라인을 처음 타보는 것이라고 했다. 처음부터 신혜에게 바람을 느끼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다. 나는 신혜의 손을 잡아주며 넘어지는 법과 앞으로 걷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신혜는 불평 없이 넘어지며 내가 잡아 주는 손을 잡고 일어난다. 지금 신혜는 온전히 나의 단짝이 된다. "나 그만 쉬고 싶어, 네가 달리는 것 보고 싶어." 신혜는 학교 진입로 앞 도로에 걸터앉는다. 나는 신혜의 시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신경 쓰며 바람 속을 달린다. 잠바를 펼쳐 바람이 내 몸과 겨드랑이 사이로 움직이는 것을 보여준다. 신혜는 말없이 나의 움직임을 좇아온다. 신혜를 바라보며 뒤로 달린다. 뜨문뜨문 지나가는 차들이 모두 나의 방향과 반대로 달려간다. 가로수가 뒤로 물러서는 것을 보면서 신혜에게 다가간다. "너, 잘 달리는구나. 기분이 좋니?" "바람이 몸을 죄어오는 느낌이 상쾌해. 너도 느껴봐." 신혜를 일으켜 손을 잡고 천천히 달린다. 바람에 추위를 느끼던 신혜는 곧잘 달리기 시작한다. 이따금 넘어지기도 하지만 내 손을 꼭 잡은 신혜는 말 잘 듣는 아이 같다. 검은 하늘에서 말간 솜사탕 같은 구름들이 우리를 빠르게 지나간다. 우리는 천천히 바람 속으로, 찬 공기 속으로 밀려들어간다. 신혜도 터플 코트의 단추를 연다. 갑자기 내 손을 잡은 손에 힘을 준 신혜는 멈춰 서서 웃는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신혜의 웃음은 정말 맑고 쾌활하고, 건강하다. 나도 따라 웃는다. 우리는 웃다가 다시 손을 잡고 달린다. 나와 신혜의 통로는 바람이 된 것이다. 우리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바람을 느낀다. 신혜를 따라 다니는 아이들은 결코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신혜는 목도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말한다. "야, 인라인 고양이. 너, 매일 나랑 달리자." "그래. 그래, 좋아." 신혜의 발갛게 얼어붙은 사과알 같은 볼에 깊은 보조개가 패어진다. 아파트의 통로 앞에서 신혜에게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엘리베이터로 올라탄다. 소화전에 둥글게 말려있는 테디 베어를 꺼내 엘리베이터를 내려오며 쫙 편다. 아파트 앞에 나가니 신혜는 어느새 인라인을 벗어 가방에 넣고 운동화를 신고 있다. 우리들의 통로 수단인 인라인 스케이트를 벗은 신혜의 모습도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테디 베어를 안고 가는 신혜의 뒷모습이 작아질 때까지 나는 아파트 통로 앞에 서 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편지함으로 시선을 던진다. 우리 아파트 편지함에 가로로 놓여져 있는 하얀 사각봉투를 발견한다. 봉투는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편지함에 꼭꼭 숨겨져 있다. 혹시, 신혜가? 세금 납부고지서와는 다른 직사각형의 봉투를 집는 내 손은 떨렸다. 엄마는 소파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 있다. 잠이 든 것인지 엄마가 싫어하는 범죄 사실을 재연하는 프로가 나오고 있다. 식탁 위에는 전골 냄비에 육수만 있고 두부와 갖가지 야채를 썰어 담아 놓은 접시가 그대로 있다. 엄마의 손에서 리모컨을 빼 텔레비전을 끈다. 그 바람에 엄마가 화들짝 놀라며 일어난다. "지금 왔어?" "엄마, 밥 안 먹었어?" "어, 피곤해서 잠깐. 몇 시니?" "그것보다 엄마. 이것." 나는 혹시 편지의 내용이 안 좋은 것 일수도 있으니깐 먼저 뜯어보려고 했던 봉투를 내민다. 봉투 겉의 글씨체는 신혜의 글씨체가 아닌 아빠의 것이었다. 엄마는 봉투를 받아들고 아빠의 글씨체를 확인하자마자 마치 아빠를 안듯 와락 안는다. 엄마가 편지를 읽는 동안 나는 엄마의 얼굴 표정을 살핀다. 엄마의 얼굴은 금세 밝았다가 화를 내는 표정이었다가 결국,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그리고, 나를 안는다. "네 아빠. 우리를 잊지 않았어. 바다에 나갔단다. 아주 먼바다에." 엄마는 편지를 다시 한번 읽고 나에게 편지를 건넨다. 그리곤 식탁 앞으로 가 전골 냄비에 불을 켜고 밥솥에서 밥을 푼다. 밥 냄새에 갑자기 맹렬하게 허기가 진다. "엄마, 나도 더 먹을 수 있어. 엄마랑 먹으려고 밥 조금만 먹었거든." "그래, 알았어. 편지를 소리내어 읽어봐라, 다시 듣게." 엄마는 냉장고를 열어 반찬을 꺼내며 나를 돌아보며 웃는다. 엄마의 얼굴에 있던 주름들이 그 웃음에 사라진다. "어릴 때, 나의 꿈은 마도로스가 되는 것이었어. 그러나 생각보다 바다는 힘이 드오. 나는 지금 남해에서 고기잡이배를 타고 먼바다에 나왔소. 이곳에는 물이 아주 좋아 물고기가 쉴 틈을 안 준 다오. 바다를 멀미날 정도로 느끼며 육지에 있는 당신이 너무 그립소. 당신과 나의 딸, 해진이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소." 아빠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편지를 읽는다. 엄마는 마지막 부분을 다시 읽어달라고 한다. "당신과 나의 딸, 해진이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소." 내 목소리는 아빠와 너무 닮아 마치, 아빠가 돌아와 화장실에서 고개를 내밀고 말하는 것 같다. 아빠는 언제 돌아온다는 말도 없었지만 엄마는 마냥 기쁨에 들뜬다. 엄마와 나는 김이 폴폴 나는 두부 전골을 먹는다. 엄마는 뜨거운 두부를 입에 넣고 고개를 흔들어대며 웃는다. 우리는 모처럼 기분 좋게 국물을 식탁 위에 철철 흘리며 많은 양의 밥을 먹는다. 엄마는 그릇들을 개수대에 아무렇게 담가두고 소파에 누워 습관처럼 채널을 돌린다. 한번도 엄마의 손에서 고정된 적 없던, 내셔널 지오 그래픽 채널을 튼다. 화면 가득 바다가 출렁거리고, 해양 어류 연구가들은 고래의 울음소리를 좇아가며 고래를 기다린다. 엄마 옆에 눕는다. 좁은 소파지만 엄마와 내가 눕기에는 넉넉하다. 손으로 엄마의 배를 만진다. 배에 있는 상처를 더듬는다. 엄마는 간지럽다고 웃는다. 그러니깐, 이 상처를 통해 나는 세상으로 나온 거다. 그 전에 아빠는 엄마에게 사랑의 씨앗을 주었을 것이다. 아빠의 목소리를 흉내내 엄마의 귓속에 말한다. "바다를 멀미날 정도로 느끼며 육지에 있는 당신이 너무 그립소." 아빠는 집으로 돌아오는 통로를 잊지 않고 있다. 언젠가, 어쩌면 빠르면 내일이면 아빠가 돌아올 지도 모른다. 돌아온 후에 어쩌면 싸울지도 모르지만 아빠가 돌아오는 것은 엄마에게 희망이 될 것이다. 나는 엄마에게 내일부터 신혜랑 인라인을 타고 한 시간씩만 달리겠다고 말한다. 엄마는 아주 늦은 시간이 아니면 허락하겠다고 말하고 내 어깨를 안아준다. 엄마에게서 달콤한 냄새가 난다. 신혜와 손을 잡고 바람 속을 달리고 있는 것처럼 경쾌한 느낌이 든다. 나는 신혜에게 아주 천천히 바람이 몸을 죄어오는 느낌을 알려줄 것이다. 우리는 내일부터 겨울의 바람 속을 달릴 것이다. -끝-
초등교에 이어 중·고교 교단도 여성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16개 시도교육청이 발표한 2004학년도 중등 신규 임용고사 1차 시험 결과, 합격자의 80% 이상이 여성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일 27개 과목에 대한 1차 시험 합격자 568명을 확정·발표한 결과 전체 합격자의 88.2%에 이르는 501명이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남자는 67명으로 11.8%에 불과했다. 2003학년도에도 중등교사 최종합격자 422명 중 여자가 373명으로 88.4%에 달했다. 전북교육청도 1차 시험 합격자 145명 중 73%에 이르는 106명이 여성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17개 교과에서 최종 106명을 선발하는 이번 시험에서 1차 응시자 1130명 중 약 80%가 여성이기도 했다. 과목별로는 1차에서 24명(최종 18명)을 뽑은 국어과목에 남성은 단 1명에 그쳤고 영어과목도 합격자 16명중 남성은 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국어, 수학, 영어 등 3개 과목에서 35명을 선발했는데 최종합격자의 74.2%인 26명이 여성이었다. 대전도 2일 20개 과목에 걸쳐 310명의 1차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중 남자는 54명(17%)에 그친 반면 여자가 256명(83%)으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반면 남자의 경우는 체육·기술 등 일부 과목에만 집중된 상태로 주지교과인 국·영·수의 경우 여성이 거의 90%에 육박하는 상태다. 인천교육청 중등교육과 담당자는 "작년에도 최종합격자 중 82퍼센트가 여자였고 올해도 1차 합격자 중 남녀비율이 약 2대 8 정도로 보이는 데 타 시도도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중등의 여성화 속도가 이미 초등을 앞질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등교단의 여성화는 이미 수 년 전부터 가파른 상승세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군 가산점이 폐지된 다음해인 2001년부터는 중등 여성합격자 비율이 초등 여성합격자 비율을 앞질렀다. 2001년 이후 초등 여성합격자 비율은 75% 이하로 떨어진 반면 중등 여성 합격자 비율은 80%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중등교원의 여성 비율은 매년 2%씩 증가해 2002년 현재 46.3%를 기록하고 있다. 10년 후면 70%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중등교단의 여성화는 무엇보다 여학생들의 교직선호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교·사대 재학생의 70%가 여학생이니 만큼 여성합격자가 80%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 황영준 사무관은 "정년보장에 근무여건이 여학생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게 사실이어서 우수한 여학생들 사이로 남학생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4년 전 헌법재판소가 공무원 채용시험의 군필자 가산점을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가산점 폐지 후 서울시교육청 등은 남학생 응시연령을 40살에서 43살로 높였지만 사실 서울 같은 도시 지역에서 그 연령에 합격할 확률은 없어 효과는 제로였다는 게 일선의 반응이다. 서울교육청 교원정책과 담당자는 "남학생에게 주어지던 3점의 가산점이 없어져 여학생들과 동등한 경쟁을 치르게 되면서 합격률 증감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수한 남학생들이 교직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유아교육법안이 지난 1월 8일 드디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지난 7년 동안 국회 상임위원회에서조차 통과되지 않았던 법안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100년이 넘는 우리나라 유아교육 역사에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 번에 국회가 유아교육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한국교총을 비롯한 유아교육계의 오랜 숙원이자 절실한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하고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지금 선진국들은 앞다투어 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과 행·재정적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유아교육법이 제정됨으로서 유아발달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교육과 보호를 가능하게 하고, 학부모들에게는 질 높은 유아교육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 및 효율적인 유아교육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또한 그동안 유치원 교육은 초.중등교육법에 포함돼 있었으나 별도 법률이 제정되어 교육기본법 아래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평생교육법의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법제정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2학년까지 실시되던 무상 의무교육이 올해부터 중3까지 확대된 데 이어 초등학교 취학 직전 1년이 더해져 '10년 무상교육 시대'가 열리게 됐다. 사실 이번에 통과된 유아교육법은 한국교총과 유아교육대표자연대 등 유아교육자들과 일선 교원들의 단결된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법제정을 반대하는 보육관련단체들의 집단이기적 주장과 정치권의 눈치보기에 이번 국회에서도 실종될 위기에 처한 법안이 막판 국회에서 통과된 것은 유아교육법 제정을 위하여 한국교총이 그 동안 정부와 수차례 단체교섭 합의를 하고, 한국교총 내에 유아교육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가 하면 '유아교육법제정을위한유아교육대표자연대'를 조직화하여 전국의 국공사립유치원교원 및 대학교수, 대학생연합, 대학원생연합 등이 참여한 가운데 강력한 법 제정 활동을 벌여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법제정에 따라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어떻게 마련하여 법제정 취지를 구체화하는가의 문제가 남아 있다. 이번 법제정 과정에서 유아교육계와 보육관련단체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갈등이 표출된 바가 있음을 상기할 때 앞으로도 유아들을 위한 교육적 관점에서 후속 조치가 차질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부는 물론 교육구성원 모두 합심하여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유아교육계도 질 높은 유아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참여 정부 제2대 교육부총리에 안병영 전 장관이 임명됐다. 신임 부총리는 이미 지난 90년대 중반 문민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합리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일선 학교와 교원은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범시 여러 번 공약한 "정권과 임기를 같이 한다"는 공언이 공약(空約)이 된 점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중도 성향의 합리적 교육행정가인 신임 교육부총리에게 거는 기대가 자못 큰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신임 교육부총리는 다음과 같은 교육 현안에 관심을 갖고 교육 청사진을 펼쳐 주길 기대한다. 첫째, 흔들리는 교단을 시급히 안정시켜야 한다. 교육의 주체는 교원, 특히 일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다. 근래 정부의 교원 지방직화, 교육특구 문제, 미발추 관련 중등 자격자의 초등 임용 예고 등으로 교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입지를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대공약수를 찾아 원만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둘째, 대학 입학 제도 등 상급 학교 입시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입제도가 초 중 고교 등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 대입 제도는 자꾸 바뀌어 학부모와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고교 평준화 제도, 특목고 입시제도, 경시대회 등 각종 인증 시험 제도도 시급히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 각종 평가 제도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제고하고 평가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올해 대입수능과 교원임용시험에서 문제 오류사태가 발생해 큰 충격을 주었다. 평가 시스템을 과감히 바로 잡아 적어도 정부에서 시행, 관리하는 평가 제도와 시스템은 믿을 수 있다는 국민적 신뢰감을 회복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넷째,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활성화에 힘써 주길 기대한다. 사교육비로 학부모의 등이 휘고, 학원 시작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특기 적성교육 등 학교의 정규 과정을 조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오후에는 각급 학교 운동장에 학원 차가 줄을 서 있는 것이 우리 공교육의 현실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특단을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교원 충원 및 교원 승진제도 등 인사 관련 제도를 확립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원정년 단축 이후 초등교원 부족 현상으로 교육 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각급 학교의 교원 신진 대사의 장기적 추이를 면밀히 분석해 근본적 충원 대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자꾸 개정돼 혼란을 부추기는 교원 승진제도도 현실에 맞게 정비해 장기간 일관성을 유지하고 예측 가능한 승진과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신임 교육부총리는 이러한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직시하고 알맞은 처방으로 교육 되살리기의 견인차가 돼 주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교원, 학생, 학부모를 비롯한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 우리 교육을 한 단계 높이는데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실현하기 위한 유아교육법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만 5세아에 대한 무상교육의 길이 열리게 됐으며 유아교육계의 7년에 걸친 입법추진 활동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고 유아교육법안을 찬성 188, 반대 5, 기권 19로 통과시켰다. 국회는 동시에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영유아보육법도 의결했다. 제정된 유아교육법은 초등학교 취학 직전 5세 유아의 무상교육과 유치원 종일반 확대, 국가 및 지자체의 사립유치원에 대한 운영경비 보조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나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5세 미만이라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교육비용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유아교육법은 15대 국회에서 맨처음 발의됐으나 국회종료로 자동 폐기됐고, 16대 국회에선 이재정, 김정숙 의원이 각각 발의했지만 2년간 심사가 미뤄져 왔었다. 유아교육법은 이날 제정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달 11일 2년 동안 16대 국회에 계류돼 있던 법안이 교육위를 통과하면서 제정을 눈앞에 두는 듯 했지만 법사위에서의 진통이 계속됐다. 법사위에서는 몇차례의 심사소위가 개최됐고 소위를 통과한 뒤에도 일부 의원의 반대로 의결이 지연되는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었다. 다행이 지난달 26일 극적으로 법사위를 통과해 연내 의결을 점쳐졌었다. 하지만 보육시설측이 극렬하게 반대하자 다수당인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둔 정치적 변수를 고려해 본회의 상정을 유보하는 등 교육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교총과 유아교육계는 거세게 반발했고 한나라당사에서의 시위와 관계자 방문 및 설득이 연일 계속됐다. 교총은 한나라당과의 결별을 경고하기도 했다. 유아교육기관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와 보육기관인 전국 어린이집·놀이방연합회가 3일 기자회견에서 "유아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동시에 통과시키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발표해 합의에 이르는 듯 했지만 다른 보육기관이 반대를 계속했고 한나라당도 입장의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유아교육법 제정을 열망하는 19대 단체는 일간지 광고를 통해 제정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정치권에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상호보완적으로 기능햘 때 질 높은 교육과 보육이 이뤄진다"며 "정치권은 보육시설장의 집단이기주의보다는 대다수 학부모와 유아들의 권리를 먼저 생각하라"고 주장했다. 보육시설도 이에 맞대응에 광고전을 펼치기도 했다. 결국 한나라당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아교육계와 보육계 모두 공적지원에 의해 함께 할 수 있는 수정안을 마련, 본회의에 유아교육법수정안을 제출, 처리하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날 "유아교육계가 요구한 사립유치원 교사 인건비 지원을 수용한 유아교육법 수정안과 보육계가 요구한 민간보육시설 설치 및 운영비 지원 등 5개 요구조건을 수용한 영유아보육법 수정안을 마련했다"며 "8일 본회의에서 두 법안을 함께 올려 처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8일 황우여 의원외 38인이 수정안을 제안했고 수정안이 통과됐다. 통과된 유아교육법 수정안은 '교육·보호'조항에서 보호를 삭제하고 사립유치원 교사 인건비 지원 등이 포함됐고 영유아보육법 수정안은 ▲민간보육시설 설치 및 운영비 지원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 ▲초과 보육에 대한 운영비 보조 등을 포함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8일 초·중학교 교사의 톡톡 튀는 수업 우수사례 7편을 수록한 수업개선사례집을 펴냈다. 지난해 교육청 공모에 참여한 92편 중에서 엄선된 사례다. 교사가 직접 제작한 구체물 자료를 투입해 지도한 '눈으로! 눈으로! 머리로! 수학왕을 꿈꿔요'(김보희 대전현암초), 다양한 게임자료를 사진자료와 함께 소개한 '활동중심 교수학습을 통한 영어 의사소통 기본능력 신장'(오세란 대전성남초), 협동학습 모형 아래 오르프악기를 활용한 음악수업 '악기로 모아지는 삼색소리'(김미영 대전용운초), 인터넷을 활용한 과학탐구활동 '인테넷으로 공부했더니 과학이 쉬워요'(남지연 대전대암초), 신나는 국어공부 비법을 소개한 '재미있고 신나는 국어공부로 언어사용 능력을 키워요'(김윤순 유성초) 등 초등 사례가 5편 실려 있다. 또 중학교 편에는 단원별 인터넷사이트를 분석제공하고 노작협동학습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 'ICT활용 노작협동학습을 통한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능력 신장'(김순례 대전매봉중)과 도서실을 활용해 문제해결력을 신장시킨 '도선관 활용수업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김은미 대전중)이 실렸다. 대전교수학습지원센터(www.tenet.or.kr)에 탑재돼 열람이 가능하다.
아직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ICT 활용 수업을 위한 자료로 국가기관 개발자료보다는 민간기업이 개발한 자료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교대의 ICT 활용능력 관련 이수학점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된 인터넷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참여한 1021명의 교사중 교육과정 속에 ICT 운영과 활용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이 현장에서 수업에 활용할 때 효율성이 높다는 응답자가 72%나 됐지만 현재 학교교육과정에 ICT활용을 포함해 편성하고 있는 학교는 57%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교수-학습 활동시 ICT 활용에 대해 교사들의 정서에서 부정적인 응답자 18%보다 긍정적인 응답자가 36%로 두배가 많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컨텐츠 사용에서 초등학교의 경우 299명 응답자중 287명이 특정 민간기업 개발 컨텐츠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 CD자료(257명), 직접 제작한 자료(190명), 에듀넷 자료(167명), 시·도별 정보센터의 자료(60명)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인터넷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에듀넷 자료와 시·도별 정보센터의 자료가 민간기업 개발 컨텐츠의 응답자수보다 훨씬 적어 이들 기관의 새로운 자료개발의 필요성이 지적됐다. 응답자들은 또 컨텐츠를 개발할 때에는 활용이 용이하고 학습목표 달성에 적합해야 하며 교사가 재구성하기 쉬워야 하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 구성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개발한다고 지적했다. 수업에 도움이 되기 위한 ICT활용 연수 방법으로는 ICT 도구와 활용 방법의 병행 연수가 43%로 가장 많았으며 교과별 연수가 32%, ICT활용 방법별 연수가 뒤를 이었다. 또 예비교원의 ICT활용능력 향상을 위한 직전 이수학점에 대해 76%의 응답자가 현재 교대 평균이수학점인 2∼4학점보다 높은 이수학점을 선택했다.
제1과 인솨하기. 철쑤눈 하껴에 가쑴당. 운덩장에 쌔임이 계셨숨당. 철쑤눈 언넝 쌔임께로 텨가 인솨를 했숨당. "쌔임, 안뉴ㅇ~? -_-" 임더 빵갑게 인솨했슴다. "철쑤 떠샤?~" 거때 영휘가 철쑤와 임이 있는 쪄그러 거러가쑴당. 철쑤와 영휘는 방갑께 인솨를 나누었슴당. "철수 할라당발라당살라당 ^^*" "영희 빵까루~"…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2015년 국어교과서 내용'이라는 유머중의 일부입니다. 외래어에 의한 우리말의 오염,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인성이나 가치관형성 등에 적절치 않은 내용이 심심찮게 국어 교과서에 발견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2015년 우리는 국어 교과서에서 '제1과 인솨하기'를 실제로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국어교과서에 얼마나 많은 오류가 범해지고 있는 지, 최근 지적된 오류들을 용례 별로 분석해본다. #영어 전치사에서 한문, 일어 번역투까지 국어 교과서에는 한문과 일본어 번역투에 비해 영어 번역투가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전치사구의 전이가 가장 빈번하다. 경남대 김정우 교수가 '배달말'에 기고한 '국어 교과서의 외국어 번역투에 대한 종합적 고찰'을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초중고 국어 교과서 51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 사람으로부터 잘잘못을 들은 다음(중학 생활국어 2-2 103쪽) ▲누나와 나는 할머니로부터 무섭게 지청구를 먹어가며(중학 국어 2-1 146쪽) ▲웃음의 유일한 기능은 '긴장으로부터의 해방'이다(초등 읽기 6-1 97쪽) 등의 문장에서는 시원(始原)을 나타내는 영어 전치사 '프롬(from)'의 흔적이 보인다. 각각 △그 사람에게(서) △할머니에게(서) △'긴장에서 벗어나는 해방'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변형의 멋도 선보이고(중학 국어 1-2 170쪽)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중학 국어 1-2 232쪽) 등의 문장은 영어 전치사 'through'를 번역한 것이고 ▲문자 언어는 필요에 의해서 오랜 기간을(중학 국어 1-1 213쪽) ▲제일 긴 그 다리가 폭격에 의해 아깝게 끊어진 뒤로는(중학 국어 2-1 143쪽) 등의 문장은 전치사 'by'를 번역한 흔적이 짙다고 분석했다. 역시 △이번 기회에 △소설 속에서 △필요에 따라 △폭격으로 등으로 고쳐야 자연스럽다. 김 교수는 이외에도 영어의 소유 구문을 나타내는 동사 'have'가 그대로 번역된 듯한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고등 국어 상 84쪽), 수동태 구문 형식이 그대로 드러난 '아이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창작된 놀이'(중학 생활국어 2-2 91쪽) 등의 문장도 영어 번역투 문장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를 '사랑하는 처자가 있는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자연 발생적으로 창작한 놀이'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소리로 인해 고통받는 내 심정'(중학 국어 2-1 27쪽), '그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중학 국어 1-1 134쪽) 등에서는 한문의 기능어 '인(因)'과 '사(使)'의 자취를 읽어낼 수 있다면서 이를 각각 '소리로 고통받는 내 심정', '그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으로 수정했다. 이밖에 일본어 번역투로는 '닫혀진 약국'(중학 국어 1-2 36쪽), '잘리어진 나이테'(고등 국어 상 29쪽), '이 글이 잘 짜여졌는지'(고등국어 상 181쪽) 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닫힌' '잘린' '짜였는지'로 써야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모국어의 자연스러운 문장 규칙을 깨뜨리는 수동적인 번역투 문장을 쓰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우리의 언어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국어 교과서는 여러 가지 기준에서 '모범적'인 문장을 구사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맞춤법, 띄어쓰기 오류만 1000여 건 최근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가 발간한 '중학교 국어교과서 오류실태 분석'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 1·2학기, 2학년 1·2학기 등 모두 4권의 교과서에 △맞춤법, 표준어규정 오류 81건 △띄어쓰기 오류 526건 △문장부호 및 형식오류 28건 △부적합한 낱말사용 40건 △어법에 어긋난 표현 73건 △논리, 내용이 어색한 표현 34건 등 모두 793건의 잘못이 드러났다. 보고서는 또 아라비아숫자와 단위명사의 띄어쓰기 오류도 수백 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중학교 1학년 2학기 교과서 78 80 81쪽의 '평양 감사'는 조선시대 행정구역상 '평안 감사' 또는 '평양 부사'가 맞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194쪽 '몸뚱아리'는 표준어 '몸뚱어리'를 써야 하고, 73쪽 '백발 백중'은 한자성어이므로 '백발백중'으로 붙여써야 하는데 띄어썼다. 이밖에 2학년 2학기 교과서 56쪽에서는 '뾰조록하니'가 '뽀조록하니'로 표기되고, 불교용어 '십대왕(十大王)'의 한자가 96쪽에서 '十代王'으로 오기된 것을 비롯해 '우루루'(우르르의 오기), '아뿔사'(아뿔싸의 오기), '세익스피어'(셰익스피어의 오기), '혼자말'(혼잣말의 오기) 등 한글맞춤법이나 외래어표기법에 틀린 단어도 적지 않게 발견됐다. 국정교과서의 이 같은 부실은 편수담당자 한사람이 한 두 달만에 평균 32권을 검수하는 인력 및 절차상 문제점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외국어 교과서의 경우 독일어 담당자가 아랍어까지 감수하고 있으며 화학 담당자가 물리를, 가사·실업 담당자가 생물을 맡는 사례도 있어 원천적으로 내용 감수는 물론 오·탈자 감수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국정교과서 편찬비용은 검인정교과서 편찬비용의 17.5% 수준인 평균 3500만원에 불과해, 발간 뒤 오류 수정을 위한 검수 예산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현재의 편수인력 및 예산으로는 방대한 양의 교과서 편찬작업을 제대로 관리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정서, 가치관 형성에 좋지 않은 표현도 희곡 작가이자 아동 교육 전문가인 정순열 씨가 초등 국어 교과서 내용의 일부가 어린이들의 바른 정서나 가치관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 지난해 화제를 모았다. 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청와대와 광주시교육청 등의 홈페이지에 국어 교과서의 잘못된 부분 30여 곳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란 제목의 이 시리즈는 특히 인성 논리 원칙의 차원에서 일리 있는 비판으로 공감을 얻고있다.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84쪽의 경우, 경호라는 어린이가 사촌 형 윤호에게 "형은 장난감이 많으니까 이 비행기 나 줘."라는 부분을 "남의 것을 달라고 억지를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 비행기 나 빌려 주면 안 돼"라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68쪽에 나오는 노루 토끼 두꺼비가 서로나이를 자랑하며 음식을 먼저 먹겠다고 말다툼하는 우화를 두고, "셋이 똑같이 나눠 먹도록 하는 내용으로 바꿔야 옳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80쪽의 아버지 말을 듣지 않고 반대로만 행동하던 아들이 끝내 목숨을 잃고 만다는 내용을 담은 '반대로만 하는 아들'에 대해서는 "억지 비유 탓에 황당한 내용이 되고, 공포 분위기만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터넷 동호회(cafe.daum.net/greatthink)까지 개설한 정씨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는 일생 동안 공부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작은 잘못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학부모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교과서 개정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교총과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체결한 2003 단체협약을 통해 올해부터 현장교육연구논문 등을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현장교육연구 전자도서관 구축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올 3월과 9월의 교원 정기인사를 일찍 실시하고 해외연수 기회를 확대하는 등 22개항에 대해 교섭·합의했다.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이행협의회를 연 2회 개최하는 데도 합의했다. 인천교총과 시교육청은 또 초등교과 전담교사의 법정 정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교원들을 위한 단체 보장보험 성격의 보험에 예산을 배정, 일괄 가입하도록 해 각종 사고나 재해 시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유아 수 25명 이상인 연장제 유치원에 업무보조원을 배치해 예산범위 내에서 인건비를 지원하고, 학교의 요청이 있는 경우 사서교사를 배치하기로 했으며 각급 학교에 배분되는 학교교육비 예산의 초·중등간 격차도 줄여나가기로 했다.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와 중등교원을 양성하는 사범대를 통합, 종합교원대학을 설립하고 교육전문박사(Ed.D) 학위과정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교원자격.양성제도 개편안을 마련,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입학정원이 적은 3∼4개 교육대와 사범대를 우선적으로 통합해 종합교원양성대학으로 개편, 초등교원은 부족하고 중등교원은 남아도는 불균형을 해소하고 나머지 대학도 통합 여건이 조성되는대로 연차적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이는 현행 교원자격제도가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로 구분돼 있고 교사양성기관도 분리돼 있어 학교급간 연계성이 부족하며 지식기반 사회에 적합한 창의적인 인재 육성 등에도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교육부는 또 ▲교원 자격기준 강화 ▲교육전문박사(Ed.D) 학위과정 설치 ▲교원양성기관 평가인증제 도입 ▲교육대와 사범대간 학점 교류 활성화 및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2004년에는 지난해 26개교에 불과했던 월 1회 주5일수업제 우선 시행 학교가 전국 초·중·고의 9.7%인 1024교로 확대된다. 또 저소득층 유아들에 대한 교육비 지원과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등 사회보장성 교육혜택이 확대된다. 7차 교육과정의 전면 시행에 따라 2005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범위가 심화선택과목 위주로 출제되며, 시도교육감의 자율권 확대 등 지방화 추세가 강화된다는 점도 지난해와는 다른 점이다. 이러한 교육계의 변화를 항목별로 나눠 정리했다. ▲월1회 주5일 수업제 학교 확대=주5일 근무제의 확산 추세에 맞춰, 지난해 전국 26개 교에 불과한 월 1회 주5일 수업제 학교가 전국 초·중·고교의 9.7%인 1024개교로 확대된다. 우선시행학교 교원들은 토요일 정상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교장 재량으로 재가연수나 집단연수를 실시할 수 있다. 교육부는 2005년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로 월 1회 주5일제 수업을 확산하며, 이에 맞춰 교원 복무규정도 개정할 계획이다. ▲유치원 교육비 지원 확대=취학 직전 만 5세아까지만 유치원 교육비를 지원하던 것을, 신규로 저소득층 만 3·4세아에게도 지원한다. 만3, 4세아의 경우 법정 저소득 자녀에게는 입학료와 수업료 전액,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차상위 계층 농어촌과 도시 국·공립 유치원생에게는 입학·수업료의 60%, 사립유치원아에게는 6만 원 정도(유치원비 11만원의 60%) 지원된다. 또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절반 이하인 계층 중 농어촌과 도시 국·공립유치원아에게는 입학·수업료의 40%, 도시 사립유치원생에게는 4만 4000원(입학·수업료 40%%)이 지원된다. 이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어린이집 취학원생들과 형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교육부는 국고 예산 77억원을 확보해, 국회 심의중이다.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전면 실시=시 지역의 경우 중 1·2학년까지만 실시하던 무상의무교육을, 중 3학년까지 전면 확대 실시한다. 이에 따라 중학생까지 입학료와 수업료, 교과서대금을 지원하며, 8342억원이 국가예산에서 지원된다. 읍·면 지역의 중학교 의무교육은 94년도에 이미 완료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변경=2005년도부터 국민공통기본교과목이 직접 출제 범위에서 제외되고 고 2, 3학년에서 배우는 임의선택과목 위주로 시험이 출제되고, 직업탐구영역이 추가됐다. 평가영역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5개 영역 전부 또는 일부를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농어촌교직원 사택 지원= 농어촌 교원의 주거 여건을 향상하기 위해, 농어촌 전지역 사택 신·개축 및 보수비를 지원한다. 사택 1843호를 대상으로 59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특수교육보조원 확대 배치=통합학급, 특수학급, 특수학교에 유급 특수교육보조원 1000명을 국고지원(30%. 70%는 지방비)으로 배치한다. 시도별 배치인원은 서울 135명, 부산 95명, 대구 45명, 인천 49명, 광주 26명, 대전 19명, 울산 13명, 경기 136명, 강원 62명, 충북 40명, 충남 82명, 전북 51명, 전남 84명, 경북 77명, 경남 72명, 제주 14명 등으로, 통합학급수에 비례해 인원을 배정했다. ▲7차 교육과정 전면 시행=초등 1학년부터 고교 2학년까지만 시행되던 7차 교육과정이, 올해부터는 고3까지 전면 확대 시행된다. 또 교육과정 개편이 일시·전면적으로 시행되던 것이, 올해부터는 수시·부분적으로 개정된다. ▲사이버가정학습 지원 체제=사교육비 경감 차원으로 EBS 방송강의 등 자율학습 콘텐츠를 에듀넷을 이용해 무료로 제공한다. ▲경제자유구역내 외국교육기관 설립 운영 방안 마련=제주 국제 자유 도시 및 경제 자유 구역 안에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이들 지역에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자율학교 지정권 교육감에 이양=고교 이하 학력인정학교 지정, 자율학교 지정·연장 권한을 교육감에 이양한다. ▲과대 규모 지역교육청 신설 및 기구 확대=인천서부교육청, 경기시흥교육청 등 과대 지역에교육청 두 곳이 신설된다. 또 인구수 50만 명 이상 학생수 7만 명 이상인 울산 강남·강북, 경기 고양·남양주·용인, 경남 창원교육청의 기구가 2과 또는 4과 체제에서 2국 6과 체제로 확대 개편된다. ▲연구대회 표준운영절차 마련=연구대회의 일관된 운영을 위해서 연구대회표준운영절차가 제정돼 시행된다. 이에 따라 단위학교 출품등록제, 연구대회넷트워크에 입상작 공개 필수화, 불공정 행위 관리 체계화, 연구대회 인정절차 구체화 방안 등이 마련된다. ▲이외 달라지는 것들=교육감이 구속되었을 경우 부교육감이 권한 대행할 수 있게 되고, 영세사학의 원활한 해산을 위해 재정이 지원된다. 만 3세아부터 5세까지 유아중 특수교육 대상 장애유아의 무상교육지원을 특수학교뿐만 아니라 일반사립유치원까지 확대 시행한다. 이럴 경우 일인당 월 20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국가공인 민간자격의 학점 인정이 확대된다. 상반기까지 기준 마련을 위한 전문가협의회등을 거쳐 하반기에 학점인정기준을 확정해 시행한다. 내년도 초·중등 교원은 5195명이 증원돼 모두 29만 6357명이 된다.
'목재 교실'이 학생들의 정서 순화와 질병 예방은 물론 학습 효과마저 끌어올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실 현대화에 밀려 70년대부터 허물어져 간 목조 교실이 이제는 낡은 문화가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교육개혁운동을 위해 부활시켜야 할 新 교육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1970, 80년대부터 유럽과 이웃 일본에서는 콘크리트 교실이 아이들의 심신을 병들게 한다는 실증적인 연구를 내놓으며 '교실 목재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은 1985년 '콘크리트 교사가 학생의 공격성을 증대시킨다'는 발표 이래, 정부 지원으로 수 백 여개의 학교가 목조 교사를 지었으며 새로 짓는 교사들도 대부분 목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목재교실에 대한 개념도 생소하고 그 효과에 대한 연구사례조차 없으며 일선 교육청도 비용·관리 문제 때문에 마루바닥을 뜯어내고 장판을 까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시설과 담당자는 "바닥이 차가우면 초등학생의 경우 성장발육이 저하되고 여중고생의 경우 생리적인 문제가 발생해 그 동안 마루바닥 설치를 장려했지만 비용이나 청소, 보수 문제 때문에 점차 비닐 시트로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한다. ▲효과=독감 감염률 절반 이하 1985년 이후 일본에서 쏟아져 나온 연구들을 보면 왜 일본이 그토록 목조교실을 고집하는 지 알 수 있다. 1996년 (재)일본주택·목재기술센터가 목조 교사 287개, 콘크리트 교사 435개, 내장목질 교사 170개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유행성 감기로 인한 학급폐쇄율을 조사한 결과, 목조나 내장목질 교사의 폐쇄율은 콘크리트 교사의 절반에 그쳤다. 온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하고 원적외선을 다량 방출하는 목재는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질병 감염을 막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靜岡대학 농학부가 흰쥐를 목재·콘크리트·알루미늄 상자에 각각 넣고 사육한 결과, 목재상자에서 자란 쥐는 스트레스를 덜 받아 새끼를 순산하고 행동반경도 넓었던 반면 콘크리트나 알루미늄 상자 속에서 사육된 쥐는 89차례 출산하는 동안 20차례나 새끼를 잡아먹는 등 극심한 정서불안과 공격성을 보였다. 또 갓 태어난 쥐를 23일간 목재·금속·콘크리트 상자 속에서 키운 결과, 목재상자에서는 생존율이 85%에 달한 반면 금속상자는 41%, 콘크리트 상자에서는 겨우 7%에 불과했다. 임업연구원 이동흡 박사는 "콘크리트 교실은 온습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소음과 보행감에서 인체에 부담을 줘 스트레스와 폭력을 유발한다는 점은 선진국에서 이미 일반화된 사실"이라고 말한다. 아이치교대 다카하시·구와다 교수팀이 목조교사(65개), 콘크리트 교사(80개)를 선정해 교사·학생의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여름철 몸이 피곤하다'는 항목에 목조 교사는 13.6%, 콘크리트 교사는 46.2%가 '그렇다'고 답했고, '겨울철 머리가 아프다'는 데도 목조 교사는 1.5%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콘크리트 교사는 20%의 응답률을 보였다. 실내온도 10도인 목재바닥 교실과 콘크리트 교실에 학생들을 입실시키고 40분간 독서를 하게 한 후 피부온도를 측정한 또 다른 연구 결과, 목재바닥 학생들은 대부분 15도 이상을 유지한 반면 콘크리트 바닥 학생들은 14도 이하로 피부온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발, 다리 온도가 크게 떨어져 방광 수축과 빈뇨로 학습집중력이 떨어지고, 막대기 교환실험에서도 콘크리트 바닥 학생들의 작업실패율이 훨씬 높았다. 서울 양재초 한상근 교사는 "예전 학교에서는 콘크리트 교실의 경우 습한 데다 초가을부터 다리가 시려와 공부에 지장을 줬지만 마루바닥 교실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교육청 시설과장도 "나무마루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기 때문에 여교사가 많은 초등교는 특히 나무마루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올 여름 교실마다 낡은 마루를 뜯어내고 다시 새 나무마루를 설치한 서울 서래초도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3학년 김새봄 양은 "바닥이 차갑지 않아서 쉬는 시간 친구들과 둘러 앉아 공기놀이나 공놀이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향후과제=시범학교부터 만들자 목재교실이 무엇이 좋은지, 왜 필요한지를 학부모와 정책 입안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작년 4월 창립해 '목재교실 운동'을 주창해 온 목재문화포럼(공동대표 최현섭·안원영)이 홍보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것도 이 점 때문이다. 최현섭 공동대표(강원대 교수)는 "목재교실은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교육개혁이다. 이 점을 학부모와 정책결정자들에게 알리는 강좌나 세미나를 개최하고 무엇보다 산림청에 시범학교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학교를 운영하며 일단 신축 교사나 개축이 필요한 노후교실부터 목재교실로 전환하면 큰 무리는 없다. 한규성 교수(충북대 산림과학부)는 "일단 신축 교사나 개축이 필요한 노후교실부터 여건에 따라 기둥과 보를 비롯해 내외벽, 천장, 바닥 모두를 나무로 하는 목조교사를 짓거나 이중 일부분을 나무로 하는 목질내장 교실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 경우 국내산 목재로도 충분하고 현재 100여 개인 목조건축업체로도 건축과 보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처럼 정부가 건축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면 목재교실 확산은 물론 국내 임업과 목조건축도 활성화될 수 있다. 현재 1개 교실 건축비는 7500만원선. 목조는 이보다 약 20% 정도 비싼 9000만원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일본은 현재 목재교실 신축시 경비의 50%를 문부과학성이 지원하고 국산 목재 사용시 임야청이 30%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동흡 박사는 "문부과학성과 임야청의 지원으로 일본은 신규 학교건물의 대부분을 목재교실로 짓고 있다"며 "우리도 산림청이 보조금을 지원하고 지역산 목재를 사용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규성 교수도 "산림청이 임업인만을 지원하는 것은 피드백이 없어 생산성이 낮다. 오히려 학교에 보조금을 줘 목조공사를 활발히 진행하면 임업인은 물론 유통업자, 건축업자 모두 활성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재를 이유로 목조는 2층까지만 짓게 하는 건축법도 문제다. 외국에서는 이미 목재가 콘크리트보다 불에 더 강하다는 게 입증돼 층수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경호 한국목조건축협회장은 "목재 단면이 크고 방염, 내화 처리된 목재는 1시간 동안 1000도의 불에 노출시켜도 표면만 탄화되고 더 이상 타지 않아 붕괴 위험이 오히려 철골콘크리트보다 적다"며 "층수를 제한하는 관계 법령도 올해는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천 산림청 목재이용과장은 "관리나 비용 문제가 있다해도 그 효과나 궁극적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늦은 감이 있다"며 "우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 지자체 등과 협의해 시범학교를 운영하는 것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