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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필자는 직장 생활하는 아들 부부를 돕기 위해 두 손주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등하원 시키는 일과 하원 후에 일정 시간 동안 아이들 돌봄에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손주들을 위해 가족의 어른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에 뿌듯한 감정으로 충만하다. 더불어 이에 부응하듯 날로 건강하고 씩씩하며 지혜롭게 성장하고 있는 손주들에게도 고마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분명하게 놓치지 쉬운 것이 있으니 바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들의 봉사와 헌신, 아이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다. 최근 경기도 부천 지역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발생한 교사의 비극적인 죽음은 학부모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교육 시스템이 지닌 민낯을 처참하게 드러내고 있다. 독감에 걸려 고열이 나는데도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없어 출근해야만 했던 교사는 결국 출근 3일 만에 응급실로 들어갔고 안타깝게도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다. 그 젊은 교사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유아교육을 지탱하는 ‘사립유치원’이라는 거대한 축이 얼마나 위태로운 모래성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통렬한 경고음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겪어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매일 아침, 유치원 현관에서 환한 미소로 아이들을 맞이하고 학부모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일일이 응대하는 교사들의 모습 뒤에는 우리가 외면해 온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영유아와 정성껏 2~3시간만 함께 안전에 유의하며 놀아주어도 온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상태를 부정할 수 없다. 더구나 유치원 교사는 단순한 돌봄 인력이 아니다. 아이들의 생애 첫 사회적 관계와 인지 발달을 책임지는 스승, 즉 '전문 교육자'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통계청과 육아정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사립유치원 교사의 평균 근무 시간은 법정 근로시간을 상회하지만, 급여 체계는 공립 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신분 보장 또한 불안정하다. “아이들을 사랑하니까 참아야 한다”는 정서적 가스라이팅은 그들을 병가조차 낼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내외 사례를 통해 유아교육의 불평등 상황을 살펴보자. 이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더욱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핀란드의 경우 ‘교사 자율성 및 처우’는 매우 모범적이다. 핀란드는 유치원 교사에게 석사 학위 이상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대신, 그에 걸맞은 사회적 지위와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교사가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할 정도로 몰아붙이는 환경에서는 양질의 교육이 나올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는 어떤가? 무엇보다도 사립학교법과 차별적 구조가 눈에 부각된다. 우리나라 공립유치원 교사는 교육공무원법의 보호를 받지만, 사립유치원 교사는 사립학교법과 근로기준법 사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동일한 교육 과정(누리과정)을 가르치고 동일한 자격증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소속 기관의 설립 형태에 따라 생명권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차별이 존재한다. 교사의 희생만으로 유지되는 교육은 결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이제는 감성적인 위로를 넘어 실질적이고 획기적인 제도적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교사 1인당 원아 수의 획기적인 감축과 ‘2담임제’의 실질적인 의무화가 필요하다. 현재의 과밀 학급 구조(대개 20명 내외)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스스로 생리 현상 등을 포함한 앞가림조차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안전, 교육, 행정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야만 이번 사례처럼 교사가 아플 때 즉각적인 업무 대행이 가능하며, 아이들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급여 및 처우’의 획기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적어도 공립 수준의 단일화를 필요로 한다. 사립유치원 교사의 급여를 원장의 재량이나 유치원의 재정 상태에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직접 사립유치원 교사의 인건비를 전액 지원하는 ‘국가 책임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이 국가 표준으로 운영된다면, 그 과정을 수행하는 노동의 가치 또한 국가 표준에 맞춰 공립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해야 한다. 셋째, ‘교원 복지 보장법’의 제정 및 대체 인력 풀(Pool) 운영이 필요하다. 교사가 아플 때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는 권리는 생존권의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 교육청 단위에서 상시 대기하는 ‘유아교육 전문 대체 인력 뱅크’를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 긴급 상황 발생 시 1시간 이내에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교사가 아픈 몸을 이끌고 현관에 서는 비극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유치원을 '교육의 요람'이라 부른다. 어느 유명 인사는 삶에서 배워야 할 모든 공중도덕과 삶의 원칙을 유치원에서 거의 다 배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유치원 교육은 중요한 기능을 행하고 있다. 실제로 필자의 손녀 역시 미처 생각지도 못하는 ‘지구 구하기’나 ‘환경 보호’ 문제에 대해서 어른을 부끄럽게 할 정도다. 거리를 지나며 여기저기 나뒹구는 휴지나 쓰레기를 보면 즉각 “아이 참, 지구가 아프단 말이야~”를 외치며 주우려 한다. 또한 어른들이 이따금씩 생각 없이 내뱉는 말에 “그건 나쁜 말!”하며 즉각 인지한 대로 말한다. 이 모든 것이 말로만 교육한 것은 아닐 것이다. 유치원에서 교사들의 솔선수범적인 말과 행동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 배움이자 교육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요람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교사들이 고통으로 시달리고 있다면, 그 안의 아이들이 과연 온전한 사랑을 받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한 유치원 선생님은 아마 우리에게 "당신들이 말하는 교육의 가치에 교사의 생명은 포함되어 있습니까?"라고 물을지 모른다.이제 국가와 사회가 답해야 한다. 2025년부터 유보통합을 국가적 교육혁신으로 실행함과 병행하여, 유치원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사립유치원과 그 교사들의 헌신을 값싼 비용으로 치부해 온 지난날의 관행과 과오를 성찰하고, 그들이 교육 전문가로서 존중받으며 아이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고인이 된 선생님께 대한 유일한 사죄이자,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확실한 투자라 믿는다. 이번에 운명을 달리한 유치원 선생님의 명복을 빌어 드린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그 원인과 상관없이 교원은 과정과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면서 5중고에 시달린다. 문제행동 교정, 사건조사, 의견 청취, 결정 등 경찰·검사, 변호사, 판사가 하는 사법적 역할에 교육자로서 교육적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원들을어렵게 하는 것은 경미한 사안에 대한 교육적 해결을 위해 사과나 조정을 권고하기만 해도 학부모로부터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한다는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현실이다. 교원의 교육적 판단과 조정 과정이 작동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16일 발표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26년 시행계획(안)’에서 초등 저학년 대상 학교폭력 숙려제도를 확산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 회복 등 교육적 해결이 가능한 사안과 사법적 영역으로 다뤄야 하는 심각한 사안이 공존하는 학교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교육의 사법화’ 현상을 끊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결국 학교폭력 관련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피해 장소의 27.1%가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만큼, 수사권도 없는 교원이 이를 조사, 처리하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학교폭력 범위를 ‘교육활동 중’으로 제한하는 법 개정이 요구된다. 또 학교폭력전담조사관제의 보완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SPO)도 1교 1인 이상 배치하는 것을 법제화해야 한다. 현재 SPO 1인당 10.7개교를 담당하는 열악한 환경에서는 실효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 학교폭력은 단순한 학생 간 갈등을 넘어 사회적 신뢰를 파괴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이를 학교 내에서만 해결할 수는 없다. 교원의 업무적 부담을 줄이고, 교육적 해결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보다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높은 학력 수준을 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적 자원 개발을 통해 단기간에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그러나 이면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은 것도 사실이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이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다. 사교육비가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하지만 발표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사교육비 총액 감소는 학생 수 감소 영향일 뿐 학생 1인당 평균 지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60만 원을 넘겼고, 가구 소득에 따른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정부가 내놓은 사교육 경감 대책이 실제 학생들이 짊어져야 하는 학업 부담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방증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사교육 없이는 왜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는지 정부가 심도 있는 분석과 책임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여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먼저 교원이 오로지 교육이라는 본질적 가치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우수한 선생님들이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과감히 줄여야 한다. 또 교사들이 수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방과후 운영 보조나 각종 시설 관리 등 단순 행정업무를 학교 밖으로 이관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추진되는 교원 정원 감축도 즉각 중단하고, 학교 현실에 맞도록 정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갈수록 비대해지는 사교육 시장과 점점 벌어지는 계층 간 교육 격차는 결국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협할 것이다. 공교육을 통한 해법을 제시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해선 안 된다.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동력이 됐다. 교육 현장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진화하고 있으며, 현재 근무하는 학교를 포함해 최근 전국적으로 선정된 ‘AI 중점학교’는 그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중점학교는 정규 교육과정 내 AI 교과 수업 확대, 타 교과와의 융합 교육, AI 윤리 강화, 실습 중심의 환경 조성을 4대 핵심 방향으로 설정해 운영된다. 이는 모든 학생이 학교 교육을 통해 AI를 충분히 경험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공교육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혁신 중심 역할 중점학교의 지향점은 단순히 기술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화’와 ‘융합’의 조화로운 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공계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딥러닝과 데이터 분석 등 수준 높은 심화 과정을 제공해 기술 리더로 키워내는 동시에, 인문·예술 등 다양한 전공 분야 영역에서 마주하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 융합 사고력’을 길러주는 데 집중한다. 또한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다루는 인간 태도가 중요해짐에 따라, 저작권과 편향성 문제를 성찰하는 AI 윤리 교육을 핵심으로 삼아 책임감 있는 디지털 시민을 육성하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과거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의를 지닌다. 이전에도 AI 융합 교육 중심 고등학교나 SW 선도학교 등 다양한 명칭의 사업이 추진됐으나, 2015 개정 교육과정 체제에서는 정보 교과군의 고시 과목이 ‘정보’와 ‘정보과학’ 두 과목에 불과해 방과후 캠프나 동아리 위주의 운영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정보 교과군이 독립되고 고시 과목이 5개로 확대됨에 따라, 1회성 프로그램 중심에서 벗어나 국가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또 ‘지역 거점 학교’로서 지역 전체의 디지털 교육 생태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학교 내 구축된 최첨단 AI 실습실과 기자재를 지역 사회와 공유하고, 인근 학교 학생들을 위한 AI 캠프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교육 인프라의 상생 모델을 제시한다. 지역 중심의 인프라 공유는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되며, 모든 학생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평등하게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중점학교는 2028년까지 전국 약 2000개 교로 확대돼 공교육의 표준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런 확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내실을 기하는 ‘정규 교육과정 중심의 운영’이다. 이를 위해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해 정규 수업 시간에 체계적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자율권과 환경이 보장돼야 한다.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성취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보상하는 동기 부여 체계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3년간의 AI 중점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학생들을 위해 국가 차원의 ‘AI 교육 이수 공식 인증제’를 도입함으로써 그들의 전문성을 공인해 줄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러한 역량이 SW 중심 대학의 특기자 전형이나 학생부 종합 전형 등 실제 대학 입시와 긴밀하게 연계될 때, 학생들은 비로소 자신의 꿈을 향해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 교사 전문성 발휘 환경 보장해야 결국 AI 교육은 미래 세대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렌즈를 제공하는 국가적 과업이다. 체계적인 정규 교육과정의 안착과 실효성 있는 대입 연계 시스템이 결합될 때, AI 중점학교는 비로소 진정한 공교육 혁신의 완결판이 될 수 있다. 학교라는 든든한 토양 위에서 우리 학생들이 AI에 지배당하는 세대가 아닌, 기술을 지혜롭게 활용하며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현장의 정보 교사로서 우리 교육이 나아갈 이 거대한 항해에 기꺼이 온 힘을 보태고자 한다.
학교는 3월의 설렘으로 가득하다. 아이들은 새 교실에 적응하고, 교사는 한 해의 교육과정을 설계하며, 학부모는 기대와 걱정 섞인 마음으로 학교를 바라본다. 그러나 최근 학교 현장의 공기는 사뭇 무겁다.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 신고라는 이름으로 흔들리고, 사소한 오해가 악성 민원으로 비화되는 현실에서 교사와 학부모 사이엔 보이지 않는 ‘불신의 벽’이 높아지고 있다. 존중의 경계 바로 세우기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교사와 학부모는 한 배를 탄 동반자라는 것이다. 같은 아이를 바라보며, 같은 성장을 바라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서로를 향한 적대감이 아니라, 그 관계를 지탱할 신뢰와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데 있다. 슬기로운 관계의 출발점은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학부모는 자녀 성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전문가고, 교사는 교육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 두 전문성이 제자리를 지킬 때 아이는 온전한 배움의 주인공이 된다. 하지만 협력이 무제한적 개입을 뜻해서는 안 된다. 학부모와 교사의 소통은 '언제든, 무엇이든'이 아니라 '필요할 때,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호 존중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교사의 개인 연락처까지 민원이 침범하는 순간, 교육적 협력은 소진으로 바뀐다.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 간섭은아이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 반대로 교사가 학부모의 불안을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된다. 진정한 신뢰는 감정적 친밀감이 아니라, 서로의 전문성과 역할에 대한 인정 위에서 자라나기 때문이다. 현장 갈등은 대개 누군가의 악의보다 기대의 차이와 소통 방식의 충돌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이 소중한 관계를 개인의 선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학교 차원에서 민원 응대 기준을 세우고, 교육청 단위의 민원 완충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학교장이 교사의 방패가 되어줄 때, 교사는 비로소 마음을 열고 학부모와 진심 어린 소통을 나눌 수 있다. 갈등이 생겼을 때 곧바로 법적 대응이나 신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내 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서로의 고충을 들어주는 회복적 대화의 문화가 필요하다. 교사는 학부모를 잠재적 민원인으로 방어하지 않고, 학부모는 교사를 서비스 제공자로 매도하지 않는 인간적 유대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아이의 배움 지키는 첫 걸음 관계가 바로 서지 않으면 교육의 혁신도 없다. 교실 풍경이 바뀌어도, 학부모가 학교를 의심하고 교사가 학부모를 두려워한다면 아이들에게는 상처만 남는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라는 세 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구를 때 비로소 전진한다. 2026년 봄, 학부모와 교사가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며 서로를 신뢰할 때, 학교는 다시 안전하고 따뜻한 배움의 공간이 될 수 있다.
EBS와 한국경제인협회, 하나금융그룹,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20일 서울 FKI타워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한 ‘청년愛 YOUTH BRIDGE’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교육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회와 다시 연결되고 자립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청소년·금융·경제·미디어 기관이 협력해 학습 지원부터 진로 탐색, 현장 체험까지 연계된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관별 역할도 분담됐다. EBS는 교육 콘텐츠와 플랫폼을 활용해 검정고시, 수능, 직업교육 등 학습 기회를 확대하고, 방송과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사업 취지를 확산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사업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며 민간 자원과 전문가 네트워크를 연계한다. 하나금융그룹은 금융 인프라를 기반으로 특화 교육과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전국 꿈드림센터를 통해 참여 청소년 발굴과 현장 지원, 전문 자문을 맡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교육 콘텐츠와 멘토링, 체험 활동을 단계적으로 연계해 학교 밖 청소년의 학습과 진로 탐색,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김유열 EBS 사장은 “교육 기회에서 멀어진 청소년들도 다시 배움과 사회에 연결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고,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청소년 문제는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금융 인프라를 기반으로 실질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했으며, 한정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은 “현장 중심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네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학교 밖 청소년의 자립 기반을 확대하고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강원대 KNU창업혁신원은 3월 14일부터 6월 20일까지 도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강원 청소년 비즈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창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등학생 과정은 춘천 강원고에서 총 8회에 걸쳐 진행되며, 창업 아이디어 발굴부터 실습 중심 교육,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 기반 기술 창업 교육, 대학생 멘토링,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단계별 과정으로 구성됐다. 중학생 과정은 춘천 강원중을 비롯해 강릉 주문진중, 경포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3월부터 6월까지 운영된다. 기업가정신 교육과 드론 제작·조종 실습, 창업 아이디어 발굴 활동 등 체험 중심 융합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최용석 원장은 “청소년들이 창업을 경험하며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며 “지역 창업 인재 양성과 창업 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NU창업혁신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중심대학사업 강원권역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신규 창업 134개사, 매출 1122억원, 신규 고용 517명 등 성과를 내며 창업 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 학생팀이 국제인도법 분야 최고 권위 대회에서 한국 최초 우승을 기록했다. 2003년 대회 창설 이후 처음 있는 성과다. 한동대(총장 박성진) 국제법률대학원(원장 이희언) 2학년 팀(이동현·유성훈·전민찬)은 3월 11~14일 홍콩에서 열린 제24회 국제적십자 국제인도법 모의법정 경연대회(Red Cross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Moot Competition)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각국 적십자사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 대회로, 국제인도법 분야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각국 지역 대회 우승팀과 특별 초청 로스쿨들이 참가해 국제무력분쟁 상황을 가정한 변론 경쟁을 펼쳤다. 특히 올해 대회는 현재 진행 중인 전시 상황을 모티브로 기아의 전투 수단화, 강제 징용, 핵무기 사용으로 인한 인명 피해 등 국제법적 쟁점을 다뤘다. 참가 학생들은 민간인 보호, 전투원의 법적 지위, 전쟁범죄 책임 등 문제를 제네바 협약과 국제관습법, 국제형사책임 원칙에 따라 영어로 분석·변론하며 서면 및 구두변론 방식으로 평가받았다.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 팀은 지난해 9월 서울 고려대에서 열린 국내 국제인도법 모의재판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번 국제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본선과 심화라운드에서 홍콩·대만·중국·호주 팀을 차례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으며,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변론을 펼쳐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이동현 학생은 전체 참가자 중 최고 변론가에게 수여되는 최우수변론상(Best Mooter)을 수상했다. 지도교수인 김정우 교수는 싱가포르국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전투원의 살상특권(Combatant's Privilege) 연구를 수행한 국제인도법 전문가다. 미국 육군 법률 고문으로 복무하며 무력 충돌법(Law of Armed Conflict) 등 사안에 대해 지휘관과 참모진에게 자문을 제공한 경험도 있다. 김정우 교수는 “먼저 이번 전례 없는 승리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쾌거는 끈기 있게 함께해 온 팀원들과 대학원 공동체 모두에게 값진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회 최우수변론상을 받은 전민찬, 마지막 순간 연단에 올라 변론을 맡아준 유성훈, 그리고 이번 아시아·태평양 국제대회 최우수변론상을 받은 이동현 등의 노력이 컸다”고 덧붙였다. 이희언 원장은 “이번 성과는 수준 높은 변론 역량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려는 우리 대학원의 교육 철학을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도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가 국제 무력 분쟁은 물론 복잡한 기업 분쟁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실질적인 역할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은 미국 로스쿨 방식의 3년제 과정으로 실제 국제 재판 절차에 준하는 서면 작성과 변론 훈련, 선후배 간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672명의 미국 변호사를 배출했으며 졸업생들은 국제기구, 국내외 로펌,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기 부천의 한 유치원에서 독감 확진 상태에서도 출근해 근무하던 교사가 끝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교총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교총과 경기교총(회장 이상호)은20일 입장문을 내고“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단에 섰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잠긴 유가족과 동료 교원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교총에 따르면 고인은B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사흘간 출근해 아이들을 돌봤으며, 39.8도에 이르는 고열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다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해 교총은“이번 사건은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하기 어려운,교사가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학교 현실의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치원 현장의 구조적 한계를 문제로 짚었다.교총은“유치원은 규모가 작아 교사가 자리를 비울 경우 그 공백을 메울 인력을 구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이로 인해 교원이 아픈 상황에서도 쉬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 당국의 역할을 강조하며“학교 현장의 지원 체계를 면밀히 조사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고인의 헌신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은 이번 사안을 구조적 과제로 규정하며“이 같은 문제를 학교 차원의 부담과 책임으로만 남겨서는 안 된다”며“교원의 희생 속에서 공교육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했다.교총은“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보결교사 인력풀을 상시 구축·운영해야 한다”며“보결 전담교사제를 전면 도입해 대체인력 운영의 실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호 회장은“현장 교원들이 아파도 쉴 수 없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이번 일을 계기로 유치원을 포함한 모든 학교급에서 대체인력 지원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교원이 건강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책임감에 의존해 버티는 구조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교육 당국은 교원의 희생이 아닌 제도로 공교육을 지탱할 수 있도록 보결교사제 도입 등 실질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고인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하며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 현장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다문화학생 비율이 증가하면서 학교의 고민도 늘고 있다. 이에 강주호(사진 왼쪽) 교총 회장, 석승하 서울교총 수석부회장 등 교총 임직원이 다문화 교육 우수학교인 서울이태원초(교장 장진혜)를 19일 방문해 현장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장 교장은 다문화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어려운 점이 다수 존재한다고 설명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지만, 정책적 지원 부족으로 학교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특히 학부모와의 소통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부모 연수 참여나 역할에 대한 학교의 권한이 사실상 없다 보니 교원들이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이에 강주호 교총 회장은 “다문화교육은 기초학력 보장과 저출생·인구소멸 사안과 더불어 교육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지만, 국민적 관심사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학교 현실을 널리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총이 진행 중인 다문화학생 밀집학교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 다문화 교육현장이 겪는 애환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수립·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선생님, 그냥 다 내려놓고 싶어요.” 요즘 학교 상담실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성적이 떨어져서, 친구와 싸워서라는 이유를 넘어 “못 버티겠다”, “숨이 막힌다”는 호소는 이미 교실의 일상 언어가 되었다. 치열한 경쟁과 디지털 피로가 겹치며 아이들의 마음건강은 개인 성격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공의 과제’가 되었다. 이제는 “힘들면 상담실 문을 두드리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디까지 책임지고 돕고 있는지, 그 뒤를 받쳐 줄 법과 제도가 있는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 개인의 고민에서 제도로 상담실을 찾는 아이들은 “제가 너무 약해서요”, “제가 이상한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빡빡한 시간표, 수행평가, 내신과 입시 경쟁 등 반복되는 학업 스트레스와 관계 불안을 ‘참아야 할 감정’으로만 다루면, 아이들은 끝까지 문제를 자기 탓으로 돌린다. 반대로 상담이 학생의 이야기를 기록·축적하고, 이를 학교 운영과 정책 논의로 연결하면, 한 아이의 하소연은 학교를 바꾸는 ‘데이터’이자 ‘증언’이 될 수 있다. “이 아이가 왜 이렇지?”를 넘어 “이 학교와 제도는 왜 이 아이를 여기까지 몰아붙였을까?”라고 물을 때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인력 배치 기준, 한 상담자가 맡는 학생 수, 상담 비밀보장의 범위, 위기 학생을 외부 치료로 연결할 수 있는 권한은 법과 제도가 정하는 영역이다. 최근 정부가 정기 선별검사, 실태조사, 자살 학생 심리부검, 전문인력 확충, (가칭)‘학생 마음건강 지원법’, ‘학생 마음 바우처’ 확대 등을 추진하는 것도 “마음이 아프면 상담실로 가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뒤늦은 공감의 표현일 것이다. 심리상담 제도화의 질문들 ‘제도화’는 인력과 예산을 넘어 상담 기록과 위기 정보를 다루는 방식을 묻는다. 자살 위험이 높은 학생을 부모 동의 없이 치료기관에 연계할 수 있는 제도는 생명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부모에게 어디까지, 언제 알릴 것인가’, ‘학생이 원하지 않아도 ‘보호’라는 이름으로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위기 학생에 대한 심리부검과 전국 실태조사가 확대될수록 민감한 정보는 더 많이 모일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모았는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어떤 목적에만 사용할 것인가‘이다. 그래서 상담 제도화는 아이들을 더 잘 돕기 위한 장치이면서, 동시에 아이들의 권리와 사생활을 더 치열하게 고민하자는 요청이기도 하다. 이러한 법과 제도가 강화되면 현장은 세 가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는 접근성이다. 상근 전문 상담 인력과 연계 체계가 갖춰지면 도와달라는 신호에 손을 뻗지 못하는 상황이 줄어들 것이다. 둘째는 책임성이다. 자격·윤리·수퍼비전 기준이 법으로 명확해지면 학생·학부모는 누구에게, 어떤 기준의 상담을 받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연속성이다. 학교–지역–의료기관이 제도 안에서 이어지면 학교나 학년이 바뀌어도 지원이 끊기지 않을 것이다. 법이 강해질수록 학생의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부모의 교육권, 학교의 책임, 상담자의 비밀보장이 더 복잡하게 충돌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허용되는가‘만이 아니라 ’이 학생에게 정말 옳은 선택은 무엇인가‘를 함께 묻는 일이다. 윤리는 법의 최소 기준을 넘어, 각 학생의 존엄과 맥락을 놓치지 않게 하는 나침반이다. 학생 마음 건강을 말할 때 ‘좋은 상담’과 ‘좋은 법·제도’는 서로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완성시키는 두 축이다. 이 두 축을 어디에,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교실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숨소리와 미래 교육의 얼굴이 달라질 것이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이 전북 지역 학교 현장 교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강 회장은 17일 완주 화산중(교장 심웅택), 청완초(교장 김재근) 교원들을 만나고, 김제교육지청원을 방문해 김윤범 교육장과 면담했다. 18일엔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과 함께 정읍 백완초(교장 김길수)와 익산 이리송학초(교장 한구석)에서 현장교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 참석 교원들은 학교 내에 쏟아지는 민원 대응,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교권 침해, 지방 소멸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소규모 지방학교 통합 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냈다. 특히 현장체험학습 추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 회장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 학교안전사고 책임 논란 등으로 학교가 어려움에 처했다”고 설명하고 “아무리 절박한 현장 요구도 조직된 힘이 없으면 사회를 움직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원들이 하나로 뭉쳐야 교실을 지키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배움도 바로 설 수 있다”며 “교총이 현장 의견을 반영한 정책 개발 및 실행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오준영 회장도 “교원이 홀로 감당하며 버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교육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는 초등 저학년 국어 수업을 늘리는 등 국어교육 강화 방안이 담겼다. 수년간 지적된 학생 문해력 저하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에 쓸만한 읽기 자료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인터넷에 텍스트가 넘친다지만, 학생 수준에 맞는 교육 자료로 가공하려면 품이 많이 든다. 디피니션(대표 사영선)의 ‘문제G’는 이러한 현장 고민 해소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다. 학년군과 난이도, 유형에 맞는 지문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다양한 유형의 문제와 정답, 해설 풀이까지 한 번에 제작하는 기능을 담았다. 초등부터 성인까지 수준별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뼈대가 되는 기능은 맞춤형 ‘지문 생성’. 사용자가 직접 텍스트를 입력하거나 파일을 업로드하면 원하는 형태의 지문을 만들어준다. HWP, PDF, PPT, TXT 파일뿐 아니라 직접 촬영한 사진이나 이미지의 글씨를 인식하는 OCR 기능도 탑재했다. 올린 글감을 바탕으로 지문을 새롭게 구성하고, 다른 장르로 변형도 할 수 있는 방식이라 저작권 침해 소지가 적다. 저장한 지문을 선택하면 곧바로 문제를 생성할 수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최대 5개의 문항이 금세 만들어진다. 사실적 읽기, 추론적 읽기, 비판적 읽기, 어휘 및 문법 등 문제 유형과 4지·5지선다, OX 등 답변 형태, 난이도를 설정할 수 있다. 문제 출제 시 정답과 해설 풀이가 함께 제공된다. ‘내신 문제 생성’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 기준에 맞춘 내신 시험용 문제를 만드는 기능이다. 교과서 지문을 업로드한 뒤 성취 기준을 선택하면, 해당 기준과 주요 교과서별 학습 요소에 매칭된 내신형 문항이 생성된다. 문제G는 작년 11월부터 영어 서비스도 추가 제공하고 있다. 성취 기준 기반의 독해 문제뿐 아니라 어휘와 어법 문제까지 생성할 수 있다. 영어 지문과 문제 해석을 제공하며, 별도 가입 없이 기존 플랫폼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다. LMS에는 과제별 학생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기본 기능만 담았다. 지나치게 복잡한 기능과 통계는 되려 교사의 관리 부담만 높일 수 있어서다. 학생 연동도 개별 가입 없이 교사가 일괄 등록해 과제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등록 시 필수 정보도 사실상 이메일뿐이라 개인정보 유출 걱정이 없다. 이세훈(사진) 디피니션 성장전략유닛 리더는 문제G가 국어, 영어 교과뿐 아니라 다양한 교과의 형성평가에 유용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어떤 주제든 교사가 설정한 형태의 글과 문제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사회, 과학 등 타 교과에서도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는 “선생님들이 수업 준비 부담을 덜어드릴 다양한 추가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며 관심을 부탁했다.
이화여대(총장 이향숙)는 13일 서울 서대문구 교내 대학원관 중강당에서 제니 시플리 전 뉴질랜드 총리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은 창립 14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글로벌 리더 강연 시리즈’의 첫 행사로이화글로벌사회공헌원이 주관했으며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시플리 전 총리는 ‘변화를 주도하는 여성: 역량, 책임, 그리고 세계적 영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리더십의 핵심 요소로 도덕성과 가치관의 명확성, 비판적 상황 분석 능력, 일관된 리더십 철학을 제시했다. 그는 “리더는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책임 있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혁신을 이끄는 주체가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며 책임성과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이 우리를 형성할지, 우리가 인공지능의 방향을 결정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차원의 협력 필요성도 언급했다. 또한 그는 뉴질랜드 사례를 소개하며 “여성과 남성이 협력해 사회 문제를 해결할 때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여성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연 이후에는 학생 사전 질문을 바탕으로 한 대담과 현장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인공지능 시대 여성 리더십에 대한 질문에 시플리 전 총리는 기술 윤리와 노동시장 변화 대응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인간 중심의 지속가능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이번 강연이 학생들에게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국제 교류와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과 연구의 국제화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증 자폐성 학생의 행위라도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했다면 보호조치를 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학생의 고의성이나 형사책임 능력과 별개로 교권 보호 조치의 정당성을 인정한 판결로 해석된다. 광주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김정중)는 18일 특수학교 학생이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사건은 지난해 7월 한 특수학교에서 발생했다. 학생은 교사의 멱살을 잡고 손 등을 할퀴었고, 이를 제지하던 다른 교사도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지원청은 해당 행위를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상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판단했다. 이후 지역 교권보호위원회는 해당 학생에게 학급 교체와 심리치료 2시간 이수 조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학생 측은 학생이 자폐성 장애로 인해 자신의 행동의 사회적 의미를 인식할 능력이 없고, 폭행의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강압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반사적 행동으로 형사 책임 능력이 없어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교육활동 침해 여부를 형사 책임 기준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원지위법상 교육활동 침해에 따른 조치는 형벌이 아니라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와 학생 선도를 위한 것”이라며 “형사상 범죄 성립 여부와 동일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 “해당 행위가 자폐성 장애 특성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고 고의나 책임 능력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특수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학생 행동 문제에 대해 교권 보호 조치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학생의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필요성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교육활동 침해 여부는 형사적 책임과 별개로 교사의 교육권 보호 관점에서 판단돼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특수교육 현장에서도 교사의 안전과 교육활동 보호가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 특성을 고려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교사의 교육활동이 침해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분명한 보호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학생이 점자교과서나 확대교재 등 자신에게 맞는 형태의 교과서를 수업 진도에 맞춰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그동안 제작 지연 등으로 제때 공급되지 못했던 교과용 대체자료를 교과서 범주에 명확히 포함하고 국가와 발행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교과용 도서는 교과서와 지도서로 구분되지만 점자교과서나 확대교재 등 장애학생을 위한 교과용 대체자료에 대한 법적 규정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인해 대체자료 제작이 지연되거나 제때 공급되지 않는 문제가 반복돼 장애학생의 학습권 침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김 의원이 국립특수교육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시각장애 학생용 교과서 대체자료 5437부 가운데 47.1%가 통권이 아닌 분권 형태로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작 지연으로 인해 필요한 교과서가 수업 시기에 맞춰 공급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또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용 학습 교재 파일 제작 시 준수해야 할 국가표준(KS)이 마련돼 있음에도 출판사가 이를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하는 규정이 없어 현장에서 표준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장애인이 인지할 수 있는 ‘교과용 대체자료’를 교과용 도서 범주에 명시적으로 포함하도록 했다. 아울러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이 교과용 도서를 발행하는 자에게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교과서를 적기에 공급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또 교육부 장관이 교과용 대체자료의 제작 및 배포 현황을 매년 점검해 공표하도록 하고, 학교가 디지털 교과서나 교육자료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장애학생의 교육활동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김예지 의원은 제안 이유에 대해 “장애학생과 교원이 교과서를 제때, 비장애인과 동일한 내용으로 제공받는 것은 ‘복지’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라며 “신입학은 물론 학기 중 전학한 경우까지 포함해 모든 학생이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적기에 교과서가 공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학생이 수업에서 소외되지 않고 동등하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학교의 책임뿐 아니라 교과서 발행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모든 출판물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추가적인 법 개정과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현장의 교육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교육현안 해결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교사와 기업을 4월 24일까지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교사의 실무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기업의 기술력을 결합해 학교 현장에 꼭 필요한 맞춤형 디지털 교육 도구를 공동 개발하고 실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2주기 프로젝트는 지난 1주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KERIS는 참여 주제를 더욱 다양화해 학교 현장과 정보 기술 산업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된 프로젝트팀은 연간 1억 원에서 2억 원의 지원금을 받으며, 2년 동안 혁신적인 디지털 교육 도구 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신청 자격은 3년 이상 경력을 가진 교사와 교육 정보 기술 기업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참여를 희망하는 교사와 기업은 KERIS 홈페이지(https://www.keris.or.kr) 안내에 따라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접수하면 된다. 등록 후에는 별도의 온라인 소통방과 대면 행사를 통해 정보 공유와 소통을 거쳐 프로젝트팀(교사 5명 이내와 기업 1개사)을 구성해 공모에 최종 참여할 수 있다. 정제영 원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기술을 통해 교육 현장의 고충을 풀어내는 협력의 장이라는 점에서 뜻깊다”며 “2년의 여정을 함께할 역량 있는 교사와 기업의 많은 동참을 바란다”라고 밝혔다. KERIS는 공모 기간 중 온·오프라인 소통 채널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교사와 기업 간의 원활한 팀 구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부 등 정부 7개 부처가 16일 발표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26년 시행계획(안)’에 대해 교총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종합대책이 단순한 사안 처리를 넘어 교육 공동체의 신뢰 회복과 관계 회복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도 “‘교육의 사법화’ 현상을 완전히 끊어내기 위한 구조적 개혁안으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이날 새롭게 출범한 제7기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대해서 “연간 6만여 건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학교폭력의 사법화 상황을 감안해 교육적 회복과 엄중한 대응의 균형과 조화를 기하는 정책 마련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총은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학교폭력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과 상관없이 학교가 과정과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교원들은 예방, 사건조사, 의견 청취, 결정 등 사법적 역할에 더해 교육자로서 교육적 선택을 해야 하는 5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교총은 해결 방안으로 ▲학교폭력의 범위를 ‘교육활동 중’으로 한정 ▲사안 조사의 외부 기관(경찰 등) 완전 이관 ▲학교폭력 업무 수행자에 대한 민·형사상 면책권 부여 ▲학교전담경찰관(SPO) 대폭 확대 등을 내놨다. 정부가 발표한 시행계획의 주요 내용은 ▲교육공동체의 학교폭력 예방 역량 제고(또래 방어자행동 촉진과 선도학교 육성) ▲사이버폭력 예방 및 대응 역량 제고(범부처-민간 협업 활성화와 영상 유포 신속 삭제) ▲학교폭력 사안처리(관계회복 숙려제도 도입과 현장 지원 역량 강화) ▲사안처리 전 과정에서의 피해학생 지원 체계 재정비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한 지역별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 기반 구축 등이다. 이를 위해 7개 부처 15개 추진과제 및 61개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경기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사안 처리 과정의 스트레스와 과로로 교감 선생님이 순직하는 참담한 비극까지 발생한 바 있다”며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피해 학생 및 학부모의 무분별한 민원 제기와 악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감 고발 의무(맞고소제)와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6일 출범한 제7기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학교폭력 대책 경험이 있는 전문가와 변호사, 교사, 학부모 등 8명으로 구성됐다. 공동위원장에는 유기홍 사단법인 미래교육희망 이사장이 임명됐다. 유기홍 위원장은 대통령 위촉장을 받은 자리에서 “우리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멍들게 하는 학교폭력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공동위원장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선생님,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만큼 함께 소통하며 대안을 마련해 학교폭력 문제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세계적인 기업 삼성, 국가 발전의 중추인 이곳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기업 철학이 있다. "의심나면 쓰지 말고,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疑人勿用 用人勿疑)." 이는 故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의 인사 원칙이다. 이 짧은 문장은 단순한 회사 경영 원칙을 넘어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낸 거대한 경영 철학의 뿌리였다. 알려진 바와 같이 면접장에 관상가를 동석시킬 만큼 인물의 됨됨이와 그릇을 파악하는 데 집요했다. 이러한 정성은, 아들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르러 "1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S급 인재론'으로 진화했다. 사장단 평가의 40%를 인재 양성에 배정하고, 전 세계를 저인망식으로 훑으며 인재를 영입했던 삼성의 집념은 오늘날 '두뇌 천국 삼성'을 만들었다. 이제 이 철학은 국가 인재 양성의 정책으로 돌려야 할 때가 되었다. 기업이 인재를 찾아 삼고초려(三顧草廬)할 때, 우리 대한민국은 과연 인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현재 글로벌 무대는 총성 없는 '인재 전쟁' 중이다. 미국은 파격적인 비자 정책과 자본으로 전 세계 석학을 빨아들이고 있으며, G2 국가 중국은 '천인계획'을 통해 해외 인재를 싹쓸이하고 있다. 현재 G4 국가인 일본 역시 잃어버린 30년을 회복하기 위해 디지털 인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떤가? 한 마디로 참담하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인재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재 유치 매력도는 세계 30~40위권에 머물러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인 AI 분야의 인재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심지어 국내에서 공들여 키운 최고급 두뇌들이 연구 환경과 처우 문제로 실리콘밸리나 해외 빅테크 기업으로 떠나고 있다. 인재를 '귀하게' 여기는 철학이 부재한 국가 시스템이 낳은 예견된 비극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삼성의 인재 철학을 국가 정책에 이식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예산 지원을 넘어선 '파격적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여기 몇 가지 원칙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국가적 삼고초려' 시스템의 제도화다. 이는 대통령과 장관이 직접 움직여야 함을 의미한다. 특정 분야의 S급 해외 석학이나 핵심 기술 인재를 영입할 때, 총리가 직접 서신을 보내고 주거, 자녀 교육, 배우자 취업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해 주는 '인재 전용 레드 카펫'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기업이 하듯 국가도 인재 유치 성과를 부처 평가의 핵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 둘째, '의인물용 용인물의'의 연구 환경 조성이다.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수많은 영수증 처리에 매달리게 하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경직된 감사 시스템으로는 인재를 붙잡을 수 없다. "믿었으면 맡긴다"는 철학 아래, 연구 자율성을 극대화하고 실패조차 자산으로 기록하는 '고위험-고수익(High-Risk High-Return)' 연구 지원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세제 및 비자 혁명이다. 인재는 국경에 매이지 않는다. 전 세계 고급 두뇌들이 한국을 '일하기 가장 편한 나라'로 인식하게 해야 한다. AI 등 전략 산업 분야 핵심 인재에게는 파격적인 소득세 감면 혜택과 더불어, 가족 전체에 최고 수준의 영주권을 부여하는 'K-골든 비자'를 신설해 인재 유입의 문턱을 대폭 낮추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앞두고 율곡 이이가 주장한 '10만 양병설'처럼 숫자에 집착한 인재 양성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말대로, 평범한 10만 명보다 세상을 바꿀 1명이 더 소중한 시대가 되었다. 학교 교육 역시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영재 교육의 저변을 넓히고, 대학이 기업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며 커리큘럼을 파괴하는 '교육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대학에서든 'S급 인재'가 나올 수 있는 창의적 토양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인재가 곧 국력이다. 자원 없는 나라에서 우리가 믿을 것은 오직 사람의 머리뿐이다." 이 평범한 진리가 지금처럼 절박하게 다가온 적이 없다. 정부는 삼성의 인재 경영을 '재벌의 이야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한 '최후의 전략'으로 채택해야 한다. 국가 발전을 기업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일종의 국가의 직무 유기가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과거 박정희 정부가 이휘소와 같은 세계적인 물리학자를 불러들여 국가 방어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자 했던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고 이병철 회장이 관상가까지 동원하며 인재를 골랐던 이유는 그만큼 '사람'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 경영도 마찬가지다. 정책 장관들이 국회의 업무 보고에서 버벅거리고, 핵심 인재들이 해외로 짐을 싸 떠나는 지금의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 정부는 지금 즉시 '국가 인재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하고, 전 세계 인재들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할 매력적인 설계도를 내놓아야 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삼성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의 성공 신화가 인재에서 시작되었듯, 이제 대한민국은 제2의 도약을 펼칠 때, 역시 '사람에 대한 집중'에서 시작해야 한다. 여기엔 의식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은 인재를 '부리는 대상'이 아니라 '모시는 국가 보물'로 대우해야 한다. 이럴 경우에만 비로소 우리는 AI 전쟁과 글로벌 패권 다툼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AI 3대 강국’을 만들겠다는 국가 전략과 ‘국가 과학자’ 양성 제도, 해외 인재 2000명 유입 정책이 선언으로만 그쳐서는 안 되고 국가가 얼마나 공을 들여온 마음과 온몸으로 뛰어야 할 때이다. 정부 각 부처에 인재 유입 배당 정책을 세분화하여 업무 평가의 핵심으로 삼아 이를 실행하길 바란다. 아울러 우리 교육은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적극 가동하여 외부로부터 유입이 없어도 국가가 필요로 하는 토종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튼튼한 기초체력 정책을 펼쳐 변변한 부존자원 하나 없는 삭막한 국가적 환경을 인재로 채우는 ‘국가 인재 양성’ 체제를 만드는 데 보다 심혈을 기울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세종대(총장 엄종화) 학술정보원은 5일 학술정보원 커뮤니티 라운지에서 제9회 학정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건설환경공학과 송지현 교수를 초청해 ‘미세먼지 바로알기: 왜? 어떻게?’라는 주제로 대기 오염의 실태와 과학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송 교수는 강연에서 미세먼지가 단순한 흙먼지가 아닌 조리 과정의 기름방울 등 다양한 오염 물질이 혼합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입자 크기가 작은 PM2.5 등은 폐 깊숙이 침투해 염증을 유발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인 만큼 인체에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초미세먼지의 경우 자동차 등에서 직접 배출되는 1차 발생원 외에도 대기 중 화학 반응으로 생기는 2차 생성물 비중이 커 관리가 복잡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문제 해결을 위한 거시적인 시각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송 교수는 미세먼지 오염을 특정 국가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보다 동아시아 전체의 대기 순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응 방안으로는 도로 살수나 마스크 착용 등 사후적인 조치는 한계가 명확하므로, 오염 물질의 근본적인 배출원 관리를 통해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사회적 노력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포럼을 주관한 신동규 학술정보원장은 “궂은 날씨에도 많은 학생이 참석해 지식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 진행되는 학정포럼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라고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기계공학과 김아인 학생은 “이번 강연을 통해 대학 생활을 의미 있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