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2,72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시 향수 중 일부분이다. 이 시를 보면 고향에 대한 평화로운 그리움이 가득하며 그곳은 영원한 우리의 본향임을 들려준다. 더구나 설이 다가오니 더 살아 오른다. 우리의 삶과 고향, 시간은 가고 흐르지만 기억은 쌓인다. 그 잃어버린 시간의 기억을 추억이라고도 한다. 향수(鄕愁)란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추억이자 그리움이다. 상처나 슬픔조차도 지나간 것이기에 아름답다. 생의 근원에 대한 동경을 일깨워주는 고향, 마음의 고향은 늘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에 자리하고, 향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게 한다. 설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을 묻는다면 ‘추석’ 혹은 ‘설날’이라고 답한다. 설날은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다. 여기서 설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왜 설날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을까? 그리고 ‘까치 까치설날은 왜 어저께일까?’이다. 설날은 음력 1월 1일로, 명칭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건 없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는 설의 용어가 과거에는 나이를 헤아리는 말로 사용됐다고 풀이돼 있다. 날짜를 헤아리기 어려웠던 옛날에는 설날을 한번 쇠면 1년이 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1년마다 나이를 먹기 때문에 설은 나이를 헤아리는 단위로 정착했다는 설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들이 나이를 세는 단위인 ‘살’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해석은 ‘낯설다’의 의미다. 옛날 사람들은 한 해가 바뀐 것을 낯설게 여겼고 ‘낯선 날’이 설날이 됐다는 해석이다. 이외에도 ‘한 해를 새로 새운다하여 선날’이나 ‘늙어가는 처지가 서글프다고 생각해서 서글픈 날’ 등 다양한 해석으로 존재했다. 그러면 까치설은 무슨 뜻일까? ‘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이 노랫말은 윤극영 시인이 지은 익숙한 동요로 설날을 대표하는 노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까치와 설날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에 대해서도 많은 설들이 존재한다. 우선 동요에 나오는 까치가 동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무속·민속 연구 권위자 고 서정범 교수는 ‘아치설’에서 변형된 것이라고 했다. 아치설은 ‘작다’는 뜻의 순우리말인 ‘아치’와 ‘설’이 합친 것으로 섣달그믐날을 지칭하는 말이다. 서정범 교수는 세월이 흘러 아치가 발음이 유사한 까치로 변했다고 주장을 했다. 또 다른 유래로는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설화에 나온다.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한 스님과 작당해 왕을 죽이려 하였으나 까치와 쥐, 돼지, 용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은혜를 입은 왕은 공을 인정해, 이들 동물에게 십이지신에 넣어줬지만 까치의 자리가 없었다. 이에 왕은 새해가 시작하는 날(설날) 전날을 까치의 날로 정하였고 까치설이 생겼다는 설이다. 그리고 까치가 일본을 비유했다는 설도 존재한다. 윤극영 시인이 동요를 만든 시기는 일제 강점기다. 당시 일제는 양력 1월 1일을 설날로 여겼지만, 우리는 늦은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지냈다. 우리보다 빠른 ‘일제의 설날’을 ‘까치설’로 비유했고 일본을 까치로 비유했는지에 대한 해석은 없다. 설날이 설날로 자리 잡기에는 많은 사연이 있었다. 설날은 본래 음력 1월 1일인 정월 초하루를 일컫는다. 지금은 태양력(양력)을 사용하지만, 과거 우리 조상은 달을 주기로 시간의 흐름을 정하는 음력을 사용했다. 음력 새해 첫 달 첫날이자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첫날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었다. 1896년 고종황제는 태양력을 수용했지만, 조상들은 설 차례와 새해 인사 등을 나누는 신성한 날인 설날을 계속해서 기념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말살 정책’을 펼치며 설날 등 고유 명절을 억압하고 일본의 명절과 행사 의식을 강요했다. 양력과세는 광복 후에도 이어졌다. 전통 설날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의 ‘신정(新正)’과 ‘오래된 정월’이라는 뜻의 ‘구정(舊正)’이란 표현은 이러한 배경 속 탄생했다. 이후 1949년 양력 1월 1일이 3일 설 연휴로 지정됐고, 설은 오랜 세월 공휴일 및 비공휴일 문제로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그러던 차 현대의 정부에서는 신정과 구정 연휴를 두 번 쉬는 ‘이중과세(二重過歲)’ 등 행정 낭비라는 이유로 1980년대에 들어서 ‘조상의 날’, ‘민속의 날’로 음력 정월 초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리고 드디어 1989년 민족 고유 명절 ‘설날’은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정부가 음력 1월 1일 ‘민속의 날’을 설로 복원하고 3일 연휴를 결정했다. 그렇게 설날을 설날로 부르지 못한 설움의 역사는 회복됐다. 이후 1999년 신정은 이틀에서 하루 연휴로 줄어들며 지금의 설날 형태가 갖춰졌다. 설날에는 잊혀가는 조상의 지혜가 있다. 전통적인 새해 첫 달 첫날의 설날 명절에 행하는 모든 의식에 한 해를 잘 지내고자 하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었다. 웃어른께 세배드리고 일가친척과 친지를 만나면 덕담을 주고받으며 어린아이는 윷놀이와 널뛰기, 연날리기를 했다. 이러한 설날 놀이는 대보름까지 이어지는데 보름날 연은 액연이라는 의미로 멀리 날려 보내기도 했다. 또한 지금은 잘 찾아보기 어렵지만 ‘복조리’를 걸어두는 것도 새해 대표적인 의식 중 하나였다. 정월 초하루에 파는 조리는 특별히 복을 가져다준다고 하여 복조리로 불렸는데 각 가정은 초하루 전날 밤부터 조리 장수로부터 1년 동안의 복조리를 구매했다. 쌀을 이는 도구로 그해의 행복을 조리와 같이 일어 얻는다는 뜻에서 생긴 풍속으로 조리를 몇 개 묶어 방 귀퉁이나 부엌에 매달아 뒀다. 신년 토정비결을 보는 것 역시 전통적인 새해 풍습이었다. 하지만 요즈음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쉽게 보기도 한다. 이런 설의 모습도 세대가 바뀌면서 변하고 있다. 그러면 요즘 설 모습은 어떨까? 전통적인 개념의 대가족 형태에서 핵가족, 1인 가구 시대로 변하며 설 명절에 대한 의미도 변했다. 1인 가구와 핵 개인의 시대에 설날은 길고 긴 연휴 중 하나로, 조상보다는 현재 가족 또는 내 행복을 위해 사용하는 의미가 됐다. 이러한 경향은 부모님을 뵈러 고향으로 내려가는 이보다 부모님이 직접 서울의 자식을 보러 오거나 연휴 기간 해외 방문객 수 증가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한 고속도로가 아닌 해외로 떠나기 위한 이들로 공항이 붐비는 것이다. 여행업계에서 설날을 비롯한 명절 연휴는 대목 중의 대목이다. 특히 해외로 여행객을 위해 1월 초부터 홈쇼핑 등에서는 ‘반값’ 해외 항공권과 특가 상품 판매가 쏟아진다. 홀로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이를 위한 상품 등은 지금의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난 특징이다. 한술 더 떠 설날은 숙박업계에도 대목 중 하나인데 여행을 떠나기 위해 반려동물을 맡기기 위한 반려동물 호텔의 인기 역시 최근의 현상이다. 즉 현대인에게 설을 포함한 명절의 의미는 휴일이라는 인식이 더 강화되고 있다. 명절에 꼭 시댁이나 친정을 방문하지 않는 딩크족 젊은 부부, 직장인 1인 가구 등 에게는 바쁘고 지친 일상 속 휴식의 개념인 것이다. 그래도 설하면 잊히지 않는 것이 어머니가 계신 고향집이다. 그 모습은 어떨까? 굽은 허리 부여잡고 들깨 한 말, 서리태 한 자루, 된장이며 고추장까지 어머니는 보자기를 싼다. 늙은 감나무 가지 끝에 걸린 까치 소리에 이른 아침부터 재 너머로 눈길이 간다. 산모퉁이를 돌아는 왔을까? 아궁이 앞 어렴풋한 졸음 결에 아이들의 왁자지껄 ‘할머니!’ 소리에 마음은 벌써 문지방을 넘어선다. 야속한 해가 한달음 넘어가는 오후, 붙들고 싶어도 어느새 해는 산 중턱을 달린다. "어서들 가라!" 등 떠미는 엄마 손길에 아이들 발걸음은 벌써 길모퉁이를 돌아서고, 대문간에 기대선 엄마 눈가엔 눈물이 그렁그렁 내년엔 다시 볼 수 있을지 신작로 끝 굽은 길이 야속하다. 그래그래 잘 살거라! 내가 조금만 더 살면 되지! 까치설날 그 낭구에 까치 떼 몰려와 벌써 저리도 짖어대건만, 마음이 타서 하얀 머리 된 울 엄마는 다시 오지 않는다. 설날은 그저 전통 명절이 아니다. 수구초심이라고 추억과 향수가 숨 쉬는 날이다. 함께 모여서 서로를 위로하고 새로운 희망을 나누는 날이다. 설날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다리와 같다. 과거에는 조상의 은혜를 기리고, 현재는 함께 하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며, 미래에는 새로운 희망과 다짐을 품는다. 비록 지금은 바쁜 일상과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설날의 모습이 달라졌을지라도, 그 의미만은 여전히 우리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다. 설날은 단순한 명절을 넘어 위안과 회복을 선물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필자는 교직에서 교사로, 교감으로, 그리고 교장으로 아이들과 40년을 함께했다. 아침에 교문 앞에서 아이들을 맞이하고, 늦은 밤까지 교재 연구와 학생 상담을 하면서 교무실 불을 켜며 보냈던 날들 속에서 수많은 교육정책의 변화를 경험했다. 하지만 “변화가 상수(常數)”인 시대에 한 가지는 여전히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입시가 학교를 지배하고, 사교육이 빈틈을 메우는 구조다. 현장에서 학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선생님, 학교 수업만으로는 불안합니다”였다. 이 말은 학부모의 이기심이 아니라, 학교를 끝까지 믿지 못하게 만든 제도와 사회의 책임이 크다. 특히 7년 정도를 관리자(교감, 교장)로 재직하며 학교 교육의 한계를 훨씬 더 잘 알게 되었다. 교육과정은 촘촘했지만, 평가를 위한 수업이었고, 아이들은 배움보다 결과를 먼저 걱정했다. 그 사이에서 사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누구나 입시는 공정하다고 말하고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필자가 바라본 현실은 달랐다. 입시의 규칙은 동일했지만, 준비의 조건은 결코 같지 않았다. 방과 후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 고가의 컨설팅으로 학생부를 관리하는 가정, 정보의 차이가 성적의 차이로 이어지는 구조를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 결과 학교는 점점 위상을 잃고 약화되어 가고, 학원은 미래를 준비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다. 긴 세월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국가 정책들을 접했고, 현장 교육자로서 직접 이에 대한 의견을 틈틈이 글로 제언했다. 그러나 제도가 바뀔 때마다 현장은 더 복잡해졌고,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은 더 커졌다. 입시가 정교해질수록, 그 해법은 교실이 아니라 학원에서 먼저 나왔다. 학교가 중심이 되지 못하는 교육개혁은 결국 사교육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수없이 겪고 있다. 한때 학교 관리자로서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아이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하기 위해 “학교 수업에 충실하라”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그때마다 속으로는 움찔했다. 이 말이 아이들에게 단연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교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입시 구조 자체가 선별과 변별에 과도하게 매달려 있는 한, 학교는 늘 부족한 공간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핀란드를 비롯한 해외의 교육 선진국들의 사례를 연구할 기회를 가졌다. 상위 자격 취득을 위한 보고서 작성을 위해 교육 선진국들의 정책과 사례를 공부했다. 그때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들 나라 학생들의 성적표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였다. 학교 간 서열이 없고, 조기 선발이 없으며,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확인했다. 그들 나라에서 사교육이 크지 않은 이유는 규제가 아니라, 학교가 제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입시의 문제를 아이들과 학부모의 과열 이른바 ‘과도한 경쟁’으로만 돌려왔다. 이는 지금도 많은 고위 공직자들의 좌담회나 인터뷰, 고백에서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그러나 그 구조를 유지해 온 것은 어른들이고, 정책이었고, 사회였다. 학교가 감당할 수 없는 역할을 떠안고, 그 결과를 사교육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이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첫째, 입시는 더 단순해져야 한다. 상위권을 가려내기 위한 미세한 변별은 대다수 아이를 불안으로 몰아넣는다. 둘째, 학교에 평가와 교육의 자율성을 돌려주어야 한다. 교사는 행정의 집행자가 아니라, 교육 전문가다. 셋째, 무엇보다 학교 교육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신뢰를 국가가 제도로 증명해야 한다. 현직을 떠난 지금도 학교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입시 앞에서 자신을 한없이 작게만 느끼던 아이들, 노력보다 환경이 앞서는 현실에 체념하던 아이들 말이다. 교육은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모든 아이가 존중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학교와 우리 교육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이제는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말하고자 한다. 사교육을 줄이고 싶다면, 먼저 학교를 믿게 만들어야 한다. 그 책임은 아이들에게도, 학부모에게도, 교사에게도 아닌, 우리의 모든 어른에게 있다. 이 땅에 어른들의 진정한 용기와 혁신으로 교육의 본질에 보다 매진하여 학교 교육만을 통해서 미래의 희망을 펼치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기대하고 소망한다.
대전특수교육원이 장애학생 문제행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에 직접 나선다. 그동안 국립공주대에 위탁해 오던 연수 과정을 자체 운영으로 전환하며, 현장 적용 중심의 전문성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대전특수교육원은 9일부터 1년간 총 145시간 과정으로 교원 30명을 대상으로 ‘2026년도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 실행가 과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연수 대상은 특수교사뿐 아니라 일반교사까지 포함되며, 유·초·중·고 학교급 전반에서 참여한다. 이번 과정은 한국행동분석학회의 자문을 토대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행동분석 전문가와 현장 우수 교원 등을 강사로 초빙해 실제 사례 기반의 실습형 연수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연수는 기초과정(31시간), 심화과정(32시간), 실습과정(82시간) 등 총 145시간으로 운영된다. 특히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기초과정에서는 위기 행동 지원, 기능적 행동 평가, 행동중재 이론과 윤리, 협력적 행동 지원 등 장애학생의 안정적인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핵심 내용을 다룬다. 참여 교사들은 현장의 고민을 공유하며 문제행동 예방과 중재 설계, 평가 전반에 대한 실무 역량을 체계적으로 높이게 된다. 권순오 대전특수교육원 원장은 “이번 연수를 통해 교원들이 장애학생 행동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전문가로서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행동중재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연수와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생님들을 만나면, 비슷한 하소연을 자주 듣습니다. “반에 꼭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수업 진행을 방해하는 아이,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 툭하면 거짓말하는 아이, 어떤 훈육도 통하지 않고 화를 돋우는 아이 등 다양합니다. “요즘엔 아이들보다 학부모들 때문에 더 힘들어요.” 교사를 존중하기는커녕 무시하는 학부모, 사소한 일로 툭 하면 연락해 과도한 요구하는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 괴롭히는 학부모도 있습니다. 참으로 선생님들에게 힘든 세상입니다. 그런데, 선생님도 사람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완벽한 아이도 없고 완벽한 선생님도 없습니다. 웃는 얼굴로, 공평하고, 인내심 많고, 준비된 상태로 교실에 들어가려고 해도 늘 그렇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완벽한 교사’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에 엄격함 줄여야 그럼에도 선생님들 마음속에는 아주 엄격한 기준을 들고 스스로를 평가합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면 클수록 더욱 자신에게 엄격해집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자신의 부족함과 실수가 크게 보일뿐입니다. “이 정도도 못 참는 나는 나쁜 선생님이야.” “저 아이를 변화시키지 못한 건 내 교사로서 능력 부족이야.” “이것 밖에 하지 못하는 나는 교사 자격이 없어.”때때로 이런 생각들이 들 수도 있지만, 혹시 자주 반복해서 떠오른다면, 이것은 일종의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 또는 ‘생각 습관’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자동적 반응으로 나 자신을 향해 비난의 생각을 떠올리는 습관이 있는 것입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오늘 비록 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으니 괜찮다.” “이번 일은 참 속상하다. 그래 당연히 그렇지. 누구라도 그럴거야. 다음엔 잘해보자.” “지치고 힘든 하루였지만, 잘 견뎌냈다. 수고했다.” 물론 사람이 현재보다 성장하기 위해 때로는 냉정한 평가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 자기 비난만 있고 자기 공감과 격려가 없다면 그 사람의 몸과 마음 에너지는 점차 소진되어 갑니다. 선생님의 마음 속 에너지가 소진된다는 것은, 교사로서의 소명도, 아이들에 대한 애정도, 교육자로서의 초심과 열정도 함께 사그라든다는 것입니다. 솔직한 표현이 진정성 느껴 선생님에게는 아이들을 돌보고 지도하는 기술, 학부모들과 원활하게 상담하는 기술, 학교 행정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스스로 자기 마음을 돌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영국의 소아정신과 의사 도널드 위니컷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라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늘 웃고, 인내심 있고, 한 번도 화내지 않는 엄마가 아니라, 가끔은 지치고, 실수도 하고, 짜증을 낼 때도 있지만, 엄마로서 아이 곁에 늘 있어주는 엄마는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라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누군가를 돌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아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선생님, 때로는 화도 내고, 말 실수 할 때도 있지만, 자신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선생님, 모든 아이를 똑같이 사랑하지는 못할지라도, 어떤 아이도 포기하기 않으려는 선생님, 더 좋은 수업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선생님, 무척이나 힘들지만 스스로를 격려하며 교실에 들어가는 선생님 모두 충분히 좋은 선생님입니다. 오늘도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생님들이여... “You are a good enough teacher!”, 당신은 이미 충분히 좋은 선생님입니다.
“선생님, 근데 왜 드라마 속 엄마들은 대부분 요리하고 빨래 개고, 아빠는 늘 늦게 와요? 우리집은 아빠가 요리하고, 엄마가 늦게 오는데” 한 학생의 질문이다. 가족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을 함께 보고 ‘표현 방식’을 분석하던 중 나온 말이었는데, 광고 분석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수업이 학생의 질문 하나로 깊어졌다. 그동안 너무 익숙해 의심하지 않았던 장면 속에 고정관념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 스스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드라마, 광고, 예능, 웹툰 등은 사회가 어떤 역할을 ‘자연스럽다’고 여기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재현한다. 고정관념과 편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고정관념은 어떤 대상에 대해 정형화된 이미지나 속성을 단순화하여 일반화하는 것이다. 편견은 그러한 고정관념에서 나아가 감정적 평가나 차별적 태도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둘은 미디어에서 매우 자주,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반복된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소비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여학생은 감성적이고 배려심 깊은 인물로, 남학생은 이성적이고 주도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드라마 설정은 여전히 흔하다.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할 존재’이거나 반대로 ‘역경을 극복한 영웅’으로 등장한다. 특정 체형이나 외모는 웃음의 대상이 되고, 특정 직업이나 계층은 고정된 이미지로 소비된다. 이러한 표현이 반복될수록 학생들은 그것을 하나의 연출이 아니라 현실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숨은 가치와 권력관계 읽어야 이 지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역할이 분명해진다. 단순히 정보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것을 넘어, “왜 이런 방식으로 그려졌는가”,“이 표현은 누구의 관점을 반영하고 있는가”를 묻는 교육이 필요하다. 즉, 미디어 속 숨은 가치와 권력 관계를 읽어내는 비판적 시선이 요구된다. 실제 수업에서는 ‘발견 중심’ 접근이 효과적이다. 수업에서 생활용품 광고 여러 편을 함께 본 뒤, 등장인물의 성별, 역할, 행동, 대사를 분석하도록 한다. 이어 “왜 이 광고에는 엄마만 등장할까?”, “아빠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정과 광고 속 가족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후 기존 광고의 설정을 바꾼 대안 광고를 기획하게 하자, 고정관념은 ‘지적당해야 할 오류’가 아니라 ‘다르게 구성할 수 있는 선택지’라는 인식으로 전환된다. 익숙한 것부터 의심하는 자세 드라마나 웹툰 캐릭터 분석을 통해 보다 확장된 논의가 가능하다. 한 캐릭터의 외모, 성격, 직업, 인간관계를 분석하며 그 인물이 어떤 고정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유사한 콘텐츠와 비교해 다른 재현 방식은 없는지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성 역할뿐 아니라 계층, 지역, 인권 문제까지 사고가 확장되며, 학생들의 참여도 역시 높아진다.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은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안내하는 질문자이다. “이 표현은 누구에게 유리할까?” “이 장면을 계속 보면 어떤 인식이 자연스러워질까?” “현실과 다른 지점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들은 고정관념을 ‘외워서 아는 개념’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한 문제’로 인식하게 만든다. 미디어 속 고정관념과 편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세계관을 구성한다. 그래서 교육의 출발은 ‘익숙한 것에 대한 의심’을 허락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실은 미디어가 만들어 낸 ‘재현의 언어’를 다루는 작은 사회다. 학생들은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그 이미지를 내면화해 다시 사회로 돌려보낸다. 따라서 미디어 속 고정관념을 탐색하는 수업은 곧 시민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이며, 다양성과 존중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다. “그냥 웃긴 장면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도 있겠네요.” 한 학생의 이 말은 수업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비판은 단죄가 아니라,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만드는 일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단지 정보 분석의 기술을 넘어서, 다른 존재에 대한 존중과 열린 태도를 기르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전북 군산교육지원청 챗GPT 인공지능 시대 철저 대비법: 미디어 리터러시저자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육 현장의 혼란과 우려가 여전하다. 교육부가 내놓은 고교학점제 지원 대책에 대해 교총 등 교원 3단체가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 대책이 제도의 안착을 담보하기에는 근본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장판단을 보여준다. 대책에는 일부 운영 기준 조정이 포함됐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현장 부담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책 방향과 책임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절차만 손질하는 방식으로는 혼란을 줄이기 어렵다. 특히 공통과목 학점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유지한 점은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가 형식화될 가능성을 키운다. 학교 유형과 지역에 따라 미이수 학생 비율이 크게 다른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이나 맞춤형 지원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학교는 교육적 개입보다 제도 요건을 맞추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교사의 업무 부담 역시 한계다. 선택과목 확대와 함께 평가, 보완지도,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부담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수업과 학생 관리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개별 교사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다.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확대도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 소규모 학교와 지역 여건이 취약한 학교에서는 대면 수업 기회가 줄고, 오히려 선택권의 불평등이 고착화될 우려가 크다. 선택과목 확대가 곧 교육 기회의 확대로 이어진다는 가정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학생 부담을 덜어줄 대책도 여전히 부족하다. 상대평가 구조 속에서 과목 선택은 학습보다 내신 유불리에 좌우되고, 이는 학교 간 경쟁과 서열화를 강화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문제는 형식적 보완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교원단체의 지적은 제도 반대가 아니라 실패를 막기 위한 경고다. 교육부는 문서상의 대책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답을 찾는 근본적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
수석교사제가 도입된 지 15년이 됐다. 그동안 수석교사는 수업 연구와 나눔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신규·저경력 교사의 성장을 지원했다. 또 수업 컨설팅과 코칭을 통해 학교 현장의 수업과 교사 성장을 실질적으로 떠받쳐 왔다. 행정이 아닌 수업과 교사의 성장이라는 고유한 영역에서 학교를 지탱한 것이다. 역할과 책임만 놓고 본다면, 이미 직급에 준하는 위상으로 기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약화시키는 현실 그러나 제도는 아직 그 현실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수석교사는 법적으로 ‘직급’이 아니라 ‘직위’로 규정돼 있다. 이로 인해 정원이 확보되지 않고, 선발과 배치 역시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구조보다는 개인의 헌신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유지돼 제도로서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문제는 교사의 성장 경로 측면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수석교사는 교사 전문성 경로의 최상위 자격이다. 그럼에도 하나의 직급이 아니라 임시적 성격의 직위에 머물러 교사들에게 분명한 목표라기보다 ‘한 번 해볼 수 있는 선택지’로 인식되기 쉽다. 이 구조에서는 교사가 수업 전문성을 장기적으로 축적하고, 그 성과를 동료와 후배 교사들에게 체계적으로 환원하려는 동기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수석교사가 개인의 이력 관리 과정에서 선택 가능한 하나의 경험으로 전락할 위험도 커진다. 여기에 정원과 배치의 문제가 더해진다. 법적으로 정원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배치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취지와 그동안 축적된 성과가 학교 안에서 충분히 누적·확산되지 못하고, 지역과 학교에 따라 편차가 발생할 우려도 상존한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시·도에서 정책 판단에 따라 수석교사를 선발하지 않는 경우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정원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자격을 갖춘 교사에게 선발 기회 자체를 열지 않고 있다. 이는 직급 여부를 떠나, 자격 제도의 기본 원리를 근본에서 흔드는 문제다. 물론 직급 전환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재정과 인사 체계, 학교 조직 전반에 미치는 영향 또한 함께 고려돼야 한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현재 구조 역시 이미 큰 비용과 한계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위상에 맞는 구조 변화 시급 직급 전환은 이러한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석교사의 역할과 성과는 일회성이 아니라 학교 문화로 누적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직급은 다음 세대를 향한 분명한 신호이기도 하다. 수석교사가 학교 안에 안정적으로 자리할 때, 교사들은 수석교사를 도달해야 할 목표이자 역할 모델로 인식하게 된다. 이는 수업 전문성을 축적하고, 그 성과를 학교 공동체와 나누고자 하는 예비 수석교사들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방향타가 된다. 이제 질문은 제도를 향한다. 언제까지 제도가 현장의 현실을 따라오지 못할 것인가. 수석교사를 직급으로 규정하는 일은 새로운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수행되고 있는 역할과 책임을 법과 제도가 뒤늦게 인정하는 일에 가깝다.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를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 범위로 낮추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현행 규정상 등록금 인상 상한이 물가상승률의 1.2배까지 허용되면서 교육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상 기준을 보다 엄격히 조정해 학생과 가정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사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3일 등록금 인상률 상한 기준을 조정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학교 설립자·경영자가 등록금을 납부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도, 각 학교가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그 인상률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2배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이 기준을 초과해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교육부 장관이 해당 학교에 행정적·재정적 제재 등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의 1.2배까지 인상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이 대학 등록금 상승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유치원 원비의 경우 인상 상한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대학 등록금 인상 기준이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돼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점을 반영해 등록금 인상률 상한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2배’에서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즉 물가상승률 범위 안에서만 등록금 인상이 가능하도록 상한을 낮춰 대학 등록금 인상 폭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개정안은 고등교육법 제11조 제10항과 제11항에서 각각 규정하고 있는 ‘물가상승률의 1.2배’ 문구를 ‘물가상승률’로 변경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등록금 인상 기준을 강화하고, 대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 이후 최초로 시작하는 학년도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김문수 의원은 제안이유에서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2배까지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교육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학생과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김의원을 비롯해 정을호, 김준혁, 김동아, 양부남, 김남근, 이광희, 박해철, 김승원, 민형배, 박지원, 최혁진, 백승아 의원이 공동발의했다.
경남교육청이 단위학교에서 운영하던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지역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기로 하면서 학교가 직접 민감 사안을 처리해야 했던 구조가 바뀌게 됐다. 성희롱·성폭력 등 성 관련 고충 처리 과정에서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학교 현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번 조치는 한국교총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성고충심의위원회 교육청 이관’ 요구와도 맞물린다.성고충심의원회 교육청 이관은 현재 9개 시도에서 이관을 완료했으며 경북을 제외한 2026년까지 이관 또는 단계적 준비를 공언한 바 있다. 경남교육청은 7일 단위학교에서 운영 중인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오는 3월 1일부터 지역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교직원 성희롱·성폭력 등 성 관련 고충 사안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처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지원청 중심의 심의 체계로 전환된다. 그동안 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는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학교 내부에서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이 발생할 경우 심의 과정 자체가 구성원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처리 부담도 학교에 집중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남교육청은 이번 이관을 통해 사안 처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학교가 행정적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남교육청은 교육지원청 이관에 맞춰 운영 매뉴얼 마련과 담당자 연수, 관련 절차 정비 등 준비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제도 전환 과정에서 현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지원 체계도 함께 구축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교총은 단위학교가 성희롱·성폭력 등 민감한 고충 사안을 직접 처리하는 구조가 교원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정한 판단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심의 기능을 교육지원청 등 상위 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특히 교총은 지난해 10월 교육부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성고충심의위원회 교육지원청 이관을 공식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교총은 민감 사안일수록 객관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심의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사들이 수업보다 행정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라남도교육청이 학교 현장 맞춤형 행정업무 경감 지원체계를 본격 가동한다. 특히 교사 부담이 컸던 현장체험학습 업무에 보조인력을 매칭하는 등 ‘교사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2026학년도 학교종합지원센터 운영 확대와 전담 조직 신설 등을 통해 학교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 지원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사는 수업에, 학생은 배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의 지원을 촘촘히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전남교육청은 올해 학교 현장의 업무 경감을 위해 ▲도내 18개 시군 학교종합지원센터 운영 확대 ▲본청 내 ‘학교행정업무개선팀’ 신설 ▲행정업무 경감 과제 23건 지정 등 조직과 정책 기반을 새롭게 정비했다. 여기에 학교업무지원협의체 운영, 센터장 간담회 정례화, 현장 모니터링단 구성, 타 시도 우수사례 공유 등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구조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단순히 과제를 지정하는 수준이 아니라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피드백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전남교육청은 5일 전남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에서 ‘2026 학교종합지원센터장 협의회’를 열고 2026학년도 행정업무 경감 추진계획과 주요 과제별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협의회에서는 ▲특별교실 정비 인력 지원 ▲학교 폐기물 처리 ▲현장체험학습 사전답사 및 보조인력 지원 ▲어린이놀이시설 안전 점검 ▲학교 CCTV 운영·관리 등 중점 과제별 실행 방안이 공유됐다.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안과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센터장들은 학교 규모와 지역 여건이 제각각인 만큼 획일적인 지원보다는 학교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기관 간 협업을 강화해야 행정업무 경감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논의에서 특히 주목받은 과제는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이다. 현장체험학습은 안전사고 우려와 사전 준비 부담이 큰 대표적 업무로, 교사들에게 심리적·행정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전남교육청은 올해부터 ‘현장체험학습 기타보조인력 매칭 방안’을 도입해 자원봉사 형태의 보조 인력을 인솔 교사와 연계할 계획이다. 학생 안전 관리를 보조하고 교사의 행정·관리 부담을 줄이는 체계를 본격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특별교실 정비, 학교 폐기물 처리,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 점검 등 그동안 교직원이 떠맡아야 했던 시설 관리 업무 역시 학교종합지원센터가 직접 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교육청이 학교 행정과 시설관리 업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맡아 교사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영옥 정책기획과장은 “행정업무 경감은 교사와 학생이 본연의 자리를 되찾는 일”이라며 “현장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교사는 가르침에, 학생은 배움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교육 현장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EBS가 학교 상담교사의 하루를 통해 학생들의 정서 회복과 사회정서교육 실천 현장을 조명한다. EBS 1TV는 오는 9일 오후 6시30분 방송되는 클래스 업! 교실을 깨워라 시즌3 스물세 번째 편 ‘마음의 근육을 키워 주는 상담교사’에서 천안북중학교 위(Wee)클래스를 중심으로 학교 내 정서 지원 시스템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송은 천안북중 전문상담교사 김아람 교사의 하루를 따라가며, 학생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뒷받침하는 위클래스의 역할을 담는다. EBS는 최근 청소년들의 불안과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마음을 돌보고 회복하는 힘을 기르는 사회정서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는 점심시간이 되면 위클래스가 학생들로 붐비는 모습이 먼저 소개된다. 상담실을 찾은 학생들은 “우리 모두 소중해”, “행복한 하루를 보내자” 등 매일 다른 긍정문을 외친 뒤 비타민을 받는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상담실을 부담스러운 공간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열린 공간’으로 느껴야,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 없이 문을 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운동부 학생들을 위한 집단상담 장면도 주요 내용이다. 야구부 학생들은 ‘감정조절’을 주제로 실제 경기 상황을 돌아보며 자신이 느낀 감정을 인식하고, 이를 다스리는 방법을 익힌다. 프로그램에서는 긴장이나 분노가 치솟을 때 몸을 차갑게 하거나 호흡을 조절하는 방식 등 일상에서도 적용 가능한 정서 조절법이 제시된다. 교과수업과 연계한 상담 교육도 함께 담길 예정이다. 음악 수업과 결합한 융합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소리에 집중하며 현재의 감정을 인식하고,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나 마음을 다스리는 경험을 하는 과정이 소개된다. 또래 상담자 학생들이 친구들의 고민을 경청하고 상담실과 연결하는 활동도 방송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다. EBS는 이번 방송이 “마음이 건강해야 배움도 자란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정서적 안전망을 강화하고 회복력을 키우는 교육의 필요성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시대일수록 학생들의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독서교육이 더욱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이를 위해 사서교사 배치 확대와 양성 과정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집중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위원장과 강경숙, 김문수, 정성국 의원은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AI시대 독서인문교육 진흥을 위한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AI시대 독서인문 교육방안’을 발표한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AI 기술이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환경일수록 학생들에게는 텍스트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힘이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독서교육은 단순히 책을 읽는 활동이 아니라 비판적 문해력과 인문적 사고력을 기르는 핵심 기반”이라며 “디지털 환경 속 읽기 경험 변화에 대응해 교육과정과 수업 설계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주현 전남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사서교사 양성과정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학교도서관진흥법은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사서교사 배치율이 낮아 제도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력 구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독서교육과 정보활용교육이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학교도서관은 단순한 시설 관리가 아니라 교육활동과 직결되는 영역이라는 점을 정책적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사서교사 전문성 확보를 위한 양성 과정 개선과 함께, 학교도서관 정책이 교육과정 운영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종합토론에서는 독서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교도서관 인프라 강화와 전문 인력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어졌다. 황혜란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 사무처장은 학교도서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사서교사 배치 확대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고, 신민경 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장은 “독서교육이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으려면 지속 가능한 독서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은 경남교육청 장학사는 교육청 차원의 독서교육 추진 과정에서 현장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김다솜 부산대 교육대학원 사서교육전공 졸업생은 사서교사 양성과 임용 구조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AI가 빠르게 발전할수록 교육에서 지켜야 할 핵심 역량은 더 분명해진다”며 “AI가 대신할 수 없는 능력은 깊이 읽고 스스로 생각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고 그 토대가 바로 독서”라고 강조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도 “학생들의 문해력과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독서교육 기반이 강화돼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학교 출입 관리는 풀리지 않는 숙제 중 하나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무단침입 사건에 불쑥 찾아와 학교를 어지럽히는 악성 민원인 등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그렇다고 공공기관인 학교가 무작정 외부인의 출입을 틀어막기도 어렵다. 그래서 학교 출입 대장 관리를 강화하고, 학교 방문 사전 예약제도 도입했지만, 그에 따른 부수적 업무와 실효성에 대한 불만도 나오는 상황이다. 바른정보기술(대표 김상인)의 ‘스쿨패스’는 이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학교 출입 관리 솔루션이다. 가로, 세로 50㎝ 정도 크기의 키오스크를 기반으로 방문자 신분 확인부터 학교 출입 대장 기록, 방문증 발급까지의 과정을 자동화했다. KT 인증 라우터로 무선 통신이 가능해 교문, 현관 등 학교에서 지정한 주 출입구에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고, 별도의 네트워크 공사가 필요 없다. 이용 절차는 단순하다. 출입구에 설치된 스쿨패스 키오스크 화면을 터치해 신분을 인증하고 방문 목적을 기입하면 기기에서 노란색 포스트잇 형태의 스티커가 출력된다. 방문자는 이 스티커를 가슴에 잘 보이게 붙인 후 교내로 들어가면 된다. ‘노란색 스티커’는 단순해 보이지만 눈에 잘 띄어 등록된 방문자임을 증명하는 데 유용하다. 만약 낯선 사람이 스티커를 붙이지 않고 교내를 배회할 경우, 학교 구성원 누구나 이를 쉽게 식별하고 경계할 수 있다. 노란색을 쓴 것도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제대로 방문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접착력이 높으면서도 옷감 손상을 방지하는 고급 친환경 라벨지를 사용했다. 스티커 뒷면에 떼어내는 종이가 없는 라이너리스 용지로 쓰레기 배출도 적다. 스쿨패스는 플라스틱 신분증이 아닌 네이버QR과 네이버·카카오·PASS 인증서를 채택해 본인 여부를 정확히 파악한다. 또한 기기에 장착된 안면인식 카메라로 실제 출입자의 외모를 기록하며, 발열 여부도 동시에 체크한다. 수집된 방문 이력과 개인정보는 CSAP 인증을 받은 클라우드에 안전하게 보관돼 최근 민감한 문제로 떠오른 개인정보보호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키오스크 화면을 40도가량 기울여 이용 과정에서 뒷사람에게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다. 기존 수기 장부는 방문 기록과 개인정보가 다른 방문자에게 노출되고, 관리도 번거롭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인정보보호 유출 손해배상 1억 원 책임 보험에도 가입해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제품 고도화를 통해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한 배리어프리(BF·Barrier Free) 기능을 구현해 우선구매 대상 지능정보제품(과기부) 인증도 받았다. 이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올해 1월 28일부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가 의무화됨에 따른 조치다. 이 법에 따르면 50m² 이하 소규모 공중이용시설, 소상공인, 테이블 주문형 소형제품 설치 현장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에서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해야 한다. 바른정보기술은 기존에 스쿨패스를 설치한 전국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무상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예정이다. 박창용 바른정보기술 전무는 “신원 인증 여부를 공표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감시의 주체가 되는 ‘참여형 보안’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입을 원천 차단할 권한이 학교에 주어지지 않는 한, 사전 예약제 등 ‘통제’ 방식은 실효성이 낮고 교직원의 업무 부담을 늘리는 문제가 있다”며 “정확한 신분 확인과 외부인 식별을 통해 사고 예방을 지원하는 스쿨패스가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와 국가교육위원회는 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회의실에서 ‘AI 전환 시대 교육정책 협력 포럼’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양 위원회는 국가AI전략위 교육TF(리더 김현철 고려대 교수)와 국교위 AI시대 교육 특별위원회(안승문 위원장)를 각각 구성·운영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와 교육청, 공공기관 등 총 23개 기관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AI 전환 시대 교육정책의 방향성과 이를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한 실행 과제를 중심으로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다. 서울·인천·대전·경기·충남 등 5개 시·도교육청은 AI 교육 및 인재양성과 관련한 주요 정책 추진 현황을 발제하고, 한국교육개발원·한국교육과정평가원·한국학술정보원·한국과학창의재단·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 공공기관은 AI 교육 및 인재양성과 관련한 주요 연구 과제와 정책 지원 방향을 소개했다. 김현철 국가AI전략위 교육TF 리더는 AI 행동계획 중 교육 부문 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AI 인재양성, 교육 정책과 AI 정책 간 연계 강화 등을 강조했다. 이후 종합토론에서는 교원 연수와 학생 교육 등 국가·시도교육청·기관별 역할 분담과 협력 방안 논의가 진행됐다. 국가AI전략위와 국교위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AI 전환기에 요구되는 교육정책의 방향성을 공동으로 점검하고, 향후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은 “AI 전환은 교육에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전환기 속에서 교육이 길러야 할 역량과 역할을 정책적으로 다시 설정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이번 포럼이 AI 시대 교육 정책과 현장을 연결해, AI를 활용한 첨단 과학기술 혁신과 인재양성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AI 전환 시대에는 미래를 살아갈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합한 교육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다양한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가 소통하고 협력해 학교 현장에 적합한 AI 시대 교육정책을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초·중등 교육의 디지털 대전환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및 정보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 추진된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특별교부금의 비율 상향 및 교부 특례 유효기간을 2029년까지 3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초·중등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3년 한시적으로 특별교부금 비율을 상향하고, 이를 교원의 AI 기반 교수학습 역량 강화 사업 등에 한정하여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AI 디지털 교과서가 교육자료로 분류되는 등 변화된 교육 환경에 맞춰 재원 용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특별교부금의 재원 배분 및 교부 특례 유효기간을 기존 2026년에서 2029년까지로 연장하고 재정 지원 범위를 대폭 구체화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특별교부금은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수업 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다문화 학생, 특수교육대상자, 농어촌 학교 학생 등 취약계층의 디지털 학습 지원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공교육 내 독서교육 활성화 사업을 위한 특별 재정 수요를 교부 항목에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AI 기술 발전이 초래할 수 있는 정보 격차를 예방하는 동시에, 비판적 사고의 근간인 문해력을 국가 차원에서 집중 지원하려는 취지다. 김영호 위원장은 “이번 법안 발의를 통해 세계적인 대전환기에 대응하는 AI 교육 정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든 학생이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새 학년, 새 학기를 약 한 달 앞두고 각종 정책 도입으로 학교 현장의 불안과 긴장이 감지되는 가운데 설익은 제도를 법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정치권이 정쟁으로 일관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교학점제,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교권보호대책 등 교육 현안이 쌓이고 있지만 여야가 네탓 공방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교육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장 대표는 민생 안정과 국가 운영 정상화, 제도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정치·제도 개혁과 국정 운영 전반을 폭넓게 언급했다. 연설의 상당 부분을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정치적 쟁점에 할애했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교실의 정치화’를 문제로 지적하며 “교육 현장이 이념과 정치 논쟁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 역시 교육 정책이나 학교 여건 개선을 다루기보다는 정치적 갈등 구도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제시됐다.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교 현장이 직면한 학습 지원 체계, 제도 변화에 따른 운영 부담, 교원의 역할과 지원 문제 등은 연설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지역 문제와 인구 감소 대응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도 교육은 정주 여건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로 간접적으로 언급되는 데 그쳤다. 3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AI 고속도로’, ‘기본사회’, ‘모두의 성장’ 등 미래 담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정 전반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 원내대표는 인공지능과 기술 발전이 가져올 사회 변화, 청년 고용과 양극화 해소, 지역 소멸 대응과 균형 발전 전략을 차례로 언급하며 국가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를 떠받칠 핵심 기반으로서의 교육은 연설 전반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한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서 “모든 국민이 AI를 도구로 삼을 수 있도록 학습의 기회를 열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이는 학습의 중요성을 원론적으로 강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공교육 체계에서 AI 교육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학교와 교원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어지지 않았다. 청년 문제 역시 교육과 직업 훈련의 연계보다는 제도·정책 차원의 지원책 중심으로 다뤄졌다. 지방 균형 발전과 관련해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이 언급됐지만이 역시 지역 교육 기반 강화나 지방 학교·대학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조명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교육은 미래 전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호출됐지만 이마저도독립적인 정책 영역으로서의 논의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교육이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임에도 학교와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연설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야 교섭단체대표연설을 두고 조성철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연설의 메시지와 달리 교육은 늘 주변에 머물렀다”며 “AI 시대 대응, 청년 문제, 지역 균형 발전 모두 교육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안인데도여야 대표 연설에서는 교육이 정책의 출발점으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학년을 앞두고 학습 지원과 제도 운영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학교로서는 정치권의 무관심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교육을 국정 과제의 중심에 두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초기 성인기에 진입한 청년들의 진로 선택과 가치관, 심리 상태가 이전 세대와 뚜렷하게 달라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고교 졸업 이후 대학과 노동시장으로 이어지던 비교적 단순한 이행 경로는 빠르게 분화됐고, 삶의 목표 역시 장기적 포부보다 당장의 삶을 유지하고 감당하는 데 무게가 실린 모습이다. 수치로 확인된 이러한 변화는 초기 성인기를 둘러싼 교육·고용 정책의 전제가 재검토돼야 함을 시사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한국교육종단연구 2013 코호트 패널을 대상으로 고교 졸업 후 1~3년 차(2021~2023년) 생활과 성과를 분석한 「2025 한국교육종단연구: 초기 성인기의 생활과 성과(Ⅲ)」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를 관통한 청년 세대의 선택과 인식 변화는 여러 지표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 먼저 진로 경로를 보면, 고교 졸업 직후인 2021년에는 4년제 대학 재학 비율이 51%, 전문대가 15%로 학업 선택이 과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2년 차인 2022년에는 남학생의 26%가 군 복무로 이동하며 진로 구조에 균열이 나타났고, 3년 차인 2023년에는 대학 재학 비중이 45%로 낮아진 대신 휴학(15%)과 취·창업(8%) 비중이 증가했다. 3년간 확인된 총 206개 진로 경로 가운데 ‘3년 연속 4년제 대학 재학’ 유형은 24%에 그쳐, 청년 4명 중 3명은 중도 이동이나 경로 조정을 경험한 셈이다. 보고서는 이를 초기 성인기가 더 이상 안정적인 이행 단계가 아니라, 반복적인 선택과 조정이 요구되는 시기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했다. 가치관 변화는 더욱 뚜렷했다. 코로나19가 절정이던 2021년 대학에 입학한 청년을 분석한 결과, 삶의 목표와 가치 지향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저지향 집단’ 비중은 39%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입학생을 대상으로 한 동일 조사에서의 26%보다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큰 포부와 장기 목표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고지향 집단’은 같은 기간 12%에서 6%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보고서는 이러한 수치 변화를 두고, 미래의 성공을 향해 나아가기보다 당장 감당 가능한 삶을 유지하려는 이른바 ‘현생’ 중심의 태도가 확산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고지향 집단 내부에서도 중시하는 가치의 성격은 이전 세대와 달라졌다. 2011년 입학생들은 ‘가정의 화목’(4.73점)과 ‘인간관계’(4.69점)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지만, 2021년 입학생들은 ‘명예’(4.78점)와 ‘자기성장’(4.62점)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물질적 부의 중요도 역시 3.62점에서 4.10점으로 상승했다. 공동체적 가치보다는 개인의 성취와 경제적 안정에 대한 요구가 강화된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심리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대학생 집단은 비교적 높은 행복감(6.81점)을 보였지만, 구직자 집단은 행복감이 가장 낮고 생활 스트레스 수준은 가장 높았다. 특히 여성 청년의 경우 우울감과 자살 사고 비율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 성별에 따른 심리적 취약성도 수치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팬데믹 시기의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초기 성인기 청년들의 가치관과 마음 건강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가 청년 개인의 태도 변화에 그치지 않고, 진로 구조의 불안정성과 정책 지원의 공백이 누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대학 교육은 여전히 강의식 전달 중심에 머물러 다양한 경로 전환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고, 노동시장으로 이행한 청년 다수는 불안정한 일자리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자기주도적 학습과 경로 설계를 지원하는 대학 교육 전환, 고졸·비진학 청년을 위한 질 좋은 일자리 연계, 구직 무력감 상태에 놓인 청년과 심리 취약 집단을 위한 맞춤형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시기를 통과한 청년 세대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삶의 목표를 낮추는 방식으로 현실에 적응해 왔다”며 “이들의 선택을 개인의 의지 문제로 해석하기보다, 변화한 진로 구조와 가치관을 전제로 한 교육·고용·정신건강 정책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5년 주요 선진국에서 대학생의 92%가 생성형 AI를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불과 1년 전인 2024년의 66%에서 26%P나 급증한 수치다. 영국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의 조사에 따르면, 이제 학생들의 88%가 과제와 평가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며, 절반 이상이 AI 도구 없이는 학업 성공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AI는 더 이상 교육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그러나 교육현장의 풍경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세계 450개 이상의 학교와 대학을 조사한 유네스코 보고서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AI 사용 가이드라인을 갖춘 교육기관은 일부 조사에서 약 10%에 불과하다.2 이 간극 사이에서 교육자들은 질문한다. 우리는 AI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 그리고 한국 교육은 이 거대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각국의 AI 교육 실험 ●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AI 교육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2024년 발표된 ‘EdTech Masterplan 2030’은 국가 AI 전략과 연계하여 교육 전반에 AI를 통합하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특히 ‘AI-in-Education Ethics Framework’는 공정성·책임성·투명성·안전성이라는 네 가지 원칙 아래 교육용 AI의 윤리적 활용 지침을 명확히 했다.3 싱가포르 교육부는 국가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통해 정부가 개발한 AI 도구들을 제공하며, 외부 AI 도구의 사전 승인을 통해 무분별한 도입을 막으면서도 혁신의 여지를 남긴다. ● 핀란드 핀란드는 기술 그 자체보다 인간의 AI 이해력을 우선시한다. ‘Elements of AI’ 프로젝트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 AI 교육을 제공하며, 이미 100만 명 이상이 수료했다.핀란드 학교들이 활용하는 ViLLE 플랫폼은 학생과 교사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면서도 교사의 전문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는다. OECD 보고서가 주목하듯, 핀란드는 AI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되,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교육은 여전히 교사의 몫으로 본다. ● 영국 영국 교육부는 2025년 초 ‘EdTech Evidence Board’를 출범시켰다. 교육과 기술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시중 AI 교육도구들의 교육적 효과를 평가하고 검증 결과를 공개한다.7 학교들이 AI 도구 도입 시 결정을 돕는 것이다. ● 중국 중국은 AI 교육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공학 계열 졸업생 600만 명을 배출할 예정이며,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AI 역량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웨이 등 기업과 정부의 협력으로 ‘모든 학생에게 AI 컴퓨팅 파워 접근권’이라는 목표가 추진 중이다.8 특히 교육과정의 50% 이상을 실습 중심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은 AI시대에 ‘해봐야 안다’는 인식의 반영이다. AI 교육의 효과에 대한 연구 2025년 발표된 하버드대 연구팀의 무작위 대조군 실험에서, AI 튜터를 활용한 학생 그룹은 전통적 능동학습 수업그룹에 비해 0.73~1.3 표준편차만큼 높은 학습성과를 보였다. 학습시간 단축과 동기 향상이 동시에 나타났다.9 K-12 교육에서 AI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AI 기반 학습 시스템은 전통적 교수법 대비 학생 성취도를 조건/과목에 따라 15~35% 향상시켰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연구 결과도 있다. MIT의 연구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에세이를 작성한 학생들에게서 학습효과가 제한적이었음을 보여준다. AI가 과정을 너무 매끄럽게 처리해 버리면서 학습에 필수적인 ‘생성적 사고의 단계’가 생략된 것이다. 효율성의 극대화가 학습의 실종을 초래할 수 있다는 AI시대 교육의 역설이다. 한국의 현주소 한국은 2025년 3월부터 초등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수학·정보과목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기로 했다. 5,33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프로젝트였으나, 콘텐츠 오류와 데이터 프라이버시 우려, 교사 업무량 증가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4개월 만에 ‘보조 교재’로 재분류되었다.11 그러나 이 시행착오가 한국 AI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은 ‘AI 인재상’을 정립하고 초·중·고 AI 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선도학교와 AI융합교육 중심학교를 지정하여 학교 현장에서의 AI 활용 사례를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AI 부정행위’의 확산이다. 2025년 하반기, 연세대·고려대·서울대 등 국내 주요 대학에서 AI를 활용한 집단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예컨대 연세대 600명 규모의 비대면 강의에서는 절반 가까운 학생이 챗GPT를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고, 한 학생은 ‘나만 안 쓰면 학점을 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를 ‘부정행위’로 볼 것이 아니라 평가 방법의 변화를 요구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문제의 핵심은 AI 윤리 기준의 부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131개 대학 중 77.1%가 생성형 AI 관련 구체적 정책이나 가이드라인 없이 교수 개별 판단에 맡기고 있다. 교육부는 뒤늦게 2026년 3월까지 ‘학교에서의 안전한 AI 도입·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 제안 첫째, '유익한 마찰'을 설계하라. 더블린대 마이리드 프라치케 교수는 ‘학교는 비즈니스 현장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12 기업이 효율을 위해 ‘마찰 없는’ 프로세스를 추구할 때, 학교는 오히려 학생들의 ‘사고 근육’을 키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익한 마찰’을 설계해야 한다. AI가 모든 과정을 매끄럽게 처리하도록 내버려두면, 학생들은 생성적 사고의 단계를 건너뛰게 되고, 배움은 실종된다. 기술이 쉬워질수록 배움의 과정을 적절히 어렵게 만드는 용기, 그것이 AI시대 교육자의 책무다. 둘째, 교사의 역할을 재정의하라. AI가 지식 전달과 반복적 코칭을 담당할 때, 교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답은 ‘휴먼 터치’에 있다. 학생의 고유한 잠재력을 발견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정서적으로 교감하게 돕는 일, 그리고 다양한 개인적 경험을 설계하는 일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AI는 언제나 친절하고, 즉각적이며, 상세한 만큼 지식 제공에 효율적이지만, ‘왜 공부하는가’와 같은 질문이나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하는 영감을 주는 것은 여전히 인간 교사의 몫이다. 셋째, 질문하는 능력을 가르쳐라. AI가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시대에 교육의 초점은 ‘대답’에서 ‘질문’으로 이동해야 한다. 교과서나 검색엔진으로는 찾을 수 없는 ‘본질적인 질문’을 생성하는 능력, 그것이 AI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표면적인 질문에 머무를 때,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단 하나의 질문이 전혀 다른 결과를 이끌어낸다. 학교는 정답을 외우는 곳이 아니라 질문을 발명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넷째, ‘인간다움’을 지켜라. 케임브리지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parasocial(준 사회적)’을 선정한 배경에는 인간-AI 관계의 부상이 있다. Common Sense Media 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의 72%가 ‘AI 동반자’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 AI는 이제 정서적 지지, 외로움 해소, 심지어 연애 상대로서 지위를 얻어 가고 있다. 무소불위의 지능을 갖춘 AI가 공감의 능력까지 갖춘다면, 기존 인간관계에는 큰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교육은 ‘AI시대의 인간다움’을 먼저 물어야 한다. AI를 인간 확장의 수단으로 삼을지, 인간 대체의 위협으로 만들지는 우리 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다섯째,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위에서만 혁신하라. 필자는 ‘SECT AI’ 프레임워크를 교육용 AI의 필수 요건으로 제안한다. 안전하고(Safe), 윤리적이며(Ethical), 문화적으로 유능하고(Culturally Competent), 신뢰할 수 있는(Trustworthy) AI만이 교육현장에 도입되어야 한다. AI가 거짓말을 하거나, 인간을 조종하려 할 때, 이를 감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수다. 기술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의 통제권이다. 맺으며 _ 인간적인 가치로의 회귀 에이전틱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간의 명령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하며 실행까지 옮기는 자율적 지능의 등장이다. 이 거대한 전환 앞에서 교육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 역설적이게도 답은 가장 인간적인 가치로의 회귀에 있다. 하드 스킬의 영역이 AI로 대체될수록, 인간은 비판적 사고와 공감·창의성이라는 소프트 스킬로 무장해야 한다. 효율성의 유혹을 경계하며 학습에 필수적인 유익한 마찰을 설계해야 한다. AI와의 파트너십 속에서 교사의 역할은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집중하게 된다. AI가 모든 것을 수행하는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본질은 기술의 활용을 넘어 서로의 통찰을 나누며 교육의 문화를 ‘함께’ 설계하고 재정의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앞에 놓인 ‘문샷(moonshot)’의 순간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정답이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그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교육은 본래 전인적 성장과 개별화 교육을 통해 학습자의 사고 과정과 이해의 맥락을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지만, 치열한 입시 위주의 교육현장에서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되어버렸다. 생성형 AI가 흔드는 교육의 본질 이와 같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오랫동안 우리 교육의 숙제로 남아있었고, 그 해결을 위한 실마리로써 교육과 기술의 접목을 뜻하는 에듀테크를 공격적으로 우리 교실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교육현장의 교수자·학습자·학부모들이 경험했듯이, 현재까지의 에듀테크는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 교육을 실현하기에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 사실이다. 기존의 에듀테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학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데 기여했지만, 학습자의 특성이나 학습 수준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학습 경로를 만들어 주는 데에는 구조적 제한이 존재했다. 다시 말해 학습의 편의성은 향상되었지만, 개별 학습자의 학습 효과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 에듀테크는 학습자의 차이에 기반한 다양한 질문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없었고, 그 결과 학습자의 학습 욕구와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은 여전히 교사의 몫이었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교육현장은 학습자의 개별적 사고와 질문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적 전환점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런 요구 속에서 등장한 생성형 AI는 교육현장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생성형 AI 역시 교육 분야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AI 기술을 교육현장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이 변화가 마냥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과제를 수행하기보다 답변을 그대로 복제하는 오남용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대학가에서 불거진 AI를 활용한 과제 제출과 시험 부정행위는 생성형 AI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양산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지식을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 변화다. 일부 학생들은 교수자의 강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려 하기보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강의 오류를 찾아내거나 교수자의 권위에 도전하며 자신의 우월함을 입증하려는 모습이 목격되곤 한다. AI를 학습의 보조 도구가 아닌 교수자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절대적 준거’로 삼는 셈이다. 비단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술 수용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AI는 부모나 교사보다 더 신뢰할 만한 권위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의 역전’은 머지않아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생성형 AI 활용 학습에서의 윤리인식과 학습 책임 문제 또한 생성형 AI 사용에 대한 윤리적 의식의 결여 역시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필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활용해 스토리를 창작하는 대학 수업에서 학습자들은 결과물이 AI에 의해 생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프롬프트를 설계하고 방향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결과물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인식은 단순한 개념적 혼란을 넘어, 학습 책임과 윤리의식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학습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물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임에도, 학습자는 ‘얼마나 생각했는가’보다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에 초점을 두게 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현상을 학생들의 지적 나태함 탓으로 돌리지만, 누구나 편하고 쉬운 방법을 찾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소 시간 안에 단 하나의 정답을 찾아내야 하는 한국의 입시 중심 교육시스템을 고려하면, 생성형 AI는 학습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도구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핵심적인 우려는 이렇게 사고와 검증의 역할을 인간이 스스로 내려놓게 되면, 생성형 AI가 참고하는 지식의 질 역시 점차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생성형 AI는 스스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거나 진위를 판단하지 못한 채, 주어진 정보의 패턴을 재조합할 뿐이기 때문이다. 만약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피상적인 답변이 반복적으로 생산·소비되는 구조가 고착된다면, AI는 점점 더 그럴듯하지만 부정확한 답변을 내놓을 위험이 커진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출력이 다시 학습자의 학습자료로 흡수되고, 잘못된 정보가 비판 없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기준을 점차 상실하게 되며, 교육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토대인 지식에 대한 신뢰 역시 흔들리게 된다. 사고와 검증의 책임을 점점 기계에 위임하는 사회에서, 인간은 의미를 창조하는 주체라기보다 결과를 수용하는 존재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이 당장 현실화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최근 학습자들의 모습을 관찰하다 보면, 그 가능성을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징후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윤리적 신중함이 또 다른 위험이 되기 전에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많은 교육전문가는 정답을 찾아내는 교육에서 질문을 다듬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답변이 학습과제의 최종 결과가 아니라, 사고 과정을 확장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로 기능해야 하며, 결과보다 그에 이르는 학습과정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향은 필요하고도 타당하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생성형 AI가 본래 교육을 목적으로 설계된 도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장치 없이 교육현장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늘 안타까운 것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공적·교육적 AI 학습도구의 개발이 왜 이토록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가 하는 현실이다. 사실 기술적 구현 자체가 불가능해서가 아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언제나 ‘이 도구가 아이들에게 유해하지는 않을까’, ‘교사가 안심하고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신뢰의 벽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윤리적 신중함이 또 다른 위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가 과도한 윤리적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매몰되어 기능을 제약하는 사이, 아이들은 이미 압도적인 정보량과 성능을 갖춘 ChatGPT와 같은 상용 생성형 AI로 이동하고 있다. 도덕적 완벽함을 추구하느라 정작 교육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대안적 도구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학습자들은 결국 공공이 설계한 교육용 AI가 아닌, 거대 자본이 만든 범용 AI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상용 AI 알고리즘이 어린 학습자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성능 격차라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위험한 동거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생성형 AI의 제한이나 금지는 더 이상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이제는 정교한 설계에 의해 개발된 교육용 AI, 즉 통제 가능한 AI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글로벌 표준의 물결과 서울교육의 응답 2022년 11월 30일, 이제는 뉴 노멀로 자리 잡은 생성형 AI가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날입니다. 당시만 해도 생성형 AI를 실제 수업과 평가에 도입할 수 있다는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세종대왕 맥북 투척 사건’ 같은 해프닝을 보며 생성형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비웃기도 했습니다. AI는 신기했지만, 실질적인 목적을 수행하는 도구로 쓰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AI는 학생들의 과제물 깊숙이 침투할 정도로 정교해졌고, 이제 교육현장은 이 거대한 변화에 응답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기술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 세계 교육계는 ‘인간의 자리’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네스코(UNESCO)는 2024년 발표한 ‘교사 및 학생을 위한 AI 역량 프레임워크’를 통해 인공지능시대의 핵심 가치를 ‘인간의 주체성’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는 AI 역량이 단순히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 인간이 목적에 맞게 AI를 통제하고 이용하는 능력임을 시사합니다. OECD 역시 PISA 2025부터 디지털 환경에서의 학습을 새로운 혁신 영역으로 지정하며, 미래 시민의 역량을 단순한 기술 활용력이 아닌 ‘기술을 통한 사고의 확장’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EU가 「AI법」에서 교육 분야를 고위험 영역으로 분류하며, 데이터 주권과 윤리 가이드라인을 강조하는 이유도 명확합니다.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 체계와 가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25 AI 교육 종합계획’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AI 교육을 일부 교과에 한정시키지 않고 공교육이 책임져야 할 보편적 시민 역량으로 선언한 것은, 기술의 물결 속에서 학습자의 주체성을 지켜내려는 공교육의 의지 표현이기도 합니다. AI 소양, 기술의 범위를 넘어 문해력으로 그동안 AI 교육이라고 하면 흔히 컴퓨터 코딩 문법을 익히거나 복잡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교육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간과 AI가 소통하는 주된 인터페이스는 ‘언어’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대의 인류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프롬프팅은 단순히 AI에게 명령어를 입력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좋은 프롬프트를 작성하려면 해결하려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맥락을 설정하며, 논리적이고 구조적인 언어로 의도를 정교화해야 합니다. 결국 AI 소양 교육의 핵심은 도구 조작 능력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사고력이 전제된 생각의 구조화에 있습니다. 특정 교과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교실에서 AI 기초 소양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국어 시간의 비판적 읽기 역량은 AI가 생성한 텍스트의 논리적 허점을 찾아내는 힘이 되고, 수학의 문제해결 능력은 알고리즘이 내놓은 결과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근거가 됩니다. 영어교육에서 중시하는 대상과 목적에 따른 표현의 적절성은 AI의 결과물을 용도에 맞게 다듬는 정교한 조율 능력이 됩니다. 기술은 화려하게 변하지만, 그 기술을 움직이는 동력은 여전히 우리가 교실에서 가르쳐 온 보편적 사고의 힘입니다. 실질적 역량 강화를 위한 정교한 교수설계의 힘 AI 활용이 일회성 체험을 넘어 학생의 실질적인 역량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을 대하는 태도와 학습과정을 들여다보는 정교한 교수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기술은 배움의 보조자일 뿐, 실제 배움의 밀도를 결정하는 것은 교사가 설계한 수업의 구조와 평가의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 주체적 의사결정자로서의 학습자 AI는 학습자에게 무수히 많은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피드백이 학습자의 성장이 아닌 학습의 외주화로 흐르는 순간 배움은 멈추고 맙니다. 따라서 교수설계의 첫 번째 원칙은 학습자를 AI 피드백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자로 세우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AI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는 대신, 자신의 학습목표와 의도에 비추어 선택적으로 채택하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글쓰기 과정에서 AI가 제안한 문장 수정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가이드할 필요가 있습니다. “AI의 제안 중 어떤 부분을 수용하거나 거절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수업의 핵심 활동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은 “내 글의 어조를 유지하기 위해 이 표현은 거절하겠다”거나 “논리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이 단어는 수용하겠다”라는 식의 주체적인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일 때, 학생은 기술에 휘둘리지 않는 진정한 주도성을 갖게 됩니다. ● 루브릭(Rubric), 메타인지를 깨우는 성찰의 나침반 실질적인 역량 향상은 성찰에서 비롯되며, 그 성찰의 근거는 교사가 제시하는 명확한 평가 기준인 ‘루브릭’에 있습니다. 루브릭은 단순히 결과물을 평가하는 도구가 아니라, 학습의 전 과정을 들여다보게 하는 나침반으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교사는 수업 시작 전, 학생이 도달해야 할 역량의 지표를 구체화하여 제시해야 합니다. 학생은 AI와 협업하는 매 순간 루브릭을 확인하며 자신의 위치를 점검합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보완된 논리가 루브릭의 최고 단계에 부합하는가?”, “AI가 제안한 데이터가 객관성을 갖추었는가?”를 스스로 묻게 하는 것입니다. 기준에 근거해 자신의 학습과정을 반성하는 메타인지적 습관은 AI시대에 가장 강력한 인간 고유의 역량이 될 것입니다. 설계자로서의 교사, 그리고 공교육의 책무 이러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도입하는 진단검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데이터가 숫자로 남느냐 성장의 밑거름이 되느냐는 결국 교사의 몫입니다. 검사 결과로 확인된 학생 간 기초 소양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도구 활용에 능숙한 학생들에게는 어떤 깊이 있는 가치를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처방이 필요합니다. 기초 소양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AI를 통해 배움의 문턱을 낮춰주고, 우수한 학생에게는 기술의 윤리적 이면을 성찰하게 하는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합니다. 모든 수업에서 디지털 도구가 연필처럼 자연스럽게 쓰이되, 그 목적은 언제나 학습자의 성장을 향해야 합니다. 평가할 것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 수업 중에 충분한 성찰의 기회가 주어지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공교육이 지켜내야 할 전문성의 영역입니다. 사람이 주인이 되는 미래 교육의 길 AI 기술이 아무리 진보하더라도 교육의 종착지는 결국 사람입니다.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AI를 조작하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아니라, 수많은 정보 속에서 가치 있는 것을 선별하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가는 마음의 근육입니다. 루브릭이라는 나침반을 들고 자신의 배움을 성찰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AI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들이 걸어가야 할 미래 교육의 길입니다. 기술은 변해도 교육의 본질인 성장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다시 한번 교실의 문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