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2,692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차동엽 교수의 무지개의 원리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 철학자가 건축 공사장에서 한참 일하고 있는 인부 세 사람을 향해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맨 앞에 있던 사람은 “ 보시다시피 벽돌을 쌓고 있소이다”라고 대답했고, 그 옆에 있는 사람은 “벽을 쌓고 있습지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맨 뒤에 있던 사람은 생기 넘치는 표정으로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세 사람 모두 똑 같은 일을 하면서도 이렇게 다르게 대답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따라서 다르게 이야기 하고 있다. 맨 처음 대답한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 자체에만 관심을 두고 있을 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와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 단지 기계적으로 시킨 일만 할 뿐, 어떤 새로운 기대를 갖기가 어려운 사람이다. 또한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절대로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다. 아마도 평생 벽돌만 쌓고 말 것이다. 두 번째 사람은 어떠한가. 벽돌을 쌓으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하고 있는 것 같다. 벽돌을 쌓아 담을 만들 것이라는 이 사람의 확장된 사고는 최소한 ‘담’으로서 기능과 가치를 생각하면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기계적인 반복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자기가 쌓고 있는 벽돌이 최소한 ‘담’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느 점을 조심해야 하는 것 정도는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세 번째 사람의 대답을 듣는 순간 우리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그가 하고 있는 일은 ‘벽돌 쌓는 일’에 불과하지만 이 일의 결과가 가져올 수 있는 놀라운 상상을 하면서 담을 하고 있지 않은가. 벽돌을 쌓으면서 ‘성당을 짓고 있다’는 이 혜안은 참으로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보이지 않은 성당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벽돌을 쌓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본다. 지금 우리 사회는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많은 것을 기획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단지 정권교체만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향후 5년 또는 그 이상의 오랜 시간을 뛰어 넘는 국민의 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쏟아내고 있는 다양한 꿈들을 보면서 지금 우리는 ‘꿈의 계절’을 만끽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꿈을 갖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늘 거기에는 희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인수위에서 만들어 낸 여러 가지 꿈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많은 꿈 중에는 ‘벽돌 쌓는 일’ 정도의 안타까운 일도 있고, ‘담을 쌓고 있는’ 정도의 대견함도 있다. 정부조직법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슬림 정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단지 ‘행정 능률의 효율화’를 위해서라면 우리는 선뜻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거기에는 ‘성당을 짓는’일 만큼의 놀라운 비전과 상상력이 담겨 있어야 한다. 교육 문제만 해도 그렇다. 단순히 기구 및 조직을 개편하고, 권한 및 업무를 이양한다고 해서 우리가 안고 있는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는 없다. 즉 교육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 공교육 활성화 방안, 교육 격차 해소 방안 등 근본적인 처방과 대책이 나와야 한다. 최근 대학입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설익은 정책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절실하게 든다.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출범한 정권인 만큼 국민의 원대한 꿈을 담아내는 데에 보다 최선을 다해 주었으면 한다. 우선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벽돌이나 쌓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의 꿈을 담아낼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제까지 지난 정부에서 하지 못한 일들을 이명박 정부에서는 해 주었으면 한다. ‘성당을 짓는’ 정도의 거시적이고 통합적인, 그러면서도 놀라운 상상력이 담겨 있는 정책들이 나왔으면 한다.
일본 도쿄·스기나미구의 구립 와다나카중학교(후지와라 카즈히로 교장)가 대기업 진학 학원과 제휴하여 계획하고 있는 유료 야간 보충수업「밤 스페셜」에 대해서, 재고하여 주기를 촉구한 도교육위원회가, 24일의 정례회의에서 인정하는 것으로 바뀔 전망이다. 도교육위원회의「야간 수업을 학교 교육 활동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의무 교육의 기회 균등의 관점으로 보아 문제가가 있다」라고는 지적에 대해, 스기나미구 교육위원회는「현지 주민 등에 의한 실행 위원회가 주체가 된 학교 교육외 활동」이라고 명기하여 회답할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야간 수업은 26일에 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같은 야간 수업은 대기업 진학학원「SAPIX」의 강사가 주 3~4회, 2학년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영어의 3개 교과를 가르치게 된다. 수업료는 1만 8000~2만 4000엔의 범위에서 이번 달 9일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도교육위원회가 계획 재검토 등을 지도했기 때문에, 구 교육위원회와 동교는 실시를연기하여 이번 1월 26일부터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해, 대응을 검토하고 있었다. 도교육위원회가 가장 염려한 것은, 야간 수업이 동교의 교육 활동의 일환인가 아닌가라고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 구 교육위원회는「현지 주민이나 보호자로 만드는 실행위원회가 학교교사를 빌려 실시하는 학교 교육 외의 활동으로 한다」라고 규정한데다가, 교사가 교재의 편집을 실시하지 않는 등, 학교측이 야간 수업과 관계하지 않기로 했기때문이다. 이에 23일 오후에 도교육위원회는정식 결정하여, 도교육위원회에 문서로 회답하는 형식을 취했다.
승진보다는 수업을 잘하는 멋진 교사가 되어보겠다고 노력하는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수석교사에 매력을 느끼고 기대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1980년대부터 수석교사에 대한 논의가 되어 왔다고 하나 구체적인 시행기류를 실감하게 된 것은 2007년 8월 이후가 아닐까 한다. 수석교사에 뜻을 두고 있던 교사들에게 이런 지연은 곧 시행 될 듯하면서도 추진되지 않았던 이 제도적인 문제점에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2007년 공문서 정리 및 담임업무 등의 학기말 정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에 '수석교사 시범운영 공모'라는 공문이 시달되었다. 붙임자료로 요구하는 것에 비해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그래도 그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 공문을 다시 차근차근 읽은 후 즉시 붙임 자료 준비에 들어갔다. 최근의 자료는 구할 수 있었으나 26년 세월동안 있었던 교과과련 실적물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증빙자료로 제출할 당시의 교과 연구회 활동 및 각종 대회와 관련된 공문이나 교육청의 요청으로 연구학교 지원단이나 수업자료 및 지도안 작성연구에 관여했던 자료들을 문서로 신청하면 "어렵다"라는 회신만 받을 뿐이었고 토요일과 일요일이 들어 있어 당해 기관과의 연락이 원활히 이루질 수 없었다. 우선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부터 챙기다 보니 그동안 활동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교육대학원에서 음악교육학을 전공하고 야간 신학대학원에서도 음악관련 학점 9학점을 취득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또 전국의 원근 거리를 마다않고 각종 교과관련 연수와 전문성 향상을 위한 세미나에 참여했던 일, 직무연수 강사로 뛰었던 일들은 승진에 목적을 두기 보다는 음악을 통하여 나 자신이 현재 향유하고 있는 기쁨과 즐거움을 어린이들에게도 전달하여 자신들의 삶을 좀더 여유롭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고 음악활동을 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즐기도록 해주기 위함이었다. 수석교사 계획서에는 앞으로의 활동목표와 교과 전문지식 제고 측면, 수업 기획력 향상 측면, 수업방법 개선 측면, 평가방법 개선 측면, 동료교사 지원 측면으로 작성하게 되어 있었다. 모두 10장 분량으로 그동안 익혔던 전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나의 수업방향에 대한 소신을 솔직하게 적었다. 쉬운 기악 연주법 계발하여 보급하고 가장 절실한 내용이지만 간과하기 쉬운 화성법에 대하여 어린이들과 초등 교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단계별로 된 책을 펴내고 싶다는 것과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음악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나라를 방문하여 배워야 할 점은 도입하여 한정된 악기사용의 단순한 음악수업을 개선하는 하는 것, 시설 및 자료미비로 감상부문의 지도의 취약한 점, 창의적인 음악교육을 하겠다는 교사들의 마인드 개선과 부족한 콘텐츠를 보완하여 초등음악교육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소박한 포부도 담았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수업 동영상이었다. 2007년도에 자원하여 가장 빨리 수업연구를 한 까닭에 미처 동영상을 찍어놓지 못한 것이었다. 갑자기 수업 동영상을 찍자고 하는 교사의 태도에 어리둥절해 하는 어린이들과 부랴부랴 동영상을 찍기는 하였으나 늦은 시간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캠코더 테이프를 CD로 제작해 주려고 하는 곳이 없었다. 웨딩숍에 가서 사정하여 새벽 2시까지 작업을 하였다. 그러나 제출이 임박하여 CD 재생 확인을 하지 못한 상태로 제출을 하여 못내 마음에 걸렸었다. 테이프에 다른 사진이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영어연수를 받고 있는데 연락이 와서 받아보니 1차 심사에 되었으니 2차 심층면접을 준비하라고 하였다. 그 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2차 심층면접은 수업지도안과 수업동영상 확인과 면접관들의 질문으로 이루어 졌다. 질문에 대한 예상을 전문적인 지식을 묻는 것으로 대비하였으나 수석교사와 수업에 관한 일반적인 세 가지 질문이어서 다소 실망하였다. 2차 심층면접 심사결과가 나왔다. 명단에 이름이 없음을 보고 실망이 되어야 될 텐데 편안함이 밀려오는 것은 왜일까? 1차 심사에서 음악과 두 명을 포함, 20명에 통과되었다는 자신감이 앞으로 수석교사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가져다 준 것이다. 2차 심사에 통과된 10명의 교사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수업전문가라고 확신한다. 2008년 수석교사로서의 활동은 시범이니 만큼 앞으로 수석교사제도 확대에 크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음악과 한 명을 포함한 경기도에서 수석교사로 최종 확정된 열 분의 교사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신규교사를 뽑는데 면접위원으로 참가를 했다. 실력 있고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을 뽑아야 우리 교육이 산다는 생각에 어쩌면 응시자보다 더 긴장된 마음으로 고사장에 들어섰다. 취업난이 극심한 시대에 교사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데 몇 십대 일의 그 어려운 1차 관문을 통과하고 2차 실기 면접에 응하는 젊은 예비교사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빛나 보였다. 스물예닐곱쯤 되어 보이는 풋풋한 나이, 단정한 머리와 깔끔한 옷차림새, 바른 말투, 겸손한 낯빛. 스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이라도 아이들 앞에 세워놓으면 ‘멋쟁이 우리 선생님, 인기짱 우리 선생님, 실력파 우리 선생님’소리를 듣고도 남을만한 모습들이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 다 합격시켜서 저들의 가슴 속 뜨거운 열정과 꿈, 청순함과 재기발랄함을 우리 교단에 희망의 젖줄로 흘러들게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어가며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부단히 연구하는 교사, 제게 주어진 책임의 무게를 한시도 잊지 않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생활지도가 어렵다지만 교사가 진정한 이해와 관심의 눈길을 보여준다면 문제 학생들을 충분히 선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교장․교감선생님 또는 원로선배님들께서 임상 장학을 해 주신다면 수업기술 향상은 물론 교직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교직관을 비롯해서 교단에 섰을 때 부딪치게 될 여러 가지 상황을 중심으로 그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자신감에 넘치는 답변들을 쏟아내는 예비교사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듣고 있노라니, 교직을 지나치게 낭만적인 직업으로 여긴다거나 교육현실을 피상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걱정되기도 했지만,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와 함께 학교 교육의 미래를 희망적이고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는 한없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머잖아 3월이 되면 저들은 그토록 일하고 싶어 했던 교단에 서게 되는 감격을 맛보게 될 것이다. 대학 졸업 후 밤낮으로 준비하고 공부해서 참으로 힘든 취업의 문턱을 이제야 넘어서는 저들이 아이들로부터 ‘선생님’소리 한번 들어보는 것이 그 동안의 소원이었다는데 그 소원 또한 바로 이루어질 것이다. 남은 것은 오로지,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아이들 가슴 속 타오르는 배움의 불꽃을 활활 지펴주고, 한껏 몸을 낮춘 봉사와 인간애로 아이들 하나하나 사랑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일뿐. 젊은 피를 수혈하게 될 3월의 교단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팔팔한 신규 교사들, 그 생각의 유연함과 빠릿한 움직임을 보다보면 젊음의 특권이 부럽기도 하면서 나이 든 선배 교사들은 그들대로 알게 모르게 자극을 받아 새로운 의욕의 신발 끈을 조임으로써 교단 곳곳에 드리워진 권태의 그늘이 사라지고, 경직된 사고의 틀 또한 조금씩 부서지는 가운데, 언 땅을 뚫고 새로 돋는 싹처럼 학교 전체에 무언가 희망의 기운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 교단에서 3월이 시작되면 품어 보곤 했던 이 같은 기대와 꿈들이, 현실이 되기는커녕 나 같은 이상주의자의 한낱 상상 속의 신기루가 되고 말았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은가. 취업을 못해 안달이 났을 때는 교단에 설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자기 앞에 무슨 일이 주어지건, 어떤 어려움이 닥치건 아이들을 사랑하고 부단히 연구하며 매사에 성실한 선생님 되겠다는 약속을 그리도 철석같이 목청 높이 외치던 사람들이 한 학기 아니 한 달도 못가서 금세 기성교사의 보신주의, 무사안일주의에 물들고 마는 것이다. 학교 현실을 개탄하는 술자리 어디선가 전해들은 이야기 한 토막. 사대를 갓 졸업하고 성적이 우수해서 곧바로 임용된 K 선생님은 부임하자마자, 부잡하기 이를 데 없는 아이들로 구성된 고학년의 학급담임을 맡게 된데다, 일처리경험이 부족함에도 기존교사들이 서로 맡기를 싫어하는 어려운 사무분장까지 떠맡게 되어 교직생활의 시작이 버겁기만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토록 서고 싶던 교단이기에, 부족한 지식은 밤새워 연구하면 될 것이고 모르는 것은 선배교사들에게 물어가며 해낼 수 있으리라 믿고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고 열심히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아침 여덟시도 되기 전에 조기 등교하는 학생들이 많은 도회지 변두리 학교였는데, 선생님 안 계시면 교실에서 그저 떠들고 장난치다가 그 소중한 아침 시간들을 낭비하는 것을 두고 볼 수만 없어 이른 아침을 서둘러 먹고 출근하여 자율학습을 지도하는가 하면, 밀린 업무가 있거나 교육자료 제작을 해야 할 때면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에다, 일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몰라 당직자가 문단속을 하겠다며 퇴근을 독촉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정도로 열심이었던 K선생님. 그 학교 교감선생님이나 교장선생님은 그 선생님의 성실성과 책임감이 남다름을 알고 수시로 불러 격려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한 학기가 지나고 다음 학기가 시작될 즈음 K선생님의 학교생활에 조금씩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것 아닌가. 누구보다도 아침 일찍 나와서 교실에 들어가 아이들 자습지도를 해주던 그 선생님이 공식 출근 시간이 딱 되어서야 학교에 들어서는가 하면, 일과 끝나기가 무섭게 책상을 정리하고 퇴근을 서두르더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업무에 큰 문제점을 보이거나 학급관리가 엉망이 된 것은 아니지만 예전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의 열정이 한 순간에 식어버린 느낌이 들어 하루는 교감이 그를 불러 신상에 무슨 애로가 있나 묻게 되었는데 거기서 나온 얘기가 참으로 가관이 아니겠는가. 잠자는 시간 조금 줄여야 하는 고통은 있지만, 열심히 연구해서 가르친 만큼 아이들이 공부에 더 흥미 있어 하고, 사사로운 일들 뒤로 미루다보니 손해 보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사제 간의 일체감이 커진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의 부지런을 더 한층 채찍질해 가고 있던 어느 날, 선배 교사 한 분이 얘기할 게 있다며 좀 보자고 했다 한다. 평소에 그렇게 대화를 많이 주고받거나 가깝게 지내던 사이는 아니었기에, 따로 좀 보자는 말에 다소 의아해하며 약속장소로 갔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시비조로 하는 말, “네가 그렇게 잘났냐. 응?”하더라는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선배의 힐난에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한 마음에 얼굴이 벌개져서 한참을 머뭇거리던 K선생님은 결국 그 자초지종을 듣게 되는데, 결론인 즉 “네 한 사람, 부지런을 떠는 통에 학교의 다른 모든 선생님들이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으로 비쳐진다. 사람 좀 피곤하게 하지 말고, 어지간히 좀 잘난 체 하라.”는 것이다. 이제 K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존경스럽기만 했던 동료선생님들의 눈이 갑자기 두렵기 시작했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열심히 했던 것뿐인데 그러한 선의가 집단에 의해 왜곡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자기 혼자 잘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고 왕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며칠 밤을 괴로워했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K 선생님은, 집단 내에서의 고립이 두려워 기성의 낡은 관습과 인식에 맞서 싸우기보다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무력감에 빠진 우리 교단의 현실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우대받고 존경받기보다는 도리어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는 학교 분위기에서 무슨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아이들이 무슨 꿈을 먹고 자라겠는가. 학교가 죽었다느니,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느니, 이런 저런 공교육 위기론은 누구 탓도 할 것도 없이 우리 교육계 종사자 모두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설레는 가슴으로 교단에 첫발을 내디딘 젊은 교사들이 불타는 열정으로 자신의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부정적 현실 앞에 좌절하고 마는 데는 본인들의 의지 부족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보고 배울만한 본(本)’을 보여주는 기성교사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대학에서 배운 학문적 지식, 한 두 달의 교육실습만으로는 결코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없다.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품성 내지는 자세는 교육현장에서 몸소 체험을 통해 바르게 배우고 내면화시켜 나가야 하는 덕목인데, 교직생활 초년기를 어떤 학교의 교풍 속에서 어떤 선생님들과 함께 하면서 좋은 경험들을 해보느냐에 따라 그 질이 크게 좌우되는 것이다. 옛날에 발음이 정확치 않는 한 서당선생이 “바담 풍(風)” 하면서 학생들이 똑같이 따라 하길 원했는데, 학생들 역시 “바담 풍(風)”이라고 하니까 화를 내며 회초리로 종아리를 쳤다는데, “바람 풍(風)”이라고 해야 아이들이 “바람 풍(風)”으로 따라 할 것이 아닌가. 우리 교단도 마찬가지다. 경험 많고 지혜로운 선배․ 원로 교사들이 자잘한 근무 자세 하나부터 시작하여 공부 가르치는 세세한 기술에 이르기까지 젊은 신규교사들에게 본을 보이고 솔선수범한다면 교단은 분명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철밥통 꿰어 찼으니 눈치껏 살면서 한 몸 보신하면 그만이라는 퇴영적 사고는 당장 벗어던지고, 선생님들 모두가 서로에게 자극받고 서로가 잘 해보자고 격려하는 풍토 속에서 새로운 삼월을 맞이한다면 우리 교육의 갱생의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
“인수위의 활동이 교육 현장과 동떨어지고 있습니다. 대입 3단계 자율화, 초중등교육 시도 이양만 해도 공교육의 파행이나 시도 교육격차를 불러올 요소가 곳곳에 있어요. 학교 자율과 교육력이 강화되도록 교육계 民意를 전달하는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 상임자문위원으로 활약 중인 하윤수 부산교대 교수(전 한국교총 부회장)는 ‘교육계 지분’ 자문위원으로서 “인수위가 다 만들어온 교육 로드맵에 들러리나 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향후 5년간의 개혁 청사진이 2월 초 발표되는 만큼 현장의 의견과 요구를 발 빠르게 전달하고 ‘NO’ 해야 할 땐 분명히 할 것”이라며 “그것이 국민을 ‘섬김’으로써 탁상공론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 위원은 무엇보다 교육부 권한의 시도 이양이 학교 자율 강화로 이어지도록 전령사 역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학교 간 ‘역할 획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권한 이양은 학교의 자율성과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 시도교육청 등 지방교육청을 ‘학교지원센터’로 탈바꿈시키는 개편을 의미하는 것이지 교육부의 규제․간섭권을 시도로 옮기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 시도교육청 등의 권한 배분안이 확정되려면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敎心’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하 위원은 인수위가 교원 정원․임용․인사권까지 시도로 이양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분권과 자율도 중요하지만 의무교육 지향의 유초중등 교육에서는 국가 수준의 성취도 도달을 위한 교육의 형평성도 매우 중요하다”며 “교원 수와 자격관리를 무리하게 이양할 경우 재정자립도가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시도 간, 시도 내 지역 간 교육격차를 불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 단위 업무의 35~40퍼센트 정도는 시도에 이양, 위임하되 국가교육과정 설정, 교원정책 수립, 유아․특수교육 확대 등의 업무는 계속 유지해야 하고, 교육격차 해소와 영어공교육 완성, 기초학력 책임교육 등은 더 확대될 업무”라고 지적했다. 최소한 교육부 학교정책실에 2국은 남아야 하고, 전문직 보임도 확대돼야 한다는 견해다. 대입자율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고교와 대학 간 대입전형 협의체를 활성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하 위원의 입장이다. 그는 “대학특성에 맞는 잠재력 있는 인재를 자율 선발하고, 그것이 학교교육 정상화와 조화를 이루려면 대학, 고교, 학부모,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 입시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능 과목 축소, 학생부 반영 비율 자율화 등은 모두 고교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 위원은 “대학협의체의 사회적 책무성을 어떻게 확보해 내느냐가 관건”이라며 “협의체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파행운영 시 이를 견제하고 책임을 묻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제기했다. 한편 이명박 당선인이 공약한 교원연구년제, 주당수업시수 법제화 등 교원정책과 국립대 법인화 문제를 신중하게 도입하겠다는 방침도 인수위 로드맵에 차분히 녹아내리도록 다시 상기시킬 계획이다. 그는 “인수위 로드맵 수행에만 수조원이 드는 만큼 교육재정 확충방안도 세밀히 마련하고, 나아가 당선인이 GDP 6% 교육재정의 필요성을 절감하도록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윤수 위원은 현재 전국교대교수협의회장, 국공립대교수연합회공동대표, 한국사회과교육연합회 부회장, 대한교육법학회 상임이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새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은 ‘자율과 분권’이다. 대통령직인수위는 정부가 오히려 교육발전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인수위는 16일 “규제위주의 교육정책이 지방의 초․중등교육과 대학의 창의적이고 다양한 인재 양성을 가로막아 왔다”며 “학교 교육에 대한 개입과 통제를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조직․정원이나 교원 임용․인사, 학사운영 등 초․중등교육의 자율을 가로막는 규제는 폐지되거나 지방교육청으로 이전된다”고 확실히 했다. 그러면서도 “초․중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관심과 지원은 현재보다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국가의 재정지원도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가 ‘국가 책무인 유․초․중등교육의 핵심적 기획․행정기능은 유지돼야 한다’는 한국교총 등 교육계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규제와 간섭’의 주체만 옮겨지는 것은 아닌지, 시․도간 교육격차가 심해지지 않을지에 대한 일선의 우려는 여전하다. 교총은 22일 ‘단위학교 자율성 확립을 위한 교육행정권한 이관 방안’이라는 제목의 ‘입장’을 인수위에 전달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방 이양은 학교현장의 자율성 확보와 교육력 향상을 위한 제반 여건을 지원․조성하여 단위학교 자율운영 체제를 확립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재갑 교총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방 이양으로 일반자치단체나 시․도교육청 등 지방교육행정기관이 기존의 교육부를 대체한 규제․간섭 기관이 돼서는 안 된다”며 “학교현장에서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위학교에 이관해야 할 주요 업무=주 5일제 수업 및 수업일수․수업시간 조정, 교육과정 및 교과서 결정, 신설 교과 운영․보충수업 등 수업운영 결정, 수준별 교과 운영, 재량활동 내용 및 특별활동 편제의 결정, 고교 선택중심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권한, 교과용 참고도서 사용 결정, 교사의 동일반 연속 강의 신청권, 단위학교별 교원 직무연수 개설 결정, 민간 학력평가 참가 결정, 교원 및 학생 보호에 관한 권한, 우수교사 초빙권, 전입교사 지정권 및 조기 전출․입권, 직권내신 등 상벌 권한 학교장에 위임, 보직교사 증원 결정의 사후보고제 전환, 정원 외 기간제 교사 임용권, 행정실 직원 초빙권, 기능직․행정보조요원 인력 채용 등 교장 자율 임용권 부여, 학교 규칙․헌장 제정권 확대, 교육재정 운영 자율권 확대, 학교 내 각종 위원회 설치․폐지 결정 권한 위임 등. ◇시․도교육청에 이관해야 할 주요 업무=초․중등 교육정책 집행 기능, 중등학교의 학교간 역할분담에 의한 진로별 학습권 보장, 자율형 사립고․특수목적고 등 설립․운영, 시․도단위 학교평가 및 학업성취도 평가 관장, 교육청 소속 교원 및 교육전문직 임용․정원 관리, 학업성취도 평가 및 사후 조치 사항, 학교운영위원회 제도 운영 등. ◇중앙 부처에 존치해야 할 주요 업무=국가 의무교육의 기본적인 정책수립, 기본적인 유․초․중등 교육정책의 개발․수립,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총론 결정 및 각론의 개발, 국가 수준 기초학력진단 등 교육의 성과 및 질 관리, 우수교원 확보 및 교원양성․자격․연수․보수 등 교원정책 수립, 국가 교육재정 확보 및 시․도 교육재정 지원 확대, 시․도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기획, 통일교육 등 국가 수준에서 마련해야 할 특수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선, 영재․유아․특수․교육복지 및 영어 공교육강화 프로젝트, 교원단체․학부모단체 등 교육단체 지원 등. 한편 교총은 시․군․구 교육청의 교육행정 기능은 학교행정의 기본지침 수립 등으로 최소화하고 교수․학습자료 개발, 교육과정 및 장학 지원, 학교교육의 문제 진단 등 실질적인 학교교육 지원 중심의 ‘학교지원센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가 뭐라해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건설 분야의 전문가다. 현대건설 사원 시절부터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쌓았던 경험을 서울 시정에 반영하여 당시 반대 여론이 들끓던 청계천을 서울의 명물로 탄생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 당선자의 핵심 공약인 대운하도 철저한 준비를 거쳐 추진하되 결코 서두르지 않고 반대론자들의 주장까지 폭넓게 수용하면서 진행하겠다고 예의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건설 분야보다도 훨씬 더 신중해야할 교육 정책이 너무 안이하게 접근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다운 식견을 갖고 있는 대운하와 관련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비교적 낯선 분야라 할 수 있는 교육과 관련해서는 자신감이 앞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 당선인은 연초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하여 “입시를 대학 자율에 맡기려 한다.”며 자율화의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대학에 입시 자유를 줘도 본고사는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뒤 “일부 전형에서 논술시험을 없앤 모 대학에 수많은 우수학생이 몰려와 ‘대박’이 터졌다”는 말까지 했다. 문제는 이 당선자의 몇 마디 말에 인수위원회가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신중하고 또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한 대입 제도를 공청회 한 번 없이 떡 주무르듯 하고 있다. 입시 제도는 그 특성상 교육 활동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또한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래서 교육 정책은 반드시 상대적인 불만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가능한 변수를 따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위원회는 시행 1년만에 사실상 수능등급제 폐지를 결정했다. 수능 성적표에 기존의 등급과 함께 표준 점수와 석차 백분율을 함께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등급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유명무실해진다는 점에서 보면 폐지나 다름없다. 여론에 떠밀린 듯 수능등급제의 장․단점은 미처 논의할 겨를도 없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입시를 불과 수 개월여 넘겨놓은 시점에서 제도를 바꾸는 것이 교육 현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예비 고3 교실은 카오스 상태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수능등급제를 전제로 계획을 세워 학습에 매진했던 학생들은 변화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그간 수능등급제 시행에 따라 상대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내신 때문에 학교 수업에 적극적이었던 학생들도 수능의 비중이 높아짐으로써 학원을 거거나 과외를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상위권 대학들이 한 줄로 세운 수능 성적을 두고 굳이 내신을 전형 자료로 활용할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수위원회의 수능등급제 보완책은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며칠전 대교협 입학처장단 회의에서 수능등급제에 맞춰 공부한 학생들을 고려하여 2010학년도 이후부터 등급제 폐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반면에 수험생들이 몰리는 고대, 서강대 등 서울 지역 7개 사립대학이 2009학년도부터 당장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은 수용한 셈이 되었다. 이는 인수위원회가 다수 대학과 교육 현장의 의견보다는 우수 학생 선점 경쟁에 나선 일부 사립대학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사람을 기르는 교육은 집을 짓거나 댐을 만드는 건설 공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교육은 개인의 삶과 국가의 운명을 가를 중차대한 과업이기에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고 또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정책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권은 5년이면 바뀌지만 교육은 500년 아니 그 이상 계속될 국가의 운명이나 다름없다. 정권이 바뀐다고 교육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인수위는 수능등급제 폐지가 과연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현장 교사들이 무릎을 탁 칠만한 정책인지 다시 한번 곱씹어보길 바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2일 발표한 대입 자율화 방안은 지금까지의 대입에서 그래도 중요한 영향을 주었던 내신제도의 개념이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철저하게 대학의 자율성을 외면했던 대입제도의 틀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바뀌는 대입제도에 맞추어서 입시준비를 해야 하고, 일선고등학교도 교육과정운영에서 상당한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의 3단계 자율화방안을 두고 환영과 우려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떤 제도가 나오더라도 100%의 만족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임을 감안할때 찬,반 의견이 대립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또한 당장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이지 않아, 당분간은 큰 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말미에 해당하는 2012학년도의 대입제도는 수능과목을 줄이는 등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어 또한번 혼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여러가지 안을 놓고 검토를 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교육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학입시제도라고 볼 때, 개선안 자체가 옳고 그름을 떠나 너무 성급하게 안이 마련되지 않았나 싶다. 대입제도의 중요성으로 볼때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정책을 며칠만에 결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좀더 여유를 두고 검토한 후에 발표되었어야 한다. 물론 당장 눈앞에 닥친 수능등급제등은 신속히 개선안을 발표했어야 하겠지만 큰 틀을 바꾸는 대입제도 전반에 관한 것은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단순히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예측만으로 결정하기에는 그 중요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번의 방안에서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과연 촛점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그동안 대입제도를 개선할 때마다 수차례 지적되었던 것이 바로 사교육비경감과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22일) 발표된 내용을 보면 사교육비경감책이나 학생들의 입시부담해소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각종 언론에 보도된 자료만을 근거로 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정확히 알수 없지만 최소한 보도된 내용만을 놓고 본다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오로지 대학입시 자율화에만 촛점이 맞추어졌다는 생각이다. 결국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대학의 의견만 충실히 반영했다는 생각이다. 학부모나 학생, 일선학교 교원들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었다는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우기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한 대책이 충분하지 않아서 학부모의 기대에 훨씬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근간을 개선하면서 대입제도에 따라 변화될 문제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은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하겠다. 대학에 학생선발권을 주는 것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대학의 손을 들어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입제도 개선은 수험생이 있는 가정이나 없는 가정이나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앞으로 좀더 시간을 두고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거에 대학별고사때문에 학생과 학부모가 어려워 하기 때문에 대학별고사를 폐지했었다. 또한 수능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등급제를 도입했었다. 이러한 제도를 개선할 당시에는 그 방안이 가장 최적의 방안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시행해 보니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검토와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번 결정되어 시행되는 정책이 단기적인 처방이 되어서는 안된다. 단기적인 처방으로 인해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는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에따라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했었다. 이제는 이런 전철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백년대계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십년대계는 되어야 한다. 단 1년만에 폐지위기에 처한 수능등급제에서 주는 교훈을 손쉽게 보아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양한 검토와 보완을 촉구한다.
표절 따라 하기 2007년은 표절에서 시작해 표절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월초 연세대 마광수 교수의 제자 시 표절기사가 신문을 ‘화려하게’ 장식하더니 12월말 서양화가 이두식 홍익대 교수와 극작가 이선미의 표절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기에 하는 말이다. 소설 ‘즐거운 사라’로 외설논란을 불러 일으킨 마광수 교수의 유명세야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지만 두 사람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 부연해야 될 것 같다. 먼저 이두식 교수는 2008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그는 국내 화단을 대표하는 서양화가이다. 제17대 한국미술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개각때마다 문화관광부 장관 물망에 오를 만큼 꽤 유명한 미술인이다. 그런 그가 2005년 취득한 박사학위논문에서 국내 석ㆍ박사 학위논문 11편을 짜깁기했다는 것이다. 이선미는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TV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쓴 극작가이자 로맨스 소설가이다. 그의 또 다른 소설 작품 ‘경성애사’가 TV드라마로 방송된 바 있다. 그 소설 일부분이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흡사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하긴 2006년엔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교수시절 발표한 논문의 표절의혹으로 낙마하기도 했다. 그들 모두 표절 사실을 시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거나 받을테지만, 소위 지도층 인사들의 그런 행태는 단순히 거기서만 그치지 않아 심각한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어린 학생들의 표절 따라 하기가 극성을 부리는데도 그들을 훈계하기가 어렵다. 윗물이 맑지 않으니 아무리 훈계를 해도 먹혀들지 않는다. 표절이 학생들에게 그 빌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실제로 국어교사인 나는 교내백일장과 독후감쓰기에서 표절한 작품을 심심치 않게 걸러내고 있다. 어느 때만 특별히 그런 것이 아니다. 해마다 겪는 연중행사이다. 적게는 3~4명 많게는 10여 명씩 표절학생을 발견한다. 참으로 딱한 것은 표절사실을 잡아내기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 딱한 일은 해당 학생을 불러 표절은 범죄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뭐라 혼내도 그들의 표정에서 죄의식 따위를 읽어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로선 나름대로 축적된 노하우로 다 걸러냈다고 판단될 때 수상자 발표와 함께 학교신문이나 교지에 게재하곤 한다. 그런데 그후에 표절로 드러난 경우가 있었다. 그 당혹감과 혼란을 어떻게 필설로 다할 수 있겠는가. 수상을 취소하고 생활기록부 등재기록을 삭제시키고…. 아마도 학생들의 글쓰기 표절사실은 언론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지 싶지만 사실은 모든 학교가 썩 자유롭지 못할 터이다. 우리 어른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죄짓는 일이 어디 한두 가지일까만, 제발 표절 따라 하기만큼은 생기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문화관광부가 이와 관련, 피해자 신고 없이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논문의 표절 여부를 미리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를 구축한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관건은 ‘양심’이다. 표절은 범죄라는 법적 사실을 떠나 우리 어린 학생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겠는지를 생각하는 어른들의 양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정부 부처명에서 ‘교육(Education)’이 빠질 뻔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으나 한국교총의 총력대응으로 화(禍)를 면했다. 대통령직인수위가 교육부와 과학기술부의 기능을 재편, ‘인재과학부’로 한다는 발표를 한 직후부터 ‘교육 살리기’ 활동을 진두지휘한 이원희 교총 회장은 21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교육 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교육 살리기에 힘을 모아준 교육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인수위의 ‘인재과학부’ 발표에 진노했는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그동안 수차례 ‘교육 없는 경제 없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 측의 첫 작품이 교육 부처명에서 교육을 뺀 것이라는 점에서 실망이 매우 컸다. 인수위가 ‘교육’과 ‘인재’의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한 것에 개탄하고, 즉각 교총에 ‘교육 살리기 TF’ 구성을 지시했다.” -왜 ‘인재과학부’는 안 되나. “교육의 일부이며 다수가 아닌 일부분만 지칭하는 엘리트주의적 용어인 ‘인재’를 명칭에 포함시켜 ‘인재과학부’라는 정체불명의 부처를 만들었다. 이는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중시 약속과 배치되는 것이며 정부가 헌법에 명시된 국가 책임 교육을 포기하려는 의도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총은 새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모색하지 않았나. “지금도 마찬가지다. 교총은 ‘이명박 정부’가 당초 약속한 대로 경제 살리기 못지않게 교육 사리기에 노력한다면 새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에 협력할 것이다. 인수위가 뒤늦게나마 교육계의 뜻을 받아들여 부처명에 교육을 넣기로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교총의 성명을 보면 ‘강력 규탄’ ‘책임자 문책’ 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우리는 새 정부가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어떠한 것도 협력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교육’이 실종된 마당에 무엇을 협조할 수 있겠나. 만약 교육을 되살리지 않았다면 다가오는 제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낙선운동을 전개할 계획이었다.” -교육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번 교육 살리기 과정에서 교육학회를 비롯해 많은 교육유관단체에서 힘을 보태주었다. 교육가족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또한 당선인의 교육에 대한 애정과 의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부터 진정한 교육 살리기가 시작돼야 한다.”
올 연말 치러지는 2009학년도 수능시험부터 등급 외에 표준점수, 백분위 점수가 함께 제공된다. 또 그간 교육부가 강제하던 학생부 반영 비율을 올해부터 대학이 자율 결정하고, 2013학년도 입시부터 영어를 수능에서 분리하는 등 수능과목이 최대 4개로 축소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2일 오후 2시 30분 수능등급제 폐지를 골자로 한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1단계=올 고3이 적용받는 2009학년도 입시부터 수능등급제가 보완된다. 과목별 등급(9등급)과 함께 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가 함께 제공된다. 2009학년도 입시부터 학생부 및 수능 반영비율도 대학이 모집단위 특성에 맞게 자율 결정하게 된다. 대신 대학이 학생부를 자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제도 지원을 계속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128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상태다. 2010학년도 입시부터는 대학협의체가 대입전형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한다. 논술 기준도 대학협의체가 정하는 틀 내에서 대학이 자율 시행하게 된다. 영어지문, 문제풀이식 논술이 얼마든지 가능하게 됐다. 이와 관련 올 상반기에 대입업무를 대학협의체에 이양하고, 대교협법 등 관련 법령을 5월까지 개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교협과 전문대교협은 올 6월 전까지 △입학전형 기본방향 △전형 자료 및 유형 △전형 일정 등을 포함한 2010학년도 대입전형기본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대학협의체가 정한 전형계획 내에서 각 대학은 시행계획을 수립해 입학년도 전학년도 3월까지 발표하면 된다. 2010학년도 입시의 경우, 2009년 3월 이전에 발표하는 식이다. 한편 올 고3 수험생 입시는 이미 발표한 2009학년도 전형기본계획에 적용받는다. 권한이 커지는 만큼 책무성도 강화된다. 그 일환으로 대학은 2009학년도 신입생부터 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신입생 중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비율, 출신고교 유형 및 특성, 전형방법에 따른 최종 충원 결과 등이 포함된다. 성적만 보지 말고 잠재력 있는 학생을 발굴해 공정하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책무가 대학에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본고사 변질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대학협의체가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체제를 마련했다. 각 대학이 논술 등 필답고사를 치를 경우에는 대학협의체, 학교교육 관계자,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심의기구에서 적절성을 판단해 시정권고 등을 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하는 대학에 대해 교육부 장관이 제제 조치도 가능하게 했다. ■2단계=수능 과목 축소가 골자다. 현재 수험생들은 언어, 수리, 영어 3개 과목 외에 사회․과학 탐구영역에서 최대 4과목을 선택해 대부분 7개 과목에 응시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어까지 선택하면 8개 과목이 된다. 이와 관련 인수위는 응시과목을 2013학년도까지 최대 4개로 줄인다. 실제 대학이 전형과정에서 반영하는 탐구영역 과목은 2, 3개라는 점에서 수험생들이 불필요한 학습부담에 시달리고 있고, 영어 과목을 문제은행식 상시평가로 전환해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먼저 2012학년도 입시(올해 중3 적용)부터 탐구영역(사회, 과학 직업),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합쳐 선택과목이 2개를 넘지 않도록 조정하 수능 응시과목을 최대 5개로 축소키로 했다. 대신 선택과목의 출제 문항수와 응시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또 2013학년도 입시(올해 중2 적용)부터는 영어를 수능에서 분리해 토익, 토플과 같은 상시 능력평가 방식으로 전환한다. 수능 영어를 이것으로 대체하면 응시과목이 최대 4개로 축소된다. 영어능력평가시험은 복수 응시가 가능하며 성적으로 등급으로 표시된다. 교육부가 준비 중인 영어능력평가시험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3단계=1, 2단계를 거쳐 대학의 학생선발이 선진화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추이를 감안해 2012년 이후에 3단계 대입 완전 자율화를 시행한다.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을 법에 명시하고 현재 교육부 장관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위탁 시행하고 있는 수능 업무도 평가원에 완전 이양한다. 인수위는 3단계 자율화로 수능, 내신, 논술 3중고가 상당 부분 경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발표문에서 “3단계 자율화로 학생들은 불필요한 학습부담 없이 대학에 진학하고 사교육이 줄어들며 대학은 맞춤형 인재를 선발해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험 때마다 나타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부정시험행위일 것이다. 국적 없는 말이지만 흔히 커닝으로 지칭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 시험에서도 커닝이 있었을까? 조선시대에 들어와 시행된 과거 시험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응시자 수 증가로 인하여 적서(嫡庶)의 차별에 의하여 제한을 했지만, 여전히 응시자는 많았다. 숙종 때에 성균관에서 과거 시험을 치를 때 6, 7명의 과거 응시자가 짓밟혀 죽는가 하면, 정조 24년(1800)에 실시한 과거 시험에서는 참가자가 10만 3579명이요, 받아들인 시권만도 3만 2664장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관리가 된다고 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 그리하여 과거 시험에서 커닝이 빈번했으니,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① 의영고(義盈庫) : 콧속에 커닝 페이퍼를 숨기는 것. ② 협서(挾書) : 붓대 끝에 작은 종이 커닝 페이퍼를 숨김. ③ 혁제(赫蹄) : 시험관과 응시자가 결탁하는 행위. 이것을 막기 위하여 강경(綱經, 사서오경의 암송 시험) 때에는 과거 응시자와 시험관을 분리시키는 장막을 쳤으니, 오늘날의 대입 예체능 시험과 같다고 하겠다. 또한 역서(易書)라 하여 시험관이 과거 응시자의 글씨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서리가 붉은 글씨로 다시 쓰기도 하였다. ④ 절과(節科) : 합격자의 답안지에 자신의 이름을 바꾸어 붙이는 행위. 이것은 미리 학력 있는 자와 공모하든지 매수를 하여 저지르는 것이며, 옆에 앉은 사람과 시험지를 바꾸었을 경우에는 환권(換券)이라고도 함. ⑤ 차술(借述) : 남의 답안을 베끼거나 대리 시험을 보는 것. ⑥ 이석(移席) : 과거 응시자는 시험 보는 동안 단 한 번 차를 마시거나 소변을 보기 위해 이석이 허락되었으나 무단이탈한 경우. 제 자리가 아닌 남의 빈자리에 옮겨 앉는 것은 참월(?越)이라고도 함. 응시자 간의 간격은 사방 6자 간격임. ⑦ 낙지(落紙) : 답안지나 초고지(草稿紙)를 짐짓 땅바닥에 떨어뜨려 답안을 보이게 함. ⑧ 설화(說話) : 옆 사람과 은밀히 말을 나눔. ⑨ 고반(顧盼) : 눈동자를 굴린다는 뜻으로 사방팔방을 둘러보아 남의 답안을 훔쳐 봄. ⑩ 음아(吟?) : 입속에서 우물우물 중얼거리는 행위로, 특히 시운(詩韻)을 잡을 때 많은 암시를 줄 수 있고,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있음. 이렇게 수법도 다양했으며 치밀했다고 하겠다. 이에 국가에서는 책이나 문서를 가지고 과거장에 입실했을 경우에는 3~6년간 과거 시험의 자격을 박탈하고, 다른 사람의 답안지를 몰래 보다 들키면 곤장 1백대와 징역 3년의 강경한 조치를 취하였다. 과거 시험장에서의 부정행위는 한양가 중 과거 보는 장면에 잘 나타나 있다. 현제판밑 설포장에 말뚝박고 우산치고 / 휘장치고 등을 꽂고 수종군이 늘어서서 접마다 지키면서 엄포가 사나울사 / 그 외의 약한 선비 장원봉 기슭이며 궁장밑 생강밭에 잠복치고 앉았으니 / 등불이 조요하니 사월팔일 모양이다. 어악이 일어나며 모대한 한시네가 / 어제를 고아들고 현제판 임하여서 홍마삭 끈을 매어 일시에 올려다니 / 만장 중 선비들이 붓을 들고 달아난다. 각각 제첩 찾아가서 책행담 열어 놓고 / 해제를 생각하여 풍우같이 지어 내니 글하는 거벽들은 귀귀히 읊어 내고 / 글씨 쓰는 사수들은 시각을 못 머문다. 글 글씨 없는 선비 수종군 모양으로 / 공석에도 못 앉고 글 한 장을 애걸한다.
최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대선을 전후하여 교육만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도 드물다. 교육은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좌우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미래의 국가발전 전략으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개혁을 기치로 하여 새로운 청사진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략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교육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수술대에 올라야만 했다. 그럼에도 특별히 나아지지 않고 여전히 정체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왜냐하면 매번의 교육개혁이 대증요법에 의한 일종의 외과적 수술에 그쳤을 뿐, 근본적인 원인에 치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즉 교육 본질에 입각한 개혁의 방향성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논의되고 교육부의 개편안도 어찌 보면 또 하나의 외과적 수술에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기구를 축소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정권 교체기마다 ‘교육개혁’이라는 새로운 청사진들이 제시되었지만 우리 교육은 특별히 나아진 것이 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교육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없고 외형적, 가시적 측면에만 집착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교육 본질을 구현할 수 있는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음에도 새 정부마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이에 대해서는 소홀히 했다. 그런데 1월 21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가 주관한 “21세기 미래학교포럼 2008”에서 케나다 토론토대학의 Michael Fullan 교수는 “Achieving Large Scale Change(대대적인 규모의 개혁을 이루기 위해)”라는 주제 강연 속에 다음 세 가지를 교육개혁의 중심과제로 제안하고 있다. 첫째, 우수한 자질을 갖춘 사람들을 교사로 선발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직 적성이 훌륭하고 교육에 대한 신념과 철학을 갖춘 인재들이 교사가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수십 대 일 또는 그 이상의 경쟁을 이겨내고 교사가 된 상황에서 실력 있는 인재들을 뽑았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그들이 교사로서 우수한 자질을 갖추었는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둘째, 그들에게 효과적인 교사가 되도록 개발했는가의 문제이다. 대학의 교육과정을 통하여, 또는 교직과정 이수 과정에서 효과적인 교사가 되도록 얼마나 지원했는가를 생각해 보자. 사교육시장의 소위 ‘문제풀이 도사급 강사’의 문제풀이를 들으면서 ‘효과적인 교사’에 대해서 생각이나 했을까. 또한 교직 입문 이후 교수-학습 지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특별한 연수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반성해 보아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 사회가 교원들로 하여금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셋째, 모든 학생들이 최상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추어졌는지를 생각해 보자. 지금도 우리에게는 ‘19세기의 교실에서 20세기의 교사가 21세기의 학생을 가르친다’는 비아냥이 있다. 교육환경과 교사의 의식이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함을 지적한 말이다. 학원보다도 훨씬 열악한 교육 환경을 그대로 둔 채 어떻게 공교육 강화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열정을 보면서도 여전히 아쉬운 점은 위에서 제시한 것처럼 교육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설정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家長)을 바로 세워야 가정이 행복해지는 것처럼, 교원을 바로 세워야 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 최근 우려하고 있는 ‘흔들리는 교육’은 ‘실추된 교권’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 정부가 공교육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현장 교원들이 신나게 만들어야 한다. 소명의식과 자부심으로 교원들이 새롭게 깨어나게 해야 한다. 또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하여 그들을 힘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초중등·대학업무를 민간, 지방에 대폭 이양하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됐다. 교육계가 의무교육인 초중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 방기와 시도 간 교육격차, 입시 과열을 우려하며 명확한 이양안 공개와 사전협의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본지는 논설위원들로부터 교육부 재편 방향과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표 “의무교육에 대한 교육부 기획・조정 기능 반드시 필요” 김 “16개 시도교육부 만들어 효율성 저하 초래해선 안 돼” 윤 “대입시 업무 대교협이양 반대, 고등교육위원회 설치를” 송 “비법정전입금의 법정전입금화 위한 법 개정 노력해야” 인수위 너무 성급, 교육은 경제 아닌 교육적 시각으로 풀어야 -초중등 업무 이양의 ‘경계선’이 매우 모호하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학교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재춘 영남대 교수=“작은 정부를 지향한다고 해서 국가 차원의 초중등교육 관련 업무를 교육청에 이양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와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작년 6월에 조직을 개편한 영국 정부는 기존의 ‘교육’기술부를 초중등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아동‘학교’가족부와 대학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혁신‘대학’기술부로 분리해 교육 관련 장관직을 2개로 늘렸습니다. 교육부 학교정책실의 기능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는 것은 자칫 1개의 중앙교육부를 16개의 시도교육부로 만들어 업무 중복과 효율성 저하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맞습니다. 중앙정부에 초·중등교육에 관한 필수 조직을 유지함으로써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시정하고, 의무교육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적 책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시·도교육청의 조직개편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규제기능이 시·도로 이양된다고 해서 단위학교에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단위학교 자율화가 진전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의 조직과 기능에 대한 재검토도 같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윤정일 서울대 교수=“교육부는 인적자원 개발, 국제교류·협력, 교육재정 확보·배분, 특수교육 진흥, 학술정보 및 통계, 전국학력평가 등 시·도교육청이 하기 어려운 업무와 지역 간 교육균형발전을 위한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그 외에 기능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완전한 지방교육자치제 실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양과 함께 교육위원회를 지방의회로부터 분리시켜서 독립형 의결기관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표시열 고려대 교수=“초중등교육은 의무교육으로 헌법상의 기본권이고, 개인의 발전과 국가경쟁력의 밑바탕이므로 교육부의 기획, 조정 기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중 첫 번째 핵심기능은 교육의 질 관리입니다. 이 점에서 교원의 양성과 자격관리는 중앙정부가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내용과 관련되는 교과과정 편성은 지방교육청에 이양하여 다양성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순차적인 과제로 함이 현실적입니다. 다음으로 교육 평가와 지원업무입니다. 시도가 최소 학력 수준 등을 달성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그에 다른 불이익 내지 재정 지원, 교육환경 개선은 중앙정부가 할 일입이다. 교육부의 이런 권한들은 정부조직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직제규정이 아니라 일본 문부과학성설치법에 문부과학성 소관업무 항목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도 핵심 업무로 할 것과, 잠정적으로 유지할 것, 지방교육청 내지 단위학교로 이양할 것을 분류해 목록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방교육청과 단위학교의 여러 가지 현실적 여건들을 고려해 이양에 관한 연간 계획서를 만들어 순차적으로 이양해야 합니다.” -대학 업무 이양도 보완할 과제가 많다고 보는데요. 윤정일=“대학입시 업무를 대교협에 이양하는 데는 반대합니다. 고등교육은 자율화를 원칙으로 하되, 고등교육정책, 대학입시, 재정지원을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고등교육위원회를 설치해야 합니다. 이 위원회는 고등교육 전문가, 각계 인사 등으로 구성하고, 자율성과 책무성을 가지고 고등교육 발전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방송위원회와 같은 성격과 기능을 부여해야 합니다.” 송기창=“저도 입시업무를 중앙정부에서 떼어낸다고 대학자율화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입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에 비춰볼 때 정부가 입시에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려하는 것은 표면적으로 기능을 대교협에 이양한 상태에서 이면적으로 국가가 대교협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간접 통제하는 상황입니다. 달라진 기능에 따라 대교협법은 당연히 개정돼야겠지만,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로부터 어떻게 자율성을 확보해나갈지 의문입니다. 또한 대교협이 대학평가를 무기로 대학을 통제하는 상황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김재춘=“대학총장협의체인 대교협에 대학입시를 포함, 대학 관련 업무를 전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경제 관련 중앙 정부의 업무를 경제단체협의체인 전경련에 위임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대교협은 사립대학을 포함한 대학이라는 기관의 이익단체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입시 및 학생선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 등에 대한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초중등교육의 이양은 시도 재정자립도, 교육격차가 심각한 상황에서 더욱 문제가 됩니다. 또 지자체의 책무성이 높아지면 자치통합 요구가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시도나 국가가 균형적, 안정적으로 교육재정을 확충해야 할 텐데요. 송기창=“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일반회계로부터의 전입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입금의 증가는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통합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벌써 교육감을 시·도지사의 러닝메이트로 뽑게 해달라는 요구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법정전입금의 확충이 필요하지만 비법정전입금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비법정전입금을 통한 교육재원 확충보다는 법정전입금 확대를 통한 재원확충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법정전입금의 법정전입금화를 위한 법 개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윤정일=“이명박 당선인이 대선 경제공약으로 제시한 ‘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불, 세계 7대 경제대국’도 교육에 대한 집중투자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완전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조세제도를 개편, 국세를 축소시키고 지방세를 확대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도간 교육재정의 형평성을 위해 교육부의 기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확충하고, 교육세율을 상향·조정하는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김영삼 정부에서 경험했듯이 교육재정 확충은 최고 통치권자의 의지와 노력여하에 달려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표시열=“시도 재정격차로 인한 교육양극화는 교육의 기회균등에 반할 위헌소지가 있으므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교부금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등의 대책은 세워야 할 겁니다. 다만 중앙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도 자치단체가 스스로 교육재정 확보 노력을 하도록 유인체제도 필요합니다. 예컨대 시도 전입금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중앙정부가 추가 지원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새 정부 교육에 대해 제안하실 말씀은. 윤정일=“이명박 당선인은 현재 ‘자율과 경쟁의 원칙, 고교다양화, 영어교육 강화, 대입 단계적 자율화’ 등에 대한 공약만 제시했지 교육공약 전체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인수위는 이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일종의 ‘교육혁신 로드맵’을 그려서 제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인수위가 작성한 로드맵은 공청회나 토론회를 통해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김재춘=“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하나같이 초중등교육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혁명적 방안들입니다. 자립형사립고 100개 설립방안, 대학입시 자율화방안, 영어교육 강화방안 등은 초중등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합니다. 이점에서 대선 공약이라는 명목으로 급조된 정책을 성급히 밀어붙이기보다는 심층적인 연구 및 시뮬레이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적용할 것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표시열=“이 당선인이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확대로 수월성을 추구하려는 방향은 옳다고 봅니다. 다만 이에 따르는 교육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안전망 확충사업’을 이명박 정부에서도 핵심정책으로 추진되길 바랍니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학습부진아극복법(No Child Left Behind Act)이 교육의 수월성 추구와 동시에 추구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송기창=“이명박 정부는 실용을 강조한 나머지 교육을 지나치게 경제적 시각에서 보는 듯합니다. 교육에서 중요한 가치는 변화보다 안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안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변화를 추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때로는 경제학자의 시각이 교육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교육정책은 교육학적 시각에서 걸러져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 초기의 ‘교육학자 배제’ 원칙이 얼마나 많은 부작용으로 이어졌는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 방학 하셨지요? 원고 기다리다가 눈빠집니다.” “이번 주말까지는 독서록 문제 다 내주시는 것 알고 계시죠?” “이 해가 가기 전까지는 아이들 권장도서 마무리 해주셔야 해요.” 빚쟁이처럼 여기저기서 독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좋은 일이라 보수가 없는 일임에도 선뜻 해주마고 약속했지만 도저히 학기 중에는 짬이 나지 않아 방학으로 밀쳐놓았던 일이었다. 그래서 방학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일주일 정도 바짝 매달리면 충분히 해낼 분량이었기에.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방학하자마자 크리스마스 뒷날부터 연속 사흘을 직원연수로 잡아놓은 탓이었다. 그나마 연수지가 서울이라면 퇴근 후의 반쪽자리 시간이라도 소유할 수 있었을텐데, 집과는 거리가 먼 충남 대천의 합숙연수라 아예 개인 일은 포기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마음이 많이 답답했다. 방학을 하면 우선 첫째날은 아무 일도 안하고 푹 쉬고, 그 다음날부터는 내 개인적으로 밀린 원고 빚 독촉부터 갚아주고, 그렇게 한숨 돌리고 난 다음에야 정말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분야의 공부를 해볼려고 맘먹었었는데 연수라는 통고를 받고 보니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왔다. 기분에 살고 죽는다는데 왜 하필이면 방학한 바로 뒷날이란 말인가? 하고많은 날 놔두고 왜 모임도 많고 마무리해야할 일이 잔뜩 밀려있는 연말 시즌이란 말인가? 늘 당하는 일이지만, 방학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되지 못하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건만은 되물리라고 항변하고 싶었다. 겨울방학 기간 36일 중에 교사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쉬는 빨간색의 일요일 7일 직원연수 3일 일직 2일 근무조 4일 6학년 졸업여행 4일 그리고 학년말 통지표 및 각종 업무 건 등등으로 학교에 들락날락 하다 보면 나만의 온전한 시간을 소유할 수 있는 날은 며칠 안 된다.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교사들처럼 편한 직종이 어디 있냐교, 방학 중이라도 학교에 나가 일하는건 당연하지 않냐고 하겠지만 그건 사정이 다르다. 아이들이 없는 교실은 그야말로 페허와 다름없다. 먼지만 켜켜이 쌓인 교실에 쭈그리고 앉아 난방기가 들어올리는 매캐한 먼지를 들이마시던지, 그게 싫으면 난방기 끄고 추위와 사투를 벌이든지, 그것도 싫으면 교무실에 가서 하루종일 수다를 떨든지 해야 한다. 교무실은 쾌적하지만 교사가 일을 할 환경 조성이 되어있지 않아서 접대용 맨트만 남발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잡히지 않아 하릴없이 교실로 교무실로 왔다갔다 하다가 시시껄렁하게 하루를 보내다 오는 게 방학 중 근무의 실태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사들의 방학이 이렇게 매칼없이 흘러갈 때는 정말이지 분통터진다. 요즘은 옛날과 달라 좋은 연수기관도 많고, 연수의 종목도 다양해 교사들이 맘만 먹으면 방학 내내 연수받을 꺼리가 널려있다. 연수현장에 직접 가보면 정말이지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이고,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배우러 온 연수이기에 진지함은 기본이다. 하루 웬종일 꼼짝마랏해도 즐겁게 눈빛을 반짝이며 강의를 듣는다. 그러면 윈윈이라고 옆사람도 덩달아 열혈 연수생으로 변한다. 그렇게 뼈빠지게 공부하고 나면 자그마하던 내 자신이 많이 커진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자가 연수 다시 말해 교외연수의 장점이다. 하지만 교내에서 하는 직원연수는 생각의 크기도 지식의 폭도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모이는 형편이라 결론은 뻔하고 매냥 똑같은 소리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청와대를 수십채나 짓고도 남을 정도의 장황한 말이 오가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허당일 때가 많다. 겉보기야 일거리를 싸들고 지방까지 내려가 사흘동안 합숙을 받는 일이 폼나보이고 대외홍보하기에 그럴듯해 보이지만 한마디로 속빈강정이다. 좀 더 시간을 주고 방학동안 자기연찬을 하게 내버려두었다가 연수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생각이 크기가 커지고 시야가 넓어지면 지금처럼 그 나물에 그 밥인 내용으로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발 방학만이라도 교사들이 자기가 배우고 싶은 분야의 연수를 기분좋게 배울수 있도록 다 같이 우르르 몰려가서 하는 단체연수 타령은 고만 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학교에 붙잡아두지 못해 안달하는 구태의연함은 이제 고만 했으면 좋겠다. 학교에 코빼기도 뵈지 않는다고 눈 앞에서 알짱거리지 않는다고 도대체가 뭐하고 있는 거냐고 뒷담화나 하지 말고... 좀 더 시간을 합리적이고 알차게 쓸 수 있도록 교사들의 개성을 존중하여 자기연찬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 얼굴내보이기 타령은 이제 그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관은 한 마디로 자율화다. 관치 위주의 규제를 풀고 이해당사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중등 교육 업무를 지방교육청으로, 대학입시 관련 업무는 대학협의체(대교협, 전문대협)로 넘긴다고 했다. 문제는 대학입시다. 입시는 대학에 맡기돼 수능은 계속해서 국가가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등급제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장 강력한 관치 입시의 상징인 수능을 강화하는 것이 과연 자율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학교간, 지역간 격차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내신은 이미 현재의 관치 제도 하에서도 그 영향력을 잃은 지 오래다. 교육부가 예산 배분이나 정원 조정을 무기로 내신 실질반영률을 높이려 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중상위권 대학들은 이를 교묘히 피하며 오히려 내신을 무력화했다. 내신이 형식적인 전형 요소로 전락했다면 수능과 대학별고사는 여전히 대입의 핵심 전형요소라 할 수 있다.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이들 세 가지(내신, 수능, 대학별고사) 전형 요소들은 제각기 교육적 역할과 특성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내신은 그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공교육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하고 있다. 사교육에 단련된 학생들이 그나마 학교 수업에 관심을 갖는 것도 내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대학별고사는 통합논술, 면접, 적성검사 등이 있지만 통합논술의 비중이 가장 높다. 2008학년도 입시부터 도입된 통합논술은 생소한 시험 방식에도 불구하고 참고서와 문제집에 파묻혔던 아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교과서를 중심으로 한 창의적 학습(토론, 글쓰기 등)이 진행되는 등 교실 문화를 바꾸고 있다. 그런데 수능에 이르면 생각이 달라진다. 수능이 등급제로 바뀌며 영향력이 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수능은 여전히 교실을 지배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단편적 지식을 객관식 문항으로 묻는 시험의 특성상 창의적 학습에 한계가 있다. 아니 창의적 학습을 하는 것이 오히려 고득점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은 문제 상황에 적합한 답을 고르고 교사들은 그에 합당한 지식이나 방법을 전수하면 그만이다. 고3이 되면 멀쩡한 교과서를 제쳐놓고 문제풀기에 매달리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수능은 여전히 교사 중심의 주입식 학습 방법을 강요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능은 여전히 매력적인 전형 요소다. 교사나 학생들도 깊이있는 사고력과 표현력을 요구하는 통합논술보다 준비 과정이 훨씬 수월한 수능을 선호한다. 교사는 가르치기 편하고 학생들은 과목별로 주어진 방식대로 공부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학원에 가면 자칭 족집게 강사들이 문제풀이 요령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러니 내신이나 논술보다 수능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월등히 많은 것은 당연하다. 수능은 대학에서도 선호한다. 두루뭉술한 등급제보단 표준점수, 석차백분율은 물론이고 원점수까지 제공되면 쌍수(雙手)들어 환영이다. 일단 수험생들을 한 줄로 세워 일정 기준안에 든 학생들을 선발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간단히 전형 방법을 두고 굳이 출제와 채점이 어려운 논술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그간 수능이 공교육을 망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지만, 한 줄세우기라는 매력적 요인 때문에 어느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고 또 그럴 수도 없었다. 마침 이명박 당선자는 교육부를 인재과학부로 바꾸면서까지 교육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핵심 정책(대학입시)이 미래지향적이기는 커녕 오히려 과거로 회귀한다는 점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이명박 式 교육 정책의 핵심은 한 줄 세우기(수능 강화)에 있는 것 같다. 물론 매력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로 인하여 학교가 또다시 입시학원화 한다면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인재가 양성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금년 3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수석교사제가 시작도 하기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 문제의 발단은 모호한 업무 분장과 업무에비해 낮은 연구비지급 등으로 일선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석교사제는 이미 잘 알려진바와 같이교과 및 수업 능력이 뛰어난 교사를 우대하고자 하는 것으로, 지난해 교육혁신위원회의 '교원정책 개선방안'에 따라 시범도입이 결정됐다. 또한 지난해 말에 여러 중앙일간지에서 2008년도 부터 달라지는 것을 보도하는 중에도 포함되었을 만큼 중요성이 높았던 것이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이었다. 구체적으로 수석교사는 수업은 기본으로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교사들의 수업 지도, 현장 연구, 교육 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 보급 등의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전국의 16개 시·도교육청별로 10∼20명씩 수석교사를 선발하여 인증서를 발급하고월 15만원의 연구활동비를 지원하도록 하여 특별히 우대하도록 하는 안을 근간으로 시범운영에 돌입하도록 하였다. 또한 학교 실정에 따라 20%정도의 수업시수 경감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문제는 훌륭한 취지를 가지고 의욕적인 출발이 기대되었으나, 일선학교에서의 관심이 그리 높지 않다는 데에 있다. 수석교사제의 현장도입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고, 막연하게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우기 자격요건이 승진규정에서 요구하는 점수를 채워온 교사들에게 유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또다른 승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기 하다. 또한 주변의 동료교사들을 의식하여 선뜻 지원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선 교육청에서는 1차 지원에서 지원자를 모두 채우기 못하고 2차모집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관심밖의 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교사들에게 외면당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수업시수경감부분이다. 즉 수업시수를 20%정도 경감할 수 있도록 했지만, 경감된 수업시수를 나머지 교사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선학교 교사들의 가장 큰 부담이 수업시수이고보면 수업시수부담을 동료교사들에게 안겨줄 수 밖에 없는 수석교사에 지원자가 몰리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따라서 수석교사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업시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이 문제는 수석교사를 정원외 관리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어차피 수석교사의 자격요건이 까다롭고 그 수가 많지 않기에 정원외 관리를 한다고 해도 예산상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업무가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즉 수석교사에게 주어진 업무(수업 지도, 현장 연구, 교육 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 보급 등)가 수업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기 때문에 수석교사에 지원하는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모두 수석교사 한 사람이 떠안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너무 크다. 교감처럼 수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실제로 수행이 벅찬 업무들이기 때문이다. 업무의 한계를 좀더 명확히 하고 업무를 경감시키기 이전에는 수석교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승진점수를 꾸준히 채워온 교사에게 유리하게 되어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즉 일선교사들에게 또다른 승진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승진점수획득을 위해서는 학생지도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현실에서 수석교사마저도 승진점수에 따라 선정이 좌·우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시범운영을 거치면서 적극적인 보완을 거쳐야 할 것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교육청의 장학활동과 중복된다고 하지만, 어차피 교육청의 장학활동이 교육전문직(장학사, 장학관)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 수석교사를 활용하는 것은 적절한 방안이다. 즉 교육청에서 장학활동을 주관하긴 해도 결국 실질적인 장학활동은 일선학교 교사들 중에서 장학요원을 선발하여 실시하기 때문에 업무가 중복된다는 우려는 별다른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또한 장학활동을 교육청의 교육전문직들에게 맡기기에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교육전문직에 선발된 전문직들이 교사시절에 훌륭히 수업을 했었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월15만원의 연구비 책정에는 교감 업무추진비보다 낮게 책정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수석교사는 관리직렬이 아니고 교수직렬이기 때문에 교감과 비교해서는 안된다. 교단교사를 우대하는 것이 수석교사제 도입의 목표라면 수석교사의 연구지원비는 더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 교수직렬의 최고봉이 수석교사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전문성을 신장시키면 누구나 수석교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의 길을 열어 주어야 마땅하다. 수석교사제 도입은 이제 막 첫 단추를 끼우는 단계이다. 수석교사제는 교육계의 숙원사업이었다. 26년을 기다렸다. 반드시 교육현장에 착근시켜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좀더 다양하게 보완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초기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위에 지적된 문제들을 그냥 넘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문제점이기에 시범운영 중이라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아직 시범운영에 들어가기 이전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은 보완을 거쳐야 한다. 새로운 정부출범과 함께 도입되는 수석교사제의 보완이 시급히 이루어질때 수석교사제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중부교회, 양서조합, 그리고 그 시절의 언어들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의 어느 봄날이었다. 당시 나는 봄 학기를 맞이하여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 참고서와 문제지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 연기가 가득 차더니 칼칼한 냄새가 코끝에 밀려왔다. 옥시글거리던 책방 골목이 일순 긴장에 휩싸이고 곧 이어 요란한 소음의 소방차들이 미문화원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 유명한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이 터졌던 것이다. 그때가 82년이었으며, 광주항쟁의 희생자들이 아직 구천을 떠돌 때였다. 그들이 편안히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그 순간에, 군인 출신의 권력자들은 구중궁궐의 금침에 누워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부미방’ 사건 1년 전에는 부산대학교 학생들과 부산지역 민주인사들을 용공세력으로 몰아 총 22명을 구속시킨 ‘부림 사건’이라는 것이 발생했었다. 그때 고문과 폭행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던 학생들과 그 가족들은 활발한 성격의 젊은 변호사를 만나면서 약간의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근세 들어 보수동 책방 골목은 부미방 사건과 부림 사건, 그 젊은 변호사와 중부교회, 그리고 양서조합 등이 잘 버무려진 한 그릇의 전주비빔밥이었다. 세계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특한 독서모임이었던 '양서조합'은 중부교회의 신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스터디 그룹'이었다. 회원 개개인의 출자금으로 양서를 확보하여 돌려 보는 형태였던 양서조합은 당시로선 아주 획기적인 독서 클럽이었다. 그리고 그 양서들의 보급지는 당연히 보수동 책방 골목이었다. 이 양서조합을 통하여 부산 지역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대거 배출되었으니 보수동 책방 골목은 이 땅의 민주화운동과 결코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또한 이 책방 골목의 계단 위에 위치한 중부교회는 부산민주화운동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보수동 책방 골목은 광복 후 일본인들이 버리고 간 책을 빈곤층에서 난전으로 팔면서 형성된 곳이었다. 그 후 6·25동란으로 인해 서울의 지식인들과 미군들이 몰려들면서 점차 헌책방 전문 골목으로 변모하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의 교수들과 교사들이 생계를 위해 책을 팔았고, 또 그 책들을 사러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때로는 미군들이 버리고 간 도색 잡지들이 버젓이 진열되기도 했다. 그런데 오랜 역사를 지닌 이 책방 골목이 점차 쇠퇴의 기미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때 전국 최대의 헌책방 골목이었지만 지금은 새 책과 헌책을 동시에 팔고 있다. 필자도 고등학교나 대학시절, 심심파적으로 돌아다니다가 희귀한 잡지나 오래된 소설책을 값싸게 구입하는 희열을 맛보기도 했던 곳이었다. 그러나 세월은 그 아련한 책 향을 무디게 만들고 말았다. 이제는 유아용 서적이나 참고서 위주의 골목이 되었을 뿐이니 말이다. 예전의 책방 골목에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헌책 사이로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분분히 날리다가 골목 어귀에 있던 '동방화랑'으로 안착하기도 했다. 그 시절 '동방화랑'은 각 고등학교의 시화전이 단골로 열리던 장소였으며, 남녀고등학생들이 은밀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만나던 곳이었다. 그때 허공을 떠돌던 사상과 낭만, 그리고 혁명을 꿈꾸던 언어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책방 골목은 그 예전의 모습에서 별로 변한 게 없지만 그 언어들은 늙고 병들어 햇빛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세월은 이렇게 참 많이도 흘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보수동 책방 골목을 찾고 있으며 꿈은 조용하게 흐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진춘)은 영국문화원과 함께 올해부터 2011년까지 관내 중학생과 영국 및 아시아 6개국 중학생 국제교류를 위한 ‘아시안 다이어로그(Asian Dialogues)’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문화원이 영어 교육지원 활동의 일환으로 제안해 이뤄지게 됐다.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국가는 일본과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이며 경기도에서는 10개 중학교가 참여할 계획이다. 해당 국가 학생들은 앞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수시로 만나 각국의 문화와 환경문제, 세계시민의식 등을 주제로 토론을 하거나 정보를 교환하게 된다. 이에 따라 6월 우리나라에서 한국과 영국, 대만 중학생들이 참여하는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도교육청과 영국문화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영 학생간 인터넷 공동 화상수업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공정택 서울시교육감)가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교육감은 공동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하여 전국적인 협의체를 설립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개정에 따라 교육감들은 지난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법정기구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날 창립총회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김신일 교육부총리, 국회의원과 시·도지사, 시·도교육위원 등을 비롯해 16개 시·도에서 학교급별 교장대표도 1명씩 참석할 예정이다. 교육감협의회는 창립총회에서 그동안의 경과를 보고하고 설립취지문을 공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창립총회에 앞서 16개 시·도교육감들은 공교육 내실화방안 등에 대한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특히 인수위가 밝힌 교육부 권한이양 문제와 관련해 교육감협의회 기능조정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