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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우리나라도 100세 시대가 멀지 않았다. 그럼 100세 시대의 노후 준비는언제부터해야 하는가? 50, 60대에 시작해서는 너무 늦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그런 연령대에서는 주어진 상황에 맞추어 사는 길밖에 없다. 제대로 된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20, 30대부터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사회 출발과 동시에 노후 준비를 시작할 때 연령대별로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일까? 우선 20, 30대에 사회 출발과 함께 시작해야 할 일은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인생 100세 시대에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최저생활비 정도를 3층 연금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할 일은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인적자본 투자이다. 능력을 키워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더 긴 기간 일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 직장인에게 가장 유력한 수입원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투자엔진은 자신의 직업이라는 뜻이다. 현재 및 장래에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현재 가치로 평가한 것을 ‘인적자본’이라고 한다면 개인의 운용자산은 이 인적자본과 협의의 운용자산을 종합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40대가 되면 건강에 이상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건강관리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담배도 끊고 술도 줄일 뿐만 아니라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 또한 특수질병보험 하나쯤은 들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100세까지 살아야 하고 유전적인 요소도 있어서 건강에 조심을 하는데도 병을 얻어 고생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0대에 시작해야 할 또 한 가지는 자녀교육비를 줄이고 자녀에게 경제적 자립교육을 시켜 자녀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물론 지금과 같은 입시경쟁 사회에서 자녀교육비를 줄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부부가 같이 자녀교육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 일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을 통해 부부가 공통된 인식과 소신을 가져야 자녀교육비를 줄여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자녀에게 경제적 자립교육을 시킴으로써 자녀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50대에 할 일은 가계자산의 구조조정과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의 준비이다. 우선 5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산도 많지만 부채도 가장 많은 시기이다. 따라서 부채 상환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부채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생활수준을 낮추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생활수준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퇴직 후에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모두 독립시킨 부부가 부채를 안은 채로 과다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구조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과다한 부동산으로 인해 늘어나는 부채와 생활비도 문제지만 저성장·고령화시대를 맞아 부동산의 장기 가격 전망 또한 그다지 밝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의 준비이다. 지금과 같은 100세 시대에는 부족한 노후자금 때문에도 그렇지만 건강과 보람 있는 삶을 위해서라도, 퇴직 후에도 무슨 일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똑같이 몇억 원의 노후자금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퇴직 후에도 무슨 일이든 규칙적으로 하면서 관리하는 사람과 할 일이 없이 관리하는 사람의 사례를 보면 관리하는 모습에 크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60대 이후에는 재산을 늘리는 노력보다는 현역 시절에 모아둔 재산 정도에 맞추어 살아가는 노력이 중요해진다. 현역 시절에 모아둔 재산이 노후자금으로 충분치 않다고 생각된다면 형편에 맞춰 살아갈 방도를 궁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체면을 버리고 생활비나 경조비 등을 줄이는 한편 허드렛일이라도 해서 한 푼이라도 생활비를 벌겠다는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에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벌어 놓은 돈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면 그 돈을 어떻게 보람 있는 일에 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입구관리보다는 출구관리 중심의 자산관리를 해 나가야 하는 시기이다.
나라 장래가 걱정스럽다고 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 이대로 10년쯤 간다면 대한민국의 위상은 아르헨티나처럼 추락할 수도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현실의 정치도 신뢰를 잃어가는 등 어두운 이야기가 많은 현실이다. 돌아보면 우리는 지난 50년 동안 경제성장과 민주화를이루어냈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을 가능케 한 높은 사회적 이동성이 바탕을 이루었다. 대한민국 건국 후 실시된 농지개혁으로 다수 농민들이 소작농의 신세에서 벗어났다. 한국전쟁은 왕족과 양반, 지주계층의 몰락을 촉진했다. 그리하여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의 기회가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녀에게 주어졌다. 1960~70년대 부모님과 누이의 희생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한 중·소농과 도시 서민의 자녀들이 기업과 정부 관료로 진출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이들에겐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 혹은 가난에 허덕이는 나라를 일으켜야 한다는 절실함과 도전정신, 패기가 있었다. 그렇게 축적된 힘으로 1980년대에는 대학생이 된 농민과 도시 서민·중산층의 자녀들이 지식인들과 연대하여 민주화를 쟁취해냈다. 이들에겐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모두가 국가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뜨거운 염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20년 사이에 부모의 부와 지위가 자녀에게 세습되고 있다. 계층 이동은 멈추었고, 새로운 도전과 성장의 가능성은 벽에 부닥쳤다. 우리 사회의 역동성이 죽어가면서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 어렵게 되었다. 여기에 좌우 이념 대립과 세대간 갈등이 더해져 우리 사회의 통합은 더 멀어져 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통합과 역동성을 되살리려면 개천에서 용이 나오도록 도와야 한다. 우선적으로 사회가 빈곤층 자녀의 보육과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 지금의 열악한 ‘개천’에서는 부모가 생계에 쫓겨 어린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옛날에는 가족이나 마을이 담당하던 역할을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농촌지역이 많은 전남의 경우는 재정이 매우 열악한 상태여서 쉽지가 않다. 현재 몇몇 지자체와 교육청이 협력하여 마을교육공동체나 교육혁신지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의 용들을 길러내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취학 이전의 유아 시절에 격차를 줄여주는 것이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다. 나아가, 국가차원에서 대학입시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지금도 저소득층 자녀를 선발하는 기회균등 전형이 있지만 그 규모가 너무 작다. 대학 당국은 공정성·객관성에 얽매일 게 아니라 성적은 다소 낮지만 역경과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미래의 용들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대학이 미래의 인재를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의 대학이 수도권 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개발을 위한 인재육성을 학부모의 욕심에만 의존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올해 스승의 날은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컸다. 한국 교육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해도 좋으리라고 본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승의 날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 최초로 참석해 “오늘의 저를 있게 하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발전을 이룬 것은 모두 선생님들 덕분”이라며 “교원이 존경받고 교육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뒷받침 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가기념일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당연함에도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다. 이번 스승의 날이 1982년 정부기념일로 부활된 후 대통령이 처음 참석했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큰 이유다. 대통령이 스승을 만나러 청와대 밖으로 나온 이번 기념식을 지켜보면서 교원 뿐 아니라 국민들도 교육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으리라고 본다. 스승의 날 기념식에 대통령 참석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면 안 된다. 해마다 기념식에 참석함은 물론 현장 교원들과 대화도 갖고 교원 존경 풍토와 교육 예산 지원 등 교육에 각별한 사랑과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 땅에 떨어진 교권과 무너진 교원들의 사기는 하루아침에 다시 살아나지 않겠지만 대통령이 앞장서고 전 국민이 이에 호응한다면 금세 일어설 수도 있다. 그러려면 교원 스스로의 뼈를 깎는 노력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교권은 누가 거저로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스승의 날이 더 이상 자조적인 날이 돼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참석한 최초의 스승의 날 기념식을 계기로 대한민국 교원들의 위상과 자긍심 회복의 커다란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 언론과 사회도 스승의 날을 앞두고 촌지 등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시킬 게 아니라 미담 등을 발굴해 교육의 긍정적 문화 확산에 기여해야 한다. 누구보다 지방교육의 수장인 시·도교육감들이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진보교육감들의 교원과 교권 존중, 교육력 증진을 위한 전향적인 노력과 지원이 절실하다.
최근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각 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모여서 다음 해 예산안 편성 원칙과 향후 5년 단위의 국가 재정의 골격을 짜는 중요한 자리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10대 분야 재정개혁 중 교육부 소관의 누리과정 예산의 의무지출경비화, 교육청별 상호정보공시제와 재정 운영성과평가제 도입 등과 더불어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권고와 재정 지원 감축, 교원 증원 억제 등이 논의돼 우려스럽다. 즉 재정 개혁 방안에서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와 학생 수가 많은 지역에 더 많은 지방교육 재정 교부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예산 지원의 기준을 기존의 학교 수 중심에서 학생수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학생수 반영 비율을 10% 정도 높여서 기존에 농어촌 지역에 주던 예산을 대도시 지역에 더 주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방침대로 시행되면 학생수가 많은 대도시 지역 예산은 크게 증액되고, 상대적으로 학생수가 적은 농어촌 지역 예산은 삭감돼 결국 전국 1900여 개교의 학생수 60명 이하 학교는 통폐합될 수 밖에 없다. 이미 농어촌은 도시에 비해 심한 역차별을 받고 있는데, 정부가 교육재정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유도하고 강행해 농어촌 학교가 사라진다면 해당 지역은 더욱 낙후되고 황폐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교육은 교육 논리로 접근해야지 재정 효율화 등 경제 논리로 접근해선 절대 안 된다. 지방교육재정의 효율성 제고라는 미명 아래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홀대받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부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소외하기보다는 오히려 확대 지원을 모색해야 할 때다.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인 국민행복교육, 그리고 이번 회의에서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의 입장에서의 모든 서비스 재설계’라는 정책 방향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 유도가 아니라, 전국의 단위 학교들이 특성화된 교육과정으로 질 높은 교육을 하도록 지원하는 ‘작은 학교 살리기’로 전환해야 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실업률이 10%대라고 하는데 이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치다. 높은 청년 실업률의 근본적 원인이 뭘까. 크게 ‘정규직 대 비정규직 간 차별’, ‘스펙 중심의 취업 구조’,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진로교육의 부재’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자리 선순환 구조 구축에 주력 대학 현장에서 10년 넘게 신입생들을 지켜본 결과 청년 실업률과 연관된 가장 큰 문제는 중·고교 시절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대학 선택의 사회적 편견 또는 높은 취업률 학과 선호 등 적성과 거리가 먼 기준에 내몰린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교육부는 ‘산업과 사회 수요에 부응하는 교육 실시’,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 구현 등을 교육 개혁’을 목표로 하는 자유학기제, 산업수요 맞춤형 인력양성, 일·학습 병행제 확산 등의 핵심개혁 과제를 선정했다. 이러한 노력은 교육부뿐만 아니라 실제 직업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에서도 동참을 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부 대학들은 중·고교 학생들이 진로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학생들은 보다 현실감 있는 체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으로 삼고 강한 동기도 부여받는다. 향후 진로 탐색 과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진학희망자인 경우 전공을, 취업희망자인 직업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합리적인 자신의 진로 탐색 과정을 거쳐 진학하는 학생들은 미래의 직장인이 갖춰야 할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2·3년제 대학에서는 NCS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여기서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는 국가직무능력표준으로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으로, 산업현장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지식, 기술, 태도)을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한 것을 의미한다. 구조개혁보다 제도적 지원 절실 NCS 교육과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과별로 연관된 산업·인력·지역동향을 분석하고 학교·학생·교원 현황에 대해 분석한다. 이 과정을 통해 대학은 각 학과별로 지역의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인력양성 분야를 선정하고 해당 분야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게 된다. 따라서 대학은 지역별 산업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무능력을 갖춘 학생들을 공급하게 되며, 산업체는 신규직원에 대한 교육 없이 실무에 바로 투입하는 선순환적인 체계를 갖출 수 있다. 이 같이 대학은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에 가장 적합한 기관이지만 현재 구조개혁이라는 거센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바람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학들은 사활을 신경 써야 할 처지이며, 구조개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대학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붇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은 지역에서 차지하는 상징성 못지않게 경제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지역 내의 대학이 인력양성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지난 한 주 140여 개국 교육정상들이 대한민국에 모여 유엔(UN)과 유네스코(UNESCO)가 제창했던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EFA)’의 지난 20여년의 성과를 검토하고, 향후 2030년까지 세계가 공유할 글로벌교육협력 목표를 설정했다. ‘한강의 기적’ 되새겼던 기회의 장 이번 포럼에서 세계 교육정상들은 개최국 대한민국에 대해 1960년대 국민 소득 100달러 정도의 빈민국가에서 이제는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하는 나라로 급성장한 유일무이한 나라라는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초등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등 교육 중시정책을 펼친 결과다. 현재 중·고교 진학률은 97~99%에 이르고, 여러 통계에서 우리나라의 EFA 성과는 괄목할만한 수치를 보일만큼 성장했다. 세계교육포럼의 개최는 EFA를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들에게 한국의 사례가 성공 모델로 전파되고 ‘포스트 EFA’ 설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 교육의 우수성과 국가건설의 초석(nation builder)로서의 교사들의 위상과도 무관치 않다. 우수한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은 우리나라를 성장시킨 원동력이었으며, 우수한 인적자원 개발은 국가 건설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를 중심으로 40여년 늦게 시작한 산업화 시대를 초고속으로 통과했고 OECD 경제대국 12위, G20 국가의 반열에도 올랐다. 이 모든 게 교육을 중요시하는 인재 육성을 기반으로 한 결과라고 평가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까지의 성공을 두고 미래 교육까지 성공할 것이라 인정하진 않는다. 이번 세계교육포럼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또 다른 교육의 변화를 준비할 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우리나라의 ‘교육’, 그리고 ‘교사 교육’을 자신들의 문화와 사회적 구조 속에서도 담아내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교육 체계와 방법은 산업화 사회에 적합한 것으로 경쟁 위주로 시행되는 만큼 창의력과 협력이 중시되는 미래교육 모델로는 부적합하다. 이제는 글로벌 사회와 디지털기술의 변화에 부응하는 문제해결 능력, 소통·협력 능력, 창의력을 핵심으로 하는 ‘보이지 않는’ 소프트 스킬을 위한 교육으로 진화해야 한다. 지적생산 능력을 이미 인정받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향후 21세기 소프트 스킬과 인성적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정책으로 집중돼야 한다. 소프트 스킬, 인성역량 함양 중요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축사를 통해 여러 차례 강조한 약자까지 배려하는 ‘인클루시브(inclusive)’ 교육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고 자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21세기 기술이 집결되는 융·복합적인 창의적 사고는 안전한 학교분위기에서 가능하다. 학교 교실의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해 타인을 배려하고 인정하며, 기다리는 관용을 베푸는 인성이 전제돼야 한다. 학교 교실의 ‘안전망’은 물리적인 안전망이 아니라 반 총장이 말한 보편적 교육의 산물이어야 한다. 이번 포럼을 통해 ‘모두를 위한 교육’의 의미를 진학률과 같은 접근성에 대한 통계적 수치보다는 글로벌 교육으로 확대해 진정한 '모두를 위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초등아이의 가슴에 이름표를’ 지난 입학식 날, 초등 1학년 가슴에 달린 꽃 이름표가 아직도 눈에 어른거릴 정도로 참 예뻤다. 하지만 임시 이름표라 곧 망가지고 말아 아쉽다. 아이들 가슴에 이름표가 사라진지 꽤 오래됐다. 전담 교사 수업시간에 이름을 불러주기가 쉽지 않다. 자기반 친구 이름을 전부 모른 채 일 년을 지내는 아이들도 많다. 옛날처럼 아이들 가슴에 6년 동안 이름표가 달려 서로가 다정하게 불렸으면 좋겠다. 김춘수님의 ‘꽃’이란 시가 생각나는 봄날이다. -경남 A초 교사 ‘누구를 위한 조례인가’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 당시 ‘학생의 임신 및 출산, 성적지향 등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갖는다’는 항목은 학생인권조례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학교는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인격을 가르치는 교육장이다. 누구를 위한 조례인가 청소년이 임신하고 그 감당은 누구더러 하라는 건가. 이게 인권인가. 불결한 성행위로 청소년 에이즈환자가 14년 동안 26배 증가했고 의료비로 6300억 원의 혈세가 낭비되는데… 자유란 책임이 뒤따르는 것인데 초·중·고 학생이 육아를 어떻게 감당하며 동성애로 뒤따르는 인생의 불행한 삶을 어떻게 사회가 감당할 것인지 대안은 있는지… 동성애와 학생 임신과 출산은 악법이며, 인권조례 법안 자체가 교권이 무너졌음을 상징하는 법안임을 교사와 학생은 속지 말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두 아들을 둔 학부모 ‘새내기에 제대로 된 멘토링을’ 현재 경기도교육청이 하고자 하는 전문학습공동체는 새내기 교사에게는 모래 위에 집짓기다. 기본기가 부족한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일대일 멘토링이다. -한교닷컴 기사 댓글 중 ‣대놓고는 말 못하는 마음 속 진담쾌설을 200자 원고지 1매 내외로 보내주세요. 보낼 곳 : bk23@kfta.or.kr
올해 4년제 대학 수시모집 선발 인원은 24만3748명으로 전체 모집인원(36만5309명)의 66.7%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매우 높으며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학생부 전형이다. 학생부는 교과와 종합으로 구분하는 데 ‘교과’는 말 그대로 과목별 성적을 핵심 전형 요소로 사용한다는 의미고, ‘종합’은 교과 성적뿐만 아니라 비교과 기록이 포함된 학생부 전체와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등 서류를 활용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198개에 이르는 4년제 대학 중 학생부 전형은 교과로 선발하는 비중이 종합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지만, 학생·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대, 연대, 고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6대 대학’에 국한해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들 6개 대학의 학생부 교과는 4%(603명)에 불과하나 학생부 종합은 53%(7625명)에 이른다. 이들 뿐 아니라 서울권 대학들(41개)의 수시모집 대비 학생부 전형을 살펴보면 종합이 46%(2만3699명)로 22%(1만1588명)인 교과에 비해 비중이 월등하다. 문제는 학생부 종합전형이 사실상 ‘깜깜이 전형’이라는 점이다. 학생부 교과는 내신 성적이라는 잣대가 있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은 대학마다 ‘인재상’이라는 이름으로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으며 선발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서도 정확한 자료를 내놓지 않는다. 또한 발전가능성, 자기주도성, 지적호기심 등 다소 모호한 용어로 평가 기준을 삼고 있다. 학생이 진로를 설정하고 꿈과 끼를 찾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하지만 사실은 이 말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결과를 보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비슷한 성적인데도 인성이나 교내활동 그리고 학습 자세가 우수한 학생이 탈락하고 그렇지 않은 학생이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 무슨 근거 때문인지 알고 싶어도 전혀 알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베일에 가려진 학생부 종합전형 관련 입시설명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고 사교육에서도 고액 컨설팅 업체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고교마다 학생부 비교과 기록 관리를 위해 학년말 학생부 마감 한두 달 전에는 교사와 학생이 학생부 기록에 매달리는 등 ‘학생부 잘 쓰기’ 경쟁까지 나타나고 있다. 물론 동아리를 비롯한 다양한 교내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학생들 가운데는 학력보다는 교내 활동만 열심히 하면 희망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묘한 환상까지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학습지도에 애로사항이 많다. 사실 고3 학생들의 90% 이상이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데, 그 중에는 학생부 비교과 기록을 내세워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으로 지원 카드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다. 탈락하는 학생 가운데는 비교과 기록 때문이라며 학교나 담임교사를 원망하는데, 그 이유조차 설명해 줄 수 없다는 점에서 답답할 따름이다.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고 탓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수험생은 물론이고 교사까지도 이해할 수 없는 ‘깜깜이 전형’이라면 교육 현장에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 얼마 후면 대입 수시모집 경쟁이 본격 시작된다. 지금이라도 대학은 지난해 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합격하거나 탈락한 학생들의 이유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의문투성이로 일관해선 곤란하다.
다가오는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우리가 지금 자유를 누리면서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된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희생한 많은 분들의 피와 땀 덕분이다. 바쁘게 살다보니 평소에 잊고 있을 때가 많겠지만 늘 우리 마음속에서 그분들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그분들의 고마움과 나라사랑 정신을 알려주는 것은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 호국영령들의 고마움과 나라사랑 정신을 그나마 몸으로 쉽게 느낄 수 있는 곳은 국립현충원이나 국립묘지다. 국립현충원은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이 있다. 국립묘지로는 국립 4·19민주묘지와 국립5·18민주묘지가 있다.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많은 학생들이 남의 고마움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더라도 누군가의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가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계속 지도할 필요가 있다. 나라를 지키고 올바른 나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몸을 바쳐 자신을 희생했는지를 잠시나마 느껴봤으면 한다. 다함께 묘비 닦기, 유적지 청소, 잡초 뽑기, 안내판 점검, 방문객 안내 등 봉사활동을 하면 더 좋겠다. 경건한 마음으로 국립현충원이나 국립묘지를 참배하면서 넋을 기리고 국가유공자들의 묘비, 기념 비석 등을 닦으면서 고마움을 되새겨본다. 학년에 따라 맞게 휴지 줍기나 잡초 뽑기, 쓰러진 물건 바로 세우기 등 묘역 정화 활동을 펼쳐도 된다. 호국영령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서 애국정신을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 모두가 알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분이라면 어떤 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이라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점을 살펴보도록 한다. 그 분들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겠는지 역사적인 사실과 관련지어 생각해 본다면 수준 높은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현충원을 다녀오기 전보다 이후에 대한 인식 변화가 바람직한 쪽으로 많이 나올 것이다. 자주 가기는 힘들겠지만 1년에 한 번 정도 초·중·고 때 한 차례 이상 방문해 좋은 활동을 해본다면 의미 깊은 일이 될 것이다. 참고로 국립현충원과 자매 결연을 맺어 전교생이 연 5회 이상 헌화 묘역 정화 활동을 하고 있는 학교가 많다.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 장기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더 의미 있고 효과가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활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학생도 있겠지만 횟수가 늘어나다보면 어느덧 자연스럽게 진짜 좋아서 활동하는 학생들이 많이 생겨나게 된다. 국립현충원에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갈 수 없다면 지역에 있는 현충탑이라도 찾아간다면 좋겠다. 조금만 둘러보면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탑은 전국 곳곳에 아주 많다. 효창공원 내 임시정부요인묘역, 독립운동유적지, 독립운동사적지, 독립운동가 생가, 독립기념관, 백범기념관이나 안중근기념관과 같은 독립운동가 기념관을 찾아가서 나라의 소중함과 나라사랑 정신을 북돋우는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과 겨레의 올바른 정신이 깃든 곳에서 교육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학생들의 국가관 정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갈수록 개인주의가 판치고, ‘모두 함께’, ‘다 함께 힘을 합하자’라는 정신이 부족한 세상에 뭔가 구심점이 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나라를 위해 애쓰시다 돌아가신 모든 순국선열에 대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감사를 보내는 것이 이 땅에 살아있는 우리가 해야 할 도리다.
재작년엔 ‘기쁜 스승의 날을 추억함’, 작년엔 ‘참 우울한 스승의 날’이란 칼럼을 썼다. 제목에서 짐작되듯 기쁜 날과 우울한 날로서의 소감을 각각 밝힌 것이다. 명예퇴직 신청서를 냈으니 어쩌면 재임중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제34회 스승의 날은? ‘개념 없는 스승의 날’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기념식마저 취소되었던 지난 해에 비하면 올 스승의 날은 성대하게 치러졌다.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사상 처음의 스승의 날 기념식이었으니까. 기념식에선 근정포장 12명, 대통령표창 109명, 교육부장관 표창 5496명 등 5724명의 교원이 정부포상을 받았다. 지난 해 교육부장관 표창 대상자였으되 표창장을 두 달여 늦게 받은 필자로선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축하할 일이지만, 필자 생각엔 일부 면면은 해당 표창 ‘깜’이 안 되는 교원들도 있어 보인다. 하긴 교육부장관 표창의 경우 ‘전입순’이 추천대상임은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다. 필자도 그랬냐고? 아니다. 필자는 특이하게도 제자의 추천으로 장관 표창을 받은 경우이다. 2013년 12월 대통령상인 ‘대한민국인재상’을 수상한 제자가 지도교사였던 필자를 추천한 것이었다. 그럴망정 필자는 다소 못마땅했다. 하필 제33회스승의 날 유공교사에 포함되어서다. 폄하 의도는 추호도 없지만, 스승의 날 표창대상은 대략 정해져 있는 것이 작금의 학교 현실이다. 가령 학교 만기 근무자가 추천 0순위 하는 식이다. 요컨대 대한민국인재상의 대통령상까지 받게 학생을 지도한 특별한 공적이 도맷금으로 넘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할까! 하긴 스승의 날 그리 기분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씁쓸함이 밀려들기 일쑤였다. 스승의 날이 씁쓸한 것은 어느 교육감의 “껌 한쪽도 학생들로부터 받지 말라”는 편지 때문이다. 누가 그렇게 촌지 따위를 받아먹어 그걸 예방한답시고 사제간 자연스러운 인간적 정마저 차단하는지 쓴웃음이 절로 나는 그런 시대의 선생이어서 씁쓸한 것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32년 만에 처음 겪는 것이지 싶은 스승의 날을 보내게 되어서다. 정부나 교육청에선 기념식이다 뭐다해서 제법 스승의 날의 의미를 기리고 새기는데, 그러긴커녕 맙소사! 교내체육대회를 오후 4시까지 펼친 학교의 선생이었던 것이다. 원로교사라고 대회 심판에선 열외되었지만, ‘개념없는 스승의 날’이란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왜 그런 교육과정을 짰는지 그 깊은 뜻을 알지 못하지만,그런 스승의 날이라면 없어져야 맞다. 뜻깊은 스승의 날 감회조차 원천봉쇄당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근로자의 날’처럼 하루 쉬는 게 낫다. 사실 필자는 무슨무슨 날을 엄청 싫어한다. 예컨대 1년 만에 어김없이 돌아오는 귀빠진 날 아내와 딸들이 케이크에 촛불 밝히고 축하 노래라도 부를라치면 질겁하며 못하게 하는 식이다. 그럴망정 어찌된 일인지 스승의 날엔기념식이나 교실 안에서 노래만큼은 꼭 듣고 싶다. 이를테면 선생님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강한 셈이라고나 할까? 그런데도 스승의 날 아예 학교 문을 닫았으면 차라리 좋겠다고 생각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 날 쉬면 이런 씁쓸한 기분은 생기지 않을테니까! 교사들이 주인공인 스승의 날이 맞는지, 의구심이 떠나지 않는다.
“학생! 가운데부터 솔로 밀어서 공기를 빼면서 붙여야 돼. 걸레로 문지르고…” 16일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의 한 빌라 2층.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어머니와 두 딸이 살고 있는 이곳에 세경고 2학년 30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20년이 넘게 도배를 하지 못해 지저분해진 집을 깨끗하게 관리해주기 위해 나선 것이다.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모여 도배를 하기 위해 짐을 옮기고 오래된 벽지를 뜯어냈다. 먼지 속에서도 학생들은 핸드폰으로 미리 찍어둔 사진을 보며 물건을 제자리로 옮겨놓고 도배사의 도움을 받아 천장과 벽면에 벽지를 붙이며 신속하게 움직였다. 세경고는 해비타트 경기북부지회와 연계해 소외계층의 집을 고쳐주는 활동을 매년 2학년 학생 전체가 2개 학급씩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이기준 해비타트 경기북부지회 건축팀장은 “도배할 때 짐도 많고 공간이 비좁다보니 도배사들이 꺼리는 집들이 많은데 매년 세경고 학생들이 참여해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박진철 학생은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힘들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할 만하다”고 밝혔다. 학부모도 함께 봉사의 손길을 더했다. 김인호 학생의 아버지 김성봉씨는 “좋은 뜻이고 마침 시간도 맞아 아이들이 못하는 게 있으면 도와주려고 아들과 같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경고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을 실천교육을 통해 익힌다는 취지에서 1학년은 꽃동네 봉사와 연탄 나르기, 3학년은 독거노인 대상 김장 나눔 활동 등 차별화된 정례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또 동아리별로 내 고장 하천 살리기나 지구사랑 벽화 그리기 등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해 시민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같은 날, 파주의 자운서원에서는 2학년 다른 2개 학급 학생들이 선비복을 갖춰 입고 예절 교육을 받았다. 율곡 이이가 저술한 격몽요결을 통해 심신을 가다듬고 공손함과 인내를 익히도록 했다. 오후에는 학부모 10여명과 함께 다도교육과 전통놀이 체험을 실시했다. 박기범 교사는 “평소 책상에 앉아서 만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통을 하다보니 색다른 경험이고 옷차림이 달라져서인지 학생들도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이라며 “학생들한테 가르치기 전에 선생님이 먼저 알아야 한다는 뜻에서 지난주에 선생님 58명 전원이 와서 미리 교육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세경고는 1학년 때는 ‘성공하는 청소년의 7가지 습관’ 교육을 통해 셀프 리더십을 키우고 2학년 때는 나와 공존하는 친구,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관계 맺는 서번트 리더십, 3학년에서는 세계시민 교육을 통한 글로벌 리더십 키우기를 주제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에서 사회, 세계로 그 개념과 범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이를 위해 3년간 같은 담임이 학생들을 맡아 인성교육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학부모와 함께하는 산행이나 문학기행, 오페라공연, 미술심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학교와 가정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준화 교장은 “인지와 정의, 실천적인 영역에서 고루 인성교육이 실시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인성교육을 통해 신입생 지원율이나 입학성적도 높아졌고 학생들의 생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중도 탈락율도 감소됐다”고 밝혔다.
이번 인성교육 국제포럼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해외의 인성교육 사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국, 지역사회와 협력 강화= 2010년 전미교육연합회(NEA)에서는 결의안을 채택해 모든 학교 단계에서 인성교육의 계획을 세우고 교육 활동을 할 것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의 50개 주에서는 자체적으로 법을 정해 교육 과정을 통해 반드시 인성시민교육을 실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부모, 지역사회 단체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어 연방정부에서는 파트너십을 통해 인성교육을 운영하는 경우에 보조금을 주기도 한다. 공익을 위해 앞장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인성교육 교과과정으로 제공하는 ‘기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목을 쭉 빼고 롤모델을 찾으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캐나다, 교육과정에 시민교육 강조= 일부 주에서는 인성의 덕목에 중점을 둔 교육과정을 별도로 운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주에서는 교과와 상관없이 전 영역에서 세계시민으로서의 덕목 가치를 가르치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배려하고 책임감 있는 적극적인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짜여져야 한다’고 캐나다교원연합(CTF) 성명에 규정하고 있다. CTF에서는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하도록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 성적평가로 학교 폐쇄까지= 학생들의 학업 성적을 올리는 데에 치중하면서 오히려 인성교육은 간과하고 있는 현실이다.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의 언어와 수학, 제2외국어 성적 등을 바탕으로 교사와 학교를 평가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학교 폐쇄 명령까지 내리고 있다. 체육이나 예술 등 학생들의 정서적인 부분과 관련된 교과는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학교 내에서 더 이상 가르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교사도 학생들의 감성적인 부분에 관여할 기회가 적고, 교과 성적을 올리는 교습행위로만 역량을 한정시켜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진행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있지만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Education for all(모두를 위한 교육)을 넘어서 Character education for all(모두를 위한 인성교육)의 정신이 미래 교육의 의제에 담겨지기를 바랍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18일 인천 송도에서 세계교육포럼의 사전 부대행사로 열린 인성교육국제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유네스코가 세계교육의 발전을 위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이제는 학생들의 정신적 지원을 위한 인성교육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을 통해 급격한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룩했지만, 이제는 결과 지향적 교육으로 인한 폐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 세계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주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개발도상국에서 교육환경 개선, 학업성취 향상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인성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인성교육은 개인의 품성을 넘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능력, 세계시민교육적 차원으로 범위가 확장된 것”이라며 “동서양에서 존중돼온 가치들이 혼재된 개념으로 세계교육의 화두로 던져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는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처방적 교육이 아닌 예방적 대책을 마련해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 나서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인성교육의 방법이자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도 “이제는 교육이 머리가 아닌 가슴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학습효과가 크다는 것이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는 최상위 성적을 유지하는 반면, 국제시민의식교육연구에서는 최하위를 차지해 학생들의 인지와 정서가 불일치 상태라는 것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인성교육은 교사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며 “교사가 일방적인 지식전달자가 아닌 학생들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교실 변화를 주도해 나가도록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계의 교육계도 교사를 중심으로 전 교과 영역에서 인성교육이 실천돼야 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 했다. 수잔 호프굿 세계교원단체(EI) 회장은 특별강연을 통해 “인성시민교육을 하는 데에 있어 교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교사들이 협동적이며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 환경을 만들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학부모들로부터 지지와 신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성교육은 개별 교과에서 이뤄지는 수업이 아니라 전 교과 영역에서 다루는 포괄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핀란드나 싱가포르는 PISA 결과가 우수하면서도 점수나 경쟁으로 압박하는 시스템이 아닌 것을 보면 인성과 학업성적을 배타적인 것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캐시 핼랫 다실바 캐나다교원연합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주에서 교육 전반에 걸쳐 세계시민으로서의 덕목을 녹여내 가르치고 있고, 이 교육의 책임은 바로 교사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햄 도슨 영국교사노조연합 회장은 학업에 치중하고 있는 영국의 현실을 지적하며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에서는 학생들의 학업 성적으로 교사나 학교를 평가해 교사들이 점차 학생의 감성적인 부분에 관여할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며 “한국 사례가 영국 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영향을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5월 17일, 청주직지산악회원들이 황매산으로 철쭉산행을 다녀왔다. 가끔은 욕심을 비우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더불어 살아야 편하다. 비가 내린 후 회오리바람이 불어와 철쭉꽃이 다 떨어졌다는 것을 알았지만 약속을 지키는 것이 먼저였다. 황매산(黃梅山)은 경상남도 합천군과 산청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5월 중순경이면 산줄기가 붉디붉은 선홍빛으로 물드는 철쭉군락지로 유명하다. 높이 1108m의 고봉으로 상봉·중봉·하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릴 만큼 아기자기하게 삼라만상을 펼쳐놓은 모산재의 바위산이 절경이고, 남쪽 기슭에 있는 고찰 영암사지(사적 131호)가 유명하다. 황매산이라는 이름은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의 풍광이 활짝 핀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느낌을 주어 붙여졌고, 고려시대 호국선사였던 무학대사가 수도했던 장소였으며, 황매산의 황(黃)과 매(梅)가 부귀와 풍요로움을 상징하여 소원을 이뤄주는 기도터로도 알려져 있다. 여행지는 늘 다른 모습을 보여줘 감흥이 새롭다. 철쭉꽃이 진 자리를 초록으로 채우고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을 텐데 오늘따라 유난히 빈자리가 많다. 통영대전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와 함양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10시경 이번 산행의 들머리이자 영화주제공원이 있는 법평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면 주차장 아래편의 법평리와 마을뒤편의 황매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준비물을 챙긴 후 법평리, 임도, 능선, 황매산 정상, 황매평원, 베틀봉, 모산재, 순결바위, 영암사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했다. 아픈 무릎 때문에 되도록 산행거리를 줄이려고 철쭉군락지 바로 아래 주차장까지 3㎞ 거리의 임도는 요금 10000원인 택시로 편안하게 이동했다.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산악회원들이 땀을 흘리며 걸어야 하는 1시간 거리의 고갯길을 택시는 잘도 달린다. 택시에서 내려 임도를 따라가다 왼쪽편의 군락지로 들어서면 키가 큰 철쭉들이 터널을 이룬다. 팔각정자와 산신제를 지내는 제단을 지나면 철쭉터널이 미로처럼 사방을 연결한다. 낭떠러지로 되어있는 서쪽 정상을 구경하며 40여분이면 황매평원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도착한다. 아래에서 위쪽을 바라보면 정상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가깝게 보인다. 목장의 울타리를 닮은 나무 계단과 숲길을 오르면 암봉으로 된 정상을 만나는데 주변은 크고 작은 바위들을 연결하며 기암절벽을 이룬다. ‘황매봉(黃梅峰)’이란 글이 음각되어 있는 정상의 키 작은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만들었다. 정상은 위험을 무릅쓰고 올라서야 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빼어나다. 지리산의 천왕봉과 웅석봉, 왕산, 합천호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무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황매평원 주변의 풍경도 일품이다. 정상 아래로 내려오면 해발 800~900m의 평원으로 옛날 목장지대였던 황매평원이 이어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황매산은 억새도 많아 계절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산으로 알려져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은 후 베틀봉, 산불감시초소, 제2철쭉군락지, 철쭉제단, 제1철쭉군락지를 지나 모산재로 향한다. 꽃이 져 초라한 군락지에서 색 바랜 꽃들을 드문드문 매단 철쭉나무들이 뒤늦게 꽃구경 나온 사람들을 반긴다. 모산재(높이 767m)는 합천팔경 가운데 제8경에 속하는 명승지로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가 절경을 만든다. 황매산의 한줄기로 본래는 신령스런 바위산을 뜻하는 영암산이었는데 주민들은 잣골등이라고 부른다. 재와 재를 잇는 길 가운데에 있어 높은 산의 고개가 된 모산재에서 동남쪽을 바라보면 돛대바위가 있는 철계단 방향과 독도바위와 순결바위가 있는 영암사 방향의 멋진 바위들이 산 아래편의 대기저수지와 어우러진다. 이곳에 돌탑과 고사목이 있는데 고사목에 써있는 길은 걸어가야 만들어진다는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이 눈길을 끈다. 대기저수지 주변의 다랭이논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건너편의 돛대바위와 철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영암사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수석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 모양이 다양한 바위들을 만난다. 커다란 바위 두 개가 우뚝 서있는 독도바위를 지나면 남녀의 순결을 시험할 수 있다는 순결바위가 있다. 안내판의 내용에 의하면 평소 사생활이 순결치 못한 사람은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간다 해도 바위가 오므라들어 나올 수 없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숲길에 있는 국사당은 태조 이성계가 등극하기 위하여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올렸다는 곳이다. 산행 끝머리인 황매산 남쪽 기슭의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에 위치한 영암사지는 정확한 창건 연대가 알려지지 않았다. 영암사지는 발굴·조사로 사찰의 규모가 부분적으로 밝혀졌는데 쌍사자석등(보물 제355호), 삼층석탑(보물 제480호) 등은 문화적 가치가 크다. 4시 10분경 모산재 주차장에 도착해 늦게 내려오는 사람들을 기다리다 4시 30분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에 위치한 생초식당으로 향했다. 생초식당(055-973-5757)은 맑은 물이 흐르는 경호강 옆에 있어 매운탕이 맛있는 집으로 소문났다. 이곳에서 메기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겸한 뒤풀이를 하고 왔던 길을 되짚어 청주로 향했다.
봄은 모든 것이 새롭고 신선해서 좋다. 그래서 늘 봄날이길 바라지만 어쩔 수 없이 봄날은 간다. 5월 19일, 가는 봄날을 아쉬워하며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강원도의 두위봉(높이 1466m)으로 야생화 산행을 다녀왔다. 두위봉은 정선군과 영월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두툼하고 두루뭉술한 모양새 때문에 두리봉이라고도 한다. 주위의 민둥산, 백운산, 함백산, 태백산 등의 명성에 가려 높이에 비해 빛을 못 본 산으로 남아 있다가 자연생태가 잘 보전된 정상주위에서 철쭉제와 등반대회를 개최하며 알려지기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우고 정선으로 향한다. 진천터널 사고 소식에 중부고속도로 증평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38번 국도의 박달령휴게소에 들른다.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가래떡은 물론 부침개와 과자에 커피까지 타서 자리로 배달하고 달콤 회장님의 인사와 산행일정 안내, 뒤풀이 음식 등을 찬조한 분들에 대한 감사의 박수가 이어진다. 영월을 지나면서 역할을 멈춘 폐역이라 더 초라해 보이는 탄부역, 연하역, 함백역이 차창 밖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풍경이 을씨년스럽다. 한참동안 구불구불 고갯길을 넘어 예정시간보다 늦은 10시 30분경 태백선 열차가 지나는 자미원역에 도착하여 사방댐, 천연샘물 쉼터, 갈림길, 두위봉 정상, 갈림길, 감로수 샘터, 단곡계곡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한다. 기찻길 건너편의 두위봉 등산로 안내판에서 산길로 접어들며 산행이 시작된다. 처음은 오르막으로 시작되지만 육산이라 비교적 평탄한 산길이 이어진다. 신록이 우거져 사방이 그늘인 산길에서 나무집과 사방댐도 만난다. 급할 게 없는 산행이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를 누리다 천연샘물(연못) 쉼터를 만난다. ‘정상까지 가시는 동안 천연샘물은 이곳이 마지막이오니 충분히 목을 축이시고 맑고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즐거운 산행되시길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서있지만 선뜻 목을 축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우리말로 들꽃인 야생화(野生花)는 작아서 더 아름답고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어서 더 정이 가는 우리나라 꽃이다. 두위봉 정상으로 가는 산길을 따라 개별꽃, 줄기산딸기, 미나리냉이, 승마, 괴불주머니, 얼레지꽃, 설앵초, 동의나물 등 예쁜 야생화들이 꽃을 피웠다. 꽃에 눈높이를 맞추다보면 박효신이 부른 노래 야생화가 생각난다. ‘하얗게 피어난 얼음 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주릉에 들어서면 수만 평이 넘는 철쭉군락지가 시작된다. 두위봉이 짙게 화장하는 시기가 6월 초순이라 철쭉군락지에서의 꽃구경을 연분홍 철쭉이 정상 주변을 멋쟁이 여자처럼 화사하게 치장한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철쭉군락지 샛길을 따라가면 능선에 두위봉철쭉비가 서있다. 철쭉비에서 바라보이는 정상은 네모난 자연석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기암괴석과 철쭉나무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정상에서 북쪽으로는 민둥산과 가리왕산, 동쪽으로는 함백산과 태백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갈림길에서 단곡계곡으로의 내리막길에도 야생화들이 지천이다. 감로수샘터에서 맛 좋은 물도 마시고 손을 담그고 싶을 만큼 물색이 진한 사방댐도 만난다. 단곡2교 옆 주차장에 도착해 손발이 시릴 만큼 차가운 계곡물로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두부지짐과 메밀부침개를 안주로 뒤풀이를 하고 4시 10분경 출발한 관광버스가 금왕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사이 밖에는 오락가락하던 날씨가 제법 굵은 빗방울을 뿌려댄다. 두위봉은 주변의 산들에 비해 특별히 내세울 게 없는 산이다. 하지만 평탄한 등산로에 그늘이 이어지고, 산길의 야생화와 정상 주변의 철쭉이 반겨 산행이 여유로웠다. 가장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요즘 산행을 통해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친다.
공무원 연금이 정가에 가장 큰 다툼 항목으로 떠올랐다. 지난 스승의 날 c일보를 보면 ‘공무원 1명 년금적자 메우는 돈이 기초수급자 월평균 급여보다 많아‘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 했다. 평생을 공무원으로 봉직하다가 퇴직하여 연금으로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듣기가 심히 거북한 이야기들이다. 지금 연금을 받아 사는 사람들을 돌아보면 최소한 3, 40년 전에 공무원으로 시작한 사람들일 것이고 당시는 7, 80년대 한창 경제개발로 사회가 흥청거릴 때이니 약간이라도 자신이 능력자라고 생각하는 자들은 박봉의 공무원 자리를 박차고 다른 직업으로 나아가 참 잘 먹고 잘사는 사람으로 변신한 때이다. 국가에 대한 헌신적인 국가관이 있든 없든 간에 남들 눈엔 오로지 못난 사람만이 공직에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보였었다. 또 정부에서 연금보험료의 반을 부담하기에 적자의 폭이 더 커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면 그 당시 상여금도 없이 오직 박봉에 시달리며 살던 불쌍한 공무원에 대해 어떤 신문이 대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나섰으며 모든 기업들이 종업원을 위한 퇴직금을 전액 적립할 때 사용자인 정부가 공무원들의 연금불입금을 전부 부담하지 않느냐고 말한 어떤 신문이나 사람이 있었는가? 그 박봉에 연금불입금 반인들 자유의사도 아니고 퇴직금이 없으니 그렇게라도 해서 퇴직 시 도움을 받자고 선택의 여지없이 넣었으니 그 돈이 국가발전의 자금으로 다소나마 사용된 것이 아니겠는가. 필부도 조강지처는 내치지 못한다고 했는데 하물며 국가가 어려울 때 나라 일에 함께한 퇴직 공무원을 국민의 혈세를 빠는 흡혈귀처럼 보도한다는 것이 흡사 IMF당시 구조조정을 핑계 삼아 온갖 통계와 일부의 잘못을 침소봉대하여 교사집단이 마치 부패집단의 표본처럼 보도하던 신문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금리가 낮아지고 달리 생계수단이 없는 퇴직 공무원이 연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고 그로 인해 국가의 재정보조가 날로 커지고 어떤 형태로든지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개악인지 개혁인지 모르지만 이를 의논하는 여, 야의 인물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연금을 정착시켜야 했던 당시 형편을 바탕으로 한 의논과 결정이 있어야 할 것인데 입으로는 후세를 위해, 나라의 장래를 위해라고 떠들지만 오로지 자기들의 당리당략에 매여 결정하는 모습이 한 눈에 보인다. 퇴직자의 연금까지 동결하고 각종 부과금까지 짊어져야 한다면 소위 그런 것들을 의논할 정도의 위치에 있는 지도자급 인사들의 기득권이며 알송 달송한 문구로 왜곡하는 국회의원 연금법이라든지 온갖 명목으로 지급되는 억대가 넘는 국회의원들의 소득 등 진정한 약자가 아닌 강자들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의논을 먼저 행하는 것이 진정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관점을 가지고 산다. 모두가 비슷할 수는 있으나 똑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만큼 프레임은 자기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1995년, 미국 코넬 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이 1992년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순간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동메달리스트의 행복 점수는 10점 만점에 7.1로, 은메달리스트의 행복 점수는 4.8로 나타났다. 객관적으로 보면 성적이 좋은 은메달리스트가 동메달리스트보다 더 큰 성취를 이룬 것이 분명한데 감정은 이와는 반대였다. 도대체 왜 은메달리스트가 동메달리스트보다 불행한 것일까? 그 이유를 자신이 얻은 것과 얻을 수 있었던 것을 비교하는 '비교 프레임'의 작용 때문이다. 은메달리스트는 "내가 거기서 한 발짝만 더 나갔어도 금메달이었는데…." 라고 생각하고 금메달리스트와 자신을 비교한다. 하지만 동메달리스트는 까딱 잘못했으면 '노메달'이었기 때문에 동메달을 땄다는 사실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 즉 비교 프레임을 통해 현실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존 구어빌 교수의 1998년 연구는 우리의 판단에 얼마나 오류가 많은지 보여준다. 회사에서 한 구호단체에 기부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사원들에게 1년간 기부할 의사를 물었다. 한 팀에는 연간 30만 원의 기부액을 제시했고, 다른 팀에는 매일 850원의 기부액을 제시했다. 그 결과 연간 기부의 경우 30%만이 기부 의사를 밝혔지만 일일 기부의 경우 52%가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렇다면 매일 기부하겠다고 한 사람들이 더 착한 사람들인가? 그건 아니다. 850원이라는 '푼돈 프레임'이 사람들의 마음을 가볍게 만든 것 뿐이다. 선행은 선한 의지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다. 그래서 선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프레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마음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프레임을 가져야 하는가? 첫째, 의미 중심의 프레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막연한 먼 미래가 아닌 내일 당장의 삶에 의미를 두는 것이 지혜로 가는 첫걸음이다. 둘째, 자기 방어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 밖의 세상을 향해 접근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 새로운 일을 접했을 때 늘 접근의 프레임을 견지하는 것이다. 셋째, '지금 여기'의 프레임으로 현재의 순간을 충분히 음미하고 즐기는 것이다. 넷째, 비교 프레임을 버리는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남들과의 단순한 비교'가 되어서는 안된다. 다섯째, 긍정적인 언어를 선택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말이 긍정적인 프레임을 만든다. 여섯째, 닮고 싶은 좋은 이야기를 가지는 것이다. 그 이야기 속의 주인공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 주인공과 같은 프레임을 갖게 해주고, 나아가 그 사람과 비슷한 삶을 살도록 만들어 준다. 일곱째,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주변 물건들을 적절히 선택하고 배치하는 것은 인테리어 차원을 넘어서는 마인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여덟째, 체험의 프레임으로 소비하는 것이다. 행복은 소유 자체를 위한 소비보다는 경험을 위한 소비를 했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 아홉째, '어디서'가 아닌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많은 심리학 연구들은 행복이 '어디서'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의 문제임을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다. 열 번째, 위대한 반복의 프레임을 실천해야 한다. 성취는 어떤 영역이든 '중단 없는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상의 10가지 프레임을 선택하고, 실천한다면 분명 지금보다 현명하고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한국인 평균수명이 81세를 넘어섰다. 이제 노후 준비는 필수가 됐다. 노후는 어떻게 준비해야 옳을까. 노후자금은 10억 원이 있어야 하나, 7억 원이 있어야 하나, 정답이 없다. 그러나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살고 있는 집을 제외하고, 이만큼의 노후자금을 준비해 놓고 퇴직하는 직장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런 말을 들으면 그저 속만 터질 뿐이다. 또 수억 원의 노후자금을 마련했다고 해서 노후 준비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건강, 자녀 문제, 퇴직 후에 할 일 등에 종합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첫째, 건강이다. 언젠가는 모두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런데 죽음이 어느 날 갑자기 조용히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생각보다 오래 살면서 짧게는 2, 3년, 길게는 10년 정도를 앓으면서 돈 문제, 외로움 등으로 고생하다 가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그런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다. 미국, 일본에서 ‘퇴직 후에 생활비가 줄었는가’를 물은 조사 결과를 보아도 줄지 않았다는 비율이 30∼40%를 차지하고 있다. 의료비, 간병비 때문이다.고령자를 대상으로 ‘당신은 지금 건강한가’라고 물었을 때 선진국에서는 60∼70%가 ‘건강하다’고 대답한 반면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40%에 지나지 않았다는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버리고 관련 보험 등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둘째, 노후생활이 어려워지는요인이자식 문제이다.‘자녀 리스크’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5060세대 648만 가구 중 59%에 해당하는 381만 가구가 은퇴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은퇴 빈곤층이란 부부 월 생활비 94만 원 이하로 살아야 하는 가정을 말한다. 은퇴 빈곤층 전락 위험률이 이렇게 높은 것은 수명 연장, 금리 저하, 조기 퇴직 등에도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녀교육비와 결혼비용 과다 지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의 부모 세대들처럼 노후생활비를 자녀에게 의존할 수도 없다. 선진국 어느 나라를 보아도 자녀가 부모 생활비를 도와주는 나라가 없다. 선진국의 젊은 세대가 특별히 불효자들이어서가 아니다.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수명이 짧았기 때문에 노부모 부양기간은 평균 5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오는 100세 시대에는 25∼30년으로 늘어날 것이다.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자녀도 노인인데 어떻게 부모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지나친 자녀교육비와 결혼비용 지출로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쓰는 것이 과연 자녀들의 장래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도 냉정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교육비를 들여 시험 잘 보는 능력을 키워주고, 결혼 후에도 생활이 불편하지 않도록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는 게 자녀를 위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경제적 자립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다. 그리고 자녀에게 들어가는 돈을 아껴서 자신들의 노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셋째, 퇴직 후에 무슨 일을 하면서 살 것인가이다. 주위에서 인생 2막을 계획하는 사람들을 봐도 대부분이 70대까지만 생각한다. 80대 이후의 계획을 가진 사람은 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 100세 인생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반면에 퇴직 시기는 오히려 예전보다 빨라졌다. 퇴직 후 30∼40년, 길게는 50년 동안 돈도 돈이지만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선진국 직장인들은 퇴직 후에도 형편에 따라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모아 둔 노후생활비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면 체면을 버리고 허드렛일이라도 해서 모자라는 생활비를 벌 생각을 한다. 유감스럽게도 국내에서는 노후생활비가 모자라는 직장인이 대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수명은 갑자기 늘어났는데 퇴직 시기는 전보다 더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후생활에 걱정이 없는 사람들은 퇴직 후에 아무 일도 안 해도 되는가? 그렇지 않다. 주위에서 보면 노후생활비에 걱정 없는 사람들이 오전에는 헬스클럽에서, 오후에는 커피숍에서 무료하게 소일하고 있다. 하루 이틀, 한두 달도 아니고 30∼40년을 그렇게 보내야 한다면 그 또한 보통 고역이 아닐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기본적인 노후생활비에 걱정이 없는 사람들은 취미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 등을 하면서 약간의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국내 직장인들도 이런 사례가 점점 늘어날 것이다. 수명이 70∼80세이던 시절에는 ‘공부-취업-은퇴’라는 삶의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100세 시대에는 ‘공부-취업-공부-재취업’의 순환형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겨운 우리 가곡,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좋아한다. 사람들은 듣기도 좋아할 뿐더러 더 적극적인 사람은 직접 부른다.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배운 것이 떠오를 것이다. 실기평가로 가창이 있으면 그것을 대비하느라 수 십 번 불렀다. 그리하여 가곡 한 곡을 내 것으로 소화시키는 것이다. 필자도 음악을 좋아한다. 음악이 있는 곳이면 일부러 찾아가 음악을 즐긴다. 우리 가곡 또한 좋아한다. 1975년 대학 입학 시 실기시험으로 ‘사공의 노래(함호영 시 홍난파 곡)을 불렀다. 야간대학 국문과에 다닐 때에는 모임에서 ‘산촌’(이광석 시 조두남 곡)을 부르기도 하였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아주대학교에서 개최한 ‘한국가곡의 밤’에는 국내 정상급 유명 성악가 노래를 손꼽아 기다리곤 하였다. 당시 성악가들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 무대 위에 선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무대 위에서 그들의 복장, 제스처 하나하나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 영향을 받았을까? 테너 송승민 팬 카페 모임에 한 번 참석하고 한국예술가곡연주회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다. 율전중학교 제11회 졸업식(2012.2) 때에는 성악가를 초청하여 졸업식 분위기를 살리고 졸업생들의 졸업을 축하하였다.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끼리끼리 모인다. 청산(靑山) 정채균도 이 때 만났다. ‘제32회 청산 가곡 음악회’ 우리 가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음악회다. 그 동안의 출연진을 보니 성악 전공자, 성악 레슨을 받은 사람, 상당한 연주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 무대에 선다. 2012년 9월 15일 첫 공연을 가졌으니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 회원만 1500명 정도이다. 얼마 전, 서울 관훈동 인산문화홀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를 참관한 일이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기에 일부러 찾아간 것이다. 공연장인 백상빌딩은 인사동 골목과 가까이 있었다. 리허설을 하는 출연진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정채균님과 이명숙님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3년 전 카페 모임에서의 만남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1부, 2부, 3부로 이어지는데 모두 17명의 아마추어 성악가가 출연하였다. 출연자마다 음악에 대한 내공 연수가 다르게 보인다. 출연자 대부분이 성량이 풍부하다. 마이크가 필요 없다. 몇 분은 여러 번 출연한 경험이 있는지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이 가운데 여성 세 분은 처음 출연했다고 한다. 김희숙님은 멀리 광주에서 오셨다. 아무리 능숙한 출연자라도 무대에 서면 떨리는 것은 당연한 것인가? 출연자들의 긴장감이 엿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아마추어가 아니다. 무대 출연복을 입고 당당히 무대에 섰다. 오늘 이 무대에 서기 위해 선곡을 하고 발표하기 위해 아마도 같은 곡을 수 십 번을 불렀으리라. 성악전공자로부터 사사도 받았을 것이다. 바로 이 과정이 대단한 것이다. 이번 음악회의 성공, 사회를 맡은 임승환 시인의 역할이 컸다. 시작 멘트와 함께 5월 가정의 달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작시를 낭송한다. 연주곡을 소개할 때에는 작사와 작곡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그것이 곡 감상과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된다. 맨 마지막 다함께 부르기에는 ‘고향의 봄’ 작시자인 이원수님의 장녀가 함께 하니 의미가 깊다. 오늘 출연한 성악가들, 카페에 올려진 동영상을 보면서 스스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본다. 전공자나 출연진 여럿이 모여 서로가 서로에게 조언을 하여 준다면 어색함은 사라지고 지금보다 더 수준높은 음악은 물론 세련된 무대 매너가 나오리라고 본다. 아마 본인 동영상은 여러 차례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하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대표를 맡고 있는 청산. 그는 왜 이 음악회를 만들고 여러 동호인들과 계속 이어오고 있을까? 그의 말을 들어본다. “청산가곡 음악회는 주옥같은 시에 아름다운 선율로 날개를 입힌 우리 가곡, 한국인의 혼과 정서가 살아 숨쉬는 우리 가곡으로 삭막하고 혼란한 이시대의 스트레스를 정화하고, 우리네 정서를 함양시키는데 일조하며, 우리 가곡을 온 세상에 꽃 피울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들의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닐 것이다. 바로 자아실현이다. 본인이 꿈꾸던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 일을 즐기며 생활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우리 가곡이 좋아 우리 가곡을 즐기고 온 세상에 퍼뜨리는 사람들. 정신적 여유를 즐기고 있는 이들이 부럽다. 장승포 바다의 추억을 노래 한 ‘그대 눈 속의 바다’(최종두 시, 우덕상 곡)의 선율이 귓가에 맴돈다.
한국은 교육을 통하여 발전을 이룩한 대표적인 나라이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대한민국은 1960년대만 하더라도 빈곤국가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교육을 통해 발전을 이룩한 나라로 인천에서 2015 세계교육포럼 막을 내리고 ‘양질교육-평생학습’ 인천선언을 발표하였다. 세계 교육 정상들은 향후 15년의 교육 비전을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과 평생학습의 확대’로 정했다. 앞으로 전 세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려면 한국처럼 교육에 투자하고 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각국은 2030년까지 ‘인천 선언’ 내용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했다. 인천 선언은 각국은 2030년까지 12년의 초중등교육을 보장하고 최소 9년간의 무상 의무교육을 제공하도록 했다. 취학 전에는 최소 1년의 취학 전 무상 의무교육을 권장한다. 또 청년과 성인을 위한 평생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직업기술훈련, 고등교육 지원 등 개발도상국의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지원에도 전 세계가 나서기로 했다. “교육은 발전을 일구는 핵심 원동력입니다. 우리의 비전은 교육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폐회사에서 “인천 선언은 개별 국가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이끄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한국도 국제사회 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한편으로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지구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