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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여름방학이다. 방학은 흔히 쉬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방학은 그냥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학교의 교육과정에 짜인 학습 부담에서 벗어나 스스로 계획 하에 학습과 일상을 이끌어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교사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학생 지도와 기타 업무 처리 때문에 챙기지 못했던 자기 연찬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이는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도 명시하고 있는 바다. 교사는 학생의 학습을 돕는 역할을 하고, 또 학생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와 교훈을 주는 인생의 안내자 책무를 지니고 있다. 서로 인간적 교감을 나누고 감동을 남기는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과 사회의 가치관과 규범에서 투철한 철학적 기반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 수행은 오직 교사의 전문적 능력과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성과가 나타난다. 교사는 이제 더 이상 ‘가르치는’ 전문가로의 역할만으론 힘들다. ‘배우는’ 전문가여야 한다. 단순히 자기 교과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의 재능을 어떻게 끌어내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진로·진학 지도와 함께 꿈을 키워주고 미래 삶을 함께 고민하는 선생님이 돼야 한다. 학생 상담 기법, 기초 학력 미달 학생 지도법은 물론 인문학적 소양을 높여 인성교육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교사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런 것을 끊임없이 배울 때 성장할 수 있고, 그 교육역량 또한 학생에게 선하게 미치게 될 것이다. 최근 시대의 가치는 양보다 질적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교육도 다름 아니다. 과거에는 획일적이고 통합적인 교육 활동을 했고, 중앙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면 됐다. 그러나 이제는 교사 개인의 참신함과 개별적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과 함께하는 창의적인 교육을 모색해야 한다. 교육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길에 교사의 사명이 있고,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부단한 자기 연찬은 필수다.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통과한 인성교육진흥법을 정부가 이번에 그 시행령을 만들어 7월 21일자로 공포·시행하한다. 이로써 본격적인 인성교육 실천 기반과 체제를 제대로 갖추게 됐다. 이제 국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학교, 교사 등 인성교육 시행의 각 주체들은 구체적 계획과 사업, 예산을 가지고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 또 민간 영역에 있는 가정과 사회 등도 인성교육의 실천 영역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돌이켜보면 인성교육은 광복 이후 우리 사회와 한국교육이 일관되게 그 중요함을 주창하지 아니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성교육은 실행이 없는 헛된 말, 즉 일종의 구두선(口頭禪)에 그친 느낌이 없지 않다. 교육이념 수준에서만 선언적으로 강조됐을 뿐, 그런 위상에 걸맞게, 구체적 실천을 위한 각성된 노력을 일관되게 해 오지를 못한 것이다. 기술과 물질의 가치에 짓눌려 인성은 되돌아 볼 틈도 없는 세월을 지나온 것이다. 인성교육의 이념이 아무리 고상해도 그 실천이 풍성하고 지속적이지 않으면 그것은 허상이다. 인성교육 실천은 이 시대의 요청에 우리 교육이 실질적 적합성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 인성교육 실천의 역동성을 강조하면서 그것이 관 주도의 지나친 규범적 규제로 흐르는 것을 지양하기를 바란다. 각 교육 주체들의 참여와 협조를 폭넓게 확산시킴으로써 진정한 인성교육의 ‘진흥’을 도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성’ 자체를 두고 긴 시간에 걸쳐 인내하며 올바로 형성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런 만큼 인성교육을 진흥시키고자 하는 모든 실천 노력에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방법의 철학을 우리 사회가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인식은 인성교육을 영리적으로 접근하려는 일부 사교육 시장을 통제하는 준거로도 적용돼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의 올바른 실천을 위해 우리 사회 전반의 각성된 지혜를 수렴해 가기를 기대한다.
최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학교에는 교문 발열체크부터 예방교육, 발열 환자관리와 치료, 각종 문서처리 등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쏟아졌다. 그 일들을 일선에서 감당했던 보건교사로서 이번 대응체계에 여러 아쉬움이 남는다. 전문가 없는 교육당국, 대응 한계 무엇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교육당국이 실질적으로 대처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메르스 감염 비상으로 학교에서는 평소보다 의심 증상 학생이 2배~3배 이상 증가해 매순간 어떻게 대처할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제목이나 내용이 똑같은 공문이 하루에도 수차례 내려오기만 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다. 한 중학 보건교사는 “메르스 3차 환자가 발생해 온 나라가 비상 상황임에도 교육청에서 쏟아지는 메르스 대책 공문은 여전히 2차 환자 발생 때의 매뉴얼이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일선 보건교사들은 교육청에서 학교 현장 상황을 잘 아는 보건 관련 전문가가 감염병 업무를 추진했더라면 좀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대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현 체계로는 위기상황에 일처리가 늦어지고, 소통이 안 되면서 혼란이 가중 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는 학교현장 경험이 풍부한 보건장학사나 보건 파견교사의 교육청 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부와 교육청은 향후 어떤 감염병이 발생하더라도 일목요연하고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선 학교에 있는 보건교사와 소통이 원활하고 학교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서울시교육청의 감염병전담팀 구성에 보건교사가 빠졌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보건교사가 팀의 일원이 돼야 한다. 과대학교에 대한 보건 인력풀 지원도 좀 더 빠르게 대응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메르스 사태가 5월말 본격 시작됐고 인력풀 지원에 대한 공문은 6월 20일경에 내려왔다. 그 동안은 쏟아지는 일을 보건교사 혼자 감당해야 했다. 식사 시간도 화장실 갈 틈도 낼 수 없는 과대학교에는 인력지원이 시급하다. 보건교육이 있는 날 3일만 학생들을 관리해 주는 인턴교사로는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는데 한계가 있다. 보건교사 확충 발언 空言 아니길 보건교사 한 명이 1500명 이상 되는 학생들을 돌보면서 각종 공문처리, 정서행동특성 검사, 건강검진, 흡연예방사업 등 나날이 늘어가는 업무를 감당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과대학교에는 인턴교사가 아닌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보건교사의 추가 배치가 절실하다. 언론 보도처럼 현재 보건교사 배치율은 전국적으로 65%에 그치고 있다. 10곳 중 4곳의 학교에는 보건교사가 없다는 얘기다.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다. 반면 인플루엔자 등 학교 내 법정 감염병에 걸린 학생은 최근 2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는 보도도 나온다.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낮은 보건교사 배치율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난 8일 황우여 장관이 보건교사 확충에 나서겠다고 한 발언이 빈말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농촌지역인 전북 무주군 관내 A초등교 2학년생 예진이의 하루는 아침 7시에 시작된다. 8시에 학교버스를 타면 15km를 달려 40분 후 도착한다. 기상 악천후로 인해 통학차량이 결행한다면 결석, 지각하는 건 부지기수다. 사라지는 학교…먼 통학길 매일 감내 방과 후의 모습은 또 어떤가. 담임교사와 상담을 하거나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도 통학차량을 정해진 시간에 타야 되기 때문에 어렵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인해 이 학교마저 없어진다면 예진이는 30km나 떨어진 곳의 학교를 다녀야 한다. 예진이 한명만 태우고 바로 학교로 향해도 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 통폐합 이후 더 많은 학생이 버스를 타게 되면 등굣길은 더 멀어질 것이다. 예진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학생이 다니는 학교는 전국 1700여개에 달한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은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의 하나로 제시됐다. 정부 방안에 따르면 전국 1750개교의 소규모 학교(읍·면 기준 학생 수 60명 이하)가 통폐합 대상이다. 초교의 경우 강원 50.6%, 전남 47.2%, 전북 45.7%, 경북 45.1%가 이에 해당한다. 전북 무주군의 경우 통폐합 이후 초등교는 단 1개만 남는다는 얘기다. 농·산·어촌에서 지역 사회의 정신적·문화적 공간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가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시골에서 학교는 학생 교육시설을 넘어 지역 주민이 모이는 도서관, 공연장, 놀이터, 체험학습장, 체력단련장 등 지역의 기반시설로써 존재해왔다. 국토의 균형적 발전 및 귀농을 장려하는 국가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농·산·어촌의 불편한 점을 해소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주요시설 중 하나가 바로 농어촌의 특색 있는 소규모학교들이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효율성이다. 출산율 저하에 따라 학령인구가 감소되면서 작은 학교를 통폐합해 학교에 지출되는 교육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2020년까지 매년 2~3% 감소하고, 특히 초등생은 2013년 이후 매년 1% 정도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한 학교 통폐합과 교원 감축은 교육여건 개선보다는 학생의 교육권 침해 및 교·사대생의 청년 실업을 부추기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는 결론적으로 열악한 지방교육 환경을 더욱 황폐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경제논리 학교통폐합 재고해야 시·도간 지역 특수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학생 수 기준에 의한 획일적 통폐합은 농·산·어촌 주민의 생존권과 교육권 침해, 지역균형 발전 및 농·산·어촌 살리기 정책과 배치된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의 주요한 정책 목표가 교육재정 절감이라면 실제로 재정 절감효과가 있는지 실효성을 따져 본 후에 실시해야 한다. 통폐합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가 겪는 비금전적 비용을 고려할 때 실제 통폐합 정책의 재정 절감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라면 이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 따라서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교육부 기준 결정 후 교육재정 운영의 효율성, 교육여건 요인 및 학생·학부모·지역사회 등에게 끼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
현장 “편향적 정책 심화 우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 간 사무와 권한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기본법 제정을 연구·진행하는 것과 관련, 학교 현장에서는 “우리를 더 옥죄려는 것 같다”는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 4월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의 사무와 권한에 대한 기본법’ 제정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본청 회의실에서 타당성 검토를 위한 특별세미나를 개최한데 이어 이달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교문위 소속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공동으로 공청회를 열었다. 시교육청은 오는 10월 최종 연구결과가 나오는 대로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의 검토를 거쳐 기본법 제정을 위한 입법 청원 등 적극적 대책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청 측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학교 현장은 마냥 반갑지 않은 반응이다. 지방교육자치 활성화를 위해 교육감의 사무를 확보하고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임에도 지금처럼 직선제 하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 강화에만 매달릴 경우 학교 권한을 더 침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 A중 B교사는 “직선교육감 이후 학교자율성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본법 제정을 하고나면 교육감 자신의 잣대와 편향성을 들이대 획일화시킴으로써 학교는 지금보다 더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번 세미나와 공청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잇따랐다. 교육을 위한 갈등이라기보다 장관과 교육감 간 정책 이념 차이 때문에 나타난 갈등이기에 이에 대한 원인분석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강화보다 교육감 권한 강화 의도가 짙다는 문제 제기다. 조석훈 가천대 교수는 공청회에서 “단순히 교육부장관과 교육감 사이의 갈등이라는 틀에서 접근하면서 교육감의 권한을 확대·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검토한다면 연구팀이 전제하는 지방교육자치의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설사 권한 관계가 명료하더라도 서로 가치 대립이 심하고, 자신의 가치만을 실현하는데 몰두한다면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이 대표하는 가치에 너무 편중해 다른 다양한 가치를 무시하거나 그러한 가치를 비교육적, 혹은 반교육적 가치로 배제하는 이분법적 대응이 심화될 경우 억압적인 해결책이 시도되거나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을 추구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지방재정 자립도가 낮은 현실을 외면한 채 교육감 권한 강화에만 매몰된 연구로 인해 단위학교가 제외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에 대한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세미나에서 “교원이 국가공무원이고 국가교육과정의 틀을 유지하는 한 교육감은 국가를 대리해 국가사무를 처리하는 위치를 벗어나기 힘들다”며 “자치기반을 확충하려는 시·도교육청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발표했다. 표시열 고려대 명예교수는 “발제자는 교육감의 권력 강화만을 주장하고 있으나 교육자치의 꽃은 단위학교의 자율권과 책무성을 확립하는 것”이라면서 “학교장의 권한 확대 방안은 교육감의 권한 조정과 관련해 함께 분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지역 교육감들이 방학 중 교사 근무 폐지를 지시하면서 학교 현장은 ‘갈팡질팡’ 혼란에 빠졌다.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교자율성을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은 물론, 자칫 이 문제로 인해 교원들에 대한 국민들 시선이 악화될까 우려도 나온다. 최근 충북·전북교육청이 전교조와의 단체협약 등을 근거로 방학이나 재량휴업일에 교사의 일직성 근무를 폐지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낸데 이어, 서울·제주교육청도 관내 학교에 행정조치 형식으로 이 같은 내용과 함께 ‘필요한 경우’란 단서를 달아 근무하도록 각 학교에 지시하면서 해당 지역의 학교 구성원들은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방학 중 교원 연수와 함께 학교 공백이 발생되지 않도록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 역시 필요한 상황인데, 이를 무시한 채 지시를 내려 현장만 어지럽게 만들었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중이다. 해당 교육청들은 교사가 수업 외 전화 받기, 문서 수신, 시설 방화 등 관리자들이 해야 할 업무를 맡도록 강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요청에 따라 이 같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학교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실 요즘의 경우 방학에도 돌봄교실, 방과후교실, 스포츠교실, 각종 캠프, 도서관 개방 등으로 어떤 곳은 전체 학생 중 70%나 등교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를 ‘필요한 경우’라는 모호한 기준만 제시한 채 원칙적 폐지를 강제하면서 학교 관리자 외 누구도 방학 중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학교 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충북, 전북 등의 농·산촌 지역에는 교감이 없는 소규모학교가 상당 수 있어 교장 홀로 방학 내내 소위 ‘말뚝근무’를 서야 할 처지다. 이 경우 교장이 몸이 아파 하루라도 나오지 못하거나, 갑작스러운 출장이 생기면 학교는 텅텅 비게 된다. 이런 상황이 우려되자 전북교총은 14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온영두 전북교총 회장은 “교육청은 박학 중 교육활동을 강조하고 업무를 폭증시켜놓고 생활지도상 모든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고 운영의 자율성마저 빼앗는 이율배반적이고 무책임하다”며 “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 학교장의 법적 권한인 교무통활권을 무력화하는 위법적 내용이며 학교 현장을 분열시키는 행위”라며 즉시 시정을 요구했다. 더 큰 문제는 학생을 외면한다는 교사 불신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C중 D교사는 “그렇지 않아도 일반인들은 교원들이 방학 중 논다는 인식이 있는 상황인데 방학 중 2∼3일 조차 출근하기 싫다는 식으로 비춰질까 걱정된다”며 “각 학교가 알아서 하도록 놔뒀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우선 피해를 입게 될 일부 학부모들은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서울 E초 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영진 씨는 “방학 중 근무는 학생 안전 예방 측면도 있는데 이를 외면하는 것은 반교육적”이라면서 “방학 중 하루라도 근무하기 싫은 교사가 있다면 봉급도 받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16일 직선교육감들의 학교자율성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뜩이나 직선교육감들이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책을 펴고, 또 특정 교원노조 입장만 대변하면서 학교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문제도 당연히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이지 교육감이 강제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총은 “방학이나 재량 휴업일에 교사 근무 여부는 지역별·학교별 상황이 다른 현실을 고려할 때 시·도 교육청이 획일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교육감들은 획일적인 방학 중 교사 근무 폐지 조치를 철회하고 학교 구성원의 협의와 교육적 판단에 따라 학교가 자율 결정할 수 있도록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16일 시도교육감협의회를 찾아 건의서를 전달했고, 교육부에도 학교자율성 보장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일부 시·도교육청이 방학 및 휴업일 교사 일직성 근무 폐지 공문을 시행함에 따라 방학을 앞두고 학교현장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종의 포퓰리즘이고 선심성 정책 남발이다. 충북교육청, 전북교육청, 서울교육청, 제주교육청 등 진보 성향 교육감 재직 교육청에서 이 같은 공문을 학교현장에 발송했다. 이들 교육청은 전교조 지부와의 단체협약, 정책업무협의회, 행정 조지 등의 형식으로 이와 같은 공문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방학 및 휴업일 교사 근무 배제는 일면 교원복지 확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학교 현장의 교육말살의 위험성이 있는 정책으로 조속히 전면 철회돼야 한다. 학교 현장의 실상을 전혀 모르고 저지르는 정책 실패이고, 하나는 알되 둘은 모르는 행정이다. 전국의 유초중고교는 처해진 현실과 여건이 전혀 다르다. 학교 형편도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이를 공문 한 장으로 획일적으로 재단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즉 방학 및 재량휴업일에 교사 근무 여부는 지역별․학교별 상황이 다른 현실을 감안할 때 시․도교육청이 획일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학교자율에 맡겨야 한다.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정신대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학교자율성 및 학교장의 학교경영 자율성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사실 현재 많은(대부분) 학교에서는 방학 중에 학교가 문을 닫지 않고 있다. 순차적, 지속적으로 다양한 학교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처럼 한 두 달 학교가 폐문하고 있다가 개학일에 교실 거미줄을 터는 학교가 절대 아니다. 방학 중에도 학생들을 위한 돌봄 교실, 방과 후교실, 스포츠교실, 각종 캠프, 도서관 개방을 진행하고 있고 공문 및 민원처리 수요가 많은 현실을 감안할 때 방학 중 획일적인 교사의 근무 일괄 폐지로 인해 학생안전 및 지도, 학교업무 공백 등의 문제가 발생되어 이로 인해 국민과 사회로부터 학교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제기될 우려가 크다. 정기적인 보고 공문도 많다. 따라서 당연히 단위 학교의 학교장에게 그 시행 방법을 맡겨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나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교장, 교감, 행정실장만이 학교를 지키고 학생들을 교육․보호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전국에 걸쳐서 교감이 미배치된 소규모 학교도 많다. 방학 중 학교장, 교감 등이 교육업무 등으로 인한 출장 시 교사가 근무를 하지 않을 경우 학교는 공동화되고 만다. 현재도 방학 중 교원들은 법령 제41조에 의한 근무지 외 연수로 재택 근무를 하고 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안전 장치로 필요시 출근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지극히 형식적이다. 문제는 방학 중 순환근무가 필요함에도 공문을 근거로 근무를 거부하는 교사가 발생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없고, 학교 내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세칭 진보 교육감들은 틈만 나면 지방교육자치를 앞세우고 있지만 9시 등교제, 방학 중 교사 근무 등 정작 학교자율로 결정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학교를 옥죄는 정책과 공문을 남발하고 있다. 말로는 교육 혁신, 학교 혁신을 부르짖고 있으나 실상은 그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교사의 교육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 기회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며, 학교공백이 발생되지 않도록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한다. 일부 시・도 교육감들의 획일적인 방학 중 교사 근무 폐지 조치를 철회하고, 학교구성원의 협의와 교육적 판단에 따라 학교장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학교 자율권으로 보장해야 한다. 결국 교사들의 방학 중 근무 폐지가 교사들에게는 큰 짐을 내려 놓는 계기가 되겠지만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역효과적 정책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물론 과거처럼 별로 할 일도 없는데 일률적으로 근무조 편성을 하여 교사들의 부담을 가중시켜서는 안 된다. 방학은 학교가 멈춰있는 기간이 절대 아니다. 지난 학기의 반성과 새 학기 준비를 위하여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또 학생들의 각종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방학 중 근무 형태는 학교 자율권, 학교장 자율권 영역으로 단위 학교에 맡겨야 된다.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될 것이 만약 교사들의 방학 중 근무를 폐지하여 큰 부작용이 전국적으로 발생 시 다시 교사들이 근무토록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학교와 교실은 절대 교육실험장이 아닌 것이다. 지금도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이 너무 열정적으로 잘 하고 있는데 그릇된 정책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말기를 기대한다.
7월 17일(금) 충남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서산시 보건소 박혜경 강사를 초청, 우울증 및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했다. 강사는 자살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감 회복이며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의는 서산시보건소와 학교가 연계하여 실시한 특강으로 학생들의 우울증 치료 및 자살예방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 또한 자신과 타인의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주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김동민 교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령고는 앞으로도 학생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꾸준히 이런 특강을 마련하여 자살 없는 건강한 학교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대학 입시 경향은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을 확대 선발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대의 경우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 정원의 무려 76%(2,369명)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할 정도다. 학생부 종합전형이란 학업 성적뿐만 아니라 학생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업 분야 역량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이로 인하여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 중학생들이 어떻게 학생부를 관리해야 향후 대입을 치를 때 도움이 되는 것일까? 첫째, 교과 공부, 전 과목을 두루 학습하고 원점수 향상에 노력하자. 고교 입시는 특목고, 자사고마다 평가하는 교과 과목과 반영 시기가 다르다. 하지만 서울대는 정성적 해석(고교 성적 분포도, 이수자수,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학년별 성적 변화 등)을 통해 고교 3년 간의 전 과목 성취도를 주요하게 평가한다. 명문대 진학을 희망하는 상위권 중학생이라면 목표 고교 입시에 맞춰 전 과목을 고르게 학습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더불어 고입에서는 내신 A, B, C 등의 성취도를 반영한다. 하지만 서울대는 동일한 95점이라도 어려운 시험에서 95점을 받은 학생 및 원점수가 높은 학생을 좋게 평가한다. 같은 점수라도 고등학교 1학년 때 성적이 좀 낮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노력하여 좋은 점수를 받은 경우를 반대의 경우보다 높게 평가한다. 상위권 중학생들은 과목별 A성취도에 만족하지 말고, 원점수를 최대한 높이도록 학습하고, 처음에는 성적이 좋지 않았더라도 갈수록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교내 대회, 결과보다 참여 노력과 과정에 의미를 두자. 서울대는 수상 실적을 평가할 때, 관련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취도를 보였다거나, 비록 수상은 못했더라도 교내 경시대회에 참여한 노력과 학습한 내용이 서류에 잘 드러났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고입에서는 수상 실적 결과가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중학교에서는 학교 공부에 몰두하다 보면 교내 경시대회를 지나치거나, 참여를 주저해 놓치는 경우가 있다. 중학생에게 대회 참여는 본인의 특기 및 성취도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소개서 소재로서, 대회 준비 과정을 통해 느끼고 배운 점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대회의 기회가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도전적 자세가 필요하겠다. 경시 대회를 열심히 준비했지만, 수상하지 못해도 관계 없으니 대회를 통하여 자신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대회에서의 실적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 과정을 통해 자신의 학습 능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대회 참여의 목적을 자신의 학습 실력 향상과 도전의 기회로 삼는 자세가 중요하다. 셋째, 리더십, 임원 선출에 관심을 두기보다 리더의 자격에 충실하자. 새 학기에 접어들면 학교마다 임원 선출을 한다. 서울대는 리더십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임원 선출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리더의 자격을 갖추는데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원 활동 경험이 많다고 해서 리더십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임원 경험이라도 리더의 자질을 가지고 제대로 수행했느냐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서울대가 말하는 을 참고하여 중학교 때부터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가 말하는 ‘리더의 자질’은 •학교생활 내에서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수업 중 그룹 과제 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 •토론 활동에서 함께 결론을 이끌어가며 설득력 있게 자기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능력,•동아리 활동에서 부원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 •모두가 주저할 때 친구들을 독려하여 청소를 주도하는 능력을 들 수 있다.
북내초등학교 병설유치원(원장 김경순) 특수학급에서는 7월 17일, 유치원 특수학급 역통합 활동으로 ‘만화경 만들기’ 미술 수업을 실시하였다. 유치원 특수학급에서는 통합교육의 일환으로 학기별, 연령별, 주제별, 유아들의 선호도에 맞춰 특수교사가 수업 내용을 선정하고 학기별로 2회씩 역통합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번 수업의 주제는 자연탐구 및 예술경험 영역에 해당되는 ‘만화경 만들기’를 선정하게 되었다. 원아들이 완성된 만화경을 가지고 사물을 관찰하는 자연탐구 영역의 목표를 구현하고, 또한 유아가 원하는 대로 만화경을 꾸며 획일적이지 않고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더불어 각 연령별 만화경 종류를 달리 해 유아들의 수준에 적합한 만들기 수업을 제공하는데도 큰 의의가 있다. 지난 6월에는 ‘카나페 만들기’ 요리활동을 역통합 활동 주제로 선정하고 유치원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육대상원아와 함께 유치원 원아들이 카나페를 만들어 보는 수업을 하였다. 북내초 병설유치원 특수학급 정혜인 교사는 “우리 유치원에서는 통합교육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특수교육대상원아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다양한 교육 활동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역통합 교육을 실시하여 비장애 원아들이 유치원 각 교실을 떠나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육대상원아와 함께 특수교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받게 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뜻 깊다.”고 말했다. 또한 “역통합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유아들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대되며 장애에 대한 수용 태도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북내초 병설유치원 특수학급에서는 2학기에도 역통합 활동으로 빼빼로 만들기, 비누 만들기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있어, 북내 유치원 원아들에게 다양한 경험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 전 수원의 능실중학교에서는 뜻 깊은 실습 교육이 있었다. 다름 아닌 재난안전교육. 생활 속에서의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러니까 예고 없는 사고에 대처할 준비를 언제나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나의 평상 시 준비가 귀한 생명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능실중학교 1학년 32명이 받은 재난 안전교육은 바로 소화기 시용법과 심폐소생술. 소화기는 화재 발생 시 사용하는 것이고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멈춘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서 이러한 것을 사용할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화재나 사고는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것이다. 32명을 남녀 2개조로 나누어 소화기 사용법과 심폐소생술을 전문 강사의 지도하에 익혔다. 소화기는 내용물을 자주 충전하므로 물소화기를 사용하였다. 물소화기는 물만 공급하면 계속하여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심폐소생술은 이론 공부와 함께 신체인형을 놓고 실습을 하면서 익혔다. 필자는 안전교육 담당자로서 2시간 동안 학생들을 관리하고 강사를 보조하였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익히도록 신경을 썼다. 몇 번 반복을 하니 나 자신이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이것은 하나의 기술이기 때문에 직접 실습을 통하여 익혀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심폐소생술 12단계를 제대로 공부해 보도록 한다. 1단계는 현장 안전 확보. 구조자 스스로 안전을 위해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구조자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구조의 의미가 없다. 구조자가 안전해야 피구조자의 안전도 담보되는 것이다. 2단계, 감염 방지. 환자의 혈액 분비물을 처리하고 에이즈 환자와 B형 감염자는 격리가 필요하다. 장갑이나 보안경, 마스크 같은 보호장비가 필요한 경우에는 갖추어야 한다. 이어 3단계는 환자의 의식 유무 확인이다. 어깨를 가볍게 치면서 “괜찮으세요?”하면서 물어 보는 단계이다. 4단계는 응급의료체계에 신고다. 가장 먼저 119에 신고를 한다. 이 때 현재 환자의 위치. 환자의 상황을 간단하게 신고하면서 출동을 요청하는 것이다. 5단계는 환자의 자세 바르게 교정하기다. 편안하게 눕혀 심폐소생술을 하기 좋게 만드는 것이다. 6단계는 기도 개방이다. 만약의 사태에 환자가 숨을 쉬게 될 때 원활한 호흡을 대비하는 것이다. 7단계는 호흡 확인이다. 5-10초 동안 호흡여부를 확인한다. 만액 호흡이 정지된 상태라면 상의를 젖혀 소생술 준비를 한다. 8단계는 흉부 압박점 찾기. 압박점은 유두선을 그어 그 중간 지점 흉골위가 해당된다. 이 지접을 잘 찾아야 효과적인 심폐소생술을 정확히 할 수 있다. 9단계는 흉부 압박 자세 취하기. 두 무릎을 꿇고 양손을 깎지 낀 상태로 손꿉치를 눌러 압박한다. 이 때 팔은 곧게 펴고 압박 주이가 수직이 되도록 한다. 10단계, 흉부 압박하기. 압박 깊이는 4-5cm이고 압박 속도는 분당 100회의 속도다. 그러니까 초 바늘이 속도보다 빨라야 하는 것이다. 30회 압박 실시한다. 11단계는 2회 구조 호흡실시다. 환자의 코를 막고 구강대 구강 방법으로 공기를 불어 넣고 심장 박동 여부를 살핀다. 마지막 12단계는 10단계 압박 30회와 2회 구조 호흡을 반복하는 것이다. 문득 필자의 어머니가 생각난다. 병원 중환자실에 머물렀는데 돌아가신 것이다. 자식들이 병원측의 연락을 받고 급히 도착하였는데 담당 의사가 땀을 흘려가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자식들이 도착하기 전에 환자의 생명을 살려 보려는 의사의 행동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관내 학교에서는 학교별 성과급 지급과 관련하여 평가지표를 제출했다. 그리 복잡할 것도 없는 지표들이다. 학교에서 충실히 수행했다면 당연히 바로 제출이 가능한 것들이었다. 문제는 교육청의 불명확한 태도다. 공통지표는 정보공시에 올라간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내용은 물론 증빙자료도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당연하다고 본다. 여러학교에서 문의가 들어가자 며칠후에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각 학교 교감들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정보공시 자료 중 공통지표에 대해서는 별도의 자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다만 일선학교에서 정보공시에 오류가 있다고 하여 증빙자료를 내라고 했다고 한다. 당연히 오류없는 학교는 자율지표에 대한 자료만 제출하면 되는 것이었다. 오류가 없다면 오류가 없다고 교감이 서명을 해서 보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곧바로 공통지표에 대해서도 증빙자료를 첨부하라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유선으로 연락이 온 모양이다. 교감에게 분명히 그렇게 들었고 그에맞춰 서류를 준비했다. 1초가 아까운 학기말에 증빙자료 찾느라고 시간을 허비했다. 한국교총에 연락을 했더니 전후사정을 알아보고 연락을 해 주었다. 담당장학사의 말과 교감의 말이 엇갈린다. 분명히 어느 한쪽은 거짓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확인 방법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올해 성과급은 2014학년도의 성과에 대한 것이다. 정보공시도 지난해에 올라갔던 것들이 공통지표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정보공시에 잘못 올렸으니 새로운 자료를 내겠다는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교육청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보공시가 잘못된 것이 쉽게 새로운 자료로 대처될 수 있는 문제인지 궁금하다. 전국민이 이용하는 사이트에 올라간 것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성과급에서 더 높은 등급을 받기위해 수정하겠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정보공시 자료가 잘못된 채로 1년을 넘게 공시되었다면 그 학교의 사정을 들어줄 것이 아니라 그 학교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다. 정보공시에 자료를 잘못 올린 학교의 사정을 들어주는 것이 옳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하나 이해가 안가는 부분. 정보공시자료를 수정해서 다시 제출한다면 다시 제출하는 학교만 반영을 하면 그만이지 정보공시 자료에 오류가 없는 학교들의 교감에게 오류가 없다는 확인을 해서 서명하라고 하는 것이 타당한가 이다. 재제출하는 학교만 받아서 반영하면 되는 것이다. 잘못이 없는 학교에 우린 잘못이 없습니다라고 확인을 해서 보내라고 한 것은 주객이 전도된 꼴이다. 도리어 정보공시자료를 수정하는 학교에 대해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워서 제출하라고 했어야 한다. 결국 한바탕 소동을 벌인후에 자료를 제출하긴 했어도 찜찜한 마음을 버릴 수 없다. 단순하고 간단한 문제를 일선학교에 내려보내(그것도 업무메일이나 유선으로)혼란을 주었는데 그곳이 교육지원청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들이 간단히 생각해서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학교에서 받는 데미지를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그곳이 교육지원청이라는 이야기인가. 물론 학교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안드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책임을 물어야 할 학교의 사정을 봐주느라 나머지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디에서 보상 받을 수 있겠는가. 좀더 신중하게 생각했다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교육지원청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군인영화’가 만들어졌다. 메르스 여파로 당초 일정보다 2주 늦은 6월 24일 개봉한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이 그것이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무릇 군인영화는 반공영화였다. 반공이 아니면 정보기관에 불려가 곤욕을 치르던 시절이 있었음은 부인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이 땅의 역사이다. ‘연평해전’ 제작 소식이 알려지면서 집중된 시선도 바로 그 점이었다. ‘연평해전’이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부근에서 발생한 북한군과의 총격전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어서다. 북한군이 적이니 그걸 깨부수는 건 기본적으로 반공영화가 될 수밖에 없지만, 그러나 ‘연평해전’은 궤를 달리 하고 있다. 무조건 애국심만 강요하는 반공영화는 아니란 얘기이다. 우선 ‘연평해전’은 개봉하기까지의 과정이 눈물겹다. ‘26년’⋅‘또 하나의 약속’⋅‘카트’ 등 그런 영화들이 더러 있지만, ‘연평해전’은 크라우드펀딩(다수에게 소액을 투자받는 방식)과 후원금으로 20억 원을 모았다. 이는 순제작비 60억 원(총제작비는 80억 원)의 3분지 1에 달하는 거액이다. ‘연평해전’은 영화가 끝나고 7000여 명의 후원자 이름이 10분 넘게 나오는 ‘장관’이 대미를 장식한다. 국민적 관심이 큰 가운데 우리 앞에 나타난 ‘연평해전’임을 알 수 있다. 특히 해군은 제작비 모금 바자회와 함께 함정과 병력 지원에 이어 진해 기지 등 촬영 장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군의 영화촬영 비협조에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연평해전’은 최순조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2007년 소설 판권을 사들이고 2008년 영화제작에 본격 나섰지만, 투자자가 나서지 않았다. 2010년엔 천안함 사건이 터져 해군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촬영을 재개하려니 몇 년 사이 불어난 제작비가 벽이었다. 마침내 2013년 1월 크라우드펀딩을 시작, 개봉에 이르게 됐다. 장장 7년에 걸친 각고의 탄생인 셈이다. 거기서 다소 의아스러운 것이 있다. ‘26년’⋅‘또 하나의 약속’⋅‘카트’처럼 힘 없고 당하기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다른 영화가 분명한데도 그런 험난한 제작과정을 거쳤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국제시장’과도 대비되는, 참 이해 안 되는 일이다. 어쨌든 ‘연평해전’은 개봉 첫날(수요일) 153,402명이던 관객 수가 계속 늘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개봉한 7월 2일 전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쥬라기 월드’와 ‘극비수사’를 따돌린 성적이다. 더 두고 봐야겠지만 7월 16일, 올해 개봉 한국영화 최초로 500만 명을 돌파한 ‘연평해전’은 대박영화로 거듭나 그 의미가 한층 극대화될 것 같다. 7월 20일 기준 관객 수는 565만 568명이다. ‘연평해전’은 생떼 같은 젊은이 목숨 여섯을 앗아간 교전의 참상을 다룬 슬픈 영화지만, 사실 재미는 없다. 허구로 꾸민 윤영하(김무열)⋅한상국(진구)⋅박동혁(이현우) 가족사는 극적 긴장감을 이완시키기도 한다. 평화시와 전시가 대비되긴 하지만,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여러 관객이 폰들을 열어 관람 방해를 한 것도 그런 장면에서다. 선제공격 불가라는 교전 수칙이 있었다곤 하나 북한군의 조준사격에 비해 아군의 공격은 난사에 가까운 묘사도 좀 의아스럽다. ‘전투배치’ 훈련 모습이 여러 번 계속돼 철통 같은 경계태세를 한 것과 비교해봐도 좀 어이 없이 당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애국심만 무조건 강조하는 반공영화가 아닌 건 맞지만, ‘연평해전’은 우리가 분단조국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도시는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평화모드인데, 바다에선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 거짓말처럼 벌어지는 나라임이 확인되니 더 말해 무엇하랴. 358호 정장의 공격개시 보고에 “좋아, 실시해”라는 편대장 승인 장면이라든가 죽은 박동혁 상병의 가슴에 전기충격기를 들이대며 짐승처럼(벙어리니까) 울부짖는 어머니 모습 등 콧등이 시큰한 대목도 있다. 박동혁과 신병의 경계근무하며 파도맞기 에피소드 등은 영화적 디테일을 살린 것으로 보여 미덥다.
도로와 교통수단이 발달하는 만큼 생활영역이 넓어지다 보니 각자 사는 곳이 다르고 생업에 얽매여 가족끼리 얼굴 보는 것도 쉽지 않다. 7월 9일, 처가 남매들이 어렵게 시간을 맞춰 처의 고향인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서 가까운 경북 상주시 화북면 상오리로 피서를 다녀왔다. 상오리 가는 길에 청천면 이평리 정류장에 차를 세우고 삼송리와 뒤편으로 보이는 중대봉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는다. 이곳을 떠난 30여년의 세월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늘 정류장에서 자식들 반갑게 맞이하고 떠날 때는 완행버스의 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던 어른들과의 추억을 생각하며 화북으로 향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피서지인 상오리 솔숲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상오리 솔숲은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들어차있어 예전에는 소나무 군락지로만 알려졌던 곳인데 상주시가 맥문동 군락지를 조성하면서 맥문동 꽃이 절정을 이루는 8월 말경이면 전국 각지의 사진작가와 화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솔향을 맡으며 하늘 향해 키를 키운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다 정자에 올라 구불구불 자연스럽게 뻗은 소나무의 아름다운 모습, 보랏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 만개한 맥문동, 감출 것과 보여줄 것을 구분해주는 안개와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든 햇빛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을 상상해 본다. 길 건너편에 경상북도 상주학생수련원이 있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화북면은 오송폭포, 옥양폭포, 장각폭포, 심원폭포 등 유난히 폭포가 많은 청정지역이다. 솔숲에서 500여m 거리에 웅장한 물줄기가 아름다운 경관과 어울려 조화를 이룬 장각폭포가 있다. 장각 폭포는 속리산의 천왕봉에서 시작한 시냇물이 장각계곡을 굽이쳐 흘러 6m 높이의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다. 주변을 둘러싼 소나무 숲, 폭포 위의 기암에 세워진 정자 금란정, 시원한 물줄기,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용소가 어우러져 운치 있는 풍경을 만든다. 산, 폭포, 정자가 조화를 이룬 모습이 무인시대, 태양인 이제마, 불멸의 이순신, 낭만자객 등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던 촬영지다. 안내판의 내용에 의하면 금란정(金蘭亭)은 ‘주위에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이로움은 쇠붙이도 끊을 수 있고 마음을 같이 한다는 말은 그 냄새가 난보다 향기롭다’라는 뜻이다. 상오리 칠층석탑(보물 제683호)은 장각폭포에서 1.4㎞ 거리에 있다. 천왕봉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경천애인(敬天愛人) 장각동 신선(神仙)마을’ 표석이 길가에 서있다. 청정자연 속에서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신선과 다를 게 뭔가. 칠층석탑은 길에서 오른쪽으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만난다.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한일합병 후 일본 헌병이 허물어버린 탑신을 원형대로 복원하였으며, 주변에 사찰이 있었다는 것도 짐작일 뿐이다. 1층 몸돌이 유난히 높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잃지 않았다.
“거기 조는 녀석, 일어나봐!” 녀석은 듣고도 못들은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건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옆에 앉은 친구, 흔들어볼래!” 이렇게 수업시간만 되면 꿈나라를 헤매는 녀석들과의 실랑이도 이젠 진절머리가 날 정도다. 차라리 알고도 모른 척 넘어가는 게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동료 선생님들도 날이 갈수록 수업이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간다. 교단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다른 것은 몰라도 수업만큼은 자신 있었고 그래서 아이들의 미래를 그려가는 데 조그만 디딤돌이라도 돼보겠다는 다짐은 어느새 탄력을 잃은 고무줄처럼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이젠 자괴감마저 든다. 물론 과거와는 현격히 달라진 교육상황도 작용하겠지만 그보다는 선배 교사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나이든 교사의 한계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은 엉뚱한 순리론에 기대보기도 한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수업 무기력증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변화가 필요했다. 수업을 통해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아이들도 절대 행복할 수 없기에 나부터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도 바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수업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부터 찾기로 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수업의 중심에는 언제나 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 시간 수업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중심은 나였고 아이들이 끼어들 틈은 거의 없었다. 아이들을 수업의 중심으로 올려놓아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수업을 한 편의 공연으로 생각하되 그 공연의 중심에 아이들을 두고 나는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일단 방향이 설정되자 나만의 브랜드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거꾸로 수업’이었다.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먼저 한 단원은 4차시로 설계했다. 1차시는 단원에 대한 이해와 소개, 2차시는 과제학습장에 근거한 모둠 토의, 3차시는 토의 내용에 대한 발표 및 평가, 4차시는 단원 정리 및 학습활동을 통한 마무리였다. 여기서 1차시와 4차시는 내용상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고 2차시와 3차시는 말 그대로 아이들이 수업을 이끌어 갔다. 아이들에겐 다소 낯설었기에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느냐가 성공적인 수업의 관건이었다. 그래서 일명 ‘거꾸로 모둠학습지’라는 것을 만들기로 했다. 학습지에는 단원의 내용을 근거로 아이들의 창의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과제를 담았다. 미리 준비된 학습지는 아이들이 모둠활동을 통해 의논한 후 발표할 수 있도록 했고 그에 따른 결과는 수행평가에 반영했다. 거꾸로 수업은 말 그대로 아이들 중심이다. 물론 모둠 학습 결과에 따라 수행평가 점수로 연결되지만 그보다는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스스로 수업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아이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학습지에 제시된 문제 상황을 분석한 후, 어떻게 해결할지 그 방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방향이 정해지면 역할 분담과 함께 구체적인 준비 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저희 모둠은 1번 주제에 대한 내용을 연극으로 공연하기 위해 희곡을 쓴 후, 각자 배역을 맡아 공연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연기를 해 본 일이 없기 때문에 다소 어색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저희 모둠은 2번 주제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전개한 후, 각자 아이디어를 냈고 그중 가장 우수한 제안을 바탕으로 UCC를 제작했습니다. 주말에 학교에 나와 8시간 동안 촬영하고 편집했습니다. 부족하더라도 예쁘게 봐주세요.” “저희 모둠은 3번 주제를 바탕으로 지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뮤지컬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영수가 대본을 썼는데 극 중에 나오는 노래도 직접 작사, 작곡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연주를 맡은 철수의 기타 솜씨도 눈여겨 봐 주세요.” 모둠마다 주제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연극, UCC, 토론, 뮤지컬, 내레이션, 마당극, 음악, 마술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탐구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다 보니 모둠발표 시간이 되면 아이들의 기대감이 높아져 수업의 집중도는 한결 높아졌다. 간혹 학교 사정 때문에 수업이 취소되거나 변경될 때는 아이들이 찾아와 수업을 하고 싶다고 성화를 부릴 정도였다. 발표의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일부 모둠의 경우에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에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 학습 내용을 더 심도 있게 다루기도 했다. 게다가 정기고사의 예상문제까지 언급하는 경우도 있어 나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모둠발표가 끝나면 발표 장면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 그리고 학생들이 발표한 자료를 수합해 영상으로 편집했다. 아무래도 학급별로 이뤄지는 수업의 특성상, 자신의 반에서 발표한 내용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 학급의 발표 가운데 열의가 넘치고 창의적이었던 내용만 선별해 전체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이렇게 진행하니 아이들도 다른 학급에서 이뤄진 내용까지 접할 수 있어 같은 주제를 놓고도 다양한 해석과 색다른 표현 방법까지 확인하면서 전체 학급을 아우르는 공동수업의 형태로 발전하게 됐다. 게다가 다른 반 아이들과의 선의의 경쟁심마저 작용해 학습 내용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창의적 사고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부수효과까지 따랐다. 수업의 변화에 따라 아이들의 태도와 인식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문제는 성적이었다. 학교 내신은 아이들끼리 경쟁하는 것이기에 큰 의미가 없으나 모의고사는 전국의 학생들이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번 시험을 치를 때마다 성적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만약 성적이 정체되거나 하락한다면 인문계고교의 현실에 비춰볼 때, 아이들 성적에 도움이 안 되는 수업이라는 관리자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3월에 치른 모의고사 성적 대비 6월에 치른 모의고사 성적을 비교해 봤다. 국어 과목의 성적이 하락되거나 정체된 아이들보다 향상된 아이들이 훨씬 많았다. 심지어 4등급이었던 녀석이 1등급으로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이 정도까지 성적이 향상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실로 놀라운 결과였다. 아무래도 사고력을 중시하는 국어 시험의 성격상 수업을 이해와 표현 중심으로 바꾼 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았다. 일단 아이들이 졸지 않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무엇보다도 수업은 교사가 아이들에게 지식을 일일이 떠먹여주는 활동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떠먹을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활용해 지식의 내면화를 통한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창의적 수업의 근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있다. 수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거꾸로 수업의 장단점을 문항으로 만들어 설문을 받아봤다. 결론은 아이들의 만족도는 높은 데 다만 강의식 수업에 익숙한 일부 아이들의 경우 새로운 수업방식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2학기 수업계획은 1학기 수업에 다소 부담을 느꼈던 아이들의 견해를 반영해 계획을 세웠다. 학생 활동을 중심으로 하면 교과 학습의 핵심 개념을 자칫 소홀히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은 강의식으로 정리해 주기로 했다. 또한 토의와 발표 과정에서 일부 학생이 독점하지 않고 모두가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모둠학습지의 내용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그리고 모둠도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수행평가 반영에 따른 평가 기준과 결과도 즉시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했다. 2학기 들어서도 거꾸로 수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이들은 학습활동에 집중력이 더 높아졌고 학습지를 활용한 모둠 발표는 날이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수업에 지친 아이들은 그렇다 쳐도 나 자신부터 수업에 자신감이 없다보니 즐거움은커녕 스트레스만 쌓여갔었는데 불과 1년 사이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교사는 수업을 먹고 산다. 수업이 가장 중요하기에 끊임없이 성찰하고 변화해야 한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수업도 정체되면 독(毒)이 돼 교사의 존재 의미를 위협한다. 그래서 수업은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수업을 통해 가르치는 보람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행복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이게 바로 교사의 가장 큰 보람이 아닐까 싶다. 교정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갈 무렵, 정신없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오니 책상위에 쪽지가 놓여 있었다. 캐나다에서 중학교까지 마치고 올해 귀국한 아이였는데 예쁜 카네이션을 그린 후, 그 위에 마치 자수를 놓은 듯 펜으로 또박또박 글씨를 아로 새겼다. “거꾸로 수업은 저에게 자신감을 주며 국어 학습 욕구를 불끈불끈 솟아오르게 합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대한민국의 훌륭한 일꾼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서수원 여름철 피서지 명소로 자리잡은 일월 물놀이장. 이 물놀이장은 일월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는데 100여 미터 떨어진 우리 아파트에까지 어린이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무더운 한여름, 몸이 축축 늘어질 것 같지만 어린이들 함성은 활력을 북돋운다. 아내가 필자에게 권유한다. “당신, 물놀이장 취재 나가야지?” 사진 등 취재거리가 분명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르스다. 가뭄이다 하여 가동 연기 현수막을 본 적이 있다. 주민들은 물놀이를 기대하며 대신 미끄럼틀에 어린이를 올려주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원래는 6월 중순 개장 예정이었다. 그러던 것이 메르스로 인하여 무기 연기가 되더니 가뭄으로 언제 개장될 지 모르는 상황으로 변했다. 그러다가 지난 주부터 어린이들 함성이 울려 퍼진다. 이 물놀이장 어린이들만 오는 것이 아니다. 5세 미만은 보호자가 동반해야 한다.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기도구와 카메라를 들고 나가니 도로 양편이 벌써 자가용으로 빈틈없이 들어찼다. 그렇다면 주변의 아파트 주민만 이용하는 것이 아님을 알겠다. 마침 택시에서 한 가족이 내리는데 어린이도 내리고 먹거리도 양손에 들고 내린다. 입이 즐거워야 놀이도 즐거운 것이리라. 이 곳에서 30분 정도 머물며 주변을 관찰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함성이 나올 때는 언제인가? 가장 인기 있는 물놀이 시설은 무엇일까? 어린이와 함께 나온 주민들의 표정 등을 살펴보았다.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이 곳이 여름철 문화 복지 시설로 자리잡을 것 같다. 함성이 힘차게 나올 때 바로 알아냈다. 물놀이 시설을 40분 가동하고 20분 쉬는데 바로 20분이 지나고 가동을 시작할 때 함성이 한 차례 울려 퍼진다. 또 한 번은 언제일까? 어린이들이 모여 서 있는 곳을 살펴보았다. 대형 물통이 어느 정도 물이 차면 뒤집어 진다. 그러면 물폭탄이 떨어질 때 물바가지를 뒤집어쓰면서 함성이 터진다. 모두 다 즐거움의 표시다. 이 곳의 물놀이 시설을 보니 종합적으로 되어 있다. 10여 종의 종합세트라는 것이다. 물놀이에 재미를 느끼도록 물이 떨어지는 양, 세기 등을 다양하게 해 놓았다. 연령에 맞게 선택하여 즐길 수도 있다. 5세 미만은 보호자와 함께 즐겨도 된다. 여기에 사용되는 물은 수돗물이다. 사용되는 원수에 안전이 담보되고 있다. 수돗물이니 물놀이 하다가 혹시 물이 입에 들어가도 위생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피부에도 아무 이상이 없다. 다만 즐거움에 너무 장시간 즐기다간 체력이 소진할 수 있다. 적당히 즐기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한참 즐기던 어떤 어린이가 보호자에게 가며 이야기 한다. “엄마, 나 이젠 물놀이 그만 할래. 이젠 추워!” 추위를 느낄 때는 빨리 밖으로 나와 햇볕을 쬐며 몸의 온도를 높혀야 한다. 커다란 타월이나 긴팔 옷으로 몸을 감싸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수원시청에서 신경 써야 할 것도 있다. 공원 잔디밭을 슬리퍼를 신고 다니다 보니 발에 무엇인가가 채인다. 튀어나온 나무의 흔적이다. 이 곳이 공원이다보니 주변에 수목들이 있다. 고사한 것도 보이고 죽은 나무는 베어낸 자국도 보인다. 걷다가 발에 걸리지 않아야 하는데 사고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대한 지자체의 세심한 배려와 조치가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은 바다를 사이로 한 이웃나라이다. 이웃관계는 좋을 때는 더 좋지만 나쁘면 피할 수도 없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몇 달 앞둔 2001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은 68세 생일을 맞아 왕실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폭탄 발언을 한다. “나 자신으로서는 간무 천황(50대 천황·737∼806·재위 781∼806년)의 생모(生母)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천황의 선포는 월드컵 공동 개최라는 한일 간의 대형 축제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었지만 일본 내에서 금기로 통하던 천황가의 백제 유래설을 천황 스스로가 깼다는 점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천황가가 백제 왕실과 밀접했다는 주장은 일부 한일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천황 스스로가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8세기 후반에서 9세기에 걸쳐 재위했던 간무천황과 어머니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는 점, 간무 천황 어머니가 무령왕 자손이었다는 ‘속일본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자신도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밝힌 점 등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에서 천황 발언에 대한 후폭풍은 별로 없었다. 일본에서는 아사히신문만이 발언을 보도했고 나머지는 모두 잠잠했다. 천황계는 만세일계(萬世一系)로 전해져 내려와 일본에서 자생했다는 황국사관에 젖어 있던 우익들이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적 발언이므로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고 일축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3년 뒤인 2004년 8월 3일에는 아키히토 일왕의 5촌 당숙이자 일본 왕족인 아사카노 마사히코씨가 수행원과 친척 2명만 데리고 무령왕릉(충남 공주)을 찾아 참배하고 간 사실이 이튿날 공주시의 발표로 알려졌다. 이들을 안내한 이석호 전 부여문화원장은 당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백제 무령왕의 후손인 일본 왕족들의 무령왕릉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 이번 참배는 일본 내 여론을 의식해 비공식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렇듯 일본 천황가와 백제의 인연은 단순한 전설이나 일부의 주장이 아니라 일본 왕실 스스로가 인정하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한일 교류의 역사가 그렇게 간단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까워지려면 보다 오랜 역사로부터 비롯된 깊은 인연에 주목할 이유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과학중점학교 비교과 체험활동을 위한 교내 수학 교과캠프가 각 교실에서 열렸다. 7월 18일(토) 1, 2학년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캠프에는 프랙탈카드 만들기, 쌍곡포물면 만들기, 십이면체 달력만들기, 사이클로이드 미끄럼틀 만들기, Orderly Triangle 만들기, 펜로즈 삼각형 만들기, 포디테트라포드 만들기, 변신십이육면체 만들기, 몇 번 만에 가능한가?(페그퍼즐풀기), 색지를 이용한 마름모십이면체 만들기, 하노이탑, 칼레이도 사이클 만들기, 토러스 슬라이스폼 만들기, 오목다면체 만들기 등을 다양한 실험실습으로 실시됐다. 체험활동 후에는 담당선생님께 반드시 도장을 받아야 시수 인증을 했다. 또한 서령고는 이번 수학 교과캠프를 통해 과학중점학교의 위상을 다시 한번 다지는 동시에 수학·과학의 기초를 쌓는 한편 다양하고 재미있는 실험 실습을 통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성취동기를 강하게 부여할 수 있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교과캠프 지도위원으로 활동해 주신 수학과 선생님들께서 많은 수고를 해주셨고 캠프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수학 교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알찬 주말이었다.
7월 6일부터 이틀간 지인 부부와 충남의 바닷가를 둘러봤다. 비 소식 때문에 3일 여행으로 계획했던 일정을 하루 줄여 이틀 만에 다 돌아보려니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어야했다. 청주를 출발해 당진영덕고속도로 예산수덕사IC를 빠져나온 자가용이 홍성을 지나 서산A지구방조제를 목전에 둔 서부면 궁리의 길가에 정차한다. 차에서 내리면 분재를 닮은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낮은 언덕 위에서 오가는 차량들과 뒤편의 간월호를 내려다보고 있다. 안내문에 의하면 수령 300여년의 보호수로 1980년대 서산 AB지구 간척사업을 하기 전에는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나무 아래에서 음식물을 먹으며 백사장에서 해수욕을 즐겼고, 음력 정월에는 마을의 안녕과 바다의 풍랑을 막기 위해 풍어제를 올리던 당상목이다. 소나무 아래편으로 간척지가 이어진다. 96번 지방도로 서산A지구방조제를 건너면 서산A지구방조제와 B지구방조제를 연결하는 간월도를 만난다. 생굴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버무려 담근 젓갈 어리굴젓을 왕에게 진상품으로 올렸다는 간월도의 바닷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작은 암자 간월암이 이채롭다.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곳으로 물이 빠질 때는 걸어서 들어갈 수 있도록 작은 섬이 육지와 연결된다. 무학대사의 인물화가 걸려 있는 법당 앞에서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고 바다 건너편으로 안면도의 황도가 가깝게 보인다. 입구에서 만나는 수령 200년의 사철나무도 볼거리다. 서산B지구방조제를 지나며 당암포구와 바다위에 떠있는 낚싯배들을 구경하고 원청사거리에서 튤립축제와 빛축제가 열리는 네이처월드 방향으로 들어서 서해바다로 고개를 쏙 내밀고 있는 마검포항으로 간다. 마검포항은 작은 두 개의 섬을 연결하여 만든 포구로 봄철의 실치회와 멋진 노을이 유명하다. 방파제 끝 빨간 등대 앞으로 청포대해변, 달사포해변, 몽산포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안면도로 가며 염전과 경비행장을 구경할 수 있다. 안면대교를 건너면 육지와 연결된 안면도에 들어선다. 백사장사거리에서 오른쪽 바닷가로 가면 안면도의 관문 역할을 하는 백사장항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포구에는 횟집들이 바다를 에워싸듯이 자리를 잡았고 그 앞으로 소규모의 어선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여행은 눈으로 보는 만큼이나 먹는 것도 중요하다. 백사장포구는 제법 규모가 큰 어항으로 싱싱한 회를 먹기에 좋다. 특히 이곳의 자연산 대하와 꽃게가 유명하고 수산시장에서 경매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안면도의 백사장항과 남면의 드르니항을 연결하는 250m의 ‘대하랑꽃게랑’ 해상인도교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두 지역을 하나로 만든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주위의 풍광이 아름답다. ‘드르니’라는 지명은 우리말 ‘들르다’에서 비롯되었다. 드르니의 옛말 '들온이'는 다리가 없던 시절 맞은편의 안면도에서 배를 타고 사람들이 계속 들어온대서 붙여졌다. 포구 옆 백사장해수욕장은 넒은 소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고 끝없이 펼쳐진 은빛 모래가 자동차가 그냥 지나가도 될 만큼 단단해 여름철에 오토캠핑을 하기에 좋다. 수련활동에 참여했던 고등학생 5명이 숨진 곳이 인근이라 안전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육지와 연결된 섬 안면도의 동쪽에 또 하나의 섬 황도가 숨어 있다. 황도는 큰 섬에 딸린 작은 섬으로 크고 화려한 펜션들이 바닷가 언덕 위에서 천수만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다. 바닷가에서 바라보면 건너편으로 간월도와 간월암이 보인다. 매년 음력 정월 초이튿날과 초사흘에는 마을의 태평과 번창을 기원하는 황도붕기풍어제(충남 무형문화재 12호)가 열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황도에서 나와 안면읍내 방향으로 달리다 소나무 숲을 끼고 왼쪽으로 가면 2.3㎞ 거리에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안면암이 있다. 바닷가 언덕에 위치한 안면암은 역사가 짧은 사찰임을 표시라도 내려는 듯 웅장하고 단청도 화려하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은 암자 앞 바다에 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그 위에 물이 들어오면 뜨고 물이 빠지면 갯벌에 자리를 잡는 부영교가 놓여 있다. 안면암을 찾는 사람들의 진짜 목적은 암자 앞 바다를 가로지르는 부교를 건너 200여m 거리에 놓여 있는 두 개의 작은 섬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조구널’은 여우섬으로도 불리는데 조기가 많이 잡히던 시절 이 섬 가득 조기를 널어 말려 붙여진 이름이다. 두 개의 봉우리를 가진 한 개의 큰 바위섬으로 오랜 세월 바닷물이 깎아놓은 암벽이 절경이다. 조구널 방향에서 바라본 안면암 주변의 풍경과 이른 새벽 안면암에서 맞이하는 일출이 아름답다. 안면읍을 지나 안면도의 가운데쯤에 위치한 꽃지해변으로 간다. 꽃지해변은 안면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할미바위에 뿌리를 내린 노송과 두 개의 바위섬 사이로 지는 낙조가 유명하다. 밀물 때는 바다 위의 섬이 되고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되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는 통일신라 때 해상왕 장보고의 부하 승언 장군이 전쟁터에 나간 후 돌아오지 않자 아내 미도가 일편단심 기다리다 죽어 망부석이 됐다는 전설속의 바위다. 바로 옆 꽃지해수욕장은 안면도에서 제일 큰 해수욕장으로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젓개항으로도 부르는 한적하고 조용한 포구 방포항도 옆에 있다. 방포항은 수산물 집산지라 횟집이 즐비하고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인도교 ‘꽃다리’가 꽃지해변을 연결하면서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77번 국도를 타고 안면도수목원과 안면도자연휴양림을 지나쳐 남쪽으로 향한다. 알고 보면 사진 한 장이 유명한 관광지로 만든 곳이 꽤 많다. 안면도의 남서쪽 바닷가에 있는 운여해변이 그런 곳이다. 일반 여행객들이 찾지 않는 곳이라 구불구불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고 주차 장소도 좁다. 하지만 운여해변은 사진 찍기 좋은 출사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해변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소나무들이 멋지다. 밀물이 들어온 저녁나절 반영과 석양이 멋진 곳인데 일정 때문에 그냥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고남면 소재지에서 약 4㎞쯤 내려가면 안면도의 남쪽 끝 고남리에 예전에는 영항이라고 불렀던 영목항이 있다. 영목항은 낮은 언덕에서 남쪽 바다를 향하고 있는 안면도 최대규모의 항구로 삼면이 바다로 열려있어 경치가 좋다. 수산업이 발달하여 바지락, 소라, 고동, 우럭, 농어 등 수산물도 풍부하다. 바닷물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과 바닷길을 부지런히 오가는 배들이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영목항은 항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태안과 보령을 잇는 중요 해상 교통로다. 추도, 소도, 원산도, 효자도, 장고도, 삽시도 등 가까이에 섬들이 많고 정기 여객선이 대천항에서 이곳을 오간다. 차량까지 싣고 오후 5시 50분 영목항을 출항한 정기여객선이 원산도의 선촌선착장, 효자도선착장, 원산도의 저두선착장에 들르며 사람들을 태운 후 대천항을 향해 한참동안 바닷길을 달린다. 대천항은 서해안 어업의 전진 기지로 해상교통의 요지답게 건물들이 화려하다. 부두를 가득 메운 어선, 떠들썩하게 손님을 유혹하는 상인, 근해의 섬을 찾는 여행객들의 삶이 한곳에 어우러져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부둣가의 수산시장에서 회를 먹고 1Km 떨어진 대천해수욕장의 밤풍경을 구경하는 것으로 첫째 날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천에서 서해안 여행 이튿날 아침을 맞이했다. 일찍 숙소를 나서 가까이에 위치한 대천해수욕장으로 갔다. 대천해수욕장은 해마다 보령머드축제가 열리는 서해안 최고의 휴양지이자 국제적 관광명소이다. 젊음과 낭만이 어우러진 백사장의 길이가 3.5km나 되다보니 시민탑광장, 머드광장, 분수광장으로 구역을 나눠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고 수심도 완만해 가족들과 물놀이 하기에 좋다. 아침에 바닷바람을 마시니 기분이 상쾌하다. 산책 나온 사람들 몇이 백사장에서 한가롭게 자유를 누리는데 갈매기들은 늦잠을 자는지 보이질 않는다. 해변을 천천히 걸으며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과 대천해수욕장을 개성 있게 표현한 여러 가지 조형물들을 구경했다. 해양경찰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해수욕장 상황별 게양 깃발을 안내하고 아침부터 구조장비를 점검하며 백사장을 찾은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시민의식이 실종된 현장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인명구조 망루에서 ‘이곳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문구가 쓰레기장이 된 백사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짐을 꾸려 숙소를 나오는데 갑자기 비를 뿌린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이 열려야 재미있다. 날씨와 상황에 맞춰 계획을 바꾸면 된다. 무창포를 거쳐 궁남지와 세종호수공원에 들르기로 했다. 음식이 맛깔스러운 진부령황태전문점(041-931-7494)에서 아침을 먹고 남포방조제를 달려 죽도로 갔다. 죽도는 남포방조제가 생기며 육지와 연결된 섬 아닌 섬이다. 한때는 관광특구로 호텔을 비롯한 콘도미니엄과 해양 스포츠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고, 어종이 풍부하여 낚시꾼들이 즐겨 찾던 곳이지만 2008년 5월 4일 갑자기 밀려온 파도에 인명피해가 많이 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비 내리는 바다에 배들만 옹기종기 떠있어 을씨년스럽다. 죽도에서 10여분이면 보령 8경 중 으뜸으로 꼽힐 만큼 일몰이 아름다운 무창포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무창포는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을 전후한 3, 4일간 해변에서부터 석대도까지 폭 20여m, 길이 1.5km의 바닷길이 열린다. 현대판 모세의 기적, 신비의 바닷길로 불리는 바다 갈라짐은 썰물 때 주위보다 높은 해저지형이 바닷물 위로 드러나는 것이다. 6월 27일 개관한 무창포타워에서 무창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무창포해수욕장에서 1시간여를 달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 궁남지(사적 제135호)가 있는 부여읍 동남리로 갔다. 궁남지는 궁궐의 남쪽에 있는 연못을 뜻하며 마래못 또는 마래방죽으로도 불리고,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와 서동(백제 무왕)의 아름다운 사랑이 전설로 전해오는 곳이다. 백제의 뛰어난 조경 수준을 보여주는데 연못 가운데에 있는 정자 포룡정과 연못을 둘러싼 수양버들이 하늘거리는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주변에 연꽃 밭을 넓게 조성하면서 연꽃이 피는 여름철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8월 중순경 날짜를 잘 맞추면 밤에 빅토리아연꽃의 화려한 대관식도 볼 수 있다. 궁남지와 연꽃이 만든 멋진 풍경을 구경하고 60여km 거리의 세종특별자치시로 향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앞에서 이끄는 세계적인 명품도시가 되기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미완성 도시다. 행복도시, 세종특별자치시의 참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세종호수공원이 도심의 중심부에 있다. 호수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로 인근의 금강 물을 끌어들여 수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물과 해변을 테마로 다양한 문화공연과 생태체험을 즐길 수 있는 5개의 주제섬이 있다. 작가들의 조각품이 전시된 중심수변광장을 지나면 호수중앙에 위치해 경관을 즐기면서 문화공연을 관람하는 수상무대섬, 시민들의 축제공간으로 활용되는 축제섬,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물놀이섬, 다양한 수생식물을 관찰하는 물꽃섬, 생태의 다양성을 체험하는 습지섬을 만난다. 150여m 길이의 모래사장과 최대 50m까지 물을 뿜어내는 고사분수, 호수를 일주할 수 있는 산책로(8.8km)와 자전거도로(4.7km)도 있다. 여행은 누구랑 함께 하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떠난 여행이라 1박 2일이 무척 짧게 느껴졌다. 그래도 내 집이 최고의 안식처다. 집이 가까워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