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8,73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소설가 박범신은 어느 신문 칼럼에서 “사람처럼 영혼의 스펙트럼이 넓은 존재는 없다”(한겨레, 2009.7.11)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영혼은 짐승이 사는 시궁창으로부터 신이 사는 하늘에까지 걸쳐져 있을진대, 어떤 층위에서 살아가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라는 말도 했다. 6년 전 쓴 ‘인간의 도리’란 글의 서두이다. 박범신 글을 읽으면서 인간의 도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교장공모에서 차점자로 탈락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사람에 대해 쓴 글이었다. 이후 ‘인간의 도리’를 제목으로 하여 산문집을 펴내기도 했다. 6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인간의 도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도리(道理)는, 국어대사전 해석에 따르면 ‘사람이 지켜야 할 바른 길’이다. 사람이 지켜야 할 바른 길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신의를 지키고 염치를 아는 것이 그 으뜸이지 않을까 싶다. 또 받으면 갚을 줄 아는 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 한다. 인간의 도리가 말로야 쉽지만, 그렇게 만만하거나 호락호락한 것이 아님을 최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하필 환갑을 맞아 그런 경험을 하고보니 새삼 헛되게 산 인생이라는 자책마저 솟구친다. 인간의 도리를 다하며 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사실 첨엔 좀 저어했다. “요즘 세상에 누가 환갑 잔치하냐”는 비아냥이 귓전을 때렸다. 헤아려보니 실제 친척이나 지인 회갑연에 가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다. 그러다가 공무원 건강검진에서 “위암초기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위암초기는 60평생 한번도 해보지 않은 위내시경 검사 등 야단법석을 떤 끝에 이상없음으로 판명되었다. 덤으로 만 60세까지 건강하게 산 것도 축하할 일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가만 셈해보니 1999년 출판기념회 이후 16년 만이라면 품앗이하는 문인들 사이에서도 욕먹을 짓은 아닐 것 같았다. 또 책을 증정받은 여러 지인들이 “출판기념회 언제 하냐?”며 물어오곤 했다. 지인들은 출판기념회를 미처 기다릴 수 없었는지 소정의 축의금을 보내오기까지 했다. 마침 글쟁이라는 핑계도 있어 그냥 회갑연이 아닌 환갑기념 출판기념회를 작정해버렸다. 생애 처음 호텔에서 하는 출판기념회로. 그런데 음력으로 귀빠진 날이 하필 어버이날이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앞당기거나 뒤로 물려 하는 것도 좀 그랬다. 아니나다를까 많은 분들이 출판기념회장에 직접 올 수 없다는 사정을 전해왔다. 딴은 그럴만하다. 그들은 계좌이체를 하거나 우편환 등으로 축의금을 보내왔다. 심지어 사후 직접 찾아와 축하해주기도 했다. 의아스러운 것은 출판기념회에 분명 와야 할 문인들이 보이지 않은 점이었다. 원로이거나 여류이거나 시인⋅수필가⋅아동문학가이거나 그야말로 남녀노소, 장르 불문하고 골고루 있었다. 이를테면 인간의 도리로 볼 때 꼭 와야 할 사람들이 상당수 빠진 반쪽자리 출판기념회였던 셈이다. 여기서 ‘와야 할 문인’이라 말한 것은 내가 그들의 출판기념회때 직접 참석, 축의금과 함께 축하해주었기 때문이다. 부모 조문이나 자녀 결혼식이 그렇듯 출판기념회 품앗이도 일반화되어 있어서다. 그러니까 그들은 자신의 출판기념회때 환한 미소로 나의 축하를 받고도 품앗이는 나몰라라 한 것이다. 누구나 다 하고 사는 사소하지만 당연한 인간의 도리를 하필 문인들이 저버려 그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그러고도 그들은 어디 가서 문인입네 하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인간의 도리도 다하지 못하는 그들과 함께 문인이라는 사실이 불볕더위를 날릴 만큼 너무 으스스하다.
8년 동안 애마 역할을 한 내 자가용, 기기 성능에는 아무 이상이 없을까? 차량을 얼마 동안 사용했는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행거리다. 주로 출퇴근용으로 사용했기에, 또 드라이브를 즐기지 않아서, 가능하면 외출 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덕분인지 6만3천km 주행기록이다. 방학을 이용하여 자동차 종합검사를 받았다. 가까이 있는 서수원자동차 검사장이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니 1천2백 원을 감해준다. 예약 후 나중에 온 문자를 확인하니 이벤트에 참가하면 또 얼마를 감해준다. 그러니까 종합검사 비용은 5만원이 채 안 된다. 오늘도 불볕더위가 예상된다. 08시 55분 집에서 출발, 검사장에 도착하니 벌써 검사 대기 중인 차량들이 길게 줄 서 있다. 1번은 경유 차량, 휘발유와 가스차량은 2번 줄이다. 30분 정도 기다리니 내 순서가 되었다. 검사 시간은 15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자동차 검사 왜 하는 것일까? 비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대기 환경 개선을 통한 공공 복지 증진이다. 검사 결과 안전 운행과 직결된 주요 장치에 대한 결함을 미리 정비하는 것이다. 자동차 안전학회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연간 사망자 422명, 부상자 1만9천명, 사고 발생 1만3천명을 예방한다고 나와 있다. 대기 환경 개선은 이 검사장에서 도로 주행 조건을 재현한 배출 검사로 대기 오염 2만 4천톤, 온실가스 7천톤을 감소시키며 사회적 이익 1조4천7천억원을 거둘 수 있다는 연구 조사가 나와 있다. 그 근거는 안양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제시하고 있다. 자동차 검사는 새 차량 출고 후 4년 후부터 받는데 내 차량은 2년 주기이다. 자동차 검사의 목적인 생명과 재산 보호는 참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모든 차량이 이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 검사를 받지 않고 사고가 났을 경우, 그 피해는 엄청나다. 대기 환경 보호이외에도 국민의 재산권 보호, 운행질서 확립에도 기여한다. 검사장 입구에서 직원에게 자동차를 넘기면 여러 과정 검사를 거친다. 고객은 고객 대기실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자신의 차량 점검 과정을 지켜본다. 모니터는 두 곳에 모두 6개가 있는데 차량 순서대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항을 보여준다. 이게 다 고객 서비스의 일환이다. 이것이 없으면 차량 옆에서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드디어 종합검사 결과가 나왔다. 직원은 자동차 기능 종합 진단서를 보여 주면서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진단 항목은 조향계통, 제동계통, 등화장치, 배출가스, 계기계통으로 구분이 되는데 세부진단항목은 무려 20여개 항목이다. 양호 상태보다는 개선해야 할 항목을 유심히 듣는다. 그래야 그 부분을 개선할 수 있다. 대부분이 양호 상태로 나왔다. 그러나 자동차 앞바퀴는 많이 닳아서 3mm 남았다. 앞으로 5천km 주행 후 교체해야 한다. 뒷바퀴는 7mm 남아서 1만5천km 후 교체해야 한다. 그리고 엔진오일 상태를 점검하라고 나왔다. 오일의 양 및 점도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앞 브레이크 패드는 마모가 50% 진행되어 앞으로 2만km에. 뒷 브레이크 패드는 4만km 이내에 교환하라고 기록이 되어 있다. 이제 설명도 다 들었으니 귀가해야 한다. 직원은 사계절 워셔액 1.8리터를 건네주면서 혹시 만족도 평가에 선정이 되면 응해 달라고 부탁한다. 자동차 소유자는 정기검사 및 점검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유효기간이 경과되면 과태료 30만원이 부과된다. 그러나 과태료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생명과 타인의 생명, 그리고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자동차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이 선생님, 오늘 아침은 아주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무더위가 한 풀 꺾였나 봅니다. 선생님께서는 지리를 전공하시면서 인구관련 연구를 많이 하셨는데 최근 한국 인구 추세를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엔은 지난 7월 30일 ‘세계 인구 전망-2015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현재 5029만 명인 한국 인구는 2030년 5252만 명으로 증가하지만, 2050년 5059만 명으로 감소하고 2100년엔 4000만 명에도 못 미치는 3850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또 출산율은 크게 낮아지고 기대수명은 계속 늘면서 한국의 중위연령(총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중앙에 있게 되는 사람의 나이)이 세계에서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중위연령은 인구 고령화의 핵심 지표 중 하나입니다. 현재 2516만 명인 북한 인구는 2030년(2670만 명), 2050년(2691만 명)까지는 증가세를 보이지만 2100년엔 2484만 명으로 감소합니다. 유엔 소식통은 “만약 올해 남북통일이 된다면 한반도 인구는 7545만 명으로 8000만 명에 육박하지만, 2100년 하나가 되면 이보다 무려 1211만 명 줄어든 6334만 명밖에 안 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인구 감소는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 때문이지요.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 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합니다. 이 보고서는 2010∼2015년 합계출산율 하위 4대 국가로 마카오(1.19명), 홍콩(1.20명), 싱가포르(1.23명), 한국(1.27명)을 적시했다. 하위 1∼3위는 인구가 수십만 명에서 수백만 명에 불과한 도시국가인 만큼 인구 1000만 이상의 규모 있는 국가 중에선 한국의 출산율이 가장 낮다는 결론입니다. 보고서는 “(대표적 고령화 국가인) 일본의 중위연령이 2015년 46.5세, 2030년 51.5세로 세계 1위지만 2050년엔 한국이 53.9세로 일본(53.3세)을 제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의 중위연령은 1980년엔 22.2세에 불과했으나 2015년 40.6세로 높아지고 2030년 47.5세로 처음 ‘톱10(10위)’에 진입한 뒤 그로부터 20년 만에 ‘반갑지 않은 세계 1위’가 된다는 설명이군요. 한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015년 전체의 18.5%지만, 2050년엔 41.5%로 23%포인트나 늘어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5년 81.4세에서, 2100년 93.6세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편 현재 약 73억 명인 세계 인구는 2030년 85억, 2050년 97억, 2100년 112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이 증가세는 출산율이 높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이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인구 2위인 인도(13억1105만 명)는 2022년에 1위인 중국(13억7605만 명)을 추월하고, 7위인 나이지리아(1억8220만 명)는 2050년경 3위인 미국(3억2177만 명)을 제치고 ‘톱3’에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2050년에 인구 3억 명이 넘는 6대 국가는 인도(17억533만 명) 중국(13억4806만 명) 나이지리아(3억9851만 명) 미국(3억8887만 명) 인도네시아(3억2234만 명) 파키스탄(3억964만 명)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인구 감소 추세는여러 방면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이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제력의 위축은 물론이요, 농촌 문제, 교육 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 정책은 이를 충분히 감지하지 못하고 정책 수립도 그 파급효과가 미미한 수준으로 느껴집니다. 장래 한국의 미래상을 활기찬 한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출산 장려에 대한 획기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인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 선생님의 경우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기회가 되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보훈교육연구원이 주관하고 보훈처가 후원한 2015 국외독립운동사적지 3차 탐방단(8.3-8.8)은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는 탐방 첫날 중국 상해시에 있는 홍구공원을 찾았다. 지명은 쓰찬북로 2288호. 한자로 사천북로(四川北路)인데 도심지에 자리잡은 공원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홍구공원은 명칭을 이미 오래전에 바꾸었다. 노신(魯迅)공원으로. 노신은 중국 출신 소설가이다. 이 곳에는 노신의 묘가 있다. 안내도를 살펴보니 이 공원내에 매원(梅園)이 있다. 아마도 봄이면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것이다. 입장권에도 매화가 만개한 모습이 나타나 있다. 우리 탐방단 지도교수인 조범래(독립기념관 소속) 교수는 노신 묘소와 체육관이 바라다 보이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도시락 폭탄 투척 장소로 짐작이 되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하여 당시 시대적 상황과 거시 장면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협조를 받아 투척 장소를 분명히 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잠시 윤봉길 의사의 생애를 생각해 본다. 1908년 6월 21일 지금의 충청남도 예산군에서 태어난 그는 청년시절 농촌 계몽운동에 앞장선다. 그러나 그는 나라를 위한 위대한 일에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가 중국으로 망명하면서 남긴 말에는 이미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장부출가 생불환(丈夫出家 生不還). 장부가 뜻을 품고 집을 나서면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1930년이었으니 그의 나이 23세에 만주로 망명한 것이다. 이어 중국 상하이에서 채소장사를 하던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인 김구 선생을 만나 독립운동에 몸 바칠 것임을 밝히고 한인애국단에 가입한다. 드디어 1932년 4월 29일 이 곳에서 열리는 일왕 생일인 천장절(天長節) 및 승전축하 행사에서 거사를 벌리게 된다. 당시 그가 소지한 폭탄은 두 종류로 도시락 모양과 물병 모양이었다. 물통 폭탄은 성공하였고 자결하려던 도시락 폭탄은 불발하여 일본헌병에게 체표되어 모진 구타를 당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본 제국주의 타도를 외쳤다. 폭탄 투척으로 그 당시 행사장에 모였던 상하이 파견군 총사령관 시라카와를 비롯한 주요인물 들이 사망하거나 크게 부상하였다. 당시 중화민국 장제스는 “중국의 100만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한국의 한 청년이 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하였다.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우리의 독립운동에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상해 임시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그는 1932년 12월 19일 사형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당시 그의 나이는 25세. 그러니까 20대 초반에 망명하여 부모와 아내, 걸음마하는 어린 아들을 두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기꺼이 바친 것이다. 이 위대한 일, 우리 대한국인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우리의 선조들은 가족보다 나라를 더 소중히 여겼던 것이다. 매원에 있는 매헌 기념관을 찾았다. 매헌은 윤봉길의 호이다. 입장료는 중국돈으로 15원. 기념관에는 윤봉길의 생애와 그 당시 국제 정세, 홍구공원에서의 폭탄 투척 상황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방문 기념으로 매헌 동상 옆에서 인증샷을 남겼다. 필자의 이번 중국 방문은 네 번째다. 10여 년 전 교감 때 동북3성 방문을 시작으로 국권 상실 시기의 국난극복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면서 나라사랑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어떻게 이것을 교육에 접목시킬 방안을 연구하였다. 이번 탐방은 임시정부가 자리잡았던 상해, 해염, 항주, 남경, 중경 등에서 선열들의 활동과 삶의 흔적을 보면서 애국정신을 다시금 굳게 다지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최근 정부는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의 골자는 스쿨닥터(School Doctor) 확대를 통한 위기학생 조기 감지, 유해정보차단 소프트웨어 보급 확대, 초등학생을 위한 가정형 Wee 센터 운영,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 등이다. 사실 최근 학교폭력의 연령대와 학교급이 갈수록 낮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초등학교부터 초기 예방적 대응과 맞춤형 대책 마련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가해 응답률이 중·고학생에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의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정부의 후속 지원과 보완, 학교현장의 적극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 문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학교 현장의 실정을 고려하여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첫째, 초등학교 학급 담임교사 학교폭력 가산점 부여(1점, 0.1점)는 담임교사의 사기진작을 위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나, 기존 초・중・고교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와 중복문제가 발생되는 바, 이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초・중・고교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는 모호한 선정기준으로 인해 교원 간 갈등발생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복되는 가산점 신설로 또 다른 학교현장 혼란이 발생될 우려가 없지 않다. 둘째, 이번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에 따라서 초등학교 학급 담임 교사에게만 학교 폭력 가산점을 부여하면 상대적으로 중・고교 학급 담임 교사들에게 불리하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교육계와 교단에 혼란이 올 수 있다. 물론 학령기의 초기 단계의 중요함에 따라 초등학교 담임 교사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려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중・고교 담임 교사들이 제외시키는데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의 업무 가중은 중고교로 올라갈수록 더 무겁다는 반론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셋째,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에 대한 공헌자들이 학급 담임 교사만이 아니다. 전 교직원들이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 수립, 실행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학급 담임 교사 외에도 전문 상담 교사, 상담 업무 담당 교사, 생활지도 담당 교사, 윤리부장(담당 교사) 등 다양한 교사군(敎師群)이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에 공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 학교 학급 담임 교사에게만 가산점이라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다른 교사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어 교사의 사기 진작이 아니라, 오히려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 담임 교사들에게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에 대책에 즈음하여 참고해야 할 점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초・중・고교 학교 폭력 유공 교원 가산점 부여 제도이다. 담임 교사 위주로 선정되어 가산점을 부여하는 이 제도 역시 아직도 학교 현장에 안착되지 못한 상태이다. 즉 이번 대책에서 제시된. 담임교사 학교폭력 가산점 (1점,0.1점) 추진은 2013년부터 시행중인 학교폭력 유공가산점 제도(2점,0.1점, 학교교원 40%범위 내 ±10%, 대상 교원 중 80%는 담임교사와 생활지도교사 반드시 포함)와 중복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초・중・고교 학교폭력예방 유공 교원 가산점과 이번 대책에 제시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승진 가산점 부여에 대한 기준의 타당성과 기존 유공교원 가산점과의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히 하지 않으면 또 다시 학교현장의 불만과 오해가 발생될 소지가 있다. 학교 현장에 큰 혼란과 갈등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물론 원론적으로 학생 인성교육과 학교폭력 예방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담임교사에 대한 사기 진작책 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는 현재 사기가 극도록 저하돼 있는 교사들에게는 다다익선의 제도다. 그러나 승진가산점 부여를 통한 손쉬운 방법으로 담임교사의 사기진작에는 한계가 있는 바, 학교폭력 유공교원에 대한 포상, 연수, 별도 성과상여금 지급 및 안식년제 기회 등 실질적인 담임교사 사기진작책 등 대안을 둘 모색하여 확정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담임 교사들만이 대상이 아니라, 중・고교 담임 교사 내지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에 공헌하는 교원 모두를 포함시켜서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모색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의 최종안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 입안자, 교육전문가, 학교 현장 교원, 학부모 등 교육공도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포럼, 세미나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서 우리 교육 현장에 적합한 현장 친화적 맞춤형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자기의 의견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경향이 크다. 가령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 가동이 안되고 있으면 담임교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행정실에 가서 직접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도 안되면 교장실로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하고 해결이 안되면 반복해서 찾아간다. 또한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도 교장이나 교감을 직접 찾는 학생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이런 것이 학생들의 변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해야 해결이 쉽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지난 4월부터 "모두가 좋아하는 회식문화를 만들기 위한 '119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이 운동이 활성화 되어 있지는 않다. 119운동이란, 회식시에 '1가지 술로 1차에서 9시 전에 끝내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인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술자리 모임이라는 조사가 있다고 한다. 119운동의 핵심은 술잔 돌리기 등 음주를 강요하는 문화를 없애고 점심회식, 문화체험, 레저활동 등을 통해 다양하고 의미 있는 회식문화로 바꿔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운동이 시작된지 꽤나 시간이 지났지만 시교육청 내에서는 어떻게 잘 진행되고 있는지 몰라도 각급학교에서는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언제 그런 운동이 시작되었는지 제대로 알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차, 3차를 기본으로 하는 경우들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몇 차례 옮기면서 술자리를 하게 되면 간혹 그 사이에 노래방을 가기도 한다. 1차, 2차나 노래방을 가는 것이 자유의사라면 관계가 없겠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의사와는 별로 관계없이 진행된다. 그 자리에 교장, 교감이 있다면 나머지 교사들은 대체로 참여하는 것이 현재의 학교회식 문화이다. 물론 교장, 교감들 중에도 교사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빈도로 볼때는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고 본다. 교장이 있기 때문에 억지로 참여하는 교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빈도로 볼때는 교사들 보다는 많지 않을 것이다. 참석안하고 그냥 가도 되겠지만 그냥 돌아서서 가기에는 뭔가 찜찜함이 남게된다. 왜 그럴까. 그 자리에 교장이나 교감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직속상관이 있는데 어떻게 돌아서서 가느냐에 대한 생각 때문에 억지로 남아 있는 경우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남여 불문이다. 시간이 어느정도 늦어지면 그나마 자리를 피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왠지 의무적으로 참여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노래방등을 가게되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드러난 경우는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일들이 회식자리에서 일어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이야기이다. 교사들만 참여한 자리에서는 특별히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대략 관리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교직사회도 관리자들의 의식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최근 롯데일가에서 권력다툼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수직적인 권력형태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대기업에 비해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너가 직접 모든 것을 지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통이 잘 안되기 때문에 다른 기업에 비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학교는 관리자의 역량이 뛰어난 경우들이 훨씬 더 많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기시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회식문화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적지않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들이 생각을 바꾸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119운동을 아무리 펼처도 결국은 실제로 지켜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게 된다. 관리자가 같이 있는 경우임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학교의 관리자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생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한 교사들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학생을 통해서건 교사를 통해서건 관리자들은 충분히 인지했을 가능성이 매우높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관리자의 책임을 묻는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옳다. 자신이 잘 몰랐다면 관리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고 알고 있으면서 숨겼다면 이 역시 관리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교사들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관리자 역시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고 본다. 이번의 문제는 법에따라 철저히 조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처벌을 해야 한다. 교육계를 떠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이를 토대로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효를 거둘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일이 발생했다고 해서 급히 내놓은 대책은 실효성이 없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신문의 기사내용 중 이런 내용이 있다. '교사들은 어떤 것이 성폭력인지 잘 모르는 경우들이 많다. 자기도 피해자라고 억울해 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교사들에 대한 관련 교육이 제대로 안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교육이 제대로 안되었다는 것은 학기마다 1회이상씩 이수토록 한 교육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교사와 학생이라는 특수한 관계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우리학교만 하더라도 정해진 규정에 따라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직장에서 받는 교육을 그대로 받고 있다. 이 교육으로 교사들 간의 성추행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교사와 학생사이에 일어나는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형식적인 교육이 아니라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학생들에게도 역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보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긴 현실에서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관련 문제에 대한 교육을 좀더 철저히 하되, 맞춤형 교육을 위한 메뉴얼을 작성하고 그에따라 교육이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8월 2일, 청주직지산악회원들이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곰배령으로 야생화 산행을 다녀왔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위치한 곰배령(높이 1164m)은 점봉산(높이 1424m)의 남쪽에 자리한 능선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멀리서 보면 곰이 하늘로 배를 드러내고 누운 형상이다. 이곳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야생화를 만나려면 사전에 산림청 홈페이지(http://www.forest.go.kr)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하거나, 인제국유림관리소 또는 진동리 민박협회를 통해 탐방신청을 하여야 한다. 탐방 구간이 조성된 강선계곡부터 곰배령까지 약 5km 거리를 왕복해야 하는데다 탐방 인원을 하루 300명 이내로 제한하고, 오전 9시·10시·11시 약속된 시간에 입장해서 오후 2시까지 탐방을 마치고 하산하려면 세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소 불편해도 점봉산의 아름다운 숲을 오랫동안 보존하려면 이 정도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아침시간은 왠지 시계바늘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 출발시간이 1시간 앞당겨져 승용차로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할 때까지 부산을 떨었다.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오르니 낯모르는 여자 회원과 같은 자리다. 6시 1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회원들을 태우기 위해 진천IC로 향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입장시간에 맞추느라 속도를 내는 차안에서 크로바 총무님의 사회로 코지 회장님의 인사와 산행안내가 이어졌다. 지름길인 중부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 19번 국도,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홍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여자들이 화장실 앞에 길게 줄을 만든 화양강랜드 휴게소에 잠깐 들른 후 한참동안 내린천의 물줄기와 산봉우리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멋진 풍경을 보여주며 10시 5분경 점봉산생태관리센터 주차장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는데 우비를 입어야하나 고민할 만큼 가랑비가 내린다. 불현듯 날씨가 흐려 야생화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8일 전의 금대봉 산행이 생각났다. 주차장에서 곰배령 방향의 산줄기를 바라보고 점봉산생태관리센터로 가다보면 길가에 수령 250년의 돌배나무 보호수가 있다. 생태관리센터로 가면 신분증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입산허가증을 준다. 허가증을 배낭에 걸고 서쪽방향으로 탐방을 시작한다. 정상 부근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산길이 비교적 완만하다. 정해진 탐방로를 따라가면 옆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 신선이 내려와 놀고 간다는 강선계곡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을 만큼 수량이 풍부하다. 이곳은 차가 오가지 못하는 아름다운 숲길로 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간간이 물건을 운반하는 4륜바이크를 만나는 것도 이채롭다. 길가에서 모양이 이상한 나무와 철모르는 단풍잎이 눈길을 끈다. 제법 모습이 그럴듯하지만 이름도 없고 수량에 비해 소리가 작게 들리는 폭포도 만난다. 생태관리센터에서 2㎞ 거리의 강선마을까지는 길이 완만하고 넓어 오르막이 느껴지지 않는다. 계곡 주변에서 시기를 달리하며 피고 지는 야생화들을 만나 발걸음이 느려진다. 강선산방과 곰배령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빨간 우체통과 돌바둑판을 지나면 예전에는 제법 규모가 큰 화전민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몇 가구 남지 않은 강선마을의 끝집에서 파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펜션이 모여 있는 강선마을을 지나면 수령 210년의 쪽버들나무 보호수가 물가에 서있다. 곰배령에 가려면 돌계단으로 계곡을 건너 입산허가증을 확인받아야 한다. 이때부터 계곡은 좁아지고 숲은 더 울창해진다. 산길에 작은 돌이 많아 미끄러운데 Y자 모양의 나무, 작은 정원을 만든 돌무더기, 물줄기가 긴 폭포가 눈요기 거리다. 곰배령이 가까워질수록 양치식물이 군락을 이루며 초록바다를 만들고, 원시림처럼 오랜 풍파를 견딘 고목과 비바람에 쓰러진 나무들이 눈에 띈다. 자욱한 안개가 깊은 계곡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물줄기를 더 싱그럽게 하고, 원시의 자연 속으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는 나무들이 한결 더 신비롭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정상 못미처의 빈터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점심을 먹었다. 바람소리와 함께 귀둔리 곰배골마을에서 진동리 설피마을로 넘어가는 곰배령 정상에 오르면 하늘이 열리듯 넓은 평원에 온갖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한반도에 자생하는 식물의 북방 한계선과 남방 한계선이 만나는 지점이라 다양한 식물이 서식한다. 날씨가 맑은 날은 축구장만한 초원에서 백두대간 너머로 설악산의 대청봉과 중청봉이 보인다. 나무 데크로 연결된 탐방로 외에는 사람의 발길이 허락되지 않는데다 안개가 가려 허리를 숙여도 꽃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안개가 만든 이국적인 풍경이 멋졌다. 하산은 새로 만든 길보다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게 편하다. 궂은 날씨 때문에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야생화를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 3시경 생태관리센터 주차장에 도착했다. 3시 2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44번 국도변의 두촌관광타운휴게소에 들르며 동충주IC에서 가까운 장수밥상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된장찌개와 맛있는 반찬으로 식사를 겸한 뒤풀이를 했다. 어떤 일이든 책임을 맡으면 노심초사 고생하게 되어 있다. 야생화 산행을 추진하느라 고생한 코지 회장님이 ‘사람이 하는 일은 최선을 다했지만 하늘이 하는 일은 어쩔 수 없었다’며 하루 종일 날씨가 흐렸던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관광버스가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릴 때도 소나기가 한 줄금 내리며 날씨가 오락가락했다. 8시 55분경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여 운영진과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야생화 산행을 마무리했다.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 관내 한 공립고등학교 교원들이 여교사와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추행과 희롱을 일삼은 사건에 대한 서울교육청의 감사가 한창이다.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고, 시교육청은 재발 방지를 위해 포괄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이 학교에서 다수의 남교원이 여학생, 여교사에 대해 지속적인 성희롱·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가피해자들의 증언과 주장이 일부 엇갈리고는 있으나 여러 명의 교원들이 여교사,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성추행을 했다는 증언과 지탄 속에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모든 교사에게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교장·교감 등 관리직 대상 성범죄 예방연수, 온라인 신문고 설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대책을 제시했다. 사실 미래의 동량을 양성하는 신성한 학교에서 이러한 논란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될 교육계의 매우 수치스러운 사건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내를 흙탕물 친다’는 말처럼 극소수 교원의 일탈과 잘못된 언행으로 인해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대다수 교원들의 명예가 함께 실추되고 있는 점이다. 나아가 신성한 교단을 지키고 묵묵히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이 땅의 상록수인 대다수 교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학교와 교원의 자성과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신성한 학교와 교단에서 교직원간이나 교원에 의한 학생들 대상 성희롱 등 성범죄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하며, 학생에 의한 교원 성희롱·성추행을 포함한 학교구성원 간의 성윤리 제고 및 문화개선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교육 선진국은 요원한 것이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대책인 전 교원 연수, 온라인 신문고 설치, 원스크라이크 아웃제 등은 주로 예방교육 및 사후 처벌 대책 중심이다. 물론 성희롱・성추행・성폭력 등 성범죄를 행한 교원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벌해야 한다. 그러한 비이성적인 일탈을 자행한 교원은 다시는 교단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엄정하게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성범죄의 근절은 예방교육 및 처벌위주의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깨끗한 교직윤리 실천이 더 중요하고, 시·도별 징계기준의 상이에 따른 또 다른 문제발생 차단을 위해 법령 개정을 통해 일관성 있는 예방, 대책, 처리 등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의 외재적 대책과 처벌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교원들이 공무원행동강령, 교직윤리헌장 등을 준수하는 것이다. 또 모든 교원들이 옷깃을 여미고 청렴을 실천하는 내재적 자정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차제에 모든 교직원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양성평등교육, 성교육, 성희롱・성추행・성폭력예방교육, 성정체성교육 등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간과해선 안 될 점은 무엇보다 이 학교 학생과 교원 대대수가 무기력증과 '집단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이들이 심신의 안정을 되찾아 보람을 갖고 교단에 서도록 돕고 조속한 학교 정상화에 힘을 쏟는 것이 급선무다. 결국 이번 서울의 한 공립고 교직원들의 여교사・여학생 대상 성희롱・성추행 사건은 현재 조사와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한 점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옥석을 가려서 일벌백계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불미스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정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모든 교직원들은 이 사건에 대해서 ‘피안의 불’처럼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는 방관적 자세보다 다시 한 번 교직원으로서의 윤리와 청렴의 자세를 가다듬고 몸과 마음을 맑고 밝고 깨끗하게 하는 정좌(正坐)와 청심(淸心)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사회 일반의 비판처럼 추악한 민낯의 학교와 교단에 대해서 책임을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는 이 사건에 즈음하여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내 탓을 해야 하며, 나아가 이 사건을 계기로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우리나라 학교와 교단이 더 맑아지고 깨끗해지는 전환점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이야, 오늘은 절기상 입추인데 아침부터 후덥지근하구나. 교장 선생님은 가끔 수업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꿈을 묻는 수업을 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상당 수 학생들이 장래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학생들로부터 자신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주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생각하여 보라고 하면서 진로지도를 하였단다. 또, 많은 시간을 이론적으로 가르쳐 봐도 별로 감동이 적었는지 학생들의 생각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이러한 방법으로는 효과가 없어서 방법을 바꾸기로 하였다나. 그 방법이 바로 편지를 써서 건네주는 것이었다. 이 편지를 모아 이번 정년퇴임을 기념하기 위하여 편집한 것이 바로 '교육의 텃밭에 씨를 뿌리며'이다. 여기에는 네 친구들에게 쓴 글도 들어 있으니 잘 보기 바란다. 만일 네가앞길이 보이지 않고 있다면 먼저 이 세상을 살아온 선배로 부모님과 주변에 계신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할 줄 하는 학생이 되기 바라면서 이 글을 쓴다. 아직 스물이 채 안 된 김안나(19)씨는 지난 1월 경기 평택의 한국관광고 졸업과 동시에 서울 강남구 코엑스 롯데면세점에 취업했다. 대졸자들도 힘들다는 취업 문을 가뿐히 넘어선 비결은 뭘까.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 초까지 스위스 바텔호텔에서 경험을 쌓았고 이런 경험이 취업 성공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한 주는 언어 교육을, 한 주는 실습을 하는 등 특유의 커리큘럼 덕도 컸다. 김씨는 중국어가 전공이고 영어와 프랑스어도 가능하다. 학벌은 ‘고교 졸업’이지만 실력은 유명 대학 졸업생 못잖은 셈이다. 이처럼 이제는 학벌이 문제가 아니라 실력이 있느냐가 취업을 결정한다. 인천전자마이스터고를 졸업한 이진현(19)씨는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오는 7월부터 독일 하노버의 전자회사인 펠츠 일렉트로안나겐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금은 한국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독일 하노버의 직업학교인 비비에스(BBS)에서 견습생으로 직업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실력을 인정받아 졸업 후 일하기로 한 것이다. 이씨는 “원래부터 외국의 언어나 문화에 관심 많았고, 교육부에서 이런 과정을 운영한다고 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기술이 좋으면 대접을 받는 풍토가 강하다”면서 “기술직에 대한 대우가 높고 정부 지원도 좋아 국내와는 온도 차이가 상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느 국내의 그릇된 풍토도 꼬집었다. 이씨는 “국내에서는 고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면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고쳐져야 좋은 취업 프로그램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31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는 김씨와 이씨처럼 글로벌 현장학습에 참여했던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들의 성공 사례 발표회가 열렸다. 교육부가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글로벌 현장학습은 올해로 5년째이다. 지난해에는 21개 학교 371명이 독일, 스위스, 호주 등 12개국에서 현장실습에 참여했다. 전체 참가자 가운데 70.6%인 262명이 귀국하자마자 취업에 성공했다. 특히 66명은 해외기업 취업을 약속받았다. 인천전자마이스터고·부산기계공고·광주자동화설비공고가 독일에 각각 7~9명을, 한국관광고가 스위스에 5명을 진출시켰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이들이야말로 ‘신(新) 평판사회’의 주역들인 셈이다. 이웃 광양실고에 들어간 한 제자도 이번 한국농업진흥공사에 합격하였다는 소식을 나에게 전해주었단다. 넌 어느 고등학교에 갈 것인지는 정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문제는 어느 학교가 아니라 내가 어떤 꿈을 가지고 지금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여 본다면 너에게도 좋은 축복의 길이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
(주)멘토솔루션 박인연 대표가 충남 서산 서령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박인연 멘토솔루션 대표 초청 특강 실시 -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2015년 8월 7일(금) ㈜멘토솔루션 대표 박인연 강사를 초청,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미나실에서 특강을 실시했다. ‘효과적인 공부법’이란 주제로 2시간 동안 실시된 이번 특강에서 박 대표는 5단계 패턴 학습법을 자세히 제시했다. 패턴 학습법이란, 전체흐름파악 – 뼈대 세우기 – 내비게이션 장착(거리, 예상 시간, 방법, 현 위치 파악 등) - 목차정리 – 정보의 질서화 순으로 설명하며 학생들이 좀 더 효과적인 공부를 하려면 교과서 읽기 방법을 잘 익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나만의 노트를 만들어 복습과 예습을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멘토솔루션’은 전문적인 종합 진단 검사를 통해 학습전략 및 로드맵을 제공하고 자기주도 학습 유도를 위한 문제해결력을 키워주기 위해 설립된 사설 교육전문컨설팅 회사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또 다시 교육 개혁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경제재도약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주제의 대국민담화에서 노동·공공·교육·금융의 4대 개혁을 강조했다. 이번 대국민담화의 핵심 키워드는 ‘개혁’과 ‘경제’였다. 그리고 개혁의 화두를 교육에서 찾았고, 교육을 경제재도약의 견인차로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교육개혁과 관련, 초・중・고등 교육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지적하고 혁신을 강조하였다. 즉 초·중·고교생들은 과도한 입시위주 교육에 시달리고 있고 대학생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과중한 교육비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음을 진단하고 정부는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사회 구현,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경제재도약 4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교육개혁을 들고 강조한 것은 교육이 현 정부의 핵심 기조인 창조경제와 맞닿아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름지기 교육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개인의 발전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서두를 뗀 것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또 박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토대며, 저 출산 문제 해결의 핵심적인 열쇠라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교육과 복지, 고용과 노동 문제를 연계하여 해결책을 찾아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 키워드인 꿈과 끼, 능력중심사회 구현,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 등을 관통하는 본질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창의적 인재 육성’이다. 박 대통령은 2016학년도부터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확대 시행, 수능 난이도 안정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보급 대폭 확대, 선 취업 후 진학 제도 활성화, 사회수요 반영한 학과 및 교육과정 확산 지원과 대학구조개혁 병행 추진 등을 세부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이 모든 과제들은 모두 현재 우리 교육의 화급한 혁신의 핵심 의제들이다. 이 중에서 대입 수능 난이도 안정화와 대학구조개혁 추진 등은 학교와 교육 현장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견된다. 박 대통령은 얼마 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매년 수능 난이도와 변별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능 난이도를 유지한다면 변별력 측면에서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갖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고등 교육 개혁의 시금석이 대입 수능임을 강조한 것이다. 당시 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수능 변별력 확보,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에 무게가 실리면서 삼불제도(三不制度)의 핵심인 대학별고사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의 재연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이번 대국민담화에선 ‘수능 난이도 안정화’란 원론적 입장만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고등교육 개혁의 핵심인 대학 구조개혁의 경우 이달 말 교육부의 구조개혁평가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평가부터는 대학별로 등급을 매기고 하위 등급 대학엔 정부 재정지원을 하지 않게 된다. 수년 후 고교 졸업생 수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어지는 공급과 수요의 역전 현상의 현실적 필요성을 토대로 대학들의 체질 변화를 유도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 주도 평가에 의한 구조개혁 자체에 대한 반발과 사회수요를 반영한 대학 개편이 인문학, 교양 교과목 등 기초학문 고사로 귀결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학생 취업률 등의 평가 척도만을 강조하면 철학, 심리학 등 인간의 삶에 직결된 기초 학문은 설 자리를 잃게 되고 나아가 이는 대학의 학과 통폐합, 폐과 등을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있다. 동서양 교육을 이끌어오고 일간의 삶을 풍요롭게 견인해 온 것은 교양 학문, 자유 학문으로서 오늘날 인문학, 기초 학문이라는 점을 전제하면 오늘날 인문학의 위기를 교육적 관점에서 극복해야 할 책무도 교육 당국, 교육자들에게 있는 것이다. 특히 대학들 사이에선 대학의 자발적 퇴출 경로를 열어달라는 입장, 특정 부실대학 퇴출 방식이 아닌 십시일반으로 양보다 질을 강조하는 전체 대학 규모를 슬림화하자는 입장, 대학의 자율적 구조개혁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입장 등이 산재하고 있다. 다만, 고등 교육 개혁, 대학 구조 개혁의 핵심은 교육 당국에 의한 타율적 혁신이 아니라, 대학 스스로의 자율적 개혁과 혁신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노동·공공·교육·금융의 4대 개혁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개혁은 교육 분야이다. 특히 경제재도약 4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교육개혁을 든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교육 개혁은 말처럼 그렇게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기간도 장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체계적인 정책적 지원이 결여되면 구두선에 그칠 우려가 없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서 4대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그중에서 교육 개혁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교육 개혁이 중요하고도 화급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사회 구현,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 대학의 구조 개혁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와 같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부 등 정부 당국은 학교 현장, 교원들의 자율적 개혁 노력과 동참을 유도해야 한다. 단위 학교와 교원들이 스스로 교육 개혁을 견인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교육 개혁이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소기의 성과를 거양토록 하려면 단위 학교와 교원들이 스스로 교육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장마의 막바지 칠월 말 자비를 들여 삼십여 년간 교직 생활의 손때와 추억이 묻은 자료들을 허름한 농가에 전시해 놓은 박연묵교육박물관을 찾았다. 장마의 눅눅함과 곰팡내가 촌집의 이곳저곳에서 피어나고 이끼긴 슬레이트 지붕과 솟아오른 텔레비전 안테나가 시선을 앗아간다. 그 박물관의 주인공은 퇴임한 지 이십 년이 지나서인지 교직에 몸담았던 분이라기보다 촌 할아버지란 인상이 더 진하게 묻어난다. 반가운 인사 끝에 여러 말이 오가다 인성교육에 관하여 묻자 “요즘세상 엄마는 있어도 어머니는 없어요.” 탄식하며 옛날의 농촌 일상을 반추하신다. 못 먹고 가난한 시절, 며느리가 젖먹이를 두고 밭일을 나가 일하다 보면 젖이 불어난다. 분유가 귀했던 시절 보채는 아기를 업고 시어머니가 밭 가에 오면 엄마는 아기를 얼른 넘겨받아 젖을 물린다. 젖을 빠는 아기는 한 손으로는 엄마 젖을 만지며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안정감을 찾는다. 그리고 배가 어느 정도 차면 옹알이도 하고 엄마와 눈웃음도 나눈다. 이렇게 엄마와의 교감으로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는데 돈이면 최고라는 황금만능의 신자유주의와 개인주의는 인성교육의 부재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통과된 인성교육진흥법을 들먹거린다. 이 법안은 이미 7월 21부터 시행되기 시작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에 인성교육 의무가 주어져 있다고 하는데 무슨 인성교육을 법으로 만들어 한단 말인가? 개탄할 일이라고 혀를 찬다. 그러면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든 목적은 뭘까? 그것은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 육성으로 주요 골자를 보면 ‘2015년 7월부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인성교육 교과목 수업시간이 법으로 정해지고 학교는 총예산의 일정 비율을 인성교육에 써야 한다. 교육감은 기본계획에 따라 자체 세부계획을 세우고, 학교장은 매년 학기 초 인성교육 계획을 교육감에게 보고한 뒤 이를 연말에 평가받도록 한다. 교사들은 인성교육 연수를 의무화해서 관련 연수를 강화하고, 교원 양성 기관에서는 인성교육 필수과목을 개선한 뒤 임용시험에서 검증을 강화하도록 한다.’ 이다. 그런데 가장 혁신적인 점은 미국처럼 인성교육 예산을 정부정책과 예산으로 뒷받침되도록 의무화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인성교육은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심을 기르는 게 그 핵심적 가치로 학습자가 태어나면서 지니고 있는 본성을 실현 촉진하는 활동 또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는 학습자가 ‘지속적인 행동의 변화, 나아가 습관의 변화를 불러오게 하는 가치 내면화 차원의 교육’이 인성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인성교육의 법제화를 불러온 것은 무엇인지 고개를 돌려봐야 한다. 몇 년 전 학교에 있었던 일이다. 아이들은 모두 귀하고 소중한 만큼 부모의 관심과 목소리도 크다. 그런데 손자를 귀엽다 하면 할아버지 상투를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지나친 관심은 논란을 가져온다.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사소한 다툼이 있어 학부모가 교무실에서 서로 언쟁과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한 치의 양보도 배려도 없는 험악한 상황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정년을 얼마 안 둔 어느 선생님은 걸레질 한 번 안 해보고 손빨래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이 부모가 되어 제 아이만 두둔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큰 일이라고 했다. 남의 눈 티는 잘 봐도 내 눈의 티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인성의 부재는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자살 등 수많은 사건․사고를 양산하고 있다. 이런 인성피폐의 원인은 어디에 찾을 수 있을까? 모두 잘 알고 있는 입시 위주, 경쟁교육,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 라는 승자독식 우월주의의 사회 국가적 현상에 찾을 수 있다. 어느 고등학교의 학년도 말 모습이다. 수학능력고사가 끝나면 교문 앞에 ‘축! 000, 서울대 00학과 합격’이라는 현수막과 지역신문에는 축하광고가 등장한다. 그리고 졸업식이 되면 명문대와 4년제 대학에 몇 명 입학했다는 학사보고와 학교장의 회고사에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내고 그 대열에 낀 졸업생은 장학금과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그네들만의 축제의 장이 된다. 또한, 학교는 이제 명실상부한 명문고임을 애써 힘을 준다. 이런 ‘학력지상주의’, ‘일등지상주의’가 뒤흔드는 현실 상황에서 어떻게 바른 인성교육이 가능해질까? 진정한 인성교육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활에서 감성과 감동으로 사랑과 인연, 추억을 소중히 여기며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가슴으로 배우는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것이다. “내 교직 생활에서 가슴 아픈 일이 딱 한 가지 있네. 새 학년 담임을 하였지만 몇 달째 학교에 오지 않아 여름방학을 앞두고 가정방문을 가보니 수술비가 없어 심장병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 아이가 있었지. 그래서 준비한 몇 권의 책을 주며 방학 후에 만나자고 했는데 개학 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억장이 무너졌지!” 구릿빛 주름이 말린 얼굴에 묻어나는 원로 은사님의 회한이 인성교육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게 한다.
김 선생님,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전략지형과 지정학적 역학관계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19세기 후반 동아시아 지각 변동이 일본의 부상과 중국의 쇠퇴에 기인한 것이라면 21세기에는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정체가 역내 세력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상을 유지하려는 세력과 현상을 타파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는 신흥세력 간에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충돌할 위험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런 장소가 바로 센카쿠 열도와 남중국해 영토분쟁, 일본의 ‘보통국가화’ 등 역내 핵심 안보 현안의 중심에는 그런 알력과 대립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한 우리나라가 현재 당하고 있는 도전도 심상치 않습니다.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받고 있는 러브콜은 동아시아 지정학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과 체급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점에서 축복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전략적 판단과 선택을 그르치면 오힐 재앙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21세기 생존전략 수립 출발점은 우리 안보와 생존에 대한 위협이 어디서 올 것인지를 직시하는 것이지요.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다면 동북아 세력 균형을 파괴하고 패권을 장악하는 세력이 항상 우리를 침탈하고 종속관계를 강요한 주범이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반도를 지배하고, 한반도가 적대세력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 패권 유지에 필수적이기 때문이지요. 임진왜란, 병자호란, 청일전쟁, 러일전쟁, 6·25 등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전쟁은 우리를 둘러싼 역내 패권 투쟁의 산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마다 우리는 힘이 부족하였으며, 우리가 우리 자신을 지킬 힘이 없을 때 당한 일들이었습니다. 이제 무력으로 영토를 빼앗고 지배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국제관계가 힘의 논리에서 벗어나는 문명 세상은 결코 없을 것 입니다. 이처럼 불확실하고 험난한 안보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떤 책략으로 나라를 지켜나갈 것인가를 찾아야 할 때 입니다. 첫째, 주변국이 함부로 우리를 힘으로 겁박하거나 얕보지 못할 독자적 역량과 유사시 이를 사용할 의지를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결코 아직 그런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일수교가 이뤄지던 1965년 당시 한일간의 경제력 차이는 30배에서 50년이 지난 지금은 3.8배로 한국이 엄청난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외교 영향력은 일본이 압도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엔본부에 근무하는 한국직원은 111명이고 일본은 203명이며, 특히 국제기구 책임자를 전략적으로 양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와 흡사한 지정학적 제약을 안고 있는 베트남이 중국에 휘둘리지 않는 이유는 우리보다 국력이 강해서가 아닙니다. 강대국 위세에 주눅들지 않고 결사항전으로 외침을 막아내겠다는 불굴의 정신 때문이 아닌가요? 중국은 1979년 2월 베트남의 캄보디아 점령을 응징하려고 쳐들어갔다가 2만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서둘러 퇴각하는 수모를 겪었지요. 작년 5월 베트남이 영유권을 주장해온 파라셀제도에서 중국이 원유 시추를 강행하다가 양국 간 충돌이 일어나자 베트남 내 140여 개 중국 기업이 반중 시위대의 피습을 받고 중국인 9000여 명이 혼비백산해 국외로 탈출하는 소동도 있었습니다. 베트남을 얕잡아 보면 어떤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지를 중국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 계기였습니다. 우리 나라도 중국의 위세에 눌려 대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굴종의 길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모화사상과 사대주의의 DNA를 버리고 약소국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안보전략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선린우호 관계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될 것 입니다. 안보 차원에서는 한중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이 우리의 ‘엘도라도’입니다. 그러므로 두 가지 핵심 국익이 충돌하는 것을 막는 것이 대중 외교의 핵심 과제가 될 것 입니다. 경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안보에서 대중국 적대정책의 문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의 생존과 명운이 걸린 사안이 아니면 중국과의 대결과 충돌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동아시아의 세력균형을 회복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데 유리한 안보 지형을 만드는 것을 외교안보 전략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역내 세력균형이 한국에 가장 유리한 입지를 제공하고 독자적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되면 패권 세력이 힘으로 주변국을 압박하고 싶은 유혹도 덜 받게 될 것입니다.이를 위해 중국의 부상에 위협을 느끼는 국가들과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안보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일관계도 동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목표로 발전시켜 나가고 국민 정서가 국익을 훼손하도록 방치하여서는 안된다는 점 입니다. 끝으로, 모든 방책이 실패하고 불의의 상황이 닥칠 가능성에 대비하여 확실한 보험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한미동맹으로 위험을 보장하는 강한 최선의 보험이 될 것입니다. 20세기 초까지는 새로운 패권 세력이 출현할 때 우리에게 허용된 선택은 무모하게 대들었다 치욕을 당하거나 새 질서에 순응하여 군신관계를 맺고 생존을 의탁하거나 식민지로 전락하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이 동아시아 국제정치의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우리에게는 동맹이라는 새로운 옵션이 생기고 지정학적 숙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으로 패권 세력의 발호를 견제할 최후 균형자는 미국임을 알고 이에대한 외교력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됩니다.
2014년 6월 29일 인기리에 막을 내린 KBS대하드라마 ‘정도전’ 이후 사극이 맥을 못추고 있다. 이미 방송된 SBS ‘비밀의 문- 의궤살인사건’, KBS ‘왕의 얼굴’과 ‘징비록’이 ‘정도전’만한 시청률(최고 시청률 19%)을 기록하지 못한 것. 현재 방송중인 MBC ‘화정’도 10% 이하의 대박과는 거리가 먼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비밀의 문- 의궤살인사건’과 ‘왕의 얼굴’에 대해선 이미 살펴본 바 있다. 각 24부작이란 호흡(길이)의 문제와 기본적으로 팩션이란 점에서 ‘징비록’과는 다르다. ‘징비록’은 KBS가 ‘정도전’ 후속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50부작 정통사극, ‘광복70년특별기획 대하드라마’이기 때문이다. 하긴 2015년 2월 14일 첫 방송의 ‘징비록’ 시청률은 10.5%였다. 제2의 “‘정도전’이 보인다”커니 “명품 대하드라마의 ‘대박 예감’” 같은 제목의 신문기사를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중앙일간지 등에서 ‘징비록’ ‘관련기사를 거의 내보내지 않은 가운데 출발한 첫 회 시청률이어서 그런 기사들은 그럴 듯했다. 그러나 8월 2일 막을 내린 ‘징비록’ 마지막회 시청률은 12.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다. 최고 13.8%까지 오른 적이 있지만, 10%를 웃도는 시청률이라 할 수 있다. 시청률 면에서 정도전 인기보다 못한 류성룡, 그리하여 빛바랜 광복70년특별기획 대하드라마 ‘징비록’이 되고만 것이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식상함과 피로감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조연에 그쳤던 류성룡(김상중)을 주연으로 내세운 대하 드라마이면서도 연이은 선조와 광해군 등장이 그것이다. 요컨대 ‘왕의 얼굴’에 그려진 선조와 광해군 이미지가 채 사라지기도 전 ‘징비록’ 방송이 시작된 것. 그뿐이 아니다. 4월 13일 첫 방송된 MBC 50부작 ‘화정’도 30회까지 주인공은 광해군이었다. 수 개월 동안 같은 인물이지만 다르게 묘사되는 광해군을 지켜봐야 했다. 도대체 어느 광해군이 진짜일까 하는 고민의 해결책은 간단하다. 무슨 학술논문을 쓰려는 것도 아니고, 골치 아픈 것 그냥 안 보면 된다. 다음으로 ‘단순한 전쟁’과 복잡한 정치의 차이를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징비록’은 결코 단순한 전쟁만을 다룬 드라마가 아니다. 오히려 치열할 수 밖에 없는, 한편으로는 제작비가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전쟁장면은 생략한 경우가 많았다. 선조(김태우)와 대신들의 대화로 전쟁 상황이 치열하게 오갈 뿐이었다. 대신들간에는 동인⋅서인⋅남인⋅북인 등 당색의 정치가 그려지곤 했다. 끝무렵엔 아예 이름과 함께 ‘남인’ 등 자막을 넣기도 했다. 정치가 난무했는데도 ‘정도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걸 전쟁 탓으로 돌려야 하나. ‘임진왜란-피로 쓴 교훈’을 애써 대면치 않으려는 심리 때문이란 말인가? 분명한 한 가지는 있다. 힘이 없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란 사실이다. 왕후장상이 따로 있냐지만, 왕재(王材))가 엄연히 존재함도 확인되었다. 조선시대 최초의 서자출신 임금인 선조는 타이틀 류성룡의 존재감을 위해 너무 부정적으로 그려진게 아닌가, 왜군들을 하나같이 포악하거나 덜떨어진 인물들로 획일화시킨 것 아닌가, 뭐 그런 생각들도 남는다.
지난 7월 28일, 지인 부부와 강원도 동쪽에 위치한 봉평의 허브나라농원과 이효석 문학관, 주문진의 아들바위공원에 다녀왔다. 차가 막히는 여름휴가 기간인데다 영서지방과 영동지방을 하루에 돌아보는 여행이라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었다. 7시 30분 청주 용암동에서 자가용 한 대로 출발해 중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를 달렸다. 아침을 먹으려고 들른 금왕휴게소에서 치악산으로 산행 가는 산악회원들을 만났다.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의 상행선에서 평택제천고속도로로 영동고속도로의 상습 지정체 구간을 우회할 수 있어 강원도 여행길이 편해졌다. 영동고속도로 면온IC를 빠져나가 휘닉스파크와 평창무이예술관을 지나면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맑은 물이 흐르는 흥정계곡을 만난다. 흥정계곡은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에서 용평면 백옥포리까지 이어지는 계곡으로 송어, 산천어 등이 서식할 만큼 물이 맑은 곳이다. 흥정계곡 중 가장 깊고 물 흐름이 세다는 구유소까지 계곡 주변에 늘어선 펜션과 물놀이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계곡물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장관인 구유소 옆에 허브 전문식물원으로 이름난 허브나라농원(http://herbnara.com)이 자리하고 있다. 1993년 흥정계곡에 문을 연 허브나라농원은 1만여 평의 밭에 100여종의 허브를 재배하고 있는 자연생태관광지이다. 허브나라농원의 주차장은 구유소 가기 전 왼쪽 길가에 있고 관람은 입장권 구입 후 흥정계곡의 기다란 물줄기를 구경하며 청향교(淸香橋)를 건너야 시작된다. 허브나라농원(033-335-2902)은 아름다운 자연과 허브향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누구나 가볍게 돌아보며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가족 휴양지이다. 농원에서 가꾸고 있는 갖가지 허브를 팔레트가든, 유리온실, 셰익스피어가든, 코티지가든, 락가든, 나비가든, 중세가든 등 13개의 테마공원에 관람객들이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관람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배치하였다. 허브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허브차를 즐길 수 있는 찻집, 허브로 만든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전시실도 있다. 농원 내에 먹거리가 골고루 갖춰져 있지만 아기자기한 쉼터가 많아 본인이 음료수 등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면 오랜 시간 허브의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봉평에 왔으면 당연히 들러야하는 곳이 이효석 문학관(http://www.hyoseok.org)이다. 허브나라농원에서 6㎞ 거리의 이효석 문학관으로 가며 흥정계곡과 봉평면소재지를 지난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고구마와 함께 구황작물로 많이 심었던 농작물이 메밀이다. 봉평면에는 메밀막국수, 메밀전병, 메밀부침 등 메밀로 만든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많다. 흥정천을 가로지른 남안교를 건너 물가에 있는 거기막국수(033-334-3002)에서 메밀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효석 문학관(033-330-2700)은 이효석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창동리 주차장 뒤편의 낮은 언덕 위에 있다. 메밀꽃이 산자락을 하얗게 물들이면 그제야 가을 문턱에 들어섰다는 것을 느낀다는 곳이 봉평이다. 봉평면은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자 작가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문학관은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는 문학전시실을 비롯하여 문학교실과 학예연구실이 있고, 훈장과 잡지 등 귀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입구의 전망대에서 물레방앗간과 봉평면소재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문학 정원, 메밀 꽃길, 오솔길이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문학관 서쪽의 이효석 생가는 이효석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원래의 생가가 매매와 개량에 의해 본래의 모습이 사라진 것을 지역 원로들의 고증을 토대로 600여m 아래쪽에 초가집으로 다시 조성하였다. 2015 평창 “메밀꽃 필 무렵” 효석문화제가 열리는 기간(9.4~9.14)에 찾아가면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는 소설 속의 한 장면처럼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봉평에서 장터를 떠돌던 장돌뱅이 허생원, 조선달, 동이 그리고 동이의 어머니이자 허생원과 하룻밤 인연을 맺은 성서방네 처녀의 고단한 삶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이효석 생가에서 나와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달리면 80여㎞ 거리에 아들바위공원이 있다. 주문진항에서 북쪽으로 2㎞ 거리에 위치한 아들바위공원은 바닷가에서 소돌해변, 주문진해변, 향호해변과 이웃하고 있는 이색 여행지이다. 아들바위공원이 위치한 마을의 전체적인 모습이 소처럼 생겼다하여 소돌(牛岩)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소돌의 상징인 아들바위(소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데 크고 각진 바위의 모양이 힘이 센 수소를 닮았다. 옛날 노부부가 이 바위 앞에서 백일기도하여 아들을 얻은 후 자식이 없는 부부들이 기도를 하면 소원을 성취하는 바위로 알려져 신혼부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기도에 의해 태어나는 아기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 동자상은 아들바위 앞 물속에 있어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 아들바위, 코끼리바위 등 바람과 파도에 깎여 절묘하게 생긴 기암괴석들이 가득한데 그 모습이 쥬라기 공원에 온 듯 신비스럽다. 바위와 바위 사이를 다리로 연결해 바위를 건너다니며 공원과 바닷가의 풍경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공원 바닥에 바닷물이 들어왔을 때와 물이 빠져나갔을 때의 느낌도 다르다. 공원 입구의 조형물에 5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1960년대 가요계를 풍미하다 요절한 가수 배호의 히트곡 '파도'가 바닷가에 울려 퍼진다. 여행지에서 돈 500원 아까워할 사람 없다. 아무리 좋은 것이더라도 이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곳에 들를 때마다 왜 500원짜리 동전을 넣어야 하는지,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등을 안내하는 문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시원한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파도와 오가는 배들을 바라보며 먹는 회 맛이 최고다. 주문진항이나 식당가 뒤편의 소돌항에 가면 바다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아들바위공원에서 바닷바람과 함께 자유를 누리다 해가 넘어갈 무렵 청주로 향했다.
최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통보한 ‘2016년 초중등 교원 가배정 결과’에 다르면 2016년 교원 정원은 초등 2,350명, 중등 1,417명 등 3,767명 감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6월 논란이 됐던 2300여 명 감축보다 커진 것으로 가배정 결과로 향후 교육부와 행자부, 기재부 등 관련부처 협의를 통해 조정될 수 있으나 5월 정부의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교원 정원을 학급수 중심에서 학생수 중심으로 소규모학교 통폐합과 교원 정원 축소가 검토된 바 있어, 내년 2,000~3,000여명 규모의 대규모 교원정원 감축은 정부의 일관된 기조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교원수는 OECD 평균에 훨씬 못미친다. 교육부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등 ‘경제논리’에만 매몰돼 교원 감축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국제 환경에 맞는 인재양성, 교육여건 개선, 교육력 향상, 공교육 정상화 등 ‘교육논리’를 바탕으로 교원 정원 감축 계획을 철회하고 안정적인 교원확보에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공교육 정상화’ 공약 이행과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오히려 매년 3,000명 이상의 대폭 초‧중등 교원의 증원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교원 정원 감축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 박 대통령의 공약에 따르면 2017년까지 주당 수업시수와 함께 교원 충원을 통해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으나 우리나라 교원 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는 여전히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교원 감축이 아니라 오히려 증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교원정원의 축소는 결국 신규교사 선발에도 영향을 미쳐 예비교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고 추산이다. 이는 지난 7월 정부의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발표 당시 윗돌인 교원 명예퇴직을 늘려 아랫돌인 신규채용을 증원한다고 공언한 것이 며칠 만에 허언이 되고 말았다. 교원 명퇴 전원 수용 등 퇴직 확대를 통해서라도 신규 교원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지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아 선발규모 축소와 맥을 같이 하는 교원 정원 감축을 추진하는 것은 정책의 비일관성 측면을 지적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신규교사를 예년보다 더 선발해 청년실업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것을 금세 뒤엎은 것은 정책의 조변석개로 정책의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청년 고용 절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규 교원 증원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역으로 교원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시대역행적인 정책이며 나아가 교육의 질 저하를 야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교원정원과 관련한 정책은 거시적인 교육 예산의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미시적인 단순한 인건비 같은 단순한 행정적,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된다. 또 정부의 다양한 교육정책을 실제적으로 운영하는 주체로서 충분한 교원확보만이 국가 교육정책의 성패를 가름하는 출발점이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정책은 공허한 것이다. 결국 교육부는 교원정원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학생‧학부모의 학습복지 및 학교의 교육여건 개선, 청년실업 해소, 사교육비경감 대책 등 국가 교육정책의 성공을 위해 교원증원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 최종 교원수의 증감 규모는 내년 2월 확정되는 만큼 교육부는 교원 정원 증원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적 접근과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부디 청년 고용절벽 해소를 외치면서 실제적으로는 이 시대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청년백수들을 더 낭떠러지로 떠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형성되기 시작한 재일동포 사회는 올해 110년째를 맞는다. 이들은 일본 땅에서 온갖 수난과 차별에 맞서 싸워야만 했다. 현재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본부 단장을 맡고 있는오공태씨는 “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재일동포 수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강제병합의 1차 피해자이면서도 주재국으로 귀화(시민권 취득)한 수가 많다는 점에서 특수한 위상을 갖고 있다. 특히 민단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두 조직이 70여 년간 맞섰다는 점도 다른 동포사회와 구분되는 특징이다. 민단은 광복 이듬해인 1946년 10월 3일 창립했다. 이 명칭 속에는 국민(民)이 단(團)결하자는 취지가 이름에 담겨 있다. 총련은 1955년 5월 25일 설립됐다. 초창기 총련은 하나의 단체로 태어났기에 규모와 조직력에서 거대한 조직이었으나 남북분단 이후 두개의 조직으로 갈라섰다. 총련은 1959년부터 재일동포 5만9000여 명을 북송하면서 재산을 기부 받아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었다. 그렇지만 총련의 우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은 1965년 한일협정 체결에 따라 협정영주권을 신청하면서부터다. 1971년까지 5년 남짓 동안 당시 재일동포 60만 명 가운데 36만 명이 한국 국적을 신청했다. 민단이 여권 발급을 대행하면서 단원 수도 크게 늘었다.총련이 쇠락한 결정적인 원인은 평양에 무조건 복종하던 경직된 운영 방식 때문이었다.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기자였던 김현 씨는 “평양의 지시가 만능이 아님을 알면서도 추종한 총련이 나중에는 지령이 떨어져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세력이 위축됐다”는 것이다. 외교 당국자도 북한의 3대 세습에 실망한 사람들이 등을 돌린 게 몰락의 원인이라는 관점이다. 이로 인하여 총련사회으 공동체 역할을 했던 총련 학교의 쇠락은 학부모들의 외면으로 가속화 되고 있다. 총련은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입회나 탈퇴 과정이 없는 점조직이기 때문이다. 4만5000명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지난해 말 재일동포 총수(50만451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핵심세력은 여전히 공고해 총련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는 건 착각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교가 없는 북-일 사이에서 총련은 사실상 대사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대화 창구로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 있는 10개 공관(대사관, 총영사관) 가운데 9개의 부지와 건물을 모두 민단이 기증했다. 현재 시세로 2조 원이 넘는다. 재일동포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돈을 모아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인 1960년대 모국 투자와 1970년대 새마을운동, 1980년대 서울올림픽 성금을 모아서 댄한민국을 지원하였으며, 1990년대 외환위기 때에도외화송금을 하는등 현금 지원(약 8000억 원)도 이어졌다. 6·25전쟁 때는 인천상륙작전에 ‘재일동포 학도의용군’ 642명을 파견하기도 했다. 어느 나라나 대부분이 그렇지만 재일동포는 일본사회에서 선거권이 없는 차별을 받고 있다. 그러기에 일본 사호재일동포들은 피부색으로 일본인과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 일본인이 되고 싶은 유혹을 크게 느끼게 된다. 이런 연유로 재일동포 1세들은 차별을 받으며서도 귀화하지 않았지만 후대가 차별을 받지 않기 원하여 귀화를 하는 추세이다. 이가튼 분위기 속에서도 민단을 중심으로 귀화하지 않고 70년간 재일 한국사회를 유지한 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민단도 이젠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젊은 단원들이 유입되지 않아 민단원의 고령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총련과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민단의 존재 이유도 희미해졌다. 한국 정부의 정책에서도 민단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임의단체인 법적 지위를 사단법인으로 바꾸지 않으면 연간 80억 원에 이르는 정부 지원금을 40%까지 깎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재일동포 사회가 갈등을 극복하고 새출발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민단과 총련 사이의 ‘치유’를 시도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2006년 5월 17일 당시 하병옥 민단 단장이 총련을 찾아가 전격 화해를 선언했다가 큰 반발을 불렀던 ‘5·17 사태’ 이후로 민단-총련의 교류는 완전히 끊어졌다. 즉흥적인 통합보다 체계적 준비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하지만 지역에 따라 총련과 민단의 개인적인 교류가 이뤄지고 있으나 한국의 만북관계보다 더 어려운 것이 민단과 총련의 교류이다. 총련 학교와 대비해 ‘민단계 학교’로 불리는 한국 학교는 일본 전역을 통틀어 4곳이다. 대학교까지 있는 총련 학교(60여 곳)와 비교가 안 된다. 한국 학교 중 3곳은 일본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일본식 사립학교(일조학교)이다. 다만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신 일본 교육과정을 따라야 한다. 국어와 한국역사 등 일부 교과목에만 자율성이 있다. ‘한국’이라는 이름도 쓸 수 없다. 광복 직후 민족학교를 지켜내려다 동포 2명이 목숨을 잃는 ‘한신교육투쟁’까지 겪었던 역사가 부끄러울 정도다. 오사카의 금강학교는 도심에 있다가 재개발에 밀려 남부 바닷가(스미노에 구 난코·住之江區 南港)로 이전되었다. 학부모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지만 자녀에게 한국을 가르치기 위해 불편과 비용을 감수하고 이 학교에 보내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열정에만 기댈 수는 없다. 한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 없이는 총련 학교 흡수는커녕 민단 소속 자녀들의 한국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상황이다.
이 선생님, 선생님은 공대 출신으로 일본에서 국비장학생으로 공부를 하면서 일본인과 만나고 생활하는 가운데 다양한 현실을 경험하였을 것 입니다. 올해 8월은 한국에서는 광복 70년, 일본에는 종전 70년의 달이지요. 두 나라 모두 역사적 의미가 크지만 경제적, 사회적 분위기는 대조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본은 과거 고도 성장의 거품 경제가 무너진 1990년대 초반부터 장기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으로 ‘잃어버린 20년’을 보냈으나 요즈음 일본은 경제 부활 조짐과 함께 활력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물론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는 예측은 어려운 것이지만요. 올해 1분기 일본 경제는 전(前)분기 대비 1.0% 성장해 0.8%에 그친 한국을 2년 만에 앞질렀습니다. 엔화 약세와 ‘제조업의 부활’로 기업 실적이 호전되면서 대졸 취업률은 무려 97%에 이르고, 여성 취업은 195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답니다. 아베노믹스로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재정 적자 증가 등의 부작용이 생겼고, 앞으로 발표될 일본의 2분기 성장률은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경기 회복의 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한국 경제는 활기를 잃으면서 ‘대한민국호’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네요. 조금은 걱정이 되는군요. 이러한 시점에서 되돌아 봐야 할 역사는 대한제국의 재조명입니다. 지금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시장에 가면, ‘대한제국, 근대국가를 꿈꾸다’ 전시회를 볼 수 있어요. 일부 관람객이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인 1910년 뤼순감옥에서 쓴 단지(斷指) 유묵(遺墨)을 보면서 "이게 여기 왜…"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낙관 대신 무명지가 잘린 왼손을 먹물로 찍고 그 위에 쓴 ‘대한국인 안중근’이라는 글씨가 선명합니다. 대한제국과 안중근의 관계로, 이는 얼핏 관련이 없어 보이는 조합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 의사는 거사 직후 심문에서 “군인이 적장을 죽이는 건 당연하다”며 자신이 ‘대한제국 의군 참모중장’ 신분임을 강조했습니다. 안 의사를 단순한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려는 일본 측 시도에 대한 정면 대응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망국책임론’에 밀려 한동안 폄훼된 대한제국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대한제국의 근대화 시도를 보여 주는 당시 화폐와 서양식 병원인 대한의원 개원 칙서, 궁내부 현판 등 관련 유물 110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보시는 것이 역사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근대화에 대한 고종의 의지를 반영하여 1910년 건립한 덕수궁 석조전은 ‘대한제국 역사관’으로 복원돼 최근 문을 연 서양식 건축입니다. 석조전은 일제강점기 미술관으로 바뀌어 내부가 심하게 훼손됐지만, 설계도와 사진 고증을 거쳐 원형을 되찾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의주로 피란을 떠난 선조가 돌아와 덕수궁을 임시 거처로 썼다”며 “고종이 아관파천 직후 경복궁을 버리고 덕수궁으로 환궁한 것은 선조의 고초를 되새기며 항일 의지를 내세운 것”이라고 설명하더군요. 하지만 대한제국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직도 ‘뜨거운 감자’입니다. 무엇보다 대한제국 위정자들이 망국의 역사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시준 단국대 교수는 “대한제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보다는 왜 망했는지를 규명하고 반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역사학계는 ‘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갈려 대한제국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내놓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사회가 자체적인 근대화 동력을 갖췄다고 보는 내재적 발전론은 고종과 대한제국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2004년 양측이 치열한 지상 논쟁을 벌일 당시 이 명예교수는 “대한제국의 근대화 사업은 일제의 침략으로 미완에 그쳤지만 근대화에 대한 열망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면 이영훈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은 조선 후기를 소농(小農) 사회로 규정하고, 부농과 빈농의 발생과 같은 근대화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대한제국의 근대화 노력도 처음부터 명확한 한계를 노정하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이 시대 대한제국을 둘러싼 주변 열강들은 한결같이 한반도를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으려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관파천, 민비시해 등 치욕적인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주변국과의 경쟁은 총칼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요, 경제전쟁이며, 외교전쟁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반도는 국가의 장래를 누가 책임지고 이끌어 갈 것인가를 묻고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패권경쟁으로 동북아 정세는 더큰 격랑을 예고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기업만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도, 지도자도 경쟁을 하는 엄연한 현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같은 급박한 국제정세와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에 필요한 것은 냉철한 현실 인식 위에 돌파구를 찾는 적극적 외교정책이 요구됩니다. 이 일을 잘 감당할 정치가들을 기르는 것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중대한 과제입니다. 그리고 극일을 이루려면 경제력은 물론이요, 외교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한데 단지 자신만의 안정이나 안일만을 위하여 공부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에 조금은 염려스럽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런지요. 선생님께서도 역사의식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하시기 바랍니다.
2012년 7월24일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 기치 하에 출범한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 3주년을 맞았다. 가정-학교-사회가 동참하는 범국민 인성교육 실천운동에 앞장서 온 결실로 인성교육진흥법까지 시행됐으니 인실련의 사회적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학교폭력·가출·자살 등 청소년 문제 행동에 대한 원인 해소 및 근본적인 대책을 인성교육으로 보고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선순환 해결구조 마련을 위해 실천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던 출범 당시만 해도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미미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은 과열 조짐까지 보인다. 최근 백지화됐지만 올 초 교육부가 대입에 인성요소를 반영하겠다고 발표해서다. 많은 민간단체와 교육기업들이 인성지도사 등 민간자격증 과정을 개설해 그 수가 270여개에 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인성이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돼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그런 제도적 장치가 또 다른 규제가 돼 민간의 인성실천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 인성교육이 사교육시장에 잠식되기 전에 과도한 영리추구를 바로잡아줄 시민사회단체의 자정활동이 그래서 더 절실하다. 인실련은 그동안 사회 각계의 참여를 끌어냈다. 그 결과 300개 회원단체 가입, 13개 시·도 인실련지부 창립 등 저변을 확대해왔다. 이제부터는 인실련이 가정-학교-사회를 하나로 연결해 덕·체·지가 조화로운 인성교육을 실천하도록 지원하는 구심체가 돼야 한다. 아울러 배려와 존중 등 바람직한 공동체적 인격과 품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 패러다임 전환에도 막중한 책무를 다해야 한다. 인성교육은 공익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며, 기업의 영리추구에 매몰돼 황폐화 돼선 안 된다. 인성교육의 본질적 의미를 훼손하는 어떠한 활동도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사회적 지지가 모아져야 범국민 실천운동이 동력을 잃지 않고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범 3주년을 맞는 인실련의 재도약을 기대한다.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토론이 있는 교사회의와 교직원회의 활성화 지원’이 결국 ‘교무회의 의결기구화’로 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교사간담회를 개최한 조 교육감의 행보나 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인사혁신 TFT 등을 통해 가시화된 내용을 보면, 아무래도 ‘교무회의 의결기구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교무회의는 학생회, 학부모회와 더불어 학교운영을 위한 주요 자문기구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를 의결기구화한다면 학운위의 의결권 침해는 물론, 초·중등교육법 위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교육공동체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학교혁신’이란 미명하에 급조된 것이어서 학교현장의 혼란과 반발은 명약관화다. 학운위는 초·중등교육법 및 동법 시행령에 근거한 법적 기구로 교무회의, 학생회, 학부모회 등의 안건을 심의·의결한다. 단위학교 중심의 다양한 교육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학교 책임경영 체제의 기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업이 학교운영상 필수불가결한 과정으로 대두되는 현실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진 교무회의는 교육공동체 간의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 1항은 '교장은 교무를 통할(統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명시함으로써 학교경영의 책임 소재를 학교장으로 명확히 하고 있다. 때문에 교무회의 의결기구화는 학교장 권한 침해이며 학교경영 혼선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교무회의 의결기구화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추진하면서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비민주적 발상이다. 전북, 광주에서 수년 전부터 조례로 이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다가 교육계 반발로 보류된 것을 상기한다면, 조 교육감의 시도는 ‘포퓰리즘 정책 남발’이나 ‘무모한 교육실험’으로 치부될 수 있다. 조 교육감이 서울교육을 올바르게 이끌어나가려면 소수 의견이 집중된 고립무원의 성(城)에서 나와야 한다. 학교는 탁상공론자들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