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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8월 15일, 청주아름다운산행에서 지리산의 동쪽에 위치한 경남 산청군 단성면의 백운계곡으로 트레킹을 다녀왔다. 산청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나는 곳으로 지리산 등 천혜의 자연이 배경인 산림으로 둘러싸여 명산과 청정계곡이 많은 휴양명소다. 백운계곡(백운동계곡)은 조선시대 은거 처사였던 남명 조식 선생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으로 중산리계곡, 선유동계곡과 함께 산청을 대표하는 여름 피서지다. 출발지인 청주종합운동장으로 가는데 아침 일찍부터 길거리의 태극기들이 바람에 휘날리며 광복 70주년을 축하한다. 휴가철이라 7시 출발시간이 되어도 모인 인원이 단출하다. 중간에 회원들을 태운 후 남쪽으로 향한 관광버스가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린다. 차안에서 동행 총무님의 사회로 굴비 회장님의 굵고 짧은 인사말과 캠프 부회장님의 일정 안내가 이어졌다. 먼 산이 가깝게 보일만큼 맑은 날씨라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멋지다. 경호강 물줄기를 따라 생초와 산청을 지나고 산청휴게소에 들른 관광버스가 단성IC를 빠져나온다. 20번 국도를 달리며 오른쪽 길가의 남사예담촌을 보여주고 10시 50분경 백운리 민박촌에 도착했다. 백운계곡은 상류의 계곡이 2㎞를 조금 넘는 거리에 있어 트레킹하기에 알맞은 코스이고 비가 오지 않아도 물이 떨어지지 않아 여름휴가지로도 안성맞춤이다. 폭이 넓지 않은 계곡에 들어서면 각양각색의 너럭바위와 기암괴석, 물을 가득 담은 소와 담, 아담한 폭포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멋진 풍경을 만든다. 백운계곡에는 조선 중기 성리학의 대가인 남명 조식(1501~1572년) 선생이 남긴 글씨가 많이 남아 있다. 펜션과 민박집을 지나쳐 계곡으로 들어서면 옳은 소리만 듣는다는 청의소(聽義沼)를 초입에서 만난다. 좁고 긴 용소의 오른쪽 바위에 嶺南第一泉石(영남제일천석)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곳이 등천대다. 물놀이하기 좋은 아함소는 바로 위편에 있다. 계곡의 그늘에는 삼삼오오 자리 잡고 물놀이를 즐기거나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눈부시게 화창한 여름날 햇빛에 반사된 폭포수가 아름답고 물놀이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럽다. 배낭을 벗어놓고 용문폭포의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용문천(龍門)이 새겨진 바위 주변도 경치가 멋지다. 백운계곡은 규모가 웅장하거나 거대한 물줄기가 흐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발길을 붙잡아 짐을 내려놓게 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이름 없는 폭포와 소(沼)들이 줄줄이 이어져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잠시나마 여유를 누리며 ‘푸른 산에 올라보니 온 세상이 쪽빛과 같은데, 사람의 욕심은 그칠 줄 몰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도 세상사를 탐한다’는 조식 선생의 시처럼 잔뜩 움켜쥐고 있는 것은 없는지를 생각한다. 백운(白雲)은 구름같이 하얀 바위자락을 보고 붙여진 이름이란다. 백운계곡의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이 하얗고 너른 평평한 바위 사이를 타고 흐른다. 물줄기가 가늘지만 백운폭포는 제법 그럴듯한 모습을 갖췄다. 널찍한 쉼터가 있어 주변에 사람들도 많다. 소에 고인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고 다시 모이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계곡을 만든다. 백운계곡은 아기자기한 폭포가 끝없이 이어지는데 안내판이 없어 어느 폭포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목욕을 하면 절로 아는 것이 생긴다는 다지소(多知沼)를 지나왔지만 아래편 어디쯤인지 가늠하지 못한다. 그래도 날씨 좋은 날 폭포의 물줄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해지고 청량감이 느껴진다. 지리산 자락 동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백운계곡은 계곡 자체가 거대한 암반덩어리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계곡이 낙원처럼 펼쳐지고 크고 작은 폭포와 소, 널찍한 바위들이 그림 같은 풍을 만들며 옛 선인들의 풍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옷을 입은 채 폭포수를 뒤집어쓸 수 있는 곳이 수없이 많다. 한참동안 물가에서 자유를 누린 후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동심으로 돌아갔다. 백운계곡 트레킹은 힘들지 않게 걸으면서 몸과 마음이 호강한다. 계곡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폭포인양 같은 듯 다른 폭포와 소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래서 백운계곡에서는 어느 곳이 어떤 이름을 가진 폭포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수없이 만나는 폭포들도 절벽이 나지막해 정면에서 폭포를 바라보며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기에 좋다. 계곡을 가로지른 나무다리 옆에 서있는 장승을 구경하고 왔던 길을 되짚어 아래로 향한다. 3시 10분경 주차장에 도착해 늦게 내려오는 사람들을 기다리다 4시 20분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로 향했다. 경호강의 맑은 물이 흐르는 어서리에 생초국제조각공원과 민물전시관이 있다. 매운탕이 맛있는 생초식당(055-973-5757)에서 메기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겸한 뒤풀이를 하고 늘비물고기공원, 경호정, 보호수를 구경한 후 왔던 길을 되짚어 청주로 향했다.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어둠이 내리는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며 아름다운산행 회원들과 함께 했던 백운계곡 트레킹을 마무리했다.
서산시장 이완섭은 19일(수)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서령고 송파수련관 일원에서 실시된 ‘2015년 을지훈련’과 관련해 참여 공직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각종 도상 훈련 상황을 참관하기 위해 군부대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여 을지훈련 상황을 지켜본 다음 서령고 수련관 앞에 설치된 각종 제독장비와 무기 등을 관람했다. 서령고 학생들 또한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치 훈련을 참관하고 화생방부대 장비 등을 다뤄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체득하는 시간을 가졌다.이완섭 서산시장은 관계자들을 향해 "최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확고한 안보의식과 강력한 군사대비 태세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을지연습을 통해 민․관․군 통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해 유사시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주민의 안전한 삶을 보장 할 수 있도록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육부가 201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학생이 배우는 교과서에 한글 옆에 한자를 병기(倂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2015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밝혔다. 따라서 몇 년 내에는 모든 교과서에 한자어가 병기된다.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한글 전용’과 ‘한자 혼용’은 끊임없는 논쟁거리가 됐다. 하지만 1970년 한글 전용화 정책에 따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자가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초등학교 교육부터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이어져 왔다. 급기야 이번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모든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려는 정부 방침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 정책은 공청회를 거치는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교육부는 시험에 출제하지 않는다는 등 구체적인 계획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확정 단계만 남았다. 하지만 한자 병기 정책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동의를 할 수 없다. 한자 병기에 대한 정부 방침에 ‘인문·사회적 소양을 함양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교과서에 한자를 나란히 쓰고, 초등학생들이 어려운 한자 몇 개를 외우듯 배운다면 이런 효과가 있을까. 차라리 한자 병기로 단어의 뜻이 명확해지고 개념을 쉽게 익힐 수 있다면 수긍이 가겠다. 인문학적, 사회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 체험 등 다른 방법을 권장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문제도 엉뚱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자 병기는 오히려 아이들의 학습 부담을 더해 인성을 해칠 우려가 있지 않을까. 1980년대 이후 신문도 가로쓰기가 보편화되면서 한자 표기가 사라졌다. 대학 교재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한자 표기를 하지 않고 있다. 국어국문학 전공 서적도 한자 표기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초·중·고생이 배우는 교과서만 한자가 표기된다. 기형적인 정책이고, 거북한 모습이다. 일반화된 문서와 함께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인터넷도 한자 표기가 필요 없다. 충분히 글을 읽을 수 있고, 의미 파악에도 어려움이 없다. 사실 중국조차도 한자를 버리고 간자체를 개발해서 쓰고 있다. 이는 어려운 문자를 버리고 쉬운 문자 정책으로 가기 위한 고민이 담겨 있다. 하물며 우리가 중국에서도 쓰지 않는 한자를 쓰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한자 병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자어를 모르면 전문적 문장이나 일부 문자 소통에 제한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말 그대로 전문적 문장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굳이 초등학교 교과서 등에 한자를 쓸 필요는 없다. 이러한 문제 해결은 중등 교과과정에서 한자 교육을 강화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문자 소통에 제한을 받는다는 주장도 그야말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일부를 해결하기 위해 한자 병기라는 큰 짐을 질 필요는 없다. 이는 일부 외래어를 이해하기 힘든 단어가 있으니 외래어에 해당 나라 표기를 병기하자는 주장과 같다. 초등교과서부터 한자를 병기한다면 새로운 병폐가 또 발생한다.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지만, 한자 학습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물론 아동 학습 단계에서 꼭 필요한 내용이라면 감당해야 하지만, 한자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제 학업성취도평가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면서도 행복 지수가 낮다는 통계가 보인다. 이유는 과도한 학습 부담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과정 등을 조정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교과서 한자 병기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상황으로 볼 때 교과서 한자 병기는 새로운 사교육으로 변질된다. 사실 지금도 일부 학교에서는 방과후 교육활동 등을 통해서 한자 급수를 따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글 전용 표기를 반대하고 한자도 함께 표기하자는 사람들은 오직 소리만 알지 뜻을 모른다고 걱정한다. ‘수학여행’과 ‘수학 성적’에서 ‘수학’은 소리는 같지만, 뜻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 단어 옆에 한자를 병기하면 정확한 뜻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도 억지다. 예에서 보듯, 일상적인 언어생활 중에 단어의 연결 관계로 의미 파악이 가능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과정만 이수해도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신문 등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 국어는 80% 이상이 한자어다. 오랜 전부터 한자를 빌려 섰고, 그에 따라 우리 언어생활을 했으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한자어를 버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한자 표기에 있다. 언어생활이 충분히 가능한데 굳이 한자를 병기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교육부의 인문·사회적 소양과 인성교육은 논리가 부족하다. 한자 표기가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 문제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교과서에 한자 표기를 병기할 필요는 없다. 특히 한자 표기 병기는 우리의 모국어를 가꾸고 다듬는 상황에는 해가 되는 것이다. 한글 창제는 문자와 언어생활의 주권을 찾으려는 민족적 사건이었다. 그 업적을 우리가 계승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과서 한자 병기는 이유를 막론하고 버려야 한다.
희망을 주는 이름, 선생님 사람은 주는 것으로 어른이 된다.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에게 내가 가진 뭔가를 줄 수 있다면 여전히 청년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인간은 오직 받는다. 생기 넘치는 만년의 생활자들은 하나같이 베풂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다. 베풂을 잊지 않는 한, 그가 몇 살이든, 몸이 불편하든 마음만은 건강한 장년이다. - 소노 아야코의《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듦》중에서 - 구구단의 원리를 아는 것이 '학(學')이라면, 구구단을 외워서 실용성을 높이는 것은 '습(習)'이다. 오늘날 교육의 문제점은 바로 습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몰라서 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연습과 훈련 부족으로 내면화되지 않아서 생기는 '學'이 '習'으로 발현되지 못하는 탓이다. '學'에 치우친 교육 방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바로 잡으며 학생들을 희망의 길로 인도하는 역할이 곧 교사의 사명이다. 나폴레옹은 '지도자는 희망을 심는 사람'이라 했다. 선생님은 어린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는 지도자다. 한 아이 인생의 네비게이션이자 진정한 어른 노릇을 감당하며 희망을 심는 사람이 분명하다. 행복한 교실을 향한 아카펠라 연수 8.10.~8.14.광주교육대학교교육연수원에서 허기택, 김혜일 강사님과 함께 음악으로 시작하여 음악으로 끝나는 연수, 행복한 5일 동안 나들이 덕분에 행복한 여름방학을 보냈다. 중학교에 처음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 아카펠라 교육을 하고 싶어서 온 선생님, 합창 지도를 더 잘하고 싶어서, 필자처럼 노래 자체가 좋아서 전국적으로 모인 초, 중, 고 선생님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경기도와 전라북도에서 온 선생님을 비롯해 강사진도 강원도와 충청북도,부산에서 아카펠라 교육 활동을 하고 계신 현직 선생님의 지도 방법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어서 정말 좋았다. 방학이 아니고서는 만날 수 없는 훌륭한 강사님, 여러 선생님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하는 시간은 꿈처럼 흘러갔다.어린 날,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 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말 없는 소녀가 음악 시간만 되면 눈빛을 반짝이며 친구들 앞에 나와서 기꺼이 노래를 불렀으니. 김신석 선생님은 나의 소질을 살려주시려고 700원 하던 피아노 레슨비를 절반 부담해 줄 테니 배워서 합창단 반주를 시키고 싶어하셨다. 그때 만약 우리 집이 넉넉해서 피아노를 배웠더라면 내 인생은 더 행복했으리라! 하고 싶은 일을 좋아서 하는 것은 결코 일이 아니니.이루지 못한꿈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간절해는 모양이다. 배움의 道에 몰입한 여름방학 연수 마지막 날 초등아키펠라 교육의 선구자 한승모 선생님과 함께 아카펠라의 장점은 악기가 없어도 소리와 손가락 신호만으로도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다양한 효과음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상대방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적극적 경청과 공감하는 능력, 기다려주는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하니 감성 교육, 인성 교육에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음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듣기만으로도 행복함을 만끽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소리의 어울림을, 아름다운 조화를 가르치고 싶었다. 세 사람만 모여도 실음 중심으로 합창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아이들의 삶이 더 행복해지리라. 음악은 3초 안에 몰입시키는 힘을 지닌 인간 본성에 가장 가까운 영역이 분명하다. 일찍이 공자는 "시(詩)로써 일어나서 예(禮)로써 서며 음악으로 완성한다."(興於詩 立於禮 成於樂·)라고 말할 만큼 음악을 사랑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고 할 정도로 음악애호가였다. 음악이 구체적으로 문제시하는 영역은 인간의 성정(性情) 가운데서도 특히 감성을 다스리는 데 있다. 감성은 사물에 쉽게 흔들리고 유혹을 받기 때문이다. 실존철학자 니체도 "간단히 말해서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며 음악을 찬미했다. 세상이 이렇게 힘든 까닭은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음악을 배우고 즐기지 못하게 된 탓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연수였다. 처음 만난 선생님들끼리 모둠을 만들어 주어진 곡을 어떻게 부를지 머리를 맞대고 파트를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며 배우고 익혔다. 마지막 날은 모둠 별로 공연까지 했다. 몸으로 익힌 것만 살아남는다는 한승모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진리였다! 그 긴장과 떨림, 설렘, 해냈다는 자신감! 악기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오직 목소리로만으로 악기 소리를, 동물 소리를, 각 파트를 맞춰가며 연습했던 그 순간,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힘들게 배우고 있었구나! 젊은 선생님들에게 미안할 만큼 최고령자인 내가 단지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겁 없이 연수 신청을 하면서 모둠 선생님들께 민폐를 끼칠까 걱정했었다. 짝으로 만난 선생님은 그런 내 마음을 알고 마지막 날까지 짝을 해주어서 마음 깊이 감사했다. 앞으로 계속 만날 생각을 하니 더욱 행복하다. 우리는 연수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아카펠라 연수와 공연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었다. 즉석에서 밴드를 만들고 회원 가입을 하여 정보까지 공유하기 시작했다. 왜 가르쳐야 하는지 아는 선생님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는다. 과학자 겸 철학자인 로렌츠오킨이 "눈은 우리를 바깥세계로 데려가고 귀는 세계를 인간에게로 가져온다."고 말한 것처럼 음악 교육은, 특히 아카펠라 교육은 귀를 열게 하는 교육이 분명하다. 내 말만 앞세우고 듣지 않아서 불통이 문제인 이 시대에 교실 속 소통 교육으로 아카펠라 교육을 실천할 다짐으로 깊은 숨 몰아쉬며 개학날을 기다린다.
1반동아리 학생 모습 2반동아리 학생모습3반 동아리 학생모습4반 동아리 학생모습이웃나라인 지정학적인 이유로 한일간에는 상호간에 협력관계도 많지만 역사적인 문제로 불편한 것들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장벽을 넘어서 미래의 세상에서 젊은이들이 힘을 합하여 노력하면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은 한 국가만으로 문제해결이 어려운 것들이 많다. 예를 들자면 핵문제, 공해 문제 등 찾아보면 더 많은 과제들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제들 앞에서 젊은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적대 감정만으로는 해결이 안된다. 이에 순천동산여중은 중학생 시절부터 가까운 이웃나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문화를 체험하면서 일본을 이해하기 위하여 일본문화체험반을 운영하면서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주1회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통하여 일본과의 관계, 일본인에 대한 이해, 한일 간 역사문제 등 다양한 접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시간에는 이 학습동아리에 들어오게 된 이유를 발표하는 시간을가졌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일본어를 배워 일본을 여행하여 보고 싶다는 의견을 발표하였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선택하게 되었다느니 다양하였으며, 공부를 열심히 하여 유학을 가게되면 좋겠다는 꿈을 발표한 학생도 있었다. 문제는 아직도 전혀 학습에 대한 의욕이 없는 학생들이 엿보인다. 무기력한 아이들이 이 학습동아리 수업을 통하여 변화받기를 기대하여 본다.
오늘 번개 모임으로 모인 퇴직한 교직 선배들,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이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등산을 하면서 친목을 나눈다. 산행을 하면서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안부를 물으면서 하산 후 점심 식사를 함께 한다. 이들에게 있어서 이것은 하나의 즐거움이다. 얼마 전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퇴직한 선배님들과 광교산을 찾았다. 이들이 즐기는 광교산 코스와 등산 특징을 알아볼 소중한 기회다. 사실 광교산 오르는 길은 한 두 코스가 아니다. 수 십개의 코스가 있다. 그 코스 선택은 단체 및 개인 능력에 맞아야 한다. 이들은 어떤 코스를 택할까? 모이는 장소를 보면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집합장소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정문 앞이다. 여기서 항아리 화장실을 지나 항아리집 옆으로 오르는 것이다. 모임 회장은 점심식사를 할 음식점은 미리 예약해 놓는다. 모임 회원들이 문자로 참석여부를 알려 왔기에 인원수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이 등산 코스의 특징을 살펴본다. 우선 경사가 완만하다. 평지보다 조금 더 경사가 나 있다. 경사가 심하면 몸에 무리가 오고 도중에 포기하기가 쉽다. 이들은 그것을 미리 방지한 것이다. 지금의 나이를 고려하여 힘이 들지 않는 코스를 선택하면 회원들 모두 낙오자 없이 동행할 수 있다. 등산로가 넓다. 길이 넓으면 등산과 하산 하는 사람끼리 부딪치지 않는다. 좁은 등산로의 경우, 서로가 길을 비켜 주어야 한다. 잘못하다간 서로가 부딪혀 다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코스는 동행자와 나란히 가도 상대방을 방해하지 않는다. 길이 넓기 때문이다. 등산로가 그늘이다. 폭염이라 땀이 줄줄 흐르지만 숲속 그늘 길은 햇볕을 막아 준다. 또 곳곳 중간중간에 설치된 벤치는 휴식 공간이다. 여기서 쉬면서 대화를 나누고 힘을 재충전할 수 있다. 이들이 이런 코스를 택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러기에 여성 등산객도 많이 보인다. 이들의 목적지는 헬기장이다. 오전 10시 30분에 항아리 화장실에서 출발하였는데 11시 30분에 도착하였다. 그러니까 등산에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이다. 하산까지 포함하면 총 2시간이다. 이들이 등산에 유념하는 것은 소요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길면 무리가 따르는 것이다. 한 선배님은 퇴직 후 등산 조언을 준다. 이렇게 지금처럼 목적지에 도달하고 하산하는 것이 건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선배들의 등산 유형을 보면 3가지가 있다고 한다. 목적지에 도달하고 하산, 중간에 유턴하여 하산하기, 음식점에서 합류하기 인데 오늘 등산한 선배님들은 대부분 목적지 도달이다. 다만 사전 약속과 중복된두 분은 음식점에서 대기다. 퇴직 후 생활도 조언을 준다. 60대 후반이면 아직 젊은 나이인데 1주일 이상 되는 해외여행은 무리가 따른다고 한다. 그래서 길어야 3박4일 정도로 하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세계 여행을 실행에 옮기라고 한다. 지금은 여행하고 싶어도 동남아 여행밖에 못한다고 알려준다. 이들은 어떤 메뉴의 점심식사를 할까? 청국장 정식이나 순두부 백반이다. 가격은 7천원이다. 식사도 과식하지 않고 소식을 하는 분들이 많다. 다만 술 한 잔 하시는데 막걸리 한 잔 정도이다. 회비는 1만원씩 각출하는데 오늘은 현역 시절 고위직을 했던 분이 계산한다. 이 분들의 퇴직 후 생활, 후배들이 가야할 길이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올해 광복절은 '광복 7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녀 남달랐다. 정부에서는 광복절 전날인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고, 각급 기관과 기업에서는 고속도로 무료 통행, 고궁 및 박물관 무료 개방 등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으며 경제 살리기에 동참했다. 대통령들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청남대도 14일부터 3일간 무료 입장에 동참했다. 특히 승용차로 입장하려면 전날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하지만 이날만은 누구나 승용차 입장이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청남대를 찾을 수 있었다. 익히 알고 있듯이 청남대는 대청호의 담수가 시작된 1980년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로 착공돼 3년 만에 준공되었고, 단 하룻밤만 묵은 고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2003년 4월 18일 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는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전두환 대통령이 스케이트를 탔던 양어장, 노태우 대통령이 골프를 치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전거를 탔던 골프장, 김영삼 대통령이 조깅을 하던 호반의 마사로,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사색을 즐기던 초가정 등 당시의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역사의 한 페이지다. 철옹성이었던 대통령 별장이 민간인에게 개방되리라는 것을 누가 알았을까? 여행 삼아 인근을 기웃거렸던 내게는 갑자기 개방된 청남대가 보물단지였다. 눈감아도 훤할 만큼 자주 찾았고 글도 여러 편 썼지만 한동안 뜸했는데 지난 14일 아내와 무료로 개방한 청남대를 돌아보고 왔다. 승용차 입장, 야간개장 등이 안내되어 있는 홈페이지(http://chnam.cb21.net)와 당일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청남대를 자세히 소개한다. 주차장을 지나 처음 만나는 대통령기념관은 청남대와 역대 대통령을 소개하는 코너, 대통령의 외교선물, 청남대에서 사용한 물품, 청남대 이관 합의서, 도장 대신에 자필로 쓴 글자(수결), 338경비대 물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옥상의 하늘정원은 망원경으로 구룡산의 현암사, 양성산의 팔각정 등을 구경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본관 입구의 돌탑은 청남대 개방 기념탑으로 문의면 주민수와 같은 5800개의 돌로 쌓았으며 문의면 32개 마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멋진 반송들이 맞이하는 지상 2층, 지하 1층의 본관은 다섯 분의 대통령이 이용한 휴양시설로 회의실, 접견실, 식당, 침실, 서재, 거실 등을 둘러볼 수 있고 밖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무궁화 모양의 정자 오각정은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에게 가장 사랑받아온 산책코스로 본관에서 350m 거리의 물가에 있어 낮에는 호수, 밤에는 달을 구경할 수 있는 청남대 제1경이다. 본관 입구의 헬기장은 2대의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잔디밭으로 축구, 국궁, 양궁, 야구장으로 이용하였고 잔디밭 한편에 정크아트에서 생활폐기물로 만든 봉황 조형물이 우뚝 서있다. 전두환 대통령이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했던 양어장의 나무 계단을 따라가면 유영하는 물고기, 분수의 물줄기, 최근에 개관한 대통령기념관, 수질을 정화하기 위해 심은 메타세콰이어숲이 어우러지며 멋진 풍경을 만든다. 입구의 대통령기념관(별관)이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을 기리고 일상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라면 최근 양어장 앞에 청와대 본관의 60% 크기로 신축한 대통령기념관에는 시대별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대통령 역사기록화가 전시되어 있고 체험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대통령기념관 주변과 대통령길 입구에서 새롭게 제작된 역대 대통령들의 동상도 만난다. 야외에서 각종 행사와 공연을 할 수 있는 어울림마당을 지나면 제법 풍치가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길이 이어지는데 그 좌우에 골프장과 그늘집이 있다. 40여년 된 낙우송, 단풍나무 등 조경수가 아름다운 골프장은 5·6공 시절에 많이 이용했을 뿐 문민·국민정부 때는 산책코스로 이용되었다. 그늘집은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골프, 조깅, 산책 시 이용하던 휴게실이다. 행운의샘은 정적이 감돌던 청남대에서 유일하게 물소리를 내며 활력소 역할을 하던 작은 연못이다. 초가정 쪽으로 길가에 느티나무와 솟대가 서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이 일품이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대통령광장은 역대 대통령들의 동상이 서있고 벽면에 청와대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통령궁을 타일벽화로 표현했다. 광장 앞 선박전시장에는 가족들과 대청호를 둘러보는데 이용했던 대통령 전용선박으로 청남대의 옛 이름 영춘재에서 이름을 따온 영춘1호와 영춘2호를 전시하고 있다. 제일 끝에서 만나는 건물이 김대중 대통령과 이휘호 여사가 호수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던 초가정으로 주변 경관이 빼어난 청남대 제2경이다. 호숫가에 솟대가 서있고 김대중 대통령 생가 하의도에서 가져온 어구와 문의지역에서 수집된 전통 생활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초가정은 막힐 것이 없는 공간이라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그대로 맞이한다. 이외에도 6곳의 대통령길, 리더십길, 등산로, 1·2전망대 등 천천히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하다. 찾을 때마다 청남대가 나날이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역대 대통령들이 국정운영의 중대한 고비마다 찾아와 정국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던 사색의 쉼터 청남대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일반인들의 편안한 쉼터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현장연구는 참 매력적이다. 입상유무를 떠나 수업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동기부여가 되고 교실 수업을 더 풍요롭게 하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 개인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입상까지 하게 된다면 상장 및 연구점수 부여라는 인센티브와 함께 인사기록카드에 연구실적으로 기록되므로 아이들을 향한 교사의 열정과 노력들에 대해 객관적인 인정을 받을 수도 있다. 입상, 승진도구화 안타까워 하지만 현장연구는 출품보고서의 40%만 입상이라는 대회규정으로 인해 60%는 열심히 하고도 탈락을 맛본다. 출품작의 40% 입상이라는 것은 2번을 도전하면 1번은 입상할 수 있는 확률인데, 실제 붙는 사람은 매년 붙고 탈락하는 사람은 매년 탈락한다. 현장연구가 무엇인지 알게 됐을 때, 탈락하는 60%의 교사들이 실력 부족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현장연구는 하드웨어(보고서 작성법)와 소프트웨어(연구 프로그램)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한번만 배우면 알 수 있는 하드웨어를 잘 모르거나 소프트웨어에 적합한 주제를 잡지 못해 탈락한다. 다르게 말하면 연구방법만 알면 처음 현장연구를 하는 사람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장연구를 하며 제일 안타까웠던 점은 현장연구 방법 자체가 승진과 관련 있는 전문 노하우다 보니 정보공유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과 교실 속 아이들의 변화보다 연구대회 입상 자체만을 목적으로 한 교사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현장연구를 처음 시작한 이유는 수년간 교실에서 내가 행했던 많은 노력과 열정들이 더 이상 아이들과의 좋은 추억으로만 그치지 않고 객관적인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더 나아가 교실에서 직접 경험했던 학생과 교사 모두가 행복한 현장연구 방법과 가치에 대해 나누고 싶고 현장연구를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 영혼을 만지는 예둘샘의 BEC 수업(현장)연구’ 블로그를 통해 현장연구 관련 정보들을 나누게 됐다. 1년 뒤 현장연구를 처음 도전하셨던 전국의 많은 선생님들께서 다양한 연구대회에 입상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현장연구의 동기가 대회입상이 아니라 교실에서 아이들과의 행복한 수업으로 바뀌었다는 감사 문자를 보내주셨다. ‘좋은 수업’ 열정, 교사 성장케 해 간혹 컨설팅을 대가로 민간업체들 수준의 금액을 제시하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에게는 교육청 위촉 같이 공식적인 자리를 제외하고는 개인 컨설팅을 더 이상 하지 않으며 컨설팅 정보는 블로그와 책으로 이미 모두 공개했음을 설명 드린다. 현장연구는 아이들과 교사 모두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아이들의 필요를 고민하는 현장연구는 입상여부를 떠나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 개인에게도 큰 발전을 가져오며 실제로 그러한 학생중심의 현장연구가 입상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현장연구의 우선 가치가 승진을 위한 연구점수에 있지 않고 아이들과 교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에 있기를, 또 그러한 현장연구가 학교현장에 더 많아지기를 소망해 본다.
일전에 A중 역사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주제는 '1차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었는데 아직도 필자의 머리에 당시 내용이 선명히 남아있을 정도로 훌륭한 수업이었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교과서는 객관적 사실을 기록 그런데 무언가 찜찜함이 남아있는 기분이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즉,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아 볼 기회가 없었다. 대부분 역사시간이 교사중심 강의 형태로 흘러가리라 짐작된다. 역사교과서가 대부분 미리 결론을 내려놨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그 내용을 전달하는데 충실할 뿐이어서 다양한 수업방법을 선택할 여지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과거 역사적 사실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다양한 평가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위한 반면교사로 삼기위한 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의 역사수업에서는 역사교과서 집필진이 평가하고 재단해 놓은 결론을 교사가 그대로 전달하고, 학생들은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외울 수밖에 없는 암기 교과목이 돼 버렸다. 작금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에 관한 논쟁 또한 이러한 암기위주의 객관식 또는 단답형 평가와 그 평가 결과를 잘 받기 위한 수업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 역사를 배우는 목적대로 판단은 교과서를 읽는 독자나 학생들의 몫으로 돌려야 한다. 교과서 집필진들은 역사적 사실 모두를 평가해 재단하려 하지 말고 있었던 사실만 그대로 기록하는 것에 그치면 어떨까. 학생들이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다양하게 비판하거나 평가하고 재단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함은 어떨까. 학생이 다양하게 비판·평가하도록 역사수업은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학습자중심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책을 읽고 조사하는 등 미리 공부하게 한 후, 정작 수업에서는 그룹별로 다양한 비판과 평가를 위한 토론과 협업, 프레젠테이션하는 시간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때 교사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된다면 교과서가 미리 역사적 사실을 재단할 필요도 없고 교사 또한 역사적 사실을 평가할 필요도 없이 오로지 학생들의 다양한 비판과 평가가 어우러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역사 교육의 본연의 목적에 맞는 수업이 되지 않을까. 다른 교과목 역시 학생활동중심 토론, 협업수업으로 이뤄질 때 진정한 배움이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토론과 프레젠테이션활동이 학교 수업 현장에서 실현되려면 입시위주의 객관식 평가비중을 줄이는 평가방법의 혁신이 필요하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수는 “객관식 문제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교육오염’이다” 라고 했다. 수업현장에서 평가방법 개선 없이는 수업방법도 교과서대로 진행하는 강의식으로 갈 수 밖에 없고, 학생들 역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다른 교육열, 우수한 교사가 세계가 주목한 국가발전 견인 성장의 그늘, 새로운 도전 맞서 긴 호흡으로 교육자와 나서야 최근 통계청이 발간한 ‘통계로 본 광복 70년 한국사회의 변화’에 의하면 의미 있는 양적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초·중·고 학생 수는 증가하다 감소한 반면 대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경제수준의 향상과 남존여비 의식 약화로 남녀 학생비율의 격차가 감소했다. 학급별 학생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1995년 고교 졸업자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한국인의 평균 교육 년 수는 2012년 OECD 평균인 17.6년에 가까운 17.5년에 이른다. 핀란드의 19.7년이나 호주의 19.4년보다 낮지만 미국의 17.2년 일본의 16.3년보다 높다. 질적인 발전도 눈부셨다. 기초학력 미달자의 비율과 중도탈락자의 비율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볼 때 낮은 편이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리 학생들의 성취도는 언제나 거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각종 국제경시대회에서도 우리나라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학업성취에 대한 가정배경의 영향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광복 70년 동안 우리 교육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발전해 왔다.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렸던 세계교육포럼에서 논의됐듯이 우리 국민의 교육열과 정부의 교육발전 전략 그리고 교사의 탁월한 역량과 헌신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이 광복 70년 동안 이룬 이러한 성취를 기반으로 또 다른 도약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정부당국과 학교는 그러한 주장들에 귀를 기울이고 교육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선 학교는 인지적 능력과 품성이 균형 잡힌 인간을 길러야 한다.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려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해야 한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된 소이도 바로 여기에 있다. 둘째, 아무도 뒤처지는 학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식기반시대의 자산은 지식과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책임 있는 사회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적 지식과 기본적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이는 법과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셋째, 정부는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학교제도의 다양성과 자율성, 유연성을 확대하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학생들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해 가르치는 수재시교(髓才施敎)의 교육적 원리가 학급에서만이 아니라 학교제도 운영에서 실현돼야 한다. 다만, 그것이 학교 간 서열화와 계층 간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넷째, 교사들의 탁월한 전문성과 헌신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얘기했듯이 교사는 국가건설자다. 그리고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도 여전히 진리다. 정책당국자들은 언제나 이 점을 유념해 교원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해야 한다. 끝으로, 충분한 교육재정의 확보가 요구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정부예산에서 교육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17%대로 낮아졌다. 한편에서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지식기반시대 디지털시대의 교육모델에서 재정운영은 산업화시대 교육모델의 그것과 다르다. 과거의 기준으로 교육재정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학생 수 감소는 교육여건을 OECD 회원국 중 상위수준에 해당하도록 개선해 나갈 계기로 삼아야 한다. 또한 교육재정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불리한 계층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광복 70년 동안의 성취에 대해 자긍심을 느껴야 한다. 그러나 만족만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우리 교육의 성취를 폄하하거나 자학해서는 더 더욱 안 된다.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육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고 우리 교육의 어두운 면을 밝게 만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획기적인 노력이 없다거나 노력의 성과가 더디게 나타난다고 실망해서도 안 된다. 본래 교육의 변화와 혁신은 한꺼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교육행정학회 특별세미나 간섭보다 교사 지원정책 필요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근시안” 광복 70주년을 맞아 교육계 원로들이 지난 교육정책을 재조명하고 향후 교직 전문직화와 교육자치 수호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육행정학회(회장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11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광복 70주년 특별세미나 ‘광복 70년, 한국의 교육정책 : 후학이 묻고 원로가 답하다’를 개최했다. 원로들은 광복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교육정책의 성공을 평가하면서도 최근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교육자치와 일반자치 통합, 소규모학교 통폐합, 사학 규제 등을 비판했다. 아울러 교직 전문직화, 입시교육 탈피 등 대안을 논의하는 장도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돈희 미래교육포럼 이사장(전 교육부장관), 김신복 가천대 이사장(전 교육부차관), 윤정일 민족사관고 교장(전 한국교육학회장), 주삼환 충남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행정학회장), 이종재 서울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 등 원로들이 기조강연과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데에는 “교육의 역할이 컸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GNP 100달러 시절 초등교육 투자부터 시작해 GNP 1000달러 시대엔 중등, GNP 3000달러 시대부터 고등교육을 활성화시키는 등 교육기회를 단계적으로 실현해 경제성장에 알맞은 인재를 적기에 배출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교육을 중요시하는 국가정책에 따라 교육자치가 실현되고 교육재원 조달을 위한 교육세법 제정은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여전히 관주도 교육정책이 주를 이루며 불합리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손보려는 정부의 움직임, 교사를 지나치게 간섭하는 관료사회가 교육발전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이돈희 이사장은 기조강연에서 “광복 후 우리가 초등교육부터 투자한 반면 인도는 고등교육 투자부터 시작했고, 우리가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했다면 인도는 물적 자원에 투자해 서로 대조됐다”며 “결국 우리나라 정책이 경제성장에 적합했고, 투자정책이 거꾸로 된 인도는 발전하기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교육학회장을 지낸 윤정일 교장은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도농 균형발전을 위해 농어촌 소규모학교는 유지돼야 한다”며 “농어촌에서 학교는 단지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센터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생이 단 한명 뿐인 학교라도 보존해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정치권에서 교육감직선제 폐해 대안으로 주장하는 러닝메이트제 선출 주장도 일반자치와 교육자치 통합의 시도로 내다봤다. 윤 교장은 “러닝메이트제는 교육감을 시·도지사의 부시장이나 부지사로 격하시키고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와 통합하려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선출직인 시·도지사는 당장 표를 얻기 위해 눈에 보이는 투자에만 매달리고,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교육은 등한시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초등교사 출신으로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을 지낸 주삼환 충남대 명예교수는 “우수한 교사를 뽑아 놓고도 제대로 활용할 생각을 못하는 정부가 미련하다”고 날을 세웠다. 주 교수는 “원로교사 1명을 줄여 신규교사 3명을 뽑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현재 기간제교사가 늘어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로 연결됐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처럼 교사가 의사 못지않게 전문직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교사들은 교육당국이 내려 보내는 일에 치여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정책을 적극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처럼 ‘시작신분 교사’, ‘전문교사’, ‘멘토교사’, ‘수석교사’로 이어지는 전문성의 경력사다리를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참가자 300여명, 군산CC서 열띤 라운딩 기존 배드민턴, 올 가을 테니스대회 신설 스포츠 통한 ‘생활복지 시스템’ 확대 구축 골프를 사랑하는 전국의 초·중등 교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의 장이 사상 처음으로 마련됐다. 한국교총이 주최한 제1회 국민생활체육회장배 전국교원 골프대회가 12일 군산컨트리클럽(군산CC)에서 그 성대한 막을 올렸다. 전국 300여명 교원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여 동안 부안·남원·순창 홀에서 개인전, 시도 대항전에 임하며 초대 대회를 만끽했다. 이번 대회는 선생님들이 신사의 스포츠 골프를 통해 인성교육 실천을 되새기는 한편, 스포츠 활동을 통해 개인 삶의 활력을 찾고 국민 생활스포츠로서의 대중화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열리게 됐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대회사에서 “신사적 스포츠의 정점인 골프를 통해 페어플레이 정신의 함양, 사회적 규칙에 대한 존중과 도덕적 행위에 대한 가치 인식, 인내와 절제,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는 교원들이 스포츠를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생활복지를 확대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의미를 전했다. 81홀, 단일골프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군산CC를 찾은 교원들은 푸르고 맑은 하늘 아래 탁 트인 필드를 만끽했다. 저마다 시작부터 마치는 순간까지 웃음이 떠나지 않았으며, 실수가 나와도 서로 격려하고 잘하는 이들에게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다른 지역, 다양한 학교급별 교사들이 처음 마주하며 골프를 통해 애환을 나누는 조가 있는가 하면 한 학교에서 단체로 참가해 화합의 장으로 활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영남중에서는 교장, 교감, 평교사 6명 등 8명이 참가해 단합을 과시했다. 대전 대동초에서도 여교사 3명이 참여해 필드에서 교분을 나눴다.이들은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하니 아주 행복하다”면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교총에게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골프는 과거 특권층 스포츠란 편견에 머물렀지만, 최근 국제대회서 우리 선수들이 잇따라 선전하고 올해 아시아 국가 최초의 프레지던트컵 대회를 개최하는 등 명실상부한 골프강국으로 자리매김하며 국민스포츠로 사랑받고 있다. 이날도 남녀 성별은 물론 나이 여하를 막론하고 다양한 연령대 교사들이 참여해 골프의 대중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생활체육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교사들은 자존감이 높고 학생들에게 보다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며 “국민생활체육회는 더 많은 교사들이 골프를 접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도 축사에서 골프 대중화를 위해 교사들이 적극 나서줄 것을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핸디캡이 낮거나 높음에 구애받지 않도록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신페리오 방식을 채택해 개인전 수상은 ‘니어상(근접)’, ‘롱기스트상(최장거리)’, ‘최저타상’ 성별과 연령별로 총 12개 부문에 주어졌고 시·도대항전에 참여한 경우 2위까지 상을 받았다. 대회는교원들이참가비와 국민생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안전재단, 눈높이 대교, 세계청소년문화재단 등이 후원으로 치러졌다. 한편 교총은 골프뿐만 아니라 기존의 교총회장배 배드민턴 대회, 올 가을 개최 예정인 대한테니스협회장배 교원테니스대회까지 ‘스포츠를통한 생활복지 시스템’을 더욱 강화,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부기관들의 후원과 지원을 적극 끌어낼 예정이다. 안 회장은 “3개 대회를 중앙단위뿐만 아니라 시·도교총 차원으로 확대, 교원들의 생활복지가 더욱 두터워지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1회 전국교원골프대회 수상자 개인전 ◆니어상 ▲시니어 (남) 이남수 경기 교하고, (여) 김명자 전북 정읍한솔초 ▲일반 (남) 이상목 서울 성신여중, 여) 정선민 전남 나주북초 ◆롱기스트상 ▲시니어 (남) 박병수 한국교원대부설고, (여) 고선미 서울신월초 ▲일반 (남) 윤여근 대전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여) 최민혜 대구 강북중(188m) ◆최저타상 ▲시니어 (남) 박현철 서울 대왕중, (여) 김순식 경기 정교초 ▲일반 (남) 정선욱 서울미술고, (여) 황금숙 청주 남이초 시·도대항전 ◆1위 서울 박현철 대왕중, 정선옥 서울미술고, 최정렬 수도여고, 이정주 서울방송고, 김종호 서울미술고, 정구경 대치중 ◆2위 대전 이덕희 대전봉산중, 이재용 대전봉우중, 오종락 서일고, 이성호 서일여고, 원종학 대전대청중, 박종남 신탄중앙중
“우리들은 용감했다. 나라 위해 싸운 이들 벌할 자 누구인가. 과연 누가 죄인인가” 지난 13일 한국국제예술원에서 펼쳐진 ‘나라사랑 청소년 뮤지컬 영웅’. 사형선고를 받은 안중근의 분노가 법정에 울려퍼지자 객석의 배우들이 ‘누가 죄인인가’ 노래를 외쳐부른다. 안중근의 일대기를 다뤄 큰 인기를 누린 뮤지컬 영웅이 학생들을 통해 재탄생했다. 이는 서울시립 중랑청소년수련관이 국가보훈처에서 시행한 청소년의 ‘나라사랑 체험 프로그램’ 공모사업으로 기획한 활동이다. 청소년들이 뮤지컬 영웅의 대본을 바탕으로 인물이나 장면을 분석,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고 뮤지컬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뮤지컬과 히스토리(역사)를 접목한 ‘뮤지컬토리’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박충서 서울시립 중랑청소년수련관장은 “일회성 체험이나 견학으로 일관된 나라사랑 활동이나 주입식 역사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뮤지컬 장르를 도입했다”며 “근현대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배우고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5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초중고생 50명은 성악 교수, 뮤지컬 전공 교수, 연극배우, 작곡가, 안무가, 청소년지도사 등 전문가 20여 명의 재능기부를 통해 뮤지컬 기초교육과 연습, 역사교육 등을 하게 됐다. 특히 배역 선정이나 장면분석, 시나리오 수정, 음악 편곡 등의 전 과정에 음악이나 글쓰기, 피아노, 춤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청소년들이 직접 주체가 돼 참여했다. 안중근 역을 맡게 된 안선제 신목고 2학년생은 “역사라고 하면 책보고 공부해야 된다고만 생각했는데 뮤지컬을 통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인물과 시대를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블캐스팅 된 구현모 청담고 2학년생은 “뮤지컬 영웅을 봤던 그때의 여운이 모집 공고를 보고 되살아 나면서 지원하게 됐다”며 “이번에 공연을 하고 나니 막연하게 생각했던 제 진로에 대해 좀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권성순 한국국제예술원 연기뮤지컬과 학과장은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것에만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 가진 재능과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공연을 준비했고 대사 하나하나에 담겨진 역사적 배경과 인물 분석으로 배움을 통한 공연이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13~14일 한국국제예술원, 서울시립 중랑청소년수련관 두 곳에서 네 차례에 걸쳐 공연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뮤지컬 영웅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서울북부보훈지청 ‘나라사랑 앞섬이’로 임명됐다. 이들은 6·25참전 유공자를 위한 자선공연이나 사랑의 밥짓기 봉사활동 등도 전개할 계획이다.
최근 정부는 청년고용 대책을 발표했다. 교원단체와 예비교사들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예퇴직(명퇴) 교원을 늘려 청년실업을 해소하겠다는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핵심 내용은 내년부터 2년간 연평균 5500명 수준이던 명퇴교원을 각각 7500명으로 40%씩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교단을 떠나는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교단을 떠나는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그렇다. 필자는 8월말 명예퇴직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지난 2월말 기준인 33년이 안돼 탈락이란 변수가 있긴 하지만”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라 할까. 명예퇴직 신청서를 내기 전에 쓴 칼럼 ‘교사 명예퇴직 전부 수용하라’에서 “교육당국은 이미 마음이 떠난 명퇴신청 교사들의 억지춘향식 근무가 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 주문했건만 무위로 그치고 말았다. 필자로선 최악의 상황이 오고만 것이다. 어쨌든 5,800만 원쯤 되는 명퇴수당을 포기한 채 사표 쓰고 나오는 것은 ‘미친 놈’ 소리 들을 짓이라는게 대체적 평가다.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얘기다. 이를테면 정부의 청년고용 대책이 착실히 진척되길 기다리는 ‘명예퇴직 재수생’ 신세가 되고만 셈이다. 사전 수요조사를 해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2월말 많은 숫자가 나가고, 잔여 예산 범위에서만 8월말 명퇴자가 정해졌다. 추경 편성과 아무 상관없이 지난 해 확정된 올해 예산 범위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수요조사 같은 걸 굳이 할 이유가 없었던 것 아닌가? 또 하나 의문이 있다. 명퇴자 결정 시기가 그것이다. 도교육청이 관련 서류를 접수 마감한 것은 5월 13일이었다. 명퇴 확정 전자공문이 학교에 온 것은 7월 29일이다. 무슨 장편소설 수백 편을 심사하는 문학상 공모전도 아니고, 고작 170명 신청자중에서 61명을 확정짓는데 무려 두 달 보름 넘게 걸렸다. 너무 늑장행정 아닌가? 그로 인한 혼란도 빚어졌다. 7월 21일 다른 부서 주관으로 8월 31일 정년(명예)퇴직자에 대한 ‘퇴직급여 사전청구 및 설명회’가 열렸는데, 명예퇴직자 확정이 늦어져 반쪽 설명회로 ‘전락’해버린 것. 부처간 손발이 안 맞는 엇박자 내지 비협조가 그대로 드러난 행정력 낭비라 해도 무방한 대목이다. 알고보니 명퇴자 확정은 누리과정 예산편성 등 논란 끝에 도의회를 통과한 추경예산안과 하등 상관없는 일이다. 까닭없이 담당자 서랍 속에 처박아둬 그런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이유이다. 공문에 ‘7월중 발표’라 했으니 문제 없다할지 모르지만, 내년 2월말 명퇴자 확정부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말할 나위 없이 되어도 좋고 안되어도 그만이라며 장난삼아 명퇴를 신청하는 교사는 없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진퇴를 알아야 나름 계획도 세우고 대비도 할 수 있다. 신청자 교사에게는 30년 넘게 신명 바쳐 일해온 교직을 영원히 떠나는 ‘엄숙한’ 순간이다. 늦게 이루어진 발표라도 나가게되면 그만이겠지만, 학교에 남는 탈락교사들의 상실감이라든가 거부감 따위는 짚고 넘어갈 또 다른 문제이다. 명퇴 행정에 적어도 그런 인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나저나 약 4개월 동안 ‘억지춘향’ 노릇을 어찌해야 하나….
호사가들은 ‘암살’⋅‘베테랑’⋅‘협녀: 칼의 기억’⋅‘뷰티 인사이드’ 상영을 두고 빅4 여름대전이라 말하고 있다. 2014년 여름 ‘군도’⋅‘해적: 바다로 간 산적’⋅‘명량’⋅‘해무’ 등과 비교해 그럴만하다. 그도 그럴 것이 4대 배급사 쇼박스⋅CJ EM⋅롯데엔터테인먼트⋅NEW가 위에 든 영화들로 박 터지는 접전을 벌였다. 지난 해에 이은 4대 배급사 경쟁은 맞지만, 그러나 대작이란 측면에서는 ‘암살’과 다른 영화들은 비교거리가 안된다. ‘암살’이 순제작비만 180억 원인데 비해 다른 영화들은 ‘협녀: 칼의 기억’ 90억 원, ‘베테랑’ 60억 원, ‘뷰티 인사이드’ 45억 원에 불과한 중급 규모이기 때문이다. 순제작비 180억 원이라면 손익분기점이 대략 600만 명이다. 7월 22일 개봉한 ‘암살’(감독 최동훈)은 상영 20일째인 8월 10일 9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광복절인 8월 15일 천만영화로 등극했다. 2012년 ‘도둑들’에 이은 최동훈 감독의 연속 천만영화 기록이다. 새삼 최동훈 감독의 존재감이 확인된 셈이다. 최동훈 감독의 존재감이라고? 그렇다. 최감독은 2006년 ‘타짜’ 568만, 2009년 ‘전우치’ 606만, 2012년 ‘도둑들’ 1298만 명 등 흥행실패의 쓴 맛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전무후무한 흥행불패 신화의 감독이랄 수 있다. ‘암살’의 흥행행진은 최감독 개인의 기쁨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지난 봄 초토화되다시피했던 한국영화의 부활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어서다. 8월 5일 개봉한 ‘베테랑’의 기세가 만만치 않지만, 올 여름 승자는 말할 나위 없이 ‘암살’이다. 이는 7월 30일 개봉, 8월 12일 500만 명을 돌파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까지 살펴본 결론이다. ‘암살’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1930년대, 그러니까 일제침략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의 흥행실패를 깬 점이 그것이다. ‘라듸오 데이즈’⋅‘모던보이’⋅‘기담’⋅‘YMCA야구단’⋅‘청연’⋅‘아나키스트’⋅‘원스 어폰 어 타임’⋅‘마이웨이’⋅‘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등 흥행성공작은 없다. 다만 2008년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만이 668만 명 넘게 관객을 동원했을 뿐이다. 진짜 ‘암살’은 흠잡을데 거의 없는 천만영화이다. 광복 70년에 맞춘 상영 전략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타이밍도 좋다. 광복 70년에 보는 민족현실이랄까. ‘암살’은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신흥무관학교 출신의 속사포(조진웅), 폭탄 전문가 황덕삼(최덕문)이 친일파 강인국(이경영)과 일본군 사령관을 죽이는 이야기다. 거기에 독립군 유격대장이면서 밀정인 염석진(이정재)과 살인청부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이 가세한다. 자연 얽히고 설키지만, 그러나 그것은 활극으로서의 재미를 더해준다. 사실 ‘암살’은 조용한 암살의 영화가 아니다. 잦은 난사 장면이 그것이다. 이상하게도 그것이 되게 재미있다. 통쾌하고 후련하다. 그냥 재미진 영화라면 ‘암살’을 폄하하는 말이다. 조준사격으로 총을 쏘던 안옥윤은 마침내 거리로 나와 마구 갈겨댄다. 어쨌든 사람 죽이는 총질인데, 그 장면에서 콧등이 시큰하달까 찌릿함을 느낀 건 나로선 처음이지 싶다. 하와이 피스톨이 안옥윤을 걱정하고, 염석진 총에 맞아 죽는 장면 등에서도 그렇다. 결국 나라 잃은 민족의 비극이 서로 죽이고 죽이려는 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전해진 것이다. 하와이 피스톨 하인쯤으로 나오는 영감(오달수)도 일정량 그 몫을 해내고 있다. “지도에서 없어진지가 언제인데, 조선, 조선하나”라든가 “3천불, 우리 잊으면 안돼” 같은 대사가 그것이다. 그가 보여준 유머 코드에 진지함이 더해진, 캐릭터의 승리라 할까. 그렇듯 캐릭터 각자의 뚜렷한 모습이 쏙 들어온다. 전지현의 저격수, 춤추기 장면 연기가 인상적이면서도 조진웅이 너무 멋져 보인다. “우국도 배불러야 할 수 있다”고 한 캐릭터의 반전이라 그럴까, 속사포는 하와이 피스톨에게 당한 후 상하이로 돌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살작전을 감행한다. 안옥윤에게 “그렇게 입으니 이쁘, 쁘네”하며 죽는 장면이 제법 찌릿하다. 무엇보다도 ‘암살’의 강점은 ‘케이퍼 무비’(훔치기 범죄의 계획과 실행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영화)를 표방하는 활극이면서도 스릴러로 전개되는 점이다. 한국영화로는 너무 긴 139분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건 그 덕분이다. 가령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하는 결혼식장에서 “어머니는 왜 죽이셨어요?” 묻는 식이다. 이때 아연 긴장감이 고조되는 건 말할 나위 없다. 거기에 독립군이 “계속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 한다”는 안옥윤 같은 독립군의 신념이 더해져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1911, 1949, 1933, 1945년 등 시간 이동이 잦지만,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처럼 무슨 내용인지 헷갈리지 않아 보기에 편한 것도 ‘암살’의 강점이다. 황당한 활극이면서도 이강국 집에 들어간 안옥윤이 가정부에게 “이거(핸드백) 좀 제 방에다 갖다 놓으세요” 하며 낯섬을 해결하는 디테일 역시 돋보인다. 그 외 증기기관차라든가 자동차, 미츠코시 백화점 내부 모습과 의상 등 1930년대를 재현해낸 미장센도 기억해둘만하다. 굳이 흠을 잡자면 ‘만주 한국독립군 주둔지’라 나오는데, ‘한국’이란 용어가 맞는지 하는 의문이다. 한국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국호인 대한민국을 줄여 부르는 이름이 아닌가? 안옥윤의 쌍둥이 설정은 흥미롭지만, 너무 드라마틱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럴망정 모든 것이 천만영화로 손색 없는 ‘암살’이다.
한국교총 새교육개혁포럼과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주최하는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 4차 포럼이 12일 광주교대 교육매체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를 주제로 초·중·고등학교에서의 편성·운영 방안이 논의됐다. 세션Ⅰ에서는 지은경 부산 망미초 교사(초등)와 박혜은 서울 신목중 교감(중학교)이, 세션Ⅱ에서는 홍원표 연세대 교수(일반고)와 한혜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특목고)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토론자로 나선 교사들은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통합사회·통합과학의 수능연계 필요성, 창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학교여건 개선 및 교원 증원 필요성 등 학교현장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마지막 5차 포럼 ‘새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 방안,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10월 셋째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현장교원 주요 토론내용 초등-1, 2학년 수업시수 확대 교과전담 확충 등 뒷받침 돼야 ◇ 김유신 광주 산정초 교사 = 2009년 개정교육과정의 특징인 학년군제와 교과군제는 학교현장에서 사실상 무력화 된 상태다. 학년군제와 교과군제가 현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서는 먼저 교과군 내에서 통합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성취기준의 연계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교과교육과정 개발과정에서 공동협의를 통해 질적 통합을 위한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년 자체 교과군 통합이 질적으로 이루어지고, 교과군 교육과정이 학년군 통합으로 연계돼야 실질적으로 편성·운영될 수 있다. 학습량 적정화 역시 단순한 양의 축소보다는 소수의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교과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교사는 학습내용을 재구성하기 위해 교과 전체 구조를 관통하는 핵심개념을 결정하고 이들 핵심개념들이 어떻게 연결돼 전체 교과를 이루는가를 보여줄 원리를 찾아야 한다. 수업자율권 확대가 수업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교사의 전문성을 높일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 집중이수제의 경우 의미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집중이수를 한 학기 또는 학년 단위로 이해하고 교과를 편성·운영하다보니 전출생의 미이수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집중이수제 대신 집중운영제 개념을 도입해 월별, 분기별 등으로 보다 집중의 개념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 장현옥 광주 하남초 교사 = 범교과 학습은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꾸준히 늘어났지만 범교과로 분류하기 마땅치 않은 과목이나 연간 시수를 정해주는 과목으로 인해 학교현장에서는 연간 시수 운영표에 별도 표기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범교과 주제를 크게 축소하거나 과감하게 없애 창의적 체험활동의 운영 내실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초등 1, 2학년의 수업시수 논의는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학생 발달단계와 교사의 근무부담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1, 2학년에는 전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으므로 수입시수가 늘면 교과 전담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연극교육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만큼 체육, 음악, 미술의 각 교과 교실처럼 장기적으로 연극을 위한 공간마련이 필요하며, 일반 교사가 교과 단위로서 교육연극 지도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중학교-교재분량 대폭 축소해 핵심개념 중심 참여형 수업해야 ◇ 이영희 경기 원곡중 수석교사 = 중학교는 고등학교에 비해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창의적 체험활동과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입시로서의 진로가 아닌 중학교 진로교육의 문제 등 어려움이 크다.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에서 인지적 측면은 최상위권이지만 자신감, 즐거움 인식, 가치인식, 효능감 등 정의적 측면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시수에 비해 지나치게 내용이 많아 토의와 토론, 프로젝트 등 새로운 수업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중학교 과정에서는 실생활 관련 통합사고를 길러주어야 하며 단원의 기본 개념은 초-중학 과정을 연계해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를 통한 각종 개념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또한 창의적 맞춤형 학생 중심수업과 통합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역량 강화 연수가 절실히 필요하다.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현재의 학습량과 성취요소는 조정이 필요하며 이는 단순히 개수의 조정이 아니라 핵심원리 중심의 학습량 적정화와 교과 교육과정의 유기적인 연계강화를 통해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 박영각 경북 문성중 수석교사 =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일반적인 핵심역량 6가지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과 교육과정에서도 교과별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 교실수업에서 핵심역량을 길러줄 구체적인 방법을 교육과정의 방향으로 제시해줘야 한다. 다양한 학생 활동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해서는 현재의 교재 분량을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재는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한 학생 활동 중심의 참여형 수업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자유학기제에서 자율과정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전공을 벗어난 자율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지도로 인해 교사들의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교실 수업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있어왔음에도 각종 평가와 입시가 발목을 잡았고, 여기에 공문까지 과다하게 쏟아지면서 현장 선생님들이 학생의 사고를 열어줄 다양한 수업을 전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교육과정에 도입되는 자유학기제에서는 학생 활동에 대한 평가를 문장 형태로 간략하게 하도록 하고 있어 교사들의 업무부담은 있지만 적어도 학생을 서열화 시키는 평가는 아니다. 이를 확대한다면 학교교육에 대한 사회의 인식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일반고- 통합사회·통합과학 수능 연계 안되면 안착 못해 ◇ 봉병탁 광주 서강고 수석교사 = 일반고는 특목고나 자사고 등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어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수 학생 선택과목 개설을 위해 강사비나 특별교실을 지원하거나, 중심 학교를 지정해 소수 선택과목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수능과 연계성이 없는 과목은 부실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위해 수능과 연계하고 이수단위 지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능과 연계되면 수능 준비만을 위한 문제풀이 중심 수업이 진행될 우려도 있다. 학생 중심의 참여·토론 수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업을 위한 준비 시간을 확대하고 학습량도 줄일 필요가 있다. ◇ 송상섭 경기 창조고 교감 = 공통과목의 이수시기가 학교 자율로 결정될 경우 전입생들의 이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공통과목의 이수시기를 고정하면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학 중 이수나 사이버강의 운영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은 교사들의 기피 과목이다. 하나의 전공을 가진 교사가 2~4개 교과가 합쳐진 과목을 지도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고에서는 소수의 공통사회, 공통과학 자격증 소지 교사를 제외하고는 전공 교과를 우선 배정하고 부족한 시수를 공통과목에 배정하고 있다. 연수강화, 사범대 교육과정 및 임용 선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과 지도교사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현재 일반고 교원수요는 학급당 1.95명으로 돼 있는데,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을 운영하려면 더 많은 교사가 요구된다. 과학탐구실험 과목의 평가 방법 개선도 요구된다. 기존에는 과학 교과 내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탐구실험보고서평가를 하고 한 줄 세우기 식으로 진행됐는데, 학생들의 탐구실험 과정이나 태도 등 정성적인 부분의 서술형 평가를 해주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일반고에 적용되기 1년 전에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수능·대입제도의 고시가 이뤄져야 한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내신·수능 반영여부에 따라 학교현장에서 선택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특목고-전문교과 필수 단위 "축소" VS "유지" 이견 팽팽 ◇김정호 경기북과학고 교사 = 주제발표에서 대부분의 특목고에서 전문교과 필수이수 단위 축소 요구가 많다고 했는데, 다른 조사와 상이해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예술, 생활·교양교과가 창의인재 양성에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각각 10단위, 16단위를 필수로 하면 학교 교육과정 편성에 어려움을 주고 학생 학습 부담도 커질 것이다. 2009 교육과정과 동일하게 각각 5, 12단위로 하면 전문교과(80단위)를 축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과학고의 경우 보통 주당 3시간 정도의 RE(Research Education)활동을 하는데,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아 방과 후에 이뤄지고 있다. RE활동은 학생 중심 교육에 해당하므로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면 내실 있는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과학고 조기졸업자가 대폭 감소함에 따라 3년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2학년에 전문교과가 집중 배치돼야 하며, 3학년에는 대학과정과 연계된 AP(Advanced Placement)제도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김진숙 경기 수원외고 교사 = 외고 설립 목적은 단순히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인문·사회·과학에 기초 소양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있다. 그러나 외고의 교육과정은 다른 특목고에 비해서도 심각히 편협하다. 현행 교육과정에 따르면 특목고는 교과 총 이수 단위인 180 단위 중 80단위 이상을 전문교과로 편성해야 한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도 유지될 경우, 필수인 한국사 6단위, 체육 10단위, 예술 10단위, 생활·교양 16단위를 제외하면 국·영·수·사·과는 58단위 밖에 편성할 수 없다. 특히 외고는 외국어가 전문교과로 80단위 편성돼 있는데 공통과목에도 영어가 있어 외국어 관련 교과가 전체 이수단위의 절반인 90단위에 이른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많이 줄어든 전문과목수를 확대해야 한다. 외고는 보통교과 심화과목 80단위 중 60%(48단위) 이상을 전공 외국어 과목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영어 이외의 외국어는 6개뿐이어서 필수 이수단위를 채우려면 전 과목을 8단위로 편성·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된 전공외국어 기초 과목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시 개설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정부가 7일 초등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담임교사 승진가산점 신설 방안을 내놨지만 일선 교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초등교사 대다수가 담임을 맡고 있어 별 효용이 없는데다 일부 비담임교사 등에 대한 차별 논란만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다. 경기 A초 교사는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지 않는 교사는 일부 고경력 교사나 기간제교사 등 아주 소수 밖에 없다"며 "승진은 점수 순서대로 하는데 거의 전체에 똑같이 가산점을 주면서 혜택이라고 하는 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서울 B초 교사는 "담임이나 부장이나 수고스럽긴 마찬가진데, 담임만 가산점을 주면 누가 부장을 하려 하겠느냐"며 "가산점을 둘러싼 갈등만 커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기존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 제도와의 중복문제도 지적된다. 201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는 학교교원 40%(±10%) 범위 내에서 대상자의 80%를 반드시 담임교사와 생활지도교사로 해 연간 0.1점씩 최대 2점까지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교총은 "담임교사 사기진작 취지는 이해하나 현행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도 모호한 선정기준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중복되는 가산점 신설로 또 다른 혼란이 발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부실한 정책 검증 정황도 포착됐다. 소수점 몇 자리에서 교감승진 여부가 갈리는 교직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 0.1점, 최대 1점의 가산점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담당부서의 제대로 된 검토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2년에도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 방안'에 담임교사 사기진작 방안으로 연 0.1점, 총합계 2점 한도의 가산점 신설을 내놓은 바 있어 재탕 비판도 나온다. 이번 대책 발표에 참여한 한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학폭 가산점 대상자 비율과 점수한도를 낮추는 대신 담임가산점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자세한 내용은 담당부서에 문의 바란다"며 공을 넘겼고, 담당부서 관계자는 "발표 전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산점 신설을 추진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세부사항은 이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교총은 "승진가산점 부여 등 손쉬운 방법으로 담임교사의 사기를 진작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12년째 동결되고 있는 담임교사수당 인상, 안식년 기회 부여 등 실질적인 담임교사 사기진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올해는 우리에게 광복 70주년이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늘 한·일이 여전히 화해하지 못하고 아베 총리의 담화 하나, 문구 하나에 한·일관계를 가늠해야 하는 상황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담화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악화된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이다. 이 시점에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 우리의 나아갈 바를 찾아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담화 내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경제와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협력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서대문독립공원에서 무릎을 꿇고 독립운동 선열에게 사과한 것처럼 상당수 일본인은 화해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희망한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단지 이러한 일본의 양심세력이 일본사회의 주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과거사 사죄란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잘못에 대해 현직 일본 총리가 일본을 대표해서 한국인에게 진정 참회한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과거에 충분히 사과한 만큼 이제는 필요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나아가 전쟁과 무관한 세대까지 사죄할 이유가 없다고 한 것은 앞으로 전쟁의 책임에서 자유롭게 됐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더 이상 과거사에 발목 잡히지 않겠다는 자세가 위험스럽다. 그러기에 후세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내용을 배운 일본의 젊은이들이 한국 등 아시아와의 관계에 입각하여 아시아와 함께 살아감으로써 세계속의 일본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강제동원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채 ‘명예와 존엄을 상처받은 여성’이라는 막연한 표현으로 에둘러 갔다. 특히 “러일전쟁은 식민지 지배하에 있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에게 용기를 줬다”며 대한제국 합병의 발판이 된 러일전쟁을 미화하기도 했다. 국내외 전쟁 피해자에 대해 머리 숙여 통석의 염을 표하고 애도한 것은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진심보다 외교적인 수사가 넘쳐나는 이번 담화가 주변국들과의 관계개선을 촉진하는 계기를 제공할지는 회의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가 한일관계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한일관계를 우호적으로 이끌어 가고자 하는 양심적인 선량하 일본국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한일 관계는 영원한 대립과 경쟁의 관계가 아닌 우호협력의 관계만이 동아시아의 평화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일관계는 중국, 몽골, 동남아를 포함하는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가운데 한일협력을 진척시켜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일본이 다음 세대를 과거사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다면 '진실된 마음으로부터 사죄'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독일처럼 과거 침략행위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 특히 동북아에서 일본의 리더십은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는 일본인을 좋아한다는 응답이 15.2%인 반면 싫어한다는 응답은 48.5%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발표한 아베 담화가 한·일, 한·중 간 갈등을 잠재울 수 있을지 우려되는 점이다.
2015년 8월 6일 오후,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화로와 같은 날씨 속에 국외독립운동사적지 탐방단은 중국의 난징시(南京市)에 위치한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찾았다. 입구에서 중국 오성기를 판매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사는 중국인들은 별로 없었다. 입구에 세워진 여러 개의 조형물들. 그 표정부터가 비참하고 슬프다. 애절하다. 모두가 검은색의 그 조형물은 표정을 해석하기가 어렵다. 차마 보아서는 아니될 그런 표정이다. 죽은 어머니의 젖을 빨고 있는 어린아이와 그것을 바라보는 자식들 모습을 상상해보라. 이 기념관은 입구부터가 다른 기념관과 다르다. 입구부터 전시장 내내 분위기가 어두컴컴하다. 음산하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다만 관련 사진이나 기록, 증언 동영상이 나오는 부분은 조명을 비추어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게 해 놓았다. 필자는 중국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른다. 다만 일본군인들의 남경에서의 30만명 대학살은 그 참혹함이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라고 들었다. 그러나 그 실제의 참상은 보지 못하였다. 바로 이 기념관에 그 증거 사진들 수 만 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관람을 하러 온 중국인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들은 입구에서부터 여러 줄을 서서 하나하나의 사진과 사진 설명을 읽고 있다. 표정이 심각하다. 웃거나 떠드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이 참혹한 사진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할까? 리포터인 필자는 이 기록을 차마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 난징대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당시 이 만행을 저지른 일본인들은 사람의 DNA를 지니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중국 포로와 어린아이, 여성, 노인 등 사람을 가리지 않고 학살하였다. 죽이는 방법도 상상 그 이상이다. 칼로 찌르고 베고, 총으로 쏘고 땅에 묻고, 휘발유를 끼얹어 불태우고, 가족끼리 강간하게 하고 가족을 모두 죽이고. 어린 아이를 공중에 던져 내려오는 것을 칼로 찌르는 것을 마치 스포츠로 생각했다니? 임산부의 배를 갈라 죽이고 아이를 꺼내 놓고. 이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일본 군인 두 명은 중국인 죽이기 시합까지 했다. 줄 세워 놓고 누가 더 많이 사람을 죽이나였다. 그리하여 그 기록을 재었는데 각각 100여명을 죽였다는 기록이 일본 신문에 게재되기도 하였다. 당시 참전한 일본 군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무료하면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1937년 12월 13일부터 6주간 살상된 중국인이 무려 30만 명이다. 하루에 평균 7천5백명을 죽인 것이다. 당시 시체를 치우는 데만 3달 정도 소요되었다고 하니 이들의 무자비한 살상은 끔찍하기만 하다. 특히 이 기념관이 세워진 곳이 유골이 대량으로 발굴된 곳에 위치하여 그 생생함이 더 전해진다. 그러면 이 난징대학살과 우리나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으로 시작된 중일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다. 중일전쟁에 참가한 일본군인 무라세 모리야스(村瀨守安·1988년 사망. 1937년 일본군 운전병으로 중국전선을 돌아다니며 3천여 장의 사진을 찍음)에 의하면 병사들을 상대해야 했던 위안부 여성 대부분은 조선인으로 속아서 오거나 강제로 연행됐다고 증언하고 있다. 우리는 ‘난징학살’이라 하지만 중국인들은 ‘닌징도살’이라고 하고 일본인들은 ‘난징사건’이라고 한다. 역사를 보는 눈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일본은 아직도 난징대학살 자체를 부정하거나 희생자 수를 20만이라고 줄인다는 이야기다. 일본 우익단체들은 난징대학살을 구체적으로 증언하는 사람들을 위협한다고도 한다. 그들은 역사를 감추고 왜곡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왜 난징학살기념관을 세운 것일까? 기념관 마지막 부분에 희생자 30만명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신상이 선반에 꽂혀져 있다. 그리고 그 옆 벽에는 크고 선명하게 글자가 새겨져 있다. 바로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 지나간 일을 잊지 말아야 후사에 스승이 된다. 단재 신채호 선생도 일찍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간파했다. 그렇다. 힘이 없는 민족이나 국가는 강자에게 당하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애국과 국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절실히 깨달은 난징대학살기념관 방문이다.
이 세상 모든 사물들은 그 자체의 가치가 있다. 이 가치는 다른 사람들에 의하여 평가된다. 어느 개인이나 기업과 조직, 더 나아가 국가도 마찬가지다. 내 자신은 내가 잘 아는 것 같지만 이것도 절대적은 아니다. 그래서 나 자신이 모르는 것을타인의 평가를 무척 궁금하게 생각한다. 나의 평가대로 나를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는 살맛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누군가가 내 자신에게 내재된 잠재력을 살펴보고 높이 평가해줄 때 자부심도 생겨 에너지가 충전된다. “만일 한국이 담담한 심정으로 있는 그대로의 한국을 국제사회에 소개할 수 있다면 한국의 존재는 명확하게 인식될 수 있다. 그것으로부터 한국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색깔이 다른 또 하나의 멋진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세계적 석학으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문명학 박사학위를 받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한 말이다. 그는 미국인으로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이며 한국 고전문학을 20년 가까이 공부하였다. 그는 한국을 이미 선진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김연아, 조수미, 싸이 등 누가 보아도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된 한국인들이 많다. 또한 삼성, LG, 현대 등 세계 초우량 기업들도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체성 은 흐릿하고 애매모호하다. 그는 선진국으로서 한국이 자신의 정체성을 국제사회에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약소국 콤플렉스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당당한 선진국으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과거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우리 위상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정체성을 정립해야 한다. 정체성은 수천 년 동안 지속된 우리 역사 속에서 찾아야 한다. 그의 눈에 비친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은 넘쳐난다는 것이다. 현대 세계인에게 모범적인 인물상을 제시할 수 있는 선비 정신, 여러 사람이 모여서 창조적 융합의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랑방 문화, 흙 속에 묻힌 진주인 옛 골목과 전통시장 등이 그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래 친환경적 생태공간 창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풍수, 세계 농업문화 혁명을 이끌 유기농법,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과 교육 혁명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한류’는 한국 문화의 상징이다.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한류는 많은 나라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한류를 매개로 서구 선진국 문화보다 훨씬 흥미로운 한국의 문화는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류는 그저 제품을 팔고 연예계의 유행을 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형태와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는 2년 전'한국인이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저자는 책 곳곳을 통해 “한국은 국가 브랜드로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엄청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나라이지만 그것을 전혀 이용하거나 살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제뿐 아니라 문화를 선도하는 일등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소프트파워’를 찾아내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 21세기 르네상스가 한국에서 꽃피는 상황이 생긴다고 해도 전혀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들 안에 보물이 있는데 왜 그걸 찾으려고 하지 않나요? 그렇다 이 보물을 바로 보고 캐내는 작업이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무슨 일이 실패하면 그 요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문제는 분명히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었으며, 그것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외부로 표출된 것이다. 그는 나와 같은 관점을 지닌 한국 지식인의 인식을 다음과같이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지식인은 한국이 100여 년 전 구한말의 상황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기에 더욱 열심히 일해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지 않으면 언제 나라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경고를 만고불변의 진리나 주문처럼 외고 있다. 한국이 여기서 경제 발전을 멈추고 근면한 생활을 중단한다면 또다시 저개발 국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감은 한국에서 가장 자주 동원되는 논리다.” 그는 한국만의 대단한 전통문화가 있다고 느꼈으며, 이같은 것을한국인은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알아도 외국인에게 잘 안 알려주는 그런 것들을 책 속에 담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모르는 것들로는 가령 한국은 국내 정책과 제도에 관한 한 조선 시대에 선진적인 시스템을 이미 갖고 있었다면서. 동서고금을 통틀어 그만한 규모에 그토록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된 정부 시스템은 없었다는 대목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다. 또 고려 시대의 다문화 전통, 조선 시대의 민본주의와 언로, 사랑방, 조선의 역관제, 중인들의 활약상 같은 것들은 지금 다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17-18세기 예학도 오늘날 법 적용이 어려운 네트워크사회에서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로 재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외교적 상상력도 과거 주변 강대국을 상대해온 삼국시대나 고려 시대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이 이룩한 기적적인 성장이 이뤄진 것도 그 배후에 수천 년 지속해온 지적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사를 이야기하면서 이 부분을 생략하는 경향이 많다. 한국이 갑자기 튀어나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한국이 지금 자랑하는 특정 기술이나 상품보다도 자신의 문화를 더 위대한 자산으로 인식한다면 한국은 세계에 훨씬 더 많이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 잠재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