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론> 학력평가의 논쟁과 논리
교육에서 '평가'라는 용어처럼 말도 많고 오해도 많은 말도 드물 것 같다. 평가라고 하면 사람들은 곧 시험을 연상하고 점수나 석차를 생각한다. 그래서 평가는 잘 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을 갈라내어 학생들을 서열화하고 학부모들의 경쟁을 부추겨서 우리 교육을 점수따기 교육 또는 입시위주 교육으로 만드는 주범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요즘 사회적 논쟁 거리가 되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의 학력평가 실시 문제만 해도 그렇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하여 부족한 부분을 조기에 처방하여 줌으로서 학습부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하는 반면, 교사들은 전국적인 학력평가가 결국 우리 교육을 '한 줄로 세우기' 경쟁으로 몰고가서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이끌고 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쟁을 듣다보면 두 주장간에 평가에 대한 입장과 해석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놀랍고, 도대체 교육에서 왜 평가나 시험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지 의문과 회의를 갖게된다. 평가는 교육 잘 하자고 하는 것인데, 교육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올바른 인간교육을 가로막는 것이라면 우리는 하루 빨리 학교에서 평가를 없애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평가나 시험이 없어진다고
- 허숙 인천교대 교수·한국교원교육학회장
- 2002-10-14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