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의 15세 청소년 가운데 장차 교사가 되고 싶은 학생은 평균 4.8%였는데 우리나라는 3배 가까운 15.5%나 됐다. 청소년 4명 가운데 1명꼴(25%의 응답률)인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청소년들이 교직을 희망하고 우수인재들이 몰리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교직의 꿈을 이룬 교사들은 교단에 서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간절한 염원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문제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회원국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사로서의 만족도를 물어본 결과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답이 9.5%였으나 유독 우리나라만 20%가 넘는 응답률을 보였다. 교사 다섯 명 중 한 명은 교사된 것을 후회한다는 얘기다. 청소년들은 간절하게 교직을 희망하는 데 비해 현장의 교사들은 교직 선택을 후회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교사의 인기가 높은 것은 교사로서의 가치나 소명의식보다는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상황이 노동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진 탓이다. 정년이 보장되고 퇴직 후 연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호감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학교업무정상화 6대 과제’ 중 ‘교육지원팀 구성’과 관련해 학교현장의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취지는 좋다. 담임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팀’을 따로 둬 행정업무를 전담토록 하는 것은 학생을 위해서나 교사를 위해서도 효율적이고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가뜩이나 보직교사 기피 현상이 만연한데 소위 ‘행정교사’인 교육지원팀에 지원할 교사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게다가 교원 수 감축으로 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육지원팀은 이중, 삼중 고통을 줄 것이 뻔하다. 특히 초교의 경우 대부분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교육지원팀’을 구성할지 난감하다. 교사를 담임과 비담임으로 이분하는 것도 문제다. 교육지원팀 소속 교사들도 엄연히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수업은 물론 인성지도, 생활지도 등 학생 교육 전 영역을 수행해야 한다. 행정교사가 되기 위해 교직의 길로 들어선 것이 아니다. 교사의 교육활동은 업무상 구분될 뿐 평등하다. 우위가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 각종 수당의 불균형, 학폭가산점 및 성과급 평가 불리 등 개인적인 불평등
지난 9월 초부터 시작된 2016년 대학 수시모집 전형 최종합격자 발표가 모두 끝났다. 예상하지 못했던 합격 소식에 좋아하는 아이들이 나오는 반면 당연히 합격하리라 예상했던 아이들의 불합격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심지어 하향 지원한 대학은 떨어지고 상향 지원한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도 나오는 만큼 그 합격 기준을 두고 고교 현장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매년 대학의 분명치 않은 선발 기준에 수험생과 학부모의 원성이 이만저만 아니다. 한 고교에선 이번 수시모집에서 두 명의 학생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지원했는데 대학 선발기준에 월등했던 학생이 1단계 합격자 발표에서 떨어지고 그렇지 않은 학생이 합격하는 ‘엉뚱한’ 경우가 나와 교무실이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그 사안에 대해 대학 입시 관계자와 통화를 했으나 정확한 답변은 회피하고 모호한 답만 늘어놔 실망감이 크다는 불평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일부 대학은 최근 평준화 된 지역의 사실을 모른 채 기존 잣대로 고교 서열화를 매겨 대학 입시에 적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불만도 나온다. 선의의 피해를 보는 쪽은 결국 수험생이다. 물론 대학의 학생 선발 기준은 다소 들쭉날쭉할 수 있다. 그러나 편차가 너무
최근 정부와 여당이 당·정 회의를 통해 각급 학교의 냉난방 전기요금 부담 절감을 위한 ‘에너지 분야 민생 안정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학교 전기료를 현행 매월 4% 할인(연간 169억 원)에서 겨울철과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할인 혜택을 적용하여 할인율을 상향(연간 203억 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여름·겨울철 전기료 집중 인하로 연간 34억원이 추가 할인돼 전국 1만2000여 학교에 교당 평균 28만원 정도씩 인하될 것으로 추산된다. 당·정의 이번 발표는 냉장고·찜통 교실 개선에 다소 도움을 주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턱없이 미흡하다. 더욱이 대규모 학교의 경우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인하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견된다. 학교의 전기료 산정은 한시적·단기적 대책이 아니라 항시적·안정적인 근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여름·겨울철 한시적으로 학교 전기료 할인 폭을 늘린다고 해도 교육계에서 요구하는 요금 인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특히 교육용 전기료가 2008년 이후 30%나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의 할인율이 미흡하고 여전히 농업용, 특히 산업용 보다는 15% 이상 비싼 현실이다. 국가 미래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의 공공성을 감안해
2016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소위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이 현실과 동떨어진 문제점이 다분해 재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 2011년 국회를 통과하고도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나 시행이 연기 됐지만, 2년 동안 시간만 끌다 제대로 된 재개정 없이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강사법’ 개정안은 대학 시간강사 처우 개선이라는 본래 법 취지와 목적과는 달리, 오히려 시간강사의 고용불안 가능성만 높다. 이 개정안은 내년부터 대학이 강사를 뽑으면 교원으로 인정하고 ‘최소 임용 1년 의무화’, ‘주당 9시간 강의 보장’, ‘대학평가 전임교원 확보율 포함’ 등을 골자로 한다. 겉으로는 시간 강사들의 처우 개선과 직업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 같으나 실질적으로는 수많은 강사들을 실직자(失職者)로 내몰 우려가 농후하다. 현재 시간 강사들은 한 대학에서 한 두 강좌 3~6시간을 담당하며 학기 단위로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9시간 이상 담당하는 시간 강사들을 전임교원 확보율로 대학평가에 반영하면 대학들은 한 강사에게 강좌를 몰아주고 다른 강사들을 내몰려 할 것이다. 또 비전공의 비슷한 강좌를 통합해 한 강사에
지난 해 말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되고 금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정책들이 출발은 그럴 듯 했지만 알맹이가 없어 흐지부지 된 경우가 많았던 전례를 비춰볼 때 ‘인성교육’ 또한 하나의 잡무로 전락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침 교육부가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을 마련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춰보면 책에 밑줄 치고 몇 편의 영상물을 시청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성’과 ‘교육’이란 말에는 준엄한 의미의 질량이 있다. 다시 말하면, 인성이 망가진 시점에서 인성을 바로잡는다는 건 사후약방문식의 처방이며, 일을 추진하겠다면 치밀한 설계와 공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국민의 전반적인 의식과 문화적 풍토가 객토 되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정서는 이미 메말랐고 아이나 부모조차 물질적 좀비가 되어 타락의 단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인성을 논하기 전에 가정에서의 윤리 회복부터 이뤄져야 한다. 부모부터 속물적인 욕망을 우회해 아름다운 가치로 헌신적 삶을 살아야 한다. 학교에서는 또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를 세밀한 공정으로 다듬고 결 고운 인격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내년부터 자유학기제가 전국 3204개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된다. 아직도 여러 우려가 있지만 현장 정착을 위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였다. 이를 위해 적극적 실천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단위 학교의 창의적인 교육과정 편성‧운영이 전제돼야 한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기르기 위해서는 평소 교내 교육활동에서 수행하지 못하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생 중심 활동이 실천돼야 한다. 또한 자유학기제 관련 교육이 교내외 활동으로 연계돼야 한다. 교외 활동만 중시하는 쪽으로 흐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영역과 종목에 따라서는 자료와 재료, 강사 등을 구해 얼마든지 교내에서 유의미한 교육 활동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와 지자체 및 체험 기관과의 유기적 연대도 필수적이다. 지자체와 체험기관 등이 학교의 자유학기제 장소와 프로그램 지원을 소위 ‘돈벌이’가 아니라, 미래 인재 육성의 관점에서 도와줘야 한다. 일부의 지적처럼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 3년 동안 학원과 민간 사설 업체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꿈과 끼를 기르는 진로교육과 예비 직업교육과도 밀접하게 연계돼야 한다. 학교급별로 진로에 관한 인식, 탐색, 준비 등이 활발하게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4조에 특수교육기관에는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진로 및 직업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수업연한 1년 이상의 전공과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돼 있다. 2015년 특수교육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4월 현재 전공과 설치 특수학교는 모두 127개교 493학급이며, 재학생은 4274명이다. 문제는 전공과 재학생들의 대부분이 중도중복장애학생들로서 직업훈련보다는 생활훈련을 주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전공과의 설립 취지는 장애인들의 직업능력을 향상시켜 취업을 높이고자 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중도중복장애학생을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현재 취업 중인 장애인 대부분도 노동 집약적 직종에서 저임금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중도중복장애학생 학부모들은 학교 전공과를 선호한다. 장애인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 등은 이용료가 발생하는데다 그나마도 중증은 받아주지 않는 등 문턱이 높다. 반면 학교 전공과는 무상이다. 이 때문에 전공과를 지원하는 중증 학생들이 많지만 교사와 학급수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래서 다른 학교 전공과 입학을 두드려보지만 본교
좋은 교사를 만날 때 학생들은 교육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교육의 본질적인 힘은 최첨단 교육기자재가 아니라 교사에 의해 생겨난다. 교육학에서 교육의 기술은 현장 교사가 결정짓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교사 한명 한명이 교육의 근본적인 역량을 보여준다. 좋은 교사는 열정적인 교사도 있고, 수업을 훌륭히 해내는 교사이기도 하며, 학생들을 늘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교사이기도 하다. 좋은 교사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우리가 주변에서 만나는 교사들 모두 좋은 교사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교사는 학생들을 하나하나 잘 돌봐주고 높은 수준의 수업을 하는 교사라는 사실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좋은 교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좋은 수업을 탐구하고 개발하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좋은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좋은 수업 탐구대회는 이러한 취지 아래 개최됐다. 각 교과별로 미래의 예비 초등교원인 교육대학 학생들이 스스로 좋은 수업을 만들어보고 공유하기 위해서다. 좋은 수업 탐구대회는 이제 겨우 5년차로 첫걸음을 뗀 것과 같다. 더욱 깊이 있고 내실있는 대회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현재까지는 초등 10개 교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초등 저학년
과도한 포퓰리즘이란 비난 속에 진보교육감의 선거공약으로 시작된 무상급식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시작 당시에 제기된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을 압박하며 정상적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학교식당 없이 교실에서 급식하는 문제 해결 역시 갈 길이 멀다. 교육부가 올 국정감사에 제출한 ‘학교급식 배식장소 현황’에 따르면 전국 1만1679개 초·중·고·특수학교 중 교실급식을 하는 학교는 무려 1463개교다. 식당이 작아 교실급식을 병행하는 503개교를 합하면 2000개교에 달한다. 교실급식은 대부분 교실 여유가 부족한 중소도시 이상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어림잡아 4만 명 이상의 교사와 100만 명 가까운 학생들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교육청들은 막대한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느라 안전하고 위생적인 급식을 위한 식당 신설은 뒷전이다. 매년 20여 내외 설치되는 수준이어서 앞으로 수 십 년간 교실급식을 면치 못할 형편이다. 현행 교실급식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안전과 위생문제다. 교실급식은 매일 배식차에 뜨거운 국과 밥을 싣고 날라야 하는데 어린 초등생들까지 여기에 동원되고 있고, 이에 따른 안전사고와 뜨거운 음식으로 인한 화상 위
인천에서 학부모가 교실에 난입해 교사를 폭행하는 교권사고가 이달 초 또 발생했다. 이 학부모는 자녀가 무사히 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적법한 절차도 없이 교내에 무단진입하려다 제지당하자 교사에게 욕설을 퍼부은 뒤 뺨을 때리고, 말리던 다른 교사의 팔을 심하게 깨물어 각각 전치 2주 상해를 입혔다. 그런 뒤에도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자신은 잘못이 없다며 오히려 더 큰소리를 친다고 한다. 폭행당한 교사는 정신적 충격으로 여전히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충남의 한 초등교에서 학교폭력 가해자 가족들이 지역 내 유명 기업을 운영한다는 지위를 이용해 학교에 쳐들어와 난동을 부리고도 언론 플레이로 일관하며 학교를 혼란에 빠뜨린 것이 불과 2개월 전 일이다. 물론 이런 극단적인 교권침해 사례는 일부일 것이다. 하지만 그 파장은 너무도 크다. 이 학부모들에겐 교사가 그저 자신의 화풀이 대상 정도로 여겨지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민주,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선진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교권은 역주행 하고 있는 듯하다.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한다. 교사를 존경하고 예우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다. 존경하기는커녕 오히려 우습게 생각한다. 자식에 대한 피해의식이 지나쳐
교육부가 ‘학교체육·예술교육 강화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학교에서 학생 누구나 한가지씩 스포츠·예술 활동을 통해 평생 체육·예술 향유 능력을 배양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학생 개인에 더 높은 생산성과 수준을 향상하도록 질적 투자를 꾀한다는 시대적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학생들의 꿈과 끼의 실현을 돕고 행복 교육 구현을 위한 축이 될 것이다. 특히 입시 위주 교육을 탈피하고 바른 인성 함양을 꾀할 수 있어 교육계는 물론 국민 모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교육부의 원대한 계획이 학교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안이 필요하다. 우선 학교 스포츠클럽을 지도하는 강사를 지원해야 한다. 중학교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클럽 활동이 출발 당시와 달리 현재는 강사 지원이 없다. 결국 일반 교과 교사가 지도하면서 한계가 드러나고 학생들의 욕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학교 스포츠클럽은 체육 교과와 다르게 학생들이 선호하고 평생 동안 즐길 종목을 선택해 지속적으로 신체활동을 하게 유도함으로써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학교 내 기본적인 스포츠 시설 확충도 해결해야 한다. 운동기구 및 탈의실·샤워장 등 최소한의 인프라가
지난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무사히 끝났지만 고3 수업은 예년처럼 시간 때우기 식의 파행적인 운영이 올해도 되풀이 될 예정이다. 수능 이후 고3 교실의 편법과 무질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오로지 수능을 위해 입시지옥을 견뎌왔던 학생들이 수능이 끝난 마당에 수업에 집중할 리 만무하다. 일선 학교에서도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기말고사를 수능 이후에 실시하고 여름방학을 줄여 겨울방학을 앞당기는 등 보완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미봉책에 불과할 따름이다. 학교별로 운영하는 수능 이후 프로그램도 고육책에 불과하다. 초청강연, 체험학습, 체육대회, 취미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을 다잡아주면 그나마 다행이고 수업 시간 내내 영화를 상영하거나 이마저도 싫증을 내면 스마트폰 게임이나 잡담, 수면 등을 허용하며 시간 때우기 식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수능이 끝난 후 수시 전형이 진행되는 것도 문제다. 논술, 적성, 면접, 실기 등 대학별 고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들 학생을 위해 정상 수업 대신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학교 자체적으로 대학별고사를 대비할 수 없으면 해당 학생이 등교한 것처럼 출석을 인정하고 실제로는 변칙적인 학원 수강
무상급식 예산과 함께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싼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예산 떠넘기기 싸움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되풀이되면서 아이들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현재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 과정 예산 부담 주체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진보성향 교육감 13곳을 포함한 14곳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방재정법시행령 개정으로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의무지출경비로 규정, 시·도교육청의 법령상 의무이기 때문에 누리과정 예산을 교부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도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교육청 의무가 아닐 뿐더러 현실적으로 재원이 부족해 편성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문제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이념·정치 싸움’에 아이들만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교육복지 문제가 보혁구도의 정치 싸움으로 변질돼 취학 전 아동들의 양질 교육 및 보육 수혜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와 책임 전가로 내년 어린이집 보육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만약 끝까지 어린이집 누리과
한국교총과 교육부의 교섭이 합의됐다. 교원들이 연금개혁에서 상당부분 희생했기에 더 이상 양보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현장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교섭이 이뤄져, 이전과 달리 큰 성과를 얻어냈다는 분위기다. 담임·보직 수당 인상 및 관리직 처우개선 등의 보수 관련 사항과 학폭가산점의 대폭 완화, 퇴직준비휴가 대체제도 마련, 사회봉사 등의 연수실적 인정 등 교원복지 관련 사항이 특히 눈에 띈다. 차제에 학폭가산점 폐지, 교원평가의 학부모 만족도 폐지까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원들을 승진병에 걸린 환자처럼 취급하는 무분별한 가산점 제도의 도입은 활력을 불어넣기는커녕 갈등의 주범으로 지목된 만큼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인사혁신처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현장의 목소리를 대폭 반영한 이번 교섭 타결은 그동안 교육부와의 교섭만으로는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키를 이어받은 정부가 타결 내용을 반드시 이행하려는 의지와 노력이다. 특히 제 수당 인상 등 처우 개선은 강한 의지로 교원들의 기대에 부응해줘야 한다. 청와대와 정치권을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을 해나가야겠지만 설득만으론 이행이 보장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