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그마한 의자
학생은 서 있고 교사는 앉아 있고, 또 내려다보고 올려다보고 대화를 한다. 여느 교무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인데, 마치 관공서에서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을 보는 듯하다. 교무실은 관공서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곳으로 학생과 교사가 마음으로 교류하는 인간적인 향기가 필요한 장소라는 점에서 아쉬운 장면이란 생각이다. 학생이 교무실에 찾아오면 교사 옆에 앉아서 대화할 의자가 필요하다. 물론 몇몇 교사들은 여분의 의자를 구해놓기도 하지만, 모든 교사들이 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담실을 이용할 수도 있겠으나 교사 대부분의 하루 일과가 수업 시간에 얽매이고 담당 업무처리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실에서 매번 상담실을 찾을 수도 없다. 예전에 담임교사를 하던 시절, 그렇게 학생이 찾아 왔을 때 학생은 서 있고 나는 앉아서 얘기할 때가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마음속에 많은 회한이 가득하다. 그때 조그만 의자 하나 내밀면서 ‘여기 앉아서 얘기하자’라고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학생이 앉아서 눈동자 마주치면 서로의 마음이 보였을 것 같다. 매일 지각, 결석하던 그 학생, 담배를 못 끊던 그 제자, 시시각각 잠만 자던 그 아이들의 마음이 보였을 텐데. 그랬더라면 ‘그래
- 이명호 서울 오금고 교사
- 2014-11-04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