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평가가 만들어내는 ‘오(誤)진단’
각 시·도교육청이 최근 실시한 일제고사 형태의 진단평가를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무엇 때문에 진단평가를 실시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왜 점수와 상대적 서열을 공개하는가”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학생들의 학력진단을 위한 평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평가결과의 활용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금번에 실시한 진단평가는 그 목적이 새로운 학습과정에 앞서 학습 준비도를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학생 개인의 상대적 서열이나 학교의 서열을 일깨워 줌으로써 분발을 촉진하기 위함이었는지가 모호해 보인다. 실상은 기왕에 실시하는 일제고사에서 학생의 학력도 진단하고 경쟁도 촉발하고자 하는 한 마디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수확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평가에 대한 무리한 욕심이 결국 사회적 찬반논란의 불씨를 제공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본래 학습의 ‘진단’과 ‘서열공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어서 동시충족을 시도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일차적 목적이 학생개인이 지닌 학습수준을 점검해 학습지도에 참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진단평가 결과로 나타난 학생 개인 또는 단위학교의 성적이나 상대적 서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따라야 했다. 진
- 오성삼 건국대교육대학원장
- 2008-05-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