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교육에 보수와 진보가 어디 있는가
조희연 교육감에 대한 유죄판결로 우리의 교육계가 평소의 혼란스러움에 더하여 허탈감에 빠진 듯하다. 그러한 사태의 원인은 물론 교육감선거 제도 자체에 있다. 위헌성을 포함한 그 제도 자체의 여러 문제에 대해서는 필자도 다른 글에서(조선일보 2014년 10월15일 및 12월 25일자 칼럼 참조) 논의한 바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그 제도 탄생의 배경이자 그 운영에 수반된 부작용들의 배경이기도 한 우리 교육계에 고질적인 보수와 진보의 대립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한다. 그러나 그러한 대립이 사회적 혹은 더 나아가 역사적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다음을 전제로 한다. 보수하거나 혹은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유나 목표 및 그 바탕에 있는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명확하고 체계적인 이념을 통해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할 경우에만 상호 입장의 수정을 통한 타협 또는 새로운 대승적 융합을 위한 진지한 대화나 토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그러한 대립은 오직 사회적 기득권을 지키거나 빼앗으려는 통속적인 이해 다툼에 머무르게 된다. 우리의 정치판도 그러하지만, 우리 교육계의 보수나 진보 세력이 스스로
- 양승태 이화여대 명예교수
- 2015-05-18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