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겨루기’는 세계적으로 과학성을 인정받은 우리글 한글로 유쾌하고 재미있게 퀴즈대결을 하는 KBS 1TV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한석준 아나운서의 차분한 진행도 돋보인다. 기획의도대로 온 국민에게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면서 우리말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출연자들의 다양한 인생살이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6월 16일에는 암을 이겨낸 홍성옥 할머니가 인간승리를 보여주며 65세의 나이에 달인이 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속담을 실감하는 일이 6월 23일 방영된 ‘우리말 겨루기’에서 있었다. 두 번째 시청자문제를 화면에 자막으로 보여줬다. 다음 중 ‘태극기’을 소리 나는 대로 올바르게 쓴 것은 어느 것일까요? ⓛ 태극기 ② 태극끼 문제를 풀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데 있었다. ‘태극기’에서 기에 받침이 없으니 ‘태극기’을이 아니라 ‘태극기’를 이라고 써야 맞다. 물론 타이핑 과정의 실수였을 것이다. 하지만 온 국민이 우리말을 공부하는 시간이라 웃음거리가 된다. 이말 아주 쉬운 것 같지만 틀리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한 번만 자세
방학이나 연휴 때면 성형외과가 붐빈다지요. 오죽하면 자연미인을 찾아보기 어려운 세상이라고 하네요. 예뻐지고 싶은 게 인간의 기본 욕망인데 그걸 누가 탓하겠습니까? 이목구비 잘생겨 예쁜 사람만 멋쟁이인가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진짜 멋쟁이는 이런 것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눈으로 앞의 것만 보지 않고 어려운 사람을 찾아내 힘이 되게 도와주는 사람 코로 향긋한 냄새만 맡지 않고 뒷골목 기웃거리며 사람 냄새를 맡는 사람 입으로 불평불만만 하지 않고 웃으면서 ‘사랑한다, 고맙다, 감사하다’고 말하는 사람 귀로 달콤한 말만 듣지 않고 듣기 싫은 말 속에서 바른 소리를 찾아내는 사람 손으로 움켜쥐려고만 하지 않고 작더라도 필요한 사람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는 사람 발로 서 있으려고만 하지 않고 보따리 들어주기, 휠체어 밀어주기를 실천하는 사람 머리로 부귀와 명예만 누리지 않고 같이 어울리면서 아랫사람 챙겨주는 사람 마음으로 벽을 쌓으려고만 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을 사랑, 친절, 미소로 대하며 세상을 활짝 여는 사람 주변에 이런 사람만 많으면 좋겠지요.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은 시간입니다. 진짜 멋쟁이들이 그리운 세상입니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3.1절 골프파문으로 물러난 게 2년 전이다. 그 당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골프파문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하고, 범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해찬 국무총리, 이기우 교육부차관, 김평수 한국교직원공제회(이하 공제회) 이사장과 같이 교육황폐화를 초래한 인사들이 더 이상 정부 부처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인적ㆍ제도적 시스템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필자도 ‘국무총리 사퇴에 대한 논평을 보며’라는 아래의 기사로 김평수 공제회 이사장이 물러날 것을 요구했었다. 〈김평수 공제회 이사장의 행동은 절대 이해하거나 용서할 수 없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누구인가? 교육부 장관시절 갑자기 정년을 단축하며 교육을 황폐화 시킨 장본인이다. 교육 황폐화의 원인까지 교사들의 잘못으로 돌려 원성과 지탄을 받는 사람이다. 교직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쌈짓돈을 관리하는 공제회 이사장이 교직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국무총리와 어울려 다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용서받기 어렵다. 그런 사람이 우리의 돈을 관리하는 책임자라는 사실을 생각만 해도 소름끼친다. 공제회의 자산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늘어났으니 여러 가지 수익성 사업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아내의 간곡한 권유를 뿌리칠 수 없어 청석교회의 양성산 등반을 겸한 야외집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6월 15일, 행사 장소였던 청소년수련관에서 얼굴을 보고 싶다는 전도사님과 목사님을 만나 인사를 했다. 보물을 찾아 노인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식전 행사도 구경했다. 아내와 친분이 두터운 교우들과 함께 2부 행사로 진행된 양성산을 등반했다. 대청댐과 문의문화재단지를 바라보고 있는 해발 378m의 양성산은 충북 청원군 문의면 미천리에 있다. 백제시대에는 일모산(一牟山), 신라시대에는 연산(燕山)으로 불릴 만큼 역사와 전설도 많이 간직하고 있다. 또 자연경관이 빼어난 명산이기도 하고 옆에 역사교육장인 문의문화재단지가 있어 휴일에는 사람들로 붐빈다. 충북도청 홈페이지 관광명소(http://www.cbtour.net/content_kor/mn20/mn20_01.jsp)에 양성산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정상이 해발 378m로 높지 않은데, 능선에만 올라서도 대청호와 주변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인 378고지의 우측에 있는 양성산은 신라 때 승려 화은이 승병을 길렀던 곳이라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하는데, 산중턱에는 우물터와 산성 터가 남아 있다. 산행거리가 짧아 시간이
초등학교 3학년 음악교과서에 백약란 작사, 손대업 작곡의 ‘잠자리’라는 노래가 있다. 노랫소리가 들려오면 왠지 흥에 겨워 콧노래를 부르고, 가사의 장면을 떠올리며 빙그레 미소 짓게 하는 노래 중 하나이다. 아마 가사에 나오는 장다리꽃의 정겨움을 잊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에게도 쌀밥 먹는 게 소원이던 가난한 시절이 있었다. 5, 6월이면 어김없이 보릿고개가 찾아왔고, 양식이 바닥나 굶기를 밥 먹듯 하던 집도 있었다. 그래도 먹을 게 지천인 자연이 늘 곁에 있어 높고 험했던 고개를 슬기롭게 넘었다. 그중 하나가 무나 배추의 꽃줄기인 장다리였다. 찔레순을 따먹듯 크고 통통한 놈으로 골라 줄기를 자른 후 껍질을 벗기고 말랑말랑한 속살을 한입 물고 오독오독 씹으면 풋 냄새가 알싸하게 입안을 맴돌았다. 무나 배추밭이 장다리 꽃밭이 되고 그 위에서 나비나 잠자리들이 나풀나풀 날던 멋진 장면도 잊을 수 없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장다리꽃'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렇게 정겨움이 묻어나고, 이때쯤이면 흔하게 볼 수 있던 장다리나 장다리꽃도 이제 나이 먹은 사람들만 기억하고 있는 추억거리가 되었다. 며칠 전, 답사 길에 장다리꽃밭을 만났다. 하늘의 흰 구름을
인근지역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해 생명의 호수로 불리는 대청호! 백제를 번영시킨 24대 동성왕이 성을 많이 쌓았던 동쪽이 이곳의 옛 금강줄기이다. 청주삼백리와 대전 옛생돌 회원들이 백골산성을 답사하기 위해 충암 김정선생 유적지 앞에서 만났다. 유적지 앞 묘골은 문인석 모양의 장승이 마을 입구에서 맞이한다. 빨간 열매가 잔뜩 매달린 보리수나무의 주인 할머니는 실컷 맛을 보고 가란다. 백골산 등산로 안내판을 찾지 못해 처음부터 가파른 산길로 개척 산행을 시작했다. 전날 먹은 술을 땀으로 내보내고 오랜만에 체력훈련도 하니 지도를 보고 능선의 목적지를 찾아가는 답사에 가끔은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녹음이 우거진 여름철이라 산성은 찾아볼 수 없고 백골산 정상에서 안내판이 맞이한다. 키가 큰 잡목들이 정상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바로 앞에 펼쳐지는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경도 그림의 떡이다. 〈이 산성은 해발 340m의 백골산 봉우리에 테뫼식으로 쌓은 석축산성이다. 성벽은 평평한 산봉우리의 가장자리를 따라 쌓았고, 성 둘레는 약 400m이다. 이 산성은 대전 계족산성과 옥천 관산성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어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대전 동
'나는 새도 쉬어 넘는다'는 험준한 고개가 문경새재로 불리는 조령(鳥嶺)이다. 왕건 촬영장을 지나면서 만나는 조령1관문부터 조령산 자연휴양림 못미처 고갯마루에 있는 조령3관문까지의 고갯길을 높은 산들이 이어지며 첩첩산중을 만든다. 문경 방향에서 볼 때 조령의 왼쪽에 있는 조령산(해발 1,025m)은 백두대간의 산으로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룬다. 하지만 조령 가까운 곳에 깃대봉과 신선암봉이 있어 '조령을 품에 안은 산'으로 보기 어렵다. 조령산 산행은 능선이 연결된 이화령휴게소(523m)에서 시작해 서북쪽 절골로 하산하거나 3관문까지 종주하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차량이 있는 곳으로 원점회귀를 하려면 신풍리 절골에서 산행을 시작해 신선암봉까지 등반하는 것도 좋다. 조령산 정상에서 서쪽 방향의 능선 아래에 있는 마을이 절골이다. 연풍면 소재지에서 구도로를 타고 수안보방향으로 가다보면 조령민속공예촌을 막 지나는 곳에 신풍교라는 작은 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 오른편의 소로 길로 계속 직진하면 산행의 들머리인 절골이 나타난다. 수련원 옆으로 난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조령산 정상과 촛대바위로 가는 갈림길이다. 오른편 촛대바위 방향으로 접어들면 숲길이
신선봉과 마패봉으로 불리는 마역봉을 등반하려면 수옥정 폭포 바로 위에 있는 원풍소류지부터 들려야 한다. 물위에 비친 신선봉 주변 풍경이 하도 아름다워 산행지로 향하는 마음을 들뜨게 한다. 물위에 비친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신선봉과 마역봉은 가까운 거리의 백두대간 산줄기에 있고, 해발 450m의 산허리에서 산행이 시작되어 한 번에 두 곳의 정상을 밟기에도 좋다. 주차장에서 하늘을 향한 신선봉 표석을 만난다. 산촌답게 한봉 벌통이 길가의 밭둑에 나란히 놓여있다. 음식점이 몇 곳 있는 그늘 길을 따라 조령3관문 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잘 가꾸어진 숲 사이로 통나무 집이 보이는데 이곳이 조령산 자연휴양림이다. 신선봉 산행의 들머리라 휴양림 입구에 안내도가 서있고 휴양림을 알리는 표석 좌측으로 등산로도 보인다. 초입을 막 벗어나자 암석으로 이뤄진 산길을 만난다. 계곡에 암석을 마구 쏟아 부은 듯 오르면 또 나타나고, 끝인가 싶으면 다시 제멋대로 생긴 암석들이 나타나 산행을 힘들게 한다. 땀 흘리며 하산하던 아저씨 한 분은 초입부터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일찍 포기하고 내려갈 것을 권한다. 가파른 암석길이 한참 이어지지만 능선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산행
일부분, 그것도 사진으로나마 광주의 슬픈 과거와 밝은 미래를 둘러보자. 도로변에 조형물이 많은 도시가 광주다. 5.18 광주항쟁의 사적지인 구 전남도청, 금남로, 광주 YMCA 옛터 앞의 조형물과 사적지를 알리는 표지에서 핍박받고 고단하기만 했던 삶이 떠오른다. 5.18 광주민주항쟁의 실상과 구금자들의 처절한 아픔과 한을 알게 하는 곳이 김대중 컨벤션센터 옆에 위치한 5.18 자유공원이다. 외부의 조형물과 내부의 전시물, 그 당시를 재현해 놓은 영창과 법정 등이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관이자 각종 중요 행사가 개최되는 열린 공간이 김대중 컨벤션센터이다. 광주광역시의 관광명소가 된 상징물로 김대중 홀에 각종 행사 사진, 김대중 전 대통령 흉상, 등에 IMF 가방을 짊어진 청자, 남북의 정상이 포옹을 하고 있는 ‘민족의 여명’, 초등학교 2학년 부급장 임명장 등이 진열되어 있다. 아시아문화전당 홍보관의 내용물에 의하면 2023년까지 건국 이래 국가가 주도하는 최대 규모의 문화 프로젝트가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즉 구 전남도청 주변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만드는 것이다. 꿈이 씨가 된 꽃이 빛의 숲이 될 아시아문화전당에는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을 슬로건으로 내건 제37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31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있었던 개회식을 시작으로 열전에 들어갔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400여명의 학생들이 오카리나의 진수를 선보였고, 식후행사로 진행된 ‘무돌뫼 숲의 탄생’은 빛 고을 광주의 예술세계를 널리 알렸다. 무등산의 옛 이름인 무돌뫼(무지개를 뽐내는 돌들이 모여서 만든 산)에 영상과 무용이 어우러진 수준 높은 작품이라 개회식 참석자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육상경기가 열린 광주월드컵경기장은 구조물이 아름답고 통풍이 잘되어 경기장의 선수나 관람석의 관중들을 편안하게 해줘 좋았다. 6월 3일까지 나흘간 광주광역시 일원에서 펼쳐질 이번 소년체전의 개막식과 첫날 치러진 육상경기의 모습을 사진으로 구경해보자. 해마다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출전 선수나 경기장을 찾은 관리자들만의 축제로 변질되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하며 개선점을 찾는 것도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나이 먹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거운 포환을 중국이나 일본 선수들보다 멀리 던지며 ‘아시아의 마녀’로 군림하던 백옥자 선수를 기억한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백옥자 선수를 기억하게 하는 일이 작년 제36회 전국소년체육대회 포환던지기 경기장에서 있었다. 전북의 이미나 선수(지금,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대비한 ‘한국 육상 드림팀’에 선발)가 16m76㎝를 던져 종전의 기록 14m53㎝를 2m23㎝나 갈아치우며 소년체전 대회신기록이자 이 부문 초등부 한국기록을 세웠다. 이때 육상인들은 제2의 백옥자 선수가 탄생했다며 반가워했고, 당분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미나 선수를 뛰어넘는 투포환 선수의 탄생은 과연 불가능할까? 1년만인 제36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이 기록이 깨지는 경사가 벌어지며 ‘어느 기록이든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5월 3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초등부 포환던지기에서 충남의 박세리(서산 반양초) 선수가 17m37㎝를 던져 이 부문 초등부 한국기록을 새로 쓰며 제 3의 백옥자 선수로 등장했다. 이날의 기록이 여자 초등부 포환던지기 한국기록을 61㎝ 업그레이드 시켰고, 2위와 2m44㎝ 차이
속리산(俗離山 1058m)은 이름만큼이나 속세를 떠난 아름다운 풍광을 깊이 감추고 있는 산이다. 더구나 쌍사자석등(국보 제 5호)ㆍ팔상전(국보 제 55호)ㆍ석연지(국보 제 64호)ㆍ사천왕석등(보물 제 15호)ㆍ마애여래의상(보물 제 216호)ㆍ신법천문도(보물 제 848호)ㆍ대웅보전(보물 제 915호)ㆍ원통보전(보물 제 916호)ㆍ괘불탱화(보물 제 1259호) 등의 국보와 보물, 순조대왕태실ㆍ철확ㆍ사천왕문 등의 지방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법주사가 그곳에 있다. 그동안 교통이 불편해 내륙속의 오지여행지였던 이곳이 작년 말 청원-상주 간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여행객들의 발길로 붐빈다. 전국 어느 곳에서 오더라도 당일에 정이품송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값진 법주사의 문화재를 관람하고, 아름다운 속리산까지 등반할 수 있다. 충북문화관광허브(http://www.cbtour.net)에 법주사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법주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청동 미륵불상으로 이름이 높다. 천황봉과 문장대를 비롯한 9개의 봉우리들을 뒤로 하고 앞으로는 말티재를 담으로 삼고 있어 천혜의 명당이겠거니 싶어지는 곳이다. 법주사에는 신라의 유물이 많다.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되었다는 데서 그
5월은 신록의 푸름 만큼이나 결혼식 등 행사가 많은 달이다. 꼭 참석해 축하해줘야 할 결혼식도 있고 동문 체육대회에 참석해 친구들도 만나야 하는 날이다. 하지만 내 고장의 역사를 알아보는 게 소중했고, 청주삼백리와 대전옛생돌 회원들이 보은군 회인면에 있는 호점산성을 답사하기로 한 달 전에 약속한 날이기도 했다.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장과 방서사거리에서 만났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고장의 역사를 부단히 공부하고, 과거와 현재를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송 대장이 존경스럽다. 굽이굽이 피발령 고갯길을 넘으니 월북 작가 오장환 시인이 어린시절을 보낸 회인이다. 회인 소재지를 막 벗어나 오른쪽 대청호 방향으로 접어들면 회인면 눌곡리 길가에 수령이 오래된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서있다. 은행나무 뒤편의 풍림정사(충북기념물 제28호)는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인 호산 박문호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1872년에 세운 정면 6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목조기와집이다. 자물쇠가 채워져 출입할 수 없지만 한때 박문호 선생이 성리학을 연구하고 후학들을 길러내던 곳이다.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 의하면 ‘풍림정사(楓林精舍)’라는 편액은 입재 송근수의 글씨이다. 풍림정사기, 풍림강업
당진상주고속도로가 개통되며 교통이 편리해진 곳이 피발령과 수리티재로 둘러싸인 회인면이다. 그래도 회인면의 서남쪽 대청호 방향에 위치하고, 면소재지에서 7km나 떨어진 용곡3리는 오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용곡3리에 있는 자연부락의 이름이 재미있다. 마을 앞에 용두산이 있어 ‘용머리’, 절 밑 산에서 쇠가 나왔다고 하여 ‘쇠푼이’, 뒷산에서 두견새가 울었다고 하여 ‘우레실’이다. 그중 호점산성 아래에 있는 우레실마을은 13호의 농촌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다. 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청주와 보은을 오가지만 정류장까지는 족히 40여분은 걸어야 한다. 주민들 대부분이 몸이 아픈 노인들이라 정류장이 멀기만 하다. 호점산성 주변의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돌로 쌓은 담이나 밭둑이다. 우레실마을 가는 길에 있는 용머리마을의 돌담들이 호점산성을 빼닮았다. 산성을 쌓은 기술로 돌담을 쌓았는지, 돌담을 쌓던 기술로 산성을 쌓았는지 아리송하다. 마을 입구의 좌우에서 서낭당이 맞이한다. 새끼줄이 서낭당을 감고 있어 동네주민들이 해마다 동제를 지내는 곳임을 알게 한다. 바로 옆 밭둑에 늘어선 애기똥풀들이 노랗게 꽃을 피워 마을 풍경이 더 포근하다.
‘애기똥풀’의 줄기를 자르면 애기 똥과 비슷한 노란색 즙이 나온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라 ‘애기똥풀’같이 정겨움이 묻어나는 풀도 찾아보기 어렵다. 양귀비꽃처럼 노란색의 꽃들이 무리를 이룬 채 바람결에 한들거리는 모습도 아름답다. 어쩌면 작아서 더 아름다운 노란 꽃을 마을 근처의 길가나 풀밭에서 흔히 볼 수 있어 더 정이 간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 꽃말도 이채롭다. ‘미래의 기쁨’이라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몰래주는 사랑’이고도 한다. 이렇게 설렘과 희망을 가지고 바라보게 하는 풀을 몇 개나 알고 있는가? 우리같이 농촌이 고향인 사람들은 늘 가까이서 보던 꽃이다. 그런데 그게 ‘애기똥풀의 꽃’이라는 것을 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사실 ‘애기똥풀’이라는 아름다운 말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봄만 되면 “애기똥풀‘ 앞에서 고해성사를 한 안도현 시인을 부러워한다. 애기똥풀 / 안도현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 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 다닥 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 얼마나 서운 했을까요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