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여행] 가야, 잃어버린 왕국을 찾아서
낙동강이 흐르는 한반도 남부 지역에 존재했던 고대국가 가야(伽倻). 삼한 중 하나인 변한의 금관가야를 중심으로 세워져 가락(駕洛) 또는 가라(駕羅)라고도 불리며 번성한 나라. 그러나 가야는 서기 562년 10대 왕인 구형왕(仇衡王)에 이르러 그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구형왕은 죽어 망국의 한을 돌무더기로 덮어 둔덕을 이루게 했다. 경남 산청에 가면 나라 잃은 왕의 비애에 젖은 1500년 전 역사가, 그렇게 돌무덤으로 남아 봄빛 속에서 눅어지고 있던 것이다. 왕산, 맹호수유형의 명당터 우리나라는 왕과 관련해서 이름을 얻은 산이 많다. 경남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에 위치해 있는 왕산(王山)도 그중 하나다. 이 산의 북쪽 산기슭에 있는 구형왕릉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 것이다. 옛 이름인 태왕산(太王山)도 마찬가지다. 가락국의 궁궐 태왕궁을 일러 얻어진 것으로 이 산에는 아직도 왕등재, 국골, 깃대봉 등 가락국과 연관된 지명이 각종 기록이나 문헌에 많이 남아 있다. 사적 제221호 구형왕릉은 7단으로 차곡차곡 돌을 쌓아 피라미드 형식으로 만든,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적석총이다. 홍살문 앞에서 왕산의 발원수가 되는 두 골짜기 물이 합수해 유정하게 흘러가는데, 맹
- 김형미 시인·전주KBS방송총국 작가
- 2020-05-11 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