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공감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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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을 지도할 때의 일이다. 우리 반에 중식지원을 받는 아이가 네 명 있었다. 중식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관련된 서류를 각 가정에서 작성하여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데, 가정통신을 받은 지 일주일이 다 되도록 네 명 모두 서류를 안 가져왔다. 영양교사는 제출해 달라고 계속 메신저를 보내고 아이들은 몇 번을 알림장에 써줘도 안 가져오고…. 결국 어느 날 또 다시 날아온 영양교사의 메신저에 화가 난 나는 6교시 체육시간을 맞아 책가방까지 챙겨서 나간 아이들을 찾아 운동장으로 달려 나가기에 이르렀다. 체육 담당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고 계신데다가 다른 아이들이 있는 데서 이야기 할 수 없어서 멀리서 네 명을 불렀다. 아이들은 내가 할 말이 무엇인지 안다는 듯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나는 숨을 가다듬었다. 너무 화가 나서 내 감정대로 아이에게 이야기하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잠깐 생각하다가 말을 건넸다. “너희들도 가져오고 싶었지?” 순간 아이들의 굳었던 얼굴에서 긴장감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도 선생님이 혼낼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간 나의 첫마디 때문이었을 것이다. 편안해진 얼굴로
- 김민정 서울개봉초 교사
- 2011-04-01 09:00